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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에버턴은 살아남았다. ‘1부 리그 생존왕’ 에버턴이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다음 시즌도 EPL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에버턴은 29일 본머스와의 2022∼2023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승점 36(8승 12무 18패)이 된 에버턴은 시즌을 17위로 마쳐 2부 리그 강등을 면했다. 1부 리그 EPL에서 18∼20위 팀은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진다. 에버턴은 이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2-1로 꺾은 18위 레스터 시티(승점 34)에 승점 2가 앞섰다. 에버턴은 1997∼1998시즌에도 리그 최종일에 17위를 확정하면서 강등을 피한 적이 있다. 당시엔 18위 볼턴과 승점이 같았는데 골득실에서 앞서 강등을 간신히 면했다. 에버턴은 EPL이 출범한 1992∼1993시즌 이후 대부분 중하위권 성적에 머물렀다. 5위 이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건 4번뿐이다. 최고 성적은 2004∼2005시즌의 4위다. 하지만 EPL 출범 후 한 번도 2부 리그로 떨어진 적이 없다. 1878년 창단한 에버턴은 1부 리그 최장 기간 참가 팀이다. 1888년 창설된 잉글랜드 최초의 프로축구리그 출전 팀으로 그동안 1부 리그에서 뛰지 못한 건 네 시즌뿐이다. 에버턴은 EPL 출범 전 풋볼리그 시절이던 1954∼1955시즌부터 다음 시즌까지 70시즌 연속으로 1부 리그에서 뛰는 팀이 됐다. 98시즌 연속 1부 리그 참가 팀 아스널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에버턴은 본머스와의 전반전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강등 위기에 몰려 있었다. 이날 EPL은 시즌 최종전 10경기를 한국 시간으로 0시 30분에 일제히 킥오프했는데 에버턴은 전반전을 0-0으로, 레스터 시티는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두 팀의 승점은 34로 같아지고 골득실에서 앞선 레스터 시티가 17위, 에버턴이 18위가 되는 상황이었다. 강등 위기에 놓인 에버턴을 구한 건 미드필더 압둘라예 두쿠레였다. 두쿠레는 후반 12분 아크서클 안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슛으로 본머스의 골문을 뚫었다. 두 팀의 경기에선 후반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졌다. 에버턴 안방구장인 구디슨파크를 찾은 팬들 중에는 경기가 이대로 빨리 끝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손톱을 물어뜯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 휘슬이 울리자 에버턴 팬들은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2013∼2014시즌 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EPL로 승격했던 레스터 시티는 9년 만에 다시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승격 후 두 번째 시즌이던 2015∼2016시즌 EPL 정상에 오르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던 레스터 시티는 2부 리그로 강등된 역대 두 번째 EPL 우승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994∼1995시즌 EPL 챔피언 블랙번이 1998∼1999시즌에 19위를 해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은 시즌 최종전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4-1로 눌렀지만 최종 순위 8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 출전 티켓을 따지 못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사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석권했다. 각각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에 해당하는 상이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두 상을 같은 해에 받은 선수는 홀란이 처음이다. EPL 사무국은 “홀란이 EPL 한 시즌 최다 골을 기록하는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면서 2개의 상을 모두 차지했다”고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EPL 전체 20개 팀 주장과 전문가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소속 팀 맨체스터 시티가 2022∼2023시즌 최종전만을 남겨 놓은 28일 현재 홀란은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었다. EPL 역대 한 시즌 최다 골로 1993∼1994시즌 앤디 콜(은퇴)과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은퇴)가 기록한 34골을 넘어섰다. 홀란은 “EPL에서 믿기 힘든 첫 시즌을 보냈다. 한 시즌에 두 가지 상을 모두 받은 최초의 선수가 돼 영광스럽다. 아직 두 번의 결승전이 더 남아 있다. 시즌 마무리를 강력하게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PL 3연패를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결승에도 올라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슈퍼 루키’ 방신실(1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데뷔 5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방신실은 28일 강원 원주시 성문안CC(파72)에서 열린 E1 채리티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낚아 2언더파 70타를 적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방신실은 2위 그룹인 유서연2(20), 서연정(28)을 2타 차로 꺾고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로 정상에 올랐다. 데뷔 첫 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한 선수는 방신실이 KLPGA투어 사상 10번째다. 우승 상금 1억6200만 원을 챙긴 방신실은 정규투어 5개 대회 출전 만에 통산 상금 2억 원을 돌파(2억7889만 원)해 이 부문 최소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최혜진(24), 조아연(23), 박민지(25) 등이 6개 대회 만에 상금 2억 원을 넘었다. 방신실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장기인 장타를 앞세우는 동시에 정교한 쇼트게임까지 선보였다. 방신실은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63야드(약 240m)를 기록해 경쟁자들보다 약 20m 이상 길었다. 특히 최종일에는 비가 많이 왔지만 방신실은 경쟁자들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92%의 그린 적중률을 보이며 보기 없이 2타를 줄였다. 반면 공동 선두로 함께 나섰던 박지영(27)과 김희지(22)는 1타를 잃고 공동 4위로 밀렸다. 방신실은 우승 문턱에서 흔들렸던 이전 대회와는 달랐다. 방신실은 4월 KLPGA 챔피언십과 이달 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조로 나섰지만 막판에 무너져 각각 4위, 3위에 그쳤다. 방신실은 “앞선 2개 대회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하다 놓쳐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 경험이 약이 돼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그때의 경험을 기억해 이번 대회 최종일에는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공략을 한 것이 우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방신실은 2025년까지 KLPGA투어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열린 시드전에서 40위를 해 올 시즌 10개 안팎의 대회에만 참가할 수 있었던 방신실은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을 포함해 3시즌 풀시드를 받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골프계에서 기대를 모았던 방신실은 갑상샘 항진증을 앓게 되며 2부 투어로 밀렸다. 방신실은 “함께 국가대표를 하던 친구들과 언니들이 모두 정규투어에 올라가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는데 오늘 우승으로 풀시드를 확보해 기쁘다”며 “지난해에 1부 투어에 서지 못해 저보다 더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부모님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리브 챔피언십에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골프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김동민(25)이 데뷔 첫 우승을 했다. 2020년 KPGA 코리안투어에 입문한 김동민은 이날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하는 등 5언더파 67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섰다. 1억40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김동민은 상금랭킹 2위(3억3800만 원)로 올라섰다.