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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역전하며 득표율에서 앞서기 시작했다.20대 대통령선거 개표율이 53.7%을 기록한 10일 오전 0시 40분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78만여 표를 얻어 득표율 48.40%를 기록했다.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받고 있는 48.16%(874만여 표)에 근소하게 앞선 수치다.윤 후보는 개표가 시작된 이후부터 이 후보에게 크게 뒤졌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줄인 뒤 10일 오전 0시 30분을 넘어서며 역전에 성공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군사행동을 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상공에 민간 여객기의 진입이 전면 통제됐다.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세계표준시(UTC) 기준 24일 오전 2시(한국시간 오전 11시) 항공고시보(NOTAM)을 게시하고 우크라이나 항공당국이 관할하는 모든 비행정보구역(FIR) 내 민간 항공기 진입을 금지했다.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 상공과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한 흑해 중북부 지역 상당 구간의 비행이 별도 고시가 발효될 때까지 전면 금지했다.유럽항공안전청은 이 고시를 발효하면서 “모든 항공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인근에서 비행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과 “러시아,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를 100해리(약 185km) 이상 우회하여 비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유럽항공안전청은 비행금지구역에 우크라이나 서쪽에 위치한 몰도바 상공은 포함하지 않았지만 위와 같은 권고 때문에 몰도바를 운행하는 항공편도 일정 부분 피해가 예상된다.대한민국 국적 항공사 중 터키 이스탄불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오스트리아 빈 등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통상 이 구역 인근을 지나간다. 다만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해당 비행편은 모두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외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북쪽인 러시아-핀란드 국경 인근을 통과하기 때문에 유럽으로 가는 항공 여행에 당장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에어프랑스 등 유럽 국적 일부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항공기 출발을 이번주부터 모두 취소한 바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날飛’는 영공 수호 임무 중 순직한 공군 조종사 故 심정민 소령의 명복을 빌며 뒤늦게나마 유가족에 마음 깊이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대형 항공기가 스마트폰을 무서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쥐를 무서워하는 코끼리 같은 느낌입니다. 정확히는 최신 스마트폰 기술인 5G가 항공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에서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여기에서는 왜 유독 5G가 문제가 되는지, 또 이 문제가 왜 유독 미국에서 강하게 터져나왔는지에 대해 반걸음만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항공 유튜브인 ‘떴다떴다 변비행’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먼저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 아래 적어드린 주소에 들어가서 기사까지 읽으시면 더 상세히 내용을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관련기사: 항공기 5G 사용 괜찮은 걸까 [떴다떴다 변비행]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이번 논란의 핵심은 비행기에 장치된 전파고도계(Radio Altimeter)와 5G 주파수 간 간섭입니다. 여기서는 ‘혼선’이라는 익숙한 단어를 쓰겠습니다. 이동하는 차에서 라디오를 듣다 보면 주변 환경에 따라 지직거리거나 다른 방송이 섞여 들리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이런 경우가 전파고도계에서도 생길까봐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스마트폰 사이에 혼선이 왜 생길까요. 미국은 지난해 새로운 5G 스마트폰 서비스용 주파수로 3.7GHz~3.98GHz 대역을 할당하고 이를 각 통신사에 경매로 분배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200MHz만 더하면 전파고도계가 사용하고 있는 4.2GHz대 주파수 대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두 장치의 주파수 대역이 너무 가깝다고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스마트폰이 대중화된 3G, 4G(LTE 등) 때는 이 같은 우려가 없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3G와 4G 주파수는 전파고도계 주파수인 4.2GHz 대역과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3G 서비스 대역은 가장 높은 주파수도 2.1GHz, 4G 서비스 대역도 2.5GHz 부근에서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이 부근의 주파수로는 5G급 속도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통상 데이터 통신 속도가 빨라지려면 더 높은 주파수 대역을 써야 합니다. 주파수 대역이 높을수록 더 넓은 대역폭(Bandwidth)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역폭은 데이터통신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차선이 많은 넓은 도로에서 더 많은 차들이 이동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을 실어나를 수 있는 것처럼 대역폭이 넓으면 더 많은 데이터들이 한 번에 오갈 수 있어 통신 속도가 빨라집니다.우리나라 통신사들은 4G(LTE) 서비스의 경우 3GHz 아래쪽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한 번에 20MHz의 대역폭을 할당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5G 서비스의 경우 주파수대역 3.5GHz를 활용하면서 한 번에 받는 대역폭이 100MHz로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현재 5G 서비스를 위해 8~10GHz 대역이나 28GHz 대역 등 초고주파수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주파수를 쓰게 되면 통신사들이 받는 대역폭은 1GHz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5G 서비스라도 더 빨라질 수 있는 겁니다.다만 이처럼 높은 주파수대역을 쓰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전파는 단순 계산하면 주파수가 2배가 될 때마다 같은 거리에서 수신할 수 있는 강도는 4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수신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더 강한 전파를 쏘는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미연방항공국(FAA) 설명을 보면 미국 5G 서비스 중계국은 전파 출력을 1585W까지 전파를 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기준(631W)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FAA는 이처럼 높은 출력으로 발사된 전파가 항공기의 전파고도계와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미국 통신사들은 FAA의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박합니다. 사실 이번 문제의 근간에는 미 항공당국이 다소 느슨한 기준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불거진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FAA는 전파고도계의 감항성표준을 정할 때 혼선 방지 규정을 두면서도 대역폭 규제에는 ±10%의 제법 큰 폭 오차를 허용했습니다. 이 결과 전파고도계가 실제 영향을 주고받는 주파수 대역은 4.2~4.4GHz가 아니라 3.78~4.84GHz 대역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하는 높이에서 전파고도계 외에 주변 주파수에 강한 전파를 쏘는 장비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할당한 5G 주파수가 이 ‘오차 대역’과 겹친 겁니다. (3.7GHz 이하 대역을 사용하는 나라들에서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게 제기됐습니다.)원인이 누구에게 있든 문제는 안전입니다. 전파고도계는 거의 모든 항공안전에 관여합니다. 하늘에서 날 때는 다른 비행기와 충돌을 미리 경고해 주고 이착륙 때는 지형지물에 부딪히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다다를 때는 자동착륙 장치를 작동하거나, 고도를 수시로 불러줘서 수동으로 착륙하는 조종사들이 안전하게 전방을 주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그런데 이 전파고도계가 혼선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위 ‘변비행’ 영상에도 언급된 터키항공1951편 착륙 사고(2009년 2월 25일)에 전파고도계 고장의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사고 당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착륙을 준비하던 터키항공 1951편은 다른 항공기와 거리를 두느라 다소 높은 각도에서 활주로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이럴 경우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조종사들의 눈과 손이 바빠집니다. 조종사들은 자동 착륙 기능을 켜고 착륙 절차를 점검했습니다.그러던 중 지상에서 약 2000피트(약 600m) 상공을 지나가던 비행기의 전파고도계가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킵니다. 표시된 고도는 ¤8피트. 이 때문에 자동착륙장치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닿기 직전이라고 판단하고 ‘플레어 모드’를 작동시킵니다. 플레어 모드는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기 직전 머리를 들고 속도를 줄여 충격을 완화하는 동작입니다. 이 때 비행기는 엔진 출력을 최소로 줄여버립니다. 결국 이렇게 줄어든 속도를 회복시키지 못한 비행기는 활주로에 닿기 전 추락해버리고 맙니다.물론 터키항공 사례는 사고까지 이어진 극단적인 경우이고, 현재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종사 지침도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파고도계가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안전에 영향은 있을 수 있습니다. FAA는 전파고도계 혼선 가능성이 있는 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할 때 정밀접근계기비행(ILS를 활용한 모든 착륙)과 성능기반항행 착륙, 조종을 도와주는 HUD(Head up display) 장치 사용 등을 모두 금지했습니다. 조종사들은 공항의 방위와 거리, 항공기 속도와 고도를 계산하고 항공차트와 일일이 비교하는 복잡한 절차를 따라 착륙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구름이 조금만 낮게 껴도 착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정밀접근계기비행’과 ‘성능기반항행’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미국 통신사들은 일단 한 발 물러섰습니다. 공항 주변 5G 서비스 시작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 통신사들이 주파수를 따내는 데 들인 돈은 총 89조 원에 이릅니다. 그만큼 통신사들의 손해가 막심할 겁니다. 일단은 물러섰지만 언제까지 물러선다는 보장도 현재까지는 없는 상태입니다. 이제 공은 다시 항공업계로 넘어왔습니다. 비싼 돈을 내고 5G 스마트폰을 샀는데 공항에서 쓸 수 없다면 소비자들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해당 주파수 대역 활용은 국제적인 추세인 만큼 되돌리기도 어렵습니다. 안전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항공업계의 혜안이 필요한 때가 왔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스마트폰 서비스 개발 기업 커넥션소프트와 빅데이터 마케팅 기업 와이더플래닛은 6일 모바일 광고 사업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운로드 없이 실행 가능한 고객 체험형 디지털 광고 상품’을 2022년 상반기 공동 출시하기로 했다. 커넥션소프트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와이더플래닛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업체다. 두 회사는 공동 출시할 광고상품이 모바일 게임 광고에서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무겁고 무거운 코로나19 시국을 뚫고 2021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개막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ADEX 사무국은 이번 전시회가 역대 ADEX 중 최고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8개국 440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고 항공기는 37종, 지상장비는 31종이 전시됐습니다. 행사 첫 날인 18일 오전 ADEX 현장인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다녀왔습니다. 기존 행사 때와 가장 달라진 변화는 수송기가 조연에서 주연으로 등극했다는 점입니다. 관람객들은 입구를 들어서고 나면 각 업체 부스가 늘어선 실내전시장을 통과해 실외전시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실외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비행기들은 모두 수송기들입니다. 기존에는 F-15를 비롯한 전투기들이 차지했던 자리들입니다. 공군은 C-130H와 C-130J 등 같은 핏줄의 수송기를 두 대나 전시했고, 군 수송기, VIP 수송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약하는 CN-235도 전시됐습니다. 수송기가 ‘핵심’ 자리를 차지했다는 의미는 현재 우리나라가 전투기보다는 수송기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국군은 현재 C-130H 위주로 구성된 수송기를 추가 도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130H는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훌륭한 기종이지만 좀 작습니다. 