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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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건강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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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3%
사회일반3%
경제일반3%
  • 즐거운 ‘서울달리기’… 뒤풀이도 흥겹게

    10월 14일 열리는 2018 서울달리기대회가 ‘2030세대’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 30대 참가 비율이 70%에 이르는 만큼 함께 즐겁게 달릴 수 있도록 사회자와 완주축하 공연 출연진을 구성했다. 먼저 대회의 시작과 끝을 활기차게 이끌어줄 사회자로는 에너지 넘치는 사회로 젊은 러너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MC 프라임과 국내 프로야구장의 장내 아나운서 중 유일한 홍일점인 KT 위즈의 박수미가 나선다. 올해는 축하공연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힙합 듀오 배치기와 트로트계의 떠오르는 샛별 소유미가 등장해 완주자들에게 축하 공연을 할 예정이다. 서울 도심을 달리는 서울달리기대회는 10km와 하프코스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대회 당일에는 안전한 레이스를 위해 테이핑 서비스와 완주 후 스포츠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스, 그리고 개성 넘치는 달림이를 위한 페이스페인팅 부스가 마련된다. 행사장 곳곳에는 완주 기념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친구나 동료들과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번 대회는 28일까지 선착순 1만 명을 모집 중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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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이념 실현한 한국, 통일올림픽 꿈꿔야”

    “이젠 통일 올림픽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8)은 1988 서울 올림픽 개최 30주년을 맞아 “남한과 북한이 하나 될 수 있는 통일 올림픽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향후 개최될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잘 살펴보면 하나의 특징이 있다. 과거 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제 올림픽 개최를 도시 재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새로운 도시에서 올림픽을 열기보다는 과거 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의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쓰면서 그 도시를 재탄생시키는 개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032년 서울에서 다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서울 올림픽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란 최고의 유산 및 기존 시설을 남겼다. 서울 올림픽이 남긴 시설은 훌륭히 재활용되고 있다. 서울은 훌륭한 개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최근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경제 사회적으로 남과 북의 차이가 크다.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해 북한과 함께 치르는 게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제재하고 있지만 스포츠 교류에 대해선 아무런 태클을 걸지 않는다. 스포츠에선 통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서울 올림픽 시설을 최대한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북한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는 과감하게 북한에서 열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릴 즈음 개최된 포럼에서 외국의 한 학자가 ‘근대 올림픽의 이념인 화합과 평화를 완성시킨 나라는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1988 서울 올림픽 때는 동서로 나뉜 세계가 화합했고 2018 평창 올림픽 때는 일촉즉발의 한반도 전쟁 위기가 북한의 참가로 사라졌다는 분석이었다. 충분히 스포츠의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공단은 서울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국내 스포츠에 10조 원 이상을 지원했다. 현재 체육재정의 92%를 공단이 책임지고 있다. 체육재정의 완전한 자립을 이루고 통일 올림픽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서울 올림픽 때 유도담당관으로 활약한 조 이사장은 “서울 올림픽 전까지는 선수들이 그냥 열심히 땀 흘려 이기는 것이 스포츠라 여겼는데 국민들이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알게 됐다. 그리고 직접 해보고 싶은 욕구도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통합된 최근 한국 스포츠 현실에 대해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은 한 몸이다. 그동안 둘을 구분하면서 이중적인 구조가 됐다. 이제 하나가 됐으니 생활 체육 활성화를 통한 엘리트 체육 발전을 위해서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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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선수들 체격 열등감… 장점 살려주니 날더라”

    “선수들이 좀 나태할 땐 ‘베트남 정신을 상실한 것 아니냐’라고 하면 눈빛이 바뀌었다.” ‘베트남의 축구영웅’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59·사진)이 1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미래혁신포럼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베트남 선수들을 변화시킨 비밀을 밝혔다. 박 감독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인 준우승을 일궜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선 사상 최초로 ‘4강 신화’를 주도했다. 박 감독은 변화의 원동력에 대해 “특별하게 큰 변화를 줬다고 생각은 안 한다. 다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갔을 때 선수들이 ‘우린 체력이 부족하다’는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 체격하고 체력을 동일시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좀 왜소해 그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하지만 작지만 좋은 장점도 있었다. 민첩하면서도 지구력이 뛰어났다. 그 부분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AFC 23세 이하 대회 때 연장전을 3번이나 하고 준우승한 뒤 선수들에게 ‘왜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느냐’고 했더니 ‘과거부터 지도자와 선배들에게 들어와서 당연히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다’는 다소 어이없는 답을 들었단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결코 체력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며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 박 감독은 “준우승하고 돌아가자 어느 순간 베트남 고위 관계자들이 ‘이제야 베트남 정신이 살아나고 있다’며 좋아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이 뭐냐’고 물었더니 단결, 자존심, 영리함, 불굴의 투지 등 4가지를 얘기하더라. 그런데 내가 볼 땐 베트남 사람들은 목표의식도 투철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끌고 가면 죽기 살기로 따라왔다. 그래서 목표의식까지 포함해 5가지를 베트남 정신으로 보고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좀 나태해질 때마다 ‘베트남 정신’을 꺼내들면 바로 바뀌었다”며 씩 웃었다. 박 감독은 ‘포용의 리더십’이 성공 비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리더십이라고 말하긴 그렇다. 그저 선수들에게 진정성 있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통역이 없을 때는 말이 안 통해 제 마음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악수와 포옹 등 스킨십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중국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으면서 맞대결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질문엔 “저를 변화시킨 분이지만 경기에선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답했다. 박 감독은 2002년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쌀의 주산지인 베트남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그 인연으로 ‘쌀딩크’로 불리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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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시간1분39초… 1시간대 코앞까지 간 마라톤

    남자 마라톤에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4·사진)가 사상 최초로 2시간1분대 기록에 진입하며 ‘2시간 벽’이 무너질 날도 머지않았음을 보여줬다. 킵초게는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8 베를린 국제마라톤 42.195km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1분39초를 기록했다. 2014년 같은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34·케냐)가 세운 2시간2분57초를 1분 18초 앞당긴 세계 최고기록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킵초게가 페이스메이커 조스팟 보이트(미국)와 함께 달리며 반환점을 1시간1분6초에 돌아 세계 최고기록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17km를 독주해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킵초게는 경쟁자 없이 혼자 달리면서도 4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세계 최고기록을 1분 이상 단축했다. 2위 에이머스 키프루토(케냐)는 2시간6분23초로 킵초게보다 5분 가까이 늦게 들어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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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킵초게, 작년 F1 특설 풀코스서 ‘비공인 2시간25초’

    16일 열린 2018 베를린 마라톤에서 사상 최초로 2시간1분대 기록을 세운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4)는 현재 ‘2시간 벽’을 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그 가능성을 보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나이키는 2016년 12월 마라톤 1시간대 주파를 목표로 내세우며 ‘브레이킹(Breaking) 2’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나이키는 킵초게를 ‘서브 2(2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할 후보 1순위’로 꼽으며 막대한 지원을 했다. 킵초게에게 맞춤 신발과 유니폼 등을 제공했고 훈련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킵초게를 2017년 5월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원(자동차경주) 서킷에서 42.195km를 달리게 하기도 했다. ‘구간별 페이스메이커’까지 활용한 킵초게는 이때 2시간25초에 42.195km를 완주했다. 당시 도로가 아닌 포뮬러원 서킷에서 경기를 펼치고 페이스메이커의 국제 기준도 어겨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적합한 환경’을 마련하면 인간이 2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웠다. 세계 남자 마라톤은 1999년 모로코의 칼리드 카누치(미국으로 귀화)가 2시간6분 벽을 깼고 2003년 폴 터갓(케냐)이 2시간5분 벽, 2008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시간4분 벽을 허물었다. 그리고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2분대 기록을 세우며 ‘1시간대 기록 진입의 꿈’을 키웠다. 킵초게는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을 따내며 장거리 강자로 군림하던 킵초게는 2012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2013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4분5초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국제 마라톤 무대에 등장한 킵초게는 2016년 2시간3분5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강자’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시간8분44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킵초게는 “오늘 이 기분을 설명할 단어가 부족하다. 힘들었다. 하지만 나만의 레이스를 펼칠 준비가 돼 있었다. 한순간도 나 자신을 믿지 않은 적이 없었기에 최고기록을 세웠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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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새벽 잠 방해하는 소리에…베란다서 구경하다 눈 뜬 테니스 인생 32년째

