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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 정도다. 한국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더 짧아서 10.6년에 불과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기업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을까.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기업 생태계와 선순환 구조의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미국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보다 이용객이 2배 정도 많다. 그런데 돈은 인천국제공항에 비해 적게 벌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은 공항에서 평균 49달러를 지출하는 반면 오헤어 국제공항의 이용객은 고작 6달러만 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570개의 협력업체와 관련 직원들이 탑승 수속을 15분 만에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용객들은 남는 시간에 쇼핑을 할 수 있다. 반면 오헤어 국제공항은 탑승 수속 시간의 단축에 관심이 없다. 수속을 빨리 마쳐 달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공항 직원들이 화를 내기 일쑤다. 수속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용객들은 수속을 마친 뒤 기껏해야 커피 한잔 마실 정도의 여유만 가질 뿐이다. 결국 인천국제공항과 협력업체들이 함께 만든 신속한 탑승 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 생태계로 이끌었다. 기업 스스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해서 새로운 특허를 얻고 이렇게 취득한 특허로 새로운 시장과 상품을 만든다. 또 생산성을 높여서 수익성을 제고한다. 여기에서 발생한 이윤은 다시 R&D에 투자해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하지만 단기간의 성과에만 매달리다 중장기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지 못했고 결국 어려움에 처한 사례도 많다. GM은 2000년대 후반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노조 등으로 인해 과도한 운영 비용이 발생했고 원가 관리에도 실패했다. 시장점유율에만 집착해서 정작 이윤은 챙기지 못한 사례다. 기업이 장수하려면 업계가 힘을 모아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도 R&D와 새로운 시장 창출, 생산성 향상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kckim@catholic.ac.kr}
숫자는 글자보다 더 쉽게 인식된다. 글자는 맥락에 따라 중의적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숫자는 단 한 가지 의미만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숫자는 기억하기 쉽고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숫자를 마케팅에 활용해오고 있다. 숫자 마케팅의 가장 흔한 사례는 업종을 연상시킬 수 있는 숫자를 골라 전화번호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삿짐 업체들은 흔히 전화번호 뒷자리를 2424(이사이사)나 1472(일사천리)로 설정한다. 퀵서비스 업체는 8282(빨리빨리), 역술인은 8425(팔자이오), 재활용센터는 4989(사구팔구)와 8949(팔구사구) 등의 숫자를 활용하고 있다. 숫자에 제품의 특성과 의미를 담아서 브랜드를 만들기도 한다.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애경산업의 2080치약이 대표적 예다.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고 숫자를 브랜드로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유한양행의 감기약 ‘콘택 600’은 캡슐 안에 알갱이 600개가 있다는 데서 착안한 제품명이다. 가끔 알갱이가 600개나 들어 있는지 실제로 세어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똑같은 숫자라도 단위에 변화를 줘서 제품의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자양강장제 박카스에는 담즙의 분비와 지방의 흡수를 원활하게 해준다고 알려진 타우린이 1000mg 들어 있다. 표기만으로는 타우린이 굉장히 많이 첨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위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1000mg은 1g이다. 동아제약은 타우린 양의 단위를 바꿔서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을 보다 크게 느끼도록 제시했다. 이처럼 숫자는 기업 마케팅에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할 숫자의 마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GE코리아 회장을 지낸 이채욱 ㈜CJ 부회장은 젊은이들에게 항상 행운아의 마인드를 가지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성공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운은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할 때 불현듯 다가온다. 자신의 노력이 하나 둘 쌓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면 이 결과물은 또 다른 기회를 만들며 이런 기회를 통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운아의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그의 인생역정이 반영돼 있다. 그는 고교에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으나 항상 성실했고 그런 그를 눈여겨본 중학교 교사의 추천으로 입주 가정교사 자리를 얻어 고교를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면사무소의 말단 직원이 되려고 했으나 고교 담임교사가 영남대에서 4년 전액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알려줬고 시험을 치러 입학할 수 있었다. 대학시절 하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베트남전에 지원했고 전쟁터에서 미군들과 교류했던 경험은 이후 삼성물산에서 해외영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삼성물산과 두바이 기업의 합작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은 훗날 삼성과 GE의 합작회사 사장으로 발령받는 작은 계기가 됐고 이 합작회사에서 일한 경험은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필요로 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수장 자리까지 오르는 데 밑바탕이 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신입사원 시절부터 항상 남다르게 노력했다. 