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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생명공학 회사를 이끌며 30대에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고, 선출직은 물론이고 어떤 공무도 맡아본 적 없는 정치 신인이다. 올 2월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그를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소위 ‘영 앤드 리치(Young & Rich)’ 정치 지망생의 경력 쌓기라는 냉소적인 시각이 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라마스와미의 지지율은 잠시나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력한 대체자로 꼽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화당 경선 토론에선 ‘비벡멘텀’(비벡+모멘텀)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노련한 경쟁 후보들 속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급기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라마스와미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현지에서는 라마스와미의 돌풍을 ‘트럼피즘(Trumpism)’의 확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기후 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한다. 또 작은 정부를 위해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 등을 폐지하고 연방 공무원 75%를 해고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자신을 비판하는 흑인 여성 의원을 향해선 “현대판 ‘큐 클럭스 클랜(KKK)’”이라며 백인 우월주의 테러단체와 비교했다. 금기를 넘나드는 과격하고 노골적인 표현이지만 지지층을 열광하게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2.0’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이후의 트럼피즘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면 라마스와미를 보라”고 했다. 그의 외교 정책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좀 더 과격하고 노골적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한 보수매체에 ‘실행 가능한 현실주의와 독트린의 부활’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자신의 외교 공약을 밝혔다. 요지는 고립주의 원칙의 ‘먼로주의’, 아시아에서 미군의 군사 개입을 축소한 ‘닉슨 독트린’을 결합한 외교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즉,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데탕트 시대를 열었듯 자신 또한 취임 첫해인 2025년 러시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하고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중국 견제에 러시아를 동참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엉클샘(Uncle Sam·미국의 상징)’은 더 이상 ‘빨대(Uncle Sucker)’가 돼선 안 된다”며 일본, 필리핀, 호주 등 주요 동맹국에 국방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시아 전력 배치를 압박하겠다고 했다. 그가 공약 속에서 언급한 아시아 주요 동맹국엔 한국이 빠져 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존경한다고 밝힌 닉슨 전 대통령 시절 2만 명의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한국 방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짐작해 보기 어렵지 않다. 아직 지지율 10% 안팎인 그의 외교 공약이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의 돌풍 기저에 깔린 미국 유권자들의 정서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디샌티스 주지사와 라마스와미까지 공화당 표심은 트럼프가 표방했던 신(新)먼로주의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내년 미국 대선 이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3국 협력 제도화가 뒤집힐 우려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이라며 “이전 행정부는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벗어난 예외)”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라마스와미 돌풍을 보면 예외 상황이라고 일축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사상 최초로 주권국에 대한 무기 지원 프로그램 ‘해외 군사 금융 지원(FMF)’을 통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지난달 30일 결정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대만을 사실상 핵심 동맹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대우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과는 추가 군사기지 설치를 논의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자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의 대만 군사 지원은 미 군산복합체를 살찌우는 것일 뿐”이라며 “대만 동포의 안전과 복지는 오히려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만의 안보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공동의 노력에 달린 것이지 미국의 무기 원조 및 판매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만을 ‘주권국’ 대우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FMF를 통해 대만에 8000만 달러(약 1060억 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통지문을 의회에 보냈다. 이 돈은 무인기(드론), 장갑차, 포(砲) 시스템, 탄도미사일, 첨단 통신 장비는 물론이고 대만군 훈련 등에도 쓰일 수 있다. FMF는 무기 판매를 위한 차관, 대출 제공 프로그램을 뜻한다. 외국 정부와 미국 방위산업체 간의 계약에 대해 미 행정부가 승인하는 ‘해외 무기 판매(FMS)’와 달리 FMF는 미 납세자의 돈으로 충당하는 국방 예산이 쓰인다. 이 때문에 의회가 승인한 동맹국, 안보 파트너 국가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그간 미국이 국가가 아닌 정치 행위 주체에 FMF를 제공한 사례는 아프리카연합(AU)이 유일하다. 야당 공화당의 대중 강경파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에서 “(FMF를 통해 판매한) 무기는 대만을 돕고 역내 다른 민주주의 국가를 보호할 것”이라며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점점 더 공격적인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미 국가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FMF 방식을 통한 무기 지원이 “대만에 대한 지위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장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백악관은 최근에도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집행 권한(PDA)으로 대만에 방공 미사일을 비롯한 3억4500만 달러의 직접 군사 지원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및 최신식 무기 판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美-필리핀 추가 기지 논의…中 남중국해 훈련로이터통신 등은 미국이 대만 남부에서 불과 약 190km 떨어진 필리핀 바타네스제도에 추가 미군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필리핀 최북단 루손섬과 대만 사이에 있으며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다. 앞서 올 1월 미국은 필리핀 루손섬, 팔라완섬 등에 미군 기지 4곳을 추가 건설하기로 필리핀과 합의했다.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의 필리핀 해경선을 물대포로 공격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대폭 고조됐다. 칼 토머스 미 해군 7함대사령관은 최근 이 물대포 공격을 거론하며 “중국의 도발적인 행위는 견제받아야 한다. 우리 군대가 이곳에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또한 대응에 나섰다.