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최원영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69

추천

불필요한 것까지 들여다보고 필요한 것만 쓰겠습니다.

o0@donga.com

취재분야

2026-02-14~2026-03-16
경제일반33%
기업23%
산업21%
자동차8%
미국/북미5%
인사일반5%
정치일반3%
국제경제2%
  • 인터넷 통해 영아 넘긴 친모 “인천서 출생신고 한다 들어”…행방 오리무중

    경찰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안 된 이른바 ‘유령 아이’ 사건 12건 중 아직 생사 확인이 안 된 4건을 집중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먼저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 화성시에서 “인터넷을 통해 신생아를 넘겼다”고 밝힌 10대 미혼모 사건과 관련해 친모 진술을 기반으로 영아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아직 실마리를 못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친모로부터 “2021년 12월 출산했고 지난해 1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성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에게 아이를 넘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아이를 넘겨받은 이들이 친모에게 “강원에 살고 있는데 조만간 인천으로 이사 간 후 출생신고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아직 출생신고가 이뤄진 흔적을 찾지 못해 영아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2015년 경기 안성시에서 태어난 영아 2명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각각 태국과 베트남 국적 미등록 외국인(불법 체류자)이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둘 다 제3자 내국인을 보호자로 등록해 영아 예방접종은 마쳤지만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태국 여성은 포교를 위해 접촉한 내국인을 예방접종 보호자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여성이 등록한 보호자는 “내 이름이 사용된 것도 몰랐다”고 경찰에 밝혔다.이 밖에도 2019년 경기 수원시에서 출산한 외국인 친모와 영아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영아 예방접종 당시 친모와 함께 있었던 30대 외국인 남성의 신원을 먼저 특정하고 친모와의 관계를 조사 중이다.한편 이날 울산에선 이달 22일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영아 사체를 유기한 10대 친모가 자수했다. 울산남부서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말 충남 천안시의 한 대학병원에서 태어난 미신고 영아가 이날 추가로 발견됐지만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가 경황이 없어 출생신고를 누락했다고 한다. 학대 등 범죄 혐의점이 없어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3-06-27
    • 좋아요
    • 코멘트
  • 여야, 출생통보제 법안 30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

