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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적폐청산과 관련해 “적폐 수사나 재판은 우리 정부가 시작한 게 아니라 앞 정부에서 이미 시작했던 일”이라며 “우리가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수사를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하고 반헌법적인 일이고, 헌법 파괴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2일 사회 원로와의 간담회에서의 발언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당시 ‘선적폐청산, 후협치’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 (뉴스) 헤드라인이나 자막을 그런 식으로 뽑고, 그걸 근거로 이런저런 비판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대통령에게 ‘독재자’라고 하는데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현 정부를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은 “독재, 그것도 그냥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로 규정짓고 투쟁한다고 하는 것은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서도 “다수 의석을 가진 측에서 독주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야당은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기로 하고 패스트트랙이라는 해법을 마련한 것”이라며 “그 해법을 선택한 것을 가지고 독재라고 하는 건 정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한국당을 향해서는 “국회선진화법의 혜택을 많이 누려왔는데 이 방법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야당을 만나야 할 상대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독재자라는) 극단의 표현을 쓰긴 했지만 그것도 다 하나의 정치적인 행위로 본다면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은 늘 있어온 것”이라며 “이제는 한 페이지를 넘기고 다시 새로운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지금까지 놓쳐왔다”며 다시 한번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도 그렇고, 검경 수사권 조정도 그렇고 검찰이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 방안으로 제기되는 것”이라며 “말하자면 (검찰의) ‘셀프 개혁’으로는 안 된다는 게 국민들의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 반기에 대해 “항명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미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로 식량 지원 카드를 꺼내든 것. 하지만 미사일 도발 재개 직후 식량 지원이라는 보상 카드를 제시하면서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대북 강경 기류가 확산되는 가운데 식량 지원에 대한 한미 정부 내부의 미묘한 온도 차도 한미 관계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본격화된 대북 식량 지원 통일부는 8일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해 미국, 국제기구와의 협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얘기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며 이에 대해 한미 간 공동의 인식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미국의 동의를 얻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의사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 통화 결과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꺼내든 것은 북한의 대화 궤도 이탈을 막고 남북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대북 식량 지원 방식은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 지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 가능성도 나온다. 정부 당국 간 직접 지원은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쌀 5000t(40억 원)이 마지막이었다. 정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쌀 재고 130만 t 가운데 30만 t가량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美 “식량 지원 전용(轉用) 우려 차단해야” 정부는 8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구체적인 대북 식량 지원 방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북 식량 지원을 두고 한미가 벌써부터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전날 한미 정상 통화 직후 백악관이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도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빠졌다. 그 대신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의 최근 진행 상황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청와대 발표에 없는 FFVD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있었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괜찮다”며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럼에도 백악관이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대북 식량 지원 방식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의 근본 입장은 북한이 식량 구입에 들어갈 돈을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식량 지원이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협상 참여로 이어지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식량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비핵화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대북 식량 지원을 수용하는 것과 (비핵화 협상에 대한) 태도 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한편 유엔군사령부는 최근 강원 고성에 이어 철원과 경기 파주 지역에 대해서도 민간인 통행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철원과 파주 지역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도 민간인에게 순차 개방할 계획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황인찬·신나리 기자}
북한은 8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자주권, 자위권을 부정하려 든다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우리를 떠미는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 나흘 만에 내놓은 첫 입장을 통해 유엔 결의안이 금지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자위권을 주장하며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통해 4일 진행된 ‘화력타격훈련’에 대해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정상적이며 자체 방어적인 군사훈련에 대해서만 도발이라고 걸고 드는 것은 점차적으로 우리 국가의 무장해제까지 압박하고 종당에는 우리를 먹자고 접어드는 기도를 노골적으로 표출시킨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단거리 발사체’로 지칭하고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자주권, 자위권을 부정하려 든다면 우리도 그들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우리를 떠미는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대변인 케네스 호프만 중령은 이날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 후 북한 당국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며 북한 내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이 중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1년 5개월 만에 미사일 발사 실험을 재개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불장난을 하지 말라”며 적반하장식 비난에 나섰다.