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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중학생의 총기 난사를 막으려던 교사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교내 농구 코치로 활동하고 수학 전문 웹사이트를 개설해 학생들의 공부를 도왔던 교직원의 희생에 미국인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21일 미국 네바다 주 스파크스 중학교에서 오전 7시 15분경 학생 1명이 총격을 시작했다. 수학 교사인 마이크 랜즈베리 씨(45·사진)는 범인에게 다가가 총을 내려놓으라고 말하며 총격을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범인은 이를 무시하고 랜즈베리 씨를 쏴 숨지게 했다. 범인은 추가 총격으로 학생 2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결국 자살했다. 랜즈베리 씨는 이날 아침 학생 등교 지도 당번 교사로 일찍 출근했다가 변을 당했다. ‘배트맨’이란 별명을 지닌 그는 해병대 출신이며 상당히 인기가 높은 교사였다. 학생들을 보호하려다 숨진 랜즈베리 씨의 행동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스파크스 중학교의 한 학생은 트위터를 통해 “랜즈베리 선생님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배트맨으로 남을 것”이라며 “당신은 영웅”이라고 추모했다. 지역 경찰도 기자회견에서 그를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지역 교회는 23일 랜즈베리 씨를 위한 추모 기도회를 연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52)가 20일 서울 중구 남산의 국궁장인 석호정에서 활쏘기 체험을 했다. 이 행사는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과 한영 수교 130주년을 앞두고 한국 전통문화를 영국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채시라 씨도 행사에 참여했다. 와이트먼 대사는 “국궁이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인지 몰랐다”며 “내가 쏜 화살이 아직도 날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학창 시절 활을 잡아본 경험이 있다는 전직 외교관 출신의 부인 앤 와이트먼 여사는 남편보다 더 우수한 활쏘기 실력을 뽐냈다. 영국의 국빈 방문 초청은 6개월에 한 번씩, 1년에 단 두 번뿐이며 국왕만이 초청자를 선정할 수 있다. 영연방 53개국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가 직접 성대한 만찬을 주최하는 등 영국 왕실이 최고의 예우를 갖춰 외국 정상을 맞는다. 와이트먼 대사는 “11월 5일 엘리자베스 2세가 주재하는 만찬이 있고, 6일에는 박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이 있다”며 “두 나라를 대표하는 100개 기업의 임원들이 만나는 모임도 처음으로 예정돼 있어 협력 관계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심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묵인 하에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사망 50주기를 앞두고 이달 31일 발간될 전기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삶’을 미리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기 작가는 영국 출신의 세라 브래드퍼드다. 브래드퍼드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은 부인에게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전혀 숨기려 하지 않았으며, 공식행사에서도 부인이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공공연하게 다른 여자들과 어울렸다. 작가가 인터뷰한 한 미국 상류층 여성은 미국 뉴욕의 한 파티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이 불륜 상대를 물색한 후 재클린에게 “저 사람으로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백악관 파티 도중 한 여성과 위층으로 올라가 20여 분간 머물다가 내려왔지만 재클린이 이 모습을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해럴드 맥밀런 전 영국 총리에게 “하루라도 성관계를 맺지 않으면 편두통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비서였던 보비 베이커에게도 “매일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으면 두통이 온다”고 고백하는 등 타인에게도 여성 편력을 감추지 않았다고 브래드퍼드는 전했다. 재클린의 여동생인 리 래지윌은 “케네디 대통령이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면서 일말의 죄책감도 없고 겉으로는 재클린을 위하는 척했다”며 울분을 토했다고 덧붙였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중앙 정당이 시장 군수 구청장 선거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한국 정치 현실을 서둘러 개혁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용인 경전철 사업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8년 11월 이민 1세대 최초로 미국 직선 시장에 당선된 강석희 전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시장(60·사진)이 한국 지방정치 개혁을 주문하며 내놓은 조언이다. ‘가능성의 힘, 나의 미국 여정’이라는 영문판 자서전 출간 기념회를 갖기 위해 내한한 강 전 시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할 때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소속 당이 표기되지 않아 유권자들이 누가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인지만을 보고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정당이 지역이 아닌 당을 위해 일한 사람에게 공천을 줄 때가 많은 지금의 한국 선거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용인 경전철과 같은 사업의 재연을 우려했다. 용인 경전철은 1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지만 이용객이 적은 데다 소송에까지 휘말려 지자체가 벌인 대표적인 실패 사업으로 꼽힌다. 강 전 시장은 특히 시장 군수 구청장과 같은 한국의 지자체장들에 대한 정당 공천이 주민의 이해를 무시하고 예산을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활동하다 정계에 투신한 강 전 시장은 2004년부터 4년간 어바인 시의원, 2008년부터 4년간 어바인 시장을 지냈다. 이 기간에 그는 미국을 찾은 한국 지자체장 100여 명을 만났다. 로스앤젤레스 근교 인구 약 23만 명의 어바인 시는 주민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높은 곳으로 세계 각국의 지자체장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강 전 시장은 자신이 만난 상당수 지자체장이 입으로는 ‘시민의 일꾼’을 자처했지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미국에 와서 외유성 관광까지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10명이 넘는 수행 직원에 전속 사진사까지 거느리고 온 사람들이 어바인 시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보다 미 서부 관광에 더 관심을 보일 때는 그야말로 개탄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단체장들은 외국 출장에서 성공 사례를 배우기보다는 선거에 이용할 사진 찍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으로 출장 갈 때는 주로 혼자 다니거나 수행원 한두 명만을 데리고 다녔다”고 말했다. 4년간의 시장 임기 동안 매달 약 2500달러(약 260만 원)의 월급만을 받았다는 강 전 시장은 “미국 지자체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석을 타는 일을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시 의회가 승인해 주지도 않지만 설사 시장이 개인 돈을 내고 탔다 해도 비난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에 이어 한인으로는 두 번째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현재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총장의 특별고문 겸 채프먼대 정치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주에 이어 세계적 경매사이트 이베이의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르(46)도 독립 언론 창간을 발표하는 등 억만장자들이 언론업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이베이 창업자, 스노든 특종 가디언 기자와 제휴 프랑스 태생의 이란계 미국인이자 세계 123위 부자인 오미디아르는 16일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제보를 토대로 미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을 처음 보도한 영국 가디언의 스타 기자 글렌 그린월드(46)와 함께 독립 언론을 창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2억5000만 달러(약 2668억 원)를 투자한다. 