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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극우 세력에게 블랙리스트조차 필요 없는 불온한 작가로 찍힌 채 살아온 터라 새삼스럽게 피해를 언급하는 게 쑥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문제를 보면서 개인의 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조사신청에 나서게 됐다.” (소설가 황석영,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나와 피해 조사신청을 한 뒤 기자간담회에서)◆“후보자(김명수 대법원장)는 제 고교 동문이다. 제 경우는 당 대표이기 때문에 제척사유에 해당한다. 제가 의견을 밝혔다면 이와 연관을 지어 온갖 억측이 난무했을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과정에서 찬반 의견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 대해 당 안팎에서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이를 해명하며)◆“지금 당장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임기 때 먼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라고 본다.”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길에 기자들이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갖는 판사들의 신상자료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해 추가 조사할 것이냐는 질문에)◆“미군의 이번 조치는 세력 과시로, 이는 한반도 긴장을 가속하며 주변국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 상을 비행한 것을 비판하며)◆“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앞두고 벌어진 일에 대해 재론하는 것은 서로가 바람직하지 않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진석 의원의 페이스북 글로 다시 불붙은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논란과 관련해)◆“이번 평가전 결과에 따라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지만, 우리의 목표는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본선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다음달 원정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과 2명의 대기선수를 공개하며)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신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경고한 것에 대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원색적인 언어로 자신을 공격하자 이를 반박하며)◆“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었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 나흘 만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여러 대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한데 대해)◆“국제사회를 상대로 대놓고 협박하겠다는 것으로, 변화 없는 북한의 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외면과 고립만 자초할 것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한 당 논평에서)◆“한반도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상황이 극단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면담 자리에서 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중국에서 9월 11일 경 새로운 경제 제재가 발표돼 이 영향일 수도 있지만, 상인들이 (기름을) 사재기할 수도 있다.” (북한 현지 취재원을 통해 북한 소식을 외부에 전하는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에서 기름값 급등 이유를 설명하며)◆“우리는 오히려 인권 차원에서 청소년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란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부처들 간에 협력, 조정하면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계기로 일부에서 소년법 폐지 주장이 있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며)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토론과 고뇌 끝에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겼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의 토론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이성이 앞서 통과할 수 있었다며)◆“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지원은 분리 대처해 나간다는 게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 원칙이자 가치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영·유아와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데 대해)◆“고국의 정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다 따뜻한 밥 한 끼가 제일 좋을 것 같아 한국에서 김치와 게장을 담가왔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한 부인 김정숙 여사, 뉴욕 한인경로회관에서 이민 1세대 동포 어르신들에게 한국에서 직접 담가 공수한 간장게장, 김치, 깍두기 등을 내놓으며)◆“한글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형상화하고 입체화할지에 중점을 뒀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한 이석우 디자이너, 메달 공개 행사에서 한민족의 상징인 한글을 주요 모티브로 삼은 이유를 설명하며)◆“만약 적이 도발하면 즉각 대응해 완전히 분쇄하고, 다시는 도발할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육군 제6보병사단 최전방 GP(소초)를 방문한 자리에서)◆“모든 군인은 외교와 제재 등 평화적 방법이 작동하길 원한다.”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Human progress is neither automatic nor inevitable. Every step toward the goal of justice requires sacrifice, suffering, and struggle.’