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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 지표 닛케이평균주가가 20일 장중 한때 3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블경제 붕괴가 시작된 1990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증시만 놓고 보면 ‘잃어버린 30년’에서 마침내 벗어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같은 증시 활황은 기록적인 엔화 약세 현상 장기화에 따른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탈(脫)중국에 나선 기업들의 투자가 일본으로 향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다만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금융 완화를 고수하고 있어 유동성 과잉 부작용 및 향후 닥칠 금리 인상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체질 개선이 아닌 환율이 성장률 등을 좌우하면서 경제가 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코스피-美 증시 웃도는 日 증시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33년 전 최고치(3만3753엔)를 넘는 3만3808.64엔까지 올랐다. 오후 들어 ‘팔자’ 주문이 몰리며 전 거래일보다는 0.59%(197.17엔) 하락한 3만3388.03엔으로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3년 8개월 만의 최고치 경신 이후 목표를 달성했다는 분위기에 매수세가 한풀 꺾였고 오후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11개월간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18%), 코스피(10.4%), 유로 스톡스 600(7%) 상승률을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 기업이 세계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외국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탈중국 러시가 강해지면서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같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기업 실적 및 투자가 개선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9월 경제 전망에서 일본이 올해 1.8% 성장해 한국(1.5%)을 성장률에서 25년 만에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영향도 받았다. 금리 인상이 주춤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등에 돈이 몰린다. 이 같은 이유로 미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지난주 13∼17일(현지 시간) 1.9% 상승했고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2.2% 올랐다. 두 지수가 3주 연속 상승한 것은 올 7월 이후 처음이다.● “엔저 장기화, 日 소비 부진 우려” 최근 눈에 띄는 일본 경제 성장세를 견인하는 것은 단연 엔저 현상 장기화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며 149.11엔에 거래됐다. 150엔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올 1월 128엔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연초 대비 엔화 가치가 17%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수입 물가는 올라 소비가 침체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 부진한 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얼어붙을 위험이 있다”며 일본 4분기(10∼12월)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약해지면 엔화 가치는 상승할 수 있다. 수출이 끌어올린 일본 기업 실적이 언제라도 악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경제 체력 회복에 따른 체질 개선은 아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지지율 하락세가 걷잡을 수 없다. 감세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 차관급 인사 3명 잇단 퇴진 등 악재가 겹치며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기시다 총리가 퇴진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20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5%로 1개월 전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2021년 10월 취임 후 최저 수준인 것은 물론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집권 이래 11년 만에 가장 낮다. 이날 나온 요미우리신문(24%), 마이니치신문(21%)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지지율을 나타냈다.일본에서 언론사 여론조사 지지율 20% 대는 정권이 흔들리는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다. 아베 전 총리가 사학법인 특혜 논란을 둘러싸고 최대 위기에 처한 2017년 7월 지지율이 33%(아사히신문 조사)였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기 직전인 2021년 8월 지지율이 28%였다.일본에서는 내각과 여당 지지율을 합쳐 50% 밑으로 떨어지면 정권 수명이 다한 걸로 판단하는 이른바 ‘아오키의 법칙’이 있다. 자민당 지지율이 현재 20% 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수치로는 마지노선을 이미 넘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지지율이 바닥을 (친 것도 모자라) 뚫은 이상한 수치”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아소 내각 말기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 현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는 3년이지만 임기와 상관없이 언제라도 물러난 뒤 당내 투표로 신임 총리를 선출할 수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주식시장 지표 닛케이평균주가가 20일 장중 한때 3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블 경제 붕괴가 시작된 1990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증시만 놓고 보면 ‘잃어버린 30년’에서 마침내 벗어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이 같은 증시 활황은 기록적인 엔저 현상 장기화에 따른 일본 주요 기업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탈(脫)중국에 나선 기업들 투자가 일본으로 향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다만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금융 완화를 고수하고 있어 유동성 과잉 부작용 및 향후 닥칠 금리 인상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체질 개선이 아닌 환율이 성장률 등을 좌우하면서 경제가 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코스피-美 증시 웃도는 日 증시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33년 전 최고치(3만3753엔)를 넘는 3만3808.64엔까지 올랐다. 