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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를 소유한 B 사장은 영업이익이 급감했을 때도 연간 15억∼25억 원의 임금을 받았다. 퇴직 직전에는 임금을 더 올려 이를 바탕으로 수백억 원대의 퇴직금도 받았다. A사는 사주 자녀가 운영하는 C사에 인력과 기술을 지원하고 받는 경영지원료를 일부러 적게 받는 방식으로 사주 자녀에게 이익을 몰아줬다. A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사실상 B 씨 일가가 독점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법인 자금을 B 씨 일가가 부당하게 쓴 것으로 보고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이처럼 근로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독식하거나 이른바 ‘부모 찬스’로 자녀에게 거액의 부를 대물림한 탈세 혐의자 30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비정상적인 고액 임금 등으로 회사 이익을 독식한 15명과 부동산 등의 변칙 증여로 탈세한 11명, 기업 자금을 유용해 호화 생활을 한 4명 등이다. 조사 대상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대상 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일부가 포함됐다. 이번 조사 대상의 총재산은 9조4000억 원으로, 평균 3127억 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 1인당 급여는 근로자 평균 급여(3744만 원)의 35배인 13억 원 수준이다. 세무당국은 이들이 고액의 급여를 받고 회사 이익을 독식하며 부동산 등을 편법 증여해 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을 가진 지배회사에 기업 상표권을 무상으로 이전하고 사주 회사는 계열사로부터 고액의 상품권 사용료를 챙긴 업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사장이 자녀에게 비상장법인 주식을 증여하고 이 법인에 자신이 가진 강남의 수백억 원대 부동산을 헐값에 넘긴 사례도 적발됐다. 기업 자금을 빼돌려 최고급 아파트와 슈퍼카를 구입한 사주도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사주들의 사익 편취와 변칙 탈세에 조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증빙 자료를 조작하거나 차명 계좌를 이용하는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빼돌린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최근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농식품 10개 중 2개가 배추김치였다. 원산지 위반으로 적발된 김치 물량만 35.3t에 달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올해 1분기(1∼3월) 농식품 원산지 표시 단속에서 949개 업체가 적발됐다고 27일 밝혔다. 단속 결과 427개 업체는 원산지를 실제와 다르게 표시했고 522개 업체는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품목은 배추김치가 208건으로 전체의 19.2%였다. 돼지고기(144건), 소고기(118건), 콩(54건), 쌀(4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초 중국산 배추김치를 비위생적으로 만드는 영상이 퍼지며 소비자 우려가 커진 점을 감안해 김치 유통업체와 음식점 등을 집중 조사한 결과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업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원산지 미표시 업체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A 사를 운영하는 사주는 영업이익이 급감했을 때도 연간 15억~25억 원의 임금을 받았다. 퇴직 직전에는 임금을 더 올려 이를 바탕으로 수백억 원대의 퇴직금도 받았다. A 사는 사주 자녀가 운영하는 B사에 인력과 기술을 지원하고 받는 경영지원료를 일부러 적게 받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이익을 몰아줬다. A 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사실상 사주 일가가 독점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법인 자금을 사주 일가가 부당하게 쓴 것으로 보고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이처럼 근로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사주일가가 독식하거나 이른바 ‘부모찬스’로 자녀에게 거액의 부를 대물림한 탈세혐의자 30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비정상적인 고액 임금 등으로 회사 이익을 독식한 15명과 부동산 등의 변칙증여로 탈세한 11명, 기업자금을 유용해 호화생활을 한 4명 등이다. 조사대상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일부가 포함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대상자의 총 재산은 9조4000억 원으로, 평균 3127억 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사주의 1인당 급여는 근로자 평균급여(3744만 원)의 35배인 13억 원 수준이다. 세무당국은 이들이 고액의 급여를 받고 회사 이익을 독식하며 부동산 등을 편법 증여해 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사 대상 중에는 사주 일가가 100%의 지분을 가진 지배회사에 기업 상표권을 무상으로 이전하고 사주 회사는 계열사로부터 고액의 상품권 사용료를 챙긴 업체도 포함됐다. 사주 자녀에게 비상장법인 주식을 증여하고 이 법인에 사주가 가진 강남의 수백억 원 규모 부동산을 헐값에 넘긴 사례도 적발됐다. 기업자금을 빼돌려 최고급 아파트와 슈퍼카를 구입한 사주도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사주들의 사익편취와 변칙 탈세에 조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증빙자료를 조작하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빼돌린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스핀오프’ 기업의 창업자들은 주로 40대 초반에 창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창업자 절반가량은 기술·연구 부서 출신이거나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고학력자였다. 스핀오프는 기업의 특정 사업 부문을 자회사 형태로 분사하는 창업 형태를 뜻한다. 산업연구원은 1∼2월 202개 스핀오프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업자의 평균 연령은 43.4세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45.1세, 중견기업 44.8세, 중소·벤처기업 40.9세로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창업자 연령이 낮았다. 최종 학력은 대학원 졸업(석·박사) 41.6%, 대학 졸업 53.5%, 대학 졸업 미만 4.9%였다. 창업하기 전에 근무한 부서는 기술·연구 부서가 58.4%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마케팅 및 총무 관리 부서는 41.6%였다. 창업자들은 경제적 요인보다 비경제적 요인으로 창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창업 동기에 대해 ‘자아실현’(4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직장 생활에서 더 많은 독립성과 자유’(22.8%), ‘사회에 기여’(20.3%) 등의 순이었다. ‘많은 수입’이라고 답한 사람은 8.4%였다. 창업 애로사항으로는 정부 창업자금 등 지원 부족, 모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미흡 등이 꼽혔다. 모기업이 사내 스핀오프를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서’(45.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 중심인 스핀오프 창업 분위기를 중견,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하고 기술 창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르면 6월부터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되는 가운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막바지 중복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 데이터업체 쿠콘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19, 20일 하나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을 통해 일반 공모 청약을 받은 결과 1596.3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은 14조5000억 원이 몰렸다. 