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

김태성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구독 18

추천

사회부 법조팀 김태성입니다.

kts5710@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검찰-법원판결54%
정치일반27%
사회일반10%
사건·범죄3%
국방3%
기업3%
  • 하루 50만원 숙소 은신… 택시 갈아타며 이동

    23일 경찰에 체포된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42) 등은 검거 당시 숙박공유 서비스에서 구한 숙소에 은신해 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전 부사장과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이빗뱅커인 심문섭 씨(39)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2주가량 숨어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에서 이 은신처를 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이전까지 사나흘에 한 번씩 고급 호텔과 오피스텔 등으로 거점을 옮겼고 대포폰도 여러 대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23일 오후 9시경 이 단독주택 앞 도로에서 김 전 회장을 붙잡았을 때도 그는 대포폰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당시 김 전 회장은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치며 강하게 저항했다고 한다. 또 경찰에게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이 주택을 급습했을 때도 심 씨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창문 바깥으로 나가 옆 건물 옥상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성북동에 있는 이 주택은 마당이 딸린 2층짜리 단독 가옥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하려면 하루 약 50만 원을 내야 한다. 방 5개에 화장실도 2개 정도 딸렸다. 주민 A 씨(66)는 “평소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송파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지인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의 이름으로 객실을 예약해 1개월 정도 머물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택시로 이동할 때 짧은 거리라도 서너 번씩 갈아탔으며 대포폰도 몇 번 쓴 뒤엔 직원들을 시켜 바로 폐기하며 추적을 따돌리려 했다”고 전했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신지환 기자}

    • 2020-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이종필, 도피중 1월에 리조트서 가족들 만났다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42·수배 중)이 올 1월 국내 호텔과 리조트를 오간 사실이 20일 밝혀졌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15일로 예정됐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잠적해 5개월 넘게 지명수배된 상태다. 검찰은 캐나다 국적인 이 전 부사장이 밀항하지 않고 여전히 국내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은신처를 추적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14일 오전 이 전 부사장은 수행비서 A 씨(36)를 불러 5억 원짜리 수표를 건네면서 “현금으로 바꿔 오라”고 지시했다. 이 전 부사장은 비서에게 서울 명동의 사채업자 전화번호를 함께 전달했다. 이 전 부사장은 같은 날 오후 여의도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A 씨로부터 현금 4억8000만 원이 든 가방을 넘겨받았다. 당시 이 전 부사장은 A 씨에게 “한 달 동안 출장을 갈 테니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전 회장(46·수배 중) 밑에서 일하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져 있다. 현금 가방을 손에 넣은 이 전 부사장은 곧장 부산으로 가는 고속철도(KTX)에 탄 뒤 부산역에서 하차해 누군가를 만난 뒤 자취를 감췄다. 약 2개월 뒤인 올 1월 23일 이 전 부사장은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에 있는 P호텔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부사장은 호텔 앞에서 수행비서가 렌트해 운전한 카니발 승합차에 탔다. 차량 안엔 처가에 머물던 이 전 부사장의 부인과 딸,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전 부사장은 곧바로 강원 정선군의 H리조트로 이동해 나흘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이 전 부사장은 올 1월 27일 수행비서가 모는 차량을 타고 서울까지 이동한 뒤 모처에서 내렸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이 이 전 부사장의 도피 행각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517억 원대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올해 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은 도피 중에도 텔레그램으로 부하 직원들과 연락해 이 전 부사장에게 필요한 자금과 약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이 전 부사장 부인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당뇨병과 아토피 치료제를 처방해 차량 등에 뒀다. 검찰은 이 약품을 김 전 회장 지시를 받은 A 씨 등이 챙겨 또 다른 인물들에게 건네는 방식으로 이 전 부사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A 씨 등으로부터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리조트를 예약해 뒀다고 했다. 이 전 부사장 가족을 서울 잠실에서 태운 뒤 명동에서 이 전 부사장을 태워 리조트로 데려가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은 올 2월 직원들을 시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파트에 있는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달게 했고, 올 3월에는 30억 원어치 수표를 달러(12억 원어치)와 원화(12억 원)로 바꿔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도예 yea@donga.com·김태성·배석준 기자}

    • 2020-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HE 사건]“코로나 사태로 투표 중요성 절감”…뜨거웠던 현장 열기

