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체코의 작은 도시 체스키크룸로프는 동화에 나오는 옛날 유럽 도시 풍경을 잘 간직한 곳이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공주와 왕자가 지금도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성이 보인다. 마을 대부분이 중세풍의 건물들로 이뤄져 있어 동화책 속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신비롭고 고풍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여름에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겨울에는 ‘겨울왕국’ 속의 무대 같은 곳이다. 동화책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긴 겨울을 뚫고 새싹처럼 솟아나는 봄은 희망이다. 어느 때보다 어지러운 겨울을 보낸 올해는 계절도 빨리 희망을 전해주고 싶었나 보다. 남쪽에 서둘러 봄이 찾아왔다. 서울의 정남쪽이어서 정남진이라고도 불리는 전남 장흥에는 벌써 봄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겨울의 긴 터널도 끝이 보인다. 일찍 고개 내민 빨간 동백꽃 전남 장흥에는 기암괴석이 많은 천관산(해발 723m)이 유명하다. 많은 사람이 천관산에 올라 감탄을 쏟아낸다. 하지만 북측 자락 뒷산에 국내 최대의 동백숲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의 장관을 본 사람들은 다시 한번 감탄한다. 천관산자연휴양림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면 푸른 잎으로 둘러싸인 골짜기가 나온다. 골짜기를 뒤덮은 나무는 대부분 동백나무다. 말 그대로 동백숲이다. 천관산 동백숲은 2007년 국내 최대 동백 군락지로 인증받았다. 10여 명이 열 달을 매달려 3만 그루 정도까지 세다 “그만하면 됐다”라는 통보를 받고서야 작업을 그쳤다고 한다. 아직도 정확한 개체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최대임에는 틀림없다. 예전에는 이보다 더 규모가 컸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대대로 동백나무로 숯을 만들었다. 넓은 동백숲엔 지금도 7개의 숯가마 터가 남아 있다. 주민들이 땅에 발을 딛지 않고 동백나무 가지를 밟고 걸어 다닐 정도라는 말이 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숲이 많이 훼손됐다고 한다. 현재 동백숲에 남아 있는 동백나무의 수령이 60∼80년 정도인 것도 그 때문이다. 가끔 수령이 250년 이상 된 나무가 발견되곤 한다. 제대로 자라지 못해서 잘리는 것을 면한 운 좋은 나무다. 해가 쨍한 맑은 날에는 동백나무의 푸른 잎에 반사된 햇살에 눈을 뜨기 힘들다. 동백기름을 바른 듯 햇살에 반짝이는 잎을 보면 어디가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조차 쉽지 않다. 동백나무 아래 산책로에 들어서면 울창한 나뭇잎 때문에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원시림 같은 분위기는 산책로 밖에서 봤던 동백숲이 맞나 싶을 정도다. 보통 천관산 동백숲은 4월 초순이 절정이다. 하지만 올해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일찍 피기 시작했다. 3월 중순부터는 붉은 동백꽃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흥에서는 또 다른 느낌의 동백숲을 만날 수 있다. 장흥군 묵촌리는 동백숲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약 2000m² 부지에 14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사진 찍기 좋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이곳 나무의 수령은 200∼300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많은 동백꽃이 피었다. 3월 이곳에는 동백 꽃비가 내린다. 숲 바로 옆은 초록빛이 생생한 보리밭이어서 새빨간 동백이 더욱 돋보인다. 순국 110주년 맞는 안중근 의사 사당 장동면 만수리에 자리한 해동사는 특별한 곳이다. 안중근 의사(1879∼1910)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매년 추모 제향을 지내는 국내 유일의 사당이기 때문이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안 의사의 사당이 장흥에 있는 것은 의외다. 안 의사와 연고가 없는 장흥에 사당이 세워진 것은 죽산 안씨 문중의 노고가 컸다. 이들은 본관이 다른 순흥 안씨인 안 의사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안홍천 씨가 1955년 문중과 함께 사재를 털어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올해는 안 의사의 순국 11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죽산 안씨 시제를 지내는 음력 3월 12일에 안 의사의 제향이 열렸다. 올해부터 안 의사가 순국한 날인 3월 26일 제향을 올린다. 사당 안쪽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시간을 가리키는 ‘오전 9시 30분에 멈춰 있는 시계’가 걸려 있다. 장흥군은 올해를 해동사 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장흥 정남진 전망대 앞에는 안 의사 동상이 있다. 안 의사의 손은 바다를 가리킨 채 서 있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중국 하얼빈 방향이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 의사 기념관과 해동사의 경도가 126도로 같다. 한 폭의 수묵화 풍경이 보이는 사자산 사자산(해발 666m)은 제암산(779m), 억불산(518m)과 더불어 장흥의 삼산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누워서 고개만 들고 있는 거대한 사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 사자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장흥읍 쪽 봉우리는 사자 머리를 닮았다고 해 사자두봉, 정상은 꼬리 부분으로 사자미봉이라 불린다. 제암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동서로 400m의 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사자산에 오르면 남도의 산과 다도해를 한 장의 사진에 담기에 좋다. 득량만 앞바다와 주위 산들의 능선과 봉, 밭과 논, 장흥읍 등 발 아래 펼쳐진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와 같다. 예전에 패러글라이딩장으로 사용됐던 공터에 앉아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독수리들이 원을 그리며 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연꽃 사이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보림사 해발 510m 가지산의 깊은 산자락에 있는 보림사. 봄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보림사는 860년 신라 헌안왕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6·25전쟁 전까지 20여 동의 전각을 갖춘 큰 절이었다. 하지만 전쟁 때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고 현재 천왕문과 사천왕, 외호문만 남았다. 보림사에는 귀중한 유물이 많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117호)과 남북 삼층석탑 및 석등(국보 제44호) 등 국보와 보조선사 창성탑비, 월인석보 제25권 등 보물이 있다. 삼층석탑은 경주 불국사 석가탑처럼 단조로워 보이지만 기단석에서부터 상륜부까지 손상된 부분 없이 원형이 고스란히 남은 드문 사례라고 한다. 사천왕상은 현존하는 사천왕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임진왜란 이전의 것으로는 유일하다. 1515년 만들어진 사천왕상의 몸 안에서 월인석보 등 370여 점의 귀중한 불교 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절 안마당에서 주위 산을 둘러보면 산봉우리들이 연꽃을 닮은 것이 눈에 띈다. 연꽃 사이에 보림사가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대웅보전 앞에는 오래된 약수가 있다. 약수터 샘 안에는 몇 마리의 물고기가 보인다. 마실 수 있는 물로 물맛이 상쾌하다. 보림사 뒤에는 비자림 숲길이 있다. 수령 400년이 넘은 비자나무 7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사이로 난 흙길을 걸으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바람 소리와 함께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봄을 부르는 맛과 향이 담긴 청태전 전남 보성이 차로 유명하지만 장흥도 만만치 않다. 바로 청태전 덕분이다. 차를 덩어리로 만든 고형차이다. 찻잎을 쪄서 찧으면 바다에서 나는 파래와 비슷한 색깔을 띤다. 일정 시간 마른 뒤에 구멍을 뚫으면 엽전 모양과 비슷해 청태전이라 불린다. 청태전은 고유의 우리 전통차로 삼국시대부터 장흥,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발효차다. 맛이 순하고 부드럽고 봄기운이 느껴진다. 숙취 해소에도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배앓이를 하거나 고뿔에 걸리면 청태전을 달여 마셨다고 한다. 억불산 아래 상선약수마을의 평화다원과 안양면의 다예원 등에서 청태전을 맛볼 수 있다. 팁+ △사자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2시간가량 걸리지만 편하게 올라가고 싶으면 9분 능선까지 자동차로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청태전을 맛볼 수 있는 다원에서는 청태전 만들기 등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예약은 필수. △천관산 동백숲 안으로 들어가면 햇볕이 들지 않아 추울 수 있으니 두툼한 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해동사를 방문하고자 한다면 미리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공부해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글·사진 장흥=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이 잇따르면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항공업계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9일 제2화물터미널 인근의 D5 유도로를 F급(초대형) 항공기(A380―8, B747―8i) 11대를 세울 수 있는 장기 주기장으로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이 속출하면서 띄우지 못하고 세워놓는 항공기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터미널과 활주로를 오갈 때 지나는 길로, 일시적인 악천후나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주기장으로 전환된 건 인천공항 개항 후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 집계 결과 코로나19가 중국에 국한됐던 1월 14일에는 항공기 134대가 세워져 있었지만, 2월 25일에는 164대, 이달 2일에는 173대로 늘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쓰는 대한항공은 2터미널 주기 공간이 부족해지자 일부 항공기를 제1여객터미널로 옮기기도 했다. 