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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과 금색으로 벽면을 단장한 매장은 명품 보석 가게를 연상케 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명품 골프클럽 브랜드 마제스티골프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프레스티지오’와 16일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되는 ‘컨퀘스트 블랙’ 등이 정갈하게 진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9일 서울 강남구 ‘마제스티골프 프라자 강남’에서 만난 김재욱 마제스티골프 대표(51)는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매장에 마련된 ‘프라이빗 시타룸’은 최고급 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스윙 특성에 맞춘 클럽 제안과 피팅, 원 포인트 레슨이 이뤄진다. 김 대표는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골프채를 찾도록 돕는 것 못지않게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제스티골프는 마제스티골프코리아가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 본사(마제스티골프저팬) 지분을 모두 인수해 한국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마제스티골프가 일본, 한국 등 국가별로 서로 다른 수요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 2017년부터 펀드를 조성해 단계적으로 마제스티골프저팬의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100% 인수를 완료했다. 이제 한국 본사의 컨트롤 아래 일원화된 글로벌 전략과 소비자 연령층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제스티골프는 고가 모델의 꾸준한 생산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정책(3년 무상)을 고수하는 동시에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 모델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컨퀘스트 블랙의 출시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의 가격대가 높다 보니 과거에는 ‘회장님 골프채’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30, 40대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가격은 낮추되 우수한 성능을 갖춘 컨퀘스트 블랙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인 프레스티지오 드라이버는 290만 원이고 컨퀘스트 블랙의 드라이버는 150만 원이다. 컨퀘스트 블랙 드라이버는 탄탄하고 유연한 헤드 페이스가 반발력과 볼 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향상시킨다. 또 이 시리즈는 샤프트, 무게추 등의 선택을 통해 클럽을 조합하는 경우의 수가 7200가지나 돼 골퍼 개인별로 최적의 맞춤형 클럽을 제공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여성용 라인업인 ‘허 마제스티(Her MAJESTY)’를 출시해 젊은 여성층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미국에서 골프를 배운 김 대표는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 AIG·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매니징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다가 마제스티골프 인수 작업을 시작하며 골프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여러 전략을 잘 구성해야 한다는 골프의 특성이 투자, 컨설팅과 비슷하다”는 김 대표는 마제스티골프를 ‘토털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골프공, 캐디백 등 용품 쪽으로도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일단은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미국으로 갔으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한국을 잠시 떠난 외국인 선수들의 복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프로농구 DB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29일부터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각 팀의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수들이 복귀하느냐가 막판 순위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리그 중단 전까지 3연승을 달린 DB는 SK와 공동 1위(28승 15패)에 올라 있다. 그런데 치나누 오누아쿠(평균 14.4득점)와 칼렙 그린(평균 13.9득점)이 돌아오지 않으면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오누아쿠는 가족들이 한국에 머무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한국의) 상황이 좋아지면 돌아오겠다고 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복귀가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복귀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대체 선수도 알아보고는 있지만 새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 수급이 가장 시급한 팀은 6위 KT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갈 길 바쁜 KT는 앨런 더햄과 바이런 멀린스가 모두 ‘자진 퇴단’한 상태다. KT는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진 2경기에서 각각 21점 차, 34점 차 대패를 당했다. KT 관계자는 “코치와 사무국장 등이 모두 대체 선수를 알아보고 있지만 충원이 여의치 않다. 외국인 선수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KT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스포츠 경기가 일시 중단된 이탈리아에서 선수를 데려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KT 관계자는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선수를 데려올 경우 건강 상태를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와 3위 KGC는 외국인 선수의 복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미국에 머물고 있는 자밀 워니(평균 20.4득점)와 애런 헤인즈(평균 9.5득점) 모두 23일경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두 선수와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건상 상태를 체크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브랜든 브라운, 덴젤 보울스)이 휴가를 달라고 해 허락했다. 둘 다 잠시 쉬고 와서 팀이 챔피언이 될 때까지 쉬지 않고 뛰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KGC는 지난해 12월 왼쪽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던 센터 오세근(평균 13.8득점)이 9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휴식기 동안 전력이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손흥민(28·사진)은 언제쯤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까. 