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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바댄스와 콜센터, 사우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홍역을 치른 충남 천안지역에서 민관 협력 대응이 점차 공고해지고 있다. 천안은 유동 인구가 많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방역 허점이 걷잡을 수 없는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천안시는 “다양한 형태의 민관 협력 체계가 코로나19 대응에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의회, 교육지원청, 의사회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민관합동위원회’가 발족됐다. 이 합동위는 방역 비상상황 발생 시 민관이 하나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대응 구축망을 갖췄다. 또 ‘지역 대학 코로나19 청정 지역 방역위원회’가 발족돼 대학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대학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만들어진 민관 협력 기구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도 점차 탄탄해지고 있다. 의용소방대와 자율방범대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생단체 운영 주민 예찰단’은 주 2, 3회 읍면동별 방역 취약지역을 돌며 촘촘한 예찰활동과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차량 이동이 많은 지점에서 코로나19 예방 캠페인 전개에 앞장서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관내 한 산업단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이 같은 민관 협력 대응이 빛을 발했다. 산업단지관리소가 긴급회의를 통해 사례를 전파하고 기업체별 방역수칙 이행 상황을 재차 점검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해당 기업체는 접촉자뿐만 아니라 천안을 포함한 전국 사업장의 직원(590여 명)을 대상으로 예방적 검사를 실시해 확산을 최소화했다. 시는 선제적 거리 두기 조치 등으로 코로나19의 기선을 잡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지난달 5일 전국 최초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고, 그달 25일에는 더욱 강화된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1일에는 아직 격상 기준에 미달하지만 시민들과 논의 끝에 2단계 격상 조치를 취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천안지역 지난달 주간 일평균 확진자수는 9.7명에서 4.3명, 6.7명, 4.9명으로 감소했다. 이달에는 1.3명으로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서도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와 지역 사회단체들이 KBS 충남방송총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토론회를 열어 방송국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범도민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방송국 유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KBS는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 총 18개의 지역 총국을 두고 있으면서 충남에만 방송국을 두지 않고 있다”며 “충남은 KBS 방송 수신료의 4%인 262억 원을 매년 부담하면서도 지역의 재난이나 대형 사고 때에도 9시 메인 뉴스를 통해 서울과 중앙의 소식을 들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농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충남의 경우 60대 이상 도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는 TV가 70%로 나타났다. 충남도 사회단체대표자회의와 지방분권 충남연대는 지난달 29일 도청에서 KBS 충남방송국 설립 범도민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도내 157개 모든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통해 방송국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추진위는 서명부를 청와대와 KBS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인공지능(AI) 로봇이 침으로 아픈 어린아이를 정성껏 치료한다.’ ‘교통수단과 주거의 연료로 수소를 활용하니 나무들조차 밝게 웃는다.’ ‘원자력 시설은 안전을 위해 각종 차단 장치를 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제2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그림대회에서 한국한의학연구원장상, 한국화학연구원장상,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상을 각각 수상한 작품의 내용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이 대회 수상자 157명의 작품을 내달 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 있는 대전시립미술관 DMA아트센터 2층에서 전시한다”고 6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대전시장, 특허청장, 기초과학연구원장, 국립중앙과학관장, KAIST 총장, UNIST 총장,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전시교육감, 세종시교육감, 정부출연연구기관장, 유성구청장, 대전시립미술관장의 상을 받는 작품들이다. 최고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은 한국기계연구원의 주제인 ‘사람을 위한 기계, 로봇’을 그린 대전 대덕초 이채령 양,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주제인 ‘인공지능’을 그린 대전 하기중 이수인 양이 차지했다. 이들 작품은 선승혜 시립미술관장(심사위원장)과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 강미정 서울대 강사,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소중호 기초과학연구원 선임기술원 등 미술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심사했다. 회화적 완성도와 함께 과학기술 주제에 대한 이해도 및 창의적 해석 여부에 심사의 주안점을 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도 무사히 열렸던 이번 그림대회는 구글이 상금을 지원했다. 선 관장은 “이 미술대회는 어린이에게 과학적 소양을 길러줄 뿐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며 “수상작 전시를 통해 많은 시민이 어린이의 세계와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시립미술관이 ‘AI(인공지능):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라는 주제로 3개월간 열어온 대전비엔날레 2020이 6일 막을 내린다. 폐막을 앞두고 선승혜 시립미술관장이 비엔날레를 마무리하며 전문가 초청 온라인 대담을 가졌다. AI 응용 전문가인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의 대담은 전시로 보여줄 수 없었던 얘기들을 담았다. 선 관장과 김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동아일보·채널A 주최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심사를 진행하며 AI의 창작 가능성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미래 사회의 리더는 AI를 능숙하게 다루고 융합 지식을 토대로 AI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선=AI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김=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간보다 잘한다. 상상력도 펼치고 창작도 한다. 데이터를 학습해 감정과 의식, 철학을 갖는 ‘일반 인공지능’이 10년 내로 실현될 듯싶다. ▽선=이런 시대에 산다는 건 행운 아닌가. 