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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이 2023년에는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간 영화와 드라마 15편, 하루 70분 분량의 디지털 콘텐츠 등을 아우른 규모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사진)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배우 가수 등 셀럽, 작가 감독 작곡가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함께 콘텐츠를 기획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 대표의 첫 기자간담회다. 김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공격적으로 매니지먼트사, 영화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합병(M&A)했다. 아이유 1인 기획사 ‘이담엔터테인먼트’ 등 음악레이블 4곳,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드라마 제작사 3곳, 영화제작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 공연제작사 ‘쇼노트’ 등 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른다. 카카오M은 이렇게 확보한 각 분야 ‘톱 탤런트’와의 협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CMM(Celeb-owned Media Management)이 대표적이다. 연예인이 유튜브와 카카오TV에서 직접 콘텐츠를 유통하는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는 상품 기획 및 마케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강화한다. 2023년에 음원,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 모바일 콘텐츠 등 연간 4000억 원대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특히 영상 콘텐츠 투자에 집중해 2023년에는 블록버스터급 영화 및 드라마를 포함해 연간 15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2023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 240편 이상을 선보인다. 김 대표는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더욱 재밌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며 “TV 콘텐츠 제작비를 넘는 투자와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로도 수익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활동한 분의 실제 글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레인 프루츠’ 송영윤 감독)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아빠로서의 힘든 경험을 담았습니다.”(‘진격의 아빠’ 성시흡 감독) 모바일 화면 한 공간에 감독들의 아바타가 모여 있다. 각 감독은 사회자의 질문에 작품 설명을 이어간다. 일부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하고 공간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왼쪽을 돌아보면 벽에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Beyond Reality 2020’ 등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송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는 김해경 미술감독의 아바타가 고개를 끄덕인다. 16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라진 오프라인 ‘감독과의 대화’를 가상현실(VR) 콘텐츠가 대체하고 있다. 영화제 초청작 감독들이 작품을 설명하는 VR 콘텐츠를 사전 제작해 관객들이 이를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헤드마운트디바이스(HMD)를 착용한 이용자는 자신의 방에서도 360도로 회전되는 VR 콘텐츠로 감독과의 대화를 즐길 수 있다. 감독과의 대화 VR 콘텐츠 2편은 VR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 ‘점프 VR’에서 볼 수 있다. VR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레인 프루츠’ 프로듀서 이승무 감독은 “칸이나 암스테르담 같은 국제영화제에서도 코로나19 이후 VR 콘텐츠를 활용한 감독과의 대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VR 콘텐츠는 시공간 제약 없이 관객과 감독의 대화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VR 영화를 선보인 ‘칸XR’,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VR 페스티벌 ‘VR Ham’ 등에서는 올해부터 감독이 가상현실에서 관객을 만났다. 프랑스에서 영화를 본 관객 아바타가 서울의 감독 아바타에게 다가와 “영화 재밌게 봤다”며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BIFAN 출품작은 왓챠, 스마트시네마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도 상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영관을 최소 운영하게 돼 영화제 현장에서 보지 못하는 관객은 OTT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 현지 개봉작을 극장과 동시 개봉하는 모바일 플랫폼인 스마트시네마를 통해 ‘무죄가족’ ‘사랑하지 않는 자들의 최후’ 등 중국 출품작 6편을 볼 수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은 2018년 8월 출범한 이래 국내 어느 엔터테인먼트 기업보다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영화 제작사의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십’, 가수 아이유의 1인 기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음악레이블 4곳, 배우 공유와 수지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숲’, 이병헌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같은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드라마 제작사 3곳, 영화제작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 공연 제작사 ‘쇼노트’까지 콘텐츠 전 분야를 아울렀다. ‘컨텐츠 왕국’을 추구하는 카카오M의 버팀목은 지난해 1월 취임한 김성수 대표다. 김 대표는 30년 이상 콘텐츠업계에 몸담으며 시장의 변화를 체험했다. 1989년 제일기획에서 일을 시작해 투니버스, 온미디어를 거쳐 2010년~2018년 CJ E&M(현 CJ ENM) 대표를 했다. 이때 ‘응답하라’ 시리즈나 ‘슈퍼스타K’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드라마와 예능 히트작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tvN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김 대표는 “내게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디지털 플랫폼에 도전해서 더 콘텐츠 오리엔티드 된,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내가 카카오M에 온 이유”라고 입을 열었다. 김 대표가 택한 방법은 M&A였다. 