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4월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달 16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오른팔 전완(팔꿈치부터 손목까지의 부위) 요골을 다쳤다.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달 21일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이달 초 영국 런던으로 돌아갔다. 이브닝스탠더드는 최근 보도에서 “손흥민이 런던에 있는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손흥민 측 관계자는 “영국 정부 지침 등에 따르면 자가 격리 대상은 대구, 경북 청도군 및 경산시에 머물다 영국으로 입국한 사람이다. 손흥민은 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자가 격리 대상이 아니다. 재활 및 부상 회복 기간이 필요해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없는 동안 토트넘은 추락하고 있다. 손흥민이 오른손 골절상을 당하고도 2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이끌었던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6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2무 4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5골을 넣는 동안 11골이나 내줬다. 토트넘은 11일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라히프치히와의 UCL 16강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앞서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0-1로 졌던 토트넘은 합산 전적 0-4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엔 188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UCL 결승에 올랐다. 당시 손흥민은 강호 맨체스터시티와의 8강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토트넘은 11일 현재 리그 8위다. 아직 9경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다음 시즌에는 UCL 무대조차 밟을 수 없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햄스트링), 손흥민(팔)에 이어 무사 시소코(무릎), 스테번 베르흐베인(발목)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UCL 16강에서 탈락한 뒤 “경기를 할 때마다 몇 개월의 재활이 필요한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감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인(19)의 발렌시아(스페인)는 11일 안방에서 열린 아탈란타(이탈리아)와의 UCL 16강 2차전에서 3-4로 졌다. 1차전에서 1-4로 패했던 발렌시아는 합계 4-8로 뒤져 16강에서 탈락했다. 이강인은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 못했다. 이승건 why@donga.com·정윤철 기자}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대표팀 사령탑 최종 후보로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8)와 정선민 전 신한은행 코치(46)가 선정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0일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4명의 감독 지원자(전주원 코치, 정선민 전 코치, 하숙례 신한은행 코치, 김태일 전 금호생명 감독) 면접 등을 실시한 뒤 최종 후보 2명을 결정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 관계자는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여자농구의 변화를 이끌 지도자를 우선순위로 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고 전 코치와 정 전 코치 중 한 명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할 예정이다. 여성 지도자 2명이 최종 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체 구기종목인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서 한국인 여성 사령탑이 탄생하게 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내가 공식 경기에서 골을 넣었어요! 평생 기다려 왔던 순간입니다!” 4명의 자녀와 6명의 손주를 둔 할아버지 축구 선수는 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7일 이집트 프로축구 3부 리그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75세 에즈 엘딘 바흐데르(사진)다. 영국 BBC는 10일 “이집트 3부 리그 팀인 식스스 옥토버의 바흐데르가 라이벌 지니어스와의 경기(1-1 무승부)에서 풀타임(90분)을 뛰며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이제 바흐데르는 ‘역대 최고령 프로축구 선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를 꿈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역대 최고령 프로축구 선수는 지난해 4월 73세 95일의 나이로 이스라엘 하부 리그 경기에 출전한 이사크 하이크(이스라엘)다. BBC에 따르면 바흐데르가 이 부문 기록을 경신해 기네스북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체 규정에 따라 풀타임으로 2경기를 뛰어야 한다. 바흐데르의 다음 경기는 21일로 예정돼 있다. 바흐데르는 여섯 살 때부터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거리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즐겼다. 성인이 돼 토목공학 컨설턴트, 토지 경작 전문가 등으로 일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아마추어 축구팀에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가슴 한편에 프로 선수의 꿈을 간직해 왔던 바흐데르는 1월 카이로를 연고로 하는 식스스 옥토버에 입단하면서 정식 선수로 이집트축구협회에 등록됐다. 식스스 옥토버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 사람이, 그리고 우리 구단 선수가 기네스북에 이름을 남긴다면 값진 일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흐데르는 젊은 팀 동료들과 함께 체육관에서 근력 운동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보충 운동을 한다. 최근 무릎을 다치기도 했던 바흐데르는 데뷔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팀 동료, 상대 팀 선수들과 한데 어우러져 기념 촬영을 한 바흐데르는 “부상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풀타임을 뛰고 싶었다. 