업무를 처리할 때 상급자인 과장의 시각에서 바라봤고 항상 기대치 이상을 충족시켜 결국 조직에서 인정받았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보다 한두 단계 높은 곳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성공을 바란다면 행운아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 ( 동아비즈니스리뷰 ) 140호(2013년 11월 1일 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 성공적 기업 인수합병 전략은○ M&A 매뉴얼 자동차의 고무부품을 생산하는 A사는 경쟁업체가 고객사인 완성차업체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매출액이 급감했다. 경영진은 줄어든 매출액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하게 자동차 센서기술을 가진 한 벤처업체로부터 투자제의를 받는다. 경영진은 자동차에서 전자부품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센서기술은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사는 재빠르게 센서기술 업체를 인수했다. 하지만 고무부품업체와 센서기술업체의 만남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A사는 센서기술 시장에 대한 안목이 부족했고 인수한 센서기술도 기초기술에 불과해 당장 양산단계에 들어갈 수 없었다. A사는 결국 2년 만에 센서기술 사업을 청산해야 했다.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고려해야 할 점과 성공적인 M&A를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코셔식품에서 얻은 경영 지혜○ 유대인 창조경영 정통 유대인들은 음식에서 먹을 것과 먹지 않을 것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이 중 먹을 수 있는 것을 코셔(Kosher)라고 한다. 유대인들이 음식에서 까다로운 규율을 적용하고 전통을 지켜온 이유는 성서에서 얘기하는 선과 악,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이러한 독특한 음식문화가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을 서로 연결해 단합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해준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코셔식품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 코셔식품이 상당히 까다로운 위생관리절차를 밟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란 이미지를 얻게 됐고 이로 인해 코셔식품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통음식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한 유대인의 지혜를 소개한다.}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가 현지에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도 낯선 해외시장에서는 초짜 브랜드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국가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연계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현지에 이미 형성돼있던 국가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단기간에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먼저 기업이 국가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국가명과 국기, 국장, 국화 등을 브랜드 명과 로고, 슬로건, 캐릭터 등에 응용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의류브랜드인 스코노는 노르웨이 국기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명(SKONO)도 노르웨이어로 ‘활기찬(Spek)’과 ‘가치 있는(Kostbar)’, ‘노르웨이(Norway)’ 등을 뜻하는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스코노는 국가 브랜드 노출을 통해서 자사 제품이 실용성과 모더니즘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북유럽 국가 특유의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의 스포츠 브랜드 ‘르 코크 스포르티브’는 국조(수탉)를 심벌로 사용하고 있다. 르 코크 스포르티브가 생산하는 스포츠 의류에는 수탉의 형상이 새겨져 있어서 소비자가 프랑스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문화와 산업, 국민성 등 국가 이미지를 기업 브랜드와 연결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은 특유의 거친 엔진소리를 통해서 서부 개척시대의 말발굽 소리와 인간의 심장박동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소비자는 거친 엔진소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담긴 미국의 개척정신을 인식하게 된다. 기업이 국가 브랜드를 활용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해당 국가의 이미지가 현지에서 긍정적으로 형성돼 있어야 한다. 만일 국가 브랜드가 현지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기업의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전진희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jhjeon@kpc.or.kr}

서울대가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 스쿨) 및 졸업자에 대한 기업 채용담당자의 평판 조사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동아일보와 글로벌 인사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이 8, 9월 국내 104개 기업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국내 14개 경영대학원(13개 한국형 MBA+KAIST) 및 졸업자의 인식과 평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대가 89.3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어 고려대(88.3점)와 연세대(83.0점), KAIST(80.5점), 성균관대(73.6점), 한양대(66.5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 삼성물산, 두산 등 104개 기업 채용담당자들이 MBA 스쿨 및 채용 현황, 졸업자의 업무 역량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MBA 졸업자 채용 현황 및 연봉 프리미엄(50점)’과 ‘MBA 과정 및 졸업자에 대한 6가지 항목 평가(50점)’를 종합해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MBA 과정 및 졸업자 평가는 채용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업무 역량 △학교 평판 △회사 충성도 △교과 과정 △사내 같은 학교 졸업자의 영향 △교수 수준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KAIST, 성균관대 등 5개 대학이 대부분의 항목에서 순위를 바꿔가며 1∼5위를 차지하는 사례가 많았다. 