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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사탕, 그리고 기쁨의 삶(a life of joy).”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94세를 맞은 ‘투자의 현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삶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경제매체 ‘포천’은 그의 생일인 이날 독특한 식습관과 삶의 원동력이 된 6가지 습관을 조명했다. 버핏 CEO는 알려진 대로 패스트푸드 마니아다. 2015년 포천 인터뷰에서도 “여섯 살짜리 아이처럼 먹는다”며 감자튀김 과자인 ‘우츠(Utz)’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매일 코카콜라 다섯 캔을 마시며, 맥도널드에서 소시지와 베이컨 등으로 구성된 3.17달러(약 4200원)짜리 아침 식사를 즐긴다. 칠리치즈핫도그와 아이스크림 선대, 사탕 ‘시즈캔디’도 좋아하는 간식이다. 포천은 “사람들은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그가 건강 식단을 고수할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정반대”라고 전했다. 포천은 버핏 CEO가 ‘정크 푸드’에 가까운 음식을 즐기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일상의 6가지 습관’을 소개했다. 먼저 버핏 CEO는 8시간가량 잠을 잔다. 2017년 PBS 인터뷰에서도 “잠자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두 번째 비결인 카드 게임은 또 다른 삶의 활력이다. 그는 매주 친구들과의 브리지(Bridge) 게임에 8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세 번째 비결은 가벼운 일정이다. 바쁜 일정에도 ‘아무것도 없는 날’을 꼭 만든다. 네 번째는 독서로, 하루 대여섯 시간을 독서와 명상에 쓴다. 다섯 번째는 ‘감사’다. 포천은 이를 “자신의 축복을 세어 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 비결은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아는 것’이 꼽혔다. 버핏 CEO는 “인생의 성공 기준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당신을 사랑하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에 달렸다”고 했다. 포천은 “버핏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그의 주식 선택이 아니라 아이 같은 정신과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평했다. 버핏 CEO도 2017년 CNBC 인터뷰에서 “행복은 장수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선대를 먹거나 콜라를 마실 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94세가 됐다. 포춘지는 이날 장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워렌 버핏의 의외의 식습관과 함께 음식 이상으로 진정한 삶의 원천이 된 그의 6가지 습관을 조명했다.‘코카콜라, 사탕, 그리고 기쁨의 삶’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포춘지는 먼저 그의 식습관을 조명했다. 포춘지는 “사람들은 며칠 전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비기술 미국 기업(버크셔 해서웨이)을 이끄는 그가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식단을 고수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겠지만 실은 정반대”라며 그가 좋아하는 메뉴를 나열했다.2015년 버핏은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6살짜리 아이처럼 먹는다”며 감자튀김 과자인 ‘우츠(Utz)’와 ‘코카콜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매일 코카콜라 다섯 캔을 마신다며 “내가 하루에 2700칼로리를 섭취한다면 그 중 4분의 1은 코카콜라일 것”이라고 말했다.2017년 HBO 다큐멘터리에서는 매일 맥도날드에서 소시지, 베이컨, 계란, 치즈 등으로 구성된 3.17달러짜리 아침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이 방영됐다. 물론 콜라와 함께였다.점심에는 종종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데어리 퀸에 들러 칠리 치즈 핫도그와 체리 시럽과 다진 견과류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선데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고급 캔디인 ‘시즈캔디(See‘s Candies)’도 그가 좋아하는 간식이다. 그는 소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미국의 금융사인 웰스 파고의 전 최고경영자(CEO) 존 스텀프는 “마치 ‘눈보라’가 치는 것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도 버핏 식단의 ‘목격자’다. 그는 2017년 레딧 게시글을 통해 “집에서 아침 식사로 오레오를 먹는 걸 봤다”고 적었다. 게이츠는 “그는 주로 햄버거, 아이스크림, 콜라를 먹는다”며 “젊은이들에게 나쁜 본보기를 보일지 몰라도 어쨌든 버핏에게는 맞는 식단”이라고 전했다.사실상 ‘정크 푸드’에 가까운 음식을 먹는데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1조 달러의 기업을 운영하는 그의 건강 비결을 포춘지는 ‘일상의 6가지 습관’에서 찾았다.첫째로, 버핏은 8시간 동안 잠을 잔다. 버핏은 2017년 PBS와의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싶지 않다. 난 잠 자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래서 보통 밤에 8시간 잔다”고 말했다.두 번째 비결은 카드 게임이다. 70개의 자회사를 둔 기업을 운영하는 그이지만 매주 친구들과 카드 게임인 브릿지(Bridge)를 하는데 8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7분마다 다른 지적 도전을 보게 된다”며 “뇌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세 번째 비결은 ‘가벼운 일정’이다. 2017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오마하의 현인(버핏)으로부터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자유로운 일정의 아름다움”이라며 “버핏의 일정에는 ‘아무것도 없는’ 날이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난 내가 싫어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며 “나는 내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네 번째 비결은 독서다. 버핏은 하루에 5~6시간을 독서와 생각하는데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섯 번째 비결은 ‘감사’다. 포춘은 이를 ‘자신의 축복을 세어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버핏은 지난해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울 메이트이자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이었던 찰리 멍거 옆에 앉아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 훌륭한 관리자, 훌륭한 가족이 있다. 삶이 여러 면에서 축복받았다”고 말했다.여섯 번째 비결은 ‘사랑하는 관계의 중요성을 아는 것’이 꼽혔다. 버핏은 “내 나이가 되면 인생에서의 성공을 측정하는 기준은 당신이 사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 중 실제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춘지는 “버핏의 가장 큰 교훈은 그의 주식 선택이나 시장 조작이 아니라, 아이 같은 정신과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2017년 CNBC 인터뷰에서 “행복은 장수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핫 퍼지 선데를 먹거나 콜라를 마실 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X’ 중단은 정당하다.”(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브라질에서 X를 금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가 아닌 ‘독재자’다.”(일론 머스크 X 소유주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 브라질 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X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평소에도 심각한 브라질 정치권의 좌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약 20%인 4000만 명이 X를 쓴다. 2017년부터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이날 X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서비스 중단 이유로 밝혔다. 