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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모 씨(65)에 대해 사전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울산지역 중고차 매매업체 대표 장모 씨(62)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날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는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상임 고문을 맡고 있다. 장 씨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차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5일 붙잡았다.검찰은 김 씨가 2018년 치러진 6·13지방선거 전과 올 4월 장 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받은 돈 2000만 원은 골프공 박스 4개에 담겨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 씨가 받고 있는 형법상 사전수뢰 혐의는 공무원이 되려는 자나 그 중재인이 되려는 사람이 나중에 맡게 될 직무 관련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을 경우에 적용한다.검찰은 장 씨가 송 시장 당선 이후 사업과 관련된 민원이나 특정한 자리를 바라고 김 씨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시장 측 인사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7년 8월에 꾸린 사전 선거캠프인 ‘공업탑기획위원회’ 관계자 중 일부가 송 시장 당선 이후 울산시 공무원이 됐다. 김 씨도 공업탑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다.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 측의 선거자금 사용 등에 대해 확인하다 김 씨의 사전수뢰 혐의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받은 돈이 송 시장의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울산시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송 시장 선거 캠프는 2018년 지방선거 후 바로 해단했고 장 씨는 캠프 합류 및 선거 당시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며 “(송 시장) 캠프 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였던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리고 삼성물산 가치는 고의로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 의혹 등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조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삼성은 그동안 “분식회계로 기업 가치를 높인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현재의 기업 가치로 증명됐다”며 “삼성바이오가 시가총액 약 42조 원으로 국내 시총 3위 기업이 되면서 오히려 삼성바이오 주식 42%를 보유한 합병 삼성물산 주주들이 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밝힌 바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현수 기자}
자녀가 아버지 성을 따르도록 한 ‘부성(父姓)우선주의’를 폐지하라는 법무부 산하 위원회 권고가 나왔다. 법무부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위원장 윤진수)는 여성과 아동의 권익 향상 등을 위해 민법 및 가족관계등록법 등 관련 법률의 신속한 개정을 법무부에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혼·재혼 가족, 한부모가족 등 다양화된 가족 형태를 수용할 법제도 마련을 위해 발족했다. 현행 민법은 2005년 개정 당시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옛 규정을 원칙으로 하면서 ‘부모가 혼인신고 시 협의한 경우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단서 조항을 뒀다. 하지만 위원회는 헌법과 성평등 관점에서 부모 협의로 성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부성우선주의 폐지는 2018년 12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정책 로드맵’에도 담겨 있었다. 지난해 9월 여성가족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500명 중 70%가 부성우선주의가 아닌 부모 간 협의로 자녀 성을 정하는 데 찬성했다. 위원회는 또 혼외 자녀가 인지되면 원칙적으로 아버지 성으로 변경하도록 한 조항을 개정해 종전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전원 동의했다. 또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정보를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신속히 통보하는 ‘출생통보제’, 산모가 신원을 감춘 채 출산한 뒤 출생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익명출산제’ 도입도 권고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28일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또 검찰은 채널A 이모 기자가 신라젠 사건 취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기자의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검찰은 오후 늦게 “(채널A 측과) 자료 제출 여부와 대상 등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MBC에 대해서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65)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고도 공정하게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최 전 부총리가 신라젠에 65억 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최 전 부총리 측은 MBC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채널A 기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압수수색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 채널A 지회는 “기자들이 민감한 취재자료를 취합하고 공유하는 언론사 보도본부에 검찰 수사 인력이 들이닥쳐 취재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어떤 설명으로든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본부에 대한 이 같은 압수수색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기자들의 취재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보도본부는 기자들이 취재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보관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부패한 사회를 고발하는 언론사의 핵심 공간”이라며 “이와 같은 공간에 검찰 수사 인력을 투입해 강압적으로 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소연 기자}