이번에 비엔날레 디지털 트윈 미술관을 처음으로 만들어 봤는데 오프라인 전시가 끝난 후에도 영원히 계속된다. ▽김=행운인지 불행인지는 두고 봐야겠다, 하하. 지금도 자동차 여행을 할 때 인간이 내비게이션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가 대신하고, 인간이 로봇으로 전락하는 ‘인공인간’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선=예술계도 이미 큰 도전을 맞고 있다. 20세기 들어 음악, 미술, 건축 같은 전통예술에 이어 미디어, 대중문화, 팝아트 같은 새로운 분야가 등장했다. 이제 디지털과 인터넷,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영향으로 ‘디지털 예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김=미술과 음악, 문학 등 여러 분야가 융합돼 듣도 보도 못한 장르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제 예술가는 붓이나 악기처럼 AI를 도구로 잘 다뤄야 하고, 그걸 넘어 무얼 할지 고민해야 한다. AI가 흉내 내지 못할 고도의 창작성 개발이 요구된다. ▽선=예술은 아름다움의 추구다. 그 아름다움에는 감정의 다양한 것들과 윤리, 역사도 포함된다. ▽김=신기하게도 학생들이 과제로 제출한 반도체 설계도면 등을 보면 예쁘면 성능도 좋다. 그리스 건축물 등에서 발견되는 균형과 대칭 등이 주는 아름다움이 아닌가 싶다. AI를 다루는 입장에서 그런 아름다움도 학습된 것이 아닐까. 미의 기준도 생존 등 여러 필요에 의해 유전자(DNA)에 심어진 것일 수 있단 얘기다. 이제껏 인간의 본성이라 여겼던 부분들이 실제로는 진화하며 학습된 것이다. AI도 모방, 변형, 융합 등 학습을 통해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선=그렇더라도 철학이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한 것 아닌가. ▽김=인류가 서로 배려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해야 이를 학습한 AI가 그런 세상을 구현할 거다. 그러려면 인간 스스로 먼저 그런 가치와 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선=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AI 시대 리더의 자질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묻고 싶다. ▽김=앞으로는 AI를 능숙하게 다루고 융합 지식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가 경쟁력을 갖는다. 디지털 혁신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그릇을 마련해 AI와 인문학, 철학, 예술을 함께 담아야 한다. 과학기술 지식만으로는 공존과 지속이라는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 그 그릇은 글로벌로 넓혀져야 한다. KAIST는 그동안 산업 인재를 길러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행히도 연구실의 제자들은 테슬라,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많이 일한다. 일론 머스크 같은 창의·융합형 인재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과학기술뿐 아니라 예술과 인문학 소양도 갖춰야 한다. KAIST 등 이공계 대학들도 예술과 인문학 교육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선=AI와 디지털은 예술에 큰 도전이자 기회인 것 같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UNIST(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는 가막못 저수지가 있는 허허벌판이었다. UNIST는 2009년 개교한 지 11년 만에 세계적인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의 허브로 탈바꿈했다. 올해에만 네이처 등 세계 3대 과학저널에 매달 한 편씩 논문을 게재하며 기염을 토했다. 캠퍼스는 구글과 테슬라를 꿈꾸는 교수와 학생들의 창업 열기로 뜨겁다. 지난달 17일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의 ‘2021년 세계대학평가’에서 UNIST는 세계 176위, 국내 6위를 기록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용훈 총장은 “‘과학기술계의 BTS’를 길러내 혁신의 선도자(Leading Innovator) 역할을 하겠다”며 “울산시의 전통 제조업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도시의 미래를 새로 쓰는 데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11년 동안 UNIST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KAIST 같은 유수의 대학이 20년간 쌓은 성과를 압축해 이뤄냈다. 앞선 총장 선배들이 잘 이끌고 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역사회가 설립 초기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그 지원으로 아시아 최고 성능의 전자현미경 등 좋은 장비를 구입했다. 교내 연구지원본부가 운영하는 60종 400여 대의 장비(620억 원 상당)는 그때 마련됐다. 좋은 장비는 우수한 인재를 모이게 했고 다시 새로운 지원을 불렀다.” ―성과가 글로벌 평가에도 반영됐다. “올해에만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3대 과학저널에 논문 12편(주 저자 9편)을 올렸는데 이는 규모가 2배 이상인 최고의 연구중심대학들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설립 초기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을 3개 유치해 자연과학 분야 최고의 연구자들을 유치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세계 대학의 논문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던 랭킹에서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내 1위다.” ―최근 취임 1년을 맞았다. “우선 총장 중심의 학사 조직을 학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3개의 단과대학을 신설해 자율성을 높였다. 인공지능(AI) 대학원을 유치해 9월 신입생을 받고 ‘AI 혁신파크’를 유치해 울산 남구 산학융합캠퍼스에 조성 중이다. 미래차연구소와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를 세웠고, 반도체 소재부품 융합대학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센터, 그린수소실증화센터를 설립 또는 유치 중이다. 취임 당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연구와 교육 혁신으로 21세기 과학기술을 선도하겠다.” ―‘과학기술계 BTS’ 육성이란 목표를 내걸었다. “BTS의 성공 요인은 재능 있는 인재를 발굴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게 하면서 동기부여를 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친환경 미래기술을 이끌기 위해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박사 같은 인재를 길러내겠다. 허사비스는 스스로 즐겁게 배우며 끊임없이 혁신한 인물이다. 10대에 게임 프로그래머로 성공했지만 다시 AI 분야에 도전해 알파고를 탄생시켰다. 현재 구상 중인 ‘챌린지(Challenge) 융합관’이 그런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교과목을 개편했다. “국내 이공계 대학들이 관행적으로 필수과목으로 삼았던 물리, 화학, 생물, 수학의 이수요건을 줄였다. 그 대신 3차 산업혁명 시대 인터넷과 스마트폰, 4차 산업혁명 시대 AI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이산수학과 확률·통계, 매트릭스, 벡터 등을 저학년 때부터 배우도록 했다. 모든 전공들이 AI 융합 연구를 촉진할 교과목을 개발하도록 주문했다.” ―캠퍼스에서 창업 열기가 뜨겁다. “UNIST가 배출한 창업기업은 112개인데 교원 창업기업이 51개사로 교원 전체(300여 명)의 16%에 이른다. 이들 창업기업의 민간 투자와 연구개발(R&D) 유치 자금은 2289억 원, 기업 추정 가치는 3851억 원이다. 