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 원)를 제외하면 올해 공모에 나선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에 균등 배분 방식이 도입돼 최소 청약 물량인 10주를 청약하면 1주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쿠콘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쟁률에 두 증권사의 청약 건수가 균등 배정 수량을 초과하면서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속출했다. 더 많은 공모주를 받으려고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중복 청약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르면 6월부터 이 같은 중복 청약이 금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복 청약이 막히기 전 마지막 공모주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8, 29일 일반 공모 청약을 받은 뒤 다음 달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래에셋, 한국투자, SK, 삼성, NH투자증권 등에서 청약을 받는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다음 달 3일 주식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 사전교육을 받으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바뀐 제도에 따라 공매도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개인들은 반드시 사전교육(30분)을 거쳐야 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매도 사전의무교육 과정이 개설된 지 4일 만에 참가자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공매도 참여가 어려웠던 개인들에게도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대주(주식 대여)가 가능한 증권사를 6곳에서 28곳으로 늘리고 대주 대상을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전 종목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 왔다. 이후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제도 개선을 거쳐 다음 달 3일부터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추세를 고려하면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개별 종목별로 공매도 재개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정부가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핵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 공조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미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개최한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한미 경제협력 방안’ 국제 화상 세미나에서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협의회의 로버트 도너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반도체,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너 연구위원은 2005∼2016년 미 재무부에서 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국제관계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월 말 반도체와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개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점검이 6월 초 마무리되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의 공급망을 보완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반도체 투자 등의 공급망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도 △다자주의 복원 △기후변화 △기술 △보건 △디지털 그린뉴딜 등 5개 분야에서 미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과 본격적인 경제 협력 논의를 앞두고 미국 전문가들과 논의한 내용들을 참고해 주요 의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방안으로 신도시 개발과 토지 조사 등 LH의 주요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내부 개발 정보를 투기에 이용하는 걸 막기 위한 취지이지만 지난달 정부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 비하면 개혁의 수위가 낮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당정 협의를 거쳐 LH의 ‘기능적 분리’를 담은 혁신안을 마련하고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안에 따르면 택지 및 토지 조사 기능을 한국부동산원에 넘기고, 신도시 개발 업무를 각 지방자치단체 산하 토지개발공사에 맡길 예정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한국관광공사나 지자체에 이관할 계획이다. 5월 중순 당정청 협의를 거쳐 신임 총리가 이를 발표하는 식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LH의 기능적 분리는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H가 3기 신도시, 임대주택 공급 등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공급대책을 실행하는 주무기관이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신도시 업무를 지금 분리하면 기존 공급대책 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대책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로드맵 형태로 혁신안을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3기 신도시 조성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LH의 관련 기능도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LH 내에 중복되는 기능과 부서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 조직이 비대해지며 생겼던 문제점을 수정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외형적으로 기능을 분리하는 방식으로는 땅 투기 등을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기능이 옮겨간 공공기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택지개발 정보를 특정 기관이 독점하고 있던 것이 문제였기 때문에 투명성 강화, 이해 충돌 방지 등의 제도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LH 개편안이 졸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택지 개발과 신도시 조성은 다양한 기관과 연계해 추진돼 중앙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개별 지방공사 단독으로 추진하면 힘들 수도 있다”며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할 때도 수년이 걸렸다. 혁신안을 시간에 쫓겨 마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강성휘 / 세종=송충현 기자}