적재량 최대 19t, 무장탑승인원 64명이 한계입니다. 시속 650km로 최대 3700km까지 날 수 있습니다. 군은 구입하는 수송기를 좀 더 많이 싣고 멀리 빨리 나는 기종으로 도입하고 싶어합니다. 다만 군이 도입 후보로 물망에 올려놓은 기종 중에는 C-130만 전시장에 선보입니다. 다른 후보군인 에어버스 A400M 기체와 엠브라에르 C-390 기체는 실물기 없이 실내 전시부스에서 모형만을 전시합니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데, 주한미군 덕분에 도움을 받아 실기체를 전시할 수 있는 미국 항공업체와 달리 다른 나라 방산업체는 어딘가에서 쓰고 있는 기체를 빌려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 에어버스는 그나마 우리나라와 가까운 말레이시아 공군에서 A400M 기체를 빌려왔습니다. 이번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협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C-390 운용국이 유럽이나 남미에 주로 있는 엠브라에르(브라질)는 엄두를 내기 어려웠을 듯합니다. 전시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번 전시장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기종도 다름 아닌 수송기입니다. 전시장 한가운데서 압도적인 크기로 눈길을 사로잡는 KC-330 시그너스입니다. 이 기종은 통상 공중급유기로 소개되지만 기체 모델명은 A330MRTT(Multi-Role Tanker & Transporter)로 수송기로 동시에 쓰일 수 있는 기종입니다. 실제로 이 기종은 파병부대 임무교대와 코로나19 위험지역에서의 교민 귀국, 아프가니스탄 미라클 작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됐습니다. 미군 소속 수송기 중에도 눈에 띄는 기종이 있습니다. V-22 오스프리입니다. 양쪽에 달린 커다란 3엽 프로펠러 엔진이 수직으로 일어섰다 수평으로 누웠다 하며 수직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모두 가능하도록 만든 독특한 기종입니다. 이 비행기는 2017년과 2019년 ADEX 때는 볼 수 없던 기종인데, 이번에 참가했습니다.이처럼 이번 전시회에는 다양한 수송기들이 전시됐습니다. 반면 전투기를 좋아하는 전투기 마니아라면 이번 행사가 다소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F-35를 도입해 임무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또 자체기술로 KF-21 기체 초도기를 제작해 시험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신규 전투기 도입 계획이 한동안 없는 만큼 이번 전시회에서 전투기는 기존에 보던 기종 위주로 전시됐습니다. 미 공군의 F-22는 전시되지 않았고 F-35는 시범비행 없이 전시만 됐습니다.시범비행도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 전시회 때는 군 소속 전투/수송기 시험비행 외에도 다양한 민간 곡예비행업체들이 참가해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이번에는 해외 민간업체 입국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군과 미국 소속 각종 항공기들의 시범비행과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은 여전히 화려하니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ADEX 2021 행사장에는 고정익기 외에도 각종 헬기와 미사일 등 무기체계, 지상군수장비도 여럿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날飛’는 비행기와 날씨를 다루는 코너인 만큼 이번 행사에서는 고정익기를 중심으로, 또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이 클 내용을 위주로 둘러봤습니다. 언론공개일인 18일에는 실내전시장이 아직 개장 전이어서 상세한 분위기를 전해드리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소개해드린 전시물 외에도 각종 헬기와 무기체계, 지상군수물자 전시가 많이 되어 있으니 23일 방문하시면 즐거운 주말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단, 이번에 관람을 하시려면 반드시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입장 인원을 선착순 제한하기 때문에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났다는 증명서나 PCR 음성 확인서를 들고 가셔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이 점 기억하시고, 주말 즐거이 관람하시길 바라겠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1주일 전에는 여름이었는데 이번 주엔 겨울이다.”“가을이 1주일도 안 된다.”틀린 말이 아닙니다. 2021년 10월 5일 21.7도였던 서울 최저기온이 0도까지 떨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보름 남짓입니다. 서울 기준 최저기온 0도는 12월 중순쯤 되어야 나오는 온도입니다. 정말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갑자기 이동한 느낌입니다.2021년 10월 17일 공식 기록된 최저기온은 200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기온입니다. 그런데 2002년 영하 기온을 보였던 날은 27일과 28일(각 영하 0.4도와 0.3도)입니다. 그러니까 2002년에는 10월 하순이 되어서야 이런 날씨가 나타난 겁니다. 그러면 10월 중순 기온으로는 어떨까요. 기상청 자료를 보면 1957년 10월 19일 최저기온이 영하 0.4도까지 떨어졌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10월 중순으로는 우리는 올해 64년 만에 가장 추운 10월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이렇게 날씨가 추운 이유는 날씨를 춥게 만드는 여러 가지 원인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입니다. 가을 겨울철 날이 추워지는 이유는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밀려내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북쪽 상공의 기압배치가 찬 공기를 극단적으로 끌고 내려온 데다 아주 강한 바람까지 만들고 있습니다.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한반도와 주변 상공 5.5km 높이의 일기도를 보면 북한보다 북쪽, 그러니까 만주지방 근처에 강한 저기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저기압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강한 회오리를 만들면서 북위 60도 이상에 있던 차가운 바람을 한반도 인근까지 확 끌어내렸습니다. 이렇게 상공이 차가운 공기로 덮이면 지면 공기도 따라서 차가워지겠죠. 여기에 말 그대로 ‘설상가상’ 상황이 지표면에도 생겼습니다. 지표면의 일기도를 보면 중국 만주지방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큰 고기압이, 왼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해 있습니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저기압은 반시계방향으로 바람을 만들어내는데, 이처럼 왼쪽 고기압, 오른쪽 저기압 상황이 겹치면 두 힘이 합쳐져서 가운데서는 아래쪽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게 됩니다. 이렇게 강한 바람이 한반도에 수직으로 내리꽂힙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지역보다 더 차가운 공기가 강하게 부는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다행(?)이라면, 겨울 날씨를 몰고 온 북쪽 저기압과 고기압들의 이동 속도가 느리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이 기압배치는 빠른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에 따라 찬 공기도 점차 다시 북쪽으로 걷히겠다는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다음주 중반쯤에는 10월 하순 평년기온인 최저 8도, 최고 18도 가량으로 기온이 돌아갈 걸로 예상됩니다. 차가워진 날씨는 원래대로 곧 돌아오겠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잃어버린 건강은 그보다 훨씬 늦게 돌아옵니다. 특히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2년 가까이 분투 중인 보건의료진을 포함한 야외근무자의 건강이 우려됩니다. 독자 여러분을 비롯해 이 기사를 보시지 않는 분들도 어느 한 분 빠짐없이 건강히 이 가을을 보내시길 ‘날飛’가 기원하겠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움직일 때 ‘부르릉’ 소리를 내지 않는 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기차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대도시의 큰 빌딩이나 신축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이제는 그다지 새로운 풍경이 아닙니다.전기차 보급에 가속도가 붙게 된 일등공신은 각종 지원 제도입니다. 전기차를 새로 사면 지자체와 차량 종류별로 다르지만 최대 1200만 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해외 유명 수입브랜드 고급 전기차가 국산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싸지는 현상까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전기차를 사면 지역에 따라 취득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감면, 구매비용 저금리 대출, 통행료 주차료 감면, 충전비용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 같은 각종 혜택들이 곧 사라질 듯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충전요금부터 오릅니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시행되던 급속충전기 이용요금은 2021년 7월 11일까지 기본요금 50%, 전력량요금 30%의 할인이 적용됐습니다. 12일을 기점으로 할인율은 기본요금 25%, 전력양요금 10%로 줄어들었고 내년 7월이 되면 이 할인혜택은 완전히 폐지됩니다. 전기차는 아직 전체 자동차 대수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데 왜 혜택은 이렇게 빨리 없어질까요.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한전의 누적된 적자 때문이겠지만 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날飛’에서는 전기차 혜택 축소의 배경과 환경적 측면에서의 당위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전기 얼마나 쓰나우선 전기차가 전기를 얼마나 쓰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중 현대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72.6kWh, KIA EV6 롱레인지 차량은 77.4kWh입니다. 이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면 약 420km를 달릴 수 있다고 차량 제원표에 나와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 정도 가는 거리입니다.70kWh라는 배터리 용량을 가정에서 쓰는 전력량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국전력 빅데이터센터 자료를 보면 2020년 8월 우리나라 한 가구당 월 전기사용량이 265.50kWh였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조차 한 가정이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기간에 1주일 넘게 쓸 수 있는 양을 서울에서 부산 한 번 가는데 태워버린다는 의미입니다.전기차 보급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2016년 전국에 1만 대 수준이던 전기차 대수는 올해 8월 말 현재 19만 대로 5년 만에 17.6배로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전기차를 300만 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금의 증가세가 유지되면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이고 얼마나 빨리 ‘전기차 300만 대 시대’가 되느냐가 관건이 될 듯합니다.●‘탄소 제로’는 아니다문제는 이처럼 늘어나는 전기차가 ‘탄소 제로’ 차는 아니라는 겁니다. 2019년 우리나라 총 발전량은 563TWh였습니다. 이 중 석탄발전이 40%, LNG발전이 26%였습니다. 전체 발전량의 절반 이상이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발전이라는 의미입니다. 내연기관은 가솔린 디젤 등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전기는 발전 방식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그러니까 모든 전기차는 달릴 때 소비하는 전기에너지의 약 56% 정도 온실가스 배출 지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량도 한 가정이 쓰는 양과 비슷합니다. 이쯤 되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수준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른 지역간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 영향 분석’ 연구보고서를 보면 1세대 전기자동차의 경우 일부 전기차는 같은 모델의 휘발유 차량보다 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고 추정한 내용도 있습니다.●싸니까 더 많이 탄다물론 전기차의 효율은 내연기관차보다 우수합니다. 환경 관리 측면에서도 내연기관보다 전기차가 훨씬 유리합니다. 발전소 차원에서만 대책을 세우면 되니까요. 문제는 전기차의 운행거리가 내연기관차보다 길다보니 이 같은 장점이 상쇄되고 있다는 겁니다. 2019년 기준 승용차 기준으로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 주행거리가 더 긴 차종은 LPG차뿐입니다. 승용차 중 LPG 차량은 택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에너지 관련 업계와 기관에서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긴 원인으로 낮은 유지비를 꼽습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비(충전비용)도 싼데 통행료나 주차비 할인 혜택까지 받습니다. 친환경차라지만 많이 타면 전기도 더 쓰고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에도 빚을 지게 됩니다. 타이어나 브레이크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내연기관차와 다를 게 없습니다. 주행거리를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면 친환경차의 진짜 취지는 더욱 부각될 겁니다. 가장 일차적이고 쉬운 조치는 바로 ‘혜택 축소’입니다.●친환경 발전은 비싼 발전전기차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발전 비중을 늘리려는 정부 정책 때문입니다.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40.3%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기준 20.1GW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2034년에는 77.8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친환경 발전은 분명 가야 할 방향입니다. 