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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예전부터 ‘산태골’이라고 불렀다.”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주민은 예로부터 골짜기가 깊고 가팔라 산사태 우려가 큰 동네여서 ‘산태골’이라고 불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석리에선 15일 일어난 산사태로 4명이 숨졌고, 사흘째인 이날까지 실종자 1명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백석리는 정부의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 마을 10곳 중 1곳만 취약지역 지정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로 예천·봉화군과 영주·문경시 등의 10개 마을에서 산사태로 인한 사망·실종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온 곳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단 1곳뿐이었다. 백석리 주민 A 씨는 “정부 지정이라도 받았으면 최소한의 관리라도 됐을 텐데, 사실상 방치되다가 이번 재난이 일어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경북 산간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모래 성분이 많은 마사토가 많아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로 이어지기 쉽다. 또 경사지에 논밭을 개간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나무가 없어 흙의 응집력이 떨어진다.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세 가지 요건을 다 갖췄음에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산림청은 인력 부족 등의 현실적 문제를 거론한다.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산림 100만여 곳 중 매년 약 1만8000곳에 대해 산림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약 55년이 걸려야 전국 산림을 모두 조사할 수 있는 것. 기초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 국유림관리소 등을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산사태 위험지역 조사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산사태 취약지역 실효성 높여야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현행법에 따라 연 2회씩 점검이 진행된다. 《하지만 주민들이 지정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경북 산사태 마을 중 유일하게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던 풍기읍 삼가리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취약지역 지정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 삼가리 주민은 “외지 사람들이 오면 주민들이 대번에 아는데 정부에서 점검했다는 말을 못 들어봤다”며 “마을 뒷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 목소리도 들어봐야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곳 중에 인위적 개발로 지형이 급변해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의 사고 지역 마을 대부분이 대피방송과 안내문자를 접했지만 실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측해 대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엽 대구대 산림자원과 교수는 “취약지역에 대해선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위험신호가 갔을 때 대피할 수 있는 대피시설 경로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의식은 단기간에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등이 홍보와 계도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대피훈련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기후 변화로 집중 호우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의 한 공무원은 “예측 불가능한 기상 이변이 많아지면서 산사태 취약지역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세밀한 지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60년 넘게 이 마을에 살면서 처음 겪는 일입니다. 완전히 전쟁터네요.” 15일 오후 3시경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최병두 씨(64)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약 12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의 참혹한 광경이 계속 떠오른다고 했다. 최 씨는 “순식간에 토사가 마을을 덮치는데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마을 뒷산 주마산은 산사태가 발생한 지 한나절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흙 색 물줄기가 폭포처럼 흘러내리며 마을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었다. 물줄기는 성인 남성이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여러 채의 주택이 흙더미에 파묻혔거나 반파 상태였고 마을 곳곳에는 나무와 진흙, 돌무더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북 북부 산사태 집중 발생 13일부터 경북 북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예천과 봉화 영주 문경 등 4개 지역에서 산사태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기준 산사태 등으로 경북에서 1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상태다. 주민 17명도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 지역에는 13일 0시부터 16일 오전 4시까지 적게는 260mm에서 많게는 480mm의 비가 쏟아졌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산악지대로 이뤄진 경북 북부 지역은 모래 성분이 많은 마사토가 많아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선 산사태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15일 오전 5시경 마을 뒷산에서 거대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주택 13채 가운데 5채를 집어삼켰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 박진녀 씨(71·여)는 “굉음과 함께 산사태가 일어나더니 흙더미와 바위 덩어리가 순식간에 옆집을 덮쳤다”며 “옆집 언니와 친했는데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군 벌방리 피해도 심각했다. 15일 오전 3시경 마을 뒷산 주마산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2명이 실종됐다. 산사태로 인한 토사와 물줄기는 마을 전체 약 80가구 가운데 산 쪽에 위치한 10가구를 그대로 집어삼켰다. 지난해 3월 귀농한 A 씨(62)는 산사태를 피하는 과정에서 참변을 당했다. A 씨의 남편인 B 씨는 대피하기 위해 차에 먼저 오른 상태에서 토사에 밀려 내려오다가 이웃 주민이 차량 문을 열어줘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이웃 주민 유재선 씨(67)는 “부부가 경기 수원시에서 최근 귀농했는데 잘 적응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친절해 ‘좋은 사람’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서도 산사태로 4명이 숨졌다. 춘양면 학산리에서 만난 박모 씨(63)는 “15일 새벽부터 바윗돌 굴러오는 소리가 나더니 산사태가 났다”며 몸서리쳤다. 경북에서 사망자나 실종자가 발생한 마을은 모두 15곳에 달한다. ● 펄밭으로 변해 수색작업 난항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각지에선 16일 소방대원, 경찰, 군인 등 2413명이 투입돼 구조 및 수색 작업을 펼쳤다. 