20대 대학생 이모 씨(여)의 하루 식비는 약 5000원 정도다. 교통비, 휴대전화비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고 남은 돈이다. 아침식사를 집에서 해결하고 나오면 점심, 저녁식사가 늘 걱정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 하는 이 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한다. 이 씨는 “점심과 저녁을 모두 밖에서 사먹어야 하는 날은 한 끼는 굶고 나머지 한 끼만 ‘밥버거’(밥으로 만든 버거)나 토스트 같은 걸로 간단히 때운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사회에 묻혀 있던 결식 청년 등 청년 빈곤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취업난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아르바이트마저 힘들어지자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생겨나고 있다. 교육비, 주거비 등 절약할 수 있는 건 다 줄이고 ‘이제 줄일 건 식비뿐’이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이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현재 소득이 없다’는 답변이 30.5%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28.0%는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에 그쳤다. 청년 10명 중 4명(37.1%)은 ‘생활비가 부족해 끼니를 챙기지 못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중 ‘1주일에 한두 번 이상 끼니를 못 챙겼다’는 대답도 27.1%나 됐다. 청년들의 수입이 불안정한 편이긴 하지만 지속적 빈곤이나 일시적 생활비 부족으로 식사를 거른 경험을 상당수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청년의 생활고는 취업을 통해 해소됐는데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의 생활고에 대해 “단순히 먹는 게 부실하다는 차원이 아니라 청년들의 시간적, 경제적 빈곤이 신체적, 심리적 건강까지 해치는 다차원적 사회 문제가 됐다”며 “청년 빈곤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취업난 청년들 “아낄건 식비뿐”… 3000원 식당 찾고, 하루 두끼만 《‘지금 이걸 먹어도 되는 걸까….’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는 장모 씨(25·여)는 언제부턴가 하루 두 끼만 먹는 ‘두끼족’이 됐다. 새벽 6시부터 오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물류회사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느라 지치고 허기가 져도 맘 놓고 외식할 형편이 아니다. 가끔 비싼 음식을 사먹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면 메뉴판 앞에서 망설일 때가 많다. 장 씨는 “일이 너무 힘들어 가끔 맛있는 음식이라도 사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가도 이런 걸 먹어도 되는지 싶어 더 우울해진다”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취업난이 길어지자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르바이트마저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아낄 건 식비뿐”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끼니조차 거른다. 코로나19 사태로 청년 빈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청년 37% “돈 없어 끼니 거른 적 있다” “오전에 삼각김밥이랑 초코우유 먹었어요. 점심은 안 먹었고요.” 지난달 15일 부산에서 만난 장 씨는 이날 점심을 걸렀다. 살을 빼기 위해 ‘간헐적 단식’을 하는 이도 있지만 장 씨의 하루 두 끼는 의미가 다르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120만 원 정도 번다. 장 씨는 “자취방 월세 40만 원을 내고 교통비, 전공 관련 실습비 등 고정 지출을 빼면 늘 빠듯하다”며 “저렴한 학교식당을 주로 이용하고 외식을 해도 7000∼8000원짜리 백반을 자주 먹는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도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없다. 알바 하느라 시간적 여유도 없어 다들 각박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 씨처럼 끼니를 챙기기 힘든 청년들은 얼마나 될까.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에게 ‘생활비가 부족해 끼니를 챙기지 못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37.1%가 ‘있다’고 답했다. 지속적으로 굶진 않아도 일시적으로 생활비가 떨어져 끼니를 걸러본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답한 225명 가운데 절반(52.0%)은 식사를 못 할 때 ‘과자 등으로 버틴다’고 했고, 36%는 그냥 ‘굶는다’고 했다. 특히 부모와 떨어져 홀로 학교를 다니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일수록 생활고를 호소한다. 혼자 서울에 살면서 취직을 준비하는 양모 씨(24·여)는 편의점이나 온라인쇼핑몰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할인하는 식품을 주로 사먹는다. 그는 “자취를 하니까 부모님과 같이 사는 친구들보다 경제적 부담이 더 크다. 책값, 시험 응시료 등 취업 준비에 돈이 많이 필요해 결국 식비를 절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가처분소득 기준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율은 19.8%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8.6%)의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청년 무료 도시락, 경쟁률 10 대 1 음식값이 저렴한 ‘반값식당’엔 생활고에 지친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문수 신부는 혼자 살던 청년이 굶주리다가 사망한 사연을 듣고 2017년 말 서울 성북구에 ‘청년밥상 문간’을 차렸다. 이곳에선 3000원만 내면 김치찌개에 공깃밥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에겐 반가운 곳이다. 지난달 24일 이 식당에서 ‘혼밥’(혼자 식사)하는 청년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둔 김모 씨(26)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라 집에서 용돈을 받는데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식비로 쓴다”며 “음식을 사먹어야 할 땐 이곳을 주로 찾는다”고 했다. 이 신부는 “요즘 취업이 어렵고 코로나19로 알바도 쉽지 않다”며 “청년들이 부모님께 지원받는 게 미안해서 끼니를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구호단체 기아대책은 빈곤 청년을 위한 ‘청년도시락사업’을 하고 있다. 중위소득 100% 이하의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한 학기에 식비 35만 원을 지원한다. 올 1학기에는 150명을 최종 선발했는데 신청자가 1600명이나 몰렸다. 지원을 받으려면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하영주 기아대책 팀장은 “경쟁률이 1.5 대 1 정도였는데 신청자가 갑자기 너무 늘어서 깜짝 놀랐다. 그만큼 어려운 청년이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심각성 가려진 청년 빈곤, 갈수록 악화 장기화된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겪는 생활고는 갈수록 악화하는데 이를 취업 이행기에 겪는 일시적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청년들은 빚을 지고 교문 밖을 나선다. 제때 취업을 못 하면 이 대출조차 갚기 어려워진다. 통계청의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인 가구주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20년 3월 말 기준 32.5%로 전년보다 3.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40대(0.5%포인트), 50대(0.6%포인트)의 상승률보다 높다. 1인 가구가 느는데 청년 빈곤의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해법 마련을 어렵게 한다. 