항공 이용객 감소 상황은 심각할 정도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여객 수송인원은 172만9001명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21.3%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20.9%,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평균 27.5% 줄었다. 국제선만 따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7.0%와 39.3% 줄었고 LCC는 57.4%로 반 토막이 났다.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 감소에 맞춰 비행기를 소형으로 바꿔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에 띄우던 A380―8(407석)을 2일부터 14일까지 B777―300(277석 또는 291석)으로 바꾸는 등 미국 노선 좌석 공급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도 일본 도쿄(나리타)와 후쿠오카 등 중대형기가 들어가던 단거리 노선의 기체를 A321 등 소형기로 바꿨다. 소형기를 운영하는 LCC들은 아예 운항을 못하는 노선이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는’ 비행기가 늘면서 유도로까지 차지하게 된 것이다. 국내 LCC의 주력기인 B737로 인천∼베트남 다낭을 왕복하려면 유류비와 항공기 임차료, 인건비 등을 포함해 최대 1억 원의 비용이 든다. 왕복 운임을 60만 원으로 가정하면 적어도 150명 이상을 태워야 비용이라도 건지지만 최근까지 탑승객은 10명이 채 안됐다.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세워뒀을 때 드는 비용은 사실 주기료만이 아니다. 한국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주로 임차해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으면 그저 임차료만 빠져나가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임차율이 각각 47%와 62%이다. 제주항공 등 LCC는 100%에 가깝다. 미국 아메리칸항공(41%)이나 일본항공(JAL·13%)보다 높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여행 수요가 줄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유럽 항공사가 버티는 건 국내선에서 수익이 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국제선에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전될수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여행업계도 2월 상품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0% 수준에 그쳤다. 하나투어 85%, 모두투어 77%의 감소율을 보였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출근해 하루 종일 예약 취소 업무를 봤는데 이번 달은 취소할 예약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순환휴직을 실시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많은 여행사가 도산 위기에 놓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는 50곳에 이른다. 항공업계는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긴급 지원방안은 공항 시설료 납부 유예, 항공수요 미회복 시 착륙료 10% 감면밖에 없었다. 빈사상태에 놓인 주요 LCC 6개사 사장단은 지난달 말 무담보로 장기저리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공항 사용료 및 세금을 전면 감면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와 여행사의 어려움은 결국 공항으로도 이어진다”며 “정부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걷는 배당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등 강도 높은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변종국·김동욱 기자}


나일강은 이집트의 축복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나일강을 따라 탄생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주요한 교통수단이었다. 국토의 95% 이상이 사막인 이집트에서 인구의 90% 이상이 나일강 주변에 살고 있다. 현재 이집트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도 나일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집트를 제대로 보려면 나일강 유람선은 필수 코스다. 이집트의 유명한 유적 대부분이 나일강가에 있기 때문이다. 유람선에서 먹고 자며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유람선에 머물며 이집트인의 유산을 둘러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룩소르와 아스완을 오가는 여정이다. 유람선은 룩소르에서 출발해 에스나, 에드푸를 거쳐 아스완까지 운항하거나 혹은 반대 노선으로 운항한다. 룩소르와 아스완 사이에는 룩소르 신전, 카르나크 신전, 콤옴보 신전, 왕가의 계곡, 필레 신전 등 주요 유적들이 있어 이집트 문명 둘러보기의 최적화된 코스로 꼽힌다. 여기에 아부심벨 신전까지 포함하면 고대 이집트 유적을 어느 정도 봤다고 말할 수 있다. 19세기에 시작된 나일강 유람선은 전성기에는 500척 이상이 나일강에 떠 있었다. 하지만 테러 등 안전 문제로 이집트 여행객이 줄면서 이젠 150∼200척의 유람선이 나일강을 누비고 있다. 유람선 대부분이 5층 높이로 규모도 비슷하다. 하지만 유람선마다 내부와 객실은 차이가 커 5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가격도 하룻밤에 약 6만 원부터 60만 원까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식사는 대부분을 선상에서 먹는다. 주로 뷔페 형식으로 준비된다. 음식은 서양식 또는 중동식이다. 저녁 식사는 코스 형태일 때가 있는데 반바지를 금지하는 등 드레스 코드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바다가 아닌 강을 따라 운항해 흔들림이 적은 편이다. 뱃멀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판에서 나일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파라오가 이집트를 지배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은 고대 풍경을 볼 수 있다. 작은 배에 올라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강에서 당나귀나 말을 씻기는 소년들, 여럿이 모여 빨래를 하는 여성들 등 5000년 동안 이어져 온 일상적인 이집트의 풍경이 펼쳐진다. 가끔 이집트 전통 돛단배인 ‘펠루카’가 유유자적하게 떠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가끔 유람선 근처로 작은 배들이 모여들 때가 있다. 배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로 상품을 갑판 위로 던져 가격을 부르고, 흥정한 뒤 돈을 받는 과정이 신기하다. 역시 나일강을 통해 살아가는 또 다른 이집트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나일강변에 위치한 주요 유적을 소개한다. 아부심벨 신전 이집트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유적. 기원전 13세기경 언덕의 커다란 돌을 깎아 람세스 2세가 만든 신전이다. 현재의 아부심벨 신전은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1964년부터 5년간의 작업 끝에 강에서 200m 떨어진, 65m 높은 위치로 옮겨진 것이다. 신전 뒤쪽은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 언덕이다. 압도적인 크기와 아름다움에 입이 딱 벌어진다. 대신전의 안쪽 끝에 위치한 성소에는 매년 두 차례 2월 22일, 10월 22일 태양 빛이 약 20분간 들어온다. 필레 신전 필레섬은 클레오파트라가 카이사르와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곳이다. 기원전 7세기경에 이시스 여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건설됐다. 아스완댐 완공 이후 1년의 3분의 1을 잠겨 있던 신전은 아스완 하이댐 완공으로 아예 수몰 위기에 처하자 옆의 아길키아섬으로 옮겨졌다. 아스완에서 가장 볼만한 신전으로 1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가 마지막으로 기록된 곳이다. 콤옴보 신전 콤옴보 신전은 유람선 선착장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악어 신과 매의 머리를 한 호루스 신에 봉헌된 신전이다. 이집트에서 두 신을 위한 신전은 보기 드물다. 이곳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수술에 사용했던 의료기구와 출산 모습을 담은 돋새김, 채색 흔적이 보이는 돋새김 기둥 등이 남아 있다. 근처 악어박물관에는 악어 미라가 전시돼 있다. 에드푸 신전 선착장에서 마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야 한다. 먼지가 심해 머플러가 필요하다. 호루스를 모시는 곳으로 이집트에서 가장 보존이 잘된 신전이다. 신전과 외벽의 높이도 상당해 규모도 압도적이다. 신전을 돌아다니다 보면 꼭 이집트 유적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벽과 천장의 돋새김이 독특하고 아름다우니 찬찬히 보는 것을 추천한다. 룩소르 신전 룩소르는 세계 최고의 야외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룩소르 신전은 그 도시 한가운데 있다. 입구 정면에는 람세스 2세의 좌상과 오벨리스크 1개가 세워져 있다. 높이 25m의 쌍둥이 오벨리스크 중 하나는 프랑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에 서 있다. 일몰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신전 맞은편에는 카르나크 신전까지 이어지는 스핑크스로 장식된 참배길이 2km 넘게 나 있다. 카르나크 신전 이집트에 남아 있는 신전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신전이다. 기원전 2000년경 시작돼 약 1900년간 여러 왕조를 거쳐 세워져 다양한 문화양식을 담고 있다. 남북으로 1.5km, 동서로 800m의 거대한 규모로 2∼3시간은 열심히 걸어야 둘러볼 수 있다. 신전 한곳에는 자리를 찾지 못한 유적들이 축구장 크기의 공터에 놓여 있다. 풍뎅이상 주위를 도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계 반대 방향으로 7바퀴를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밤에는 빛과 소리의 행사가 열린다. 왕가의 계곡 룩소르 신전에서 강을 건너 서쪽에 위치한 왕가의 계곡은 유람선 선착장에서 보일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강 양쪽을 잇는 다리는 시내에서 10km 떨어진 곳에 딱 하나밖에 없다. 20년 전에는 다리도 없어 배로 건넜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 유적지가 훼손될까 우려해서다. 왕가의 계곡에는 총 64기의 무덤 중 24기가 파라오의 무덤이다. 이 중 10개 정도만 공개돼 있다. 티켓을 끊으면 무덤 3개를 골라 입장한다. 가장 유명한 투탕카멘 무덤은 따로 티켓을 끊어야 한다. 무덤 안은 습하고 더운 편이다.핫셉수트 장제전·멤논 거상 핫셉수트 장제전은 기원전 15세기경 15년에 걸쳐 만든 3층으로 된 거대한 건축물이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여 유적 안 통로로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다. 