특히 그는 머스크 CEO가 “브라질 주권, 특히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면서 자신이 초(超)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X를 우회 접속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자산도 동결된다. 브라질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기능을 한다. 총 11명의 대법관 또한 75세까지 재직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는 평을 얻는다. 특히 ‘합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와 달리 대법관 1인이 개별 사건에 직접 벌금 부과 등의 단독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2022년 10월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번 그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의 정치권에선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파 측은 “사법부를 정치화했다”고 반발했지만 좌파 진영은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에 X를 차단한 곳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X에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X’ 중단은 정당하다.”(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브라질에서 X를 금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가 아닌 ‘독재자’다.”(일론 머스크 X 소유주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브라질 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X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평소에도 심각한 브라질 정치권의 좌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약 20%인 4000만 명이 X를 쓴다.2017년부터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이날 X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서비스 중단 이유로 밝혔다. 특히 그는 머스크 CEO가 “브라질 주권, 특히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면서 자신이 초(超)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했다”고 비판했다.이에 따라 31일부터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X를 우회 접속한 게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자산도 동결된다.브라질 대법원은 헌법 재판소 기능을 한다. 총 11명의 대법관 또한 75세까지 재직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는 평을 얻는다. 특히 ‘합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와 달리 대법관 1인이 개별 사건에 직접 벌금 부과 등의 단독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2022년 10월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이번 그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의 정치권에선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파 측은 “사법부를 정치화했다”고 반발했지만 좌파 진영은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에 X를 차단한 곳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X에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가 28일(현지 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실적 상승 폭이 줄어든 데다 차세대 신제품 ‘블랙웰’ 생산 지연 문제로 실적 발표 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AI 수요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매출 122% 올랐지만…시장은 “글쎄”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발표한 자체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300억4000만 달러(약 4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3분기(8∼10월) 매출은 약 325억 달러(43조3700억 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 모두 각각 287억 달러와 317억 달러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AI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었다. 매출 증가율122%도 높은 수치지만, 앞서 보여준 3개 분기 연속 200%대 성장에 비해서는 ‘서프라이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 야심작인 ‘블랙웰’에 설계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고,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제조 공정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에서 블랙웰 결함으로 내년 1분기로 생산이 미뤄질 것이란 보도를 일부 확인한 것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11월∼내년 1월)에 블랙웰이 수조 원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8.4%까지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투자자들은 폭발적인 분기 실적에 익숙해졌는데 이번 수치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실망스러운 전망과 오랫동안 기대했던 블랙웰 칩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평가했다.● 황 “생성 AI 열풍은 계속될 것” AI 열풍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국내 반도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랙웰 신제품에 들어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HBM3E’ 물량 수주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각각 3.14%, 5.35%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4분기(10∼12월)부터는 12단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다. 블랙웰 신제품 출시 지연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공급 차질 위기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황 CEO는 이날 “생성 AI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매우 다양하다. 생성AI 모멘텀은 가속화되고 있다”며 AI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세계 데이터센터의 구식 장비를 교체하려면 1조 달러의 장비가 필요하다. 교체 프로세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블랙웰 차질은 설계상의 일시적인 문제로, 전체적인 AI 시장 성장세에 대한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5년 뒤인 2029년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시장 규모가 35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이 채 7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본격적인 TV 및 인터넷 선거 광고를 시작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최근 한 주 동안 총 6개 광고를 쏟아내며 특히 중산층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중 한 광고에서 해리스 후보는 이혼한 ‘워킹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신이 수도 워싱턴의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를 다닐 때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맥도널드에서 감자 등을 튀기며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이야말로 집권하면 중산층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후보라고 외친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중산층의 어려움을 모르고 이들을 위한 계획도 없으며 오로지 억만장자를 위한 감세 계획만 내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22일 CNN 또한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최초로 맥도널드 아르바이트생 출신 대통령 부부가 탄생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역시 최근 “고등학교 시절 맥도널드에서 일했고 일을 잘해 ‘이달의 직원’으로도 뽑혔다”고 밝혔다. 