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윤완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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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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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北 김명길 스톡홀름行 편도티켓 예약

    5일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미가 아직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스웨덴 스톡홀름행 비행기를 탄다는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일 동아일보가 중국 국제항공에 문의한 결과 ‘김명길(Kim Myong gil)’이라는 이름의 탑승객이 3일 오후 1시 50분 베이징을 출발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CA911편 비즈니스석 예약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명길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3일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JS251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스톡홀름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길은 귀국 편을 정하지 않은 편도 비행기를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일정 변경을 자주해 혼란을 주는 만큼 김명길의 탑승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북-미 실무협상이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개최된다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1일 담화 발표 때만 하더라도 판문점이나 평양이 유력한 협상 장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동선상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건 대표는 2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개천절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만큼, 이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3일 오전에야 워싱턴을 떠날 수 있어 판문점이나 평양엔 4일 늦은 오후에나 닿게 되기 때문이다. 북-미가 마지막까지 협상 장소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건 ‘하노이 노딜’ 학습 효과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논의하는 북-미 간 ‘새로운 계산법’ 내지 ‘새로운 방법’을 놓고 팽팽한 탐색전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실무협상에 좀 더 내실을 기할 필요성에 공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북-미가 실무협상 장소를 밝히지 않는 이유를 묻자 “과도한 관심으로 준비 상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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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와 협상” 13시간뒤 美 보란듯 SLBM 도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실무협상 개시를 발표한 지 13시간여 만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유력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SLBM 도발은 2016년 8월 함남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의 발사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북-미 실무협상(5일)을 앞두고 기존 단거리미사일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기습 핵타격 위협을 과시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군은 2일 오전 7시 11분경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고각(高角) 발사된 뒤 정점고도 910여 km를 비행해 460여 km를 날아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0일 이후 22일 만이고, 올 들어 11번째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2000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가장 긴 사거리의 미사일 도발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현지 시찰을 통해 직접 공개한 신형 잠수함(3000t급 추정)에 탑재할 북극성-3형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 SLBM을 해상 바지선이나 신형 잠수함에 실어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일단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SLBM 도발 10시간 뒤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예고한 대로 모의 탄두가 장착된 미니트맨3 ICBM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미군은 발사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발사는 미군의 전략 억제력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며 북한 등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훈련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북핵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이라는 이름이 3일 오후 1시 50분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는 항공기(CA911편) 비즈니스석 예약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스웨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실무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2일 오전 7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연 뒤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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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삶 속에 파고든 안면인식 기술 “생활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지난달 11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부 차오양(朝陽)구 진퉁둥(金桐東)로 횡단보도 앞 인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대형스크린이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엔 횡단보도의 폐쇄회로(CC)TV 감시카메라가 포착한 무단횡단 모습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사분할 된 영상에는 1~2시간 전 무단횡단을 한 사람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무단횡단자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 한눈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기자가 해당 도로를 찾았던 오전 9시경에는 이날 오전 6~7시경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무단횡단자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노출됐다. 이날 오전 6시 54분 40초에 무단횡단을 했던 백발의 남성은 파란색 공유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783’이라는 식별번호가 붙어 있다. ‘783’이 지금까지 무단횡단을 한 총 횟수는 두 차례로 나타났다. 안면인식 결과로 특정인의 무단횡단 행적을 추적했다는 뜻이다. 이날 오전 6시 38분 33초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포착된 남성은 안경을 쓴 외국인이었다. 그의 식별번호는 ‘303’. 무단횡단 횟수는 총 8회였다. 중국에선 외국인도 예외 없이 안면인식을 통한 추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무단횡단 횟수도 기록한다 일부 시민은 화면을 손가락질하며 “저 사람이 무단횡단 했네”라고 말했다.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다.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감시 카메라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쓸모가 많아요. 이 화면에 나오고 싶지 않다면 녹색 불에 길을 건너야 할 겁니다.” 돤샤오훙(段小紅·32·여) 씨는 “안면인식 화면 설치 뒤 무단횡단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일상생활 속 안면인식 기술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는 걱정이 안 되냐?’고 묻자 “얼굴이 화면에 나오니 당연히 개인정보가 노출될 것이다. 하지만 보안검사처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왕팡(王芳·35·여) 씨는 “안면인식으로 무단횡단을 줄이려는 건 수동적인 방법”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교통규칙을 준수하려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고 굳이 지키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촬영되는 줄 모르고 찍힌 뒤 이렇게 큰 화면에 얼굴이 나온다. 프라이버시 보호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베이징 서부 시청(西城)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도 안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얼굴 모습을 비롯해 개인정보를 등록한 후 분리수거함에 접근하면 쓰레기 투입구가 자동으로 열린다. 주민들이 안면인식 분리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리면 포인트를 적립해 달걀 소금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베이징에선 현재 쓰레기 분리수거가 의무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함부로 버린 쓰레기로 주변이 지저분한 곳이 많다. 하지만 올해 7월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한 이곳은 매우 깔끔했다. 주민들은 반겼다. 왕메이자오(王美嬌·70·여) 씨는 ‘개인정보 유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린 폭로를 걱정하는 범죄인이 아니다”며 “어디를 가든 얼굴만 있으면 된다. 두려울 게 뭐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다시 베이징 서남쪽 펑타이(풍臺)구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아파트 출입문에 안면인식 시스템이 있었다. 미리 등록한 사람에게만 녹색 등이 켜지며 문이 열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접근하면 빨간색 등이 켜진다. 주민들은 출입문에 서기 전 선글라스를 벗는 등 이미 적응한 모습이었다. 리빙(李¤·60·여) 씨는 “첨단과학 기술 문제는 잘 모르지만 국가이익 보호 관점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임대가 금지된 공공임대주택을 몰래 재임대한 얌체들도 안면인식 기술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는 이달 말까지 시내 공공임대 아파트 59곳 전부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출입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5일 찾은 중국 최고 대학 베이징대의 출입문에도 안면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안면인식으로 출입문을 통과한 이 대학 학생 쑨(孫)모 씨(24·여)는 “편리하다”면서도 “개인정보를 학교가 아닌 다른 기업이 수집해 이용하는 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안면인식 기술의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그런 가운데 안면인식 기술은 어느새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지난달 말 베이징 남부에 문을 연 세계 최대 다싱(大興)국제공항도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승객들의 신분 확인 과정을 간소화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중국 공항 200여 곳에서 승객들은 신분증 없이 안면인식만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과 광저우(廣州)에서는 지하철 개찰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국 소비자 보안업체 컴페리테크는 “2020년까지 중국에는 2명당 1개에 이르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의 진보, 교육의 퇴보” 대학 강의실에까지 손을 뻗친 안면인식 기술은 결국 논란을 크게 일으키기도 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중국약과대는 지난달 처음으로 대학 강의실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도서정보센터 쉬젠전(許建眞) 주임은 “출석 체크는 물론이고 학생이 제대로 수업을 듣는지, 머리를 드는지 숙이는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지, 눈 감고 조는지 모두 이 시스템의 법안(法眼·모든 법을 관찰하는 눈)을 피해 갈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일부 학생이 불만의 뜻을 나타내자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공부하기를 촉구하는 것이 불만인가? (그러고도) 너희들이 학생인가”라고 비난했다. 이는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학생들은 “프라이버시와 존엄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가장 아름다워야 할 대학생활이 지옥으로 변했다”는 노골적인 항의도 올라왔다. 그러자 중국 정부와 매체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 교육부가 “안면인식 기술을 강의실에 들여온 것은 데이터 안전과 개인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며 “학생에 대한 개인 정보 수집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인터넷판 논평에서 “안면인식을 교실에 들여온 것은 기술의 진보이자 교육의 퇴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CCTV는 “안면인식 시스템 설치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듣느냐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잘하는 학생, 속기에 능한 학생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고를 갖춘 학생을 길러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뛰어넘어 교육 윤리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약과대의 시도는 사실 중국 교육부가 장려한 ‘스마트 캠퍼스’ 구축 사업의 일부였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수업 과정 모니터링, 분석, 학생 지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대에도 안면인식 수업 태도 감시 시스템이 도입됐다.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의 한 중학교는 학생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교복’을 착용했을 정도다. 논란 속에서도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과학기술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14억 인구를 관리, 통제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AI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문제의식도 아직 그리 높지 않다. 베이징 시청구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허샤오아이(何小愛·34·여) 씨는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이미 내 개인정보들이 노출된 걸 알지만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중국 과학기술계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제품을 개발할 생각을 하지 프라이버시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인들의 삶 깊숙한 곳으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녹아든 AI 안면인식 기술. 많은 편리를 가져다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디지털 레닌주의(권력을 독점한 소수가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의 최전선이라는 우려도 지울 수 없었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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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슈트 입은 시진핑 “누구도 중국을 흔들 수 없다”

