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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 예고 종료를 앞두고 산업계에서 “관련 규정이 여전히 모호하다. 시행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아 준비 시간이 촉박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업계 입장을 감안해 달라는 마지막 호소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36개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는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제계 건의를 담아 법무부 등 관계부처에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정부가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과 관련한 의견 수렴을 받는 마지막 날이었다. 중대재해법은 내년 1월 근로자 50인 이상 기업부터 적용을 받는다. 근로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시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계에선 “입법 취지는 좋으나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적정예산 및 인력 범위를 정하지 않아 처벌이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 경제단체들은 의견서에서 “24개 직업성 질병의 경우 1년 안에 한 사업장에서 3명 이상이 같은 병에 걸릴 경우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 병이 얼마나 심해야 처벌하는지에 대한 중증도 기준이 없어 경미한 질병에도 경영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틀 정도 쉬면 회복할 수 있는 경미한 열사병이 사업장에서 발생해도 경영자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더 강화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법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중대재해법에 과로사를 유발할 수 있는 심혈관계질환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국 제조업 분야에서 인력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50대 근로자 비중이 최근 10년 동안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급격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 5년 뒤 국내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이 미국과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10년간(2010∼2020년)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 비중이 2010년 15.7%에서 2020년 30.1%로 14.4%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는 7.3%포인트, 청년층(15∼29세)은 6.4%포인트, 40대는 0.8%포인트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은 주요 제조업 강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1년 39.2세에서 2020년 42.5세로 3.3세 올랐는데 같은 기간 일본은 41.6세에서 42.8세로 1.2세, 미국은 44.1세에서 44.4세로 0.3세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 증가율은 연평균 0.90%로 미국(0.08%)에 비해 11.3배, 일본(0.32%)에 비해 2.8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6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44.9세로 미국(44.6세)과 일본(43.6세)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엄격한 노동규제로 기존 정규직은 과보호되고 제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돼 청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목표가 더욱 절실해졌다.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의 성공 여부에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이 달렸다는 분석이 있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4∼6월) 유럽 시장(러시아, 독립국가연합 제외)에서 점유율 24%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3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2분기에 샤오미의 스마트폰 유럽 시장 점유율은 13%였는데 1년 만에 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하락했다. 6월만 따로 놓고 보면 샤오미의 유럽 점유율은 27.2%로 삼성전자(26.9%)를 앞질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는 서유럽 시장에선 애플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각광받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시장에선 샤오미가 1위였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이 버티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 샤오미가 대표 브랜드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세계의 대표 중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도 샤오미가 강세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인도시장 점유율 28%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떨어진 18%로 격차가 벌어졌다. 중동·아프리카에선 삼성전자가 올 2분기 16%로 1위를 유지했지만 샤오미가 전년 대비 8%포인트 상승한 11%로 따라붙으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최근 1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힘을 잃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샤오미가 승리를 거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등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상실했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샤오미가 차지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수성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선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Z플립3’ 제품을 27일부터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부문 경쟁자인 애플도 내놓지 못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담겼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 1300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90%로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시작된 국내 사전예약에서 갤럭시 Z폴드3와 갤럭시 Z플립3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과 비교해도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주문이 더 많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은 국내 사전예약 당시 7만 대 정도의 예약이 들어왔다. 