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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이용한 변호사들을 징계한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제재를 모두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적법하게 징계를 내렸다는 취지지만 ‘리걸테크’(Legal-Tech)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4일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행위(소속변호사 징계 등)는 변호사법에 따른 합리적 근거가 있는 행위로서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대한변협은 2014년 로톡이 출시된 이후 사설 법률 서비스 플랫폼은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변호사 알선’에 해당해 불법이란 주장을 펼쳐왔다. 이후 2021년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 등을 개정해 징계 근거를 마련했고, 이듬해 10월 로톡을 이용한 변호사 9명에게 견책~과태료 300만 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변호사 간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며 두 단체에 각각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 원씩을 부과했고 두 단체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이날 재판부는 “리걸테크 등 현실의 변화에 대응하여 탄력적이고 유연한 규제가 요구된다”면서도 “변호사 광고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원고 대한변협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밝혔다.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광고 관련 규정을 바꾸거나, 변호사들을 징계한 것은 적법절차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공정위가 시정명령 등을 내릴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두 단체가 번호사업계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경제적 이윤이나 이익을 얻은 바 없고, 변호사들에게는 로톡 이외에도 대체 가능한 광고 수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법조계는 앞으로도 리걸 테크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9월 법무부는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에 대해 변협이 내린 징계를 모두 취소한 바 있지만, 대한변협과 서울변회는 이날 판결을 토대로 법률서비스 플랫폼을 더 규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서울변회는 “그동안 비교적 신중하게 접근해 왔지만, 이제부터 엄중하게 대응하면서 규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판결 이유 등을 분석한 후 상고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드러난 사법부 전산망 해킹 사태와 관련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원이 현재까지 1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자료에 대한 파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향후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이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법부 전산망 해킹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유출이 확인된 문건에 언급된 개인은 총 1만7998명이었다. 올해 5월 대법원은 유출문건의 신청자를 기준으로 피해자 수를 4830명으로 특정했는데, 이 문건에 언급된 개인들의 규모가 파악된 것이다. 유출이 확인된 문서는 모두 회생 사건 관련 자료다.대법원은 신청인 4830명에 대하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우편 등으로 사고 관련 고지를 했고, 관련된 개인들 중 1만3177명에게는 개별 통지를, 연락처를 알 수 없는 4821명에게는 홈페이지 게시 방식으로 통지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대법원은 보안강화 종합대책 방안을 마련해 해킹사태 재발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USB 사용관리방안을 전국 법원에서 시행해 악성코드 유입을 막고, 정보시스템 역시 국가정보원의 보안인증을 받은 인터넷 가상화 시스템으로 전면 재구축해 배포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사법부 정보시스템의 종합 점검을 통해 기술적·물리적·관리적 분야에서 점검반을 구성·운영하여 보안취약점에 대한 보안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내용이 확인된 정보 유출 규모는 4.7GB(기가바이트) 분량의 문서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약 1000GB 분량의 유출 자료에 대해서는 피해규모 등에 대한 파악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조사 결과 라자루스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법원행정처 전산망에 악성코드를 심어 외부로 빼돌린 자료는 총 1014GB 분량이었다. A4 용지(2000자 기준) 약 26억2100만 장에 해당하는 분량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 풍자 연극을 준비하다 사전검열을 당하고 대사 수정 등을 요구받은 연출가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의 검열과 수정 요구는 헌법이 보장한 예술·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취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최미영 판사는 연출가 A 씨가 국가와 국립극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6일 “피고들이 원고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 때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2013년 5월 박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다가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됐다. A 씨는 윤 전 대변인을 풍자하는 연극을 준비하던 중 같은 해 9월 10일경 국립극단 사무국장으로부터 노란 봉투에 담긴 문서를 받았다. 이 문서에는 특정 대사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라는 취지의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A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9년 만인 2022년 10월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2013년 9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국립극단 기획공연 관련 현안 보고’ 문서 내용을 근거로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문서에는 당시 국립극단에서 선보인 다른 정치풍자극에 관해 “연출가에게 결말을 수정하게 하고 과도한 정치적 풍자를 대폭 완화하도록 지도하는 등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정부의 연극 대본 검열과 수정 요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건전한 비판을 담은 창작활동을 직접 제약한다”며 “법치주의 국가의 예술에 대한 중립성에 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국판 배심제’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더라도 실제 시행되는 비율은 8건 중 1건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은 728건의 국민참여재판 신청 사건을 처리했는데, 이 중 실제로 국민참여재판이 이뤄진 건 95건(13%)뿐이었다.