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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와 시애틀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가 열린 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 모바일 파크. 경기 전 외야 좌측에서 몸을 풀던 오타니 쇼헤이(29·에인절스)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약 100m를 달려가 고개를 숙여 깍듯이 인사했다. 반갑게 인사를 받으며 악수를 나눈 사람은 스즈키 이치로(50·은퇴)였다. 이치로는 시애틀 구단의 회장 특별 보좌역 겸 타격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다. 안방경기가 열릴 때면 종종 유니폼 차림으로 구장에 나온다. 오타니는 시애틀을 방문할 때마다 이치로에게 안부 인사를 한다. 두 사람이 실제로 처음 만난 건 오타니가 MLB 데뷔 시즌을 준비하던 2018년 스프링캠프 때였다. 미국 언론에서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 더욱 주목한 건 지난달 일본의 우승으로 끝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문이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나선 오타니는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치로도 2006년 초대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 때 리더이자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두 번 모두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2009년 한국과의 결승전에서는 결승타를 때리기도 했다. MLB.com은 “WBC 챔피언들의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곧이어 열린 경기에서 오타니는 결승 홈런을 때려내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오타니는 2-2 동점이던 5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조지 커비의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비거리 131m의 홈런을 터뜨렸다. 3일 오클랜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에인절스는 이날 7-3으로 승리하며 3연승(1패)을 달렸다. 오타니는 6일에는 시애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김하성(28)은 같은 날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9회말 시즌 1호이자 MLB 진출 후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9회초까지 3-4로 뒤졌던 샌디에이고는 9회말 대타 데이비드 달의 동점 홈런에 이어 9번 타자 김하성의 끝내기 홈런으로 5-4로 승리를 거뒀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전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향후 우승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을 공동 3위로 마무리했다. 김효주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팔로스 버디스 골프장(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김효주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이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김효주는 선두 인뤄닝(중국)에게 2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인뤄닝이 3∼5번홀에서 3홀 연속 보기를 하는 동안 김효주는 1타 차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후반 9홀 들어 갑자기 샷이 흔들리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역전 우승에 실패했다. 10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김효주는 16번홀(파5)에서 스리 퍼트로 다시 보기를 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날 내내 쇼트 퍼팅에 고전하다 17번홀(파3)에서 6m 버디를 성공시킨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김효주는 “후반으로 갈수록 샷의 정확도가 떨어졌던 게 아쉽다”며 “이번 대회 목표였던 톱10 진입엔 성공했지만 마지막 날 경기를 잘하지 못해 여러 아쉬운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평균 25.5개에 불과했던 김효주의 퍼트 수는 최종 라운드에서 31개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올해 들어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처음 출전한 대회인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10위,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선 공동 8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12일부터 미국 하와이주 호아칼레이 골프장에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자신의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로 김효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LPGA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거뒀다. 김효주는 “롯데 챔피언십에 집중하겠다. 매 대회 생각한 목표대로 플레이를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 우승 트로피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인뤄닝이 차지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인뤄닝은 LPGA투어에서 10승을 거둔 펑산산(은퇴)에 이어 LPGA투어에서 우승한 두 번째 중국 선수가 됐다. 인뤄닝은 우승 상금으로 26만5000달러(약 3억5000만 원)를 받았다. 지난달 27일 끝난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한 조지아 홀(잉글랜드)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2주 연속 준우승을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혜진과 유해란이 공동 18위(5언더파 279타), 고진영과 최운정은 공동 25위(4언더파 280타)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던 호주에 7-8로 진 데 이어 일본에는 콜드게임을 간신히 면하며 4-13으로 패했다.하지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이정후(25·키움)는 빛났다. 일본 최고 투수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매 경기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 WBC 대회 타율은 0.429(14타수 6안타)였다.올 시즌 후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 그는 “이번 대회 실패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2026년 열리는 제6회 WBC에는 ‘코리안 빅리거’로 출전하고 싶다. 2030년과 2034년에도 빅리거로 WBC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2023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닷새 앞둔 지난달 27일 키움의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정후를 만났다. 이정후의 운동 스케줄에 맞춰 인터뷰는 오전 9시부터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항상 남들보다 일찍 운동장에 나오는 것 같다. “팀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나와서 할 게 많다.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잔부상도 치료하고, 배팅도 좀 해야 한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다. 매년 이렇게 해 왔고, 이렇게 하면서 성적도 잘 나왔기 때문에 일종의 루틴이 됐다. 경기에서 잘하게끔 준비하는 저만의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충분히 훈련을 많이 하고 있지 않나. “저는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또 그에 따른 결과가 좋으면 자신감을 더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훈련을 하면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든다. 그런 성취감이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자신감이 있으면 성적도 좋아지는 것 같다.” ―우상으로 여기는 스즈키 이치로(일본·은퇴) 같은 선수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던데…. “훈련한 대로 결과가 나와 주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타자로서 할 수 있는 건 방망이로 공을 정확히 맞히는 것까지다. 그게 안타가 될지, 파울이 될지, 잘 맞았는데 야수 정면으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자 하는 것뿐이다.” ―어린 나이에 자기만의 루틴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2017년 키움에 입단했을 때부터 좋은 선배님들이 많았다. 박병호(KT), 서건창(LG), 이택근(은퇴) 같은 선배님들이 나만의 루틴을 가지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야 슬럼프가 와도 빨리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선배님들은 몸으로 먼저 보여주셨다. 그렇게 따라 하다 보니 나만의 루틴이 생긴 것 같다.” ―WBC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한국은 세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저희 실력이 부족했다는 것 맞다. 하지만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따지고 보면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다는 게 실력이긴 하다. 분명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상당히 긴장했던 것 같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단체회식도 하는 등 팀 분위기가 훨씬 좋아 보였다. “긴장이라는 것은 선수로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었다. 어느 팀, 어떤 선수든 긴장은 다 했을 거다. 다만 다른 나라 선수들은 긴장 속에서도 자기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그 선수들에게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실력을 키워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감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에 좋은 투수들과 좋은 타자들이 없는 게 아니다. 이번 대회 실패를 교훈 삼아 지금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 나부터 더 열심히 하겠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오타니 쇼헤이(일본·LA 에인절스)를 보면서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오타니는 대회 내내 모든 언론, 모든 팬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심지어 같은 선수들도 경기 전 그의 훈련 모습을 ‘우아∼’ 하면서 쳐다봤을 정도다. 