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확률이 50%는 넘는 것 같다.” SK를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끈 전희철 감독(52)은 23일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최근 경기 용인시 SK나이츠 체육관에서 만난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팀이니 그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정규리그에서 승률 75.9%(41승 13패)로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전 감독에게 ‘정규리그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둔 것에 비해선 챔프전 우승 확률을 낮게 잡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전 감독은 “우리가 전력 누수 없이 ‘오래달리기’를 잘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맞지만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전력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 감독의 말처럼 SK는 이번 시즌 개막 전엔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김선형(37), 오세근(38) 등 베테랑들의 나이가 많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SK는 큰 위기 없이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전 감독은 “챔프전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정규리그의 영광도 물거품이 된다. 이번 시즌은 SK가 휩쓸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팀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SK는 23일 정규리그 4위 KT와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전 감독은 SK의 강점이자 정규리그 우승 비결 중 하나인 ‘속공 농구’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리 팀의 선수 구성을 가지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속공을 극대화하겠다”라고 말했다. SK는 30대 후반에도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선형(가드·평균 12.9점)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포워드·평균 14.2점), 정규리그 득점 1위 자밀 워니(센터·평균 22.6점) 등 속공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SK는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7.8개의 팀 속공 성공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전 감독은 선수 시절을 포함해 22년 동안 SK에 몸담았다. 그는 SK에서 2군 감독, 전력분석 코치, 운영팀장, 수석코치 등을 지낸 뒤 2021년 감독으로 취임했다. 특히 전력분석 등을 담당하면서 영상 분석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깨달은 건 사령탑이 된 그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 SK는 이번 시즌 2라운드에서 3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때 전 감독은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앞선 18경기에서 나온 이기적 플레이와 이타적 플레이 등이 담긴 4000여 개의 영상을 준비했다. 전 감독은 “영상을 토대로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에 우리 팀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 미팅 이후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전 감독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13번은 SK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전 감독은 “감독이 되기까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안방인 잠실학생체육관에 걸린 내 영구결번 유니폼을 보며 이겨냈다. 많은 추억을 함께한 SK에 또 하나의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확률이 50%는 넘는 것 같다.”SK를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끈 전희철 감독(52)은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경기 용인시 SK나이츠 체육관에서 만난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팀이니 그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정규리그에서 승률 75.9%(41승 13패)로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전 감독에게 ‘정규리그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뒀는데, 그에 비해선 챔프전 우승 확률을 다소 낮게 잡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전 감독은 “우리가 전력 누수 없이 ‘오래달리기’를 잘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맞지만 전력이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전 감독의 말처럼 SK는 이번 시즌 개막 전엔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팀이다. 김선형(37), 오세근(38) 등 베테랑들의 나이가 많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챔프전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정규리그의 영광도 물거품이 된다. 이번 시즌은 SK가 휩쓸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팀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SK는 23일 정규리그 4위 KT와 4강 PO(5전 3승제) 1차전을 치른다. 전 감독은 SK의 강점인 ‘속공 농구’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PO라고 해서 전술을 바꿀 순 없다. 우리 팀의 선수 구성을 가지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속공을 극대화하겠다”라고 말했다. SK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선형(가드·평균 12.9점)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포워드·평균 14.2점), 정규리그 득점 1위 자밀 워니(센터·평균 22.6점) 등 속공 가담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SK는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7.8개의 팀 속공 성공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전 감독은 선수 시절을 포함해 22년 동안 SK에 몸담았다. 그는 SK에서 2군 감독, 전력분석 코치, 운영팀장, 수석코치 등을 지낸 끝에 2021년 감독으로 취임했다. 특히 전력분석 등을 담당하면서 영상 분석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깨달은 건 사령탑이 된 그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 SK는 이번 시즌 2라운드에 3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때 전 감독은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앞선 18경기에서 나온 이기적 플레이와 이타적 플레이 등이 담긴 4000여 개의 영상을 준비했다. 