문제는 효율입니다. 정부가 밝힌 40.3%(77.8GW)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낼 수 있는 이론상의 최대 발전용량입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의 경우 시간과 날씨에 따라 발전 효율이 크게 달라집니다. 실제 발전용량(실효용량, 피크기여도 반영)을 기준으로 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8.6%(10.8GW)로 크게 줄어듭니다. 설비용량과 실효용량이 대부분 일치하는 다른 발전방식과 차이가 큽니다.실제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설비량에 비해 낮다 보니, LNG 발전은 2034년에 2020년보다 오히려 비중이 늘어납니다. 발전 단가가 다른 발전방식에 비해 비싼 방식입니다. 친환경 발전의 발전 단가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비싼 수입 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발전 비중이 높게 유지되는 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인프라 모자라 비쌀 때 충전미국 등 넓은 땅을 가진 나라와 다른 우리나라의 자동차 환경도 충전요금 인상 요인으로 꼽힙니다. 전용 주차장이 있는 가정이 많고 여기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전기를 덜 쓰는 심야시간대 주로 충전할 수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비중이 높고, 충전기 보급도 아직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에 충전소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충전소는 대부분 도심 큰 빌딩 주차장이나 전용 충전시설 등에 있고, 자연히 전기를 많이 쓰는, 즉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 충전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짧고, 충전소는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서울-부산을 한 번에 갈 수 있고 충전소는 많아지고 충전시간은 짧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내연기관 생산 중단을 선언할 만큼 대세는 이미 전기차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받던 혜택이 줄어들면 아깝고, 손해 보는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은 언제나 조금 비용이 들고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친환경 상품을 사고, 분리수거를 하고, 개인 컵으로 커피를 마시고. 전기차는 조금 불편하지만 내연기관차보다 더 새롭고, 더 환경을 생각하는 차임이 분명합니다. ‘싼 비용’으로 채웠던 전기차의 매력을 이제는 ‘자부심’으로 채워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문재인 정부 출범 4년간 발탁된 장차관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 정무직 인사 401명 중 노무현 정부 청와대 참모를 지냈거나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및 시민단체 인사 등 ‘코드 인사’로 볼 수 있는 고위직이 157명(39.2%)인 것으로 5일 나타났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4주년인 9일을 앞두고 동아일보가 대통령비서실 등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과 국무총리실, 18부처 4처 18청 등 총 54개 정부기관의 장차관급 전·현직 인사 401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 가운데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은 112명,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은 57명,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출신은 2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이면서 문재인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는 등 중복된 인사를 제외하면 157명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401명 가운데 두 차례 이상 발탁된 고위직은 66명으로 약 16.4%였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20명)과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및 더불어민주당 출신(18명)이 38명(57.6%)으로 절반이 넘었다. 관료 출신은 27명이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호승 현 대통령정책실장은 현 정부에서 유일하게 4차례 발탁됐다.정부 고위직 401명 가운데 전·현직 국회의원(42명)과 정당인(29명) 등 정치인은 71명에 달했다. 4년간 장관급에 오른 68명 가운데 국회의원 출신이 23명 기용됐다. 장관 3명 중 1명은 의원을 겸직한 것. 지역별로는 장관급 68명 중 호남권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 등 현 정부 총리 2명도 모두 호남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친여권 성향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회전문 인사로 고위직에 등용돼 온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통합과 탕평을 외쳤지만 인사는 코드에 맞는 ‘내 편’으로 한 결과”라며 “폐쇄적인 인사는 국민 통합이나 전문성, 효율성 향상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고위직 66명, 두 번 이상 발탁… 이호승 4차례-황덕순 3차례 文정부 고위직 401명 인사 분석올해 3월 임명된 이호승 대통령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 고위직에 올랐다. 2017년 6월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지낸 뒤 기획재정부 1차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이어 김상조 전 정책실장의 후임으로 정책실장을 맡게 된 것. 관가에서는 이 실장이 2006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를 한 데다 전남 광양 출신이라는 점이 이 같은 고속 승진의 한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황덕순 전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도 비슷한 사례다.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으로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고용노동비서관으로 출발해 2018년 12월에는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2019년 7월에는 일자리수석을 지낸 뒤 지난해 11월 퇴직했다. 이후 올해 2월 친정인 노동연구원의 수장으로 발탁됐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이처럼 문재인 정부 4년간 고위직을 두 차례 이상 거친 ‘회전문 인사’가 모두 6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는 물론 청년 일자리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졌지만 경제와 일자리 정책을 이끌었던 이 수석과 황 수석은 승승장구하며 핵심 요직을 이어간 것이다. 여권에선 “이전 정권에서도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을 곳곳에 배치하며 중용해 왔다”고 항변하지만 야권에선 “도 넘은 코드,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두 차례 이상 발탁된 고위직 66명 중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20명)과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및 더불어민주당 출신(18명)이 38명(57.6%)에 달했다.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낸 김종호 전 민정수석은 현 정부 들어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뒤 감사원 사무총장, 민정수석 등에 올랐지만 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이른바 ‘추-윤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해 불명예 퇴진했다. 이 밖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들도 승진을 거듭하며 현재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등 보수 정권 10년을 보내면서도 참정회(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등 각종 모임과 인연을 이어온 만큼 기본적으로 신뢰가 두텁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도 현 정부 4년간 고위직에 발탁되는 주요 인재 풀(pool)이다. 고위직 401명 중 112명이 2012년과 2017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안보 사령탑을 번갈아 맡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물론 김상조 전 정책실장,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등도 모두 캠프 출신이다. 호남에 뿌리를 둔 민주당 정부인 만큼 호남 출신도 이번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고위직 401명 중에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출신 인사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남권 출신 인사가 정부 고위직에 96명 기용돼 인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발탁됐다. 2명의 총리를 포함해 장관급 이상은 호남 출신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울경(15명), 수도권(14명), 충청권(10명)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코드가 바탕이 된 인사가 정권에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가 친여권 인사를 장관급에 임명하고 야당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동의 없이 29차례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도 야당과의 협치를 어렵게 만든 이유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검증 기준이 까다로워진 반면, 국정철학을 제대로 공유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겪어본 잘 아는 인사를 중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60년대생 고위직 289명… 80년대생은 1명뿐 靑고위직 168명중 88명 전대협세대 문재인 정부 4년간 발탁된 장차관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 인사 401명 중 1960년대생이 289명(72%)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30 세대는 한 명도 없었으며 여성은 58명(14%)에 그쳤다. 동아일보가 고위직 인사 401명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1960년대생에 이어 1950년대생 82명(20%), 1970년대생 20명(5%)이 뒤를 이었다. 정부 고위직 가운데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세대(1965~1972년생)는 153명(38.2%)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을 지낸 고위직 168명 가운데 전대협 세대는 절반이 넘는(52.4%) 88명이었다. 여전히 586세대가 정부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 정부 관계자는 “관가에서는 50대에도 여전히 막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했지만,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전대협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586세대가 사회적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50대 초중반의 나이가 된 것”이라고 했다. 최고령은 1942년생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79)이었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75)이 뒤를 이었다. 1980년대생은 1981년생인 김광진 대통령 청년비서관(40)이 유일했다. 여성은 401명 중 58명(14%)에 그쳤으나 장관급 인사 68명 가운데서는 18명(27%)을 차지했다. 문 대통령의 여성 내각 30% 공약에 비하면 낮은 비율이다.전주고-광주대동고-광주동신고 ‘고위직 톱3’ 전주고 7명, 대동고·동신고 6명씩, “차관회의는 호남 동문회” 얘기도 문재인 정부 4년간 발탁된 장·차관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급 인사들의 출신 고등학교는 전주고, 광주 대동고, 광주 동신고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하며 호남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동아일보가 고위직 인사 401명의 출신 고등학교를 분석한 결과 전주고(7명), 광주 대동고(6명), 광주 동신고(6명) 출신이 많았다. 이어 광주 제일고(5명), 목포고(5명)가 뒤를 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2, 3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던 전주고가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고위직을 많이 배출한 상위 10개 고등학교 중 호남 지역 학교가 5곳이었다. 경기고와 서울고도 각각 5명을 배출했고 경북고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5명을 배출해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전주고, 광주 대동고, 광주 동신고 출신 총 19명 중 18명이 모두 차관급 인사들이었다. 심보균 전 행정안전부 1차관, 최수규 중기벤처기업부 차관 등을 비롯해 외교부 1·2차관을 모두 지낸 조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등이 전주고였다.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은 광주 대동고를 졸업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차관회의를 하면 호남 지역 동문회 같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현 정부 인사들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154명), 고려대(50명), 연세대(45명)가 249명(62%)으로 여전히 높았다. 이어 성균관대(16명), 한양대(15명) 순이었다. 외교안보 분야를 장악한 집단으로 회자된 ‘연정 라인’(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 총 8명이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황형준 기자·이원주 기자}