원주=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다음 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날 팀을 정하기까지 단 1경기가 남았다. 이미 승점 24로 최하위가 확정된 사우샘프턴은 2023~2024시즌 2부 리그인 잉글랜드 챔피언십 강등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하지만 사우샘프턴을 포함해 3개 팀이 다음 시즌 강등이 되는 시스템 속에서 아직 2개 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강등 위기에 처한 팀들은 리즈 유나이티드(19위), 레스터시티(18위), 그리고 에버턴(17위)이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레스터시티는 승점 31, 에버턴은 승점 33이다. 16위 노팅엄 포레스트는 승점 37로 이미 잔류를 확정했다. 최종전의 결과에 따라 3개 팀 중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 1부리그 최장수 클럽의 ‘굴욕’ 에버턴이 강등 위기로 떨어진 것은 에버턴 구단 자체에도 큰 충격이다. 1878년 창단한 에버턴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1부 리그에서 117시즌째를 보내고 있다. 연속해서 1부 리그에 잔류한 것은 67시즌으로 아스널(97시즌)에 이어 2위지만, 1부 리그에 잔류했던 시즌만 놓고 본다면 에버턴이 최장 구단이다. 단지 1부 리그에 머무르고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에버턴은 EPL에서 9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5차례 우승했다. 또 EPL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FA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9차례 우승할 정도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오랫동안 탄탄한 실력을 유지해왔다. 그랬던 에버턴은 지난 시즌(16위)에 이어 이번 시즌도 하위권에 머무르며 강등 위기에 빠져있다. 최종전 상대도 녹록하지 않다. 이번 시즌 EPL에서 15위에 자리하고 있는 본머스와 최종전을 치르는데 에버턴은 지난해 11월 본머스와 만나 0-3으로 졌다. 또 2019~2020시즌에도 본머스와 리그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졌다. 에버턴은 본머스와 가장 최근 맞붙은 3경기에서 모두 패한 것이다. 레스터시티는 최종전에서 웨스트햄과 경기를 치르는데,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도 이번 시즌 1차례 만나 3-4로 패했던 토트넘과 경기를 치르지만, 이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잃은 토트넘이 최종전을 치열하게 치르지는 미지수다. 만약 두 팀이 모두 승리하고 에버턴이 패배한다면 에버턴의 강등은 확정이다.● 전북은 37경기를 치렀을 때 어떤 얼굴일까 올 시즌 에버턴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을 보이는 팀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에도 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올 시즌도 선두 질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전북이다.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두고 1994년 창단한 전북은 K리그1 최다 우승(9회)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17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5년 연속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지난 시즌에도 울산에 아쉽게 밀려 준우승을 했다. 대신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컵을 가져오며 FA컵 우승 5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썼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14경기를 치러 벌써 6패를 기록했다. 전북은 5연패 우승을 달성했던 2021시즌에는 38경기 중 6패를 했고, 준우승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38경기 중 7패만 기록했다. 올 시즌 경기는 아직 절반도 치르지 않았는데, 최근 2년간 패배와 비슷한 수치를 벌써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전북은 2020년 12월부터 함께해왔던 김상식 감독이 5월 4일 자진 사임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김두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은 뒤에는 현재 리그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8을 쌓았다. 이전 10경기에서 승점 10을 쌓는 것에 불과했던 전북이 김 감독 사임 이후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일시적 분위기 반등일지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또 새로운 감독이 선임될 경우 팀 분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EPL도 K리그1도 한 시즌에 38경기를 치르는 38경기 체제다. 에버턴이 단 1경기의 결과에 따라 강등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운명에 갇힌 가운데, 전북은 과연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오현규(22·셀틱·사진)가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시즌 5번째 골을 터뜨렸다. 오현규는 25일 하이버니언과의 2022∼2023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13분 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밀어 넣어 2-1로 만들었다. 오현규의 리그 4호이자 스코티시(FA)컵 1골을 포함한 이번 시즌 5호 골이다. 오현규는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활발하게 뛴 오현규는 슈팅 8개, 패스 성공률 83%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전문매체 풋몹은 오현규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2를 부여했다. 셀틱은 2-4로 졌다. 셀틱은 후반 22분 마에다 다이젠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 뼈아팠다. 그 뒤 셀틱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내리 2골을 허용했다. 여기에 후반 41분 자책골까지 나오면서 승리를 내줬다. 리그 우승을 이미 확정한 셀틱은 승점 96(31승 3무 3패)에 머물렀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황제’ 라파엘 나달(37·스페인·세계랭킹 15위)이 빠진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조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3위)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는 조코비치와 나달이 이 부문 공동 1위(22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프랑스 오픈은 28일 막을 올린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 총 14번 우승하면서 ‘클레이 코트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자신이 ‘디펜딩 챔피언’인 올해 대회에는 나서지 못한다. 유로스포트는 “나달의 불참이 조코비치에게는 ‘연료’가 될 것”이라며 조코비치를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조코비치는 2016년과 2021년에 프랑스 오픈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다. 다만 영국 스포츠 베팅 업체 ‘스카이베트’는 조코비치(32.3%)보다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41.7%)의 우승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베트MGM’에서도 조코비치(33.3%)보다 알카라스(41.7%)의 우승 확률이 더 높았다. 지난해 US 오픈 챔피언인 알카라스는 나달과 조코비치 그리고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가 주인공이었던 ‘남자 테니스 삼국지’를 끝낼 선두 주자로 인정 받는 선수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8강에 오른 게 프랑스 오픈 최고 성적이다. 여자 단식에서는 언론과 베팅 업체 모두 ‘디펜딩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1위)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시비옹테크의 이번 대회 우승 예상 확률은 스카이베트 기준으로는 57.9%, 베트MGM 기준으로는 58.3%에 달한다. 시비옹테크는 2020년에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그다음으로는 올해 호주 오픈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2위)가 우승 확률이 높지만 스카이베트 14.3%, 베트MGM 18.2%로 시비옹테크와는 차이가 크다. 3회전 진출이 프랑스 오픈 최고 성적인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개인 처음으로 세계 1위 자리에도 오를 수 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선수를 꼽자면 방신실(19)입니다. 