전 감독은 “영상을 토대로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에 우리 팀은 그 어느때보다 강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 분석 미팅 이후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전 감독이 선수 시절 사용한 등번호 13번은 SK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안방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엔 전 감독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전 감독은 “여러 보직을 거쳐 감독이 되기까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안방 구장에 걸린 내 영구결번 유니폼을 보며 이겨냈다. 많은 추억을 함께 한 SK에 또 하나의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명경기였는데 결과적으로 승패가 바뀌어서….”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20일 KT와의 2024∼2025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76-78로 패한 뒤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규리그 5위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2승 3패가 되면서 4강 PO(5전 3승제) 티켓을 KT(4위)에 내줬다. 논란의 장면은 한국가스공사가 62-55로 앞선 3쿼터 종료 1분 10초를 남기고 나왔다. KT 조엘 카굴랑안이 드리블을 하다가 한국가스공사 샘조세프 벨란겔의 압박에 공을 뒤로 흘렸다. 공은 하프라인을 지나 KT 진영으로 넘어갔다. 이때 카굴랑안이 공을 다시 잡으면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돼 공의 소유권을 한국가스공사에 넘겨주게 된다. 그런데 심판은 카굴랑안이 공을 잡지 않은 상황인데도 휘슬을 불어 바이얼레이션을 선언했다. 반면 인플레이 상황이라고 생각한 벨란겔은 공을 낚아챈 뒤 레이업 슛(2점)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미 심판이 휘슬을 불어 볼 데드가 됐기 때문에 벨란겔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고 공의 소유권만 가지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심판이 공이 하프코트를 넘어간 뒤 카굴랑안의 몸에 닿았다고 판단해 휘슬을 불었다. 결론적으로 휘슬을 잘못 불었다”며 오심임을 인정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결국 2점 차로 패했기에 이 판정으로 ‘사라진 2점’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사령탑 2년 차인 강 감독은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 판정이 굉장히 아쉽다. 내가 ‘초짜 감독’이라서 그런가 싶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6강 PO 3차전에서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등 유독 심판 판정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판정과 관련해 KBL에 서면 질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심 논란 속에 승리는 허훈(12점)의 ‘위닝샷’을 앞세운 KT가 차지했다. 허훈은 76-76 동점 상황에서 일대일 공격을 시도해 경기 종료 2.8초를 남기고 2점 슛을 성공시켰다. KT는 23일 정규리그 1위 SK와 4강 PO 1차전에서 맞붙는다. 또 다른 4강 PO 대진에선 사상 첫 ‘쌍둥이 감독 PO 맞대결’이 성사됐다. 조상현 감독(49)이 이끄는 LG가 정규리그 2위로 4강 PO에 직행한 가운데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49)의 현대모비스(3위)가 17일 6강 PO 3차전에서 정관장(6위)을 99-92로 꺾고 시리즈 전적 3-0으로 4강 PO에 올랐다. 5분 차이로 세상에 나온 형제가 사령탑으로 PO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와 현대모비스는 24일 4강 PO 1차전을 치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우리 안방구장에 와주셨으면 합니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후벵 아모링 감독(40·포르투갈)은 17일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를 안방 올드트래퍼드로 초대했다. 매킬로이는 14일 끝난 마스터스에서 17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했다.아모링 감독은 매킬로이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놀라운 일을 해낸 당신이 중요한 순간에 놓여 있는 우리 팀의 경기장을 방문해 기운을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맨유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 최다(20회) 우승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이날 현재 EPL 20개 팀 중 14위에 자리해 있다. 매킬로이는 맨유의 열성 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4년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대회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은제 주전자 모양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어린 시절에 맨유를 동경해 집 뒷마당에서 축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축구보다는 골프를 더 잘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매킬로이는 이번 마스터스 우승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그린재킷을 입고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할 생각이 있느냐’란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매킬로이는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해 맨유가 더 좋은 플레이를 하는 데 영감을 주고 싶다”고 답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우리 안방구장에 와주셨으면 합니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후벵 아모링 감독(40·포르투갈)은 17일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를 안방구장인 올드트래퍼드로 초대했다. 매킬로이는 14일 끝난 마스터스에서 17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했다.아모링 감독은 매킬로이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놀라운 일을 해낸 당신이 중요한 순간에 놓여 있는 우리 팀의 경기장을 방문해 기운을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맨유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상위리그 최다(20회) 우승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17일 현재 EPL 20개 팀 중 14위에 자리해 있다.