전자 및 이동통신 업계에선 현재 추이로 볼 때 사전예약 마감일인 23일에 지난해보다 10배 정도가 늘어나 두 폴더블 신제품 예약 판매량이 8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적만 보면 폴더블폰 라인업이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대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올 만하다”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의 거센 추격을 받는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공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을 출시를 통한 ‘폴더블 대중화’에 나섰는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던진 폴더블폰 대중화 승부수가 스마트판 시장의 중대 승부처로 주목받는 이유다. 샤오미 24% vs 삼성전자 31%… 턱밑까지 추격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샤오미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를 제외한 유럽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3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전년 동기 기준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3%에 불과했는데 불과 1년 만에 11%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이로써 애플(20%)을 따돌리면서 유럽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유럽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하락하면서 절대강자 지위가 위태로워졌다. 올해 6월 기준으론 샤오미 유럽 점유율이 27.2%로 삼성전자(26.9%)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에서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서유럽 시장에선 애플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각광을 받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에선 샤오미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와 CIS를 포함한 유럽 전체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중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도 샤오미 강세는 계속됐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인도시장 점유율 28.4%로 1위를 수성한 가운데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나 떨어져 17.7%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에선 여전히 삼성전자가 16%로 1위를 유지했으나, 샤오미가 8%포인트 상승한 11%로 삼성전자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이 버티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가 대표 브랜드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화웨이 빠진 자리 샤오미가 채웠다최근 1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힘을 잃은 화웨이가 떠난 빈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였는데, 여기서 샤오미가 삼성전자에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제재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부품 수급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1월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등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상실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저가 라인업 점유율 확대를 통한 스마트폰 1위 브랜드라는 입지를 다질 기회였지만, 샤오미가 이 시장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스마트폰과 경쟁이라는 고민은 계속 이어지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 모델을 단종시키는 한편 폴더블폰 확대 전략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엔 삼성전자를 무섭게 추격중인 샤오미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 경쟁자인 애플도 내놓지 못하는 폴더블폰 시장 확대를 통해서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이 17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가운데 갤럭시Z플립3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 원으로 책정하는 등 초반 마케팅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로선 올해 사전예약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성과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플래그십이었던 갤럭시노트20과 비교해서도 폴더블폰의 사전예약 접수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22일까지 갤럭시폴드 사전 예약 판매량이 5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적만 보면, 폴더블폰 라인업이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대체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고 설명했다.임현석기자 lhs@donga.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법)을 의결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국가 비전으로 하고 2030년까지 연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은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탄소중립법이 통과되면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기후대응 기금을 마련하는 등 후속 작업에 착수한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심의 의결할 법적 권한을 갖는다. 