오후 들어 ‘팔자’ 주문이 몰리며 전거래일보다는 0.59%(197.17엔) 하락한 3만3388.03엔으로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3년 8개월 만의 최고치 경신 이후 목표를 달성했다는 분위기에 매수세가 한풀 꺾였고 오후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강했다”고 분석했다.일본 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11개월간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18%), 코스피(10.4%), 유로 스톡스 600(7%) 상승률을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일본 기업이 세계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외국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탈중국 러시가 강해지면서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같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이처럼 기업 실적 및 투자가 개선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9월 경제전망에서 일본이 올해 1.8% 성장해 한국(1.5%)을 성장률에서 25년 만에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여기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영향도 받았다. 금리 인상이 주춤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등에 돈이 몰린다. 이 같은 이유로 미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지난주 13~17일(현지 시간) 1.9% 상승했고 S&P 500지수는 같은 기간 2.2% 올랐다. 두 지수가 3주 연속 상승한 것은 올 7월 이후 처음이다.● “엔저 장기화, 日소비 부진 우려”최근 눈에 띄는 일본 경제 성장세를 견인하는 것은 단연 엔저 현상 장기화다.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며 149.11엔에 거래됐다. 150엔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올 1월 128엔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연초 대비 엔화 가치가 17% 넘게 하락했다.하지만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수입 물가는 올라 소비가 침체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 부진한 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얼어붙을 위험이 있다”며 일본 4분기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약해지면 엔화 가치는 상승할 수 있다. 수출이 끌어 올린 일본 기업 실적이 언제라도 악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경제 체력 회복에 따른 체질 개선은 아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에 뜻을 같이했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중국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현안에 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원론적 발언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일본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중국 측에 지난해 8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을 즉각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오염수 방류가 인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일본이 국내외 우려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식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우려를 표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 역시 과거사, 대만 등의 사안에 일본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대응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에 뜻을 같이했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중국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현안에 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원론적 발언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17일 일본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중국 측에 지난해 8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을 즉각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오염수 방류가 인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일본이 국내외 우려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기시다 총리는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식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우려를 표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영 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 역시 과거사, 대만 등의 사안에 일본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대응했다.시 주석은 또 “양국의 경제 이익과 공급망 및 산업망은 깊이 연결돼 있다”고 했다. 공급망 등을 분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략적 호혜 관계’도 강조했다. 일본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일방적으로 동참하지 말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 또한 중시하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엔저’ 상황을 토대로 백화점, 항공업계 등 일본의 관광 관련 업계는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16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251만6500명으로 4년 전인 2019년 10월 대비 0.8% 증가했다. 입국자의 국적은 한국(63만1100명)이 가장 많았고 대만, 중국, 미국 순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이지만 반일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10월과 비교하면 약 3배로 늘었다. 