부모와 경제적으로 분리된 ‘독립가구’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경제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은 부모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취업만 하면 경제난도 해소될 수 있다는 인식이 청년 빈곤의 심각성을 가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에만 초점이 맞춰진 청년정책을 다변화하고 청년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경숙 평택대 아동청소년교육상담학과 교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청년 취업지원센터를 거점으로 빈곤 청년을 위한 급식이나 도시락 등을 지원해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처럼 대학을 거점으로 비상생활자금이나 비상식품 지원 등 빈곤 학생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다. 미 대학푸드뱅크연합(CUFBA)은 많은 대학과 비영리단체들이 참여해 결식 대학생들에게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유통기한 임박한 음식 반값 할인” 앱 인기 ‘1만5000원으로 한 달 내내 고기 먹는 방법’, ‘대학생 식비절약’…. 요즘 유튜브엔 식비절약 아이디어 영상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경제난으로 끼니를 거르는 젊은이들에게 이 식비 절약 ‘꿀팁’ 콘텐츠는 인기가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쏠쏠하게 활용된다. 음식 마감할인 중개 플랫폼인 ‘라스트 오더’는 현재 있는 곳에서 가까운 편의점과 마트, 식당 등에서 마감이 임박한 식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안내해준다. ‘세상에 버려지는 음식이 없는 날까지’를 모토로 한 이 앱은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에겐 인기다. 식비 절약뿐 아니라 환경 보호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청년들도 자주 이용한다. 다운로드 횟수는 약 50만 회에 이른다. 이 앱을 이용하는 신모 씨는 “자취를 시작한 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근처 편의점에서 거의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에서도 ‘짠내’ 나는 식비 절약 팁이 공유되고 있다. 30대 직장인 유튜버 ‘강과장’이 지난해 올려놓은 ‘식비절약방법’ 영상 중 돼지 뒷다리살 2kg을 1만5900원에 사 나눈 뒤에 필요할 때 불고기로 만들어 먹는 영상은 107만 건의 조회수가 나왔다. 세종,부산=주애진 기자 jaj@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1만5000원으로 한 달 내내 고기 먹는 방법’, ‘대학생 식비절약’…. 요즘 유튜브엔 식비절약 아이디어 영상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경제난으로 끼니를 거르는 젊은이들에게 이 식비 절약 ‘꿀팁’ 콘텐츠는 인기가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쏠쏠하게 활용된다. 음식 마감할인 중개 플랫폼인 ‘라스트 오더’는 현재 있는 곳에서 가까운 편의점과 마트, 식당 등에서 마감이 임박한 식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안내해준다. ‘세상에 버려지는 음식이 없는 날까지’를 모토로 한 이 앱은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에겐 인기다. 식비 절약뿐 아니라 환경 보호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청년들도 자주 이용한다. 다운로드 횟수는 약 50만 회에 이른다. 이 앱을 이용하는 신모 씨는 “자취를 시작한 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근처 편의점에서 거의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에서도 ‘짠내’ 나는 식비 절약 팁이 공유되고 있다. 30대 직장인 유튜버 ‘강과장’이 지난해 올려놓은 ‘식비절약방법’ 영상 중 돼지 뒷다리살 2kg을 1만5900원에 사 나눈 뒤에 필요할 때 불고기로 만들어 먹는 영상은 107만 건의 조회수가 나왔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문승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사진)은 3년간 최장수 산업경제정책과장을 지내고 산업혁신성장실장 등 에너지, 산업 정책 관련 요직을 거친 정책통이다. 산업 분야 이해도가 높아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산업 육성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화한 성품에 기획력이 뛰어나고 정무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일했으며 약 2년간 정무직인 경남도 경제부지사를 지내며 지역경제 현장을 직접 챙긴 경험도 있다. 문 후보자는 “한국판 뉴딜, 차세대 신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결실을 보도록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대응 등 대한민국 경제를 새롭게 전환시키는 과제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56) △서울 성동고 △연세대 경제학과 △서울대 및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33회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경남도 경제부지사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집-카페-PC방-편의점-집.’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지완 씨(24·여)의 지난해 하루 동선이다. 월세 15만 원을 포함한 월 생활비 60만 원을 감당하려면 알바로라도 ‘투잡’ ‘스리잡’을 뛰어야 했다. 안 씨는 “가게 사장님들이 주 15시간 이상 고용하면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고 14.5시간씩만 고용했다. 알바를 여러 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젊은이들이 험한 일은 기피한다고들 할 땐 서운하다. 안 씨는 최근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만드는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손목터널증후군과 관절염을 얻어 고생하고 있다. 병원 갈 짬도 내기 어렵다. 그는 “관리자가 ‘네가 빨리 못 하면 누구든 대체해 투입할 수 있다’고 말할 때 속상했다.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 몸이 축나는 줄도 몰랐다”며 “일자리는 구하기 힘든데 생활비가 자꾸 올라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안 씨의 이야기는 우리 이웃에서 만날 수 있는 청년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15일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산출한 ‘청년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는 지난해 113.36으로 분석이 가능한 2015년(100) 이후 가장 높았다. 경제고통지수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지표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경제적 삶의 질을 수치화하기 위해 고안했다. 청년 경제고통지수는 청년(15∼29세)의 체감실업률과 청년의 소비 비중이 높은 외식비, 주거비 등으로 구성한 청년물가지수 상승률로 산출했다. 알바 자리마저 구하기 어려운 실업난과 치솟는 생활물가 같은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리적 좌절감을 키운다. 본보와 잡코리아가 3월 20∼29세 청년에게 ‘지금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를 물으니 ‘돈’(58명), ‘취업’(33명), ‘직장’(13명) 등의 답이 많았다. ‘사랑’, ‘꿈’ 등의 단어는 드물었다. ‘몇 년 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란 질문엔 응답자의 30.1%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도 극심한 취업난(失業苦)과 생활고(貧苦), 사회적 고립(孤獨苦) 등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20, 30대 ‘3고(苦) 세대’의 억눌린 분노가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년문제를 일자리의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라 직업교육, 심리상담 등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다각적으로 확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와 여당이 공공 일자리를 만들거나 청년수당을 주는 식으로 환심을 사려는 ‘청년팔이’에 집중했다”며 “직업교육에 집중하고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자영업 무너지자 알바마저 잘리는 청년들… 경제고통지수 최악“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있죠. 