환경단체와 야당 등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감축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는 “온실가스 감축이 수출과 산업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산업계 등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각국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과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공식 보고서에 원재료 가격 상승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조선, 식음료 등의 업종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상반기에 적자로 돌아서거나 영업이익이 축소되는 등 경영수지 악화가 현실로 나타났다. 18일 본보가 주요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자 자동차 조선 배터리 식품 등 업종별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업계는 패널, 레진(합성수지), 구리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전 부문의 타격이 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에서 “소비자가전(CE) 부문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약 66%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LG전자도 경기 부양에 따른 수요 증가와 북미 한파 등의 영향으로 강철과 레진 가격이 각각 14.0%, 16.2% 올랐다고 공시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부담도 악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조선업계에는 철강과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차량 제조에 쓰이는 철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올 상반기 t당 15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4% 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반기보고서에 이 기간 후판 가격이 48.1% 올랐다고 공시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이 한 해 목표량의 74.4%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총 3조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선박 건조비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비용 상승이 각 회사별로 수천억 원대의 공사손실 충당금으로 반영돼 실적이 나빠졌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계의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도 심상치 않다. 리튬·니켈 가격 폭등에 따라 양극재(19.5%·LG에너지솔루션 공시)와 실리카(15.2%·삼성SDI 공시) 가격이 모두 전년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도 원재료 가격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요 증가는 물론이고 한파, 가뭄 등 이상기후에 따른 곡물 수급 불안정까지 더해져 실적이 나빠지고 이를 메우기 위한 소비자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팜유(62.2%·농심 공시)와 대두(22.6%·CJ제일제당 공시) 가격이 치솟으며 식품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심과 오뚜기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6.6%, 21.6% 감소했다. 한 제조업계 주요 기업 임원은 “업계 상황이 ‘노인과 바다’ 같다. 물고기를 낚긴 낚았는데 올라오면서 다 뜯겨나가는 구조”라고 비유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올해 하반기(7∼12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현재의 원재료·물류비 상승은 글로벌 경기 회복 단계에서 수요 공급 불일치로 나타나는 병목현상이다. 최근 지표에서도 원재료 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하반기 산업계에 주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역성장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은 1981∼2019년 연간 자료를 토대로 10년 단위로 생산가능인구당 잠재성장률을 계산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당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1981∼1989년) 7.6%에서 1990년대(1990∼1999년) 5.3%, 2000년대(2000∼2009년) 3.8%, 2010년대(2010∼2019년) 2.1%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생산가능인구당 잠재성장률은 15세 이상 인구당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뜻한다. 한경연은 또 생산가능인구당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총요소생산성, 자본스톡, 노동시간, 고용률 등의 요인별로 10년 단위 평균 증가율을 추산한 결과 고용률을 제외한 모든 요인에서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됐다. 평균 노동시간 증가율은 1980년대 0.1%, 1990년대 0.8%, 2000년대 ―0.9%, 2010년대 ―1.2%로 감소 폭이 커졌다. 반면 고용률은 2000년대부터 0.4%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노동과 자본은 투입량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을 기르기 위해 기술 개발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화그룹 투자를 받은 국내 위성시스템 개발 분야 벤처기업이 지상에 있는 차량 식별까지 가능한 세계 최고 해상도급 지구관측 위성 개발에 착수했다. 18일 국내 벤처기업 쎄트렉아이는 상용 지구관측 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아이-티는 세계 최고급인 30cm급 초고해상도 관측 기술을 갖춘 약 700kg의 고성능 지구관측 위성이다. 2023년까지 개발을 끝내 2024년 초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30cm급 초고해상도 관측 기술을 활용하면 지상에 있는 가로세로 30cm 범위까지 한 화소(픽셀)로 인식할 수 있다. 쎄트렉아이는 한국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개발한 핵심 인력들이 1999년 설립한 회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1월 지분 3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에 지분 투자를 한 이후 추진하는 첫 번째 전략 우주 사업이다. 한화가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 관련 사업 모델 확대에 나섰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250개 넘는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 업종이 실적을 견인했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5조1318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51조6145억 원)보다 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매출 역시 지난해 상반기 1020조978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7조4212억 원으로 10.4% 증가했다. 해외시장을 누비는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코로나19 침체를 벗어나 기지개를 켰다. 대표 수출 업종인 전기전자 부문 매출은 지난해 185조5440억 원에서 올해 225조7940억 원으로 증가액(40조2500억 원)이 가장 컸다. 