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윤완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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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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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08~2026-04-07
칼럼100%
  • 연이은 10대 총상에 분노…홍콩 복면금지법 맞선 ‘복면 인간띠’ 등장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 17주째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6일 홍콩 거리에 한 시위 참가자가 빨간색 스프레이로 쓴 문구다. 시위대와 당국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홍콩 시위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당국은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법을 전격 시행하며 시위대를 거세게 탄압하고 있다. 이 와중에 경찰 총격에 따른 피해자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시위대의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연이은 10대 총상에 분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 군의 피격 사흘 만인 4일 또 다른 14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왼쪽 다리에 총을 맞는 중상을 입었다. 두 피해자와 동년배인 10대 학생들은 쩡 군과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고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연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모금액만 약 12만6000홍콩달러(약 1923만 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일부 여성 시위대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 한 어린아이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지하철 안에 힘없이 앉아있는 동영상 등이 등장했다. 경찰의 어린이 폭행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참혹한 모습만으로도 시위대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최루액에 눈물을 흘리며 시민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외신 기자의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2차 피격 사건이 발생한 4일 일부 시위대는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현 홍콩 관료들의 전원 퇴진, 입법회 즉시 해산, 내년 3월 임시 선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에는 ‘반란’으로 여겨질 만큼 급진적인 주장들이다.● 복면금지법 vs ‘복면 인간띠’ 6일 홍콩 법원은 반중 성향의 입법회(국회) 의원 24명이 전날 제기한 복면금지법 발효 중지 소송을 기각했다. 이날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는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정면으로 저항하겠다는 의도 아래 각종 마스크와 가면을 쓰고 나타나 “홍콩이여 저항하라”라고 외쳤다. 이중 상당수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성공회 수장이던 제임스 1세 국왕을 암살하려 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절대 권력에 저항한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 영화 ‘아이언맨’ 가면, 고양이 가면, 종이 봉지 등 개성 넘치는 가면을 쓴 시위대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전날에도 시내 곳곳에서 마스크를 쓴 시위자들은 인간띠를 만들고 “나는 마스크를 쓸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복면금지법을 어기면 최고 징역 1년형에 처하겠다는 당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 6일 도심 사실상 마비…中 무력진압 우려도 6일 시위대는 눈에 띄게 과격해졌다. 이날 홍콩 지하철(MTR)에 따르면 시위대의 기물 파손 등으로 애드미럴티, 몽콕 등 전체 지하철역(94곳)의 56%가 운영을 중단했다. 오후 9시부터는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도심 대중교통이 마비됐다. 이날 침사추이 지역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5월 중국 다롄 정상회담 사진도 걸렸다. 사진 밑에는 ‘전체주의 반대(ANTI TOTALITARIANISM)’란 문구가 등장했다. 이날 주요 상점과 쇼핑몰은 아예 문을 닫았다. 불안해진 시민들이 미리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시민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5일 시위에선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계 및 친중 기업의 상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물품들이 포장이 터진 채 바닥에 굴러다니는 등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당국의 유혈 진압 가능성도 우려된다. 4일 홍콩에 사는 한 중국인이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말했다가 분노한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자 중국 내에서도 홍콩 시위대를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동영상이 공개된 후 일부 중국인은 “홍콩에 법치는 없다. 홍콩 경찰도 이미 실패했다”며 당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은 이날 시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10억 홍콩달러(약 1526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 전 회장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은 “홍콩 경제는 현재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리 전 회장은 8월 홍콩 주요 언론에 반중 시위대를 지지하는 듯한 광고를 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사이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중국 당국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1일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불참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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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단둥에 인공기-오성홍기 나란히…김정은 ‘혈맹’ 시진핑 ‘우호’ 강조

    6일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 접경지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일부 지역에 북한 국기인 인공기와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나란히 걸렸다. 이날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교인 중조(북-중)우의교 인근 압록강변 도로 가로등마다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함께 게양됐다. ‘북-중 외교관계 설정 70돌을 열렬히 경축’ ‘북-중 친선 영원하리’ 등 중국어·북한어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현지 소식통은 동아일보에 “5일부터 인공기·오성홍기와 수교 70주년 관련 플래카드가 걸렸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축전을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이 ‘혈맹’을, 시 주석은 ‘우호’를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는 양국 공통의 귀한 재부(財富)”라며 “중-북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상호 신뢰와 우의를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지켜낸 사회주의가 있었기에 조중 친선은 지리적인 필연적 개념이 아니라 동서고금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으로 다져졌”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북-중 혈맹’을 가리키는 이 대목은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달 말로 예상되는 단둥 항미 원조(중국군의 6·25전쟁 참전을 뜻하는 용어) 기념관 재개관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에서는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일인 25일경 재개관 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만큼 김 위원장의 이달 중 방중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시 주석과 만나 미국과의 향후 비핵화 협상 방향을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 대북 소식통은 “북-중 양국이 비핵화 문제 관련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방북한 것도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왕 위원을 통해 시 주석에게 비핵화 협상 관련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중국 은 ‘북-미 협상이 진전돼도 중국이 북-미 비핵화 논의에서 소외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재개된 중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올해 내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요소 비료, 시멘트 등 총 3513만6729달러어치(약 420억5800만 원)를 북한에 무상 지원했다. 해관총서는 8월까지의 무역통계만 공개했다. 4월 요소비료 7810t 등 339만9615달러어치로 올해 지원을 시작한 중국은 5월 요소비료 5만3635t 등 2400만952달러어치를 지원했다. 7, 8월에는 비료 지원 없이 시멘트 3260t(29만625달러어치)를 보냈다. 쌀 지원은 해당 자료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대북 소식통은 “중국 측이 쌀 지원은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8월에만 약 80만 t의 쌀을 북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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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실무진 단둥에… 김정은 訪中 가능성 커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화가 재가동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석 달여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경우 비핵화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대북 소식통은 4일 “북한 실무진들이 지난주부터 단둥(丹東)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곧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 가능성을 여전히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방중해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북-중 수교 기념일인 6일 이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스웨덴에서 진행 중인 북-미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미는 4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현재 베이징(北京)이나 북-중 접경지역 등에 경계 강화나 교통 통제 등 방중 임박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행사에는 다른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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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홀름行 北 김명길… “美서 새로운 신호 있어”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석탄 및 섬유 제재 36개월 유예 등 일부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2일(현지 시간) 전했다.