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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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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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팩웨스트은행 주가 28% 폭락… 퍼스트리퍼블릭 후폭풍

    미국 지역 은행들이 심상치 않다. 미국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 파산과 JP모건의 인수로 은행 위기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규제 당국 바람과 달리 시장은 또 다른 약한 고리를 찾아 불안을 옮기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지역 은행 주가지수 ‘KBW 지역은행지수’는 5.5% 하락해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전날 10% 이상 하락한 미 로스앤젤레스 기반 은행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또 27.8% 폭락해 장중 거래가 한때 중단됐다. 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팩웨스트를 잠재적 위기 은행으로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팩웨스트 주가는 최근 5일간 44.74%, 올 들어 71.11% 폭락했다. 메트로폴리탄은행(―20.45%) 웨스턴얼라이언스(―15.1%) 코메리카(―12.4%) 자이언스(―10.81%) 등 다른 지역 은행도 낙폭을 키웠다. 대형 은행들도 줄줄이 1∼3% 하락했다. 컨설팅 및 위기 분석 업체 훼일런 글로벌의 크리스 훼일런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은 약한 은행에서 더 약한 은행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예금 인출 문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이번 은행 위기는 끝났다”고 했지만 투자자와 예금주는 여전히 불안해 한다는 의미다. 은행 위기로 신용 공급이 줄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노동지표도 경제 둔화를 시사했다. 올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민간 기업 구인 건수는 959만 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였다. 지난해 한 차례 감원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3000명 추가 감원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3%(4달러) 떨어졌고 런던 ICE선물거래소 7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3.99달러) 내려간 75.32달러에 장을 마쳤다. 반면 6월 인도분 금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6% 올라 2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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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슐랭 韓식당 뉴욕에 9곳… 코리아타운 넘어 고급 한식으로 진화[글로벌 현장을 가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식당가. 뉴욕 최고 식당들이 모인 이곳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나로(NARO)’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겨울에 스케이트장으로 변하는 광장 앞, 엘리베이터 옆자리 이른바 명당에 자리한 이 식당은 이름이나 인테리어로 볼 때 한식당 같지 않다. 메뉴판에서 ‘Tangpyengchae(탕평채)’ ‘Bugak(부각)’ ‘Kkwabaegi(꽈배기)’ 등을 보고 나서야 알아챌 수 있다. 저녁 코스 가격이 1인당 165달러(약 23만 원) 수준으로 개점하자마자 뉴욕타임스(NYT)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 식당가를 벌벌 떨게 하는 NYT 유명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리뷰에서 ‘훌륭함(excellent)’을 뜻하는 별 3개를 주며 “한국 전통요리에서 새로운 마법을 발견했다”고 극찬했다.》 나로는 미슐랭 별 2개를 받은 모던 한식당 ‘아토믹스’를 이끈 박정은 대표와 박정현 셰프 부부가 열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식을 먹고 자란 경험을 음식에, 그릇에, 인테리어에 종합 예술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언어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간장도 그대로 ‘간장’이라고 손님에게 알린다”고 말했다. 뉴욕 외식업계를 ‘한식 바람’이 흔들고 있다.맨해튼 빌딩들 “한식당 와 달라” 한국 음식이 세계인의 음식이 된 지는 꽤 됐다. 미국 코스트코, 홀푸드 같은 대형마트에서 김치, 라면은 물론이고 한국 만두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식 바람의 중심에는 코리아타운을 벗어난 미슐랭급 ‘오트 코리안 퀴진(고급 한식)’이 있다. 지난해 10월 선정된 뉴욕시 72개 미슐랭 식당 중 9개가 한식당이었다. 전년 6개에서 늘었다. 72개 중 미슐랭 별 2개 식당은 12곳뿐으로 한식당은 ‘정식(Jungsik)’ ‘아토믹스’가 들었다. 서울에 있던 ‘정식당’이 2011년 상륙한 정식은 2014년 별 2개를 받았다. 정식 시그니처 디너 코스는 1인당 295달러(약 40만 원)나 하지만 예약조차 어렵다. 뉴욕 한식당 중에 10월 발표될 새 미슐랭 후보로 나로를 비롯해 서너 곳이 꼽힌다. 지난달 문을 연 한식 스테이크하우스 ‘안토’, 올 초 개장한 김훈이 셰프의 ‘메주’ 등이 대표적이다. 안토는 뉴욕 명물이던 이탈리안 식당 ‘펠리디아’ 자리를 접수해 개장 전부터 화제였다. 토니 박 안토 대표는 “미슐랭 기준을 맞추려면 맛은 기본이고 테이블당 서버 2명, 방대한 와인 리스트, 그릇과 디스플레이 등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까다로운 입맛의 뉴욕 파인다이닝에서 승부를 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한식 바람을 눈치채고 입점 영입에 나서고 있다. 록펠러센터는 팬데믹 기간 대규모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박정은 대표에게 먼저 입점을 제안했다. 포스트모던한 건축물로 역사적 랜드마크인 뉴욕 AT&T 빌딩도 최근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미슐랭 한식당 ‘꽃(cote)’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계 펀드 투자를 받아 3개 층에 걸쳐 기념비적 한식당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뉴욕 패션스쿨 FIT 박진배 교수는 “1990년대 ‘노부’ 같은 일본 스타 셰프들이 돌풍을 일으키던 시기와 비견될 만하다”며 “뉴욕 현지인이 정통 한식을 미식의 세계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일식 미슐랭 식당은 18곳. 고급 한식은 이제 시동이 걸린 셈이다.코리아타운에서 전문 셰프로 미국 한식은 한인 상점이 밀집한 코리아타운 위주로 형성됐다. 한국인의 본격적인 미국 이민 행렬은 1960년대 중반 미 이민법 개정 이후 시작됐다. 뉴욕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은 1970년대 ‘뉴욕곰탕’ ‘우촌’ ‘강서회관’ 등이 들어서며 이뤄졌다. 교민에 이어 유학생과 관광객이 더해지며 새벽까지 불야성인 거리로 확장됐다. 1인당 30, 40달러 이상 받기 어려웠던 한식이 고급 음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2009년 한식으로 미슐랭 스타를 세계에서 처음 받은 한인 2세 김훈이 셰프가 한식 고급화의 길을 열었다. 이후 한국의 2030 전문 셰프들이 야심 차게 미국 땅을 밟았는데 마침 한류 열풍과 잘 맞아떨어졌다. 뉴욕에서 정식을 제외한 미슐랭 한식당은 모두 2015년 이후 문을 열었다. 오이지 미(2015년), 꽃(2017년), 제주 누들바(2017년), 아토믹스(2018년), 꼬치(2019년), 주아(2020년), 마리(2021년), 주막반점(2021년)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실력은 미국 요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2023’에서도 인정받았다. 나로와 아토믹스, ‘아토보이’ 메인 요리사인 박정현 셰프는 올해 ‘제임스 비어드’ 뉴욕 지역 베스트 셰프 5인에 들었다. 꽃은 미 전역을 통틀어 ‘뛰어난 와인-음료 프로그램’ 부문 톱5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대 중반 이후 BTS(방탄소년단)를 비롯한 K팝과 한국 영화 및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고급 한식 열풍의 이유에서 빼놓을 수 없다. 정보기술(IT) 업계 직장인이자 한식 마니아를 자처하는 수하리 씨(36)는 “한국 드라마에선 점심시간에도, 퇴근 후에도 늘 모여서 무언가 먹고 있다. 재택근무가 많은 미국에선 멀어진 풍경”이라며 “그래서 한식이 더욱 궁금해졌다”고 말했다.