    여야가 출생 미신고 영유아 사태를 막기 위한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관련 법안의 조속 처리를 공언했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통보제 등 관련법을 3년 넘게 외면했던 국회가 뒤늦은 입법에 나선 데 따른 후폭풍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전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계류 중인 출생통보제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은 25일 “야당에 27일이나 28일 중 소위 개최를 제안했다”며 “정부 제출 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의료기관 등이 지방자치단체에 출생 사실을 알리는 출생통보제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 소위에 계류 중이다. 또 산모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는 보호출산제 등을 담은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에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위도 2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보호출산제 관련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여야의 상임위 차원의 논의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법사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출생통보제 도입으로 병원에 가지 않고 음지에서 출산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며 “출생통보제만 도입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적절치 않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건복지위 관계자 역시 “보호출산제가 영아 유기 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27일 소위 처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출생 미신고’ 사건을 조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유기된 아이의 친부 A 씨를 아동학대 유기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아이의 친모 B 씨가 2021년 12월 25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지 8일 만에 성인 남녀 3명을 만나 아이를 넘기는 자리에 동석했다. 또 경기 수원에서 자택 냉동실에 출산한 두 아이를 4년, 5년 동안 보관했던 30대 여성 고모 씨의 남편도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고 씨가 2018년 넷째 딸과 2019년 다섯째 아들을 낳은 후 병원에서 퇴원할 때 남편이 서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출생신고 안했죠” 영아 브로커 접근… 100만원 사례금 요구도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를 돕습니다.’ 23일 오전 한 메신저의 오픈채팅방 제목이었다. 채팅방에 들어가자 개설자는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와 함께한다”며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본보 기자가 미혼모를 가장해 “생후 10개월 된 딸이 있다”고 하자 금세 본색을 드러냈다. 개설자는 “별도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입양을 원하는 가정과 직접 연계해 입양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지정된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입양을 알선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다. 이어 “출생신고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안 돼 있다”고 하자 “아동 단독으로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고 후견인이 되는 방식으로 입양을 진행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안했다.● “미혼모 돕고 싶다” 접근 입양 브로커 활개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가 2015∼2022년 2236명 발견된 가운데 온라인에서 손쉽게 신생아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미혼모는 ‘입양 보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이 달린 오픈채팅방에서 불법 입양을 시도하고 있었다. ‘난임·불임이신 분’ ‘성별 여야’ ‘6월 출산 예정’이란 해시태그도 달렸다. 말을 걸자 “27일 출산 예정인데 출산 직후 아이를 넘겨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사례금으로 100만 원 정도를 원한다”고도 했다. 경제적 대가가 오가는 개인 입양의 경우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불법 입양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기자가 미혼모를 가장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자 1분 만에 “아이를 데려가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자신을 30대 난임 부부라고 밝힌 채팅방 참가자는 “다섯 살짜리 아들이 있어 딸이어야 한다”며 아이 성별을 확인한 후 “출생신고가 안 된 게 맞으면 내가 출생신고를 하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자신이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를 하고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른 참여자는 “미신고 아이를 가정에 데려오려면 500만 원 정도 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사례금을 지급할 테니 대신 아이 관련 연락을 일절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관계자는 “2015∼2022년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동 중 친모가 출생신고를 안 한 경우는 1045명”이라며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2236명 중 수백 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입양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냉장고 영아 친모 구속 한편 경기 수원시 자택 냉장고에 자신이 출산한 두 아이를 4, 5년 동안 보관했던 30대 여성 고모 씨는 23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한 후 구속됐다. 수원지법 차진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출산 사실을 몰랐다”고 했던 고 씨의 남편이 범행에 가담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고 씨가 2018년 넷째 딸과 2019년 다섯째 아들을 낳은 후 아내의 퇴원서에 남편이 서명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날 수원에서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수원시 등에 따르면 이 중 한 명은 베이비박스를 거쳐 아동시설에서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친모인 외국인 여성과 함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수원=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출생신고 안했죠?” 영아 브로커 접근… 100만원에 온라인 거래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를 돕습니다.’ 23일 오전 한 메신저의 오픈채팅방 제목이었다. 들어가자 채팅방 개설자는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와 함께 한다”며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본보 기자가 미혼모를 가장해 “생후 10개월 된 딸이 있다”고 하자 금세 본색을 드러냈다. 개설자는 “별도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입양을 원하는 가정과 직접 연계해 입양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지정된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입양을 알선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다. 이어 “출생신고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안 돼 있다”고 하자 “아동 단독으로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고 후견인이 되는 방식으로 입양을 진행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안했다.● “미혼모 돕고 싶다” 접근 입양 브로커 활개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가 2015~2022년 2236명 발견된 가운데 온라인에서 손쉽게 신생아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미혼모는 ‘입양 보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이 달린 오픈채팅방에서 불법 입양을 시도하고 있었다. ‘난임·불임이신 분’, ‘성별여야’, ‘6월 출산예정’이란 해시태그도 달렸다. 말을 걸자 “27일 출산 예정인데 출산 직후 아이를 넘겨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사례금으로 100만 원 정도를 원한다”고도 했다. 경제적 대가가 오가는 개인 입양의 경우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불법 입양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기자가 미혼모를 가장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자 1분 만에 “아이를 데려가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자신을 30대 난임 부부라고 밝힌 채팅방 참가자는 “5살짜리 아들이 있어 딸이어야 한다”며 아이 성별을 확인한 후 “출생신고가 안 된 게 맞으면 내가 출생신고를 하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자신이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를 하고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른 참여자는 “미신고 아이를 가정에 데려오려면 500만 원 정도 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사례금을 지급할테니 대신 일절 아이 관련 연락을 안 해줬으면 한다”고도 했다.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관계자는 “2015~2022년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동 중 친모가 출생신고를 안한 경우는 1045명”이라며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2236명 중 수백 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입양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냉장고 영아 친모 구속 한편 경기 수원시 자택 냉장고에 자신이 출산한 두 아이를 4, 5년 동안 보관했던 30대 여성 고모 씨는 23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한 후 구속됐다. 수원지법 차진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출산 사실을 몰랐다”고 했던 고 씨의 남편이 범행에 공모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고 씨가 2018년 넷째 딸과 2019년 다섯째 아들을 낳은 후 아내의 퇴원서에 남편이 서명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날 경기 수원에서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수원시 등에 따르면 이 중 한명은 베이비박스를 거쳐 아동시설에서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친모인 외국인 여성과 함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수원=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23
    • 좋아요
    • 코멘트
  • 아이 둘 낳고 살해, 냉동고 5년 보관한 친모 “키울 자신 없었다”

    자신이 낳은 두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4, 5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오던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 살해 혐의로 A 씨를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11월 넷째 딸, 2019년 11월 다섯째 아들을 출산한 후 곧바로 살해하고 자택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경 A 씨가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 영화동의 한 아파트의 냉장고 냉동실에서 검정 비닐봉지에 담긴 두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키울 자신 없었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A 씨는 역시 콜센터에서 일하는 남편 B 씨와 맞벌이를 하며 장녀(12), 둘째 아들(10), 셋째 딸(8)을 키우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8년 11월 넷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다음 날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월에는 다섯째 아들을 낳고 역시 다음 날 병원 근처에서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다시 임신하게 되자 기를 자신이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며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B 씨도 경찰에 “아내가 임신한 건 알았지만 낙태했다는 말을 믿었다. 아이들을 살해한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B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최근 경찰 조사를 받으러 다녀온 아내가 뭔가 거짓말하고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몰랐다”고도 했다. A 씨의 범행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발각됐다. 감사원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안 된 사례가 있다는 걸 파악해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복지부에서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A 씨가 출산 직후 기초 예방접종까지 했지만 출생신고는 안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A 씨가 조사를 거부하자 이달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또 A 씨에 대해 5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이들에 대한 미련과 미안함 작용한 듯” 영아 시신이 발견된 수원시 영화동 아파트 인근은 이날 내내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학수사대가 오가더니 이후 셋째 딸이 집 밖에서 하염없이 우는 모습이 보였다”며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세 남매를 보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냉동실에서 발견한 영아 시신 2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또 B 씨가 아내의 출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A 씨 가정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전기요금 할인 등을 받을 수 있는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도 프랑스 여성이 자신이 낳은 두 영아를 냉동실에 수년 동안 유기하다 발견됐다”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미련과 미안함, 차마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두 영아를 연달아 출산 직후 살해하고 유기한 걸 보면 출산 거부나 산후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있었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수원=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딩방’ 피해, 코인으로 보상” 투자자 두 번 울린 보이스피싱