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직후 실무 협상이 열리는 만큼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대대적인 제재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예상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결과에 대해 낙관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명길 北 대표 “미국에서 새로운 신호” 김명길 대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경유해 차이나에어 CA911편을 타고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이날 김 대사는 서우두 공항에서 취재진에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차석대표로 알려진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김광학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김 대사와 함께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조철수 신임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도 공항에서 목격됐다. 북한 대표단은 스톡홀름에서 북-미 협상을 끝낸 뒤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7일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 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비건 특별대표는 2일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 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협상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행사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석탄 제재 36개월 유예-잠정 핵동결 등 거론 복스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하고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취하는 대가라는 의미다. 복스는 “이번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측이 이번 주말에 북한에 내놓을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성사되면 7월 일각에서 거론됐던 12∼18개월 유예안보다 유예 기간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이 줄곧 강조해왔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보다는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론과, 수출 제재가 유예되는 3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 개발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반론이 맞선다. 미국이 협상 시작 직전 제안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월 말 판문점 회동 당시 종전선언 및 한미 연합 군사훈련 취소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2일 SLBM 발사는 당시 약속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에 화가 났다는 신호라고도 해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복스 보도에 대해 “석탄, 섬유의 수출 제재 유예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부터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인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 및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됐다고도 전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 전 일종의 중간 단계 방안인 셈이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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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52년만에 사실상 계엄령 “시위대 마스크 착용 못한다”

    홍콩 정부가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긴급법’을 52년 만에 발동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 금지법’ 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계엄령이 발동되는 셈이다.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넷매체 홍콩01 등 홍콩 매체들은 3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람 장관이 4일 내각인 행정위원들이 참석하는 특별행정회의를 주재해 긴급법에 따른 ‘마스크 착용 금지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법은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행정회의 통과 이후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상당수 홍콩 시위대들은 경찰이 신분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마스크, 복면, 방독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지하철역, 상가 등 기물을 파손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력성을 띠면서 홍콩의 건제파(建制派) 등 친중(親中) 친정부 정당들은 시위 진압을 위한 긴급법 시행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이 법이 시행되면 마스크 등을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진선(陣線)은 이날 “마스크 금지는 경찰부터 하라”는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긴급법이 발동되면 홍콩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계엄령에 준하는 조치들이 람 장관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시행될 수 있다. 정식 명칭이 긴급정황규례조례(緊急情況規例條例)인 긴급법은 긴급 상황에서 공중의 이익을 위해 행정장관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해 입법회(국회) 승인 없이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장관이 임의로 체포 구금 추방 압수수색을 시행할 수 있고 최대 종신형의 처벌을 결정할 수도 있다. 홍콩 출·입경을 포함해 모든 교통·운송수단의 통제, 출판 통신에 대한 검열과 금지도 가능하다. 이 법은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22년에 만들어진 뒤 현재까지 97년 동안 1967년에 딱 한 번 발동됐다. 한 소식통은 홍콩01에 “긴급법이 발동되면 정부는 사태 악화에 따라 언제든 시위를 진압할 더 많은 제한 조치들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건국 70주년인 1일 홍콩 시위 때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18세 고등학생이 중상을 입은 데 분노한 시위대는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중국 기업과 관련된 가게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홍콩 시위대는 고교생 쩡즈젠(曾志建)이 가슴에 총을 맞은 췬완 지역에 있는 중국의 대표적 은행인 ‘중국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파괴했다.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대리점 시설과 기물도 훼손했다. 이 지역에 중국인이 소유한 마작 도박장 내부 시설도 파괴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쩡즈젠을 폭동 등 혐의로 기소해 시민들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쩡즈젠을 포함해 1일 시위해 참여했던 남성 7명을 폭동과 방화 등 혐의로 기소했다. 또 지난달 29일 완차이 지역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수아라 홍콩 뉴스’ 소속 인도네시아인 베비 인다 기자(39·여)가 홍콩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을 영구 실명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2일 전해졌다. 1일 시위 때 경찰은 쩡즈젠에게 쏜 1발과 5발의 경고사격 등 6발의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고사격 5발이 시위대를 겨냥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위대를 자극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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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홀름行 김명길 대사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기대”

    5일 재개될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일부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는 협상안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이행조치에 따라 ‘상응조치’로 제안할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2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7월 일부 매체가 싱크탱크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국무부가 “사실무근”이라며 곧바로 공개적으로 부인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복스는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이것이 미국이 주말에 북한 측에 내놓을 제안”이라고 전했다. 복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6월말 판문점 회동 당시 종전선언과 한미연합훈련의 취소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발사는 이런 약속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는 신호라는 것.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 및 이후 수 주 내에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협상과 관련해 “미국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와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외교소식통은 복스 보도에 대해 “석탄, 석유의 제재 유예는 싱가포르 회담 때부터 내부에서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게 맞다”면서도 “다만 현재 초점은 제재 유예보다 체제 안전보장에 맞춰져 있는 만큼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직후여서 제재 완화가 논의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나 협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행사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예상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경유해 차이나에어 CA911편을 타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김 대사는 기자들에게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며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차석대표로 알려진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김 대사와 함께 스톡홀름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조철수 신임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도 공항에서 목격됐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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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매체 “둥펑-17, 한국 사드로 못막아… 동북아 사정권”