수색 인력들은 철제 탐지봉과 손을 이용해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수색견도 현장에 투입됐다. 한 소방대원은 “산사태로 쓸려내려온 토사가 마치 펄 같아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경찰청 특공대 관계자도 “탐지견이 차량 바퀴 등 일부 부품을 발견했지만 토사 유출이 심해 실종자의 경우 시신이 어디까지 떠내려갔는지 가늠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예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봉화=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너무 놀라 아무 말이 안 나와요. 집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이제 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하네요.”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에서 만난 전모 씨(63·여)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 사는 전 씨 부부는 전날(15일) 새벽 땅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놀라 집 밖으로 대피했다. 전 씨 부부가 몸을 피한 지 얼마 안 지나 토사가 집을 덮쳤다. 임시 주거시설에서 이들을 돕던 예천군 관계자는 “전 씨가 밤새 트라우마 때문에 울기만 하고 잠도 못 잤다”고 했다.● 임시 시설서 도시락으로 끼니 때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서 총 5125가구 885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5541명은 인근 체육관 문화센터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 머물며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산사태 피해가 큰 예천군에선 임시 주거시설에 지은 텐트 26동에 이재민 35명이 머물고 있다. 비가 추가로 예보되고 있고, 복구 작업도 제대로 시작되지 못해 언제 임시 시설 생활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텐트에 누워 있던 A 씨(74·여)는 “하루 세 끼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군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 마을 축사에 있는 소 사료를 겨우 챙기고 왔다”고 했다. 주마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와 불어난 계곡물이 한꺼번에 덮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전기와 물이 끊겨 주민 상당수가 15일부터 마을 노인회관에 머물고 있다. 이모 씨(82·여)는 “무릎도 성치 않은데 빨리 나오라는 마을 주민을 따라 기다시피 하면서 겨우 집을 나왔다”고 했다. 산사태로 집을 잃은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 주민 10여 명도 경로당에서 지내고 있다. 이재학 씨(65)는 “소방대원들이 ‘어서 나오라’고 소리치며 집으로 들어온 순간 빗물이 들이닥치면서 문이 안 열려 창문으로 90대 노모와 겨우 빠져나왔다. 집이 다 쓸려갔고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모 씨(73)는 “가깝게 지내던 이웃이 생명을 잃는 걸 지켜본 이들은 죄책감과 미안함에 식사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방 붕괴 우려에 대피소서 뜬눈 밤샘 전북 익산시 용안면 마을 10곳의 주민 350여 명은 용안초등학교 등 인근 임시 시설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최고 500mm에 이르는 비로 대청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금강의 지류인 산북천 제방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익산시는 15일 오후 3시 반경 제방에서 물이 새는 것을 확인하고 응급 복구에 착수한 뒤 오후 10시에는 주민 대피를 권고했다. 이어 16일 오전 6시경 ‘대피 권고’를 ‘대피 명령’으로 전환했다. 임시 대피시설에서 물바다로 변한 논과 밭을 바라보던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용안초교에 머물고 있는 조형자 씨(64)는 “40년 동안 살았는데, 대피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논과 밭은 이미 물에 잠겼는데, 더는 피해가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모 씨(63)는 “농기계만 높은 곳으로 옮겨놓고 겨우 대피소로 왔다”며 “제방이 무너지면 모든 걸 잃게 되는데, 애가 타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임시 시설에선 지자체 공무원과 마을 부녀회원, 의용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도왔다. 한 부녀회원은 “여기 모인 대부분이 마을에서 함께 웃고 울던 분들이라 내가 수해를 당한 기분”이라며 “하루빨리 폭우 피해가 복구되면 좋겠다”고 했다. 16일 오후 3시 15분 전남 여수시 돌산읍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들어 오면서 입소자 54명, 종사자 12명 등 총 66명이 대피했다.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예천=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예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너무 놀라 아무 말이 안 나와요. 집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이제 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하네요.”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에서 만난 전모 씨(63·여)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 사는 전 씨 부부는 전날(15일) 새벽 땅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놀라 집 밖으로 대피했다. 전 씨 부부가 몸을 피한지 얼마 안 지나 토사가 집을 덮쳤다. 임시 주거시설에서 이들을 돕던 예천군 관계자는 “전 씨가 밤새 트라우마 때문에 울기만 하고 잠도 못 잤다”고 했다.●도시락으로 끼니 때우며 복구 기다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서 총 5125세대 885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중 5541명은 인근 체육관 문화센터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 머물며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산사태 피해가 큰 예천군에선 임시 주거시설에 지은 텐트 26채에 이재민 35명이 머물고 있다. 비가 추가로 예보되고 있고, 복구 작업도 제대로 시작되지 못해 언제 임시시설 생활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텐트에 누워 있던 A 씨(74·여)는 “하루 세 끼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군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 마을 축사에 있는 소 사료를 겨우 챙기고 왔다”고 했다.주마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와 불어난 계곡물이 한꺼번에 덮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전기와 물이 끊겨 주민 상당수가 15일부터 마을 노인회관에 머물고 있다. 이모 씨(82·여)는 “무릎도 성치 않은데 빨리 나오라는 마을 주민을 따라 기다시피 하면서 겨우 집을 나왔다”고 했다. 산사태로 집을 잃은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 주민 10여명도 경로당에서 지내고 있다. 이재학 씨(65)는 “소방대원들이 ‘어서 나오라’고 소리치며 집으로 들어온 순간 빗물이 들이닥치면서 문이 안 열려 창문으로 90대 노모와 겨우 빠져나왔다. 