《정부가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하기만 해도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죄는 공소시효를 없애 끝까지 추적한다. 또 앞으로는 성인 대상 성범죄물을 소지하는 것도 처벌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23일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성범죄근절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정부가 23일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은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유포 등을 중대 범죄로 보고 그에 걸맞은 처벌과 제재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죄에 대한 형량을 높이고, 구매 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또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죄에 대해서는 현재 15년으로 돼 있는 공소시효를 없애기로 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한 공급과 수요 모두를 중범죄로 다스리겠다는 의지가 정부 대책에 담겨 있다. 정부는 “앞서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내놓은 대책이 범죄 수단별 맞춤 대응이었다면 이번에는 죄질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과 형벌을 재정비하는 포괄적인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내놓은 계기가 된 이른바 ‘n번방’ 등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유료화를 통한 범죄수익 창출로 기업화되거나 다수가 역할을 나눠 조직화됐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런 진단과 함께 우선 공급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아동, 청소년 성 착취 영상 판매에 대해선 형량의 하한을 정해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이를 광고하는 것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등 갈수록 폐쇄성과 보안성이 강해지고 있는 범죄 특성을 감안해 수사관이 미성년자 등으로 위장하는 잠입수사도 도입한다. 정부는 잠입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재판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증거능력 시비 등을 없애기 위해 잠입수사의 근거를 법률로 마련할 계획이다. 디지털 성범죄를 통해 얻은 범죄 수익에 대해서는 기소되기 전이라도 몰수할 수 있는 이른바 ‘독립 몰수제’ 도입도 추진한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대상자 범위도 넓힌다. 지금은 아동, 청소년 등 성폭력범으로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는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판매자까지 확대한다. 수요자들 사이에서 ‘영상을 찾아보기만 해도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구매죄를 새로 만들어 착취물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구매한 사실만 확인되면 처벌할 수 있게 한다. 현재 ‘1년 이하 징역’인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죄 형량은 ‘3년 이하 징역’으로 높이거나 하한만 두고 상한은 없애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물 소지도 처벌 대상에 넣기로 했다. 성 착취 범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입법도 추진된다. 우선 아동, 청소년을 유인해 길들인 뒤 이들이 동의한 것처럼 가장한 성 착취 행위인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도 처벌하기로 했다. 미성년자가 동의했더라도 처벌하는 의제강간죄 적용 대상 나이는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높인다. 미국(16∼18세), 영국(16세), 독일(14세) 등에 비해 의제강간죄 적용 기준 연령이 낮아 미성년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부 가해자가 악용했던 ‘대상 아동 청소년’ 규정도 ‘피해자’로 바꾼다. 지금까지 성매수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은 ‘자발적 성 매도자’인 피의자로 취급돼 소년원 감치 등 보호처분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최근 사건에서 피해자 정보 유출 창구가 됐던 사회복무요원의 행정기관 내 개인정보 취급을 전면 금지하고, 복무 중 정보 유출에 대해선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열린 당정 협의에서 정부 발표 대책과 관련한 입법이 4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더불어민주당은 20대 국회 종료 전에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무부가 아동 성 착취 영상 유포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손정우(24)를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범죄인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법무부가 손정우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요청한 지 1년 만이다. 법무부는 “한국과 미국 정부 간의 범죄인 인도 조약과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손정우에 대한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법원에 인도심사를 청구할 것을 16일 서울고검에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법무부의 명령에 따라 17일 서울고검은 인도 심사를 위한 구속영장을 서울고법에 청구했고 법원은 20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손정우는 이달 복역 기간을 다 채우더라도 바로 석방되지 않고 서울고법에서 범죄인 인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성 착취 영상 유포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은 손정우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27일이다. 법원이 인도 결정을 내리면 법무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손정우를 미국 측에 넘기게 된다. 손정우는 이미 한국에서 아동 성 착취 영상 유포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범죄 수익의 자금세탁 혐의와 관련해서만 범죄인 인도 심사가 진행된다. 손정우가 미국으로 인도되면 원칙적으로는 인도 심사 대상인 자금세탁 범죄에 대해서만 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한국 법무부가 동의하면 미국에서도 아동 성 착취 관련 혐의에 대해 재판이 열릴 수 있다. 손정우는 미국에서 아동 성 착취물 게재 공모와 실행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아동 성 착취물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5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손정우는 2015년 7월 특수한 브라우저(인터넷 검색 프로그램)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의 웰컴투비디오 사이트를 통해 아동 성 착취 영상을 판매해 2년 8개월간 약 4억 원의 범죄 수익을 챙겼다. 그는 ‘n번방’ 전신으로 통하는 ‘AV스눕’에서 아동 성 착취 영상을 내려받아 이를 웰컴투비디오에 올렸다. 한국과 미국, 영국 수사기관은 2017년부터 웰컴투비디오에 대한 국제 공조수사를 벌여 12개국의 이용자 337명을 적발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미국에서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받은 마약을 국내에 팔아온 40대 한국인 여성이 검거된 지 약 4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여성은 마약 판매에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한국의 카카오톡 격)을 주로 이용했다. 