이차전지를 연구하는 한 교수님은 650억 원을 투자받아 창업했는데 기업 가치가 1000억 원을 넘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교원창업 1호 ‘클리노믹스’는 4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학생이 창업한 취미 강좌 플랫폼 ‘클래스101’은 200여 명을 고용하고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누구나 기술과 의지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 ―‘AI’와 ‘친환경’을 연구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두 기술이 미래 사회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AI는 국내 제조업 혁신은 물론 신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그린 뉴딜’과 더불어 친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기후변화 대응은 세계적 관심사 아닌가.” ―전통 제조업 도시인 울산에도 AI가 필요한가. “더 필요하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전통 제조도시 울산은 ‘스마트 산업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내년 AI 혁신파크가 문을 열면 부산울산경남의 300개 기업이 찾아와 AI를 공부하고 전통 산업을 혁신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AI 대학원이 길러낸 인재를 혁신파크에 투입해 지역산업 혁신을 지원하겠다.” ―네 가지 지역산업 혁신 연구 과제를 설정했다. “첫 번째는 ‘미래 모빌리티’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벼운 친환경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게 목표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미래 자동차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이다. 올해 미래차연구소를 가동했는데 자동차 도시 울산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두 번째는 ‘친환경 에너지’다. UNIST가 자랑하는 그린수소, 연료전지, 태양전지, 이차전지, 해수전지 연구 분야를 결합해 미래 동력을 만든다. 세 번째 ‘스마트 헬스케어’는 정밀 의료와 산업재해 특화 의료를 다룬다. 2025년 울산시가 조성할 산재공공병원과 UNIST의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역량을 결합하겠다. 마지막 ‘차세대 반도체’ 연구는 울산의 정밀화학기업과 연계해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이다.” ―대학이 도시와 국가를 바꿀 사명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코넬대는 본교에서 떨어진 맨해튼에 공대를 두고 금융 산업을 지원하는 AI 기반의 핀테크 연구를 수행한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UNIST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과학기술계의 BTS 양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혁신에도 기여하겠다.”울산=정재락 raks@donga.com·지명훈 기자}

노키아는 1988년부터 13년 동안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최강자였다. 최근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침몰했지만, 그 폐허 위에 노키아 출신들과 대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융성해 핀란드에 전화위복이 됐다. 왕성한 창업의 중심에는 해마다 핀란드 스타트업의 절반가량을 탄생시키는 알토대학이 있다. 혁신인재 양성과 창업을 목표로 2010년 헬싱키 공대와 헬싱키 예술디자인대, 헬싱키 경제대를 통합해 만들었다. 창업에 필요한 기술, 디자인, 경영을 한데 묶은 것이다. UNIST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실전형 교육과 활발한 창업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챌린지(Challenge) 융합관’(가칭)은 이 알토대학이 모델이다. 학교 관계자는 “융합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 주도의 ‘교육-실습-스터디그룹-창업’ 혁신 공간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 실전처럼 해결해가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혁신 공간은 프로토타입 지향 학습(POL)을 추구한다.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제작해 보는 실전형이다. 핵심 이론만 익힌 뒤 부족한 지식은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보완한다. 융합관 내 ‘과학기술 장인 공방(Craftsman Studio)’에는 3차원(3D) 프린터, 로봇 제작 장비 등 프로토타입 제작에 필요한 설비들이 갖춰진다. ‘One Day Lectures’는 ‘교육-실습-스터디그룹-창업’ 패스트 트랙의 출발점이다. 이는 한 주에 하루씩 4주 32시간(16시간 이론, 16시간 실습) 한 가지 교과목을 집중 이수하는 1학점짜리 강의를 뜻한다. 내년에는 AI 강좌가 집중적으로 개설된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학생들이 실전형 교육을 받아 창업해 글로벌 기업을 일구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과학기술계 BTS 프로젝트’”라며 “알토대학의 창업 문화가 학교와 정부, 기업이 머리를 맞댄 결과이듯이 우리도 각 분야의 지혜와 지원을 모아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raks@donga.com·지명훈 기자}

“공공 조달의 온기가 사회적 약자에게 미치는 ‘따뜻한 조달’을 실현하겠습니다.” 김정우 조달청장(사진)은 29일 “조달청의 화두는 초기에는 ‘바른 조달’이었는데 최근에는 ‘혁신 조달’이었다”며 “이젠 그걸 넘어 약자를 배려하고 포용하는 조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가 창의적 성과를 가져온다”며 형식에 치우치기 쉬운 종이 보고서를 없애고 원탁회의로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는 등 조직 문화 개혁에도 나섰다. 경제 관료와 국회의원, 대학교수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그는 공공 조달의 보다 거시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약속했다. ―공공 조달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공공 조달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한다. 구매나 계약 같은 소극적 기능을 넘어 혁신·포용 성장 지원, 사회적 가치 실현, 행정 쇄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정부의 한국판 뉴딜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따뜻한 조달’도 그런 역할 가운데 하나인가. “상생·협력의 조달 환경을 조성할 생각이다. 공공 조달의 온기가 여성과 장애인, 근로자, 중소·하도급 기업 등 사회적 약자에 고루 퍼지도록 해야 한다. 약자 기업 등에 대한 구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주와 근로자 간의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에도 노력하겠다. 취임 후 중소기업중앙회를 처음 방문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조달 정책의 방향을 4가지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처한 창업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따뜻한 조달에 이어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혁신 조달이다. 공공 부문이 혁신 제품의 첫 번째 구매자가 돼 디지털 및 신기술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혁신 조달은 공공기관이 정책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이 공공서비스 개선의 혜택을 누리도록 해준다. 디지털 퍼스트는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을 통해 구현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조달 부문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겠다.” ―‘혁신 장터’를 활성화하겠다는데…. “혁신 장터는 공공기관의 혁신 제품 수요와 기업의 솔루션을 연결해 혁신 제품의 초기 시장 진입을 돕는 범정부 혁신 조달 지원플랫폼이다. 