강원도 정선, 경북 안동, 예천. 모두 이번 주말(2021년 2월 20~21일)을 즈음해 산불이 발생한 지역입니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이번 산불로 최소 축구장 수백여 개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타오르는 산불은 더 거세지고, 진화도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지구가 계속해서 말라붙어가고 있는 데서 찾습니다. 지구의 건조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부작용으로 산불이 증가하고 거세진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날飛’에서는 이 같은 지구 건조화에 대해 독자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말라가는 지구올겨울 눈이 그렇게 많이 왔는데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선 서울의 연평균 습도(상대습도)값 추이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서울지방 기후 특성’으로 연평균 습도가 64%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020년 서울의 평균 습도도 62.8%였습니다.하지만 예전에는 평균 습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서울의 습도 자료는 6·25 전쟁 기간인 1950~1953년을 제외하고는 1920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매일 기록돼 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과거에는 습도가 훨씬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20년의 평균 습도는 72.3%였고 1970년대 중반 정도까지도 7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가파르게 연평균 습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현재 수준이 되었습니다.습도가 낮아지는 추세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중에서도 건조한 계절의 추세가 뚜렷합니다. 1년 열두 달 중 4월이 가장 심한데, 10년마다 1.37%씩 습도가 감소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1970년대쯤까지 4월 평균 습도는 60%~70%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2003년과 2014년(각 60%)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60%대로 수치가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서울이나 한반도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우주·대기물리학연구소와 미국 MIT 지구·대기·행성과학부가 공동 연구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한 2018년 논문을 보면 북위 40도~남위 40도 사이의 육지 상대습도는 10년에 0.2도씩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왜 건조해지나지구가 건조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뻔하게도)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우리가 통상 말하는 ‘습도’는 위에서 다루었듯 일반적으로 ‘상대습도’를 의미합니다. 상대습도는 현재 공기가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그 온도에서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포화수증기량) 대비 얼마나 많은지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환경에서 포화수증기량을 결정하는 변수는 바로 온도입니다.그동안 지구는 지속적으로 덥혀져 왔습니다. 2020년 1월 미우주항공국(NASA)와 미해양대기청(NOAA)은 “1880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근 5년은 140년 사이 가장 뜨거운 해였다”고 밝히며 아래 그래프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기온이 높아지면 그만큼 수증기가 많아질 수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 논문을 보면 기온이 올라가면 수증기량 자체는 증가하는데도 상대습도는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 중 가운데 그래프는 ‘비습(Absolute Humidity)’을 의미합니다. 공기 중 수증기의 양을 질량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공기가 머금은 수증기의 총량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지금 지구에는 전체 수증기량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대기는 건조해져 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무엇이 나빠지나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바로 위에서 언급한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총 수증기량은 많아지는데 (상대)습도는 낮아진다면 양쪽 모두의 악영향만 발생하는 나쁜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흔히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이산화탄소라고 생각하지만, 수증기 자체도 강력한 온실효과의 원인입니다. 한여름 찜통더위 때 한밤중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편하실 듯합니다. 즉 공기 중에 수증기량이 많아질수록 지구온난화도 더 가속화될 수 있는 겁니다.그런데 습도 자체는 낮습니다. 그러니까 수증기는 더 많아졌지만 느껴지기에는 ‘건조하다’고 느끼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식물은 동물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습도에 반응합니다. 실제 포화수증기압과 실제 수증기압의 차이값을 의미하는 ‘수증기압차(VPD, Vapour Pressure Deficit)’가 계속해서 커지면서 전지구적 식물의 생장 면적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VPD란?!특정 온도의 포화수증기압에서 실제 수증기압을 뺀 값입니다. 이 값이 클수록 공기가 건조하다는 뜻입니다. 두 값을 나눈 상대습도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VPD가 클수록 건조하고, 상대습도는 낮아집니다.생장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살아있는 식물도 문제입니다. VPD가 낮을 경우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내뿜는 식물의 광합성 활동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광합성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식물은 잎에 있는 기공을 열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합니다. 그런데 이 기공은 식물이 머금은 수분이 증발하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식물은 건조함을 느끼면(VPD가 높아지면) 말라죽지 않기 위해 기공을 닫아버립니다.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은 증가, 산소량은 감소합니다.땅에서도 물을 빨아들일 수 있지 않느냐. 맞습니다. 그런데 대기가 건조해지면 땅에 있는 수분도 줄어든다는 게 문제입니다. 서울대 정수종 교수·주재원 연구원 연구진은 2020년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2100년이 되기 전에 전 세계의 절반 정도의 땅이 수분 부족 상황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식물의 광합성이 줄어들면 공기 중 산소 농도는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더 증가하게 됩니다. 온실효과가 더 가속화됩니다. 포항공대 국종성 교수·박소원 연구원 연구진은 지난해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면 북극의 기온이 더 빨리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북극 온난화 가속화는 지금까지 지역적 특성만 큰 영향을 미치고 거리가 먼 저위도에서는 따뜻한 해류 정도만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위도 지방의 이산화탄소량 증가 역시 북극 온난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나타난 겁니다.●식물은 말라죽고 산불은 오래 갈 거야땅에서 수분이 줄어들고, 식물이 광합성, 즉 생장을 멈추고 습도는 낮아지고. 뒤따라오는 결과는 무엇일까요. ‘사막화’일 겁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대 기후해양과학부 공동 연구진은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기후 변화를 관찰한 결과 강수량이 꾸준히 줄어왔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연구진은 아마존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말라붙은 숲에는 필연적으로 산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 번 산불이 나면 진화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 아마존에서는 남미 대륙이 건기에 해당하는 7, 8월에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1985년 대비 2017년에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의 11%가 사라졌다는 보고도 있습니다.지구 반대편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시 건기인 봄철 산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이 발표한 2019년 산불통계 연보를 보면 최근 2010년대 초반 감소세를 보였던 산불 건수가 2014년부터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건조화는 야산의 나무나 식물뿐만 아니라 농작물 작황에도 영향을 줍니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인류는 극심한 기근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지구온난화가 환경 분야의 화두다보니 너무 자주 언급되고, 그래서 이제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에는 이제 그 부작용들이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영문법 책에서 수없이 접했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라는 말을 바로 이 지구온난화 이슈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지구도 건강하고 촉촉한 날들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14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북한이 전략핵추진잠수함(SSBN)에 탑재할 것으로 보이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며 전략핵잠수함 개발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했습니다.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형 SLBM을 공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새로운 SLBM의 존재를 드러내며 노골적으로 대미 핵 기습 위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15일 뉴스를 통해 공개된 조선중앙TV 녹화중계를 시청하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미사일을 따라 움직이는 화면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높은 곳에서 흔들림 없이 움직이는 매끄러운 영상’. 풀버전을 찾아봤습니다.한 편의 영화가 시작되듯 높은 지대에서 김일성광장을 풀샷(Full-shot)에 담은 앵글이 서서히 광장을 향해 진입합니다.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증이 배가 됩니다.카메라의 움직임이 점점 과감해집니다. 오와 열, 각과 줄이 생명인 군의 제식에 도전하듯 앵글은 다양하고 자유로워집니다.심지어 축하비행을 하는 전투기에 고프로를 매달았습니다. 대단한 노력입니다. 하이앵글의 궁금증은 신형 SLBM의 등장과 함께 풀렸습니다. 미사일을 따라 작은 무언가가 움직입니다. 드론입니다. 미국의 드론 전문매체 ‘드론DJ’에 따르면 이 제품은 중국을 본토로 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DJI사의 매빅2프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보다 신형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최소 2대 이상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또 놀랍니다. 영상구성을 보면 이보다 더 많은 드론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드론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의해 북한이 수입할 수 없는 품목입니다. 원본 영상 150분을 빠르게 훑어보는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열병식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넘어 한 편의 작품을 완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듯했습니다. 색다른 점은 드론을 통한 중계영상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인데 파일럿의 조종술도 돋보였습니다.행사 도중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인들과 악수를 나누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퇴장으로 한 편의 영화 같은 행사는 마무리 됐습니다. 이날 밤 평양의 기온은 영하 8도였다고 합니다.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영상편집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동남권 신공항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올해 상반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당시 코로나극복국민대책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이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잇따라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이후입니다. 현재는 부산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김해 신공항은 부적절하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대부분 현재 김해공항과 새로 건설될 김해공항 새 활주로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김해공항이 안전에 큰 문제가 있으니 가덕도에 새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날飛’에서는 이 같은 주장들이 적절한 주장인지 규정과 기술문서를 통해 짚어보고, 지역에서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김해신공항’ 왜 나왔나20년 가까이 정치적, 지역사회적 이슈가 됐던 동남권 신공항 논란은 2016년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에 ‘서클링 접근’이 필요 없도록 새 활주로를 짓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단락됩니다. ‘서클링 접근’은 현재 김해공항에 비행기가 북→남 방향으로 접근할 때 북쪽의 산을 피해 U턴 하듯 내리는 방식입니다.