    중국이 1일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해 실전 배치를 과시한 중거리 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막을 수 없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한국을 콕 집어 둥펑-17의 타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미사일방어를 뚫을 수 있는 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둥펑-17은 남중국해, 대만해협, (한국이 포함된) 동북아시아를 사거리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국에) 적대적인 미사일방어 시스템인 한국의 사드와 일본의 SM-3 요격미사일, 패트리엇 미사일이 실제 전투 상황에서 둥펑-17을 요격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일본이 SM-3 요격미사일을 배치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둥펑-17은 다른 탄도미사일과 달리 속도가 매우 빠르고 비행 중에 공격목표를 바꿀 수 있어 적들이 반응할 시간이 없고 요격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전문가 발언을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도 인터넷에 글을 올려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둥펑-17에 대해서는 저항력이 없고 전혀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이날 열병식에서 둥펑 계열 중·장거리 미사일을 “둥펑 택배, 반드시 도달하는 사명”이라고 소개한 것에 빗대 “둥펑-17의 주요 고객은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다. 초음속으로 배달하고 발송한 뒤 수취인을 바꿀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로켓군의 웨이보 공식 계정 이름이 ‘둥펑택배’다. 사거리가 1800∼2500km로 알려진 둥펑-17은 음속의 10배로 기동하면서 요격을 피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둥펑-17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 관련 분쟁에 개입하지 못하게 억지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둥펑-17의 타깃이라고 주장한 것은 미국이 8월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을 언급하면서 한국, 일본, 호주가 후보지라고 밝힌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은 “중국 문 앞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좌시하지 않고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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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 총상에 분노한 홍콩… 反中시위 새로운 국면 맞나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이었던 1일 홍콩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총상 사건이 홍콩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총상자가 10대 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동년배인 10대 청소년들이 이튿날 대거 수업 거부에 돌입했으며 직장인들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점심식사 시간을 이용해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은 시위 진압에 실탄을 사용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일제히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는 경찰과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의 모습을 전하며 홍콩이 ‘전투 지역’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전날 경찰이 18세 고교생 쩡즈젠(曾志建)의 가슴에 총을 쏘는 장면이 공개되자 시위대는 “피의 빚을 갚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부터 시위대 수백 명이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 차터가든 인근 도로를 점거했으며 수업 거부(동맹 휴학)에 참여한 학생 수백 명과 교직원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쩡즈젠의 모교 등에서 18세 학생에게 실탄을 사용한 진압 경찰을 규탄했다. 경찰의 실탄에 맞아 위독한 상태였던 쩡즈젠은 4시간여에 걸친 총탄 적출 수술 끝에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경에는 우산을 든 직장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점심식사 시간을 이용해 거리로 나선 26세 직장인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회사가 시위 참가를 반대했지만 상사와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경찰이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느껴 스스로와 동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대변인은 “1일의 폭력 사태는 홍콩의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계획되고 준비됐으며, 이는 곧 사안의 본질이 이미 흐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 최대 경찰단체인 홍콩 청년경찰협회는 성명에서 “경찰이 전쟁터 같은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통행금지 등 지금보다 강도 높은 통제를 촉구했다. 중국 언론은 총상 사건보다 홍콩 시위대의 폭력성을 조명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일 논평에서 “홍콩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폭도들이 폭력을 자행하면서 3개월 넘게 지속돼 온 공포는 실성 수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폭력 시위로 100명 이상이 다치고 2명은 중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유럽연합(EU)은 홍콩 경찰과 시위대 양측 모두에 서둘러 긴장을 낮추고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AFP에 따르면 마야 코치얀치치 EU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1일 “EU는 홍콩 폭력 사태에 대해 양측의 대화와 긴장 완화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폭력에는 어떤 변명도 필요 없지만 경찰의 실탄 사용은 적절치 않으며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며 양측의 건설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을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소속된 공화당 의원 25명 등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년 전 학살(1989년 톈안먼 시위)이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에서 열병식을 할 때 홍콩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며 “중국 공산당이 절대 권력을 위해 어떠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 준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 건국절 기념 축사만 보냈을 뿐 홍콩 사태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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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삶 속에 파고든 안면인식 기술… 디지털 레닌주의 구축한다

    지난달 11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부 차오양(朝陽)구 진퉁둥(金桐東)로 횡단보도 앞 인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대형스크린이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엔 횡단보도의 폐쇄회로(CC)TV 감시카메라가 포착한 무단횡단 모습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사분할 된 영상에는 1∼2시간 전 무단횡단을 한 사람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무단횡단자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 한눈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기자가 해당 도로를 찾았던 오전 9시경에는 이날 오전 6∼7시경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무단횡단자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노출됐다. 이날 오전 6시 54분 40초에 무단횡단을 했던 백발의 남성은 파란색 공유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783’이라는 식별번호가 붙어 있다. ‘783’이 지금까지 무단횡단을 한 총 횟수는 두 차례로 나타났다. 안면인식 결과로 특정인의 무단횡단 행적을 추적했다는 뜻이다. 이날 오전 6시 38분 33초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포착된 남성은 안경을 쓴 외국인이었다. 그의 식별번호는 ‘303’. 무단횡단 횟수는 총 8회였다. 중국에선 외국인도 예외 없이 안면인식을 통한 추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무단횡단 횟수도 기록한다 일부 시민은 화면을 손가락질하며 “저 사람이 무단횡단 했네”라고 말했다.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다.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감시 카메라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쓸모가 많아요. 이 화면에 나오고 싶지 않다면 녹색 불에 길을 건너야 할 겁니다.” 돤샤오훙(段小紅·32·여) 씨는 “안면인식 화면 설치 뒤 무단횡단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일상생활 속 안면인식 기술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는 걱정이 안 되냐?’고 묻자 “얼굴이 화면에 나오니 당연히 개인정보가 노출될 것이다. 하지만 보안검사처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왕팡(王芳·35·여) 씨는 “안면인식으로 무단횡단을 줄이려는 건 수동적인 방법”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교통규칙을 준수하려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고 굳이 지키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촬영되는 줄 모르고 찍힌 뒤 이렇게 큰 화면에 얼굴이 나온다. 프라이버시 보호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베이징 서부 시청(西城)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도 안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얼굴 모습을 비롯해 개인정보를 등록한 후 분리수거함에 접근하면 쓰레기 투입구가 자동으로 열린다. 주민들이 안면인식 분리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리면 포인트를 적립해 달걀 소금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베이징에선 현재 쓰레기 분리수거가 의무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함부로 버린 쓰레기로 주변이 지저분한 곳이 많다. 하지만 올해 7월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한 이곳은 매우 깔끔했다. 주민들은 반겼다. 왕메이자오(王美嬌·70·여) 씨는 ‘개인정보 유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린 폭로를 걱정하는 범죄인이 아니다”며 “어디를 가든 얼굴만 있으면 된다. 두려울 게 뭐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다시 베이징 서남쪽 펑타이(豐臺)구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아파트 출입문에 안면인식 시스템이 있었다. 미리 등록한 사람에게만 녹색 등이 켜지며 문이 열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접근하면 빨간색 등이 켜진다. 주민들은 출입문에 서기 전 선글라스를 벗는 등 이미 적응한 모습이었다. 