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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의 패권을 쥐려는 주요국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AI 규제기관’ 설립 등을 둘러싼 규제 주도권 다툼도 시작됐다. ‘룰 세팅’을 주도해야 자국 AI 기업에 유리한 표준을 만들고, AI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AI 기술 개발과 활용을 두고 견제하고 있는 중국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버킹엄셔주 블레츨리파크에서 개막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AI를 규제하는 ‘AI 안전연구소’ 설립 방침을 밝혔다. 그는 “안전연구소 태스크포스(TF)에 이미 1억 파운드(약 1637억 원)를 투자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뛰어난 연구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첫 AI 정상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한 것은 물론 AI 규제기관 설립 계획까지 밝히며 산업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미국도 이 회의에서 AI 안전연구소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이 AI 규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의는 콘텐츠 조작, 핵 및 사이버 보안 위험 등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각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우자오후이(吳朝暉)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 등 각국 주요 인사와 세계적 빅테크 경영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우 부부장은 AI 국제 기준 마련에 협력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마지막 날인 2일 정상급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차기 회의는 내년 5월 한국에서 열린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영국 중국 등 28개국과 유럽연합(EU)은 1일(현지 시간)부터 이틀 동안 영국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에서 “AI의 파국적 위험을 막도록 협력하자”며 세계 첫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미국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중국까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협력 선언 이면엔 AI 산업 규제를 주도하려는 국가 간 기싸움이 치열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규제기관 설립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고, AI의 규제 범위와 강도를 두고 주요국별로 이견이 가시화됐다. 주요국들이 자국 AI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규제를 주도하고 타국 AI 산업에 진입장벽을 쌓아 AI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 AI 위협 인정” 1일 영국 버밍엄셔주 블레츨리 파크에서 개막한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28개국과 EU는 AI 안전에 관한 첫 국제 협약인 ‘블레츨리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AI가 사이버보안, 생명공학 등의 분야에서 오용되거나 콘텐츠 조작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협력해 이를 해결할 것을 결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AI 개발자에게 시스템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도록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정상회의에는 올 6월 AI 벤처기업 ‘xAI’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 겸 사장 등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장도 대거 참석했다. 주요국들이 처음으로 AI를 단일 의제로 하는 정상회의를 갖고 공동선언에 나선 이유는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가 급속도로 발전해 일상적인 경제·사회 활동은 물론이고 국가 안보 등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국들은 협력을 강조했지만 물밑에선 기싸움이 나타나고 있다. 개최국인 영국은 이번 회의 장소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한 현대 컴퓨팅의 발상지 블레츨리 파크로 정했다. 영국이 속한 연합군이 독일군의 전술을 가로채 전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다. 게다가 영국은 미국의 암묵적 반대에도 중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 물밑선 ‘AI 진입장벽’ 구축 전쟁 AI를 규제하는 ‘AI 안전 연구소’ 설립을 두고도 미국과 영국이 맞붙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일 정상회의 개최와 함께 AI 안전 연구소 설립 포부를 밝힌 당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도 같은 연구소 설립 계획과 그 우수성을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같은 날 런던에 있는 미국대사관에서 한 연설에서 AI의 위험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긴급 조치를 촉구하며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을 드러내려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수낵 총리에게 누가 ‘보스’인지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주요국들은 AI 규제의 범위와 강도에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수낵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AI가 생물·화학 무기 개발 등 극단적인 위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이미 가동되고 있는 AI 모델도 ‘실존적 위협’을 초래한다며 좀 더 광범위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올 7월 강력한 AI 규제안을 발표한 중국은 국제 규제기관을 설립해 첨단 AI 시스템 등록을 의무화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각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AI 규제를 이끌어 미래산업 패권을 굳히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은 스스로 규제해 달라고 하기 힘든데 이번에 기술 수준이 높은 기업들까지 참여해 규제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 규제로 ‘진입장벽’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최근 아프리카 일부 국가 재외공관을 폐쇄한 북한이 스페인, 홍콩 등 최소 12곳에서 대사관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스페인인민공산당(PCPE) 홈페이지에 공개된 구술서(口述書)에 따르면 서윤석 주스페인 북한대사관 임시 대사 대리는 지난달 26일 북한 외교 사절단 철수를 알리며 주이탈리아 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철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PCPE는 “북한으로부터 기관, 상업, 문화단체와의 호혜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어 대사관을 폐쇄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스페인 정부가 북한에 협조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북한은 최근 홍콩 총영사관을 폐쇄하겠다는 뜻을 중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의 홍콩 주재 총영사관 폐쇄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의 북한 뉴스 전문 사이트인 ‘NK뉴스’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NK프로’는 북한이 우간다, 앙골라, 홍콩 등에서 재외공관 12곳 이상을 폐쇄 중이며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외교정책 개편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돼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은 북한이 공관 유지가 어려워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파리 일부 건물에 나치 독일 시절 유대인 거주지를 지목하는 ‘다윗의 별’이 그려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미국에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 포스터가 훼손되고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유대인을 기생충에 비유한 글이 ‘좋아요’를 받았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세가 격화되면서 반(反)유대주의가 세계에서 번지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파리 14구 아파트와 은행 등 건물 벽에 파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다윗의 별 60여 개가 발견됐다.