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31일 “해군 항공부대와 잠수함 편대를 투입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대잠수함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우첸 대변인은 올 들어 미중 국방장관 회동이 무산되는 등 양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모두 미국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양국 군의 관계에 확실히 적지 않은 어려움과 장애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런 국면은 완전히 미국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9일 “중국이 ‘투자 불가능(uninvestable)’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체제에 도전하는 내외국인을 전방위적으로 옥죄는 반(反)간첩법 시행, 마이크론 보잉 인텔 등 미 대표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급감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고조로 외자 유치에 급한 중국은 미국에 반도체 수출 규제 해제 등을 촉구했지만 러몬도 장관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선 협상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그는 30일 2대 도시 상하이의 미국식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뒤 여성 기업인 행사 연설을 갖고 3박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쳤다. 그의 방중 기간 중 양국이 매년 2차례 수출 규제를 논의할 실무협의체(워킹그룹)를 열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에 일부 진전이 있었음에도 갈등의 실질적인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러몬도 ‘투자 불가능’ 공개 경고 러몬도 장관은 29일 베이징에서 리창(李强) 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등을 만난 뒤 상하이로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취재진에게 “미국 기업으로부터 ‘중국 투자가 너무 위험해지고 있다. 중국이 투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반간첩법 개정, 아무 설명이 없는 엄청난 벌금,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등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도전”이라며 “이 모든 것이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만든다. 그래서 기업들이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 갈 수 있는 다른 곳 등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불가능’은 미 월가 투자 보고서에서 통용되는 최하 등급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부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대대적으로 규제하자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미 금융사들은 중국의 일부 인터넷 기업에 투자 불가능 등급을 부여했다. 특히 러몬도 장관은 “마이크론, 인텔, 보잉 등 미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를 풀어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답이 없었다. 중국이 행동에 나서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마이크론 규제를 두고 “아무런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고 적법한 절차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는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하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당초 보잉은 중국 주요 항공사에 140대의 ‘737 맥스’ 항공기를 팔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같은 기종이 추락하자 이후 해당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했다. 이스라엘 반도체업체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할 예정이던 인텔 또한 중국 규제당국이 승인을 계속 미뤄 최근 인수를 포기했다. 반도체기업의 인수합병(M&A)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이해 당사국 반독점 기관의 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미 의회에서는 대중 규제의 추가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9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 자본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투자를 더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며 “중국을 향한 모든 자본 흐름을 규제하라”고 외쳤다.● 中 “美기업, 중국에서 이익 내” 반발 중국은 러몬드 장관의 ‘투자 불가능’ 발언에 발끈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러몬도 장관이 방중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중국에 있는 7만 개의 미 기업은 중국에 머물길 원하고 있다. 90% 이상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건전한 법적 틀에 따라 시장친화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부 세계에도 문호를 활짝 열 것”이라고 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셰펑 대사는 포브스 주최 미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세계 양대 경제체제인 중국과 미국의 충돌에는 승자가 없고, 세계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을 상대로 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은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9일 “중국이 ‘투자 불가능(uninvestable)’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체제에 도전하는 내외국인을 전방위적으로 옥죄는 반(反)간첩법 시행, 마이크론 보잉 인텔 등 미 대표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급감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이다.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고조로 외자 유치에 급한 중국은 미국에 반도체 수출 규제 해제 등을 촉구했지만 러몬도 장관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선 협상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그는 30일 2대 도시 상하이의 미국식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뒤 여성 기업인 행사 연설을 갖고 3박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쳤다.그의 방중 기간 중 양국이 매년 2차례 수출 규제를 논의할 실무협의체(워킹그룹)를 열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에 일부 진전이 있었음에도 갈등의 실질적인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러몬드 ‘투자불가능’ 공개 경고러몬도 장관은 29일 베이징에서 리창(李强) 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등을 만난 뒤 상하이로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취재진에게 “미국 기업으로부터 ‘중국 투자가 너무 위험해지고 있다. 중국이 투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반간첩법 개정, 아무 설명이 없는 엄청난 벌금,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등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도전”이라며 “이 모든 것이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만든다. 그래서 기업들이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 갈 수 있는 다른 곳 등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투자 불가능(uninvestable)’은 미 월가 투자 보고서에서 통용되는 최하 등급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부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대대적으로 규제하자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미 금융사들은 중국의 일부 인터넷 기업에 투자 불가능 등급을 부여했다.특히 러몬도 장관은 “마이크론, 인텔, 보잉 등 미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를 풀어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답이 없었다. 중국이 행동에 나서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마이크론 규제를 두고 “아무런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고 적법한 절차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는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하에서 이뤄졌다고 했다.당초 보잉은 중국 주요 항공사에 140대의 ‘737 맥스’ 항공기를 팔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같은 기종이 추락하자 이후 해당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했다. 이스라엘 반도체업체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할 예정이던 인텔 또한 중국 규제당국이 승인을 계속 미뤄 최근 인수를 포기했다. 