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은 사유로는 피고인이 신청을 철회한 경우가 407건(55.9%), 법원이 신청을 거부(배제 결정)한 경우가 226건(31%)이었다. 2013년엔 764건을 접수해 345건(43.3%)을 실시했는데, 10년 새 실시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2008년 도입됐지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9월 말 기준으로 513건을 접수했으나 실시 건수는 70건(13.6%)에 그치고 있다. 특히 법원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거부하는 배제율이 2013년 14.8%에서 지난해 말 31.0%로 10년 새 두 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민참여재판법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일선 판사들 사이에선 복잡한 절차 등을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법정책연구원이 올해 5월 펴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8∼2022년 배제 사유 중 ‘국민참여재판 진행이 적절하지 않다’(58.9%)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피고인의 질병,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 등 법으로 정해진 다른 사유에 비해 판사가 재량으로 거절하는 사유가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송 의원은 “공판중심주의와 사법부 신뢰 강화라는 국민참여재판 도입 목적이 바래고 있다”며 “법원의 자의적 배제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 풍자 연극을 준비하다 사전검열을 당하고 대사 수정 등을 요구받은 연출가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의 검열과 수정 요구는 헌법이 보장한 예술·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취지다.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최미영 판사는 연출가 A 씨가 국가와 국립극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6일 “피고들이 원고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박근혜 정부 때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2013년 5월 박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하다가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됐다. A 씨는 윤 전 대변인을 풍자하는 연극을 준비하던 중 같은 해 9월 10일경 국립극단 사무국장으로부터 노란 봉투에 담긴 문서를 받았다. 이 문서에는 특정 대사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라는 취지의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A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9년 만인 2022년 10월 “표현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2013년 9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국립극단 기획공연 관련 현안 보고’ 문서 내용을 근거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문서에는 당시 국립극단에서 선보인 다른 정치풍자극에 관해 “연출가에게 결말을 수정하게 하고 과도한 정치적 풍자를 대폭 완화하도록 지도하는 등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재판부는 “정부의 연극 대본 검열과 수정 요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건전한 비판을 담은 창작활동을 직접 제약한다”며 “법치주의 국가의 예술에 대한 중립성에 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국판 배심제’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더라도 실제 시행되는 비율은 8건 중 1건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은 674건의 국민참여재판을 신청받아 95건(13%)을 실시했다.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은 사유로는 피고인이 신청을 철회한 경우가 407건(55.9%), 법원이 신청을 거부(배제 결정)한 경우가 226건(31%)이었다. 2013년엔 764건을 접수해 345건(43.3%)을 실시했는데, 10년 새 실시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국민참여재판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2008년 도입됐지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9월 말 기준으로 513건을 접수했으나 실시 건수는 70건(13.6%)에 그치고 있다. 특히 법원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거부하는 배제율이 2013년 14.8%에서 지난해 말 31.0%로 10년 새 두 배 수준까지 상승했다.국민참여재판법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일선 판사 사이에선 복잡한 절차 등을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법정책연구원이 올해 5월 펴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8∼2022년 배제 사유 중 ‘국민참여재판 진행이 적절하지 않다’(58.9%)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피고인의 질병,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 등 법으로 정해진 다른 사유에 비해 판사가 재량으로 거절하는 사유가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송 의원은 “공판중심주의와 사법부 신뢰 강화라는 국민참여재판 도입목적이 바래지고 있다”며 “법원의 자의적 배제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가 ‘상임위원 2인 체제’에서 내린 의결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이 사건 제재 조치는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방통위는 MBC ‘PD수첩’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것과 관련해 올 1월 MBC에 과징금 1500만 원을 부과했다. MBC는 ‘2인 상임위원 회의로 처분을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불복소송에 나섰다. 1심 재판부는 “다수결원리의 전제조건이 성립하려면 논리적으로 최소 3인 이상의 구성원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방통위는 “2인 체제가 강요되는 상황에서 2인 체제를 부정하는 경우 방통위의 기능이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즉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약 23억 원으로 알려진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의 수익 규모에 대해 “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엔 23억 원으로 적시됐지만 수사 대상 이외의 수익까지 포함한 전체 수익을 추산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브리핑에서 김 여사와 최 씨의 범죄수익을 묻는 질문에 “(도이치모터스) 비상장 때부터 (모녀가) 투자했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도 받아 팔고 해서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위법거래와 통상거래가 섞여 있는데 (통상거래는) 검찰 수사 범위도 아니고, 산정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22년 12월 재판부에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 모녀가 이 기간 실제 매매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과,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2022년 12월 29일 종가인 6100원에 팔았다고 가정한 ‘미실현 차익’을 합한 금액이다. 