그런데 오타니는 그런 부담감을 다 이겨내고 경기에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더라. 자신을 믿지 않고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거기까지 가기엔 준비 과정이 정말 혹독했을 것이다. 투수도 하고, 타자도 하니 두 배 이상 힘들었을 텐데 그걸 다 이겨냈다. 정말 대단하다.” ―일본 투수들을 상대한 뒤 ‘난생처음 보는 공이었다’고 한 말이 화제가 됐다. “한국과의 경기에 일본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왔던 왼손 투수 이마나가 쇼타(DeNA)가 인상적이었다. 시속 150km대의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사실 그 정도 스피드는 한국에서도 많이 봤다. 놀라운 것은 공의 스핀량이었다. 그렇게 회전이 많은 공은 처음 봤다. 만약 포수가 받지 않는다면 백네트까지 뚫고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투수 다루빗슈 유가 이정후 선수의 소셜미디어에 ‘함께 뛸 날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던데…. “한국에 와서 쉬고 있다가 그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루빗슈는 MLB에서도 1선발로 뛰는 선수 아닌가. 그런 대투수가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했다.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일본 중심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와는 방망이를 교환하며 우정을 나눴다. “요시다 선수의 타격을 예전부터 좋아했다. 2019년부터 그 선수 영상을 많이 봤다. 작은 키로도 엄청난 파워를 뿜어내는 스윙을 하는 선수라 연습할 때 참고를 많이 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알게 돼 서로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MLB 진출을 위해 스콧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는데 요시다 선수의 에이전트도 보라스더라. 잠시 만나서 야구 얘기도 하고, 유니폼도 서로 교환했다.” ―2017년 신인왕으로 시작해 지난해 MVP까지 됐다. 스스로도 이렇게 잘될 거라 생각했나. “사실은 프로에 입단한 뒤 1년만 뛰고 군대에 다녀오려 했다. 여느 선수들처럼 군대를 빨리 다녀온 뒤 주전 경쟁을 해서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상황들이 많이 바뀌어 버렸다.” ―올 시즌이 끝나면 MLB 진출을 노리는데 언제부터 미국행을 결심했나. “MLB는 원래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2021년 도쿄 올림픽이 계기가 된 것 같다. 올림픽에서 좋은 투수들의 공을 쳐 보면서 본격적으로 꿈을 키우게 됐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형의 영향이 컸다. 하성이 형이 키움 소속일 때 팀에서 가장 친했는데 형이 MLB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해주신다. 그런 얘기를 자꾸 들으면서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프링캠프부터 많은 MLB 팀이 이정후 선수에게 관심을 보여 왔다. 어떤 자세로 임하려 하나. “만약 MLB에 가게 되면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모든 걸 쏟아부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신인의 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제가 가서 잘해야 또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 같다. (김)하성이 형도 작년 유격수로 맹활약하면서 한국 선수도 내야 수비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저도 저 나름대로 한국 선수의 좋은 면을 보여주고 싶다. 악착같이 할 자신이 있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에 오르고도 지난겨울 타격 폼을 간결하게 수정했다. “선수로서 매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꼭 MLB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폼을 바꿔보고자 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 때만 해도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타격을 하면서도 내가 자세에 신경을 쓰고 있더라. 그런데 WBC와 시범경기 등을 거치면서 이제는 새 타격 폼에 완전히 익숙해진 느낌이다. 타격 폼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투수들과의 대결에만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올해는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가서 마지막 경기를 지고 난 뒤의 감정을 잘 기억하고 있다. 올해는 무조건 끝까지 가서 최후의 정상에 서는 게 목표다. 작년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셨던 팬들이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올 시즌 후 팬분들과 잠시 이별하는 게 목표다.”이정후△ 1998년 일본 나고야 출생△ 광주서석초-휘문중-휘문고△ 2017년 한국 프로야구 신인상△ 2018∼2022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2022년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 최우수선수(MVP)△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WBC 국가대표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최순호 프로축구 수원FC 단장(61)은 1992년 프랑스 2부 리그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선수와 지도자를 거쳐 이제는 행정가로 축구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올해부터 단장으로 수원FC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일이란 게 깊게 하면 많아지고, 편하게 가려 하면 적어진다. 난 원래부터 일을 깊게 하는 편이다. 생각했던 대로 일이 많다”고 했다. 시민구단인 수원FC에는 남자팀과 여자팀 그리고 유스팀이 있다. 3개 팀 선수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더 많은 관중이 축구장을 찾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사람 만나는 게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연락을 드리면 다 좋아해 주시고, 찾아뵈면 다 환영해 주신다”고 했다. 이런 왕성한 활동의 기본은 당연히 체력이다. 최 단장은 “마음으로는 아직도 30대 같은데 어느새 나도 예순이 넘었더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6시 반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한다. 저녁도 가능하면 집에 와서 먹는다. 음식량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대한 소식하려고 한다. 고깃집엘 가도 한 자리에서 10점 이상 먹지 않는다. 어쩌다가 과식을 하면 운동으로 이를 만회한다. 최 단장은 “선수 시절 몸무게가 82kg이었는데 지금도 정확히 82kg이다. 몸무게를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주로 한다. 최근에는 집 인근 낮은 산을 오르내리거나 호수 근처를 트레킹하며 기분 좋게 땀을 흘린다. 그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근력 운동이다. 특히 코어 부분의 근육을 유지해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운동이 벽을 잡고 까치발로 서는 것을 반복하는 종아리 운동과 허벅지 근육에 도움이 되는 스쾃이다. 엎드린 자세에서 발과 상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는 허리 부분을 강화할 수 있다. 누워서 양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 복부가 단단해진다. 팔굽혀펴기를 통해 등과 어깨 근육을 키울 수 있다. 그는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분들이 많지만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며 “하루에 30분이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 몇 달만 꾸준히 해도 한결 건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축구 동호인들에게 축구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경기도 좋지만 훈련도 함께 하면 더 좋다”고 했다. 이전에 한 시간 정도 경기를 했다면 앞으로는 절반은 경기를 하고, 절반을 훈련에 투자하라는 것. 그는 “피아노 같은 악기도 전문적으로 배워야 실력이 빨리 는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늘어야 훨씬 재미있게 공을 찰 수 있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개막을 앞둔 한국 프로야구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관련 범죄로 퇴출됐고, 장정석 전 KIA 단장은 계약 협상 중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해임됐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간부의 중계권 관련 금품수수 등 혐의로 검찰이 KBO와 자회사 KBOP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야구에 기회를 주기로 한 모양이다. 1일 전국 5개 구장(잠실, 문학, 대구, 수원, 고척)에서 열린 2023시즌 KBO리그 개막전 5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총 10만5450명의 관중으로 역대 개막전 관중 수 2위를 기록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개막전에서 5개 구장 만원 관중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열기는 둘째 날에도 이어졌다.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의 경기에선 2만3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개막 2연전 매진은 인천 연고 구단 첫 사례다. 같은 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도 경기 시작 1시간여 만에 2만375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두산은 오재원의 은퇴식이 열린 지난해 정규시즌 안방 최종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안방경기 매진을 달성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새로 감독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과 친정으로 돌아온 포수 양의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티켓 판매뿐 아니라 구단 유튜브 구독자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3개 구장에도 모두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았다. 2일 5개 구장의 합계 관중 수는 9만1495명이었다. 만원 관중 앞에서 치른 개막 2연전에서 롯데와 두산은 1승 1패씩을 나눠 가졌다. 타격전으로 펼쳐진 1일 경기에서는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12-10으로 역전승하며 이승엽 감독에게 첫 승을 안겼다.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로하스는 9-10으로 뒤진 연장 11회말 무사 1, 3루에서 문경찬을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렸다. 2일에는 투수전 끝에 롯데가 2-0으로 이겼다.