오미디아르는 “언론의 역할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나도 한때 워싱턴포스트(WP) 인수를 검토했으나 새 언론사를 기초부터 키워나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회사는 탐사보도 전문인 다른 독립 언론과 달리 정치, 스포츠 등 다양한 일반 뉴스로도 독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그린월드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꿈같은 기회를 제안 받았다”며 퇴사를 선언했다. 올해 8월 3월 제프 베저스는 136년 역사의 WP를 사들였고 3일 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이자 헤지펀드 거물 존 헨리가 보스턴글로브를 인수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주 크리스 휴스도 3월 100년 전통의 미국 시사주간지인 뉴리퍼블릭을 인수해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세계 3위 거부인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WP 지분 23%를 보유한 3대 주주이며 이 밖에도 미국 25개 일간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재벌이 후원 ‘프로퍼블리카’ 승승장구 세계 독립 언론의 효시로 불리는 프로퍼블리카 또한 미 금융재벌 허브 샌들러 골든웨스트파이낸셜 창업주의 후원으로 탄생했다. 2007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인수에 반발해 사표를 낸 당시 편집장 폴 스타이거는 샌들러재단으로부터 매년 1000만 달러를 지원받기로 하고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프로퍼블리카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2010, 2011년 연속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독립 언론의 힘을 과시했다. NYT “일부 거부들 전리품처럼 언론사 구매” 전문가들은 세계 언론산업이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 있지만 아직 저널리즘의 위력과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이 ‘이룰 것 다 이룬’ 억만장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떤 억만장자들은 호화 요트나 개인용 비행기에 관심을 갖고, 어떤 억만장자는 언론사에 관심을 갖는다”며 “언론의 힘에 관심을 가진 일부 거부들이 ‘전리품’처럼 언론사를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언론사의 시장가치 하락으로 저가 매수 기회가 생긴 것도 이 억만장자들의 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WP의 자산 가치는 한때 수십억 달러였지만 베저스는 2억5000만 달러에 이를 사들였다. 보스턴글로브 또한 1993년 NYT가 인수했던 가격인 11억 달러의 6.3%에 불과한 7000만 달러에 헨리에게 팔렸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기혼 여성 동료요? 회사에 일을 하러 오는 건지 자식 자랑을 하러 오는지 모르겠어요. 야근이나 회식 때는 매번 애 핑계를 대고 빠지고요. 같이 일하기 진짜 피곤해요.”(광고 에이전트 김모 씨·28·여·미혼) “마이너스 통장을 쓴다면서 본인의 두 달 치 월급보다 비싼 명품 가방을 샀다고 자랑하는 미혼 여성 동료를 볼 때마다 철이 없다는 생각이 들죠. 동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항상 자신만 앞세우는 태도도 마음에 안 들고요.”(외국계 은행원 박모 씨·33·여·기혼) 일하는 여성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직장 내 남녀갈등만은 아니다. 여성 취업자가 늘면서 ‘여여(女女)갈등’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남녀갈등’과 달리 갈등을 조절하거나 이에 대비하는 기업은 별로 없는 편이다.○ 여성들도 ‘출산·육아 휴가’ 갈등 직장 내 여여갈등을 낳는 주요 사안은 기혼 직장여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이다. 갈등의 핵심은 출산휴가 사용 여부, 출산휴가자의 공백으로 인한 업무량 가중과 의사소통 부재,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업무 인수인계, 대체 인력의 업무 미숙 등. 하지만 출산휴가 등으로 인해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업무를 재분배하거나 업무 증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회사는 매우 적어 갈등을 키우고 있다. 한 제약업체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이모 씨(기혼)는 올해 초 미혼의 50대 여자 상사 정모 씨와의 다툼으로 사직을 고려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해 말 첫아이를 출산한 이 씨는 3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다 썼다. 하지만 이후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2주 휴가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정 씨는 “일이 가장 바쁜 연초인 데다 미리 추가 휴가에 대한 상의를 한 적도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휴가를 주기는 어렵다. 특히 추가 휴가로 업무량이 더 늘어날 다른 팀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씨의 추가 휴가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이 씨가 “만약 팀장님이 자녀가 있었다면 추가 휴가를 요청하는 말을 꺼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텐데 역시 모르시는군요”라고 쏘아붙이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발끈한 정 씨는 “제약회사처럼 기혼 여성 비율이 높은 곳에서 ‘자식이 없는 여자라 다른 여성 직원들의 고충을 모른다’라는 말을 듣기 싫어 그간 이 씨를 비롯한 기혼 여성 팀원을 더 배려해줬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다른 기혼 여성 팀원은 이 씨처럼 갑자기 추가로 출산휴가를 요구한 적도 없다”며 “남자 상사가 휴가 요청을 거절했으면 아무 불평불만 없이 출근했을 텐데 여성 상사인 나를 얕보고 반발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이 씨의 남편이 회사 경영진에게 ‘정 팀장은 본인이 여성이면서 일하는 여성 부하의 고충을 배려해주지 않는다’고 진정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분노한 정 씨가 이 씨에게 ‘이직할 때 내 추천서 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더 커졌다. 이 회사 내 여성 직원뿐 아니라 남성 직원 사이에서도 ‘정 씨가 팀장으로서 리더십이 부족하다’와 ‘남편까지 회사 일에 끼어들게 만든 이 씨의 처신이 더 부적절하다’로 편이 갈리기까지 했다. 결국 회사는 두 사람 모두에게 자숙을 당부하며 경위서를 요구했다.○ ‘화성’에서 온 기혼녀, ‘금성’에서 온 미혼녀 기혼 직장여성과 미혼 직장여성의 관심사가 지나치게 다르다는 점 또한 이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기혼 직장여성의 관심사는 육아, 남편, 시가, 주택 마련 계획 등인 반면, 미혼 직장여성의 관심사는 외모, 연애, 쇼핑, 여행 등일 때가 많다. 점심을 같이 먹거나 회식을 해도 한쪽은 ‘뽀로로’를 얘기하고 다른 한쪽은 ‘휴가 때 해외여행’을 얘기하니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단순히 상대와의 대화 단절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업무 태도와 능력을 불신하는 사태로 이어질 때가 많다는 것이다. 미혼 직장여성은 기혼 직장여성이 △업무 시간에 자녀 및 육아 도우미 아주머니와의 전화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회식이나 업무 시간 외의 모임 때 자녀나 시가 등의 핑계를 대고 빠지는 것 △지나치게 자녀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거나 모든 대화의 주제를 자식과 남편 이야기로 삼는 행동 등이 업무 성과와 팀워크를 해친다고 말한다. PR업계에서 근무하는 미혼 서모 씨(40·여)는 “업무와 관련이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온통 자녀 사진만 올려놓는 동료들을 보면 ‘엄마가 되기 전 저 사람의 인생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건가. 자아라는 게 없나’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특히 내가 먼저 청한 적이 없는데도 자신의 자녀 성장 과정을 매일매일 생중계하듯 알려주는 기혼 여성 동료의 모습을 볼 때 프로 의식이 결여돼 있고 공사 구분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기혼 직장여성도 할 말이 많다. 이들은 미혼 직장여성의 △협동 및 희생정신 부족 △애인이나 친구와의 사적 통화에 과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 △남성 상사나 동료에게 ‘오빠’ ‘자기’와 같은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하거나 과도한 애교를 부리는 것 △회식이나 모임 자리가 있을 때 지나치게 비싼 장소만 고르는 눈치 없는 행동 등으로 같이 일하기가 꺼려질 때가 많다고 반박한다. 