    15일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 씨(64·여)의 남편은 거의 두 달 만에 집밖에 나왔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는 남편은 2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진 뒤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 힘든 걸음을 내딛었다. 김 씨는 “솔직히 나도, 남편도 찍은 정당이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그래도 투표를 포기하면 유권자를 우습게 여길까봐 왔다”고 했다.● “코로나19 겪으며 투표 결심” 코로나19도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꺾진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전국 투표율은 66.2%로 잠정 집계돼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뜨거운 투표 열기 속엔 전대미문의 고난을 바라보는 엄중한 민심이 생생하게 묻어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 중엔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투표를 결심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에서 만난 김현규 씨(37)는 “코로나19를 온몸으로 겪으며 정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투표를 잘 해야 하는지 체감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속내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정권 지키기’와 ‘정권 심판’으로 갈렸다. 양천구에 사는 윤모 씨(47)는 “지금까지 여당에 실망한 것도 많지만,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해줘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했다. 반면 자영업자 박모 씨(70·여)는 “코로나19로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번다. 알바생도 다 내보내야 했다”며 “서민을 내팽개친 정부가 너무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만 18세 고등학생 유권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독서실에 가는 길에 송파구 석촌경로당 투표소에 들렀다”는 강모 군(18)은 “요즘 잠도 못 자며 공부하고 있다. 끽해야 20분 더 공부하는 것보다 투표가 세상을 더 많이 바꾸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강현 군(18)은 “선거권이 없을 땐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줄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고 했다. 고령자들의 투표 의지도 강했다. 광주 최고령 유권자인 박명순 할머니(117)는 이날 오전 9시 반 광주 북구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투표했다. 1904년 한일의정서 강제 체결 직전에 태어난 박 할머니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모든 직접 선거에 참여했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다음 대통령 선거 때도 꼭 투표하겠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 사는 이용금 할머니(116)도 이날 투표한 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투표는 계속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 불거진 n번방 성 착취물 제작·유포 사건도 표심에 영향을 줬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 씨(23·여)는 “여성의 정체성을 대변해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국회에 진출하길 간절히 바라며 나왔다”고 했다. 투표를 마감하는 오후 6시를 1분 남기고 영등포구 신우경로당 투표소로 뛰어 들어가 한 표를 행사한 한보람 씨(19·여)는 “집안일 때문에 투표 시간을 못 맞출까봐 걱정했는데 너무 다행이다”고 기뻐했다.●‘투표 방역’ 성숙한 시민의식 빛나 투표로 민심을 보여주려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전국 대부분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은 질서 있고 차분하게 방역 지침을 따랐다. 오전에 찾아간 동작구 강남초등학교 투표소는 시민 60여 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1m 간격으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등에 도장을 찍지 말라”는 안내가 있었는데도, 소셜미디어에 도장을 찍고 ‘인증샷’을 올린 사진들도 올라왔다. 이날 오후 6시 일반 투표가 종료된 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해외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던 유권자들의 개별 투표가 시작됐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이들에게만 투표를 허용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다른 유권자들과 투표 시간을 분리했다. 전국 자가격리자 5만9918명 가운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1만3642명(22.8%)이 투표를 신청했다. 자가격리자 투표는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5시 52분경 영등포구 신길동의 자택을 나선 자가격리자 이주현 씨(26)도 마찬가지였다. 자택에서 투표소까지는 걸어서 1분 거리였지만 족발가게와 PC방, 편의점 등이 즐비해 다른 시민과 접촉 우려가 있었다. 이 씨의 안내를 맡은 석승민 영등포구 예산팀장은 긴장한 낯빛으로 이 씨와 2m 거리를 유지하며 다른 행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제지했다. 이 씨는 체온을 재고 손을 소독한 뒤 수술용 장갑을 끼고 투표소로 들어섰다. 투표소 관계자가 온몸에 방호복과 두꺼운 장갑, 고글을 두른 채 투표용지와 봉투를 건네고 서명을 받았다. 투표를 마친 이 씨는 곧장 귀가했다. 그는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껏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거권을 이번엔 놓칠까봐 걱정했다. 많은 도움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 ‘48.1㎝ 투표용지’에 투·개표 모두 혼란 역대 최다인 35개 정당의 이름이 적힌 48.1㎝ 짜리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를 받아든 시민들은 투표할 정당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박윤자 씨(71·여)는 “짧은 것(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은 뭔지 알겠는데 긴 것(비례대표 투표용지)은 통 몰라서 잘못 찍은 것 같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선거가 끝난 뒤 개표 현장에서도 일일이 손으로 나누느라 많은 담당자들이 고생했다. 전직 대통령 4명 가운데 4·15 총선에서 투표하지 못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뿐이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확정 받고 아직 형기를 마치지 않아 선거권이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택 구금’ 수준으로 보석 석방 중이라 자택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거소 투표(우편투표)를 했다. 요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도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거소 투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0-04-15
    • 좋아요
    • 코멘트
  • “오토바이처럼” 불법 개조… 킥보드 시속70km 위험한 질주

    “20만 원 더 내면 자동차처럼 달릴 수 있게 해줄게요.” 1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전동 킥보드 판매업체. 사장 A 씨는 “전동 킥보드를 구입하러 왔다”고 하자 불법 개조를 제안했다. 추가 비용을 내면 속도제한장치를 바로 없애주겠다는 얘기였다. 현행법은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시속 25km 이하로 달리도록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사고파는 전동 킥보드에는 이 속도를 넘기면 자동으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장치가 달려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매장 관계자들은 당연한 듯 불법 개조를 권유하고 있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 킥보드 업체들도 이용자들이 주행할 때 갖춰야 할 운전면허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마구잡이 불법 개조에 형식적인 면허증 확인 동아일보가 13, 14일 서울 서초구 등에 있는 전동 킥보드 판매업체 5곳을 확인한 결과, 이 업체들은 모두 속도제한장치를 없앤 불법 개조 킥보드를 팔고 있었다. 송파구 A매장 직원은 “장치를 없애는 건 간단하다. 보조 배터리를 추가하면 시속 70km도 가능하다. 단속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광진구에 있는 다른 판매업체도 “킥보드를 사면 장치 제거는 무료”라며 “오토바이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전동 킥보드를 운행할 때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용객들에게 킥보드를 시간제로 빌려주는 공유 킥보드 업체 중 상당수도 이용자들 면허증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오토바이와 같이 분류된다. 이용자들은 자동차 운전면허나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부산에서 숨진 30대 남성이 킥보드를 빌린 공유 킥보드 업체인 ‘라임’은 이용자의 운전면허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한 업체는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할 때 이용자에게 면허증 사진을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용자가 다른 사람의 면허증을 제출하고 킥보드를 빌려도 업체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공유 업체 ‘고고씽’은 이용자의 면허증 사진을 최대 24시간 동안 심사했다. ○ 전동 킥보드 타다 사고 나면 배상 폭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다 사고를 내면 개인 돈으로 피해를 배·보상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자동차보험에 의무가입할 필요가 없다. 킥보드 이용자들이 가입할 만한 보험 상품도 마땅치 않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한 대학생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보행자와 부딪쳤다. 경미한 부상이었는데도 보험 처리를 못 해 300만 원 가까운 돈을 물어줬다”고 전했다.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2016년 49건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890건을 기록했다. 3년 만에 18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용자가 전신을 노출한 상태에서 킥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정부가 킥보드 일련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불법 개조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고도예 yea@donga.com·김태성·박종민 기자}