졸업자 업무 역량의 경우 ‘서울대-KAIST-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순이었다. 교과 과정의 우수성은 ‘서울대-KAIST-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학교 평판은 KAIST가 종합 1위를 차지한 서울대보다 앞섰다. 이어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순으로 집계됐다. 고려대는 회사 충성도와 회사 내 같은 학교 졸업자의 영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강대와 한양대, 성균관대는 회사 충성도에서는 각각 2∼4위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회사 충성도에서 14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은 최근 3년 동안 국내 MBA 졸업자를 총 542명 채용했다고 밝혔다. 졸업자 채용이 많은 학교는 고려대(102명), 서울대(79명), 연세대(77명), KAIST(74명), 성균관대(62명) 등이었다. 경력이 같은 사원과 비교할 때 MBA 졸업자에게 추가로 지급되는 ‘연봉 프리미엄’은 평균 12%로 집계됐다. 졸업자의 연봉 프리미엄이 높은 학교는 서울대(18.3%)와 한양대(17.5%), 연세대(15.2%), 고려대(13.7%), 이화여대(13.3%), KAIST(13.1%) 순이었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이 MBA 스쿨 졸업자를 뽑을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복수 응답)는 개인의 업무 역량(89%)이었다. 전체 104개 기업 중 93개 기업이 업무 역량을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선정했다. 이어 학교 평판(69%), 회사 충성도(47%), 교과 과정(38%), 사내 같은 학교 졸업생의 영향(21%), 교수 수준(13%) 등이 꼽혔다. MBA 스쿨 졸업자에게 요구되는 세부 역량은 △주도성 △도덕성 △조직 적응력 △업무 분석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이었다. 기업들은 MBA 졸업자들이 재취업할 때 이전 직장의 경력은 3∼4년(46%)이 적당하다고 봤다. 또 설문 응답자의 38%는 5년 이상을 요구했고, 3년 미만은 15%에 그쳤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취업대행사(32%), 직원 추천(26%), 캠퍼스 채용(16%), 교수 추천(15%) 등의 절차를 주로 거쳤다. 응답한 기업의 89%는 2, 3회 면접을 실시했고, 4회 이상 실시한 사례는 8%인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 방식(복수 응답)은 개별 인터뷰가 89%로 가장 많았고 프레젠테이션(38%), 그룹 인터뷰(24%) 등의 방식도 활용했다. MBA 졸업자들은 채용된 뒤 마케팅(46%), 재무(38%), 인사(22%), 회계(14%), 일반관리(13%) 등의 분야에 주로 배치됐다(복수 응답). 국내 MBA 스쿨 출신의 1년 이내 퇴사 비율은 3% 미만이라는 응답이 54%를 차지했다. 퇴사 이유(복수 응답)는 조직문화 부적응(52%), 직무 불만족(49%), 타 직원과의 갈등(33%), 조직 성장 기회 불만족(33%) 등으로 조사됐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아일보와 인사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은 104개 기업의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MBA 스쿨의 평판 및 졸업자에 대한 인식을 심층 조사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전체 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각 항목의 중요도에 따라서 MBA 졸업자 채용 현황(25점)과 연봉 프리미엄(25점), 인식 및 평판(50점) 등에 점수를 부여했다. 졸업자 채용 현황과 연봉 프리미엄은 해당 학교의 입사자와 연봉 프리미엄을 1위로 조사된 학교의 입사자와 연봉 프리미엄으로 나눈 뒤 25를 곱해서 점수를 매겼다. MBA 졸업자 및 교육 과정에 대한 인식 및 평판(50점)은 역량 수준, 교과 과정, 학교 평판 등 채용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12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채용 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을 각각 1∼3위로 고르게 한 뒤 해당 항목별 1∼3위에 해당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1위)의 경우 1∼3위에 해당되는 학교에 각각 25점, 15점, 10점을 부여했고 2위 항목은 15점, 10점, 5점, 3위 항목은 10점, 7점, 5점을 부여했다. 조사 결과 12가지 항목 중 학교의 글로벌 인지도 등 채용 담당자의 선택(2개사 이하)이 적은 6개 항목은 평가에서 제외시켰다. 동아일보와 타워스왓슨은 앞으로 평가 항목을 늘리고 조사 참여 기업을 확대해 매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협상에서 상대방에게 낙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상대방이 자신의 동요하는 모습을 보고 계획보다 강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에서 낙담하는 모습이 언제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로 작용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낙담하는 모습이 상대방의 심경 변화를 유도하고 이후 좀 더 관대한 분위기에서 협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낙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일까. 네덜란드 레이던대 등 공동 연구진은 이런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협상에서 상대방이 낙담하는 모습을 보일 때 상대방의 소속과 역할 등에 따라 다르게 대처했다.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집단에 소속됐을 때는 호의적으로 나왔다. 소속 집단이 달랐을 때는 상대를 배려하는 정도가 덜했다. 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협상에서는 낙담하는 모습이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반면 집단의 대표로 참가하는 협상에서는 상대방의 감정 표현에 영향을 덜 받았다. 낙담하는 모습이 협상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죄책감을 느낀 사람은 상대방에게 더 많이 배려하기 마련이다. 다만 낙담하는 모습이 죄책감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다소 제한적이다. 협상하는 사람이 상대방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또 어떤 집단의 대표 자격으로 협상할 때는 개인보다 집단의 이해관계에 더 충실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런 죄책감을 덜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협상에서는 감정표현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임금협상 등 같은 집단에서 진행되는 협상에서는 상대방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서 죄책감을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 유능한 협상가가 되려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안도현 심리과학해설가 dohyun@socialbrain.kr}