(인류의 진보는 자동적이지도 않고 필연적이 것도 아니다. 정의라는 목표를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은 누군가의 희생, 고통, 투쟁을 필요로 한다.)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미국 영화나 노래가 있습니다. 그 영화나 노래가 만들어진 미국에서는 인기가 별로인데 말이죠. 한국인의 감성, 정서에 잘 어필하기 때문일 겁니다.미국 유학 시절 ‘레옹’이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죠. 영화에 나온 배우, 의상, 사운드트랙까지 한국에서 화제였죠. 그런데 프랑스 감독이 미국에 진출해 만든 이 영화는 정작 미국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혹평을 받았습니다. 한 영화평론가가 “말도 안 되는 스토리”라고 단칼에 평가 절하한 게 기억납니다. 책도 그렇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광풍(狂風)’이라고 할 정도였죠. 한국에서 샌델 교수의 ‘정의 열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을 때 워싱턴 특파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예상외로 잠잠했습니다. 물론 샌델 교수가 들고 나온 정의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독특하고 신선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긴 했죠. 유투브에 보면 하버드생들이 올린 샌델 교수의 정의 수업 동영상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 세간의 화제는 아니었습니다. 아마 미국은 그다지 정의로운 나라가 아니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아무리 죽을 지경으로 아파도 비싼 사립보험이 없으면 병원에 못갑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라고 가난한 사람들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지만 어마어마한 사회적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의라는 개념에 큰 가중치를 두지 않습니다. 대통령도 정의를 외치지 않습니다. 열심히 정의를 외치는 건 킹 목사 같은 인권운동가들입니다. 반면 많은 한국인에게 정의라는 개념은 왠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오랜 독재 시절을 경험했고 압축 고속성장으로 빈부격차가 뚜렷해서 그런가요. 왠지 정의라는 단어만 들으면 가슴이 뜁니다. 현 정부도 정의 실현을 중대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샌델 교수가 기뻐할 듯 합니다. 그러나 킹 목사가 말했듯 ‘정의를 실현하는 길은 험난’합니다. 또 국민들은 국가가 실현하고자 하는 정의가 과연 정말로 정의로운 것인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지도를 보라. 군사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희생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CNN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한 것을 비판하며)◆“중국은 한국을 조준해 사격하는 대신, 북한을 실제로 조준해 사격할 때가 됐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을 비판하며 중국은 오히려 북한에 이 같은 적대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며)◆“저와 대담할 때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 방안이 존재한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레드카펫도 없었다. 한국을 대표해서 간 대통령이 미국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을 보고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미국 측으로부터 사실상 푸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하며)◆“허허벌판의 폐허였던 한국이 빌딩 숲이 되고 벌거숭이였던 산이 푸른 숲을 이룬 것을 보니 마치 기적 같다.”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장진호 전투에 미국 해병대원으로 참가했던 딕 스롬 씨(89), 전쟁 후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의 발전상을 보며)◆“미국 대통령의 말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깡패 두목(a mob boss)처럼 들린 연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북한 완전파괴’를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유엔 연설을 비난하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한미 동맹은 굳건하니 염려 마시고 한미 관계를 일방적 관계에서 우리도 우리 몫을 하는 더 대등한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뉴욕 지역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여러 현안을 두고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며)◆“아들을 면회하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헤쳐 나가고, 이겨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경기도청 기자회견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장남을 면회할 것이냐는 질문에)◆“함께 했던 지난날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고 이영욱 소방경과 이호현 소방교의 영결식에서)◆“정상적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치공작으로, 또 군사작전을 펴듯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려는 의도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압박하고 있다며) ◆“북한과 이란을 불량정권(rogue regimes)으로 지목하고, 유엔 회원국들이 협력해 양 정권의 위협에 맞대응할 것을 주문할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을 미리 전하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Capitalism has worked very well. Anyone who wants to move to North Korea is welcome.”(자본주의는 잘 작동하고 있다. 북한으로 옮겨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 해봐라). 자본주의의 정점인 미국의 최고 갑부가 미사일을 펑펑 쏘아 올리는 세계 최악의 독재 국가에 대해 한 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정치적 외교적 발언은 거의 하지 않는데 도저히 북한에 대해건 참을 수 없었나 봅니다.