    환갑을 눈앞에 둔 송선순 씨(58)는 테니스를 치며 ‘2030세대’ 못지않은 활기찬 인생을 즐기고 있다. 주 3회에서 5회 코트를 누비며 공을 치다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나이를 거꾸로 먹는 기분이다. 그의 테니스 인생은 올해로 32년째로 접어들었다. “매번 가족 모임 때면 시누이가 테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1987년이었다. 마침 새로 이사 간 아파트 바로 앞에 테니스장이 있었는데 새벽 다섯 시부터 레슨 하는 코치의 목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매일 새벽 선잠 깨 10층 베란다에서 레슨 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똑같은 스윙으로 스트로크하고 발리 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워 보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나도 한번 해볼까’해서 시작하게 됐다.” 태어나 처음해보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너무 재밌었다. 무엇보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테니스를 치며 내 이름을 찾았다. 어느 주부나 결혼 후에는 삶의 양상이 달라진다. 본인의 이름보다는 누구의 아내, 누구엄마, 누구의 며느리로 불린다. 하지만 테니스를 시작하고각종 대회 출전하면서부터 ‘송선순’이라는 내 이름 석자로 불리게 됐다.” 테니스가 그에게 가져다 준 혜택은 한둘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었다. “테니스로 인해 나를 찾았고 내 기질을 알게 됐다. 결혼 후 집안의 대소사는 거의 시어른이나 남편에 의해 결정이 됐다. 라켓을 든 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위안을 받았다. 테니스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다. 후련했다. 또 내가 그렇게 테니스를 잘 하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내 모습에 나 스스로 놀랐다. 시어른 모시는 상황이라 남들처럼 충분히 테니스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그 반대급부의 위력은 대단했다. 시어른 세끼 식사를 차려 드려야 하는 상황인지라 작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연습 방법과 게임 방법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송 씨는 20년 넘게 대회에 출전했고 40회가 넘게 우승했다. 여자 동호인대회는 단식보다는 복식이나 혼합복식을 많이 한다. 송 씨도 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주로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대회에 출전한 2008년 연말 랭킹 ‘톱10’을 유지했다. 그는 “10년 넘게 톱10을 유지했다”고 했다. 국내 아마추어 테니스에는 대회가 수백 개가 넘는다. (사)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http://www.ikata.org/), (사)한국테니스발전협의회(KATO·http://kato.or.kr/), 국민생활체육테니스(대한테니스협회·http://tennis.sportal.or.kr/) 3개 단체에서 개최하는 전국대회는 물론 각종 지방 자치단체에서 여는 대회까지 엄청나게 많다. 송 씨는 KATA와 KATO, 국민생활체육테니스 3대 리그에서 연말 랭킹 톱10에 들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다. “동호인테니스도 세계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처럼 각종 대회 결과 점수를 합산해 연말에 랭킹을 발표한다. 우승에서 각 등위별 점수, 예선 통과 등까지 세세하게 점수를 준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은 계속 상승했다. “뭐든 목표를 세우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체력이 강해져 건강을 얻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1990년대 컴퓨터도 독학으로 공부했다. 지금은 일반화 됐지만 그 당시 낯설었던 컴퓨터를 공부해 네띠앙에 HTML로 내가 가입한 화곡어머니테니스클럽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네띠앙이 없어지는 바람에 홈페이지 자료가 다 날아갔지만 그때 컴퓨터 공부한 덕분에 지금까지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테니스를 시작해 얻은 성취감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컸다. “이길 때의 기쁨은 뭐라 형용할 수 없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전략을 짜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어떻게 이길 것인가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땡볕에서 퇴역한 장교와 3시간 씩 단식을 치며 체력을 기르기도 했다. 그렇게 연구하고 훈련해서 우승컵을 거머쥘 땐 이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다.” 테니스로 인해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도 형성했다. “테니스를 하면서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진 전국의 많은 분들과 교류 할 수 있었다. 테니스도 웬만큼 하니 각종 행사에 많이 참여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더욱 풍성한 인맥을 맺게 됐다.” 송 씨는 테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가입한 화곡어머니테니스클럽을 비롯해 금천구직장어머니모임, 서울시의사회, 비트로팀 등을 오가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 특히 화곡어머니테니스클럽에서는 제35회를 시작으로 36, 37, 40, 41회까지 5회나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왕성한 활약을 펼쳤다. 1975년 창단된 화곡어머니테니스클럽은 1976년 서울시어머니테니스대회 개최를 시작해 1990년부터 전국 어머니들이 참가할 수 있는 전국대회로 확대해 개최하는 등 ‘어머니 테니스 활성화’에 힘쓰고 기여한 단체다. 회원 63명으로 최고령 82세부터 최연소 37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서울 목동테니스장에서 함께 모여 테니스를 친다. 송 씨는 초창기에는 거의 매일 테니스를 쳤지만 지금은 주 3~5회를 친다. “2008년까지 대회 출전을 하다 2009년부터는 출전하지 않았다. 2008년부터 월간지인 테니스코리아 객원기자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승부가 걸려 있는 미묘한 상황에서 동호인 기자로 쓸데없는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다. 코트에 서면 즐거울 때도 많으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이 사막 같을 때가 많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듯 최정상에서 내려놓았다.” 테니스코리아 객원기자도 테니스를 즐기다 송 씨를 눈여겨본 편집장의 권유로 하게 됐다. 테니스 인적네트워크의 산물인 셈이다. 송 씨는 각종 아마투어 대회를 쫓아다니며 테니스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썼다. 해외여행 중에는 세계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을 취재하기도 했다. 테니스코리아에 글을 쓰면서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사회적 생명’도 얻었다. “유명 동호인들을 인터뷰해 기사화하면서 재능 기부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사는 법을 고민하며 사회에 재능을 기부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시작했다. 한 7년 됐다. 처음엔 중학생들에게 테니스를 지도했는데 학생들 얼굴은 안보이고 엉덩이만 보였다. 장난치느라 테니스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서울 경기 지역에 거부하지 않는 대학은 다 가서 지도했다.” 대학생들은 잘 따라했다. 명문 서울대만 3번 갔다. 그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며 테니스를 치고 있어 기쁘단다. 그렇게 테니스를 치며 테니스활성화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22년째 화곡어머니테니스클럽을 후원하고 있는 (주)학산 비트로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비트로는 국내 순수 토종 스포츠 브랜드다. 송 씨는 비트로의 협찬을 받아 재능기부 때 학생들에게 각종 물품을 제공하고 대회도 공짜로 열어주고 있다. 재능 기부는 12명으로 구성된 ‘비트로팀’이란 이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테니스를 함께 치던 남편을 갑자기 잃은 우한도 있었다. “2008년 독립문배 한마음 가족 테니스대외에서 남편과 함께 출전해 우승했다. 사실 우리는 예선 탈락했는데 패자조에서 우승을 하게 됐다. 패자조는 패한 사람끼리 다시 조를 짜서 하는 경기인데 남편과 호흡을 맞췄다. 힘들긴 했지만 40여개 우승 트로피 중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귀하게 모셔두고 있다. 그 대회 얼마 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그 추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테니스가 있어 아픔을 줄일 수 있었고 새로운 도전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2008년부터 친구와 매년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최근엔 당구도 배우기 시작했다. “당구가 생활체육이 되면서 당구장이 건전해졌다. 당구는 여성 시니어들 사이에 치매예방으로 각광받는 스포츠가 됐다. 그런데 배우기가 만만치 않다. 테니스 보다 더 섬세한 운동이어서 애를 먹고 있다. 목표가 당구(4구) 300인데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구 400을 치는 아들이 듣더니 웃더라. 노안(시력) 때문에 아마도 힘들 거라고. 그러나 꾸준히 도전해 볼 생각이다. 테니스를 통해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 맨 처음 아파트 동호회에서 최고, 구에서 최고, 서울에서 최고, 전국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결국 그렇게 됐다. 스포츠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결실을 가져다준다.” 송 씨는 요즘 손자 보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테니스를 절대 빼놓을 순 없다. “과거에는 우승을 위해 테니스를 쳤다면 지금은 건강을 위해 친다. 그 땐 모든 게 우승을 위해 스케줄을 짰다. 몸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모든 것을 대회 출전에 맞췄다. 하지만 지금은 건강만을 위해 테니스를 친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지 않나.” 테니스 라켓을 들고 코트로 들어서는 그의 얼굴에선 행복이란 두 글자를 느낄 수 있었다.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 발리, 스매싱…. 활기찬 그의 플레이 모습에서 환갑을 앞둔 나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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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밸런스 운동을 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빙상 사상 처음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피겨여왕’ 김연아는 선수생활 내내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한 쪽으로만 점프를 하다보니 고관절이 틀어져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래서 균형을 잡기 위한 훈련에도 투자를 많이 했다. 골프를 비롯해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를 즐기다 어깨나 허리, 팔 등이 아픈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한쪽을 많이 쓰는 편측운동(Unilateral Exercises)을 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용어로 ‘편측운동에 의한 신체 부정렬’의 결과다. 한쪽을 많이 쓰다보니 한쪽만 발달하고 반대쪽이 부실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 몸은 운동할 때 지면에서 90도로 서 있는 것을 기준으로 좌우로 대칭이 돼 있다. 운동역학적으로 이 대칭이 깨지면 한 쪽이 더 발달하고 한 쪽은 부실해지게 돼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매일 격하게 운동하지 않고 가끔 가볍게 하는 편측운동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마니아 수준으로 매일 한다면 통증을 동반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 측만, 어깨처짐 등 균형 읽은 신체가 될 수도 있다. 테니스의 경우 오른손잡이라면 공을 치기 위해 허리가 왼쪽으로 돌아야 하며 오른쪽 다리에 큰 힘이 들어가게 된다. 이를 계속 반복하게 되면 오른팔, 왼쪽 허리,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반대쪽인 왼팔과 오른쪽 허리, 왼 다리엔 힘이 덜 들어가게 된다. 결국 한쪽은 강해지고 한쪽은 약해지게 된다. 우리 몸은 움직일 때 한 부분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뼈와 관절 연결 고리로 움직인다. 이를 운동역학에선 ‘클로즈드 키네틱 체인(Closed Kinetic Chain)’이라고 한다. 풀어 쓰자면 폐쇄적 운동 사슬고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테니스로 돌아가면 오른팔로 포핸드 스트로크를 하려면 오른다리를 굴러주는 동작부터 시작해 왼쪽 허리는 돌려주는 동작, 그리고 어깨, 팔, 손목으로 힘이 이어지는 동작이 사슬처럼 함께 이어지는 것이다. 특정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그 동작에 필요한 키네틱 체인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강력한 스트로크를 하기 위해서도 키네틱 체인이 중요하다. 보통 폼이 좋다는 표현은 키네틱 체인이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빙상여제’ 이상화는 스타트에서 절대적인 ‘푸시오프(추진력을 얻기 위해 힘차게 박차고 나가는 힘)’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릎과 히프, 발목으로 이어지는 키네틱 체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최대의 힘을 낼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한다. 선수마다 키네틱 체인의 최대 각도는 다르지만 무릎-히프-발목의 최대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한 번에 최고점에 이를 때 역학적 효율을 높여 폭발적 파워를 낼 수 있다. 무릎과 히프, 발목의 순서가 어긋난다든지, 불필요한 움직임이 나올 경우 파워가 떨어진다는 게 운동역학자들의 설명이다. 잘 되던 스트로크가 갑자기 안 되는 경우 키네틱 체인이 조화가 되지 않아서다. 키네틱 체인을 조화시키려면 다리, 허리, 팔이 따로 놀아선 안 된다. 물론 한쪽만 발달시켜도 안 된다. 김용권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이사·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는 “우리 몸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편측운동의 경우 밸런스 운동으로 자주 쓰는 반대쪽도 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코어 운동을 하면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밸런스(Balance) 운동은 말 그대로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이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도 스윙을 하는 훈련을 해줘야 한다. 사선 운동도 필요하다. 복근운동을 할 때 한 번은 왼쪽 팔꿈치를 무릎에, 한 번은 오른쪽 팔꿈치를 무릎에 대는 식으로 번갈아 하는 것을 사선운동이라고 한다. 요즘 줄을 가지고 하는 사선 운동법이 많이 나와 있다. 현실적으로 오른쪽으로 스윙하는 골프선수가 왼쪽으로 스윙하는 훈련을 자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코어(Core·무릎부터 어깨까지·일명 파워존이라고 함)를 발달시키는 운동을 해줘야 한다. 코어가 안정이 되면 편측운동을 해도 몸의 균형이 크게 깨지지 않는다. 코어 운동은 대퇴부, 엉덩이, 흉부, 복부, 등배근 등 우리 몸의 ‘핵심이 되는 근육’인 코어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이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와 골반 및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의 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심부근육’을 말한다. 이러한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면 우리 몸의 중심이 바로잡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어 운동은 스쿼트와 벤치프레스, 복근 운동, 등배 운동 등이다. 플랭크(Plank) 운동도 코어 근육 향상에 좋다. 전면 플랭크, 교대 삼점 접촉 플랭크(Rotating Three-Point Plank), 교대 이점 접촉 플랭크(Rotating Two-Point Plank), 측면 플랭크 등 많다. 요즘 건강 운동법으로 뜨고 있는 필라테스에도 코어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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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운동으로 관절 통증 없앤다?

    오래전 유명 종합병원 스포츠재활센터 교수에게 들은 얘기다. 모 정형외과 교수가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기에 ‘운동 요법을 활용해보라’고 했더니 ‘내가 정형외과 교수다. 내가 더 잘 안다’고 했단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재활센터에 왔단다. 의학적으로 큰 이상이 없는데 통증이 계속 됐기 때문이다. 정밀 진단을 해 특정 부위 근육을 키워주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단다.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요법으로 허리 통증이 가신 뒤 운동 마니아가 됐다고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고쳐야 하는 게 있고 굳이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있다. 그게 운동 요법이다. 물론 운동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증상과 그렇지 못한 증상은 있다. 운동요법은 한마디로 설명하면 특정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켜 통증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운동요법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 몸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은 크게 골격(뼈)과 관절,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골격은 근육의 틀이다. 골격은 206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골격에 붙어 있는 골격근은 골격과 함께 움직이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것부터 공을 차고, 던지고, 라켓을 휘두르는 것까지 모든 동작을 가능케 한다. 또한 골격근은 몸을 지탱하고 자세를 유지해준다. 우리 몸의 골격근 수는 434개로 체중의 약 40~60%를 차지한다. 크고 작은 뼈는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한다. 두 개의 뼈가 만나는 곳이 관절이다. 우리 몸엔 250개의 관절이 있다. 관절은 윤활제 구실을 하는 연골로 덮여있어 부드럽게 움직인다. 무릎은 가장 큰 관절이다. 팔꿈치와 마찬가지로 경첩관절로, 그 움직임이 경첩이 달린 문의 원리와 같이 한쪽 방향으로만 구부릴 수 있다. 근육은 힘줄에 의해 뼈에 붙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근육이 관절을 지나서 뼈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수교(懸垂橋)의 케이블 구조와 같은 원리다. 만일 현수교의 한쪽 케이블이 다른 쪽에 비해 더 강하게 연결돼 있으면 현수교는 구부러져 결함이 생길 것이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한쪽 근육과 다른 쪽 근육이 같은 힘을 가지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한쪽의 근육이 다른 한쪽에 비해 더 강하다면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 관절부위 통증이 오는 이유다. 허리 통증의 경우 대부분 퇴행성디스크에 의한 것이다. 급성과 만성이 있는데 급성은 운동하면 안 된다. 6개월 넘게 통증이 나타났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만성인 경우엔 운동치료가 가능하다. 허리근육이 약화돼 퇴행성디스크가 된 경우다. 나이를 먹으면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럴 경우 운동으로 허리근육을 강화시켜주면 긴장해 있는 근육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그 근육을 강화시키게 된다. 근육이 힘을 얻으니 뼈와 뼈 사이를 탄탄하게 잡아줘 디스크가 더 이상 돌출되지 못하게 막아준다. 통증이 없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디스크가 40%이상 돌출된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보면 된다. 특히 운동을 하면 근육에 있는 고유감각수용기(proprioceptive sensory nerve·근육 신경근방추와 힘줄에 있는 감각기관)가 활성화돼 그 주변 근육의 조화로운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근육도 쇠퇴하지만 고유감각수용기의 기능도 떨어져 주변 근육이 조화롭지 못해 관절 연골이 부딪히는 등 엇박자를 내기도 한다. 통증의 원인이다. 김용권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이사·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는 “운동을 하면 고유감각수용기가 활성화돼 주변 근육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조화롭게 발달하게 한다. 꼭 근육 운동이 아니라 가볍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관절 주변 근육을 활성화시켜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하면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켜 각종 퇴행성 질환을 예방할 수도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사고 등 외부 충격 혹은 무리한 사용을 제외하고는 퇴행성 질환에서 자유롭다고 보면 된다. 운동을 하면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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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로보캅’ 근육으로 무장한 82세 최고령 보디빌더