반도체기업의 인수합병(M&A)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이해 당사국 반독점 기관의 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하다.미 의회에서는 대중 규제의 추가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9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 자본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투자를 더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며 “중국을 향한 모든 자본 흐름을 규제하라”고 외쳤다.● 中 “美기업, 중국에서 이익 내” 반발중국은 러몬드 장관의 ‘투자 불가능’ 발언에 발끈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러몬도 장관이 방중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중국에 있는 7만 개의 미국 기업은 중국에 머물길 원하고 있다. 90% 이상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건전한 법적 틀에 따라 시장친화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부 세계에도 문호를 활짝 열 것”이라고 했다.주미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셰펑 대사는 포브스 주최 미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세계 양대 경제체제인 중국과 미국의 충돌에는 승자가 없고, 세계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을 상대로 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은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드론(무인항공기)과 무인 선박 수천 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내놨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비(非)대칭 자율 무기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캐서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은 28일(현지 시간) 미 국방산업협회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레플리케이터(replicator·복제기) 이니셔티브’를 공개하며 “수천 대 규모 자율 시스템을 18∼24개월 내에 다양한 지역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힉스 부장관은 “레플리케이터는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인 더 많은 선박과 미사일, 병력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서 나가기 위해 모든 영역에서 자율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첨단 기술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만 침공 같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2년 내에 비대칭 무기인 공격용 드론과 무인 선박을 이 지역에 대규모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힉스 부장관은 “우리는 경쟁자들처럼 우리 병력을 총알받이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중국 지도부가 매일 아침 침공을 고려할 때 ‘오늘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전 배치될 자율 무기 종류는 드론과 수중 드론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달 인간 조종사와 함께 전투기 편대를 이루는 무인 전투기 ‘발키리 프로젝트’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과 중국이 29일 첫 수출 통제 정보교환 회의를 갖고 반도체 규제 최종 규칙, 중국의 희귀광물 수출 통제 등을 논의했다. 전날 열린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 간 회담에서 미중이 무역 및 투자문제 논의 실무그룹 회의와 함께 수출규제 관련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미국이 2019년 화웨이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해 ‘기술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협의 채널 구축으로 양국 긴장 완화 기대가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서 매튜 액설로드 상무부 수출 집행 담당 차관보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첫 수출 통제 정보교환 회의에 참석했다. 액설로드 차관보는 산업안보국(BIS)에서 대(對)중국 수출규제를 총괄한다. 이날 회의에선 미국이 발표할 반도체 수출규제 최종 규칙과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등 희귀 광물 수출 통제 등이 의제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조만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대한 추가 규제가 담긴 반도체 수출규제 최종 규칙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수출규제와 관련해 중국과 별도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발표 이후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판매 제한에 이어 인텔의 기업 인수 제동, 갈륨과 게르마늄 등 희귀광물 수출통제 등 보복 조치에 나서자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소통 강화에 나선 것.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후허펑 중국 문화관광장관을 만나 “중국의 단체여행 복원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에 주목하며 이는 양국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인적 교류 및 문화적 이해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두 장관은 내년 상반기 미중 관광 리더십 정상회담을 중국에서 열고 관광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러몬도 장관은 전날 왕 부장과 만나 마이크론과 인텔 등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며 중국 경기 침체와 관련해 청년실업률을 비롯한 경제 통계 불투명성 개선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28일 중국 대관 업무 책임자를 새롭게 임명하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을 갖고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한 소통, 양국 교역 확대 등 경제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네 번째 고위 인사다. 미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또한 2017년 윌버 로스 당시 장관 이후 6년 만이다. 반도체 규제의 주무 장관인 러몬도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입을 모아 양국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두 나라는 이미 수출 규제 및 미중 교역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체 ‘워킹그룹’을 두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조짐에 최근 중국 경제의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세계 1, 2위 경제대국의 협력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국가 안보는 협의 여지가 없다”며 당장 반도체 규제를 해제하지는 않을 뜻을 비쳤다. ● ‘경제 전쟁’ 막을 워킹그룹 신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연간 7000억 달러(약 927조 원)가 넘는 무역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모두발언에서도 “미국의 국내 투자가 중국의 경제 발전을 저지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미국은 강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미국이 중국 경제의 침체를 조장하고 내심 바란다는 비판이 이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은 중국과 건강한 경쟁을 추구하며 규칙에 기반해 발전하는 중국 경제는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도 했다. 왕 부장 또한 “양국 기업의 협력,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늘릴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함께 조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그 역시 “양국의 경제·무역관계는 세계 금융에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양측 협의를 위한 워킹그룹 설치를 함께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양국은 워킹그룹에 따른 정보 교환이 서로의 오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매년 두 차례 워킹그룹 회의를 열 예정이며 내년 초 미국에서 첫 회의가 개최된다. 