《 충남 당진시 신평면 서정초등학교는 2011년 3월부터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식자재를 모두 납품받고 있다. 당진시 학교급식운영협의회가 매월 식자재 매입 가격을 책정하면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이 가격표를 기준으로 학교에 식자재를 공급한다. 과거에는 학교가 매월 5, 6개의 식자재 납품 업체를 일일이 선정했다. 영양사 1명이 모든 식자재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른 학교에서 급식 비리가 발생하면 덩달아 학부모들의 의심 어린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급식 제도를 도입하면서 달라졌다. 박상순 서정초등학교 행정실장은 “급식 비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됐고 학생들도 신선한 지역농산물(로컬푸드)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지역 농협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생산자, 소비자가 함께 로컬푸드 학교급식 운동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는 국내 현장을 취재했다. 》○ 유통 경로 단축으로 신선도 향상 당진시는 2011년 3월 당진농협해나루법인에 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을 위탁하고 당진시 소재 학교 89곳의 식자재 납품을 모두 맡겼다. 급식 대상만 2만여 명에 달한다. 식자재 관련 예산은 연간 100억 원 정도로 이 중 농산물만 30억 원에 이른다. 당진농협해나루법인이 학교급식 식자재 유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농가에서 농산물을 직접 사들이고 학교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가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을 총괄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식자재의 신선도가 향상됐다는 점이다. 전체 농산물 중 60%가 로컬푸드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농가가 농산물을 수확하면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 보낸 뒤 다시 전국 유통망을 통해 공급받는 방식이었다. 이런 유통망을 거치면 통상 3∼7일이 더 소요됐다. 또 당진에서 같은 품목의 농산물이 생산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의 농산물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학교급식지원센터가 농가에서 받은 농산물을 분류한 뒤 바로 학교에 배달하면서 학교급식에서 소비되는 로컬푸드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농산물의 신선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급식 비리 차단과 위생사고 예방도 가능해졌다. 당진에서는 매년 몇 차례씩 발생하던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가 2011년 3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납품업체가 이윤을 내지 못해 일부 품목의 배달을 꺼리던 현상도 사라졌다. 급식센터가 일괄 구매하면서 모든 품목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농산물과 축산물, 가공식품 등 5, 6개 납품업자가 학교에 따로 배달했다. 센터가 모든 식자재의 유통을 책임지면서 한 대의 트럭으로 모든 식자재를 한꺼번에 배달해 운송비용도 그만큼 줄었다.○ 농가-유통센터도 도움 센터의 식자재 납품 방식은 농민들에게도 이득을 안겨줬다. 이 지역 생산 농산물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 않고 해당 지역에서 소비해 생산 농가는 물류비와 포장비, 공판장 수수료 등을 아낄 수 있다. 그에 따라 이윤이 20∼30% 더 늘어났다.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는 농산물 가격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센터는 농가와 연간 단위로 재배 계약을 맺었다.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사전에 계약된 가격에 따라 농산물을 팔 수 있다. 마찬가지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때는 더 받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농민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부원 당진농협해나루법인 대표는 “올해 감자는 kg당 550원, 고구마 kg당 1000원, 양파 kg당 650원 정도로 농산물 수매가격이 책정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2011년 4억60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여 학교와 농가가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고 결과적으로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여 농가는 2011년 3월 300가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800가구로 늘었다. 장근순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 단장은 “학교에 납품하는 식자재 중에서 로컬푸드의 비중을 80∼90%까지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생산 농가와 협의를 거쳐 농산물의 재배 시기를 조절하면 로컬푸드의 비중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 로컬푸드 학교급식 확대하려면 ‘중심’ 세워라 ▼복잡한 협의과정 단순화하고… 지자체 실정에 맞게 운영해야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 급식에 필요한 식자재의 구매와 공급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학교급식 과정에서 식중독 등 각종 위생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현재 경기 고양시 등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에 센터가 설치됐고 이 중 22개 센터는 충북 오창농협 등 지역 농협이 운영 주체로 참여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방학 기간을 빼면 통상 180일 정도만 제공되기 때문에 식자재 공급업체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기 어렵다. 