    “근육은 나이가 없습니다.” 최고령 아마추어 보디빌더 서영갑 씨에게 인터뷰 요청을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온 첫 인사였다. 호적엔 1937년 생으로 돼 있지만 실제론 1936년에 태어나 올해 만나이로 82세인 그는 “근육은 내게 만병통치약이다”라며 매일 근육을 키우고 있다. 그가 근육 키우기에 천착하는 이유가 있었다. 약 40년 전.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대학입시를 지도할 때 일이었다. “고3 영어 교사였는데 학부형들 성화가 대단했다. 학생들 성적 올리기 위해 새벽 출근하고 야간 수업까지 하고…. 격무에 시달린 데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밤 12시 넘어 동료 교사들과 막걸리도 마시는 생활을 수 십 년 했더니 갑자기 40대 초반에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학생들 입시를 책임지고 있어 큰일이다 싶어 병원과 한의원 등을 알아보다 우연히 ‘아령 운동법’을 시작하게 됐다.” 모 신문에 1963년 제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변영태 전 국무총리(1969년 작고)의 건강관리법이 소개된 것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변 총리께서는 국내외 어디로 출장을 가든 아령을 들고 다니면서 근육 운동으로 건강을 지켰다고 했다. 그 때부터 ‘운동이 살길이다’고 생각하고 따라하기 시작했다.” 바로 3kg짜리 아령 2개를 샀다. 당시 사람들이 즐겨하던 배드민턴이나 탁구, 테니스 등은 파트너가 있어야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아령운동은 틈나는 대로 혼자 하면 된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다. 학교에 매어 있으니 따로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다. “시간만 나면 아령을 들고 근육을 키웠다. 아령으로 못하는 운동이 없었다. 팔, 어깨, 등 등 상체 근육은 물론 아령을 들고 스쿼트와 런지 등을 해 하체 근육도 강화할 수 있었다. 한 2년을 했을까…. 거짓말같이 허리와 무릎의 통증이 사라졌다. ‘야! 이제야 살았다. 이게 특효약이구나’ 하고 운동에 더 매진했다. 그 아령으로 아직도 운동하고 있다. 그 아령은 우리 집의 가보다.” 그렇게 20여년을 혼자 훈련했다. 대구 달성고, 경북고, 경북여고, 대구고, 대구과학영재고를 거쳐 덕화여중 교장을 끝으로 1999년 8월 31일 정년퇴직하면서 본격적인 아마추어 보디빌더의 길로 접어들었다. “책을 보기는 했지만 나 혼자서만 했던 운동이었다. 어떻게 보면 비전문가로서 운동한 것이다. 정년퇴직으로 자유의 몸이 됐으니 체계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공부하면서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년퇴직하고 4일 뒤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게 됐다. 관장에게 ‘60세 넘어서도 근육을 키울 수 있냐?’고 했더니 ‘잘 오셨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해 바로 등록했다.” 제대로 배우며 운동했더니 근육도 제대로 붙었다.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던 중 약 2개월 뒤 미스터대구 선발대회가 열린다는 공고를 보고 도전하게 됐다. “관장에게 이제 시작인데 대회에 출전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옷 좀 벗어보세요’하고 하더라. 내 몸을 보더니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다른 데는 괜찮은데 배가 좀 나왔네요. 보디빌딩은 근육미를 자랑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이 많으면 점수를 많이 받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했더니 경상도 말로 ‘바짝 쪼아봅시다’하며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켜줬다.” 그해 10월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미스터대구 선발 대회에 출전해 50세부에서 당당하게 우승했다. “50세부 이상은 없어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 그게 기폭제가 돼 19년째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까지 각종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해 무려 120회가 넘게 입상(3위 이내) 했다. 그는 피트니스센터에서 딱 4년 배우고 주로 혼자 운동하고 있다. 평생 살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단독주택을 그의 ‘헬스클럽’으로 꾸며 놓은 이유다. 2층은 각종 대회에 출전해 획득한 우승컵과 메달, 상장, 사진 등으로 꾸며놨고 지하는 각종 운동기구를 설치해 피트니스클럽처럼 만들었다. “집사람이 편한 아파트로 가자는 것을 내가 막았다. 틈나는 대로 훈련해야 하는데 아파트로 가면 아래 위 층에 소음이 들릴 수 있어 운동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근육 운동을 하면서 허리 무릎 통증도 사라졌지만 어느 순간 자신감도 얻었다. “난 다소 왜소한 체격이었다. 그런데 근육을 키우면서 자세도 좋아지고 힘이 세어지니까 당당해졌다. 내 또래 동기들을 보면 벌써 하늘나라로 간 친구도 있고, 누워 있는 친구도 있다. 모임에서 만나더라도 대부분 허리가 굽고 힘이 없어 지팡이를 짚고 있다. 자 봐라. 난 아직 아령을 쉽게 들어올리며 운동할 수 있지 않나. 하하하.” 서 씨에게 근육운동은 생활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약속 등 갑자기 일정이 생기면 움직이면서 운동을 한다. 먼저 2kg짜리 모래주머니를 양 발목에 찬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걸으면 하체근육은 물론 상체의 등 근육과 복근까지 키워준다. 집을 나갈 때가 있으면 항상 모래주머니를 찬다. 팔공산 등 등산 갈 때도 차고 다닌다. “모래주머니를 안 차고 나가면 몸이 붕붕 뜨는 느낌이 있어 더 불편하다”고 할 정도가 됐다. 모래주머니는 1995년부터 차고 다닌다. 하루 수십 km를 걸어도 전혀 힘들지 않단다. 운동을 못하는 날은 자전거 튜브를 들고 다니면서 상체 근육을 키운다. 그는 “튜브로 못하는 상체 운동은 없다”며 다양한 운동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난 지하철과 버스에서 앉아본 적이 없다. 칼프레이스(뒤꿈치 들기)를 하며 목적지까지 간다. 나이 들었다고 자리를 양보하면 ‘전 서서 가는 게 편합니다’고 정중하게 사양한다.” 그에게는 운동이 생활이고 생활이 운동이다. “운동은 생활이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고 말한다. 꼭 피트니스센터 등 특별한 장소에 가서 해야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평상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 안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기구도 없다고 얘기한다. 핑계에 불과하다. 요즘 자기 체중으로 하는 운동법도 많이 나와 있다. 몸이 기구다. 방법만 알면 언제 어디서든 근육 운동을 즐길 수 있다.” 그는 최고령 보디빌더로 알려지면서 방송 출연도 많이 하는 등 ‘인기 스타’가 됐다. 정년퇴직하면서 각종 사석 모임에서 아령을 사서 돌리며 ‘근육 운동 홍보’에 힘썼던 서 씨는 ‘근육운동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체육과학연구원(현 스포츠정책개발원)에서 주최하는 지도자 교육 때 강사로 서는 등 각종 복지관과 노인정 등에서 ‘근육 운동의 장점’을 직접 보여주고 운동법도 알려주고 있다. 요즘에도 월 2~3회의 특별 강연 요청에 강사로 나서고 있다. 운동법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보디빌딩 강사 자격증도 땄다. 서 씨가 9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파이더 얼티밋 챌린지에 도전했던 것도 ‘나도 하는데 여러분도 할 수 있다’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스파이더 얼티밋 챌린지는 허들 달리기부터 턱걸이, 팔굽혀펴기, 토스투바(Toes-to-bar·바를 두 손으로 잡은 채 두 발끝을 동시에 바에 닿게 하는 동작), 바터치버피(Bar-touch-burpee·두 손이 바에 닿도록 점프한 뒤 푸시업) 등 종목을 순서대로 실시하는 대회. 유산소 및 무산소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아주 힘든 경기다. 2분에서 3분간 하지만 젊은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뒤 오랫동안 숨을 몰아 쉴 정도로 강도가 세다. “대회 주최 측에서 참가하라고 했을 때 ‘내가 그걸 어떻게 하느냐’며 거절했다. 그랬더니 ‘다른 분들이 보고 희망을 주기 위해 꼭 나오셔야 합니다’고 끈질기게 부탁하기에 참가하게 됐다.” 서 씨는 이날 50대 이상 선수들이 겨루는 스페셜 매치에 최고령으로 참가했다. 7명 중 5위. “80세 넘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만족한다. 우리 아이들도 ‘일부 종목에선 아버지가 가장 잘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부러워하면서도 따라 하는 사람은 적어 아쉽단다. 그러면서도 서 씨를 보면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단다. “요즘 모임에 가면 그때 안 따라 한 것을 후회한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 내가 근육운동을 권유한 사람 10명중 1, 2명만 따라했다. 그래도 그 1, 2명은 지금 건강하게 노년을 즐기고 있다.” 서 씨는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킨다.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을 때부터 하루 한 시간 안팎 근육 운동을 하면 2일은 쉬었다. “과욕은 없다는 게 내 생활신조다. 주위에서 무거운 것을 들며 운동하면 더 무거운 것을 들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심리다. 하지만 그러다 잘 못될 수 있다. 난 근육 키우는 것을 즐기지 힘자랑하려고 근육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각종 책을 보면서 운동을 했는데 근육 형성은 ‘파괴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돼 있었다. 근육 운동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지고 그 근육이 다시 회복하면서 굵어진다는 것이다. 피로하면 근육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 꼭 하루 운동하면 2일은 휴식을 취하며 가볍게 걷기 등을 즐겼다. “난 먹는 것은 가리지 않는다. 엘리트 보디빌딩 선수들은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기도 하지만 난 하루 밥 3공기 꼬박꼬박 먹고 제철 과일, 견과류, 각종 고기도 먹는다. 운동 열심히 하는데 못 먹으면 얼마나 불행한가. 건강과 행복이 목표다. 운동은 수단일 뿐이다. 운동이 목표가 되면 불행해진다.” 서 씨는 요즘도 각종 친목 모임에 참석해 막걸리 2병이나 맥주 3,4병까지 마실 정도로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서 씨는 외관상으로 20년은 젊게 보인다. 3년 전 모 방송사에 출연하게 돼 병원에서 신체나이를 알아봤는데 ‘40대의 신체’라는 결과가 나왔단다. “나이 들면서 병으로 방에 누워만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해야 행복하지 않겠나? 난 아령을 들기 시작하면서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비타민 등 영양제도 먹어본 적이 없다. 2년에 한번 국민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만 받고 있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난 현재 아주 건강하다. 근육이 있어 행복하다.” ‘로보캅’처럼 근육으로 무장한 탄탄한 그의 몸매에서는 보기만 해도 건강미가 물씬 풍긴다.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 앞에서 나이 듦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서 씨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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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에루페 “마스터스와 춤을”

    아프리카 케냐 출신으로 최근 특별 귀화한 ‘한국인’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한국명 오주한·30·청양군청)가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나선다. 에루페는 10월 28일 열리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축제’ 2018 동아일보 공주백제마라톤에 출전할 계획이다. 에루페는 당초 10월 21일 열리는 2018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 귀화 후 첫 레이스만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라톤 열기를 더욱 되살리기 위해 ‘제2의 고향’ 충남 청양 근처에서 열리는 공주백제마라톤에도 출전할 것을 검토하게 됐다. 에루페는 자신을 발굴해 지도하고 있는 오창석 백석대 교수(56)의 성을 따 한국 이름을 지었고 오 교수의 고향인 청양을 본적으로 삼았다. 오 교수는 “최근 자전거 등 다양한 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마라톤 참여 인구가 줄고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에루페가 ‘그럼 청양 근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에루페는 오 교수의 도움으로 2015년 청양군청에 입단해 국내 실업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에루페는 경주에서 세계적인 건각들과 기록 단축 레이스를 펼치고 일주일 뒤 공주에서는 전국에서 온 마스터스 마라토너들과 함께 몸을 풀 듯 즐겁게 달릴 예정이다. 엘리트 선수의 경우 풀코스를 달린 뒤 최소 3개월은 풀코스 레이스를 쉬어야 한다. 그래서 에루페는 공주백제마라톤에서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과 10km 코스를 달린다. 엘리트 선수들은 풀코스를 달린 뒤 천천히 산야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등으로 회복 훈련을 한다. 해발 1900m 고지인 케냐의 엘도레트에서 맹훈련하고 있는 에루페는 10월 중순 입국해 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에루페는 유독 동아일보 주최 마라톤과 인연이 깊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4회 우승했다. 에루페는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분37초로 국내 대회를 통틀어 첫 2시간5분대 기록을 세웠고 2016년엔 대회 최고 기록이자 역시 국내 개최 대회 최고 기록인 2시간5분13초로 정상에 올랐다.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2011년 국내 대회 데뷔 우승한 것을 비롯해 2012년, 2015년 등 3회 정상에 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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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지금까지 오른 산봉우리만 1만 6000개…80세 산악인, 그가 산을 타게 된 계기는?