    회색 중산복(인민복)을 입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등장했다. 3만여 관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마오쩌둥 소환한 시진핑 시 주석은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중산복을 입었다. 영문 외신들은 시 주석의 중산복을 “마오 슈트(Mao suit)”라고 불렀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즐겨 입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 바로 아래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였다. 초상화 속 마오 전 주석도 역시 중산복을 입었다. ‘마오쩌둥 위의 시진핑’이란 말도 나왔다. 시 주석의 양 옆에 자리한 장쩌민(江澤民·93), 후진타오(胡錦濤·77) 전 주석은 정장 차림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역대 최대 열병식 직전 연설에서 “70년 전 마오쩌둥 동지가 세계에 장엄하게 중국의 건국을 선포했다. 70년 동안 사회주의 중국은 세계와 동방에 우뚝 섰다. 어떤 세력도 우리 위대한 조국의 지위를 흔들 수 없고 어떤 세력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이 전진하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고 천명했다. 시 주석이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에 마오쩌둥을 소환했다. 최고 지도자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마오쩌둥 시대처럼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셈이다.○ 미국 겨냥 삼위일체 무기 실전배치 시 주석이 “누구도 중국 지위를 흔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남중국해 대만 홍콩 등에서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에 ‘더는 건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미국과 군사 패권경쟁을 공식화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발언 직후 미국 전역이 사정권인 차세대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41 등 미국이 타깃인 신무기를 처음으로 대거 공개했다. 열병식 참가 무기 중 40%가 처음 공개된 신무기였다. 하이라이트인 둥펑-41 16기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자 함성이 터졌다. 사거리가 1만4000km에 이르며 발사 30분 만에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가 7000∼9000km에 달해 알래스카를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2 12기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항속거리가 8000km인 최신예 전략핵폭격기 훙(轟)-6N 3대도 베이징 상공에 등장했다. 미국을 타격, 위협할 수 있는 육해공 삼위일체의 전략무기가 같은 날 동시에 공개된 것이다. 둥펑 계열 등 중·장거리 미사일만 112기를 공개했다. 극초음속 활강 기술로 미국 항모전단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17 16기, 항모 킬러로 불리는 창젠(長劍·DF)-100 32기도 처음 포착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한 뒤 중국에 중거리미사일 제한 조약 체결을 압박하는데도 중거리미사일을 대거 공개한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 마지막에 “위대한 중국 만세, 공산당 만세, 인민 만세”를 외치며 애국주의를 자극했다. 열병식에서 병사들은 “당의 지휘를 따른다”를 거듭 외치며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열병식에 초청된 중국인들은 얼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그려넣고 오성홍기를 흔들며 붉은 물결을 이뤘다.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 노래를 합창했고 “공산당이 없으면 신(新)중국도 없다”고 외쳤다. 쑨모 씨(30·여)는 “열병식으로 조국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다”며 감격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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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건국 70주년 대규모 열병식…美 타격 가능 ‘둥펑-41’ 최초 공개

    중국이 1일 건국 7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국력을 과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힘도 중국을 흔들어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에는 일국양제를, 대만에는 평화통일을 언급하며 애국, 단결, 민족주의를 거듭 외쳤다. 이날 열병식은 건국 70주년을 자축하는 70번의 예포 발사와 오성홍기 게양식으로 시작했다. 인민복 차림의 시 주석은 양 옆에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대동한 채 “지난 70년 동안 중국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어떠한 힘도 우리의 지위를 흔들 수 없다.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어떠한 세력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홍콩 반중시위, 경제 둔화 등 내우외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홍콩과 대만을 겨냥해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원칙을 준수하며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내일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단합하자고 주문했다. 연설 말미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여, 위대한 중국 공산당이여, 위대한 중국인들이여 영원하라!”고 외쳤다. 시 주석은 텐안먼 광장 앞 창안제에서 미리 도열해 있던 59개 제대, 1만5000명 군사의 사열을 받았다. 최첨단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 한 열병식은 그 자체로 미국을 향한 메시지였다. 가장 이목을 끈 무기는 미국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 이날 최초 공개된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4000m여서 전 세계가 사정권이다. 최고 10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공격 목표의 오차 범위도 100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활강 기술을 사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둥펑-17’,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00’ 등도 선보였다. 미국 F-35에 맞먹는 신형 스텔스 전투기 ‘J-20’, 미 군용헬기 블랙호크에 필적하는 ‘Z-20’ 도 가세했다. 중국 언론은 이날 열병식에 동원된 무기 중 40%가 최초로 공개됐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전략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뜻을 알렸다”고 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위협 효과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건국 70주년을 맞아 각국 지도자들도 축전을 보냈다.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순서로 축전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북한은) 나라의 안정과 핵심이익을 수호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중국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빛내기 위한 한 길에서 언제나 (중국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어 ‘북-중 간 여러 차례의 상봉(정상회담)에서 이룩된 중요한 합의정신’을 언급하며 “새 시대의 요구와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염원에 맞게 (양국 관계가) 날로 활력 있게 발전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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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애국심 고취’ 열풍… 홍콩선 “1일은 애도의 날”