멤논 거상은 기원전 1300년경 완공된 2개의 거대한 조각상으로 녹색 경작지에서 갈색 사막으로 이르는 경계에 위치해 눈에 띈다. ○ 팁+ △ 대부분의 나일강 유람선에는 가이드 비용과 유적지 입장료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아부심벨 신전, 왕가의 계곡에서는 휴대전화가 아닌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경우 별도의 비용(약 2만 원)을 내야 한다.△이집트는 이슬람 국가다. 신전, 사원에서는 반바지나 민소매 착용이 불가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해야 한다. △이집트 파운드는 조금만 환전해도 된다. 대부분의 물건은 달러나 유로로 구입이 가능하다.△아부심벨 신전은 아스완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방법과 비행기로 카이로나 아스완에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아부심벨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 한 1∼2시간의 관람 시간만 주어져 빠듯한 느낌이 든다. △아부심벨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딱 10초간 아부심벨 신전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순간을 놓치면 아쉽다.이집트=글·사진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영국에서 중세시대 정취를 가장 잘 간직한 도시 중 하나가 에든버러다. 올드타운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건물과 돌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시간여행자’가 된다.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작은 골목길은 에든버러의 백미다.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거나 캄캄한 어둠이 찾아오면 어디선가 백파이프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해리포터’가 이곳에서 탄생한 것은 필연일지 모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생충을 보니 짜파구리가 먹고 싶어!” 지구촌에 ‘짜파구리’ 열풍이 불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이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4개 부문에 트로피를 안으며 전 세계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에서 조여정이 맛있게 먹었던 ‘채끝 짜파구리’가 세계 영화 팬들의 눈과 식욕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의 인기와 함께 짜파구리도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K푸드 열풍의 새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핫한 요리 ‘짜파구리’ 기생충에서 짜파구리는 서민들이 즐겨 먹는 요리이지만, 한우 채끝살을 넣어 먹는 장면을 통해 빈부 격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요리로 등장한다. 특히, 한국인에겐 익숙하지만 외국인은 잘 모르는 짜파구리라는 단어를 영어 자막에서는 라면(Ramyun)과 우동(Udon)을 더한 ‘Ram-Don’으로 표현해 참신한 번역의 사례로 화제가 됐다. 짜파구리는 영화가 세계 각 나라에서 개봉할 때마다 현지 요리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짜파구리를 먹어본 외국인들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독특한 맛에 열광하고 있다. “맛있어서 단숨에 먹어 치웠다” “소고기를 넣지 않아도 맛있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한국문화에 친숙한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은 비빔밥처럼 섞는 문화가 있어 짜파구리라는 음식을 만든 것’이라는 문화적 해석까지 덧붙였다. ○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 영상 공개 농심은 짜파구리 열풍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시상식 다음 날 농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전 세계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누구나 짜파구리를 정확하고 맛있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조리법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짜파구리 열풍은 고급 레스토랑부터 회사 구내식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 코트(Cote)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기념해 채끝 짜파구리를 특별 메뉴로 한정 판매했다. 코트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획득한 인기 레스토랑이다. 영화를 개봉한 일본 도쿄에서는 1월 한 시네필 카페에서 스테이크를 넣은 짜파구리를 ‘기생충 세트메뉴’로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원들의 점심식사 식탁에도 올랐다. 국내 한 급식위탁업체는 운영 중인 전국 300여 개 회사의 구내식당에서 점심 메뉴로 ‘소고기 짜파구리’를 선보였다. ○ 짜파구리, 침체된 경기에 활력소 짜파구리 열풍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우리나라 경기에 모처럼 활력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후 3일간 짜파게티 매출액이 신라면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신라면은 30년째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지켜온 라면시장 대표 제품으로 짜파게티가 신라면보다 많이 팔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한 편의점체인의 전국 매출액 기록에 따르면 수상 후 이틀간 짜파게티와 너구리 봉지면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1% 성장했다. 농심은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K컬처를 통한 K푸드 전파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짜파구리 열풍과 관련해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짜파구리가 영화의 주요 장면에 등장했고, 온라인에는 한국 음식 조리법이 쏟아지고 있다”며 기생충과 짜파구리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추자도(楸子島)는 제주도와 한반도 중간쯤에 있다. 제주도와 전라도의 매력을 모두 품고 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상·하추자도 해안선이 22.8km로 큰 섬은 아니다. 주민은 약 1200명. 덜 알려졌을 뿐 먹을거리 볼거리가 많아 ‘보물섬’이라 불린다. 길이 17.7km의 올레길, 천주교 성지순례지, 사계절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늦겨울 추위가 한 차례 지나갔다. 아직 야외 나들이는 부담스럽다. 그런데 따뜻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인 도시가 있다. 강원 춘천.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장난감, 막국수, 인쇄, 애니메이션 등 저마다 특징과 개성이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켜 준다. 소양호, 청평사만 떠올릴 것이 아니다. 가본 사람은 안다. 춘천이 실내여행의 성지라는 것을. 춘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중 하나인 막국수의 고장이다.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를 맛보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더해 직접 막국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 생김새부터 막국수를 떠올리게 한다. 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 모양으로 지어졌다. 1층은 전시관으로 꾸몄다.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보여준다. 2층은 체험장이다. 이곳에서 직접 메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면을 뽑는다. 체험지도사가 옆에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놀이 같은 체험으로 아이들이 좋아한다. 조몰락조몰락 반죽을 만들고, 틀에서 길게 면이 뽑아져 나오는 과정이 신기하다. 즉석에서 소스와 채소를 얹어 비벼 먹는 맛. 무엇보다 소중한 체험이다. △춘천시 신북읍 신북로 264. 오전 10시∼오후 4시. 성인 5000원, 가족 1만5000원(3, 4인 가족). 1명은 2인(1만 원) 가격을 내면 가능. 어린 자녀가 있다면 ‘애니메이션박물관’만한 곳이 없다. 아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안겨준다. 우리나라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영사기 등 방대한 자료를 지니고 있다. 2003년 개관했고 2018년 전시품을 대폭 보강해 재개장했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는 박물관 포스터 문구처럼 각종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다. 아이들이 부모 손을 이끌고 각종 신기한 체험활동을 하러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로봇태권V’에서부터 ‘뽀로로’까지 국내 애니메이션 역사가 망라돼 있다. 또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도 전시돼 있다. ‘달려라 하니’ 같은 애니메이션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히는 체험공간은 특히 인기가 높다. 바로 옆에 있는 ‘토이로봇관’에서는 여러 형태의 로봇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자동차 로봇을 조종해 미로를 탈출하는 미로 경주 로봇, 공기를 주입하면 일어나는 에어 로봇, 직접 드론을 조종해보는 드론 체험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시설이 다양하다. 하루 7회 공연하는 로봇 댄스도 놓치지 말자. 로봇들이 약 15분 동안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나만의 로봇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로봇 만들기는 주말에 하루 세 차례(5000원) 진행된다.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오전 10시∼오후 6시.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각 6000원, 통합권 1만 원(어른 기준). 조금은 차분하게 돌아다니고 싶다면 ‘국립춘천박물관’으로 향하자. 강원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딱딱한 느낌의 여느 국립박물관과 달리 특별한 매력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탁 트인 공간에 넓은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햇빛 가득한 날에는 창문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아늑한 느낌이 든다. 강원의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유적이 4개 전시실에 나뉘어 전시돼 있다. 이곳의 백미는 2층 오백나한실이다. 