    1938년 생으로 올해 딱 80세가 된 예비역 육군 중령 심룡보 씨는 매주 5일, 한달에 20일 이상 산을 탄다. 1987년 10월 울릉도 성인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오른 산봉우리만 무려 1만6000개가 넘는다. 2014년 9월 1만 봉우리, 2016년 12월 1만3000 봉우리에 이어 최근 1만6000 봉우리에 올라섰다. 심 씨는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명산의 봉우리는 물론 전국의 전혀 알려지지 않는 산의 봉우리까지 섭렵하고 있다. 앞으로 1000봉우리를 더 오른 뒤 산을 더 탈지 고민을 하겠단다. 기자와 인터뷰를 한 8월 31일에도 경기도 포천의 산을 탈 예정이었다. “산의 개념이 아니라 봉우리 개념이다. 설악산에 많은 봉우리가 있듯 산의 봉우리를 오른다. 한 달에 20일 씩 오르더라도 1000 봉우리를 다 오르려면 4~5년은 걸린다. 그 때도 건강하면 다시 1000 봉우리를 더 오를 계획을 세우겠다.” 산을 타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어떤 봉우리든 오르면 ‘정복했다’는 성취감을 준다. “어쨌든 그 산의 제일 꼭대기에 오른 것 아닌가.” 심 씨가 산을 타게 된 계기는 건강 때문이 아니었다. 대부분 건강을 위해서 산을 타지만 그는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산에 간다. 그에겐 아픈 과거가 있었다. 그는 1959년 하사관으로 육군에 입대한 군인이었다. 1977년 영관급 장교로 다시 입대해 중령까지 올랐지만 더 이상 진급이 안돼 1990년 9월 전역하게 된다. “전역은 했지만 당시 50세 초반으로 뭘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려웠다. ‘오늘은 또 뭐하지?’ 고민 속에서 하루가 시작됐다.” 전역한 뒤 초기엔 주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도 술 마시고 놀음을 하니까 주위에서 신고해 경찰에 잡혀간 적도 있다. 유치장에서 하루 자고 5만 원 벌금내면서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고민하던 중에 거인산악회를 알게 됐다.” 1990년대 초 거인산악회는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있었다. 공수부대에서 활약할 때 비행기 점프를 61회 할 정도로 도전적인 그에게 등산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몇 번 따라갔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 때부터 계속 따라 다녔다. 57일 만에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다시 거꾸로 내려오면서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백두대간은 북한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한다. 북한 부분을 제외하고 남한의 산줄기를 모두 타는 것을 백두대간 종주라고 한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8년 동안 1대간 9정맥을 완전히 종주했다. 백두대간엔 정맥 지맥 등이 있는데 거의 다 갔다 왔단다. “어느 순간 대한민국에 있는 산의 봉우리는 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는 주요 산은 물론 알려지지 않는 산도 타기 시작했다. 1만 봉우리를 넘게 가다보니 전국의 마을이라는 마을은 다 가봤다. 대한만국엔 산도 많고 골짜기도 많은데 사람이 안 사는 곳이 없었다.” 두 번 이상 간 산만 2000개가 넘는다. 두 번을 가건 10번을 가건 봉우리 정복 횟수는 1회로 친다. 단순 산술적으로는 심 씨는 봉우리 오르기로는 2만 번을 넘게 한 셈이다. 등반은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할 때도 있고 혼자 갈 때도 있다. 혼자 갈 때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함께 갈 땐 어울릴 수 있어 좋단다. “화요일에는 만산동호회, 목요일에는 강송산악회, 토요일에는 청산수산악회와 함께 산행을 한다. 그리고 혼자 주 2회 이상 산을 탄다.” 서울시에만 산악회가 1000개가 넘는단다. 혼자 가는 날에는 인터넷을 보고 특정 산악회가 자신이 가보지 않는 산으로 가면 신청해서 함께 가기도 한다. 화요일 함께 하는 동호회 만산동호회는 심 씨 등 1만 봉우리를 오른 3명을 기리기 위해 만든 동호회다. 그래서 ‘만산(萬山)동호회’다. “1만 개가 넘는 봉우리를 가려면 천둥번개에 비바람이 불어도, 눈보라가 쳐도 산으로 가야 한다. 누가 보면 미친 줄 알 것이다. 그렇다. 미친 것이다. 일종의 병이다. 산에 안가면 죽은 것 같다.” 악조건 속에서도 산행을 하면 위험하지는 않았을까. “단 한번도 큰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대답. 하지만 “산은 언제 위험한 일을 당할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친구는 휴대폰을 보면서 산행하다 낭떠러지에 떨어졌다. 뇌수술을 받는 등 후유증이 커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나도 2004년 설악산을 오를 때 잠시 폭포를 구경하며 걷다가 나뭇가지에 왼쪽 눈 위를 부딪친 적이 있다. 별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내가 걸음을 계속 한쪽으로 쏠리게 걷더란다. 그래도 괜찮거니 하고 다시 등산 가려다 쓰러진 적이 있다. 뇌에 출혈이 생겼던 것이다. 결국 수술했다. 산에선 정말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 비 오고 덮다고 방한복 안 가지고 다니면 큰일 날 수 있단다. 체온이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다고. 무더운 여름에도 체온을 유지시켜줄 옷은 꼭 챙겨야 한단다. 겨울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이름 없는 산, 오르지 말라고 하는 산을 다녔지만 늘 조심해 아직 큰 사고 하나 없었다.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3년 전 쯤. 제주도에 있는 오름 386개를 다 오르기로 하고 4명이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10일 씩 4회에 걸쳐 10여개를 빼고 다 올랐는데 한라산 밑 붉은 오름을 오를 때 관리인들이 “거긴 오르면 안 된다”는 것을 뿌리치고 간 적이 있었다. 결국 4명이 10만 원씩 벌금을 내고 끝났지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심 씨는 “제주도가 산행하기 좋다. 저가항공도 많고 새벽에 가면 1시간 이면 가고 바로 택시타고 산행하면 8시간은 산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지만 지역의 음식을 맛 볼 기회는 없었단다. “우린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가서 정상까지 다녀오는 시간을 정해놓고 산행을 한다. 산행을 마치면 함께 도시락 먹고 다시 서울로 오니 지역 맛 집은 엄두도 못 낸다. 하지만 지역의 특산물은 사가지고 올 때가 많다.” 해외 원정도 많이 다녔다. 1994년 대만 옥산, 그해 일본 다대마산, 1995년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그해 일본 북알프스, 1996년 백두산…. 하지만 최근엔 우리나라 산만 간다. “우리나라 산이 좋다. 먼 산보다 가까운 산이 좋은 법이다. 서울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북한산과 관악산은 정말 좋은 명산이다. 물론 지리산, 설악산 등 유명한 산들은 웅장하지만 자주 갈 수 없다.” 아직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고 산행을 마친 뒤 소주를 최대 2병까지 마시는 데도 건강하단다.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은 없다. 늘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산에 올라서 그런 가 보다. 이젠 50대 60대 젊은 아이들을 따라가지는 못 하지만 아직 천천히 가면 충분히 완등할 수 있다.” 등산을 위해 다른 운동은 하지 않는다. 사실 다른 운동할 여가가 없다. 거의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산으로 향한다. 산행을 마치고는 산행 일지를 밤 12시, 새벽 1시까지 쓰고 자니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 6년 전까진 아내와도 함께 다녔는데 이젠 산행을 할 정도의 체력이 안 돼 혼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도 한 때 함께 산을 다녀서 ‘산사람의 심정’을 알아서인지 새벽에 꼭 밥은 차려준다”며 웃었다. 산을 많이 오르다 보니 1년에 최대 등산화 5켤레를 사야 한단다. “3켤레를 사 번갈아 가면서 신는데 1년을 다 못 신는다. 5켤레는 있어야 버틴다”고 말했다. 심 씨는 “내가 1만 봉우리를 오르는 것을 보고 슈클리닉 사장님이 신발을 공짜로 고쳐줘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슈클리닉은 등산화 등 전문 신발을 고쳐주는 곳. 이곳 이민용 사장은 심 씨를 슈클리닉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후원하고 있다. “얼마 전 건강 검진을 받으니 술과 담배 줄이라고 하더라. 아직은 괜찮은데 100살까지 산에 가려면 이제 좀 줄여야겠다.” 심 씨는 “9월의 첫 날엔 강원도 양양의 산을 타러 간다”며 활짝 웃었다. 산이란 말소리, 산을 탄다는 생각만 해도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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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다이어트에 최고…자연 속 ‘인터벌트레이닝’은?

    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엘리트 선수에게 지구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훈련이었다.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경우 100m를 자기 최고기록의 90%로 달리고 조깅해 돌아와 다시 달리는 횟수를 20회 정도 한다. 엄청난 강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축구 미니게임으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5대5, 7대7 등 미니 게임을 하며 5~7분 쉬지 않고 플레이를 하게 한 뒤 휴식을 주는 방식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불안전 휴식이 아니었지만 이는 한국선수들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소비가 많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시 소비 칼로리,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이다. 요즘 잘 알려져 있는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와 관련하여 소비되는 칼로리다. 한마디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다. 1일 에너지 총 섭취량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 때 지적했듯 근육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써야 한다. 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근육세포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소비 공장이기 때문이다.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근육속에 글리코겐 저장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기초대사량도 올라간다. 운동시 소비 칼로리는 연료(에너지)교차점(crossover)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고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시스템에서 탄수화물을 태우는 무산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 하며 소비 칼로리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근육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서 써야 하기 때문에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과거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저 강도로 오래 운동을 해야 했지만 최근 연구 조사 결과는 일정 강도 이상으로 단 시간 운동해도 운동효과 및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나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 뛰는 것보다 빠르게 뛰고 조깅하는, 즉 인터벌트레이닝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은 운동을 마친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동 후 6시간 이상 안정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 결국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운동 소비 칼로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단위시간당 우리 몸속에 저장된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터벌트레이닝은 강도가 높아 장시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등산은 정당한 강도를 반복하면서 5~8시간 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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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환갑에 마라톤 완주 도전…그녀의 건강 비결은?