    중국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둔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 한가운데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당으로 총출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지도부는 이날 오전 기념관에서 마오쩌둥 좌상에 허리 굽혀 세 번 인사하고 1층 로비에 전시된 그의 시신을 참배했다. 시 주석과 최고지도부는 이날 열사기념일을 맞아 톈안먼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도 헌화했다. 기념비 앞에는 ‘인민영웅은 천추에 길이 빛나리라(人民英雄永垂不朽)’라는 마오쩌둥의 금석문이 새겨져 있다. 마오쩌둥이 초안을 잡고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쓴 뒷면의 비문에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1949년 중국 건국까지 투쟁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 시 주석이 이 기념당을 참배한 것은 2013년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이후 6년 만. 미중 무역전쟁 등 위기 속에서 그가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 함께 마오쩌둥을 기린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이던 5월 1930년대 마오쩌둥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위두(于都)현에서 기념비에 헌화한 뒤 “현재는 새로운 (대)장정이다.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경기 둔화, 홍콩 시위로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오쩌둥 시대처럼 어려움을 참고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 투쟁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무위원이 아닌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시 주석 및 상무위원 7명과 나란히 선 장면이 포착돼 ‘제8의 상무위원’이라 불리는 그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시 주석은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일 오전 연설에서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치욕을 씻고 미국을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夢)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30일 오후 신중국 건국 70주년 초대회 연설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과 함께 홍콩을 언급했다. 그는 “애국심이 넘치는 홍콩, 마카오 동포들의 노력으로 홍콩과 마카오는 반드시 조국과 함께 발전 및 진보할 수 있으며 내일은 더욱 좋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경축일을 준비하는 베이징과 달리 홍콩에서는 반중·반정부 시위대가 1일을 ‘애도의 날’로 부르며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 “10월 1일 순국열사(가 되자)”라는 내용의 시위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지하철과 쇼핑몰에 불을 질러 “캠프파이어로 국경일을 맞이하자”는 글도 올라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1일 베이징에서 건국 70주년 축하 불꽃놀이가 열리는 동안 홍콩 도심에선 시위대로 인한 불길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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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6년 만에 마오쩌둥 참배…홍콩선 “1일은 애도의 날”

    중국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둔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 한가운데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당으로 총출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지도부는 이날 오전 기념관에서 마오쩌둥 좌상에 3번 허리 굽혀 인사하고 그의 시신을 참배했다. 마오쩌둥 시신은 방부처리 돼 기념당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다. 시 주석과 최고 지도부는 이날 열사기념일을 맞아 톈안먼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도 헌화했다. 기념비 앞에는 ‘인민 영웅들은 천추에 길이 빛나리라(人民英雄永垂不朽)’는 마오쩌둥의 금석문이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마오쩌둥이 초안을 잡고 중국 초대 총리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쓴 비문이 있다. 비문은 1840년 아편전쟁부터 1949년 중국 건국까지 투쟁의 역사를 기록했다. 시 주석이 이 기념당을 참배한 것은 2013년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이후 6년만이다. 무역전쟁 등 미국의 전방위 압박과 경기둔화 위기 속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 함께 마오쩌둥을 기린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5월 그는 1930년대 마오쩌둥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위두(于都)현에서 기념비에 헌화한 뒤 주민들에게 “현재는 새로운 (대)장정이다. 우리는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무역전쟁, 경기둔화, 중국에 대한 공개적 저항인 홍콩 시위로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오쩌둥 시대처럼 내외의 어려움을 참고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 투쟁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무위원이 아닌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시 주석 및 상무위원 7명과 나란히 선 장면이 포착돼 ‘제8의 상무위원’이라 불리는 그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시 주석은 70주년 기념일 당일인 1일 오전 연설에서 1840년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치욕을 씻고 미국을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夢)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톈안먼 일대에서 열리는 사상 최대 열병식도 다분히 미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열병식에는 미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뿐 아니라 미군과 전투를 벌이며 ‘만세군(萬歲軍)’이라 불렸던 제82집단군 등 6·25전쟁에 참전한 부대들이 대거 열병식에 등장할 예정이다. 열병식 하루 전인 30일 오후 베이징의 일부 아파트에는 가스공급이 중단됐고, 주민들에게 1일 행사가 끝날 때까지 특정 장소에 모이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등 계엄령 통제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대한 경축일을 준비하는 베이징과 달리 홍콩에서는 반중·반정부 시위대가 1일을 ‘애도의 날’로 부르며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 “10월 1일 순국열사(가 되자)”라는 시위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지하철과 쇼핑몰에 불을 질러 “캠프파이어로 국경일을 맞이하자”는 글도 올라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 매체들은 홍콩 경찰이 전체 병력의 3분의 1인 1만 명을 시위진압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1일 오후 베이징에서 건국 70주년 축하 불꽃놀이가 열리는 동안 홍콩 도심에선 시위대로 인한 불길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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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실전배치 무기만 열병식”… 둥펑-41 전력화 시사