국토교통부는 새 활주로를 서북-남동(32-14)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2016년 1년여 기간에 걸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계획입니다. 김해공항-김해시 상공을 잇는 평지를 따라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도록 하면 서클링 접근을 피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비행기가 산에 충돌”그런데 김해공항 존치를 반대하는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김해공항의 새 활주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들 지자체장들은 자체적으로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부울경 검증단)’을 출범하고 ‘김해신공항’이 위험하다는 논리를 적극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역언론 보도도 대부분 이 부울경검증단의 주장을 인용한 보도입니다.부울경검증단에서 가장 강하게 강조하는 위험은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비행기가 근처 산들에 충돌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새 활주로를 만들면서 기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는 동쪽에 있는 금정산(801m)에, 기존 활주로에 착륙하다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상승(복행)하는 비행기는 남쪽에 있는 승학산(388m)에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산 충돌을 피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만드는 새 활주로는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같은 상황 다른 기준다만 여기서 유의해 살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부울경 검증단이 착륙 단계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울경검증단에서는 14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는 비행기가 복행할 경우 승학산에 충돌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울경검증단은 “최신 항법인 ‘성능기반항행’ 절차로 복행할 경우 회전반경이 넓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부울경검증단은 비행기가 활주로로 접근하는 과정에서는 ‘재래식’ 접근착륙 절차를, 비행기가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성능기반항행’ 접근절차를 각각 적용했습니다.하지만 우리나라 모든 공항을 포함한 전 세계 공항에서는 ’성능기반항행‘과 ’재래식‘ 착륙 절차를 각각 구분해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성능기반항행으로 접근할 경우 복행도 성능기반항행 절차에 따르고, 재래식 접근착륙 절차를 사용할 경우 복행도 재래식 절차에 따르는 겁니다. 그리고 성능기반항행 절차를 따르는 비행기가 복행할 경우에는 재래식 절차에 비해 더 높은 고도에서 복행을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성능기반항행 접근절차의 정밀도가 재래식 접근에 비해 낮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아래 다시 다룹니다.따라서 성능기반항행 절차에서 이 복행고도(Decision Altitude, DA)를 적절하게 높게 잡으면 산에 충돌한다는 위험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공항에서 성능기반항행 접근절차의 복행고도를 재래식 접근절차의 복행고도보다 약 2배 정도 높게 설정하고 있습니다.●북쪽으로 이륙할 땐부울경검증단에서는 또 새 활주로가 생기면 현재 있는 36활주로로 착륙하는 비행기 역시 복행할 때 북서쪽 금정산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36활주로로 착륙하는 비행기가 복행할 때는 산을 피해 왼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절차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항 왼쪽으로 새 활주로가 생기면 출발하는 비행기와 간섭이 생기기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선회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꾸는 복행 절차를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그런데 부울경검증단에서 ’산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복행 절차와 비슷한 이륙 절차가 현재 김해공항의 표준출항절차(SID) 중에 이미 있습니다. 상승률(약 8%)과 진행 방향 등이 비슷합니다. 만약 산 충돌 가능성이 있는 절차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상승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너무 짧은 활주로”?부울경검증단의 또 다른 김해신공항 반대 논리는 “활주로가 너무 짧아 대형기 이착륙이 어렵다”는 겁니다. 현재 김해공항의 긴 활주로(36L) 길이는 3200m인데 이 활주로 길이로는 대형기가 이착륙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또 남북에 위치한 산 높이 때문에 비행기가 7~8도의 상승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이는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부울경검증단은 주장하고 있습니다.하지만 3200m 길이 활주로에서 대형기 이착륙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보잉에서 펴낸 기술문서를 보면 이 회사의 가장 큰 여객기인 747-8 항공기의 경우 해발고도에 있는 공항에서 약 410t의 이륙 중량으로 약 3050m(1만ft) 길이 활주로에서 이륙이 가능합니다. 이 비행기의 설계상 이륙 가능한 한계 중량은 약 448t입니다. 또한 이 활주거리는 기온이 40도일 경우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ICAO에서는 표준 이륙거리를 측정할 때 통상 기온이 15도일 경우를 가정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1600m 길이에서도 이륙할 수 있습니다.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2017년 7월 15일 미국 국적의 화물기인 폴라에어 소속 보잉 747-8F 화물기가 준사고를 일으킨 사례입니다. 당시 이 항공기는 이 비행기의 최대이륙중량인 373t에 거의 근접한 367t 무게로 일본 나리타공항 16번 왼쪽(16L) 활주로에서 이륙했습니다. 나리타공항의 16L 활주로 길이는 2500m입니다. 당시 이 비행기는 활주로 끝까지 거의 다 질주한 상태에서 아슬아슬하게 이륙했고, 엔진에서 내뿜는 강한 배기가스가 활주로 끝단의 시설물을 부쉈습니다. 비행기는 별 탈 없이 이륙해서 목적지인 상하이로 날아갔고, 사상자도 없었습니다.그런데 이 비행기는 원래 약 97%를 사용하도록 계산됐던 엔진 출력을 다 쓰지 않고 약 89%만 사용했습니다. 일본교통안전위원회가 항공기 기록장치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계산된 엔진 출력(97.2%)을 사용했다면 1640m 지점에서 이륙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나리타 공항의 기온은 25도였습니다.활주로가 어느 정도 길이만 되면 대형기 이륙에 큰 문제가 없다는 근거는 국내 공항에도 있습니다. 활주로 길이가 2800m인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2010년 보잉 747-400 기종이 이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다는 인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무안공항은 활주로 증설 없이 소방설비를 보강하고 응급후송체계를 정비하는 절차만으로 국토해양부에서 대형기 운항 허가를 받아낸 바 있습니다.활주로 길이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2층 비행기‘인 A380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이 비행기가 계속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작사인 에어버스는 이미 이 기종에 대한 단종 절차에 들어갔고 해외 항공사들도 이 비행기를 속속 퇴역시키고 있습니다. 에어버스의 본고장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에서 A380를 이미 완전히 정리했고, 루프트한자 등 다른 많은 항공사들도 수 년 사이에 이 비행기를 더 이상 쓰지 않을 예정입니다.●“가파르고 위험한 상승”?김해공항에 새 활주로가 생길 경우 복행 상승률이 7~8%에 달해 매우 위험하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7~8% 상승각은 현재 우리나라에 취항하고 있는 항공기가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는 각도입니다. 바로 위에서 보여드렸던 폴라에어 화물기 사고조사보고서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항공기 데이터를 보면 화물을 가득 실은 747-8 항공기도 10% 상승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인천공항에서도 북쪽방향으로 비행기가 출발할 때 최소 상승률 6.5%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소 상승률일 뿐이고, 대부분의 비행기는 이보다 훨씬 가파른 각도로 상승합니다. 사실 8% 상승은 우리가 ’경비행기‘라고 부르는 작은 프로펠러기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주로 훈련기로 쓰이는 세스나기(172)의 기술문서를 보면 기온 40도인 해발고도 공항에서 시속 74해리 속도(137km/h, 1분 당 2284m)로 1분마다 최대 645ft(193.5m)씩 상승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계산하면 상승각 약 8.4%가 나옵니다. 기온이 20도로 내려가면 최대 상승각은 9.3%로 높아집니다.물론 착륙 도중 엔진 고장 등으로 이런 상승각도를 만족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해외 공항에서는 이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한 접근 절차를 따로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은 일부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할 때 상승률 5%를 만족하지 못 할 경우 비행기 고도가 396m(1320ft)보다 낮아지기 전에 재상승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67m(222ft)까지 계속 내려올 수 있습니다.●’재래식‘은 늘 안 좋을까용어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래식 비행 절차‘는 땅에서 비행기에 전파를 쏘아 항공기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지상장비의 도움을 받는 비행 절차입니다. 땅에 촘촘히 장비를 설치해야 하고 비행기의 빠른 속도와 높은 고도 때문에 오차도 좀 있는 항법은 맞습니다. 이에 비해 ’성능기반항행‘은 지상장비 외에도 항공기의 자체 위치계산장비나 인공위성 등의 도움을 받는 최신식 항법임은 분명합니다.하지만 비행기가 공항에 접근할 때, 즉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재래식 항법‘이 훨씬 정교하고 안전한 항법입니다. 그래서 관계법령에서는 이 ’재래식 접근착륙‘ 절차를 ’정밀접근‘, 성능기반항행 접근절차를 포함한 다른 절차를 ’비정밀 접근‘이라고 부릅니다. ’성능기반항행‘ 절차를 이용한 착륙은 현재 존재하는 가장 정밀한 수준의 절차(RNP AR)도 약 185~550m(0.1~0.3해리)까지 위치 오차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오차를 감안해 성능기반 접근을 실시할 경우 대부분의 공항에서 재래식 접근착륙에 비해 복행고도를 2배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동시이착륙 불가능해당지역 언론에서는 김해공항에 새로 건설되는 활주로가 기존 활주로와 평행하지 않기 때문에 동시이착륙이 불가능한 구조라 ’반쪽짜리 공항‘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동시이착륙은 활주로가 평행하다고 해도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합니다.ICAO가 발간한 ’공항 설계 및 운영‘ 문서(Annex 14, Volume I)를 보면 활주로 두 개에서 비행기가 동시에 이륙하려면 활주로 사이 거리가 최소 760m, 동시 착륙하려면 최소 1035m 떨어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비행기가 시차를 두고 번갈아 착륙하는 ’종속착륙(dependant parallel approach)‘은 915m, 한쪽 항공기가 ’거의‘ 착륙에 성공했다고 판단될 때 다른 쪽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는 ’분리착륙(segregated parallel approach)‘은 760m 간격이 필요합니다.이런 규정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동시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은 현재 인천공항 뿐입니다. 그것도 거리가 2km 가량 떨어진 공항 서쪽 활주로(16-34)와 동쪽 활주로(15-33) 중 한 곳만이 동시에 이착륙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33L과 33R 활주로에서는 동시에 항공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수 없습니다.인천 외에도 광주, 김포, 김해, 대구, 사천, 청주 공항이 평행 활주로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이착륙을 실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위의 ICAO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한 쪽을 이륙 전용으로, 다른 쪽을 착륙 전용으로 씁니다.부울경 지역에서 새 공항 후보지로 원하고 있는 가덕도에 평행 활주로가 들어서더라도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 규정을 만족하려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넓은 바다를 매립하거나 산을 깎아내야 할 겁니다. 여기에 기존 부울경 주장대로 대형(F급)항공기가 착륙하려면 활주로 양 옆으로 훨씬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공사비도 그만큼 늘어날 여지가 큽니다. ●예외는 있지만…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입니다. 평행한 활주로 두 개가 십자 모양으로 뻗어있는 이 공항은 특정 방향의 활주로 2개(28L, 28R)가 쓰일 때만 동시이착륙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공항의 활주로 사이 거리는 228m입니다.다만 이 공항에서 동시이착륙이 가능하려면 아래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1. 조종사 및 관제사 동시이착륙(SOIA) 자격 필수2. 착륙 비행기 1대씩 별도 관제사 2명 필요3. 