그런데 굶어 죽는 게 더 무서워요.” 홀로 사는 대학생 박모 씨(23)는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콜센터에 알바로 취업했다. 박 씨는 지난해 각종 알바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한 카페에는 알바 1명을 구하는 데 400명이나 몰렸다. 박 씨는 “복학하려면 돈을 모아야 하는데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한테 손을 벌릴 순 없다”며 “학비는커녕 생활비조차 부족하다”고 했다. 20, 30대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고통은 취업난이다. 코로나19로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줄이면서 알바 자리도 귀해졌다. 청년들은 일자리와 소득이 끊기면 자산 축적 기회도 잃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에서 등장한 ‘닌자(NINJA·No Income, No Job or Asset)세대’의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문 닫는 자영업자, 가게 밖으로 내몰리는 청년들통계청에 따르면 3월 비임금 근로자 중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0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만4000명(6.7%) 줄었다. 반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5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에 1만3000명(0.3%) 증가했다. ‘더는 못 버티겠다’고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등 뒤엔 일자리를 잃은 ‘청년알바’들이 있다. “스무 살 이후 알바를 멈춘 적이 없는데 반년 넘게 쉬고 있네요.” 부산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대학 4학년 이모 씨(23·여)는 3년 넘게 이어온 ‘알바 릴레이’를 멈췄다. 일하던 초밥집이 문을 닫아서다.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어머니도 생계가 어려워 딸을 도울 수 없다. 이 씨는 당장 생계가 막막하지만 정규직 취업도 아닌 ‘알바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 준비에 들어가는 돈은 만만치 않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조모 씨(24·여)는 취업에 필요한 영어, 자격증 준비 학원을 포기하고 유튜브 무료 강의를 듣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대면 면접을 할 때 회사에서 면접비를 줬지만 이제는 화상면접을 위한 장소까지 지원자가 준비해야 한다. 조 씨는 “지원한 회사에서 화상 면접 공간으로 쓸 스터디룸을 대여해 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청년도 자영업자들처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른 피해를 봤다”며 “정부가 청년들의 재교육, 주거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 소득, 자산 없어… ‘가상화폐’가 탈출구 문제는 앞으로 수년간 취업 못한 구직자들이 쌓이고 고용 상황이 크게 나아지기 어려워 ‘취업 병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일자리, 소득이 없으니 자산은 더욱 모으기 힘들다. 취업이 늦어질수록 빈곤세대로 전락할 위험이 커진다. 간신히 취업한 청년마저 저성장, 저금리에 자산을 쌓기 어렵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는 졸업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취업 1, 2 년차 연간 임금이 4.3%, 3, 4년 차에 2.3%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청년들의 자산은 타격을 입고 있다. 통계청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집계한 세대별 자산 수준을 살펴보면 지난해 2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1억720만 원으로 전년(1억994만 원)에 비해 2.5% 감소해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자산 경쟁에서 낙오하거나 희망을 잃은 이들은 가상화폐 투자에서 탈출구를 찾기도 한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 씨(27)는 3년 전 군에서 전역한 뒤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한 채 부모에게 받는 월 50만 원의 용돈으로 비트코인에 투자 중이다. 이 씨는 ““정규직 입사자들의 한 달 월급을 벌기 위해 새벽까지 잠을 설치며 가상화폐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가 서글프지만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영원히 낙오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투더문(To the moon·코인 값이 달까지 수직 상승하길 바란단 의미)’ ‘떡상(시세급등)’ ‘떡락(폭락)’ 등의 가상화폐 투자 관련 은어도 유행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경력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에 갇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력 없네요” “30대는 좀…” 66곳 중 63곳 알바 면접도 못봐‘동종업계 경력자 우대.’ ‘21∼27세만 지원 가능.’ 지난달 1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알바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취업 준비생이던 5년여 전 한 식당 주방에서 잠시 뚝배기 그릇을 닦았던 마지막 알바 경험을 떠올리며 음식점 알바 자리를 알아봤는데, 이제 그 정도 경력의 30대 초반 구직자를 반기는 곳은 별로 없었다. 식당 서빙과 카페 알바 자리의 대부분은 20대만 뽑거나 숙련된 경력자를 원했다. 지원 자격에 나이 제한이 없는 대학가 근처 카페의 알바 공고를 어렵게 찾았다. 시급은 8720원. ‘지원’ 버튼을 눌렀다. “앞으로 1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단기 알바를 지원했는데 앞으로 1년 후 계획까지 자기소개서를 충실히 써야 했다. 다음 질문은 “이전 알바 경험 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말해 달라”였다. 총 8개 질문에 30분가량 답변을 작성해 지원서를 제출했다. 정규직 일자리 자기소개서 못지않은 시간을 들였다. 결과는 낙방. 카페로부터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66전 63패 3승. 33세인 본보 기자가 지난달 알바 구직시장에서 받은 성적표다. 66곳의 알바에 지원해 3곳으로부터만 면접 제안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청년들의 알바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경력이 없고 나이가 많으면 알바 구하기가 더 어렵다. 대부분의 구인공고에는 ‘동종업계 경력자 우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근무 경력을 유독 강조하는 한 편의점은 지원할 때 ‘경력이 있느냐’고 재차 묻기도 했다. ‘편의점 알바 경험은 없지만, 성실히 일하겠다’고 이력서에 적었지만 면접 제안을 받지는 못했다. 지원 자격을 20대로 제한한 카페도 많았다. 30대는 아예 지원할 수도 없었다. 한 사장님은 “아무래도 손님과 직접 대면하는 알바생은 20대를 선호한다”며 “나이가 젊으면 좀 더 밝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편견을 드러냈다. 면접에서도 “지금 직업을 가질 나이 같은데 알바를 하려는 순수한 의도가 무엇이냐”며 집요하게 나이를 물고 늘어졌다. 치열한 알바 구하기 경쟁은 면접 현장에서도 느껴졌다. 기자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일식당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이미 한 남성이 면접을 보고 있었다. 기자가 면접을 할 때 또 다른 여성이 들어와서 차례를 기다렸다. 식당 주인은 “할 사람은 많으니 하루만 일하고 관둬도 된다. 미리 얘기만 해달라”고 얘기했다. 면접을 끝내고 나올 땐 “알바를 못 하면 생활비 감당이 안 된다”는 한 청년의 말이 떠올랐다. 기자가 한창 취업 준비를 하던 5년 전에도 ‘청년 실업’은 이슈였다. 그때에 비해 청년 고용시장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30대에겐 더 벽이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지속되다 3월에야 13개월 만에 일자리가 늘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으로 20대 청년과 60대 이상의 노인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30대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17만 명이 줄었다. 3월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30대가 전년 동기보다 11.1%나 증가했다. 30대의 증가율은 은퇴 세대인 60세 이상의 증가율(11.7%)과 엇비슷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송충현 기자·구특교 기자}