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도시의 사전)의 빌 게이츠 발언록에 나온 내용인데요. 2012년 영국 강연 때 “한국과 북한을 비교해보라. 남한은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자본주의의 증거다. 북한은 핵무기 밖에는 관심 없는 독재자가 지배하는 나라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 가고 싶은가”라고 물었죠. 빌 게이츠가 “북한은 갈만한 나라가 아니다”고 설파한 바로 그 해 권력을 잡은 김정은. 최고지도자가 된 뒤 쉬지 않고 핵과 미사일 위협을 일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쏘아 올렸죠. 당시 기자는 일본 여행 중이었는데 정말 난리가 났습니다. 아침부터 휴대전화로 긴급재난문자가 몇 번씩 울려 잠이 깼습니다. 호텔에서 TV를 켜니 모든 채널이 북한 속보를 전했죠. 북한 미사일은 별로 놀랍지 않았지만 일본의 철저한 준비정신, 완벽한 대비요령은 놀라웠습니다. 한편으로는 감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왜 이리 호들갑이지. 일본 상공 통과가 처음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일본은 북한이 조용할 때조차도 북한에 관심이 많습니다. 북한이 조용할 때도 신문과 방송에선 김 씨 일가 권력 구조부터 납북 일본인 문제까지를 다양하게 다룹니다. 일본이 평소 북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실제로 일이 터지면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거겠죠.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면 즉각 미국 사회는 동요합니다. 아직 북한 미사일의 미국 본토 도달 능력이 없는데도 말이죠. 북한 뉴스가 쏟아지는 것은 물론 희극적 외모와 포악한 성격의 김정은은 오락 토크쇼나 코미디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있을 때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느낌입니다. 북한 미사일이 거의 일상화되다 보니 “또 쐈나보다” “며칠 있으면 잠잠해지겠지”하며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죠. 일본과 미국은 흥분하는데 정작 북한을 코앞에 둔 우리의 무관심은 뭔가 잘못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워싱턴 특파원 시절 한 미국 기자가 한 얘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몇 년 전 북한의 핵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한국에 가보고 쇼크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반도에는 두 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과 제재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핵무기에만 목매다는 북한,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불바다 전쟁 위협을 해도 너무나 평온한 한국. 한국이 더 놀랍다.”}

◆“제 발언으로 마음 상한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땡깡이나 부리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던 것에 사과의 뜻을 밝히며)◆“대단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의 유감 표명이 부족하지만 김이수 후보자 인준과 관련된 절차 협의에는 응할 것이라며)◆“IRBM(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 달성 및 전력화, ICBM(대륙간 탄도미사이) 능력 확보를 위한 최종단계에 근접했다.” (국방부가 제출한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현안보고 자료 내용, 북한이 화성-12형 발사 발표를 분석한 결과)◆“중국은 북한의 원유 대부분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 강제노동의 최대 고용주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에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유 금수를 강력하게 요구하며)◆“미국은 중국의 북핵 책임론을 선전하는 게 습관이 됐다. 중국은 이를 잘 알고 있으며 미국 측의 ‘책임’ 압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중국 인민일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반박하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You won’t have Nixon to kick around anymore, because, gentlemen, this is my last press conference.‘(여러분들은 더 이상 닉슨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기자 여러분들, 이게 나의 마지막 기자회견이니까요) 이 짧은 문장에서 언론에 대한 적대감이 느껴지지 않으신지요. 이 말을 한 주인공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 도시의 사전)에서 ’기억할만한 닉슨의 발언‘ 중 1위로 꼽힌 말입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 직후 궁지에 몰렸을 때 한 말 같지만 사실 대통령이 되기 전인 196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때 한 얘기입니다. 민주당 후보에 참패한 뒤 비버리힐즈 호텔에서 패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마구 화를 냈습니다. 자신이 패한 건 기자들이 자신을 미워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1시간 기자회견 중 48분은 언론에 대한 악담을 했다고 하니 참석했던 기자들이 민망했을 듯 합니다.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막말을 퍼부어 다들 ’닉슨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했지만 그는 다시 부활해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이 파헤친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다시 몰락했죠. 정말 닉슨과 언론은 상극입니다. 언론과 최악의 관계인 또 다른 미국 대통령은 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그가 언론에 퍼부은 비난은 많이 알려졌죠. 그의 ’충성스러운 입‘이었다가 얼마 전 해고된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 발언을 보죠. 정치인 출신이라 그런지 트럼프 보다는 약간 품격 있고 절제된 스타일로 언론을 비난합니다. ’I do think that majority of folks now in the briefing room, they are not here for the facts and the pursuit of the truth.