올해 긴급 대응용 스마트 음압격리모듈과 생활방역용 공기청정 살균기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혁신 시제품의 지정 및 구매에 집중했다. 앞으로 혁신 시제품 구매 제안의 범위를 공급자에서 수요자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차세대 나라장터 언제 선보이나. “2023년까지 차세대 나라장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입찰정보나 계약 위험 분석, 지능형 상담 같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로 ‘벤처나라’ 개통 4주년을 맞았다. “벤처나라는 2016년 창업·벤처기업 상품 전용 쇼핑몰로 출발해 이들 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1561개사 1만759개 상품이 등록됐고 판매 규모도 1242억 원으로 늘었다. 앞으로는 융·복합 등 신산업 분야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 ―언택트 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국민에게 공적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각종 계약 심사와 평가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민원인의 편의를 도왔다.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K방역 제품이 해외 조달 시장에 수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깊은 해저에서 쉼 없이 일하는 로봇이 있다. 사람들이 버린 비닐봉지를 흡입하고 깡통을 수거하는 게 로봇의 일. 그 덕에 바다 생물들이 생기를 되찾는다. ‘제2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그림대회에서 최고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대전 대덕초 이채령 양(6학년)의 그림 내용이다. 이 양은 한국기계연구원이 제시한 그림 주제인 ‘사람을 위한 기계, 로봇’을 선택했다. 동아일보는 제2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미술대회 수상자 157명을 27일 오전 9시 대회 홈페이지(www.science-art.co.kr)에 발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대회는 채널A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주제인 ‘인공지능(AI)’을 그린 대전 하기중 이수인 양(2학년)도 과기정통부 장관상(2명)을 수상한다. 수인 양은 “그림을 통해 자연이 인공에 침해되는 세상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포함해 수도권과 제주, 호남, 영남, 충청, 강원, 제주 등 전국의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들이 대전시장, 특허청장, 기초과학연구원장, 국립중앙과학관장, KAIST 총장, UNIST 총장,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전시교육감, 세종시교육감, 정부출연연구기관장, 유성구청장, 대전시립미술관장 상을 받는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심사위원장)과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 강미정 서울대 강사,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소중호 기초과학연구원 선임기술원 등 미술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사를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회화적 완성도와 함께 과학기술 주제에 대한 이해도와 창의적 해석 여부에 심사의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선 위원장은 “2000년 이후 태어난 스마트 세대들이 화폭에 담은 과학기술의 미래는 곧바로 실현될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했으며 재기 발랄했다”고 전했다. AI 응용 전문가인 김 교수는 “AI 교육과 예술 교육이 합쳐진 융합 교육이 필요한 시점에 이런 대회는 시의적절하다”며 “앞으로는 대학도 이런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선(900명 참가)은 온라인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KAIST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15개 과학기술 주제 가운데 하나를 공부한 뒤 그림으로 표현했다. 올해 대회부터 스마트폰과 패드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부문이 추가됐다. 결선은 7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최종 선발된 69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연구기관들이 과학기술을 주제로 전시 및 체험행사를 가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코로나19 속에 열리는 그림대회의 성공을 기원해 세계적인 기업 구글(Google)이 상금을 지원했다. 동아일보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시상식을 갖지 않고 상장을 개별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수상작은 내달 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 있는 대전시립미술관 DMA아트센터 2층에서 전시된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 시청 공무원이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요구에 따르지 않고 업주를 괴롭히는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공무원은 “오해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며, 시는 자체 감사에 들어갔다. 충남 당진시에 따르면 원당동에 있는 한 카페의 업주가 20일 오후 5시경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턱스크’ 상태로 들어온 A 씨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는 업주의 말을 따르지 않은 채 오히려 마스크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주는 “내 마스크를 벗기려는 듯 내 마스크로 여러 차례 손을 뻗기도 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A 씨는 업주에게 “비염인데 마스크를 썼다가 죽으면 어쩔 거냐. 나는 강원도에서 와서 여기 마스크 지침은 안 지켜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카페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녹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당진시청에서 근무하는 과장이었다. A 씨는 이에 대해 “업주가 다소 상황을 오해한 것 같다”며 “코에 비염이 있고 마스크가 무의식적으로 자꾸 내려왔다. 단지 강원도로 출장을 다녀왔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시는 현재 카페 업주에게 CCTV 녹화기록을 요청해 자체적으로 감사에 들어갔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엄중한 상황에서 방역의 주체이기도 한 시 공무원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문책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당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남대는 “컴퓨터통신무인기술학과 4학년 홍석영 씨(24·사진)가 최근 ‘잠금 기능을 갖는 자전거 브레이크 장치’로 미국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홍 씨는 2016년 국내 첫 특허를 등록한 뒤 일본과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12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 브레이크 잠금장치는 브레이크에 잠금장치를 결합해 별도의 자물쇠 없이도 바퀴가 움직이지 않도록 잠글 수 있다. 