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하는 표시인 다윗의 별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자행한 독일 나치 정권 시절 유대인 차별과 박해를 위해 집 문에 그리거나 옷에 부착하도록 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및 민간인 학살 이후 반유대주의 사건이 14배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또 독일 시민사회관측소 리아스에 따르면 지난달 7∼15일 독일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사건은 전년 동기 대비 240% 급증했다. 유럽뿐만 아니다. 최근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도시 전역에선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민간인들 사진을 담은 포스터를 훼손하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뉴욕 거리에서 이 포스터를 찢은 남성이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로 확인돼 ‘유대인 혐오’ 논란이 격화됐다. 이에 미국에 사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238명은 인질 포스터를 들고 함께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뉴욕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 증오범죄는 5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7건에서 7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30건이 반유대주의 범죄로 집계됐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증오범죄 방지를 위해 지역 경찰서와 종교시설에 최대 7500만 달러(약 1015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반유대주의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도 상륙했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유대인을 기생충, 뱀파이어 등에 비유하는 반유대주의 콘텐츠가 게시돼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대사관 직원을 폭행한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러시아에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공항에 난입해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사람을 색출한다”며 폭동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본격 돌입하자 반(反)이스라엘 시위 강도가 세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간) 오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공화국 마하치칼라 공항에서 이스라엘발(發) 여객기가 착륙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수백 명이 공항 출입구를 부수듯 열고 입국장과 활주로에 난입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수십 명은 무단으로 활주로까지 달려나가 이스라엘에서 도착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 여객기를 둘러싸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상당수는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주차된 차량을 흔들어댔다. 또 입국장 수하물 수취대와 검색대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을 찾기도 했다. 이들의 난동은 공항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멈췄다. 다게스탄공화국 보건부는 이 난동으로 경찰과 민간인 등 20명 이상이 다쳤고 이 중 2명은 위중하다고 밝혔다. 지역 항공청은 마하치칼라 공항 운영을 다음 달 6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 밤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 안전을 보호하고 폭도와 유대인을 향한 난폭한 선동에 단호하게 행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게스탄공화국 당국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주민들에게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다게스탄공화국 주민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시위는 세계 여러 곳에서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전쟁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가 28일 영국 런던과 프랑스 마르세유, 덴마크 코펜하겐, 이탈리아 로마 등에서 열렸다. 뉴질랜드 웰링턴에서도 팔레스타인 국기와 ‘자유 팔레스타인’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시민 1000여 명이 국회를 향해 행진했다. 이 같은 시위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이클 오플래어티 유럽연합(EU) 기본권 국장은 30일 “반유대주의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주의”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이 27일(현지 시간) 새벽 시리아 동부 이란혁명수비대(IRGC) 및 연관 조직 시설 두 곳을 정밀 타격했다. AP통신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공격은) 시리아 부카말에서 F-16 전투기 두 대가 IRGC 및 연관 조직 무기고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밀하게 조정한 이 자위권 공격은 전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국인 보호와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에 대한 이란 대리인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란 지원 무장단체, 미군 공격 늘어 26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이라크와 시리아 미군 기지에 대한 이 지역 무장세력의 드론 및 로켓 공격이 16차례 발생해 미군 20명이 다쳤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중동)전쟁 이전에 없던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이라는 무장단체가 미군에 대한 공습을 최소 11차례 저질렀다고 주장한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병대 뒤에는 IRGC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5일 미·호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메시지라며 “미군을 계속 공격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더 과감해지고 빈번해진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확전 억제가 또 다른 목표인 미국이 이들 무장세력 배후에 있는 이란의 확전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로이드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과는 독립적이고 구분된 것(공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동전쟁 확전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란 지휘 아래 이라크나 시리아 무장단체가 결집하게 되면 향후 미군에 닥칠 더 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속내다. 이란은 27일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에도 이란은 미국을 위협하고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26일 “가자지구 학살이 계속된다면 미국은 이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예산과 무기, 작전 지원을 무제한 제공한다면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확전 우려는 남아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미국의 공격은 분쟁이 얼마나 빠르게 더 큰 불길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번 공격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미국이 취한 첫 번째 (중동지역) 공격”이라고 전했다. 27일 이스라엘 남부 국경 근처 이집트 타바와 여기서 약 70km 떨어진 누웨이바에 드론이 떨어져 6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이 드론이 예멘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마스 “휴전까지 인질 석방 없어” 이란과 하마스는 러시아를 방문해 외교전에 나섰다. 