‘(내 생각에는 지금 여기 브리핑룸에 있는 친구(기자)들은 사실을 알고 싶어 한다거나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선 정치인이 기자회견이나 브리핑을 하면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지는 기자와 그런 기자들의 공격을 노련하게 제압하는 정치인의 대결 구도로 그려지며 흥미진진해 보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 특파원 시절 국무부 브리핑에 수차례 참석해본 결과 대부분 매우 지루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백악관 브리핑도 마찬가지구요. 어찌 보면 지루한 게 정상일지 모릅니다. 미국처럼 정치와 사회가 안정된 나라에서는 기자들이 흥분할만한 대형 사건은 사실 잘 터지지 않기 때문이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전 한 인터뷰에서 재임 중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비교적 언론의 호의적인 대접을 받은 대통령인데도 말이죠. 그러면서 언론과 너무 가까이 하려고도, 너무 멀리 두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이 자신의 정책이나 정치 스타일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면 화가 나서 잠도 안 오고 나중에 ’지옥에나 가라‘는 연하장을 써서 기자에게 보낼까 하는 생각도 했다는 농담을 했죠. 언론과 권력의 관계가 얼마나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지는 누구보다 우리나라가 잘 압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론과의 관계도 수시로 바뀌는 굴곡진 역사를 갖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할지는 정권이나 언론인 모두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입니다.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사용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사용한다면 그날은 북한에 아주 슬픈 날이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핵 해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야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끔찍한 주장을 하지만 한반도 핵무기는 백해무익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된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북한은 여러 기념일에 핵·미사일 실험과 발사를 반복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권수립일에는 5차 핵실험을 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 북한이 정권수립일(9일)을 맞아 추가 도발을 할 수 있어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과거 정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무너졌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강은미 여성 부대표, 송영무 국방장관을 만나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4기 임시배치를 항의하며)◆“판단의 기저에 깔린 사법부 내부의 일부 흐름에 심각하게 문제 제기한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 박범계 최고위원, 국가정보원 사이버외곽팀 팀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비판하며)◆“인사팀장은 김 씨의 채용의뢰를 받고 사전에 사장의 채용방침을 받았다는 사유로 별도로 전형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아무런 전형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제출받은 감사원의 감사자료와 한국전력기술의 채용자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 대외협력위원장을 지낸 김 모 씨가 공기업에 특별 채용된 뒤 1년에 단 하루를 출근하고 8000만 원이 넘는 급여·퇴직금을 받아갔다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My advice to other disabled people would be, concentrate on things your disability doesn‘t prevent you doing well, and don’t regret the things it interferes with. Don‘t be disabled in spirit as well as physically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에 대한 나의 충고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또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후회하지 말아라. 육체적으로 장애가 있더라도 정신적인 장애자가 되지 말아라).루게릭병을 가진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이 한 말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호킹이 장애에 대해 한 말들이 많습니다. 모두 명언들입니다.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도시의 사전)에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미국에서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흘끗흘끗 쳐다봤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우리와 다르다‘는 인식은 미국에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고(故) 강영우 박사가 호킹과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살다보니 인생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합니다. 장애를 딛고 백악관 정책차관보까지 오른 강 박사는 한국에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특파원 생활을 할 때 워싱턴 근교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강 박사를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선하면서도 강단이 있는 분이었습니다.강 박사가 암으로 타계했을 때 회사에서 강 박사 빈소에 가보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미국은 우리와 장례문화가 달라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빈소는 없고, 며칠 후 장례식 때 조문객들이 참석합니다. 빈소가 없으니 강 박사 집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있을 테니까요.