    • 2020-04-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라임서 투자한 자율차 업체 3곳 20억 국고보조금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은 자율주행차량 관련 업체 세 곳이 라임 돈을 투자받는 동안 국고보조금 20억여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이 없는 신생 법인도 국책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7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았다. 라임 돈을 투자받은 자율주행차량 업체 관계자들의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한 검찰은 이 업체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국고보조금을 받았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라임의 투자를 받은 자동차 부품 업체 에스모는 2018년 1월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N사를 자회사로 세웠다. N사는 2018년 10월에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개발하는 100억 원대 국책 연구사업의 일부 과제에 참여했다. N사는 설립 후 지금까지 매출이 전혀 없다. 사업에 참여한 관계자는 “연구과제를 선정할 때까지 N사는 참여 기업 명단에 없었다”며 “그런데 참여 기업 한 곳이 자본 잠식에 빠졌고 사업을 주관하는 쪽에서 N사를 갑자기 추천해 왔다”고 했다. 사업 추진 과정을 알고 있는 세종테크노파크 관계자는 “N사가 자율주행차량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N사는 이듬해인 2019년 8월엔 세종시의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또 다른 국책 연구사업에 참여했다. N사는 두 차례 국책 사업 참여로 정부로부터 7억5000여만 원을 받았다. 한 자율주행차량 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없고 기술력이 있다고 알려지지도 않은 N사가 국책 사업에 두 차례 참여해 의아했다”고 말했다. 라임과 에스모가 투자한 2차전지 제조업체 디에이테크놀로지도 라임의 투자를 받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3644만 원과 5102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라임이 투자한 반도체 제조업체 에스모머티리얼즈는 2018년과 2019년 국책 연구과제에 참여해 12억여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고도예 yea@donga.com·김태성·배석준 기자}

    • 2020-04-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매출 ‘반의반 토막’… 횟집이 울고있다

    “원래 저녁때면 식당 앞 골목까지 손님들이 줄을 섰어요.” 일요일인 5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횟집. 이 가게 사장 최모 씨(5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까지 떨어졌다”며 하소연을 하듯 말했다. 최 씨가 운영하는 종로3가의 횟집1, 2호점 중 2호점은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가게 안 23개 테이블이 저녁마다 꽉 찼었다고 한다. 이날 최 씨는 2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1호점만 가게 문을 열었다. 최 씨는 “연중무휴로 1, 2호점을 열었는데 요즘은 장사가 안 돼 2호점을 닫았다”며 “근처 치킨집 등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라 평소 대비 반타작은 한다는데 우리는 워낙 손님이 줄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초밥집이나 횟집 등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접촉을 원하는 ‘언택트’ 소비문화 속에 맨손으로 음식을 만져 날 것 상태로 내는 곳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4, 5일 서울 시내 횟집 등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았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초밥집 직원 A 씨는 “손님들이 초밥을 잘 안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날것이라 그런지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초밥집은 코로나19 확산 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나마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메밀국수나 돈가스를 찾는다고 한다. 대학원생 박모 씨(25)는 “요리사가 손을 씻기는 하겠지만 밥과 횟감을 맨손으로 만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요리사가 맨손으로 횟감을 만지고 조리하다 보니 꺼려진다는 것이다. 4일 오후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 종로3가역 인근의 한 참치전문점 직원 염인철 씨(50)는 “코로나19 이전 주말 점심때는 손님이 30명 정도는 찾았는데 오늘(4일)은 1명도 찾지 않았다”며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손으로 생선의 질감을 느끼면서 칼질을 해야 하는데, 워낙 민감한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장갑을 끼게 됐다. 아무래도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세한 식당 주인들은 임차료 부담을 호소한다. 4일 종로구 인근의 횟집 사장 이정규 씨(61)는 “매출이 90% 이상 급감해 1일 13만 원, 2일 0원, 3일에 14만 원 매출을 올렸다. 한 달 385만 원인 임차료는커녕 인건비를 대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김태성·한성희 기자}

    • 2020-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손 조리 꺼려져…’ 코로나19 여파로 횟집·초밥집 직격탄

    “원래 저녁 때면 식당 앞 골목까지 손님들이 줄을 섰어요.” 일요일인 5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횟집. 이 가게 사장 최모 씨(5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까지 떨어졌다”며 하소연을 하듯 말했다. 최 씨가 운영하는 종로3가의 횟집1, 2호점 중 2호점은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지 전까지는 가게 안 23개 테이블이 저녁마다 꽉 찼었다고 한다. 이날 최 씨는 2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1호점만 가게 문을 열었다. 최 씨는 “연중무휴로 1, 2호점을 열었는데 요즘은 장사가 안 돼 2호점을 닫았다”며 “근처 치킨집 등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라 평소 대비 반타작은 한다는데 우리는 워낙 손님이 줄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초밥집이나 횟집 등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접촉을 원하는 ‘언택트’ 소비문화 속에 맨손으로 음식을 만져 날 것 상태로 내는 곳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4, 5일 서울 시내 횟집 등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았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초밥집 직원 A 씨는 “손님들이 초밥을 잘 안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날 것이라 그런지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초밥집은 코라나19 확산 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나마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메밀 국수나 돈까스를 찾는다고 한다. 대학원생 박모 씨(25)는 “요리사가 손을 씻기는 하겠지만 밥과 횟감을 맨손으로 만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요리사가 맨손으로 횟감을 만지고 조리하다보니 꺼려진다는 것이다. 4일 오후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 종로3가역 인근의 한 참치전문점 직원 염인철 씨(50)는 “코로나19 이전 주말 점심 때는 손님이 30명 정도는 찾았는데 오늘(4일)은 1명도 찾지 않았다”며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손으로 생선의 질감을 느끼면서 칼질을 해야 하는데, 워낙 민감한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장갑을 끼게 됐다. 아무래도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세한 식당주인들은 임대료 부담을 호소한다. 4일 종로구 인근의 횟집 사장 이정규 씨(61)는 “매출이 90% 이상 급감해 1일 13만원, 2일 0원, 3일에 14만 원 매출을 올렸다. 한달 385만 원인 임차료커녕 인건비를 대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렇다고 포장이나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기에도 역부족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 자체가 안 다니는데 누가 포장을 해가겠느냐”며 “요즘 횟집 쪽도 배달 경쟁이 워낙 치열해 다 죽어나간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4-05
    • 좋아요
    • 코멘트
  • 손석희, 김웅씨 재판 증인 출석… “언론계 36년 이렇게 마무리 싫어”