한국 검찰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의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1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 씨(44·여)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4년 출국해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던 A 씨는 2015년 4∼10월 위챗 등으로 주문받은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국내로 보냈다. 모두 14차례에 걸쳐 필로폰 95g과 대마 6g을 판매했다. 필로폰은 약 3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A 씨는 메신저 대화명으로 ‘아이리스’를 사용했는데 A 씨로부터 마약을 산 국내 구입자들 사이에선 ‘마약여왕’으로 불렸다. 검찰은 A 씨가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중국에 있는 공범으로부터 ‘마약사업을 같이 해 보자’는 제안을 받고 2005년부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범이 온라인에서 주문을 받아 A 씨에게 전달하면 A 씨가 미국에서 마약을 구해 한국으로 보냈다. 항공특수화물로 마약을 보냈는데 빨대나 튜브로 감싼 필로폰을 바지 밑단이나 인형 다리 속에 숨겼다. A 씨로부터 마약을 구입한 국내 매수자 4명은 2015∼2016년 모두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의 유죄가 확정됐다. A 씨는 지난달 30일 국내로 송환됐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A 씨가 2016년 6월 미국에서 검거된 지 3년 9개월 만이다. 3명으로 구성된 호송팀이 미국으로 가 A 씨를 데려왔다. 한국 법무부는 2016년 7월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고 미국 법원은 2019년 3월 인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A 씨가 미국 법원에 인신보호를 청원해 국내로 송환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A 씨를 2주간 격리 구금시켰다가 기소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올 2월 하순 지모 씨(55)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55·수감 중)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며 채널A 이모 기자에게 접근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15년 10월 구속 수감돼 2016년 4월 보석으로 석방될 때까지 서울남부구치소에 있었다. 지 씨는 2015년 12월경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두 사람의 수감 장소와 기간이 일부 겹친다. 지 씨는 채널A 이 기자를 만나면서 이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MBC에도 제보했다. 지 씨는 9일 방송된 팟캐스트 방송에서 “채널A 기자를 처음 접촉한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전체를 녹음했다”고 밝혔다. 그는 9일 YTN에 출연해 “전체 파일을 취합한 다음 MBC에 보내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황희석 변호사에게 보냈다”고 했다. 지 씨는 이 기자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만남을 마무리한 지난달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황 변호사가 올린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는 글을 공유했다. 지 씨는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ㅋㅋㅋ”이라는 글을 공유메시지에 추가했다. 2018년 여름 출소한 지 씨는 그해 말 뉴스타파 측에 검찰이 죄수를 활용해 수사한다는 의혹을 제보했다. 검사들이 금융범죄 수사 관련 조언을 얻기 위해 수형자 신분이던 자신에게 별도의 방과 아이패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로 ‘제보자 X’라는 별명을 얻게 된 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프로댓글러 이○○’라고 소개하며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자주 올렸다. 지 씨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에 출연하면서 “20여 년간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활동하신 분야의 전문가”라고 소개됐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검색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지 씨의 범죄 전력은 M&A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2001년 이후 사기와 배임, 횡령 등 경제 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것만 5건이었다. 지 씨는 2004년 한 정보기술(IT) 업체 A사 대표와 공모해 금융회사 직원을 속여 담보로 제공했던 75억 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교부받은 혐의(사기)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30억 원의 손해를 본 A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3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2013년에는 시사IN 발행사의 주식 수만 주를 담보로 주겠다며 상조회사 설립 투자금을 챙긴 혐의(사기)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지 씨는 2013년 8월 한 상조업체 부회장으로 일하며 자금 융통을 위한 담보 목적으로 보관하던 스포츠서울 주식 31억 원어치를 사채업자에게 임의 처분한 혐의(횡령)로 기소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또 지 씨는 2016년 동료 수감자에게 ‘독거실로 옮겨주는 변호사가 있다’고 알리고 해당 변호사와 수감자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지 씨의 소송사기 미수 혐의 변호인이기도 했던 해당 변호사는 구치소 독거실 배정 대가로 11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지 씨는 자신의 범죄 전력 일부가 공개되자 9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사건의 실체를 보도해야지 메시지 방어가 안 되니까 메신저를 치는 거는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지 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변호사는 “여권 일부 인사들이 필요한 사안마다 활용하는 ‘배우’ 같은 인물”이라고 비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박상준 기자}

검찰이 편법 대출 및 주가 조작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상인그룹을 5개월 만에 다시 압수수색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김형근)는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상상인저축은행 본점과 지점,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해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관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지 5개월 만이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전환사채(CB) 등을 담보로 법적 한도를 초과해 개인대출을 내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CB를 담보로 대출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에 이익을 주고, ‘꺾기’ 등 부당 대출을 했다는 이유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엔 ‘기관경고’를, 상상인저축은행 대표에겐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은 동시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 의뢰로 시작된 수사는 당초 조세범죄조사부가 맡았지만 해당 부서가 1월 말 직제개편으로 폐지됨에 따라 반부패수사1부에 재배당됐다.