매킬로이는 맨유의 열성 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4년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대회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은제 주전자 모양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어린 시절에 맨유를 동경해 집 뒷마당에서 축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축구보다는 골프를 더 잘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매킬로이는 이번 마스터스 우승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그린재킷을 입고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매킬로이는 “올드트래퍼드를 방문해 맨유가 더 좋은 플레이를 하는 데 영감을 주고 싶다”고 답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55·사진)이 16일 한국 프로축구 K리그2(2부) 성남의 비상근 단장으로 선임됐다. 성남은 “신태용 신임 단장은 조력자 역할을 맡아 전경준 감독의 선수단 운영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신임 단장은 선수 시절 성남에서만 405경기(리그컵 등 포함)를 뛰며 102골을 넣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성남 감독을 맡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뤄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모든 초점을 한국 대회에 맞추고 있다. 개인과 팀 우승 모두 우리가 차지했으면 좋겠다.”한국인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에 진출한 장유빈(23·사진)은 내달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LIV골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미국에서 훈련 중인 장유빈은 16일 같은 팀 ‘아이언헤즈GC’ 소속인 재미 교포 케빈 나(42),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5)와 함께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LIV골프는 내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시즌 7번째 대회를 연다. 장유빈은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뛴 내겐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이 익숙한 곳이다. 하루빨리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등 5관왕을 휩쓴 장유빈은 당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출전하려다가 방향을 틀어 LIV골프에 진출했다. 장유빈은 “처음 LIV골프에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 세계적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출범한 LIV골프는 거액의 계약금과 상금을 내세워 필 미컬슨(55), 브라이슨 디섐보(32·이상 미국), 욘 람(31·스페인) 등 PGA투어의 간판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은 내달 한국을 찾아 샷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한 장유빈의 최고 성적은 2월 호주 대회 공동 23위다. 장유빈은 “만족스럽지 않다. 아직 더 적응해야 한다”면서도 “비거리는 남들보다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쇼트게임을 개선하고 자신감을 되찾으면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빈은 16일 현재 LIV골프에서 드라이버 비거리 8위(평균 312.3야드)를 기록 중이다.장유빈은 “처음엔 TV로만 봤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주눅이 많이 들었는데 팀 동료들이 여러 조언을 해줘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컷 탈락 없이 3라운드 54홀을 샷건 방식(각 홀에서 동시 티오프)으로 진행하는 LIV골프는 개인전과 함께 각 팀 선수의 성적을 토대로 우승팀도 뽑는다.장유빈의 LIV골프행에는 아이언헤즈GC 주장인 케빈 나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다. 케빈 나는 “장유빈의 파워 넘치는 플레이와 귀여운 미소가 마음에 들어 스카우트했다. 그가 세계적 선수가 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모처럼 한국을 찾는 케빈 나와 대니 리도 선전을 다짐했다. 케빈 나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한다. 많은 팬들이 LIV골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 아이언헤즈GC 팀원 중 유일하게 우승(1회) 경험이 있는 대니 리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한국에 갈 때마다 친구들과 자주 찾는 코스다. 내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현재 아이언헤즈GC 로스터엔 장유빈과 교포 선수 2명 외에 일본인 골퍼 고즈마 진이치로(31)가 있다. 고즈마는 부상 여파로 올 시즌 LIV골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언헤즈GC는 내년 시즌엔 4명의 로스터를 모두 한국계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케빈 나는 “제2의 장유빈을 찾기 위해 전 세계 투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LIV골프는 조용히 진행되는 기존 골프 대회와 달리 웃고, 떠들고, 노래하는 등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유명 가수를 불러 콘서트도 연다. 한국 대회 때는 최종 라운드가 끝난 후 가수 지드래곤과 걸그룹 아이브, 키키, 거미, 다이나믹 듀오 등이 참가하는 콘서트가 열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PSG는 16일 열린 애스턴 빌라(잉글랜드)와의 2024~2025시즌 UEFA 챔스리그 8강 2차전 방문경기에서 2-3으로 졌다. 하지만 안방에서 열린 8강 1차전에서 3-1로 이겼던 PSG는 1, 2차전 합계 5-4로 앞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PSG는 전반전에 아슈라프 하키미(전반 11분)와 누누 멘데스(전반 27분)가 골망을 흔들어 1, 2차전 합계 점수에서 5-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애스턴 빌라는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34분 유리 틸레만스의 골을 시작으로 세 골을 잇따라 넣어 1, 2차전 합계 점수에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애스턴 빌라의 파상 공세가 더욱 거세졌지만 PSG는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여러 차례 선방을 보여준 끝에 힘겹게 4강행을 확정했다. 축구 통계전문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돈나룸마는 이날 5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프랑스 리그 최강팀 PSG는 챔스리그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PSG의 역대 챔스리그 최고 성적은 2019~2020시즌의 준우승이다. 