두 아이를 둔 교사 최모 씨(36·여)는 “어린아이 사진은 귀엽기라도 하지 서른 넘은 어른이 손가락을 브이(V) 자로 그린 채 ‘셀카’를 찍어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행위는 그야말로 ‘민폐’ 아니냐”며 “육아 때문에 회식에 빠지는 기혼 여성보다 연애 등 사생활을 핑계로 회식에 빠지는 미혼 여성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혼 여성은 애가 아파도 애 때문에 일찍 퇴근한다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 전전긍긍할 때가 많은데 한 미혼 동료가 ‘내가 시집 못 가면 책임질 수 있느냐’며 데이트를 핑계로 당당하게 회식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로의 다른 점을 배려해야 전문가들은 직장여성의 연령대, 결혼 형태, 결혼에 대한 가치관 등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어 직장 내 여여갈등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 이상으로 기혼녀와 미혼녀, 2030세대와 4050세대의 생활방식, 가치관, 경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나는 이런데 저 여자는 왜 저러지’라며 상대방을 폄훼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인사관리(HR) 컨설팅회사인 머서코리아의 박형철 대표는 “직장 내 여여갈등의 핵심은 이들이 모두 ‘소수자(마이너리티)’라는 점”이라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었다지만 아직 유리천장이 완전히 깨졌다고 보긴 어렵고 결국 직장 내에서 남성과 여성이 경쟁하기보다는 소수자인 여성끼리 경쟁할 때가 많다보니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그 집단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직장 내 여여갈등을 남성 상사가 해결하려 하다 보면 더 큰 갈등을 낳을 때가 많다”며 “여성 스스로가 ‘여성’이라는 동일 집단 내에서도 상당히 다른 여러 종(種)이 존재하며 이들이 각기 다른 사고방식,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연 근무제, 사내 어린이집 설치 등 기혼 직장여성에 대한 회사, 정부 차원의 출산 장려 및 육아 보조 혜택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미혼 직장여성에 대한 배려 및 혜택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하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미혼 직장여성 중에는 ‘나는 기혼 여성과 달리 임신으로 야근을 빠지거나 출산휴가를 쓴 적도 없고, 자녀 학비 보조나 배우자 건강검진 등 기혼 직장인이 누리는 혜택을 받지도 않은 채 일만 했는데 회사가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혼 여성에게 충분한 출산휴가를 보장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출산휴가를 쓸 동안 업무를 대신해준 동료에게 짧은 휴가나 소정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일도 필요하다”며 “기혼 직장여성과 미혼 직장여성을 모두 배려하는 정책이 많아져야 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나도 언젠가 저 사람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고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 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을 1년 유예하는 내용의 2014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 재수정안을 가결했다. 상원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30일 본회의를 열어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다음 달 1일부터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 다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원은 28일 본회의를 열어 오바마케어 1년 유예와 의료기기세 폐지를 골자로 한 2014년 예산안을 놓고 토론을 벌인 끝에 29일 0시 20분경 찬성 231표, 반대 192표로 통과시켰다. 표결에 앞서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미국을 오바마케어의 악영향에서 보호하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라며 “이젠 상원이 대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오바마케어를 통해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민영 건강보험 미가입자 가운데 일정 소득 이상(약 3200만 명)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오바마 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관련 예산은 9863억 달러(약 1060조 원). 공화당은 정부가 개인의 보험 가입을 강제하며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며 천문학적인 정부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시행에 반대해 왔다. 이에 앞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20일 오바마케어 예산을 삭제한 내년도 예산안을 가결해 상원에 보냈다. 미국 하원이 정부 폐쇄에 따른 책임을 감수하고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은 오바마케어 저지에 당의 사활을 건 공화당 내 강경파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했다. 하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오바마케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고 신설한 의료기기세를 철회하는 법안도 밀어붙였다. 이에 대해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대응했다. 그는 공식 성명에서 “오바마케어에 변화를 강요하는 공화당의 어떤 시도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분별없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수정안을 찬성한 이들은 정부 폐쇄에 투표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새해 예산안은 상하원이 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은 예산안 처리 마감 시한인 30일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 재수정안을 거부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하원은 상원이 27일 통과시킨 예산안을 받아들일지, 정부 폐쇄를 자초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 연방정부가 폐쇄되면 최대 100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거나 근무를 해도 급여를 받지 못한다. 최근 미국에서 연방정부가 폐쇄됐던 때는 1995년 12월 15일이었다. 당시 연방정부 공무원 80만 명은 1996년 1월 6일까지 강제 휴가를 받고 업무를 중단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4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번에도 연방정부가 폐쇄되면 관광 명소인 뉴욕 자유의 여신상,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샌프란시스코 앨커트래즈 감옥, 국립공원 등에서 관광객 출입이 통제된다. 여권사무국도 문을 닫아 여권이 만료되거나 만료가 임박한 사람들은 해외여행에 차질이 빚어진다. 쓰레기 수거, 운전면허 시험 및 차량 등록 일정에도 차질이 생긴다. 미국 하원은 29일 정부 폐쇄 이후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정부 폐쇄 중에도 현역 군인과 그들을 돕는 민간인, 하청업자에게는 급여를 계속 지급하도록 했다. 연방정부 폐쇄로 정국이 경색되면 다음 달 중순으로 다가온 연방정부 채무 한도 증액을 위한 정치권의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채무한도 협상 실패는 정부 폐쇄보다 위험한 ‘경제 폐쇄’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하정민 기자 kyle@donga.com}