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쳐 신병처리 수위를 검토할 계획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더블유에프엠(WFM) 등에 대출을 해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번 수사는 조 전 장관 측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동진 기자shine@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대환 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추가 고발을 당한 조 전 수석에게 출석 일정을 통보했다. 조 전 수석은 16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유가족 모임인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지난해 조 전 수석을 고발했다. 조 전 수석은 2014년 말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다 특조위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2016년 7월 사표를 냈다. 당시 조 전 수석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으로 세월호 희생자 유족 추천을 받았던 이석태 위원장(현 헌법재판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변 등은 지난해 11월 검찰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만들자 세월호 특조위 활동과 진상규명 등을 방해했다며 조 전 수석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고발했다. 조 전 수석은 2014년 12월 세월호 특조위 설립 준비 과정에서 자신이 서명한 문서 내용을 변조했다고 주장하며 이석태 재판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10월 “국가안보실 전산파일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상황보고 일지를 조작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무고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아동, 청소년 등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된 조주빈(25)이 개설과 운영에 관여한 대화방이 30개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이런 다수의 대화방을 함께 만들거나 양도한 공범이 3명 더 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박사방의 성 착취 영상을 다른 곳에 퍼 나른 유포자들도 사법 처리하기로 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1일 조주빈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에 따르면 조주빈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개설하거나 운영에 관여한 대화방이 30개 정도라고 진술했다. 김 변호사는 “단기간에 방을 만들었다가 없애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박사방 운영으로) 범죄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작년 9월부터”라고 말했다. 조주빈은 자신이 대화방을 넘겨받거나 관리 권한을 위임한 인물로 ‘이기야’ ‘사마귀’ ‘붓다’라는 아이디를 쓰는 3명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일명 ‘갓갓’이 만든 ‘n번방’(성 착취 영상 유포방)에서 이들 셋을 알게 된 뒤 n번방을 모방한 대화방들을 함께 개설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이들 4명이 논의해 대화방을 개설했고 조주빈이 나머지 3명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하 관계는 아니었지만 주범은 조주빈이 맞다고 했다.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1일 조주빈을 상대로 박사방 운영 내역과 회원 관리 방식, 공범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 조사했다. 조주빈은 자신이 키를 크게 하는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누워만 있다가 몽상 같은 게 커지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며 파악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넘긴 강모 씨(24·구속)도 이날 검찰에 출석해 자금 운반 등 조주빈을 도운 경위에 대해 조사받았다.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선 검찰청이 하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인 대검찰청 형사부에 “단순히 보고만 받는 데 머물지 말고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꼼꼼히 검토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조주빈이 제작해 유포한 성 착취물과 관련 있어 보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100여 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아동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한 낮은 처벌 관행과 관련해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장(64)이 “과거 판결을 기준으로 삼은 것을 반성하고 현실에 맞는 양형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1일 대법원을 방문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생당 채이배 의원과의 면담에서 “n번방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에 공감하고, 범죄 실태를 고려한 아동 성 착취물 양형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양형위원회는 최근 아동 성 착취물 범죄 등의 양형 기준 마련을 위해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설문 답변으로 제시된 양형이 법정형보다 지나치게 낮고, 형량 감경 요소로 ‘피해 아동의 승낙’ 등을 제시해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양형 기준 초안이 나오면 관계기관 의견을 듣고 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청회 일정은 다음 달 20일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여성 대법관을 지낸 김 위원장은 퇴임 후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으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제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 양형위원장에 임명됐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디지털 성범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확대 재생산되는 성폭력이다.”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인근에 있는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조주은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관(53)은 디지털 성범죄의 발생과 이에 따른 피해 범위를 온라인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제1호 여성안전기획관으로 임명됐다. 경무관급인 여성안전기획관은 여성 대상 범죄 대응을 총괄하는 자리다. 