안동, 제주 된장 ‘찐(眞)’ 코리안 이전 오트 코리안의 중심이 모던 한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나로나 안토처럼 완벽한 전통 한식으로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안토는 된장과 고추장을 경북 안동에서 공수한다. 전통 재래식 방법으로 끓이고 말린 메주와 고추를 가지고 손으로 빚은 재래식 장(醬)이다. 한국 장을 미국에 들이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 인증 절차까지 마쳤다. 고급 프랑스 식당이 프랑스 현지 버터나 치즈를 쓰듯, 한식 본연의 맛을 살리려면 재래식 유기농 된장 고추장으로 음식 맛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전략이다. 미슐랭 레스토랑 ‘세종(Saison)’ 출신 조시 코플랜드 안토 총지배인은 떡갈비, 물회 같은 음식 이름을 한국식 그대로 발음해서 손님에게 알린다. 역시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인 한국계 미국인 주 리 와인 디렉터는 “어릴 때 학교에 한국 반찬을 싸가면 ‘이게 무슨 냄새냐’며 놀림을 받았다. 이제는 한식이 파인다이닝의 중심이 됐고, 한식에 맞춰 와인 리스트를 만들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훈이 셰프는 지난해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에 한국 반찬 가게 ‘리틀반찬숍’을 낸 데 이어 이곳과 일종의 ‘비밀통로’로 이어지는 고급 식당 ‘메주’를 올 초 열었다. 제주도에서 공수한 유기농 된장을 쓰며 발효 음식과 유기농 건강식 위주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 고급 한식당들은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식기도 한국 디자이너가 제작한 것을 주문해 받는다. 박정은 나로 대표는 “한국에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너무 많다. 식당을 매개로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을 선보인다고 생각한다”며 “한식 일식 이탈리안 각각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만의 음식을 잘 선보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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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스트리퍼블릭 파산이 끝이 아니었다…美 지역은행 주가 휘청

    미국 지역 은행들이 심상치 않다. 미국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 파산과 JP모건의 인수로 은행 위기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규제 당국 바람과 달리 시장은 또 다른 약한 고리를 찾아 불안을 옮기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지역 은행 주가지수 ‘KBW 지역은행지수’는 5.5% 하락해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전날 10% 이상 하락한 미 로스앤젤레스 기반 은행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또 27.8% 폭락해 장중 거래가 한때 중단됐다. 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팩웨스트를 잠재적 위기 은행으로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팩웨스트 주가는 최근 5일간 44.74%, 올 들어 71.11% 폭락했다. 메트로폴리탄은행(-20.45%) 웨스턴얼라이언스(-15.1%) 코메리카(-12.4%) 자이언즈(-10.81%) 등 다른 지역 은행도 낙폭을 키웠다. 대형 은행들도 줄줄이 1~3% 하락했다. 컨설팅 및 위기 분석 업체 훼일런 글로벌의 크리스 훼일런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은 약한 은행에서 더 약한 은행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예금 인출 문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이번 은행 위기는 끝났다”고 했지만 투자자와 예금주는 여전히 불안해 한다는 의미다. 은행 위기로 신용 공급이 줄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노동지표도 경제 둔화를 시사했다. 올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민간 기업 구인 건수는 959만 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였다. 지난해 한 차례 감원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3000명 추가 감원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안전자산 금값은 오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3%(4달러) 떨어졌고 런던 ICE선물거래소 7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3.99달러) 내려간 75.32달러에 장을 마쳤다. 반면 6월 인도분 금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6% 올라 2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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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 큰손들 “美 은행위기, 이제 시작”… 퍼스트리퍼블릭 여진

    1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이날 새벽 미 규제당국이 압류한 뒤 JP모건체이스에 매각하는 등 하루아침에 은행 주인이 바뀌었지만 평소처럼 차분한 분위기로 영업 중이었다. 고급 상점가에 위치한 이 지점의 간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퍼스트리퍼블릭’ 이름을 달고 있었다. 3월 한 달 동안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이상 예금이 이미 빠져나간 탓인지 매각 소식을 듣고 추가로 예금을 인출하려는 행렬은 보이지 않았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오전 3시 40분경 은행 폐쇄와 동시에 JP모건에 매각한다고 발표하는 등 월요일 영업 전에 발 빠르게 대응해 고객 혼란을 막았다. 그로부터 6시간여 뒤 개장한 뉴욕 증시도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04% 내려가는 등 소폭 하락으로 ‘블랙먼데이’를 피했다. 하지만 미 로스앤젤레스 기반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주가가 10.6% 떨어진 데 이어 키코프, 자이언스 등도 4% 안팎으로 하락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미 월가 투자자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추가 은행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 다이먼 “숨 쉬자”에 “이제 시작” 경고음2008년 워싱턴뮤추얼에 이어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로 미 역사상 파산 규모 1, 2위 은행을 모두 인수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부른) 은행 위기의 이번 파트는 이제 끝났다”며 “깊게 숨을 내쉬어도 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미국 금융이 강하고 건전하다는 의미”라며 “예금자들은 구했고,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를 찾은 대부분의 월가 큰손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우려했다. 미 역사상 4대 최대 규모의 은행 실패 사례 중 3곳(퍼스트리퍼블릭,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이 최근 두 달 새 무너진 것은 분명한 위험 신호라는 것이다. 1조2000억 달러(약 1606조 원) 규모의 자산운용사 PGIM의 데이비드 헌트 최고경영자(CEO)는 “퍼스트리퍼블릭 문제가 해결돼 다들 안심하는 분위기 같다. 하지만 이제 막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대출 규제는 엄격해지고 결국 신용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의 마크 로언 CEO도 “은행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위기) 물결이 올 것”이며 위험한 영역으로 상업 부동산 시장을 들었다. ● 연준, 인플레 vs 금융안전 또 갈림길 은행 위기 확전을 우려하는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여 동안 금리를 4.75%포인트 급격하게 올린 여파가 이제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중량급 상업은행 3곳이 줄줄이 쓰러질 정도면 비금융기관이나 상업 부동산 시장은 더욱 곪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연준은 이번에도 물가 억제와 금융 안정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직전 FOMC 정례회의도 은행 위기 한복판에서 열렸고 연준 인사들은 은행 위기가 아니었다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고려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경제계에서는 연준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베이비스텝을 결정할 것이 유력하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인지 시장의 이목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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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기업에 세계 투자자 관심… 월가에 소개 메신저 될것”