    중국이 정부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상 최대 열병식을 앞두고 미국을 겨냥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41의 등장을 예고했다. 중국은 행사 당일인 다음 달 1일 오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이어 80분간 군사 열병식을 진행한다. 열병식을 이틀 앞둔 29일 톈안먼광장에선 삼엄한 경비 속에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톈안먼광장 양쪽으로 7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을 지켜볼 관람석이 마련됐다. 쯔진청(紫禁城·자금성) 관람은 다음 달 1일까지 중단됐다. 1일 열병식 당일 톈안먼광장을 지나는 지하철 1호선 전체가 운행을 중단하고 다른 노선의 상당수 역이 폐쇄되는 등 철저한 통제가 이뤄진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베이징공항의 비행기 이착륙도 전면 중단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에 모두 59개 부대 1만50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무기장비는 580여 대, 군용기 160여 대가 참가해 “최근 수차례 열병식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육군 해군의 작전부대, 방공미사일 부대, 정보, 무인, 전략타격(중장거리 미사일) 부대, 폭격기 전투기 경보지휘기 부대 등이 총출동한다. 2015년 9월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는 1만2000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중국 국방부는 “열병식에 참가할 무기는 전부 국산이며 현역 전투장비”라고 밝혔다. 둥펑-41에 대해서는 최근 브리핑에서 “기다리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열병식 등장을 직접 예고했다. ‘현역’이라고 밝힌 것은 열병식 등장 무기 모두 실전 배치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둥펑-41이 등장하면 미국 전역을 사거리로 하는 ICBM의 실전 배치를 중국이 처음 공식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둥펑-41은 미국을 겨냥한 무기”라고 확인했다.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km에 달하며 핵탄두를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중국 국방부는 “육해공군 무인화 작전의 발전 방향을 과시할 것이며 많은 무인장비가 처음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신형 초음속 정찰 드론인 DR-8의 등장을 예상했다. 열병식 이후엔 톈안먼광장 등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長安)대로 일대에서 군중 10만 명이 참가하는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오후 8시부터는 공연과 불꽃놀이도 열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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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저우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 잘 못다루면 쇼비니즘 빠질 우려”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이다.” 왕이저우(王逸舟·62·사진)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중국은 (지금) 민족주의 정서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이 빠른 시기일수록 민족주의에 대한 통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미래의 중국 지도자들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을 지낸 왕 교수는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을 맞아 25일 본보와 인터뷰를 했다. “(미국 등이 주장하는) 중국에 대한 편협한 편견은 나쁘고 틀렸다. 반면 우리(중국) 사이에도 극단적 민족주의가 존재한다. ‘중국이 강해졌으니 다른 이들이 기쁘든 그렇지 않든 우리만 기쁘면 그만’이라는 태도는 안 된다.” 그의 언급에는 중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신중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민족주의를 잘 다루면 사회의 신념을 높이고 사기를 북돋아 중대한 도전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민족주의를 잘 다루지 못하면 매우 편협한 쇼비니즘(맹목적 애국주의), 배외(排外)주의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민족주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늘날 중국은 (민족주의 문제를) 제어할 수 있다.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가 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상태가 되면 안 된다. (민족주의를) 무한하게 과장하면 안 된다.” ―통제 불가 상황을 어떻게 피해야 하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개방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개방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지속적인 개혁은 편협한 배타적 민족주의를 피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강연에서 ‘중국이 두렵고 친해지기 힘들다’는 외국인의 지적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지금 우리는 중국(외교)에 대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다. 외부 세계는 이 변화를 우려한다. 중국인 대부분은 중국이 강해져 좋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균형이 필요하다. 중국 인민을 기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민을 행복하게 하는 동시에 중국이 (세계에)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가 느끼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왕 교수는 “중국은 굴기(崛起) 과정에서 왜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불공정하다거나 손해를 본다고 느끼는지 깨닫지 못했다”며 “중국의 굴기를 국제사회가 점차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여전히 많은 글로벌 문제(해결)에 중국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치가 직면한 도전은 무엇인가. “정치의 현대화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정치 현대화는 정치인들이 역할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권력을 운용하고 효과적으로 이들을 감독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부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소득·지역 격차, 소수민족과 한족 간 격차 등이 크고 부의 분배가 공평하지 못하다. 중국 같은 큰 나라에서 이런 갈라짐이 장기화되면 결국 원심력(바깥으로 나아가려는 힘)을 만들 수 있다. 한데 모이는 게 아니라 분열하는 것이다.” ―당신은 국내적으로 ‘인(仁)의 사회’, 대외적으로 ‘지(智)의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중국이 전 세계의 환영을 받는 외교가 ‘지’의 외교다. ‘인’의 사회가 있어야 좋은 외교가 나올 수 있다. ‘인’의 사회는 매우 개방적이면서 정치가 인민과 매우 친밀하고 부패가 없으며 인민들이 호전적인 정서가 없이 다른 문화와 교류하기를 원하는 사회다. (중국이) ‘인’의 단계로 가려면 상당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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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으론 “인류공동체” 안으론 “중화민족 부흥”… 14억명 단결에 방점

    24일 베이징(北京)전람관은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 기념 특별전을 보려는 단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 국기인 붉은색 오성홍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공산당원 배지를 가슴에 단 이들이 많았다. ‘위대한 여정, 눈부신 성과―중국 수립 70주년 대형 성과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 1949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공산당의 70년 역사를 소개했다.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치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시기 전시 공간은 이전 지도자들의 집권 시기에 비해 비중이 훨씬 크고 화려했다. 입구엔 ‘부흥(復興)으로 가다’라는 큰 글씨가 있었다.○ 국내: “중화민족 한 가족, 함께 중국몽 건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정치적 풍파를 진압했다’는 제목의 사진 한 장으로 간단히 소개됐다. “당과 정부가 인민에 기대어 반(反)혁명폭란을 진압했다”는 설명 위에 톈안먼 광장 유혈진압(6월 4일) 5일 뒤인 그해 6월 9일 덩샤오핑(鄧小平)이 웃는 표정으로 수도계엄부대 간부들을 만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60, 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과 관련한 분명한 설명이나 소개가 없었다. 1968년부터 이어진 젊은이들의 농촌 하방 생활을 재현한 모형만 눈에 띄었다. 하방은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배워라”면서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낼 때 썼던 말이다. 특별전은 과(過)보다 공(功)을 내세웠다. 세계를 주도하는 강한 중국이 되려는 ‘중국몽(夢)’을 위해 애국이 필요하고 민족이 단결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했다. 시 주석은 2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왕민(王敏·47) 씨는 “문화대혁명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경제, 정치, 국제적 지위가 많이 높아지고 강해져 영광스럽고 민족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량단(梁丹·24·여) 씨는 “최근 2년간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 주변 정세가 그리 좋지 않다. 홍콩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하나의 집체로서 공통의 역량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해 적극적이었다. 그는 “고속 발전 시기에 태어난 나 같은 20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샤오펀훙(小粉紅·애국주의 색채의 누리꾼)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추절(추석) 때 베이징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식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의 영상을 매일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린다. 베이징 곳곳에는 “중화민족은 한 가족이다. 함께 중국몽을 건설하자”라며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붉은 바탕의 선전 표어들이 붙었다. 24일 전시장에서 만난 20∼60대 중국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공산당이 인민에게 요구하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 수립 초기인 1952년 국내총생산(GDP)은 679억 위안(약 11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0조309억 위안(약 1경5154조 원)으로 성장했다. 경제 규모가 무려 1325배 커졌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은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겠다며 ‘인류운명공동체’를 제시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중국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구 10억여 명의 큰 국가가 응집하게 만들려면, 진실을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민족주의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래야 중국을 다른 나라와 분리시켜 중국인이 중국을 열렬히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민족이나 국가 모두 만들어지는(構建) 것이다. 이를 적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평화적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외교: 유엔 영향력 높이며 일대일로 확대 중국은 197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다. 48년이 지난 지금 부쩍 커진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6일 “중국의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가치가 곧 유엔에 온다”는 기사에서 유엔에서 몸집을 불려가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은 방해자(spoiler)였지만 이제 유엔에 대한 재정 기여도를 높이면서 미국의 유엔 리더십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산하 15개 특별기구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업개발기구(UNIDO) 등 4개 기구의 수장이 중국 관료다. 미국 관료가 수장인 유엔 특별기구는 1곳에 불과하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도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한 미국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중국이 유엔 영향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기초 인프라 건설 투자로 중국과 주변 국가를 연결하려는 시 주석의 대표적 전략이다. 중국이 채무 함정, 환경 파괴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대일로를 유엔의 빈곤 완화 및 환경 보호 정책인 ‘2030년 지속가능 발전 목표’처럼 인식시켜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본보와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은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를 도울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해 이미지 전환을 시사했다. ○ 경제: 6% 이하 성장률 대비하는 중국 중국은 4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성장 위주 정책은 공급 과잉, 빈부 격차, 환경 파괴 등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 이하 성장률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셴(張宇賢)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은 최근 본보 등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동안 매년 평균성장률 9.4%를 지속해 왔다”면서도 “모든 나라가 고속 성장에서 중속, 저속 성장으로 갔다. 중국 역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지만 앞으로 5∼6%대 성장률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규모가 현재의 90조309억 위안 규모에서 100조 위안(약 1경6830조 원)이나 110조 위안(약 1경8515조 원)으로 커지면 경제성장률 4%나 5%로도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성장률보다 민생, 일자리 창출, 환경, 빈곤 퇴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안정 추구, 중기적으로는 구조개혁, 장기적으로 고속 발전에서 고질량 발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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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 70주년 앞둔 中, ‘중화민족 부흥’ 내세우는 이유는…