조 기획관은 이른바 ‘n번방’ 사건 이후 출범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서 피해자보호단장도 맡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관을 10년 가까이 지낸 그는 여성가족부 장관정책보좌관으로도 일하면서 여성과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2018년 작성한 입법보고서를 통해 성폭력처벌법 개정 논의를 재점화시켰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이라도 본인 동의 없이 유포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디지털 성범죄’라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있나. “현재 어떤 법에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개념 정의가 돼 있지 않다. 다만 온라인 공간에 유포되는 불법촬영 성폭력물 등은 ‘성 착취물’이라는 표현으로 수렴돼 가고 있다. 그 전에는 ‘음란물’이라는 표현을 주로 썼다. ‘음란물’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지 않은 표현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열린 특수본 회의에서 더 이상 ‘음란물’이란 말을 쓰지 말 것을 제안했다. 그 대신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성 착취물’로 표현을 통일하자고 했다.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는 사건 구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다.” ―‘디지털 성범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성폭력이라고 했는데….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으려면 이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해 (버닝썬 사태와 관련된) 정준영 사건처럼 성 착취물은 강제추행이나 성폭행 등 실제 (오프라인에서의) 성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불법 촬영한 성 착취물을 사이버 공간에서 유통하다가 이를 갖고 협박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성폭력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에는 ‘디지털 성범죄’라고 하면 온라인 공간에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여기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있었다. 디지털 성범죄는 휴대전화 버튼 하나로 수십, 수백 명의 사람에게 성 착취물을 유포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다수의 피해자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결코 오프라인 성 범죄에 비해 덜 심각하다고 할 수 없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보고 어땠나. “조주빈은 피해자들이 스스로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 역시 동참한 거야’라는 인식을 피해자들에게 심었다. 피해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보내게 만들고 그로 인해 죄책감을 갖게 만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을 노예가 되게 만들었다. 공무원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게 만들었다는 건 전에 보지 못했던 범죄 수법이다. 또 조주빈이 엉뚱하게 유명 인사와 정치인을 언급하며 사과하는 것을 보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이나 가상화폐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 등에서는 미숙함이 드러났다.” ―텔레그램, 가상화폐, 다크웹 등을 이용하면 단속이 어렵나. “텔레그램 본사가 독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지금은 두바이에 있다고도 해서 경찰이 본사가 있다고 하는 곳을 찾아갔는데 없더라. 텔레그램 본사 위치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경찰은 인터폴 등과 공조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범죄는 가능하지 않다는 건 이번에 조주빈이 붙잡힌 걸 봐도 알 수 있다. 가해자들은 ‘강한 보안성’ 때문에 내면의 지배 욕구를 전부 쏟아내도 아무도 나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잔혹성이 더 심해진 것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잡을 테면 잡아 봐) 심리라고 할까. 하지만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경찰청이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추적 시스템 등을 통해 불법자금 거래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텔레그램이 보안성이 강한 것은 맞지만 완벽한 범죄는 없다. 또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운영 중이다. 정보기술(IT) 기업에서 550명을 사이버특채로 채용하는 등 전문 인력을 꾸준히 보강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적발하기 위해선 잠입수사의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제2, 제3의 조주빈을 막기 위해선 범죄가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비밀 대화방 등에서의) 범죄 행위가 경찰에 신고될 수 있고 이런 신고로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이 디지털 성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행법상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신고포상금 제도도 더 홍보해야 한다. 다만 경찰이 직접 함정수사에 나서는 부분은 자제해야 한다.” ―국경이 없는 디지털 범죄 수사는 국제 공조가 중요할 텐데…. “한국도 부다페스트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64개 나라가 가입한 사이버범죄 방지협약이다. 협약을 체결한 국가 간에는 각국이 보유한 자료와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이 유포되고 있는 온라인 공간의 서버가 해외에 있어도 신속한 수사가 가능해진다. 우리도 가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업무 소관을 두고 아직 검찰과 경찰 간에 정리가 되지 않아 가입 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검경의 공동 소관으로 가입 의향서를 제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성 착취물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한다는데…. “성 착취물 제작 유포자들은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대가로 돈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신고하려고 하면 ‘돈을 받았기 때문에 신고하면 너도 처벌받는다’는 식으로 협박을 한다. 실제로 이 같은 현행법 때문에 성 착취 피해 청소년이 ‘성매매 가담자’로 몰려 법원에서 소년보호처분을 받는 경우가 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9대 국회 때부터 계속 발의됐고, 20대 국회에선 해당 상임위원회도 통과했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유포된 불법 촬영물 삭제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사실 영원한 삭제는 쉽지 않다. 현재 영상 삭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유일하게 하고 있다. 24시간 신속 심의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서버가 해외에 있을 경우) 사업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방심위에서 하는 삭제라는 게 영원히 삭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차단을 하는 것이다. 차단해도 우회해서 영상이 다시 퍼질 수도 있다. 