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7일 논평에서 지난달 22일부터 2주간 진행된 연합편대군 종합훈련과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대체해 시행할 ‘19-2 동맹’ 연습을 겨냥해 “그러한 군사적 도발이 북남(남북) 사이의 신뢰를 허물고 사태를 수습하기 힘든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런 불장난 소동이 남조선에 무슨 이익이 되는가. 어렵게 마련된 북남 관계 개선과 조선반도(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남 사이의 불신을 초래하는 것밖에 더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북남 관계의 파국을 바라지 않는다면 분별 있게 처신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규모와 수위를 낮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도발 행위’라며 비난을 이어가는 것은 국방부가 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사일이라고 밝히지 못하는 태도와 대조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 시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장거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동결)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1년 5개월 만에 북한이 4일 미사일 도발에 나섰지만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이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하며 비핵화 대화 판은 깨지 않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앞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4일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 CBS방송 및 폭스뉴스 등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미사일들이) 그 어느 국제 경계선도 넘지 않은 채 북한의 동쪽 바다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볼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미사일’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이 나온 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에서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모양만 보면 표면상으로는 지대지(미사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발사는 과거처럼 도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밝혔다. 황인찬 hic@donga.com·최고야 기자}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으로 떨어져 올 한 해에만 약 136만 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3일 공개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이날 발표한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식량 생산량은 417만 t으로 전망됐다. 반면 식량 수요는 576만 t이어서 부족량은 159만 t에 달했다. 여기에 현재 계획된 수입량 20만 t, 국제기구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2만1200t 등을 고려해도 약 136만 t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북한 인구의 약 40%인 1010만 명이 식량 부족 사태에 놓일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장기간의 가뭄,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 잦은 홍수 등 기후뿐만 아니라 대북제재가 식량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재로 인해 연료, 비료, 기계, 부품 등의 수입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생산량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 북한은 지난해 1인당 하루 380g이었던 식량 배급량을 올해 들어 300g으로 줄인 것으로도 파악됐다. FAO와 WFP는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했다. 북한이 제공한 자료와 함께 현장 조사, 북한 37개 군의 179개 가정 대상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입장 자료를 내 “국제기구가 북한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같은 동포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행사에 주변 4강 대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불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전날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 1주년 행사에 해리스 대사가 아닌 로버트 래프슨 부대사가 대사대리 자격으로 참석했다. 4강 가운데 대사가 직접 오지 않은 것은 미국이 유일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안드레이 쿨리크 주한 러시아대사는 참석했다. 행사를 앞두고 통일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해당 대사관 등에 ‘대사급 인사’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주한 미국대사관은 “다른 일정상 참가하기 어렵다”며 불참을 통보해 왔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 미대사관 측은 동아일보에 “해리스 대사는 미 해군 함정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오키나와)에 체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4·27 1주년을 닷새 앞두고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절충안인 ‘굿 이너프 딜’에 대해 “사실 (빅딜과 스몰딜의 사이에 있는) 중간 단계가 뭔지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지 28일로 딱 두 달이 됐다. 북-미 간 팽팽한 대치 국면은 여전하지만 북-러(25일) 중-러(26일) 미일(26, 27일)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잇달아 정상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미일 정상은 5, 6월에 또 만날 예정이고 북-중 정상회담도 6월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비핵화 논의 트랙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듯하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물밑 징후도 별로 없다. 급기야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행사는 남북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주인공 없는 행사’가 되어 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점차 ‘북핵 외딴섬’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만 빼고 분주한 북핵 주변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스트 하노이’ 첫 대외행보로 러시아를 찾은 이후 비핵화 당사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빅딜 압박에 북-중-러가 스크럼을 짜자 미일이 급속히 밀착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習近平)과 북-러 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구상(로드맵)을 갖고 있다”면서 “이 로드맵의 첫 번째 부분은 상당 정도 이행됐으며 이제 두 번째 부분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중-러의 기존 비핵화 구상에서 ‘쌍중단(雙中斷·북한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이행됐으니 이젠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동시 진행)’에 나설 때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이젠 빅딜 압박에서 물러나 북한과 눈높이를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북-러 회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우릴 돕고 있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협조의 공을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앞으로도 대북제재에서 이탈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 관련국 정상들의 광폭 행보는 다음 달 이후에도 예고돼 있다. 