리빙(李冰·60·여) 씨는 “첨단과학 기술 문제는 잘 모르지만 국가이익 보호 관점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임대가 금지된 공공임대주택을 몰래 재임대한 얌체들도 안면인식 기술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는 이달 말까지 시내 공공임대 아파트 59곳 전부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출입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5일 찾은 중국 최고 대학 베이징대의 출입문에도 안면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안면인식으로 출입문을 통과한 이 대학 학생 쑨(孫)모 씨(24·여)는 “편리하다”면서도 “개인정보를 학교가 아닌 다른 기업이 수집해 이용하는 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안면인식 기술의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그런 가운데 안면인식 기술은 어느새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지난달 말 베이징 남부에 문을 연 세계 최대 다싱(大興)국제공항도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승객들의 신분 확인 과정을 간소화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중국 공항 200여 곳에서 승객들은 신분증 없이 안면인식만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과 광저우(廣州)에서는 지하철 개찰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국 소비자 보안업체 컴페리테크는 “2020년까지 중국에는 2명당 1개에 이르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의 진보, 교육의 퇴보” 대학 강의실에까지 손을 뻗친 안면인식 기술은 결국 논란을 크게 일으키기도 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중국약과대는 지난달 처음으로 대학 강의실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도서정보센터 쉬젠전(許建眞) 주임은 “출석 체크는 물론이고 학생이 제대로 수업을 듣는지, 머리를 드는지 숙이는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지, 눈 감고 조는지 모두 이 시스템의 법안(法眼·모든 법을 관찰하는 눈)을 피해 갈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일부 학생이 불만의 뜻을 나타내자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공부하기를 촉구하는 것이 불만인가? (그러고도) 너희들이 학생인가”라고 비난했다. 이는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학생들은 “프라이버시와 존엄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가장 아름다워야 할 대학생활이 지옥으로 변했다”는 노골적인 항의도 올라왔다. 그러자 중국 정부와 매체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 교육부가 “안면인식 기술을 강의실에 들여온 것은 데이터 안전과 개인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며 “학생에 대한 개인 정보 수집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온라인판 논평에서 “안면인식을 교실에 들여온 것은 기술의 진보이자 교육의 퇴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CCTV는 “안면인식 시스템 설치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듣느냐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잘하는 학생, 속기에 능한 학생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고를 갖춘 학생을 길러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뛰어넘어 교육 윤리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약과대의 시도는 사실 중국 교육부가 장려한 ‘스마트 캠퍼스’ 구축 사업의 일부였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수업 과정 모니터링, 분석, 학생 지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대에도 안면인식 수업 태도 감시 시스템이 도입됐다.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의 한 중학교는 학생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교복’을 착용했을 정도다. 논란 속에서도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과학기술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14억 인구를 관리, 통제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AI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문제의식도 아직 그리 높지 않다. 베이징 시청구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허샤오아이(何小愛·34·여) 씨는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이미 내 개인정보들이 노출된 걸 알지만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중국 과학기술계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제품을 개발할 생각을 하지 프라이버시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인들의 삶 깊숙한 곳으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녹아든 AI 안면인식 기술. 많은 편리를 가져다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디지털 레닌주의(권력을 독점한 소수가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의 최전선이라는 우려도 지울 수 없었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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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명길 스톡홀름行 편도티켓 예약

    5일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미가 아직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스웨덴 스톡홀름행 비행기를 탄다는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일 동아일보가 중국 국제항공에 문의한 결과 ‘김명길(Kim Myong gil)’이라는 이름의 탑승객이 3일 오후 1시 50분 베이징을 출발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CA911편 비즈니스석 예약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명길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3일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JS251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스톡홀름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길은 귀국 편을 정하지 않은 편도 비행기를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일정 변경을 자주해 혼란을 주는 만큼 김명길의 탑승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북-미 실무협상이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개최된다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1일 담화 발표 때만 하더라도 판문점이나 평양이 유력한 협상 장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동선상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건 대표는 2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개천절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만큼, 이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3일 오전에야 워싱턴을 떠날 수 있어 판문점이나 평양엔 4일 늦은 오후에나 닿게 되기 때문이다. 북-미가 마지막까지 협상 장소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건 ‘하노이 노딜’ 학습 효과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논의하는 북-미 간 ‘새로운 계산법’ 내지 ‘새로운 방법’을 놓고 팽팽한 탐색전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실무협상에 좀 더 내실을 기할 필요성에 공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북-미가 실무협상 장소를 밝히지 않는 이유를 묻자 “과도한 관심으로 준비 상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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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와 협상” 13시간뒤 美 보란듯 SLBM 도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실무협상 개시를 발표한 지 13시간여 만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유력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SLBM 도발은 2016년 8월 함남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의 발사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북-미 실무협상(5일)을 앞두고 기존 단거리미사일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기습 핵타격 위협을 과시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군은 2일 오전 7시 11분경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고각(高角) 발사된 뒤 정점고도 910여 km를 비행해 460여 km를 날아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0일 이후 22일 만이고, 올 들어 11번째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2000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가장 긴 사거리의 미사일 도발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현지 시찰을 통해 직접 공개한 신형 잠수함(3000t급 추정)에 탑재할 북극성-3형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 SLBM을 해상 바지선이나 신형 잠수함에 실어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일단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SLBM 도발 10시간 뒤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예고한 대로 모의 탄두가 장착된 미니트맨3 ICBM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미군은 발사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발사는 미군의 전략 억제력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며 북한 등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훈련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북핵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이라는 이름이 3일 오후 1시 50분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는 항공기(CA911편) 비즈니스석 예약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스웨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실무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2일 오전 7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연 뒤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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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삶 속에 파고든 안면인식 기술 “생활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지난달 11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부 차오양(朝陽)구 진퉁둥(金桐東)로 횡단보도 앞 인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대형스크린이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엔 횡단보도의 폐쇄회로(CC)TV 감시카메라가 포착한 무단횡단 모습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사분할 된 영상에는 1~2시간 전 무단횡단을 한 사람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무단횡단자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 한눈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기자가 해당 도로를 찾았던 오전 9시경에는 이날 오전 6~7시경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무단횡단자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노출됐다. 