밤 11시쯤 집을 나섰습니다. 깜깜한 빔중에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1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강 박사 집에 다다르니 교외의 콘도형 아파트였습니다. 적막이 감도는 가운데 다른 기자들은 없었습니다. 1층에서 인터폰을 누르니 부인 석은옥 여사가 “인터뷰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미국에서는 “인터뷰 안 한다”고 하면 진짜 안 하는 것이라 실망스러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1층 아파트 입구 밖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올라와라”며 문을 열어주실 수도 있잖아요. 워싱턴 주민들이 고이 잠들어 있을 시간에 아파트 밖을 서성거리는 신세가 처량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해보는 잠복(하리꼬미) 근무였습니다. 몇 번 더 인터폰을 눌러봤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새벽 3시 정도에 아파트 불이 꺼졌습니다. 더 이상 머무르는 것은 의미가 없어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안개비가 자욱하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취재는 실패했지만 별로 섭섭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고인을 조용하게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분명히 그것은 미국 정부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군사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안보와 민생의 심각한 이중 위기 국면에서 야당 대표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불찰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자신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며)◆“북한 과학자들이 냉전 시대에는 주로 구(舊)소련에서 핵 기술을 배웠고, 냉전 이후에는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역량을 키웠으며 최근엔 중국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북한이 국제사회의 예상을 뛰어넘어 빠른 속도로 핵·미사일 프로그램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유학파들 때문이라며)◆“지난달 세 번 전화 회담했고, 이번 달에는 지난 4일 북한 핵실험 후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우의를 과시하며)◆“만약 미국의 핵우산 의지가 없다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 북핵에 대처해야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국회 의원총회에서 다음 주 중 미국에 의원 대표단을 보내 핵우산 제공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며)◆“지금 이 자리에 온 것도, 남편이 주지사가 된 것도, 암을 극복한 것도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포기하지 않는 태도 덕분이다. 희망, 용기를 버리지 말라.” (미국 메릴랜드 주 래리 호건 주지사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최근 몇 달 동안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맥도날드가 ‘햄버거병’에 이어 집단 장염 발병 논란을 일으킨 것을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우리는 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합의에 대해 일부 수정하고자 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하며)◆“부지의 소유권은 대한민국에 있고 부지는 군사목적을 위해 필요한 토지로서 국가가 자신의 사용에 제공한 공용재산일 뿐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된 공공용 재산이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사드 배치를 위해 성주군 부지를 주한미군에 공여한 승인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며 경북 성주 주민 396명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며)◆“문재인 정부는 지난 4개월간 복잡하게 얽힌 북핵·미사일 문제를 ‘한반도 운전대론’과 같은 근거 없는 희망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풀어가려 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문제만 만들어내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능함만 드러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북한의 핵도발로 인한 안보위기 극복을 위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긴급 안보대화를 제안하며)◆“김정은이 15살 스위스 유학 때 어린 나이에 담배를 피워 여자친구가 담배를 좀 끊으라고 했더니 전화로 상소리를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자유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에 참석해 과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시절 김정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거칠고 폭주하는 성격이었다며)◆“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청소년범죄가 저연령화, 흉포화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관련법 개정 논의를 신중 검토하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산 강릉 등에서 10대 여중고생들의 잔혹한 폭력행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적극 법 개정에 나서겠다며)◆“이민 개혁 추진 때 우리의 첫 번째 최우선 순위는 미국인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일자리, 임금, 안전을 개선하는 일이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신설한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했다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Hot spots, which is how law enforcement refers to, are areas that generate the most 911 calls or have criminal activity.’ (경찰들 사이에 ‘핫스팟’은 911 긴급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오고 범죄가 발생하는 곳이다) ‘핫스팟’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있는 장소나 ‘물 좋은 클럽’을 의미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도시의 사전)에 따르면 경찰 사이에선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네요. 특파원 생활을 했던 워싱턴에도 ‘핫스팟’이 많았습니다. 워싱턴에선 지하철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메트로’라고 불리죠. 메트로는 우리나라 1호선, 2호선처럼 숫자가 아니라 색깔로 구별됩니다. 블루, 레드, 그린, 오렌지, 옐로우 등 5개 노선이 있죠. 워싱턴 메트로는 한 개의 승강장을 여러 개의 노선이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블루라인과 옐로우라인이 똑같은 펜타곤 역 승강장에 정차합니다. 시간차를 두고 말이죠. 물론 노선별로 승강장을 따로 두는 역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환승역’처럼요. 주로 큰 역들입니다. 한 승강장에서 이 라인도 탈 수 있고 저 라인도 탈 수 있으니 편리합니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있죠. 여러 라인이 정차하다보니 자신이 타려는 라인에 정확하게 승차해야 합니다. 한번은 워싱턴 시내 ‘갤러리 플레이스’라는 역에서 옐로우라인을 타야 하는데 그린라인을 타고 말았습니다. 한참 지난 뒤에야 잘못 탔다는 걸 알았죠. 뭔가 어수선하고 승객들의 인종 구성도 제가 자주 이용하던 라인과 달랐습니다. ‘빨리 내려 되돌아가야지’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린라인은 말 그대로 워싱턴의 ‘핫스팟’들을 통과하는 라인입니다. 워싱턴 최대 빈곤 지역이자 범죄다발지역인 사우스이스트(남동)지역을 오가는 단 하나의 노선. ‘SE(Southeast의 약자) Washington’이라고 하면 다들 압니다. 미국에서 위험한 동네 10위권 안에 들죠. 그래서 그린라인도 위험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강도 사건도 빈번하고 싸움도 벌어집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그린라인을 타도 아무 일도 없지만요. 워싱턴은 크게 남북으로 나뉩니다. 북쪽, 특히 북서쪽은 워싱턴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반면 남쪽은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대도시는 대개 남쪽이 게토(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화 된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강남과 미국 대도시 남쪽 지역은 같은 ‘사우스(South)’라도 천지차이죠. 얼마 전 서울교통공사가 외국인들의 서울 지하철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외국인들이 만족하는 7가지 서비스를 꼽았습니다. 주로 안전과 청결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불안한 마음으로 타야 하는 위험한 지하철 노선은 없습니다. 승객이 너무 몰려 ‘지옥철’이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임시 공휴일’을 논의하는 게 한가한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임박해 결정하면 국민이 휴무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이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며)◆“재배치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게 오판과 의도하지 않은 긴장 고조의 여지를 더욱 크게 한다는 것이다.” (캐서린 딜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 연구원,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우발적 군사충돌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전략 또는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에 반대한다며)◆“소위 ‘동결 대 동결’(freeze for freeze) 제안은 모욕적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긴급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해법을 성토하며)◆“일반적으로 폭발력이 커지는 만큼 북한의 수소탄 주장의 신뢰도는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으나, 앞으로 수주 사이에 지하 핵 실험장에서 새 나오는 방사능 물질과 같은 다른 증거를 입수해야 핵무기 종류를 확증할 수 있다.”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북한의 주장대로 진짜 수소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사장이 정권을 등에 업은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 노동행위를 했겠나.” (김장겸 MBC 사장,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자진 출석하며)◆“협상이 진행되는 이 시점에 우리가 카드를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카드는 갖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무역업계 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카드를 갖고 있다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국제사회와 협력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고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며)◆“어느 순간 북미 간 대화가 열리고 남북 간 대화가 열리는 장래를 준비해야 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과 미국에 동시 특사를 파견해 북미-남북 간 투 트랙 대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하며)◆“가장 의미심장한 레토릭(수사)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의 (대북) 대화를 유화정책(appeasement)으로 비난한 것이었다.” (뉴욕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목할 만한 비난’을 가했다며)◆“중국 국민의 분노에도 불구, 정부 당국이 조급하고 극단적인 수단, 즉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나 북중 국경 폐쇄 등을 피해야 한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 ‘중국은 북한의 최신 핵실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사설에서) ◆“허세와 ‘멜로드라마’가 적절히 조합된 낭독스타일로 김 씨 왕조 아래서 큰 사랑을 받았다.”