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은퇴한 이대호가 후계자로 지명한 한동희는 0-0 동점이던 7회초 1사 1, 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KIA와 SSG도 1승 1패를 기록했다. 1일 SSG 선발로 등판한 왼손 투수 김광현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개인 통산 150승째를 수확했다. 327경기 만에 150승 고지에 올라선 김광현은 정민철(전 한화 단장)이 갖고 있던 최소 경기 150승(347경기)을 20경기 앞당겼다. KIA는 2일 경기에서는 13안타를 집중시킨 타선의 힘을 앞세워 9-5로 역전승했다. KIA 선발 투수 이의리는 5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제구 난조 속에서도 3실점(1자책)만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키움은 연이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일엔 연장 10회말 이형종의 끝내기 안타로 3-2로 승리했고, 2일에는 9회말 김휘집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7-6으로 이겼다. 한 팀이 개막 2연전에서 모두 끝내기 승리를 거둔 건 역대 3번째다. 2013년 3월 30∼31일 롯데가 한화를 상대로 처음 기록했고, 2016년 4월 1∼2일에는 LG가 역시 한화를 상대로 같은 기록을 세웠다. 한화는 3번 모두 진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한화는 제1선발 스미스가 1일 경기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가는 악재도 겹쳤다. 하루 전 NC에 0-8로 완패를 당했던 삼성은 2일에도 초반 한때 0-6으로 뒤졌으나 결국 8-6으로 역전승했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도 첫 승을 신고했다. LG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KT를 10-9로 꺾고 전날 패배(6-11 패)를 설욕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6일 개막하는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골퍼라면 누구나 밟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다. 최고 권위의 대회인 만큼 참가 자격을 얻기도 쉽지 않다. 역대 대회 챔피언, 전년도 말 기준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 마스터스 개막 전 1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우승자 등 매년 90명 안팎의 선수가 출전한다.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 참석은 더 어렵다. 우승 후보이거나 화제의 중심에 있는 선수들만 초청받는다.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올해 기자회견에 초청된 선수는 모두 14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다. 마스터스에서 5차례나 우승하며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는 이번 대회 출전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간표가 공개되면서 그가 어떤 말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즈만큼 주목받는 선수는 김주형(21)이다. 지난해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올해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다. 하지만 우즈,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주형의 기자회견 순서는 우즈 바로 앞으로 한국 시간 5일 오후 11시 30분에 시작한다. 이어 6일 0시부터 우즈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20대 초반의 신예 선수가 시선이 집중되는 ‘프라임 시간대’를 배정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주형은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정상에 오르며 우즈보다 빨리 2승째를 신고했다. 프레지던츠컵(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의 단체 대항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PGA투어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순호 프로축구 수원FC 단장(61)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터뜨린 화끈한 중거리포는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이자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그는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프로축구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K리그 명예의 전당’을 신설했는데 최 단장은 초대 헌액자 6명에 포함됐다. 연맹은 선수 부문에서 출범 40주년의 의미를 담아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10년의 세대별로 1명씩, 총 4명 선정했다. 최 단장은 이 중 1세대의 대표 선수로 뽑혔다. 그는 1980년 실업팀 포항제철 축구단에 입단해 프로축구가 출범한 1983년부터 1991년까지 포항제철과 럭키금성에서 활약하며 K리그의 태동을 알렸다. K리그 통산 100경기에 출전해 23골, 19도움을 기록했고, 1986년 포항제철의 리그 우승과 1984년 K리그 베스트11을 차지했다.그의 축구 인생 2막은 지도자였다. 선수 은퇴 후 1998년 포항 코치로 컴백해 2000년부터는 감독으로 2004년까지 포항을 이끌었다. 2006년부터 3년간은 실업팀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지휘하며 내셔널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강원FC 창단 감독을 지냈다. 이후 FC서울 미래기획단장,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가로 변신했다가 2016년 말 다시 포항 사령탑으로 복귀한 뒤 2019년 중반까지 감독직을 수행했다. 이후에도 같은 팀의 기술이사로 포항 유스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작년 말 수원FC 제5대 단장으로 선임돼 올해부터 2년 임기를 시작했다. 프로 구단 운영의 수장으로 축구 인생 3막을 열어젖힌 그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 단장은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조금 일을 깊이 하려 하면 일이 많아지고, 편하게 가려 하면 적어진다. 난 원래부터 일을 깊게 하는 편이라 생각했던 대로 일이 많다”고 했다. 시민구단인 수원FC에는 남자팀과 여자팀, 그리고 유스팀이 있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최 단장은 “프로축구가 40살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 선진국들의 기준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시스템과 인프라를 좀 더 단단하고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우리 팀의 경우 아직 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가 부족한 편이다. 구장과 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제대로 된 클럽하우스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또 더 많은 관중들이 축구장을 찾도록 하는 것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그는 “사람 만나는 게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취임 후 3개월 정도 지났지만 연고지인 수원에 있는 생활 축구인들을 일일이 찾아 거의 모든 사람과 인사를 나눴다. 동시에 엘리트 축구인들을 만나서는 조언을 구하고 응원을 부탁한다. 구단 운영에 행정적으로 또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 내 오피니언 리더들도 틈나는 대로 만난다. 최 단장은 “다행인 게 연락을 드리면 다 좋아해 주시고, 찾아뵈면 다 환영해 주신다. 옛날얘기를 듣기도 하고, 해 드리기도 하는데 상당히 재미가 있다”고 했다. 이렇듯 왕성한 활동의 기본이 되는 것은 당연히 체력이다. 최 단장은 “마음으로는 아직도 30대 같은데 어느새 나도 예순이 넘었더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오전 5시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6시 반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을 한다. 점심은 직원들과 함께 하거나 모임에 참석해서 먹는다. 저녁 약속은 가능한 한 잡지 않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는다. 음식량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대한 소식하려고 한다. 고기를 먹으러 가면 한 자리에서 10점 이상 먹지 않으려 한다. 또 가능한 한 고기보다는 생선류를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 이상 과식을 하지 않으려 해도 과식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을 만나거나 모임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음식 조절이 지켜지지 않을 때 그는 운동을 통해 이를 만회한다. 최 단장은 “음식조절과 운동으로 항상 내 체중을 유지하려 한다. 선수 시절 몸무게가 82kg이었는데 지금도 정확히 82kg이다. 40년 동안 한결같이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한때는 살이 꽤 찐 적이 있다. 은퇴 후에도 선수 때 먹던 것처럼 먹었다가 몸무게가 90kg에 육박한 적이 있다. 그는 “그 살을 다시 빼는 데 한참 동안 고생을 했다. 그 이후엔 다시 고생을 하지 않으려고 철저하게 조절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젊은 시절은 활동적인 운동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주로 한다. 최근에는 인근의 낮은 산을 오르내리거나 호수 근처를 트레킹하며 기분 좋게 땀을 흘린다. 그는 “지금 사는 수원에는 그리 높지 않은 광교산이 있고, 호수도 여럿 있다. 시간이 나면 배낭에 김밥 한 줄이나 햄버거 하나 넣어서 집을 나선다. 책도 한 권 넣어간다. 어떤 날은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도 있다”고 했다. 그가 중장년에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근력 운동이다. 특히 코어 부분의 근육을 키워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최 단장은 “절대 무리하지 말고 자기 능력과 파워에 맞게 해야 한다. 반드시 피트니스센터를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동네 공원이라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볍게 할 수 있다”며 몇 가지 간단한 운동 동작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운동이 벽을 잡고 까치발로 서는 것을 반복하는 종아리 운동과 허벅지 근육에 도움이 되는 스쿼트다. 또 엎드린 자세에서 발과 상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는 허리 부분을 강화할 수 있고, 누워서 양발 올렸다 내렸다 하면 복부가 단단해진다. 팔굽혀 펴기를 통해서는 등과 어깨 근육을 키울 수 있다. 그는 “시간이 없다고들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며 “하루에 20분, 30분이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습관화하면 몇 달 되지 않아도 한결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생활체육으로 축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도 축구를 더 즐길 수 있는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경기도 좋지만 훈련도 함께 하면 더 좋다”고 했다. 