    손석희 JTBC 사장이 자신을 협박하며 금품을 뜯으려 한 혐의(공갈미수)로 기소된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씨와 다툼을 벌여온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갖고 서로 속을 끓였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2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박용근) 심리로 열린 김 씨에 대한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손 사장은 검사가 ‘피고인(김 씨)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는지’를 묻자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히 말하면 황당한 게 많고 만감이 교차한다”며 “언론계 생활 36년인데 이렇게 마무리하기 싫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씨는 손 사장이 자신을 폭행한 것과 손 사장의 차량 접촉사고를 기사화할 것처럼 하면서 취업 청탁과 금품 등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씨도 손 사장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손 사장을 올해 1월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라임錢主 김회장, 강남 술집에 10억 맡겨놓고 접대”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모 씨(47·수배 중)가 한 공유차량 서비스업체에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다 주고 이 회사의 실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거액의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 라임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김 씨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의 반포WM센터장 장모 씨가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환매 연기된 라임의 부실 펀드를 사들여 줄 회장님’이라고 언급했던 인물이다. 김 씨는 지난해 3월부터 공유차량 서비스업체 스타모빌리티의 내부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실소유주’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회사 대표를 지낸 A 씨는 “(김 씨가) 매번 ‘돈 들어가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정말 약속한 액수의 돈이 회사로 들어왔다”며 “자금 출처는 정확히 모르지만 라임 직원들과 소통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라임은 고객 돈 1조 원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다며 환매 연기를 발표한 뒤에도 스타모빌리티에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자본금 60억 원 규모인 스타모빌리티는 작년 3월까지는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한 달간 1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과 12월, 올해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200억 원씩, 총 60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김 씨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 금융권 관계자 등을 불러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접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엔 김 씨와 동향인 금융권 관계자나 사업가들이 주로 참석했다고 한다. 김 씨 초대로 이 주점에 간 적이 있다는 B 씨는 “김 씨가 (유흥주점에) ‘10억 원을 선금으로 맡겨놨으니 편하게 마시라’고 나한테 자랑을 했다”며 “전 청와대 행정관 김모 씨도 퇴근 후 들러 명함을 나눠 줬다”고 했다. 전 청와대 행정관 김 씨는 라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를 막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김정훈 hun@donga.com·김태성 기자}

    • 2020-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EBS 라이브 특강’ 첫날 접속자 몰려 먹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연기되자 교육부가 23일 대체 수업으로 시작한 EBS ‘온라인 라이브 특강’이 첫날부터 접속 장애로 혼란을 빚었다. EBS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부터 약 50분간 EBS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 EBS는 교육부,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초중고 개학 연기에 맞춰 이날부터 2주간 ‘라이브 특강’을 시작했다. 하지만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며 서버에 오류가 생겼다. 특강은 각 교과목의 강사가 이번 학기 교과서의 진도에 맞춰 설계한 강의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EBS는 오전 9시 40분경 홈페이지에 ‘서비스 지연 안내’ 공지문을 띄우고 “EBS 2주 라이브 특강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접속 오류로 이 안내문조차 볼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운 탓에 교재를 내려받을 수 없어 불편을 호소한 이도 적지 않다. EBS가 강의 교재를 일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한지희 씨(38)는 “아이가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워 강의에 필요한 문제지를 내려받질 못해 그냥 영상만 시청했다”고 말했다.한성희 chef@donga.com·김태성 기자}

    • 2020-03-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개학 연기 맞춰 시작한 EBS ‘온라인 라이브 특강’, 첫 날부터 접속 장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연기된 뒤 EBS가 23일 대체 수업으로 시작한 ‘온라인 라이브 특강’이 첫 날부터 접속 장애로 혼란을 일으켰다. EBS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부터 약 50분간 EBS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 EBS는 교육부,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초중고 개학연기에 맞춰 이날부터 2주간 ‘라이브 특강’을 시작했다. 하지만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며 서버 오류가 생겼다. EBS는 오전 9시 40분경 홈페이지에 ‘서비스 지연 안내’ 공지문을 띄우고 “EBS 2주 라이브 특강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접속 오류로 이 안내문조차 볼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유튜브에서 제공한 특강도 혼선이 빚어졌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은 자사 정책 상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선 유튜브 이용이 원활하지 않다. 그러나 이를 몰랐던 학생들은 “특강 시청이 불편하다”며 아쉬워했다. 학부모 김소연 씨(39)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강의를 틀어주려고 IE로 들어갔는데 잘 되질 않았다. 다른 인터넷 브라우저를 까는 것도 쉽지 않아 고생했다”고 했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운 탓에 교재 다운로드도 되질 않아 불편을 호소한 이들도 적지 않다. EBS가 강의 교재를 일괄적으로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초교 2학년 자녀를 둔 한지희 씨(38)는 “강의에 필요한 문제지를 다운받질 못해서 그냥 영상만 시청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이지영 씨(37·여)는 “초등 3학년인 아이가 교사에게 질문을 할 수 없다 보니 아무래도 집중을 잘 못하더라”고 말했다. 한성희기자 chef@donga.com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 2020-03-23
    • 좋아요
    • 코멘트
  • “또 5일 기다려야 하는데…” 마스크 한숨