지난해 열린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0위를 차지해 일부 대회에만 참가할 수 있는 ‘조건부 시드’ 소유자이지만 이번 시즌 루키 중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4월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등 아직 4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회 현장을 갈 때마다 방신실의 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방신실의 인기 비결은 호쾌한 장타와 공격적인 코스 공략입니다. KLPGA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36야드(약 216m)인데, 방신실은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265야드(약 242m)입니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자체도 투어 선수들보다 30m 이상 멀리 나가는데, 방신실은 4개 대회에서 280야드(약 256m) 이상 티샷 횟수도 33차례나 됩니다. 방신실의 플레이를 보고 팬들은 “보는 사람마저 시원해진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 윤이나를 떠올리게 하는 방신실제가 방신실을 언급한 것은 오늘 이야기할 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방신실을 언급할 때 따라오는 이름이 윤이나(20)입니다. 방신실을 보면 윤이나가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오구플레이’로 투어를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 지난 시즌 가장 주목받는 루키였습니다. 윤이나가 주목받았던 이유도 방신실 처럼 호쾌한 장타와 공격적인 코스 공략이었습니다. 윤이나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63야드로 투어 선수 중 1위였습니다. 지난 시즌 15개 대회에 참가했던 윤이나가 280야드 이상 드라이브를 날린 횟수는 145회입니다. 키도 윤이나가 170cm, 방신실은 173cm로 비슷합니다.이렇다 보니 KLPGA투어 팬들은 방신실을 바라보며 윤이나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윤이나의 근황에 관해 물어보며 윤이나가 언제 투어에 복귀할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윤이나는 지난해 6월 16일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남의 공으로 플레이를 한 뒤 자진 신고하지 않는 ‘오구플레이’ 논란으로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논란 직후 닫았던 소셜미디어도 다시 열고, 지난 겨울에는 미국에서 훈련도 소화했다고 합니다.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미국 주 단위에서 열리는 미니투어에도 출전했습니다. 대회에서 받은 상금은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 윤이나는 자진신고까지 어떤 마음이었을까윤이나를 두둔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징계로부터 7개월이 지났고, 윤이나도 자숙하는 상황에서 당시 윤이나 심경이 어땠을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단독 입수한 윤이나 일기장에는 당시 그의 심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윤이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매일 그날의 훈련 내용과 감정 등을 일기로 썼습니다. 지난해 일기장을 입수했었는데, 징계를 받기 전이라 징계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기사화하진 않았습니다.지난해 6월 16일 당시 일기장의 내용을 보면 윤이나는 “오구플레이를 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캐디) 오빠가 괜찮다고 그냥 치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된다”며 “왜 그 순간 냉정하지 못했을까… 아니 세컨에서 왜 공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 왜 내 공이라고 말 못 했을까”라고 적어습니다. 오구플레이를 한 당일부터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를 했습니다.자신만이 쓰고 읽어보는 일기장에는 주변에 대한 원망도 남아 있습니다. 윤이나는 오구플레이 일주일 뒤인 지난해 6월 23일 “(캐디) 오빠는 왜 거기서 나를 말리지 않았는지 너무 원망스럽다. 진짜 너무 밉다”며 “왜 (코치)프로님과 아빠는 그때 잘못한 거라고 말리지 않았을까”라는 글을 남겼습니다.괴로워하던 윤이나는 지난해 7월 3일 자진신고를 결심합니다. 그전까지는 “신고하기엔 너무 늦은 것 아닐까”라고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을 향한 관심 등에 부담감을 느낀 탓인지 자진신고를 선택합니다. 지난해 7월 3일 일기장에는 “챔피언조에서 첫 경험. 너무 긴장됐다. 좋은 경험”이라며 “지금이라도 자진신고를 해야겠다”고 적었습니다. 다음 날 윤이나는 사과문을 일기장에 적어두기도 합니다.윤이나의 자진신고 실행은 12일 뒤에 진행됐습니다. 그 사이 일기장을 보면 윤이나는 “머리가 아프다. 앞이 잘 안 보인다. 저혈압이 심해진 것 같다”며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걱정이다”라고 고민을 거듭합니다. 자진신고를 한 지난해 7월 15일 일기에는 “드디어 자진신고를 했다”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 진작에 했어야 했던걸 이제야 했네. 이렇게 마음이 편한걸 진작에 할걸”이라고 적어놨습니다.오구플레이를 한 지 약 한 달 만에 자진신고를 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이해가 간다는 팬도 있고,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징계를 끝낸 윤이나와 방신실의 장타 대결을 보고 싶다는 의견 만큼은 일치하고 있습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20세 이하(U-20) 월드컵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이 강팀 프랑스를 꺾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2013년 U-20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는 올해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19년 준우승했다. 김은중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두 팀의 경기를 앞두고 대부분의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한국을 언더도그(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팀)로 봤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2분 터진 이승원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이영준의 추가 골을 앞세워 조별리그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승원은 이영준의 헤더 골에 프리킥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골 1도움의 활약을 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프랑스에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이 경기가 끝난 뒤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원과 이영준의 골은 한국이 프랑스를 꺾기에 충분한 전력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은 건 처음이다. 1997년 대회에서 2-4, 2011년 대회에서는 1-3으로 패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프랑스는 우승 후보 전력이어서 수비 뒤 역습 전술을 준비했었다”며 “프랑스의 거센 공격을 좋은 수비로 막아줬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경기장에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경기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승리의 주역이 된 이승원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동료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 동료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조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원은 프랑스전에서 골도 터트리고 도움까지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 4강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인생에 한 번뿐일 대회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뛰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세 이하 대표팀에는 뽑힌 적이 없던 이승원은 김 감독의 눈에 들어 처음으로 연령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김 감독은 이승원을 발탁하자마자 그의 팔에 주장 완장을 채웠다. 