    ‘마라톤 마니아’ 스테파니 오 씨(59·한국명 오영주)는 2019년 4월 열리는 제123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보스턴마라톤 완주로 환갑을 힘차게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성별 나이별 기준 기록이 있는 보스턴마라톤은 아무나 참가할 수 없어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그는 올 3월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4시간5분대를 뛰어 ‘4시간10분 이내’란 보스턴마라톤 성별 연령별 기준기록도 이미 통과했다. “생각 만해도 가슴이 뛰어요. 환갑에 꿈의 무대를 달릴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요. 전 달릴 때가 가장 행복해요.” 스테파니는 아버지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하고 살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수영 평영 국가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두각도 나타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스포츠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게 됐다. 중·고등학교 때는 테니스를, 대학 때는 스쿼시와 골프를 즐겼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닌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푸나우 스쿨을 다녔고 보스턴 터프츠(Tufts)대에서 학사, 하버드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축구를 한 아버지. 농구를 한 어머니 밑에서 운동이란 유전자(DNA)를 물려받았다면 미국이란 스포츠천국 같은 환경에서 스포츠를 잘 즐길 수 있었다.” 미국은 초중고대학교에서 스포츠를 안 즐기는 게 이상할 정도로 스포츠가 생활화돼 있었다. 각급 학교에서 스포츠를 강조하고 있고 모든 학교에 체육관과 수영장, 운동장 등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스포츠든 즐길 수 있었다. “미국에선 어린아이들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대부분 축구를 시작했다. 난 끌리지 않아서 안했지만 남자들의 경우도 축구를 시작한 뒤 미식축구와 야구, 농구 등으로 갔다. 미국에서 억척스러운 엄마들을 ‘사커맘(Soccer Mom)’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축구를 많이 했다.” 스테파니가 대학에서 스쿼시와 골프를 한 이유는 대학 1,2학년 때 스포츠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이후 대학원은 물론 성인이 돼서도 스쿼시와 골프를 계속 즐기고 있다. 스테파니는 사회생활을 하던 30대 중반 달리기에 입문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렸는데 3km, 5km, 10km를 달려도 전혀 힘들지 않았단다. “초등학교 때 수영을 해서 인지 폐활량이 좋았던 것 같았다”는 게 스테파니의 설명. 그러던 중 41세가 되던 2000년 친구들에게 “난 내년에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할 거야”라고 선언했다. 당시 보스턴에 살고 있었고 매년 열리는 보스턴마라톤에 열광하는 사람들 틈에 끼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선언했으니 약속을 지켜야했다. 그래서 한 여성 마라토너가 쓴 책을 샀고 1년간 그 책에서 시키는 대로 훈련했다. 그 땐 요즘 같이 GPS로 거리를 알려주는 기기가 없었다. 그래서 차로 거리를 재 표시를 한 뒤 일정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그렇게 해서 2001년 보스턴마라톤을 완주했다.” 사실 스테파니는 기준기록이 없어 보스턴마라톤을 달릴 수 없었다. 당시에도 성별 연령별 기록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대회조직위에서 굳이 등록을 하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을 막지는 않았다. 그래서 4시간35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 전적으로 개인기록이지 공식기록은 아니다. “완주를 하고 왔는데 난리가 났다. 한국의 이봉주 선수가 우승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 때의 감격을 더 잊을 수 없었다.” 당시 이봉주는 한국선수론 51년 만에 세계 최고 전통의 보스턴마라톤을 제패했다. 1950년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를 휩쓴 지 꼭 51년만의 일. 당시 세계 언론들은 ‘이봉주가 케냐군단의 11연패를 저지했다’며 대서특필했다. 스테파니도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마라톤에 매진했다. 보스턴마라톤 기준기록을 깨겠다는 일념으로 달렸다. 200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3시간46분대를 달렸다. 당연히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할 수 있는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하지만 대회 출전 등록까지 마치고도 부상으로 달리지 못했다. 레이스 열리는 날 현장에서 가서 사진만 찍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한동안 바쁘게 사느라 보스턴마라톤은 생각도 못했다. 워싱턴마라톤 시카고마라톤, 서울국제마라톤 등에는 출전했지만 보스턴마라톤에 다시 출전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8년 전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왔고 국내에서 외국인들 달리기 모임인 ‘서울플라이어스’에 나가 달리면서 다시 보스턴마라톤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6년 기준기록을 세웠는데 일이 바빠 가지 못했다. 그 꿈을 내년에야 이루게 된 것이다. 스테파니는 일이나 약속 등이 없으면 평소 언제든 달릴 수 있는 복장을 하고 다닌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바로 달리기 시작한다. “엊그제 섭씨 37도일 때 오후 1시에 한강변을 달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내가 즐거운데 무슨 상관인가.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하고 이상하다. 땀을 쫙 빼고 시원하게 샤워한 뒤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매주 5~6회 달린다. 대회를 앞두고는 주당 80km 이상, 평상시에는 주당 50~60km를 달린다. 서울 남산과 한강변이 달리는 주 코스. “개인적으로 남산이 가장 달리기 좋은 코스다. 1년 내내 너무 아름답다. 최소 주 2회는 남산을 달린다.” 그는 혼자도 달리지만 서울 플라이어스 회원들하고도 달린다. 200명이 모이는 서울 플라이어스는 화요일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달린다. 스테파니는 토요일 날 함께 달린다. “혼자 달리며 다양한 생각과 명상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달리는 사람들은 다 에너지가 넘친다. 그런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절대 무리하지는 않는다. 피곤하면 달리지 않는다. 풀코스는 1년에 2회 이상 출전하지 않는다. 주로 하프코스를 달린다. 마라톤에 빠진지 20년이 다 돼 가지만 풀코스 완주는 20여 차례에 불과한 이유다. “풀코스를 완주한 뒤 울트라마라톤과 산과 들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도전 해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힘들 것 같았다. 무릎 등에도 무리할 것 같아 시작도 하지 안했다. 오래오래 달리려면 몸을 아껴야 한다.” 스테파니는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살핀다. 웨이트트레이닝과 필라테스도 병행한다. 오래 달리려면 부상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골다공증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5년에 한번 씩 와서 검사 받아도 될 정도로 뼈가 튼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달리니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하다.” 달리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정신이 맑아진다. “솔직히 내일 모레 내 나이가 60세이지만 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 나이보다 훨씬 젊다고 느끼고 그렇게 살고 있다. 달리면서 내 몸에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운동이 뇌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스테파니는 일 때문에 밤을 꼬박 새도 피곤하지가 않다. 아직 10시간 정도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다. 달리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의 학생들을 미국 유명 기숙학교와 대학교에 보내는 유학원은 운영하는 그는 미국과 중국 등을 자주 오가는데 해외 출장지에서도 매일 달린다. 그래야 일도 잘 된다. 달려야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는다. 달리기가 스테파니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활력소인 셈이다. “이런 거 있잖아요. 달리면 건강에 좋다 그런 게 아니라 안 달리면 행복하지 않다는 거…. 달릴 때 가장 행복하고 기쁘다. 마음 같아선 80세를 넘어 죽기 전까지는 달리고 싶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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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미국 명문대 ‘아이비리그’는 평생건강의 선순환을 만든다