    “일요일도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15일 낮 12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A 약국 앞. 마스크를 사기 위해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함께 약국을 찾은 윤모 씨(33)는 한숨 섞인 말을 했다. 이날은 ‘공적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후 첫 일요일로, 평일인 월∼금요일에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이라면 출생연도 끝자리에 관계없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었다. 평일에 직장을 다니느라 약국 앞에 줄을 서기 힘들었던 윤 씨 부부는 ‘마스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재고를 확인한 뒤 A 약국을 찾았다. 하지만 윤 씨가 도착했을 땐 A 약국에 배부된 공적 마스크 250장이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이 약국에 따르면 250장이 다 팔리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윤 씨는 “‘마스크 앱’에서 (집 바로 앞에 있는 약국에) 재고가 있다는 걸 보고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는데 5분 전에 매진됐다고 한다. 남은 마스크가 하나도 없다. 다른 약국을 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첫 주말인 14, 15일 이틀 동안에도 약국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 씨 부부처럼 맞벌이를 하거나 생업 등 이유로 평일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많았다. 약국별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마스크 앱’에 따르면 15일 문을 연 약국은 4곳당 1곳 정도였다. 이날 오전 10시 반경 서대문구의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인근 약국 20여 곳 중 유일하게 문을 연 B 약국에는 2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 약국도 판매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마스크가 모두 팔렸다. 줄을 섰다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한 시민은 “면마스크라도 없느냐”고 약사에게 묻기도 했다. 이 시민은 “면마스크도 없다”는 약사의 말에 난감한 표정으로 약국을 나섰다. 평일에 약국을 찾았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최모 씨(50·여)는 “약국이 문을 연 걸 보고 일찍 줄 섰는데도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1970년생으로 평일에 마스크를 사려면 오는 금요일(20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최 씨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속상하다”고 했다. 주말이라 주택가 인근의 약국에선 판매 시작 후 금세 마스크가 동났지만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는 도심 약국에서는 마스크 구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었다.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인근의 한 약국 관계자는 “평일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섰는데 오늘은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 3시간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 재고가 있다”고 말했다. 긴 줄이 있는 약국 앞을 지나면서 “근처 ○○약국으로 가면 줄을 길게 서지 않아도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알려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스크 대란으로 예민해진 탓인지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한 시민은 줄 사이를 지나 길을 가려던 행인을 보고 새치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태성·이청아 기자}

    • 2020-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요일인데도”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첫 주말 현장 가보니…

    “일요일도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15일 낮 12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A 약국 앞. 마스크를 사기 위해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함께 약국을 찾은 윤모 씨(33)는 한숨 섞인 말을 했다. 이날은 ‘공적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후 첫 일요일로, 평일인 월~금요일에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이라면 출생연도 끝자리에 관계없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었다. 평일에 직장을 다니느라 약국 앞에 줄을 서기 힘들었던 윤 씨 부부는 ‘마스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재고를 확인한 뒤 A 약국을 찾았다. 하지만 윤 씨가 도착했을 땐 A 약국에 배부된 공적 마스크 250장이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이 약국에 따르면 250장이 다 팔리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윤 씨는 “‘마스크 앱’에서 (집 바로 앞에 있는 약국에) 재고가 있다는 걸 보고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는데 5분 전에 매진됐다고 한다. 남은 마스크가 하나도 없다. 다른 약국을 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첫 주말인 14, 15일 이틀 동안에도 약국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 씨 부부처럼 맞벌이를 하거나 생업 등 이유로 평일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많았다. 약국별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마스크 앱’에 따르면 15일 문을 연 약국은 평균 4곳당 1곳 정도였다. 이날 오전 10시 반경 서대문구의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인근 약국 20여 곳 중 유일하게 문을 연 B 약국에는 2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 약국도 판매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마스크가 모두 팔렸다. 줄을 섰다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한 시민은 “면마스크라도 없느냐”고 약사에게 묻기도 했다. 이 시민은 “면마스크도 없다”는 약사의 말에 난감한 표정으로 약국을 나섰다. 평일에 약국을 찾았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최모 씨(50·여)는 “약국이 문을 연걸 보고 일찍 줄 섰는데도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1970년생으로 평일에 마스크를 사려면 오는 금요일(20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최 씨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속상하다”고 했다. 주말이라 주택가 인근의 약국에선 판매 시작 후 금세 마스크가 동났지만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는 도심 약국에서는 마스크 구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었다.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인근의 한 약국 관계자는 “평일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섰는데 오늘은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 3시간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 재고가 있다”고 말했다. 긴 줄이 선 약국 앞을 지나면서 “근처 ○○ 약국으로 가면 줄을 길게 서지 않아도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알려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스크 대란으로 예민해진 탓인지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한 시민은 줄 사이를 지나 길을 가려던 행인을 보고 새치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3-15
    • 좋아요
    • 코멘트
  • ‘밀집근무 콜센터’ 서울에만 425곳… 영세업체는 관리 사각지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수협중앙회 건물. 콜센터 현장 점검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 A 씨는 이곳을 방문했다가 빈손으로 나왔다. 주소대로 찾아갔는데 콜센터는 마포구에 있었던 것. A 씨는 “가는 곳마다 콜센터가 아니라고 한다”며 허탈해했다. 10일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쏟아진 뒤 서울시는 긴급 콜센터 현장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선 주소가 맞지 않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구로구 콜센터에 이어 대구 콜센터까지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콜센터 같은 ‘고위험 사업장’의 방역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물류센터나 PC방처럼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사업장으로 번지면 또 다른 대규모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고위험 사업장은 실태 파악도 만만치 않아 정부로서도 곤혹스럽다.○ 콜센터, 방역 시급한데 점검도 쉽지 않아 한국고객센터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콜센터 운영업체는 전국에 740개 업체가 산재해 있다. 서울시는 425곳(57.4%)이 서울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콜센터는 집단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므로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시설 폐쇄 명령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콜센터는 직원들이 밀접한 거리에서 일하는 데다 말도 많이 해 집단 감염의 위험이 크다. 11일에도 서울 종로구 라이나생명 텔레마케팅센터에서 근무하는 텔레마케터 1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자 라이나생명은 이 텔레마케터가 일하던 층을 아예 폐쇄했다. 같은 층에 있던 텔레마케터와 직원 140명은 모두 귀가 조치했다. 대형 콜센터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SK텔레콤은 콜센터 직원 6000여 명이 희망할 경우 모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도 12일부터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B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나 정부기관 콜센터들은 상부 지침에 따라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중소형 규모의 콜센터다. 11일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의 소규모 콜센터 대부분은 여전히 별 조치 없이 영업을 이어갔다. 동작구의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B 씨(25)도 평소처럼 출근길에 올랐다. 이 콜센터에는 300여 명이 근무한다. B 씨는 “직원들이 다닥다닥 벌집처럼 붙어 있어 한 명만 감염돼도 싹 다 옮을 수 있다”고 했다. 종로구에 있는 콜센터 직원도 “회사가 마스크 착용을 공지하고 손 소독제도 제공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중소형 콜센터들은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리기도 어렵다. 고객정보의 보안 문제로 재택근무에 필요한 장비가 없이는 개인 PC로 일하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외주계약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영세 콜센터들은 비용 부담이 큰 장비 마련이 불가능하다. 한 소규모 콜센터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적지 않지만 무작정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골치”라고 했다.○ 또 다른 고위험 사업장도 화약고 콜센터가 아니어도 또 다른 고위험 사업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11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택배 상품을 분류하는 컨베이어벨트 주위로 직원들이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바짝 붙어 작업했다. 하지만 30여 명 가운데 마스크를 쓴 직원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C 씨는 “마스크를 안 썼다고 지적하는 관리자도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뒤늦게 고위험 사업장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감염관리 지침을 만들 방침이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침 적용 대상은 노래방과 PC방, 클럽, 헬스장, 학원 등 밀폐된 환경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침방울 감염 우려가 큰 사업장들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콜센터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고위험 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강도 높은 예방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위은지 기자}