집이 다 쓸려갔고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모 씨(73)는 “가깝게 지내던 이웃이 생명을 잃는 걸 지켜본 이들은 죄책감과 미안함에 식사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제방 붕괴 우려에 대피소서 뜬눈 밤샘 전북 익산시 용안면 마을 10곳의 주민 350여 명은 용안초등학교 등 인근 임시시설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최고 500㎜에 이르는 비로 대청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금강의 지류인 산북천 제방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익산시는 15일 오후 3시반경 제방에서 물이 새는 것을 확인하고 응급 복구에 착수한 뒤 오후 10시에는 주민 대피를 권고했다. 이어 16일 오전 6시경 ‘대피권고’를 ‘대피명령’으로 전환했다.임시 대피시설에서 물바다로 변한 논과 밭을 바라보던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용안초교에 머물고 있는 조형자 씨(64)는 “40년 동안 살았는데, 대피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논과 밭은 이미 물에 잠겼는데, 더는 피해가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모 씨(63)는 “농기계만 높은 곳으로 옮겨놓고 겨우 대피소로 왔다”며 “제방이 무너지면 모든 걸 잃게 되는데, 애가 타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임시시설에선 지자체 공무원과 마을 부녀회원, 의용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도왔다. 한 부녀회원은 “여기 모인 대부분이 마을에서 함께 웃고 울던 분들이라 내가 수해를 당한 기분”이라며 “하루 빨리 폭우 피해가 복구되면 좋겠다”고 했다. 16일 오후 3시 15분 여수시 돌산읍의 한 요양병원에서더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들어오면서 입소자 54명, 종사자 12명 등 총 66명이 대피했다.익산=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예천=도영진기자 0jin2@donga.com예천=최원영기자 o0@donga.com}

사흘째 이어진 집중 호우로 7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경북 예천군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산사태가 휩쓸고 간 자리에 있던 주택은 아예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살림살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제품들도 휴지 조각처럼 구겨져 있었다.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백석경로당에서 약 1.6㎞ 떨어진 산비탈에선 경찰 특공대원 10여 명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 일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갑자기 주택을 덮치면서 이곳에 혼자 살던 고령 여성 1명이 실종됐다. 특공대원들은 토사에 휩쓸려 내려간 실종자의 집 인근에서 철제 탐지봉으로 곳곳을 찌르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춰 가며 수색했다. 하지만 이날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산사태로 깎여 나간 비탈면을 따라 많은 양의 빗물과 토사가 거세게 쏟아져 내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환경 탓에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최영우 경북경찰청 특공대장은 “물줄기가 내려가는 중심에 바로 실종자의 집이 있다 보니 현재는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쓸려내려 간 것 같다”며 “종일 특공대원들이 탐지견 4마리를 번갈아 동원하며 찾는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연일 비가 계속 내려 탐지견들도 주변 냄새를 맡기 어려워진 데다 일몰이 다가오면서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수색 작업은 오후 6시경 종료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내일 오전 기상 상황을 보고 수색 작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고 장소 인근에 살던 다른 주민들은 산 아래쪽 백석경로당으로 급하게 대피한 상태다. 이날 극적으로 몸을 피한 주민 이재학 씨(65)는 “오전 11시경 소방대원들이 ‘어서 나오라’면서 데리러 왔다”며 “빗물이 거세게 들이닥쳐 문도 안 열려 창문으로 90대 노모와 함께 겨우 빠져나왔다”며 손을 떨었다. 이 씨는 “겨우 몸만 빠져나온 상태라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힘겹게 말했다. 이 씨를 포함한 동네 주민 10여 명은 경로당에 머물고 있다.마을은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경로당 인근 주민 정성화 씨(62)는 “사망자, 실종자는 대부분 70, 80대로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라 안타깝다”며 “마을이 한순간에 이렇게 돼 당황스럽다. 내일도 비가 온다던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 마을을 오가는 도로가 대부분 끊겨 남은 주민들은 사실상 고립된 상태로 당분간 지내야 한다.예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1. “동료로부터 ‘뚱뚱하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의류 유통 중소기업에 다니던 이모 씨(29)는 1년여 동안 외모를 비하하고 자신의 직무가 아닌 일을 떠넘겨 괴롭혔다며 동료 2명을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아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 씨는 결국 올 초 퇴사한 뒤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2. 서울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강모 씨(59)는 지난해 오전 반차 휴가를 냈던 한 부하 직원에게 “오전에는 거래처들과 연락 업무가 많으니 반차 휴가는 오후에 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했다. 강 씨는 “고용부 조사 후 혐의를 벗긴 했지만 질책은 물론 업무상 조언을 하려다가도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2019년 7월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4년 동안 접수된 사건 중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건 13.2%에 불과했다. 강 씨처럼 과잉 신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 10건 중 6건은 ‘위반 없음’이나 ‘취하’고용부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지난달까지 처리된 신고 2만8495건 중 괴롭힘으로 인정된 경우는 3767건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송치돼 기소까지 이어진 건 211건(0.7%)밖에 안 됐다. 나머지는 취하되거나(9576건·33.6%) 법 위반 없음(7958건·27.9%) 판정을 받았다. 인정 비율이 낮은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신고 중에는 상사가 사무실에서 폭행을 했다는 등 누가 봐도 명백하게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고용부 관계자는 “대부분은 지위나 관계의 우위가 뭔지, 업무상 적정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금전적 보상 노린 허위 신고도직장 상사 등을 상대로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허위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 1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허위 신고자 85.4%가 피신고자에게 보상을 선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 등에선 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걸 막기 위해 ‘반복적이며 구조적인 괴롭힘’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며 “국내법에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일회성 폭언까지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재원 노무사는 “법에 나오는 괴롭힘 기준이 너무 포괄적이다 보니 노무사들도 사건을 대할 때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근로감독관들이 당사자를 조사해 판단하는데 고용부에서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용부 관계자는 “법 관련 다양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고 개선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인정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대응해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 위원회’를 설치했다. 