이번 시즌 PSG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강인은 이날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매킬로이, 마스터스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사진)가 14일 17번의 도전 끝에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마침내 그린재킷을 입은 매킬로이는 남자 골프 역사상 여섯 번째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0여 차례 실패를 딛고 일어서 꿈을 이뤄낸 매킬로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고 노력하면 꿈은 이뤄진다”고 말했다.》“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한 내가 자랑스럽다.”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17번째 도전 끝에 ‘명인열전’ 마스터스의 그린재킷을 입은 뒤 이렇게 말했다. 2009년 마스터스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로 들떴던 꿈 많은 스무 살 골퍼는 실패와 좌절 속에 16년을 보낸 뒤에야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매킬로이는 “오랫동안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이젠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오거스타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매킬로이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와 동 타를 이룬 매킬로이는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로즈를 제치고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이뤄냈다.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매킬로이는 그린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캐디와 포옹한 뒤에는 온몸으로 포효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우승 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 원)다.마스터스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역대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을 완성한 선수가 됐다. 앞서 진 사라젠(1902∼1999)과 벤 호건(1912∼1997·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90·남아프리카공화국), 잭 니클라우스(85), 타이거 우즈(50·이상 미국)가 이 기록을 달성했다.매킬로이는 20대 초반이던 2011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PGA 챔피언십(2012, 2014년)과 디오픈 챔피언십(2014년) 등 다른 메이저대회도 제패했다. 우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떠오른 그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하지만 오거스타의 신(神)은 좀처럼 매킬로이의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섰던 2011년 대회 때는 ‘아멘 코너’(11∼13번홀)에서만 세 타를 잃으며 우승의 꿈을 접었다. 당시 그는 12번홀(파3)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매킬로이는 해마다 마스터스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번 대회 시타를 한 니클라우스와 플레이어도 입을 모아 “올해는 매킬로이가 우승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위의 기대조차 매킬로이에겐 부담이었다. 매킬로이는 “응원의 목소리가 ‘소음(noise)’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매킬로이는 이날 4라운드를 “감정도, 경기력도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라고 정의했다. 두 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매킬로이는 10번홀까지만 해도 2위 로즈에게 네 타 앞섰다. 하지만 아멘 코너 첫 홀인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한 데 이어 13번홀(파5)에서 86야드를 남기고 친 웨지샷이 내리막 경사면에 맞고 물에 빠지면서 두 타를 더 잃었다.이후 로즈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던 매킬로이는 15번홀(파5)과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다시 한 타를 앞섰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18번홀에서 1.5m짜리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매킬로이에겐 지난해 US오픈 4라운드에서 마지막 세 홀 중 두 홀에서 1m 남짓한 퍼트를 놓쳐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에게 역전패한 악몽이 반복되는 듯했다.하지만 올해의 매킬로이는 달랐다. 그는 연장전에서 1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매킬로이는 “골프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날인 동시에 최고의 날이었다. 10년 넘게 억눌려 있던 감정이 솟구쳐 나왔는데 그건 안도감과 기쁨이었다”고 말했다.디오픈 우승 이후 11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는 “1997년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걸 본 뒤부터 그린재킷을 꿈꿨다”고 회상했다.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우즈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승자) 클럽에 합류한 걸 환영해. 넌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됐어.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라는 축하의 글을 올렸다.한국 선수 중엔 임성재(27)가 공동 5위(7언더파 281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안병훈(34)은 공동 21위(2언더파 286타)에 자리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36)는 우승을 차지한 뒤 딸 포피(5)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매킬로이는 시상식에서 딸에게 꼭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어.”매킬로이에겐 포피가 ‘복덩이’인 것 같다. 포피는 올해 마스터스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긴장하고 있을 아빠를 미소짓게 했다. 포피는 개막 전날 열리는 전통 행사인 ‘파3 콘테스트’에서 명장면을 만들었다. 홀까지 7m가량 남은 상황에서 아빠의 퍼터를 잡은 포피는 공을 ‘툭’ 하고 건드렸다. 곧 멈출 것 같던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계속 구르더니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떨어졌다.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고, 매킬로이는 환하게 웃었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아쉽게 마쳤다. 14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으며 순항하다 15번홀(파5)과 17번홀(파4)에서 잇달아 더블보기를 하며 이븐파(72타)에 그쳤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2라운드부터 반등을 시작해 결국 그린재킷의 주인이 됐다. 매킬로이가 충격의 1라운드를 마친 뒤 혼자 숙소에 있었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을까.