광역시를 뺀 대부분의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의 학교는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고 학생 수도 적어서 물류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벽지나 오지의 일부 학교에는 식자재 배달 자체가 어려울 때도 많다. 또 한 식단에 농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수산물 등이 동시에 사용되는 다품목 소량 주문의 형태를 띠고 있어 납품업체로서는 납품 단가를 낮추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로 영세업체들이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을 맡게 되면서 종종 위생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교급식의 식자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이유 중 하나다. 정부와 지자체는 2006년 농협과 함께 부산과 나주, 거창 등에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시범 운영했고 이후 다른 지자체들도 센터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생산농가들이 지역 농산물을 지역 내 학교에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가로서는 로컬푸드의 지역 내 학교급식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아이들은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소리에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도 호응이 높지만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현행법상 학교급식은 계획 수립과 재정지원은 교육감이 담당하고 자치단체장은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행 주체는 학교장이 맡고 있다. 급식센터 설치 운영 주체는 자치단체장이다. 이 때문에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려면 교육감, 학교장, 자치단체장 간의 복잡한 사전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 납품업체들의 반발도 과제다. 성공 사례로 꼽히는 충남 당진농협해나루법인 역시 출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기존 식자재 납품업체들이 일감을 빼앗기게 되자 크게 반발했다. 농협중앙회 식품사업부 관계자는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 사정에 맞게 센터를 설치,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은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이 창의적이고 업무처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직원을 뽑을 때도 후보자의 유머감각을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을 정도다. 이 회사의 유머 경영은 고객 서비스에서도 잘 드러난다. 고객이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전화를 걸었는데 만일 연결이 늦어지면 ‘담당자와 30초 이상 연결되지 못한 고객은 8번을 눌러주십시오. 그렇다고 빨리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분은 좋아질 겁니다’라는 음성안내를 듣게 된다. 고객이 음성안내를 듣고 웃는 동안 시간은 흐를 것이고 이후 전화가 연결되면 미소를 지으며 통화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방제회사인 세스코는 누리꾼들이 홈페이지에 아무리 짓궂고 엉뚱한 질문을 던져도 재치 있는 답변을 꼬박꼬박 달아줬다. 누리꾼들이 ‘바퀴벌레나 모기를 영양식으로 즐겨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면 고객게시판 담당자가 ‘바퀴와 모기는 고단백질로 영양가는 있으나 병원균이 많이 묻어 있으니 잘 처리하고 드셔야 합니다’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누리꾼들은 웃음을 주는 세스코에 대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판매연구소 연구팀이 연기자 150명을 대상으로 웃음과 판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한 결과 판매원이 웃으면서 제품을 팔았을 때 목표량의 3∼10배를 팔았다. 무표정한 판매원은 목표량의 10∼30%를 팔았고 인상을 찌푸린 판매원은 전혀 팔지 못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판매원은 제품의 장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객에게 이성적으로 접근하지만 고객은 판매원을 감성적으로 대하고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웃음은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즐겁게 만든다. 또 대화의 통로를 열어주고 신뢰감을 높여준다. 환한 웃음은 감성에 흔들리는 고객의 의사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경기가 어려운가? 웃으며 고객을 대하라. 경기가 살아나는가? 더 환하게 웃으며 고객을 대하라.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 리뷰) 138호(2013년 10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계약 문화와 유대인의 힘○ 유대인 창조경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법조계에서는 유대인의 성장이 가파르게 진행됐다. 1950년대에는 뉴욕에 유대계 법률회사가 단 한 곳도 없었지만 1980년대에는 10대 법률회사 중 4개가 유대계 법률회사였다. 요즘 미국 사회에서는 복잡한 송사에 휘말렸을 때 반드시 이기려면 아무리 비싸도 유대인 변호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로 여겨질 정도다. 유대인이 법조계에서 강자가 된 것은 이들의 철저한 계약문화와 관련이 깊다. 전 세계 유대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동력이 종교인데, 이 종교가 바로 10계명이라는 신과의 계약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이 강조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법과 계약을 너무 강조하는 것을 좀 야박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런 느슨한 방법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미국 주류사회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유대인의 힘을 소개한다.고급인재들 잡무를 없애라○ Harvard Business Review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법률회사는 고액 연봉의 임원들이 담당하던 일상적인 조사업무를 급여가 낮은 변호사들이 근무하는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다른 법률회사로 옮겼다. 그 결과 업무의 수준을 낮추지 않고서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법률회사는 이 일감을 재택근무를 하는 대신 다소 낮은 급여를 받는 변호사들에게 맡겼다. 