영상이 아닌 피해자의 신상정보 유포는 탐지하는 것조차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불법 촬영물 등 탐지기술을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해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성 착취물 피해 구제 등과 관련해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나라가 있나. “호주가 부러울 만큼 잘하고 있다. 호주는 불법 촬영물을 발견하면 48시간 안에 삭제한다는 목표로 신속한 삭제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다. 불법 촬영으로 피해가 발생한 영상에 대한 삭제 요구를 따르지 않는 인터넷 플랫폼 운영자는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호주에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해 불법 촬영물 삭제부터 수사와 법률·의료 상담까지 해주는 원스톱 지원센터가 있는데 트라우마 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성 착취물 피해자들을 위한 정책이 잘 실현되고 있는 나라다. 우리도 여성가족부 산하에 디지털 성범죄 원스톱 지원센터가 있긴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뭔가. “디지털 성범죄의 근원은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여성은 상품화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인격체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이른바 ‘n번방 방지 3법’(불법 촬영물을 즉시 삭제하지 않는 온라인 사업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 등)으로 불리는 법안들의 입법과 디지털 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도 필요하다. 이른바 ‘그루밍(가해자에 의한 성적 길들이기) 성폭력’을 처벌하는 입법 논의도 계속돼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나서지 않으면 유사 사건은 또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n번방 사건을 ‘성 착취물과의 전쟁’을 벌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조주은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관△서울대 사범대학 부설고, 이화여대 사학과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 석·박사△2009년 3월∼2018년 10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2018년 4∼10월 경찰청 성평등위원회 위원△2018년 10월∼2019년 9월 여성가족부 장관 정책보좌관△2019년 12월∼현재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관신동진 shine@donga.com·박상준 기자}

손석희 JTBC 사장(64)이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박사’ 조주빈(25)의 금품 요구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까닭이 “(조주빈의) ‘김웅 씨(49)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손 사장에게 텔레그램에서 그런 메시지를 보낸 건 맞지만,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손 사장은 27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JTBC 사옥에서 몇몇 기자들과 만나 조주빈과 있었던 일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은 이 자리에서 “조주빈이 프리랜서 기자 김 씨와 친분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며 ‘김 씨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으로 위협을 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손 사장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자신을 뒷조사한 일이 있다”며 “(김 씨) 뒤에 삼성이 있다는 데 생각에 미치자 신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는 손 사장이 먼저 JTBC 기자들에게 요청해서 이뤄졌다고 한다. 손 사장은 25일 JTBC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금품 요구에 응한 것에 대해 “조주빈이 ‘김 씨가 손 사장의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려 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약 1000만 원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굳이 돈을 보낸 이유도, 수사기관에도 신고하지 않은 배경도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자사 기자들을 불러 모아 설명한 것이다. 삼성은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삼성 배후설 자체가 사실무근일 뿐만 아니라 손 사장이 ‘뒷조사’라 언급한 시점은 이미 미전실을 해체한 뒤였다는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진짜로 우리가 배후고 협박도 당했다면, 손 사장이 신고는 물론이고 보도까지 했을 것”이라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에 사실과 무관하게 삼성이 언급돼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씨도 28일 오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삼성이 배후에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내가 삼성의 사주를 받았다면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도 (손 사장이) 신고를 안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김 씨는 이날 “지난해 12월 26일 조주빈과 나눈 대화 내용”이라며 텔레그램 메시지 일부도 공개했다. 그는 “조주빈이 ‘2017년 4월 과천 교회 옆 주차장에서 손 사장의 차 안에 젊은 여성과 아이가 있었다. 여성은 누구나 다 알 만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며 “나는 조주빈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했다. 김 씨는 손 사장에게 폭행과 차량 접촉 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며 금품 등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경은 조주빈이 텔레그램에서 유명인들을 거론한 주장들 대다수가 허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조주빈의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유력 정치인이 차명계좌로 한 기업인에게 3000만 원을 받은 증거가 있다” “유명 연예인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등의 주장이 들어 있다. 하지만 검경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있다. 검경은 조주빈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71)에게 재판 청탁 등을 언급하며 금품을 뜯어낸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동진·김현수 기자}