그는 “운동도 악기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으로 배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게 차이가 많이 난다. 연습을 하지 않고 경기에서 공만 차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실력이 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며 “이전에 한 시간 반 경기를 했따면 앞으로는 절반 정도는 경기를 하고, 절반은 훈련을 하는 식으로 6개월 정도를 보내면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차츰 경기 시간을 늘리고 훈련 시간을 줄여도 된다. 실력이 늘면 축구가 훨씬 재미있어진다”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 KT의 제품 협찬사인 두피탈모케어 전문 브랜드 ‘카론바이오’가 2023 시즌 한국 프로야구 개막을 맞아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을 위한 이벤트에 나선다.카론바이오는 4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롯데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 동안 매일 5000개 씩 총 1만 개의 C3샴푸를 관중들에게 선물한다고 30일 밝혔다.경기 관람객들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행사 당일 현장에서 카카오플러스 친구맺기를 하면 선착순으로 제품을 무료로 받아갈 수 있다. 행사 장소는 잠실구장 2-1 게이트(내야 3루 출입구)와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 등 2곳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정석 프로야구 KIA 단장(50·사진)이 지난해 같은 팀에서 뛰었던 박동원(33·현 LG)과 연장 계약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계약 금액의 일부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KIA 구단은 “2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품위 손상 행위를 한 장정석 단장을 해임했다”며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한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동시에 “리그 모든 구성원과 팬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준법 교육에 힘쓰겠다”고 사과문도 내놓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등에 따르면 장 전 단장은 시즌 도중과 시즌 후 등 두 차례에 걸쳐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했다. 장 전 단장은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선수 측의 생각은 달랐다. 박동원은 선수협과 KIA에 장 전 단장의 비위 사실을 신고했고, KIA는 조사를 거쳐 이날 오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한 뒤 해임을 결정했다. 키움 감독을 거쳐 2021년 말 KIA 단장에 임명된 장 전 단장은 지난해 4월 키움 시절 중용했던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박동원은 결국 KIA와 연장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내 골프 거리 측정기 대표 브랜드 보이스캐디가 프리미엄 골프 워치 ‘T울트라(T-Ultra)’를 출시했다. 보이스캐디 T울트라는 출시 전 2주간 진행됐던 사전 예약에서 이틀 만에 1차 초도 물량 완판을 달성해 골퍼들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이번에 출시된 T울트라는 ‘VC 빅데이터(Big Data)’ ‘플래시백(Flash Back)’ ‘APL+(오토 핀 로케이션·Auto Pin Location)’ 등 세 가지 신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골프장 혹은 골프 코스에 대한 난이도는 확인하기 쉬웠지만 내가 플레이할 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내가 플레이할 홀에 대해 다른 골퍼들이 어떻게 쳤는지, 실제 홀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 인지를 알 수 있게 되면 효율적인 코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보이스캐디가 그동안 쌓아온 국내 최대 필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VC 빅데이터’ 서비스가 바로 이러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VC 빅데이터’를 통해 티 박스 진입 시 해당 홀에서 라운드했던 플레이어들의 페어웨이 적중률, 온 그린 확률, 평균 티샷 비거리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홀 난이도 파악뿐 아니라 본인과 비교가 가능한 맞춤형 데이터이다. 골퍼라면 예전에 방문했던 해당 코스에서 티샷 시 OB를 했는지, 그린 공략은 어떻게 했는지 과거의 플레이를 참고하고 싶을 때가 많다.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인 ‘플래시백’ 기능은 바로 골퍼들의 이러한 요구를 해소해 주는 서비스이다. 플래시백 기능은 골퍼가 이전에 플레이한 기록이 있는 홀에서 경기를 진행할 경우 해당 홀에서의 과거 스코어 및 샷 마킹을 워치에 표시해 샷 복기를 돕는다. 이를 통해 자신이 이전 플레이와 비교해 실수와 판단 미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오답 노트 기능을 수행해 타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동안 본인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데이터 안내 기능을 넘어 세부적인 목표를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또 세계 최초로 보이스캐디에서 시작한 실시간 핀 위치 서비스인 APL에 초정밀 측위 기술(RTK)로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오차 범위를 cm 단위까지 세분화해 더 정확한 거리를 안내하는 APL+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준오 보이스캐디 대표는 “2014년부터 함께해 온 골프 워치 T 시리즈가 10번째 제품으로 골퍼들과 만날 수 있어 뜻깊다. T울트라는 60만 대 넘게 판매되면서 보이스캐디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온 ‘T 시리즈’의 10번째 제품이다”며 “그만큼 그동안의 기술 노하우와 수천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사 자체 연구소에서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10년간 보이스캐디를 사랑해 준 많은 골퍼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2023년에도 T울트라와 함께 목표하는 스코어 달성은 물론 더 즐겁고 새로운 골프를 경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이스캐디 T울트라는 3월 6일 정식 출시됐으며 보이스캐디 공식 홈페이지 및 온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공식 소비자가 기준 55만 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의 소속 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했다. 1969년 창단한 샌디에이고는 1984년, 1988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모두 힘없이 패했다. 샌디에이고가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터줏대감은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다. 최근 10년간 다저스가 아홉 번, 샌프란시스코가 한 번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31일 막을 올리는 올 시즌엔 샌디에이고가 지구 우승을 넘어 월드시리즈 챔피언까지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자원을 대거 모았기 때문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정한 파워랭킹(우승 후보 예측 순위)에서 샌디에이고는 양대 리그 전체 30개 팀 중 3위에 올랐다. MLB 공식 홈페이지는 “샌디에이고는 올해 최고의 자유계약선수(FA) 중 한 명인 유격수 산더르 보하르츠를 붙잡았고, 3루수 매니 마차도와는 11년 연장 계약을 했다”며 “몇 주 후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합류하고, 강타자인 후안 소토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연봉 통계 사이트인 스포트랙 기준으로 샌디에이고의 올해 팀 연봉은 2억3696만 달러(약 3081억 원)로 뉴욕 메츠(3억3423만 달러·약 4349억 원), 뉴욕 양키스(2억6795만 달러·약 3487억 원)에 이어 3위다. 해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다저스는 팀 연봉 5위(2억1761만 달러·약 2832억 원)로 파워랭킹에선 4위로 평가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파워랭킹 20위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하성은 올 시즌엔 보하르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주로 2루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왼손 투수 류현진의 소속 팀 토론토는 파워랭킹 7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MLB 포스트시즌엔 12개 팀이 진출한다. 토론토는 포스트시즌에 나갈 만한 전력은 되는 셈이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을 일찍 접은 류현진은 7월 중순 복귀를 목표로 재활하고 있다.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류현진도 팀의 가을야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최지만과 배지환(이상 내야수)이 속한 피츠버그는 파워랭킹에서 하위권인 26위로 평가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23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인 1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 브룩 헨더슨(27·캐나다)과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선수 모두 같은 드라이버를 썼다는 점이다.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27·미국)도 이 드라이버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이들 선수가 사용한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가 최근 선보인 스텔스2 드라이버다. ‘스텔스의 비거리와 관용성을 더 많은 카본으로 넘어서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신제품이다. 1년 전 카본페이스 드라이버 스텔스를 출시하며 카본우드의 기준을 높인 테일러메이드는 스텔스2를 통해 카본우드의 혁신을 이뤘다. 최신 기술을 적용해 비거리와 관용성을 더욱 높였다. 드라이버는 스텔스2, 스텔스2 플러스, 스텔스2 HD 3종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스텔스 2 HD 여성용 모델이 있다.핵심 기술은 페이스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이다. 빠른 볼 스피드로 에너지 전달을 최적화한 오리지널 60레이어 카본 트위스트 페이스는 새로운 디자인인 ICT(Inverted Cone Technology)를 채택했다. 