고급 인재가 행정적이며 반복적인 잡무에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쏟는 것만큼 한심한 일도 없다. 그래서 일부 기업들은 아웃소싱 등의 방법으로 고급 인력의 기술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있다. 고급 인재들이 핵심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조직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본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둔다’는 잘 알려진 말이 있다. 너무 오래 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오히려 패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은 잘 아는 일이라도 항상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세하게 따져봐야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조언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심사숙고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장고를 거듭하기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까.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은 이런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실험을 했다.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를 요약하면, 익숙한 일을 할 때에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둘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나 밥을 먹을 때 등과 같이 익숙한 일을 수행할 때에는 장고하기보다는 즉각 판단을 내리는 게 더 큰 도움을 줬다. 실험실 상황에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해 인지부하를 과도하게 느끼게 했을 때 익숙한 일과 관련해 한층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실제 운전할 때 운전대를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기어는 어떻게 넣으며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주의해야 한다는 절차를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안전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규칙을 찾아내고 원리를 적용해야 할 때에는 가급적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심사숙고할 시간을 갖고 머리를 써가며 주의 깊게 의사결정을 해야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정보가 넘치는 현대에서는 사람들이 만성적으로 인지부하에 걸려 있다. 너무나 많은 미디어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뇌의 정보처리 역량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지부하에 걸린 상황이라도 의사결정이 반드시 잘못된다는 보장은 없다. 익숙한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면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안도현 소셜브레인 대표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최근 어느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채용 과정에 참여했다. 최종 면접에 오른 CEO 후보들은 모두 경력과 역량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데 면접관의 이목을 끈 후보는 따로 있었다. 그는 바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후보였다. 이 후보가 제시한 비전이 해당 기업의 비전과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비전 제시는 CEO의 역량에서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비전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할까. 필자는 기업의 정체성과 실현 가능한 목표, 임직원의 공동 가치 등 3가지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새로운 비전이라도 갑작스럽게 고유 사업과 기업의 정체성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외부 출신 CEO들이 기업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기존 정체성을 무시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비전을 제시할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임직원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또 새로운 비전에는 주력 사업의 발전 방안과 신규 사업 계획 등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구체적인 전략이 빠진 비전은 뜬구름 같은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비전에는 임직원이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한다. CEO가 독단적으로 제시한 비전은 임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비전을 제시하기 전에 임직원의 의견을 묻고 이를 비전에 반영해야 한다. 임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비전에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 기업들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CEO 후보를 절대 놓치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과거의 영광에 매달려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CEO 후보는 외면한다. CEO 후보들은 연봉 등 처우를 제시하기에 앞서 실현 가능한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CEO를 꿈꾸고 있다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CEO는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최효진 HR코리아 고문 0191choi@hrkorea.co.kr}