    미국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달리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달릴까. 필자는 미국의 교육시스템에서 그 원동력을 찾았다. 국내에서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대해서 다소 혼동하는 점이 있다. 아이비리그는 미국 동부 유명 사립대학교 간의 스포츠 교류 리그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명문대’를 지칭하는 의미로만 쓰이고 있지만 그 시작은 스포츠이며 지금도 아이비리그는 스포츠리그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아이비리그는 1945년 하버드 예일 브라운 컬럼비아 펜실베이니아 코넬 다트머스 프린스턴 등 8개교가 1년에 한 번씩 미식축구를 한 것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1954년 모든 스포츠로 확대되며 아이비리그가 탄생했다. 현재는 남녀 30개가 넘는 종목에서 매년 8000여 명의 선수가 경기를 벌인다.미국의 명문 사립대학들은 전통적으로 스포츠를 중시한다. 하버드대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업 성적 외에도 과외활동, 품성 및 인성, 운동 능력 등 4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특히 중고교 시절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며 주장을 맡은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을 스포츠를 통해 습득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다. 리더십과 협동심, 성실성, 사회성, 인내력 등을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학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스포츠는 인간 본성을 잘 억눌러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포츠(운동)가 인간에 어떤 영향을 줄까.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스포츠를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이 나온다. 경기 중에는 용기를 발휘해 밀고 나가야 할 때와 과감히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서로 협력해야 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게 리더십 등 인간의 인성을 키워준다”고 말한다. 스포츠는 자존감도 키워준다. R J 손스트룀과 W P 모건은 1989년 신체 능력 향상이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모형을 개발했다. 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벤치프레스의 무게를 올리면서 운동을 시키는 실험을 통해 근육이 생기고 힘이 좋아질수록 자존감이 상승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케네스 폭스는 이 모델을 더 발전시켜 1990년 스포츠 유능감과 근력, 지구력, 외모가 신체적 자존감을 상승시켜 결국 전체적인 자존감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김경원 서원대 교수는 2003년 ‘규칙적인 운동이 신체적 자기개념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12주간 운동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운동한 그룹의 자존감 향상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해 미국의 대학들이 이렇게 스포츠를 강조하고 있는 게 미국 사회 전체에 ‘평생건강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비리그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명문 고교들도 스포츠를 필수 과목으로 정해 인성교육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 당연히 초중학교도 마찬가지다.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스포츠를 즐긴다. 고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즐기며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지금도 농구로 건강을 다진다. 예일대 야구팀 출신 조지 부시 시니어 전 미국대통령도 야구를 평생 즐겼다. 김병준 교수는 “스포츠를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해 정신적인 탁월함까지 만들어내는 교육철학은 미국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미국에서 창의적인 도전이 계속 되는 배경에 스포츠를 통한 충만한 에너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어떤가. 소위 ‘입시’라는 명목에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에서도 스포츠 및 운동은 경시되고 있다. 공부를 위해 학교 정규수업인 체육시간까지 희생하고 있는 형국이다. 100세 시대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20년도 못쓴다고 한다. 주기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재교육을 받고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선 건강이 중요하다. 이젠 국내 대학도 공부만이 아닌 스포츠를 강조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속칭 국내 명문대의 상징인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스포츠를 강조하면 미국의 아이비리그가 만들어내는 ‘평생건강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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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세의 나이에 250km 고비사막마라톤 완주한 비결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올해로 만 75세인 이무웅 씨(구진피티에프이 대표)는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몽골에서 열린 고비사막마라톤을 완주했다. 6박7일간 250km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이번엔 비까지 내려 더욱 힘든 레이스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참가자중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령이었다. 그에게 사막마라톤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기회였다. 그에게는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살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뭐 그런 것 있지 않나. 내 몸을 극한으로 치닫게 한 뒤 그것을 이겨내면 밀려오는 쾌감, 언젠가부터 그것을 즐기고 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이집트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이루는 등 지구촌 극지마라톤을 16차례나 다녀왔다. 2번 이상 간 곳도 있다. 사하라는 섭씨 50도가 넘는 모래 위를 달린다. 모래바람도 이겨야 한다. 고비사막은 계곡과 산, 사막을 건넌다. 아카타마는 해발 4000m를 넘는 고지를 달려 ‘고산증’을 극복해야 한다. 한마디로 극한을 모두 모아 놓은 대회다. “고비사막마라톤이 중국 위구루 신장 쪽에서 열리다 올해부터 몽골 쪽에서 열렸다. 중국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코스는 쉬웠는데 허리 통증 때문에 고생했다.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달렸는데 그게 균형이 맞지 않았는지 허리가 너무 아팠다.” 뛸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속보로 걸었다. 중간에 비까지 내렸을 땐 포기할 생각도 했다. 약 40k를 달리는 셋째 날이 고비였다. “그날 오후에 비가 왔다. 당연히 배낭이 젖었다. 무거워서 통증이 배가 됐다. 허리 아파 먹은 약 때문에 배까지 아팠다. 배낭을 땅에 내려놓고 끌고 갔다. 속도는 더디고 허리는 아프고 하지만 중도에 포기하려니 달려온 게 너무 아까웠다. 3일째 레이스를 마치고 캠프에 들어가서 4, 5일 째 긴 거리를 달리는 롱데이 땐 비가 오면 그만둔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아침에 비가 안 오더라. 그래서 다시 달렸다.” 4일째도 오후에 폭우가 쏟아져 다시 포기할 생각을 했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을 보고 멈출 수 없었다. 약 70km를 달리는 롱데이를 19시간에 완주했다. 그렇게 완주하고 나니 더 기뻤다. “아파서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었다. 사실상 내 체력으로만 버텼다. 그게 자랑스러웠다. 약 5km를 발목이 빠지는 습지를 달리기도 했다. 그런 극한을 이겨낸 뒤 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씨는 우연한 기회에 달리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골프에 입문해 열심히 훈련하다 손가락을 다쳤다. 그립을 못 잡을 정도였다. 그 때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했는데 당시 김영삼 대통령(2015년 작고)이 조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 반바지에 테니스운동화를 신고 냅다 뛰었다. 그런데 150m인 운동장 트랙 절반도 못 돌고 숨이 막혔다. 허허, ‘한바퀴도 못 도내’하며 한탄하고 돌아섰다. 다음 날 또 달렸다. 또 한바퀴도 돌지 못했다. 그 때 알았다. 내가 너무 욕심을 냈다는 것을…. 천천히 달리면 되는 것을 냅다 뛰었으니…. 천천히 달렸더니 한바퀴, 두 바퀴 계속 달릴 수 있었다. 많이 달리니 땀이 흘렀고 샤워를 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게 여기까지 온 계기가 됐다.” 운동장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 외곽을 달렸다. 매일 달리니 한번에 뛰는 거리도 늘었다. 공식대회에서 검증을 받고 싶었다. 1998년 10월 춘천마라톤 10km에 신청했다. “당시 내 나이가 55세였다. 속칭 중늙은이였다. 혹시나 달리다 변이 생길까봐 아들과 딸을 데리고 갔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엔 심각했다.” 56분45초. 첫 완주 치고는 좋은 기록이었다. 1999년 3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동아마라톤에서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 1시간56분51초. “솔직히 마라톤대회를 잘 몰라 10km 다음엔 15km, 20km 등 차근차근 출전하려 했다. 그런데 그런 대회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것이다. 이번에는 아들 딸 대신 회사 직원들과 야유회를 함께 가는 식으로 경주로 갔다. 역시 혹시나 잘못될까 두려웠다.” 풀코스는 전문적인 훈련하는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꿈도 꾸지 못했다. 2000년 10월 춘천마라톤 하프코스를 달리려 했는데 그해부터 하프코스가 없어졌다. 낭패였다. 어쩔 수 없이 풀코스를 신청했다. “참가신청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프인 21.0975km를 달렸으니 그 거리 이상으로만 달리자는 생각으로 출전했다. 사실 미리 포기를 생각하고 간 것이다. 25km를 넘기고 마의 35km에선 모든 관절이 아프고 근육 경련이 일어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달려온 게 아까웠다. 걷다 뛰다를 반복해 결국 완주했다. 4시간56분48초. 그것도 제한시간인 5시간 이내 완주였다. 세상이 다 내 것 같았다.”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이 다 그렇듯 달린 땐 고통 속에서 ‘내가 다시 풀코스에 출전하면 바보다 바보’라고 하다가도 결승선만 통과하면 ‘내가 언제 그랬지’하며 다음 대회를 찾듯 이 씨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달렸다. 어느 순간 풀코스가 싱겁다고 느껴졌다. 좀 더 고통스러운 게 없나 찾았다. 100km 울트라마라톤이 보였다. “난 이상하게도 늘 좀 더 힘든 것을 찾았다. 하나에 만족하지 못했다. 더 힘든 것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2002년 서울울트라마라톤 100km를 13시간30분48초에 완주했다. 제한시간 14시간 이내 완주다. 마라톤 풀코스하고는 완주 감동이 달랐다. ‘뭐 또 없나’하며 2003년 200km 울트라마라톤을 뛰었다.” 극한에 극한을 찾다 2004년 사막마라톤을 접했다. 당시 사막마라톤에 빠져 있던 유지성 극지마라톤 전문가(47)와 함께 했다. 사막마라톤은 약 250km를 6박7일간 달리는 극한마라톤이다. “풀코스도 훈련이 필요하지만 사막을 달린다고 하니 살아올 게 더 걱정이 됐다. 훈련을 아주 많이 했다. 매일 달렸다. 결국 2004년 3월 동아일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3시간49분25초. 그리고 약 한달 뒤 모로코사하라사막 마라톤에 출전해 완주했다.” 사하라사막마라톤은 모로코와 이집트에서 열리는 게 있는데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은 이집트 대회를 인정해준다. 그래서 2005년 4월 고비사막마라톤을 완주한 뒤 10월 이집트사하라사막마라톤에 출전했는데 실패했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06년 7월 아타카마사막마라톤을 먼저 완주 한 뒤 그해 10월 이집트사하라사막 마라톤까지 완주했다. 남극마라톤은 위 3대 사막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이 씨는 2007년 11월 남극마라톤까지 완주했다. 남극마라톤은 일정한 거리를 일정 시간 안에 완주하는 레이스. 이 씨는 20시간에 95km를 완주하며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이 씨는 2008년 ‘10km에서 남극마라톤까지 냅다 뛰었습니다’라는 책도 썼다. 이렇게 극한을 향해 달리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6·25 때 피난 길 기억 때문인 것 같다. 1951년 겨울 한강이 꽁꽁 얼었을 때 부모님 손 꼭 잡고 한강을 건너 경기 평택까지 피난을 간 적이 있다. 그 때 내 손을 잡고 끌고 간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었을까가 떠올랐다. 그래서 나를 극한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 이 씨는 6·25 때를 다시 떠올리기 위해 서울에서 평택까지 뛰어 가기도 했다. 교통 상황 등으로 완주는 못했지만 달리면서 부모님과의 피난길을 제대로 떠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이 달리는데 몸에 부작용은 없을까. “부작용? 난 기록과 완주 횟수를 의식하지 않는다. 내 몸 생각하며 달린다. 풀코스는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 때 한번 완주한 뒤에는 4시간에서 5시간 사이로 천천히 달린다. 내가 뛰는 이유가 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 횟수도 늘리는 것도, 기록을 당기는 것도 아니다. 그냥 건강을 위해 달린다. 그러기 위해선 다치지 말아야 한다. 내 몸에 맞는 속도로 천천히 달린다.”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2014년 허리 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2010년부터 기록이 떨어지면서 달리는 게 힘들었다.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물론 그 때도 1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다. 2014년 사막마라톤 입문 10주년을 기념해 모로코사하라사막 마라톤에 도전했는데 너무 힘들어 포기했다. 그리고 9월 수술 받았다.” 이 씨는 “나이 들어 10kg 이상 배낭을 메고 달린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 나이 들면 키도 줄고 몸이 오그라드는데 10kg 이상을 메고 사막을 달렸으니 협착이 급격히 진행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척추 협착증 수술 이후 다시는 안 달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놈의 ‘땀 맛’이 또 생각났다. 수술한 뒤 한달도 되기 전에 10km를 완주했다. 전혀 이상이 없었다. 하프, 풀, 100km 울트라…. 2015년 스리랑카 220km 울트라마라톤까지 완주했다. “완전히 내 몸이 과거로 되돌아갔다. 너무 기뻤다. 하지만 안 다치게 노력한다. 몸이 부드러워야 안 다친다.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아침마다 요가를 한다. 근육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눈 뜨자마자 한다. 각 관절 및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그래야 오래 달릴 수 있다.” 이 씨의 운동 ‘제1 원칙’은 하체 강화. 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스포츠를 빛낸 선수들 잘 봐라. 축구의 박지성, 야구의 박찬호, 골프의 박세리,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세계를 호령한 선수들 모두 하체가 튼튼하다. ‘꿀벅지’로까지 불린다. 하체가 부실하면 절대 운동선수로 성공 못한다.” 이 씨는 유연성과 달리기 위주로 운동을 한다. 평소 주 2~3회 7km를 달린다. 주말엔 2~3시간 지속주(천천히 오래 달리기)를 한다. 산도 달린다. 산과 들을 달리는 ‘트레일런’ 대회에도 출전한다. 하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난 몸이 이상하면 바로 포기한다. 절대 무리해서 안 뛴다. 다음을 기약한다. 내 몸이 싫다고 하면 바로 멈춘다. 그래서 내 운동 수명이 긴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울트라마라톤 하는 최고령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령이다. 그 자부심을 오래 느끼려면 천천히 욕심을 버리고 달려야 한다.” 이 씨는 “이젠 사막마라톤 같은 힘든 레이스는 하지 않겠다. 나를 더 이상 극단적 고통에 넣기 싫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울트라마라톤과 트레일런 등을 즐기며 달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 ‘향후 계획이 뭐냐’고 묻자 금세 눈을 반짝거리며 “내년 8월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UTMB)”이라며 “100km에 출전하느냐 170km를 달리느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UTMB는 울트라 트레일러닝(Trail-running) 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170km(UTMB), 101km(CCC), 119km(TDS), 290km(PTL), 55km(OCC) 등 5개 종목이 열린다. 트레일러닝은 포장길을 달리는 일반 마라톤과 달리 산과 들 계곡 사막 등 비포장 길을 달린다. 고비사막마라톤을 완주한 뒤 힘들어 더 달릴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눈은 울트라 트레일런의 최고봉인 UTMB을 향해 있었다. UTMB는 극지마라톤을 달리며 일정 점수를 획득해야 출전할 수 있는데 이 씨는 이미 다 채웠다. 유지성 씨는 “운동은 일종의 마약이다. 힘이 있는데 안할 수 없다. 이무웅 선생님이 더 이상 사막에 안 간다는 말은 거짓말이다”며 웃었다. “일반적으로 나이 먹으면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모든 게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 움직임을 즐겨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살 수 있다. 난 힘이 있는 한 달릴 것이다.” 이 씨는 달린다는 생각 만해도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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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특히 ‘이것’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07년 3월 26일자에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더 현명하게(Smarter)’ 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를 대서특필했다. 존 레이티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쓴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소개하는 기획이었다. 당시 이 기사로 인해 레이티 박사의 저서는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 저서에는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집대성 돼 있었다. 당시 필자도 이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해 직접 읽어봤고 각종 기획 기사에 참고했다.사실 사람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말이 나온 그리스 시대부터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마치 진리처럼 믿어왔다. 하지만 추측일 뿐 과학적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고 뇌 탐색 도구 등 첨단 기계가 만들어지고 복잡한 생화학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운동능력이 정신력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추정은 진실로 밝혀지고 있다.운동을 하면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 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최근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을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남상남 임연섭 연구팀은 2017년 ‘유산소운동이 경증치매 여성노인의 BDNF 및 혈중지질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융합 연구’에서 운동이 BDNF를 활성화시켜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물을 얻었다. 존 레이티 박사 이후 국내외에서 이런 결과물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 한다면 70이 되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그래야 더 길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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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근육’ 키우면 ‘중형차’로 살수 있다

    우리 몸에 근육을 입히면 ‘중형차’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체기계 모터의 힘은 약 3마력. 모터 안에 있는 기통(Cylinder)은 근섬유로서 직경이 0.01~0.1㎜이며 길이가 1~40㎜ 정도다. 인체 모터의 연료는 당질과 지방질로서 효율성은 약 25~30%다. 인체가 가지고 있는 골격근의 수는 434개로 체중의 약 40~60%를 차지한다. 근육의 약 75%가 수분이지만 근육 단면 1㎠당 낼 수 있는 힘은 약 4~6kg이다. 인체기계 모터의 온도는 약 섭씨 37도. 인간이란 유기체는 자동차와 달리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 직접 움직여 땀을 내지 않으면 절대 업그레이드 될 수 없다. 특히 800cc 경차로 사느냐 2000cc이상 급 중형차로 사느냐는 개인의 의지와 실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차는 날렵하게 효율적으로 달린다.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해 살을 빼고 날렵한 몸매를 갖춘다면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게 있다. 2000cc급 중형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처럼 파워 넘치는 주행을 하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다. 유산소운동은 우리의 심폐기능을 좋게 해 지구력을 키워주고 살을 빼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힘을 키우는 데는 미흡하다. 웨이트트레이닝(WT)이 필요한 이유다. WT는 우리 몸의 파워를 키워주고 탄력 있는 몸매를 가꿔주는데 꼭 필요하다. 특히 WT는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이후 날씬한 몸매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아무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 있다. 바로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활동 및 대사 작용에 꼭 필요한 열량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살이 잘 안 찌게 만든다. 특히 근육은 기초대사량의 40%를 소모하는 곳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나게 된다. 즉 근육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면 살이 안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WT를 꾸준히 해주면 어느 순간 2, 3일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에 큰 변화가 없다. 지방보다 근육이 많아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WT를 꾸준히 하면 파워와 탄력적인 몸매 그리고 다이어트(체중 유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WT는 근력운동이다. 말 그대도 자신의 체중이나 운동기구 등 중량(Weight)을 이용해 하는 운동이다. 간단하지만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서 특정 근육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단련시킨다. WT의 장점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몸에 지방 대신 근육이 생긴다. 근육의 사이즈는 지방에 비해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신체 사이즈가 줄어든다. 둘째, 근육이 생기면 근육은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근육은 지방과는 상극이다. 셋째, 기초대사량이 늘어난다. 기초대사량은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우리 몸이 쓰는 에너지량이다. 근육은 지방보다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근육은 자체적인 생존을 위해 칼로리를 소모해야 한다. 그러니 근육량이 많으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돼 결과적으로 지방이 감소하고 살도 빠진다. 또 칼로리 소비가 많기 때문에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살이 덜 찐다. 넷째, 운동대사량도 올라간다. 운동대사량이란 움직일 때 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운동대사량이 올라가게 되면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에너지를 더 많이 쓰니 살은 빠지게 된다. 우리 몸이 자동차와 다른 점은 자동차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고장이 잦아지고 낡게 돼 폐차 되지만 우리 몸은 잘 가꾸면 가꿀수록 더 원활하게 움직이고 더 튼튼해진다. 물론 노화에 따른 당연한 노쇠 현상이 나타나지만 우리 몸을 쓰면 쓸수록 더 활기차고 생명력이 넘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쓰면 쓸수록 낡게 되는 자동차와는 다르다. 운동을 안 하면 20대에도 50대의 신체가 될 수 있고, 운동을 잘 하면 50대에도 20대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중형차급 파워를 발휘하며 살기 위해선 WT도 해야 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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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근육을 키웠더니 10년은 젊어보인대요 호호” 55세 주부 이현아 씨의 몸매 관리 노하우