하마스 대표단은 26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교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중동전쟁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인질들을 휴전 협정 체결 때까지 석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앞서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하마스는 민간인을 테헤란에 풀어줄 준비가 됐다. 팔레스타인인 죄수 6000명 석방은 국제사회의 책임”이라고 밝힌 데에서 압박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대가 없는 인질 석방을 주장하던 이스라엘도 태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27일 “(이스라엘 정부는) 대규모 인질 석방을 위한 대가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중재자인 카타르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요인으로 미국 장기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꼽힌다. 25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6%로 다시 5%를 코앞에 뒀고 26일에도 장중 4.9%대를 유지했다. 미국 장기 금리는 미국 경제 ‘나 홀로 성장’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대)로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이다. 이날 발표된 3분기(7∼9월)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강력한 미 소비를 바탕으로 시장 전망치(4.7%)를 상회한 4.9%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2.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팬데믹 기저효과가 있던 2021년 4분기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다만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1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해 노동시장 과열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지난해 6월부터 10차례 연속 올리던 기준금리를 기존 4.5%를 유지해 첫 동결을 결정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 월가에서는 최근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장기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커졌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의 패널 토론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포퓰리즘과 반도체법 같은 미 정부 재정 부양책, 재정 적자는 모두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기준금리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에 많이 의존해 금리에 민감한 반도체 등 기술기업 실적 우려로 이어진다. 26일에도 뉴욕증시는 메타가 3% 이상 급락하는 등 기술기업 하락세로 나스닥지수가 장 초반 소폭 하락으로 출발했다. 올해 최고치에 비하면 10% 이상 내려간 수준이다. 장기 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로도 이어져 이날 엔-달러 환율이 다시 150엔을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6·25전쟁 때 한국에서 999일 동안 유엔군과 한국 민간인을 치료한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의 귀항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고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이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덴마크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의료 지원 의사를 밝힌 국가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과 덴마크 참전용사협회는 전날 공동으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왕립 요새 카스텔레트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기념식은 유엔의 날(10월 24일)과 유틀란디아호의 귀항일(1953년 10월 16일) 70주년을 함께 기리는 취지를 담았다. 이 자리에는 김형길 주덴마크 한국대사, 닐스 아네르센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 아네르스 라데카를 덴마크 적십자사 사무총장, 야코브 알렉사 덴마크 국방사령부 소장, 하태종 주독일 국방무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유틀란디아호에 승선해 복무했던 에리크 브뢴둠 씨(88)를 비롯한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브뢴둠 씨는 17세였던 1952년 9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뒤인 1953년 10월까지 유틀란디아호에서 일했다. 김 대사는 기념사를 통해 “유틀란디아호의 6·25전쟁 파견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건네진 소중한 도움의 손길이자 덴마크 전통적 가치의 발현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의 인도주의 외교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보훈부가 수여한 ‘평화의 사도 메달’을 브뢴둠 씨에게 전달했다.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및 헨리크 야트 유틀란디아호 참전용사회 회장 대행에게 보훈부 장관 명의의 감사패를, 덴마크 적십자사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코펜하겐 지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에게는 주덴마크 대사 명의의 감사패를 각각 수여했다. 브뢴둠 씨는 “한국 정부가 유틀란디아호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관심과 지원을 보내줘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의료 지원 의사를 밝히며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당시 최신식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한국에 파견했다. 1951년 1월 코펜하겐을 떠나 5주 넘게 운항해 3월 7일 부산항에 닿았다. 1953년 8월 16일 인천항을 떠나며 2달 만에 귀항해 임무를 종료하기까지 999일간 3차례에 걸쳐 630명가량이 근무하며 약 2000명을 수술했다. 유엔 군인뿐만 아니라 한국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했다. 당시 병사들은 유틀란디아호의 쾌적한 시설 때문에 ‘내가 다치면 유틀란디아로 후송해 달라’는 쪽지를 군번줄에 붙여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정부는 정전협정 조인 뒤 귀국 전에 유틀란디아호에 실린 약품 등을 유엔한국재건단(UNKRA·운크라)을 통해 한국 병원에 기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상원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한 날 탄도·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육해공에서 핵 훈련을 단행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화상 참관 아래 적의 대규모 핵 공격에 대응하는 핵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캄차카에 있는 쿠라 훈련장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야르스(사진)가, 바렌츠해에서는 핵추진잠수함 ‘툴라’로부터 ICBM ‘시네바’가 각각 발사됐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는 공중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 이어 상원도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날이었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러시아는 이 조약에 1996년 서명하고 2000년에 비준했다. 그런 CTBT 비준 철회 법안이 러시아 상·하원을 모두 거치면서 이제 푸틴 대통령의 승인만 받으면 러시아에서 비준이 최종 철회된다. 러시아는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할 때만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시킬 협박용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3월에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중서부 흐멜니츠키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밤새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무인기(드론)가 흐멜니츠키 원전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주부터 프랑스 파리 초등학교 하교 풍경이 달라졌다. 