    “지금 여러분께서는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관에 자리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 윤석열 대통령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유력 경제방송 블룸버그TV 앵커 셰리 안(사진)은 한미 정상 부부의 헌화 장면을 생중계하며 곧바로 현장 기자를 연결해 윤 대통령과 한국 기업인들이 함께 온 배경과 한미 공급망 이슈를 물었다. 셰리 안 앵커의 한국 이름은 안지수. 미 뉴욕 블룸버그 본사의 유일한 한국인 앵커다. 볼리비아에서 자라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통하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해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2017년 뉴욕 본사에 온 이후 매일 3시간에 걸쳐 ‘데이브레이크 아시아’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뉴스는 그에게도 특별했다. 뉴욕 본사에서 만난 안 씨는 “바이든 재임 중 두 번째 국빈 방문이란 점에서 한국의 경제적,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했고, 이를 미국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3시간 생방송에서 매일 6, 7명과 인터뷰하기 위해 미국과 세계 각국 뉴스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가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한국 경제계 인사들이 출연하면 반가움도 크다. 그는 “세계 각국 기준금리를 일일이 외울 수는 없지만 많은 나라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속에 고민이 깊다는 트렌드를 읽고 전하려 한다”며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의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해 미 월가와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배터리 기업 실적 발표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K팝 열풍과 더불어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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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위기 끝났다” JP모건 회장 발언에도…월가 큰손들 “이제 시작”

    1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이날 새벽 미 규제당국이 압류한 뒤 JP모건체이스에 매각하는 등 하루아침에 은행 주인이 바뀌었지만 평소처럼 차분한 분위기로 영업 중이었다. 고급 상점가에 위치한 이 지점의 간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퍼스트리퍼블릭’ 이름을 달고 있었다. 3월 한 달 동안 1000억 달러(130조 원) 이상 예금이 이미 빠져나간 탓인지 매각 소식을 듣고 추가로 예금을 인출하려는 행렬은 보이지 않았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오전 3시 40분경 은행 폐쇄와 동시에 JP모건에 매각한다고 발표하는 등 월요일 영업 전에 발 빠르게 대응해 고객 혼란을 막았다. 그로부터 6시간여 뒤 개장한 뉴욕 증시도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04% 내려가는 등 소폭 하락으로 ‘블랙먼데이’를 피했다. 하지만 미 로스앤젤레스 기반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주가가 10.6% 떨어진 데 이어 키코프, 자이언스 등도 4% 안팎으로 하락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미 월가 투자자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추가 은행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 다이먼 “숨 쉬자”에 “이제 시작” 경고음 2008년 워싱턴뮤추얼에 이어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로 미 역사상 1, 2위 규모 은행을 모두 인수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부른) 은행 위기의 이번 파트는 이제 끝났다”며 “깊게 숨을 내셔도 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미국 금융이 강하고 건전하다는 의미”라며 “예금자들은 구했고, 납세자들에 부담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즈에서 열린 밀컨 컨퍼런스를 찾은 대부분의 월가 큰손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우려했다. 미 역사상 4대 최대 규모의 은행 실패 사례 중 3곳( 퍼스트리퍼블릭,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이 최근 두 달 새 무너진 것은 분명한 위험 신호라는 것이다. 1조2000억 달러(1606조 원) 규모의 자산운용사 PGIM의 데이비드 헌트 최고경영자(CEO)는 “퍼스트리퍼블릭 문제가 해결돼 다들 안심하는 분위기 같다. 하지만 이제 막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대출 규제는 엄격해지고 결국 신용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로완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의 마크 로완 CEO도 “은행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위기) 물결이 올 것”이며 위험한 영역으로 상업부동산 시장을 들었다. ● 연준, 인플레 VS 금융안전 또 갈림길 은행 위기 확전을 우려하는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여 동안 금리를 4.75%포인트 급격하게 올린 효과가 이제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중량급 상업은행 3곳이 줄줄이 쓰러질 정도면 비금융기관이나 상업부동산 시장은 더욱 곪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연준은 이번에도 물가 억제와 금융 안정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직전 FOMC 정례회의도 은행 위기 한복판에서 열렸고 연준 인사들은 은행 위기가 아니었다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고려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경제계에서는 연준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베이비스텝을 결정할 것이 유력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미 동부시간 2일 0시 기준 93.5%로 내다본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인지 시장의 이목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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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수’ JP모건,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美증시 열기전 새벽 발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주가 폭락에 시달려 온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결국 규제당국에 의해 폐쇄된 뒤 JP모건체이스 은행에 인수된다. 올해 들어 미국 내 4번째 은행 실패이자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일 오전 3시 40분(현지 시간), 은행 개장 5시간 20분 전에 성명을 내고,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는 동시에 예금과 자산 대부분을 JP모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 1039억 달러(약 139조 원)를 모두 인수하고, 2291억 달러(약 307조 원) 자산 대부분도 매입할 예정이다. FDIC는 파산관재인으로서 퍼스트리퍼블릭의 미실현 손실 일부를 분담하게 된다. FDIC는 보험 기금에서 약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부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38년 역사의 미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1∼3월) 고객 예금 인출액이 1020억 달러(약 136조 원)에 이른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은행 주가는 올 들어 97% 폭락했다.