세계 정치권에 ‘우향우’ 바람이 거세다. 일본 호주 독일 등 올해 선거를 치른 주요국에서 우파 정당이 속속 승리했고 남미와 북유럽 등 좌파 정당 강세가 두드러졌던 지역에서도 보수 회귀 경향이 뚜렷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보수정당인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우파 연합은 22일 독일 총선에서 하원 630석 중 311석(득표율 41.5%)을 차지했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치른 3차례 총선 중 가장 높다. 2005년과 2009년 총선에서 보수 연합의 득표율은 각각 35.2%와 33.8%에 그쳤다. 9일 노르웨이 총선에서도 보수당 등 우파계열 4개 정당이 96석을 차지해 노동당 등 3개 좌파 정당(72석)을 눌렀다. ‘복지 천국’ 북유럽에서 우파 정당의 승리는 이례적이다. 노르웨이의 우파 정부 집권도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특히 극우 성향의 진보당이 집권 연정에 참여한 것은 1973년 창당 이후 최초다. 노르웨이 보수당은 소득세 인하, 국영기업 민영화 외에도 석유 기금을 예산으로 지원하는 비율을 늘리겠다고 공약해 표심을 얻었다. 옆 나라 아이슬란드도 마찬가지다. 독립당과 진보당 등 아이슬란드 중도우파 연합은 4월 총선에서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해 2009년 이후 4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 부도 위기에 몰렸던 아이슬란드 유권자들은 2009년 총선에서 우파 연정에 등을 돌렸다. 그러나 좌파 연정의 긴축 정책에 실망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우파 정당의 손을 다시 들어줬다. 7일 호주 총선에서도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이끄는 보수 야당 연합이 6년 만에 승리했다. 자유당은 해상 난민 차단, 탄소세 및 탄광세 폐지 등 다소 과격한 정책을 내세웠지만 재정적자 확대, 실업률 상승 등 현 정권의 경제경책 실패를 집중 부각시켜 낙승했다. 7월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일본 집권당이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을 모두 장악한 것은 2001∼2006년 집권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 이후 처음이다. 4월 파라과이 대선에서도 중도우파 콜로라도당의 오라시오 카르테스 후보가 승리했다. 같은 달 대선을 치른 베네수엘라에서도 ‘남미 좌파의 거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대행이 우파 야당 후보를 불과 1.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파라과이의 정권 교체와 베네수엘라 좌파 지도자의 신승은 좌파 정권이 대부분인 남미의 정치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이 집권 중인 프랑스에서도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인기가 상승해 내년 3월 지방선거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34%가 “국민전선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보수 우파 집권과 관련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로 좌파 정당의 긴축, 개방적 이민정책 등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이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선거에서 승리한 보수정권은 공통적으로 감세, 민영화, 작은 정부, 반(反)이민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역사적으로 경제위기 때는 유권자들이 현 정권을 심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호주와 노르웨이 총선의 우파 승리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보수 정당의 집권은 필연적으로 역내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상당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아베노믹스(엔 약세로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민심을 얻은 일본 자민당은 위안부 부정, 평화헌법 개정 등 노골적 우경화 정책을 펼치며 한국, 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난민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호주 자유당도 이들 나라와의 갈등이 심하다. 유럽연합(EU)의 주축 국가인 독일은 그리스 구제금융, EU와 중국의 무역마찰 등 EU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EU 집행위원회와 충돌하고 있다. 그리스 등은 독일의 추가 지원으로 유럽 재정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독일 유권자들은 자신의 세금으로 그리스에 돈을 대주는 것에 반감이 심하다. EU와 중국 간 무역마찰 과정에서도 EU 집행위는 강한 대중국 제재를 주장하고 있으나 수출을 중시하는 독일은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의 마찰을 꺼리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폐기 계획의 첫 조치로 화학무기 보유 현황 등을 담은 보고서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제출했다. 마이클 루헌 OPCW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간)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시리아가 추가 보고서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7년 설립된 OPCW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화학무기 제조 및 사용 의혹이 있는 국가에 강제사찰 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14일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안에 따라 시리아는 보유한 화학무기의 종류와 규모, 저장장소, 생산시설, 연구시설 등을 담은 종합 보고서를 OPCW에 21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바 있다. 또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이 시리아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내년 중순까지 모든 화학무기 및 관련 장비를 해체하기로 했다. 시리아는 마감 시한인 21일보다 하루 일찍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보고서를 성실하게 작성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2003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도 ‘화학무기 포기’를 선언했지만 2011년 리비아를 방문한 국제 조사단이 다량의 화학무기를 찾아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세계 최초로 ‘보이지 않는’ 빌딩이 들어선다. CNN, 포브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미국 건축회사 GDS아키텍트가 인천국제공항 근처 청라지구에 세워질 ‘타워 인피니티(Tower Infinity·조감도)’의 건축 허가를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건물 설계는 2008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국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특히 세계 최초로 외부에서 볼 때 ‘보이지 않는’ 특징을 지녀 공모전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GDS아키텍트는 건물 앞면과 뒷면에 여러 대의 발광다이오드(LED) 프로젝터와 카메라를 설치한 후 건물 뒷면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풍경을 실시간으로 건물 앞면의 LED 스크린에다 비춘다. 뒤쪽 모습이 건물 앞쪽에 비치기 때문에 마치 건물이 없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방식이다. 타워 인피니티의 높이는 450m이며 완공되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LH는 하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중에 착공할 방침이다. 준공 목표 연도는 2016년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항공기가 오가는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보이지 않는’ 빌딩이 세워지는 것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LH 측은 “투명 빌딩을 적용하더라도 특정 시간과 특정 위치에서만 안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첫 여성 수장(首長)으로 유력시되는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67)은 1946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대인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런던정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연준과 연을 맺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옐런 부의장의 강점으로 △오랜 연준 경험이 있고 △정책 집행의 연속성이 있으며 △뛰어난 분석력을 갖고 있는 데다 △시장과 학계가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점을 꼽았다. 1977년 이코노미스트로 연준에 데뷔한 그는 연준 이사(1994∼1997년),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2004∼2010년), 연준 부의장(2010년∼현재) 등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속사정에 정통한 인물. 양적완화 등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시행하고 있는 비(非)전통적인 통화정책에도 능하다. 특히 옐런 부의장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대다수 중앙은행 관계자와 달리 고용을 중시한다. 