학생들이 보통 부모를 기다리던 학교 정문 주변은 이제 텅 비었다. 아이들은 학교 건물 안에서 대기하다 자기 부모가 오면 하나씩 문밖으로 나온다. 소풍과 견학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학교 주변에서 수상한 물건이나 사람이 보이면 즉시 알려 달라’는 공지도 온다.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피살되는 테러 사건으로 정부가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로 높이자 학교들도 일제히 보안을 강화한 것이다. 프랑스 전역을 공포로 얼어붙게 만든 이번 테러 사건 용의자는 20세 백인 청년 모하메드 모구치코프다. 그는 자신이 다녔던 프랑스 동북부 아라스의 강베타고교에서 프랑스어 교사 도미니크 베르나르를 흉기로 살해했다. 범행 당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모하메드는 일찍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받아 프랑스 보안 당국의 잠재 위험 인물 명단에 올라 있었다. 현지 언론에 보도된 그의 이력 중에서 눈길을 끄는 점을 봤다. 러시아 체첸공화국에서 태어난 그가 부모와 함께 처음 프랑스 땅을 밟은 것은 5세 때인 2008년이었다. 다시 말해 프랑스에서 무려 15년간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중고교 과정을 프랑스에서 거쳤으니 체첸공화국보다 프랑스에 더 동질감을 느낄 법하다. 그런데도 살라피스트(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로 성장해 모교 선생님까지 공격하게 됐으니 의아하다. 그가 프랑스에서 보낸 15년이 궁금해졌다. 모하메드 가족은 프랑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었다. 2014년 집에 들이닥친 경찰이 그의 부모를 불법체류자라고 체포해 추방 위기에 처했을 때다. 당시 이주민 지원 단체가 추방 조치는 반(反)인권적이라고 크게 비판하면서 언론에 널리 알려졌다. 결국 시민사회 지원 덕분에 그의 가족은 추방을 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주변에 일찍 노출돼 주목받은 모하메드 가족은 관계 당국과 지역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았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들은 조용히 고립됐다. 지역 언론 라부아뒤노르에 따르면 이웃들은 모하메드 가족을 ‘은둔 가족’이라고 묘사했다. 모하메드는 암울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웃들은 “모하메드는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환경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만약 주변에서 개입했다면 모하메드는 덜 불우하게 성장하지 않았을까. 물론 모하메드 가족이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남 탓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힘든 환경에서도 사회에 잘 정착해 주류로 자리 잡은 이민자가 적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하메드가 일그러진 15년을 보내는 동안 학교와 지역사회가 이 가족을 융화시키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번 끔찍한 테러를 예고하는 신호는 과거 여러 번 감지됐다고 한다. 모하메드가 17세 때인 2020년 파리 근교의 한 학교 교사 사무엘 파티가 ‘참수 테러’를 당해 숨졌다. 당시 모하메드가 다니던 학교에서 이 사건에 대해 토론하다 친구를 공격해 퇴학당한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과 모하메드가 모종의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하메드가 지난해까지 흉기를 들고 “이 도구로 사람을 죽일 수 있나” 같은 질문을 했다는 보도도 있다. 모하메드의 사례가 자칫 미등록(불법체류) 아동에 대한 거부감을 조장할까 우려스럽다. 핵심은 ‘테러 용의자는 미등록 청년이었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가 테러를 저지르기까지 보낸 15년의 성장 과정이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선입견이나 적대감이 또 다른 모하메드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6·25전쟁 때 한국에서 999일 동안 유엔군과 한국 민간인을 치료한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의 귀항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고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이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덴마크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의료지원 의사를 밝힌 국가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과 덴마크 참전용사협회는 전날 공동으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왕립요새 카스텔레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기념식은 유엔의 날(10월 24일)과 유틀란디아호의 귀항일(1953년 10월 16일) 70주년을 함께 기리는 취지를 담았다. 이 자리에는 김형길 주덴마크 한국대사, 닐스 아너슨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 안더스 랜드칼 덴마크 적십자 사무총장, 야콥 알렉사 덴마크 국방사령부 소장, 하태종 주독일 국방무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유틀란디아호에 승선해 복무했던 에릭 브뢴덤 씨(88)를 비롯한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브뢴덤 씨는 17세였던 1952년 9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뒤인 1953년 10월까지 유틀란디아호에서 일했다.김 대사는 기념사를 통해 “유틀란디아호의 6·25전쟁 파견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건네진 소중한 도움의 손길이자 덴마크 전통적 가치의 발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의 인도주의 외교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김 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국가보훈부가 수여한 ‘평화의 사도 메달’을 브뢴덤 씨에게 전달했다.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및 헨릭 야트 유틀란디아호 참전용사회 회장대행에게 보훈부 장관 명의 감사패를, 덴마크 적십자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코펜하겐 지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에는 주덴마크 대사 명의 감사패를 각각 수여했다.덴마크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의료지원 의사를 밝히며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당시 최신식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한국에 파견했다. 이 병원선은 덴마크로 귀항하기까지 한국에 3회에 거쳐 999일간 파견됐다. 유엔 군인뿐만 아니라 한국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했다고 대사관은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 그랑팔레 에페메르 전시장. 올해 2회째를 맞는 세계적 아트페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파리 플러스)이 한창이었다. 전시장 곳곳에는 관람객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새 관람객으로 전시품을 제대로 보려면 오가는 사람들의 어깨에 부딪히지 않게 피해야 했다.이곳에서 만난 페이스갤러리의 크리스티아나 보일 수석 영업이사는 “파리 미술시장은 다양성이 풍부하고 생동감이 넘쳐서 많은 갤러리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정문 바로 옆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의 자존심 루이뷔통 부스가 자리를 잡고 많은 인파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부스 한가운데에는 구릿빛의 거대한 루이뷔통 트렁크 모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스 내부 벽에는 특유의 로고와 알록달록 다양한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카퓌신’ 가방 25개가 걸려 화려함을 뽐냈다. 이곳을 지나던 프랑스인 예술가 자크 알베르 씨는 “루이뷔통재단 같은 민간 컬렉터가 공공 미술관을 넘어섰다”며 “이런 큰손들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파리 미술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런던에 뺏긴 本家 지위 탈환”파리 플러스의 시작은 원래 프랑스 토종 아트페어인 ‘피아크(FIAC)’였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모기업인 스위스 MCH그룹은 지난해 피아크를 인수했다. 이후 파리 플러스로 다시 태어났다. 1970년 스위스 작은 마을 바젤에서 시작해 미국 마이애미, 홍콩 등으로 진출한 아트바젤이 파리로 무대를 넓힌 것이다.아트바젤 앞에 굳이 ‘파리 플러스 파’가 덧붙은 점이 인상적이다. 프랑스 예술계가 토종 아트페어의 흔적을 지키려는 노력이란 얘기가 나왔다. 프랑스 갤러리들은 피아크가 사라진 것을 ‘아트페어의 뿌리를 잃었다’고 여기지 않았다. 