이승원은 대표팀 승선 후 첫 경기이던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캡틴 역할을 맡았고 골까지 넣었다. 김태민 U-20 대표팀 수석코치는 이승원을 두고 “개인 기술과 기동력 모두 뛰어나다. 볼을 지킬 줄 알고 연결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이영준은 키 190cm, 몸무게 83kg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공격수다. 이영준은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했는데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영준은 피지컬이 좋기 때문에 한 번 터지면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이날 온두라스를 2-1로 물리친 감비아와 함께 F조 공동 1위로 나섰다.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12개 팀과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16강전부터는 단판 승부의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한국은 26일 오전 6시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내가 아니라 내 몸이 결정한 일이다.”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37·스페인·세계랭킹 14위·사진)이 28일 개막하는 올해 프랑스오픈에 불참한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 2005년 처음 출전해 바로 챔피언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총 14번 우승했다.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특정 메이저대회에서 이보다 많이 우승한 선수는 없다. 나달은 18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있는 자신의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주오픈에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면서 “나는 ‘올해도 프랑스오픈에 나왔어요’라고 말하려고 대회에 나가는 사람이 아니다. 현재는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달은 올해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 엉덩이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탈락한 뒤 4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세계랭킹도 2005년 이후 18년 만에 10위권 바깥으로 떨어졌다. 올해 프랑스오픈이 끝나 지난해 우승 포인트(2000점)가 빠지면 나달은 20년 만에 랭킹 100위권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2회) 기록도 새로 썼다. 이후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1위)도 올해 호주오픈에서 타이 기록을 세운 상태다. 나달은 “내 선수 생활 마지막은 이것보다 더 근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장에서 은퇴 선언을 하려고 그 힘든 훈련을 이겨낸 게 아니다. 꼭 코트 위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면서 “나 자신에게 1년 더 기회를 주려 한다. 아마도 2024년이 내가 프로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고 은퇴를 예고하기도 했다. 나달은 “다음 기회를 얻으려면 지금은 멈춰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멈춰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두 달, 어쩌면 한 달 반 또는 석 달이나 넉 달이 될 수도 있다”며 정확한 복귀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7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한 당시 18세 이강인(22·마요르카)은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으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김은중 감독(44)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1일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에 나선다. 대표팀은 ‘제2의 이강인’ 탄생과 2회 연속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12일까지 23일간 아르헨티나 4개 도시에서 열린다. 24개국이 4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와 각 조 3위 6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에 오른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다. 1977년부터 2년마다 개최된 U-20 월드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2021년 대회가 취소돼 올해 4년 만에 열린다. 7일 브라질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17일 결전지인 아르헨티나에 입성했다. 김 감독은 “브라질에서 시차나 기후 등에 적응을 많이 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과 큰 차이가 없어 선수들의 적응에 어려움은 없다”며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 프랑스와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26일 오전 6시 온두라스와 2차전, 29일 오전 6시 감비아와 3차전을 갖는다. FIFA는 U-20 월드컵 홈페이지에 한국을 소개하면서 김지수(19·성남)를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수비수가 키 플레이어로 뽑힌 것은 드문 일이다. FIFA는 “김지수는 뛰어난 빌드업 플레이와 정확한 패스로 한국 공격의 토대를 마련한다. 특히 스피드와 힘이 좋다”며 “아시아축구연맹 U-20 아시안컵에서 김지수는 한국 수비의 초석이었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에서 나란히 4골씩 터뜨린 공격수 배준호(20·대전)와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도 눈길을 끈다. FIFA는 배준호에 대해 “볼 터치와 패스 모두 훌륭하다. 특히 그라운드를 왕성하게 누비는 활동량은 상대 수비에게 악몽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시안컵에서 2골을 넣은 김용학은 개인 돌파와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학은 “우승 후보 프랑스가 첫 경기 상대인데 준비를 잘해서 꼭 이겨 보고 싶다”고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김포가 K리그2 승격 2년 만에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K리그2 무대로 올라와 11개 팀 중 8위(10승 11무 19패)에 그쳤던 하위 팀의 ‘반란’이다.● K리그2 각종 기록 갈아치우는 김포 김포는 14일 충남과의 방문 경기에서 1-0 이기며 7승 5무(승점 26)가 돼 1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2위 김천과 승점차는 3 이다. 36경기가 펼쳐지는 K리그2 일정이 3분의 1이 끝난 가운데, 12경기 연속 무패는 K리그2 역사상 3번째로 긴 무패 기록이다. 2019시즌 광주가 19경기(13승 6무) 무패로 이 부문 1위이고, 2017시즌 경남이 18경기(12승 6무) 연속 무패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까지 K리그1(1부리그), K리그2를 통틀어 무패는 김포가 유일하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김포의 기세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전원 공격-전원 수비’ 전술을 사용하는 김포는 12경기에서 4실점에 불과하다. 김포는 K리그1, K리그2 통틀어 최소 실점일 뿐만 아니라 12라운드 기준 K리그2 역사상 역대 최저 실점의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K리그2에서 12라운드까지 최저 실점은 부천(2016시즌), 경남(2017시즌), 광주(2019시즌), 전남(2020, 2021시즌)의 7 실점이었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전원 공격 전술을 사용하고, 내가 공격수 출신이라 그런지 수비수들에게도 공격에 적극 가담하라고 한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수비 라인이 높아졌는데, 이 때문에 지난 시즌에는 수비 뒷공간 노출이 잦았지만 올 시즌에는 훈련을 통해 이 노출을 보완한 것이 실점이 적은 이유다”고 설명했다.● 김포, K리그1 대전-광주보다 더 성공할 수도 김포의 이 같은 행진은 K리그2를 넘어 K리그1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K리그2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승격에 성공한 광주와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K리그1 무대에 올라간 대전이 성공적으로 K리그1에 적응하고 있다. 13경기가 치러진 K리그1에서 대전은 6승 3무 4패(승점 21)로 18일 현재 5위에 자리하고 있다. 2위 서울부터 4위 포항까지 모두 승점 23으로 한 경기만 더 이긴다면 2위까지도 넘볼 수 있다. 