앞으로 제도 등을 계속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1. “동료로부터 ‘뚱뚱하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습니다.”수도권의 한 의류 유통 중소기업에 다니던 이모 씨(29)는 1년여 동안 외모를 비하하고 자신의 직무가 아닌 일을 떠넘겨 괴롭혔다며 동료 2명을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아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 씨는 결국 올 초 퇴사한 뒤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2. 서울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강모 씨(59)는 지난해 오전 반차 휴가를 냈던 한 부하 직원에게 “오전에는 거래처들과 연락 업무가 많으니 반차 휴가는 오후에 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했다. 강 씨는 “고용부 조사 후 혐의를 벗긴 했지만 질책은 물론 업무상 조언을 하려다가도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2019년 7월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4년 동안 접수된 사건 중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건 13.2%에 불과했다. 강 씨처럼 과잉 신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 10건 중 6건은 ‘위반 없음’이나 ‘취하’고용부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지난달까지 처리된 신고 2만8495건 중 괴롭힘으로 인정된 경우는 3767건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송치돼 기소까지 이어진 건 211건(0.7%)밖에 안 됐다. 나머지는 취하되거나(9576건, 33.6%) 법 위반 없음(7958건, 27.9%) 판정을 받았다.인정 비율이 낮은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신고 중에는 상사가 사무실에서 폭행을 했다는 등 누가 봐도 명백하게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고용부 관계자는 “대부분은 지위나 관계의 우위가 뭔지, 업무상 적정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금전적 보상 노린 허위 신고도직장 상사 등을 상대로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허위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 1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허위 신고자 85.4%가 피신고자에게 보상을 선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디자인 중소기업 팀장 김모 씨(34)는 “한 직원이 ‘괴롭힘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니 병원비를 보상해 달라’며 한 달째 무단결근을 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 등에선 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걸 막기 위해 ‘반복적이며 구조적인 괴롭힘’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며 “국내법에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일회성 폭언까지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우재원 노무사는 “법에 나오는 괴롭힘 기준이 너무 포괄적이다 보니 노무사들도 사건을 대할 때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근로감독관들이 당사자를 조사해 판단하는데 고용부에서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용부 관계자는 “법 관련 다양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고 개선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인정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대응해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 위원회’를 설치했다. 앞으로 제도 등을 계속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국어를 잘 못하던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찾아왔던 대학생들을 롤모델로 삼아 ‘코리안 드림’을 이뤘습니다.” 인천의 한 화장품 회사에서 해외 수출 영업을 담당하는 우즈베키스탄인 코디로바 마우주나 씨(25)는 2017년 고등학생 시절 고려대 사회공헌원 해외봉사단원들을 만난 걸 두고 “내 인생을 바꿔준 계기”라고 했다. 당시 고려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원 10여 명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언젠가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길을 찾지 못하던 마우주나 씨는 이들을 보고 유학의 꿈을 꾸게 됐다. 이듬해에도 고려대 봉사단원들과 교류하며 한국어를 공부했고, 독학을 통해 뛰어난 어학 실력을 갖춰 봉사단원과 현지 학생 간 통역 역할까지 맡았다. 또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19학번으로 합격하며 꿈에 그리던 한국 대학생이 됐다. 마우주나 씨는 “입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봉사단원들이 마중 나온 걸 보고 감동했다”고 했다. 마우주나 씨에게는 최근 뜻깊은 일이 생겼다. 타슈켄트에서 고려대 봉사단원들로부터 같이 한국어를 배운 바흐티요로바 딜로라 씨(20)가 미디어학부 23학번으로 입학한 것이다. 딜로라 씨는 “2017년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중학생 때 봉사단원들을 만났다”며 “고려인 친구들을 통해 케이팝을 알게 됐지만 도시 외곽 지역이라 한국인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또 “유학은 꿈도 못 꾸고 있었는데 마우주나 씨가 먼저 입학하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를 갖고 한국어 학원을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마우주나 씨는 자신이 롤모델이 됐다는 말을 듣고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새내기 대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낸 딜로라 씨는 “재학 기간 중 해외봉사단에 들어가 활동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싶다”며 “졸업 후에는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할 한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PD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2008년 사회봉사단을 만들고 국내외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사회공헌원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재학생 등의 교육봉사를 이어오고 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경찰이 전국에서 총 1069건의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939건을 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의 전수조사가 7일 마무리되면서 경찰에 수사의뢰된 사건은 이날 처음 1000건을 넘어섰다. 경찰에 따르면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 중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경우는 782명에 달한다. 