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마치고 포피가 잠들기 전에 (숙소로) 가려고 서둘렀다. 그 덕분에 골프 생각은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지난달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매킬로이는 포피로부터 “아빠는 유명한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포피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나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이제야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포피는 이제 아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을 것 같다. 딸의 환상적인 퍼트로 시작한 올해 마스터스는 아빠의 감동적인 챔피언 퍼트로 막을 내렸다. 어쩌면 포피의 퍼트가 매킬로이의 우승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두 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매킬로이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로즈가 파로 먼저 홀아웃한 가운데 매킬로이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 원)다.매킬로이는 17번째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 달성에 마스터스 우승만 남겨두고 있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우승을 차지했고, 2012년엔 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2014년엔 디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마스터스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매킬로이는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마스터스에서 차지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남자 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진 사라젠과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매킬로이가 6번째다.우승 직후 필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은 매킬로이는 “올해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번엔 내 차례(우승)가 될지 궁금했다. 내 자신을 마스터스 챔피언으로 부를 수 있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 중엔 임성재(27)가 가장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이날 세 타를 줄여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일본과 호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이 열린 11일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타디움.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일본 대표팀 공격수 다니 다이치(17)는 팀이 1-3으로 지고 있던 후반 41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2-3으로 졌지만 대회 첫 골을 넣은 다니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매체 ‘게기사카’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다니는 1990년대 ‘슬픈 언약식’ ‘마지막 약속’ 등의 노래를 부른 인기 가수 김정민(57)의 둘째 아들로 한국 이름은 김도윤이다. 어머니는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일본인 다니 루미코 씨(46)라서 한일 양국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는 다니는 이번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그는 이 대회 예선 네팔전(9-2·일본 승)에선 4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줬다. 키 184cm, 72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다니는 과거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산하 유스팀인 오산중학교에서 뛰었다. 2년 전 일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난 그는 현재 일본 J2리그(2부) 사간도스 18세 이하 팀에 소속돼 있다. 다니는 일본 ‘사커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강한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날 호주에 패했지만 조 1위(승점 4·1승 1무 1패)를 지켜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17 월드컵의 예선을 겸한다.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2위까지 8강에 오른다. 8강 진출 팀은 모두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얻는다. 이날 예멘과의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조 2위(승점 6·2승 1패)로 8강에 오르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한국은 다니가 뛰는 일본과 준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은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다. 그린 스피드가 워낙 빨라 공을 원하는 곳에 세우기가 정말 어렵다. 사흘 전 연습 라운드 때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올해는 그린이 과거보다 부드러울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대회 1라운드가 치러진 10일(현지 시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단해진 그린은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이날도 빠른 그린에 무너졌다. 매킬로이는 14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으며 순항했다. 사고가 벌어진 건 15번홀(파5)이었다. 매킬로이의 세컨드샷은 그린을 넘어갔지만 남은 거리가 22야드에 불과해 버디가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웨지로 친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계속 구른 뒤 물에 빠져 버렸다. PGA투어 사무국은 “매킬로이는 이 코스에서 가장 위험한 샷을 쳤다”고 했다. 결과는 더블보기였다. 매킬로이는 17번홀(파4)에서도 어프로치 샷을 핀 근처에 붙이지 못하면서 3퍼트로 또 더블보기를 했다. 1라운드 성적은 이븐파 72타(공동 27위)였다. 1오버파 73타(공동 38위)로 1라운드를 마친 김주형(23)도 “그린이 정말 빠르고 단단해서 공이 잘 미끄러진다. 이 정도 그린은 처음이라 ‘이게 마스터스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날 임성재(27)가 1언더파 71타(공동 11위)로 한국 선수 중 성적이 가장 좋았다. 안병훈(34)은 2오버파 74타(공동 51위)를 쳤다. 작년 신인왕 닉 던랩(22·미국)은 무려 18오버파 90타라는 아마추어 같은 스코어를 적어 냈다. 반면 두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던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세계 랭킹 1위다운 탁월한 쇼트게임 능력을 선보였다. 