당장 시 주석의 평양 방문, 푸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을 만나기 위해 다음 달 25∼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 6월 28, 29일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文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1주년인 27일 별다른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 1주년 기념식에는 참석하는 대신 영상 메시지를 보내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가 됐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올 상반기에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은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다”면서 △전사자 유해 발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을 사례로 거론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단독으로 유해 발굴이 진행되고 있고, 사무소 남북 소장급 회의가 9주째 열리지 않고 있는 만큼 현실과는 온도 차가 있다. 이번 행사를 연출한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행사였다. (북한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행사라는 말도, 지금 기념행사나 하고 있을 때냐는 말들도 다 담아 들었다. 이해도 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럼 통일이 그렇게 쉽게 될 거라 생각했단 말입니까?’라며 지난 판문점 회담 때 힘들다고 한숨 쉬던 제게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해주었던 말이 준비하는 내내 생각났다”고도 적었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비(非)선의적인 태도를 취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지경”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전했다.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에도 빅딜 압박을 유지하는 미국에 대해 ‘비핵화 대화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 동시에 북한 매체들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한국 정부에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등의 불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은 2박 3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3시경(현지 시간) 귀국 특별열차에 탑승했다.○ 판문점 선언 1주년 하루 앞두고 “모든 것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 뒤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압박 기류에 변화가 없으면 군사적 도발을 포함해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위협한 것. 북한 매체들은 이날 한국 정부에 대해선 “시대 흐름을 정확히 읽고 좌고우면하지 말라”며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북남선언 이행에서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통해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일에 신경을 쓰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 보조를 맞추고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했다.○ 푸틴 방북 약속까지 받고 웃으며 돌아간 김정은 도착할 때 궂었던 날씨와 달리 26일 김 위원장이 떠날 때 블라디보스토크의 날씨는 화창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진행된 환송식에 검은색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등장했으며, 도착 때처럼 코트 안에 오른손을 집어넣는 제스처도 잠시 취하며 환하게 웃었다. 러시아 군악대는 북한 국가를 연주한 뒤 ‘아리랑’을 두 번 연주하며 ‘맞춤형 환송’을 했다. 전용차를 타고 온 김 위원장은 상석인 오른쪽 뒷좌석에서 내렸다. 동시에 리용호 외무상이 전용차 조수석에서, 최선희 제1부상이 김 위원장 옆자리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리용호와 최선희가 김 위원장과 전용차에 함께 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전날 회담에도 유일하게 배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무성 투톱을 향한 김 위원장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예상됐던 일정의 절반가량을 소화하고 일찍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이 총 4개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10시에 떠날 예정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계획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태평양함대사령부 인근 전몰용사 추모비에 헌화하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방문한 바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단독회담 내용을 전하며 “(북-러 정상이) 새 세기를 지향한 조로(북-러) 친선관계의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에 대하여 합의했으며, 당면한 협조 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공동선언이나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비핵화 및 경협과 관련해 북한의 요구를 러시아가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하자 푸틴 대통령이 “쾌히 수락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비(非) 선의적인 태도를 취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지경”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전했다.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에도 빅딜 압박을 유지하는 미국에 대해 ‘비핵화 대화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 동시에 북한 매체들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한국 정부에 “좌고우면 말라” 등의 불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은 2박 3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3시경(현지시간) 귀국 특별열차에 탑승했다. ● 판문점 선언 1주년 하루 앞두고 “모든 것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 뒤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압박 기류에 변화가 없으면 군사적 도발을 포함해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위협한 것. 전날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6자 회담’ ‘체제 보장’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한국 정부에 대해선 “시대 흐름을 정확히 읽고 좌고우면 하지 말라” 며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북남선언이행에서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통해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일에 신경을 쓰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 보조를 맞추고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한국과 미국의 제재 공조에 동시다발적인 불만을 터뜨린 셈이다. ●푸틴 방북 약속까지 받고 웃으며 돌아간 김정은 도착할 때 궂었던 날씨와 달리 26일 김 위원장이 떠날 때 블라디보스토크의 날씨는 화창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진행된 환송식에 검정색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등장했으며, 도착 때처럼 코트 안에 오른손을 집어넣는 제스처도 잠시 취하며 환하게 웃었다. 러시아 군악대는 북한 국가를 연주한 뒤 ‘아리랑’을 두 번 연주하며 ‘맞춤형 환송’을 했다. 