2·4공급대책 발표 이후 관망세였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권뿐 아니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0.05%)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0.07%를 나타냈다. 전국은 전주(0.23%)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0.21%로 집계됐다. 수도권(0.27%→0.25%)과 지방(0.19%→0.18%)의 상승률도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 내렸다. 전국에서 서울의 아파트값만 오름폭을 키운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올해 2월 첫째 주 0.1%에서 지난주 0.05%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기존에 많이 올랐다는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정부가 2·4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에 32만 채가 넘는 주택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시장이 관망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10주 만에 확대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부동산팀장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 시장이 당선된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7%로 2배 가까이 뛰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송파구(0.10%→0.12%)와 강남·서초구(0.08%→0.10%) 등 강남3구와 양천구(0.07%→0.08%), 영등포구(0.04%→0.07%) 등의 상승 폭도 컸다. 노원구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실제 지난달까지만 해도 7억 원 안팎에 거래되던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m²의 현재 호가는 8억 원까지 뛰었다. 송파구는 잠실·가락동 재건축이 강세를 보였고 강남구(압구정동 재건축)와 서초구(서초·방배동 재건축), 양천구(목동 재건축) 등도 재건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달 초까지만 해도 30억 원 중후반대였던 압구정 아파트(전용면적 131m²) 호가가 최근 40억 원대를 돌파했다”며 “(재건축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가 재건축 단지와 주변 지역의 연쇄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아파트값 상승 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25%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커졌음에도 경기(0.34→0.32%)와 인천(0.49→0.39%) 등의 오름 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방 5대 광역시도 0.21%에서 0.20%로 상승 폭이 줄었다. 전세 시장은 진정되는 분위기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같은 0.11% 올랐다. 4주 연속 상승률에 변화가 없다. 인천이 0.27%에서 0.31%로 상승 폭을 키웠지만 경기(0.12%)와 서울(0.03%)이 3주 연속 횡보했다. 정순구 soon9@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부동산정책을 손대긴 해야 하는데….”(정부 고위 관계자) 4·7 재·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 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난 뒤 당정 내부에서 부동산정책의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우후죽순 쏟아내는 자성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정책이 수정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간단치 않다. 당정은 1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줄여주고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길을 터주는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선뜻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국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현 정부 들어 부동산정책을 내놓으며 포장했던 ‘선한 의도’들이 정책 수정의 발목을 잡는다. 정부는 그간 주택 수요를 억제하고 다주택자들의 매물을 시장에 풀기 위해 보유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을 꾸려 왔다. “정부의 급진적인 정책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거나 “증세가 능사는 아니다”라는 비판엔 세 부담이 증가하는 건 소수 부자들의 문제이고 이들이 매물을 내놓으면 다락같이 오른 집값을 잡을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담세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세 부담이 늘어나는 피해자가 있다는 지적엔 부동산 가격이 올랐으면 세금도 더 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식의 ‘무적(無敵) 논리’로 외면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지난해 공시가 상승을 대비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재산세를 낮추는 방안을 만들었으며 92%는 재산세가 오히려 내려간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을 수정하면 그간 ‘소수’로 싸잡아 외면해 온 집 가진 이들에 대한 태도를 뒤집어야 하니 정부로선 난감한 것이다. 민심이 돌아서 정책을 바꿔야 할 때가 됐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건 국민을 자산 규모로 편 가르고 고가 주택 보유자와 유주택자들을 향한 시샘이나 분노를 정책의 지렛대로 삼아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고 나선 정부의 자승자박이다. 둘째, 정부 여당이 정권 말에 정부의 부동산 기조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는 일종의 강박감을 갖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부동산정책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할 경우 정책 기조가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정책 동력을 잃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에 빠질 것이란 두려움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정부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책 변화가 선거 이후 불안한 부동산시장을 다시 상승장으로 밀어 넣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선거를 통해 민심의 분노가 확인된 상황에선 정책의 일관성만큼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연성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과거의 실패를 과감하게 인정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으로 정책을 수정할 용기도 내야 한다. 평생 돈을 모아 집 한 채 가진 사람이나 당장 집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청년 무주택자의 고통이 정책 실패를 인정 않는 자존심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일인지 깊게 고민할 때다.송충현 경제부 기자 balgun@donga.com}