옆바람(측풍요소) 10노트(초속 5m) 이하4. 항공기의 크기(등급)이 같거나 비슷해야5. 구름 높이는 최소 730m(2400ft) 이상6. 가시거리는 7400m(4해리) 이상이 같은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비행기 두 대 중 한 대는 간격 분리를 위해 활주로와 평행하게 접근하지 못 하고 3도 비틀어 비스듬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또 두 항공기 거리가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질 경우 두 항공기 모두 착륙을 포기하고 각각 다른 방향으로 복행해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공항 이착륙 난도에 대한 평가는 조종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조종사들은 현재의 김해공항이 “까다롭기는 해도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신공항 필요성은 누구나 주장할 수 있지만 현재 멀쩡히 운영되고 있는 공항을 ’위험한 공항‘으로 낙인찍어 연간 1600만 이용객(출도착 합산, 2019년)을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요.●그래도 ’신공항‘?다만 김해공항이 “위험하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닙니다. (여기서는 우선 경제성에 대한 논란은 제외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 있는, 한국에서 네 번째로 바쁜 공항 치고는 김해공항은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정부가 2017년 내놓은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2017년도 예비타당성조사‘ 문서를 보면 정부는 김해공항이 현재 시설을 유지할 경우 2020년 이용객 수가 1637만 명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 예측은 보고서 발간 직후 곧바로 깨졌습니다. 2017년 김해공항 이용객은 1640만 명을 기록했고 한 해 뒤인 2018년에는 1706만 명까지 늘었습니다.이용객은 많은데 이 공항은 군사공항입니다. 현재 김해공항은 활주로 총 수용 용량 중 약 30~40% 정도를 군용기가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민항기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새 공항 필요성을 주장하는 조종사나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안전에 대한 문제보다는 이런 점을 이유로 드는 의견이 많습니다.●소음과 환경도 문제새 활주로가 건설되면 항로상에 놓이게 되는 지역 주민들의 소음 피해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김해공항의 새 활주로 연장선에는 김해시의 중심이 지나갑니다. 활주로와 김해시 사이의 직선거리 약 10km를 감안하면 이 활주로로 착륙하는 비행기는 약 300m 고도로 날게 됩니다. 지상에서 항공기 소음은 100~110dB 정도입니다. 비행 고도를 감안하면 이 지역 주민들은 70dB 정도의 소음에 상시 시달리게 됩니다. 기존대로 유지되거나 다른 곳에 공항이 생기면 겪지 않아도 될 소음입니다.새 활주로가 건설될 경우 나빠질 환경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계획대로라면 새 활주로는 낙동강 하류에 있는 지류인 평강천을 흐름을 끊는 위치에 지어지게 됩니다. 주변 습지나 철새도래지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덕도에 새 공항이 들어서도 환경 파괴는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덕도는 어차피 부산신항 개발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인 곳입니다. 개발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환경보전의 ’총량‘을 고려한다면 김해보다는 가덕도가 더 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결국은 정치적 결정무엇보다 김해공항이 아닌 다른 곳에 새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는 이유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그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받았던 군산지역 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결정했습니다. 이른바 ’새만금 신공항‘입니다.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새만금 신공항이 건설되면 2025년 67만 명, 2055년 133만 명의 이용객이 발생할 것”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수요예측 당시 이용객 800~900만 명을 예상했던 무안공항은 2019년 이용객이 89만5000명에 그쳤습니다. 2019년 내내 단 5만4000여 명만 이용한 양양공항도 수요예측 당시 예상한 연간 이용객은 200만 명입니다.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 사업, 관광 등의 수요로 공항 이용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새만금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수립돼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올해 5월 새만금 개발계획을 전면 재정비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해놓지도 않고 ’개발하니까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겁니다.공항 개발 계획이 일관성 없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남부 일부 지자체에서도 “인구 1000만인 경기남부를 대표할 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화성으로 예정된 현 수원 군사공항이 이전할 때 민간공항도 함께 짓자는 겁니다. 이들 지자체는 “인구가 760만 명에 달하고 기업이 많아 수요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구 정부가 특정지역에만 혜택을 부여한 채 다른 지역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는다면 또 다른 극심한 지역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빨리 결론 내야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당초 6월 경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김해신공항 계획을 속행할지, 아니면 새로운 곳에 공항을 지을지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4분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울경 지역의 여론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고, 김해신공항 정책을 추진하던 국토교통부도 일을 하지 못 한 채 손을 놓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비용만 커질 뿐입니다. 어떤 결론이 나든 정부가 공정하게 판단한 후 빠르게 결정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장마철, 건강히 지내시는지요. 특히 남부지방에 계시는 독자 여러분, 안전히 지내시는지요.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온 지역이 많아 안부를 여쭙습니다. 특히 남해안 일대와 영동 지방에 계시는 분들은, 이번 장마가 지날 때까지 각별히 유의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여름 집중호우는 해가 갈수록 국지적으로 퍼붓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비슷합니다. 남해안과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큰 비가 내렸습니다. 전남 광양에는 7월 13일 하루에만 116.5mm나 비가 내려 7월 하루 강수량 기준 2011년 7월 9일(357.5mm)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같은 날 121.6mm 폭우가 쏟아진 경북 영덕 역시 역대 7월 하루 강수량 2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 지역 하루 최다 강수량 기록은 1975년 7월 6일(139.2mm)이었으니 45년 사이 가장 거센 비가 내린 겁니다. 특히 올해 장마전선은 남부지방에서 쉽사리 올라오질 못하고 있다 보니 주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와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번 달 들어 거제에는 총 400mm가 넘는 비가 내려 올해 7월 1~14일 사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부산, 통영 등 경남 남해안에 큰 비가 집중됐고, 광양, 순창 등 호남에도 경남에 버금가는 양의 장대비가 퍼부었습니다. 남부지방에 큰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일본에는 더 혹독한 비를 퍼붓기도 했습니다. 반면 중부지방, 특히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비가 매우 적게 왔습니다. 전국에 많은 비가 온 7월 13일 서울에는 47.6mm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루 강수량으로 절대 적은 양은 아니지만 남해안에 내린 비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7월 들어 서울에는 강수량 65.9mm가 기록됐는데, 이 역시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서 13일 하루에 내린 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됩니다.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강수량 차이가 이처럼 큰 이유는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오지 못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북쪽으로 크기가 작은 저기압과 고기압이 좁은 방 안에 풍선으로 가득 찬 것처럼 켜켜이 쌓여 있어 장마전선이 당최 북쪽으로 올라가지를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고기압과 저기압 틈새로 찬바람이 파고듭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은 7월답지 않은 7월 기온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6, 201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위가 덜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7월 1~15일 사이 일 평균기온은 1도, 최고기온은 무려 2도나 낮습니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는, 아직 ‘진짜 여름’이 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더위를 몰고 찾아오는 진짜 ‘한여름’은 북태평양의 뜨겁고 눅눅한 공기가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붙이면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으로도 최소 다음주까지는 장마전선이 우리나라까지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풍선같은’ 기압 배치가 쉽게 흘러가지 못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고기압과 저기압이 켜켜이 쌓인 모습은 중국 서쪽부터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넓은 공간에 복잡한 일기도가 그려지면, 기압계를 흐르게 만드는 편서풍이 구불구불해지면서 동쪽으로 기압계를 밀어내기 어렵게 만듭니다. 또 우리나라 북동쪽, 그러니까 사할린 상공부터 시작돼 캄차카반도를 지나 알류산열도까지 뻗어있는 커다란 저기압도 기압계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다음주 주말인 25일 경까지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만큼 ‘덜 더운 여름’도 이번달 하순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평소보다 더웠던 6월, 평소보다 덜 더운 7월을 보내고 나면 8월을 ‘무탈하게’ 보낼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이 됩니다. 다만 기상청은 2016, 2018년 맹렬한 더위를 만들었던 ‘열돔’ 징조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장마철과 뒤이어 따라올 무더위, 독자여러분 모두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날飛’가 기원하겠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탈북자들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쏘아올린 ‘작은 풍선’이 커다란 ‘스노 볼’이 되었습니다. 잇단 북한의 강경 발언에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대다수의 해석이지만 우선 북한은 이들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주된 이유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 단체는 22일 밤 또 다시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날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곧 ‘대남전단’을 날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었습니다.23일 오전 경찰은 이 풍선 중 일부가 강원도 홍천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에 들어온 시청자 제보 사진을 보면 풍선에 매달린 플래카드가 탈북자 단체가 공개한 영상 속 플래카드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원도 홍천군은 탈북자 단체가 풍선을 날린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보다 남쪽입니다.해당 풍선이 22일 밤에 날아간 것이 맞는다면, 이들 탈북자단체에서 날린 풍선은 그동안 상당히 실패가 많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 기사를 찾아보면 이들 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 풍선이 고도 1~3km까지 올라가 기류를 타고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22일은 하루 종일 맑고 잔잔한 날씨였기 때문에, 이날 풍선이 이 고도까지 올라갔다면 풍선은 북한으로 넘어갔어야 합니다. 이날 수도권 높은 상공에는 확실한 남풍(남→북으로 부는 바람)이 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반면 경기 파주시 일대의 지표면 사정은 달랐습니다. 22일 밤 11시 경 경기 파주시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간혹 부는 약한 바람도 북→남 방향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만약 이 바람을 타고 풍선이 홍천까지 천천히 날아갔다면, 풍선은 지면에서 1km도 채 떠오르지 못했다는 방증이 됩니다.그러면 북한이 보내겠다고 한 ‘대남전단’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북한이 수일 안에 이를 시행한다면 역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남한 지역에는 24일부터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한반도 서쪽에서 강한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내리는 비인 동시에, 제주가 아닌 내륙에 올해 처음 내리는 장맛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쪽에 저기압이 자리를 잡으면, 우리나라 상공에는 강한 남풍(남→북)이 불게 됩니다. 