현재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 등 희귀 광물의 수출 통제로 맞선 가운데 이 협의체가 이에 따른 양국의 갈등을 관리할 채널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한 추가 규제가 양국의 ‘보복 경제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러몬도 “中 단체관광 오면 美 일자리 5만 개” 러몬도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베이징 시내 생활용품 전시장을 찾았다. 그는 중국인의 미국 단체관광 확대 등을 추진하고 방중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중국 2대 도시 상하이의 미국식 테파마크 ‘디즈니랜드’도 방문하기로 했다.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선 미중 교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중국의 미국 단체관광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5만 개의 미국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이달 초 한국 일본과 함께 미국에 대한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풀었다. 그는 또 2019년 이후 중단된 미국 보잉 ‘737맥스’의 중국 항공사 인도 재개 방안 또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4년 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이 비행기가 추락하자 이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지했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양국 워킹그룹 신설을 비판하는 야당 공화당을 의식한 듯 “국가안보에 관한 사안은 타협은 물론이고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을 갖고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관한 소통, 양국 교역 확대 등 경제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네 번째 고위 인사다. 미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또한 2017년 윌버 로스 당시 장관 이후 6년 만이다.반도체 규제의 주무 장관인 러몬도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입을 모아 양국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나라는 이미 수출 규제 및 미중 교역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체 ‘워킹그룹’을 두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조짐에 최근 중국 경제의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협력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국가 안보는 협의 여지가 없다”며 당장 반도체 규제를 해제하지는 않을 뜻을 비쳤다.● ‘경제 전쟁’ 막을 워킹그룹 신설러몬도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연간 7000억 달러(약 927조 원)가 넘는 무역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미국의 국내 투자가 중국의 경제 발전을 저지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미국은 강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미국이 중국 경제의 침체를 조장하고 내심 바란다는 비판이 이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은 중국과 건강한 경쟁을 추구하며 규칙에 기반해 발전하는 중국 경제는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도 했다.왕 부장 또한 “양국 기업의 협력,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늘릴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함께 조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그 역시 “양국의 경제·무역관계는 세계 금융에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또한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양측 협의를 위한 워킹그룹 설치를 함께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러몬도 장관이 방중에 앞서 24일 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수출규제 및 무역 분야의 워킹그룹 신설 계획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현재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 등 희귀 광물의 수출 통제로 맞선 가운데 이 협의체가 이에 따른 양국의 갈등을 관리할 채널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한 추가 규제가 양국의 ‘보복 경제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러몬도 “中 단체관광 오면 美 일자리 5만 개”러몬도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베이징 시내 생활용품 전시장을 찾았다. 그는 중국인의 미국 단체관광 확대 등을 추진하고 방중 마지막날인 30일에는 중국 2대 도시 상하이의 미국식 테파마크 ‘디즈니랜드’도 방문하기로 했다.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선 미중 교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중국의 미국 단체관광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5만 개의 미국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이달 초 한국 일본과 함께 미국에 대한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풀었다. 그는 또 2019년 이후 중단된 미국 보잉의 ‘737맥스’의 중국 항공사 인도 재개 방안 또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4년 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이 비행기가 추락하자 이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지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규제의 주무 장관인 러몬도 장관은 양국 워킹그룹 신설을 비판하는 야당 공화당을 의식한 듯 “국가안보에 관한 사안은 타협은 물론이고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이 회의 주제와 관련이 없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를 돌연 꺼내 들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북한 대신 일본으로 쏠리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의 북한 정찰위성 발사 관련 회의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미국과 한국의 위협에 따른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다가 돌연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인류와 환경에 대한 악랄한 범죄(heinous crime)”라며 화살을 일본으로 돌렸다. 중국도 곧바로 가세했다. 겅솽(耿爽) 주유엔 중국부대사는 “일본은 국민 여론에 반해 핵으로 오염된 물을 해양에 방류하고 전 세계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주유엔 일본대사는 “오늘 안보리 안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제이지만 분명히 해두고 넘어가겠다”며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는 정치적으로 논쟁할 사안이 아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정찰위성 발사가 미국의 적대행위 때문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결국 안보리 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됐다. 중국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면서 이에 동조해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이미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동안 일본을 여행하려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여행 취소가 증가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 등에는 일본산 화장품 브랜드 리스트와 함께 불매운동을 종용하는 글도 많아지고 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에 있는 일본인들에게 외출 시 언행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24일과 25일 연달아 공지했다. 일본대사관은 “밖에서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면서 “특히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방문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일본대사관은 “오염수 방류와 관계없는 일본의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에 단속을 요구하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일용 노동자 출신 무명 가수에서 일약 미국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컨트리 가수 올리버 앤서니(사진)가 “내 노래가 정치적 무기로 쓰이는(weaponized) 것이 싫다”고 밝혔다.