이제 다음 경기를 위해 철저히 몸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의 추신수(38)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8)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코리안 빅리거의 ‘맏형’ 추신수는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부에 2억 원을 기탁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대구 시민들께 미약하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코로나19가 조속한 시일 안에 진정돼 모든 국민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재활 중인 손흥민도 이날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손흥민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뉴스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코로나19 피해를 접하면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2억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를 태운 버스가 9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는 안방 팀 유벤투스의 엠블럼이 새겨진 펜스가 늘어서 있다. 평소라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모인 팬들과 팀 마스코트로 북적대는 곳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은 ‘무관중 경기’였다. 안방 평균관중이 3만9193명(2018∼2019시즌 기준·세리에A 3위)에 달하는 유벤투스가 라이벌 인터 밀란과 관중 없이 치른 이날 경기를 영국 BBC는 “비현실적 매치”라고 표현했다. 선수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적막한 통로를 걸었다. 그때 꽁지머리의 호날두가 별난 행동을 했다. 왼팔을 뻗으며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한 것. 평소라면 팬들로 가득했을 펜스 너머를 보며 손을 앞뒤로 흔든 그는 씩 웃으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호날두의 특이한 행동은 그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경기 전 몸을 풀다가 돌연 관중석을 바라보며 마치 자신을 향한 응원에 답하듯 두 팔을 올려 박수를 쳤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선수로서 책임감은 평소와 같다”고 했던 그는 ‘가상의 팬’을 향한 쇼맨십을 선보였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호날두는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유벤투스는 에런 램지(후반 10분)와 파울로 디발라(후반 22분)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기고 리그 선두가 됐다. 호날두는 9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 등과 세리에A 연속골(11경기) 동률이었지만 신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과거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허공 하이파이브’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15년 4월 30일 볼티모어의 안방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는 MLB 사상 첫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25세 흑인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로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볼티모어의 포수 케일럽 조지프는 평소처럼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시늉을 하고, 텅 빈 관중석에 인사도 했다. 볼티모어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는 이닝 교체 때 공을 관중석에 던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해외 언론이 호평한 이날 호날두의 쇼맨십은 ‘노쇼 파문’을 겪은 국내 팬들에게는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7월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끝까지 외면하고 벤치를 지켰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는 있는 관중도 없는 척하더니, 이탈리아에서는 없는 관중도 있는 척하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한 골 정도는 들어가게 놔둬도 되는데…. 옛 동료라고 배려해 주지는 않네요.” 친정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를 마친 웨인 루니(35·더비 카운티)는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전반 18분과 후반 추가시간(46분) 자신의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을 몸을 던져 막아낸 맨유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33)를 두고 한 말이었다. 잉글랜드 2부 리그 더비 카운티의 플레잉 코치로 뛰고 있는 루니는 6일 영국 더비에서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맨유와 만났다. 루니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맨유에서 뛰며 559경기에 출전해 253골을 터뜨렸다. 골키퍼 로메로는 2015년부터 맨유에서 뛰고 있다. 루니가 공식 경기에서 맨유를 상대로 만난 것은 EPL 에버턴에서 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루니는 예리한 킥을 앞세워 팀 내 최다 키패스(5회)와 세 번째로 높은 패스 정확도(90.4%)를 기록했다. 하지만 더비 카운티는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고, 맨유의 루크 쇼(전반 33분), 오디온 이갈로(전반 41분, 후반 25분)에게 잇달아 골을 내주며 0-3으로 졌다. 루니는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맨유와의 경기가 최고의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 농구를 구하기 위해 언니들이 나섰다. 대한민국농구협회가 6일까지 진행한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대표팀 지도자 공개 모집에 ‘레전드’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8)와 정선민 전 신한은행 코치(46)가 지원했다. 과거 6차례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여자 농구 대표팀의 수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전주원, 정선민, 하숙례(50·신한은행 코치), 김태일(60·전 금호생명 감독) 등 4명이 감독직에 지원했다. 10일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후보들에 대한 면접 평가를 실시해 2명 이상의 최종 후보를 가린다. 이후 이사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팀을 이끌 감독을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코치가 한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공모에서 전주원 코치(감독 지원)는 선수 시절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41·코치 지원)와 손을 잡았다. 정선민 전 코치(감독 지원)는 권은정 전 수원대 감독(46·코치 지원)과 팀을 이뤘다. 대표팀은 지난달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이뤄내고도 ‘혹사 논란’과 훈련복에 대한 협회의 열악한 지원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협회는 소통 미흡 등을 이유로 이문규 감독(64)과 재계약하지 않고 공개 모집을 진행했다. 