북한 측 의전팀은 현장에 몰린 인파 규모를 파악하는 데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북측 의전 당국자는 김 위원장 도착 약 20분 전 역 앞의 거리의 통제 상황을 상부에 보고하며 취재진에게 들릴 정도로 “군중은 얼마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예상됐던 일정의 절반 가량 소화하고 일찍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이 총 4개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10시에 떠날 예정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계획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태평양함대사령부 인근 전몰용사 추모비에 헌화하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방문한 바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단독회담 내용을 전하며 “(북러 정상이) 새 세기를 지향한 조로(북-러) 친선관계의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에 대하여 합의했으며, 당면한 협조 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공동선언이나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비핵화 및 경협과 관련해 북한의 요구를 러시아가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편리한 시기에 북한 방문을 초청하자 푸틴 대통령이 “쾌히 수락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기자 hic@donga.com블라디보스토크=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처음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사실상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기존 6자회담 체계의 복원까지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참여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곧 미중에 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키가 될 듯하다.○ 푸틴 “힘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개입 공식화 김 위원장은 이날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통해 5시간가량 푸틴 대통령과 비핵화 등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에서 “지역의 평화 안전 보장을 위한 문제들 그리고 공동의 국제적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조-러(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권 후 첫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 압박을 피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쥘 모멘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 속담에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게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를 통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러 공조 방향은 이후 열린 푸틴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땐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보장 메커니즘은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있어선 다자 안보 협력 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던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다자협상’ 구상에 직접 호응한 것이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중재자’를 요청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 측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면서 “내일(2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얘기할 것이고 미국 행정부에도 오늘 회담 결과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 ‘6자회담’은 북의 또 다른 판 흔들기 김 위원장이 이날 직접 비핵화 다자논의 해법 구상을 푸틴 대통령에게 밝혔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핵화 판도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강한 의지가 섞였을 수도 있다. 다자논의가 되면 비핵화 협상 타결에 시간이 걸려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김 위원장도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강조하며 ‘톱다운식 해결’을 선호해 왔다. 게다가 6자회담은 2005년 ‘9·19공동성명’과 후속 합의들을 도출하기도 했지만, 결국 핵시설 검증 및 시찰 방법에 대한 관계국들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협상 프로세스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에 미국이 ‘빅딜’ 기조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하자 북-러 정상회담, 6자회담 카드를 흔들며 틈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에 대해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압박하는 워싱턴에 은근한 한 방을 먹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hic@donga.com / 이지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처음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사실상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그 방식으로 기존 6자 회담 체제의 복원까지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곧 미중에 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키가 될 듯 하다. ● 푸틴, “힘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며 개입 공식화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 확대회담을 통해 5시간 가량 푸틴 대통령과 비핵화 등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에서 “지역의 평화 안전 보장을 위한 문제들 그리고 공동의 국제적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조러(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권 후 첫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 압박을 피하면서 비핵화 논의의 또 다른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보겠다는 것. 이에 푸틴 대통령은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를 통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러 공조 방향은 이후 열린 푸틴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행정부에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보장 체제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서 논의를 할 땐 6자 회담 체계가 가동 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과 미국의 보장 매커니즘은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에 있어선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6자 회담은 2005년 북한 비핵화 원칙·목표를 담은 ‘9·19 공동성명’과 관련 후속 합의들을 도출하기도 했지만, 북미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검증·시찰 방법을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실패로 끝난 협상 프로세스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중재자’를 요청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 측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면서 “내일(2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얘기할 것이고 미국 행정부에도 오늘 회담 결과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시정 연설에서 한국 정부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 하지 말라”고 했던 김 위원장이 중재자 바통을 푸틴 대통령에게 넘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6자 회담’은 북의 또 다른 판 