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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로 끊어 패가 났다. 자체로만 보면 흑은 져도 부담이 없는데, 백은 9점이 뜯기게 돼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미 우상 흑 대마를 잡아 크게 앞서 있는 백으로선 약간의 이득만 보고 9점을 포기해도 된다. 게다가 팻감마저 백이 많다. 백 80이 좋은 팻감. 흑이 참고 1도 1로 패를 이으면 백 2∼10으로 중앙 흑 말이 다시 잡힌다. 반면 흑 83, 91은 억지로 쥐어짜내는 팻감. 그나마 추가로 팻감을 쓸 만한 곳도 우상 귀 말고는 없다. 백 94의 팻감을 본 알파고제로는 과감하게 패를 해소했다. 백 94를 받아주면 이후 우변 흑을 노린 팻감이 수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은 우변 흑을 잡아야 하는데 참고 2도 백 1로 두면 흑 8까지 쉽게 잡힐 모양이 아니다. 이때 백이 들고나온 98. 과연 이 독특한 수로 우변 흑을 잡을 수 있는 걸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는 인간의 눈에는 객기처럼 보인다. 지금 형세에선 그냥 좌상 흑 대마를 곱게 잡으면 된다. 물론 백 ◎를 두지 않으면 흑이 먼저 A로 젖혀 선수 끝내기를 하는 게 기분이 상한다. 그러나 흑 A를 당해도 형세가 유리한데 왜 굳이 이곳을 선수로 처리하려는 걸까. 인간은 이런 변화가 불안하다. 이기고 있으면 공연한 변수를 만들지 않고 뒷문을 걸어 잠그고 싶어 한다. 수읽기에서 불의의 착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런 막연한 두려움과는 거리가 멀다. 알파고는 뛰어난 수읽기와 계산력을 바탕으로 실전 진행이 최선이고 변수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 ◎를 무시하고 흑이 63으로 두자 백은 64로 바꿔치기를 불사한다. 흑 67로 뒤늦게 참고도 흑 1처럼 우상 흑을 보강하면 백 4, 6의 콤비블로가 있어 좌상 흑 대마를 살릴 수 없다. 결국 백 74까지 좌상 흑은 살고 우상 흑은 죽었다. 이 바꿔치기는 대세에 지장이 없다. 그러자 흑은 75로 마지막 남은 화약고에 불을 붙였다. 흑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다. 팻감이 누가 많은가의 싸움이 됐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좌변의 패는 승부를 판가름할 패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마가 걸린 흑이 더 부담스럽지만 백도 적절한 대가를 찾지 못한다면 유리했던 바둑이 역전될 수 있다. 흑 45는 손해. 팻감도 손해이고, 자체로도 이득이 없다. 알파고가 불리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백 50은 복잡한 계산 끝에 나온 타협책. 팻감이 부족하니 흑 대마의 절반만 잡겠다는 것이다. 원래 이곳은 흑이 후수 한 집을 낼 수 있는 곳. 이 팻감을 받으면 흑은 두 눈을 낼 수가 없다. 흑은 결국 51로 물러났고, 흑 53때 참고 1도 백 1로 이으면 흑 2로 때려낸 뒤 만패불청한다. 백은 58까지 흑 대마 일부를 포획했다. 백으로선 좌변 패로 인해 손해가 적지 않았지만 대마 사냥에 성공해 확실한 우세를 확립했다. 그런데 흑 61 때 그냥 참고 2도처럼 받으면 될 터인데 굳이 백 62를 선수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국면은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49·55=●, 52=42.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의 턱밑까지 쳐들어간 백 ◎가 뜻밖의 강수. 좌하에서부터 길게 흘러나온 흑 대마의 연결을 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백 28, 30으로 두자 흑 대마가 고립됐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삶을 구할 수밖에 없다. 흑 31, 33이 자체에서 살기 위한 사전 공작. 참고 1도 백 1로 단수하면 흑 2로 패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물론 대마를 살리고자 하는 흑의 팻감이 많은 것은 불문가지. 참고 1도처럼 두지 않겠다면 백 34로 잇는 것이 유일한 응수. 