새로운 ICT는 중심에 맞지 않아도 볼 스피드를 유지하고 관용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ICT는 중앙을 두껍게 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얇아지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스텔스2의 페이스 무게는 스텔스보다 2g 가벼운 24g에 불과하고 최대 반발 영역도 넓어졌다. 또 폴리우레탄 소재의 나노 텍스처 커버로 둘러싸서 발사각, 스핀양을 미세하게 조정했다. 이를 통해 비거리를 최적화했다.테일러메이드 역사상 가장 많은 카본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 5년 동안 카본의 사용량을 늘려왔다. 스텔스2 플러스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카본 사용량을 75% 늘렸다. 스텔스2와 스텔스2 HD의 카본량은 약 두 배 증가했다. 가벼운 카본을 사용하면 그만큼 중량에 여유가 생긴다. 이 무게를 활용해서 관성 모멘트(MOI)를 더욱더 높이고 최적의 무게중심을 배치할 수 있다. 페이스 프레임과 호젤, 전후방 무게추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 카본이 골고루 사용됐다.테일러메이드의 이너시아 제너레이터로 관용성을 극대화했다. 공기 역학 디자인으로 스윙 스피드 향상과 관용성을 최대한 이뤄낸 테일러메이드의 대표 기술이다. 그리고 관통형 스피드 포켓(Thru-Slot Speed PocketTM) 디자인으로 볼 스피드를 극대화했다. 또 카본 패널의 곡률, 형태, 두께 조합으로 골퍼들이 선호하는 밝고 강렬한 타격음을 만들어 냈다.스텔스2 플러스는 스텔스 2 패밀리 중 스핀이 가장 적은 모델이다. 15g 무게의 슬라이딩 웨이트 트랙을 사용해 골퍼가 원하는 구질을 만들 수 있다. 로프트는 8도, 9도, 10.5도 등 세 가지 구성됐다. 8도 로프트는 주문에 따라 제공된다.스텔스2는 후방에 배치된 25g 무게의 텅스텐으로 높은 관성 모멘트를 제공한다. 최적의 론치 앵글과 스핀으로 똑바로 멀리 뻗어가는 샷을 만든다. 스텔스2 HD는 30g의 이너시아 제너레이터를 힐 가까이 배치한 최대의 관용성 모델이다. 두 모델의 로프트는 각각 9도, 10.5도로 구성됐다. 스텔스2 HD 여성용 모델은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디자인이다. 남성용 대비 헤드 무게를 줄이고 드로우 바이어스로 볼을 쉽게 높이 띄우도록 설계됐다. 로프트는 10.5도, 12도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임헌영 테일러메이드 한국지사장은 “올해 더 진보한 카본우드 스텔스2를 통해 골프 클럽의 기준을 높이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던롭스포츠코리아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가치에 젝시오만의 독자적인 혁신 기술로 고반발 퍼포먼스를 더한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을 최근 출시했다.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은 비거리 성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클럽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의 고반발 클럽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긴 비거리를 원하는 골퍼들을 위해 2023년 탄생한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은 헤드와 샤프트, 그립에 적용된 젝시오만의 독자적인 고반발 기술로 공인 드라이버에서는 볼 수 없는 반발 성능과 볼 스피드를 실현했다.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의 비거리 핵심 기술은 4중 스프링 효과로 반발 성능을 향상한 ‘리바운드 프레임(REBOUND FRAME)’과 공력 컨트롤로 흔들림 없는 임팩트를 실현하는 ‘액티브윙(ACTIVWING) 테크놀로지’다.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 사상 최대 반발 성능을 실현, 진화한 4단계 구조의 리바운드 프레임은 파워 응축 영역과 반발력 향상 영역을 교차 구성해 클럽 헤드의 페이스와 보디 부분에 적용된 4단계(강약강약) 입체적 강도로 반발력을 극대화했다. 또 탄성을 높인 티타늄 신소재 플랫 컵 페이스 설계로 기존 모델 대비 반발계수(COR)값 0.80 이상의 반발 영역이 133% 확대됐다. 최대 볼 스피드를 실현하는 에어로 다이내믹 설계의 액티브윙 테크놀로지는 다운스윙의 시작과 함께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헤드가 흔들림 없이 궤도를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임팩트 시 최적의 페이스 앵글을 만들어 헤드 스피드의 손실 없이 최대 비거리로 연결해 주는 혁신적인 헤드 설계로 액티브윙 미적용 클럽 대비 타점 분산을 15% 감소시켜 준다. 혁신적인 두 가지 기술과 고관성 모멘트-경량 헤드 설계로 압도적인 비거리에 관용성까지 향상했다. 여기에 이상적인 톱 포지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샤프트를 가볍게 하고 그립에 무게를 추가한 젝시오만의 독자적인 ‘웨이트 플러스(WEIGHT PLUS) 테크놀로지’까지 더했다. 또 젝시오의 모든 기술이 결집된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은 한국 골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골프 시장에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 위해 클럽 헤드의 페이스 디자인과 솔의 배지 및 그립 엔드캡의 골드 장식 등 소재와 디자인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은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 남녀 아이언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다.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NEW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 드라이버 또는 아이언세트 구매 고객에게는 젝시오 클럽과 젝시오 볼의 비거리 시너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젝시오 프리미엄 골프공을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젝시오 홈페이지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전국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 특약점에서 해당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20년 정규시즌 최하위 한화는 2021년 시범경기에서 7경기 6승 1패로 1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는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때 한화는 공동 7위(5승 7패 2무)를 했다. 정규시즌에선 또다시 꼴찌였다. 시범경기 성적과는 무관하게 가을은 항상 쓸쓸한 계절이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의 올 시즌은 어떨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지만 한화 팬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9승 1무 3패로 시범경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거포 채은성이 합류하면서 타선에 힘이 붙었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 2년째를 맞는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20)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1, 2군을 오갔던 문동주는 선발 투수로 올 시즌을 맞는다. 문동주는 시범경기 두 경기에 등판해 호투했다. 2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최고 시속 157km의 빠른 공을 연신 포수 미트에 꽂아 넣으며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시속 140km대 후반을 찍었다. 두 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11개나 잡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패스트볼 이후 제2의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었던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서 “마운드에 자주 설수록 금방 배우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흡족해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스미스와 페냐,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 등 5명의 선발 투수로 시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선발로 출발하는 문동주가 1, 2선발급의 투구 내용을 보여준다면 만년 하위팀 한화는 오랜만에 ‘가을 잔치’를 노려볼 만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이름을 알린 또 다른 선수는 삼성 외야수 이성규(30)다. 2018년 퓨처스리그(2군) 홈런왕 출신인 이성규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현준을 대신해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맞는다. 지난해 타율 0.074에 불과했던 이성규는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전향한 올해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36타수 12안타), 5홈런, 11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은 1위, 타점은 2위다. 27일 한화전에서는 여러 차례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박 감독은 “이성규가 개막전 중견수로 나갈 가능성은 99%”라며 신뢰를 보냈다. 올 초만 해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은 이성규 등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를 2위로 마쳤다. ‘국민타자’로 활약했던 이승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산의 올 시즌은 왼손 영건 최승용(22)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감독은 당초 두 명의 외국인 투수(알칸타라-딜런), 곽빈, 최원준 등으로 선발진을 꾸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딜런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 중 타구에 맞는 바람에 4월까지 합류가 어려워졌다. 5선발 경쟁 중이던 최승용이 당장 4선발 역할을 맡게 됐다. 최승용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올 시범경기에서도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컸다. 지난해 9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던 두산으로서는 최승용의 안정적인 투구가 절실하다. KIA의 키 플레이어로는 내야수 김도영(20)이 꼽힌다. 