파리 플러스를 통해 미술시장을 더 키워 세계 미술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한 세기 전만 해도 파리는 세계 미술의 중심이자 ‘아방가르드’(전위 예술)의 발상지였다. 대표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에서 근무했던 필립 훅은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19세기 후반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는 파리가 미술시장의 ‘스타’였다. 특히 현대 미술에선 파리가 런던보다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런던은 부단한 노력으로 그런 파리의 주도권을 빼앗았다. 아트바젤과 쌍벽을 이루는 아트페어 ‘프리즈 런던’은 올해로 20년 역사를 자랑한다. 아트바젤과 UBS가 발간한 ‘미술시장보고서 2023’에 따르면 영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미술시장이다. 프랑스(4위), 중국(3위) 등을 앞선다. 프랑스 예술계는 파리 플러스를 계기로 런던에 빼앗긴 세계 미술계의 본가(本家) 지위를 탈환하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21일 파리 플러스에 대해 “파리가 런던의 발뒤꿈치를 따라잡으려 애쓰고 있다”며 “런던과 파리의 오랜 경쟁이 미술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의 ‘런던 따라잡기’ 기대감에 부응하듯 이번 파리 플러스에선 34개국 154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대중에게 개방한 20~22일 사흘간 관람객만 약 3만8000명에 달했다. 미국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미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는 “미국 작품 수집가들이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프리즈 런던보다 이번 파리 플러스에 더 많았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하루 2000만 달러(약 270억 원) 상당의 예술품이 팔렸다”고 밝혔다.부호 투자, 브렉시트 등 호재프랑스 미술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세계적 부호의 대규모 투자가 꼽힌다. 유명 작품들을 박물관에 전시하려면 운송비, 보험비 등이 큰 부담이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설립한 루이뷔통재단은 이런 걱정 없이 박물관을 운영할 수 있다.구찌, 발렌시아가 등이 속한 또 다른 명품 그룹 케링그룹의 설립자인 프랑수아 피노 또한 옛 증권거래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카르티에재단도 현대 미술 컬렉션을 루브르 박물관 맞은편 건물로 옮길 예정이다.프랑스 당국이 예술가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점도 런던과의 차이점이다. 파리는 런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과 생활 물가가 낮은 편이기도 하다.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또한 프랑스 예술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브렉시트 전에는 유럽 미술 수집가들이 관세 없이 런던에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제 비(非)EU 회원국인 영국에서 EU 회원국으로 미술품을 보내려면 작품 가격의 5~20%가 관세로 붙는다. 각종 서류 작업 등 복잡한 행정 절차 또한 거쳐야 한다.스코틀랜드 화가 피터 도이그 씨는 이코노미스트에 “내 작품을 영국에 가져오거나 영국 밖으로 내보내는 게 매우 복잡해졌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지금은 런던에 거주하지만 파리로의 이주를 고민하는 예술가 또한 적지 않다.다만 파리 또한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프랑스 정부가 예술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조만간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예술품을 구입하면 다른 EU 회원국보다 적은 세금을 낸다. 새 EU 지침에 따라 프랑스 또한 2025년부터 다른 EU 회원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이에 프랑스 미술갤러리전문위원회(CPGA)는 “프랑스 미술시장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공격”이라며 반발했다. 120명이 넘는 예술가는 르몽드를 통해 ‘이 방침이 프랑스 미술 산업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유럽의 ‘K아트’ 열풍이번 파리 플러스에는 한국 갤러리와 미술 관련 기업도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갤러리 중 유일하게 참가한 국제갤러리는 최근 타계한 박서보 화백은 물론이고 이우환, 하종현, 이기봉 화백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파리 시민들은 특히 국내 단색화 선구자로 꼽히는 하종현 화백의 강렬함에 주목했다. ‘안개 작가’로 알려진 이기봉 화백의 작품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이승민 국제갤러리 홍보담당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다. 또 국내 중견 작가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져서 해외 시장에서 국내 작가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세계 미술의 허브로 키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술전문 수장고 개발기업 ‘아르스헥사’는 루이뷔통은 물론이고 독일 BMW,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겔랑 등 세계적 기업들과 나란히 이번 파리 플러스 공식 파트너사가 됐다.아르스헥사는 2026년 하반기(7~12월) 인천국제공항 내에 미술전문 수장고를 건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수장고를 이용할 글로벌 고객과 운영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이번 아트페어에 진출한 것이다. 송문석 아르스헥사 회장은 “우리가 세계적인 작품들을 수장고에 잘 보존하면 한국에 수준 높은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늘 것”이라며 “한국을 문화예술 허브로 키우려면 전문적인 아트 수장고 같은 기반 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습 2주가 지나서야 이스라엘을 찾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하마스에 맞서기 위한 국제적 협력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동맹(coalition·반IS 동맹)이 하마스에 대한 싸움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중동 안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정치적 접근도 허용할 때 가능하다”며 ‘두 국가 해법’을 시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도 만난다고 팔레스타인 당국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일찌감치 이스라엘을 방문해 지지를 표명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나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달리 뒤늦게 이곳을 찾은 것은 그의 방문이 프랑스 사회 분열을 조장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주간 더스펙테이터는 23일 “그는 19일 파리 토론회에서 ‘이 상황을 잘못 관리하면 (프랑스 내부)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문제는 곧 유럽 전체가 직면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슬림 이주민이 많은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23일 “서방 지도자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정치적 견해차가 있지만 이스라엘이 같은 지정학적 블록에 속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중동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서방에 해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올해 3월 167년 역사의 글로벌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문을 닫으며 ‘금융 강국’의 자존심을 구겼던 스위스가 모처럼 떳떳해질 법한 뉴스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전쟁이 불거진 뒤 ‘스위스프랑’ 몸값이 뛰었다는 소식이다.하지만 스위스프랑 강세보다도 일찍이 더 주목받은 건 스위스의 물가다. 지난해 스위스 물가상승률은 2.8%. 올해도 2%대를 유지하다가 내년 물가는 1%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가 불거지며 여전히 ‘고물가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대비된다. 스위스만 ‘인플레 무풍지대’에 안착한 비결은 무엇일까.물가상승률, EU 평균치의 ‘4분의 1’우선 스위스의 물가 상승률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보자.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 6월 유럽연합(EU) 기준 물가지표인 HICP는 스위스에서 1.8%였다. 