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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청문회 개최 및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7일 0시부터 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에 임명된다면 2005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법무부 장관이 된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3일 오후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 인사청문 대상자 6명에 대한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며 “문 대통령은 (국회에) 6일까지 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을 마친 뒤 6일 오후 귀국한다. 문 대통령이 재송부 기한을 3일을 포함해 나흘로 정했지만, 이날 오후 늦게 재송부를 요청한 만큼 실질적인 기한은 3.5일이라는 지적이다. 재송부 기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관련 증인 채택을 위해 “기한을 닷새로 정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을 위한 출석요구서는 청문회 5일 전에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사실상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셀프 청문회’로 국민과 국회를 우롱해놓고 어떻게 사흘 안에 청문보고서를 내놓으라는 뻔뻔스러운 요구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6일 막판에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가족 등 일부 핵심 증인이 출석한다면 (인사청문회가)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좀 곤란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만을 두고 하는 청문회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증인 없는 청문회에 일단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네피도(미얀마)=한상준 alwaysj@donga.com / 이지훈 기자}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 도착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갖고 신도시, 항만 등 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얀마의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이 ‘지속가능 발전계획’이며 사람 중심의 발전을 추구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양 정책의 조화를 통해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한국기업 애로사항 전담 창구인 ‘코리안 데스크’를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달라 신도시 개발, 항만 개발 등 인프라 분야와 전력·에너지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미얀마가 5만 달러 규모의 쌀을 지원해준 것과 관련해 “이제 한국 국민은 미얀마 국민에게 그 고마운 마음을 ‘딴요진(‘정’을 뜻하는 미얀마어)’으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을 10억 달러로 확대하여 안정적 개발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미얀마 개발연구원, 무역진흥기구 등과 함께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네피도=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청문회 개최 및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7일 0시부터 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만약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에 임명된다면 2005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법무부 장관이 된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 인사청문 대상자 6명에 대한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며 “문 대통령은 (국회에) 6일까지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을 마친 뒤 6일 오후 귀국한다. 문 대통령이 재송부 시한을 3일을 포함해 나흘로 정했지만, 이날 오후 늦게 재송부를 요청한 만큼 실질적인 기한은 3.5일이라는 지적이다. 재송부 기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관련 증인 채택을 위해 “기한을 닷새로 정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을 위한 출석요구서는 청문회 5일 전에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출석요구서 송달이 불가능한 나흘을 기한으로 택했다. 사실상 정상적인 인사청문회 개최가 어려워진 셈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청문회는 의회 정치의 가장 기본으로 대통령의 의무이자 정치적 책임인데 지금 문 대통령은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사법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사실상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유례 없는 ‘셀프 청문회’로 국민과 국회를 우롱해놓고 어떻게 사흘 안에 청문보고서를 내놓으라는 뻔뻔스러운 요구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네피도=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티 분야 등에 대해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콕에서 열린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태국은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계신 ‘태국 4.0(Thailand 4.0)’ 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연계된다면 양국은 미래의 성장을 함께 동반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쁘라윳 총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아세안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졌고, 태국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국의 투자 프로젝트가 미래에 많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양해각서(MOU)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케이팝(K-pop), 한국 드라마 등 한류를 주제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쁘라윳 총리는 “개인적으로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를 즐겨 봤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가 바로 그 드라마에서 다뤄진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말해 회담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쁘라윳 총리는 6·25전쟁 참전부대인 태국 21연대 연대장을 지낸바 있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두 정상은 ‘한-태국 4차 산업혁명 쇼케이스’에 함께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태국의 대중교통 수단인 삼륜오토바이를 전기차로 개발한 ‘전기 툭툭이’를 시승했다. 이어 한-태국 비즈니스포럼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축소균형’을 낳는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맞서는 것은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려온 양국의 책무”라며 일본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 평화가 구축되면 우리 양국 간 경제협력에도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평화경제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도 “여러분들의 조국은 조국을 잊지 않는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방콕=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30일 “다음 달 2, 3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되든 안 되든 3일 (청문보고서) 재송부는 이뤄진다”고 밝혔다. 