주전 3루수가 유력한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295에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공수주 능력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프로 2년 차에 잠재력을 폭발시킬지 주목된다. NC의 젊은 내야수 김주원(21)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롯데로 이적한 유격수 노진혁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스위치 타자인 그는 시범경기에서 유격수로 뛰며 3할대 타율(0.333)에 홈런까지 때려냈다. LG의 ‘차세대 거포’ 이재원(24)도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 승선은 불발됐지만 시범경기에서 세 타석만 들어서고도 홈런 1개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재원은 가장 넒은 서울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지난해 85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KT는 부상에서 회복한 건강한 강백호(24)의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 속에 강백호는 지명타자를 벗어나 우익수로 뛸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SSG는 부상에서 회복한 베테랑 투수 문승원(35)이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작년 준우승팀 키움은 ‘9억 황금팔’ 장재영(21)에게 5선발의 중책을 맡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한 유해란(22)이 미국 무대 데뷔전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유해란은 27일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의 슈퍼스티션 마운틴 골프앤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였다. 최종 스코어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유해란은 공동 7위를 했다. 유해란은 전날 3라운드에서는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를 몰아 치며 선두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순위가 다섯 계단 뒤로 밀렸다. 유해란은 경기 뒤 “오늘 최대한 즐기려 했는데 너무 즐겼는지 스코어가 조금 아쉽다”면서도 “데뷔 대회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유해란은 2020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통산 5승을 거뒀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첫 대회에서 톱10에 들었으니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것 같다. 자신감은 충분히 생겼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LPGA투어 2년 차인 안나린(27)이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 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다섯 타를 줄인 안나린은 “하고 싶은 대로 공략한 것이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6일 끝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고진영(28)은 공동 5위(17언더파 271타)를 했다. 최종 라운드 전반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올랐던 고진영은 “전반에 경기가 너무 잘 풀려서 ‘우승하는 것 아닌가’ 하고 김칫국을 마셨는데, 역시 그 직후 보기를 하며 집중력이 떨어졌다. 이런 게 골프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우승은 셀린 부티에(30·프랑스)가 차지했다. 이날 네 타를 줄인 부티에는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조지아 홀(27·잉글랜드)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통산 3승째를 거둔 그는 LPGA투어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프랑스 선수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 프로골퍼 홍란(37)만큼 이 말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2005년 프로에 데뷔해 4승을 거둔 홍란은 치열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그 누구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2021년까지 17년간 시드를 유지하며 358개 대회에 출전해 1047라운드를 소화했다. KLPGA투어에서 1000라운드를 넘긴 선수는 홍란이 유일하다. 홍란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서 원인을 찾았다. 20대의 홍란에게는 골프가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시즌 때는 경기에 나가느라, 시즌이 끝난 뒤에는 훈련을 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20대 후반에서 30대로 접어들면서 마음을 바꿨다. 쉴 때는 골프채를 완전히 놓고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던 것. 홍란은 친구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또 평소 해보고 싶던 일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휴식 일에는 수상스키와 레이크 보드를 즐겼다. 커피를 좋아하는 그는 겨울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필드의 철인’이 된 홍란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그의 강철 체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홍란 스스로는 “오히려 타고난 체력이 약한 편”이라고 했다. 12세 때 골프를 시작한 홍란은 프로 초반까지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km씩을 뛰었다. “운동선수의 기본은 기초체력”이라는 부친 홍춘식 씨(66)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홍 씨도 항상 그의 곁에서 함께 10km를 뛰었다. 홍란은 “언제나 옆에서 뛰어주신 아버지가 더 대단한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 온 체력 훈련이 긴 투어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는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몸 관리를 했다. 여느 선수들과 달랐던 점은 골프 연습보다 체력 훈련에 더 집중했다는 것. 그는 골프 연습에 하루 2∼3시간을 썼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체력 훈련을 했다.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하고 기구를 들었다. 그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피트니스센터에 갔던 것 같다”고 했다. ‘4월의 신부’가 되는 홍란은 요즘 결혼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4월 1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 글래스홀에서 벤처투자회사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요즘엔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꾸준히 한다. 홍란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스쾃이다. 그는 “선수 시절 대회를 다니면서도 숙소나 방에서 빠지지 않고 했던 게 스쾃이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완벽한 전신운동이다. TV를 보면서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 스쾃, 와이드 스쾃, 딥 스쾃 등을 번갈아 하면 지루함도 느끼지 않는다고. 스쾃은 주말 골퍼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홍란은 “처음 어드레스 자세를 끝까지 유지하는 게 스윙의 핵심이다. 그런데 많은 아마추어분들이 이를 지키지 못한다. 하체가 튼튼하지 않아서다. 스쾃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하체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내게도, 한국 남자 선수들에게도 첫 메달이라는 게 너무 영광스럽다.” 한국 남자 피겨 싱글에서 ‘최초의 길’을 걸어온 차준환(22·고려대)이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96.39점을 받아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99.64점)과 합산 296.03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의 세계선수권 싱글 첫 메달이다. 차준환은 지난해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세웠던 자신의 역대 최고점(282.38점)도 경신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개인 최고점이었다. 23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쳤을 때 차준환은 우노 쇼마(일본·104.63점), 일리아 말리닌(미국·100.38점)에 이어 3위였다. 전문가들은 차준환의 메달 획득을 전망하면서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쿼드(4회전) 점프 6개를 넣은 말리닌의 기본 기술점수(106.66점)가 차준환(85.40점)보다 20점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여섯 가지 쿼드 점프를 소화하는 말리닌은 ‘쿼드의 신’으로 불린다.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엔 쿼드 점프 2개가 포함됐다. 말리닌은 세 가지 쿼드 점프에서 회전 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기술점수(107.08점)에서 차준환(105.55점)을 1.53점 앞서는 데 그쳤다. 차준환은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에지 사용에 따른 주의를 받아 수행점수가 0.08점 깎인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면서 구성점수(90.74점)에서 말리닌(80.98점)을 크게 앞섰다. 차준환은 이날 4회전 점프를 두 번, 3회전 점프를 다섯 차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가산점 20.25점을 챙겼다. 프리스케이팅 참가자 24명 중 가산점이 20점을 넘은 선수는 차준환이 유일했다. 차준환은 “오늘 굉장했다. 무엇보다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펼쳤다. 후련하게 경기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연습했던 대로 해나가려 했다. 실수하더라도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ISU는 영화 007 사운드트랙 메들리에 맞춰 연기한 차준환에 대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의 기회를 앞두고 있었는데 제임스 본드처럼 침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에서 ‘최초의 기록’을 여러 차례 작성해 왔다. 15세이던 2016년 공식 경기 첫 4회전 점프를 성공시켰다.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첫 메달도 차준환이 따냈다. 세계선수권 톱10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선수도 그였고 4대륙선수권 첫 우승도 차준환의 몫이었다. 차준환은 베이징 올림픽 직후 열린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 번 개인 최고기록 경신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공식연습 첫날 부츠의 끈을 고정하는 후크가 부러졌다. 임시로 수리한 스케이트를 신고 출전했는데 쇼트프로그램에서 17위에 그친 뒤 프리스케이팅은 기권했다. 차준환은 “이번에도 대회를 준비하면서 같은 곳이 또 부러져 여기 오기 전에 스케이트를 바꿔야 했다”며 “지난해에는 부츠 때문에 기권했지만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렸다. 이런 경험이 나를 더 성장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준환의 은메달로 한국은 내년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출전권 3장을 확보했다. 차준환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동료 선수, 가족들에게 ‘다음 올림픽 때는 한국 남자 선수들 티켓 3장을 얻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오늘이 그 시작인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번 대회 금메달은 우노(301.14점)에게, 동메달은 말리닌(288.44점)에게 돌아갔다.