    “‘리딩방’(유사 투자자문 행위가 이뤄지는 온라인 대화방) 때문에 피해 입으셨죠? 저희가 보상해드립니다.” 최근 유사 투자자문업체의 조언대로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본 A 씨는 지난달 ‘한국소비자원 피해자 보상팀’을 자처한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이 “가상화폐로 손실을 보전해드리는데 현금 환급 절차를 위해 공동인증서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실제로 가상화폐 지갑에 ‘테더’ 코인이 들어오자 A 씨는 주저없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자신의 명의로 대출이 처리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알고 보니 A 씨가 받은 코인은 실제 ‘테더’ 코인이 아니라 로고가 비슷한 ‘가짜 테더’ 코인이었다.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도 없었다. A 씨는 상담원이 알려준 계좌로 입금한 대출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가 됐다. 21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한국소비자원이나 금융감독원의 피해보상팀을 사칭해 범행을 저지른 일당 14명을 사기 혐의로 붙잡아 총책 B 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B 씨 등은 ‘리딩방’ 운영 업체 조언으로 투자 손실을 본 고객 명단을 입수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 콜센터를 차리고 투자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친 것이다. 이들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72명, 피해액은 26억 원에 이른다. 이들은 피해자 유형별로 ‘반론집’이란 제목의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내부 교육을 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또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면서 매달 사무실을 옮기며 경찰 추적을 따돌렸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21
    • 좋아요
    • 코멘트
  • “내 돈 받아내라” 민원인 고소에 잠못드는 근로감독관들

    “아직도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간신히 잠이 들면 꿈에서 민원인이 저를 향해 ‘내 돈 받아내라’며 고성을 지르는 악몽을 꾸고요.” 근로감독관 A 씨는 20일 “지난해 수당 관련 업무를 처리하다 민원인으로부터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 각하 처분을 받아 억울함은 풀렸지만 트라우마와 불면증을 얻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원인이 억지를 부리는데도 ‘일 커지게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상사의 태도에서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업의 임금 체납이나 수당 지급 등 노동법 위반 사안을 다루는 ‘근로감독관(특별사법경찰관)’이 민원인들의 화풀이성 소송과 항의에 시달리다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감독관은 악성 민원인의 고소로 인한 심적 부담을 호소하며 지난달 ‘근로자의 날’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고소·고발 시달리는 근로감독관들전국에 3000여 명 있는 감독관들은 지방고용노동청 소속으로 기업들에는 ‘노동 경찰’로 불리는 경계의 대상이다. 하지만 민원인들로부터는 돈을 대신 받아 주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장과 돈이 걸린 문제다 보니 요청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고소·고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용부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 4월까지 감독관이 민원인에게 고소·고발당한 사건은 총 529건에 달했다. 이 중 292건(55.2%)이 각하됐고 219건(41.4%)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민원인이 제기한 고소·고발의 97%가 각하되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억지 고소·고발이 많지만 조직 내부에선 보호해 주기는커녕 “왜 문제를 키웠느냐”는 시선이 돌아오기 일쑤다. 부당해고 구제신청 업무를 처리하다 민원인으로부터 고소당한 천안지청 소속 새내기 감독관은 고소당한 후 상부로부터 ‘주의 촉구 처분’까지 받자 지난달 1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한 감독관은 “최근 민원인의 ‘네가 뭔데 내 돈을 떼먹으려 하느냐’는 막무가내 항의를 받고 상사에게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원래 다 그렇다. 멘털(정신력)을 키워 보라’는 말이 돌아왔다”며 “근로자로서 보호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근로 환경 개선을 담당하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업무 폭증특히 최근 중대재해법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으로 감독관들의 업무가 폭증한 상황에서 민원인의 도 넘는 행동에 감독관들 사이에선 “그만두고 싶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악성 민원으로부터 감독관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공무원 책임보험을 통해 회당 3000만 원씩 연 3회까지 소송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2020년 신설된 후 현재까지 이용 건수는 8건에 불과하다. 수도권에서 일하는 한 감독관은 “문제가 생기면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는 대신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결론도 나기 전에 징계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감독관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 측은 “민원 대응 과정을 개선하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거나 간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은 감독관이 민원을 임의로 종결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반복적 악성 민원에 대해선 내부 논의를 통해 종결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감독관에게 특화된 심리건강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임금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다 보니 도 넘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감독관이 많다”며 “맞춤형 심리건강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23-06-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원전 폐쇄 의혹’ 김수현 전 실장 다음주 기소 방침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이르면 다음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김 전 정책실장을 15일과 19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정책실장이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정책실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김 전 정책실장은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으로 일하던 2018년 에너지전환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정책실장이 TF 산하 청와대 직원들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게 조기 폐쇄를 직접 지시한 걸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은 두 차례 조사에서 보고는 받았지만, 지시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청와대 비서관 등 관련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실장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르면 다음주 초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8일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9일 문미옥 전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에 이어 지난주 김혜애 대통령기후환경비서관 등 전 정부 인사들을 연달아 소환조사했다.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은 2021년 6월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져 1심이 진행 중이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3-06-20
    • 좋아요
    • 코멘트
  • 대전지법, 급발진 추정사고 운전자 무죄선고…법조계 “이례적”