흑의 타개에 맞장구치지 않는 침착한 수다. 흑 39는 대마의 눈 모양을 만들려는 것.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 하나. 흑은 39 대신 왜 참고 2도 1∼5로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는 걸까. 답은 백 6, 8의 맥 때문이다. 이것으로 흑의 탈출은 일장춘몽으로 끝난다. 결국 흑 39가 불가피하고 백 40으로 단수해 승부패가 발생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크고 두터운 수. 백 8 역시 우변 흑을 노리는 두터운 수. 흑 11의 보강은 불가피하다. 중앙으로 탈출하겠다고 참고 1도 흑 1로 폴짝 뛰는 것은 백 2∼6으로 흑이 끊겨 좋지 않다. 백 12, 18로 계속 두터운 수를 골라 둔다. 백은 이런 행마로 중앙과 우변의 흑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흑은 19로 먼저 우변부터 보강한다. 백 20은 일정의 응수타진. 흑 21로 물러선 것이 정수인데 백이 여기서 흑을 더 추궁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 참고 2도 백 1로 이어야 계속 공격할 수 있는데 흑 2로 젖히면 12까지 우하 백이 곤경에 빠진다. 백은 잠시 우변 처리를 중단하고 22로 중앙 흑을 공격한다. 흑 23의 탈출은 당연한데 백은 24로 이단옆차기 하듯 흑 대마를 차단한다. 잔잔하던 반상의 파고가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로 포위망을 치자 백은 90으로 뚫고 나온다. 이때 흑이 참고 1도 1로 둬 끊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백 2로 물러선다면 흑 3, 5로 대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백 2로는 5의 곳에 쌍립을 서는 반격이 있다. 여기서 흑이 패를 결행하는 것은 부담이 적지 않다. 흑은 패를 노림수로 남겨 두고 91, 93으로 먼저 자신의 말을 보강했다. 백 98로 밀고 백 100으로 지킨 것은 아까와 같은 흑의 노림수를 예방한 것. 이렇게 되자 서로 선(先) 공격 대신 선 보강의 분위기로 나간다. 흑 101, 백 102가 모두 그런 수이다. 흑 103은 정수. 백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참고 2도 흑 1의 날일자로 두면 백 2의 날카로운 반격이 있어 곤란하다. 흑 107은 중앙 흑 대마를 안정시키며 백을 삭감하는 일석이조의 곳. 무난한 중반전이 이어지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68은 선수는 아니다. 흑은 손을 빼고 참고 1도 흑 1의 큰 자리를 둘 수 있다. 백 2로 둬도 흑 3, 5로 사는 데는 지장 없다. 하지만 알파고 제로는 2선을 기면서 연결하는 모양이 좋지 않다고 본 듯하다. 흑 71이 단순한 응수타진 같지만 놓이고 보니 백에겐 고약한 수다. 72로 받을 때 흑 73이 실리를 취하면서 백의 연결도 방해하는 수. 흑 71, 73이 멋진 콤비블로인 셈이다. 백 76은 흑 모양의 허점을 노리는 반격. 힘겨루기를 하는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흑 81이 형태상의 급소. 백 82로 둬 연결하려 하지만 흑 83으로 끊자 쉽게 연결하기는 어려워졌다. 백 86으로 참고 2도 백 1로 두면 연결은 되지만 흑 2로 씌워 중앙의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간다. 실전처럼 두는 게 기세인데 나중에 흑 A로 끊기는 게 백으로선 부담스럽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엔 백 52의 호구가 정수. 이때 누구나 흑 53의 단수에 유혹을 느낀다. 이래야 백이 쉽게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흑 55로 한 점을 따낸 것보다 백 56으로 한 방 맞는 것이 아팠다. 하변 흑 세력의 위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 53의 잘못이 아니다. 결론은 흑 ●가 지금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 58은 60을 두기 위한 희생타. 먼저 참고 1도 백 1(실전 60)을 두면 흑 2로 중앙이 끊겨 우하 백이 졸지에 죽어버린다. 흑 61은 백에게 활용당하는 걸 미연에 방비하면서 우변 흑 돌에 대한 응원을 겸하고 있다. 