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소개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자신의 빌보드 차트 1위 노래가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세태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앤서니는 26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과 소셜미디어 메시지에서 “우파는 나를 자신들 일원으로 규정하려는 반면, 좌파는 보복으로 저를 믿지 못하게 만들려는 것 같다”며 “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노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며 “바이든은 확실히 문제지만 그만을 특별히 지목한 것이 아니라 기업에 종속된 공화당 정치인을 포함한 (정치권) 시스템 전체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노래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Rich Men North of Richmond·리치먼드 북쪽 부자들)’는 유튜브 공개 2주 만에 조회 수 4400만 건을 넘어서며 인기를 모은 뒤 빌보드 1위까지 올랐다. 미 버지니아주(州) 출신으로 17세 때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다친 그는 최근까지 일용직을 전전하며 트럭에서 지냈다. 23일 공화당 첫 경선 토론회에서 자기 노래가 연주된 데 대해 “재미있었다”며 “(토론회) 무대 위에 오른 이들을 향해 쓴 노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특정 음악가와 친구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같은 투쟁,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보이려 하는 것은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앤서니는 이 노래에서 수도 워싱턴의 정치인을 ‘리치먼드 북쪽 부자’로 칭하며 “당신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경선 토론회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의회가 수조 달러를 쓰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 리치먼드 북쪽 부자들이 우리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며 이 노래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구치소에 일시 수감될 때 찍은 ‘머그샷’(범죄인 식별 사진)을 공개한 지 사흘 만에 정치 후원금 710만 달러(약 94억 원)가 모였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밝혔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머그샷 공개 이후 25일 하루에만 418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캠페인 시작 이후 하루 최고액”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머그샷을 새긴 티셔츠와 포스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TV에서 (머그샷을) 봤다. (그는) 핸섬가이(잘 생겼던데)”라고 농담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사진)이 27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미 항공업체 보잉이 4년 만에 중국에 대한 항공기 인도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지만 러몬도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중 교역 분야에서 일부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잉 737맥스 기종 항공기의 중국 인도가 수주 내에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잉도 성명을 내고 “때가 되면 고객에게 항공기를 인도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맥스 기종 추락사고 이후 이 기종의 운항과 인도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보잉은 중국에 인도하기로 한 약 140기의 항공기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항공기 판매 대금은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항공기 인도 재개는 27∼30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하는 러몬도 장관의 핵심 의제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러몬도 장관이 방중 이후 추가 규제 등을 담은 반도체 수출 규제 최종 규칙 발표를 앞두고 중국에 양국 실무협의체 신설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또 미국 신용카드사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 제약사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상하이에선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과 만난 뒤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일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러몬도 장관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상징으로 꼽히는 디즈니랜드를 찾아 최근 중국 당국이 반간첩법 강화 등 기업에 대한 단속 고삐를 조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며 미중 교역의 지속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몬도 장관은 최근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이 회의 주제와 관련이 없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를 돌연 꺼내들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북한 대신 일본으로 쏠리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의 북한 정찰위성 발사 관련 회의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미국과 한국의 위협에 따른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다 돌연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인류와 환경에 대한 악랄한 범죄(heinous crime)”라며 화살을 일본으로 돌렸다. 중국도 곧바로 가세했다. 겅솽(耿爽) 주유엔 중국부대사는 “일본은 국민 여론에 반해 핵으로 오염된 물을 해양에 방류하고 전 세계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주유엔 일본대사는 “오늘 안보리 안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제이지만 분명히 해두고 넘어가겠다”며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는 정치적으로 논쟁할 사안이 아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정찰위성 발사가 미국의 적대행위 때문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결국 안보리 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됐다. 중국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면서 이에 동조해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이미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동안 일본을 여행하려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여행 취소가 증가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 등에는 일본산 화장품 브랜드 리스트와 함께 불매운동을 종용하는 글도 많아지고 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에 있는 일본인들에게 외출 시 언행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24일과 25일 연달아 공지했다. 일본대사관은 “밖에서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면서 “특히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방문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일본대사관은 “오염수 방류와 관계없는 일본의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에 단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일용 노동자 출신 무명 가수에서 일약 미국 보수의 영웅으로 떠오른 컨트리 가수 올리버 앤서니가 “내 노래가 정치적 무기로 쓰이는(weaponized) 것이 싫다”고 밝혔다.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소개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자신의 빌보드 차트 1위 노래가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세태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앤서니는 26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과 소셜미디어 메시지에서 “우파는 나를 자신들 일원으로 규정하려는 반면, 좌파는 보복으로 저를 믿지 못하게 만들려는 것 같다”며 “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노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며 “바이든은 확실히 문제지만 그만을 특별히 지목한 것이 아니라 기업에 종속된 공화당 정치인을 포함한 (정치권) 시스템 전체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노래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Rich Men North of Richmond·리치몬드 북쪽 부자들)’는 유튜브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4400만 건을 넘어서며 인기를 모은 뒤 빌보드 1위까지 올랐다. 