26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영대 학장 서밋’에서는 △교육 △연구 △협력 △경력개발 △기업가정신 등 총 5개 세부 세션으로 나뉘어 토론이 이뤄졌다. 협력 분야는 실제 시행 사례인 고려대와 상하이 푸단대, 싱가포르국립대가 공동 운영하는 ‘S3 아시아 MBA’ 과정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여 관심이 모아졌다. 유용근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상하이 푸단대에서 첫 학기를 하고 두 번째 학기는 고려대에서, 세 번째 학기는 싱가포르에서 하는 방식”이라며 “학생들이 세 나라를 돌며 교육을 받는 과정이다 보니 기숙사 생활을 통해 끈끈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각 국가의 특성과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아무래도 과정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아 많은 수의 학생을 모으고 있진 못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로 인식하고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이클 파월 호주 그리피스대 경영대 학장은 “최근 그리피스대 경영대 역시 한국의 연세대를 포함한 아태지역 학교 통합 MBA를 추진 중”이라며 “고려대의 사례를 잘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연구 분야 토론에서는 ‘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의 발간을 위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졌다. 세션의 좌장을 맡았던 에르베 매트 프랑스 ESSEC 경영대 학장은 “관심이 가는 아시아 기업들이 많은데도 연구 데이터 자체가 북미 지역에 한정된 경우가 많다”며 “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은 앞으로 아시아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게끔 하자”고 제안했다. 마누엘 에고신 칠레대학교 경영대 학장은 “대부분의 저널이 미국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아주 문제”라며 “우리가 조직적으로 협력한다면 아주 새롭고 흥미로운 저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토머스 싱가포르 경영대 학장은 “아시아가 다양한 문화와 국가로 이뤄져 있는 만큼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새로운 리서치에 임해야 한다”며 “아시아 경영 사례연구 저널은 하나의 컬래버레이션(공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의 세션에서도 경영대별로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고승연·이유종 기자 seanko@donga.com}
미국 신발회사 크록스는 2002년 신발 앞부분에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했다. 색상은 매우 화려했다. 대신 착용감이 부드러웠고 무게도 가벼웠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소비자들은 크록스의 개성 있는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에 매료됐다. 마니아층까지 생길 정도였다. 크록스의 매출액은 2005년 1억860만 달러(약 1166억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억 달러(약 1조700억 원)를 넘어섰다.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에 사는 주부 셰리 슈멜저 씨는 크록스의 열렬한 마니아였다. 셰리 씨의 가족은 열두 켤레가 넘는 크록스 신발을 가지고 있었다. 셰리 씨는 집에서 자녀들의 학교 숙제를 봐주다가 우연하게 크록스의 앞부분 구멍에 실크로 만든 꽃을 끼워봤다. 모조 다이아몬드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장식품도 달았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 이후 슈멜저 씨 부부는 본격적으로 크록스 신발에 끼울 다양한 장식품 개발에 착수했다. 장식품의 브랜드 이름은 ‘지비츠’라고 지었다. 이 부부는 2005년 8월부터 집 지하실에서 지비츠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크록스에 장식품을 달고 싶어 하는 아이들 덕분에 주문이 폭주했다. 슈멜저 씨 부부는 아예 사무실을 따로 냈고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겼다. 2006년 여름 지비츠의 직원은 40명까지 늘어났고 제품 판매량은 6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비츠의 성공은 다른 제품의 인기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성공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슈멜저 씨 부부는 사소하게 여길 법한 아이디어를 거대한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크록스 신발이 미처 충족시키지 못했던 숨은 수요를 발굴한 것이다. 지비츠의 성공은 크록스에도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줬다. 장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크록스 판매량도 함께 늘어났다. 이미 성공한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파생하는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성공에서 새로운 성공을 찾아내는 혜안이 필요하다.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발기부전 치료제는 성기능 저하로 위축된 남자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한다. 발모제는 머리숱이 줄어들어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발기부전 치료제와 발모제는 발작 등의 부작용도 있다. 제약회사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광고와 포장 등에 부작용을 경고하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잠재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구가 소비자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때도 많다. 담배 포장에는 흡연에 따른 폐암 등을 알리는 경고문구가 분명하게 적혀 있다. 하지만 경고문구가 담배 소비 감소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 오히려 광고에서 등장하는 경고문구는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부추긴다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등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에게 담배와 발기부전 치료제, 탈모제, 인공조미료 등의 광고를 보여주면서 경고문구 유무에 따른 해당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구매 여부 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4개 집단으로 나누고 각각 ①경고문구가 포함되고 심리적으로 가깝게 설정된 광고 ②경고문구가 포함되고 심리적으로 멀게 설정된 광고 ③경고문구가 포함되지 않고 심리적으로 가깝게 설정된 광고 ④경고문구가 포함되지 않고 심리적으로 멀게 설정된 광고를 보여줬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심리적 거리는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시기에 따라 결정됐다. 심리적 거리가 가깝게 설정된 광고를 보면 즉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고, 심리적 거리가 멀게 설정된 광고를 제시한 뒤에는 제품을 2주 후에 구입하도록 했다. 제품의 출시 시기에 따라 심리적 거리를 나누기도 했다. 