2001년 발굴된 강원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이 주인공으로 다양한 표정과 미소를 보고 있으면 마음마저 치유되는 느낌이다. 박물관 외부는 석불 등 석조 유물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은 현묘의정원과 기억의정원으로 꾸며졌다. 우리 문화재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테마놀이방도 운영한다. △춘천시 우석로 70.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 오후 7시). 관람료는 무료. 춘천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는 옥동굴을 체험할 수 있는 ‘옥산가’가 있다. 국내에는 하나밖에 없는 옥광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옥(백옥)광산으로 유명하다. 옥동굴은 옥광산 갱도 일부분을 옥 원석으로 채운 약 150m 길이의 갱도다. 내부에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어 옥의 기운을 느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옥찜질방과 사우나도 있다. 인근 ‘달아실 장난감박물관’에는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모여 있다. 국내외 만화 영화나 마블 영화 등의 캐릭터들이 장난감박물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림 같은 빵집’은 춘천에서 유명한 빵집으로 옥소금을 넣어 갓 구운 빵을 판다. △춘천시 동면 금옥길 228. 달아실 장난감박물관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료 어른8000원, 학생·어린이 4000원). 찜질방·사우나 24시간 개장(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옥동굴체험장 5000원. 춘천 사람들이 데이트 코스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구봉산 카페 거리’다. 해발고도 441m의 구봉산은 ‘아홉 개의 봉우리가 줄지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으로 빼곡히 둘러싸인 춘천에서 전망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언덕 위 카페에 앉아 춘천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분위기를 담은 10여 개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춘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책과인쇄박물관’은 작지만 알찬 재미가 있는 곳이다. 충무로 인쇄소에서 납활자를 조판하던 전용태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 버려지던 옛 인쇄기와 활자 조판 등을 전국을 다니며 하나둘 모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인쇄기에 밴 진한 기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반들반들하게 닦인 수십만 자의 활자도 만날 수 있다. 2, 3층에는 진귀한 고서와 개화기에 출판된 단행본들이 있다. 관람객이 직접 활자를 골라 자신이 원하는 글도 인쇄기로 찍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춘천시 신동면 풍류1길 156.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6000원. 화악산 아래 있는 ‘이상원미술관’은 춘천 출신 이상원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곳이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유리와 금속, 도자기 등 다채로운 예술 체험과 숙박도 할 수 있다. 숲에 둘러싸인 6층 높이의 통유리로 만들어진 미술관은 외관부터 색다르다. 시기에 따라 한국 현대미술작품들이 전시된다.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 오전 10시∼오후 6시.관람료 어른 6000원. ○ 여행정보 팁+ △로봇박물관에서 로봇 체험은 매시간 선착순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만들어서 먹는 체험으로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구봉산 카페거리의 일부 인기 좋은 카페는 사람들이 항상 많아 주차하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책과인쇄박물관 1층 카페는 날이 좋으면 꼭 차나 커피 한잔을 추천한다. 따뜻한 햇살에 인쇄기 특유의 냄새,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가 낭만적이다.감성+ △음악: 춘천 가는 기차(김현철·1989년) 꼭 기차가 아니더라도 춘천을 가는 길에는 이 음악보다 더 어울리는 음악은 없다. △무용: 라 바야데르(발레리노 김기민)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2016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춘천 출신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라 바야데르.여행지 지수(★ 5개 만점)△추운 겨울 따뜻하게 주말 보내기 ★★★★★△아이들의 환한 웃음보기 ★★★★★△다양한 체험활동 즐기기 ★★★★★△일정을 꽉 채우고 둘러보기 ★★★★글·사진 춘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겨울의 전남은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기 좋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거나 앉아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마음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 순천 보성 광양은 그런 여행에 딱 알맞은 곳이다.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수도’로서 손색없는 곳이다. 순천만이라는 천혜의 자연습지 덕분이다. 순천만습지는 여의도 면적의 약 2배(5.4km²)인 갈대밭과 약 10배(22.6km²)인 광활한 갯벌로 이뤄져 있다. 순천만습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계절은 겨울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같은 희귀 철새들이 찾아온다. 순천만에서 발견된 철새는 총 230여 종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의 절반 정도다. 먼 길을 날아 찾아온 흑두루미들을 2월까지 볼 수 있다. 순천만습지를 또 유명하게 만든 것은 갈대밭이다. 갈대밭을 거닐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11, 12월이다. 하지만 한적하게 황금빛으로 물든 갈대밭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가 2월이다. 절정을 지나 이제는 말라 버리기 시작한 갈대는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이리 몸을 뉘었다 저리 몸을 뉘었다 한다. 강한 바람이 불면 갈대숲이 내는 ‘쉬이익 쉬이익’ 소리가 운치 있게 들린다. 사방이 뻥 뚫려 있어 칼 같은 겨울바람이 매섭다. 그러나 그 속에서 신기하게도 햇살을 반사하는 갈대밭의 따사로운 기운 덕분에 마음만은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덱을 따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끝에는 한곳으로 합쳐진다. 기분에 따라 어느 길을 선택해서 걸어도 된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층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무 덱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될 만큼 넓으니 연인이나 가족의 손을 잡고 걸어보자. 나무 덱이 끝나는 지점에 용산 전망대가 이어진다. 1.3km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전망대에 이른다. 조금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올라갈 가치는 충분하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순천만의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S자 물길을 담은 순천만습지, 갈대밭의 신비로운 모습, 철새들이 춤추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색다르게 순천만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갈대밭 입구 선착장에서 생태체험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체험선(성인 7000원)을 이용하면 6km에 이르는 S자 물길을 따라 순천만습지를 조금 더 가깝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순천만 생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연생태관, 천체투영실과 천문대 등 볼거리가 넘친다. 조금 더 걸을 여유와 체력이 있다면 자동차로 약 5km 떨어진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해도 좋다. 순천만습지와 이름이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2013년 조성된 순천만국가정원은 2016년 대한민국 최초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꽤 넓은 편이어서 모든 곳을 둘러보려 한다면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린다. 정원 지도를 미리 보고 가보고 싶은 곳을 골라 가는 것이 좋다. 주요 시설로는 세계 13개국이 참여해 나라마다 특색 있는 전통양식으로 가꾼 세계정원이 눈에 띈다. 나라마다 색다른 정원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사진 찍기도 좋다. 작가, 시민, 기업체 등이 공모를 통해 참여한 30여 개의 참여정원도 있다. 호수, 연못, 계곡, 소나무 숲, 편백나무 숲 등 테마정원 10여 곳도 자리한다. 봄과 가을에는 사람들이 몰려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지만 겨울에는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날씨가 추워 돌아보기 힘들다면 실내정원에 가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정원해설사와 함께 정원을 둘러보는 코스는 인기다. 겨울에는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등 세 차례 무료로 진행된다.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전문해설사가 동행해 정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20인 이상은 예약해야 한다. 순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몰이다. 특히 와온해변은 일몰 인증샷 또는 일몰 인생샷으로 유명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갯벌이 붉게 물든다. 고흥반도 쪽 하늘도 온통 발그레 타오른다. 갯벌과 산자락, 하늘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풍경에 눈을 떼기 힘들다. 상상 속 붉은 갯벌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사진 동호회원과 연인, 친구들이 제각기 찰나의 순간을 담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진기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일몰 광경은 한참 동안 이어진다. 완전한 어둠이 깔려도 그 잔상은 오랫동안 남는다. 순천에 왔으니 그 옆의 벌교를 가보지 않을 수 없다. 