올 들어 일본에 온 한국인은 총 552만6000명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올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코로나19가 잦아든 데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달러당 150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올 8월부터 자국민의 일본행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0원 밑으로 떨어져 일본에서 돈을 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톨 사이즈) 가격이 한국에서는 4500원이지만 일본은 445엔(약 3820원)으로 15%가량 싸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가 공산품 등에 적용되는 소비세를 10% 면제해주고 있어 같은 물건이라도 일본에서 사면 한국보다 20%가량 싼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최대 백화점 업체 미쓰코시이세탄은 7월 이후 면세 매출이 역대 최고였던 2018년 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가 있던 10월에는 2018년보다 40% 높은 매출액 97억 엔(약 832억 원)을 기록했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올 상반기 방문객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13%로 역대 최대였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7∼9월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1조3904억 엔(약 12조 원)으로 2019년 동기보다 17.7% 늘어났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엔저’ 상황을 토대로 백화점, 항공업계 등 일본의 관광 관련 업계는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16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251만6500명으로 4년 전인 2019년 10월 대비 0.8% 증가했다. 입국자의 국적은 한국(63만1100명)이 가장 많았고 대만, 중국, 미국 등 순이었다. 올 들어 일본에 온 한국인은 총 552만6000명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올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코로나19가 잦아든 데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1달러 당 150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원-엔 환율은 100엔당 860원 밑으로 떨어지며 일본에서 돈을 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톨 사이즈) 가격이 한국은 4500원이지만 일본은 445엔(3820원)으로 15%가량 싸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가 공산품 등에 적용되는 소비세를 10% 면제해주고 있어 같은 물건이라도 일본에서 사면 한국보다 20%가량 싼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최대 백화점 업체 미쓰코시이세탄은 7월 이후 면세 매출이 역대 최고였던 2018년 기록을 매달 갱신하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가 있던 10월에는 2018년보다 40% 높은 매출액 97억 엔(832억 원)을 기록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7~9월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1조3904억 엔(약 12조 원)으로 2019년 동기보다 17.7% 늘어났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3일 오전 일본 도쿄항 시나가와 컨테이너 부두.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을 잇는 컨테이너선이 오가는 일본 대표 무역항이다. 남북 1.6km, 동서 600m 크기의 인공섬에 부두가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4∼6차로인 도로에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 여러 대가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 있다. 대형 트레일러는 승용차와 달리 도로 한쪽에 붙여 주정차하기 어려워 부두가 있는 인공섬 안에서는 도로 한복판에 차를 멈춰 세우는 게 어느 정도 허용된다.한 트레일러 운전사는 “오늘은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돼 대기 시간이 짧다. 예전에는 10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있었고 최근에도 3, 4시간씩 대기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도쿄항 화물기사들의 장시간 대기는 단순한 화물업계의 애로 사항이 아니다. 내년부터 일본에서 확대 시행될 근로개혁법으로 운전사 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물류 및 운송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버스 운전사 등 구인난이 본격화되는 한국에 닥칠 미래이기도 하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2.5개 일본에서는 최근 ‘2024년 문제’ ‘2024년 위기’라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2024년 문제’란 내년 4월 1일부터 일본에서 근로개혁법이 추가 시행되면서 운전사 근로시간 규제가 강화되는데 그로 인해 발생할 문제를 뜻하는 표현이다. 일본의 장시간 근로와 이에 따른 건강 악화 및 과로사는 큰 사회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18년 ‘일하는 방식 개혁 추진을 위한 관계 법률 정비에 관한 법’(근로개혁법)을 제정해 2019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다만 일손 부족이 심한 물류 및 운수업계는 법 시행을 5년 미뤘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4년 4월부터 운전사의 시간 외 근무는 연 960시간까지로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시간 외 노동시간에 상한선이 없었다. 노사 협의가 있으면 사실상 무제한 추가 근로가 가능했다. 컨테이너 물류업계는 근로개혁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부두 내 트레일러는 정차하며 대기하는 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단순히 기다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화물 하역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하루 수 시간씩 대기가 이어지면 그만큼 운전할 시간은 줄어든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 같은 장시간 대기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일본 전체 화물의 14%, 2030년에는 34%가 제대로 운송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물류업계에 ‘2024년 위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일본 인력 중개업체 ‘퍼솔 캐리어’에 따르면 올 들어 물류업체들의 인력 채용 규모는 1년 전보다 60%나 늘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대부분의 업계가 구인난에 직면한 가운데 물류업계는 노동 강도가 높고 그에 걸맞은 급여를 주기 어려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노동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운전업의 유효 구인 배율은 2.48배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2.48개라는 뜻이다. 일본 전체의 유효 구인 배율이 1.3배 안팎인 걸 감안하면 물류업계 인력난이 극심하다는 뜻이다.일부 버스노선 폐지… 택시도 줄어 일본의 ‘2024년 문제’는 민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비슷하게 일본 역시 버스·택시 운전사는 하루 평균 15시간 가까이 일하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근로개혁법이 시행되면 이들 운전사의 근로시간이 하루에 최소 1시간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근로자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가뜩이나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진 운수업계에는 직격탄이 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도 어려움을 겪는다. 