흔들기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다자논의 해법 구상을 푸틴 대통령에게 밝혔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핵화 판도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의지가 섞였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다자논의가 되면 비핵화 협상 타결이 시간이 결려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김 위원장도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강조하며 ‘톱다운식 해결’을 선호해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미국의 ‘빅딜’ 기조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하자 북-러 정상회담, 6자 회담 카드를 흔들며 틈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 회견 전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핵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현재의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기자 hic@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특별열차를 통해 러시아의 국경도시인 하산 도착 후 러시아 국영 TV채널 ‘로시야’와의 인터뷰에서 “뜨거운 러시아 인민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면서 이번 방문이 매우 유익하고 성공적인 방문이 되며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많은 문제 등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집권 후 자신의 첫 방러이자 8년 만에 재개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양자 관계 강화 등과 관련해 폭넓게 의견 교환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하산 역에서 진행된 러시아 인사들과의 환담에서 “러시아 땅을 밟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이 “이번 방문이 좋은 추억으로 가슴에 남길 바란다”고 하자 “이번 방러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이는 첫 번째 행보일 뿐이다”라고도 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향후 러시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예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열차를 통해 이날 오후 5시 48분 정상회담 장소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기차역 앞에선 군 의장대 연주 속에 의장대 사열 행사가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숙소인 루스키섬 내 극동연방대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5일 오후 1∼2시에 극동연방대에서 첫 단독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확대회담과 환영회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첫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경계 메시지를 보냈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 질의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같은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 세계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이라고 했다.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파견 노동자 비자 연장 등 제재 완화를 모색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계속 대화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러시아를 처음 방문해 북-러 관계 강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러시아는 중국 못지않은 북한의 오래된 군사, 경제적 우방이지만 집권 7년 차에 ‘늦깎이’로 찾은 만큼 향후 긴밀한 광폭 교류를 예고한 것. 급성장한 중국에 밀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만 못했던 러시아 또한 이런 김 위원장을 적극 껴안으며 환대했다.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프로세스에 러시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 환한 표정의 김정은, ‘즉석 인터뷰’ 응하기도 특별열차를 타고 북-러 국경을 넘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이하 현지 시간) 연해주 최남단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 등 러시아 인사들이 환영인사로 나왔다.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레드카펫이 깔린 러시아 땅을 처음 밟았다. 이어 하산역 인근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으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김일성의 집’으로도 불리는 이 건물은 1986년 김일성의 구소련 방문을 앞두고 기념해 만든 100m² 규모의 단층 목조 건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러 때 들른 바 있다. 김일성-김정일 때 활발했던 북-러 교류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전통 관례에 따라 러시아는 전통복 차림의 여아 3명이 빵과 소금을 쟁반에 담아 선사했고, 김 위원장은 빵을 먹었다. 빵은 러시아 말로 ‘흘레프’, 소금은 ‘솔’인데 이 두 말을 합하면 단순히 ‘빵과 소금’이란 뜻뿐만 아니라 ‘환대’란 뜻도 된다. 이례적인 현장 인터뷰도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하산 도착 직후 러시아 국영 TV채널 ‘로시야’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북-러 회담에 대해 묻자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과의 첫 만남은 25일 오후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오후 5시 48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2번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코즐로프 장관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기차역 앞 도로를 통제해 마련한 광장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러시아 군악대가 북한 국가를 연주하자, 김 위원장은 모자를 벗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렸다.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수행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모습만 눈에 띄었을 뿐 앞서 해외 일정에서 늘 ‘그림자 수행’을 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0여 분간의 환영행사를 마친 김 위원장은 전용 차량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회담장과 숙소가 있는 극동연방대로 향했다. 근접 경호를 하는 ‘방탄 경호단’ 12명은 이번에도 전용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차를 둘러싸고 같이 뛰었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현지 시민들은 김 위원장 도착 장면을 보려고 자리싸움까지 벌이며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온 시민도 보였다. 행사 뒤엔 김 위원장이 밟았던 레드카펫 위에 올라가거나 특별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북한 경호원은 ‘행사가 잘 진행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숙소로 들어간 뒤 외부로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망원렌즈로 숙소 동태를 살피기 어려운 먼 거리까지 취재진의 접근이 차단됐다. 김 위원장은 25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에도 26일 프리모스키 수족관 방문 등 시찰을 마치고, 27일 오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블라디보스토크=한기재 record@donga.com·황인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겉으론 조용한 듯하면서도 북-러 정상회담 준비로 하루 종일 분주했다. 수송기에 실려 이날 도착한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 2대가 블라디보스토크 거리를 활보했고, 회담장 주변 도로엔 북한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가 나란히 펄럭였다. 