한 여자프로농구 감독은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앞서 선수들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올림픽 경험이 있는 여성 지도자는 노하우 전수와 함께 적극적 소통으로 팀의 단합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원 코치와 정선민 전 코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 위를 누볐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 한국은 골밑을 사수한 센터 정선민과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초의 올림픽 트리플더블(쿠바전)을 작성한 가드 전주원의 활약을 앞세워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이후 최고 성적(4위)을 기록했다. 전주원 코치는 “아직 감독이 된 것이 아니어서 조심스럽다”면서 “100번 정도는 고민한 끝에 공모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6개 구단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에게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주위의 권유가 있었다. 부족한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더는 피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일단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미선 코치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선이가 대표팀 생활을 오래했고 현직 코치이기 때문에 선수 파악 등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과 계약이 만료된 정선민 전 코치는 그동안 해외 농구 연수 등으로 현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세 번의 올림픽(1996, 2000, 2008)에 출전한 경험을 한국 농구를 위해 사용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자 농구도 지도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젊은 감각도 필요한 때가 됐다. 코치 생활 등을 하면서 현역 선수들을 잘 통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유, 저 상황은 파울 아니야?” 여자프로농구 BNK 썸의 선수가 상대의 격렬한 신체 접촉에 밀려 쓰러지자 해설자는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BNK 선수가 질풍 같은 드리블에 이어 득점했을 때는 박수와 함께 “옳지! 내 새끼 잘한다!”란 칭찬이 나왔다. 해설자가 지상파 방송에서 이런 말들을 쏟아냈다면 당장 편파적이라는 비난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특정 구단이 팬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편파 중계’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인 여자프로농구에서는 BNK와 KB스타즈 등이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를 통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한 편파 중계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인 BNK 주장 정선화(35)는 농구공 대신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농구 기자 등과 함께 편파 중계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소속 팀 경기에 몰입한 정선화는 해설 도중 “수비를 더 올라가서 해야지!” “굿 패스” 등을 열정적으로 외쳐 눈길을 끌었다. 농구 팬들은 “현역 선수와 팬들이 똘똘 뭉쳐 편파 응원을 할 수 있어 좋다” “팀 내부 관계자로부터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관중 경기로 일터가 사라진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중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KB스타즈 관계자는 “아프리카TV 채팅창에 인상적인 응원 문구를 남긴 팬들을 대상으로 응원단장이 추첨을 통해 건강식품 등을 선물하는 ‘응원단이 쏜다!’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국내 프로스포츠는 3월 들어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다. 남자프로농구, 남녀프로배구는 정규리그가 중단됐다. 프로축구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개막을 잠정 연기했고,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팬들과의 육체적 거리가 멀어진 프로 구단들은 심리적 거리만큼은 지속적으로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로축구에서는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출정식’을 온라인에서 실시한 팀도 나왔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뒤 K리그2(2부 리그) 서울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정정용 감독(51)은 김민균 이상민 등 선수들과 함께 축구해설가 박문성 씨가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하는 ‘달수네라이브’에 출연해 K리그 최초의 온라인 출정식을 진행했다. 새 시즌 각오를 밝히는 동시에 연예인 닮은꼴 찾기, 구단 스폰서를 축구 포메이션으로 배치한 이색 홍보 등이 이뤄진 출정식은 6600명의 누적 시청자가 몰리는 등 관심을 끌었다. 정 감독은 “라이브 방송이 어색하지만 코로나19로 걱정이 많은 팬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온라인 출정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소통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다양한 콘텐츠다. 구단들은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흥미로운 소재를 영상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1 챔피언 전북은 출정식을 취소하는 대신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보경 조규성 등 올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인터뷰(다큐멘터리 형식)를 공개했다. 평소라면 열성 팬들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을 직접 찾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활동은 제한된 상태다. K리그1 수원은 유튜브를 통해 클럽하우스에서의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코로나19로 ‘팬스데이’ 행사를 취소한 수원은 신인 선수들이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장기자랑(‘트로트 아기상어’ 댄스)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팬들은 “현장 행사가 취소된 덕분에 선수들의 귀여운 춤이 고화질 영상으로 박제됐다”며 즐거워했다. 한동안 무관중 경기 진행으로 사인볼 증정 등 각종 ‘집관(집에서 관람) 이벤트’를 실시해왔던 남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최근 리그가 중단되면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선수들이 직접 숙소, 훈련장에서의 에피소드를 카메라에 담는 ‘셀프캠’ 촬영과 팬들이 선수들에게 궁금한 점을 영상 통화로 물어보는 기획 영상 등을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시즌 도중 촬영한 영상 중에 팬들이 보지 못한 선수들의 독특한 모습을 편집하거나 인기 콘텐츠 투표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경기는 멈췄어도 선수들은 여전히 어디선가 달리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선수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등번호를 달게 됐네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에 새 둥지를 튼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은 등번호 ‘72’가 새겨진 푸른색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울산과 구단 최고 대우(연봉 10억 원 이상·추정)로 3년 계약한 이청용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당초 이청용은 초심을 찾겠다는 뜻에서 2006년 프로 데뷔의 꿈(K리그 출전 기준)을 이룬 FC서울에서 사용한 27번을 고려했다. 