    차량 급발진 때문에 사망 교통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5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 김정헌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56)에게 이달 15일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12월 29일 오후 3시 23분경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운전을 하다 경비원 B 씨(60)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차량이 잔디광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지하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A 씨는 급발진 사고이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도 “차량 엔진 소리가 커지며 급발진했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차가 정지한 후에도 시동이 꺼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검찰은 A 씨가 가속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라며 기소했다.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A 씨 차량은 대학 지하 주차장을 나와 시속 10km로 우회전하다 갑자기 13초 동안 가속하면서 시속 68km로 피해자를 치었다. 또 보호난간과 부딪치고 나서야 멈췄다. 재판부는 A 씨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보기에는 13초라는 시간이 너무 길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화분 등을 들이받고서도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피해자를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고 달리는 중 여러 차례 브레이크등이 켜진 점을 볼 때 차량 결함을 의심하기 충분하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차량 결함 및 급발진 가능성을 법원이 인정한 사례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2001년에 1심에서 차량 제조사 책임이 인정돼 기아차가 1180여 만 원을 배상하란 판결이 나왔지만 2, 3심에선 판결이 뒤집혔다. 2018년 5월 고속도로에서 부부가 사망한 이른바 ‘BMW 급발진 사고’에선 2020년 2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고 차량 결함을 인정했지만 제조사 측의 항소로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관련 소송이 계속 늘고 있어 이번 판결이 유사한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벌써 더운데, 한여름 어떻게 버티나” 전국 폭염…강원 양양엔 열대야

    “6월부터 이렇게 더운 건 태어난 후 처음인 것 같아요. 한여름은 어떻게 버틸지 벌써 걱정이네요.” 17일부터 이틀 동안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난 강원 양양군 주민 김수경 씨(25)는 “더워서 밤에 선풍기와 에어컨을 모두 틀고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기상청에 따르면 17일과 18일 강원 양양 새벽 기온이 모두 25.8도를 기록해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발생했다. 올해 첫 열대야인 6월 17일은 2021년(7월 5일)에 비해 18일 빠르다. 지난해와는 같다. 2년 연속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하면서 ‘6월=초여름’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양양 주민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낙산해수욕장 등 해변에서 돗자리를 깔고 무더위를 피했다.● 쇼핑몰, 가전매장 몰리는 시민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올 들어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한다. 19일에도 서울과 대전, 광주의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 더위에 시민들은 대비에 나섰다. 주요 가전매장에는 에어컨 구매자가 몰렸고 에어컨 대체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마포구 직장인 이모 씨(26)는 18일 지름 50cm가량인 공업용 강풍기를 7만 원대에 샀다. 이 씨는 “에어컨은 배송과 설치에 시간이 걸리는데 기다리기엔 너무 더워서 일단 강풍기부터 샀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문모 씨(25)는 17일 잠을 설치고 다음 날 바로 침대에 까는 ‘냉감 패드’를 5만 원에 샀다. 문 씨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에어컨 대신 자구책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의 걱정은 더 크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반장 홍홍임 씨(64)는 “전기요금이 올라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기가 무섭다는 주민이 많다. 상당수 주민은 흐르는 땀을 참으며 부채질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에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엔 평소보다 약 100명 더 많은 600명가량이 찾아왔다. 급식소 관계자는 “실내 식사 공간에 에어컨과 선풍기가 가동되다 보니 더위도 피할 겸 어르신들이 더 많이 찾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여름 고온 폭우 동반 우려 기상청은 6~8월 날씨 전망을 통해 올여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예측했다. 이미 올봄 평균 기온은 전국 단위 관측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평균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년 만에 강한 엘니뇨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돼 고온과 폭우가 같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정부여당도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등은 18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하절기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내놨다. 전국 6만8000개 경로당에 대한 혹서기 냉방비 지원을 월 11만5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늘렸다. 지방자치단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 5월 21일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며 지난해보다 41일이나 빨랐던 만큼 본격 더위를 맞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18일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돌봄이 필요한 홀몸 어르신 등에게 격일로 전화해 안부를 확인하고, 노숙인 밀집 지역 순찰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도 이날 김동연 경기도지사 지시로 오전부터 상황총괄반, 복지 분야 대책반, 구조구급반 등으로 합동 전담팀을 구성했다. 강원도는 폭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8
    • 좋아요
    • 코멘트
  • ‘천원 아침밥’ 대학들 재정난 속앓이… “두달 밥값, 초임 교수 연봉”