지방에서는 운전사를 확보하지 못해 시내버스 노선이 폐지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오사카 돈다바야시(富田林)시 등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업체 곤고버스는 운전사 부족을 이유로 올 12월에 5개 버스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오사카 공항과 효고현을 잇는 한큐버스도 4개 노선을 이달 5일 폐지했다. 일본버스협회 측은 “현재대로라면 2030년에 운전사가 3만6000명 부족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택시 운전사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 택시 운전사 수는 올 3월 기준 23만2000여 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이전인 5년 전보다 20%가량 감소했다. 일본 택시 운전사는 애초부터 고령자가 많았다.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 운전대를 놓은 운전사들 가운데 방역 상황이 나아졌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일 자체를 그만둔 경우가 많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교토에서는 택시 회사가 예약 요청의 30% 정도를 소화하지 못한 채 거절하고 있다. 짐을 받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손으로 건네주는 일본 특유의 택배 시스템도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 확산되면서 한국에서 이미 정착된 ‘현관문 앞에 두기’ 배송이 일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한국 택배처럼 주문한 물건을 문 앞에 두는 것을 ‘초기 설정’으로 지정하고 있다. 일본 최대 택배업체 야마토운수는 주요 쇼핑몰 물품에 대해 ‘현관문 앞에 두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현재 11%인 택배 재배달 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해 ‘현관문 앞에 두기’를 도입하는 택배업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외국인 운전사-우버 도입 대안으로 하지만 업무 방식 개선만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업계와 정부 모두 인식하고 있다. 국가 경제에서 물류는 사람의 혈액 순환과 같아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일본은 외국인 인력 채용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건설, 농업, 숙박업 등 12개 산업 분야에 허용한 ‘특정 기능 비자’ 대상에 운송업을 추가해 외국인 운전사를 받겠다는 것이다. 향후 적용 수준에 따라 가족 동반도 가능하고 체류 제한도 최소화된, 사실상의 영주권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도쿄에서는 이미 외국인을 채용한 운수업체도 있다. 도쿄 택시회사 H사는 6년 전부터 외국인 운전사 모집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현재 25개국 87명의 외국인이 일해 전체 운전사 4%가 외국인이다. 지금은 일본에서 살고 있거나 일본인과 결혼한 외국인 등이 주로 일한다. 특정 기능 비자 등 외국인 근로자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외국인 운전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한 분야에서 외국인 인재를 받는 건 갈수록 인력난이 심각해질 일본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일본에서 논의가 잠잠했던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 도입도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거 택시업계 등의 반대로 지지부진했지만 택시 운전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총리 재임 시절 ‘승차 공유’ 도입을 추진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관광객들이 택시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법을 개정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나가야 한다. 승차 공유도, 택시도 선택할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엔화 가치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안에 엔-달러 환율이 155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지난해 최고치(151.94엔)에 육박했다. 엔-달러 환율이 이 기록을 경신하면 버블 경제 붕괴 초반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아지게 된다.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석유 원자재를 비롯한 수입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고금리 장기화에 들어간 미국과 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한때 5%를 넘으면서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자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있다. 이에 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을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결정한 뒤 이달 초 150엔 선 아래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는 33년 만의 최저 수준에 다가선 것이다. 지난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당 150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봤지만 지금은 이 선을 넘은 게 당연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예상이 꺾이면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기 쉽다”고 분석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14일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계속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는 한국의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상품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행수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수록 일본으로 몰리는 국내 관광객이 많아져 서비스 수지 부진을 부추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저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엔테크(엔화+재테크)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7일 기준 1조1407억 엔(약 9조9200억 원)이다. 지난달 말 1조489억 엔에서 일주일 새 918억 엔(약 8000억 원) 불어난 것이다. 반면 엔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상품 투자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엔화 가치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 안에 엔-달러 환율이 155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지난해 최고치(151.94엔)에 육박했다. 