잠그고 여는 것은 처음에는 열쇠로 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훔쳐가도 사용할 수 없도록 열쇠가 없으면 절대 열리지 않는 회생불가 기능도 부가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해외시장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홍 씨는 “연내로 4가지 제품을 완성할 예정”이라며 “일본 특허 등록 이후 현지 업체들이 구매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고 전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원자력연구원의 A연구원은 6년간의 노력 끝에 최근 방사선을 이용한 백신 개발 기법인 ‘2세대 방사선 약독화 백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백신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10배 이상 줄일 수 있는 이 획기적인 기술이 신기술 실증 관련 규제로 실험실에 그대로 묶여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5월 발의한 ‘연구개발특구 육성에 관한 특별법(특구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구개발특구 신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실증특례) 제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연구 결과가 제때 빛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증특례란 연구기관 또는 기업이 신기술 창출을 목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증(시험·검증)을 추진할 경우 해당 신기술에 대한 규제(기준, 규정, 지침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하지만 아직 법 개정에 이은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규제에 손이 묶인 연구개발특구의 연구기관들과 기업들이 적지 않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관계자는 “개정된 특구법으로 연구개발특구는 인력, 인프라 등 신기술 창출에 필수적인 혁신자원뿐만 아니라 개별 혁신 주체들이 규제의 문턱을 넘어 자유로이 신기술 실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다만 부처 간 이견으로 시행령 개정이 지연돼 많은 연구기관들과 기업들이 실질적인 개정법의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4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개최한 간담회는 실증특례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하위법령(시행령) 개정을 위한 자리였다. 권석민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은 기조발표를 통해 규제자유특구와 같이 특정 분야에 한정하는 기존 규제특례 제도와는 달리, 연구개발특구에서는 신기술의 모든 분야에 대한 실증특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신기술 실증과 관련해 연구개발특구 내 모든 혁신 주체들의 협력과 융합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민간과 민간, 민간과 연구기관, 연구기관과 연구기관 간 컨소시엄으로 실증특례를 부여하는 등 다양하고 유연한 특례 지정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동욱 전북대 교수는 “연구개발특구는 산·학·연·관 등의 공공기술사업화 혁신자원들의 연계협력 네트워크가 뛰어나 규제특례를 적용할 경우 첨단산업 분야의 선제적인 기술사업화 실현이 용이하다”며 “이는 국내 경기 부양은 물론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패널인 문종태 연구소기업협의회장은 “특구법에 의해 설립·지정된 기업(연구소기업, 첨단기술기업)과 특구 내 입주한 기업들 모두 지속적인 기업 성장을 위해 신규 아이템(신기술) 개발 및 실증에 대한 갈증이 매우 강하다”며 “실증특례 제도의 활용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증특례 대상에 연구개발특구 기업이 꼭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혁신관은 “혁신 역량을 갖춘 연구기관과 기업이 집적된 연구개발특구는 실증특례 도입에 최적의 장소”라며 “조속한 하위법령 개정으로 연구개발특구 전체가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신기술 시험의 자유로운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 의원은 “연구개발특구는 신기술 수용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제도의 도입을 통해 신산업 창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혁신적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시스템을 잘 정비해 ‘디지털 IP(지식재산)’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김용래 특허청장이 8월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지털 IP’를 특허 행정의 화두로 삼은 일이었다. 김 청장은 취임 직후 디지털 IP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이달 5일 ‘디지털 IP 포럼’을 열어 학계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김 청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금 미국, 중국, 벨기에 등 해외 파견 특허관들과 디지털 IP를 주제로 화상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중인데 현지에서도 이 문제가 큰 이슈”라고 전했다. 김 청장은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략적 특허경영’을 확대하고 아이디어 거래소를 활성화해 기업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돕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의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논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IP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경제와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경쟁력의 원천이 지식재산이고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는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지식재산 제도와 행정, 정책, 통상 전반에 대한 디지털적 관점의 혁신 방안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 자산은 데이터라고 한다. “디지털 시대의 데이터는 산업시대의 원유와 같다. 보호냐 활용이냐의 정책 우선순위가 중요한데 활용에 방점을 찍고 싶다. 보호를 너무 강조하면 궁극적인 목적인 활용이 위축된다. 데이터는 많을수록, 이종의 데이터와 결합할수록 가치가 높다. 의사가 비만 환자의 의료정보와 더불어 소비생활 정보까지 가지고 있다면 보다 정확한 처방이 가능할 거다. 특허 빅데이터는 가치 있는 정보다. 4억7000만 건에 달하고 세계 각국의 대학·연구소·기업 등이 기술혁신을 위해 각고의 노력과 비용을 들인 R&D의 성과물이다.”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겠다는데…. “특허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R&D 성과를 높이고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트렌드 분석, 유통·제품화 전략을 마련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자체적인 분석 여력이 없는 중소·벤처기업에 지난해에만 570건가량의 분석 결과를 제공했다. 특허를 출원해야 할지, 기존 특허를 어떻게 피할지, 아예 매입을 해야 할지 등 전략적 특허경영을 위해 필요하다. 앞으로 인공지능(AI)과 미래형 자동차 등 디지털 신산업에 대한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확대할 생각이다.” ―이것이 ‘IP 패러독스’ 해법 가운데 하나인가. “그렇다. IP 패러독스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투입 대비 산출이 부진한 현상을 말한다. 우리의 지식재산 출원 건수는 세계 4위이고 인구 대비 1위다. 