해리스 후보가 맥도널드 근무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인의 13%가 이곳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산층, 서민층 유권자와 공감하기 좋은 소재라는 의미다. 또한 NYT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이번 광고와 비슷한 광고를 더 내보내기 위해 올 8월에만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2025억 원)를 쓰기로 했다. 대선 전까지 추가로 3억7000만 달러를 더 지출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트럼프 후보는 장기인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은 물론이고 최근 ‘X’ 계정까지 되살려 게시물을 적극 게재하고 있다. ‘X’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그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하자 트럼프 후보가 이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정지했다. 분노한 트럼프 후보는 이후 ‘트루스소셜’에 매진했지만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다시 ‘X’에 복귀했다.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25일 오전∼27일 저녁에만 X에 18차례 글을 올렸다. 인플레이션, 중동 정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글을 올리며 해리스 후보를 맹공격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의 경제 공약은 공산주의적”이라며 그를 ‘카멀라 동지(comrade)’라고 비꼬았다. 또 대선이 실시되는 11월 5일이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강조의 의미를 담아 대문자로 적었다. 그는 다음 달 초 노동절 연휴 직후 6000만 달러(약 802억 원)의 TV 광고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 자격으로 불법 이민 의제를 관장해 온 해리스 후보가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로 비판하는 기존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짓고 잇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갑작스러운 미 연방기관의 환경 허가 재평가를 받게 됐다. 조지아주와 개발 담당자가 연방기관에 제출한 자료에 “공장 완공 시 운영에 하루 최대 660만 갤런(2500만 L)의 물을 써야 한다”는 정보가 누락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기관으로 미국 내 수역 및 습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육군 공병대는 최근 HMGMA가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제 당국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민원에 따라 이 공장의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2년 10월 약 10조 원을 투자해 8000명을 고용하고,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르면 올 10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공장 건설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현대차가 생산 라인을 완공하고도 자칫 연내 생산 시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현대차는 이번 환경평가 재검토가 공장 가동 계획에 차질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대차 법인은 “미 육군 공병대의 요청에 조지아 당국이 적절한 시점에 관련 데이터(용수 공급 계획 등)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대차는 지역 사회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아주 주민 “현대차 공장으로 물 부족 심화” AP통신 등에 따르면 육군 공병대는 23일 서한을 통해 “새 정보가 등장한 만큼 현대차 공장의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정부 등이 2022년 공장 건설을 신청할 때는 현대차가 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에 최대 660만 갤런을 뽑아낼 것이란 정보를 빠뜨렸는데 이것이 알려진 만큼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 서배너모닝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올 6월부터 불거졌다. 조지아주는 HMGMA에 물 660만 갤런을 공급하기 위해 우물 4곳을 시추할 계획을 이때 공개했다. 현대차 공장이 예상보다 많은 수자원을 쓸 것임을 알게 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본격 반발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현대차가 물을 끌어다 쓰면 인근 주민의 수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며 “주 정부와 현대차 모두 주민의 식수와 농업용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지 환경단체도 “허가를 재평가하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고 맞섰다. 결국 연방기관도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받아들인 것이다. ● 조지아주 “공장 건설 지연 가능성 낮아” 다만 조지아주 측은 지역 언론에 “이번 사태가 공장 건설 등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낮다”며 “허가는 여전히 유효하고 작업 중단이 요구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 정부와 지역 경제단체가 ‘해외 투자 유치’에만 치중하고 관련 행정 업무를 제대로 처리 못 해 현대차가 피해를 입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일부 주 정부가 외국 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온 것과 관련된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지아주가 미 대선 최대 경합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현대차는 HMGMA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는 사기”라며 비판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선전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기도 돈도 더 많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후보직을 물려받았다. 그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여성,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또한 그는 다음 달 10일 ABC방송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주류 언론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앞섰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지지율 7%포인트 앞서… 지난달 모금액 3배 해리스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23일 페어리디킨슨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 전역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를 얻었다. 역시 트럼프 후보(33%)보다 높다. 해리스 후보는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자체 여론조사, 여론조사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조사 등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해 공개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를 눌렀다. 다만 22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해리스 후보(46%)를 앞섰다. 해리스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후 현재까지 5억4000만 달러(약 7160억 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약 한 달간 역대 어떤 대선 캠프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성 기부자, 신규 기부자가 많아 ‘풀뿌리 지지’가 강력하다는 평도 얻고 있다. 