    “저를 뒤에서 보고는 다들 아직 20대 몸매라고 해요… 하하하.” 주부 모델 이현아 씨(55)는 외관상 최소 10년은 젊어 보인다. 몸매로만 따지면 20~30년은 적게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아들 둘이 일찌감치 대학까지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다. 웨이트트레이닝(이하 WT)으로 잘 다져진 몸매 때문이다. 이 씨는 한 때 보디피트니스(보디빌딩) 계에서 잘 나가던 스타였다.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최근 ‘시니어 모델’과 대학원 공부에 집중하느라 대회출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멋진 몸매를 과시하며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 제 나이가 어정쩡해요. 30~40대 미시 쪽으로 가기도 그렇고 60~70대 시니어 쪽으로 속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미시로 하기엔 더 무리가 있어 시니어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시니어 모델협회에 가입도 했습니다. 제 인생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무궁화국민대축제의 무궁화한복패션쇼에서 메인 모델로 나선다. 이 씨가 WT에 빠지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의 ‘모델 꿈’을 뒤늦게나마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2006년쯤이었어요. 첫째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뒤 뭐하면서 살아야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식을 잘 키웠다는 뿌듯함 속에서도 뭔가 허전했죠.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결혼 전 꿈이 모델이었습니다. 결혼을 너무 일찍 하는 바람에 꿈을 잊고 살았죠. 육아와 살림하느라 생각도 못했던 모델 꿈을 다시 키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당시 30, 40대 미시 주부 모델들이 뜨고 있었다. 그래서 미시 모델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제가 몸은 날씬했어요. 하지만 그것만으론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게 WT였습니다. 수영 볼링 등산 등 각종 스포츠를 즐겼지만 몸의 균형이 잡히진 않았습니다. 균형을 잡아주는 데는 WT가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WT 퍼스널트레이너(PT)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로 했습니다.” 목표를 정한 다음 날 바로 상담을 받고 WT를 시작했다. 이 씨는 정말 열심히 바벨과 덤벨을 들었다. 1년여가 지났을까. 주위에서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굳이 여자가 근육을 자랑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더 생각해보니 대회에서 입상하는 게 모델 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면 나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회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선수 출신 PT를 소개받아 훈련했고 2008년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처음엔 한번만 나가려고 했다. 그래서 PT에게 한 번만 나갈 테니 꼭 1등 하게 해달라고 했다.” 2008년 열린 서울시 미스터&미즈 대회에 출전했다. 전국대회 나가기 위한 전초전이다. 공교롭게 대회가 열리는 날 첫째 아들이 군대에서 전역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이왕 하는 김에 아들에게 “너의 전역 기념으로 엄마가 우승 메달 걸어줄게”라고 미리 약속까지 했다. 더 열심히 하기 위한 일종의 배수진이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모든 연령대가 나온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당시 첫째가 놀랐다.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줄 몰랐던 것 같다. ‘남들이 하기 힘든 것에 도전해서 이렇게 잘 하다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 장학금을 받았다.” 이 씨의 변신은 가족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들 둘도 운동 마니아로 살고 있고 술에 절어 살던 남편도 술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단다. 가족 모두가 ‘운동 사랑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20여 년간 주부로 살다 WT 엘리트 선수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운동은 얼마든지 하겠는데 음식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냥 몸을 만들 땐 먹으면서 운동했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한다고 하니 PT가 바로 저염식 식사를 하라고 했다. 대회 직전에는 사실상 무염식이다. 맛이라곤 하나도 없는 음식을 먹어야 했다. 3개월간 김치 한 조각도 안 먹은 적도 있다.” 미세한 근육을 잘 보이게 하려면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염분을 섭취하면 삼투압 현상으로 체내에서 수분을 배출하는데 결과적으로 몸은 수분을 다시 섭취하려고 한다. 그렇다보니 소변이나 땀도 최대한 적게 배출하려고 한다. 나중엔 몸이 붓게 된다. 그래서 근육이 쫙 갈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염분을 적게 먹어야 한다. 보디빌딩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곤 수분 섭취를 극도로 줄이는 이유다. 이 씨는 몸매를 다듬을 땐 하루 유산소 운동 1시간, WT 1시간을 했지만 대회 출전을 위해선 오전 오후로 나눠 3시간 이상을 훈련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훨씬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려야 했다. 그냥 날씬했던 몸매는 어느 순간부터 탄력이 넘치는 몸매로 바뀌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아졌다. “사실 하체에 비해 상체가 약했는데 어깨를 넓히고 상체를 키우는 운동에 집중했다. 그랬더니 내가 느끼기에도 멋진 몸매가 됐다. 대회 출전 때 마다 심사위원들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갖췄다’는 평가를 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각종 대회에 출전해 수확한 트로피만 20여 개. 이중 절반은 우승 트로피다. 몸이 달라지면서 이 씨의 인생도 달라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선수로 무대에 섰고 또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성취감도 느꼈다. “결혼한 뒤 느낀 성취감이라는 게 남편 승진이나 아이들 공부 잘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직접 목표를 정하고 무언가 결실을 얻어내니 너무 즐거웠다. 특히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서 1위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 사실이 내 자신을 더 대단하게 생각하게 됐다. 당연히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몸도 달라지고 마음도 달라지니 도전의식이 샘솟았다. ‘한 번만 대회에 나가겠다’는 당초 목표를 수정해 계속 대회에 출전한 한 이유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미시 모델도 됐다. 패션쇼 무대에서 섰고 광고도 찍었다. 당초 꿈이었던 패션모델 꿈을 이룬 것이다. 이 씨는 WT를 시작한 뒤 못다 이룬 또 다른 꿈도 성취했다. 학업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결혼하느라 대학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운동을 시작한 뒤 공부를 하게 됐다. 2009년부터 중앙대에서 학점은행제로 체육학을 공부했다. 운동을 하다보니 스포츠를 알아야했다. 스포츠를 공부를 하면서 운동을 하니 더 즐거웠다. 올핸 한양대 고령산업융합학과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늦었지만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향후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100세 시대가 됐다. 앞으로 살날이 많지 않나. 100세 시대에 걸맞은 삶을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가 필요하다” 2015년까지 대회에 출전한 뒤 이젠 대회에는 나가지 않는다. 선수생활에 집중하느라 당초 목표였던 모델 생활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70세, 80세에도 무대에 서고 싶다. 기회도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것이다.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긴 싫다. 노력하고 있다. 연기학원도 다니고 있다. WT도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100세 시대 무병장수 하기 위해선 가급적 일찍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00년을 사는데 아파서 20~30년 더 살면 무슨 소용인가. 건강을 잃고 시작하면 늦는다. 물론 그 때라도 시작하면 되지만 사람들이 빨리 운동이라는 ‘즐거운 중독’에 빠지길 바란다.” 이 씨는 요즘 WT 전도사라고 불릴 정도로 W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내 몸에 근육이 많이 있으면 덜 피로하다. 요즘 많이 알려졌듯이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많아져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소화도 잘 된다. 무엇보다 몸매에 균형이 잡혀 외관이 달라진다.” 이 씨는 운동 시작 전에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무턱대고 하지 말고 멘토를 둘 것을 권유했다. “솔직히 난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WT는 내 전문영역이 아니다. 혼자 하면 실패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끌어 줄 사람을 찾았다. 난 바로 PT를 고용했다. 나도 혼자 했으면 못했을 것이다. 여유가 많아서 PT를 고용한 게 아니다. 나에 대한 투자다. 그동안 내게 투자를 안했다. 솔직히 아이들 키우느라 명품가방 하나 사지 않았다. 내게 좀 투자한다고 누가 욕할 것인가. 과감하게 내게 투자했다. 그 결과 이렇게 멋진 몸매로 살고 있다.” 이 씨는 혼자 할 경우 쉽게 포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WT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혼자 하면 10에 9명은 한두 번 나가고 안 나간다는 것이다. “1년 반 열심히 했더니 달라졌고 주변에서도 반응이 왔다. 그래서 대회도 출전한 것이다. 방법을 제대로 배우면 쉽다. 방법을 잘 알면 혼자서도 가능하다. 우리는 꼭 병원 등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해야 운동을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도 더 잘 만들어진다.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이 씨는 “사람들이 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선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내가 모델이란 목표를 세웠듯 개인적인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무대에서 멋진 옷을 입고 걷는 모습을 상상하면 운동이 즐겁지 않겠나. 장담하건데 6개월 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운동을 계속 할 것이다. 몸이 변하는 것을 실감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젠 남들의 변화에도 고민하고 있다. 2015년 자신 몸의 변화를 기록한 ‘2주에 한 사이즈 줄이기’란 책을 쓴 이유기도 하다. 여성들 사이즈로 77에서 66, 그리고 55사이즈까지 줄인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다.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 하고 싶은데 못하는 주부들이 많다. 내가 그 역할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 솔직히 우리 나이면 갱년기라 아픈 사람이 많다. 난 전혀 아픈 곳이 없다. 또 할 일이 너무 많다. 건강하니 여기저기서 불러준다. 운동이 가져다 준 결실이다. 운동으로 몸이 좋아졌고 자신감이 생겼고 열정이 계속 솟아나고 있다. 몸이 건강하면 뭔가 계속 하고 싶다. 몸이 아프면 어떤가. 뭐든 하기 싫은 것 아닌가. 나이들 수록 몸이 중요하다. 건강해야 남은 인생도 즐겁다.” 이현아 씨의 즐거운 WT 방법.<1>목표를 설정하라. “나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상상하라.<2>멘토를 둬라. 혼자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3>6개월만 참고 견뎌라. 그럼 몸이 변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 뒤엔 중독이 된다.<4>잘 먹고 잘 쉬어라. 운동, 영양, 휴식 3박자를 잘 맞춰야 한다.<5>내 몸에 대한 과감한 투자,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라.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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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돌아가신 51세를 넘기는 순간…나는 페달을 밟았다”