● 은행 폐쇄-매각 동시 카드 미 규제당국은 주말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3월 SVB가 파산한 뒤 퍼스트시티즌스에 인수되기까지 17일이나 걸려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목요일인 지난달 27일 퍼스트리퍼블릭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주요 은행들에 입찰에 응할 것을 요청했고,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오후를 인수 입찰 마감일로 정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JP모건, PNC파이낸셜그룹, 시티즌스 은행 등 3곳이 입찰에 응했고, FDIC는 밤늦게까지 이 은행들과 매각 협상을 벌였다. 결국 오전 3시 40분경 FDIC의 법정관리와 JP모건 인수를 동시에 발표한 것이다. SVB나 시그니처 은행처럼 일단 규제당국이 은행 자산을 몰수하고 일부 부담을 떠안은 뒤 JP모건에 매각하도록 했다. 어떻게든 월요일 증시와 은행 영업 전에 사태를 해결하려 한 미 규제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장 1일부터 퍼스트리퍼블릭 고객들은 JP모건 고객으로서 기존 미 9개주 84개 영업점포에서 업무를 볼 수 있으며 예금도 전액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이 규제당국에 몰수되는 바람에 국내외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SVB 위기설이 확산된 3월 9일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9262만 달러(약 124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 “다음은 상업 부동산?” 우려 여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미 부호 고객 위주의 영업으로 성장해 왔지만 SVB 사태 이후 뱅크런과 저리 장기 고정 모기지 등에 따른 손실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미 1위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 추가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지만 미 규제당국이 다급함 속에 예외를 뒀다. 이에 따라 미 역사상 최대 은행 파산인 워싱턴뮤추얼, 두 번째인 퍼스트리퍼블릭 모두 JP모건에 안착하게 됐다. 미 규제당국의 전례 없이 발 빠른 대응으로 시장은 진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15년 만에 3, 4월 두 달 새 SVB,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등 중량급 은행 3곳이 줄줄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꼽히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2008년(금융위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전 (경제)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상업 부동산 부문에 ‘나쁜 대출’이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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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년 한인 식당 문닫자… 美배우들 ‘감사의 합창’

    “이런 순간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39년간 식당 ‘스타라이트 델리’를 운영한 김민 씨(71)가 가게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김 씨 주위에는 브로드웨이 배우와 극단 관계자 등 단골 수십 명이 박수를 치며 눈시울을 훔쳤다. 지난달 28일 델리 영업 종료를 앞두고 단골들이 작별을 고하며 그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이 브로드웨이 단골들은 김 씨 부부를 위해 미국에서 작별할 때 상대방의 행운을 비는 의미로 부르는 노래 ‘해피 트레일(Happy Trail)’을 합창하고 각자 감사의 뜻을 적은 커다란 액자를 선물했다. 노래를 들으며 김 씨의 부인은 두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또 은퇴 선물로 모금한 1만7839달러(약 2400만 원)을 김 씨 부부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뭉클한 이별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씨는 29세이던 1981년 뉴욕에 이민 와 1984년 타임스스퀘어 인근 44번가에 델리를 열었다. 델리는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 수프, 커피 등을 파는 곳이다. 40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어 브로드웨이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처럼 된 이 가게의 마지막을 CBS방송, 폭스뉴스 같은 미 언론도 집중 보도했다. 뮤지컬 ‘알라딘’에서 지니 역을 초연한 제임스 먼로 아이글하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얼굴에 반짝이를 붙이며 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김 사장님이 극장 분장실로 샌드위치를 가져다줬다”며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전했다. 닉 포레로 극장 미술감독은 CBS에 “미스터 M(김 씨 애칭)은 우리 업계 전설적 존재였다. 그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의 나이와 임차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등으로 가게를 접는다고 전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 씨는 “자고 싶다”며 웃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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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파산위기 美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주가 폭락에 시달려 온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결국 규제당국에 의해 폐쇄된 뒤 JP모건체이스 은행에 인수된다. 올해 들어 미국 내 4번째 은행 실패이자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일(현지 시간) 오전 3시 40분, 은행 개장 5시간 20분 전에 성명을 내고,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는 동시에 예금과 자산 대부분을 JP모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 1039억 달러(139조 원)를 모두 인수하고, 2291억 달러(307조 원) 자산 대부분도 매입할 예정이다. FDIC는 파산관재인으로서 퍼스트리퍼블릭의 미실현 손실 일부를 분담하게 된다. FDIC는 보험 기금에서 약 130억 달러(17조 원)를 부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38년 역사의 미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1~3월) 고객 예금 인출액이 1020억 달러(13조 원)에 이른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은행 주가는 올 들어 97% 폭락했다. ● 은행 폐쇄-매각 동시 카드 미 규제당국은 주말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3월 SVB가 파산한 뒤 퍼스트시티즌스에 인수되기까지 17일이나 걸려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목요일인 지난달 27일 퍼스트리퍼블릭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주요 은행들에 입찰에 응할 것을 요청했고,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오후를 인수 입찰 마감일로 정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JP모건, PNC 파이낸셜그룹, 시티즌스 은행 등 3곳이 입찰에 응했고, FDIC는 밤늦게까지 이들 은행들과 매각 협상을 벌였다. 결국 오전 3시 40분경 FDIC의 법정관리와 JP모건 인수를 동시에 발표한 것이다. SVB나 시그니처은행처럼 일단 규제당국이 은행 자산을 몰수하고 일부 부담을 떠안은 뒤 JP모건에 매각하도록 했다. 어떻게든 월요일 증시와 은행 영업 전에 사태를 해결하려 한 미 규제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장 1일부터 퍼스트리퍼블릭 고객들은 JP모건 고객으로서 기존 미 9개주 84개 영업점포에서 업무를 볼 수 있으며 예금도 전액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이 규제당국에 몰수되는 바람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SVB 위기설이 확산된 3월 9일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9262만 달러(124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 “다음은 상업부동산?” 