아동, 청소년 등의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해 보안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된 조주빈(25)이 손석희 JTBC 사장과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돈을 뜯는 사기 행각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주빈은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면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조주빈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손 사장 측 등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손 사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김웅이 손 사장과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는데 나한테 접근했다. 김 씨가 나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었다. 조주빈은 자신을 흥신소(심부름센터) 사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자신이 김 씨와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조주빈이 ‘김 씨와 나눈 대화’라며 손 사장에게 보낸 메시지는 조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손 사장이 자신을 폭행한 것과 손 대표의 차량 접촉사고를 기사화할 것처럼 하면서 금품 등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손 사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조주빈에게 1000만 원가량을 보냈다. 손 사장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김 씨가 아무리 나와 분쟁 중이라도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김 씨한테서 돈을 받았다는)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며 “그러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응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손 사장이 요구한 증거들을 보내주지 않았다고 한다. 조주빈은 김 씨를 상대로도 사기를 쳐 돈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으로 김 씨에게 접근해 특정 정당 정치인에 관한 정보가 담긴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넘기겠다고 속이고 1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주빈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도 접근했다. 윤 전 시장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억울함을 자신이 풀어줄 수 있는 것처럼 접근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조주빈은 자신을 ‘청와대 최실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윤 전 시장에게 연락했고, 어떤 때는 판사라고 속이고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칭 ‘최 실장’이라는 사람이 지난해 가을 윤 전 시장에게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접근했다”고 했다. 당시 윤 전 시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여성에게 속아 4억5000만 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윤 전 시장은 수천만 원의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신동진 shine@donga.com·이소연 / 광주=이형주 기자}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 제작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텔레그램으로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접촉한 뒤 “가족을 살해할 수 있다”고 협박해 1000만 원가량을 뜯어낸 사실이 확인됐다. 조주빈은 또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도 “항소심이 억울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등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해 손 대표에게 텔레그램으로 연락해 “김웅 전 기자로부터 사주를 받았다. 김웅이 ‘손 대표 가족에게 린치를 가해 달라’고 부탁해왔다”는 취지로 손 대표를 협박했다. 협박은 주로 손 대표의 가족을 향했다고 한다. 당시 김 전 기자는 손 대표와 분쟁을 빚고 있던 사이였다. 조주빈은 손 대표에게 자신을 흥신소 사장이라고 소개하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이어 “김 전 기자가 손 대표와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나에게 접근했다”고 손 대표를 속였다. 손 대표 측은 수 차례에 걸쳐 총 1000만 원가량을 조주빈 측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기자는 손 대표의 가족을 협박하기 위해 조주빈에게 사주한 일이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조주빈은 또 윤 전 시장을 상대로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접근했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주빈이 윤 전 시장에게 방송에 출연해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사기를 쳤다”고 했다. 윤 전 시장은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50대 여성에게 속아 4억5000만 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25일 조주빈은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조주빈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검사 9명 등 21명 규모의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이번 사건과 같은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문명적, 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검찰이 예금 잔액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74)를 이르면 26일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효삼)는 최근 최 씨를 비공개로 불러 위조 증명서 작성 배경과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최 씨는 검찰에서 “사기범에게 속아 만든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다. 최 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출신이라고 스스로 소개한 안모 씨(58) 등과 2013년 경기도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50억 원대 잔액증명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최 씨가 2015년 자신의 돈 수십억 원을 가로챈 안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재판 기록 등에 따르면 안 씨는 최 씨에게 자신의 캠코 인맥을 적극적으로 과시했다. 최 씨는 “안 씨가 캠코에서 10년 근무했고, 자신에게 신세를 진 캠코 선배가 고급 정보를 빼내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안 씨가 “캠코 선배에게 자금 동원 능력을 보이기 위해서만 쓰고 다른 데는 안 쓸 테니 가짜라도 잔액증명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안 씨의 캠코 근무 이력과 인맥은 모두 허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 씨의 사위는 안 씨를 ‘관상가’라고, 동업자는 ‘점집을 운영하는 무속인’이라고 진술했다. 안 씨는 주변에 전직 법무부 장관이 사돈, 현직 고검장이 사촌이라는 등 ‘배경’을 과시했다고 한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캠코 사장에 내정됐다”던 안 씨의 양오빠도 가상 인물이었다. 