이날 오전 6시 54분 40초에 무단횡단을 했던 백발의 남성은 파란색 공유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783’이라는 식별번호가 붙어 있다. ‘783’이 지금까지 무단횡단을 한 총 횟수는 두 차례로 나타났다. 안면인식 결과로 특정인의 무단횡단 행적을 추적했다는 뜻이다. 이날 오전 6시 38분 33초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포착된 남성은 안경을 쓴 외국인이었다. 그의 식별번호는 ‘303’. 무단횡단 횟수는 총 8회였다. 중국에선 외국인도 예외 없이 안면인식을 통한 추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무단횡단 횟수도 기록한다 일부 시민은 화면을 손가락질하며 “저 사람이 무단횡단 했네”라고 말했다.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다.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감시 카메라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쓸모가 많아요. 이 화면에 나오고 싶지 않다면 녹색 불에 길을 건너야 할 겁니다.” 돤샤오훙(段小紅·32·여) 씨는 “안면인식 화면 설치 뒤 무단횡단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일상생활 속 안면인식 기술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는 걱정이 안 되냐?’고 묻자 “얼굴이 화면에 나오니 당연히 개인정보가 노출될 것이다. 하지만 보안검사처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왕팡(王芳·35·여) 씨는 “안면인식으로 무단횡단을 줄이려는 건 수동적인 방법”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교통규칙을 준수하려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고 굳이 지키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촬영되는 줄 모르고 찍힌 뒤 이렇게 큰 화면에 얼굴이 나온다. 프라이버시 보호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베이징 서부 시청(西城)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도 안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얼굴 모습을 비롯해 개인정보를 등록한 후 분리수거함에 접근하면 쓰레기 투입구가 자동으로 열린다. 주민들이 안면인식 분리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리면 포인트를 적립해 달걀 소금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베이징에선 현재 쓰레기 분리수거가 의무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함부로 버린 쓰레기로 주변이 지저분한 곳이 많다. 하지만 올해 7월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한 이곳은 매우 깔끔했다. 주민들은 반겼다. 왕메이자오(王美嬌·70·여) 씨는 ‘개인정보 유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린 폭로를 걱정하는 범죄인이 아니다”며 “어디를 가든 얼굴만 있으면 된다. 두려울 게 뭐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다시 베이징 서남쪽 펑타이(풍臺)구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아파트 출입문에 안면인식 시스템이 있었다. 미리 등록한 사람에게만 녹색 등이 켜지며 문이 열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접근하면 빨간색 등이 켜진다. 주민들은 출입문에 서기 전 선글라스를 벗는 등 이미 적응한 모습이었다. 리빙(李¤·60·여) 씨는 “첨단과학 기술 문제는 잘 모르지만 국가이익 보호 관점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임대가 금지된 공공임대주택을 몰래 재임대한 얌체들도 안면인식 기술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는 이달 말까지 시내 공공임대 아파트 59곳 전부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출입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5일 찾은 중국 최고 대학 베이징대의 출입문에도 안면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안면인식으로 출입문을 통과한 이 대학 학생 쑨(孫)모 씨(24·여)는 “편리하다”면서도 “개인정보를 학교가 아닌 다른 기업이 수집해 이용하는 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안면인식 기술의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그런 가운데 안면인식 기술은 어느새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지난달 말 베이징 남부에 문을 연 세계 최대 다싱(大興)국제공항도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승객들의 신분 확인 과정을 간소화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중국 공항 200여 곳에서 승객들은 신분증 없이 안면인식만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과 광저우(廣州)에서는 지하철 개찰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국 소비자 보안업체 컴페리테크는 “2020년까지 중국에는 2명당 1개에 이르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의 진보, 교육의 퇴보” 대학 강의실에까지 손을 뻗친 안면인식 기술은 결국 논란을 크게 일으키기도 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중국약과대는 지난달 처음으로 대학 강의실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도서정보센터 쉬젠전(許建眞) 주임은 “출석 체크는 물론이고 학생이 제대로 수업을 듣는지, 머리를 드는지 숙이는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지, 눈 감고 조는지 모두 이 시스템의 법안(法眼·모든 법을 관찰하는 눈)을 피해 갈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일부 학생이 불만의 뜻을 나타내자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공부하기를 촉구하는 것이 불만인가? (그러고도) 너희들이 학생인가”라고 비난했다. 이는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학생들은 “프라이버시와 존엄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가장 아름다워야 할 대학생활이 지옥으로 변했다”는 노골적인 항의도 올라왔다. 그러자 중국 정부와 매체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 교육부가 “안면인식 기술을 강의실에 들여온 것은 데이터 안전과 개인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며 “학생에 대한 개인 정보 수집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인터넷판 논평에서 “안면인식을 교실에 들여온 것은 기술의 진보이자 교육의 퇴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CCTV는 “안면인식 시스템 설치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잘 듣느냐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잘하는 학생, 속기에 능한 학생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고를 갖춘 학생을 길러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뛰어넘어 교육 윤리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약과대의 시도는 사실 중국 교육부가 장려한 ‘스마트 캠퍼스’ 구축 사업의 일부였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수업 과정 모니터링, 분석, 학생 지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대에도 안면인식 수업 태도 감시 시스템이 도입됐다.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의 한 중학교는 학생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교복’을 착용했을 정도다. 논란 속에서도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과학기술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14억 인구를 관리, 통제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AI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문제의식도 아직 그리 높지 않다. 베이징 시청구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허샤오아이(何小愛·34·여) 씨는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이미 내 개인정보들이 노출된 걸 알지만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중국 과학기술계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제품을 개발할 생각을 하지 프라이버시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인들의 삶 깊숙한 곳으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녹아든 AI 안면인식 기술. 많은 편리를 가져다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디지털 레닌주의(권력을 독점한 소수가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의 최전선이라는 우려도 지울 수 없었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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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슈트 입은 시진핑 “누구도 중국을 흔들 수 없다”

    회색 중산복(인민복)을 입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등장했다. 3만여 관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마오쩌둥 소환한 시진핑 시 주석은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중산복을 입었다. 영문 외신들은 시 주석의 중산복을 “마오 슈트(Mao suit)”라고 불렀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즐겨 입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 바로 아래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였다. 초상화 속 마오 전 주석도 역시 중산복을 입었다. ‘마오쩌둥 위의 시진핑’이란 말도 나왔다. 시 주석의 양 옆에 자리한 장쩌민(江澤民·93), 후진타오(胡錦濤·77) 전 주석은 정장 차림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역대 최대 열병식 직전 연설에서 “70년 전 마오쩌둥 동지가 세계에 장엄하게 중국의 건국을 선포했다. 70년 동안 사회주의 중국은 세계와 동방에 우뚝 섰다. 어떤 세력도 우리 위대한 조국의 지위를 흔들 수 없고 어떤 세력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이 전진하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고 천명했다. 시 주석이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에 마오쩌둥을 소환했다. 최고 지도자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마오쩌둥 시대처럼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셈이다.○ 미국 겨냥 삼위일체 무기 실전배치 시 주석이 “누구도 중국 지위를 흔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남중국해 대만 홍콩 등에서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에 ‘더는 건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미국과 군사 패권경쟁을 공식화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발언 직후 미국 전역이 사정권인 차세대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41 등 미국이 타깃인 신무기를 처음으로 대거 공개했다. 열병식 참가 무기 중 40%가 처음 공개된 신무기였다. 하이라이트인 둥펑-41 16기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자 함성이 터졌다. 사거리가 1만4000km에 이르며 발사 30분 만에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가 7000∼9000km에 달해 알래스카를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2 12기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항속거리가 8000km인 최신예 전략핵폭격기 훙(轟)-6N 3대도 베이징 상공에 등장했다. 미국을 타격, 위협할 수 있는 육해공 삼위일체의 전략무기가 같은 날 동시에 공개된 것이다. 둥펑 계열 등 중·장거리 미사일만 112기를 공개했다. 극초음속 활강 기술로 미국 항모전단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17 16기, 항모 킬러로 불리는 창젠(長劍·DF)-100 32기도 처음 포착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한 뒤 중국에 중거리미사일 제한 조약 체결을 압박하는데도 중거리미사일을 대거 공개한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 마지막에 “위대한 중국 만세, 공산당 만세, 인민 만세”를 외치며 애국주의를 자극했다. 열병식에서 병사들은 “당의 지휘를 따른다”를 거듭 외치며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열병식에 초청된 중국인들은 얼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그려넣고 오성홍기를 흔들며 붉은 물결을 이뤘다.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 노래를 합창했고 “공산당이 없으면 신(新)중국도 없다”고 외쳤다. 쑨모 씨(30·여)는 “열병식으로 조국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다”며 감격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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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건국 70주년 대규모 열병식…美 타격 가능 ‘둥펑-41’ 최초 공개