백 62, 64로 하변이 쪼그라들자 흑도 65로 뛰어들어 좌변을 삭감했다. 백 66이 굴욕적인 수로 보이지만 정수. 참고 2도 백 1의 공격은 그럴듯하지만 허황되다. 흑 2, 4로 탄력적 모양을 만들면 더 이상 공격이 안 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 이후 흑 43까지는 이른바 알파고 정석. 백 44, 흑 45는 서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우하를 중심으로 한 흑 세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백 46은 당연한 침입. 이때 흑 47의 협공은 너무 좁아 보이지만, 알파고 제로는 우변 흑 한 점을 약한 돌로 보고 보강 겸 협공을 한 것이다. 마스터는 백 48, 50으로 좌하 귀 모양과 같은 정석을 쓴다. 백의 의도는 좌상 귀처럼 참고 1도 흑 1, 3으로 둬 달라는 것. 하지만 이땐 백이 9의 곳으로 넘어가지 않고 4, 6으로 귀를 잡아버린다. 실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 ‘가’의 침입이나 ‘나’의 끝내기를 엿볼 수 있어 백이 만족스러운 진행. 그래서 흑은 51로 반발한 것인데 여기서는 참고 2도처럼 둘 수도 있다. 흑 1로 단수를 참은 것을 음미해볼 만하다. 하변 흑 세력이 두텁다. 여기서 백의 선택은?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의 양협공에 대해 흑 21은 알파고 제로가 좋아하는 수. 이때 참고 1도 백 1로 젖히면 흑 8, 10으로 패를 만들고 흑 16(8의 곳)까지 진행된다. 서로 둘 만하다. 하지만 마스터는 늘 22, 24로 강력하게 끊는 수를 둔다. 마스터의 계산으론 이 진행이 최선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백 34까지 우상 귀의 공방은 사실상 외길 수순에 가깝다. 수순 중 백 28의 마늘모 행마는 족보에 있는 맥이다. 백은 34까지 두 점을 희생했지만 귀를 차지해 불만이 없다. 최근에 백 28 대신 참고 2도 백 1로 두는 강수도 등장했다. 흑 10까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다. 하지만 알파고끼리는 복잡한 전투를 좀처럼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흑 35 역시 알파고 정석의 시작. 인간이 애용하던 A의 날 일자 행마는 어느덧 자취를 감췄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알파고 제로는 마스터를 상대로 89승 11패를 기록했다. 실력이 우위에 있는 제로는 왜 모든 대국을 이기지 못했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바둑은 그 실마리를 찾아가는 대국이다. 최근 프로기사 대국에선 흑 5로 걸친 뒤 정석을 마무리하지 않고 다른 곳을 두는 경우가 많다. 참고 1도가 대표적인 실전 사례다. 흑 7로 3·3에 들어가는 것 역시 유행 포석. 참고 2도 백 1로 둬 선수를 잡고 다른 곳에 두는 진행도 적지 않다. 마스터는 후수지만 백 16까지 두터운 진행을 선택했다. 선수를 잡은 흑의 다음 한 수는 흑 17. 프로기사들도 이 굳힘을 선택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선도한 유행 덕분이기도 하고 이 장면에서 흑 17이 가장 적합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흑 19는 협공으로는 다소 느슨한 감은 있지만 우변 모양을 만드는 데는 안성맞춤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참고 1도 백 1(실전 16)은 알파고제로의 특허품. 바로 응수하는 것이 마땅치 않은 흑은 2로 딴전을 부리는데 백은 5로 도발한다. 흑 6, 8은 기세의 끊음인데 백 9가 이 변화의 백미다. 이후 흑은 ‘가’로 젖히는 것이 유일한 대응. 백 실리, 흑 세력으로 나뉘었는데 제로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참고 2도 흑 1(실전 63)은 어땠을까. 상변을 지키는 가장 단단한 수였지만 백 2(실전 68)로 뛰어나오자 흑의 거대한 세력에 균열이 생겼다. 만약 흑 1 대신 ‘나’로 막아갔더라면. 그건 허황된 수였을까.