숨진 것으로 확인된 영아는 34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7명 늘었다. 다만 추가로 확인된 사망 사건은 모두 출생 직후 영아가 병사한 경우로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사건은 없었다. 지금까지 살해 정황을 확인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 4건,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인 사건이 8건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추가된 사망 2건은 각각 2015년, 2016년 친모가 출산한 영아가 병원에서 병사한 경우로 확인됐다. 경기 이천경찰서도 “2015년 태어난 영아가 병원에서 병사한 사망진단서를 확인했다”며 10일 내사를 종결했다. 한편 친모 몰래 친부와 외조모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영아를 살해해 구속된 사건은 기존 진술과 다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친모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친부와 외조모가 경찰 조사에서 ‘친모 몰래 범행했다’고 진술했고 친모도 ‘사산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며 “하지만 출산 당시 친모가 병원에서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로 출산했다’는 내용에 서명한 기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11일 친모를 불러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할 방침이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용인=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경찰이 전국에서 총 900건의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811건을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전날(622건)보다 189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영아(27명)는 전날보다 4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수사에 착수한 사건(132건)도 이날 100건을 넘어섰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전수 조사가 7일로 끝났다”며 “조사 결과가 경찰에 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수사 의뢰 건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주경찰청은 2018년 4월 생후 6일 된 딸을 집에 방치해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로 30대 미혼모 A 씨를 6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딸을 자택에 두고 3시간 동안 외출해 사망하게 한 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아기 얼굴에 겉싸개 모자가 덮어져 있었고, 아기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선 2016년 8월 생후 약 1주일 된 영아를 경기 김포시 텃밭에 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친모 정모 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정 씨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이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법원은 이날 밤 영장을 발부했다. 2018년 4월 대전에서 낳은 아들을 자택에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던 20대 미혼모 B 씨는 “그해(2018년) 6월 집 인근 하천 변에서 살해, 유기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변경하고 7일 검찰에 송치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경찰이 전국에서 총 900건의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811건을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전날(622건)보다 189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영아(27명)는 전날보다 4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7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수사에 착수한 사건(132건)도 이날 100건을 넘어섰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전수 조사가 7일로 끝났다”며 “조사 결과가 경찰에 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수사 의뢰 건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광주경찰청은 2018년 4월 생후 6일 된 딸을 집에 방치해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로 30대 미혼모 A 씨를 6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딸을 자택에 두고 3시간 동안 외출해 사망하게 한 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아기 얼굴에 겉싸개 모자가 덮어져 있었고, 아기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선 2016년 8월 생후 약 1주일 된 영아를 경기 김포시 텃밭에 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친모 정모 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정 씨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이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2018년 4월 대전에서 낳은 아들을 자택에 방치해 숨지게 한 걸로 알려졌던 20대 미혼모 B 씨는 “그해(2018년) 6월 집 인근 하천 변에서 살해, 유기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변경하고 7일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9월 생후 5일 된 아들을 살해한 뒤 경남 거제 하천에 유기한 30대 친모와 20대 친부도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경찰이 전국에서 총 690건의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622건을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수사 건수는 전날(487건)보다 135건 늘었다. 지방자치단체 전수조사가 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경찰 수사 대상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까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영유아는 23명으로 전날보다 8명 늘었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사망 8건 중 3건에서 범죄 혐의점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선 갓 태어난 아들을 살해해 야산에 매장한 40대 친부와 60대 외조모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6일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친부는 “2015년 3월 태어난 다운증후군 영아를 키울 자신이 없어 출생 며칠 후 아이를 살해했다”며 “아내에겐 ‘아이가 아픈 상태로 태어나 숨졌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했다. 또 자신의 장모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했다. 경찰은 친부와 외조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친모는 이 같은 범행을 몰랐고, 가담한 정황도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에선 영아를 살해 및 매장한 사건이 드러났다. 