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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3.4명이 감염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호흡기로 감염되며 치사율이 100%인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는다.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급기야 정부는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한다.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리는데…. 이것은 영화 ‘감기’의 줄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이 없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결과가 벌어질 것이다. 특히 한국은 백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이런 상황에 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09년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에도 백신 품귀 현상이 빚어져 일선 의료진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SK케미칼은 ‘백신 주권’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2006년부터 백신 개발을 차세대 성장 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2008년에는 국내의 대표적 바이오벤처인 인투젠을 인수하는 등 백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SK케미칼에서 다루는 백신은 총 11가지. B형간염과 수두,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Td(파상풍·디프테리아) 같은 질병의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부터 뇌수막염, 독감 백신 같은 기본 백신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폐렴, 자궁경부암,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들여온 제품들도 있다. 최근에는 독감과 성인용 Td, DPT 백신을 국내 최초로 주사기 안에 약물이 미리 채워진 형태(프리필드 시린지)로 내놓기도 했다. 현재 SK케미칼은 백신 수요가 갑자기 치솟을 경우에 대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포 배양방식의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존의 ‘유정란 백신 개발’ 방식은 계란에 바이러스를 집어넣어 배양하는 것으로 개발에 오랜 기간이 걸리고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었다. 유정란이 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되면 안 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충분한 양을 사전에 확보하기 힘들었으며, 유정란 준비에만 시간이 6개월이나 걸렸다. 이런 이유로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백신 생산과정을 세포 배양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SK케미칼도 포유류의 세포주(세포 배양을 통해 계속 분열하고 증식해 대를 이을 수 있는 배양 세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세포 배양방식의 백신은 갑작스럽게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도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개발 기간도 2∼3개월로 비교적 짧다”며 “균이 없는 환경에서 격리된 채 작업이 진행돼 불순물 발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올해 준공을 목표로 2010년부터 경북 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안동경북바이오단지에 ‘세포 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백신 생산 설비’를 짓고 있다. 이 공장은 6만3000m²의 터에 지어지며, 연간 1억4000만 도즈(1회 접종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케미칼은 또 세포 배양 방식을 활용한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신종 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동물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의 임상시험 계획을 국내에서 처음 승인 받았다. 범부처 사업단은 신종 인플루엔자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 분야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범부처 협력 체계 구축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부터 임상에 착수해 올해 8월 식약처로부터 동물 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한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3상 임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임상을 이끌고 있는 김우주 범부처 사업단장(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3상은 임상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며 “3상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인플루엔자 백신의 신속한 개발, 생산으로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 측은 “국내 백신 사업은 중장기적인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를 보여 왔다”며 “백신 제품군의 다양화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해 ‘백신 주권’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지방자치단체가 새로 만든 조례에 따라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진창수)는 24일 롯데쇼핑과 이마트, GS리테일,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이 서울 동대문구 등 지자체 5곳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지자체에 있는 대형마트들은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고, 매월 둘째와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 재판부는 “개정된 조례는 법률이 정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재량권도 남용하지 않았다”며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치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월 지자체들은 개정된 유통법에 따라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 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했다. 