이미 출시된 제품의 광고를 보여줄 때는 심리적인 거리가 가까운 유형이고, 미래에 출시될 제품의 광고는 심리적인 거리가 먼 상황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심리적인 거리감에 따라 경고문구를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다. 심리적 거리가 멀게 설정된 광고를 본 사람들은 경고문구를 봤을 때 오히려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심리적 거리가 가깝게 설정된 광고를 본 사람들은 경고문구가 있을 때 제품을 덜 구입하려고 했다. 참가자들은 심리적 거리가 먼 제품을 가깝게 설정된 제품보다는 더 신뢰감 있고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이후 구매로 이어졌다. 결국 경고문구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어떤 상황에서는 오히려 구매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즉시 구매하는 상황에서는 경고문구가 원래 의도대로 상품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었지만 즉시 구매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고문구가 본래 의도와는 반대로 작용해 오히려 구매를 촉진했다.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 때, 즉 당장 물건을 사지 않고 먼 미래에 물건을 살 때 경고 메시지를 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게 설정된 광고를 본 사람들은 제품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미래의 사안에 대해서는 경고문구처럼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메시지보다는 브랜드 홍보 문구 등 추상적 내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반대로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안에 대해선 경고문구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따라서 소비자가 즉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고문구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 경고문구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고문구를 게시한 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밝혔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큰 신뢰를 보낸다. 경고문구를 게시한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추상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수용한다. 이 연구가 규제 당국과 기업, 소비자 등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규제 당국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발기부전 치료제나 발모제 등의 제품 광고에 경고문구 삽입을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경고문구는 제품 판매를 촉진할 수도 있다. 광고에서는 경고문구를 삽입한 기업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경고문구 삽입에 대해 주저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현명하게 대처할 별다른 대책이 없어 보인다. 소비자가 경고문구를 수용할 때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고에서 경고문구를 꼭 삽입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품의 포장에 부착된 경고문구는 강제적으로라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 경고문구를 읽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경고문구의 구체적인 내용에 주목하게 된다. 또 홈쇼핑 등 구매가 즉시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경고문구를 보다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이 연구결과를 보다 넓게 적용하면 기업들은 자신의 약점을 밝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광고에서 적극적으로 밝힌 기업의 약점은 소비자에게 해당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안도현 소셜브레인 대표}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36호(2013년 9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시공을 뛰어넘는 두 거장의 전략○ 손자(孫子)와 마이클 포터 현대자동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 공장을 지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갈망하던 주 정부는 현대차에 공장용지 사실상 무상 제공, 조세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줬다. 현지 노동자 임금은 국내 공장에 비해 20% 낮지만 생산성은 2배가량 높다. 이런 유리한 조건은 현대차의 경쟁력을 높였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5년 2.7%에서 2012년 4.9%로 높아졌다. 현지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은 손자병법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다. 손자는 전쟁에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군량미 등을 적국에서 현지 조달하라고 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도 가치사슬 모델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내 시설은 현지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두 거장의 전략을 소개한다.효율적인 제안서 검토방법○ 제안 성공 노하우 제안서 초안을 별도의 수정 절차 없이 그대로 제출하는 기업은 없다. 제안서는 통상 작성하는 과정에서 중간평가 등 여러 차례 보완하는 절차를 거친다. 초안을 완성한 이후에도 처음부터 다시 검토가 이뤄진다. 특히 해외 기업에 내는 제안서는 고객과 사전협의해 제안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내부 검토를 통한 수정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제안서를 다수의 이해 관계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검토하다 보면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때로는 검토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제안서 평가 항목을 정하고 이에 따라 수정 및 보완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개선으로 이어지는 제안서 검토 방법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