경찰은 2016년 8월 낳은 딸을 자신의 어머니 소유의 텃밭에 묻은 사체유기 혐의로 5일 긴급 체포한 40대 친모 정모 씨에 대해 살인죄 혐의도 6일 추가로 적용했다. 당초 정 씨는 “인천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딸이 다음 날 자택에서 숨지자 묻었다”라고 진술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유기 전에는 살아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유기 장소에 대한 진술을 토대로 수색한 끝에 6일 오후 3시 50분경 경기 김포시에서 암매장된 유골 일부를 찾아냈다. 경찰은 정 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남 사천시에서도 “2016년 6월 충남의 한 병원에서 낳은 아들이 한 달 후 숨져 충남 부여군에 있는 아버지 산소 옆에 몰래 묻었다”는 40대 미혼모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최근 출생미신고 아동의 유기·살해를 막기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에선 20년 넘게 운영해 온 공공 베이비박스 제도를 통해 4000명이 넘는 아이가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뒤늦게 출생통보제 법안이 통과됐지만 전문가들은 미등록 아동 사각지대를 줄이려면 보호출산제 등 추가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안전한 피난처법’ 영아 4414명 구해 1990년대 미국에서 영아 유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1999년 텍사스주에서 처음 ‘안전한 피난처법(Safe Haven Law)’이 도입됐다. 친모가 낳은 아이를 경찰, 소방, 병원 등에 익명으로 양도하고 학대 흔적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제도인데 영아 유기를 막는 효과가 인정돼 현재 50개 주 전체로 확산돼 운영 중이다. 공공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인 셈인데, 비영리단체 국가안전한피난처연맹(NSHA)에 따르면 법 도입 이후 올 6월까지 총 4414명의 영아가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도 사설 베이비박스가 있지만 현행법상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간 친모는 영아 유기로 기소될 수 있다.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이 역시 보육원 등 시설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에서 ‘안전한 피난처’로 양도된 아이는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 부서에 보내져 입양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2008∼2017년 인구 10만 명당 영아 살해 비율은 7.2명이었다. 이는 법 시행 전인 1989∼1998년 8.3명에 비해 13% 줄어든 수치다. 특히 출생 후 24시간 이내 영아 살해 비율은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당 222명에서 74명으로 3분의 1이 됐다.● “보호출산제 논의 시작해야” 한국에선 ‘유령 아이’를 막기 위해 병원이 아이의 출생 정보를 의무적으로 지자체에 통보하게 만드는 출생통보제 법안이 통과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신분 노출을 꺼리는 임신부가 병원 내 출산을 포기하고 병원 밖 출산을 택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미등록 아동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 정반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처럼 공공 베이비박스 등을 통해 익명으로 아이를 낳고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출산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보호출산제를 도입한 독일 프랑스 등에선 친부모가 병원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이나 가명으로 출산하고 아이를 양도할 수 있다. 출산 전부터 입양 절차 등도 안내해 준다. 하지만 보호출산제를 두고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보호출산제는 아이를 입양시키거나 포기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며 “미혼모가 경제적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강화하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헤더 버너 국가안전한피난처연맹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법이 시행되면 아이를 쉽게 유기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제도 시행 후 아이를 양도한 여성들은 대부분 성폭행 등 범죄 피해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부모였다”고 했다. 익명 출산과 양도가 현실화될 경우 아이의 ‘부모를 알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안전한 피난처에 놓인 아이는 부모 정보를 알 길이 없고, 부모도 아이를 되찾을 수 없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지적을 감안해 독일과 프랑스에선 공공기관이 친모 신상정보를 관리하면서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부모가 이를 원치 않을 경우 법원을 통해 신상정보 열람을 막을 수도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경찰이 전국에서 총 509건의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487건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전날 발표에서 수사 의뢰 건수가 242건, 수사 건수가 226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사망이 확인된 아이는 12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 사망한 경우를 제외하고 경찰이 생사 등 소재를 확인하고 있는 출생 미신고 영유아는 435명에 달한다. 이날도 숨진 영아를 유기한 사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남 진주시에선 30대 친모 A 씨가 “친정에 맡겼던 아이가 숨졌다”고 주장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숨진 아이는 2017년 1월 진주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으나 출생신고와 사망신고가 모두 안 됐다. A 씨는 “출산 후 몸이 좋지 않던 아이를 친정에 맡겼는데 얼마 후 숨진 걸로 알고 있다”며 “어머니께 물어보니 (저의) 친할머니가 땅에 아이를 묻었다고 했다. 친할머니가 2021년 사망해 어디에 묻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경기 과천시에선 2015년 한 병원에서 숨진 신생아가 있었지만, 경찰이 사망진단서를 확인해 4일 수사를 종결했다. 전북 전주시에서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영아가 치료 중 병사한 걸로 확인돼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영아 수사 의뢰 및 사망 건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진주=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최근 출생미신고 아동의 유기·살해를 막기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에선 20년 넘게 운영해 온 공공 베이비박스 제도를 통해 4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뒤늦게 출생통보제 법안이 통과됐지만 전문가들은 미등록 아동 사각지대를 줄이려면 보호출산제 등 추가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안전한 피난처법’ 영아 4414명 구해 1990년대 미국에서 영아 유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1999년 텍사스주에서 처음 ‘안전한 피난처법(Safe Haven Law)’이 도입됐다. 친모가 낳은 아이를 경찰, 소방, 병원 등에 익명으로 양도하고 학대 흔적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제도인데 영아 유기를 막는 효과가 인정돼 현재 50개 주 전체로 확산돼 운영 중이다. 