    13일 오전 서울의 한 4년제 A대학 학생식당. 아침밥을 먹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식당 문을 여는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 대기했다. 잠시 후 배식이 시작되자 불과 45분 만에 준비한 330명 분량이 모두 동났다. 재학생 김모 씨(25)는 “양도 충분하고 메뉴도 다양해 가능한 한 아침마다 챙겨 먹는다”고 했다. 최근 1000원만 내면 든든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들은 재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한 A대학의 경우 아침식사 정가 4000원 중 정부 지원금 1000원과 학생 부담금 1000원을 제외한 2000원을 학교가 부담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임 교수 연봉이 약 4000만 원인데 지난 한 달간 아침밥 사업 운영비로만 약 2000만 원을 썼다”며 “취지는 좋지만 막상 사업을 해보니 부담이 생각보다 커서 고민”이라고 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2017년 시범 도입한 사업이다. 정가에서 학생과 농식품부가 각각 1000원을 내고 나머지는 대학 측이 부담한다. 초반에는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등교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용 학생이 대폭 늘었다. 농식품부가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원 대상은 대학 10곳, 학생 14만 명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대학 145곳, 234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대학 측의 부담도 늘었다. 일부 학교는 재정 부담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바꾸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소재 B전문대는 지난해 매일 100명분의 아침을 준비했다가 올 들어 70명분으로 줄였다. 방학 기간 중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상당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방학까지 운영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특히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 상당수는 ‘다른 대학은 다 한다’는 재학생들의 요구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부산에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료비 일부라도 지원해주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지자체 중에선 재정 여건이 좋은 서울시와 인천시 등만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올해 사업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대학부터 추가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천원 아침밥’ 대학들 속앓이…“두달 밥값이 초임교수 연봉”

    13일 오전 서울의 한 4년제 A 대학 학생식당. 아침밥을 먹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식당 문을 여는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 대기했다. 잠시 후 배식이 시작되자 불과 45분 만에 준비한 330명 분량이 모두 동났다. 재학생 김모 씨(25)는 “양도 충분하고 메뉴도 다양해 가능한 아침마다 챙겨먹는다”고 했다. 최근 1000원만 내면 든든한 아침식사를 제공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치 않은 대학들은 재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달부터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한 A 대학의 경우 아침식사 정가 4000원 중 정부 지원금 1000원과 학생 부담금 1000원을 제외한 2000원을 학교가 부담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입 교수 연봉이 약 4000만 원인데 지난 한 달간 아침밥 사업 운영비로만 약 2000만 원을 썼다”며 “취지는 좋지만 막상 사업을 해보니 부담이 생각보다 커 고민”이라고 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2017년 시범 도입한 사업이다. 정가에서 학생과 농식품부가 각각 1000원씩 내고 나머지는 대학 측이 부담한다. 초반에는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등교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용 학생이 대폭 늘었다. 농식품부가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원 대상은 대학 10곳, 학생 14만 명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대학 145곳, 234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대학 측 부담도 늘었다. 일부 학교들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바꾸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 소재 B 전문대학은 지난해 매일 100명분의 아침을 준비했다가 올 들어 70명분으로 줄였다. 방학 기간 중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상당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방학까지 운영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특히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 상당수는 ‘다른 대학은 다 한다’는 재학생들의 요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부산에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재료비 일부라도 지원해주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정부의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지자체 중에선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시와 인천시 등만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올해 사업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대학부터 추가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5
    • 좋아요
    • 코멘트
  • 심정지 민주노련 집회자 생명 구한 女기동대원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13일 오후 3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인도. 서울경찰청 75기동대 소속 박시영 경장(34)이 발작을 일으킨 한 남성의 혈압을 확인하며 이렇게 외쳤다. 심정지 상태에서 남성에게 쉴 새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던 박아름 경감(38)은 이 소리를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선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등이 ‘제36차 전국노점상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집회를 마치고 행진 시작 직전 민주노련 서울 지역 간부인 3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집회 경비를 맡았던 박 경감과 박 경장이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혀가 말린 채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몸이 굳어 있었고 입가에선 피도 흘렀다. 몸을 주무르던 집회 참가자들을 헤치고 다가간 두 여경은 무전으로 집회 현장에 있던 다른 대원 19명에게 지원 및 구급차 출동을 요청했다. 또 쉴 새 없이 CPR을 했다. 간신히 의식을 찾은 남성은 오후 4시경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구급대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신이 쓰러졌다는 사실과 전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남성은 생명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박 경감과 박 경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빨리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박 경감은 “남성의 입이 안 벌어져 기도 확보가 어려웠는데 평소 훈련에서 배운 대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무엇보다 시민이 무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살려야겠다는 생각뿐”…심정지 집회자 구한 여경 기동대원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13일 오후 3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인도. 서울경찰청 75기동대 소속 박시영 경장(34)이 발작을 일으킨 한 남성의 혈압을 확인하며 이렇게 외쳤다. 심정지 상태에서 남성에게 쉴 새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던 박아름 경감(38)은 이 소리를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선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등이 ‘제36차 전국노점상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집회를 마치고 행진 시작 직전 민주노련 서울 지역 간부인 3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집회 경비를 맡았던 박 경감과 박 경장이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을 때는 혀가 말린 채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몸이 굳어 있었고 입가에선 피도 흘렀다. 몸을 주무르던 집회 참가자들을 헤치고 다가간 두 여경은 무전으로 집회 현장에 있던 다른 대원 19명에게 지원 및 구급차 출동을 요청했다. 또 쉴새 없이 CPR을 했다. 간신히 의식을 찾은 남성은 오후 4시경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구급대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신이 쓰러졌다는 사실과 전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 경감과 박 경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빨리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박 경감은 “남성의 입이 안 벌어져 기도 확보가 어려웠는데 평소 훈련에서 배운 대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무엇보다 시민이 무사해 다행”이라며 “안전 관리는 경찰로서 늘 해야 하는 일이며 이번 일도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4
    • 좋아요
    • 코멘트
  • 산업스파이 석달간 77명 검거