자동차·부품 매출도 28조7749억 원, 석유화학 27조9435억 원, 철강 12조1380억 원, 상사 7조4880억 원 순으로 이 기간 매출 증가 규모가 컸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 전환했지만 올해 상반기 15조96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증권 업종은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71조898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7조4367억 원으로 1년 새 14조4618억 원(20.1%) 줄어 감소액이 가장 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최근 10년간 근로자 평균임금이 늘었음에도 사회보험료와 근로소득세 부담이 임금 상승분 이상 늘어나면서 회사가 지급하는 임금과 근로자가 실제로 받는 실수령액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올라도 실제 체감하는 소득 상승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10년간(2010∼2020년) 300인 이상 기업의 월 평균임금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에서 공제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등이 2010년 92만 원에서 2020년 140만 원으로 52.1% 증가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의 근로자 월평균 지급액은 2010년 449만 원에서 2020년 575만 원으로 늘었다. 2010년 기업이 임금 449만 원을 지급하면 근로자는 이 중 사회보험료 67만 원, 근로소득세 25만 원을 합한 92만 원을 뗀 357만 원을 실수령했다. 지난해엔 기업이 575만 원을 지급하면 근로자는 사회보험료 98만 원, 근로소득세 42만 원을 합한 140만 원을 공제한 435만 원을 실수령했다. 근로자 실수령액은 2010년에서 지난해까지 연평균 2.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는 5.3% 늘었다. 국민연금·건강·고용보험료도 각각 2.4%, 5.0%, 7.2% 늘었다. 한경연 측은 “근로소득세 과표구간, 세율, 각종 공제제도 등을 물가에 연동시켜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상장사 임직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BTS 소속사인 하이브 강효원 수석프로듀서(38)였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399억 원을 더해 400억 원을 받았다. 일회성 보수를 제외한 급여 및 상여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94억 원)가 가장 많았다. 17일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위 5명 중 3명이 하이브 임직원이었다. 김신규 하이브 매니저총괄(CAMO·277억 원)이 3위, 윤석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235억 원)가 뒤를 이었다. ‘피독’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강 프로듀서는 ‘봄날’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BTS 주요 히트곡을 작곡하며 2018∼2020년 국내 저작권료 수입 1위를 차지했다. 강 프로듀서 등 하이브 임직원들의 정식 급여는 3800만∼2억 원 정도지만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리며 상반기 보수 상위권에 올랐다. 2위는 현대모비스에서 퇴직금 297억 원을 받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302억 원)이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부문 책임자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76억5200만 원)을 포함해 보수 81억 원을 받았다. 일회성 보수를 뺀 걸로 살펴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개 계열사에서 79억7200만 원을 받아 5대 그룹 총수 중 보수가 가장 많았다. 구광모 ㈜LG 대표는 65억7900만 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2억5000만 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8억 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30억 원을 각각 수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년째 보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에서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이 34억9300만 원을 받아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상장사 임직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BTS 소속사인 하이브 강효원 수석 프로듀서(38)였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399억 원을 더해 400억 원을 받았다. 1회성 보수를 제외한 급여 및 상여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94억 원)가 가장 많았다. 17일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위 5명 중 3명이 하이브 임직원이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받은 김신규 하이브 매니저 총괄(CAMO·277억 원)이 3위, 윤석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235억 원)가 그 뒤였다. ‘피독’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강 프로듀서는 ‘봄날’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BTS 주요 히트곡을 작곡하며 2018~2020년 국내 저작권료 수입 1위를 차지했다. 정식 급여는 38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리며 상반기 보수 랭킹 1위에 올랐다. 2위는 현대모비스에서 퇴직금 297억 원을 받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302억 원)였다. 다만 1회성 보수를 제외하면 5대 그룹 총수 중에선 계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호텔롯데에서 67억100만 원을 받아 보수가 가장 많았다. 구광모 ㈜LG 대표는 65억7900만 원을 받아 뒤를 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에서 20억 원, 현대모비스에서 12억5000만 원 등 32억5000만 원을 받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에서 25억9000만 원, SK하이닉스에서 12억5000만 원을 수령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에서 총 30억 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년째 보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에서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이 34억9300만 원을 받아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가운데 해외 투자 무게중심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이 흔들리는 가운데 아세안이 새로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아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6~2020년 전 세계의 대(對)아세안 직접투자 규모는 7310억 달러(약 859조 원)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대중국 직접투자 규모 6989억 달러(821조 원)를 앞지른 수치다. 