    24일 베이징(北京)전람관은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 기념 특별전을 보려는 단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 국기인 붉은색 오성홍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공산당원 배지를 가슴에 단 이들이 많았다. ‘위대한 여정, 눈부신 성과-중국 수립 70주년 대형 성과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 1949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공산당의 70년 역사를 소개했다.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치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시기 전시 공간은 이전 지도자들의 집권 시기에 비해 비중이 훨씬 크고 화려했다. 입구엔 ‘부흥(復興)으로 가다’라는 큰 글씨가 있었다.● 국내 : “중화민족 한가족, 함께 중국몽 건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정치적 풍파를 진압했다’는 제목의 사진 한 장으로 간단히 소개됐다. “당과 정부가 인민에 기대어 반(反)혁명폭란을 진압했다”는 설명 위에 톈안먼 광장 유혈진압(6월 4일) 5일 뒤인 그해 6월 9일 덩샤오핑(鄧小平)이 웃는 표정으로 수도계엄부대 간부들을 만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60~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과 관련한 분명한 설명이나 소개가 없었다. 1968년부터 이어진 젊은이들의 농촌 하방 생활을 재현한 모형만 눈에 띄었다. 하방은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배우라”면서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낼 때 썼던 말이다. 특별전은 과(過)보다 공(功)을 내세웠다. 세계를 주도하는 강한 중국이 되려는 ‘중국몽(夢)’을 위해 애국이 필요하고 민족이 단결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했다. 시 주석은 2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왕민 씨(王敏·47)는 “문화대혁명 때 많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경제, 정치, 국제적 지위가 많이 높아지고 강해져 영광스럽고 민족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량단 씨(梁丹·24·여)는 “최근 2년간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 주변 정세가 그리 좋지 않다. 홍콩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하나의 집체로서 공통의 역량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해 적극적이었다. 그는 “고속 발전 시기에 태어난 나 같은 20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샤오펀훙(小粉紅·애국주의 색채의 네티즌)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추철(추석) 때 베이징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식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었던 사람들의 영상을 매일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린다. 베이징 곳곳에는 “중화민족은 한가족이다. 함께 중국몽을 건설하자”라며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붉은 바탕의 선전 표어들이 붙었다. 24일 전시장에서 만난 20~60대 중국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공산당이 인민에게 요구하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 수립 초기인 1952년 국내총생산(GDP)은 679억 위안(약 11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0조309억 위안(약 1경5154조)으로 성장했다. 경제규모가 무려 1325배 커졌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은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겠다며 ‘인류운명공동체’를 제시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중국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구 10억여 명의 큰 국가가 응집하게 만들려면, 진실을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민족주의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래야 중국을 다른 나라와 분리시켜 중국인이 중국을 열렬히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민족이나 국가 모두 만들어지는(構建) 것이다. 이를 적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평화적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외교 : 유엔 영향력 높이며 일대일로 확대 중국은 197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다. 48년이 지난 지금 부쩍 커진 경제규모를 바탕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6일 “중국의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가치가 곧 유엔에 온다”는 기사에서 유엔에서 몸집을 불려가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은 방해자(spoiler)였지만 이제 유엔에 대한 재정 기여도를 높이면서 미국의 유엔 리더십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산하 15개 특별기구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업개발기구(UNIDO) 등 4개 기구의 수장이 중국 관료다. 미국 관료가 수장인 유엔 특별기구는 1곳에 불과하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한 미국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중국이 유엔 영향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기초인프라 건설 투자를 통해 중국과 주변 국가를 연결하려는 시 주석의 대표적 전략이다. 중국이 채무함정, 환경파괴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대일로를 유엔의 빈곤 완화 및 환경 보호 정책인 ‘2030년 지속가능 발전 목표’처럼 인식시켜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본보와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은 기초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를 도울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해 이미지 전환을 시사했다. ● 경제 : 6% 이하 성장률 대비하는 중국 중국은 4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성장 위주 정책은 공급과잉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 이하 성장률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센(張宇賢)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은 최근 본보 등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동안 매년 평균 성장률 9.4%를 지속해 왔다”면서도 “모든 나라들이 고속 성장에서 중속, 저속 성장으로 갔다. 중국 역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지만 앞으로 5~6%대 성장률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규모가 현재의 90조309억 위안 규모에서 100조 위안(약 1경683조 원)이나 110조 위안(약 1경8515조 원)으로 커지면 경제성장률 4%나 5%로도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도 주장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성장률보다 민생, 일자리 창출, 환경, 빈곤 퇴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안정 추구 중기적으로는 구조개혁, 장기적으로 고속 발전에서 고질량 발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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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부호, 5700억원대 택지 기부… 中압력 통했나