우려 여전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미 부호 고객 위주의 영업으로 성장해왔지만 SVB 사태 이후 뱅크런과 저리 장기 고정 모기지 등에 따른 손실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미 1위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 추가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지만 미 규제당국이 다급함 속에 예외를 뒀다. 이에 따라 미 역사상 최대 은행 파산인 워싱턴뮤추얼, 두 번째인 퍼스트리퍼블릭 모두 JP모건에 안착하게 됐다. 미 규제당국의 전례 없이 발 빠른 대응으로 시장은 진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15년 만에 3, 4월 두 달 새 SVB,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등 중량급 은행 3곳이 줄줄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오른팔로 꼽히는 찰리 멍거 부회장은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2008년(금융위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전 (경제)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상업부동산 부문에 ‘나쁜 대출’이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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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년 한인 식당 문닫자…브로드웨이 단골 배우들 눈물의 송별회

    “이런 순간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39년간 식당 ‘스타라이트 델리’를 운영한 김민 씨(71)가 가게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김 씨 주위에는 브로드웨이 배우와 극단 관계자 등 단골 수십 명이 박수를 치며 눈시울을 훔쳤다. 지난달 28일 델리 영업 종료를 앞두고 단골들이 작별을 고하며 그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이 브로드웨이 단골들은 김 씨 부부를 위해 미국에서 작별할 때 상대방의 행운을 비는 의미로 부르는 노래 ‘Happy Trail(해피 트레일)’을 합창하고 각자 감사의 뜻을 적은 커다란 액자를 선물했다. 노래를 들으며 김 씨의 부인은 두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또 은퇴 선물로 모금한 1만7839달러(약 2400만 원)을 김 씨 부부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뭉클한 이별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씨는 29세이던 1981년 뉴욕에 이민 와 1984년 타임스퀘어 인근 44번가에 델리를 열었다. 델리는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 스프, 커피 등을 파는 곳이다. 40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열어 브로드웨이 사람들 ‘마음의 고향’처럼 된 이 가게의 마지막을 CBS방송, 폭스뉴스 같은 미 언론도 집중 보도했다. 뮤지컬 ‘알라딘’에서 지니 역을 초연한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얼굴에 반짝이를 붙이며 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김 사장님이 극장 분장실로 샌드위치를 가져다 줬다”며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전했다. 닉 포레로 극장 미술감독은 CBS에 “미스터 M(김 씨 애칭)은 우리 업계 전설적 존재였다. 그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의 나이와 임대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등으로 가게를 접는다고 전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 씨는 “자고 싶다”며 웃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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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핏 오른팔’ 멍거 “다음 뇌관은 美상업부동산” 경고

    찰리 멍거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99)이 미 경제 위기 다음 진원지로 상업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미 은행들이 부동산 ‘나쁜 대출’을 과다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시장에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것이다.‘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오른팔로 꼽히는 멍거 부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2008년(금융위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전 (경제)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좋은 시절에는 나쁜 습관을 들이게 되고, 나쁜 시절이 오면 너무 많은 것을 잃는다”고 했다. 10년 이상 저금리 속 자산 버블로 상업부동산 대출이 지나치게 많아졌는데 최근 고금리 및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실화 우려가 커졌다는 경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사무실 수요가 급감했다.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미 사무실 18.6%가 비었다. 지난달 말 로스앤젤레스 대형 빌딩 두 곳을 보유한 부동산 펀드는 건물 대출금 7억5000만 달러(1조58억 원)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지원하며 소방수 역할을 했지만 최근 은행 위기에 대해서는 잠잠하다. 멍거 부회장은 “은행에 실망감을 느꼈다”면서도 “은행을 똑똑하게 경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잘못된 일을 하려는 유혹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3조 원 넘는 재산 대부분을 코스트코 등 4개 기업 투자에서 얻었다는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 열심히 일하면 평생 3~5회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투자 황금기는 끝났는데 투자 참여자는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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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스트리퍼블릭’ 파산수순… 美 은행 올들어 4번째

    3월 한 달 동안 고객 예금이 130조 원 이상 빠져나간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결국 붕괴 수순을 밟게 됐다. 3월에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벌써 4번째 은행 실패다.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던 미 은행 위기가 다시 촉발될까 미 규제 당국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현재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를 위한 입찰을 마감하며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급격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 시스템의 ‘약한 고리’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목요일인 27일 밤부터 퍼스트리퍼블릭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수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24일 퍼스트리퍼블릭이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한 후 만 3일 만이다. 실적 발표에서 이 은행의 1분기 순수 고객 예금 인출이 1020억 달러(약 137조 원)로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주 이 은행 주가는 75.4% 폭락했다.실적 발표후 주가 75% 급락… 美 14위 은행 ‘역사 속으로’퍼스트리퍼블릭 파산 임박팬데믹때 판매 저리 모기지에 발목… 긴급 지원에도 인출 행렬 못막아당국, 회생 불가 판단 인수자 물색… ‘블랙먼데이’ 피하려 긴급 입찰 마감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은 월요일 주가 폭락을 의미하는 ‘블랙 먼데이’를 피하기 위해 일요일인 4월 30일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입찰 마감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FDIC가 입찰 의사를 물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PNC파이낸셜그룹, US뱅코프 등 중에서 JP모건과 PNC, 시티즌스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입찰을 통한 매각이 불발될 경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처럼 FDIC가 파산관재인을 맡아 예금과 자산을 인수해 직접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퍼스트리퍼블릭은 사실상 파산으로,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은행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실패로 기록된다.