김 여사는 약 40억 원 상당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약 23억 원으로 알려진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의 수익규모에 대해 “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엔 23억 원으로 적시됐지만 합법적인 통상거래까지 수사한 것은 아니어서 전체 수익을 추산하지 않았다는 취지다.17일 브리핑에 나선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는 김 여사와 최 씨의 범죄수익을 묻는 질문에 “(도이치모터스) 비상장 때부터 (모녀가) 투자했고, 블록딜도 받아서 팔고 해서 이득을 본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거기엔 위법거래와 통상거래가 섞여 있는데 (통상거래는) 검찰의 수사범위도 아니고, 산정도 어렵다”고 설명했다.앞서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1심 재판이 진행중이던 2022년 12월 재판부에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김건희(약 13억9000만 원)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약 9억 원)이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거래)범위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한국거래소는 2009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를 기준으로 했는데 저희가 기소한 범위는 그 이후(2009년 12월 23일)부터”라고 말했다. 주가조작 이전의 거래, 공소시효가 지난 거래 등이 포함된 데다 범죄수익과 정상 수익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취지다.검찰은 법원이 권 전 회장 등 주범들의 범죄수익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1, 2심 재판부는 모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시세조종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의 액수를 산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주식시장은 제 3자의 거래 등 다른 변수가 있는 만큼 부당이득액을 딱 떨어지게 산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사진)가 첫 재판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황 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선고 결과는 12월 18일에 나온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 심리로 진행된 황 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황 씨는 이 같은 의견을 밝히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황 씨는 “제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겠다. 최대한 선처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말했다. 황 씨는 2022년 6∼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형수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됐다. 황 씨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곧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검찰은 “피해자의 상처와 수치심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이고, (영상이) 유포돼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황 씨에게 징역 4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다른 의사의 명의를 도용해 20여 개의 치과를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하다 해외로 도피한 유디치과 설립자 김모 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9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15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12년 8월∼2015년 11월 18명의 원장을 거짓으로 고용해 22개의 치과병원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유디치과는 ‘반값 임플란트’ 등을 홍보하면서 환자들을 끌어모았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15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김 씨는 미국으로 도피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김 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고, 공범인 유디치과 대표이사 고모 씨와 임직원 등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공범들의 유죄가 확정되자 검찰은 수사를 재개해 지난해 12월 김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은 올 2월 시작됐으나 도피 중인 김 씨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6차례나 연기됐고 결국 공시송달(주소가 불분명할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선고 공판에도 김 씨는 출석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정족수 7명을 채워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17일 임기를 마치는 이종석 헌재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헌재 재판관의 후임 공백에 따른 ‘헌재 마비’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헌재 결정에 따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등 주요 사건 심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헌재법상 재판관 6명만으로도 탄핵심판 인용이나 위헌 결정 등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6명만으로 심리·결정할 경우 정당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위헌·탄핵 결정 등은 6명 전원의 의견이 일치해야 인용할 수 있고, 1명만 반대하면 기각되는 만큼 주요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국회가 후임 재판관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급증에 ‘일할 수단’ 찾은 헌재헌재는 1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한 헌재법 23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정지 상태인 이 위원장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은 이 위원장이 냈지만, 헌재 결정의 효력은 헌재가 심리 중인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 법조계에선 헌재 결정이 후임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고 있는 국회에 대한 ‘반격’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에 퇴임하는 3명의 재판관은 모두 국회가 선출하는 몫이다. 