    국내 한 기업의 중국 법인에서 일하던 50대 연구원 A 씨는 2021년 3월경 중국의 한 정보통신 기업으로 이직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 씨가 국내 기업 영업비밀 자료를 촬영해 몰래 빼돌린 혐의를 포착해 올 3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찰에 넘겼다. 조사 결과 A 씨는 연봉과 생활비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비와 주택비 등 수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영업비밀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3개월간 산업기술 유출 등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 단속을 진행한 결과 총 35건을 적발하고 A 씨 등 77명을 붙잡았다고 11일 밝혔다. 35건 중 27건은 국내 기업 간 기술 유출이었고, 8건은 해외로 기밀이 유출된 경우였다. 해외 기밀 유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진행한 특별 단속 때는 4건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을 빼돌린 외국인도 있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산하 연구소에서 의료 로봇 기술 자료 1만여 건을 중국으로 빼돌린 40대 중국인 남성은 이번 특별단속을 통해 검거돼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양양 해변 낙뢰로 1명 사망 5명 부상… “젖은 모래사장 벗어나야”

    강원 양양 해변에 낙뢰가 떨어져 서핑을 하러 온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0∼40대 남성 5명이 다쳤다. 최근 국지성 폭우가 늘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낙뢰로 인한 인명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물놀이 중 낙뢰가 발생할 경우 즉시 물에서 나오고 물기가 있는 모래사장에서도 멀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양 찾은 서퍼 낙뢰로 숨져11일 강원소방본부와 속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33분경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수욕장에서 조모 씨(36) 등 6명이 낙뢰를 맞고 쓰러졌다. 조 씨 등 5명은 서핑을 즐기러 해변을 찾았는데 모래사장 위에서 일부는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서핑을 즐긴 후 해수욕장에서 쉬고 있었다고 한다. 서퍼는 아니지만 우산을 쓰고 해변을 걷던 최모 씨(20)도 낙뢰 피해를 입었다. “해변에서 벼락을 맞고 여러 명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해수욕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낙뢰를 맞고 쓰러진 이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조 씨는 심정지 상태로 속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강릉의 병원으로 이송돼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받았다. 조 씨는 사고 10여 분 뒤 호흡과 맥박은 회복했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다가 11일 오전 4시 15분경 끝내 숨졌다. 조 씨는 서핑을 하러 충북 청주에서 혼자 양양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와 함께 낙뢰를 맞은 노모 씨(43) 등 5명은 흉부 통증과 하지 감각 이상 등의 증세가 있어 치료를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강현파출소 관계자는 “사고 당시 비가 내려 모래가 젖은 상태에서 낙뢰가 떨어지면서 물기를 타고 감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 펜션 주인들도 낙뢰가 떨어진 순간 굉음과 함께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상 기후는 양양 곳곳에서 관측됐다. 사고 현장에서 10km가량 떨어진 설해원 골프장에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회가 진행되던 중 우박이 쏟아지고 번개와 천둥이 치면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전국적으로 2605회, 양양에서만 62회의 낙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천둥 친 후 최소 30분은 대피해야과거에도 장마철이 포함된 여름철에 낙뢰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6∼8월)에 낙뢰의 71.5%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국지성 호우 등이 늘면서 순간적으로 낙뢰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낙뢰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고지대인 산이지만 최근 서핑 등 해양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해변에서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태환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낙뢰가 발생할 경우 즉시 물에서 나오고 물기가 남아있는 해수욕장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며 “사람의 몸에도 전기가 쉽게 흐르는 만큼 대피할 땐 일행들과도 수 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낙뢰 예보 시에는 ‘30―30’ 안전 규칙을 지켜야 한다. 번개가 친 이후 ‘30초’ 이내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발생 지점이 가까운 만큼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마지막 천둥이 친 후 최소 ‘30분’ 동안 기다렸다가 이동하라는 것이다. 대피할 때는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우산 골프채 낚싯대 등 뾰족한 물건은 가급적 몸에서 멀리 떨어뜨려야 한다. 박상규 가천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낙뢰가 발생할 경우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자동차나 실내로 빨리 이동하는 게 좋다”며 “차로 대피한 경우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라디오 안테나 등은 접어야 한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MZ세대 핫플 찾는 외국인들 “뻔한 관광지 NO”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라길래 꼭 와보고 싶었어요.” 일본인 관광객 사토 사쿠라 씨(26·여)는 지난달 31일 낮 12시 반경 서울 종로구 북촌 골목길에 있는 40석 규모의 베이글 가게 앞에서 2시간 동안 순서를 기다렸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지만 명동에는 안 갈 생각”이라며 “비빔밥, 불고기 같은 음식은 일본에서도 먹을 수 있어 한국 젊은 여성들이 가는 ‘쿨한 곳’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전날에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 잡은 성동구 성수동을 다녀왔다고 했다.● “한국 MZ세대 다니는 쿨한 곳 갈래요”명동 등 전통적인 외국인 관광 명소나 한식 맛집 대신 MZ세대가 몰리는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트렌디함’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온 관광객들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된 젊은이들의 명소에 몰리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베이글 가게 앞에 줄을 선 이들 중 절반가량은 외국인이었다. 국적별로는 일본인이 가장 많았지만 베트남, 태국, 홍콩, 멕시코 등에서 온 관광객도 있었다. 연령대는 대부분 2030세대였다. 이 가게 직원은 “2년 전 가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내국인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SNS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지면서 올 초부터 외국인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특히 젊은 일본 여성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용산구 한남동 등 최근 떠오른 신종 골목 상권까지 꿰뚫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북촌 골목에서 만난 한 20대 일본인 여성은 “한국 유튜버의 브이로그 영상에서 인기 도넛 가게, 스콘 가게, 소품 가게 등을 ‘위시리스트’로 저장해놓고 방문했다. 이른바 ‘성지순례’를 하는 셈”이라며 웃었다.● SNS, 유튜브 통해 실시간으로 유행 파악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포토존도 바뀌고 있다. 5일 오후 성수동의 한 케이크 가게 건너편에선 아시아 국가 관광객들이 높이 5m에 이르는 빨간색 외벽을 배경으로 줄지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SNS에서 ‘인증샷 명소’로 불리는 곳이다. 