    • 2020-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안해 울던 환자가 먼저 안부를 묻는다… 다시 힘이 솟고 식은 도시락마저 고맙다”

    “나라도 가야겠다. 나는 간호사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지난달 24일 현장 자원한 홍유리 씨(30)와 이달 2일 경북 파견 지원서를 제출한 최희진 씨(26)의 근무일지가 9일 동아일보에 전해졌다. 간호사들이 직접 손으로 써내려간 글들은 왜 그들이 ‘백의의 천사’인지 깨닫게 한다. 그들의 목소리 그대로 정리해봤다.○ 홍유리 씨의 일지 “괜찮다. 환자들만 낫는다면” △2월 24일: 의료진이 부족하단다. 결심했다. 나라도 가야겠다. 나는 간호사니까…. 얼른 지원서를 썼다. 할아버지와 고모부, 제부가 떠올랐다. 모두 군인인 집안. 어디서 솟는 용기인지 모르지만 하나도 겁 안 난다. △26일: 근무할 병원이 정해졌다. 경북 청도대남병원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 오늘 환자들이 도착한다. 의료진과 분주히 음압병동을 마련하다 보니 저녁도 못 먹었다. 준전시 상황이니까. 차갑게 식은 도시락도 감사하다. △27일: 전신 방호복에 일회용 덧신. N95마스크와 고글, 장갑 두 겹까지. 땀이 비 오듯 흐른다. 호흡도 가쁘다. 고글에 김이 서려 시야가 흐리다. 안내 방송이 나온다. “코드 그레이. 도착 30분 전입니다.” 대남병원에서 추가 환자들이 온다는 방송. 환자들을 기다리며 잠시 기도했다. 내가 환자를 위해 한 사람 몫 이상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28일: 환자들은 운다. 아이처럼 엉엉. 1인 음압격리실을 불안해한다. 들어가지 않겠다는 환자 곁을 지킨다. “내가 지켜줄게요.” 한참을 다독거렸다. 난 힘들어도 괜찮다. 환자들이 음성 판정만 받는다면. 건강하게 퇴원할 수만 있다면. △3월 5일: 어렵게 의료진에게 화상통화 기회가 주어졌다. “엄마, 언제 와?” “열 밤 자고 온다며….” 아이에게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동료 간호사. 잠깐 자리를 비켜줬다. 가슴이 먹먹하다. 강릉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실까. 보고 싶다. △6일: 환자들이 조금씩 낫고 있다. 처음 올 때만 해도 “입맛이 없다”더니. 끼니를 거르던 분들이 이젠 식사도 잘하신다. 먼저 안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간호사님, 고생 많으심더.” 이래서 또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최희진 씨의 일지 “모두 내 환자들이다” △3월 6일: 배부르다. 꼬막비빔밥에 떡, 과자, 과일.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전국에서 참 많이도 보내주셨다. 하나같이 정성이 가득하다. 하루 8시간 근무를 마치면 손도 까닥하기 싫다. 녹초가 된 몸과 마음을 고마운 분들이 보내준 음식이 씻어준다. △7일: 사명감이 뭔지 깨닫는 시간. 환자는 병실 안, 가족은 바깥. 지척에 두고도 만날 수가 없다. 폐쇄회로(CC)TV로 안부만 묻는다. 지켜보는 나도 마음이 찢어지는데…. 다른 방법은 없다. 빨리 나아서 가족 품으로 가길. 오늘 증세가 호전돼 경증센터로 옮긴 환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럴 때야말로 보람을 느낀다. △8일: 2일 경북 안동의료원에 지원서를 제출했던 때가 떠오른다. 솔직히 좀 망설였다. 다음 달 서울시간호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잘한 선택일까. 하지만 이제 알겠다. 시험 볼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환자들은 오늘도 얘기한다. “우리 때문에 고생 많으시죠.” “폐 끼쳐서 미안해요.” 당연한 걸 고마워하는 사람들. 내가 챙기고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할. 내 환자들. 내려오길 정말 잘했다.김태성 kts5710@donga.com·신지환·이소연 기자}

    • 2020-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여전히 줄서지만… 그나마 살수있어 다행”