    ‘나는 페달을 밟는다. 고로 존재한다.’ 올 1월 직업전선에서 은퇴한 김건수 씨(61)는 거의 매일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하루라도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치는 듯’ 찝찝하고 영 개운치가 않다. 그에게 자전거는 삶 그 자체다. 한마디로 자전거에 빠져 살고 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인 프랑스의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5000m와 1만m, 마라톤까지 제패한 ‘체코의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페크는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고 했다. 데카르트는 생각해야 인간이고, 자토페크는 달려야 인간이라고 주장한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개개의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김 씨는 자전거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다. 김 씨에게 자전거는 남은 인생의 희망이자 꿈이다. “은퇴한 뒤 남는 것은 시간 밖에 없다.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111년만의 폭염이 찾아온 요즘 그는 새벽과 저녁, 그리고 실내에서 운동을 한다. 새벽에는 주거지 근처인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가볍게 달린다. 그리고 낮엔 수영을 하거나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자전거를 탈 때 필요한 보조 운동을 한다. 저녁엔 장거리 사이클 라이딩을 한다. 40~70km를 달린다. ‘젊었을 땐’ 섭씨 35도의 무더위에도 자전거를 탔지만 이젠 그러다 쓰러질 수 있어 새벽이나 저녁에만 탄다. 8월25일 열리는 대관령 국제 힐크라임에 출전하기 위한 준비다. 오르막 산악 25km를 달리는 사이클 대회다. “그냥 도전하는 것이다. 완주를 위해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록이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산악 25km 완주라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준비한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이런 과정이 내게 열정과 희망을 불어 넣는다.” 이미 전국 4대강 1857km 완주에 제주 둘레길, 남도 횡단, 일본 규슈 일주 등을 끝냈지만 그는 매번 다른 목표를 정한다. 대관령 국제 힐크라임이 끝나면 한반도 해안 4000km 질주, 그리고 중국 태향산, 몽골, 뉴질랜드, 유럽의 산티아고와 다뉴브강…. 궁극적으론 자전거로 세계를 일주하는 꿈을 꾸고 있다. “우리 나이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야 목표가 생기고 희망이 생긴다. 나이는 꿈을 잃는 순간 드는 것이다. 난 자전거를 타면 내일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늘 설렌다. 자전거와 함께 매일 상쾌하게 문을 나선다. 자전거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자전거는 참 신기하다. 페달을 밟아도 원점으로 돌아가고 바퀴도 돌면 원점이다. 그런데 탄 사람을 새로운 장소로 옮겨준다. 무한한 원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그 매력이 쏠쏠하다. 김 씨가 스포츠에 빠지게 된 배경엔 ‘가족력’이 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셨다. 고혈압 당뇨 등으로 일찍 세상을 뜬 것이다. “회사에 입사해 막 살다보니 몸아 망가졌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51세에 돌아가신 것을 되새기며 운동하기 시작했다.” 1984년 한국일보 사진기자로 입사한 김 씨는 약 3년 뒤부터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먼저 산을 탔고 테니스와 스키 등을 했다. 서울 김포공항 쪽으로 이사를 가면서는 안국동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버스를 타면 1시간30분이 걸렸는데 자전거로는 40분밖에 안 걸렸다. 이렇게 운동을 시작했지만 회사일이 바빠 다시 한 10년을 흥청망청 살았다. 과음에 흡연, 그리고 운동부족…. 어느 날 산을 오르는데 호흡이 가빴다. 심폐기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위기가 온 1998년 무렵이었다. 경기도 고양 일산 신도시는 운동하기에 좋았다. 호수공원 등 달릴 곳이 많았다. 마라톤을 시작했다. 2000년 동아일보 주최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첫 풀코스를 완주했다. 4시간10분. 그해 11월엔 뉴욕마라톤에도 출전했다. 모 스포츠단체에서 실시한 마라톤 수기 공모에서 당선돼 출전하게 됐다. 당시 3시간38분에 완주했다. 지금까지 풀코스만 10여 차례 완주. 최고 기록은 3시간24분이다. 달리기만 하다보니 지루했다. 2002년부터 철인3종으로 갈아탔다. 수영과 자전거, 마라톤을 하는 철인3종은 아주 재미있었다. 하지만 대회 출전은 많이 하지 않았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수영과 자전거, 마라톤은 계속 즐긴다. 핵심은 자전거다. “한 종목만 하면 지루하다. 크로스트레이닝(교차훈련)을 하면 한결 재미있다. 난 수영과 자전거, 마라톤을 섞어가며 운동한다.” “난 참 행운아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51세를 넘기는 순간 ‘내가 운동을 시작 안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한다. 그 때 운동이라는 ‘신의 선물’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수 있다.” 건강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지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진 않는다. 김 씨는 ‘운동을 많이 하니 건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건강을 장담하느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그는 “내가 날 어떻게 평가하나? 건강을 지향할 뿐이다. ‘나는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한 것이다. 그런 언어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죽는다. 늙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운동은 늙어 가는 것에 대한 대체재라고 생각할 뿐이다. 100살을 넘게 살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운동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운동 때문에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2004년 회사를 떠나 막노동 등을 전전하다 프리랜서로 활약했다. 삼성전자 각종 행사 사진을 찍어주며 모 신문사 경기 북부지역 사진기자로도 활약했다. 삼성전자 행사로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그 때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며 그 도시의 새벽과 밤을 사진으로 찍었다. 낮에는 행사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새벽과 밤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 도시를 구경할 절호의 기회를 행사 사진 찍는 것으로 놓칠 순 없었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지만 거뜬히 버텨냈던 게 운동을 생활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라톤과 자전거란 두개의 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자전거를 통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고 또 다른 결실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국내와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니면 찍은 사진을 토대로 ‘풍륜(風輪), 사계를 연주하다’란 e-book도 출간했다. 국내외를 누비며 담은 사진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묶어 시적인 감수성으로 사계(四季)를 풀어냈다. 풍륜은 김 씨가 내건 자신의 ‘별명’이다.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으로 책을 낼 생각이다. “자전거는 문화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만 지킨다면 내 인생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시도 읽고 책도 읽고 이를 사진과 결부시키며 자전거 문화를 만들고 있고 싶다.” 사실 은퇴한 사람들 대부분 또 다른 생업을 찾아 나선다. 김 씨같이 스포츠에만 매진하는 사람은 드물다. 김 씨는 “이렇게 살기 위해선 좀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마니아가 되지 않으면 이렇게 매일 운동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자전거를 타고 목표로 한 일주를 마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 돈이 들어간다. 이런 투자를 하기 위해선 자기가 하는 행동에 미쳐야 한다. 미치면 길이 보인다. “운동을 하면 건강을 얻을 수 있다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면 금방 지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느냐다. 결국 마니아다. 마니아는 삶의 모든 것을 투자하고 지속화 한다. 그래도 지치지 않는다. 마니아는 무시무시한 열정의 집합체다.” 미친 사람들끼리 모이면 더 쉽게 미칠 수 있다. 김 씨는 “자전거 마니아들끼리 밴드(네이버)에서 논다. 목표를 정하고 함께 질주하는 협의를 하고 함께 달리고 즐긴다. 그러면 훨씬 쉽다”고 말했다. 요즘은 밴드 등 인터넷 사이트가 동호회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씨는 10여 명의 골수 ‘사이클 마니아’들과 교류하며 자전거를 즐기고 있다. “마니아가 되면 ‘돈 때문에 하지 못 한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마니아로 가는 길에서 비용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우리가 모든 것을 사치를 할 수는 없다. 한가지만큼은 투자해도 되는 것 아니냐? 어떤 고가의 장비를 갖추면 효율적이면서도 기분도 좋다. 언젠가 세계적인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를 보면서 ‘어 저선수도 내 자전거를 타네?’라며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 선수와 똑같을 수는 없지만 지향점은 같을 수 있다. 난 한양대 겸임교수하며 3년치 강의료 일부를 모아서 고가의 자전거를 샀다. 한 종목에 열정을 가지게 되면 결국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된다.” 김 씨는 60세를 넘기면서는 ‘초보자(뉴 비기너·New Beginner)’의 자세로 운동한다. “60세 이상은 새로운 출발이다.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옛날엔 잘했는데 지금 못한다고 창피해 한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몸은 나이를 먹을수록 쇠퇴한다. 나이와 체력에 따라 적당히 운동해야 한다.” 요즘 김 씨는 자전거 페달을 밟다 힘들면 쉰다. 몸이 피곤하면 그날은 수영이나 체조, 보조 운동만하고 휴식을 취한다. 자전거를 더 즐기기 위해선 회복이 중요하다. “한 때 하루에 자전거로 270km를 달린 적이 있다. 이젠 그렇게 못한다. 전성기는 지났다. 늙어가는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역효과가 난다.” 초보자의 자세로 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자세로, 마라톤과 수영을 처음 하는 기분으로, 힘들면 쉬었다 하면 된다. “90, 100세까지 살 건데 지금 출발해도 충분하다. 성과? 기록? 소용없다. 천천히 가면 된다. 나도 최근 초심의 자세로 다시 시작했다. 이제 나에게는 시간에 관계없이 어디까지 길게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천천히. 길게.” 김 씨는 스포츠를 즐길 때 준비와 계획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떤 운동이나 스포츠를 할 때 ‘이것이나 한번 해볼까’라며 막연하게 도전한다. 그럼 백전백패다. 어떤 스포츠든 그것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혀 준비 없이 계단을 3개씩 오를 수 있나? 하나씩 오르다보면 힘도 생기고 그게 쌓여야 3개씩 오를 수 있는 법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특히 나이 먹은 사람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즐겨야 오래 즐길 수 있다. 우리 몸, 특히 늙은 몸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바이블’ 같은 책을 권했다. 최근 너무 정보가 넘쳐나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정 스포츠에 대해 잘 정리된 책을 보는 게 중요하다. “난 마라톤을 시작하며 제프 겔러웨이의 ‘마라톤’이란 책을 수 십 번 읽었다. 마라톤 초보가 풀코스 완주하기까지 훈련법이 잘 설명돼 있다. 그리고 그 책을 따라 노력했고 풀코스를 완주했다. 자신이 믿고 따를 책이 꼭 필요하다.” 김 씨는 다시 강조했다. “건강하게 100세를 향해 가는 길에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는 “나는 날마다 기도하듯 운동 한다. 기도하듯 흘리는 땀은 나를 즐겁게 한다”고 말했다. 61세 김건수 씨의 ‘초보자(뉴 비기너·New Beginner) 운동법 1. 과거 아무리 운동을 잘했어도 초보자의 자세로 운동에 임한다. 2. 몸이 힘들면 쉬어라. 회복해야 더 잘 즐길 수 있다. 3. 성과? 기록? 천천히 가야 오래 즐긴다. 4.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면 더 즐겁다.(체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고 목표를 정해 정진하자) 5. 즐기려는 스포츠를 잘 정리한 책을 ’바이블‘로 삼고 공부하자.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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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내 몸 알고 운동 시작하자 ‘5가지 체크 리스트’

    한때 건강했다고 해서 계속 건강하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를 생각하고 무작정 스포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게 스포츠 상해나 사망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운동을 시작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사실 기본적인 걷기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 점점 운동의 강도를 높여가는,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을 위해선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 없다. 자세만 바르다면 몸에 크게 스트레스(부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걷기가 좋은 운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신체에 아주 가벼운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에 체내의 반응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마라톤이나 사이클(로드 및 MTB), 축구, 농구 등 과격한 스포츠를 즐기려고 할 땐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물론 전문가의 진단 없이도 스포츠를 맘껏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만의 하나 ‘내가 불행의 주인공’이 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따라서 반드시 격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스포츠과학에 따라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해 주는 운동부하검사를 받아 신체가 특정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스포츠과학에 운동부하검사와 운동처방이라는 것이 있다. 신체가 운동 강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운동부하검사고, 이 결과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제시해주는 게 운동처방이다.운동처방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1>병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본적인 신체 검진(신체구성, 심박수, 혈압)을 한다.<2>운동부하검사(신체 특히 심장이 어느 정도의 운동 강도를 버틸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를 실시한다. 심전도(ECG)를 체크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뒤 트레드밀(러닝머신)이나 에르고미터(고정식 자전거)에서 운동의 강도를 높이며 심장의 상태를 점검한다. 운동 강도(심박수로 측정, 보통 분당 180회가 최대 운동 강도)에 따라 심장의 반응을 알아본다. 이때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허혈, 부정맥, 혈압이상 등이 나타나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버틸 수 있는 최대 운동 강도가 분당 심박수 120이 안될 경우엔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3>기초체력 테스트를 한다. 운동을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체력이 있는데 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 근지구력 등 건강 체력과 민첩성, 순발력, 평형성 등 운동 체력으로 나뉜다.<4>신체의 구성 및 의학적 검사를 실시한다. 지방 분포와 근육의 양, 골격의 상태 등을 알아보고 혈액 검사를 통해 적혈구 백혈구의 수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 등을 알아본다. 질병의 유무도 확인한다.<5>이밖에 남녀노소, 체중, 신장 등의 차이에 따른 자세한 운동 능력을 테스트한다.이 과정을 모두 마치면 몸 상태에 대한 종합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운동처방사는 이를 토대로 피검자에게 적당한 운동방법과 양을 처방하게 된다. 검사과정은 꼭 초보자만 거쳐야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도 받아보면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 운동에 문외한이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할 때는 꼭 운동부하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초보자보다 베테랑들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초보자는 몸에 이상이 생기면 그만두거나 병원을 찾는데 베테랑은 ‘이러다 말겠지’ 하며 무시하다 불상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몸이 아무리 튼튼해도 무리하면 이상이 오는 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말은 운동의 베테랑이라 해도 절대 몸 상태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요즘 각 종합병원엔 스포츠재활 혹은 스포츠건강클리닉이란 과가 따로 있고 대부분 운동부하검사 및 처방을 해주고 있다. 사설 스포츠건강클리닉에서도 운동처방을 해준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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