앞으로 소비자단체는 법원의 소송 허가가 없어도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수 있다.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원 외에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단체소송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기획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다음 달 2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단체소송을 활성화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안 그래도 경영이 어려운 시기에 소송 남발로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소비자단체소송과 관련한 절차가 간소화된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의 생명이나 재산에 대한 권익이 침해될 때 법원에 약관 수정 등을 통해 해당 행위를 막아 달라고 요구하는 제도다. 2015년 한국소비자연맹이 ‘교통카드를 분실했을 때 잔액을 환불할 수 없다’는 약관을 수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해 예방 차원에서 하는 소송으로, 기업 활동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배상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집단소송과는 다른 개념이다. 현재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때 법원으로부터 ‘소송을 해도 된다’는 허가를 미리 받아야 한다. 소송이 지연되는 요인이란 지적이 제기된 이 소송허가 절차가 앞으로 폐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송허가를 받기까지 길게는 3년 가까이 시간이 걸려 소송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단체들이 있었다”며 “소송허가만으로 기업의 패소가 인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공정위에 등록된 소비자단체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남발로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게 단체가 제한된 것이다. 앞으로는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소송이 가능하다. 소비자 피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미리 단체소송을 할 수 있는 ‘예방적 금지청구권’도 도입된다. 다만 소송이 남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경우’로 소송할 수 있는 요건이 제한된다. 단체들은 법원에서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상황임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국회를 통과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단체소송을 청구할 수 있어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기획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크다”며 “자칫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서동일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여론이 악화된 부동산 실책을 미세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 실수요자에 대한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대출 규제를 완화해 들끓는 민심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책 기조를 급선회할 경우 안정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는 만큼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큰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실수요자와 청년 등의 주택 구입·보유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여야 모두 현 부동산정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1가구 1주택자 등 주택 실수요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선거 다음 날인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투기수요 억제 등 부동산정책의 큰 틀은 유지돼야 한다”면서도 “그간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그 취지를 짚어보겠다”며 미세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미세조정 카드는 크게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와 대출 규제 완화 등 두 가지 방향이다. 실거주자들 사이에선 부동산 공시가격이 오른 데다 올해부터 1주택자 종부세율도 0.5∼2.7%에서 0.6∼3.0%로 높아져 세 부담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일정 부분 줄여주는 방향에서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의 경우 장기·고령자 혜택을 확대해 실거주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 9억 원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울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보면 종부세를 내지 않는 이들이 절대 다수”라며 “대다수의 여론을 감안할 때 이 기준을 조정하기는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산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인 재산세 감면 대상 주택 기준을 9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며 6억 원 이하 1주택자에 한해 3년간 재산세를 감면하기로 했는데, 이 감면 범위를 더 확대하자는 것이다. 금융위가 이달 중 내놓을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에서는 청년층 등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신혼부부의 규제지역 대출한도를 확대하는 식으로 청년,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 시 10%포인트 이상을 부여하는 방안, 우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소득요건 완화) 등 여러 방안을 두고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의 대출 규제 완화 요구까지 반영한 시뮬레이션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가계부채 증가율 억제라는 큰 틀의 정책 방향은 변함이 없다”라고 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은 민심을 고려해 부동산정책을 미세조정하더라도 안정 국면에 접어든 부동산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6.1로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대출 규제를 풀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8%까지 치솟은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까지 낮추겠다는 금융당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무리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보완책이라 해도 자칫 투기수요 근절이라는 부동산대책의 큰 틀이 흔들릴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우선 당을 중심으로 큰 방향성이 정해진 다음에야 정부가 본격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김형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부 시기가 7월로 미뤄졌다. 1∼3월 사업실적에 대한 부가세를 원래 이달 26일까지 신고,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연기해 주기로 한 것이다. 