셰플러는 2번홀(파5)에선 서드샷을 핀에서 2m 거리에 정확히 떨어뜨린 뒤 버디를 낚았고, 4번홀(파3)에선 약 19m짜리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노 보기’ 플레이를 했다. 4언더파 68타(공동 2위)를 기록한 셰플러는 “이 골프장에서 스코어카드를 (보기 없이) 깨끗하게 유지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유리알 그린은 녹색 양탄자처럼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발톱을 숨기고 있다. 까다로운 그린을 정복하는 자만이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일본과 호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이 열린 11일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타디움.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일본 대표팀 공격수 다니 다이치(17)는 팀이 1-3으로 지고 있던 후반 41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2-3으로 졌지만, 대회 첫 골을 넣은 다니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매체 ‘게기사카’는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다니는 1990년대 ‘슬픈 언약식’ ‘마지막 약속’ 등의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끈 가수 김정민(57)의 둘째 아들로 한국 이름은 김도윤이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이어서 한일 양국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는 다니는 이번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그는 이 대회 예선 네팔전(9-2·일본 승)에선 4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줬다.키 184cm, 72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가진 다니는 과거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산하 유스팀인 오산중학교에서 뛰다가 일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현재 그는 일본 J2리그(2부) 사간도스 18세 이하 팀에 소속돼 있다. 다니는 일본 ‘사커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강한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날 일본은 호주에 패했지만 조 1위(승점 4·1승 1무 1패)를 지켜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17 월드컵의 예선을 겸한다.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2위까지 8강에 오른다. 8강 진출 팀은 모두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얻는다.이날 예멘과의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조 2위(승점 6·2승 1패)로 8강에 오르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골프와 양궁(컴파운드) 혼성전 등이 추가됐다. 여성 선수의 참가가 확대되면서 LA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남성보다 여성 선수가 많은 대회로 치러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LA 올림픽 세부 종목 및 선수 쿼터를 승인했다. LA 올림픽 메달 세부 종목은 총 351개로 2024년 파리 올림픽(329개)보다 22개가 많다. 양성평등 정책을 추구해 온 IOC는 혼성 종목을 늘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는 LA 올림픽에서 혼성전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골프 종목의 금메달 개수는 남녀 개인전을 포함해 3개가 됐다. 혼성전 경기 방식은 국가당 2명의 남녀 선수가 포섬과 포볼로 두 라운드를 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리커브 종목에서 강세를 보여 온 양궁은 컴파운드 혼성전이 신설됐다. 컴파운드는 리커브 활에는 없는 도르래가 달려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 강하게 화살을 날릴 수 있다. 컴파운드 종목의 개인전은 열리지 않아 양궁에 걸린 금메달은 총 6개가 됐다. 혼성전 추가와 함께 축구 여자부 출전국이 기존 12개국에서 16개국으로 늘어나고, 남자부가 4개국이 줄어든 12개국이 된 여파 등으로 인해 LA 올림픽은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보다 많아졌다. LA 올림픽의 출전 선수는 여성이 5655명(50.5%)이고, 남성은 5543명(49.5%)이다. AP통신은 “올림픽 남자 축구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반면 여자부는 국가대표팀이 출전한다.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여자부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9일(현지 시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의 전통 행사 ‘파3 콘테스트’가 축제 분위기 속에 열렸기 때문이다. 1960년부터 매년 대회 개막 전날 열리는 파3 콘테스트는 마스터스의 상징 같은 행사다. 파3 콘테스트는 골프장 내에 별도로 마련된 파3 9개 홀을 돈다. 출전 선수의 가족이나 연인, 지인 등이 캐디로 나서고, 가끔은 직접 샷을 하기도 한다. 참가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다. 100야드 안팎의 홀들은 난도가 높지 않게 구성됐다. 파3 콘테스트를 위한 코스 설계 계획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골프클럽 회원들은 ‘어린이용 코스’라며 비웃었다고 한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선수들의 아들과 딸들은 앙증맞은 흰색 캐디복을 입고, 아빠처럼 멋진 샷을 구사하려고 애쓴다.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의 딸 포피(5)는 놀라운 퍼트로 명장면을 만들었다. 포피는 홀컵까지 7m가량 남은 상황에서 퍼터로 공을 ‘툭’ 하고 건드렸다. 곧 멈출 것 같던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계속 구르더니 홀컵 안으로 떨어졌다.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고, 매킬로이는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환호 소리에 놀란 포피는 아빠의 품에 안겨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매킬로이는 “즐거운 오후를 보냈으니 이제 잘 쉬면서 마스터스 1라운드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2023년 대회 챔피언 욘 람(31·스페인)의 아들 케파(4)는 골프공을 발로 차려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모습을 본 람은 “미래의 축구 스타인 아들아, 이왕이면 홀 쪽으로 차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했다. 아들 (안)병훈(34)이도 아내, 두 자녀와 함께 파3 콘테스트를 즐겼다. 요즘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손자 선우(5)는 아빠가 보는 가운데 열심히 퍼팅을 했다. 날이 밝은 후 95명의 출전 선수는 어제의 추억을 잊고 치열한 샷 대결에 돌입했다. 다행인 건 매킬로이도 병훈이도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대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같은 해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해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다.