크렘린궁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을 공식 발표하며 “두 정상이 25일 만나 한반도 핵 문제의 정치적, 외교적 해법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만남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회담장에 벌써 도착한 김정은 마이바흐 기자가 찾아간 정상회담장인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 교정은 잔뜩 흐린 날씨에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북측 인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오가는 등 캠퍼스 곳곳은 회담 준비로 분주했다. 회담이 열릴 것으로 꼽히는 교정 내 S(스포츠센터)동 앞 도로 가로등에는 북한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가 내걸려 있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곳에서 북-러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두 정상이 러시아 측에서 준비한 발레 공연인 ‘백조의 호수’를 관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비도 한층 강화됐다. 외부인의 S동 진입이 금지됐고, 입구엔 일제히 검색대가 설치됐다. 이날 오전 11시경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수송기 한 대에 실려 이송된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인 마이바흐 2대는 극동연방대 내 호텔 앞 임시 천막 안에 주차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 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호텔 출입구에도 흰색 가림막이 쳐져 있었다. 임시 천막에서 나와 주위를 살피는 북측 경호원에게 “잘 준비되고 있느냐”고 묻자 인상을 쓴 채 아무 말 없이 천막으로 되돌아갔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 이후 17년 만의 북한 최고지도자 방문에 현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캠퍼스에서 만난 현지 대학생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일이 캠퍼스에서 벌어지게 돼 기대된다”고 했다. ○ 하노이에선 시찰 생략한 김정은, 러시아선 광폭 행보 열차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23∼27일 4박 5일간의 방러 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인 블라디보스토크뉴스,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3일 평양을 출발해 함북 나선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24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오전 10시)경 하산스키를 통해 러시아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오후 4, 5시경 도착할 예정이다. 25일 정상회담 후엔 26일 극동연방대에서 북한 유학생들을 만나고, 회담장 인근 프리모르스키 수족관, 러시아 태평양함대 군사역사박물관 등을 찾을 것으로 현지에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25일 회담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지만 김 위원장은 ‘나 홀로 시찰’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푸틴 대통령은 24일 오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별도의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후에 출발한다고 해도 블라디보스토크의 시차가 7시간 빠른 것을 감안하면 24일 오후나 25일 오전 회담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 출장을 온 상태라 김 위원장과 24일 만찬을 가질 가능성도 거론된다.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4일 만찬이 유력한 것을 감안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5)은 늦어도 23일 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회담 장소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24일 처음 회동하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7)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심사다. 나이 차이가 32세이지만 공통점도 여럿 있다는 양 정상이 첫 만남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한다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두 정상은 초면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2001년,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번 회담한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따로 본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방러 초청을 받은 지 11개월 만에 화답했다.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신비할 정도”(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3월 15일 브리핑)라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만큼 김정은-푸틴 조합이 긴밀함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집권 7년 차를 맞은 김 위원장도 장기 1인 집권 체제를 탄탄히 한 공통점이 있다.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처지도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 ‘빅딜’에 맞서 중국과 함께 ‘동시적·단계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지적 관계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의전팀이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설 때마다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토킹 포인트’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엔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을 치켜세우며 호감을 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이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앞서 김일성은 13번, 김정일은 4번 러시아 정상을 만난 바 있다. 8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 기간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4일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2일 북-러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하산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25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처음 러시아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최고 공연장인 마린스키극장, 러시아 최대인 프리모스키 수족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등을 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2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 유학생이나 연구자를 만나 독려할 가능성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26일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시찰을 한다 해도 러시아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기차로 약 1100km 떨어져 있고, 최고 시속 60km가량의 열악한 북한 철도 상황을 고려하면 이동에 2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평양 기차역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4일 만찬이 유력한 것을 감안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늦어도 23일 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회담 장소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24일 첫 회동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5)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7)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심사다. 32살 차이가 있지만 여러 공통점도 있는 양 정상이 첫 만남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한다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김정은-푸틴, 케미스트리 잘 맞을까 두 정상은 초면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2001년, 2002년 등 3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따로 본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방러 초청을 받은 지 11개월만에 화답했다.