하지만 지식재산의 보호나 활용은 30위 바깥으로 밀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R&D 투자를 하면서도 R&D의 경제적 성과가 낮은 ‘한국의 R&D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막연한 미래 담론으로 여겨졌던 ‘AI 지식재산권’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AI 특허가 10년 사이 16배 증가했다. 이 문제는 글로벌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5대 특허청장(IP5) 회의의 의제이기도 했다. 미국이나 세계지식재산기구는 일단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치는 ‘약한 인공지능’에게는 법인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자체적으로 창조력을 가진 ‘강한 인공지능’은 개발되면 그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우리도 당분간 AI에게 법인격을 주지 않는 현행법을 유지한다. 하지만 홀로그램 등 새로운 유형의 상표·디자인과 3차원(3D) 프린팅 데이터의 생성과 전송 같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지식재산 보호 문제는 개선할 계획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서의 상표 훼손과 온라인상의 위조상품 거래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아이디어 거래소’는 확대할 생각인가. “국민의 신제품 아이디어나 마케팅 기법 등을 기업이 구매하는 ‘아이디어 거래 플랫폼’은 확대돼야 한다. 우리가 매년 경진대회를 여는데 기업이 던진 문제를 소비자와 전문가, 학생, 교수 등이 푼다. 밖에서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구하고 아이디어 제공자는 금전적 보상을 받거나 그 기업에 채용되는 윈원 구조다. 오프라인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활성화할 생각이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한다는데….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는 특허권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해 산업과 기술 발전을 도모하는 게 목적이다. 소송 상대방의 증거 수집이 가능하도록 법적으로 보장해 합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소송의 장기화를 막는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비롯해 특허 침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됐지만 실효성 있는 증거조사 제도가 뒷받침돼야 의미가 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가 소송 남발에 따른 기업 경쟁력 위축을 우려하고 중소기업들은 반기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합리적인 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하겠다. 다만 특허 침해의 예방과 근절은 특허행정의 기본 원칙이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태안과 서산 해안의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이슬이 모여 숲을 이룬 아름다운 땅’이란 뜻이다. 멋들어진 이름과 달리 이곳은 10년이 넘도록 갈등의 땅이 돼 왔다. 정부가 2006년 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 단체들의 찬반 논란으로 얼룩진 탓이다. 하지만 충남도가 2018년 환경 보존에 방점을 두어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기대감이 높아졌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달 13일 대통령 주재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가로림만 해양정원을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을 보존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도 감축하는 새로운 해양 보전·활용 모델과 신성장동력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가로림만의 규모는 1만5985ha인데 절반이 갯벌(8000ha)이다. 해안 162km, 유인도서 4곳, 무인도서 48곳으로 이뤄졌다. 세계 5대 갯벌이며 환경보존 가치 1위, 생태 건강도 최상위권의 해양생태 환경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지에서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을 관찰할 수 있다. 도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2448억 원을 투입해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사업인 해양정원을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글로벌 해양 생태관광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가해양정원센터 △6대 갯벌정원 및 등대정원 △생태학교 △해양문화예술섬 △가로림만 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람사르 습지 등록과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이 해양정원은 순천만 국가정원과 서천 국립생태원같이 육지에 한정됐던 ‘정원(garden)’ 개념을 바다로 확장한 국내 첫 사례다. 도 관계자는 “이를 모델로 한 전남도와 경북도의 해양습지정원이 조성되면 전국 해안에 해양정원 벨트가 형성돼 사업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주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20일 도가 개최한 ‘가로림만 해양정원 정책포럼’에서 “사업 추진 여건과 정책 효과 모두 매우 높게 나타나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평가 기준에 부합했다”며 “주민 80% 이상이 찬성하고 조성 기간 직접 고용은 2179명이지만 조성 후에는 훨씬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허성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해양생태와 레저관광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부족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태 중심의 글로벌 레저관광 트렌드에 매우 적합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독일, 덴마크에 걸친 해양생태관광지 바덴해는 연간 8000만 명이 찾는다. 67억 유로(약 8조8758억 원)의 경제 효과와 5만8000명의 고용 효과를 누린다. 독일의 랑어욱섬은 갯벌 복원 이후 독일 내 가장 부유한 섬으로 탈바꿈했다. 도는 해양정원에 예술창작 공간이나 지역특산물센터 등을 마련해 주민 삶의 다양성을 높일 계획이다. 박정섭 충남해양수산총연합회장은 “가로림만은 청정 갯벌에서만 자라는 감태의 주산지이고 바지락과 낙지 등 수산자원이 풍부하다”며 “해양환경 복원으로 어업소득이 크게 늘고 어촌 6차 고부가가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획재정부는 도와 해양수산부가 정부 사업으로 요청한 이 사업에 대해 예타를 진행 중이다. 양 지사는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추경호 예결위 간사 등을 만나 해양정원 사업의 예타 통과와 조속 추진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맹정호 서산시장과 가세로 태안군수도 중앙부처와 국회 설득에 나섰다. 