    홍콩의 부동산 재벌이 주택난 해소를 위해 대규모의 토지를 기부했다. 홍콩의 심각한 주택난은 중국 정부의 정치적 통제 강화에 대한 공포와 함께 홍콩 반중(反中)시위의 원인으로 꼽혀 왔다. 26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의 4대 부동산 개발기업 가운데 한 곳인 뉴월드(新世界)그룹의 에이드리언 청 부회장은 “300만 제곱피트(약 27만9000m²)의 토지를 홍콩 정부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며 “홍콩 시민 1만 명의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부한 토지 가치는 34억 위안(약 5727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월드그룹은 홍콩 북부 틴수이와이 지하철역 인근 토지(2만8000제곱피트)부터 사회단체에 기부해 저소득층 가정용 주택 100여 채를 짓겠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뉴월드, 헨더슨(恒基兆), 순훙카이(新鴻基), 청쿵(長江) 등 4대 부동산 그룹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1억여 제곱피트(약 929만 m²)에 달한다. 홍콩에서는 부동산 그룹들이 지가 상승을 기대하며 택지를 개발하지 않아 심각한 주택난과 집값 폭등을 겪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홍콩 시민의 정치적 자유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중국 중앙정부가 주택 문제 해결로 시민들을 회유하려고 재벌들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최근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탐욕적”이라고 비난하며 “홍콩 주택난 해결을 위해 진심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홍콩 내 친중파들이 민간 토지의 정부 수용을 주장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는 25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매년 홍콩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관료에게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며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이에 대해 “(미 의회가) 사실을 무시하고 흑백을 전도해 홍콩 급진세력과 폭력 분자를 위한 앞잡이가 됐다”며 비난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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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일성이 마오쩌둥에 보낸 ‘6·25전쟁 파병요청’ 친필편지보니…

    중국 정부수립 70주년(10월 1일)을 맞아 24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70주년 역사 관련 대형 전시에 김일성이 1950년 6·25전쟁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보낸 파병 요청 친필 편지와 마오쩌둥이 김일성에게 보낸 파병 결정 통보 친필 편지가 등장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의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1949년부터 올해까지 70년간 중국이 거둔 성과를 전시한다는 의미로 이 전시의 이름을 ‘위대한 여정, 눈부신 성과 - 중국 성립 70주년 대형 성과전’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이중 1950년의 6·25전쟁 참전 내용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소개했다. 24일 전시 첫날부터 베이징전람관에 몰린 중국인들도 6·25전쟁 참전 전시를 눈여겨봤다.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10월 6일)을 맞아 미국에 함께 맞선 북-중 혈맹의 역사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시에서 1953년 7월 27일 협정 서명식을 소개하면서 “북한 정전협정 서명 의식이 판문점에서 거행됐다. 중국 인민은 항미원조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도 주장했다.24일 본보 기자가 찾은 전시장에는 김일성이 1950년 10월 1일 마오쩌둥에게 보낸 친필 편지 중국어본과 한글본 사본이 모두 전시됐다. 김일성의 편지에는 패전 위기감을 드러낸 김일성이 마오쩌둥에게 파병을 요청하는 대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김일성은 ‘존경하는 모택동 동지 앞’이라고 시작하는 편지에서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하여 싸우는 우리 조선에게 당신께서 배려를 베풀어 주시어 각 방면으로 원조를 하여 주시는 데 대하여 조선노동당을 대표해 충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 침략가들을 반대하는 우리 인민의 해방전쟁에 대해 당신에게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미군 침략군이 인천에 상륙하기 전에는 우리의 형편이 좋지 않았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9월 16일 인천상륙작전 이후) 전쟁 상황은 참으로 엄중합니다. 전선에는 우리에게 참으로 불리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 합니다”고 했다. 김일성은 “적은 약 1000대의 각종 항공기로 매일 주야를 구분하지 않고 전선과 후방 할 것 없이 마음대로 폭격전을 감행하고 있습니다”라며 “후방에서 적의 항공기들은 교통 운수 통신 등과 기타 시설들을 마음대로 타격하며 적들의 기동력이 최대로 발휘되는 반면에 우리 인민군 부대들의 기동력은 약화 마비되고 있습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일성은 “친해하는 모 동지시여, 적들이 금일 우리가 처하여 있는 엄중하고 위급한 형편을 이용해 우리에게 시간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진군하여 38도선을 침공하면 우리 자체의 힘으로서는 이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패전 위기감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의 특별한 원조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즉 적군이 38도선 이북을 침공하게 될 때에는 약속한 바와 같이 중국 인민들의 직접 출동이 절대로 필요하게 됩니다”라며 파병을 요청했다. 마오쩌둥이 참전을 결정하는 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 아래에는 “1950년 10월 북한 당과 정부 요청에 따라 중국 공산당 중앙이 항미원조를 결정했다. 국가 보위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1950년) 10월 19일 중앙인민지원군이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파견돼 전투를 벌였다”는 설명이 달렸다. 이 그림은 1950년 마오쩌둥이 베이징의 중앙정부 기관 밀집 지역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중앙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한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의 파병요청 편지 바로 옆에는 마오쩌둥이 김일성에게 그해 10월 8일 파병 결정 사실을 통보하는 전보 사본도 공개됐다. 마오쩌둥 특유의 서예 필체가 눈에 띠었다. 마오쩌둥은 ‘김일성 동지에게’로 시작하는 전보에서 “현재 정세를 근거로 나는 지원군을 북한에 파견해 침략자 반대를 돕기로 결정했다”며 “펑더화이(彭德懷) 동지가 중국인민지원군의 사령원 겸 정치위원을 맡는다. 중국인민지원군 후방 지원 업무는 동북군구 사령원 겸 정치위원 가오강(高崗) 동지가 맡는다”고 통보했다. 이어 김일성에게 “(당시 북한 군사위원회 위원이었던) 박일우 동지를 선양(瀋陽)으로 보내 펑더화이와 가오강 두 명 동지와 만나 중국 인민지원군의 북한 진입과 전투에 유리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마오쩌둥이 1950년 10월 8일 작성한 북한 파병 중국 인민지원군 조직 초안도 전시됐다. 특히 여기에는 “북한 인민의 해방 전쟁을 돕기 위해 미 제국주의와 주구의 공격을 반대하고 북한 인민과 중국 인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동북 변방의 군을 중국 인민지원군으로 바꿔 곧 북한에 보낸다”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중국이 ‘지원군’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동북 지역의 정규군을 파병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전시에서 6·25전쟁에 파병한 중국군이 살상하거나 포로로 삼은 국군과 유엔군의 수를 71만 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군의 피해 규모는 36만6000명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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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엔총회서 위그르족 인권 탄압 압박하자…中 “주제 어지럽히지 말라”