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신비할 정도”(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3월 15일 브리핑)라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만큼 김정은-푸틴 조합이 긴밀함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집권 7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도 장기 1인 집권 체제를 탄탄히 한 공통점이 있다.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처지도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 ‘빅딜’에 맞서 중국과 함께 ‘동시적·단계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지적 관계다. 여기에 몇몇 개인적 취향도 비슷하다. 사격과 승마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푸틴 대통령과 농구광인 김 위원장이 스포츠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인 독재자 특유의 마초적 성향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의전팀이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설 때마다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토킹 포인트’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엔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을 치켜세우며 호감을 사려 할 것”이라고 말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이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 24일 만찬, 25일 정상회담 유력 앞서 김일성은 13번, 김정일은 4번 러시아 정상을 만난 바 있다. 8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4일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2일 북러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하산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25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처음 러시아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최고 공연장인 마린스키 극장, 극동 최대인 연해주수족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 함대 등을 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기차로 약 1100㎞ 떨어져 있고, 최고 시속 60㎞ 가량의 열악한 북한 철도 상황을 고려하면 이동에 2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평양 기차역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사격 시험 공개와 대화 상대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배척으로 반응했으나, 미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18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무기 사격 시험 보도와 관련해 “여러분이 어떤 식으로 규정하든 그 시험(test) 또는 발사(launch)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가 북한의 무기 시험 보도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선 “우리가 수집한 정보를 살펴보고 나서 메시지가 무엇인지 구성하게 해 달라. 서둘러 판단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 정부가 정보 자산 등을 동원해 북한의 진의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미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사진과 편지들을 보낸다. 4월 15일에 김정은의 조부(김일성) 생일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 공세(full court press)”라며 “우리는 김정은이 무엇을 할 것인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생일을 축하했는지, 축하 메시지와 대화 재개를 위한 별도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미 대통령이 김일성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낸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날선 비판에 지지 않고 맞대응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북한의 의도를 묻는 취재진에게 별다른 언급 없이 미소로 답했다. 국무부는 이에 앞서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내놨다. 다만 ‘외교 결례’로 해석될 수 있는 북한의 불만 표출은 동력을 잃은 북-미 협상을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대국이 미국에 협상 상대로 누구를 지명해야 하는지 말할 수 없으며 특히 국무장관일 경우 더 그렇다. 그것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열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고 크렘린궁이 19일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러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첫 번째로 양자 관계 발전, 두 번째로 비핵화 문제, 그리고 지역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다음 날인 25일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황인찬 기자}

다음 달 아시아 지역 외교를 담당하는 과(課)들이 모여 있던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15층에 일대 변화가 예고돼 있다. 동북아국(局)에서 한솥밥을 먹던 일본 외교 담당과와 중국 외교 담당과가 외교부 설립 이래 처음으로 ‘분가(分家)’하는 것. 아세안 국가들을 담당하는 별도의 국도 생긴다. 2007년 아시아태평양국이 동북아국과 남아시아대양주국(현 남아시아태평양국)으로 분리된 지 약 12년 만의 외교부 조직 개편이다. 시시각각 변모하는 아시아 외교 무대에 적응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선택과 집중’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중국국’ 신설돼 북미국과 ‘투톱’ 외교부는 16일 기존 ‘동북아시아국(중국과 일본 등)’과 ‘남아시아태평양국(동남아, 서남아시아 등)’의 2국 체계를 이번에 3국 체계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새 조직 개편에 따라 △중국 중심의 ‘동북아국’(일명 중국국) △일본과 호주, 인도 등이 묶인 ‘아시아태평양국’ △아세안 10개 나라 등이 묶인 ‘아세안국’으로 구성된다. 주인공은 단연 동북아국이다. 외교부 내 지역국 가운데 사실상 단일국가를 집중 공략하는 곳은 미국을 주로 담당하는 북미국과 이 동북아국이 유이(唯二)하다. 중국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정부가 대중 외교에 두는 무게를 엿볼 수 있다. 중국국 개설을 필두로 한 외교부 조직 확대 개편 논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있었지만 한중 수교 25주년이었던 2017년 본격화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외교부가 현행 동북아국을 중국국, 일본국으로 확대 승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부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심화되고, 같은 해 12월 문 대통령의 첫 방중이 홀대 논란과 기자 폭행 사태로 얼룩지자 청와대까지 중국 전담 외교국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과중된 업무를 분산시키자는 취지도 있다. 중국과 일본 업무를 관장해왔던 현 동북아국은 미중일러 4강 외교의 절반을 맡고 있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10·31 사드합의를 이뤄 한중 관계가 봉합 국면이 되자 지난해부터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화해치유재단 폐쇄,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초계기 저공 위협비행 등 일본과의 대형 외교 현안들이 줄줄이 터졌다. 