보성군 벌교 읍내로 들어서면 따사롭고 푸근한 분위기에 마음마저 편해진다. 읍내는 작다. 느긋하게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근대식 건물들이 벽과 벽을 맞대고 줄지어 있다. 이곳은 어린 시절을 벌교에서 보낸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한다. 1948년부터 1953년까지의 벌교를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지금은 그 모습이 재현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그중 ‘보성여관’이 가장 인기가 높다. 소설 속에서는 ‘남도여관’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다. 1935년 개관해 2004년 등록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됐고 2012년 복원작업 끝에 재개관했다. 한옥 양식이 혼합된 일본식 여관으로 전시장이자 카페, 문화체험 공간이면서 동시에 숙박업소이기도 하다. 입장료 1000원을 내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숙박 가능한 7개의 객실이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벌교금융조합, 부용교(소화다리), 김범우의 집 등 소설 속 장소를 현실에서 만나는 느낌이 특별하다. 목골목에 보이는 일식 목조주택, 국내 1970, 80년대 감성이 서린 간판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곳곳에 개성 있는 카페들도 만나볼 수 있다. 책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그 자체로 벌교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도 방문해보자. 100년 남짓 된 작은 집에는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친필 원고가 있다.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며 마루에 앉아 시집을 읽어보는 시간은 과거로의 소중한 여행이다.○ 여행정보 팁+ △순천만습지 갈대밭은 2월부터 베기 시작한다. 3월에 가면 더 이상 갈대를 볼 수 없으니 올겨울 마지막 갈대밭을 볼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순천만습지 입장은 오후 5시 30분 마감한다. 이용권 (성인 8000원) 하나로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 두 곳을 입장할 수 있다. △순천만습지와 와온해변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여수 순천 광양 보성을 잇는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6권역’ 코스다. 광양의 망덕포구와 구봉산 전망대, 여수 향일암과 진남관·엑스포공원, 보성의 태백산맥 문학거리와 대한다원 녹차밭 등을 품고 있다. △겨울철 별미 ‘벌교 꼬막’을 빼놓을 수 없다. 보성여관 맞은편 ‘정도가’를 찾아 꼬막정식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통꼬막, 양념꼬막, 꼬막전 등이 한가득 나온다. 된장 스튜도 놓치지 말자.감성+ △책: 무진기행(김승옥·1964년). 넓게 펼쳐진 갈대밭 사이로 보이는 순천만 제방이 무진기행의 배경이다. 무진은 가상의 도시지만 작가는 순천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감독 김진영·2011년). 벌교가 배경으로 등장해 벌교 꼬막을 널리 알렸다.여행지 지수(★ 5개 만점)△연인과 손잡고 돌아다니기 ★★★★★△일몰 배경으로 인생샷 찍기 ★★★★★△한적하고 여유롭게 천천히 걷기 ★★★★★△제철 음식인 꼬막 맛보기 ★★★★글·사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누구나 어렸을 적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한 동경을 품곤 한다. 실제 피라미드를 눈앞에 두면 “생각보다 작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피라미드와의 첫 대면은 감동이다. 무려 5000년 전에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경외감이 생긴다. 기자 피라미드는 모두 세 개다. 북쪽 피라미드(사진 왼쪽) 높이가 약 147m로 가장 높지만 지대가 낮아 중앙의 피라미드(높이 143m)보다 낮아 보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올해 참 보기 힘드네요. 그립습니다.” 정말 그리워졌다. 실종 신고라도 해야 할까. 올해 눈(雪) 보기가 무척 힘들다. 하지만 눈도 보고 마음의 평화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눈 쌓인 겨울 숲. 접근성이 좋은 강원도 겨울 숲 3곳을 소개한다.하얀색 자작나무와 눈의 컬래버레이션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일대 자작나무 숲은 축구장 9개 넓이인 6만 m² 규모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자작나무는 없었다. 소나무 숲이었다. 해충 피해로 소나무들이 벌채됐고 7년에 걸쳐 약 70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새로 심어졌다. 자작나무 숲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겨울에는 하얀색 자작나무와 하얀색 눈이 어울리며 동화 속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작나무는 순우리말이다. 기름기 풍부한 자작나무는 타면서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에서 눈 쌓인 길을 ‘자박자박’ 걸으면 자박자박 소리 대신 자작자작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얀색의 자작나무는 태생적으로 눈과 잘 어울린다. 자작나무가 하얀색인 것은 이유가 있다. 원래 자작나무는 1년 중 대부분을 눈 쌓인 추운 지역에서 자란다. 햇빛은 물론이고 눈에서 반사되는 열까지 모두 받는다. 화상을 막고 빛을 반사하기 위해 나무껍질이 하얗게 발달했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서면 나무만 보지 말고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자. 햇빛이 쏟아질 때 20∼30m까지 하늘로 치솟은 자작나무의 윗부분이 빛을 반사하면서 빛의 물결을 만든다. 자작나무 숲을 보기 위해서는 약 3km의 오르막길을 4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겨울에는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2시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오전에 입장해야 여유 있게 자작나무 숲을 둘러볼 수 있다. 눈이 쌓여 그대로 얼어붙은 길이 군데군데 있어 미리 아이젠을 준비하면 좋다. 해발 1330m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숲 강원 정선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만항재는 참 고마운 존재다. 만항재의 해발 고도는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국내의 웬만한 산보다 높다. 만항재에서는 남쪽으로는 영월의 상동, 북으로는 정선의 고한과 사북. 험준한 산악이 바다의 파도처럼 대차게 밀려오는 ‘산의 바다’가 발아래 펼쳐진다. 이곳엔 사시사철 새 옷을 갈아입는 300여 종의 희귀 야생화들이 자란다. 봄·여름·가을에는 아름다운 풀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겨울에는 눈이 풀꽃을 대신한다. 한번 눈이 쌓이면 봄이 올 때까지 녹지 않고 하얀 자태를 드러낸다. 해발 1330m의 겨울왕국이 펼쳐진다. 자동차로 편하게 올라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갈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정말 이렇게 쉽고 편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동차에서 내리면 입이 딱 벌어질 만한 설경이 맞아준다. 하얀 눈밭 위 빼곡하게 들어선 눈꽃 핀 낙엽송. 자꾸만 걷고 싶어지게 만드는 풍경이다. 만항재는 ‘야생화 공원’ ‘산상의 화원’ ‘하늘숲 정원’ ‘바람길 정원’ 등으로 나뉘어 있다. 고갯길 정상의 휴게소에서 커피나 차를 뽑아들고 잠시 세상일을 잊고 풍경을 바라보면 좋다. 하늘과 더없이 가까운 덕분에 맑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상쾌하다. 특히 아침에 낙엽송 가지에 서리가 얼어붙으면서 만들어지는 상고대 풍경이 압권이다. 나무 덱 따라 걷는 북유럽풍 숲길 강원 횡성의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기존의 숲에 추가로 나무를 심어 조성했다. 나무의 대부분이 잣나무이다. 이 외에도 소나무 산뽕나무 단풍나무 신갈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 들메나무 느릅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잣나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6개의 코스가 있다. 이 중 숲을 찬찬히 살펴보며 크게 힘들이지 않고 둘러보기에는 휴양림 탐방 코스가 좋다. 약 800m 길이의 나무 덱(deck)이 지그재그로 숲속 사이에 설치돼 있다. 나무 덱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나무 덱에 쌓인 눈을 밟으면 기분 좋은 ‘오도독 오도독’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잣나무 가지 위에 쌓여 있던 눈들이 머리 위에서 휘날린다. 나무 사이로 맑은 햇살이 찰랑거리면 더없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무 덱 길은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다. 길이 꺾이는 지점마다 볼거리와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어 시간을 들여 숲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숲속을 걸으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든다. 숲 한쪽에는 시냇물이 흐른다. 겉은 얼어 있지만 안에서는 물이 여전히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얼음이 소리를 증폭시켜 숲에 졸졸 소리가 울려 퍼진다. 꼭 북유럽의 어느 한적한 숲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청태산 자연휴양림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 오후 2시에는 숲해설가가 숲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목걸이, 열쇠고리, 미니장승 등 목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가격은 1500원에서 1만2000원 정도다. 눈썰매를 가지고 가서 탈 수도 있다. ○ 여행정보팁+ △자작나무 숲에 갈 땐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있는 것이 좋다.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땀이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입장료(성인 1000원) 또는 주차장 이용료(중형 3000원)를 받는다. △눈이 내린 뒤에는 만항재를 가기 전에 정선군청 등에 제설작업과 통행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감성+ △음악: 가시나무(조성모) 여리면서도 살짝 떨리는 조성모의 목소리는 겨울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영화: 러브레터(이와이 슌지 감독·1995년) 눈 덮인 숲을 볼 때면 꼭 생각나는 영화. 겨울 숲에서 “잘 지내나요?”