그는 예일대 재학 당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을 지낸 제임스 토빈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그러면서 실업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토빈 교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그는 남편이자 중고차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다룬 소위 ‘레몬 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 UC 버클리 교수(73)와 함께 수차례 “정책 당국이 실업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논문을 집필했다. ‘족집게 경제 전망’도 그의 이름값을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9∼2012년 연준 임원들의 경제 전망 발언과 그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옐런 부의장이 1점 만점에 0.52점을 받아 0.45점을 받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 제임스 불러드 리치먼드 연준 총재가 각각 ―0.01점, 0.00점을 받았다. 옐런 부의장은 올해 1월 공개된 2007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부동산 과열이 심각하지 않다’고 언급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 맞서 “주택시장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기의 선제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버냉키 의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애컬로프 교수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등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등 350명도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버냉키의 후임자로 옐런을 지명해 달라’고 서한을 보내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이례적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정확한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선제적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이며, 옐런 부의장이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7일 뉴욕타임스에 ‘서머스가 아니라 옐런이 연준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라는 장문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그가 의장 후보로 지명되면 상원 인준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 54명 가운데 3분의 1은 7월 차기 의장으로 옐런 부의장을 지명하라는 청원서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 전에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당장 단행될 듯했던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9일 개회하는 의회가 토론과 투표를 거쳐 무력 사용을 승인한 뒤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 초안을 이날 의회에 정식으로 제출했다. 8일까지는 5주간에 걸친 미 의회의 여름휴가 기간. 의원들 대부분은 지역구에 내려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회 이전에 의회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9일 개회 직후 시리아 공습 결의안이 상정된다고 해도 9월 중순까지는 공습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1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습안이 부결될 경우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미국은 ‘자체 시간표’에 따라 제한적 군사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하고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 현지에서 철수할 때까지만 해도 공습 임박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의회 승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자 미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독자적으로 의회 승인 계획을 결정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외교안보 각료들을 직접 설득했다고 백악관 관리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요청한 것은 개입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이 우세한 데다 영국 등 우방국이 개입 반대 결정을 내리는 등 국제사회가 무력사용 신중론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결국 군사행동에 따른 부담을 의회와 나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뤄진 남미국가연합은 이날 미국의 군사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개입을 위해서는 상원(100석)과 하원(435석)에서 각각 재적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백악관은 승리를 낙관하고 있으나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지역구 표심에 따라 독자적 결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득표 결과를 점치기 힘들다. 당초 민주 공화 양당에서는 공습을 지지하는 강경론이 우세했으나 최근 반대파가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 대중 지지 부족 등을 들어 공습안 부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 헌법은 의회에 전쟁선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미 대통령들은 해외 군사 개입을 강행한 뒤 의회의 승인을 받는 식의 우회로를 활용해 왔다. 실제로 1941년 12월 대일(對日) 선전포고 이후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 개전한 사례는 드물다.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코소보 공습,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리비아 지상군 투입 때도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다만 1991년과 2003년 이라크 공습은 의회가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공격을 개시했다. 한편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시리아 공격의 5대 위험 요소로 △작전 실패 △친미(親美) 성향 아랍국에 대한 시리아의 보복 가능성 △이란의 개입 △중동 테러집단의 저항 강화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 확대 등을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

서방의 시리아 공습이 이르면 29일 시작된다는 소식에 시리아 전역이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미국과 유럽 연합군의 공습에 시리아가 맞대응하고 이란 등 시리아의 우방국까지 가세하면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중동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27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우방국 정상과 연쇄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확보하는 데 힘썼고 한국 정부에도 지지와 동참을 요청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요청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무고한 사람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민간인 보호를 위한 조치의 승인을 요구할 것”이라며 시리아 제재 결의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24일에 이어 27일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시리아 대응책을 협의했다. 