공공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인 셈인데, 비영리단체 국가안전한피난처연맹(NSHA)에 따르면 법 도입 이후 올 6월까지 총 4414명의 영아가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도 사설 베이비박스가 있지만 현행법상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간 친모는 영아유기로 기소될 수 있다. 베이비박스에 놓여진 아이 역시 보육원 등 시설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에서 ‘안전한 피난처’로 양도된 아이는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 부서에 보내져 입양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2020년 연구에 따르면 2008~2017년 인구 10만 명당 영아살해 비율은 7.2명이었다. 이는 법 시행 전인 1989~1998년 8.3명에 비해 13% 줄어든 수치다. 특히 출생 후 24시간 이내 영아 살해 비율은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당 222명에서 74명으로 3분의 1이 됐다.● “보호출산제 논의 시작해야” 한국에선 ‘유령 아이’를 막기 위해 병원이 아이의 출생 정보를 의무적으로 지자체에 통보하게 만드는 출생통보제 법안이 통과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신분 노출을 꺼리는 임신부가 병원 내 출산을 포기하고 병원 밖 출산을 택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미등록 아동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 정반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처럼 공공 베이비박스 등을 통해 익명으로 아이를 낳고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출산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보호출산제를 도입한 독일 프랑스 등에선 친부모가 병원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이나 가명으로 출산하고 아이를 양도할 수 있다. 출산 전부터 입양 절차 등도 안내해 준다. 하지만 보호출산제를 두고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보호출산제는 아이를 입양시키거나 포기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며 “미혼모가 경제적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강화하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헤더 버너 국가안전한피난처연맹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법이 시행되면 아이를 쉽게 유기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제도 시행 후 아이를 양도한 여성들은 대부분 성폭행 등 범죄 피해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부모였다”고 했다. 익명 출산과 양도가 현실화될 경우 아이의 ‘부모를 알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안전한 피난처에 놓인 아이는 부모 정보를 알 길이 없고, 부모도 아이를 되찾을 수 없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지적을 감안해 독일과 프랑스에선 공공기관이 친모 신상정보를 관리하면서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부모가 이를 원치 않을 경우 법원을 통해 신상정보 열람을 막을 수도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경찰청은 전국에서 총 242건의 이른바 ‘유령 아이’ 사건을 접수해 226건을 수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까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아이는 12명이다. 이 중 4명은 경기남부경찰청, 1명은 부산경찰청이 범죄 혐의를 발견해 수사 중이고 7명은 혐의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경찰에 따르면 2015∼2022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 중 아직 생사가 불분명한 아이들은 최소 193명에 달한다. 특히 서울에서도 처음 수사 의뢰가 접수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접수된 38건에 대해 “유기 27건, 정서적 학대 및 방임 3건, 입양특례법 위반 2건, 기타 6건”이라며 “14건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24건은 입건 전 수사 단계”라고 설명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3년 전 출산한 친모에 대해 베이비박스 인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날도 전국에서 수사 의뢰가 이어지면서 숨진 영아를 유기하거나, 불법 입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추가로 파악됐다. 부산에선 생후 8일 된 영아를 야산에 묻었다는 친모가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기장군에서 수사 의뢰를 받고 40대 친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조사 중이다. 친모는 “2015년 2월경 출산한 아이가 집에서 숨져 인근 야산에 매장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불법 입양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발견됐다. 충북경찰청은 청주시의 협조 요청을 받아 “2016년 출산 후 경제적 이유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처음 보는 상대에게 아이를 입양 보냈다”는 30대 친모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대리 출산을 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2016년경 출산한 친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친모는 “나는 대리모”라며 “대리 출산을 의뢰한 부부에게 아이를 넘겼다”고 진술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 없이 출생 직후 영아가 병사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 수사를 종결하고 있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2015년 경기 과천시 한 병원에서 숨진 신생아에 대해 사망진단서를 확인해 이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2016년 전남 무안군 한 병원에서 숨진 신생아에 대해서도 사망진단서가 확인됐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평택=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9)이 탈옥 계획을 세운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도주 계획을 도운 혐의로 김 전 회장 누나의 신병을 확보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김 전 회장이 지난달 도주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를 도운 누나 김모 씨(51)를 피구금자도주원조 혐의로 전날 체포했다. 이 혐의는 구금된 사람을 탈취하거나 도주하게 했을 때 성립한다.김 전 회장은 지난해 도주했다가 붙잡힌 뒤 올 2월 1심에서 1258억 원대 횡령·사기 혐의로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3540만 원을 선고받았다.김 전 회장은 2심 재판을 받으러 구치소에서 출정할 때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달아날 계획을 세우고 누나와 함께 실행 준비를 하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김 전 회장이 수감자 동료에 “탈옥에 성공하면 20억 원을 주겠다”며 도움을 청한 정황도 드러났다. 밖에 있는 누나가 해당 수감자의 지인을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건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지인이 검찰에 신고하면서 김 전 회장의 도주 계획이 들통났다. 실제 도주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김 전 회장은 여러 차례 도주한 전적이 있다.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해 11월 11일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가 48일 만에 경기 화성시에서 검거됐다. 누나 김 씨는 당시에도 지인들을 통해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2019년에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가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5개월만에 붙잡혔다. 최원영기자 o0@donga.com}