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여행지 지수(★ 5개 만점)△겨울의 진수 만끽하기 ★★★★★△연인과 손잡고 눈 덮인 길 걷기 ★★★★★△겨울에 어울리는 사진 찍기 ★★★★★△폐 깊숙이 맑은 공기 마시기 ★★★★인제·정선·횡성=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올해 참 보기 힘드네요. 그립습니다.” 정말 그리워졌다. 실종신고라도 해야 할까. 올해 눈(雪) 보기가 무척 힘들다. 하지만 눈도 보고 마음의 평화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눈 쌓인 겨울 숲. 접근성이 좋은 강원도 겨울 숲 3곳을 소개한다. 하얀색 자작나무와 눈의 컬래버레이션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일대 자작나무 숲은 축구장 9개 넓이인 6만㎡ 규모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자작나무는 없었다. 소나무 숲이었다. 해충 피해로 소나무들이 벌채됐고 7년에 걸쳐 약 70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새로 심어졌다. 자작나무 숲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겨울에는 하얀색 자작나무와 하얀색 눈이 어울리며 동화 속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작나무는 순우리말이다. 기름기 풍부한 자작나무는 타면서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에서 눈 쌓인 길을 ‘자박자박’ 걸으면 자박자박 소리 대신 자작자작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얀색의 자작나무는 태생적으로 눈과 잘 어울린다. 자작나무가 하얀색인 것은 이유가 있다. 원래 자작나무는 1년 중 대부분을 눈 쌓인 추운 지역에서 자란다. 햇빛은 물론이고 눈에서 반사되는 열까지 모두 받는다. 화상을 막고 빛을 반사하기 위해 나무껍질이 하얗게 발달했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서면 나무만 보지 말고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자. 햇빛이 쏟아질 때 20~30m까지 하늘로 치솟은 자작나무의 윗부분이 빛을 반사하면서 빛의 물결을 만든다. 자작나무 숲을 보기 위해서는 약 3km의 오르막길을 4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겨울에는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2시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오전에 입장해야 여유 있게 자작나무 숲을 둘러볼 수 있다. 눈이 쌓여 그대로 얼어붙은 길이 군데군데 있어 미리 아이젠을 준비하면 좋다. 해발 1330m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숲 강원 정선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만항재는 참 고마운 존재다. 만항재의 해발 고도는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국내의 웬만한 산보다 높다. 만항재에서는 남쪽으로는 영월의 상동, 북으로 정선의 고한과 사북. 험준한 산악이 바다의 파도처럼 대차게 밀려오는 ‘산의 바다’가 발아래 펼쳐진다. 만항재는 사시사철 새 옷을 갈아입는 300여 종의 희귀 야생화들이 자란다. 봄여름가을에는 아름다운 풀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겨울에는 눈이 풀꽃을 대신한다. 한번 눈이 쌓이면 봄이 올 때까지 녹지 않고 하얀 자태를 드러낸다. 해발 1330m의 겨울왕국이 펼쳐진다. 자동차로 편하게 올라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갈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정말 이렇게 쉽고 편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동차에서 내리면 입이 딱 벌어질 만한 설경이 맞아준다. 하얀 눈밭 위 빼곡하게 들어선 눈꽃 핀 낙엽송. 자꾸만 걷고 싶어지게 만드는 풍경이다. 만항재는 ‘야생화 공원’ ‘산상의 화원’ ‘하늘숲 정원’ ‘바람길 정원’ 등으로 나뉘어 있다. 고갯길 정상의 휴게소에서 커피나 차를 뽑아들고 잠시 세상일을 잊고 풍경을 바라보면 좋다. 하늘과 더없이 가까운 덕분에 맑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상쾌하다. 특히 아침에 낙엽송 가지에 서리가 얼어붙으면서 만들어지는 상고대 풍경이 압권이다. 북유럽 느낌의 나무 덱 따라 걷는 숲길 강원 횡성의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기존의 숲에 추가로 나무를 심어 조성했다. 나무의 대부분이 잣나무이다. 이외에도 소나무 산뽕나무 단풍나무 신갈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 들메나무 느릅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잣나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6개의 코스가 있다. 이 중 숲을 찬찬히 살펴보며 크게 힘들이지 않고 둘러보기에는 휴양림 탐방 코스가 좋다. 약 800m 길이의 나무 덱(deck)이 지그재그로 숲속 사이에 설치돼 있다. 나무 덱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나무 덱에 쌓인 눈을 밟으면 기분 좋은 ‘오도독 오도독’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잣나무 가지위에 쌓여 있던 눈들이 머리 위에서 휘날린다. 나무 사이로 맑은 햇살이 찰랑거리면 더없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무 덱 길은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다. 길이 꺾이는 지점마다 볼거리와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어 시간을 들여 숲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숲속을 걸으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든다. 숲 한쪽에는 시냇물이 흐른다. 겉은 얼어 있지만 안에서는 물이 여전히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얼음이 소리를 증폭시켜 숲에 졸졸 소리가 울려 퍼진다. 꼭 북유럽의 어느 한적한 숲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청태산 자연휴양림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 오후 2시에는 숲해설가가 숲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목걸이, 열쇠고리, 미니장승 등 목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가격은 1500원에서 1만2000원 정도다. 눈썰매를 가지고 가서 탈 수도 있다. ◆여행정보 팁+ △자작나무 숲에 갈 땐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있는 것이 좋다.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땀이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입장료(성인 1000원) 또는 주차장 이용료(중형 3000원)를 받는다. △눈이 내린 뒤에는 만항재를 가기 전에 정선군청 등에 제설작업과 통행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감성+ △음악: 가시나무(조성모) 여리면서도 살짝 떨리는 조성모의 목소리는 겨울과 더 없이 잘 어울린다. △영화: 러브레터(이와이 슌지 감독·1995년) 눈 덮인 숲을 볼 때면 꼭 생각나는 영화. 겨울 숲에서 “잘 지내나요?”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여행지 지수(★ 5개 만점) △겨울의 진수 만끽하기 ★★★★★ △연인과 손잡고 눈 덮인 길 걷기 ★★★★★ △겨울에 어울리는 사진 찍기 ★★★★★ △폐 깊숙이 맑은 공기 마시기 ★★★★인제·정선·횡성=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경남 창원의 진해 보타닉뮤지엄은 추운 날 찾아가기 좋은 곳이다. 3만3000m²(약 1만 평)의 정원에 2500여 종의 야생화가 가득하다. 특히 커다란 유리 온실에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어 마음마저 따스해진다. 동화에 등장하는 숲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한 구조여서 연인의 손을 잡고 돌아다니기도 좋다. 해가 질 무렵에 가면 진해 앞을 물들이는 노을을 볼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이 마주 보는 곳에 자리 잡은 터키. 국토의 97%가 아시아 대륙에 있지만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 사이로 절반이 유럽, 나머지 절반이 아시아에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는 사람도 많다. 터키의 매력은 이런 두 대륙, 두 문화의 조화에 있다. 이런 점은 음식에도 잘 나타난다. 동양과 서양 음식이 조화롭게 융화한 것이 터키 음식이다. 이스탄불의 식탁에서 다양한 ‘문화 융합’을 맛볼 수 있다. 터키인의 아침식사 ‘카흐발트’라 불리는 터키식 아침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게트와 비슷한 빵인 에크메크와 참깨를 뿌린 빵인 시미트. 우리나라 쌀밥처럼 터키인들에겐 주식이다. 그 외에 차려지는 음식 개수가 많다. 4, 5가지 종류의 터키 치즈와 잼, 올리브, 무화과를 비롯한 과일, 견과류, 그리고 토마토와 오이 등 싱싱한 채소가 나온다. 에크메크, 시미트와 찰떡궁합인 카이마크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도 소개된 터키식 버터다. 우유를 끓일 때 나오는 지방만 모아 만든 버터로 부드럽고 달콤해 혀에 닿자마자 녹는 느낌이다. 좀 더 따뜻하고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메네멘이 제격이다. 계란, 양파, 고추, 토마토, 햄, 치즈 등을 넣어 만든 걸쭉한 음식으로 주로 빵에 찍어 먹는다. 약간 매운 토마토 파스타 맛. 메네멘을 한 숟갈 떠서 빵에 올려 먹으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뵈레크도 터키인들이 아침에 많이 찾는 음식이다. 얇은 밀가루 반죽을 한 장 한 장 올린 뒤 다진 고기, 감자, 시금치 등을 안에 넣는다. 바삭한 빵의 질감과 촉촉한 소의 조화가 좋다. 올리브유를 뿌린 토마토, 오이 샐러드인 살라타를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카라쾨이에 있는 레벤트 뵈레크는 1968년 문을 연 뵈레크 맛집이다. 커피와 홍차는 터키인의 동반자 터키인에게 홍차와 커피는 동반자와 같다. 터키인들은 홍차를 식사 때뿐만 아니라 수시로 마신다. 거의 물처럼 마신다. 우리나라 같으면 저녁에 남자들이 모이면 술잔을 기울이겠지만, 터키 남자들은 찻집에서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터키 홍차는 아름다운 잔부터가 시선을 당긴다. 손잡이가 없는 유리잔. 처음 잔을 받았을 때는 뜨거운 홍차를 어떻게 마실까 살짝 고민됐지만 곧 잔 끝을 살짝 잡고 한 모금 마시는 요령이 생겼다. 이 때문에 터키인들의 치아가 좋지 않다는 설도 있다. 터키에도 해외에서 들어온 커피 전문점들이 있다. 하지만 터키인들은 여전히 터키 전통 커피를 사랑한다. 터키 커피는 만드는 과정부터 독특하다. 황동 주전자에 커피 가루를 넣고 숯불에 올려 끓인다. 어느 정도 끓여지면 커피 가루를 가라앉히기 위해 몇 분 정도 그대로 놔둔다. 커피 가루가 그대로 담겨 향과 맛이 강한 편이다. 커피를 다 마실 때쯤에는 커피 가루가 입술에 묻어 나온다. 최근에는 숯불을 쓰지 않고 달궈진 돌을 사용해 끓이기도 한다. 터키가 주는 즐거움 ‘터키가 주는 즐거움(터키시 딜라이트)’이라고 불리는 터키 젤리 로쿰은 터키를 대표하는 간식이다. 옥수수 전분과 설탕을 주재료로 레몬, 민트, 블루베리, 생강 등 다양한 재료로 맛을 낸다. 여기에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로 속을 채운다. 한 입 크기로 잘라져 있어 먹기에도 편하다. 