초반에 기세가 높았던 광주는 4승 2무 7패(승점 14)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위권 팀 간 승점 차이가 적어 1, 2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무대가 다르긴 하지만 김포는 이 두 팀보다 훨씬 더 적은 실점을 하고 있다. K리그1 2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맞붙어 승부차기 끝에 이기기도 했다. 고정운 감독은 “서울과 FA컵을 치를 때도 선수 로테이션이 필요해 1.5~2군을 내보냈다”며 “광주와 대전이 K리그2에서 하던 것처럼 K리그1에서도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하다보니 K리그1 팀들 전술에도 전반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김포가 K리그1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 안방 구장이 있긴 하지만 김포는 연습 구장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김포는 아직도 인조잔디가 깔린 구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 확충만 된다면 2024시즌에 김포는 K리그1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김비오(33)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선두인 김비오와 지난 시즌 이 부문 1위인 ‘코리안 욘 람’ 정찬민(24)의 장타 대결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비오는 18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파71)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한다. 2012년 이 대회 정상에 서며 상금왕을 차지한 김비오는 지난해에도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했다. 올 시즌 코리안투어에서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김비오는 시즌 첫 승과 함께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코리안투어 통산 8승의 김비오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SK텔레콤 오픈 최다 우승 타이를 기록한다. 지금까지 25차례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최다 우승 선수는 3차례(2003, 2005, 2008년) 정상에 오른 최경주(53)다. 김비오는 1, 2라운드에서 정찬민과 함께 나선다. 7일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정찬민은 장타의 드라이버 샷이 주 무기다. 지난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17야드(약 290m)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 오픈 개막에 앞서 17일 열린 공식 포토콜에 참석한 정찬민은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거리 욕심 대신에 정교한 샷을 보여 주겠다”며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플레이하는데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비오도 정찬민 못지않은 ‘장타왕’이다. 올 시즌 김비오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정찬민보다 더 길다. 김비오는 17일 기준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337야드(약 308m)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330야드(약 302m)를 기록 중인 정찬민보다 약 6m 더 길다. 김비오는 “올해 정찬민보다 드라이버 샷을 더 길게 치고 있긴 하지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에서 정찬민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번 대회에서 정찬민의 비거리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며 “타이틀 방어에 욕심내기보단 내 플레이를 하면서 제주의 좋은 기운을 받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 대회 최다 우승자인 최경주도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 나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7위를 했다. 2009년 대회 챔피언 박상현(40)과 역대 우승자인 이상희(31), 함정우(29) 등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서귀포=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비가 많이 왔던 5월 5일 어린이날 연휴에 생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5일 시작해 7일에 끝날 예정이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이 악천후로 인해 기존 3라운드에서 2라운드로 조기 종료가 됐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박보겸(25)이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이번 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컷오프 탈락을 했던 박보겸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대회였습니다.연휴 탓에 다른 대회보다 관심이 적었는데 큰 이슈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박현경(23)은 이 대회 전까지 53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참가한 27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를 했고, 이번 시즌에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습니다. 53개 대회 연속 컷 통과는 현역 선수 중 1위, 은퇴 선수를 포함해도 공동 3위의 기록입니다. 박현경은 지난 시즌보다 샷감이 좋아 이 부문 1위인 서희경(37)의 65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넘어 설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박현경은 컷오프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박현경의 연속 컷 통과 기록도 멈췄습니다. ● ‘예선 탈락’ 개념의 컷오프 선수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컷오프 탈락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박현경이 컷오프 탈락을 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우선 컷오프라는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골프에서 컷오프라는 용어의 의미는 ‘예선 탈락’입니다. 18홀 4라운드로 치러지는 통상의 대회를 기준으로 1, 2라운드를 마친 뒤 일정 등수 이하의 선수를 컷오프 탈락시키고 3, 4라운드를 치릅니다. 인원수가 많기 때문에 경기를 빠르게 치르기 위해서죠. 이 때문에 1, 2라운드는 예선이라 하고 3, 4라운드를 본선이라고 합니다.KLPGA투어에서는 대회마다 컷오프 기준을 정합니다.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 요강을 살펴보면 2라운드가 종료된 뒤 60위까지만 3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3라운드 대회이기 때문에 1, 2라운드를 예선으로 보고 3라운드를 본선으로 본 것이죠. 다만 이번 대회는 비가 많이 내린 탓에 5일 1라운드를 종료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인 6일 오전에 잔여 경기를 치른 뒤 1라운드를 종료했습니다. 또 악천후가 이어질 것을 예상한 KLPGA투어 측은 1라운드 종료 뒤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3라운드 없이 2라운드로 종료될 것을 알렸습니다. 그렇다면 1라운드는 예선, 2라운드는 본선이 되는 것입니다.그런데 대회 1라운드 종료 뒤 컷오프 탈락이 없었습니다. KLPGA투어는 선수들에게 현장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수들 대부분은 이번 대회는 컷오프 탈락이 없는 것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박현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기계적 규정 적용으로 기록 잃은 박현경이번 대회는 날씨 탓에 총 13명이 기권을 했고, 2라운드에서도 6명이 기권을 했습니다. 선수들이 기권을 하는 것은 기권을 하면 평균타수 등 대회 공식 기록에 대회 성적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저조한 선수들은 자신의 기록 관리를 위해 기권을 하는 것이죠. 박현경은 달랐습니다. 1라운드 성적이 저조했음에도 박현경은 자신의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2라운드에도 참가했습니다. 컷오프 탈락을 했다면 집으로 돌아가 컨디션 관리를 했겠지만, 이번 대회는 컷오프 탈락이 없다고 생각한 박현경은 비를 맞으며 대회를 마지막까지 소화했습니다.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박현경은 컷오프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KLPGA투어 관계자는 “이번 대회 요강에 36홀이 끝난 뒤 컷오프 탈락을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36홀이 끝난 뒤 상금을 받지 못한 선수들을 컷오프 탈락 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KLPGA투어가 말하는 이 규정은 3라운드를 치르는 것을 전제하고 정한 규정입니다. 