또한 해리스 후보는 7월 한 달 동안에는 3억 달러를 모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 측의 모금액은 약 3분의 1인 1억3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트럼프, 유세 강화… ‘낙태권’ 입장 변화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점을 들어 폐기를 찬성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낙태권 폐기 다섯 달 후 치러진 같은 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상원 다수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행정부는 여성과 생식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썼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25일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의 전국적 금지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패한 3개 경합주 즉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X’ 활동도 최근 재개했다. CNN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쟁자가 ‘인기 없는 현직 남성 대통령(바이든)’이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보다 젊고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지지율과 모금액에서 앞서면서 트럼프 측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25일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를 만드는 ABC 같은 곳에서 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며 다음 달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인기도, 돈도 더 많다.”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후보직을 물려받았다. 그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자신에 비판적인 여성,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또한 그는 다음 달 10일 ABC방송의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주류 언론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앞섰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지지율 7%포인트 앞서…지난달 모금액 3배해리스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23일 페어리디킨슨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 전역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특히 해리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를 얻었다. 역시 트럼프 후보(33%)보다 높다.해리스 후보는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자체 여론조사, 여론조사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 의 조사 등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해 공개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를 눌렀다. 다만 22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해리스 후보(46%)를 앞섰다.해리스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후 현재까지 5억4000만 달러(약 7160억 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약 한 달간 역대 어떤 대선 캠프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성 기부자, 신규 기부자가 많아 ‘풀뿌리 지지’가 강력하다는 평도 얻고 있다.또한 해리스 후보는 7월 한 달 동안에는 3억 달러를 모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 측의 모금액은 약 3분의 1인 1억3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트럼프, 유세 강화…‘낙태권’ 입장 변화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점을 들어 폐기를 찬성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을 보이고 있다.이는 낙태권 폐기 다섯 달 후 치러진 같은 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상원 다수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트럼프 후보는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행정부는 여성과 생식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썼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25일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의 전국적 금지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후보는 또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패한 3개 경합주 즉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X’ 활동도 최근 재개했다. CNN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쟁자가 ‘인기 없는 현직 남성 대통령(바이든)’이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보다 젊고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지지율과 모금액에서 앞서면서 트럼프 측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한편 트럼프 후보는 25일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를 만드는 ABC 같은 곳에서 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며 다음 달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며 2년 넘게 이어온 긴축 기조의 종말을 예고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에 미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하고 금값은 1%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들썩였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 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통화)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달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같은 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일자리 둔화세가 확인되면 이른바 ‘빅컷’ 즉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또한 “끈질겼던 인플레이션이 저물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5.00%로 만들었다. 2020년 3월 이후 첫 금리 인하였다.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 나스닥지수는 258.44포인트(1.47%) 오른 17,877.79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주가지수 유로스톡스600은 0.5% 상승해 3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795%로 6.7bp(1bp는 0.01%포인트) 떨어졌다(채권 가격 상승). 금과 가상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은 이날 장 중 전장보다 1.2% 상승해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6만∼6만1000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6만400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2일 기준 61조2662억 원으로 일주일 사이 1조142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76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모아진 만큼 이들 변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28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투자 불안을 해소할지와 미 대선 등이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Time has come)”고 말해 사실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단, 파월 의장은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인하의 시기나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북서부 와이오밍주의 국립공원인 그랜드 티턴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감소했고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우리의 두 가지 임무에 대한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매년 