터키시 딜라이트는 1777년 제과사 하즈 베키르에 의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카디쾨이 지역의 골목에 하즈 베키르 이름을 단 로쿰 전문점이 있다. 1777년 문을 연 역사와 전통의 전문점으로 이스탄불에서 꼭 방문하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좁은 매장은 항상 북적인다. 혼잡한 1층과 달리 2층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열대 아프리카 지역이 원산지인 타마린드로 만든 음료수인 데미르힌디 셰르베티는 꼭 먹어보자. 새콤달콤한 맛이 여행의 피곤함을 가시게 한다. 하즈 베키르에서 걸어서 3분 거 만하다. 하즈 베키르가 클래식하다면 이곳은 현대적인 감성이 있는 곳이다. 여성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모양의 로쿰이 많다. 로쿰을 기념품으로 많이 사지만 단맛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터키 현지인들은 공항이나 대형 마트보다 로쿰 전문점에서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우리 입맛에 딱! 터키는 지중해와 흑해와 붙어 있는 나라답게 해산물 음식이 많다. 터키인들이 간식으로 즐겨 먹는 홍합밥(미드예 돌마)은 별미 중의 별미다. 홍합 살과 밥에 양념을 더해 섞은 뒤 다시 홍합 껍데기 안에 넣어 만든다. 홍합 껍데기를 숟가락 삼아 떠먹으면 된다. 하나에 보통 1리라(약 200원)로 단가는 비싸지 않지만, 성인이라면 10∼20개 정도는 먹어야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코코레치라고 불리는 양곱창 바게트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 중 하나다. 잘게 썬 양곱창에 각종 야채를 넣어 바게트 안에 넣은 음식. 매콤하다. 체인점인 미드예지 아흐메트에서 미드예 돌마와 코코레치 모두 맛볼 수 있다. 터키 절임 음식인 투르슈는 고춧가루가 빠진 물김치 맛과 비슷한 발효 음식이다. 터키인들은 다양한 재료로 절임을 한다. 마늘, 칠리 페퍼, 콜리플라워, 당근, 사탕무, 양배추, 가지 등을 레몬소금물에 담가 먹는다. 화려한 불쇼에 ‘눈 호강’까지 소금을 사용한 농어구이인 투즈다 발르크는 식탁에 내어 놓는 과정이 특이하다. 수레에 하얀색의 소금이 덮인 정체불명의 음식이 나온다. 여기에 알코올을 붓더니 불을 붙인다. 음식에 장난치는 것 같은 느낌? 불이 꺼지면 직원이 망치를 가져와 굳어진 소금을 깬다. 소금을 살살 걷어내면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뽀얀 자태를 드러낸 농어가 등장한다. 주방에서 다 익혀서 나온 것으로 불쇼는 쇼에 가깝지만 눈이 즐거워 혀까지 기대된다. 농어를 포크 두 개만 사용해 살을 발라 접시에 내놓는다. 여기에 구운 채소를 곁들인다. 소스를 발라 먹으면 좋다. 그래도 케밥이라면 그래도 ‘터키에 왔으면 케밥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조금은 색다른 이스켄데르 케밥과 베이티 케밥을 추천한다. 케밥은 구이를 총칭하는 말. 터키에서는 그 종류만 수백 가지가 넘는다. 그중 이스켄데르 케밥은 터키 서북부 부르사 지역의 이스켄데르라는 요리사가 19세기 말에 만든 케밥이다. 그는 지금의 세워서 고기를 굽는 회전 방식을 처음 만든 요리사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이스켄데르 케밥은 소고기에 양고기 기름을 발라 구운 뒤 고기를 얇게 썰어 내놓는다. 여기에 둥글고 납작한 피데빵에 토마토소스를 더했다. 먹을 때 요구르트를 묻히면 상큼함이 느끼함을 압도한다. 베이티 케밥도 이스켄데르 케밥과 마찬가지로 요리사의 이름을 딴 케밥이다. 먹기 좋은 크기로 야채와 고기, 빵이 돌돌 말려 나온다. 쿠즈군주크의 케밥 맛집인 메테트 쾨즈데 되네르는 이스탄불 10대 케밥집으로 몇 번 선정된 맛집이다. 이스켄데르와 베이티 모두 맛볼 수 있다.팁+ △카흐발트를 내놓는 식당을 이스탄불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만약 시간이 없다면 동네 빵집에서 시미트와 에크메크, 카이마크를 사서 벤치에 앉아 먹어도 좋다. △양고기를 싫어한다면 소고기 케밥도 먹기 전에 잘 살펴볼 것. 대부분 양고기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터키 커피는 가루가 덜 가라앉으면 조금 텁텁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해외에서 맛집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 것보다는 현지인이 많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이스탄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이 마주 보는 곳에 자리 잡은 터키. 국토의 97%가 아시아 대륙에 있지만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 사이로 절반이 유럽, 나머지 절반이 아시아에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는 사람도 많다. 터키의 매력은 이런 두 대륙, 두 문화의 조화에 있다. 이런 점은 음식에도 잘 나타난다. 동양과 서양 음식이 조화롭게 융화한 것이 터키 음식이다. 이스탄불의 식탁에서 다양한 ‘문화 융합’을 맛볼 수 있다. 터키인의 아침식사 ‘카흐발트’라 불리는 터키식 아침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게트와 비슷한 빵인 에크메크와 참깨를 뿌린 빵인 시미트. 우리나라 쌀밥처럼 터키인들에겐 주식이다. 그 외에 차려지는 음식 개수가 많다. 4, 5가지 종류의 터키 치즈와 잼, 올리브, 무화과를 비롯한 과일, 견과류, 그리고 토마토와 오이 등 싱싱한 야채가 나온다. 에크메크, 시미트와 찰떡궁합인 카이마크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도 소개된 터키식 버터다. 우유를 끓일 때 나오는 지방만 모아 만든 버터로 부드럽고 달콤해 혀에 닿자마자 녹는 느낌이다. 좀 더 따뜻하고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메네멘이 제격이다. 계란, 양파, 고추, 토마토, 햄, 치즈 등을 넣어 만든 걸쭉한 음식으로 주로 빵에 찍어 먹는다. 약간 매운 토마토 파스타 맛. 메네멘을 한 숟갈 떠서 빵에 올려 먹으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뵈레크도 터키인들이 아침에 많이 찾는 음식이다. 얇은 밀가루 반죽을 한 장 한 장 올린 뒤 다진 고기, 감자, 시금치 등을 안에 넣는다. 바삭한 빵의 질감과 촉촉한 소의 조화가 좋다. 올리브유를 뿌린 토마토, 오이 샐러드인 살라타를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카라쾨이에 있는 레벤트 뵈레크는 1968년 문을 연 뵈레크 맛집이다. 커피와 홍차는 터키인의 동반자 터키인에게 홍차와 커피는 동반자와 같다. 터키인들은 홍차를 식사 때뿐만 아니라 수시로 마신다. 거의 물처럼 마신다. 우리나라 같으면 저녁에 남자들이 모이면 술잔을 기울이겠지만, 터키 남자들은 찻집에서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터키 홍차는 아름다운 잔부터가 시선을 당긴다. 손잡이가 없는 유리잔. 처음 잔을 받았을 때는 뜨거운 홍차를 어떻게 마실까 살짝 고민됐지만 곧 잔 끝을 살짝 잡고 한 모금 마시는 요령이 생겼다. 이 때문에 터키인들의 치아가 좋지 않다는 설도 있다. 터키에도 해외에서 들어온 커피 전문점들이 있다. 하지만 터키인들은 여전히 터키 전통 커피를 사랑한다. 터키 커피는 만드는 과정부터 독특하다. 황동 주전자에 커피 가루를 넣고 숯불에 올려 끓인다. 어느 정도 끓여지면 커피 가루를 가라앉히기 위해 몇 분 정도 그대로 놔둔다. 커피 가루가 그대로 담겨 향과 맛이 강한 편이다. 커피를 다 마실 때쯤에는 커피 가루가 입술에 묻어 나온다. 최근에는 숯불을 쓰지 않고 달궈진 돌을 사용해 끓이기도 한다. 터키가 주는 즐거움 ‘터키가 주는 즐거움(터키시 딜라이트)’이라고 불리는 터키 젤리 로쿰은 터키를 대표하는 간식이다. 옥수수 전분과 설탕을 주재료로 레몬, 민트, 블루베리, 생강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맛을 낸다. 여기에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가 속을 채운다. 한 입에 먹기 좋게 잘라져 있어 먹기에도 편하다.터키쉬 딜라이트는 1777년 제과사 하즈 베키르에 의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카디쾨이 지역의 골목에 하즈 베키르 이름을 단 로쿰 전문점이 있다. 1777년 문을 연 역사와 전통의 전문점으로 이스탄불에서 꼭 방문하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좁은 매장은 항상 북적인다. 혼잡한 1층과 달리 2층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열대 아프리카 지역이 원산지인 타마린드로 만든 음료수인 데미르힌디 셰르베티는 꼭 먹어보자. 새콤달콤한 맛이 여행의 피곤함을 가시게 한다. 하즈 베키르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200년 역사의 로쿰 전문점인 카페 에롤도 추천할 만하다. 하즈 베키르가 클래식하다면 이곳은 현대적인 감성이 있는 곳이다. 여성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모양의 로쿰이 많다. 로쿰을 기념품으로 많이 사지만 단맛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터키 현지인들은 공항이나 대형 마트보다 로쿰 전문점에서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우리 입맛에 딱! 터키는 지중해와 흑해와 붙어 있는 나라답게 해산물 음식이 많다. 터키인들이 간식으로 즐겨 먹는 홍합밥(미드예 돌마)은 별미 중의 별미다. 홍합 살과 밥을 양념에 섞은 뒤 다시 홍합 껍데기 안에 넣어 만든다. 홍합 껍데기를 숟가락 삼아 떠먹으면 된다. 하나에 보통 1리라(약 200원)로 단가는 비싸지 않지만, 성인이라면 10~20개 정도는 먹어야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코코레치라고 불리는 양곱창 바게트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 중 하나다. 잘게 썬 양곱창에 각종 야채를 넣어 바게트 안에 넣은 음식. 매콤하다. 체인점인 미드예지 아흐메트에서 미드예 돌마와 코코레치 모두 맛볼 수 있다. 터키 절임 음식인 투르슈는 고춧가루가 빠진 물김치 맛과 비슷한 발효 음식이다. 터키인들은 다양한 재료로 절임을 한다. 마늘, 칠리 페퍼, 콜리플라워, 당근, 사탕무, 양배추, 가지 등을 레몬소금물에 담가 먹는다. 화려한 불쇼에 ‘눈 호강’까지 소금을 사용한 농어구이인 투즈다 발르크는 식탁에 내어 놓는 과정이 특이하다. 수레에 하얀색의 소금이 덮인 정체불명의 음식이 나온다. 여기에 알코올을 붇더니 불을 붙인다. 음식에 장난치는 것 같은 느낌? 불이 꺼지면 직원이 망치를 가져와 굳은 소금을 깬다. 소금을 살살 걷어내면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뽀얀 자태를 드러낸 농어가 등장한다. 주방에서 다 익혀서 나온 것으로 불쇼는 쇼에 가깝지만 눈이 즐거워 혀까지 기대된다. 농어를 포크 두 개만 사용해 살을 발라 접시에 내놓는다. 여기에 구운 야채를 곁들인다. 소스를 발라 먹으면 좋다. 그래도 케밥이라면 그래도 ‘터키에 왔으면 케밥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조금은 색다른 이스켄데르 케밥과 베이티 케밥을 추천한다. 케밥은 구이를 총칭하는 말. 터키에서는 그 종류만 수 백 가지가 넘는다. 그중 이스켄데르 케밥은 터키 서북부 부르사 지역의 이스켄데르라는 요리사가 19세기 말에 만든 케밥이다. 그는 지금의 세워서 고기를 굽는 회전 방식을 처음 만든 요리사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이스켄데르 케밥은 소고기에 양고기 기름을 발라 구운 뒤 고기를 얇게 썰어 내놓는다. 여기에 둥글고 납작한 피데빵에 토마토소스를 더했다. 먹을 때 요구르트를 묻히면 상큼함이 느끼함을 압도한다. 베이티 케밥도 이스켄데르 케밥과 마찬가지로 요리사의 이름을 딴 케밥이다. 먹기 좋은 크기로 야채와 고기, 빵이 돌돌 말려 나온다. 쿠즈군주크의 케밥 맛집인 메테트 쾨즈데 되네르는 이스탄불 10대 케밥집으로 몇 번 선정된 맛집이다. 이스켄데르와 베이티 모두 맛볼 수 있다.◆ 팁+ △카흐발트를 내놓는 식당을 이스탄불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만약 시간이 없다면 동네 빵집에서 시미트와 에크메크, 카이마크를 사서 벤치에 앉아 먹어도 좋다. △양고기를 싫어한다면 소고기 케밥도 먹기 전에 잘 살펴볼 것. 