‘꽃피는 연아 키즈’… 이해인, 10년만에 세계선수권 메달 여자 싱글 은메달 목에 걸어김예림 유영 등도 꾸준히 좋은 성적 ‘피겨 여왕’ 김연아(33)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은퇴했다. 하지만 김연아가 한국 피겨에 뿌린 씨앗은 10년가량 지난 올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연아 키즈’의 대표주자인 이해인(18·세화여고)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220.94점(쇼트프로그램 73.62점, 프리스케이팅 147.32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자 사카모토 가오리(일본·224.61점)에게 근소하게 뒤졌다. 김연아 이후로 한국 선수가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해인이 처음으로 10년 만이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6개(금 2개, 은 2개, 동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마지막 메달은 2013년 세계선수권의 금메달이다. 이해인은 지난달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210.8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역시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4년 만의 정상 등극이었다. 이해인은 아홉 살 때 김연아가 출연한 아이스쇼를 보고 피겨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해인뿐 아니라 김예림(20·단국대), 유영(19) 등도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9위를 한 김예림은 그해 ISU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의 그랑프리 대회 우승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김예림은 지난달 4대륙선수권에서는 이해인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유영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올랐다. 주니어 무대에서도 새싹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신지아(15·영동중)는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201.9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다. 같은 대회 아이스댄스에서는 임해나(19)-예 콴(22) 조가 은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이 종목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엔 피겨 최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피겨가 질과 양 모두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한국 피겨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기대해 볼 만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 프로골퍼 홍란(37)만큼 이 말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홍란은 지난해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4차례나 KLPGA 투어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홍란 자신의 말처럼 그는 특별히 거리가 많이 나가는 선수도, 특별히 뛰어난 기술이 있는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KLPGA 투어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2005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2021년까지 무려 17년간 시드를 유지해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다. 또 358개 대회에 출전해 1047라운드를 소화했다. 이 역시 신기록이다. 한국 여자 투어에서 1000라운드를 넘긴 선수는 홍란이 유일하다. 홍란은 “한편으로는 내 기록이 오래 남았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후배들이 잘해서 얼른 새 기록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든다”며 웃었다. 그런데 홍란은 어떻게 17시즌 동안 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KLPGA 투어 상금 랭킹 60위 안에 들어야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KLPGA 투어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KLPGA 투어는 매년 30개 넘는 대회가 열린다. 한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경기가 열리는 날은 나흘(3라운드 대회는 사흘)이지만 그 전 하루 이틀은 프로암대회에 나가야 한다. 결국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날은 월요일 하루 정도다. 더구나 매년 뛰어난 실력을 가진 새 얼굴들이 들어온다. 체력도 있어야 하고, 치열한 경쟁도 버텨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30살이 넘어서까지 KLPGA 투어 무대에 남아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홍란은 17년을 버틸 수 있는 비결은 ‘워라밸(일과 인생의 조화)’에서 찾았다. 그는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 집에서 그냥 쉬는 게 휴식이 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쉬는 사람도 있다. 내게 맞는 방법은 친구들을 만나거나 골프와 관계없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거였다”고 했다. 여느 선수들처럼 20대의 홍란에게는 골프가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어떻게 잘 칠지, 어떻게 우승할 수 있을지 에만 집중했다. 시즌 때는 경기에 나가느라, 시즌이 끝난 뒤에는 훈련을 하느라 바빴다. 1년 내내 친구를 만다는 횟수가 5번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대 후반에서 30대로 접어들면서 마음을 바꾸었다. 쉴 때는 골프채를 완전히 놓고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던 것. 홍란은 친구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분전환이 됐다. 또 평소 해보고 싶던 일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어릴 때 수영 선수를 잠깐 했던 그는 수상레저에 푹 빠졌다. 시즌 중에도 휴식 일에는 수상 스키와 레이크 보드를 즐겼다. 겨울철에는 커피에 빠져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소소한 인생을 즐기면서 골프도 잘 쳤던 그는 많은 어린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됐다. 많은 선수들이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대부분은 성적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 때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골프에만 모든 걸 쏟지 말아라. 지금까지 네가 연습을 안 한 게 아니지 않냐. 연습을 너무 많이 하면 기대가 커지고, 기대만큼 성적이 나지 않으면 실망이 더욱 커진다. 모든 걸 한 번 뒤집어서 생각해 봐라.” 이는 스스로에게 하는 주문과 같은 것이었다. 홍란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지치지 않는 체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다. 이 두 가지가 없었으면 ‘필드의 철인’이 된 홍란도 없었을 터. 홍란 스스로는 “오히려 타고 난 체력이 약한 편”이라고 했다. 선천적인 체력을 약했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초등학생 때 골프는 시작한 홍란은 프로 데뷔 후 몇 년까지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km씩 뛰었다. 이는 “운동선수의 기본은 기초체력”이라는 부친 홍춘식 씨(66)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아마 그에게만 뛰라고 시켰으면 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도 항상 그의 곁에서 10km를 함께 뛰었다. 홍란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시킨다고 뛴 나보다는 언제나 함께 옆에서 뛰어주신 아버지가 더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매일 한 러닝이 수치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러닝을 한다고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열심히 했던 체력 훈련이 긴 투어 생활을 하는 게 도움이 된 것 분명하다”고 말했다. 투어 생활을 이어가면서 러닝은 차츰 하지 않게 됐다. 대신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몸 관리를 했다. 그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투어 프로들이 골프 관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홍란이 여느 선수들과 다른 점은 그는 골프 연습보다는 체력 훈련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는 골프 연습에 하루 2~3시간을 썼다. 그리고 나머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체력 훈련을 했다. 틈나는 대로 마사지를 받고 스트레칭을 하고 기구를 들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열심히 한 건 모르겠지만 피트니스센터에 자주 간 것은 맞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웬만하면 매일 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약한 체력에도 그나마 꾸준히 어릴 때부터 해온 체력 훈련 때문에 큰 부상 없이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마감한 요즘은 어떨까. ‘4월의 신부’가 되는 홍란은 요즘 막바지 결혼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4월 1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 글래스홀에서 모 벤처투자업계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홍란은 최근 지인들에게 돌린 모바일 청첩장을 통해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저희 두 사람이 함께하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 늘 봄날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저희의 앞날을 축복해 달라”고 했다. 예전처럼 피트니스센터에서 사는 대신 요즘엔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선수 시절 달고 지냈던 잔부상을 치료하면서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홍란이 일반인들에게도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바로 맨몸 스쿼트다. 그는 “선수 시절 대회를 다니면서도 숙소나 방에서 빠지지 않고 했던 게 스쿼트였다.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거의 받지 않는 완벽한 전신운동이다. TV를 보면서도 할 수 있고, 소파에 앉아 있다가도 생각날 때마다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요즘도 하루에 스쿼트를 꾸준히 한다. 