헌재연구관 출신의 한 부장판사는 “9명의 재판관이 성향에 관계없이 일치된 의견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국회가 ‘식물 헌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헌재의 사건 심리가 어려워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국회가 이를 방치했고, 헌재로선 권한 내에서 일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했다는 취지다. 헌재의 결정은 헌법소원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소원은 2019년 2062건, 2021년 2201건, 지난해 1935건 등 최근 5년간 평균 2200건이 접수되고 있다. 정치적 파장이 크거나 민감한 사건도 많다. 헌재는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외에도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탄핵심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권한쟁의심판 사건 등을 심리하고 있다. 사형제 관련 형법 조항과 연명치료 중단 관련 연명의료결정법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현안도 산적해 있다.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하며 “재판관 궐위로 인한 불이익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국민이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분석이 나온다.● 6명으로도 가능하지만 정당성 시비 우려 하지만 재판관 9명으로 운영돼야 할 헌재가 6명만으로 사건을 심리·결정하는 것에 대한 법조계의 우려도 크다. 법적으로는 심리·결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정당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법이 재판관 7인 이상이 사건을 심리하도록 규정한 건 국회·대통령·대법원이 각각 지명한 재판관이 협력해서 치우치지 않게 심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 둔 것”이라며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다고 하면 어느 한 축의 대표성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국회가 후임 재판관을 서둘러 선출해 헌재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민의힘은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입장인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나라의 기틀이 흔들릴 수 있는 사건을 심리하는 기관인 만큼, 헌재가 혼수상태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결단을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야가 합의가 안 된다면 각각 1명씩이라도 서둘러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헌법재판소가 헌재 재판관이 최소 7명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조항의 효력을 14일 정지했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 정지 상태인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인용한 것이다. 헌재의 결정은 이달 17일 임기를 마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헌재 재판관의 후임을 국회가 추천하지 않으면서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을 비롯한 사건 처리가 ‘올스톱’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결정으로 헌재는 후임 재판관 3명 임명이 늦어지더라도 당분간 모든 사건에 대한 심리와 결정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헌재, “6명으로도 심리 가능” 헌재는 1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한 헌재법 23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신청인(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며 “23조 제1항에 따라 사건을 심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신청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청인으로서는 해당 조항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고, 3명의 재판관 퇴임이 임박한 만큼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위원장은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국회 탄핵소추안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17일 이 소장과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재판관이 6명에 불과해 이 위원장 사건은 물론이고 모든 사건 심리를 진행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헌재 재판관은 대법원장과 대통령, 국회가 각각 3명씩 지명하는데, 이번에 퇴임하는 3명의 재판관은 모두 국회가 선출해야 하는 몫이었다. 하지만 여야가 추천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헌재가 마비 상태에 빠질 거란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이달 10일 헌재 정족수 부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며 위헌 확인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헌재는 이날 결정에 대해 “임기제하에서 임기 만료로 인한 퇴임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임에도 재판관 공석의 문제가 반복하여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도 밝혔다. 재판관 직무대행 제도와 같은 제도적 보완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관이 7명보다 적어질 경우 헌재 기능이 마비되도록 두는 것이 헌법적으로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편의주의적 해석” 지적도 이번 사건은 이 위원장이 냈지만, 헌재 결정의 효력은 헌재가 심리 중인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 다른 사건도 ‘6명 체제’로 심리할 수 있는 것이다. 