미 버지니아주(州) 출신으로 17세 때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다친 그는 최근까지 일용직을 전전하며 트럭에서 지냈다.23일 공화당 첫 경선 토론회에서 자기 노래가 연주된 데 대해 “재미있었다”며 “(토론회) 무대 위에 오른 이들을 향해 쓴 노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특정 음악가와 친구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같은 투쟁,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보이려 하는 것은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앤서니는 이 노래에서 수도 워싱턴의 정치인을 ‘리치몬드 북쪽 부자’로 칭하며 “당신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경선 토론회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의회가 수조 달러를 쓰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 리치몬드 북쪽 부자들이 우리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며 이 노래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구치소에 일시 수감될 때 찍은 ‘머그샷(범죄인 식별 사진)’을 공개한 지 사흘 만에 정치 후원금 710만 달러(약 94억 원)가 모였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밝혔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머그샷 공개 이후 25일 하루에만 418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캠페인 시작 이후 하루 최고액”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머그샷을 새긴 티셔츠와 포스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TV에서 (머그샷을) 봤다. (그는) 핸섬가이(잘 생겼던데)”라고 농담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자신이 패했던 조지아주에서의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찍은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 잔뜩 화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며 눈을 부릅떴다. 그는 보석금을 내고 약 20분 후 풀려났다. ‘수감번호 P01135809’ 20분 수감후 보석 트럼프, 美대통령 최초 머그샷 찍혀눈 부릅 뜨고 화난 얼굴에 정면 응시‘X’에 머그샷 올리며 복귀 알려조회수 1억건 16만개 넘는 댓글 ‘P01135809’.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州) 풀턴카운티 보안관실이 24일(현지 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감자 번호다. 그는 이달 초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이 패한 조지아주의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선거 결과를 뒤집을 방안을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4번째 형사 기소를 당했다. 이에 이날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약 20분간 일시 수감된 후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었다. 미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기소됐으며 역시 최초로 머그샷까지 찍은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머그샷과 지문을 찍고 신체 기록 절차 등을 거친 그는 사전 합의한 보석금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내고 곧 풀려났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자신의 머그샷과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말라!’는 글도 올렸다. 취재진에도 “나에 대한 기소는 정의를 희화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그샷 공개와 일시 수감을 지지층 결집 용도로 사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난 얼굴로 눈 부릅뜬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뉴저지주에서 전용기를 타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도착했다. 오후 7시 34분경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자진 출두해 간단한 신체 검사 등 체포 절차를 밟았다. 수감자 기록에 따르면 그의 키는 6피트 3인치(약 190㎝), 몸무게는 215파운드(약 97.5㎏), 눈 색깔은 파랑, 머리카락 색깔은 금발 혹은 딸기색이었다. 그는 앞선 세 차례의 기소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모두 머그샷 촬영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모든 피고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풀턴카운티 측 원칙에 따라 머그샷을 찍었다. 그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공범 18명 등도 머그샷을 촬영했다. 머그샷에서 그는 흰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을 부릅뜨고 정면을 응시했다. CNN은 트럼프 캠프에서 사전에 그가 머그샷을 어떤 표정으로 찍을지 논의했으며, 특히 웃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약 20분 후 풀려난 그는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선거에 도전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나를 기소한 것은 미국에 매우 슬픈 일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음해 공작 차원에서 4차례의 기소를 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머그샷, 모나리자보다 유명해질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풀턴카운티 측이 자신의 머그샷을 공개하자마자 곧바로 X에 올렸다. 트위터 측은 2021년 1월 6일 그의 지지자가 미 의회에 난입하자 당시 그가 지지층을 선동하는 글을 트위터에 계속 올렸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계정 정지를 해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게시물을 올리지 않다가 이날 사진과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1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16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가 지지층을 규합하고 자신에 대한 동정 여론을 고조시키기 위해 일부러 머그샷을 찍고 구치소에 일시 수감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공화당 지지자는 로이터통신에 이 머그샷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보다 유명한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그의 사법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4번의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91개에 이른다. 또 조지아는 사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주여서 설사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사법 위험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이날 변호인을 교체하고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내 캠페인에 기부하기 좋은 날”이라며 역시 지지층 결집을 독려했다.애틀랜타=AP 뉴시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P01135809’.미국 남동부 조지아주(州) 풀턴카운티 보안관실이 24일(현지 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감자 번호다. 그는 이달 초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이 패한 조지아주의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선거 결과를 뒤집을 방안을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4번째 형사 기소를 당했다. 이에 이날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약 20분간 일시 수감된 후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었다. 미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기소됐으며 역시 최초로 머그샷까지 찍은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머그샷과 지문을 찍고 신체 기록 절차 등을 거친 그는 사전 합의한 보석금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을 내고 곧 풀려났다.