    미국이 유엔총회에서 중국의 소수민족인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로 압박에 나서자 중국이 “이번 유엔총회 주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기후변화 문제에 책임 있는 미국은 주제를 어지럽히지 말라”며 맞대응하고 나섰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파리협정(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약)을 탈퇴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인류의 공동 목표다. 파리 협약에서 탈퇴한 일부 국가가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를 흔들고 있다”며 “일부 국가의 기후협약 탈퇴는 국제사회 공동의 의지를 바꿀 수도, 국제협력의 역사적 조류를 거스를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유엔 기후변화 협약과 파리협정의 의무를 성실히 이해할 것이다. 중국은 녹색의 저탄소,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책임한 미국’과 ‘책임 있는 중국’을 대비시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 환추(環球)시보도 24일 사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나쁜 학생’인 미국이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은 신장위구르 문제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어지럽히고 주의를 돌리려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22일 “중국이 신장위구르족의 종교와 문화를 말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23일에도 유엔총회 첫 부대행사로 중국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신장위구르족 학자의 딸이 참석해 증언하는 ‘종교의 자유 보호를 위한 국제적 요구’ 행사가 열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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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정부 수립 70주년 ‘인권백서’ 발간…서구 인권 개념과 차이점?

    중국이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을 앞둔 22일 인권백서를 발간하고 “개인의 권리는 (국가)집단의 권리와 통일될 때에만 인권이 최대화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2만5000자에 달하는 ‘인민을 위한 행복 추구 : 신(新)중국 인권 사업 발전 70년’을 내놓았다. 이 백서에서 중국 정부는 “인권은 개인의 인권과 집단의 인권이 유기적으로 통일된 것”이라며 “개인의 발전 없이 집단의 발전이 없는 동시에 집단 속에서만 개인인 전면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라는) 전체가 여러 권리를 추진하는 것이 인권 실현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인식하는 인권의 개념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부당한 침해를 받지 않아야 하는 천부적 권리’라는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권 개념과 크게 다름을 보여준다. 개개인의 권리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무슬림인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인권 탄압이나 사상 언론 자유 통제, 정부 비판 인사에 대한 구금 등에 대한 비판에 중국이 왜 강하게 반발하는지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인권 백서에서 “신앙의 자유 등 소수민족의 권리도 보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신장위구르족의 이슬람 신앙과 문화를 말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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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또 中코앞에 이지스함… 中은 이란-러와 연합 훈련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연합국과 중국의 해상 무력시위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중국이 이들 지역 영유권을 주장하며 세력을 확장하자 미국과 일본 등 다국적 연합국이 협공으로 대응하면서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형국이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1척은 20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올해 들어 8번째다. 미 해군 7함대는 NHK에 “미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에 따른 통상적 항해라고 주장하지만 속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해 온 중국은 미 군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것은 중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에 걸쳐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 한국 등 8개국 함선과 항공기가 북한의 환적(換積·화물 바꿔치기)을 감시하고 있다”며 “각국은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프랑스 군함이 4월, 캐나다 군함이 6월과 이달 대만해협을 각각 통과했다. 북한 환적 감시를 명분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토 도시유키(伊藤俊幸·전 방위성 정보관) 가나자와공대 도라노몬대학원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다국적 틀을 갖춰 중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할 때 발언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중국 구축함 2척을 포함한 함정 6척이 오키나와(沖繩) 인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며 일본에 무력시위를 했다. 7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중국 군함이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나아갔다. 중국 공용 선박이 오키나와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의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빈도도 크게 늘었다. 7월 말 현재 침범 선박 수는 82척으로 지난해 1년간 침범한 선박 수(70척)를 넘어섰다. 중국은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남중국해에서 대함(對艦)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러시아 이란 등 반미(反美) 국가들과의 군사 훈련 횟수도 늘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이란 매체를 인용해 “중국 러시아 이란이 오만해와 인도양 북부 공해에서 조만간 연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전술적, 군사적 경험 교환 외에도 참가국 간 공통점을 과시하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중국이 이란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이란과 연합 훈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원유 수입 등 중동에 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국이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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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서 또 돼지열병 의심신고 2건

    경기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의심되는 신고 2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이 지역에서 16일 ASF가 발생한 지 4일 만이다. 이번 주말 태풍 타파가 남해안에 상륙해 많은 비가 내리면 소독약이 씻겨 내려가 방역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과 파평면의 돼지농장 2곳에서 ASF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적성면 농장은 3000마리, 파평면 농장은 4200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두 농장은 앞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연천군 백학면의 돼지농장과 10㎞ 이내에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새로 신고된 농장과 기존 발병 농장 간 역학관계를 재조사 중이라고 했다. 새로 의심신고가 접수된 두 농장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와 연천군 농장과 마찬가지로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았다. 남은 음식물이 아닌 사료를 돼지먹이로 썼고, 울타리가 있어 야생 멧돼지가 침입했을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두 곳 모두 태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지만 태국은 ASF 발병국이 아니다. 농식품부는 파주를 포함한 경기 강원 6개 시 군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선정해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잠복기를 고려하면 이미 바이러스가 경기 북부 일대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평면 농장 반경 3㎞ 내에는 24개 농장이 돼지 약 3만5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적성면 농장 반경 3㎞ 내에도 11개 농장에서 약 6300마리를 키운다. 22일 태풍 타파가 남해안 중심으로 한반도를 지나갈 예정이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비가 많이 내리면 소독 효과가 떨어지고 도살 처분 돼지를 파묻은 일부 매몰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 배어나올 수 있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이 지난 뒤 소독작업을 강화하고 매몰지 배수로 등을 미리 정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ASF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19일 한국산 돼지고기의 중국 내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이날 한국으로부터 돼지 멧돼지 및 관련 제품의 직 간접적인 수입을 금지하고 여행객 짐 등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구제역 발병 국가로 분류돼 현재 돼지고기를 수출하지 않고 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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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관영매체 환추시보 편집장도 “인터넷 통제 심하다”