직전 5개년(2011~2015년) 기준 대아세안 투자 규모는 5604억 달러로, 대중국 투자 규모 6330억 달러에 못미쳤으나 역전한 것이다. 2016~2020년 동안 이뤄진 전세계 대아세안 직접투자는 직전 5개년 대비 30.4% 증가한 반면 대중국 직접투자는 1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6~2020년 한국의 대아세안 직접투자는 317억 달러로 직전 5개년(182억 달러)에 비해 74.2%나 늘었다. 이는 주요국 중 증가율 1위에 해당한다. 한국의 전체 해외 직접투자에서 아세안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6.2%로 중국 비중(12.9%)을 넘어선 이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전경련 측은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를 회피고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 기업의 아세안 비즈니스 기회 확대와 아세안 지역 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등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1967년 창설된 아세안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태국,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작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양장본 한 권이 경매에서 8만 파운드(약 1억3000만 원)에 판매됐다. BBC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영국 경매 사이트 옥셔니어스테넌츠에 해당 책 초판 양장본 500권 중 한 권이 나와 8만 파운드에 팔렸다. 해당 경매 사이트는 판매 예상가를 2만~3만 파운드로 게시했으나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옥셔니어스테넌츠 측은 이번에 팔린 책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초판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유의 오탈자가 경매 참가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초판 양장본 500권 중 300권은 도서관 등에 보관돼 있는데 대부분 훼손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해리포터 초판은 오탈자 때문에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초판 53쪽엔 ‘한 개 지팡이’라는 단어가 중복 인쇄돼 있고, 뒷표지엔 ‘마법사(Philosopher)’라는 단어의 알파벳 한 글자(o)가 빠져 ‘Philospher’로 인쇄돼 있다. 해리포터 책 가운데 경매 최고가는 저자인 조앤 K 롤링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초판본으로 2017년 영국 런던의 한 경매에서 10만6250파운드에 팔렸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이스라엘산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에 의해 휴대전화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휴대전화와 전화번호를 바꿨다. 모로코 정보당국이 프랑스 정치인과 언론인을 감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나온 조치로, 스파이웨어 감시 대상 가능성이 제기된 14명 국가 정상급 인사 중 처음으로 해당 논란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2일 오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이스라엘산 스파이웨어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논의했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 보안 관련 규정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도 교체 조치가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가 테러리스트 등 중범죄자를 감시하기 위해 10년 전 개발한 휴대전화 해킹용 프로그램 페가수스가 최근 주요 정치인이나 언론인, 인권운동가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쓰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페가수스는 전세계 40개국에 수출됐는데 프로그램 내 감시 대상으로 추정되는 5만 여 개의 전화번호 목록 중엔 마크롱 대통령 등 14명 대통령 및 전현직 총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크롱 대통령 휴대전화가 실제 해킹을 당했는지 여부는 별도 포렌식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는데, 이날 프랑스 정부 측은 실제 해킹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 측은 “대통령은 휴대전화를 수시로 교체할 뿐 아니라 여러 대를 가지고 다니며, 이번에도 추가 보안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휴대폰 번호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정보당국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페가수스 프로그램 명단에서 확인됐다. 프랑스 식민지에서 1956년 독립한 북아프리카 아랍권 국가 모로코가 프랑스 정치인 뿐만 아니라 르몽드 기자 등 언론인들도 사찰 대상에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에 일었는데, 모로코 정부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한국 여성 김지영의 이야기는 이집트 여성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82년생 김지영’을 번역하면서 전 세계 여성들의 삶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5일 이집트 카이로 주이집트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이집트인 번역가 마나르 아흐메드 씨(29)는 한국 여성의 삶을 다룬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아랍어로 번역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영어, 일본어 등 이미 18개 언어로 번역돼 소개된 이 책은 올해 3월 아랍어판으로도 나왔다. 이집트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에서 출간됐다. 아랍어판 초판은 4개월 만에 다 팔려 이달 재인쇄에 들어갔다. 아흐메드 씨는 이 소설이 아랍권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히잡을 쓰고, 치마도 입지 못하고 밤에도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아랍 여성이 왜 한국 여성의 삶과 비슷하냐고요?”라고 물은 뒤 “여성에 대한 차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억압적인데 그 점에서 몹시도 비슷하다”고 했다. 소설 속 김지영의 어머니 세대는 남자 형제들을 대학에 보내고 여성은 이들을 뒷바라지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는 “이는 이집트 전 세대에 무척이나 흔한 일”이라며 “나의 이모들도 삼촌들을 대학에 보내고 뒷바라지를 했기 때문에 익숙한 이야기”라고 했다. ‘92년생’ 아흐메드 씨는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인샴스대 한국어학과를 졸업했다. 입학 당시엔 한류에 관심이 없었고 한국 기업 취업에 유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전공이었다. 졸업 후 2015년부터 주이집트 한국문화원에서 사무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때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접하면서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해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그는 이 책에 이집트와 아랍 여성들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번역에 나섰다. 