    중국이 1일 건국 7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국력을 과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힘도 중국을 흔들어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에는 일국양제를, 대만에는 평화통일을 언급하며 애국, 단결, 민족주의를 거듭 외쳤다. 이날 열병식은 건국 70주년을 자축하는 70번의 예포 발사와 오성홍기 게양식으로 시작했다. 인민복 차림의 시 주석은 양 옆에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대동한 채 “지난 70년 동안 중국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어떠한 힘도 우리의 지위를 흔들 수 없다.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어떠한 세력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홍콩 반중시위, 경제 둔화 등 내우외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홍콩과 대만을 겨냥해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원칙을 준수하며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내일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단합하자고 주문했다. 연설 말미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여, 위대한 중국 공산당이여, 위대한 중국인들이여 영원하라!”고 외쳤다. 시 주석은 텐안먼 광장 앞 창안제에서 미리 도열해 있던 59개 제대, 1만5000명 군사의 사열을 받았다. 최첨단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 한 열병식은 그 자체로 미국을 향한 메시지였다. 가장 이목을 끈 무기는 미국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 이날 최초 공개된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4000m여서 전 세계가 사정권이다. 최고 10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공격 목표의 오차 범위도 100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활강 기술을 사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둥펑-17’,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00’ 등도 선보였다. 미국 F-35에 맞먹는 신형 스텔스 전투기 ‘J-20’, 미 군용헬기 블랙호크에 필적하는 ‘Z-20’ 도 가세했다. 중국 언론은 이날 열병식에 동원된 무기 중 40%가 최초로 공개됐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전략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뜻을 알렸다”고 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위협 효과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건국 70주년을 맞아 각국 지도자들도 축전을 보냈다.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순서로 축전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북한은) 나라의 안정과 핵심이익을 수호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중국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빛내기 위한 한 길에서 언제나 (중국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어 ‘북-중 간 여러 차례의 상봉(정상회담)에서 이룩된 중요한 합의정신’을 언급하며 “새 시대의 요구와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염원에 맞게 (양국 관계가) 날로 활력 있게 발전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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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애국심 고취’ 열풍… 홍콩선 “1일은 애도의 날”

    중국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둔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 한가운데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당으로 총출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지도부는 이날 오전 기념관에서 마오쩌둥 좌상에 허리 굽혀 세 번 인사하고 1층 로비에 전시된 그의 시신을 참배했다. 시 주석과 최고지도부는 이날 열사기념일을 맞아 톈안먼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도 헌화했다. 기념비 앞에는 ‘인민영웅은 천추에 길이 빛나리라(人民英雄永垂不朽)’라는 마오쩌둥의 금석문이 새겨져 있다. 마오쩌둥이 초안을 잡고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쓴 뒷면의 비문에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1949년 중국 건국까지 투쟁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 시 주석이 이 기념당을 참배한 것은 2013년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이후 6년 만. 미중 무역전쟁 등 위기 속에서 그가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 함께 마오쩌둥을 기린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이던 5월 1930년대 마오쩌둥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위두(于都)현에서 기념비에 헌화한 뒤 “현재는 새로운 (대)장정이다.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경기 둔화, 홍콩 시위로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오쩌둥 시대처럼 어려움을 참고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 투쟁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무위원이 아닌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시 주석 및 상무위원 7명과 나란히 선 장면이 포착돼 ‘제8의 상무위원’이라 불리는 그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시 주석은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일 오전 연설에서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치욕을 씻고 미국을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夢)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30일 오후 신중국 건국 70주년 초대회 연설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과 함께 홍콩을 언급했다. 그는 “애국심이 넘치는 홍콩, 마카오 동포들의 노력으로 홍콩과 마카오는 반드시 조국과 함께 발전 및 진보할 수 있으며 내일은 더욱 좋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경축일을 준비하는 베이징과 달리 홍콩에서는 반중·반정부 시위대가 1일을 ‘애도의 날’로 부르며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 “10월 1일 순국열사(가 되자)”라는 내용의 시위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지하철과 쇼핑몰에 불을 질러 “캠프파이어로 국경일을 맞이하자”는 글도 올라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1일 베이징에서 건국 70주년 축하 불꽃놀이가 열리는 동안 홍콩 도심에선 시위대로 인한 불길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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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6년 만에 마오쩌둥 참배…홍콩선 “1일은 애도의 날”

    중국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둔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 한가운데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당으로 총출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지도부는 이날 오전 기념관에서 마오쩌둥 좌상에 3번 허리 굽혀 인사하고 그의 시신을 참배했다. 마오쩌둥 시신은 방부처리 돼 기념당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다. 시 주석과 최고 지도부는 이날 열사기념일을 맞아 톈안먼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도 헌화했다. 기념비 앞에는 ‘인민 영웅들은 천추에 길이 빛나리라(人民英雄永垂不朽)’는 마오쩌둥의 금석문이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마오쩌둥이 초안을 잡고 중국 초대 총리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쓴 비문이 있다. 비문은 1840년 아편전쟁부터 1949년 중국 건국까지 투쟁의 역사를 기록했다. 시 주석이 이 기념당을 참배한 것은 2013년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이후 6년만이다. 무역전쟁 등 미국의 전방위 압박과 경기둔화 위기 속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 함께 마오쩌둥을 기린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5월 그는 1930년대 마오쩌둥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위두(于都)현에서 기념비에 헌화한 뒤 주민들에게 “현재는 새로운 (대)장정이다. 우리는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무역전쟁, 경기둔화, 중국에 대한 공개적 저항인 홍콩 시위로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오쩌둥 시대처럼 내외의 어려움을 참고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 투쟁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무위원이 아닌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시 주석 및 상무위원 7명과 나란히 선 장면이 포착돼 ‘제8의 상무위원’이라 불리는 그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시 주석은 70주년 기념일 당일인 1일 오전 연설에서 1840년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치욕을 씻고 미국을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夢)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톈안먼 일대에서 열리는 사상 최대 열병식도 다분히 미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열병식에는 미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뿐 아니라 미군과 전투를 벌이며 ‘만세군(萬歲軍)’이라 불렸던 제82집단군 등 6·25전쟁에 참전한 부대들이 대거 열병식에 등장할 예정이다. 열병식 하루 전인 30일 오후 베이징의 일부 아파트에는 가스공급이 중단됐고, 주민들에게 1일 행사가 끝날 때까지 특정 장소에 모이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등 계엄령 통제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대한 경축일을 준비하는 베이징과 달리 홍콩에서는 반중·반정부 시위대가 1일을 ‘애도의 날’로 부르며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 “10월 1일 순국열사(가 되자)”라는 시위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지하철과 쇼핑몰에 불을 질러 “캠프파이어로 국경일을 맞이하자”는 글도 올라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 매체들은 홍콩 경찰이 전체 병력의 3분의 1인 1만 명을 시위진압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1일 오후 베이징에서 건국 70주년 축하 불꽃놀이가 열리는 동안 홍콩 도심에선 시위대로 인한 불길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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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실전배치 무기만 열병식”… 둥펑-41 전력화 시사