다음 달 2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열흘 이내 기한으로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 기한까지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조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다음 달 12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 조 후보자 임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의 난항과 관련해 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 수석은 “일부 야당에서는 다시 일정을 늦추자는 주장까지 하고 나서고 있다”며 “이런 과정과 주장을 보면 사실상 청문회를 무산시키려고 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에게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정치 공세로 낙마를 시키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대로 다음 달 2, 3일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라는 요구다. 강 수석은 ‘조 후보자 임명 마감 시한을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께서는 법이 정하는 절차대로 진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재송부 기한이 다음 달 3일부터 최대 열흘인 점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 전 임명 절차를 끝내는 것이 문 대통령의 뜻이라는 의미다. 강 수석은 또 검찰 수사 내용이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총장이라면 반드시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국회의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조 후보자의 노모와 부인 등 가족 증인 채택은 안 된다”는 여당과 “핵심 증인이 없는 맹탕 청문회로 만들려는 것이냐”는 야당의 충돌로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처리하지 못하고 1분 만에 끝났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많은 청년들이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한 ‘2019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박람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가 49만 명을 넘었는데 그 절반이 20, 30대 청년들이었다. 이제는 청년들이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농촌을 찾는 시대가 온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오늘 행사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창농·귀농 청년들의 성공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친환경 한우 쇼핑몰을 연 청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키운 굼벵이로 1억 원의 매출을 올린 청년,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식물공장으로 큰 성공을 거둔 벤처 농업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농의 꿈을 가진 분들이 꼭 (에이팜쇼를) 방문해 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청년 창농과 스마트팜 등 농업 혁신을 위한 정부 지원 방침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농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창농·귀농 청년들을 위해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을 작년에 새로 도입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차질 없이 추진해 농업 혁신 생태계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출범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를 통해 농업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일 전북 익산을 찾아 농·식품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는 등 농업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인 ‘브나로드 운동’을 펼쳤던 동아일보가 지금까지 우리 농업혁신에 앞장서고 있어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며 “에이팜쇼를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 정책담당자들이 우리 농업의 미래를 함께 열어달라”고 밝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는 31일자로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8·9 개각’을 통해 지명한 7명의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 중 첫 임명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9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농해수위는 청문보고서에서 “32년간 농식품 분야에서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며 다년간의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분야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야는 청문보고서에 ‘적격’ 또는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적격 의견으로 해석됐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가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달 3일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국 임명 강행’ 시나리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다음 달 9일 조 후보자에게 법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고, 10일 열리는 국무회의부터 조 후보자가 참석하게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석 연휴 전 조 후보자와 관련한 상황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미다. ○ 靑 “法대로 하겠다” 임명 강행 시사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 임명 마감 시한과 관련해 “대통령께서는 법이 정하는 절차대로 진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은 최대 열흘의 기한 내에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 임명 강행 시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송부 기한을 며칠로 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강 수석은 “(다음 달) 3일을 포함해 얼마의 기한을 부여할지는 3일 아침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다음 달 12일까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주장한 건 문 대통령이 재송부 기간을 최대인 열흘로 정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일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재송부 기한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지 야당 원내대표가 마음대로 기한을 이야기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재송부 기한을 길게 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올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등의 임명을 강행하기 전 재송부 기한을 모두 닷새로 정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이번에도 기한이 닷새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서는 문 대통령이 순방 복귀 뒤 첫 출근일인 다음 달 9일에 조 후보자에게 장관 임명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재송부 기한을 사흘 이내로 정하면 문 대통령이 순방 중 전자결재로 조 후보자 임명을 재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與野, 청문회 파행 책임 놓고 공방 청와대는 또 “조 후보자에게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는다”며 보수 야당을 비판했다. 