그러나 대구지법 등 지방법원이 “영업시간 제한을 강제한 것은 지자체의 재량을 박탈한 것”이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자 영업시간 제한 여부를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게 조례를 개정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직장인 유모 씨(35)는 ‘캠핑 입문족’이다. 가을에 가족과 캠핑여행을 떠나려고 몇 주 전 한 대형마트에서 무작정 텐트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캠핑을 가기로 가족과 약속해 놓고도 텐트 외에 뭐가 필요한지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유 씨는 이번 주초 대형마트에서 캠핑용품을 할인해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퇴근길에 대형마트에 들른 그는 캠핑 조리용품 일체를 구입했다. 최근 이마트가 이처럼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판매에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1위 대형마트로 1000만여 명에 이르는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들의 구매 행동을 예측해 매출을 늘리는 방식이다. 최근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出店)이 어려워지는 등 성장이 한계에 이른 상황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 소비자 구매패턴 분석해 메시지 보내 유 씨가 받은 메시지는 이마트가 캠핑용품을 사들인 모든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보낸 메시지다. 이마트는 고객들의 구매 정보를 분석해 캠핑용품 구매의 ‘공식’을 발견했다. 이마트에서 캠핑용품을 산 고객의 89%는 다시 이마트에서 관련 용품을 산다는 것이다. 특히 텐트 구매 고객의 53%는 3주 내에 관련 제품을 구매했다. 이들은 ‘텐트→타프(그늘막)→침구→조리용품→소품’ 순으로 사들였다. 이마트는 구매 시점 이후 3주를 전후해 캠핑용품 구매 고객에게는 선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캠핑족들이 라면, 즉석밥을 일반 고객보다 각각 3배, 2배 이상 많이 구매한다는 점에 착안해 텐트 옆에 ‘캠핑 전용 양곡 세트’도 진열했다. 이 세트는 하루 평균 500세트 이상 팔려 나가고 있다. 노은정 이마트 고객분석팀장은 “고객들이 뭘 살지 알려주는 빅데이터는 곧 매출”이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연어 매출 8배로 폭증 지난달 31일 이마트의 연어 매출이 평소보다 무려 8배로 뛰어올랐다. 비결은 역시 빅데이터에 있었다. 이마트는 각 분기에 한 번이라도 연어를 구입한 고객 4만여 명을 뽑아냈다. 이 중 최근 일주일 안에 연어를 산 고객을 제외하고 한 달 안에 연어를 구매한 적이 있는 고객에게 할인 행사를 고지했다. 연어 구매 경험이 있는 고객 중 최근 연어를 사가지 않은 고객은 연어를 다시 구매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한 게 주효했다. 대형마트에서의 빅데이터 분석은 국내에선 초기 단계에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진 적도 있다. 몇 년 전 미국의 대형마트 ‘타깃’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아용 분유 쿠폰을 발송하면서 한 여고생에게 쿠폰을 보내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타깃은 이 학생이 임신 테스트기를 산 정보를 바탕으로 분유 쿠폰을 보냈던 것. 나중에 그 여고생은 임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영재 KAIST 교수(경영학)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과거에는 파악 못했던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며 “판매 현장의 목소리와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면 성장이 정체된 국내 대형마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빅데이터 분석 ::온·오프라인에서 수집되는 거의 모든 정보, 즉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그 의미와 시사점을 찾아내는 기법이다. 소비자의 행동이나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부 김모 씨(37)는 최근 대형마트 과일코너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진열된 사과들이 대부분 크기가 작고 볼품이 없어서였다. 하지만 고민 끝에 사온 사과의 맛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크기는 작아도 예년에 먹던 사과보다 훨씬 달콤했다. 8월에 닥쳤던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가을 수확되는 사과와 배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당도(糖度)는 높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7일 사과농가 400곳을 대상으로 올해 9, 10월에 수확하는 사과 품종 ‘홍로’의 크기를 조사한 결과 응답 농가 64.1%는 ‘지난해보다 크기가 작아졌다’고 답했다. 응답 농가 중 4.9%만이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응답했다. 배도 마찬가지. 응답 농가의 48.6%는 ‘지난해보다 작아졌다’고 답했고 22.4%만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했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과일이 한창 자라는 8월에 가뭄으로 과일이 수분을 충분히 머금지 못해 예년보다 크기가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풍부한 일조량으로 광합성을 활발히 한 덕분에 과일의 당도는 높아졌다. 올해 사과의 평균 당도는 14Brix(브릭스·1Brix는 100g의 물에 1g의 설탕이 녹아 있는 수준)로 지난해보다 1Brix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육이 잘돼 크기가 큰 사과, 배의 당도가 더 높지만 올해는 예외인 셈이다. 대형마트들도 당도가 높은 작은 사과, 작은 배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5일까지 그동안 판매하지 않던 개당 200g 이하의 사과와 배를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판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작은 과일은 그동안 음료 등을 만드는 데 썼지만 올해에는 출하량이 많고 품질이 좋아 대규모 판촉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어떤 우유로 드릴까요?” 커피전문점 ‘폴 바셋’에서 라떼를 주문할 때 받게 되는 질문이다. 고객은 보통 우유인 ‘오리지널 우유’와 지방 함량이 적어 칼로리가 낮은 ‘저(低)지방 우유’, 소화 불량의 원인이 되는 성분은 없앤 ‘소화가 잘되는 우유’ 등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응당 라떼에는 보통 흰 우유가 들어간다는 상식과 달리 기호에 따라서 우유를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조방실 폴 바셋 마케팅 담당 과장은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저지방 우유나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 시장이 세분되면서 다양한 우유가 쏟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일반 흰 우유가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소화가 잘되는 우유, 잠이 잘 오는 우유, 행복한 젖소가 짜낸 우유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우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에는 우유업체들이 우유의 기능과 원유 등급을 두고 경쟁했다면 요즘에는 경쟁의 기준이 더욱 다양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유 먹고 속이 끓는 당신, 해결책은? 