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 ‘리춘희’를 집중 조명하며)◆“이번 일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진실을 명백히 밝혀 결백을 입증하겠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겠다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로 거액의 이익을 거둬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을 받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헌법재판소 후보자 직을 사퇴하며’라는 입장문에서 자신은 결백하지만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며)◆“박 후보자의 해명을 보며 4차원의 정신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전날 “역사를 잘 몰랐다”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사퇴 거부 기자회견을 비판하며)◆“지금 내가 ‘6’(six)이라고 말하고 대통령이 ‘12의 절반’(half a dozen)이라고 말한다면 기자들은 내가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 것을 버리자.”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이틀 전 송영무 국방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절대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 자신의 대북 해법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무용론’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해명하며)◆“문재인 정권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원한이 사무쳐 어떻게든지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선거 개입은) 딱 떨어지는 사건이 아니다. MB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국정원 댓글 사건이 이 전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게 아니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 말을 잘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 전날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비긴 뒤 취재진에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던 것을 해명하며)◆“미국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양국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착수하자는 한국의 제안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전 부대표,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에 기고한 ‘한국과 미국, 지금은 무역긴장을 조성할 때가 아니다’는 칼럼에서 한국 측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공동위원회 첫 특별회의에서 한미 FTA의 경제적 영향분석을 제안한 점을 거론하며 )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Women in politics need to grow skin as thick as a rhinoceros.”(여성 정치인은 코뿔소만큼이나 두꺼운 피부가 필요하다)미국에서 유명한 여성 정치인이자 전 영부인(ex-first lady)인 힐러리 클린턴이 한 말입니다. 워낙 유명한 말로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도시의 사전)에도 실려 있죠. 힐러리는 여성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 지겨울 텐데 그럴 때마다 이 말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두꺼운 피부’는 긍정적 의미의 ‘뻔뻔함’을 의미합니다. 주변의 비난을 받아도 자신의 원칙에 따라, 자신이 믿는 바를 밀고 나가는 코뿔소 같은 추진력을 말합니다. 여성이 부족하기 쉬운 진취성, 도전정신을 기르라는 의미가 되겠죠. ‘코뿔소 발언’을 처음 한 건 힐러리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80여 년 전 미국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Eleanor Roosevelt) 여사가 먼저 비슷한 의미의 말을 했습니다.“Women in politics or public roles should develope skin as thick as a rhinoceros hide.”(여성 정치인이나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은 코뿔소 가죽 같은 두꺼운 피부를 길러야 한다)엘리너 여사는 미국 영부인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며 여성 정치계의 대모와 같은 존재입니다. 키 180cm에 기골 장대했던 엘리너 여사는 코뿔소와 이미지도 비슷합니다(물론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죠). 힐러리도 자신의 영웅으로 엘리너 여사를 꼽습니다.그러나 미국은 영부인이 살기 쉽지 않은 나라입니다. 너무 앞에 나서서 활동하면 ‘설쳐 댄다’는 비난을 받죠. 뒤로 물러나면 ‘자리에 있는 거냐, 없는 거냐’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신의 위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남편의 뒷자리에 설 줄 아는 영부인상을 좋아하는데요. 미셀 오바마 여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 로라 여사의 시어머니이자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여사 등을 미국인들은 좋아합니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엘리너 여사는 ‘너무 나서는’ 영부인으로 분류되지만 워낙 훌륭한 일을 많이 해 오랫동안 미국인의 존경을 받는 영부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 소수인종 권리 투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군인들의 복지에도 신경 썼거든요. 남편인 프랭클린 대통령이 소아마비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 생활했기에 대신 전국 곳곳을 누비며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엘리너 여사의 몫이었습니다. 미국 유일의 4선(選) 대통령인 프랭클린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업적이 많지만 사생활은 그리 존경 받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비서와 스캔들이 나 딴살림을 차리기도 했는데 엘리너 여사는 국민들로부터 ‘바람난 남편이 돌아오기를 묵묵히 기다린 아내’라는 동정표를 많이 받았죠. ‘엘리너 여사가 이혼했으면 미국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해낸 ‘퍼스트 레이디 중의 퍼스트 레이디’로 통합니다.