여권의 유력 차기 주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와 주파수를 맞췄다. 김부겸 의원은 한국당을 향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조 후보자가 두려운 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반론권은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조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며 “가족 증인 문제로 법이 정한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그 목적이 정략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의 청문회를 둘러싼 자질구레한 변명, 책임 떠넘기기, 어떻게든 청문회를 피해 가려고 안간힘 쓰는 모습, 한심하다 못해 애처롭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남 탓을 하고 싶다면, 인사청문회 사상 초유의 증인 채택 안건 조정 신청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러 청문회 일정을 중단시킨 민주당을 탓하라”고 비판했다.○ 여권, “임명 강행해도 2라운드 시작” 우려 여당에서는 임명 강행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감지됐다. 한 여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고 윤 총장이 뽑은 칼을 그냥 집어넣겠느냐”며 “청와대는 초지일관 ‘각종 의혹에 조 후보자가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만약 검찰 수사가 조 후보자 본인을 향할 경우 청와대의 논리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장관 해임건의안 등 ‘조국 논란’ 2라운드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법적 절차대로 하겠다는 것이 꼭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밝혔다. 임명 여부는 문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기 때문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만약 극적으로 여야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한다면 임명 시점도 자연히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다음 주 여야 논의 상황과 검찰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조 후보자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최우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30일 “다음달 2, 3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되든 안 되든 (다음달) 3일 청문보고서 재송부는 이뤄진다”고 밝혔다. 다음달 2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은 열흘 이내 기한으로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 기한까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조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다음달 12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 조 후보자 임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 난항과 관련해 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 수석은 “일부 야당에서는 다시 일정을 늦추자는 주장까지 하고 나서고 있다”며 “이런 과정과 주장을 보면 사실상 청문회를 무산시키려고 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에게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정치 공세로 낙마를 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대로 다음달 2, 3일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라는 요구다. 강 수석은 ‘조 후보자 임명 마감시한을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께서는 법이 정하는 절차대로 진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보고서 재송부의 기간이 최대 열흘인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달 13일 전에 임명 절차를 마무리 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뜻이라는 의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에 나선 것에 대해 강 수석은 “지금 조 후보자가 수사를 받는다고 단정 짓는 것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수사 내용이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윤 총장이라면 반드시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국회의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조 후보자 노모와 부인 등 가족 증인 채택은 안 된다”는 여당과 “핵심 증인이 없는 맹탕 청문회로 만드려는 것이냐”는 야당의 충돌로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처리하지 못하고 1분 만에 끝났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한 불만 표출을 이어가면서 한미동맹 파열음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이 다시 청와대를 향해 지소미아 원상복구를 요구했고 청와대는 “국익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나선 것.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한미동맹 잡음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한 질문에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고 지금도 실망한 상태”라고 말했다. 외교부가 전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를 불러 “공개적인 우려와 실망의 메시지 발신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보란 듯이 ‘실망’이라는 표현을 쓴 것. 에스퍼 장관은 한일 양국에 모두 실망했다고 하면서 한일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도 공개 경고를 보냈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한일 양국이 서로에게 취했던 조치들을 제거하고 보다 정상적인 무역관계로 돌아가야 한다”며 “(미국이) 양국에 특사(envoy)를 보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소미아 원상복구를 위해 미국이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전날 외교부의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불만 ‘자제 요청’에 불쾌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29일 예정됐던 재향군인회의 초청 강연 불참에 이어 이날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비무장지대(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행사 개막식 참석을 취소했다. 