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자신의 머그샷과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말라!’는 글도 올렸다. 취재진에도 “나에 대한 기소는 정의를 희화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그샷 공개와 일시 수감을 지지층 결집 용도로 사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난 얼굴로 눈 부릅뜬 사진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뉴저지주에서 전용기를 타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도착했다. 오후 7시 34분경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자진 출두해 간단한 신체 검사 등 체포 절차를 밟았다. 수감자 기록에 따르면 그의 키는 6피트 3인치(약 190㎝), 몸무게는 215파운드(약 97.5㎏), 눈 색깔은 파랑, 머리카락 색깔은 금발 혹은 딸기색이었다.그는 앞선 세 차례의 기소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모두 머그샷 촬영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모든 피고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풀턴카운티 측 원칙에 따라 머그샷을 찍었다. 그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공범 18명 등도 머그샷을 촬영했다.머그샷에서 그는 흰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을 부릅뜨고 정면을 응시했다. CNN은 트럼프 캠프에서 사전에 그가 머그샷을 어떤 표정으로 찍을지 논의했으며, 특히 웃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약 20분 후 풀려난 그는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선거에 도전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나를 기소한 것은 미국에 매우 슬픈 일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음해 공작 차원에서 4차례의 기소를 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머그샷, 모나리자보다 유명해질 것”트럼프 전 대통령은 풀턴카운티 측이 자신의 머그샷을 공개하자마자 곧바로 X에 올렸다. 트위터 측은 2021년 1월 6일 그의 지지자가 미 의회에 난입하자 당시 그가 지지층을 선동하는 글을 트위터에 계속 올렸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계정 정지를 해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게시물을 올리지 않다가 이날 사진과 글을 올렸다.이 게시물은 80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14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가 지지층을 규합하고 자신에 대한 동정 여론을 고조시키기 위해 일부러 머그샷을 찍고 구치소에 일시 수감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공화당 지지자는 로이터통신에 이 머그샷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보다 유명한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다만 그의 사법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4번의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91개에 이른다. 또 조지아는 사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주여서 설사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사법 위험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이날 변호인을 교체하고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내 캠페인에 기부하기 좋은 날”이라며 역시 지지층 결집을 독려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야당 공화당이 23일 대선 경선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내년 7월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11개월간의 경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2위 후보를 가를 ‘준결승전’ 토론회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선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다크호스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이날 열린 경선 토론회에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라마스와미 전 로이반트 사이언시스 최고경영자(CEO) 등 8명의 주자가 두 시간에 걸쳐 경제 이슈와 낙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교육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 이 쇠퇴를 피하려면 조 바이든(대통령)을 지하실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폈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 즉답을 회피했다. 그사이 인도계 기업인 출신으로 정치 신인인 라마스와미 후보는 “기후변화는 사기”,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중단”, “당선 시 트럼프 전 대통령 사면” 등을 주장하며 모든 후보와 설전을 주고받는 등 토론의 중심에 섰다. 이에 따라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던 토론자들의 공세는 라마스와미에게 향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라마스와미에게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 같은 아마추어”라며 “챗GPT처럼 말한다”고 공격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우린 루키가 필요 없다”고 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는 라마스와미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주장에 “살인자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변호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론회 진행자가 ‘금기시되는 주제(elephant in the room)’라며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다면 유죄 판결을 받아도 지지하겠냐고 질문하자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주자인 크리스티 전 주지사와 에이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를 제외한 6명이 손을 들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 주관 방송사인 폭스뉴스에서 해고된 인기 방송인 터커 칼슨과의 온라인 대담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찰과 법무부를 향해 “야만적인 동물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나는 북한과 잘 지내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했거나 오바마의 접근법이 계속됐다면 핵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설탕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가 설탕 수출 규제에 나서는 것은 7년 만이다. 최근 이상기후로 가뭄이 이어지면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자 쌀과 양파 수출 규제에 이어 설탕까지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중국도 태풍 ‘독수리’가 주요 곡물 지대를 휩쓸면서 쌀 옥수수 같은 주요 작물 생산이 큰 피해를 입었다. 글로벌 곡물 생산 벨트를 강타한 이상기후에 보호무역주의가 겹치며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를 휩쓴 식량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印, 10년 만의 가뭄에 쌀 설탕 ‘공급난’로이터통신은 23일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인도 정부가 10월부터 설탕 수출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다음 사탕수수철에는 수출용으로 할당할 설탕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의) 초점은 국내 설탕 수요를 만족시키고 남는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인도가 설탕 수출 규제를 검토하게 된 것은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인 마하라슈트라주(州)와 카르나타카주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쳐 설탕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도 설탕 생산량은 내년까지 3.3%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인도에서 기상 이변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식료품은 설탕만이 아니다. 