엔-달러 환율이 이 기록을 경신하면 버블 경제 붕괴 초반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아지게 된다.일본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석유 원자재를 비롯한 수입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고금리 장기화에 들어간 미국과 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한때 5%를 넘으면서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자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있다.이에 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을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결정한 뒤 이달 초 150엔 선 아래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는 33년 만의 최저 수준에 다가선 것이다. 지난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당 150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봤지만 지금은 이 선을 넘은 게 당연시되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예상이 꺾이면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기 쉽다”고 분석했다.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14일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계속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低)는 한국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상품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한국 가격 경쟁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행수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수록 일본으로 몰리는 국내 관광객이 많아져 서비스 수지 부진을 부추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엔저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엔테크(엔화+재테크)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7일 기준 1조1407억 엔(약 9조9200억 원)이다. 지난달 말 1조489억 엔에서 일주일 새 918억 엔(약 8000억 원) 불어난 것이다. 반면 엔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상품 투자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교토 인근 야와타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13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하루 전 치러진 야와타 시장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등이 추천한 무소속 가와타 쇼코(川田翔子·33) 후보가 당선됐다. 2020년 당시 36세로 뽑힌 나이토 사와코(内藤佐和子) 도쿠시마 시장의 ‘최연소 여성 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와타 당선인은 “성장을 이끄는 도시, 기업 유치 촉진, 역세권 개발 등을 착실히 추진하고 복지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1990년생인 그는 교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교토시 사회복지 담당 직원으로 일했다. 자민당 참의원(상원) 의원 비서 등을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번 선거 유세 내내 분홍색 점퍼에 ‘33세’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 운동을 했다. 젊은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다섯 살 터울 동생이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 동생에 대한 교육 행정 지원의 문제점을 옆에서 보면서 정치인을 꿈꿨다고 말했다. 가와타 당선인은 “복지 최전선에서 육아를 포기하거나 아동상담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일 등을 겪었다”며 “맞춤형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의원(하원) 여성 의원 비율이 10.3%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 정치인 수와 비중이 작다. 다만 이런 현상에 대한 사회 각계 지적을 의식한 듯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올 9월 개각을 통해 각료 19명 중 5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역대 최다 규모다. 남성까지 포함한 일본 역대 최연소 시장은 올 5월 26세로 당선된 다카시마 료스케(高島崚輔) 아시야 시장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 올해 K팝 관련 그룹 6팀이 출연한다. 역대 최다 팀 출연이다. 13일 일본 NHK방송이 발표한 출연진에 따르면 12월 31일 방영하는 올해 홍백가합전에는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르세라핌, 트와이스 유닛 미사모, 니쥬, JO1 등 K팝 그룹 6개 팀이 출연한다. 니쥬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으로 올 10월 한국에서 첫 싱글 앨범을 냈다. JO1은 CJ ENM이 일본에서 세운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CJ ENM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재팬’을 통해 결성됐다. 이들은 일본인만으로 구성됐지만 일본에서는 음악 장르로서 K팝 그룹으로 분류된다.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지만 홍백가합전은 일본 가수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꿈의 무대’로 꼽힌다. 1980년대 조용필, 계은숙 등 원조 한류 스타들이 출연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한국 톱 스타들이 잇따라 나왔다. 이후 한일 관계 악화, 코로나19 등으로 한동안 한국 가수 출연이 뜸했다가 지난해 트와이스, 르세라핌, 아이브 등이 출연했다. 일본 최대 가요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 K팝 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것은 일본 내에서 K팝의 높은 인기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왜 한국 가수들이 나오냐’는 소셜미디어(SNS) 글이 확산되는 등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한일 관계 개선, 한류 열기 등으로 K팝 스타가 빠지는 게 오히려 이상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기에 한때 80%를 넘었던 홍백가합전 시청률이 최근 3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한류 팬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시청률이 더 추락할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교토 인근 야와타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13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하루 전 치러진 야와타 시장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등이 추천한 무소속 가와타 쇼코(川田翔子·33) 후보가 당선됐다. 2020년 당시 36세로 뽑힌 나이토 사와코(内藤佐和子) 도쿠시마 시장의 ‘최연소 여성 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와타 당선인은 “성장을 이끄는 도시, 기업 유치 촉진, 역세권 개발 등을 착실히 추진하고 복지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1990년생인 그는 교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교토시청 사회복지 담당 직원으로 일했다. 