● 미 14위 은행도 역사 속으로자산 규모 2330억 달러(약 312조 원)인 퍼스트리퍼블릭이 SVB처럼 갑작스러운 파산, 영업정지 수순을 겪을 경우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규제당국은 인수 중재에 먼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VB는 3월 10일 폐쇄 이후 27일 퍼스트시티즌스 은행에 인수될 때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 전이에 시달렸다. 반면 파산 직전에 몰린 스위스 2위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스위스 당국의 중재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1위 UBS에 인수돼 시장 공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과 투자은행(IB) 베어스턴스도 파산 직전 정부의 중재로 JP모건에 인수된 바 있다. 앞서 미국 금융당국과 다른 대형은행들은 최근까지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3월에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 은행인 SVB와 29위인 시그니처뱅크가 파산하면서 14위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자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11개 은행이 긴급자금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예치했다. 연방준비은행(FRB)도 1000억 달러(약 134조 원)를 긴급 대여한다고 발표하며 충격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들의 전례 없는 인출 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총 예치금 중 63%는 기업 고객 자금이었고, 예금자 보호 한도 25만 달러(약 3억 원)를 넘는 예금 비중이 68%에 이르는 등 불안에 취약했다. 예금을 계속 넣어둘 경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팬데믹 당시 저리 주택담보대출이 발목 198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동·서부 연안 대도시 90여 개 점포에서 미 부호 고객들을 유치해 미 월가의 부러움을 사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이 은행 고객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다급하게 자산 매각을 시도해 왔지만 저금리 시기에 대량 판매한 고정금리 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발목을 잡아 불발됐다. 팬데믹 기간 집값 상승기에 판매한 모기지가 고금리, 집값 하락기를 맞아 대출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커진 것도 몰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고객 대출로 벌어들이는 평균 이자 수익은 3.73% 남짓인데, 연방준비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금 이자 비용은 3∼4.9%로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연말에 ‘제로(0)’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고, WSJ는 “퍼스트리퍼블릭이 산송장이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미 규제 당국은 은행 인수 과정에서 일부 부담을 떠안거나, 일단 FDIC가 파산관재인으로 떠안은 후 헐값에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27일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퍼스트리퍼블릭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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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은행묘지 쌓여, 금리인상 멈춰야” VS 서머스 “연준 할일 해야”

    “테슬라, 트위터, 스타링크 경영자인 내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실시간 경제지표를 더 많이 갖고 있을 수 있다. 가벼운(Mild) 경기침체는 이미 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경제지표는 너무 뒤쳐졌다. 금리를 한 번 더 올린다면 심각한 경기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날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해) 연준이 필요한 일(금리 인상)을 하면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70%라고 본다”고 트위터에 올리자 이에 대해 머스크가 댓글을 달며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3월 미국 3개 은행이 줄줄이 파산한 데 이어 자산 규모 14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마저 붕괴 수순을 밟자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달 3일 연준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머스크는 “‘탄광 속 카나리아(실리콘밸리은행)’만 죽은 게 아니라 가장 확고한 광산 중 하나(크레디트스위스)도 죽었다. 묘지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앞서 밥 미셸 JP모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국한된 문제라고 본다면 순진한(Naive)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단순한 불안감 때문이 아니라 가계와 기업이 현금을 필요로 한다는 징후라고 내다봤다. 실제 1분기(1~3월) 미 경제성장률은 기업들의 설비 투자 감소로 시장 전망치(1.9%)를 하회하는 1.1%로 집계됐다. 하지만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근원 물가가 문제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연준 선호 물가인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4.6%로 시장 전망치(4.5%)를 소폭 상회했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로, 최근 미국은 임금 인상과 주거비 상승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예상대로 3일 베이비스텝을 단행해 미 기준금리가 5.0~5.25%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미 동부시간 30일 0시 기준 83.9%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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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근원 PCE 물가지수 4.6% 상승…“연준 금리 인상 막을 여지 안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4.2%로 전월(5.1%) 대비 큰 폭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근원 PCE’ 물가지수는 4.6%로 헤드라인 PCE를 넘어서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 미 인플레이션이 끈적거리며 쉽게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 유력해 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3월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4.1%, 전월 대비 0.1% 올랐다고 밝혔다. 에너지 가격 안정세에 따라 2월의 5.1%, 0.3%에 비해 눈에 띄게 내려간 수치다. 하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근원 지수가 헤드라인(전체) 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근원 PCE 지수는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지수로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2%)를 언급할때 참고하는 물가지수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6%로 시장 전망치(4.5%)보다 소폭 상회했고,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0.3%로 시장 예측치에 부합했다.