우유를 먹으면 속이 부글부글 끓거나 소화가 안 된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한국인 10명 중 8명은 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윤성식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는 “우유는 인체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영양소의 보고’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 속 유당분해효소의 합성이 줄면서 우유 섭취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며 “유당을 제거한 우유를 마시면 소화불량 없이 영양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갓 짜낸 신선한 우유라는 점을 강조한 제품도 있다. 매일유업의 ‘매일 좋은 우유’는 12시간 안에 집유(集乳)부터 생산까지를 모두 마치는 ‘하프 데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전용목장에서 원유(原乳·젖소에서 갓 짜낸 우유)를 배달하는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줄이고, 우유 생산 시간도 8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젖소에서 우유를 짠 시점부터 우유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12시간 정도만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 제품은 또 매일유업의 특허기술인 탈산소공법 ‘LDO(Low Dissolved Oxygen)’을 적용해 우유 본연의 맛을 살렸다. 산소가 우유를 변질시킨다는 점에 주목해 원유 속에 녹아들어가는 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우유의 잡맛을 없앴다. 행복한 젖소에서 짜낸 우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함유된 우유도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내추럴 플랜(Natural Plan)’은 목초를 많이 먹인 소에서 짠 우유다. 옥수수 등 곡물사료를 최소화하고 목초 비율을 70%까지로 끌어 올렸다. 이 우유는 지방분해를 돕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의 함량이 일반 우유보다 약 2.6배나 높다. 또 젖소 사육 과정에서 소의 발육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우지와 어분 등 동물성 사료는 쓰지 않는다. 좋은 먹을거리를 먹고 자란 만큼 내추럴 플랜 젖소 몸속의 세로토닌(행복 호르몬이라 불림) 함량은 일반 농가 젖소보다 25%가량 더 높다. 한국야쿠르트는 약 750마리의 젖소에서 하루 우유 2만4000병(930mL 기준)만을 한정 생산한다. 정길연 한국야쿠르트 마케팅부문장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가공을 덜한, 좋은 먹이를 젖소에게 먹여 우유 본연의 가치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SSG푸드마켓’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인 ‘SSG우유’ 역시 젖소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만든 제품이다. 이 우유가 생산되는 제주도 성이시돌목장은 약 720만 m²의 넓은 초지로 이뤄져 있다. 이 목장 젖소들은 농약과 합성 비료를 쓰지 않는 초지에서 자연산 목초와 유기농 사료를 먹으면서 자란다. 젖소 한 마리당 사육공간이 4000m²에 육박할 정도로 넓어 젖소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게 목장 측의 설명. 또 목장 안에 위치한 공장에서 젖을 짜낸 지 24시간 이내에 우유 제품을 제조해 갓 짜낸 우유 특유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 화성시 또나따목장의 ‘밤에 짠 우유’는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짜낸 우유만 따로 보관해 가공한 것이다. 이 시간에는 젖소의 체내에서 수면유도 성분 분비가 많아진다. 따라서 제품에 들어가는 수면 유도 호르몬(멜라토닌)의 함유량도 일반우유보다 3∼4배로 높아진다. 이 우유는 또 65도에서 저온 살균한 게 특징이다. 130∼150도에서 2∼4초간 살균하는 일반 고온살균 우유 속의 단백질은 고온에서 단백질 변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게 목장 측의 설명. 목장 관계자는 “저온살균 우유는 원유 자체가 가지는 영양분을 유지하면서 유해한 미생물을 살균한다”며 “저온살균은 우유 내 미생물과 미네랄 성분을 활성화시켜서 우유 본래의 신선하고 고소한 맛을 유지해 준다”고 말했다. 젖소가 아닌 산양에서 짜낸 우유도 있다. 이담산양의 ‘산양우유’는 평균 해발이 250m인 충남 금산군의 진악산 분지 중턱에서 방목해 키운 산양에서 짜냈다. 일반 우유에 거부반응이 있는 사람들에게 대체식품으로 좋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국내 축산농가들이 가구당 평균 1억 원이 넘는 빚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축산농가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1억277만 원으로 2005년(4438만 원)보다 무려 13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축산농가 부채는 2006년 4500만 원, 2007년 5270만 원에서 2008년 1억756만 원으로 급증했다가 2009년 6039만 원, 2010년 6103만 원, 2011년 8957만 원으로 떨어진 뒤 4년 만에 다시 1억 원대에 진입했다. 축산농가의 부채가 늘어난 것은 축산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난 반면 가격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축산농가의 연평균(2005∼2012년 기준) 생산비 상승률은 송아지 7.13%, 한우 3.29%, 돼지 7.78%, 닭 4.92%, 계란 4.20%에 이른다. 반면 축산물 농가의 판매가격지수(2010년 가격=100)는 지난해 81.5에 그쳤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우유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편의점에서 연간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가격도 100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편의점 업체들과 바나나맛 우유(240mL) 가격을 종전 1200원에서 100원(8.3%) 오른 1300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1500억 원 이상인 ‘효자 상품’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빠르면 이달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는 인상폭 조정이나 연기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빙그레는 조만간 대형마트들과도 바나나맛 우유 가격 인상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빙그레는 26일부터 1L들이 흰 우유 가격을 기존 2330원에서 2500원으로 170원(7.2%) 올리는 것도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경쟁사들의 잇따른 우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흰 우유 가격을 L당 220원 올렸으며, 매일유업도 26일부터 흰 우유 가격을 L당 200원 인상하기로 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대형마트들이 추석을 코앞에 두고 ‘가격 혈전(血戰)’에 돌입했다. 