한 번 할 때마다 30회 씩을 기본으로 한다. 일반 스쿼트, 와이드 스쿼트, 딥 스쿼트 등 각종 스쿼트를 번갈아 하면 지루함도 느끼지 않는다. 팔도 앞으로 했다가 뒤로 했다가 할 수 있다. 그는 “틈날 때 스쿼트만 꾸준히 해도 전신운동이 된다. 매일매일을 개운하게 살 수 있다. 스쿼트를 할 때마다 마치 하루 숙제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스쿼트는 주말 골퍼에게도 특히 유용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홍란은 “많은 아마추어 골퍼 분들이 하는 실수가 칠 때마다 동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원래 처음 시작했던 어드레스 자세가 끝까지 유지되는 게 스윙의 핵심이다. 원인 중 하나는 하체가 튼튼하지 않아서다. 스쿼트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하체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2009년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투수들의 패스트볼 계열 평균 속도는 시속 146.3km였다. 8강 진출국 중 2위로 선두 일본(평균 146.9km)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 대회에서 일본이 우승,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14년이 지난 2023년 제5회 WBC에서 일본 투수들은 패스트볼 평균 시속 153.5km를 기록했다. 도미니카공화국(평균 153.7km)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한국은 145.9km로 오히려 퇴보했다. 대회에 참가한 20개국 가운데 16위에 머물렀다.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호주(17위·144.7km), 체코(19위·139.6km), 중국(20위·138.4km)을 앞섰을 뿐이다. 올해 WBC에서 일본은 2006년, 200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2013년, 2017년에 이어 3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한때 일본 야구는 한국을 ‘숙적’이자 ‘라이벌’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라이벌로 불리기에는 수준 차가 너무 크다. 이제 한국과 일본의 패스트볼 속도 차이(7.6km)가 한국과 중국의 차이(7.5km)보다 크다. ● 뛰는 일본, 기는 한국 올해 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스피드와 구위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퍼펙트게임을 작성한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는 가볍게 100마일(약 161km)을 넘겼다. 두 투수는 이번 대회에서 100마일 이상의 공을 모두 58번이나 던졌다. 이들 외에도 일본 투수들 대부분이 150km대의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한국 투수 중에서는 이의리(KIA)와 곽빈(두산)이 150km대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못하는 빠른 볼은 무용지물이다. 일본 투수들의 공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반면 한국 투수들의 탄착점은 오른쪽 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치우쳐 있다(그래픽 참조). 제구에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이 많았다. 한때 160km의 빠른 공을 던졌던 한기주(은퇴)는 “160km를 던질 때는 한가운데만 보고 던졌다. 공이 코너로 향하면 아무도 못 치는 공이 되곤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 류현진(토론토)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14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에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조차 패스트볼에 힘이 떨어지면 변화구의 위력이 반감되며 난타당하곤 했다. ● 외국인 투수에게 의존하는 한국 야구대회 개막 전부터 한국 투수진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들었다. “언제까지 광현종이냐”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김광현(SSG)과 양현종(KIA)을 뽑아야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0위 가운데 7명이 외국인 투수였다. 구단들도 젊은 투수를 육성하기보다는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외국인 투수 선발에 열심이다. 수도권의 한 구단 스카우트는 “현재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대부분 팀의 ‘원투펀치’가 외국인 투수들이다. 한국 야구의 미래가 더 어둡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반대다. 지난해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5위 안에 든 10명은 전원 일본 투수였다. 외국인 선수들은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섰다. 비슷한 체격 조건에도 일본 투수들이 더 빠르고 정확한 공을 던지는 것은 잘 갖춰진 기본기에 ‘트래킹 시스템’ 등 각종 선진 기술들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미국전 선발로 나섰던 왼손 투수 이마나가 쇼타(DeNA)는 178cm의 신장에도 150km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졌다. 고교 시절 140km대였던 패스트볼은 프로 입단 후 유연성 운동과 근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더 빨라졌다. 한국 야구에도 최근 들어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다듬어 제구와 스피드를 고루 갖춘 투수로 성장시키느냐 하는 것이 한국 야구 앞에 주어진 과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야구 대표팀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9일 중국과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투수 겸 3번 타자로 출전했다. 일본은 1회초 투수 오타니의 첫 투구로 대회를 시작했다. 22일 미국과의 WBC 결승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9회초엔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소속 팀 에인절스의 동료이자 미국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우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회를 끝냈다. 이번 WBC는 오타니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났다. 일본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미국을 3-2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일본은 2006년 제1회 대회, 2009년 제2회 대회 우승국이다.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일본은 이번 제5회 대회에서 7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호화 멤버를 꾸린 디펜딩 챔피언 미국은 ‘마운드 파워’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이날 9회초 오타니와 트라우트의 투타 맞대결은 대회 하이라이트이자 화려한 피날레였다. 일본이 3-2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오타니는 선두 타자 제프 맥닐(뉴욕 메츠)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1번 타자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트라우트가 타석에 들어섰다. 5년 동안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두 선수의 투타 맞대결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오타니는 최고 시속 164km의 빠른 공으로 트라우트를 압박한 뒤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시속 140km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자신의 손으로 ‘쇼타임’을 완성한 오타니는 글러브와 모자를 집어던지고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점수를 먼저 뽑은 쪽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2회초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냈다. 일본은 2회말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의 솔로 홈런으로 응수한 뒤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라스 노트바르(눗바·세인트루이스)의 1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4회에는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미국은 8회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투 웨이(two way)’ 오타니는 이번 WBC에서도 투타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줬다. 투수 오타니는 세 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9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11개를 잡았다. 타자 오타니는 7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홈런 1개, 2루타 4개, 8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결승전이 끝난 뒤 오타니는 “WBC는 내 야구 인생에서 항상 꿈꾸던 무대였다. 오늘 하나의 목표를 이뤘다”며 “MVP로 뽑혔지만 그보다는 일본 야구가 세계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해 기쁘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오타니의 경기 전 라커룸 발언도 화제가 됐다. 오타니는 “미국 팀엔 폴 골드슈밋, 트라우트, 베츠 등 야구를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세계 1위를 위해 여기 왔다. 오늘 하루만은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오타니는 야구 실력뿐 아니라 인성도 대회 내내 관심을 끌었다. 팬과 동료 선수들에게 웃는 낯으로 대했고, 공을 가져다준 볼보이의 얼굴을 쓰다듬어 줬다. 자신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투수가 ‘삼진 공’을 내밀자 웃으며 사인해 줬다. 대부분의 선수가 본업이 따로 있는 체코 팀을 향해서는 ‘RESPECT(존경)’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일본의 우승으로 끝난 이번 대회는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1라운드 탈락에도 불구하고 ‘야구의 세계화’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멕시코와 호주는 처음으로 각각 4강과 8강에 진출했다. 야구 변방으로 평가받던 체코에서는 모든 경기가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번 대회에선 팽팽하게 이어진 명승부에 많은 팬이 열광했다. 21일 준결승에서 일본에 5-6으로 역전패한 멕시코의 벤지 힐 감독의 경기 후 발언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이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오늘 밤은 야구라는 세계 자체가 승리한 날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