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후 하변 침입 등 백의 페이스대로 바둑이 흐른 점을 감안하면 뚝심 있는 ‘나’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42=37, 229=39, 246=174, 247=234, 273=113, 274=49, 280=64. 284수 끝 백 불계승.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를 바탕으로 19까지 중앙과 연결시켰다. 이렇게 연결하지 않으면 상변 흑 진에서 잡힌 백 석 점을 다 놓고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 22에 손을 돌려 백 우세는 계속된다. ‘백 우세’라고 하는데 그 차이는 얼마일까. 현재 계가하면 1집 반 정도의 차이다. 종반에 이 정도 차이는 알파고 세계에서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흑은 부지런히 큰 끝내기를 차지한다. 흑 23을 선수하고 25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한다. 수순 중 백 24는 정수. 참고 1도 백 1로 이었다간 귀의 사활이 걸린 패가 발생한다. 흑 31은 후수 5집. 흑 37도 선수다. 백이 참고 2도 1로 흑 석 점을 욕심내면 흑 6까지 중앙 백 5점이 잡혀 버린다. 흑은 41까지 최선의 끝내기를 했다. 하지만 284수까지 진행됐으나 1집 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91이 우형처럼 보이지만 백의 노림을 무산시키는 정수. 여기서 백이 참고 1도 백 1로 단수해서 끝까지 흑을 잡으려고 하면 흑 2로 끊는 수가 있다. 흑 10까지 백돌이 잡힌다. 그래서 백 92로 물러서는 것 역시 정수다. 그나저나 하변에 잡힌 백은 뒷맛이 없는 걸까. 모양을 보면 뭔가 수가 날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수는 나지 않는데 다만 흑의 응수가 정확해야 한다. 백 102, 흑 103 이후 백이 참고 2도 백 1로 계속 추궁하면 어떻게 될까. 이때 흑 2의 빈삼각을 찾지 못하면 수가 난다. 흑 8까지 백이 자충에 걸린 모습. 서로 큰 곳을 두어 가는데 백 110으로 굳이 끊은 것은 깊은 뜻이 있다. 백 114까지 연결시켜 놓으면 나중에 흑이 백 ◎을 다 놓고 따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흑도 그걸 막기 위해 115로 끊어 반발했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70으로 A의 단점을 보강한 것이 정수. 전보에서 설명한 것처럼 백으로선 굳이 패를 낼 필요가 없다. 이렇게 정리해도 충분하다. 흑 75 때 백 76이 기분 좋은 선수이고, 백 78, 80으로 우하 한 점을 따낸 것 역시 기분 좋다. 81은 흑의 권리. 흑 83일 때 백은 84로 물러나야 한다. 흑 85는 나약한 수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둬야 한다. 참고 1도 흑 1은 백 2가 있어 흑이 안 된다. 흑 87 때 백 88의 응수타진이 얄밉다. 이 바둑에서 알파고제로는 응수타진의 진수를 여러 차례 보여주고 있다. 흑이 B로 두 점을 잡아도 전체 흑 돌이 살지 못하기 때문에 성립하는 응수타진이다. 흑이 89로 물러서 응수했는데 백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90으로 또 한 번 흑을 건드린다. 참고 2도 흑 1로 받으면 백 2로 끊는 수가 성립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에 대해 올바른 응수는 흑 55. 백이 56으로 한번 더 물어볼 때도 57이 정확한 대응이다. 이 길 외에는 흑이 당할 수 있다. 이젠 본격적인 끝내기의 시작이다. 백은 58을 선수하고 진작부터 노리던 60, 62를 결행한다. 그렇다고 흑이 미리 참고 1도 흑 1을 선수하는 것은 손해다. 백 4로 두고 나면 ‘가’의 약점이 없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흑은 63, 65로 백 2점을 잡을 수밖에 없다. 대신 백 68까지 중앙 흑 8점을 내줬다. 얼핏 보면 8점이 잡힌 흑이 손해를 본 것 같지만 우상 귀 백 집의 뒷문이 열려 흑도 불만이라고는 볼 수 없다. 흑 69가 묘한 수. 참고 2도 백 1로 단수하면 어떻게 하려고 할까. 흑 4의 효과로 인해 흑 8(△의 곳)까지 패가 난다. 백이 불리한 패는 아니지만 알파고 제로가 과연 패를 하며 국면을 정리할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 마지막 수인 백 ◎는 확실하게 백 대마를 살린 수. 