악천후로 인한 라운드 축소 등으로 대회 일정이 변했을 때 컷오프 탈락 규정은 없습니다. 그런 탓에 KLPGA투어는 3라운드 규정으로 2라운드까지 치른 선수들을 컷오프 해버린 것입니다. 예선 통과를 하지 못한 선수를 본선에 같이 뛰게 하고 전체 성적으로 다시 예선 탈락의 개념을 적용했습니다. 선수들 입장보다는 행정적 편의를 우선시 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KLPGA투어가 지금같은 큰 사랑을 받는 데에는 박현경과 같은 스타 선수들의 힘이 컸습니다. KLPGA투어가 행정적 편의를 앞세우기 전에 선수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판단했다면 어떨까요.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반대편 코트에 있는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을 향해 서브를 넣었다. 상의 왼쪽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선명했다. 그렇다고 국가대표 은퇴 선언을 번복한 건 아니다. 김연경은 대표팀 어드바이저(고문) 자격으로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을 앞둔 후배 선수들을 돕고 있다. 김연경은 “선수들은 나를 자문위원님, 어드바이저님, 언니 등 자기들 멋대로 부른다”며 웃은 뒤 “선수와 코치진 사이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선수들이 코치진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도 내게는 편하게 얘기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역시 선수로 뛰는 게 더 좋다. 다음 시즌 경기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내 컨디션도 잘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한국은 지난해 VNL에서 12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그 바람에 14위였던 FIVB 랭킹도 23위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다음 달 1일 튀르키예(7위)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22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대회가 열리는 튀르키예로 출국하는 김연경은 “‘대신 뛰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 생각을 많이 한다”며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VNL부터 긴 여정이 이어지는데 갈수록 성적이 좋아질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VNL 일정을 마친 뒤 9월부터 2024 파리 올림픽 세계 예선, 항저우 아시아경기 등을 소화해야 한다. 김연경에게서 대표팀 주장 자리를 물려받은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는 “대표팀에 국제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아 경험이 풍부한 언니의 역할이 크다. 국제무대에서 매일매일 좋아지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진천=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제이슨 데이(36·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이번 시즌 2승에 도전했던 김시우(28)는 데이에 1타 뒤진 준우승을 했다. 데이는 15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끝난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추가하며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공동 2위 김시우 등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71만 달러(약 22억8600만 원)다. 바이런 넬슨은 데이가 PGA투어 데뷔 후 2010년 첫 우승을 차지한 대회로 13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8년 5월 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정상에 선 뒤 우승하지 못했던 데이는 5년 만의 우승이자 통산 13승째를 달성했다. 데이는 2015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 등 그해 5승을 하며 한때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8년 마지막 우승 이후 허리 통증과 어머니의 폐암 투병 등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세계랭킹은 175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PGA투어는 “데이는 어머니가 폐암 진단을 받은 뒤 골프장 밖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데이는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골프 선수를 그만둘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데이는 다시 골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데이는 “밤늦도록 스윙에 대해 고민하다 아침이 되자마자 코치에게 전화해 의견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6차례 컷 탈락하고, 두 차례만 톱10에 들었던 데이는 이번 시즌에는 7차례 톱10에 진입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번 우승으로 올해 초 115위였던 세계랭킹은 20위로 뛰어올랐다. 대회 최종라운드가 열린 날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어머니의 날’이었다. 데이의 캐디는 이날 데이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캐디빕(캐디가 입는 조끼)을 입었다. 데이는 “어머니가 없는 ‘어머니의 날’은 처음이었기에 어머니 이름이 새겨진 캐디빕은 내게 특별했다. 어머니 생각에 우승한 뒤 눈물이 나기도 했다”며 “지난 5년간 힘들었지만 끊임없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오늘 우승의 영광은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와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바치겠다”고 말했다.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이날 버디만 8개를 낚았지만 PGA투어 통산 4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다. 토트넘은 13일 애스턴 빌라와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서 1-2로 졌다. 0-2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45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골로 따라붙었지만 추가 골은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에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앞서 전반 24분 골포스트를 때린 슛 장면에서도 선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이날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4번의 오프사이드를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 57(17승 6무 13패)에 머문 토트넘은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울버햄프턴을 2-0으로 꺾은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6)와의 격차가 9점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EPL에서는 4위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14일 현재 6위인 토트넘은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유로파리그에는 리그 5위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팀이 출전한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이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6위도 유로파리그에 나간다. 이번 시즌 EPL 1위인 맨체스터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A컵 결승에 올라 있다. 14일 현재 8위인 브라이턴(승점 55)이 토트넘보다 세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UEFA 주관 클럽 대항전은 챔피언스리그가 최고 레벨 대회이고 아래로 유로파리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가 있다. 사우샘프턴은 다음 시즌 2부 리그로의 강등이 가장 먼저 확정됐다. 최하위(20위) 사우샘프턴은 13일 풀럼과의 경기에서 0-2로 져 승점을 늘리지 못했다. 승점 24인 사우샘프턴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14일 현재 17위인 에버턴(승점 32)을 넘어서지 못한다. EPL 18∼20위는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진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성재(25)가 3년 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정상에 올랐다. 