하지만 울산 장재원이 이미 달고 있는 번호였다. 결국 이청용은 숫자 순서를 바꾼 72번을 택했다. 마침 이청용의 생일이 7월 2일, 결혼기념일은 7월 12일이기도 하다. 2009년 볼턴(잉글랜드) 진출 당시 21세였던 그는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베테랑이 돼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고 했다. “유럽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이 나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 팬들의 기대도 큰 만큼 11년 전처럼 간절함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 울산 입단 직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서 활약 중이던 그가 돌연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생활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면서 냉정하게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벨에 있을 때 국내로 돌아가야 과거 볼턴(195경기 20골), 남아공 월드컵(2010년·4경기 2골)에서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산은 이청용이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2015∼2018년)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으로 마음고생을 할 때부터 구애를 펼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이청용은 “지속적으로 내게 관심을 보여준 울산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며 팀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청용은 프로에서 우승 경험이 한 번(2006년 리그컵·FC서울)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K리그1 준우승에 그친 울산과 함께 리그 정상에 서는 꿈을 꾸고 있다. 이청용은 “울산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우승을 하고 싶어서다. 또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K리그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행에 앞서 이적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친정팀 서울과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볼턴 진출 시 맺은 계약 조항에 따라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6억 원·추정)을 내야 한다. 이청용과 친분이 두터운 기성용(31·마요르카)은 서울과의 위약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이청용은 “서울은 내가 유럽 무대를 경험하게 해준 감사한 클럽이다. 위약금 문제는 추후 (서울과) 얘기를 나눠 볼 생각이다. 국내 팬들 앞에 서고 싶다는 내 마음을 서울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기성용과 함께 ‘서울의 쌍용’으로 불렸던 그는 “성용이가 국내 복귀를 축하한다고 했다. 언젠가 성용이가 다시 K리그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 선수단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림픽 본선 티켓 14장을 확보한 한국 사격은 15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남자 공기소총 10m 남태윤(22·동국대·사진)이 이 대회를 통해 추가 티켓을 노렸으나 무산됐다. 인도 정부가 4일부터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국적자에 대한 비자 발급과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중단시켰기 때문. 해당 국가 선수들의 참가가 어려워지자 ISSF는 5일 “이번 월드컵에서는 세계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비자를 발급받은 남태윤은 11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비자 무효 조치로 인해 대회 참가 자체가 힘들어졌다. 세계 랭킹 18위 남태윤은 월드컵에서 랭킹을 끌어올린 뒤 5월 31일을 기준으로 랭킹에 따라 주어지는 올림픽 개인 티켓 획득을 노렸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남태윤이 랭킹을 2, 3계단 정도 끌어올리면 도쿄행 가능성이 있었다. 사격은 국가별로 세계선수권 등을 통해 획득한 쿼터에 따라 자국 대표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 출전 선수를 확정한다. 이들을 제외하고 상위 랭커에게 개인 티켓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도 대표팀도 올림픽 출전권 랭킹 포인트가 걸린 국제대회에 연이어 나갈 수 없게 됐다. 7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모로코 라바트 그랜드슬램은 취소됐고, 1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은 러시아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출전이 어려워졌다. 라바트 그랜드슬램에는 남자 66kg급 안바울(남양주시청) 등 총 15명의 선수가,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에는 체급별 20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었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선 5월 기준으로 체급별 올림픽 랭킹 18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올림픽 참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초 참가 계획이 없었던 3월 말 조지아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조지아는 입국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재영 기자}