양 지사는 “예타가 통과되면 제1호 ‘국가해양정원’ 등록을 위한 해양생태계법 개정에 나서고 내년 곧바로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태안)은 내달 3일 국회에서 가로림만 해양정원 토론회를 연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6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 지능화융합연구소 디지털 테크위크’에서 드론은 가장 인기 있는 주제 중 하나였다. ETRI는 현재의 드론 기술이 물건을 얼마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까지 신속 정확 안전하게 배송하는지를 소개했다. 22일까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이 행사는 국민 생활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하고 각 산업 분야의 종사자와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에서 마련한 ‘스마트시티 마에스트로 특별 전시관’은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한 삶을 제공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실시간 화재 안전관리 기술, 태양광 발전설비 운영현황 모니터링 및 유지보수 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 최적용량 설계(ECO-GRID) 기술, 소규모 전력자원 중개시장 서비스 기술, 와일드 폐쇄회로(CC)TV에서의 사람 및 차량 식별 및 추적 인공지능(AI) 기술, 3차원(3D) 도시모델 기반의 혼합현실 제공 기술, 지하시설물 갱신객체 탐지 및 추출 기술, 드론배송 안전 제어 및 관제 기술 등을 보여준다. 실시간 화재 안전 관리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건축물의 실시간 센싱 정보를 융합하고 3차원 실내 공간을 눈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상황관제 기술을 적용해 화재를 예방하거나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을 말한다. 국방·안전관, 정보보호관, 의료관, 산업·에너지관, 도시·교통관 등 5개의 지능화융합기술 전시관은 39개 주요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ICT 융합 기술 분야의 산학연 종사자 외에도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전시된 기술 담당 연구자들과 상담을 하거나 기술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박종현 지능화융합연구소장은 “이번 행사가 국내 ICT 지능화융합기술 역량을 공유하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능화융합연구소는 국가 지능화 실현을 주도하고 도시, 교통, 복지, 환경, 국방, 안전 분야에서 국민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의 신제조 및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왔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와! 최고 기록.” 13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 KAIST 체육관에서 열린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국제대회’. 착용형(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경쟁 종목인 ‘엑소(EXO)’에 출전한 김병욱 선수(47)가 3차 시기에서 3분42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자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이배슬론은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6가지 장애물을 짧은 시간에 실수 없이 넘는 경기다. 6가지 장애물은 앉았다가 일어서 책상의 컵 정리하기, 옷걸이와 테이블 사이 통과하기. 울퉁불퉁한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앞 경사 및 옆 경사 통과하기 등이다. 세 번의 기회를 주고 가장 좋은 성적을 채택한다. KAIST는 이번 대회에 김 씨와 여성인 이주현 씨(20)를 참가시켰다. 이 씨는 역시 3차 시기에서 5분48초로 최고 기록을 냈다. 이들은 최정수 교수(영남대 로봇기계학과)와 우한승 박사(KA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의 감독 아래 9개월 간 피나는 훈련을 했다. 이 종목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스위스 등 8개국 12팀이 참가했다. 이 대회는 2016년 처음 생겨 올해 두 번째 인데 주최 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한 곳에서 개최하기가 어렵자 출전팀이 있는 나라에 심판을 파견해 분산 개최하고 있다. 연구 책임을 맡은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그나마 방식을 바꿔서라도 대회가 열려 지난 4년간 발전시킨 기술을 공개하고 서로 배울 기회가 주어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내일 오후 11시 최종 순위가 발표된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는 12일 오후 내포신도시(홍성-예산) 도청 남문광장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와 도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도시 지정 충남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220만 도민이 힘을 모아 일궈낸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함께 축하하고 국가균형발전 견인과 환황해권 중심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양 지사는 “대한민국의 중심을 넘어 환황해권 중심을 향한 충청남도의 담대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혁신도시를 중심축으로 삼아 도내 5대 권역을 균형 있고 특색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충남형 뉴딜도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부남호 역간척,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및 수소도시, 스마트 그린시티 조성,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양 지사는 “서해안 스마트 하이웨이,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서해안 KTX 도입, 서산 군비행장 민항 건설 등 국가 발전을 이끌 인프라를 더 촘촘하게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충남 혁신도시 강소도시권, 천안·아산 스마트도시권, 국가 행정도시권으로 이어지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조성해 국가 중심축으로서의 발판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역사·문화적 전통을 공유한 환황해 지역이 이제 경제적 번영은 물론 세계 평화와 화합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우리 충청남도가 환황해권 중심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문표, 강훈식 국회의원, 유병국 도의원, 전영한 충남발전위원회 명예회장, 이상선 지방분권충남연대 상임대표, 황명선 시장군수협의회장, 나소열 전 충남혁신도시유치TF단장, 신안철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 전 회장, 이경호 의용소방대 도연합회 전 회장 등 18명이 혁신도시 유공 도지사상을 받았다.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선문대(총장 황선조)와 자매기관인 HJ매그놀리아글로벌의료재단(이사장 김상균) 등이 선문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10년부터 자원봉사 단체인 애원과 함께 해오던 캄보디아 의료 봉사를 하기 어려워지자 고국을 떠나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이들 기관 및 단체는 7, 8일 교내 보건관에서 학부 및 한국어교육원 외국인 유학생 600여 명에게 치과, 내과, 한방과 진료 서비스를 했다. 결핵, B형 간염, 혈액 검사도 하고 기숙사 입주 희망 유학생들의 X선 검사도 해줬다. 유학생에 대한 의료서비스 지원은 어느 때보다 시급했다. 이들이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체생활에 필요한 기본 검사는 물론 개인 질병에 대한 치료조차 미루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외국인 대상 의료 보험료가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선문대(총장 황선조)와 자매기관인 HJ매그놀리아글로벌의료재단(이사장 김상균) 등이 선문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쳤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2010년부터 자원봉사 단체인 애원과 매년 함께 해오던 캄보디아 의료 봉사가 어렵자 고국을 떠나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이들 기관 및 단체들은 7, 8일 교내 보건관에서 학부 및 한국어교육원 외국인 유학생 600여 명에 대해 치과, 내과, 한방과 진료 서비스를 했다. 