세계 쌀 수출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최근 쌀 가격이 11% 이상 오르자 지난달 20일부터 일부 쌀 품종 수출을 금지했다. 또 지난달 집중호우로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양파 가격도 20%가량 급등하자 양파에 40% 수출세(稅)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4억 명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 계층 생활에 필수적인 주요 식료품 값이 동시에 들썩이자 수출 금지와 고율 관세를 앞세워 식탁 물가 잡기 총력전에 뛰어든 것이다. 인도 식품업계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작황 부진으로 토마토 가격도 치솟자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은 인도에서 판매하는 버거 제품에 토마토를 넣지 않기로 했다.● 세계 식량 안보 ‘퍼펙트스톰’ 우려 기상 이변으로 인한 곡물 생산 급감과 이에 따른 보호무역 움직임은 인도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태국 브라질 같은 주요 곡물 생산국도 엘니뇨 현상 등이 야기한 이상기후에 주요 작물 수확량이 평년 수준을 밑돌면서 각국 내부의 쌀과 설탕을 비롯한 주요 식료품 공급 부족 현상이 글로벌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식품 수입국인 중국이 폭우로 쌀 옥수수 같은 작물 피해를 입은 것도 글로벌 식량 공급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변수다. 중국 농업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쌀 생산은 3∼5%, 옥수수 생산은 2%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곡물 등 식료품 물가 불안이 본격화하면서 주요 식료품 생산국들의 수출 통제를 비롯한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 안보 우려 속에 32개국이 77건의 식품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가 올 들어 19개국 25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식량 재고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연쇄적으로 식료품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빚어져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이 큰 충격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3% 상승해 3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제 밀 가격은 물론 식용유 등에 쓰이는 팜유 가격도 들썩인다. 미국 경제 전문 CNBC방송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쌀 가격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며 “쌀을 주식으로 삼는 아시아 국가들에 ‘퍼펙트스톰(한꺼번에 몰리는 경제 위기)’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총괄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사진)이 27∼30일 중국을 방문한다.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규제의 주무 장관이 중국 땅을 밟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27개 중국 기업을 잠정적 수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며 유화 손짓을 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러몬도 장관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을 추구하지 않으며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하고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완화)’을 추진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침체를 원한다’는 중국 일각의 시각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부진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7월 청년실업률 미공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와도 만나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올 5월 취임한 셰 대사가 러몬도 장관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규제의 최종 규칙에 대한 논의가 러몬도 장관의 주요 방중 의제가 될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규제를 시작한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첨단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 규제도 하기로 해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이에 관한 논의는 물론이고 중국이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반(反)간첩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은 내외국인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반간첩법이 인권 탄압 도구로 쓰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연설을 통해 “중국 경제는 올 초부터 긍정적인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한 회복력, 엄청난 잠재력, 큰 활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위기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또 중국 경제의 강점인 초대형 시장, 풍부한 노동력 등을 거론하며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배’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유례 없는 산불 피해를 겪은 하와이주 마우이섬을 방문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8일 화재 발생 후 13일 만에 이뤄진 대통령의 늑장 방문에 일부 주민은 손가락 욕설을 날리며 반발했다. 이번 산불로 최소 114명이 숨지고 850여 명이 실종됐다. 미 서부 네바다주의 유명 휴양지 타호 호수에서 휴가를 즐기던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휴가를 일시 중단하고 이날 마우이섬에 도착했다.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라하이나 일대를 둘러봤다. 첫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장남을 뇌종양으로 앞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며 “나도 가족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 가슴이 텅 비고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안다”고 했다. 주민 반응은 차가웠다. 일부 주민은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트럼프가 이겼다’는 팻말을 들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손가락 욕설로 불만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또한 현장 방문을 미뤘다 지지율이 급락한 사례를 거론한다.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이 패한 조지아주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던 시도로 조지아주 검찰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현지 구치소에 자진 출두할 계획이라고 CNN이 21일 보도했다. 다만 이번 출두가 지지층 결집을 노린 일종의 ‘퍼포먼스’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검찰과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의 보석금에 합의해 출두 직후 곧바로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에서 20년 만에 재개봉한 박찬욱 감독, 최민식 주연 영화 ‘올드보이’(2003년·사진)가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6일 재개봉한 올드보이는 닷새간 88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2위에 올랐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개봉했을 당시 거둔 누적 수입액(70만7000달러)을 넘어섰다. 할리우드 소식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올드보이 재개봉 수입이 조만간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상영관 수가 250개(박스오피스 11위까지 영화들의 상영관은 1680∼4000개)에 지나지 않는 재개봉작이 흥행 수입 1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올드보이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미 LA타임스는 “올드보이는 한국 영화를 세계 관객에게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품”이라며 이번 주 LA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영화 중 첫 번째로 꼽았다. 미 시사 매체 디애틀랜틱도 21일 영화평에서 “올드보이는 여전히 충격적”이라며 “20년이 지났지만 관객을 놀라게 하는 능력을 전혀 잃지 않았다”고 평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