물론 이 수를 두지 않아도 백 대마는 잘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알파고는 확실히 유리할 때 가일수를 해서라도 대마의 안전을 확보해놓는다.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승리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만약 백 ◎에도 불구하고 참고 1도 흑 1로 잡으러 가면 백 14까지 거꾸로 흑 돌이 잡힌다. 이어 백 48까지 중앙 백돌은 완생했다. 백은 근심이 사라졌다. 중앙이 마무리되자 상변에서 미완성이었던 모양도 정리할 때가 됐다. 결국 흑은 49로 막아야 했고 백 52까지 정돈됐다. 백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흑 53은 반상 최대의 곳인데 백 54는 까다로운 응수타진. 이런 데서 아마추어는 길을 잃을 수 있다. 덜컥 참고 2도 흑 1로 이으면 백 8까지 흑이 큰 봉변을 당한다. 알파고에겐 어려운 수는 아니지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가 승부수. 이곳에서 역전의 실마리를 잡아보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백 30이 유연한 응수타진. 흑의 반응에 따라 좌상 귀를 처리하려는 것이다. 가장 강력하게 보이는 것이 참고 1도 흑 1로 단수하는 것인데 백 12까지 되면 상변에서 백이 크게 산다. 물론 좌상 귀를 내주지만 백에겐 손해가 없다.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는 흑 31이 최선이고, 그 사이 백은 36으로 막아 귀의 흑 두 점을 잡아 뜻한 바를 이루었다. A와 B가 맞보기. 상변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흑은 37로 중앙 백에 칼끝을 겨눈다. 예를 들면 참고 2도 백 1처럼 평범하게 응수하면 흑 2부터 백 7까지 선수로 이득을 보는, 달콤한 그림을 노리는 것. 이때 백 38은 턱없는 배짱처럼 보이는데 흑 39로 받아준다. C로 끊는 약점이 있기 때문. 그런데 백 40은 의외의 한 수.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6이 가장 견고한 보강. 이 수로 중앙 백돌은 탄력이 매우 풍부해졌다. 흑도 17로 한껏 몸을 움츠리며 힘 비축에 나섰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백이 빈틈을 보이는 순간을 노리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 먼 얘기. 백 18로 단수하자 흑은 일단 손을 빼고 19로 상변부터 정리하고 나선다. 백 22가 절묘한 응수타진. 알파고가 응수타진을 자유자재로 응용하는 것을 보면 계산만 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백 22 대신 참고 1도 백 1로 즉각 반응하면 흑 8까지 귀에서 흑이 살아버린다. 흑 23을 본 뒤 비로소 백 24로 젖힌다. 흑 25 때 백 26, 28로 중앙을 보강한 건 안전책. 흑도 마침내 칼을 뽑는다. 흑 29. 만약 백이 참고 2도처럼 두면 흑이 수상전에서 이긴다. 이곳이 이 대국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은 ◎으로 하변 흑 진에 흠집을 냈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 백 98, 100으로 잡혀 있는 듯한 돌들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흑 105로 참은 것이 정수. 기분 같아선 참고 1도 흑 1로 계속 밀고 싶다. 이렇게 두면 실리는 조금 더 벌지만 흑 7을 둬야 해 후수를 잡게 된다. 흑 107 때 백은 한 수 더 두면 하변 돌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알파고제로는 하변보다 중앙 백 석 점을 살리는 것이 더욱 중하다고 보고 108로 손을 돌렸다. 흑 109를 허용한 것이 속이 쓰리지만 백 100으로 빵따냄한 자세가 좋아 백의 근심거리는 많이 없어진 셈. 흑 115의 보강은 중앙 백돌 공격을 노리고 있다. 그냥 참고 2도 흑 1로 칼을 들이댔다가는 흑 넉 점이 꼼짝없이 잡힌다. 먼저 보강해 놓고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건데 백은 어떻게 타개할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