“축구 감독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그 부분은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답을 해야 한다.” 팀의 패배로 가뜩이나 기분이 좋지 않은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은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53)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첼시에 0-2로 패한 뒤였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조기 종료돼 해당 시즌 성적이 무효가 되면 현재 선두인 리버풀이 우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승 무효설’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했던 클로프 감독은 이날 또다시 코로나19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정치도, 코로나19도 모른다. 왜 하필 나인가. 모두의 건강을 바라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1일 EPL 왓퍼드전에서 0-3으로 패해 ‘EPL 무패 우승’에 실패한 리버풀은 FA컵에서도 탈락하며 ‘트레블(3관왕)’ 달성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지난달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첼시와의 FA컵까지 방문경기 3연패를 당했다. 리버풀이 방문경기 3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클로프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7일 본머스와 EPL에서 맞붙는데 이 경기는 리버풀의 안방인 안필드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베어트랩’을 길들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혼다클래식의 전장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의 악명 높은 베어트랩(15∼17번홀)에서 우승의 기반을 마련한 임성재에게 찬사를 남겼다. 뒷심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그는 베어트랩에서의 짜릿한 버디 2개로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다. 이 대회 코스의 14번째 그린을 지나가면 거대한 곰의 동상을 볼 수 있다. 동상 옆에는 ‘당신은 베어트랩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안내와 함께 이어질 3개 홀에 대한 경고가 검은 판 위에 금색 글씨로 적혀 있다. 1990년 난도를 높여 코스를 재설계한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남긴 말이다. ‘바로 이곳에서 승패가 갈린다.’ 15번홀(파3), 16번홀(파4), 17번홀(파3)로 연결된 베어트랩은 거대한 워터 해저드와 변화무쌍한 바람 등이 골퍼들의 발목을 잡는 지뢰밭이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 혼다클래식까지 베어트랩 3개 홀의 평균 타수는 0.644오버파로 퀘일할로 16∼18번홀(0.873오버파), 페블비치 8∼10번홀(0.673오버파)에 이어 PGA투어에서 세 번째(메이저 대회 제외)로 어려웠다. 이 기간에 베어트랩에서 경기한 543명의 선수 중 76%인 415명이 최소 한 개 이상의 공을 물에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타이거 우즈는 “베어트랩에서 (실수를) 구제받을 길은 없다. 혼신의 힘을 다한 ‘굿샷’이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14번홀까지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4위였던 임성재는 15번홀(180야드)에서 승부를 걸었다. 전날 베어트랩에서 2타(15, 16번홀 보기)를 잃었던 아픔은 지워버렸다. 5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페이드 샷은 핀 오른쪽 2m 거리에 떨어졌고 임성재는 버디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성재는 “15번홀에서 버디를 하면 우승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1∼3라운드까지 베어트랩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공격적으로 쳤다”고 말했다. 16번홀 파 세이브 이후 단독 선두로 나선 17번홀에서도 임성재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바람이 부는 가운데 7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티샷한 공은 워터 해저드를 넘어 핀 왼쪽 뒤편 2m 거리에 떨어졌다. 임성재는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임성재는 “여유 있게 클럽을 잡아 짧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핀 뒤에 떨어지되 벙커만 피하라고 기도했는데 절묘한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 해설을 맡았던 정지철 프로는 “15번홀은 핀 오른쪽으로 그린에지까지가 7야드, 17번홀은 핀 왼쪽으로 그린에지까지가 4야드 정도밖에 되지 않아 신중하게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많았는데 임성재는 대담한 샷으로 타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임성재는 6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연습 벌레’인 임성재는 지난겨울 경기 용인 태광CC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샷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는 반복된 스윙 연습으로 굽어 있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두고 “내게는 훈장과 같다”고 말한다.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임성재지만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스윙 코치인 최현 프로에게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최 프로는 “성재가 20언더파 언저리에서 우승자가 나오는 대회보다는 타수가 안 나와도 어려운 코스가 좋다고 했다. 도전 정신이 강한 성재는 베어트랩이 있는 혼다클래식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임성재의 캐디백을 메면서 통역까지 맡았던 앨빈 최(27·캐나다)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캐나다의 한국계 가정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앨빈 최는 2013년부터 PGA 2부 투어 110개 대회를 뛴 선수 출신이다. 앨빈 최는 “3년 전 2부 투어에서 알게 된 성재의 부탁으로 캐디백을 멨다. 이 코스에서 여러 번 쳐본 내 경험을 살려 성재에게 도움을 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쁩니다.”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50번째 경기에서 우승 갈증을 처음 풀어낸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국민에게 희망의 선물을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난도 높은 코스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그를 본 팬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선보이며 정상에 오른 박세리(43)처럼 임성재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환호했다. 임성재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끝난 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5언더파 275타를 친 2위 매켄지 휴스(캐나다)를 1타 차로 제쳤다. 지난 시즌 전체 투어 선수 중 가장 많은 35개 대회에 출전(톱10 7회)하며 ‘아이언맨(철인)’이라는 별명과 함께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신인왕에 오른 그는 ‘옥에 티’와 같았던 무관의 설움을 떨쳐냈다. 