미국과 함께 군사행동에 나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격 ‘D데이’로 예상되는 29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다만 미국은 “군사 개입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며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공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1차 소규모 시험 타격이 이뤄진 후 정밀도를 높여 본타격이 이뤄지는 2단계 공격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격 기간은 이틀을 넘기지 않고 해상에서 공격하는 크루즈 미사일과 장거리 폭격기가 동원될 것”이라며 “시리아 군 시설이 주 목표이며 민간인이 피해를 볼 것이 우려돼 화학무기공장은 공격 대상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의 군사공격이 기정사실화되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27일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방이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시아파 아랍 국가의 좌장인 이란은 시리아 정부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8일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중동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진 의원 만수르 하키캇푸르도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하면 분노의 불꽃이 시오니스트 정권을 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 의사를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스라엘을 해칠 시도에 맹렬히 보복할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군사개입을 둘러싼 정당성 논란도 뜨겁다. 중국 런민(人民)일보는 28일 “서방의 시리아 개입은 제2의 이라크전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공습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도 군사개입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이 이슬람 세계를 향해 수류탄을 든 원숭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유엔 안보리 지지가 없는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의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이라크전쟁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은 “당장의 군사개입보다 내전 후 재건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학무기 참사 직후 개입론이 우세했던 미 의회에서도 군사행동을 취하기 전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신중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시리아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이 레바논 이란 등 주변국으로 탈출하거나 비상식량을 사재기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주요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부유층까지 피란 행렬에 가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미처 도시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창문을 봉쇄한 뒤 물과 촛불 등을 비축하고 있으며 대다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고 외신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

휴대전화로 외설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주고받는 이른바 ‘섹스팅(sexting)’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한 앤서니 위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의 여파가 뉴욕 시장 선거 구도에 지각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그간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빌 디블라지오 뉴욕 시 공익옹호관이 ‘듬직한 가장(家長)’ 이미지를 앞세워 약진하고 오랫동안 표밭을 다져온 크리스틴 퀸 뉴욕 시의회 의장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음 달 10일 예비선거는 두 명의 뉴욕 토박이 간 대결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인 데다 공화당 후보인 조지프 로타 전 뉴욕교통공사(MTA) 사장, 조지 맥도널드 도펀드 창업자 등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약체라는 평가가 많아 약 2주 후 치러지는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뽑힌 사람이 11월 5일 본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번 예비선거에서 1위 후보가 40%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10월 1일 1, 2위 후보 간 재대결이 벌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디블라지오와 퀸 후보가 모두 24%의 지지율을 얻어 빌 톰프슨 전 뉴욕 시 감사원장(18%), 앤서니 위너 전 상원의원(11%) 등을 제쳤다. 14일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디블라지오가 30%로 24%를 얻은 퀸을 앞섰다. 선거분석가 버나드 휘트먼은 “위너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사라졌으며 디블라지오와 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디블라지오 후보는 가장 이미지에다 백인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흑인 배우자를 맞이해 백인과 흑인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로마시대 호민관과 유사한 공익옹호관은 시의 주요 정책을 제안하고 감시하는 직책으로 시장과 감사원장에 이은 서열 3위다. 그는 최근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온라인 기금과 500명의 자원봉사자를 추가로 모으는 등 분위기를 타고 있다. 최초의 여성 및 동성애자 뉴욕 시장을 노리는 퀸 후보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해 초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해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왔으나 5월 위너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선두를 내줬다. 위너의 섹스팅 스캔들로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디블라지오의 부상으로 치열한 1위 다툼이 이어지자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의 ‘불심검문(Stop-and-Frisk)’ 정책을 비판하며 단독 선두를 넘보고 있다. 퀸 시의장은 그간 블룸버그 시장과 친밀한 관계였으나 불심검문, 금연 및 탄산음료 제한 등의 정책으로 블룸버그 시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블룸버그와의 선 긋기에 나섰다. 24일 미국 최대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퀸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전이 막바지로 돌입하면서 두 사람의 배우자도 전선에 가담했다. 디블라지오의 부인 셜레인 매크레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식이 없는 퀸과 양육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다분히 주부 및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동성애자인 퀸 대신에 자신의 남편을 지지해 주기를 의도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많다. 발끈한 퀸은 “이는 나와 배우자는 물론이고 여러 이유로 자녀를 가지지 않거나 못 가지는 여성들에 대한 개인적 공격”이라며 범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뉴욕 시장 선거가 이토록 관심을 끄는 이유는 뉴욕의 인구, 예산, 위상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뉴욕 시의 1년 예산은 700억 달러(약 78조 원)로 런던 220억 달러(약 24조 원), 서울(20조6287억 원) 등 다른 세계 거대 도시를 압도한다. 인구도 마찬가지여서 2012년 말 현재 뉴욕 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834만 명으로 미국 2, 3위 도시인 로스앤젤레스(379만 명), 시카고(270만 명)의 2, 3배에 달한다. 특히 직전 시장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성공적인 뉴욕 시장 경력을 바탕으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고, 블룸버그 현 시장 또한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뉴욕 시장의 영향력과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13년 신흥국 경제위기에는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3가지씩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분석했다. WSJ는 1997년과 2013년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정책 방향이 놀랄 만큼 닮았으며 금리 인상을 골자로 한 미국의 통화긴축 정책과 소비세 인상을 골자로 한 일본의 재정긴축 정책이 아시아 각국 통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997년 3월 은행 간 하루 콜 금리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5.25%에서 5.50%로 인상했다. 