임성재는 1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CC(파72)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이준석(35)을 1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3억 원을 챙겼다.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임성재는 국내 투어 대회에서는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둔 뒤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임성재는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가 3년 7개월 만에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2019년 당시에도 공동 5위로 최종일을 출발해 역전 우승한 임성재는 이날 역시 역전 우승하는 뒷심을 보여줘 갤러리의 갈채를 받았다. 선두에게 5타 뒤진 4위로 최종일을 맞이한 임성재는 12번홀(파5)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1번홀(파4)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임성재는 3타를 줄인 선두 이준석에게 3타 뒤져 있었다. 하지만 12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컵 3.2m 지점에 떨어뜨린 뒤 이글을 잡았고 이어진 1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매치 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팽팽한 분위기 속에 공동 선두가 이어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균형이 깨졌다. 임성재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렸지만 절묘한 리커버리샷으로 홀컵 약 1.6m에 붙였다. 투온에 성공한 이준석은 이글 퍼트를 임성재보다 홀컵에 20cm 더 가까이 붙였지만 임성재가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이어진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3라운드까지 11언더파로 1위를 달리던 최진호(39)는 6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임성재는 “전반이 끝난 뒤 선두와 타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후반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 특히 12번홀의 이글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차 적응에 힘들었으나 많은 분들이 찾아와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18일부터 열리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이날 경기 용인시 수원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임진희(25)가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하며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첫 우승을 한 임진희는 이날 최종 라운드 17,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지난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 이어 올해도 우승해 3년 연속 정상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 원. 대회 3연패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5)는 공동 9위(8언더파)를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선수들이 정말 잘해 준다면 플레이오프(PO) 진출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포 사령탑 고정운 감독(57)은 이번 시즌 초반 팀의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김포는 12일 현재 6승 5무(승점 23)로 K리그2 13개 팀 중 유일한 무패 팀이다. 올 시즌엔 K리그1(1부 리그)에서도 무패 팀은 없다. 10일 경기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만난 고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팀의 선두 질주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국인 선수들 얘기를 꺼냈다. 팀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김포는 2부 리그 입성 첫 시즌이던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엔 3명의 외국인 선수인 파블로(우루과이), 루이스(콜롬비아), 주닝요(브라질)를 영입했다. 셋 모두 공격수다.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과거 경기 동영상을 보고 영입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동영상을 보니 공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보여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강한 체력과 빠른 발을 가져 ‘적토마’로 불렸던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록으로 드러나는 ‘활약’ 대신 그라운드를 휘젓는 ‘활동력’에 초점을 맞췄다. 고 감독은 ‘전원 수비, 전원 공격’ 전술을 쓰고 있다. 공격수인 외국인 선수들도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공격진 사이 간격을 경기 내내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해 준 것이 지금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루이스는 6골(득점 1위), 파블로는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고 감독의 이런 전술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 시즌 후반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하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고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에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팀 훈련의 70% 이상을 체력훈련으로 돌리며 선수들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고 했다. 공격수 출신인 고 감독은 “수비도 공격해야 한다”는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다. 김포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한다. 이 때문에 수비 뒷공간이 뚫리는 약점이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65골을 허용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실점이 많은 팀이었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을 올리다 뒷공간을 허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수없이 반복하며 훈련했다”며 이제는 수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4골만 허용한 김포는 리그 최소 실점 팀이다. 고 감독은 선수 시절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2003년 선문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고 감독은 이후 K리그 전남, 서울에서 코치를 지냈다. 2012년 풍생고 감독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축구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고 감독은 “초등학교 감독과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며 “그러면서 축구를 보는 눈높이가 낮아졌다. 프로팀 감독만 했다면 항상 위만 봤을 텐데 아래 상황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2, 3부 리그 선수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4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포를 바라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김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두를 유지하면 다음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다. 고 감독은 “지금 당장 1부로 올라가는 건 팀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운이 좋아 1부 리그로 가더라도 ‘모래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구단의 지원, 훈련 인프라 등 모든 것이 1부 리그 팀 수준이 됐을 때 승격하는 것이 김포를 위해 더 좋다는 것이다. 고 감독은 “김포 감독을 처음 맡게 됐을 때 ‘훗날 김포가 K리그1에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며 “김포는 3부 리그에서 지난해 2부 리그로 승격했다. 이젠 K리그2에서 선두를 달리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1부 리그 진출은 3, 4년 뒤가 좋다고 본다. 팀과 선수들을 이해하고 아끼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김포=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지난달 3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을 다들 보셨을텐데요. 