8월 말에 갖는 회의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은 연준 의장이 맡는데, 매년 이 연설에서 연준의 중요 금융정책 향방을 읽을 수 있어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올해는 파월 의장이 2022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고금리 시대의 막을 내릴 것인지, 금리를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두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통화정책의 효과성과 전달’을 주제로 한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진행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의 타이밍과 속도는 유입되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 가격 안정을 회복하고,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를 피하는 것”이라며 “과제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 결과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이날 연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진입했지만 그간 목표로 밝혀 온 ‘2%’에는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6월 기준 전년대비 2.5%로, 2022년 7%대에 달했을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1년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4.3%까지 올라 지난해 대비 약 1%포인트 상승했다. 파월은 “그러나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시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해고 증가 때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노동력 공급의 상당한 증가와 이전의 급격한 고용 속도의 둔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파월은 이날 연준의 적절한 정책 완화를 통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2% 인플레이션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금리 수준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 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과열되고 왜곡된 수요와 제한된 공급 간의 강한 충돌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봤다. 이어 “최근의 경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경제적 불황 없이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연설을 마치며 “팬데믹 동안 우리 (기존 경제) 지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이를 현재의 도전에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2월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13차례(약 1년 7개월) 연속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지만 한국만 불어나는 가계빚에 손발이 묶여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물가 수준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도 내리는 상황만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게 맞지만, 집값과 가계빚 등 금융 불안이 심각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 행진은 속속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행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앞서 캐나다가 주요국 중 최초로 올 6월부터 금리를 두 번 연속 낮췄고 6월에 금리를 한 차례 내린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중국도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췄고, 영국 역시 이달 초 4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미국도 다음 달 인하가 확실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참석자 중 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봤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점치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통령실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놨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이날 당장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애초에 가계부채 및 집값 관리에 실패한 것이 지금 한은의 손발을 꽁꽁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와서 내수를 살리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6월 말 현재 1896조 원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부동산 가격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 ‘가계빚-집값 늑장대응’ 부메랑… 내수침체에도 금리 못내려[한은 역대최장 금리동결]한은, 올 성장률 2.5→2.4% 하향… 이창용 “가계부채 위험 신호 많아”부동산 과열에 ‘금리인하’ 못꺼내… 정부, 뒤늦은 규제로 주담대 급증금융권 “금리인하 10월도 미지수”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부동산 시장 열풍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다.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발표하며 “내수는 시간을 갖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은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 등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카드를 선뜻 꺼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값-가계부채에 막혀 버린 금리 인하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4%로 낮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며 “소득 개선 지연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2.6%)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미룬 것은 내수 침체보다는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를 더 시급한 문제로 봤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대응에 대해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에게도 “만약 예전의 0.5% 금리 수준으로 조만간 돌아가서 ‘영끌’ 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이야기하겠다.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통화정책은 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8·8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2%로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올 6월 말 가계부채 잔액은 3개월 전보다 13조8000억 원 불어나 역대 최대를 보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늘어 전체 가계 빚 증가를 이끌었다.