한 핸드크림 브랜드의 강남구 신사동 매장도 세련된 매장 디자인으로 외국인이 즐겨 찾는 포토존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여행 콘텐츠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클로이 로랑 씨(20)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찾은 마포구 홍익대 앞의 작고 힙한 카페에 다녀왔다”며 “한국인들밖에 없고 관광지답지 않아 더 좋았다”고 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이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는 곳으로 여겨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가이드북 대신 유튜브, SNS 등을 통해 한국의 진짜 유행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동선이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유정 같은 사람 만날까 겁나” 여대생들 과외앱 탈퇴 러시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대에 다니는 김모 씨(25·여)는 2일 스마트폰에서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수감 중·사진)이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을 알고 나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앱을 통하면 과외 구하기 쉽다는 말을 듣고 몇 개월 전에 가입했는데 정유정이 내 정보를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했다. 정유정은 2일 검찰 송치를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과외 중개 앱 탈퇴 움직임 확산 정유정의 엽기적인 범행 수법이 드러나면서 대학가에 여대생들을 중심으로 과외 중개 앱을 탈퇴하는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유정이 사용한 과외 중개 앱에는 과외교사가 약 45만 명, 학생 및 학부모 회원이 약 120만 명 가입돼 있다. 한국외대 재학생 박모 씨(21·여)는 “알고 보니 저는 물론 친구 대부분이 정유정이 사용했던 과외 중개 앱에 가입돼 있더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상당수가 중개 앱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과외 중개 앱 대부분은 과외교사로 등록할 때 얼굴 사진과 학교, 거주지역 등을 등록하게 한다. 정유정이 사용한 중개 앱의 경우 학생증 등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도 올리라고 한다. 학생 또는 학부모 회원으로 등록하면 이들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화번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동아일보가 과외 중개 앱 및 사이트 10곳을 확인한 결과 4곳은 학생이나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하면 클릭 몇 번으로 5, 10분 내에 과외교사의 개인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1곳은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았지만 통화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과외교사에게 연결됐다. 나머지 5곳은 과외 신청을 하거나 채팅 상담 요청을 하면 과외교사가 메시지나 전화로 답하는 방식이었다. 이 중 한 서비스에 동아일보 기자가 정유정이 했던 것처럼 ‘중학생 3학년 여학생 영어 과외를 원하는 학부모’로 가입하자 1분도 안 돼 “상담해 드릴 수 있다. 전화상담 지금 가능하시냐”는 과외교사의 메시지가 왔다.● 중년 남성으로부터 ‘만나자’ 연락도 과외 중개 앱이 성범죄 등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 경기 성남에서 중개 앱으로 과외를 여러 번 구했다는 박모 씨(27·여)는 “취업을 위해 찍은 프로필 사진을 올렸는데, 받은 연락 10개 중 1, 2개는 과외와 상관없이 중년 남성이 ‘만나자’고 연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은 ‘과외는 관심 없고 대화만 하면 된다.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했다. 일본어 과외를 해줄 수 있다고 올린 정모 씨(24·여)는 “일본어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30대 초반 남성을 만났는데 첫 만남에서 일본어 얘기는 안 하고 ‘사진이랑 실물이 똑같다’는 식의 말만 해 도망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과외 등을 중개하는 앱의 경우 신상정보 노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개인정보전문가협회장)는 “일부 앱에서 필수사항으로 돼 있는 전화번호 등 중요 정보는 선택사항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상대 이용자에게 신상정보를 그대로 제공하지 않고 앱 업체 선에서 과외교사를 인증해 인증마크를 달아주는 방식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유정 같은 사람 만날까 무서워”…여대생들 과외 앱 탈퇴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산대에 다니는 김모 씨(25·여)는 2일 스마트폰에서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이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을 알고나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앱을 통하면 과외 구하기 쉽다는 말을 듣고 몇 개월 전에 가입했는데 정유정이 내 정보를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했다.● 과외 중개 앱 탈퇴 움직임 확산정유정의 엽기적인 범행 수법이 드러나면서 대학가에 여대생들을 중심으로 과외 중개 앱을 탈퇴하는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정유정이 사용한 과외 중개 앱에는 과외교사가 약 45만 명, 학생 및 학부모 회원이 약 120만 명 가입돼 있다. 한국외대 재학생 박모 씨(21·여)는 “알고 보니 저는 물론 친구 대부분이 정유정이 사용했던 과외 중개 앱에 가입돼 있더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상당수가 중개 앱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과외 중개 앱 대부분은 과외교사로 등록할 때 얼굴 사진과 학교, 거주지역 등을 등록하게 한다. 정유정이 사용한 중개 앱의 경우 학생증 등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도 올리라고 한다. 학생 또는 학부모 회원으로 등록하면 이들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전화번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동아일보가 과외 중개 앱 및 사이트 10곳을 확인한 결과 4곳은 학생이나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하면 클릭 몇 번으로 5, 10분 내에 과외교사의 개인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1곳은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았지만 통화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과외교사에게 연결됐다.나머지 5곳은 과외 신청을 하거나 채팅 상담 요청을 하면 과외교사가 메시지나 전화로 답하는 방식이었다. 이 중 한 서비스에 동아일보 기자가 정유정이 했던 것처럼 ‘중학생 3학년 여학생 영어과외를 원하는 학부모’로 가입하자1분도 안 돼 “상담드릴 수 있다. 전화상담 지금 가능하시냐”는 과외교사의 메시지가 왔다.● 중년 남성으로부터 ‘만나자’ 연락도 과외 중개 앱이 성범죄 등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 경기 성남에서 중개 앱으로 과외를 여러 번 구했다는 박모 씨(27·여)는 “취업을 위해 찍은 프로필 사진을 올렸는데 온 연락 10개 중 1, 2개는 과외와 상관없이 중년 남성이 ‘만나자’고 연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은 ‘과외는 관심 없고 대화만 하면 된다.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했다. 일본어 과외를 해줄 수 있다고 올린 정모 씨(24·여)는 “일본어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30대 초반 남성을 만났는데 첫 만남에서 일본어 얘기는 안 하고 ‘사진이랑 실물이 똑같다’는 식의 말만 해 도망쳤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과외 등을 중개하는 앱의 경우 신상 정보 노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개인정보전문가협회장)는 “일부 앱에서 필수사항으로 돼 있는 전화번호 등 중요 정보는 선택사항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앱 업체가 과외교사를 인증해 인증마크를 달아주는 방식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송유근기자 big@donga.com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기자 o0@donga.com}