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09년 이곳에 처음 왔을 땐 ‘매그놀리아 레인(Magnolia Lane)’으로 들어가는 게 너무 행복했다. 평생 이 코스를 걸어 다닌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둔 8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단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 보는 건 모든 골퍼의 꿈이다. ‘골프의 천국’ 마스터스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이 시작되는 곳이 바로 매그놀리아 레인이다. 골프장 정문에서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인 매그놀리아 레인은 도로 양옆에 1850년대에 심어진 목련 나무들이 200m가량 줄지어 서 있다. 이 길에 들어서면 마스터스의 91년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 9월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나무들이 손상돼 과거처럼 빽빽한 모습은 아니었다. 대회 기간에 맞춰 만개한 철쭉과 녹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그린은 마스터스를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든다. 여섯 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아들 (안)병훈이는 “아빠, 내가 골프장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골프장 측은 통상 대회 5개월 전부터 마스터스 준비에 들어간다고 한다. 개막 후에도 철저한 코스 관리가 이어진다. 작년 병훈이가 파3홀 티박스에서 공을 치다 디봇이 생겼는데, 다음 날 다시 그 홀에 가봤더니 디봇 자국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코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23승을 거둔 리디아 고(28·뉴질랜드)도 최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처음 라운딩했던 소감을 밝히면서 “마스터스에 선수로 출전하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멘” 소리가 절로 나는 ‘아멘 코너’(11∼13번홀)는 ‘대형 사고’가 속출하는 곳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마스터스만 남겨둔 매킬로이가 아멘 코너의 대표적인 희생자였다. 그는 2011년 대회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다 11번홀(파4)에서 보기, 12번홀(파3)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그리고 13번홀(파5)에서 티샷을 개울에 빠뜨리며 우승의 꿈을 접었다(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역대 가장 어려웠던 홀은 11번홀로 평균 스코어가 4.304타였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홀마다 특색이 있다. 스코어를 줄여야 하는 골퍼들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게 아니다. 아멘 코너가 아닌 홀에서도 자칫 실수하면 “아멘”을 외칠 수밖에 없다. 1번홀(파4)부터 헤매기 시작하면 좀처럼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힘들다. 그린은 굴곡이 심하고 유리판처럼 빠르다. 그린 뒤편이 내리막인 곳도 많아 퍼트가 조금만 길면 공이 그린 밖으로 나가 버리곤 한다. 마스터스 우승이 절실한 매킬로이는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알지만 고개를 숙이고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천 번 만 번 옳은 말이다. 마스터스에서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치는 것뿐이다. 어차피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 재킷’은 신이 점지하는 것이니까.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남자 탁구 레전드인 안재형 한국실업탁구연맹 회장(60)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안병훈(34)의 아버지다. 안병훈이 유럽투어(현 DP월드투어)에서 뛸 때 3년간 캐디백을 메기도 했던 그가 10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현장을 찾았다. 그의 눈으로 본 ‘명인열전’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옷이 너무 멋진데요! 오거스타를 다녀온 당신이 정말 부럽네요.” 골프가 일상에 가까운 미국에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방법 중 하나는 ‘명인열전’ 마스터스의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몇 해 전 마스터스를 관람한 뒤 기념품으로 산 티셔츠를 입고 비행기를 탔을 때 한 미국인이 내게 건넨 말이다. 티셔츠나 모자 등 ‘정품’ 기념품은 1년 중 마스터스가 열리는 기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방문해야만 손에 넣을 수 있다. 마스터스는 골프 선수에게는 꿈의 무대다. 144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여느 대회와 달리 마스터스는 각종 조건을 통과한 90명 안팎의 선수에게만 ‘초청장’을 준다. 아무나 갈 수 없기에 더 특별한 대회가 마스터스다. 올해도 95명의 선수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잔디를 밟는다. 선수도 나가기 어렵지만 갤러리가 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일반 팬이 입장권을 살 수 있는 공식 루트는 매년 6월(1∼20일) 대회 홈페이지에서 다음 해 마스터스 입장권을 신청한 뒤, 추첨을 통해 당첨되길 기도하는 방법뿐이다. 당첨 확률이 0.55%에 불과하다. 20년 넘게 시도해도 끝내 마스터스를 현장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는 여섯 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아들 병훈이의 덕을 봤다. 대회 주최 측에서 선수 가족들에게는 초청권을 주기 때문이다. 추첨에서 선택받지 못한 팬들은 ‘암표 시장’이나 티켓 재판매 사이트 등으로 향한다. 골프장으로 향하는 길에선 입장권을 사거나 팔겠다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을 여럿 볼 수 있다. 암표 가격은 해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한다(현지 시간 8일 열리는 연습 라운드 입장권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 ‘스터브허브’에서 정가의 24배가 넘는 2450달러(약 36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연습 라운드가 열린 7일 입장한 ‘페이트런’(마스터스 갤러리를 뜻하는 말)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오거스타에 비가 계속 내리면서 연습 라운드가 골프장 개장 후 3시간여 만에 중단된 것이다. 대회 주최 측은 이날 입장권 구매자에게 환불을 약속하는 동시에 내년 월요일 연습 라운드 입장권의 구매 기회를 주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수천 달러를 내고 암표를 산 페이트런들은 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티켓 재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암표로 입장권을 구매한 게 적발됐을 땐 입장을 불허한다. 마스터스엔 이 외에도 특별한 점이 많다. 