● 금리 인하 10월에도 미지수 정부의 ‘자충수’가 가계부채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해 초 1%대 정책 대출을 내놓고,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2단계 스트레스(가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미루는 등 주담대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를 줄이기로 하는 등 정부가 뒤늦게 규제에 나섰지만 효과 여부도 미지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리는 높여 놓고 가계와 기업에 저금리성 정책자금을 공급하면서 부채 급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책 대출 증가로 주택 수요는 늘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봉쇄함에 따라 주택 공급이 막혀 집값도 급등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결국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안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10월 인하를 점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JP모건은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는 11월로 한 달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너무 늦어져 경기 침체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금리 인상 폭이 작았던 만큼 금리 인하 속도도 미국보다 늦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와 공공기관 채용 등에서 비(非)백인계를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위헌 판결한 후 처음 치러진 매사추세츠공대(MIT) 입시에서 흑인, 히스패닉(라틴)계 입학생이 줄고 아시아계 학생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MIT는 “2028년 학번 학부생 모집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입학연도가 아닌 졸업 예상연도를 기준으로 학번을 표기한다. 미국 주요 명문대 중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후 선발된 학생들의 인종 구성 현황을 발표한 학교는 MIT가 처음이다. 올해 MIT 신입생 중 흑인, 라틴계, 원주민 및 태평양 섬 출신 학생 비중은 16%로 최근 몇 년간 평균(25%)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5%에 달했던 흑인 학생의 비중이 올해 5%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라틴계 학생 비중도 16%에서 11%로 감소했다.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47%로 7%포인트 증가했다. 백인 학생은 37%로 지난해(38%)와 거의 같았다.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했던 1960년대 도입된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태생적으로 ‘역차별’ 논란을 불렀다. 특히 주요 인종 중 학업 성적이 가장 우수한 아시아계는 “우리도 소수자인데 역차별을 받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백인 역시 불만이 많았다. 결국 백인과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이란 단체가 생겼고 하버드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의 위헌 판결을 이끌어냈다. 다만 미 주요 대학의 인종 다양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특히 MIT처럼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학업 능력이 필요한 대학은 인종 다양성이 앞으로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튜어트 슈밀 MIT 입학처장은 NYT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미적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 등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다닐 가능성이 작다. 이런 환경의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60)가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착용한 의상이 큰 화제다.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그는 ‘전사(戰士)’를 연상시키는 패션을 선보였다. 그가 입은 의상은 럭셔리 브랜드 ‘몬세’의 맞춤 정장이다. 2015년 한국계 로라 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페르난도 가르시아 디자이너가 공동 설립했다. 독특하고 현대적이며 비대칭적인 옷으로 유명하다. ‘블랙핑크’ 등 유명 연예인도 착용했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부인 시절 단정하고 고전적인 A라인 치마 등을 즐겨 입었다. 머리 모양도 주로 생머리 단발이었다. 이날은 팔이 드러나는 남색 민소매 정장을 입어 근육이 도드라진 팔을 노출했다. 땋은 머리 또한 하나로 묶어 길게 늘어뜨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를 두고 그가 ‘패션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고 분석했다. 남성적이고 공격적인 의상, 어두운 색상을 일부러 골라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이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두 디자이너는 미셸 여사의 간택에 반색했다. 가르시아 디자이너는 NYT에 “여성을 강하면서도 섹시하게 보이게 하고 싶다”며 미셸 여사가 이를 잘 구현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 역시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브랜드의 철학을 훨씬 잘 구현했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했다. 뉴욕의 유명 예술학교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대통령 부인들이 선호했던 브랜드 ‘오스카르 데라 렌타’에서 근무했다. 이곳의 동료였던 가르시아 디자이너와 몬세를 론칭했다. 미셸 여사는 과거 대만계 제이슨 우, 쿠바계 나르시소 로드리게스 등 각국 이민자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었다. 민주당 지지층인 비(非)백인계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2016년 동성결혼 찬반 논쟁이 한창일 때 성 소수자 로드리게스의 노란색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동성결혼 찬성’ 메시지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그녀는 짧은 바지 위에 벨트를 두른 짙은 남색 민소매 재킷을 입었다. 자켓의 옷깃은 목부위를 교차하며 군복 느낌을 자아냈고, 튀어나온 어깨 디자인은 이두근을 돋보이게 했다. 그건 절제되고 날카로운 일종의 문장이었다. ‘이건 싸움이 될 것이다’라는 암시였다.’ (뉴욕타임스·NYT)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패션이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르며 여전사를 연상시키는 패션을 선보였다.영부인 시절 오바마 여사는 주로 중단발의 생머리에 단정하고 고전적인 A라인 치마를 즐겨 입었다. 하지만 이날 그는 흑인 머리의 상징과도 같은 땋은 머리를 하나로 묶어 길게 늘어뜨렸다.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어두운 남색 민소매 정장을 통해 힘의 상징인 긴 팔뚝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바마 여사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오마바 전 대통령도 흔치 않은 어두운 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패션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을 내놨다. NYT는 “이날 복장은 전 영부인에게는 다소 놀라운 선택이었다”며 “위아래 복장은 물론 악세서리까지도 고도로 계산된 패션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격적인 의상으로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NYT는 “오바마 부부가 밝은 색상을 피하고 어두운 톤을 택한 건 앞으로 다가올 ‘힘든 싸움’과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전달하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날 오바마 여사가 입은 옷이 뉴욕의 하이엔드 브랜드 ‘몬세(Monse)‘의 것임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몬세는 2015년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인 로라 김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디자이너 페르난도 가르시아가 함께 만든 브랜드로, 앞서 ‘블랙핑크’ 등 국내 연예인들도 몬세의 옷을 입은 바 있다.NYT는 “몬세는 도미니카와 아시아계 (이민자) 미국인의 브랜드이며 로라 킴은 반아시아계 증오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패션계 인사 그룹인 ‘슬레이시안스’의 창립자 중 한 명”이라고 강조하며 오바마 여사가 소규모 독립 브랜드를 선택한 점을 눈여겨 봤다. NYT는 “이는 오바마 여사가 영부인때 보여준 행보와 완전히 일치한다”며 “그는 자신을 이용해 덜 알려진 패션 브랜드와 자신의 이야기, 즉 기업가정신과 멜팅팟, 아메리칸 드림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오바마 여사의 옷이 큰 화제가 되면서 두 디자이너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NYT에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여성들이 강력하면서도 섹시해 보이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며 “어제 오바마 여사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설 다음날 아침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폭격에 깨어났다는 김 디자이너는 “그 옷은 여성을 위한 해체된 남성복이었다”며 “오바마 여사는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잘 브랜드 철학을 구현했다”고 말했다.