이는 EU 회원국 평균치(6.4%)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유럽의 경제 강국인 독일(6.8%), 프랑스(5.8%)에 비해서도 훨씬 낮다.물론 여행객들 사이에서 스위스 물가는 워낙 높다고 알려져 있다.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네바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하는 ‘10대 고물가 도시’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올 1월 발표한 빅맥지수를 보면 스위스 빅맥은 6.7프랑(약 1만103원)으로 1위였다. 미국은 5.36달러(약 7200원)로 그 뒤를 이었다. 스위스 물가가 워낙 높긴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낮은 건 생활에 큰 안정성을 준다. 이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은 스위스 물가 안정성의 비결을 궁금해 하고 있다.기본적으로 스위스는 물가 산정 방식이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기 때문에 물가가 낮게 측정되는 측면이 있다. 독일 베텔스만 재단이 운영하는 글로벌 이코노미 다이내믹스(GED)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물가 산정 대상 가운데 운송 비용 비중이 낮은 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특히 급등한 연료 가격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저물가의 대표적인 비결은 앞서 언급한 스위스프랑 강세다. 24일 기준 1스위스프랑은 1.12달러가량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올해 9월 전후 주춤했는데 이달 들어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된 뒤 다시 올랐다. 스위스는 중립국인 데다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전쟁 국면에서 스위스 화폐가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스위스프랑의 강세는 해외에서 스위스로 수입되는 제품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스위스 물가를 완화시킨다. 물론 스위스로선 고민도 있다. 스위스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출될 때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엄격한 가격 통제 정책스위스 당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일반적인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엄격히 통제한다. 물가가 평소 꾸준한 관리를 받게 되는 구조다. GED에 따르면 당국이 물가 산정 대상에 포함하는 상품 가운데 약 3분의 1이 가격 규제를 받는다. 이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GED는 설명했다. 당국의 규제에 따라 기업들은 제한된 기간에만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스위스 물가는 원자재 가격의 단기 변동에 출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물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가격이 안정돼 있다는 점도 상당한 역할을 한다. 스위스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낮다. 산악 지형과 1500개가 넘는 호수 덕에 수력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편이다. 여기에 에너지기업이 프랑스 등과 달리 애초에 국유화돼 있다는 점도 저물가의 비결로 꼽힌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 기조에 맞춰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얘기다.스위스 소비자들이 워낙 부유하기 때문에 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측면도 있다. 미국 CNBC는 스위스인들이 부유한 편이라 전체 지출 중 음식 등 필수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체감 물가 변동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의 높은 노동생산성도 상품가격을 낮춘다는 분석이 있다. 상품을 생산하는 데 적은 인건비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해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노동생산성은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인플레 전쟁, 안 끝나”스위스중앙은행(SNB)은 물가 관리 목표치인 2%를 달성한 만큼 긴장을 늦출 법하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SNB는 지난달 금리를 연 1.75%를 동결한 뒤에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토마스 조던 SNB 총재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SNB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워낙 세계적으로 에너지가격이 불안정하고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임대료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조던 총재는 스위스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조업이 약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대규모 고용을 일으키고 후방 산업을 떠받칠 수 있는 제조업이 약하니 타격이 더 클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 불거지는 경제 이슈가 부쩍 늘었습니다. 경제 분야 취재 경험과 유럽 특파원으로 접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유럽 경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그리스가 13년 만에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 적격’ 등급을 받았다. 개혁 성향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55)의 재정 개혁이 높은 평가를 받아 기사회생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1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서는 처음으로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올리면서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국채는 정크(투기 등급) 채권에서 투자 적격 등급으로 인정받게 됐다. S&P는 2010년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처했을 때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당시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이 심각해져 2010년에서 2015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총 2890억 유로(약 413조 원)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런 뒤 고강도 긴축을 위해 공공부문 급여와 연금 삭감, 세금 인상 등 강도 높은 개혁을 했다. 그리스는 올해 유로존 평균 경제성장률의 2배가 넘는 2.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투자와 관광 수입 증가로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2.1%에 이르는 예산 흑자가 전망된다. 이처럼 그리스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데는 미초타키스 총리의 재정 개혁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성향인 그는 2019년 총리에 취임한 뒤 기업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무상의료 개혁, 공기업 민영화 등 공격적인 시장친화 정책을 펼쳤다. 