헌재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절차를 제때 진행하지 못해 신청인의 기본권은 이미 침해된 이후이므로 이를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다른 사건들도 마찬가지로, 결국 재판관 결위로 인한 불이익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국민이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선 헌재가 업무 마비를 막기 위해 편의주의적인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직 헌재 연구관은 “심판 정족수는 헌재 운영에 굉장히 근본적인 요건인데, 특정 신청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다른 사건에도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은 헌재 스스로를 위한 편의주의적 해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며 “민주주의는 법에 의한 지배라는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를 이번 인용을 통해 엄숙하게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쉬움을 표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헌재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감 이후 헌재 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며 “향후 진행될 헌재 심리가 이 위원장의 불법 행위에 대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1960년대 이른바 ‘유럽 간첩단’ 누명을 쓰고 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신근 씨(82)가 국가로부터 9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됐다. 징역형이 확정된지 54년 만인 올 6월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데 따른 것이다. 14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는 이달 4일 국가가 김 씨에게 9억12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유럽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동백림 사건’ 이후 터진 또 다른 공안 사건이었다. 해외 유학 중 동베를린(동백림)을 방문한 유학생들이 1969년 간첩 혐의로 기소됐는데, 당시 고려대 대학원생이던 김 씨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 서신을 전달받고 사회주의 관련 서적을 읽은 혐의가 적용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이 확정됐다. 이후 50여 년간 ‘공안사범’의 멍에를 지고 살아온 김 씨는 2022년 재심을 청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의 혹독한 고문이 이뤄진 끝에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였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당시 수사관들은 김 씨에게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반복하며 원하는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김 씨가 불법 구금, 고문 등 가혹행위로 말미암아 중앙정보부에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올 6월 13일 판결을 확정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통령이 헌법상 권리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신중히 행사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산하 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효훈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지난달 12일 발간된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역사와 행사 사유’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거부권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 스스로가 이송된 법률안에 대해 국회 논의를 존중하고 거부권 행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관은 거부권 행사 유형을 ‘법안이 헌법에 위배되는 경우’와 ‘정책적으로 부당한 경우’로 구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올해 8월 7일까지 행사한 거부권 15건 중 8건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였고, 7건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헌법적 사유로 거부한 법안에는 채 상병 특검법 2건과 김건희 여사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야당이 강행 처리해 권력 분립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정책적 사유로 거부한 법안에는 양곡법 및 방송3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판적 견해로 정당한 근거가 없다면 거부를 자제해야 한다는 ‘제한적 해석론’이 소개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용하면 결국 국회가 대통령의 정책에 부합하는 법안만 통과시키는 상황이 돼 삼권분립 원칙이 훼손된다는 취지다. 다만 헌법에 거부권 행사에 관한 요건은 규정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이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다는 견해도 함께 소개됐다. 장 연구관은 “법률안을 헌법적 사유로 거부할 경우 위반 조항이나 헌법상 원칙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법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고, 정책적 사유로 거부할 경우 법률안의 문제점을 논리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카드 대출과 보험약관 대출 받아서 ‘아도인터내셔널’에다 2000만 원을 입금했고, 이 많은 돈을 잃고 하루하루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자식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 근심하면서, 사람이 살아 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경기도에 사는 50대 정모 씨는 4000억 원대 투자금을 불법 조달한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업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사기범들을 엄벌해 달라며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하던 중 사기로 돈을 날리게 됐다는 그는 “대한민국에 왜 이렇게 많은 사기집단이 열심히 사는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지, 우리 법이 그들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며 “중형으로 다스려 달라”고 호소했다.