국방부가 다음 달 4∼6일 개최하는 ‘서울안보대화’에도 미 국방부 관료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물밑 조율 대신 해리스 대사를 불러 공개적으로 자제 요청을 한 것을 두고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은 “우방이나 동맹의 경우 이견은 비공개로 서로 간에 풀고, 공개적으로는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게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해리스 대사를 부른 건 긁어 부스럼 만든 셈”이라며 “일본이 한 수를 두면, 한국은 두세 수 앞서나가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거듭된 지소미아 연장 요구에 청와대는 “국익 앞에 어떤 것도 우선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의 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 철회 전에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 입장을 되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더더욱 (한미 간) 소통에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한미 균열로 큰 잡음을 만드는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연일 ‘안보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방예산이 사상 최초로 50조 원이 넘게 책정됐다”며 “무기 체계의 국산화·과학화를 최우선의 목표로 차세대 국산 잠수함 건조 등을 통해 전력을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최근 인공위성, 경항모, 차세대 잠수함 등 아직 우리 군이 확보하지 못한 무기 체계를 연이어 언급하며 자체 국방 능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다시 한번 경제 극일(克日) 의지를 강조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에 나선 이날 부품·소재 기업 현장을 다시 찾아 일본의 보복 조치를 이겨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 이틀 연속 미래차 격려 나선 文 문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유망한 기업들의 국내 유턴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내 복귀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에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보복 조치 이후 관련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은 7일 부품 중소기업 방문과 20일 효성 탄소섬유 공장 방문에 이어 세 번째다. 청와대는 해외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유턴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중국에서 운영하던 부품 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그 대신 울산 공장 건설에 나섰다. 대기업 최초의 유턴 사례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친환경차 부품 공장을 구축하는 현대모비스는 3000억 원을 투자해 울산 부품 공장에서 연간 10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자동차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과 함께 청와대가 3대 전략 육성 산업으로 꼽은 분야다. 일본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3개 품목에 이어 미래차 관련 부품도 수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관련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인공지능, 데이터, 5세대(5G) 분야에 4조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장 창출을 지원하고 2023년까지 총 20만 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투자협약식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성공신화를 일군 울산에서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수소경제와 친환경차 육성을 향한 울산의 도전은 지역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에도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탑승하는 등 수소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품공장 개요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우리 전기차, 수소차의 수준이 세계 수준으로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냐”고 물었고 안병기 현대모비스 전동화사업본부장은 “당연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靑,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일본” 청와대는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당초 안보 문제와 수출 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일본은 우리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당초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우리의 수출 허가 제도상의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차장은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의 발언을 겨냥해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두 번이나 언급하며 우리를 적대국 취급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다만 청와대는 일본의 결정을 성토하면서도 외교적 해법 마련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김 차장은 “우리에 대한 자의적이고 적대적인 경제 보복 조치로 한미일 관계를 저해시킨 것은 바로 일본”이라면서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일본은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 일본에 대한 맞대응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추가 확전 없이 한일이 마주 앉아 해법을 도출해 보자는 의미다.한상준 alwaysj@donga.com·지민구 기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다시 한번 경제 극일(克日) 의지를 강조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에 나선 이날 부품·소재 기업 현장을 다시 찾아 일본의 보복 조치를 이겨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 이틀 연속 전기차 격려 나선 文 문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유망한 기업들의 국내 유턴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내 복귀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에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 장기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 문 대통령이 일본의 보복 조치 이후 관련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은 7일 부품 중소기업 방문과 20일 효성 탄소섬유 공장 방문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청와대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같은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 부품 공장 구축에 나선 것은 충북 충주1공장이 설립된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현대모비스는 3000억 원을 투자해 울산 부품공장에서 연간 10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자동차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과 함께 청와대가 3대 전략 육성 산업으로 꼽은 분야다. 일본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3개 품목에 이어 전기차 관련 부품도 수출 금지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관련 현장 방문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인공지능, 데이터, 5세대(5G) 분야에 4조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장 창출을 지원하고 2023년까지 총 20만 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투자 협약식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성공신화를 일군 울산에서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수소경제와 친환경차 육성을 향한 울산의 도전은 지역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에도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탑승하는 등 수소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품공장 개요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우리 전기차, 수소차의 수준이 세계 수준으로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냐”고 물었고 안병기 현대모비스 전동화사업본부장은 “당연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靑,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일본” 