유엔여성기구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이집트 여성의 99%가 언어적 또는 물리적 성희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 이집트에서도 페미니즘 운동이 활발한데 이들에게 한국의 김지영이 위안과 공감을 줬으면 한다”며 “우리 아이들에겐 우리가 살던 세상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 아랍 여성들이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스라엘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물량 공급에 관한 비밀 계약을 맺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20일 이스라엘 현지매체 채널13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최근 화이자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에는 이스라엘이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면 화이자가 즉시 관련 물량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11일부터 일부 면역 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승인했고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스라엘은 화이자 측에 백신 관련 임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총리가 화이자 측을 설득해 지난해 12월 백신을 조기 확보했다. 지금까지 1차 접종자는 574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62%, 2회 접종자는 56% 수준이다. 현재 보유 중인 백신 물량의 유통기한은 이달 말 종료된다. 이에 이스라엘은 화이자 측에 9월로 예정됐던 추가 물량 공급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해 현재 보유분의 유통기한 직후인 8월 1일 추가 물량을 받기로 했다. 채널13은 이스라엘 정부가 60세 이상에 대한 부스터샷 승인을 FDA 승인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백신 접종 6개월 이후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3회차 접종이 필요하다며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부스터샷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전체 인구의 60% 가까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해 팬데믹 이전으로의 일상 복귀가 가까워 보였던 이스라엘이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규정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지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 시간) 코로나19 대응 내각회의에서 “화이자 백신 예방 효과가 보건당국의 기대치에 비해 무척 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 약 930만 명의 56%에 해당하는 522만 명가량이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을 마치는 등 백신 접종률이 세계적으로 높고 지난달 중순까지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16일 1118명까지 늘었다. 이스라엘에서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건 3월 19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최근 확진자 절반 이상은 백신을 맞고도 감염된 돌파 감염 사례였고, 중증 환자의 약 60%도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50세 이상 확진자 중 90%는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21일부터 결혼식이나 축제 등 1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의 경우 백신 접종자들만 참석할 수 있게 하고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시설 관리자에게 5000셰켈(약 173만 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퓰리처상을 받은 로이터통신 소속 인도인 사진기자 다니시 시디퀴(38)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취재 도중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피살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 시간) 시디퀴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 스핀볼다크 지역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간 교전을 취재하던 중 탈레반 진영에서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시디퀴 외에 아프간 장교 1명도 탈레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시디퀴는 2010년부터 로이터통신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했다. 2018년 그는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군 박해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란 가는 사진을 보도해 동료 6명과 함께 퓰리처상 특집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는 13일부터 아프간 칸다하르주 현장에 투입돼 아프간 특수부대와 동행하며 전투 현장을 취재 보도해 왔다. 피살 당일 오전에도 파편에 팔을 맞아 다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받은 로이터통신 소속 인도인 사진기자 대니쉬 시디퀴(38)가 취재 도중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피살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자사 소속 사진기자 시디퀴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 스픽볼딕 지역에서 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정부군과 탈레반 간 교전을 취재하던 중 탈레반 진영에서 갑작스레 십자포화가 쏟아졌고 결국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시디퀴 외에도 아프간 장교 1명도 탈레반 공격을 받아 함께 숨졌다. 로이터통신 측은 “현지 당국과 사망 과정에 대해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시디퀴는 2010년부터 로이터통신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해왔고 2018년엔 미얀마의 로힝야 난민 취재팀에 참여하면서 퓰리처상 특집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주 초부터 아프간 칸다하르주 현장에 투입돼 아프간 특수부대와 동행하며 전투 현장을 취재 보도해왔다. 피살 당일 오전에도 파편에 팔을 맞아 다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한 이래 정부군 장악 지역에 공세를 펼치면서 점령지역을 늘려나가고 있다. 탈레반 측은 9일 아프간 영토 약 85% 지역을 확보 및 통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 협상을 재개했으나, 양측이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