북한이 높은 상공에 풍선을 띄우면 오히려 북한에 살포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저기압이 다가오고 비가 많이 오면 지표면에서는 돌풍과 ‘윈드시어’라 불리는 수직 방향의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풍선이 제대로 날아갈 지조차 예측하기조차 어렵습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북한이든 남한 시민단체든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무인기(드론)를 이용하는 방법뿐입니다. 하지만 남한 단체는 사실상 드론을 쓸 수 없습니다.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풍선과 달리 드론은 항공안전법에서 명백하게 ‘항공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드론을 접경지역을 거쳐 북한으로 날리는 순간 시민단체는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P-518 비행금지구역에 허가 없이 항공기를 날리는 명백한 범법행위를 하는 셈이 됩니다. 이 경우 미확인 항공기 격추를 위해 군부대가 움직일 수 있고, 드론을 조종한 사람은 형사상 책임뿐만 아니라 격추를 위해 군부대가 작전을 펼친 비용까지 모두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백보 양보해서 비행금지구역이 아니더라도 드론을 이 정도로 멀리 보내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입니다. 항공안전법과 그 시행규칙에는 드론을 날릴 때 준수해야 할 사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조종하는 사람은 △해가 떠 있을 때만 △드론이 보이는 범위에서 직접 눈으로 드론을 확인해가면서 조종해야 하고 △그렇더라도 허가 없이 150m보다 높은 고도로 날려서는 안 됩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목적으로 날리는 드론은 사실상 이 규정들을 지킬 수 없습니다.물론 남한과 북한은 모두 이 같은 ‘도발’을 감행한 적이 있습니다. 남한 탈북자 단체에서는 2015년 중국 접경에서 북한을 향해 대북전단을 드론에 실어 날려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2016년 풍선에 대북전단을 잔뜩 매달아 내려보냈다가 남한의 한 시민 차량을 망가뜨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풍선이 남한까지 넘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북서풍(북서→남동)이 강하게 부는 겨울철이었기 때문입니다.남한에서 대북전단을 날리고, 정부가 못 날리게 하고, 탈북자 단체가 항의하고, 또 북한에서 대남전단이 날아오고, 남한이 북한에 경고하는 일은 수레바퀴처럼 반복돼 왔습니다. 이 찜통더위 속에 또 한 번 이런 ‘차가운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또 한 번 역사가 반복되고 끝날지, 아니면 남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지는 남북 양 측의 현명한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봄바람이 붑니다. 불기는 부는데, 너무 심하게 붑니다. 2020년 4월 22일 오전 기준으로 남부와 충남 일부를 제외한 거의 전국 각지에 강풍 특보가 내려졌습니다.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도 뚝 떨어졌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 지역 제주 서귀포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7.9도. 다른 해라면 12도 안팎에서 맴돌아야 할 기온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날 전국적으로 아침 기온이 10도를 넘는 지역이 없었습니다.강풍에 추위까지 한꺼번에 찾아온 이유는 러시아 사할린에 중심이 자리 잡고 있는 저기압과 몽골 동쪽에 자리잡은 고기압 때문입니다. 고기압이 매우 크고 강력하다보니 저기압도 따라서 크고 강력해졌습니다. 몽골 쪽에서 고기압이 아주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공급하면,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이 이 찬 공기를 강한 바람으로 한반도까지 쓸어내려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추위가 풀리려면 몽골 쪽 고기압이 약해지거나 아니면 사할린 쪽 저기압이 빨리 멀리 이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고기압은 워낙 세력이 강해 쉽게 약해질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데다, 저기압은 태평양 서쪽(일본과 사할린의 동쪽 바다)에 있는 다른 고기압에 가로막혀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입니다.여기에 이번 강풍에는 불청객이 또 하나 찾아왔습니다. 황사입니다. 22일 오전 9시에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199㎍/㎥까지로 올라갔습니다. 하루 전 같은 시간과 비교할 때 280% 짙어진 수치입니다. 반면 초미세먼지(PM2.5)는 전날(12㎍/㎥)과 크게 다르지 않은 17㎍/㎥을 기록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높은데 초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지지 않는 경우는 대기환경 오염 때문이 아닌 황사 때문일 경우가 많습니다.통상 바람이 강하게 불면 오염물질이 흩어져 공기가 깨끗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바람은 황사의 발원지를 거쳐 우리나라까지 날아오기 때문에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졌습니다. 위에서 찬 공기를 보내는 고기압이 몽골 서쪽에 있다고 전해드렸는데, 여기서 찬 공기가 이동하는 경로에 중국과 몽골 국경에 걸쳐 있는 고비 사막이 있습니다. 고비 사막은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 발원지로 꼽힙니다.그러면 바람은 언제쯤 잦아지고, 날은 또 언제쯤 풀릴까요. 기상청은 우선 고비는 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3일을 기점으로 기온은 조금씩 올라가고, 거센 강풍도 조금씩 잦아들 걸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이번 주말까지는 평년에 비해 기온이 낮고 돌풍이 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는 토요일인 25일 쯤에 다시 한 번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사실 이달 말까지는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에 비해 다소 낮은 날씨가 계속 되겠지만 그래도 주말을 지나고 나면 날씨는 상당히 풀리고, 낮 기온은 제법 올라갈 걸로 예상됩니다.날씨가 이렇다보니 일교차가 걱정입니다. 기온 폭이 매일 10도 이상 되는 날이 이어지다보면 감기도 걸리기 쉽습니다. 마른기침 한 번만 해도 겁이 덜컥 나는 때인 만큼, 건강 관리에 더 유의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제21대 총선 개표작업이 지역구 전국 개표율 기준 90%를 넘기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과반 의석이 확실해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1위와 2위 후보의 표차가 1000표 안팎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16일 오전 2시25분 현재 전국 개표율 90.1% 기준 민주 후보가 당선됐거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지역구는 총 160곳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은 총 87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었거나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의당은 1곳에서 1위를 기록했고 무소속 후보는 총 5명이 이 시간 현재 가장 많은 표를 얻고 있다.전국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는 253석이다.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도 1위와 2위 후보의 표차가 1000표 안팎을 기록하는 초접전 양상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어 끝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지로 꼽혀 왔던 서울 광진구을에서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8%로 1위,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48.3%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 지역구는 이 시각 현재 76.5%가 개표된 가운데 두 후보의 표차는 1000~1300여 표를 오가며 좁혀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대전동구에서는 표 차가 1000표도 되지 않는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90.4%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7%로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이장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48.8%로 바짝 뒤쫓고 있다.부산 사하갑도 접전 양상이다. 87.3%의 개표율을 보이고 있는 이 지역에서는 김척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50.5%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8.6%로 가시거리 내에서 추격하고 있다. 두 후보의 표 차이는 1300여 표다.개표율 87.3%를 기록하고 있는 경기 성남분당을에서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7.0%를, 김민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46.0%를 기록해 역시 1100여 표 차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경기 지역에서는 그 외에도 평택갑(개표율 91.4%)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후보(49.6%)와 공재광 미래통합당 후보(48.0%)가, 남양주병(개표율 87.5%)에서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후보(49.2%)와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47.9%)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이들 초접전 지역구의 당선자 윤곽은 새벽 3시를 넘어서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제21대 총선 개표작업이 지역구 전국 개표율 기준 80%를 넘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당선자로만 국회 과반 의석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16일 오전 1시11분 현재 전국 개표율 80.0% 기준 민주당은 157곳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이 1위를 달리는 지역구가 더 늘어나고 있는 형세다.미래통합당은 90곳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무소속 후보는 5곳에서 1위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개표율이 70%대를 기록하던 15일 자정 경까지 2위에 머무르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경기 고양시갑에서 1위로 올라서면서 정의당에서 유일하게 1위를 달리는 후보가 됐다.전국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는 253석이다.자정을 넘어가면서 개표가 빠른 지역구는 속속 당선자가 발표되고 있다.‘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에서는 89.5% 개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후보가 57.5%를 득표해, 40.8%를 기록한 황교안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 후보 간의 표차는 1만3000여 표로 나타났다.반면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광진을에서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표율 63.6%를 기록한 시점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격차를 조금씩 줄이는 모양새다. 두 후보의 이 시각 표차는 약 1500여 표로 집계됐다.서울은 현재 전체 49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40석에서, 통합당이 9석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제21대 총선 개표작업이 지역구 전국 개표율 기준 70%를 넘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55곳 지역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16일 오전 0시23분 현재 전국 개표율 72.3% 기준 민주당은 155곳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미래통합당은 93곳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무소속 후보는 5곳에서 1위로 집계되고 있다.전국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는 253석이다.자정을 넘어가면서 개표가 빠른 지역구는 속속 당선자가 발표되고 있다.‘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는 이 시각 현재 89.5%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후보가 57.5%를 득표해, 40.8%를 기록한 황교안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 후보 간의 표차는 1만3000여 표로 나타났다.서울은 현재 전체 49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41석에서, 통합당이 8석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황 대표는 15일 오후 11시 45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미래통합당은 수 년간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지만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국민들게 믿음을 드리지 못 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인내를 가지고 미래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죄송합니다.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제 불민입니다.모든 책임을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미래통합당은 수년간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늦게나마 통합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섭니다. 