청와대는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당초 안보 문제와 수출 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일본은 우리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당초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우리의 수출 허가 제도상의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차장은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의 발언을 겨냥해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두 번이나 언급하며 우리를 적대국 취급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다만 청와대는 일본의 결정을 성토하면서도 외교적 해법 마련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김 차장은 “우리에 대한 자의적이고 적대적인 경제 보복 조치로 한미일 관계를 저해시킨 것은 바로 일본”이라면서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일본은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 일본에 대한 맞대응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추가 확전 없이 한일이 마주 앉아 해법을 도출해 보자는 의미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부인 동양대 정모 교수(57)를 딸의 논문 게재 및 가족 명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출국 금지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조 후보자의 어머니와 동생, 처남 등도 출국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 딸의 입학과 장학금 수령, 웅동학원 위법 운영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30여 곳을 이날 동시 압수수색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가 다녔던 한영외국어고와 고려대,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학교생활기록부, 입학과 학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 씨가 고2 때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단국대 의대 장모 지도교수 연구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가족 명의로 74억5500만 원을 약정하고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코링크PE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본사와 코링크PE 주주였던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 씨의 경기 고양시 일산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가족 펀드’가 웰스씨앤티를 인수한 2017년 10억5000만 원이 단기대여금으로 빠져나간 단서를 포착했다. 특히 코링크PE의 실소유 의혹이 제기된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와 그의 지인인 이모 대표, 코링크PE가 인수한 WFM의 전 최대 주주 우모 씨가 지난주 해외로 돌연 출국한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이들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또 채무 면탈을 위한 ‘위장 이혼’ 의혹을 받는 조 후보자 동생과 공사대금 관련 소송 사기 의심을 받는 웅동학원의 이사장인 조 후보자의 어머니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진상 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어 빠른 증거 보존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후보자에 대한 고소 고발 사건(11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최근 특수2부로 재배당한 뒤 26일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압수수색 집행 직후 법무부를 통해 청와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조 후보자는 오후 2시 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나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제 일을 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를 통해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업무 능력과 정책 비전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한상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의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공개적인 반응을 자제했지만 내부에서는 ‘윤석열 검찰’을 향한 불만의 기류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청와대의 관례”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은 압수수색 직후에 청와대에 관련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검찰의 움직임에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너무 나갔다” “윤석열 총장이 이럴 수 있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새로운 의혹 제기가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며 “검찰의 수사로 마치 뭔가 대단히 불법한 행위가 있는 것처럼 비치게 됐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는데 장관으로 임명되는 게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거꾸로 아무런 피의 사실이 없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 야당의 반대를 뚫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윤 검찰총장의 사실상 첫 수사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며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권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청와대가 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곤란한 청와대를 대신해 민주당이 검찰 성토에 나섰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가 주도해 온 사법 개혁에 대한 불만을 가진 검찰이 조직 지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담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여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물밑에서는 민심 이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교회, 상갓집 등 사람 많은 곳을 못 갈 지경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왜 조국을 그렇게 싸고도느냐’고 묻는데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실시하는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가 워낙 강경하니 의원들도 일단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청문회에서 명확한 의혹 소명이 안 될 경우 당내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 한미 간 균열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청와대 내에서도 “한미 정상이 조속히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교 일정상 한미 정상이 연내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아 있는 굵직한 외교 무대는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와 11월 중순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두 가지다. 