안 씨는 결국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최 씨가 안 씨 재판 과정에서 잔액증명서 위조를 인정했음에도 처벌을 받지 않은 건 이 문건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도, 형사고소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기 피해자를 거꾸로 인지해 수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당시 검찰의 판단이었다. 최 씨 측 변호사는 “윤 총장 청문회 이전부터 야당과 언론에서 문제 삼았고 민정수석실 검증에서 아무 문제없다고 결론 난 사안을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씨가 재판에서 “최 씨가 현직 검사가 사위라고 말했다”고 주장하자 최 씨는 “사위를 거론한 적 없다. (있다면) 형무소에 갈 것”이라며 부인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이호재 기자}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53·사법연수원 31기)이 22일 윤석열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 14명을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전 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소 쌓아온 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그리고 다른 분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며 윤 총장과 여환섭 대구지검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2019 기해년 검찰발 국정농단세력·검찰 쿠데타 세력 명단”이라며 “국민들이 ‘야차’(악귀를 뜻하는 불교용어)들에게 다치지 않도록 널리 퍼뜨려 달라”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 황 전 국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조선시대 조광조에, 윤 총장은 윤원형에 비유했다. 황 전 국장은 이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자 기자회견에서 “조국 사태는 정확히 규정하자면 검찰의 쿠데타”라며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애쓰다 올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한판 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무부가 2024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는 ‘형사사법 절차 전자화’가 이뤄지면 당장 피의자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신문조서를 비롯해 많게는 수만 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을 열람하고 복사하는 절차 등으로 방어권 행사가 쉽지 않던 사건 당사자들이 문서 전자화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전자소송이 보편화된 민사·행정 사건 등과 달리 종이기록에 의존하는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불만이 계속돼 왔다. 사법행정권 남용이나 국정농단 사건처럼 수사기록이 수만 쪽인 경우 피고인과 변호인은 기록 복사에만 일주일 이상 걸렸다. 복사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검찰이 공소를 제기하며 법원으로 보내는 수사기록이 트럭에 실어 보내야 할 정도로 방대한 양일 때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른바 ‘트럭 기소’라는 말까지 나왔다. 법무부는 올해로 도입 10주년을 맞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편과 함께 60년 이상 이어온 종이기록 기반의 형사사법 절차를 전자문서 체계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나 특별법 초안을 만든 뒤 올해 안에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최근 대검찰청과 대법원 등의 의견을 들은 법무부는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10년 전 전자정부 사업의 하나로 KICS가 도입됐다. 하지만 현행법상 수사 현장에서는 종이기록을 쓸 수밖에 없다. 형사소송법상 진술조서와 피의자 신문조서 등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선 간인(함께 묶인 서류의 종잇장 사이에 걸쳐 찍는 도장)과 서명날인 등이 필요한데 모두 종이 조서를 전제로 한 규정이다. 효력 요건을 법 개정 없이 고치는 건 증거능력 인정을 엄격히 하는 법 취지상 적법절차에 어긋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는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을 통해 형사사법 절차를 전자화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피의자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다 받은 뒤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서가 진술한 대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형사사법 절차가 전자화되면 이런 시비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조서가 도입되면 검사와 피의자가 양방향으로 설치된 모니터로 조서가 작성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소 후 재판을 받을 때도 지금은 종이 원본이 하나밖에 없어 피고인 측이 수사기록을 신속하게 열람하고 복사하는 데 제약이 있다. 하지만 전자기록은 접근권한만 확인되면 언제든 기록을 보고 복사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법조계에선 형사사법 절차 전자화로 수사기록 등에 담긴 범죄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록이 전자파일로 제공되면 복사와 공유가 수월해져 사건 관련자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건 기록 등을 전자화할 때 개인정보를 익명으로 처리하고, 개인정보의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법원도 지난해부터 형사전자소송 준비 차원에서 ‘전자사본 서비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4곳과 단독 재판부 3곳이 심리한 사건을 포함해 총 92건의 사건이 대상이었다. 검찰에서 넘어온 종이기록을 PDF파일로 스캔하는 걸음마 수준이었는데도 만족도가 높았다. 시범 재판부 법관 1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재판 진행과 기록 검토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은 각각 80%, 89%에 달했다. 참여 변호인들 역시 공판기록 열람이나 복사에 들이는 수고와 비용이 줄었다고 답했다.김정훈 hun@donga.com·이호재·신동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 매점매석과 거래 사기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경기 양주경찰서 등은 전국 마스크 유통업자 등을 상대로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며 돈을 받고 잠적한 도매업자 A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A 씨는 지난달 말 피해 업체들에 마스크 박스 사진을 보여주며 구매 계약을 맺은 뒤 각각 수천만∼수억 원의 대금을 받고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폭리를 목적으로 마스크 28만 장을 창고 4곳에 나눠 보관한 제조·판매업체 대표 B 씨를 적발하는 등 지난달 26일부터 특별단속을 벌여 모두 50만 장의 마스크를 적발했다. 이 중 불량제품 22만 장만 압수하고 나머지 28만 장은 정상 유통되도록 했다. 기능인증서를 위조해 일반 한지 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로 속여 138만 장을 유통시킨 일당도 검거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6일 수도권의 마스크 사재기 의혹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거래 명세 등을 분석 중이다. 신동진 shine@donga.com / 부산=조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