이번 대회에서 부상을 딛고 통산 7승을 거둔 이다연(26)보다 더 관심을 많이 받았던 선수가 있었습니다. 최종 4라운드 14번홀(파4)까지 이다연과 공동 선두 경쟁을 하던 방신실(19)입니다. 최종라운드에는 약 1만 명의 갤러리가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를 찾았는데, 방신실을 향한 응원이 많았습니다. 방신실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73야드(약 250m)의 드라이브 비거리를 보이며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갤러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방신실의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는 현재 투어에서 드라이브 거리 1위인 황유민(20·259야드)보다 약 15m 더 길었습니다. KLPGA투어 해설을 전문으로 하는 김재열 SBS골프 위원은 “원래도 장타자였는데, 이번 대회 때 보니 거리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방신실,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없다 이 대회가 끝나고 많은 팬들이 방신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습니다. 방신실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KLPGA투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인 ‘시드’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시즌 KLPGA투어 시드권자는 총 105명입니다. 이 중 해외투어 활동 선수 등을 제외하고 총 84명의 선수가 모든 대회를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른바 ‘풀시드’죠. KLPGA투어 대회는 108명, 120명, 132명, 144명이 출전하는 대회로 나눌 수 있습니다. 풀시드를 받은 84명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시드전 순위에 따라 대회들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드전에서 20위 내에만 진입하면 사실상 풀시드를 소유했다고 합니다. 국가대표 출신인 방신실은 지난해 11월 열린 KLPGA 2023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40위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KLPGA 챔피언십은 132명 대회여서 통상 시드전 37위까지 참가할 수 있는데, 참가할 수 있는 다른 일부 선수들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40위였던 방신실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만약 방신실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면 이번 시즌 풀시드는 물론이고, 2026년까지 시드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방신실 입장에서는 15번홀(파5)에서 퍼트 실수로 보기를 범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우승을 놓친 시드순위 40위의 방신실은 이번 시즌에 몇 개 대회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대회 상황마다 다르지만 방신실은 시드 순위 47위까지 출전 보장이 되는 144명 출저전 대회에는 100% 참가할 수 있고, 132명 출전 대회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방신실보다 앞선 순위의 선수가 참가를 하면 방신실이 참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32명 출전 대회에 방신실이 참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KLPGA투어에서 132명 이상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가 몇 개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보면 132명 대회는 4월 말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에도 KLPGA 챔피언십이 가장 먼저 열린 132명 출전 대회였습니다. 이후 132명 이상이 출전하는 대회는 7개였습니다. 방신실이 132명 출전 대회에 모두 참가하고 메인스폰서 대회에 추천선수로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시즌 방신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10개 대회가 채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방신실이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구분총 참가선수추천선수시드권자시드순위자108명 대회108명6명84명18명(시드순위 17위)120명 대회120명7명84명29명(시드순위 27위)132명 대회132명8명84명40명(시드순위 37위)144명 대회144명9명84명51명(시드순위 47위) ●방신실, 신인왕 되기 힘들다 이것이 방신실이 신인왕이 되기 힘든 이유입니다. 지난해 ‘오구플레이’ 논란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장타자 윤이나(20)와 비슷한 성향의 신인 선수 등장에 일부에서는 ‘김민별이 독주하던 신인왕 경쟁에 방신실이 새로 합류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신실이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방신실이 신인왕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방신실은 KLPGA 챔피언십에서 4위를 해 신인왕 포인트 150점을 얻었지만, KLPGA투어는 방신실을 순위 내에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풀시드를 소유했다면 9위에 적혀야 하지만 방신실은 조건부 시드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무대에 있는 월요예선이나 일본 무대에 있는 시드 리랭킹전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방신실 같은 선수들이 2부 투어에서 뛰면 안된다는 이유입니다. 월요예선은 방신실처럼 대회 참가 자격이 없는 선수들끼리 모여 경기를 펼친 뒤 상위 랭킹 선수에게 참가 자격을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골프장 사정상 1주일 내내 골프장을 비우기 힘든 점 등을 이유로 한국 무대에서는 사실상 월요예선 도입이 힘들다는게 골프계의 중론입니다. 시드 리랭킹전 역시 선수들을 ‘무한경쟁’에 집어넣는다는 비판과 함께 행정적인 절차가 복잡해 KLPGA투어도 난색을 표합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인터밀란(이탈리아)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밀라노 더비’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신고했다. 인터밀란은 11일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경기 시작 11분 만에 두 골을 넣으며 2-0으로 이겼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AC밀란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다. 인터밀란은 2002∼2003시즌 4강, 2004∼2005시즌 8강에서 AC밀란을 만나 2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인터밀란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해 AC밀란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인터밀란과 AC밀란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을 안방구장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 1909년부터 시작된 두 팀의 맞대결인 밀라노 더비는 가장 유명한 더비 중 하나다. 지금까지 두 팀은 236차례 맞붙어 인터밀란이 88승 69무 79패로 앞서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AC밀란이 7회(역대 2위)로 인터밀란(3회)보다 많다.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횟수는 두 팀 모두 19회(공동 2위)로 같다. 인터밀란은 이날 AC밀란과 18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에서 1986년생인 에딘 제코(사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제코는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7세 54일인 제코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최고령 득점 역대 2위에 올랐다. 1-0으로 앞선 전반 11분에는 1989년생 헨리흐 므히타랸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제코는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치르는 더비는 매년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오늘 팀을 위해 필요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골 차이 이상으로 이긴 팀이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적은 한 차례밖에 없다. 두 팀의 4강 2차전은 17일 오전 4시에 열린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