그는 S&P의 신용등급 상향 발표 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의 성취를 인정받아 자랑스럽다”며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포용적 성장을 달성하는 길인 개혁 어젠다를 지속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국방부가 19일(현지 시간)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구축함 ‘카니’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 격추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후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의 첫 번째 사격을 의미한다고 AP통신이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미국의 참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확전 우려가 높아지고 아랍권 전체의 반발 또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등을 위한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던 155m 포탄 수만 발 또한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곧 투입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중동 전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美, 후티 미사일 요격 미 국방부는 19일 홍해 북부에 배치된 카니함이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순항 미사일 3기와 다수의 무인기를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해 요격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했다. ‘테러범’(하마스)과 ‘독재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이웃 민주주의 국가들을 절멸시키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를 지원하지 않으면 미국의 리더십 또한 타격받는다며 지원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그가 20일 의회에 이스라엘 140억 달러(약 19조 원), 우크라이나 600억 달러(약 81조 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에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 등의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지원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 또한 상당하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는 20일 전세계에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총 동원령을 내렸다. 앞서 18일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 또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 및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북부 아르빌의 알하리르 미 공군기지에도 역시 무인기 공격이 가해졌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에서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후 서안지구에서만 양측 충돌로 최소 70명이 숨지고 12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규군에 필적하는 병력과 무기를 지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일 것이란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가자 북부는 지상군 투입, 남부는 정밀 타격”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또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9일 가자지구 인근 군 주둔지를 방문해 “지금은 가자지구를 멀리서 보고 있지만 곧 내부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진입) 명령이 하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론 핀켈만 군 남부 사령관 또한 “이제 전투를 그들(하마스)의 영토로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르 바르카트 경제장관 또한 미 ABC 뉴스 인터뷰에서 “군이 미국으로부터 무기가 도착하는 시점에 공세를 시작할 수 있다는 ‘그린라이트(green light)’를 얻었다”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지상군 투입 시점은 포탄 등 미국산 무기가 도착하고 날씨 등의 영향이 작을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14, 15일 지상군을 투입하려 했으나 흐린 날씨로 공중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본부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지상군 작전을 벌여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하고, 남부에서는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외과 수술식 정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9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 그리스정교회 소속 성(聖)포르피리오스 교회가 공습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17일 인근 알아흘리아랍병원에 가해진 로켓 공격 이후 이틀 만에 민간인 피란처로 쓰이던 이 교회까지 공격받아 민간인 사상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병원 공격과 달리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하마스의 지휘통제 센터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교회 또한 피해를 입었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회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난민이 된 모든 사람을 종교와 상관없이 품어 왔다. 공습 당시에도 최소 500명 정도가 피란해 있었다. 현재 사망자는 200명으로 추산되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 그리스정교회 총대주교청은 “교회 공습을 규탄한다”며 집을 잃은 무고한 시민들의 대피소로 활용된 교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가자지구 내무부는 “이스라엘이 자발리아 난민촌에 있는 안와르 아지즈 모스크 인근 가옥 여러 채를 포격했다. 이로 인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 또한 증가해 인도주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의료시설 공격이 최소 136차례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최소 16명의 의료진 또한 숨졌다. 가자지구 주민의 고난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시점만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구호 통로인 라파 국경 검문소의 빗장 또한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다. 당초 20일 검문소가 개방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산됐고 빠르면 21일 개방될 것이라고 CNN 등이 보도했다. 특히 이집트는 구호물자 지원은 허용하겠지만 가자지구 난민이 자국으로 유입되는 것은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라파 검문소의 이집트 쪽 문 앞에는 세계 각지에서 보낸 트럭 150여 대 분량의 구호물자가 벌써 수일째 하염없이 대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국방부가 19일(현지 시간)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구축함 ‘카니’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 격추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후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의 첫 번째 사격을 의미한다고 AP통신이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미국의 참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확전 우려가 높아지고 아랍권 전체의 반발 또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등을 위한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던 155m 포탄 수만 발 또한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또한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곧 투입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중동 전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美, 후티 미사일 격추미 국방부는 19일 홍해 북부에 배치된 카니함이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순항 미사일 3기와 다수의 무인기를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해 요격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부터 대대적인 반미 무장 투쟁을 벌여 왔다.