    중국이 정부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상 최대 열병식을 앞두고 미국을 겨냥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41의 등장을 예고했다. 중국은 행사 당일인 다음 달 1일 오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이어 80분간 군사 열병식을 진행한다. 열병식을 이틀 앞둔 29일 톈안먼광장에선 삼엄한 경비 속에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톈안먼광장 양쪽으로 7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을 지켜볼 관람석이 마련됐다. 쯔진청(紫禁城·자금성) 관람은 다음 달 1일까지 중단됐다. 1일 열병식 당일 톈안먼광장을 지나는 지하철 1호선 전체가 운행을 중단하고 다른 노선의 상당수 역이 폐쇄되는 등 철저한 통제가 이뤄진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베이징공항의 비행기 이착륙도 전면 중단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에 모두 59개 부대 1만50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무기장비는 580여 대, 군용기 160여 대가 참가해 “최근 수차례 열병식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육군 해군의 작전부대, 방공미사일 부대, 정보, 무인, 전략타격(중장거리 미사일) 부대, 폭격기 전투기 경보지휘기 부대 등이 총출동한다. 2015년 9월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는 1만2000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중국 국방부는 “열병식에 참가할 무기는 전부 국산이며 현역 전투장비”라고 밝혔다. 둥펑-41에 대해서는 최근 브리핑에서 “기다리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열병식 등장을 직접 예고했다. ‘현역’이라고 밝힌 것은 열병식 등장 무기 모두 실전 배치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둥펑-41이 등장하면 미국 전역을 사거리로 하는 ICBM의 실전 배치를 중국이 처음 공식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둥펑-41은 미국을 겨냥한 무기”라고 확인했다.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km에 달하며 핵탄두를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중국 국방부는 “육해공군 무인화 작전의 발전 방향을 과시할 것이며 많은 무인장비가 처음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신형 초음속 정찰 드론인 DR-8의 등장을 예상했다. 열병식 이후엔 톈안먼광장 등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長安)대로 일대에서 군중 10만 명이 참가하는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오후 8시부터는 공연과 불꽃놀이도 열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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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저우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 잘 못다루면 쇼비니즘 빠질 우려”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이다.” 왕이저우(王逸舟·62·사진)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중국은 (지금) 민족주의 정서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이 빠른 시기일수록 민족주의에 대한 통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미래의 중국 지도자들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을 지낸 왕 교수는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을 맞아 25일 본보와 인터뷰를 했다. “(미국 등이 주장하는) 중국에 대한 편협한 편견은 나쁘고 틀렸다. 반면 우리(중국) 사이에도 극단적 민족주의가 존재한다. ‘중국이 강해졌으니 다른 이들이 기쁘든 그렇지 않든 우리만 기쁘면 그만’이라는 태도는 안 된다.” 그의 언급에는 중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신중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민족주의를 잘 다루면 사회의 신념을 높이고 사기를 북돋아 중대한 도전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민족주의를 잘 다루지 못하면 매우 편협한 쇼비니즘(맹목적 애국주의), 배외(排外)주의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민족주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늘날 중국은 (민족주의 문제를) 제어할 수 있다.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가 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상태가 되면 안 된다. (민족주의를) 무한하게 과장하면 안 된다.” ―통제 불가 상황을 어떻게 피해야 하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개방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개방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지속적인 개혁은 편협한 배타적 민족주의를 피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강연에서 ‘중국이 두렵고 친해지기 힘들다’는 외국인의 지적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지금 우리는 중국(외교)에 대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다. 외부 세계는 이 변화를 우려한다. 중국인 대부분은 중국이 강해져 좋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균형이 필요하다. 중국 인민을 기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민을 행복하게 하는 동시에 중국이 (세계에)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가 느끼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왕 교수는 “중국은 굴기(崛起) 과정에서 왜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불공정하다거나 손해를 본다고 느끼는지 깨닫지 못했다”며 “중국의 굴기를 국제사회가 점차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여전히 많은 글로벌 문제(해결)에 중국이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치가 직면한 도전은 무엇인가. “정치의 현대화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정치 현대화는 정치인들이 역할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권력을 운용하고 효과적으로 이들을 감독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부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소득·지역 격차, 소수민족과 한족 간 격차 등이 크고 부의 분배가 공평하지 못하다. 중국 같은 큰 나라에서 이런 갈라짐이 장기화되면 결국 원심력(바깥으로 나아가려는 힘)을 만들 수 있다. 한데 모이는 게 아니라 분열하는 것이다.” ―당신은 국내적으로 ‘인(仁)의 사회’, 대외적으로 ‘지(智)의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중국이 전 세계의 환영을 받는 외교가 ‘지’의 외교다. ‘인’의 사회가 있어야 좋은 외교가 나올 수 있다. ‘인’의 사회는 매우 개방적이면서 정치가 인민과 매우 친밀하고 부패가 없으며 인민들이 호전적인 정서가 없이 다른 문화와 교류하기를 원하는 사회다. (중국이) ‘인’의 단계로 가려면 상당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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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으론 “인류공동체” 안으론 “중화민족 부흥”… 14억명 단결에 방점

    24일 베이징(北京)전람관은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 기념 특별전을 보려는 단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 국기인 붉은색 오성홍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공산당원 배지를 가슴에 단 이들이 많았다. ‘위대한 여정, 눈부신 성과―중국 수립 70주년 대형 성과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 1949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공산당의 70년 역사를 소개했다.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치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시기 전시 공간은 이전 지도자들의 집권 시기에 비해 비중이 훨씬 크고 화려했다. 입구엔 ‘부흥(復興)으로 가다’라는 큰 글씨가 있었다.○ 국내: “중화민족 한 가족, 함께 중국몽 건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정치적 풍파를 진압했다’는 제목의 사진 한 장으로 간단히 소개됐다. “당과 정부가 인민에 기대어 반(反)혁명폭란을 진압했다”는 설명 위에 톈안먼 광장 유혈진압(6월 4일) 5일 뒤인 그해 6월 9일 덩샤오핑(鄧小平)이 웃는 표정으로 수도계엄부대 간부들을 만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60, 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과 관련한 분명한 설명이나 소개가 없었다. 1968년부터 이어진 젊은이들의 농촌 하방 생활을 재현한 모형만 눈에 띄었다. 하방은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배워라”면서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낼 때 썼던 말이다. 특별전은 과(過)보다 공(功)을 내세웠다. 세계를 주도하는 강한 중국이 되려는 ‘중국몽(夢)’을 위해 애국이 필요하고 민족이 단결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했다. 시 주석은 2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왕민(王敏·47) 씨는 “문화대혁명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경제, 정치, 국제적 지위가 많이 높아지고 강해져 영광스럽고 민족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량단(梁丹·24·여) 씨는 “최근 2년간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 주변 정세가 그리 좋지 않다. 홍콩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하나의 집체로서 공통의 역량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해 적극적이었다. 그는 “고속 발전 시기에 태어난 나 같은 20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샤오펀훙(小粉紅·애국주의 색채의 누리꾼)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추절(추석) 때 베이징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식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의 영상을 매일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린다. 베이징 곳곳에는 “중화민족은 한 가족이다. 함께 중국몽을 건설하자”라며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붉은 바탕의 선전 표어들이 붙었다. 24일 전시장에서 만난 20∼60대 중국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공산당이 인민에게 요구하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 수립 초기인 1952년 국내총생산(GDP)은 679억 위안(약 11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0조309억 위안(약 1경5154조 원)으로 성장했다. 