● ‘다단계 피해’ 눈물의 탄원 1500건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사건 8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들에는 올해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강력처벌·엄벌 탄원서가 1556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탄원서를 쓴 건 주로 50, 60대 이상 고령의 피해자들로, 탄원서에는 대부분 정 씨와 유사한 피해 사연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피해자 김모 씨 역시 탄원서에서 “암 투병자는 몸이 아파도 사기당한 돈 때문에 일을 해야 하고, 이런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며 “사기범들에게 어떤 자비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주범인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정부의 인가·등록 없이 투자금 4467억 원을 받고(유사수신) 이 중 약 23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원금을 보장하겠다면서 ‘하루 2.5%의 이자’를 약속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사실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이자를 메우는 다단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년간 끌어모은 투자자는 약 3만6000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2106명에 달했다. 이 사건은 올 3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가 아도인터내셔널 계열사 대표를 변호해 논란이 일자 사임하기도 했다.● 서민 울리는 다단계 사기, 다시 증가 주범 이 씨는 올 7월 1심에서 사기와 불법유사수신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일반 사기죄에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이었지만 2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한 것에 비해선 형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는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에 적용하는데, 이 사건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은 수천만 원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적용되지 않았다. 서울 성동구의 최고급 아파트를 주소지로 등록한 이 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경제적 이유를 들며 국선변호인을 선임했고, 첫 공판기일에 변호인 변경 계획을 밝히며 재판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부당하게 재판 절차를 지연할 경우 (다른 사건과) 병합 없이 선고할 것”이라고 선을 긋자 그는 이달 7일에야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 다단계 사기 사건은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와 같은 불법 유사수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수는 302건으로 2022년(255건)보다 18.4% 늘어났다. 코인 관련 유사수신 범죄가 많던 2020년(396건) 이후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다단계 사기는 대표적인 서민 범죄로 다수의 피해자에게 회복되지 않는 피해를 안기는 경우가 많다”며 “증가세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 차원의 사전 예방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카드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받아서 ‘아도인터내셔널’에다 2000만 원을 입금했고, 이 많은 돈을 잃고 하루하루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자식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 근심하면서 사람이 살아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경기도에 사는 50대 정모 씨는 4000억 원대 투자금을 불법 조달한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업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사기범들을 엄벌해달라며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하던 중 사기로 돈을 날리게 됐다는 그는 “대한민국에 왜 이렇게 많은 사기집단들이 열심히 사는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지, 우리 법이 그들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며 “중형으로 다스려달라”고 호소했다.● ‘다단계 피해’ 눈물의 탄원 1500건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도인터내셔널’ 관련 사건 8건을 심리중인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들에는 올해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강력처벌·엄벌 탄원서가 1556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탄원서를 쓴 건 주로 50~60대 이상 고령의 피해자들로, 대부분 정 씨와 유사한 피해 사연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피해자 김모 씨 역시 탄원서에서 “암 투병자도 몸이 아파도 사기당한 돈 때문에 일을 해야하고, 이런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며 “사기범들에게 어떤 자비도 허용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 천막을 치고 시위도 이어가고 있다.주범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정부의 인가·등록 없이 4467억 원의 투자금을 받고(유사수신) 이 중 약 23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원금을 보장하겠다면서 ‘하루 2.5%의 이자’를 약속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사실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이자를 메우는 다단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년간 끌어모은 투자자는 약 3만6000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2106명에 달했다. 이 사건은 올 3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가 아도인터내셔널 계열사 대표를 대리해 논란이 일자 사임하기도 했다.● 서민 울리는 다단계 사기, 다시 증가주범 이 씨는 올 7월 1심에서 사기와 불법유사수신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일반 사기죄에 내릴 수 있는 최고 형량이었지만, 2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한 것에 비해선 형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는 1인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에 적용하는데, 이 사건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은 수천만 원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적용되지 않았다.서울 성동구의 최고급 아파트를 주소지로 등록한 이 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경제적 이유를 들며 국선변호인을 선임했고, 첫 공판기일에 변호인 변경 계획을 밝히며 재판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부당하게 재판절차를 지연할 경우 (다른 사건과) 병합 없이 선고 할 것”이라고 선을 긋자 그는 이달 7일에야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다단계 사기 사건은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와 같은 불법 유사수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수는 302건으로 2022년(255건)보다 18.4% 늘어났다. 