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했다. ‘테러범’(하마스)과 ‘독재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이웃 민주주의 국가들을 절멸시키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를 지원하지 않으면 미국의 리더십 또한 타격 받는다고 지원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그가 20일 의회에 이스라엘 140억 달러(약 19조 원), 우크라이나 600억 달러(약 81조 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에 70억 달러(약 9조 원) 등의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지원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 또한 상당하다. 18일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 또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 및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북부 아르빌의 알하리르 미 공군기지에도 역시 무인기 공격이 가해졌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에서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후 서안지구에서만 양측 충돌로 최소 70명이 숨지고 12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규군에 필적하는 병력과 무기를 지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일 것이란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가자 북부는 지상군 투입, 남부는 정밀 타격”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또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9일 가자지구 인근 군 주둔지를 방문해 “지금은 가자지구를 멀리서 보고 있지만 곧 내부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진입) 명령이 하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론 핀켈만 군 남부 사령관 또한 “이제 전투를 그들(하마스)의 영토로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니르 바라카트 경제장관 또한 미 ABC 뉴스 인터뷰에서 “군이 미국으로부터 무기가 도착하는 시점에 공세를 시작할 수 있다는 ‘그린라이트(green light)’를 얻었다”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지상군 투입 시점은 포탄 등 미국산 무기가 도착하고 날씨 등의 영향이 적을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14, 15일 지상군을 투입하려 했으나 흐린 날씨로 공중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뤘다고 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본부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지상군 작전을 벌여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하고, 남부에서는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외과 수술식 정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벨기에 브뤼셀에서 스웨덴인 2명을 총격 살해한 테러범이 최근 밀려드는 이민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12년 전 상륙해 유럽에 정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람페두사섬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체류자로 고민이 많은 유럽 국가들이 더욱 강경한 이민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이민자와 망명자 송환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브뤼셀 총격 테러범이 2011년 튀니지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람페두사섬으로 들어왔던 튀니지인 압데살렘 라수드(45)라고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이후 라수드는 스웨덴으로 갔지만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EU 역내에 들어온 이주민이나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 망명이나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EU 더블린 조약’에 따라 스웨덴 당국이 추방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공영방송인 STV는 라수드가 마약 범죄로 스웨덴에서 투옥됐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로 온 라수드는 2016년 이탈리아 볼로냐 경찰에 위험한 급진 이슬람주의자로 지목돼 감시를 받았다. 이후 감시를 피해 벨기에로 이주한 뒤 2019년 망명을 신청했으나 다음 해 망명 신청이 기각돼 벨기에 당국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이탈리아 경찰 관계자는 안사통신에 라수드가 자신을 추방시킨 스웨덴에 복수하겠다는 의도로 스웨덴 축구팬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라수드는 16일 밤 브뤼셀 도심 생크텔레트 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스웨덴인 축구팬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이번 사건으로 EU 회원국들이 이민 및 난민 문제에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허점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라수드는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등 최소 3개국을 오갔지만 어느 국가도 그의 이동을 통제하지 못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 위험한 이민자의 비자를 정지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이날 “원치 않는 이민자들로부터 EU를 더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동전쟁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서 헝가리, 태국, 베트남 정상 등과 양자 회담을 했고, 글로벌 지도자인 양 서방 세계를 향해 현안 관련 훈수를 두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18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가결하면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 푸틴, 노골적으로 ‘핵 가방’ 노출 러시아 하원은 이날 CTBT 비준을 철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17일 텔레그램에 “미국은 자신들의 헤게모니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국제적으로 전략적 동등함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TBT 비준 철회는 상원 심의를 거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절차가 완료된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러시아는 1996년 이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다. 푸틴 대통령은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은 하지 않은 미국과 같이 행동하겠다며 CTBT 철회를 주장해 왔다. 러시아가 CTBT를 없던 일로 만들면서 미국 등 서방을 상대로 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도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막는 방법으로 핵실험 재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을 통해 서방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일명 ‘핵 가방’을 든 해군 장교들을 노골적으로 노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장교 2명이 각각 핵 서류 가방을 들고 푸틴 대통령을 뒤따르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체게트’라고 불리는 이 핵 가방은 대통령과 군 고위부를 연결하는 보안통신 수단으로 극비의 전자지휘명령 네트워크를 통해 전략로켓부대에 명령을 하달한다. 대통령이 항상 갖고 다니지만 외부에 거의 노출하지 않는다. 러시아 즈베즈다TV가 2019년에 방영한 영상에 따르면 핵 가방에 여러 개의 버튼이 있고 이 중 ‘지휘’ 버튼은 백색의 발사 버튼과 적색의 취소 버튼 두 개로 구성돼 있다.● 국제사회 향해 중재자 자처, 훈수까지 우크라이나 사태로 20개월 동안 고립무원 위기에 있던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의 관심이 중동에 쏠린 사이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16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물론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5개국 지도자와 연쇄 통화를 했다. 일종의 ‘중재자’를 자처한 것이다. 러시아 외교부도 19일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27t의 구호물자를 이집트를 향해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페름에서 열린 ‘제11차 국제스포츠포럼’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금지는 ‘인종 차별’이라며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도자 몇몇 때문에 우리는 올림픽 경기 초대가 최고 선수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일종의 특권이며 실력이 아닌 정치적 제스처로 얻어지는 것임을 알게 됐다”면서 “출전 금지는 러시아에 대한 인종 차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몇몇 국제스포츠단체는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하고 있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