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는 계속해서 높은 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다른 핵심 인플레이션 지수인 1분기(1~3월) 고용비용지수는 1.2% 상승해 시장 예상치(1%)를 웃돌았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캠브리지대 퀸스 컬리지 총재는 “이번주 공개된 어떤 수치도 다음주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막을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주 공개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1%로 시장예상치(1.9%)를 하회했지만 소비 증가율이 3.7%로 여전히 미 경제의 회복력을 시사한 반면 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금리 선물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다음달 3일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약 90%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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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구글 이어 메타도… 美빅테크 실적 호전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을 한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예상보다 높은 1분기(1∼3월) 실적을 받아들고 오랜만에 웃었다. 비용 감축에 더해 인공지능(AI)과 중국 경제 재개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1분기 매출이 286억5000만 달러(약 38조44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고 밝혔다. 메타 분기 매출 증가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당 순이익은 2.20달러로 월가 전망치(2.02달러)를 넘어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틱톡과 경쟁하던 짧은 동영상(쇼트폼) 시장에서 인스타그램 ‘릴스’가 경쟁력을 얻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매출 증가 요인을 설명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 대상 광고를 늘린 덕을 봤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저커버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잇달아 1만 명 넘게 감원하며 ‘효율성의 해’로 삼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상 밖 호실적에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12% 상승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도 깜짝 실적을 냈다. 알파벳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97억9000만 달러(약 93조6300억 원)를 기록했고, MS는 매출액 528억6000만 달러(약 70조920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알파벳도 클라우드 서비스 증가분이 광고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다만 빅테크들은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제 강화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향후 실적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영국 규제 당국은 26일 클라우드 게임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687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인 MS의 게임회사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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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분기 성장률 1.1%… 전망치 1.9% 크게 밑돌아

    미국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1.1%로 미 월가 전망치(1.9%)를 크게 하회했다.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지만 미국 경제가 신용 긴축과 기업 투자 위축 속에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1분기 성장률이 1.1%, 개인소비 증가율은 3.7%라고 밝혔다. 이는 각각 월가 전망치 1.9%, 4.0%를 하회한 수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예측치와는 부합했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2.6%)보다도 성장률이 크게 내려갔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 기업의 설비 투자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재고 감소분 역시 예상보다 낮았다.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은 둔화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날 발표된 지난주(4월 16∼22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고용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고,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호실적에 힘입어 이날 미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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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퍼스트리퍼블릭 주가 반토막… 은행위기 재발 우려

    올 1분기(1∼3월) 예금이 1020억 달러(약 136조 원)나 이탈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실적 발표 하루 만에 반 토막 나면서 은행 위기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49.4% 폭락하며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날 주가는 올 들어 93.4% 하락한 8.10달러를 기록해 역대 가장 낮았다. ‘퍼스트리퍼블릭 쇼크’로 웨스턴얼라이언스(―5.7%) 팩웨스트(―8.9%) 지온스(―5.5%) 등 지역 은행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주가 급락 원인으로는 전날 퍼스트리퍼블릭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 꼽힌다. 이 은행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765억 달러(약 236조 원)에서 3월 말 기준 1045억 달러(약 140조 원)로 41% 감소했다. 이 예금액은 그나마 JP모건 등 11개 은행 구제 예금 300억 달러를 포함한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인력 4분의 1을 줄이고 매각도 추진할 수 있다고까지 내비쳤지만 투자자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퍼스트리퍼블릭이 50억∼100억 달러 규모 증권이나 장기 모기지 같은 보유 자산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살아남더라도 ‘산송장(living dead)’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물류기업 UPS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22% 하락했다며 “미국과 아시아 소비 악화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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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퍼스트리퍼블릭, 하루 만에 주가 ‘반토막’…은행위기 재발 우려