연준은 올해 6월 2008년 금융위기 후 경기 부양을 위해 줄곧 추진했던 양적완화 정책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통화긴축 정책에 나섰다는 공통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7년 4월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했던 일본 정부는 현재 5%인 소비세를 내년 4월 8%로, 2015년 10월에 1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이 같은 긴축정책은 안정성 대신 고수익을 찾아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자자금의 신흥시장 이탈을 부추긴다. 현재 주요 신흥시장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배경이다. 달러에 대한 엔 약세도 비슷하다. 1997년 4월 달러당 106엔이던 환율은 아시아 위기가 최고조였던 1998년 7월 무려 147엔까지 급등(엔화 가치 하락)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10월 말 달러당 75.78엔이던 환율은 현재 97엔대로 올랐다. 하지만 1997년과 달라진 점도 많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상당수가 고정환율제 대신 변동환율제를 채택했다. 외환시장 수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는 만큼 1997년과 달리 헤지펀드들이 통화 약세를 노리고 각국 외환시장을 공격하는 일이 쉽지 않다. 중국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1997년 위기 전에는 일본이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지만 외환보유액이 무려 3조5000억 달러인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면서 성장 엔진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도 큰 차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80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300억 달러로 증가한 것처럼 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액도 비교적 넉넉하다. 아시아 전역이 외환위기의 몸살을 앓았던 1997년과 달리 2013년에는 아시아 내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하다. 경상수지 적자가 큰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은 위험이 크지만 한국, 중국, 대만 등은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고 WSJ는 분석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장남인 보 바이든 델라웨어 주 법무장관(44)이 뇌에서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고 미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아들의 수술 때문에 3건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들은 굉장히 좋은 상태”라며 “내일 퇴원해 델라웨어 주의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이 대통령보다 더 바쁘다는 부통령 일정을 취소해가며 아들의 곁을 지킨 이유는 그의 특별한 가족사 때문이다. 1972년 11월 30세의 젊은 나이에 상원의원에 당선된 바이든은 같은 해 12월 18일 자동차 사고로 부인과 한 살 된 딸을 잃었다. 사고 차량에 탑승해 있던 장남 보와 둘째 아들은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구했지만 보 역시 다리 등을 다쳤다. 당시 큰 충격을 받았던 바이든은 상원의원직을 포기하려 했지만 당 지도부가 만류해 결국 정계를 떠나지 않았다. 바이든이 상원의원 선서식을 할 때 보는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으며 이후 아버지의 정치 활동을 적극 지원해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이집트 검찰이 22일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실각 후 수감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85)의 석방을 명령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검찰은 이날 무바라크가 수감 중인 카이로 남부의 토라 교도소에 공문을 보내 그를 풀어주라고 지시했다. 무바라크는 이날 중으로 교도소에서 풀려날 가능성이 높지만 석방 즉시 가택연금 상태에 놓이거나 군 병원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세계적 거부(巨富)들이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기부하기를 원한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1일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단순히 재산의 사회 환원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도 많은 돈을 물려주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이런 자세는 온갖 편법과 탈세를 통해 최대한 자신의 재산을 2세에게 물려주려는 한국의 일부 재벌 오너들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이미 2006년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버핏은 그 이유에 대해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 만큼 많은 재산을 주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재산의 상당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게이츠 역시 “세 자녀에게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물려줄 계획”이라며 “그들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이츠와 버핏은 2010년부터 재산의 최소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운동을 벌이며 부호들의 기부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테드 터너 CNN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러클 창업자, 조지 루커스 할리우드 감독 등 유명 억만장자 92명이 동참했다. 역시 기빙 플레지 운동에 참여한 미국 석유업계 거물 T 분 피컨스도 “나는 물려받은 재산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 최고의 여성 갑부이자 광산재벌인 지나 라인하트 역시 “내 자식을 포함한 요즘 젊은이들은 세상을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지식 판단력 직업윤리 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산 상속보다 그들의 생활방식과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대에 헤지펀드를 창업해 33세인 2007년 15억 달러(약 1조6770억 원)의 재산을 모은 존 아널드와 부인 로라 아널드 또한 3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아널드 재단을 설립해 창조적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일에 쓰기로 했다. 로라는 “물려받은 재산은 좋지 않다는 것을 여러 경험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배우 청룽(成龍)도 “내 아들이 능력이 없으면 내 돈을 다 낭비할 것”이라며 “그가 능력이 있다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들에게 검소한 생활을 강조하는 부자도 있다. 세계적인 면세점 체인 듀티 프리 쇼퍼스(DFS)의 공동 창업자인 척 피니는 여전히 항공기의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을 이용하고 15달러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며 허름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검소한 부자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자녀에게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친구들과 전화할 때도 선불 전화를 사용하게 하는 등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이집트 과도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도중 집단 살해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이슬람세력의 폭탄테러로 경찰관들이 사망하는 등 이집트 전역이 무법과 공포 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1년 2월 ‘아랍의 봄’으로 축출되기 전까지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 군부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85·사진)이 이르면 48시간 안에 석방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무바라크의 석방이 군부와 이슬람형제단이 대립하는 이집트 정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NYT는 전했다. 19일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에서는 무르시 지지세력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4명의 경찰관이 사망했다. 