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간 뒤 뉴욕에서 패션으로 유명한 예술학교인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 영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오스카 드 라 렌타’에서 일하며 패션계로 진출했고, 이 곳에서 동료였던 가르시아와 몬세를 론칭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비(非)백인 학생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뒤 치러진 첫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입시에서 흑인과 라틴계 학생 수는 급감했고, 아시아계 학생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에 대한 배려 없이 역량 위주로 선발한 결과, 전통적으로 학업 능력에서 강세를 보여온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이 더 유리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MIT는 “2028년 학번 학부생 모집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입학년도가 아닌 졸업 예상년도를 기준으로 학번을 표기한다. 2028년 학부생은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폐지된 뒤 처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미국의 주요 대학 중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후 선발된 학생들의 인종 구성 현황을 발표한 건 MIT가 처음이다.MIT 발표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중 흑인, 라틴계, 원주민 및 태평양섬 출신 학생 비율은 16%로, 최근 몇 년 간 25%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인종 별로 보면 흑인 학생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중 라틴계 학생 비율도 16%에서 11%로 떨어졌다. 백인 학생은 37%로 지난해(38%)와 거의 같았다.반면,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47%로 7%포인트 증가했다.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인해 MIT가 지난 수십 년간 이뤄온 다양한 인종 및 민족적 다양성을 이전처럼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MIT는 “선발시 인종 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계를 제외한) 소수인종 학생들이 지원을 덜 해서 적게 뽑힌 건지를 알 수는 없다”며 “이번에 입학자 수가 줄어든 인종의 학생들이 과거에는 자격이 안됐는 데도 입학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앞서 일부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들은 “인종에 대한 배려로 실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비판해 왔다. 특히 이들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이란 단체를 만들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소수인종 정책 폐지를 이끌어 냈다.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학 캠퍼스의 인종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MIT처럼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학업 능력이 필요한 대학은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 나온다. 슈밀 MIT 입학처장은 NYT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미적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다닐 가능성이 적다”며 “이런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폐지된 만큼, 대학 입시에서 성적의 반영 비중을 줄여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대통령이 된 첫날,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 나는 국경을 막고, 침략도 막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곧바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20일 공언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정책’을 정조준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과 국경 관련 정책을 담당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후보는 ‘제3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하고 트럼프 캠프에 합류할 경우 미 대선은 더욱 박빙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취임 동시에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막고 보호소 폐쇄 이날 트럼프 후보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외곽에 위치한 소도시 하월의 경찰서 앞에서 범죄와 불법 이민 이슈를 중심으로 유세를 가졌다. 이 지역은 과거 백인 우월주의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이 활동했던 지역이다. 한 달 전에도 백인 우월주의 집회가 열렸을 만큼 극우 성향이 강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의 범죄는 통제 불능 상태”라며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범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였던 해리스는 미국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먼저 등장한 마르크스주의 검사였다”며 “불법 이민자 마약상과 갱단의 추방을 막기 위해 싸웠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 장벽 건설에 쓰이는 고가의 장비를 고철 가격에 팔아버렸고,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온 수백만의 불법 이민자를 미국에 받아들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해리스가 허용한 모든 사람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첫날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의 모든 도시 보호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한 사례도 언급했다. ●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 시사… 뜬금없이 ‘오바마 존경’ 발언도 이날 트럼프 후보는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이기면 케네디 주니어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냐’는 CNN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케네디 주니어는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해 양자 구도가 될 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든다. 이달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캠프에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을 테니 차기 정부에 날 중용해 달라’고 제안했다가 해리스 후보에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향한 구애가 실패하자 케네디 주니어 측은 트럼프 캠프와 손잡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후보는 유세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그의 아내를 존경한다”고 말해 뜬금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멋진 신사(nice gentleman)”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CNN은 “10년 이상 반목해 온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대통령이 된 첫날,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 나는 국경을 막고, 침략도 막을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곧바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20일 공언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정책’을 정조준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과 국경 관련 정책을 담당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날 트럼프 후보는 ‘제3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하고 트럼프 캠프에 합류할 경우, 미 대선은 더욱 박빙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취임 동시에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막고 보호소 폐쇄이날 트럼프 후보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외곽에 위치한 소도시 하월의 경찰서 앞에서 범죄와 불법 이민 이슈를 중심으로 유세를 가졌다. 