국세청은 8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는 개인사업자 152만 명을 부가세 고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된 소상공인 33만 명과 매출이 일정 기준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 119만 명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7월 26일까지 1∼6월 실적에 대한 부가세를 한 번에 신고, 납부하면 된다. 납부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라면 징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홈택스나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계 지출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오락, 교육 지출은 감소한 반면에 집에서 밥을 해먹는 가구가 늘며 식료품 지출은 크게 늘었다. 1인 가구의 지출은 2인 이상 가구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8일 내놓은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2.3%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오락·문화 지출은 전년 대비 22.6% 감소한 14만 원으로 조사됐다. 교육(15만9000원)은 22.3%, 의류·신발(11만8000원)은 14.5%, 음식·숙박(31만9000원)은 7.7% 지출이 각각 줄었다. 모두 역대 최대 감소율이다. 반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식료품·비주류음료(14.6%),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주류·담배(4.8%)는 지출이 증가했다.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105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3.3% 늘며 유일하게 증가했다. 이는 저소득층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식료품 물가는 4.4% 올랐는데 하위 20% 계층의 지출 중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로, 전체 평균(15.9%)을 웃돈다. 한편 1인 가구의 지출은 전년보다 7.4% 줄며 2인 이상 가구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월세 비용 증가 등으로 주거·수도·광열 지출 비중은 19.5%로 전년(17.9%)보다 늘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올해 중반까지 각국의 법인세율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 외에도 G20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을 본사 소재지 국가가 아닌 실제 사업을 벌이는 국가에서 징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해외 사업이 많은 기업은 앞으로 본국보다 해당국에 더 많은 세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들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다국적 기업에 대한 조세 방안을 논의한 뒤 이같이 뜻을 모았다. 회의 의장 역할을 한 다니엘레 프랑코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법인세율 하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는 G20 회원국들의 갈망과도 일치한다”면서 “올해 속도를 내면 7월에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각국에 세금 인하를 통한 출혈 경쟁을 멈추고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 환영하고 나섰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주요국들이 사실상의 ‘증세 합의’를 한 것은 최근 팬데믹 이후 각국의 재정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IMF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팬데믹 대응과 경기 부양을 위해 모두 16조 달러에 이르는 나랏돈을 풀었다. 세계의 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는 2019년 84%에서 지난해 97%로 올랐고 올해도 99%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담당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국의 재정 대응은 속도와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며 “각국은 막대한 공공부채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다.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세율이 낮은 나라로 기업이 사업장을 옮기는 조세회피를 방지하자는 목적”이라며 “각 나라의 세율이 수정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G20은 7일 다국적 기업에 세금을 어떻게 부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세금을 기업의 본사 소재지 국가에서 거두기보다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나라에서 징수하는 게 옳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향후 이 방안이 도입되면 해외 사업이 많은 기업은 본국보다 사업을 실제로 벌이는 해당 국가에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가 6.0%, 한국이 3.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성장과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서민 부담이 커진 데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대란 여파가 이어지고 있어 낙관하기엔 이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뉴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IMF가 올해 성장 전망치를 1월 전망치 3.1%에 비해 0.5%포인트 높인 3.6%로 조정했다”며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를 상회할 수 있음을 보여준 국제 평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최근 세계 경제 회복세 강화에 따른 최대 수혜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도 유의미한 관찰”이라며 “우리 경제가 가장 강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선두 그룹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경제 낙관론의 근거는 IMF의 성장률 전망치다. 하지만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3.6%)는 미국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5.1%)이나 전 세계 평균(6.0%)과 비교해 낮을 것으로 IMF는 추산했다. 정부는 지난해 주요 국가 대부분이 역성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역성장의 기저효과를 제거한 2020∼2021년 평균성장률을 보더라도 한국은 1.3%로 전 세계 평균(1.4%)보다 낮다. 계속되는 고용한파와 높은 물가 등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도 여전하다. 일자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고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온다. 영국의 경제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5∼2%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에서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인플레 동향 등을 면밀히 살펴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