경찰이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안 된 이른바 ‘유령 아이’ 사건을 총 112건 접수하고 95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현재까지 사망이 확인된 영아는 ‘수원 영아 냉동고 유기 사건’ 2명을 포함해 9명인데 행방이 불분명한 영아가 80명에 달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출생신고 미등록 아동 수사 의뢰가 줄줄이 접수됐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2015년 경기 남부에서 아이를 낳은 남양주시 거주 20대 친모에 대해 아동매매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20세에 아이를 낳은 후 키울 여력이 없어 불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부에게 불법 입양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이날 경기 연천경찰서도 관내에 주소를 둔 친모로부터 “2016년에 낳은 아이를 서울의 한 교회 앞에 두고 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출산 시점 등을 수사 중이다. 울산경찰청도 “입양 기관에 보냈다”는 보호자 진술을 확보해 울산중부서와 울산남부서에서 각각 영아의 행방을 확인 중이다. 포천시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4명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것으로 파악했다. 인천경찰청도 인천지역 출생 미신고 아동 157명 중 8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8명 중 7명은 베이비박스에, 1명은 교회에 유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기 과정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유령 아이 8건에 대한 수사 의뢰가 들어왔다. 이 중 7건은 서울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1건에 대해서도 아이 소재를 파악 중이다. 경남에선 현재 10건의 경찰 수사 의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10건 중 6건은 부모가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1건은 사실혼 관계 부부가 영아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나머지 3건은 경찰이 확인 중이다. 대구경찰청도 이날 지자체로부터 영유아 4명에 대한 수사 의뢰가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2015년 4월 경기 안성시에서 태국 국적 불법 체류자가 출산한 영아의 행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친모가 영아를 데리고 2015년 7월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 현지에서 정상적으로 양육 중으로 범죄 혐의점은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남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수원 영아 냉동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의 친부 이모 씨(41)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친모 고모 씨(35·수감 중)의 혐의는 ‘영아살해죄’에서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변경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온 이 씨를 ‘살인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까지 영아 살해 및 시신 유기에 가담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더 면밀한 조사를 위해 피의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 씨는 경찰에서 “사망한 넷째와 다섯째 출산 사실을 몰랐다. 아내가 낙태한 줄 알았다”며 범행 공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또 경찰은 고 씨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이 적용되는 영아살해죄가 아니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혐의를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분만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제3의 장소로 이동해 범행한 점과 2년 연달아 출산 후 하루 만에 살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을 범행의 이유로 들며 “두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고 씨는 “셋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입학하고 보니 엄마 손길이 아직 많이 필요한 것 같아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수해야지 늘 생각했다”고도 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수원 영아 냉동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의 친부 이모 씨(41)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친모 고모 씨(35·수감 중)의 혐의는 ‘영아살해죄’에서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변경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온 이 씨를 ‘살인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까지 영아 살해 및 시신 유기에 가담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더 면밀한 조사를 위해 피의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 씨는 경찰에서 “사망한 넷째와 다섯째 출산 사실을 몰랐다. 아내가 낙태한 줄 알았다”며 범행 공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또 경찰은 고 씨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이 적용되는 영아살해죄가 아니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살인 및 사체은닉죄로 혐의를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분만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제3의 장소로 이동해 범행한 점과 2년 연달아 출산 후 하루만에 살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을 범행의 이유로 들며 “두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고 씨는 “셋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입학하고 보니 엄마 손길이 아직 많이 필요한 것 같아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수해야지 늘 생각했다“고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생사 파악이 안 되던 영아 3명 중 1명의 행방을 확인했다. 2019년 경기 수원시에서 30대 캄보디아 여성이 출산한 영아가 캄보디아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경기 안성시에서 2015년 태국 여성이 출산한 영아와 경기 화성시에서 “인터넷을 통해 신생아를 넘겼다”고 밝힌 미혼모 사건 등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두 영아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