임성재는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김시우 강성훈에 이어 7번째 한국인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임성재는 11번홀까지 버디 5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아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12, 13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해 순식간에 4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베어트랩(15∼17번홀)의 15번홀과 17번홀(이상 파3)에서 모두 2m짜리 버디를 낚아 다시 단독 선두(6언더파)가 됐다. 18번홀(파5)에서 임성재는 세 번째 샷을 너무 짧게 치는 바람에 벙커에 빠뜨리며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타수를 잃을 경우 17번홀에서 16.3m짜리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1타 차로 추격해 온 휴스(2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3위) 등에게 위협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임성재는 그림 같은 벙커샷으로 공을 핀 70cm 거리에 붙인 뒤 파를 세이브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며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임성재는 마지막 추격자 플리트우드가 18번홀에서 버디를 놓치며 자신의 우승이 확정되자 캐디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임성재와 경쟁했던 휴스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었다. 임성재는 기계처럼 정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과 함께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5억500만 원)를 받은 임성재는 상금 순위 3위가 됐다. 또한 페덱스컵 포인트에서도 저스틴 토머스(미국)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주까지 34위였던 세계 랭킹은 역대 개인 최고인 25위가 됐다. 임성재는 미국에 집을 구하지 않고 호텔과 에어비앤비 숙소 등을 옮겨 다니며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뒤 호텔로 돌아가 굵은 눈물을 흘렸던 그다. 하지만 이번 호텔은 그에게 ‘눈물 젖은 숙소’가 아니었다. “오늘 밤은 호텔 등 제가 있는 모든 곳에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사진)의 프로축구 K리그 복귀가 임박했다. 행선지는 ‘친정’ FC서울이 아닌 울산이 유력하다. K리그1 울산 관계자는 2일 “이청용의 현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과 이적에 대한 구두 협의가 완료됐다. 현재 보훔 측의 공식적인 이적 합의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에서 귀국한 이청용은 이적 합의서가 도착하는 대로 울산의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2004년 FC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청용은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에 입단해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를 거쳐 2018년부터 보훔에서 활약 중이다. 이청용은 최근 보훔과의 계약 해지를 통한 자유계약선수(FA) 신분 취득을 노렸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울산과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청용은 유럽 진출 전 소속팀이었던 서울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앞서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마요르카)처럼 이청용도 볼턴 진출 시 서울과 별도로 맺은 계약 조항(국내 복귀 시 서울과 우선 협상,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이 있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청용의 위약금은 기성용(26억 원)보다 적은 6억 원 수준이어서 선수 측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성용 복귀 무산으로 홍역을 치른 서울 측도 (이청용과) 같은 결말을 맺기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달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과 빗셀 고베(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관람한 신천지 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2일 남성 확진자 A 씨(27)의 경기도 내 동선을 공개했다.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A 씨는 19일 대중교통(99번 버스)을 이용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A 씨는 킥오프(오후 7시 30분) 30분 뒤인 오후 8시에 입장해 E석(비지정석) 1층 장애인석 부근에서 경기를 봤다. 경기 당일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본 것으로 파악된 A 씨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와 동행했던 친구 B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고베에서 뛰는 세계적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의 방한 효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경기는 수원의 역대 ACL 안방경기 최다 관중(1만7372명)을 기록했다. 수원 구단은 경기 당일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등을 실시했다. 수원 관계자는 “A 씨가 무증상 감염자여서 발열 체크 등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 당일 오후 7시경 경기장 내 실내컨벤션홀에서 수원·안양·군포 애국시민대회가 개최됐으며 주최 측 추산 7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확진자 A 씨와 동선이 겹칠 경우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여자프로농구 하나은행의 포워드 강이슬(26·180cm)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 미스틱스의 트레이닝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지난해 WNBA 파이널 우승팀인 워싱턴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강이슬과 트레이닝캠프 참가 계약을 맺었다. 강이슬은 한국 국가대표 멤버로 한국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마이크 티보 워싱턴 감독은 “강이슬은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슈팅 능력이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국내 선수 득점 1위(평균 17점), 누적 3점슛 성공 횟수 1위(59개) 등을 달리며 하나은행의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워싱턴의 트레이닝캠프는 4월 26일 시작될 예정이다. 통상 트레이닝캠프는 개막 2∼3주 전에 선수 20여 명을 선발해 훈련을 하고 시범경기를 치른다. 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여 최종 12인 로스터에 포함되면 WNBA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강이슬이 워싱턴에 정식 입단할 경우 최대 3명의 한국 선수가 WNBA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있다. KB스타즈의 ‘국보 센터’ 박지수(22·198cm)는 이미 국내 여자프로농구가 비시즌일 때 WNBA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2018, 2019시즌에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통산 57경기)에서 뛰었다. 여기에 우리은행의 가드 박지현(20·183cm)도 WNBA 진출 가능성이 있다. 4월 열리는 WNBA 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최근 미국의 드래프트 예측 매체인 ‘드래프트사이트’는 박지현이 3라운드(전체 31순위)에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휴…(Phew…).”