대부분 양고기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터키 커피는 가루가 덜 가라앉으면 조금 텁텁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해외에서 맛집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 것보다는 현지인이 많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이스탄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새해가 되면 복을 기원하며 시작한다. 복 중에서도 건강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 중 치아 건강을 빼놓을 수 없다. 치아 건강을 기원하며 자일리톨껌으로 건강한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롯데자일리톨껌은 우리나라 자일리톨껌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약 11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자일리톨껌이 인기를 얻는 이유로 국민치아 건강에 노력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롯데제과는 치아건강이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관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수 년간 국민 치아 건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제품에 대한 품질 제고 노력과 함께 자일리톨껌을 주제로 한 사회공헌활동도 인지도 제고에 한몫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사업을 펼쳤다. 의료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이동치과 진료사업, 구강질환 예방을 위한 홍보사업,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구강관리 교육, 기타 구강 보건 향상을 위한 협력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 업그레이드 노력과 마케팅 활동도 적극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롯데제과는 ‘자일리톨 프로텍트’와 ‘자일리톨 화이트’를 선보였다. 기존 자일리톨껌의 치아 건강 이미지를 더욱 강화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100% 핀란드산 자일리톨을 사용하고 있다. 또 출시 초창기 상징 멘트로 불렸던 “휘바휘바∼”를 재등장시켜 국민 배우인 이순재를 전격 발탁해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자일리톨껌의 용기 디자인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아이들도 쉽게 쥘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우리 어디서 모일까?” 한 해의 시작인 1월. 아이들 방학에 가족과 친구들의 모임이 많은 달이다. 그런데 친척, 친구들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면? 한데 모여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을 터. 충북은 서울, 대전, 강릉,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오기에 시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제각각인 취향을 만족시켜 줄 다양한 관광지가 많은 충북 여행지를 소개한다.추워도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당신은 증평 증평 에듀팜관광단지. 이름만 들으면 농업교육센터 같지만 이곳은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300만 m² 규모의 중부권 최대 관광단지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후 4개월 만에 1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도 특별히 추천하는 곳 중 하나다. 익스트림 루지, 제트보트 바나나보트 등 각종 보트 체험, 승마 체험, 양몰이 공연 등 이색적인 레포츠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18홀 골프 코스와 90개의 객실을 갖춘 콘도미니엄도 갖추고 있다. 특이한 것은 단지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단지로 진입해야 한다는 것.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다. 단지 내에서는 미국에서 직수입한 이색적인 트롤리버스를 타고 다닌다. 벨포레 목장의 양몰이 공연은 단지에서 인기 높은 것 중 하나다. 주중에 2회, 주말에 3회 공연을 한다. 양치기 개로 유명한 보더콜리가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다리 건너기, 울타리 사이로 가기 등 다양한 양몰이 시범을 보여 준다. 보는 내내 즐거운 공연.온수 휴식을 원하는 당신은 제천 제천 ‘포레스트 리솜’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 관광지 41선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추운 겨울 따뜻한 물에 들어가 멋진 경치를 보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입지가 기가 막히다. 해발 500m의 주론산 자락에 자리해 산에 파묻힌 형세다. 백미는 아홉 가지 주제의 스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해브나인 힐링스파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도 있지만 스파에 자연, 한방요법을 적용해 성인들도 취향에 맞게 온욕을 즐길 수 있다. 전문가로부터 체질 분석을 받고 내 체질에 맞는 탕욕을 찾아 몸을 담그면 된다. 젊은 층을 위해 플로팅 요가 등 최근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야외에서 따뜻한 온욕을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 스파에서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특히 겨울에 눈 내린 주론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된다. 연인들은 야외에 있는 커다란 돌을 깎아 욕조로 만든 ‘스톤스파’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리조트 주위에서 트레킹과 명상도 할 수 있다. 객실은 개별 별장형이다. 쌓인 잡념을 털어 버리고 싶은 당신은 청주 지난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곳이 청주에 있다. 청주종합사격장에서는 일반인도 공기총과 클레이사격을 할 수 있다. 실내에 50m, 25m, 10m 공기총 사격장이, 실외에는 클레이, 트랩, 스키트 사격장이 있다. 그러나 현재 클레이 사격장은 공사 중. 5월부터는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다. 공기총 사격은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총 20발을 사격하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방아쇠를 당겨 과녁을 맞히는 기분이 꽤 짜릿하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간다면 나도 모르게 경쟁심이 발동하게 된다. 가격은 4000원. 청주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면 좋다. 겨울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한다. 국내에서 아름다운 100대 정원으로 꼽히는 ‘운보의 집’은 겨울에도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노년에 작품 활동을 펼친 곳이다. 그의 이름이 낯설지 모르지만 1만 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얼굴을 그린 사람이다. 드라마에도 자주 나오는 한옥과 미술관, 조각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천천히 걷기에 좋다.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걷고 싶은 당신은 진천 진천의 최고 명소는 ‘농다리’이다. 고려 때 세워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다. 천년의 세월을 그 자리에서 버텨냈다. 진천 지역 호족으로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임희 장군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 주며 이웃과의 만남의 통로로 이용됐다. 높은 곳에서 보면 지네가 기어가는 모습을 닮아 ‘지네다리’로도 불린다. 돌을 대충 얹어 놓은 모습이지만 강한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 농다리를 건너면 초평호 주위를 걸을 수 있는 미르숲이 나온다. 30분에서 1시간 코스로 골라서 호젓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신비로운 다리 모양과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다. 초평호가 내려다보이는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에 오르면 초평호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다. 위로는 중국, 아래로는 한반도 지형과 제주도, 일본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평호를 감싼 한반도 지형과 그 주위로 두둥실 떠 있는 낚시용 좌대가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마음의 평화와 명상을 하고 싶은 당신은 충주 충북 충주시 노은면의 깊은 숲속에는 2009년 문을 연 ‘깊은산속옹달샘’이 있다. 명상치유센터로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반나절 코스부터 2박 3일까지 일정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숲길을 걷는 걷기 명상, 4가지 명상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하루 명상, 소중한 사람과 짝이 되어 참여할 수 있는 짝꿍 명상, 단식 명상, 갱년기 치유 명상, 불면증 치유 명상 등 10가지 이상의 종류가 있다. 제대로 된 명상을 위해 프로그램 참여 중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술을 포함한 외부 음식물 반입도 금지다. 10여 개 치유센터 건물은 볏짚과 황토를 이용해 친환경 공법으로 지었다. 음식도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제철 식재료로 만들었다. 기업 연수 프로그램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가족이나 개인 단위로 많이 찾는다. 깊은산속옹달샘 근처에는 국내 1호 정크아티스트 오대호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가 있다. 오 작가는 폐자재로 작품을 만든다. 폐교인 초등학교를 개조한 곳으로 가족 단위의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 여행정보팁+ △모든 시설은 소규모로 운영되거나, 인기가 좋은 곳이 많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반도지형전망공원은 내비게이션으로 검색이 되지 않으면 붕어마을로 찾아가면 된다. 길은 잘 포장돼 있지만 가파르고 좁다. △제천, 청주, 증평, 진천, 충주 등은 대부분 1시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이 여유롭다면 여러 군데를 둘러봐도 좋다. 진천·충주·제천·증평·청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