    “37년생이시면 오늘은 해당이 안 돼요. 내일 다시 오셔야 해요….” 9일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 약국. 약사 A 씨가 주민 박노칠 씨(83)에게 이날부터 시행한 ‘마스크 5부제’를 한참 설명했다. 박 씨는 “(마스크 5부제인지) 전혀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오전 9시 반경에는 2011년생 딸을 대신해 약국을 찾은 장경식 씨(41)가 “가족 중 오늘 구매가 가능한 딸의 마스크를 사려고 출근길에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아왔다. 지난주는 아예 살 수 없었는데 오늘은 구매해 다행”이라고 했다.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첫날인 9일. 전국의 약국 앞에는 전날만 해도 보건용 마스크를 사려고 길게 늘어섰던 줄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행 첫날이다 보니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는 경우나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이날 오전 10시경 성동구 한양대병원 앞 약국 7곳을 둘러보니 정부의 ‘공적 마스크’를 들여놓은 곳은 1곳뿐이었다. 같은 시간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약국 9곳도 3군데서만 공적 마스크를 팔았다. 약국마다 지정된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가 다른 데다 업체 상황에 따라 입고 시간도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모른 채 약국을 찾았던 시민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경우가 상당했다. 장명환 씨(29)는 “주민등록번호가 1로 끝나는데도 약국 4곳을 들렀지만 재고가 없거나 입고가 안 돼 있어서 살 수 없었다”고 했다. 약국에선 입고 시간을 미리 알 수 없고 5장이 한 묶음으로 포장된 마스크가 많다며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 약사 이도형 씨(35)는 “(공적 마스크가) 들어오는 시간이 들쭉날쭉해 한창 바쁠 때 들어오는 등 시간을 가늠해 대비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성동구 행당동 대학약국의 약사 김지은 씨(28·여)는 “오늘처럼 5장씩 포장이 돼 오는 부분이 제일 난감하다. 직원 3명이 달라붙어 2장씩 새로 포장하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다른 약국의 약사 B 씨도 “5장씩 포장이 돼 온 것을 나눠서 다시 포장하느라 지퍼백과 비닐장갑까지 샀다.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무료 봉사하는 셈”이라고 했다. 마스크 5부제 덕에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도 많았다. 종로구 행복한약국 약사 이경희 씨(52)는 “지난주엔 인파가 몰려들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지금이 한결 낫다. 시민들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종로구민 정모 씨(74)도 “일주일에 2장밖에 못 사 아쉽긴 해도 하염없이 줄을 안 서니 살 것 같다”고 했다.김소민 somin@donga.com·김태성·한성희 기자}

    • 2020-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일 다시 오셔야 해요”…‘마스크 5부제’ 시행 첫 날, 혼란 여전

    “37년생이시면 오늘은 해당이 안 돼요. 내일 다시 오셔야 해요….” 9일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한 약국. 약사 A 씨가 주민 박노칠 씨(83)에게 이날부터 시행한 ‘마스크 5부제’를 한참 설명했다. 박 씨는 “(마스크 5부제인지) 전혀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오전 9시 반경. 2011년생 딸을 대신해 약국을 찾은 장경식 씨(41)는 “출근길에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본을 출력해왔다. 지난주는 아예 살 수가 없었는데 그나마 이젠 구매할 수 있어 다행”이라 했다.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첫날인 9일. 전국의 약국 앞에는 전날만 해도 보건용 마스크를 사려 길게 늘어섰던 줄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행 첫날이다 보니 혼선이 빚어져 실랑이가 벌어지는 광경도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이날 성동구 한양대병원 앞 약국 7곳을 둘러보니 정부의 ‘공적 마스크’를 들여놓은 곳은 1곳뿐이었다. 같은 시간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약국 9곳도 3군데만 공적 마스크를 팔았다. 약국마다 지정된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가 다른 데다, 업체 상황에 따라 입고 시간도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모른 채 약국을 찾았던 시민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경우가 상당했다. 약사 이도형 씨(35)는 “(공적 마스크가) 들어오는 시간이 들쭉날쭉한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약국에서도 불편을 호소했다. 마스크가 5장이 한 묶음으로 포장됐거나 대, 소형 마스크가 함께 섞인 제품들이 많아 팔기가 여간 번거롭지가 않단다. 성동구 행당동 대학약국의 약사 김지은 씨(28·여)는 “오늘처럼 5장씩 포장이 돼 올 때가 있어 제일 난감하다. 직원 3명이 달라붙어 1장씩 새로 싹 다 포장했다”고 했다. 또 다른 약사 A 씨도 “5장씩 들여와서 나눠서 포장하느라 지퍼백과 비닐장갑까지 샀다. 비용이 더 들어 무료봉사하는 셈”이라고 했다. 몇몇 소규모 약국은 공적 마스크 판매에 시달리느라 약 조제 업무는 손을 놓기도 했다. 70대 약사 B 씨는 “공적 마스크 판매가 여간 번거롭지 않다. 주민등록증을 일일이 확인해 입력하려면 시간이 꽤 든다. 약 조제는 거의 못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래도 현장에선 마스크 5부제 덕에 그나마 숨이 틔웠다는 반응도 많았다. 종로구 행복한약국 약사 이경희 씨(52)는 “지난주엔 인파가 몰려들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지금이 한결 낫다. 시민들도 차리라 잘 됐다며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종로구민 정모 씨(75)도 “일주일에 2장 밖에 못 사 아쉽긴 해도 하염없이 줄을 안 서니 살 것 같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3-09
    • 좋아요
    • 코멘트
  • “1만2000명 드라이버 일자리 잃게 생겨”…‘타다’ 기사들 규탄 성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타다 기사들은 “1만 2000 명이 넘는 ‘타다 기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유차량서비스 ‘타다’ 등에 속한 프리랜서 기사 80여 명이 조합원인 프리랜서드라이버협동조합은 5일 ‘타다 금지법 날치기 한 법사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타다 금지법 통과를 규탄했다. 윤태훈 협동조합 이사장은 성명서에서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의 독단적 처리이자 날치기”라며 “여야 합의 뒤 법안 가결이란 전례를 무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혁신을 죽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윤 이사장은 “조합은 우리가 원하는 일자리와 정의로운 사회의 믿음을 배신한 책임을 묻고자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타다 기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여 안타까워하면서도 체념한 모습이었다. 5일 오후 4시 10분경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타다 기사 A 씨(40)는 “시급제로 일하면서도 서비스 개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다. 당장 다음달부터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또 다른 타다 기사 B 씨도 이날 오전 회사 측에 “언제부터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거냐. 계속 일을 할 순 없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타다 운영사인 VCNC는 4일 여객운수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조만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타다 금지법의 통과를 주장해왔던 택시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등은 4개 단체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며 “이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3-05
    • 좋아요
    • 코멘트
  • ‘매출 0원’ 상인부터 고사리손까지 십시일반… “힘내라 대한민국”