흥미롭게도 경쟁의 대상은 추석 선물세트가 아닌, 고구마와 쌀 등 일반 품목이다. 이는 1년 중 물건이 가장 많이 팔리는 9월 매출을 극대화해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전단을 발행하고 신문에 광고를 내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월요일인 16일 전단을 발행했다. 통상 목요일에 전단을 배포하지만 추석 전으로 이를 앞당긴 것. 이마트도 10일 전국에 전단을 500만 부 이상 발행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대규모로 전단을 발행한 것은 1월과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홈플러스 역시 12일 전단 발행에 나서 홍보전에 가세했다. 김형석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경기 침체와 의무 휴업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추석은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할인 경쟁은 한 업체의 ‘선공’에 다른 업체들이 대응하는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이마트는 호주산 찜갈비(100g)를 1380원에 내놓아 ‘가격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는 평소 가격보다 2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곧이어 롯데마트가 미국산 LA갈비를 100g당 1980원에 판매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미국산 LA갈비의 정상가는 3300원이다. 햇고구마와 햅쌀 등도 경쟁의 대상이다. 이마트가 최근 햇고구마 1.3kg을 4980원에 내놓자 롯데마트는 1.5kg을 6500원, 홈플러스는 1.5kg을 68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100g당 가격을 환산하면 업체 간 100원도 차이 나지 않는 셈. 또 롯데마트가 햅쌀(10kg)을 정상가보다 15% 낮은 2만4000원에 내놓자 이마트는 가격을 2만3800원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이 낀 9월은 매출이 연중 가장 높지만 추석 선물세트의 매출 비중은 20%에 그친다”며 “사실상 일반 품목이 추석 매출을 견인해 일반 품목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추석 전후 가족이나 친지에게 받은 용돈을 겨냥한 행사도 마련했다. 이마트는 10일부터 25일까지 대형가전의 행사 상품을 구매하면 최대 10%를 깎아준다. 자녀에게 받은 용돈으로 가전제품을 장만하려는 어르신들을 염두에 둔 행사다. 롯데마트도 18일부터 20일까지 장난감을 반값에 판매하는 ‘해피 토이저러스 데이’를 연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중단됐던 한우의 해외 수출이 다시 추진돼 주목받고 있다.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강원 횡성축협은 올 7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홍콩의 육류 수입업자와 접촉해 횡성한우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횡성축협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10월 횡성한우 축제에도 중국 수입업자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횡성축협은 내년 5월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을 것이란 전망에서 한우 수출을 추진 중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에서 발생하는 가축전염병. 우리나라는 2000년 구제역 발생으로 주로 아시아 지역 대상이던 한우 수출을 중단해야 했다. 이번 수출이 성사되면 2000년 이후 첫 수출 사례가 된다. 횡성축협은 한우가 일본 쇠고기인 와규(和牛)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출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횡성한우(1++ 등급 기준) 가격은 1kg에 약 12만 원인 반면 홍콩에서 비슷한 등급의 와규는 1kg에 18만∼20만 원 선에 팔리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해도 중국과 한국 간 쇠고기 수출에 대한 위생조건 협상을 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인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63). 서울에 사는 그가 경인고속도로로 출퇴근하며 내는 통행료는 한 달에 약 4만 원이다. 불황으로 한 푼이 아쉬워 도시락까지 싸갖고 다니는 그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1968년 개통된 이 고속도로의 투자비는 이미 모두 회수된 상태다. 김 씨는 “이미 투자비를 다 거둬들인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혹시 내가 내는 통행료가 다른 고속도로의 적자를 메우는 데 투입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인고속도로처럼 투자비가 모두 회수된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런 노선의 통행료로 다른 고속도로의 적자를 메우는 데 대한 불만이 크다. 10개 소비자단체들의 연합체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고속도로 통행료 합리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고속도로 통행료 원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현행 유료도로법은 유료도로의 통행료 징수 기간을 최대 30년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경인고속도로(1968년 개통)와 경부고속도로(1970년 개통) 등 개통된 지 30년 이상 된 도로에서도 여전히 통행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고속도로 중 경인고속도로(투자비 회수율 211.3%, 2011년 기준)와 경부고속도로(130.2%), 남해 제2고속도로(361.0%), 울산고속도로(247.7%) 등 4개 노선의 투자비는 이미 모두 회수된 상태다. 따라서 이들 4개 노선의 통행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도로공사가 투자비 회수가 끝난 노선에서의 통행료 징수 근거로 삼는 ‘통합채산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통합채산제는 전국 고속도로를 하나의 노선으로 간주해 손익을 따지는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의 김정훈 회계사는 “도로공사가 현재 고속도로 전 노선에 대해 통행료를 받아 일부 노선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며 “투자비가 회수된 고속도로 이용자가 적자 노선의 통행료까지 간접 지불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4개 노선의 통행료 무료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공사 측은 “대도시 인근 고속도로 정비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지금도 지방 등에 매년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다”며 “투자비 회수 노선의 통행료를 무료화하면 초기에 고속도로를 건설해 발전한 지역만 특혜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김유영·박재명 기자 abc@donga.com}