국민 여러분은 부디 인내를 가지고 우리 당에 시간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래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미래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당 당직자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살 나라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번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해서 우리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큽니다. 저와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저를 지지해 준 종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부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봄바람 휘날리며, 투표 잘 하고 오셨는지요. 마스크 쓰고, 비닐장갑 끼고 해야 하는 투표는 여러모로 답답하지만, 요즘처럼 집 밖으로 나오기 어려운 때에는 모처럼 휴일 햇살 받으며 짧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게다가 날씨로만 보면, 올해 선거는 그동안 16년 간 50%대 미만에 머물렀던 투표율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안하신 분이 있다면, 모두 투표합시다.● 투표하라고, 수요일이번 ‘날飛’에서는 1988년 치러진 제13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의 자료만 살펴보겠습니다. 제13대 총선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1987년 9차 개헌으로 대통령직선제, 5년 단임제 등 대통령 선거 제도의 변화와 함께 국정감사 부활, 국회 연간회기일수 제한 폐지 등 현재의 체제가 확립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여름과 겨울 등 계절을 오가며 치러지던 총선이 이 해를 계기로 봄철에 치러지는 ‘벚꽃 선거’로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입니다.봄철 선거라지만 제13대 선거(1988년)와 제14대 선거(1992년) 선거는 4월 중순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이 때까지는 정확한 총선 일자가 법제화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6년 치러진 제15대 선거부터 공직선거법은 총선 실시 시기를 “국회 임기 만료 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지정합니다. 현재 국회를 구성하는 제20대 국회 회기는 5월 29일까지입니다. 회기 만료 50일 전은 4월 9일이고, 이 날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인 4월 15일이 투표일이 되는 겁니다.예상하셨듯이, 공직선거법에서 선거일을 수요일로 못 박은 이유도 ‘투표율’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월요일이나 금요일과 맞물리면 놀러가느라 투표를 안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연차휴가를 붙여 오히려 길게 놀러 가 버리는 투표권자를 경계하기 위해 제외했습니다.● 비 오면 ㅠㅠ이처럼 제도적으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마련됐습니다. 이제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날씨보다는 선거철마다 터지는 정치적 현안이 더 큰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번에는 날씨와의 상관관계만을 살펴보겠습니다.맨 위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 이유는 이번 선거일 날씨가 총선 투표율이 높았던 해에 보였던 날씨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비. 당연하겠지만 선거 당일 비가 오면 투표율이 낮아집니다. 역대 최하 투표율인 46.1%(제17대 대비 14.5%포인트 하락)를 기록했던 제18대 총선은 정치 이슈를 제외하고도 궂었던 날씨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선거일이었던 2008년 4월 9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서울에만 오후 들어 11.5mm의 비가 내렸고 강릉에 16mm, 대구에 15.5mm, 제주 서귀포에는 아침부터 무려 59.5mm가 내렸습니다. 장마철 장대비 수준입니다.비슷한 사례는 주로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도 있습니다.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던 1998년 6월 4일에는 전날부터 비가 흩뿌렸고, 당시 투표율은 제1회 선거인 1995년(68.4%)보다 15.7%포인트 떨어진 52.7%를 기록했습니다.● 낮기온 20도(서울 기준)에서 투표율↑비가 올 때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투표율을 높이는 조건은 뭐가 있을까요. 무작정 기온이 높거나 낮다고 해서 투표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조건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조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낮 최고기온입니다. 1988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낮 최고기온이 20~22도 사이에 머물렀던 해는 투표율이 직전 선거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제13대 총선(1998년) 이후 계속 떨어지던 투표율은 낮 기온이 21.7도를 기록했던 제17대 총선(2004년)에서 모처럼 반등했고, 최고기온 21.4도를 보였던 제20대 총선(2016년) 때도 투표율이 58.0%를 기록해 제17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없는 ‘변수’그 외에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변수는 있습니다. 제19대 의원을 뽑은 2012년 4월 11일에는 최고기온이 17.4도로 다소 낮았고, 비도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하지만 당시 투표율은 54.2%를 기록했습니다. 직전 선거인 2008년보다 8.1%포인트 올랐습니다. 2008년 투표율이 워낙 낮았던 탓도 있지만 선거 제도가 바뀐 원인도 있습니다. 당시 총선은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으로 시행된 해입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면서 투표율도 따라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투표하기 참 좋은 날”그러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20년 4월 15일 오늘의 날씨는 어떨까요. 처음에 언급했듯 투표하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씨입니다. 전국이 맑거나 구름만 좀 끼어있는 채로, 전국에 비는 오지 않고 있습니다. 낮 기온은 서울이 21도, 가장 기온이 높겠다고 예보된 구미도 23도 정도이고, 강원 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곳도 17도 수준입니다. 오전엔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높았지만 오후에는 보통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예보도 나왔습니다. 혹시 아직 투표하지 않으셨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4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2019년 봄, 마스크를 통해 들이마시는 숨은 ‘공기보다 깨끗한’ 들숨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전화를 울려대던 긴급재난문자는 대부분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였습니다. 2020년 봄, 마스크를 통해 들이마시는 숨은 ‘이보다 답답할 수 없는’ 들숨입니다. 더 깨끗할 수 없었던 새파란 하늘, 깨끗한 공기를 두고도 우리는 마스크를 벗지 못 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올해 봄 공기는 너무나 깨끗했습니다. 올해 3월 서울의 월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6㎍/㎥를 기록했습니다. 초미세먼지 예보에서 15㎍/㎥ 이하면 ‘좋음’, 50㎍/㎥ 이하면 ‘보통’으로 분류됩니다. 올해 3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 기록이 시작된 2013년 10월 이후 3월 수치로는 가장 낮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2월보다 3월의 초미세먼지가 더 낮았다는 점입니다.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이 시작된 이후 2월보다 3월 농도가 더 낮았던 적은 첫 해인 2014년 3월 한 해 뿐입니다.미세먼지(PM10)의 월 평균 농도 역시 낮았습니다. 2020년 3월 미세먼지 농도는 45㎍/㎥로 집계됐는데,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2000년대 이후 수치를 모두 살펴봐도 3월 미세먼지 농도가 50 아래로 떨어진 해는 2012년 단 한 해(47㎍/㎥)뿐입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2월에도 41㎍/㎥에 머물렀는데, 이렇게 되면 올해는 2000년 이후 2월과 3월의 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50 이하였던 유일한 해가 됩니다.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했던 중국 후베이성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대기질도 개선됐다는 미우주항공국, 유럽우주국 등의 분석 결과가 최근 일제히 보도되기도 했습니다.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날씨의 영향과 코로나로 인해 중국 대륙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감소한 영향을 모두 받았습니다. 최소한 ‘깨끗한 공기’라는 측면으로만 보면 최고의 혜택을 받은 셈입니다. 실제 사실상 국가 전체가 멈춰섰던 중국의 2020년 1~3월 미세먼지 농도는 1년 전 같은 때와 비교할 때 최대 60%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습니다.날씨도 한몫 했습니다. 이번 겨울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북풍과 북동풍이 많이 불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좀처럼 겪기 힘든 날씨입니다. 원인에 대해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올해 겨울에는 추위를 만드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은 약한데 넓이는 매우 넓게 퍼져 한반도 전역을 모두 뒤덮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쪽 티베트 고원 쪽에서 만들어진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상황이 매우 자주 만들어졌습니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했기 때문에 이 저기압은 고기압을 가위로 자르듯 잘라내면서 한반도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우리나라에 겨울철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를 씻어줬고, 비가 그치고 나면 북동풍이 불어들면서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상당히 막아줬습니다.”3월 이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미세먼지 감소에 힘을 보탰습니다. 한국도로공사에 요청해 받은 통계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2월 셋째 주 이후부터 3월 마지막 주까지 고속도로 통행량은 405만40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53만5000대)보다 10.6%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통행량 감소는 특히 초미세먼지(PM2.5)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동차 배기가스(24.4%·도로 비도로 이동 오염원)는 제조업 공장(39.0%·제조업체 발생)에 이어 초미세먼지를 두 번째로 많이 발생시키는 오염원으로 꼽힙니다. 실제 서울 기준으로 초미세먼지인 PM2.5의 농도는 2월보다 3월에 더 낮은 수치를 보인 반면 미세먼지인 PM10 농도는 2월 대비 3월에 더 높아졌습니다.코로나19 때문에 힘들고 지쳐있던 우리에게 깨끗한 공기는 위안이 됐지만 이런 상황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공기가 이만큼 깨끗해지려면, 적어도 이제는 인간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이 팬데믹 수준으로 멈춰서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 추이를 살펴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지표와 묘하게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 해 전 대비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꺾어지는 해에는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도 감소했고, 한 해 전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미세먼지 농도도 따라서 올라가는 그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로 날아오는 미세먼지 역시 동풍이 막아줬다고는 하지만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번 겨울 유난했던 동풍은 다른 해 겨울보다 약하고 넓게 퍼졌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첫 번째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약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추정하는 학계 의견이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많이 높아지면서 지면이 차갑게 냉각되어야 발달할 수 있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제대로 힘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깨끗한 공기는 순간이지만 지구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이제 세상은 전 분야에 코로나 전(BC)과 코로나 후(AC)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깨끗해진 공기 외에도 전 세계에서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번식에 나섰다는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은 자연에 해를 입히는 인간을 비판했지만, 2020년 ‘침묵의 봄’은 사람이 사라진 곳에서 기지개를 편 자연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은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날飛’ 독자 여러분도, 온 세상 모든 사람들도, 그리고 지구도 건강하길 바랍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