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안도의 한숨을 표현했다. 2003∼2004시즌 자신들이 달성한 EPL 최초의 무패 우승(26승 12무)에 도전했던 리버풀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직후였다. 아스널은 리버풀의 트위터에 ‘박수 이모티콘’과 함께 “어마어마했었던 리버풀의 무패 행진에 축하를 보낸다”는 글을 남기며 속을 긁기도 했다. 무패 우승에 도전했던 리버풀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리버풀은 1일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2019∼2020시즌 28라운드 방문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시즌 EPL에서 36골을 합작 중인 ‘마누라’(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무함마드 살라흐)를 내세운 리버풀은 70.7%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상대를 공략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리버풀이 EPL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은 지난해 3월 4일 에버턴전(0-0)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강등권(18∼20위)인 19위였던 왓퍼드는 2골 1도움을 기록한 22세 세네갈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의 활약을 앞세워 후반에만 3골을 뽑아냈다. 경기 전 세네갈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적 공격수인 마네(28·리버풀)를 두고 “마네는 나의 아이돌이다”라고 말했던 사르는 마네가 보는 앞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사르는 “이겼지만 아쉬운 면도 있다. 내가 해트트릭을 작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무패 우승 타이틀을 지키게 된 아스널의 팬들은 “사르를 아스널 올해의 선수 후보에 포함시키고 동상도 세워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점 27이 된 왓퍼드는 17위가 돼 일단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강등권 팀이 선두를 상대로 3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둔 건 1985년 11월 레스터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이긴 이후 처음이다. 승점 79(26승 1무 1패)를 유지한 1위 리버풀은 리그 10경기를 남겨두고 2위 맨체스터시티(맨시티·승점 57)에 승점이 22점 앞서 있다. 4승만 추가해도 자력 우승을 확정하는 상황이지만 왓퍼드에 덜미를 잡히면서 무패 우승이 좌절된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기록 도전이 중단됐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EPL 무패 행진은 44경기(39승 5무)에서 멈췄다. 이는 아스널이 보유한 최다 무패 기록(49경기)에 이어 EPL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영국 공영 BBC에 따르면 유럽 주요 리그(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역대 최다 무패 기록을 세운 팀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 밀란(58경기·1991∼1993년)이었다. 또한 전날까지 맨시티와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18연승)을 보유 중이었던 리버풀은 이 부문 단독 1위 등극에 실패했다. 경기 후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은 “기록은 깨고 싶다고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패배를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패배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클로프 감독은 “이제는 기록 작성을 의식하며 경기하지 않고 자유롭게 승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근 오른팔 수술을 받은 토트넘 손흥민(28)이 영국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팀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없다면 손흥민을 자가 격리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영국 현지 보도가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27일 “손흥민이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150마일(약 241km)이나 떨어진 곳에 입원해 수술을 받은 만큼 구단은 그가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19일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2월 19일 이후 대구 및 경북 청도군을 방문했다가 영국으로 입국할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자가 격리하며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 있다가 입국할 경우에는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자가 격리 및 신고를 해야 한다. 한편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자진 퇴단’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27일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던 보리스 사보비치가 세르비아에 있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귀국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전날 앨런 더햄이 팀을 떠난 KT는 이날 바이런 멀린스마저 퇴단 의사를 밝혔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진 KT는 이날 SK에 74-95로 졌다. 12시즌 연속으로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SK 애런 헤인즈는 “한국에서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심각한 것 같다. 리그를 중단한 뒤 상황이 좋아지면 재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는 일본 스포츠도 강타하고 있다. 일본 남자프로농구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예정된 99경기를 연기했다. 정부로부터 2주간 리그 중단, 연기 등을 요청받았다. 일본 여자프로농구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예정된 정규리그 잔여 경기를 아예 취소했다. 현재 순위를 기준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확정해 다음 달 24일부터 치를 예정이다. 일본은 다음 달에 시작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성화 관련 행사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회조직위원회는 다음 주 성화 봉송 관련 지침을 만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따르도록 할 계획이다.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를 떠난 성화는 다음 달 20일 미야기현 소재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 항공편으로 운반돼 도착식을 한다. 같은 달 26일에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축구 훈련장 ‘J빌리지’에서 출발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