향기는 개인적이다. 어린 시절 엄마 품에서 나던 체취, 그에게 문득 호감이 느껴지는 찰나 후각을 덮치는 나무 내음, 망중한을 보내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바다 냄새….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고, 그 고귀한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향기는 값지다. 향수업체들은 올가을 제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향수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롤리타 렘피카의 ‘엘렘(Elle L'aime)’은 사랑이 찾아오는 행운의 부적으로 불린다. 프랑스어로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강렬한 라임향과 재스민향이, 이후에는 아로마성분인 일랑일랑과 코코넛꽃의 화려한 플로럴 향이 풍긴다. 사랑에 빠진 여성들의 은은한 잔향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3일부터 15일까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엘렘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미니어처 향수를 준다. 랑콤의 ‘라비에벨(La vie est bell) 라이트 에디션’은 기존 라비에벨 향수에 아이리스향이 얹혀져 더욱 달콤해졌다. 크리스털 향수병은 ‘인생은 아름답다’라는 향수 이름처럼 여성이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라비에벨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5개국에서 여성 향수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격은 30mL가 8만5000원. 조르조 아르마니 우먼의 시(Si)는 이탈리아어로 ‘그렇다’라는 뜻. 여성성이 지닌 고요한 힘을 대변하면서도 용기 있게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여성을 나타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련되고 정열적이고 강렬하며 부드러운 향기가 특징이다. 금단의 과일로 불리는 블랙커런트에서 추출된 향이 풍부한 과일향을 낸다. 가격은 50mL와 100mL가 각각 12만 원, 17만 원. 영국의 ‘조 말론 런던’은 귀족의 꽃인 작약의 화려함을 담은 향수 ‘피오니 앤드 블러시 스웨이드’를 내놓았다. 20세기 중반 영국 연회장의 모습과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차려 입은 여인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처음에는 신선한 아몬드와 사과향이 나다가 이후에 작약향이 풍긴다. 가격은 코롱의 경우 30mL와 100mL가 각각 8만 원대, 16만 원대. 갤러리아명품관은 10월 15일까지 미국의 향수브랜드인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리즈를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이 향수는 2년에 한 차례씩 미국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45일간 한정 판매된다. 에센셜 오일의 함유량이 30%로 일반 향수(2∼10%)보다 많다. 가격은 50mL가 45만 원. 프랑스 향수 브랜드인 아닉구탈의 ‘프티트 셰리(Petite Cherie)’는 사랑스러운 소녀의 감성을 표현한 향수. 이 향수의 이름은 창업자이자 조향사인 아닉 구탈이 그녀의 딸인 카밀 구탈을 부르던 애칭이다. 우리말로 ‘사랑스러운 우리 딸’ 정도의 뜻. 이 향수는 어린 소녀의 핑크빛 뺨을 연상시켜 ‘키스를 부르는 향수’로도 알려져 있다. 배, 복숭아, 로즈 머스크, 바닐라향이 뒤섞여 과일과 꽃이 어우러진 향기를 풍긴다. 향수병은 프랑스에서 제작됐으며 병에 달린 리본까지 전문 장인이 직접 묶었다고 한다. 가격은 50mL와 100mL가 각각 19만8000원, 26만2000원.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앞으로 정육시설이 없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작은 용량으로 포장된 쇠고기, 돼지고기를 쉽게 살 수 있다. 또 햄과 소시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델리카트슨형 정육점’이 2016년까지 80곳으로 확대돼 다양한 맛의 육가공 제품이 늘어나게 된다. 농협중앙회는 10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신개념 축산물 유통 채널 진출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소용량(200∼400g)으로 포장된 축산물을 농협에서 공급받아 판매하는 ‘칼 없는 정육점’이 크게 늘어난다. 냉장 진열대를 설치할 수 있는 1.5m²의 공간만 있으면 골목 슈퍼마켓도 축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 농협 측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포장된 축산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반영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축산물은 도매시장에서 내장, 머리를 제거한 ‘지육’ 형태로 공급됐고, 고기를 잘게 손질해 판매할 수 있는 정육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한편 이달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정육점에서 소시지 등 식육가공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됐다. 농협은 이에 발맞춰 올해 안에 즉석육가공품을 판매하는 정육점 10곳을 시범 운영하고 2016년까지 8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야채햄, 치즈소시지 등 다양한 제품이 제조, 판매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햄·소시지의 재료가 되는 돼지고기 앞다리 등 저(低)지방 부위의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부위별 수급 불균형도 줄어들 것으로 농협 측은 기대했다. 이와 함께 농협은 인터넷 방송 쇼핑몰인 ‘안심축산 사이버 장터’를 11월 개장해 유통 단계를 줄일 계획이다. 또 일반 정육점을 프랜차이즈화한 ‘안심축산전문점’을 지난해 300곳에서 2016년 1000곳으로 늘리고, 목우촌 등의 정육점형 식당도 지난해 601곳에서 2016년 16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이 이처럼 축산물 유통 채널을 다양화한 것은 유통 비용을 줄여 소비자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2012년 기준으로 한 마리 분량의 쇠고기 가격인 1179만1000원 중 도축장과 가공장, 소매점을 거치는 유통 비용이 534만2000원으로 45.3%나 됐다. 이 중 소매단계에서의 유통 마진이 433만9000원으로 전체 유통 비용의 81%를 차지했다.