결핵, B형 간염, 혈액 검사도 실시하고 기숙사 입주 희망 유학생들의 X선 검사도 해줬다. 유학생에 대한 의료서비스 지원은 어느 때보다 시급했다. 이들이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체생활에 필요한 기본 검사는 물론 개인 질병에 대한 치료조차 미루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외국인 대상 의료 보험료가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작은 지구촌’이라 불리는 선문대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말 현재 선문대 유학생은 73개 나라 1800여 명으로 전국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의료봉사를 총괄한 문훈숙 애원 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의료진이나 학생들 모두 봉사에 기꺼이 참가해준데 감사드린다”며 “유학생들이 건강하게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문대 학생들은 의료봉사에 힘을 보탰다. 간호학과와 치위생학과 학생 100여 명은 봉사에 나선 의료진을 도왔다. 일부 학생은 유학생 통역을 도왔다. 자매 회사인 ㈜일화는 음료와 종합 비타민, 일미치과 그룹은 칫솔치약 세트를 유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윤운성 선문대 사회봉사센터장은 “의료 상황이 열악한 캄보디아 봉사를 못해 아쉬웠는데 그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도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과학기술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면 더 많이 관찰하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면서 더 잘 알게 돼요.” 7일 오전 대전 서구 대전엑스포시민공원 남문광장과 한밭 수목원에서 열린 ‘제2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결선 참가자 이윤서 양(10·대전 상원초 4학년)의 얘기다. 이 양은 장영실의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渾天儀)’를 중심으로 밤하늘의 신비를 그렸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화창한 주말 아이들은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한껏 펼쳐냈다.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예선(참가신청 973명)을 거쳐 전국 초중고교생 74명이 결선에 올랐다. KA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15개 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내놓은 과학기술을 주제로 그렸다. 대회장은 마치 과학학습장 같았다. 연구기관들이 10여 개의 부스를 마련한 뒤 장비를 가져와 시연하거나 과학 관련 자료를 나눠주고 궁금증에 대해 설명하자 대회 참가자와 나들이객 15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가장 중요한 표준의 하나가 시간이죠. 현재 300억 년에 1초의 오차만 허용하는 시계가 개발되고 있어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황응준 전문연구원의 얘기에 아이들은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비디오 현미경을 가져와 광물과 지폐, 피부의 세밀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은 손을 현미경으로 비춰 보고 “당장 씻어야겠다”고 했다. 김성철 과학문화팀장은 “부모님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손을 씻으라고 타일러도 말을 잘 안 듣더니 현미경으로 보고 나서야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인류가 처음으로 실제 관측에 성공한 M87 블랙홀 사진 배경의 포토존을 마련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 정보 똑(Talk)바로, 원자력안전 올(All)바로’ 소책자를 통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KAIST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연구원은 기관 홍보를 담은 책자와 수첩 등을 제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에 대한 자료를 준비했다. 김이한 군(7·대전 기독초 1학년)은 “DNA 모형 키트(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를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에너지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KAIST 등은 각 기관의 연구내용과 홍보를 담은 책자와 수첩 등을 제공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과학적 지식을 회화적 구성으로 녹여내느라 안간힘을 쏟았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주제인 ‘사람을 위한 기계, 로봇’을 선택한 강지훈 군(12·서울 대현초 6학년)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일을 하는 미래의 모습을 담았다. 아버지 강승우 씨는 “그림대회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과학기술 주제들이 망라돼 있어 좋았다”며 “과학기술 연구기관들이 밀집한 ‘과학도시 대전’에서 이런 대회가 열리는 것은 상징성이 높아 보였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로 그림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는 신은지 양(13·인천 계산여중 1학년)은 천문연구원이 나눠준 책자 등을 읽으면서 그림 구상에 몰두했다. 어머니 손지윤 씨는 “은지는 조금이라도 멋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나눠준 팸플릿을 보고 충분히 공부하고 있다”며 “오늘 연구기관들이 과학에 대한 좋은 자료를 제공하고 친절히 설명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윤서 양의 아버지인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롯데케미칼 연구원 이기현 씨는 “과학기술을 미술로 그리라고 하니 아이들이 숙제나 과제라고 느끼지 않고 친근하게 접근한다”며 “과학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포커스를 잘 맞춘 이 대회에서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작품은 과학자와 미술전문가들이 공동 심사해 27일 수상작을 발표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별도의 시상식 없이 개별적으로 상장을 전달한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도 이번 대회부터 상금을 지원한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해석학자이자 역사철학자인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의 정신과학 연구를 사회의 실천적 삶에 초점을 맞춰 조명한 ‘딜타이와 해석학적 사회체계’란 책(집문당, 572쪽)이 나왔다. 1999년 독일 훔볼트 대학에서 ‘빌헬름 딜타이의 사회철학: 개인과 사회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은 양해림 충남대 교수(철학과)가 펴냈다. 이 책은 딜타이 정신과학을 중심으로 딜타이의 사회체계의 출발점, 딜타이 삶과 해석학적 사회체계와의 관계, 딜타이와 해석학적 역사성과의 관계 등을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양 교수는 “사회적·역사적 현실 속에서 실천적 삶을 통해 철학을 수행해야 한다는 딜타이의 지론에 공감해 그동안 후학들을 가르치면서도 시민활동과 사회활동 등을 통해 이를 구현하려고 노력해왔다”며 “딜타이에 대한 연구를 집성한 이 책이 동료 학자나 후학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시 인권위원장 등을 지낸 양 교수는 이 책과 동시에 ‘인권과 사회’(충남대학교출판부, 544쪽)란 책도 펴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