자민당 참의원(상원) 비서 등을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번 선거 유세 내내 분홍색 점퍼에 ‘33세’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 운동을 했다. 젊은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다섯살 터울 동생이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 동생에 대한 교육 행정 지원의 문제점을 옆에서 보면서 정치인을 꿈꿨다고 말했다. 가와타 당선인은 “복지 최전선에서 육아를 포기하거나 아동상담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일 등을 겪었다”며 “맞춤형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일본은 중의원(하원) 여성 의원 비율이 10.3%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 정치인 수와 비중이 적다. 다만 이런 현상에 대한 사회 각계 지적을 의식한 듯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올 9월 개각을 통해 각료 19명 중 5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역대 최다 규모다.남성까지 포함한 일본 역대 최연소 시장은 올 5월 26세로 당선된 다카시마 료스케(高島崚輔) 아시야 시장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버블 경제 붕괴 이후 판매량이 급감해 ‘경제 불황의 상징’으로 꼽히던 일본 위스키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위스키 수출액은 560억 엔(약 4885억 원)으로 10년 전보다 22배나 늘어났다. 일본 전국 슈퍼마켓 판매 데이터를 집계한 ‘닛케이 포스(POS)’ 정보 분석 결과 위스키 전문 매장의 평균 판매 가격(1624엔)은 5년 전보다 20% 가량 올랐다. 일본 위스키 전성기는 고급 위스키가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산토리 ‘히비키’는 5년 새 가격이 40% 가량 올랐다. 온라인 등에서 700ml 1병에 1만6000엔(14만 원) 안팎에 팔리고 있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산토리 ‘야마자키’도 25% 정도 값이 올랐다. 일본에서는 한국 등 외국 관광객들의 대량 구매와 자국 내 하이볼 인기 지속 등으로 위스키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위스키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스키 생산에 쓰이는 참나무통까지 최는 5년새 값이 40% 가량 오르기도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호텔 예약 사이트 ‘부킹닷컴’ 시스템이 해킹당해 일본 숙박시설 예약자의 신용카드 정보 등이 유출되고 돈이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최소 68곳 이상의 일본 숙박시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킹닷컴과 제휴한 일본의 일부 호텔은 최근 여행객을 사칭한 해킹범에게 영어로 쓰인 e메일을 받았다. 호텔 직원이 e메일에 쓰인 링크 주소를 클릭하자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회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킹범은 이렇게 빼낸 정보를 이용해 호텔 예약 회원에게 사전 결제를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 e메일에는 ‘예약을 확정하려면 숙박료를 지불해야 한다’ ‘결제 방법을 선택하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부 예약자는 여기에 속아 사전 결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형적인 ‘피싱’ 사기다. 한 피해자는 400달러의 피해를 봤다. 일본 사이버 보안회사 ‘렉’의 분석 결과 범인은 러시아계 해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호텔 등에 이 같은 해킹에 대비해 ID와 비밀번호가 도난당하더라도 다른 인증 수단을 조합해 불법적인 로그인을 방지하는 ‘2단계 인증’ 시스템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부킹닷컴 공식 계정이 피싱 사기에 활용된 사례는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최근 서울 등지의 호텔을 예약한 일부 이용자는 ‘12시간 내 입금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고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킹닷컴 측은 “피해가 확인되면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호텔 예약 사이트 ‘부킹닷컴’ 시스템이 해킹당해 일본 숙박시설 예약자의 신용카드 정보 등이 유출되고 돈이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최소 68곳 이상의 일본 숙박시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부킹닷컴과 제휴한 일본의 일부 호텔은 최근 여행객을 사칭한 해킹범에게 영어로 쓰인 e메일을 받았다. 호텔 직원이 메일에 쓰인 링크 주소를 클릭하자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회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해킹범은 이렇게 빼낸 정보를 이용해 호텔 예약 회원에게 사전 결제를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예약을 확정하려면 숙박료를 지불해야 한다’ ‘결제 방법을 선택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부 예약자들은 여기에 속아 사전 결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형적인 ‘피싱’ 사기다. 한 피해자는 400달러의 피해를 보았다. 일본 사이버 보안회사 ‘렉’의 분석 결과 범인은 러시아계 해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호텔 등에 이 같은 해킹에 대비해 ID와 패스워드가 도난당하더라도 다른 인증 수단을 조합해 불법적인 로그인을 방지하는 ‘2단계 인증’ 시스템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부킹닷컴 공식 계정이 피싱 사기에 활용된 사례는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최근 서울 등지의 호텔을 예약한 일부 이용자는 ‘12시간 내 입금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고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킹닷컴 측은 “피해가 확인되면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우리 음악이 납북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요코타 메구미 같은 납치 피해자가 다시는 없길 바랍니다.” 9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북한에 납치돼 생사를 알 수 없는 한국과 일본 피해자를 기억하고 이들의 생환을 바라는 음악회였다. 일본 납북 피해자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1964년 출생·납북 당시 13세) 부모를 지원하는 단체 ‘아사가오회’와 주일 한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했다. 