경제 규모가 무려 1325배 커졌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은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겠다며 ‘인류운명공동체’를 제시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중국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구 10억여 명의 큰 국가가 응집하게 만들려면, 진실을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민족주의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래야 중국을 다른 나라와 분리시켜 중국인이 중국을 열렬히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민족이나 국가 모두 만들어지는(構建) 것이다. 이를 적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평화적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외교: 유엔 영향력 높이며 일대일로 확대 중국은 197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다. 48년이 지난 지금 부쩍 커진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6일 “중국의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가치가 곧 유엔에 온다”는 기사에서 유엔에서 몸집을 불려가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은 방해자(spoiler)였지만 이제 유엔에 대한 재정 기여도를 높이면서 미국의 유엔 리더십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산하 15개 특별기구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업개발기구(UNIDO) 등 4개 기구의 수장이 중국 관료다. 미국 관료가 수장인 유엔 특별기구는 1곳에 불과하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도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한 미국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중국이 유엔 영향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기초 인프라 건설 투자로 중국과 주변 국가를 연결하려는 시 주석의 대표적 전략이다. 중국이 채무 함정, 환경 파괴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대일로를 유엔의 빈곤 완화 및 환경 보호 정책인 ‘2030년 지속가능 발전 목표’처럼 인식시켜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본보와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은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를 도울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해 이미지 전환을 시사했다. ○ 경제: 6% 이하 성장률 대비하는 중국 중국은 4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성장 위주 정책은 공급 과잉, 빈부 격차, 환경 파괴 등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 이하 성장률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셴(張宇賢)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은 최근 본보 등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동안 매년 평균성장률 9.4%를 지속해 왔다”면서도 “모든 나라가 고속 성장에서 중속, 저속 성장으로 갔다. 중국 역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지만 앞으로 5∼6%대 성장률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규모가 현재의 90조309억 위안 규모에서 100조 위안(약 1경6830조 원)이나 110조 위안(약 1경8515조 원)으로 커지면 경제성장률 4%나 5%로도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성장률보다 민생, 일자리 창출, 환경, 빈곤 퇴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안정 추구, 중기적으로는 구조개혁, 장기적으로 고속 발전에서 고질량 발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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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 70주년 앞둔 中, ‘중화민족 부흥’ 내세우는 이유는…

    24일 베이징(北京)전람관은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10월 1일) 기념 특별전을 보려는 단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 국기인 붉은색 오성홍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공산당원 배지를 가슴에 단 이들이 많았다. ‘위대한 여정, 눈부신 성과-중국 수립 70주년 대형 성과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 1949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공산당의 70년 역사를 소개했다.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치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시기 전시 공간은 이전 지도자들의 집권 시기에 비해 비중이 훨씬 크고 화려했다. 입구엔 ‘부흥(復興)으로 가다’라는 큰 글씨가 있었다.● 국내 : “중화민족 한가족, 함께 중국몽 건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정치적 풍파를 진압했다’는 제목의 사진 한 장으로 간단히 소개됐다. “당과 정부가 인민에 기대어 반(反)혁명폭란을 진압했다”는 설명 위에 톈안먼 광장 유혈진압(6월 4일) 5일 뒤인 그해 6월 9일 덩샤오핑(鄧小平)이 웃는 표정으로 수도계엄부대 간부들을 만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60~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과 관련한 분명한 설명이나 소개가 없었다. 1968년부터 이어진 젊은이들의 농촌 하방 생활을 재현한 모형만 눈에 띄었다. 하방은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배우라”면서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낼 때 썼던 말이다. 특별전은 과(過)보다 공(功)을 내세웠다. 세계를 주도하는 강한 중국이 되려는 ‘중국몽(夢)’을 위해 애국이 필요하고 민족이 단결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했다. 시 주석은 2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왕민 씨(王敏·47)는 “문화대혁명 때 많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경제, 정치, 국제적 지위가 많이 높아지고 강해져 영광스럽고 민족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량단 씨(梁丹·24·여)는 “최근 2년간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 주변 정세가 그리 좋지 않다. 홍콩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하나의 집체로서 공통의 역량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해 적극적이었다. 그는 “고속 발전 시기에 태어난 나 같은 20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샤오펀훙(小粉紅·애국주의 색채의 네티즌)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추철(추석) 때 베이징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식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었던 사람들의 영상을 매일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나는 너를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린다. 베이징 곳곳에는 “중화민족은 한가족이다. 함께 중국몽을 건설하자”라며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붉은 바탕의 선전 표어들이 붙었다. 24일 전시장에서 만난 20~60대 중국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공산당이 인민에게 요구하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 수립 초기인 1952년 국내총생산(GDP)은 679억 위안(약 11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0조309억 위안(약 1경5154조)으로 성장했다. 경제규모가 무려 1325배 커졌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은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겠다며 ‘인류운명공동체’를 제시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중국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구 10억여 명의 큰 국가가 응집하게 만들려면, 진실을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민족주의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래야 중국을 다른 나라와 분리시켜 중국인이 중국을 열렬히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민족이나 국가 모두 만들어지는(構建) 것이다. 이를 적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평화적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외교 : 유엔 영향력 높이며 일대일로 확대 중국은 197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다. 48년이 지난 지금 부쩍 커진 경제규모를 바탕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6일 “중국의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가치가 곧 유엔에 온다”는 기사에서 유엔에서 몸집을 불려가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은 방해자(spoiler)였지만 이제 유엔에 대한 재정 기여도를 높이면서 미국의 유엔 리더십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산하 15개 특별기구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업개발기구(UNIDO) 등 4개 기구의 수장이 중국 관료다. 미국 관료가 수장인 유엔 특별기구는 1곳에 불과하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한 미국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중국이 유엔 영향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기초인프라 건설 투자를 통해 중국과 주변 국가를 연결하려는 시 주석의 대표적 전략이다. 중국이 채무함정, 환경파괴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일대일로를 유엔의 빈곤 완화 및 환경 보호 정책인 ‘2030년 지속가능 발전 목표’처럼 인식시켜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본보와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은 기초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를 도울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해 이미지 전환을 시사했다. ● 경제 : 6% 이하 성장률 대비하는 중국 중국은 4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성장 위주 정책은 공급과잉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 이하 성장률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센(張宇賢)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은 최근 본보 등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동안 매년 평균 성장률 9.4%를 지속해 왔다”면서도 “모든 나라들이 고속 성장에서 중속, 저속 성장으로 갔다. 중국 역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지만 앞으로 5~6%대 성장률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규모가 현재의 90조309억 위안 규모에서 100조 위안(약 1경683조 원)이나 110조 위안(약 1경8515조 원)으로 커지면 경제성장률 4%나 5%로도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도 주장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성장률보다 민생, 일자리 창출, 환경, 빈곤 퇴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안정 추구 중기적으로는 구조개혁, 장기적으로 고속 발전에서 고질량 발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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