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는 “축산물 산지가격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는 반면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인 불합리한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축산물 유통 채널 발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1일 영국 런던의 대형 할인마트인 세인스버리. 이곳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우유업체인 크레이븐데일의 1L들이 흰 우유는 1파운드에 팔리고 있었다.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720원. 같은 날 서울의 이마트에서 같은 용량의 서울우유 흰 우유 가격은 2520원. 서울우유 제품이 크레이븐데일의 제품보다 약 30% 비쌌다. 런던 물가가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높지만 우유가격만큼은 예외인 셈이다. 최근 우유가격 인상으로 한국의 우유가격이 세계 주요 20개 도시 중 10번째에서 6번째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생활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우유가격은 세계 3위로 미국 뉴욕의 2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동아일보가 1일 KOTRA 무역관을 통해 서울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주요 도시와 중국 베이징과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20개 도시의 1L짜리 흰 우유 가격을 분석한 결과다. 동아일보는 각 도시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시장점유율이 1위인 우유제조사의 1L짜리 흰 우유 가격을 분석했다. ○ 뉴욕 파리 런던보다 비싼 서울의 우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우유가격(서울우유 기준)은 기존에 2300원(2.06달러)으로 20개 도시 중 순위가 10위였다. 하지만 8월 30일부터 서울우유 가격이 2520원(2.26달러)으로 인상돼 순위가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인상된 서울의 우유가격은 1위인 홍콩(2.64달러)과 2위인 싱가포르(2.42달러), 3위인 캐나다 토론토(2.37달러), 공동 4위인 일본 도쿄 및 오사카(2.35달러)에 이어 높았다. 서울은 런던(1.55달러·13위), 미국 뉴욕(1.40달러·15위), 프랑스 파리(1.38달러·16위), 독일 프랑크푸르트(1.31달러·19위)보다 물가가 낮지만 우유가격은 이 도시들보다 더 비쌌다. 경제 생활수준을 감안한 서울의 우유는 상대적으로 더 비싸졌다. 환율과 물가를 반영해 PPP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에 인상된 서울의 우유가격은 3.02달러로 20개 도시 중 3번째로 가격이 비쌌다. PPP 기준 우유가격이 서울보다 비싼 곳은 홍콩(3.64달러·1위)과 상하이(3.16달러·2위)뿐이었다. 또 미국 뉴욕의 우유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서울의 우유가격은 ‘215’로 서울의 우유가격이 뉴욕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유통 원가 낮춰야 우유업체들은 국내에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인건비 땅값 사료값 등이 비싸기 때문에 국내 우유가격이 비교적 높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의 우유가격 인상은 오른 원유(原乳·젖소에서 갓 짜낸 우유) 가격에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마진까지 한꺼번에 올린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1일부터 원유 가격이 L당 106원 올랐지만 흰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의 두 배 넘게(220원) 인상됐다. 우유가격 인상분에는 제조업체의 가공비 44원과 우유 대리점 마진 50원, 유통업체 마진 30원이 포함됐다. 김연화 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우유회사와 유통업체들이 원유 가격 연동제를 빌미로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현안분석실 연구위원은 “우유가격은 체감 물가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기에 유통구조 효율화 등의 가격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9월부터 정육점에서도 햄과 소시지를 만들어 팔 수 있게 된다. 국내 정육점이 다양한 수제 햄과 소시지를 취급하는 미국·유럽의 ‘델리카트슨(Delicatessen)’처럼 종합 육류 판매점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23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개정안은 다음 달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다. 새 시행령에 따르면 현재 고기만 팔 수 있는 정육점은 앞으로 식육(食肉) 가공품도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야채 햄이나 치즈소시지 등 다양한 제품이 시판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햄·소시지의 재료가 되는 돼지고기 앞다리나 뒷다리 등 저(低)지방 부위의 소비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이 햄, 소시지 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덜 짠 김치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22일 대형마트와 홈쇼핑 등에서 판매되는 16개 업체의 포기김치 16종을 시험 분석한 결과 김치 100g당 나트륨 함량이 540∼727mg으로 평균 643mg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스모크햄(612mg), 비엔나소시지(611mg)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인 1인당 하루평균 배추김치 섭취량이 70g인 점을 감안하면 김치로만 하루 450mg의 나트륨을 먹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 섭취량(2000mg)의 22.5%다. 일반적으로 소금의 40%는 나트륨 성분이다. 송규혜 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은 “한국인의 하루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장 섭취량의 2.4배(4831mg)나 된다”며 “김치에 ‘나트륨 등급제’를 도입해 ‘짠맛 김치’, ‘보통 김치’, ‘저염 김치’ 등으로 나눠 판매하는 등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부 강모 씨(60)는 22일 오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 장보러 갔다가 수족관을 가득 채운 전어(錢魚)를 보고 의아해했다. ‘가을 전어’란 입에 밴 말처럼 가을이 제철인 전어가 낮 기온 30도가 넘는 여름철에 한창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올해 전어 철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지난해보다 통통하게 살이 올랐고, 산지 시세는 작년보다 30% 정도 싸졌다. 