코스 내에 광고판을 배치하지 않아 선수와 팬들이 골프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휴대전화 사용도 골프장 내에선 엄격히 금지된다. 선수 가족의 경우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갈 순 있지만 통화는 클럽하우스에 마련된 별도의 부스에서만 할 수 있다. 지인들과 흩어졌다가 다시 만나기 위해 미리 만날 장소와 시간, 식사 장소 등을 정해둬야 한다. 연습 라운드 첫날이 악천후로 일찌감치 중단된 탓에 둘째 날인 내일은 오전 8시 문을 여는 기념품 매장을 향한 팬들의 ‘오픈런’이 평소보다 치열할 것 같다. 자칫하면 입장하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릴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은 ‘놈(Gnome)’이라는 인형이다(마스터스 로고가 그려진 상자 안에 든 놈은 수염이 난 정원 요정이다). 놈 인형은 1인당 1개만 구입할 수 있는데, 이 인형만 따로 모으는 수집가들이 있어 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된다고 한다. 한국 선수는 아직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입어 본 적이 없다. 89회를 맞는 올해 대회에 출전하는 임성재(27), 김주형(23), 안병훈 중 한 명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대회 2연패를 노리고,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오거스타에 모인 행운의 페이트런들과 함께 올해 새로운 그린재킷의 주인을 만나보려 한다. 정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은 위대한 추억을 만든 ‘제2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해 기쁘다.”국내 유일의 실업 아이스하키팀 HL 안양의 골리 맷 달튼(한국명 한라성·39·사진)은 은퇴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6년 귀화한 달튼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다. 달튼은 5일 레드이글스 홋카이도(일본)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파이널(5전 3승제) 4차전 안방경기에서 31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안양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통산 9번째 파이널 우승을 이뤄냈다. ‘선방쇼’를 펼친 달튼은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안양은 2014년 달튼이 입단한 이후 7차례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과 안양에서 든든히 골문을 지켜온 달튼은 이번 파이널을 끝으로 빙판을 떠난다 달튼의 등장 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한국은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에서 달튼의 선방 덕에 이전까지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던 ‘숙적’ 일본에 34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듬해 세계선수권 그룹A에선 사상 첫 톱 디비전(1부 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달튼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준비해 ‘빙판 위 충무공’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고 해석해 올림픽 경기에선 착용하지 못했다. 조만간 캐나다로 돌아가는 달튼은 이후에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달튼은 안양 골리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거나, 대표팀 파트타임 코치 활동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은 위대한 추억을 만든 ‘제2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해 기쁘다.”HL 안양의 골리 맷 달튼(39)은 은퇴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렇게 말했다. 2016년 특별 귀화한 캐나다 출신 달튼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던 선수다. 그의 한국 이름은 ‘한라성’(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돼 달라는 뜻)이다.달튼은 5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열린 레드이글스 홋카이도(일본)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5전 3승제) 4차전에서 31세이브를 기록하며 안양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강민완(25)이 연장 피리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안양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통산 9번째 파이널 우승과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파이널 우승)을 이뤄냈다. 시리즈 내내 ‘선방쇼’를 펼친 달튼은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안양은 2014년 달튼이 입단한 이후 7차례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11년 동안 한국에서 뛴 달튼은 이번 파이널을 끝으로 빙판을 떠난다. 과거에 비해 더뎌진 체력 회복 속도 등 몸 상태가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엔 무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예전엔 너무나 쉽게 했던 동작들이 힘들게 느껴져서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한국 아이스하키는 ‘파란 눈의 태극전사’ 달튼의 등장 이후 한 단계 성장했다. 한국은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달튼의 선방 덕에 ‘숙적’ 일본을 상대로 34년 만에 공식 경기 첫 승을 거뒀다. 이후 한국은 달튼이 출전한 한일전에서 진 적이 없다. 달튼의 합류로 뒷문이 단단해진 한국은 2017년 세계선수권 그룹A에선 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달튼은 동료 귀화 선수 7명과 함께 평창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준비해 ‘빙판 위의 충무공’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고 해석해 올림픽 경기에선 착용하지 못했다. 달튼은 평창 올림픽에서 상대의 매서운 슈팅을 온몸을 던져 막아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귀화 선수들이 올림픽 이후 하나둘씩 한국을 떠났지만, 애국가를 능숙하게 부르고 불고기를 좋아하는 달튼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평창 올림픽 이후 유럽 리그 팀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달튼은 “내게 많은 영광을 안겨 준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조만간 캐나다로 돌아가는 달튼은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달튼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안양의 골리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거나,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파트타임 코치로 활동하는 것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