두 대의 버스로 이동 중이던 경찰관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인접한 라파 국경 마을에서 무장세력의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에 앞서 18일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36명이 카이로 외곽 아부자발 교도소로 이송되던 중 탈출을 시도하다 경찰에게 살해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보안당국은 이들이 경찰관 1명을 인질로 잡고 도주하려다 외부의 경찰관들이 차량 안으로 총격을 가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은 이들이 고의로 살해됐다며 국제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지 언론인 데일리뉴스이집트는 이집트 군경이 14일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농성장 두 곳을 무력진압하고 나선 이후 16일까지 사흘 동안에만 군경과 시위대 양측에서 모두 1295명이 사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집트 군부는 18일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해 미국과 이집트 관계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 및 다른 서방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재고하겠다”며 “다른 국가의 지원은 환영하나 이것이 이집트 안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이집트 군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행사가 한계에 달해 양국관계가 ‘충돌 코스’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동 외교 정책의 핵심 국가인 이집트의 실권을 잡고 있는 군부와 사실상 결별한다면 미국의 대중동 정책 및 중동 정세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권에서는 이집트 군사지원 중단 논란도 뜨겁다.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18일 워싱턴으로 돌아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지원 중단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이번 유혈 진압을 군부에 의한 ‘대량학살’로 규정한 뒤 군사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지원 중단은 과도정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제한할 수 있다”며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이집트에 대한 경제원조는 중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18일 NYT가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관련 지출을 보류하는 등 이집트 정부에 대한 경제적 원조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이집트 군부가 유혈 진압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EU와 이집트의 관계를 긴급 재검토할 것”이라며 “19일 이집트에 대한 지원 중단 및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실각과 동시에 부패 및 살인 공모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도 카이로 남부의 토라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으나 이집트가 군부 시대로 회귀함에 따라 석방이 앞당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파리드 엘디브는 “무바라크가 부패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결을 받았으며 이번 주말쯤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바라크가 석방된다 해도 그의 재판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무바라크는 ‘아랍의 봄’ 당시 시위대 살해 공모 혐의로 당시 내무장관과 함께 기소됐으며 1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이 항소한 결과 재심을 앞두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
이집트 정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무르시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해체에 나섰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일주일간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해 유혈 충돌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피의 금요일’로 불린 16일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173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집트 군경이 수도 카이로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과 기자의 나흐다 광장에 집결한 무르시 지지자에 대한 본격적인 해산작전에 돌입한 14일부터 나흘간 계속된 유혈 사태의 공식 사망자 수도 800명을 넘어섰다. AFP통신은 이집트 전역에서 무르시 찬반 세력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6월 26일 이후 사망자가 최소 1042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군경은 17일 카이로 람세스 광장 인근의 파테 모스크를 기습해 이곳에 피신한 시위대를 해산하고 385명을 체포했다. 무르시 지지 시위대 700여 명은 16일 람세스 광장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하다 군경의 진압을 피해 모스크로 피신했다. 이들은 정문 입구를 책상과 의자 등으로 막고 군경과 대치하다 체포됐다. 이집트 정부는 16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원 약 10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수단 파키스탄 시리아 등 외국인도 다수 포함됐고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형제인 무함마드 알자와히리도 기자의 검문소에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정부는 유혈 진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하짐 알베블라위 총리는 내각에 무슬림형제단을 해체할 법적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국가를 상대로 무기를 사용하는 이들과의 화해는 없다”고 강조했다. 저명한 이슬람학자인 핫산 알반나가 1928년 이슬람 율법 ‘샤리아’로 운영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창립한 무슬림형제단은 병원과 학교 건설 등 빈곤층에 대한 지원으로 아랍권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어 왔다. 무슬림형제단은 1954년 가말 압델 나세르 전 대통령 암살 시도의 배후로 주목받은 이후 줄곧 이집트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2011년 ‘아랍의 봄’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출되자 자유정의당을 창당하며 정치무대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지나친 이슬람 원리주의를 고집하면서 민심으로부터 멀어졌고 1년 만에 탄압의 대상이 됐다. 이집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교장관은 17일 카타르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이집트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통신은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이 이번 주 회의를 열어 원조 중단을 포함한 이집트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터키 이스라엘 알제리에선 이집트 정부의 강경한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열렸다. 다만 무르시 축출 이후 군부를 지원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온 미국은 원조 중단 같은 최후의 카드를 꺼내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문화재 약탈도 횡행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남쪽의 고대 유적지 다슈르, 피라미드가 있는 사카라, 이집트 남부의 아스완과 룩소르에서 경비 소홀을 틈탄 도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굴꾼들이 굴착기에 자동화 무기까지 갖추고 집단 약탈을 감행해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방송은 군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이 시작된 14일 사임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부통령이 18일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