전문가들은 높은 기온 때문에 바다의 수온이 오르면서 전어들의 먹잇감(식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해져 성장이 빨라지고 수량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전어가 많이 잡히는 전남 여수에서 자연산 활전어가 kg당 43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평균 시세인 6500원보다 33.8%나 저렴한 것이다. 올해 전어는 예년보다 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보통 마리당 50∼60g이었던 전어의 무게가 올해는 70∼80g으로 늘었다. 김상민 이마트 수산 담당 바이어는 “이상고온으로 수온이 올라가 난류성 어종인 전어의 출하가 빨라졌고 어획량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서둘러 전어 판매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압구정본점과 서울 무역센터점 등 수도권 8개점에서 서해안 산지에서 곧바로 배송한 전어를 5마리 20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22일부터 전국 60여 개 주요 점포에서 전어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격은 마리당 900원 안팎. 지난해 8월 말 마리당 1100원 정도에 판매했던 걸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18% 정도 저렴해진 셈이다. 한국의 서남해안에서 많이 나는 전어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뼈까지 먹으면 칼슘, 비타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어 피로해소와 피부미용에 좋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정직한 농부가 생산한 제철 식재료는 ‘럭셔리’의 진수죠. 고객들은 이제 외식업체의 마케팅이나 호객 행위에 속지 않아요. 진정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CJ그룹의 외식, 문화, 식품 브랜드 작업을 총괄하는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사진)은 최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건강한 식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고문은 오리온그룹에서 베니건스, 마켓오 등의 사업에 참여하며 부사장까지 지낸 뒤 2010년에 CJ그룹으로 옮긴 외식업계의 전문가. 그가 최근에 펴낸 푸드에세이 ‘히노스 레시피(Hino's Recipes)’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노 고문은 ‘외식업=콘텐츠산업’이라고 정의했다. ‘○○음식을 먹는다’, ‘○○식당에 간다’는 게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나타내는 수단이 됐기 때문에 외식업도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확실하게 어필해야 한다는 것.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은 많이 ‘이용’하지만 애플 제품은 ‘사랑’합니다. 외식업체가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으려면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웰 메이드(well-made·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노 고문은 ‘콘텐츠형 식당’의 대표적 사례로 CJ그룹 외식계열사인 CJ푸드빌이 지난달 경기 판교신도시에 문을 연 한식뷔페 ‘계절밥상’을 들었다. 계절밥상은 농가(農家)에서 식재료를 직접 공급받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쌈 채소, 감자보리밥 등 7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또 한국벤처농업대학 출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파는 ‘계절 장터’도 개설해 소비자와 농민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콘텐츠가 효과를 발휘해 최근 한 달간 고객 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노 고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농장+식당’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내년 3월경 경기 여주군 일대 약 3300m² 터에 ‘계절밥상’을 비롯해 제일제면소(면류 판매) 등 외식업체와 농장이 함께 들어서는 ‘CJ 푸드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농장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요리에 곧바로 사용하는 이른바 ‘가든형 레스토랑’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푸드타운을 세우려는 곳이 여주의 프리미엄아울렛에 가까워 쇼핑객들도 함께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장과 요리학교 등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풍부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앞으로 외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밥집다움’에 충실해 제철 식재료를 생산하기 위한 농부의 기다림과 정성까지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황수현 기자 abc@donga.com}

풀무원의 라면 브랜드인 ‘자연은 맛있다’는 ‘라면=합성 첨가물 덩어리’라는 상식을 깼다. 이 제품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을 사용했다. 갓 뽑은 생면을 고온에서 단기간 건조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면을 물에 넣고 가열하면 생면 그대로의 촉촉함과 탱탱함이 되살아난다. 생면이기 때문에 칼로리도 일반 라면보다 100kcal 이상 낮다. 또 제품에 L-글루타민산나트륨과 합성착향료 등 일반 라면에 많이 사용하는 화학적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그 대신에 맛을 내기 위해 표고버섯과 무, 양파, 양배추, 백합조개, 꽃게, 오징어 등 자연재료를 많이 사용했다. 민지현 풀무원 라면사업부 프로덕트 매니저는 “간편식을 먹을 때에도 맛뿐 아니라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자연은 맛있다’는 소비자들이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게 ‘꽃게짬뽕’과 ‘고추 송송 사골’, ‘맵지 않고 깔끔한 맛’, ‘얼큰하고 깔끔한 맛’, ‘백합조개탕면’, ‘오징어 먹물 짜장’, ‘골뱅이 비빔면’ 등 7종류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 중 ‘꽃게짬뽕’은 국내산 꽃게와 해물, 파, 마늘, 양파, 청양고추를 골고루 넣어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냈다. ‘고추 송송 사골’은 12시간 우려낸 쇠고기 사골육수를 진공 건조해서 깊고 진한 맛을 살려냈고, 청양고추보다 매운 베트남 고추와 대만 고추를 써서 얼큰한 맛을 강하게 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징검다리 연휴 기간이던 16일 저녁. 이날 근무한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원들이 기사 마감을 한 뒤 한 자리에 모였다. 일본 맥주를 맛보며 한 주간 쌓인 갈증을 날려버리기 위해서였다. 