    온라인상에서 중국 정부의 속내를 대변해 온 후시진(胡錫進) 환추(環球)시보 편집장이 정부 수립 70주년(국경절·10월 1일)을 앞두고 대폭 강화된 당국의 인터넷 통제에 연일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지하철역 등 상당수 공공장소에서 시행 중인 보안검사도 줄이라고 지적했다. 후 편집장은 18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해외 인터넷 접속이 너무 어려워 환추시보 업무가 영향을 받을 정도”라며 “좀 지나치다. (인터넷 통제를 완화해 달라는) 의견을 제기한다”고 썼다. 그는 “(당국이) 대중을 믿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중국 사회에 해외 사이트에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남겨 달라고 건의한다. 이는 국익에도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2시간 만에 이 글을 삭제했고,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17일에도 웨이보에 “중국 보안검사의 활용 범위가 비교적 넓다”며 “특수한 구역이 아닌 곳에서도 검사가 지나쳐 깊은 의심이 든다. 너무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이 자원을 사회의 불만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 쓰면 좋을 것”이라고 썼다. 이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후 편집장은 미국과의 갈등 등 대외 문제에는 배타적 민족주의를 보여 왔으나 과거에도 국내 문제에는 종종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정부를 간접적으로 대변해온 후 편집장마저 과도한 통제에 불만을 터뜨릴 정도로 정부 수립 70주년을 앞둔 당국의 통제는 삼엄하다. 다음 달 1일 열병식이 열리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주변 호텔 및 쇼핑몰에서는 이미 철저한 보안 검사가 시작됐다. 지하철 및 기차역, 공공기관 등에서만 보안 검사를 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학습하지 않는 자국 기자들의 자격을 박탈하는 사상 통제도 대폭 강화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공산당은 기자들이 시진핑 국가주석 사상을 학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학습 강국’을 통한 시험에 합격해야만 새 기자증을 신청하고 수령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달 말 시범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다음 달부터 정식으로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합격하면 단 한 번의 재시험 기회만 주어진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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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짝퉁대국서 지재권강국으로[현장에서/윤완준]

    12일 베이징(北京) 남부의 중국 국가지식재산국 특허국 심사 베이징센터.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켜자 선명한 개념도가 나타났다. “일본의 한 기업이 우리에게 제출한 특허권 신청 안건입니다. 의사 대신 수술하는 두 개의 로봇팔이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직원은 다른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체 데이터 저장소에 비슷한 특허권 신청이 있는지 검색했다. 순식간에 비슷한 사례들이 떴다. “모든 과정이 전자화돼 있다”고 말한 이 직원은 다른 특허권 신청 개념도를 불러온 뒤 “서로 매우 비슷하다. 면밀하게 비교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동아일보를 비롯한 일부 외신에 처음으로 특허권 심사 과정을 공개했다. 간사오닝(甘紹寧) 지식재산권 국장은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소개하고 싶은 자료가 있다”며 서둘렀다. 올해 1∼7월 외국인(기업)이 중국 정부에 발명특허권을 신청한 건수가 9만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간 국장은 “이는 외국 혁신기업들이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환경을 만들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 특허권을 매우 많이 신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11월 1일부터 상표권 침해에 대한 징벌 배상액을 피해액의 최대 5배로 강화하는 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특허권 침해도 최대 5배의 징벌 배상액을 물리도록 법을 개정 중이다. 지방법원이 담당하던 특허권 침해 소송 2심을 올해부터 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이 담당하도록 개선해 신뢰도를 높였다. 중국은 2심제를 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35년까지 지식재산권 강국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올해 5월 발표했다. ‘짝퉁 대국’의 오명에서 벗어나 미국을 압도하겠다는 ‘지식재산권 굴기(굴起)’를 본격화한 것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특허권 출원 317만 건 가운데 중국이 138만 건으로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은 60만여 건이었다. 특히 중국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특허권 출원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간 국장은 “대외 개방을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한 이유는 중국의 혁신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짝퉁 제조국’이라고 얕잡아보는 동안 중국은 이미 자국의 첨단 기술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고 자국 미래 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보호할 개혁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대책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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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퉁 대국’서 지식재산권 강국으로 굴기하는 中

    12일 베이징(北京) 남부의 중국 국가지식재산국 특허국 심사 베이징 센터.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켜자 선명한 개념도가 나타났다. “일본의 한 기업이 우리에게 제출한 특허권 신청 안건입니다. 의사 대신 수술하는 두 개의 로봇팔이 (기존 기술과 달리)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직원은 바로 옆 다른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체 데이터 저장소에 비슷한 특허권 신청이 있는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비슷한 특허권 사례들이 떴다. “모든 심사 과정이 전자화돼 있다”고 말한 이 직원은 다른 특허권 신청의 개념도를 불러온 뒤 “서로 매우 비슷하다. 면밀하게 비교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본보를 비롯한 일부 외신에 처음으로 특허권 심사 과정을 공개했다. 이곳에서만 2800명의 직원이 모두 200만 여건에 달하는 특허권 심사를 다룬다. 간샤오닝(甘紹寧) 지식재산권국장은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소개하고 싶은 자료가 있다”고 서둘렀다. 올해 1~7월 외국인(기업)이 중국 정부에 특허권을 신청한 건수가 9만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증가했고 상표권 신청도 14만9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1%나 늘어나 둘 다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간 국장은 “외국 혁신기업들이 중국이 (올해) 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 특허권을 매우 많이 신청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간 국장은 “올해 11월 1일부터 상표권 침해에 대한 징벌배상액을 피해액의 최대 5배로 강화한 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초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도 피해액의 최대 5배 징벌배상액을 물리도록 법을 개정했다. 지난해까지 지방법원이 담당하던 특허권 침해 소송 2심을 올해부터 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이 담당하도록 개선했다. 중국은 2심제를 택하고 있어 최종심을 대법원이 맡도록 한 셈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방정부 이기주의로 소송을 해도 지식재산권을 보호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올해 외국 기업의 특허권 상표권 신청이 급격하게 증가한 건 중국의 개혁 조치가 외국 기업들을 안심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5월 2035년까지 지식재산권 강국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짝퉁 대국’의 오명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미국을 압도하겠다는 ‘지식재산권 굴기(崛起)’를 본격화한 것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특허권 출원 317만 건 가운데 중국이 138만 건으로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은 60만 여건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은 미래산업인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 특허권 출원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미국 등 외국 기업의 우려를 불식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세계 선두에 올라선 자국 첨단기술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들의 지식재산권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고 단계에 접어들었다. 간 국장이 “대외 개방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의 이유는 중국의 혁신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이 의미심장했다. 우리가 여전히 중국을 ‘짝퉁 대국’으로 얕잡아 보는 동안 중국은 이미 자국의 첨단기술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고 자국 미래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보호할 개혁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한국은 어떤가.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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