동북아국 사정에 밝은 전직 외교관은 “국장 한 명이 모든 중국과 일본 외교를 맡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동북아국에는 국장과 그를 보좌하는 심의관 외에 조직편제에도 없는 ‘가심의관’을 두는 등 기형적인 인사구조가 존재했다. 국장이 ‘일본통’이면 심의관은 ‘중국통’인 식으로 책임을 분산했고, 가심의관이 물밑에서 국장을 도와 일본 업무를 담당하는 식이었다. 한 당국자는 “이제까지는 중국과 일본 이슈가 번갈아가며 불거지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한일 외교 이슈가 동시에 터지면 업무 과부하를 견딜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중국은 깊게, 일본은 넓게 보자는 게 목표” 중국과 일본 외교 업무 분리를 통해 현안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외교 강국들도 보통 중국과 일본을 분리해 챙기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실 산하에 중국 담당 부차관보와 한일 담당 부차관보로 나누고 있고, 러시아도 아주1국(중국)과 아주3국(일본, 아세안, 오세아니아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영국과 일본도 중국을 별도의 과 단위로 관리하고 있다. 새로운 동북아국이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중국을 심층 탐구하고 교역, 역사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비 태세를 갖추는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아시아태평양국은 일본을 중심으로 태평양 지역 정세를 살피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쉽게 말해 중국은 깊게, 일본은 넓게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왔지만 아태국 출범은 새로운 대일 외교의 시작점으로도 평가받는다. 기존의 양자 관계 프레임에서 벗어나 일본 업무를 주변 국가들과 연계해 접근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 때문이다. 일본 외에 호주, 인도 등이 미국의 신 안보구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인 만큼 향후 인도태평양 전략에 보조를 맞추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본 전문가들은 “한일 양자 관계가 어려울 때 오히려 다자 체제나 안보 협력처럼 측면 돌파를 모색하는 것이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차이나 스쿨’ 기 펴나 이번 조직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차이나 스쿨’이란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중국 업무를 전담하는 동북아국이 출범하면서 중국 전문 외교관 그룹인 ‘차이나 스쿨’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차이나 스쿨은 1992년 8월 한중 수교가 이뤄진 뒤 급속히 성장해왔지만 ‘저팬 스쿨’(일본 외교 전문가 집단)보다 역사가 짧다. 역대 동북아국장의 면면만 살펴봐도 김하중 전 주중대사, 박준용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제외하면 차이나 스쿨을 찾아보기 힘들다. 2017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일본 외교 전문 인력이 동북아시아국장·심의관을 모두 맡는, ‘저팬 스쿨’ 독점 체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였다. 외교부는 이번 중국외교 전담국 출범으로 차이나 스쿨 육성은 물론 젊은 외교관들의 중국 업무 및 근무 선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만 8명이 순증한다. 일한 만큼 보상도 확실하다는 것을 젊은 외교관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협상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카운터파트 교체를 워싱턴에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동력은 유지하면서도 ‘빅딜’ 압박에서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경파 참모에 대한 ‘핀셋 공격’에 나선 것.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 연속 군사적 행보에 나서며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3차 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면서도 이번엔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며 동시다발적 압박에 나선 것이다. ○ 北, 폼페이오 콕 집어 “바꿔 달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폼페이오는 지난 기간 평양을 찾아와 국무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여러 차례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고 뒤돌아 앉아 지난주 국회 청문회들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함부로 지껄임)으로써 저질적인 인간됨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또 “하노이 수뇌(정상)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비핵화 협상 대표 교체를 요구했다. 북한이 이번에 외무성 국장을 앞세워 불만을 폭발시킨 것은 앞서 폼페이오가 9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 출석해 김 위원장을 ‘폭군(tyrant)’으로 규정하는 등 최근의 대북 강경 메시지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이 ‘하노이 회담’을 끄집어낸 것은 결국 당시 폼페이오가 ‘스몰딜’에 관심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해 ‘노딜’로 끝났다는 최근 워싱턴 일각의 분석과도 닿아있다. 결국 3차 정상회담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트럼프에게서 강경파 참모부터 빼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권정근 미국국장의 문답으로 불만 수위를 조절했다. 외무성 미국연구소장을 겸하는 그는 지난해 11월 논평을 통해 제재 압박에 대해 “(북한) 중학생들마저 너무나 어이없어 ‘엿이나 먹어라’ 한다”며 비난하는 등 매파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뒤 미국이 김영철 교체를 요구한 것처럼 북한이 이번엔 폼페이오 교체를 요구하면서 협상판을 유리하게 다지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 무기 없어” 김 위원장은 16일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찾아 비행 훈련을 지도한 데 이어 17일 국방과학원을 찾아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 워싱턴을 의식한 듯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도 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 시작 이후 무기시험 참관은 처음으로, 재래식무기 관련 공개 활동을 통해 저강도 도발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이 군수 생산을 정상화하고 국방과학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단계적 목표와 전략적 목표들을 제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추가적인 무기시험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이번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대전차용 로켓이나 미사일로 보고 있다. 발사체의 낮은 고도와 짧은 사거리, 비행 궤적 등을 감안할 때 전차나 장갑차 같은 지상표적 파괴용 유도무기라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쏜 발사체는 미 정찰위성에 실시간 포착됐지만 비행 고도가 너무 낮아 우리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즉, 최소 비행 고도가 수십 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옛 소련제 대전차 미사일을 역설계·제작한 ‘불새’ 계열의 대전차 로켓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은 이 로켓의 사거리를 늘리고, 탄두의 파괴력을 증강시킨 불새-2, 불새-3 신형 대전차로켓을 개발한 후 배치 중이다. 한편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북한의 사격 시험과 관련해 18일 “현재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는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 유관 각국, 특히 북-미가 서로 마주 보고 가고 대화를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