올 8월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요코타 메구미 관련 사진전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2002년 탈북한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쇼팽 ‘녹턴 20번’과 프랑스 출신 팝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먼 연주곡, 그리고 자작곡 ‘아리랑 소나타’를 연주했다. 평양에서 클레이더먼의 재즈곡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10장이나 쓰기도 했다는 김 씨는 “분단된 지 78년째라 남북이 같이 부르는 노래가 점점 잊혀지고 있지만 아리랑만큼은 세월이 흘러도 공유하고 있다”며 “요코타 씨도 아마 북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요코타 메구미의 중학교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시다 나오야, 피아니스트 가와사키 메구미 씨가 무대에 올라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했다. 특히 요시다 씨는 “중학교 때 같은 길로 학교를 다니던 요코타의 뒷모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며 “요코타가 돌아오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구미 모친 요코타 사키에 씨(87)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양국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음악회에는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비롯해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아들 나카소네 히로후미 의원의 부인 같은 일본 정계 고위급 인사 배우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출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사진)가 일본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야구 글러브 6만 개를 기증했다. 오타니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 2만 개 초등학교에 글러브 3개씩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구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냈으면 좋겠고, 이 글러브를 사용한 아이들과 미래에 함께 야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러브는 오타니와 이번 해부터 사용 계약을 체결한 뉴발란스 제품이다. 오타니는 뉴발란스 저팬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야구야말로 제가 충실한 삶을 살 기회를 준 스포츠다. 글러브 기증이 아이들이 야구라고 하는 스포츠에 흥미를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글러브 선물 상자에는 오타니의 투구 모습과 글러브가 찍힌 사진을 담았다. 사진에는 일본어로 ‘야구하자고!’라고 직접 쓴 문구와 사인이 적혔다. 글러브의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당 1만 엔(약 8만6000원)으로 계산하면 총 6억 엔(약 52억 원)에 이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인 오타니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총액 5억 달러(약 6553억 원)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취임 후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자신을 포함한 각료의 급여 인상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기시다 총리는 부랴부랴 인상분을 국고에 반납할 방침을 내비쳤지만, 거듭되는 내정 실책으로 내년 9월 총리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총리, 장관, 총리 보좌관 등 특별직 공무원 급여를 일반직에 준해 인상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리는 급여가 연 46만 엔(약 400만 원) 오른다. 일본 총리 연봉은 약 4000만 엔(약 3억4800만 원)이다. 인상폭은 작지만 고물가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게다가 방위비 증가에 따른 증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총리 월급 셀프 인상’이 추진된 데 따른 반발이 크다. 최근 기시다 총리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여론의 기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여당 내에서 나온다. 논란이 거세지자 기시다 총리는 인상분을 국고에 반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행정·재정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월급의 30%를 국고에 반납하고 있다”고 설득했으나 비판이 거세자 인상분까지 반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급여 인상 법안 자체는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NHK는 “(정부는) 임금 인상의 흐름을 사회 전체에 파급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국회의 이해를 얻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TV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지난 30년간 평균 급여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는 각각 급여를 동결하는 수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 연고팀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38년 만에 일본시리즈를 제패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하자 오사카 등이 들썩이고 있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신 타이거즈가 전날 일본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오릭스 버펄로스를 7-1로 이기며 우승을 확정짓자 오사카 중심지 도톤보리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경찰 1300여 명이 출동해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한신 팬 37명이 도톤보리강에 뛰어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신은 올해 경기당 평균 관중이 4만745명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 중 도쿄가 연고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제치고 1위일 만큼 인기가 높다. 하지만 1935년 창단 이후 일본시리즈 우승은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우승은 1985년 이후 38년 만이다. 1995∼2001년 7년 중 6년간 리그 꼴찌에 머문 암흑기도 거쳤다. 구단 사상 2번째 우승에 오사카 주요 백화점 및 슈퍼마켓들은 6일 일제히 우승 기념 세일에 나섰다. 한신백화점 우메다 본점 앞에는 아침부터 우승 기념품을 사기 위해 2000여 명이 줄을 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싱크탱크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 의하면 한신의 리그 우승에 따른 경제 효과는 1011억 엔(약 876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이끄는 일본 대표팀이 우승했을 때(654억 엔)보다도 크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