일본 맥주를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국산 맥주는 지루하다(boring)‘는 평가 등으로 외국맥주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최근 일본 맥주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맥주 수입액 3951만 달러 중 일본 맥주 수입액이 1322만 달러로 전체의 33.5%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한 일본 맥주업체가 올해 6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마련한 ‘팝업 스토어’에는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다녀가 평일 낮에도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 바이어는 “국내 소비자들은 ‘무겁고’ 쓴 맛이 강한 유럽식 정통 맥주보다 가벼운 느낌의 라거 타입 일본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본 맥주 수다’는 맥주 종류를 알 수 없도록 똑같은 컵에 따라 품평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이뤄졌다. 독자별로 맥주 취향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해 기자들이 평소 즐겨먹는 맥주(일본 맥주 제외)도 표기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삿포로 블랙라벨, 아사히 슈퍼드라이 등 일본 맥주 4종의 향과 맛, 뒤끝, 도수, 목 넘김 등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1.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권기범 기자=안주 없이 먹어야 하는 맥주다. 맥주 자체로도 충분히 맛을 느낄 수 있다. ‘밤의 에스프레소’ 같은 느낌이랄까. 청량감도 없고 거품도 그다지 많지 않지만 향이 전반적으로 강하다. 첫맛은 약하지만 끝맛이 강렬하다. 유럽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김범석 기자=오렌지 맥주 같다. ‘맥주에 뭘 탔나’란 생각도 든다. 톡 쏘는 맛이 네 가지 맥주 중 가장 약하지만, 목 넘김은 굉장히 부드럽다. 격하게 다투고 나서도 뒤끝이 없는 깔끔한 여자친구 같다. 술에 공포를 지닌 사람들에게 입문서 같은 역할을 할 듯하다. 김유영 기자=보리 맛과 향이 강해 고소한 느낌이다. 뒤끝과 목 넘김이 깔끔하다. 맺고 끊기가 확실한 사람 같다. 박선희 기자=살짝 과일향이 나면서 쓴맛이 강하다. 탄산이 비교적 많은 것 같다. 데스크=몰트향이 강하다. #2. 기린 이치방 시보리 김범석 기자=바닷가 모래사장에 파도가 쳤다가 물이 싹 빠져버리는 느낌이다. 첫맛이 강한데 끝맛은 약하다. 그래서 첫맛에 집중하게 된다. ‘냄비 근성’이란 말이 떠오른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것 같다. 박선희 기자=담백하다. 4개 중 가장 묵직하고, 목 넘김도 중후하다. 대중적인 맛이다. 김유영 기자=익숙한 맛이다. 국산 맥주 같아서 굳이 돈을 더 내고 일본 맥주를 사먹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 하지만 목 넘김이 깔끔하고 친숙하다. 폭탄주로 먹으면 싸한 느낌이 더 많이 날 것 같다. 권기범 기자=몰트향은 좀 있는데 강하진 않다. 라거맥주 치고는 맛이 풍부하다. 데스크=몰트향이 강하고 호프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3. 아사히 슈퍼드라이 김범석 기자=튕기지 않는 여자 같다. 첫맛이 밍밍하다. 탁 쏘는 느낌은 약하고 알싸함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 대신 부드럽다. 여자들이 좋아할 맥주인 것 같다. 마일드한 맥주가 끌릴 때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김유영 기자=미세하게 혀를 쏘는 느낌이 난다. 청량하고 톡 쏘는 느낌이 강해서 여름에 먹기에 좋을 것 같다. 목 넘김과 끝맛은 보통이다. 권기범 기자=첫맛이 강하고 탄산은 부드럽다. 향이 좀 있다. 드라이한 라거 같은 느낌이다. 다소 밍밍하다. 알코올 향이 강하고 목 넘김이 좋지만 청량감은 부족한 것 같다. 박선희 기자=약간 밍밍해서 농도가 약한 것 같다. 처음에는 가볍게 넘어가지만 맥주를 마신 뒤에는 깔끔하지 않게 남는 느낌이 있다. 데스크=한국 맥주에 가까운 맛이다. 더 차게 먹으면 훨씬 맛있을 것 같다. #4. 삿포로 블랙라벨 박선희 기자=과일을 먹은 것처럼 살짝 신맛이 난다. 뒤끝 없이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이 강하다. 여성스러움을 갖춘 ‘훈남 스타일’ 혹은 끈적이지 않는 ‘초식남’ 같다. 김범석 기자=맥주 특유의 톡 쏘고 알싸한 느낌이 덜하고 밍밍한 맛이 난다. 오크통에 오랫동안 숙성된 맛도 나지만 약간 쓴맛도 있다. 쓴맛이 그대로 목 뒤로 넘어가기 때문에 마시고 나서 잔여감이 비교적 강하다. 누군가를 혼냈는데 혼내고 나서도 찝찝한 느낌이다. 김유영 기자=보리향이 거의 없어 재미가 없다. 노래방에서 파는 무알코올 맥주 같기도 하다. 맛이 부드럽지만, 뒤끝이 깔끔하지 않다. 하루 종일 일을 많이 했는데도 다 마치지 못하고 집에 가는 듯한 느낌이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권기범 기자=쓴맛이 강하고 도수가 높은 것 같다. 동시에 드라이한 라거 같은 느낌이다. 목 넘김이 좋고 뒤에 남는 맛이 있다. 중간의 맛이 밍밍한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데스크=드라이한 맛이 강하다.정리=김유영·박선희 기자 abc@donga.com}

참치 통조림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참치에 다양한 맛을 더한 ‘가미 참치’의 종류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는 것. 동원F&B는 ‘동원 마요참치’와 ‘동원 매운고추참치’, ‘동원 볶음짜장 참치’, ‘동원 정통 불고기 참치’ 등 ‘가미 참치 4총사’를 판매하고 있다. 동원 F&B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스를 넣어 밥반찬뿐 아니라 다양한 요리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원 매운고추참치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져 있는 인도 고추인 ‘부트 졸로키아’를 넣어 매운 맛을 강화했다. 부트 졸로키아는 매운 맛을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SHU·Scoville Hot Unit)가 100만 SHU로 청양고추보다 100배 높아서 2007년 기네스북에 ‘가장 매운 고추’로 올랐다. 동원 매운고추참치는 기존 고추참치가 달콤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밥에 비벼 먹거나 술안주로 곁들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동원 볶음짜장참치는 갓 볶은 짜장 소스를 넣은 제품. 짜장 라면이나 짜장밥, 즉석밥에 넣어 먹기 좋다. 동원 정통 불고기참치는 맛있게 졸인 간장 소스를 넣어 불고기 김밥의 재료로 쓰거나 멕시코 요리인 ‘또띠아’에 올려먹기에 적합하다. 동원 마요참치에는 참치에 5가지 야채와 함께 마요네즈 소스를 넣었다. 반찬으로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김밥이나 덮밥, 샐러드 등의 요리에 활용하기에도 좋다. 이들 4가지 제품의 가격은 각각 1캔(100g)에 1800원. 동원 F&B는 가미 참치가 ‘바캉스 식단’으로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는 데다 휴대하기 간편하고 영양가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참치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수산물로 DHA, EPA, 칼슘,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치매와 고혈압 예방에 좋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