그러나 청와대는 두 일정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유엔 총회의 경우 문 대통령이 2년 연속 참석해 올해는 이낙연 국무총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갈 가능성이 크다”며 “APEC는 11월 25일부터 부산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일정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상회담 대신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통화를 하고, 6월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두 정상이 통화를 통해 ‘한미 동맹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면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의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공개적인 반응을 자제했지만 내부에서는 ‘윤석열 검찰’을 향한 불만의 기류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청와대의 관례”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은 압수수색 직전에 청와대에 관련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검찰의 움직임에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너무 나갔다” “윤석열 총장이 이럴 수 있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새로운 의혹 제기가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며 “검찰의 수사로 마치 뭔가 대단히 불법한 행위가 있는 것처럼 비치게 됐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는데 장관으로 임명되는 게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거꾸로 아무런 피의 사실이 없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 야당의 반대를 뚫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윤 검찰총장의 사실상 첫 수사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며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권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청와대가 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곤란한 청와대를 대신해 민주당이 검찰 성토에 나섰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가 주도해 온 사법 개혁에 대한 불만을 가진 검찰이 조직 지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담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여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물밑에서는 민심 이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교회, 상갓집 등 사람 많은 곳을 못 갈 지경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왜 조국을 그렇게 싸고도느냐’고 묻는데 딱히 할 말도 없어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실시하는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가 워낙 강경하니 의원들도 일단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청문회에서 명확한 의혹 소명이 안될 경우 당내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폭풍이 한미동맹에 본격적으로 몰아치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로 인한 한미일 3각 동맹의 균열을 노린 북한의 방사포 도발을 신호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지소미아 파기로 동북아에서 미국이 감당해야 할 안보 비용이 증가했다고 판단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훈련 축소는 물론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인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것이 완전한 돈 낭비(a total waste of money)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안보동맹을 지탱하는 근간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비용을 문제 삼고 나선 것.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지소미아 파기를 두고 “한국 방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미 외교가에선 청와대가 지소미아 파기에 따라 받아들게 될 첫 번째 워싱턴발(發) 청구서는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최근 연이어 방한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압박에 이어 지소미아 파기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이 높은 인상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유지에 연간 48억 달러가 소요된다며 최근 한국 정부에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12월마다 실시되던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에선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 정상의 접촉은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이 마지막이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급격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대신 미국과 대규모 무기 구입 협상에 나서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잠시만요. 여기서부터는 (방송) 카메라 좀 꺼 주시면….”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6월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관 인선 발표를 마친 박수현 당시 대변인은 단상에서 내려와 기자들에게 이같이 요청했다. 방송 카메라가 철수하자 박 대변인은 준비된 말을 이어갔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것으로 검증 과정에서 파악됐으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주민등록법 위반이 있다.” 주민등록법 위반은 쉽게 말해 위장전입이다. 자랑거리는 아니니 영상 녹화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점을 언론을 통해 미리 밝힌 것이다. 약 20일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해 5월 21일, 조현옥 당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지명을 발표한 뒤 “검증 과정에서 2가지를 확인했다. 장녀의 이중국적과 위장전입”이라고 했다. 음주운전, 위장전입, 이중국적 등은 후보자의 인사청문 기초 자료만 보면 즉시 파악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당시 이례적인 ‘자기 고백’에 대해 한 청와대 참모는 “우리가 감춘다고 감춰질 사안이 아니지 않나. 그럴 바에야 국민에게 미리 고백하고 ‘그 대신 장관으로서의 능력을 보고 발탁했으니 양해해 주시라’고 설득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동의 여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솔직하기라도 했던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개각 인선 발표가 끝난 후 기자들은 “오늘 발표한 후보자들은 다 7대 인사 원칙에 부합하느냐”고 물었다. 검증 과정에서 파악한 문제점이 있느냐는 질문이다. 돌아온 답변은 “구체적인 사안들은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검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였다. 일단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 것이다. 지금과는 달랐던 2년 전의 청와대를 보여주는 장면은 더 있다. 2017년 5월 첫 인사를 둘러싼 부실 검증 문제가 확산되자 청와대 2인자인 비서실장이 직접 나섰다.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어려운 말씀을 드리려고 왔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선거 캠페인과 국정 운영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수 없다는 점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내놓는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정권이 출범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나들던 때였다. 지지율만 믿고 버티겠다고 작정하면 그럴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석에서 “사과해 봤자 더 두드려 맞는다는 내부 우려가 왜 없었겠나. 