    올 1분기(1~3월) 예금이 1020억 달러(약 136조 원)나 이탈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실적 발표 하루 만에 반토막나면서 은행 위기가 재점화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49.4% 폭락하며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날 주가는 올 들어 93.4% 하락한 8.10달러를 기록해 역대 가장 낮았다. ‘퍼스트리퍼블릭 쇼크’로 웨스턴얼라이언스(-5.7%) 팩웨스트(8.9%) 지온스(5.5%) 등 지역 은행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주가 급락 원인으로는 전날 퍼스트리퍼블릭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 꼽힌다. 이 은행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765억 달러(약 236조 원)에서 3월 말 기준 1045억 달러(약 140조 원)로 41% 감소했다. 이 예금액은 그나마 JP모건 등 11개 은행 구제 예금 300억 달러를 포함한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인력 4분의 1을 줄이고 매각도 추진할 수 있다고까지 내비쳤지만 투자자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퍼스트리퍼블릭이 50억~100억 달러 규모 증권이나 장기 모기지 같은 보유 자산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살아남더라도 ‘산송장(living dead)’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물류기업 UPS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22% 하락했다며 “미국과 아시아 소비 악화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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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위기 재점화되나…美 퍼스트리퍼블릭 주가 50%↓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49.4% 폭락하며 은행위기 재점화 우려를 키웠다. 하루 종일 투매가 이어지며 주식 거래가 여러 차례 중단되는 등 혼란을 빚으며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전날 퍼스트리퍼블릭의 실적발표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이후 다음 주자로 꼽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집중됐던 은행이다. 추가 은행위기의 바로미터 같은 은행이어서 1분기(1~3월) 실적 발표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퍼스트리퍼블릭은행 예금 이탈은 600억~700억 달러를 내다본 시장 예측보다 더 심각했다. 이 은행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765억 달러(약 236조 원)에서 3월 말 기준 1045억 달러(약 140조 원)로 41% 감소했다. JP모건을 비롯한 미 11개 은행이 은행 위기 전염을 막고자 긴급 예치한 300억 달러가 없었다면 인출 예금액은 1020억 달러가 돼 58%나 줄어든 셈이다.퍼스트리퍼블릭은 인력의 4분의 1을 감원하고 매각도 추진하고 있음을 내비쳤지만 투자자들의 투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쇼크로 웨스턴얼라이언스(-5.7%), 팩웨스트(8.9%), 지온스(5.5%) 등 지역은행주들이 일제히 하락해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1.02%,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8%, 나스닥 지수는 1.98% 하락했다. 미 규제당국은 퍼스트리퍼블릭 위기가 다른 지역은행으로 불똥이 튈까 주의 깊게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지면 지난달 JP모건 등이 긴급 예치한 300억 달러도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은행들이 섣불리 또다시 긴급 예금을 지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한때 부자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시장의 부러움을 샀던 퍼스트리퍼블릭이 폐쇄에 이른다면 투자자와 예금주 불안감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우려가 있어 우려가 가중되는 상태다. 은행 위기 재점화 우려가 번지는 사이 테크 산업은 오랜만에 호실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나스닥 지수 선물 등 증시 선물은 미 동부시간 오후 6시 현재 일제히 오르는 중이다. 알파벳은 구글과 유튜브 광고매출 감소에도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690억7900만 달러(93조 원)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MS도 올해 1분기 매출이 520억8600만 달러(70조 원)로 시장 예측보다 높게 나타났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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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은행위기 여전” 퍼스트리퍼블릭 136조 예금 이탈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서 올 1분기(1∼3월) 고객 예금 1020억 달러(약 136조 원)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보다 심각한 예금 이탈에 24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이 은행 주가는 22% 폭락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미 은행 위기는 진정 국면이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위기가 극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영향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유동성이 제한된 은행들은 훨씬 더 신중해질 것”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도 내비쳤다.● “JP모건 구제 없었다면 예금 58%↓”퍼스트리퍼블릭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폐쇄 이후 붕괴 우려가 크다는 시장 불안감 속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집중됐다. SVB처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같은 부호들이 주 고객이어서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를 넘는 예금이 전체의 약 70%였다. 추가 은행 위기의 바로미터 같은 은행이어서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예금 이탈은 600억∼700억 달러를 내다본 시장 예측보다 더 심각했다. 지난달 뱅크런이 집중되면서 이 은행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765억 달러(약 236조 원)에서 3월 말 기준 1045억 달러(약 140조 원)로 41% 감소했다. JP모건을 비롯한 미 11개 은행이 은행 위기 전염을 막고자 긴급 예치한 300억 달러가 없었다면 인출 예금액은 1020억 달러가 돼 58%나 줄어든 셈이다. 1분기 순이익(2억7000만 달러)도 전년 동기보다 33% 줄었고 매출도 13% 감소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미 대형 은행이 예대마진 상승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애널리스트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퍼스트리퍼블릭 측은 “은행 임직원을 최대 25% 줄이고 임원 급여를 삭감하겠다”며 “다른 전략적 옵션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매각까지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 “지역 은행 불확실성 여전”SVB 파산 당시 위기를 함께 겪은 미 중소형 지역 은행들은 가까스로 위기를 극복한 상황이지만 주가는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0일 실적을 발표한 웨스턴얼라이언스가 1분기 예금이 60억 달러(약 8조 원) 이탈했다가 이달 들어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늘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24% 급등했다. 21일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온스 주가는 7%가량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최근 US뱅코프와 자이언스뱅코프, 뱅크오브하와이 같은 지역 은행 11곳의 신용등급을 모두 낮췄다.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웨스턴얼라이언스도 두 계단 내려갔다. 무디스는 “자금과 운영 조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향 조정 사유를 밝혔다. 미 중소기업과 상업 부동산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 은행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감이 결국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퍼지고 있다. 로버트 캐플런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많은 중소기업이 ‘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출금리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은행 전화를 받고 있다”며 “현재 은행 위기는 야구로 치면 2, 3회 정도”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저축대부조합(S&L) 3000여 곳이 몇 년에 걸쳐 파산했던 1980년대 후반 같은 ‘슬로 모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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