    • 2023-06-02
    • 좋아요
    • 코멘트
  • 청각장애인들 “마스크 벗으니 말이 보여… 일상 회복”

    “마스크를 써야 했을 땐 헬스장 트레이너 입 모양이 안 보여서 대충 알아듣는 척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젠 정확하게 이해하고 동작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제27회 농아인의 날’을 앞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헬스장. 김태훈 씨(20) 등 청각장애인 실내운동 모임 소속 20여 명은 트레이너의 입 모양을 주시한 채 동작을 이어가면서 연신 땀을 흘렸다. 트레이너의 설명을 이해한 뒤에는 서로 마주 보고 “할 수 있다!” “가 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넘게 근력 운동을 소화했다.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인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9개월 만에 다시 운동 모임을 시작했다”며 “마스크 착용으로 의사 소통이 막혀 잃어버렸던 일상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평소 상대방의 입 모양과 표정을 보고 말뜻을 이해하던 청각장애인들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후 사회적 고립에 시달렸다. 김 씨도 “지난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마스크를 쓴 상태로는 교수님 강의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어 휴학을 했다. 한때는 자퇴를 고민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단계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의 일상도 회복되고 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설에서 1일 의무가 해제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은 '보이는 소리'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이제 소리가 보여요”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비대면으로 이어오던 청각장애인들의 자조모임도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청각장애인 중 상당수는 수화 대신 보청기 등 보조기구를 착용한 채 상대의 입 모양 등을 보고 대화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선 그럴 수 없다 보니 자조모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자조모임 ‘바른소리’는 올 4월부터 매달 1회 마스크 없는 실내 모임을 재개했다. 회원 조모 씨(58)는 “비대면 소통만으로는 공감이나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이 부족했다”며 “1일부터 일부 감염 취약 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업무도 지장이 많았다고 한다. 서울의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일하는 청각장애인 이모 씨(28)는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상사 및 동료들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다 보니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고 실수도 잦았다”며 “이제 마스크를 벗고 상사의 입 모양을 볼 수 있으니 대화가 원활해졌고 업무도 차질 없이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서는 여전히 불편” 다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에선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곳에선 여전히 의사소통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각장애인 부모 씨(59)는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직원 ‘장애인 전형’ 면접을 보던 중 면접관에게 ‘마스크를 벗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유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결국 질문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탈락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청각장애인 전모 씨(43)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형병원에 갈 때마다 진료 내용을 녹음한 뒤 글자로 변환하는 이유다. 전 씨는 “녹음기를 켜는 것을 막는 의료진도 있지만 이 방법 외엔 진료 내용을 이해할 방법이 없다”며 “하루 빨리 마스크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청각장애인들은 사소한 표정 변화에 따라 말뜻을 다르게 이해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살짝 찡그리면 ‘귀엽다’는 뜻인데, 좀 더 많이 찡그리면 ‘아깝다’는 뜻이다. 유승민 서울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특수교사는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눈으로 해석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며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