하지만 선출된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여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 책임감과 합리적인 목소리가 있었던 때였다. 지금은 어떤가. 조 후보자의 동생, 전 제수씨, 딸 등과 관련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올랐던 22일 브리핑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말씀드릴 수 없다”는 말만 다섯 차례 반복했다. 이번 개각의 검증을 총괄한 사람이 누구인지, 검증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나온 건지, 도대체 검증을 제대로 하긴 한 건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른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면서도 그 사실이 뭔지는 결코 밝히지 않는다. 당연히 청와대가 사과에 나서려는 기색도 없다. 참모들과의 통화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유감이라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휴대전화 너머로 침묵만 흐른다. 청와대의 침묵은 결국 대학가에 다시 촛불을 소환했다. 청와대가 ‘촛불 정신’을 내세우며 호기롭게 출범한 지 2년 3개월여 만이다. 그 배경에는 이처럼 더 무책임해지고 공감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 청와대가 있다. 한상준 정치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폭풍이 한미동맹에 본격적으로 몰아치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로 인한 한미일 3각 동맹의 균열을 노린 북한의 방사포 도발을 신호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지소미아 파기로 동북아에서 미국이 감당해야 할 안보 비용이 증가했다고 판단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훈련 축소는 물론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인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것이 완전한 돈 낭비(a total waste of money)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안보동맹을 지탱하는 근간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비용을 문제 삼고 나선 것.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지소미아 파기를 두고 “한국 방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단순한 감정 토로를 넘어 문재인 정부를 향한 실체적인 압박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미 외교가에선 청와대가 지소미아 파기에 따라 받아들게 될 첫 번째 워싱턴발(發) 청구서는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최근 연이어 방한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압박에 이어 지소미아 파기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이 높은 인상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유지에 연간 48억 달러가 소요된다며 최근 한국 정부에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12월마다 실시되던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에선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 정상의 접촉은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이 마지막이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급격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대신 미국과 대규모 무기 구입 협상에 나서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략자산 확충 등을 통한 안보 역량 강화를 꾀하면서도 무기 구매로 한미 동맹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강한 우려와 실망(strong concern and disappointment)” “심각한 오해(serious misapprehension)” “부정적 영향(negative effect)” “거짓말(lie)”.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2일(현지 시간) 청와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써가며 불만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를 지칭하며 ‘문 정부(Moon administration)’라는 이례적인 표현까지 썼다. 여기에 청와대는 협정 파기 결정 직후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지만 미국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서는 상황. 협정 파기 발표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한미 간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 美 국무부도 국방부도 “실망” 문재인 대통령의 협정 파기 결정이 알려진 뒤 미국의 반응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청와대가 협정 파기를 발표한 뒤인 22일 오전 9시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약 3시간 뒤인 오후 1시 다시 나온 이스트번 대변인의 성명에는 “문 정부가 군사정보보호협정 갱신을 보류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다”며 강도 높은 표현이 담겼다. 미 국무부는 이날 오후 6시 국방부와 유사한 내용의 논평에 “미국은 문 정부에 이번 결정이 미국 안보 이해와 다른 우리의 동맹국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은 우리가 동북아에서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안보 도전에 대한 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하는 것” 등의 문구를 추가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중국의 군사력 증대 같은 위협을 한국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를 깨버렸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청와대의 파기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disappointed)”는 이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한일이 양국 간 관계를 정확히 (이전의) 올바른 곳으로(exactly the right place) 되돌리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의 결정이 잘못됐으니 이전 상태로 복원시키라는, 공격적이고 비(非)외교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美 “이해 표명한 적 없어” vs 김현종 “미국 실망은 당연” 미국은 청와대가 협정 파기를 발표하며 “미국은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와 협의한 적도, 우리가 이해를 표명한 적도 없다. 그것(청와대의 설명)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해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과 정부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강경한 반응에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비핵화 대화 과정에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브리핑을 자청해 ‘청와대는 미국이 이해했다고 했는데, 왜 미국은 파기 결정에 우려와 실망을 표했느냐’는 질문에 “한미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7, 8월만 해도 9번의 유선 협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충분한 이해를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 그러면서 “미국은 협정 연장을 희망해 왔고, 이런 희망대로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실망했다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건 대통령평화기획비서관도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취할 행동(협정 파기)에 대해 인지했다”며 미 정부의 “우리는 (협정 파기 결정을) 이해한 적 없다”는 주장과 다른 의견을 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