코인 관련 유사수신 범죄가 많던 2020년(396건) 이후 감소하다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다단계 사기는 대표적인 서민 범죄로 다수의 피해자에게 회복되지 않는 피해를 안기는 경우가 많다”며 “증가세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 차원의 사전예방 대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50·수감 중)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됐다. 1, 2심은 1인당 수수 금액이 100만 원 미만으로 판단했는데, 룸살롱에 있었던 시간과 접대 내용 등을 토대로 계산하면 100만 원이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1회 100만 원이 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모 검사(49)와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54), 김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나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이 변호사와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김 전 회장이 2020년 10월 이른바 ‘옥중 서신’을 통해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쟁점은 나 검사가 받은 접대 금액이 100만 원을 넘는지였다. 3시간 반가량 진행된 술자리의 총비용은 536만 원. 술값·접객원 비용 등 481만 원과 추가 접객원·밴드 비용 55만 원을 합친 금액이었다. 참석자는 나 검사 등 피고인 3명을 비롯해 다른 검사 2명,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7명이었다. 이들이 머문 시간은 각각 달랐다. 검찰은 피고인 1명당 114만 원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계산했다. 481만 원은 피고인 3명과 다른 검사 2명에게 지급된 것으로 봤지만, 55만 원은 피고인 3명에게만 지급된 것으로 본 것이다. 다른 검사 2명은 접대액이 100만 원 미만으로 계산됐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1, 2심 법원은 나 검사 등 피고인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481만 원은 김모 전 행정관까지 6명으로 나눠야 하고, 55만 원도 다른 검사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나눠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1인당 수수액이 93만9000원이 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비용을 더 세분화하면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481만 원 중 240만 원은 ‘기본 술값(접객원 기본요금 포함)’으로, 1시간가량 늦게 온 김 전 행정관을 제외하고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기본 술값은 술자리가 시작할 때 5명에게 제공이 완료된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55만 원은 원심대로 4명이 나눠야 한다고 봤고, 나머지 241만 원에 대해선 전체 공통 비용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나 검사가 받은 향응액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1회 100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50·수감 중)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됐다. 1, 2심은 1인당 수수금액이 100만 원 미만으로 판단했는데, 룸살롱에 있었던 시간과 접대 내용 등을 토대로 계산하면 100만 원이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1회 100만 원이 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모 검사(49)와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54), 김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나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이 변호사와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김 전 회장이 2020년 10월 이른바 ‘옥중 서신’을 통해 폭로하면서 알려졌다.쟁점은 나 검사가 받은 접대 금액이 100만 원을 넘는지였다. 3시간 반가량 진행된 술자리의 총비용은 536만 원. 술값·접객원 비용 등 481만 원과 추가 접객원·밴드 비용 55만 원을 합친 금액이었다. 참석자는 나 검사 등 피고인 3명을 비롯해 다른 검사 2명,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7명이었다. 이들이 머문 시간은 각각 달랐다.검찰은 피고인 1명당 114만 원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계산했다. 481만 원은 피고인 3명과 다른 검사 2명에게 지급된 것으로 봤지만, 55만 원은 피고인 3명에게만 지급된 것으로 본 것이다. 다른 검사 2명은 접대액이 100만 원 미만으로 계산됐다며 불기소 처분했다.하지만 1, 2심 법원은 나 검사 등 피고인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481만 원은 김모 전 행정관까지 6명으로 나눠야 하고, 55만 원도 다른 검사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나눠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1인당 수수액이 93만9000원이 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반면 대법원은 비용을 더 세분화하면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481만 원 중 240만 원은 ‘기본 술값(접객원 기본요금 포함)’으로, 1시간가량 늦게 온 김 전 행정관을 제외하고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기본 술값은 술자리가 시작할 때 5명에게 제공이 완료된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55만 원은 원심대로 4명이 나눠야 한다고 봤고, 나머지 241만 원에 대해선 전체 공통 비용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나 검사가 받은 향응액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1회 100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시장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8일 확정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박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5월 상대 후보였던 오세현 전 아산시장에 대해 허위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2022년 11월 기소됐다.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이 건물을 허위로 매각해 재산을 은닉했다는 성명서를 작성한 뒤 언론에 배포했고, 이 내용이 보도되자 기사 링크를 지지자들에게 문자로 전송하기도 했다.1심과 2심 법원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올 1월 대법원이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판결을 파기했으나 대전고법은 사건을 다시 심리한 뒤 이전과 똑같이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재판부는 “피고인이 허위 사실이 담긴 성명서 등의 작성·배포에 관여했고, 적어도 문자메시지 배포 이전에 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그 허위성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