이 지역은 과거 백인 우월주의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이 활동했던 지역이다. 한 달 전에도 백인 우월주의 집회가 열렸을 만큼 극우 성향도 강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의 범죄는 통제 불능 상태”라며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범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였던 해리스는 미국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먼저 등장한 마르크스주의 검사였다”며 “불법 이민자 마약상과 갱단의 추방을 막기 위해 싸웠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 장벽 건설에 쓰이는 고가의 장비를 고철 가격에 팔아버렸고,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온 수백만의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에 받아들였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해리스가 허용한 모든 사람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첫날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의 모든 도시 보호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한 사례도 언급했다.●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 시사…뜬금없이 ‘오바마 존경’ 발언도이날 트럼프 후보는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이기면 케네디 주니어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냐’는 CNN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케네디 주니어는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해 양자 구도가 될 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든다.이달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캠프에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을 테니 차기 정부에 날 중용해 달라’고 제안했다가 해리스 후보에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향한 구애가 실패하자 케네디 주니어 측은 트럼프 캠프와 손잡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이날 트럼프 후보는 유세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그의 아내를 존경한다”고 말해 뜬금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멋진 신사(nice gentleman)”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CNN은 “10년 이상 반목해 온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세액 공제 혜택을 없애는 것을 고려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가 폐지되면 관련 제품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는 물론 자동차 업계 등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자신이 집권 당시 “한국의 소형 트럭에 세금을 부과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켰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팔고 싶다면 상당한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미 노동력을 사용한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수품 공급망을 ‘100% 미국산’으로 채우겠다며 한층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도 예고했다. ● “전기차 의무화, 터무니없어” 트럼프 후보는 19일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요크에서 유세를 벌였다. 유세 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터무니없다(ridiculous)”고 비판하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위기 대책으로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는 것을 줄곧 비판해 왔다. 또 이날 유세지인 펜실베이니아주가 미국 내 주요 천연가스 생산지로 화석 에너지에 친화적인 유권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현 IRA 규정을 손보거나, 의회에 IRA 완전 폐지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세액 공제를 없앨 가능성을 거론했다. 현실화하면 IRA에 기대 대미 투자에 나섰던 한국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 자동차업체가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거듭 칭찬했다. 머스크를 내각 직책, 자문 등으로 임명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머스크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세 번 언급…초강력 보호무역 예고 트럼프 후보는 이날 약 50분의 유세 연설 중 한국을 세 번 거론했다. 자신이 집권하기 전 미국이 최악의 무역협정을 맺었었다며 “나는 한국의 소형 트럭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연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한국과 중국이 지금쯤 우리를 파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2021년 종료 예정이던 한국산 화물차 관세(25%)를 2040년까지 연장했다. 이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또한 그는 “내가 집권했을 땐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받았기에 인플레이션이 없었다”고 했다. 외국 제품에 10% 정도의 관세만 부과해도 엄청난 세금 감면,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의 무역관계는 매우 불공평하다”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100%나 200%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똑같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재집권 시 즉각 ‘국방물자생산법(DPA·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일본제철의 미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막겠다고도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인의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년 전 그가 공동설립한 관련 기업 ‘월드코인’은 이미 최소 160개 국에서 648만 명 이상의 홍채 정보를 모았다. 각국 정부 또한 뒤늦게 월드코인의 생체 데이터 수집에 금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WSJ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의 눈을 스캔해 디지털 신분증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암호화폐 시장을 구축하려 한다. 미래에 인간을 능가할 인공지능(AI)이 만들어질 것이고 인간과 로봇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으므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홍채 정보를 통해 ‘인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증명 체계를 만들자는 취지다.월드코인은 빛나는 은색의 농구공만한 장치인 ‘오브(Orb)’를 통해 홍채를 스캔해 디지털 신분증인 ‘월드ID’를 발급하며, 대가로 암호화폐인 ‘월드코인’을 준다. 이를 기반으로 ‘월드앱’에 로그인해 거래할 수 있다.하지만 월드코인이 인도네시아, 케냐, 나이지리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많은 사용자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재 홍콩, 포루트갈, 케냐, 서유럽 주요국 등은 월드코인을 조사하거나 자국 내 운영을 중단시켰다. 한국 또한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