    “직접 못 가서 미안합니다….” 지난달 26일 손창용 씨(54)는 대구시의사회에 전화를 걸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통화가 끝난 뒤 의사회 후원 계좌엔 300만 원이 입금됐다. 손 씨의 지난달 수입 대부분이었다. 의사인 손 씨는 대구에서 20년째 화상 환자를 진료해왔다. 이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수백 명씩 늘자 손 씨도 의료 봉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심장병 탓에 나설 수 없어 대신 의사회에 돈을 보냈다. 손 씨는 “동료 의사들의 고생을 차마 두고 보기 힘들다. 마스크나 보호 장비 구입 비용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전국 곳곳에서 불안과 근심이 만연하고 있지만, 위기를 이겨내려는 시민들의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감염병 여파로 일부 공공기관까지 문을 닫자 복지 공백을 메우려 직접 봉사에 뛰어든 이도 적지 않다. ○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힘을 모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주민들은 코로나19 전담치료병원인 서울시립서남병원에 13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주민 130명이 1인당 1만 원씩 냈다. 중고교생들도 “의사 선생님께 마스크를 사주세요”라며 용돈을 선뜻 내놓았다. 모금을 진행한 이선미 씨(49·여)는 “많은 환자를 돌보느라 지친 의료진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양천구의 청년 행복주택 입주민들도 돈을 모아 서남병원에 생수, 물휴지 등을 보냈다. 충남 천안 서북구청엔 지난달 28일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탠다”는 익명의 편지와 현금 5만 원이 담긴 봉투가 전해졌다. 대구 서구보건소에도 1일 “고생하시는 분들이 끼니를 거를까 봐…”란 글과 함께 도넛 한 박스가 도착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대구의료원 주차장은 전국에서 보낸 구호물품이 가득 쌓여 있다. 의료진이 사용할 마스크, 음료수 등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현금 기부를 받지 않자 시민들이 물품을 보냈다”며 “병원 창고가 꽉 차서 주차장에 일부를 보관할 정도”라고 했다. 대구 북구 칠성야시장 상인들도 지난달 29일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대구의료원에 도시락 200인분을 보냈다. 상인 김수찬 씨(40)는 “코로나19 여파로 하루 수입이 전혀 없지만 앞으로도 최소 다섯 번은 도시락을 보내겠다”며 “대구시민들이 그간 상인들을 도와줬듯 우리도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되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가 코로나19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모은 특별 성금은 2일 현재 약 270억 원이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성금 모금은 일주일 만에 200억 원이 넘었다.○ 봉사에 나선 시민들이 진정한 영웅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거나 일손이 부족한 공공기관을 대신해 취약계층 돕기 등에 나선 자원봉사자도 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학생 임남훈 씨(29)는 최근 일주일에 3번씩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노인 복지시설 여러 곳이 문을 닫자 임 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 5명이 나섰다. 이들은 마스크 여러 장을 겹쳐 쓰고는 홀몸노인 83명에게 매일 도시락을 배달한다. 임 씨는 “하루는 한 어르신이 고맙다며 손에 요구르트를 말없이 쥐여줬다”며 “그럴 때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함께 이겨낼 수 있단 자신감이 든다”고 했다. 동네 공공시설과 시장 등을 자원해서 방역하는 시민들도 있다. 종로구에 사는 전승철 씨(55)는 매주 2번씩 사직동 일대 공공기관과 아파트 등을 소독하고 있다. 전 씨를 포함해 70여 명이나 ‘방역 봉사’를 자처했다. 전 씨는 “내 이웃과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동네를 소독하겠다”고 했다. 자원봉사 의료진 16명이 묵는 대구의 한 숙박업소 사장인 허영철 씨(51)는 “시민들이 매일같이 식품과 후원금을 보내온다”며 “한 익명의 시민이 홍삼 2박스와 함께 ‘여러분이 진정한 영웅이다’라는 글을 보내온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김태성·고도예 기자}

    • 2020-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29일 검사 받았다”

    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이만희 총회장이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검사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 총회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지인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그날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이 총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회장의 코로나19 검사는 신천지 총회 본부 관계자들도 자세한 내용을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이뤄졌다고 한다. 그간 전국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확진 판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신천지 안팎에서는 이 총회장의 감염 여부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 총회장이 1일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115명이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에서 치러진 자신의 친형 장례식(1월 31일∼2월 2일)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쏠렸다. 신천지 관계자는 “현재 이 총회장은 발열 증세도 없고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그간 이 총회장의 현 거처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사실만 밝혀왔다. 경기 가평군에 따르면 이 총회장은 지난달 24일 이전에는 일명 ‘평화의 궁전’이라 불리는 고성리 신천지연수원에 머물렀다. 경기도가 지난달 24일 감염병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와 49조에 따라 이 연수원을 폐쇄하자, 이 총회장은 이후 소형 배를 타고 연수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찾아간 신천지연수원은 문이 굳게 닫힌 채 인기척이 없었다. 이 총회장이 한때 머물렀다고 알려졌던 경기 의왕시의 아파트도 1일 오후 인기척이 없었다. 인근 주민은 “지난달 중순경 이 총회장이 동행자로 보이는 2명과 함께 차를 타고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성·김소민 기자}

    • 2020-03-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