한국은 어떨까요. 역사적으로 조용한 내조형의 퍼스트 레이디가 많았습니다. 힐러리처럼 백악관에 자기 사무실을 마련하고 이런 저런 정책에 참여하는 건 한국인의 정서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좀더 활동적이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영부인이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알파걸, 알파우먼이 주름잡는 시대니까요.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우리는 절대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방미 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외교적 해법이 고갈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 ◆“지방신문 칼럼에 (제가) 건국 70주년이라고 쓴 것을 확인했는데 부끄러운 일이지만 건국과 정부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역사에 무지해 생긴 일”이라 사과하면서도 “국가를 위해 할 일이 있다”고 사퇴를 거부하며)◆“수감자들이 누더기를 걸친 ‘걸어 다니는 해골’이나 ‘난장이’ ‘불구자’들처럼 보였다.” (교도관 출신의 탈북자 안명철 씨, 미국 국무부의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구타와 고강도의 노동이 만연하고 있다고 고발하며)◆“(20대 총선 때) 자원봉사자였다. (사무실에) 상근하는 개념은 아니고 제가 인터뷰가 있으면 전화해서 모니터링해주고 의상이나 메이크업 이야기를 하고 도와줬던 사람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자신이 명품 의류 등 수천만 원대 금품을 받았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사업가에 대해)◆“요격가능 범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것이 제한됐다. 할 수가 없어서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요격 가능 범위를 벗어나 일본이 요격할 수 없었다며)◆“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적용할 예정이었던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결정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며)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워싱턴 특파원 시절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준 미국인 전문가에게 점심을 대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음은 대화 내용. 전문가: “한국어로 ‘오판’이 무슨 뜻이에요?” 특파원: “예? (속으로 잘못된 판단이라는 뜻의 ‘오판(誤判)’이라는 어려운 단어를 이 사람이 구사할 리는 없다는 생각에)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전문가: “(싸이의 히트곡) ‘강남 스타일(Kangnam Style)’에 나오는 첫 단어잖아요.”‘강남 스타일’에 등장하는 첫 가사는 “오빤 강남스타일”입니다. 강한 발음, 센 발음에 취약한 미국인답게 ‘오빠’를 ‘오파’라고 발음했던 겁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친구를 ‘오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해줬습니다. 왜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전문가가 ‘강남 스타일’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만큼 ‘강남 스타일’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빠’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있을까 하고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도시의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Oppa is a respectful Korean term used by females to call older males such as older male friends or older brothers. But now with the Hallyu kicking in, young females are using it when they call their favorite Kpop male singers or Kdrama actors.” (오빠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친구나 남자형제를 부를 때 쓰는 한국말이다. 그러나 요즘 ‘한류’가 부상하면서 젊은 여성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K팝 남자가수나 K드라마 남자배우를 부를 때 사용한다).‘강남 스타일’은 물론 미국에서 한류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취재하다 알게 된 ‘코리아 드라마 클럽’의 미국인 회장은 한국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줄거리를 줄줄 외우며 “한국 드라마는 너무 ‘채벌’(‘재벌’의 미국식 발음)이 자주 등장한다”는 비평까지 곁들였습니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다 우연히 알게 된 미국 여성은 “(한국 배우) 이민호의 최고 팬이다. 이민호랑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서 좋겠다”라며 한국에 관광가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고 했습니다.몇 년 전 중남미의 한류 취재를 위해 멕시코를 갔더니 그 곳에서는 미국보다 훨씬 강한 한류 붐이 일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보면 먼 땅인 멕시코에서 만난 소녀들의 입에서 ‘빅뱅’ 멤버들의 이름이 너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멍한 기분입니다. 다만 요즘 한류가 위축됐다는 평이 많습니다.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죠. 미국에서 봤을 때 대다수 한국 드라마는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고, K팝 가수들은 비슷한 리듬에 맞춰 칼 군무를 추는 집단이 적지 않아서죠. 미국은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규격화된 오락문화를 전 세계에 수출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인종적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문화 창작물을 만들어 냅니다. 한류가 오래 번영하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