성공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확보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카카오M가 ‘톱 탤런트 그룹(Top Talent Group)’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콘텐츠를 잘 만들 유능한 사람을 모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가수 배우 감독 작가 PD 같은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을 모았다. 앞으로도 M&A는 지속될 것이다.” 산재한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제작사를 한데 모아 어떻게 수익을 내려는 것일까. 김 대표는 패키징(packaging)이라고 답했다. “할리우드에서 작가, 메인 캐스팅, 감독, 투자 등 컨텐츠의 주요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메이저 스튜디오에 파는 것을 패키징이라고 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숨은 실력자가 있다.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을 기반으로 시나리오, 감독, 캐스팅 등을 구성해 판매하는 것이 최종 수익모델이 될 것이다.” 김 대표는 2023년까지 디지털 콘텐츠에 3000억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예능 및 드라마 240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매일 70분 분량의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디지털 콘텐츠는 분량이 짧고 완성도가 떨어져 광고가 붙거나 판권이 팔리기 어려운 구조여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기존 TV 드라마나 예능 컨텐츠 투자비 이상을 들여 웰메이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 “우리가 만들 디지털 콘텐츠는 카카오M이 보유한 제작진과 TV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투자, 카카오페이지의 오리지널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고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특히 웹툰은 웹드라마와 호흡이 잘 맞는다.” 국내 최대의 음원 투자 및 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강화하고 K팝 미디어 ‘원더케이’ 등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도 강화한다. 로맨스, 코미디, 메디컬, 수사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 IP도 개발해 2023년까지 블록버스터급 등 연간 약 15편을 제작할 계획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1157만 관객을 모은 영화 ‘부산행’의 4년 뒤 모습이 ‘반도’로 베일을 벗었다. 반도는 ‘부산행 이후 한반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에 대한 연상호 감독(42)의 상상에서 출발했다. 홍콩으로 도피했다가 한국으로 되돌아온 정석(강동원), 반도에서 몰래 살아남은 민정(이정현)과 딸들, 국가기능이 상실되자 악행을 벌이는 황 중사(김민재)와 서 대위(구교환)는 광기의 땅 반도를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부산행에 이어 ‘반도’도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영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를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연 감독과 배우 강동원(39)을 만났다. 영화는 15일 개봉한다. ○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사라진 세상’ “부산행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연 감독은 이렇게 입을 뗐다. 반도는 부산행 4년 뒤의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좀비와 인간의 대결보다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보니 인간성 대신 야만성을 키운 인간과, 혼돈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잃지 않은 인간의 대결이 더 선명하게 와 닿는다. “제목을 ‘부산행2’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어요. 하지만 반도는 부산행과 독립된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진화한 좀비를 보여주기보다 폐허가 된 땅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 했죠. 권력을 잡은 631 부대원들은 좀비보다 더 좀비 같아요. 인간과 좀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 감독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포스트 아포칼립스(거대한 재해나 초자연적 사건으로 인류와 문명이 멸망하는 모습을 그린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폐허가 된 땅’을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로 구현하기 위해 1년이라는 프리 프로덕션(사전 제작 기간)을 거쳤다. “하수도 관리가 안돼 모든 땅이 물에 다 잠길 것이라는 설정을 기본으로 공간과 사람의 이미지를 구상했어요. 한국에 태풍과 홍수가 잦으니 자연재해도 몇 차례 휩쓸었을 것이란 가정을 했고요. 초기 진압을 위해 다리를 끊었을 것이라는 상상도 했어요.”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상상력이 뛰어난 연 감독은 반도 이후의 이야기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이야기가 끝없이 나올 수 있는 소재예요. 반도 이후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면 제목이 ‘반도2’는 아닐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해요. 하하.” ○ “한국 최초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꼭 출연하고 싶었다” 연 감독의 설명처럼 부산행과는 완전히 다른 색의 영화였기에 강동원도 반도를 탈출했다가 다시 발을 들인 전직 군인 정석의 역할을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후속편은 배우로선 호기심이 덜 자극되는 편이긴 해요.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시나리오를 읽으니 한국에선 처음인 포스트 아포칼립스여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부산행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또 다른 세계관으로 확장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강동원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 수차례 놓이게 되는 정석의 감정과 심리 묘사에 신경을 썼다. “정석의 감정선에서 변곡점이 크게 세 군데 있어요. 처음 배를 탔을 때,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했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과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할 때이죠. 정석은 평범한 캐릭터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신경 썼어요.” 영화에서 강동원은 총을 멘 채 달려드는 좀비 떼를 피해 뛰고 구르고 넘어진다.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았지만 힘들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필요한 장면을 머릿속에 담아와 빠르게 촬영을 끝내는 연 감독 스타일 덕분이었죠. 오후 3시까지 잡힌 촬영이 정오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연 감독이 ‘사람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좋은 작품을 찍고 싶지는 않다’고 하시더군요. 모두 행복했던 현장이었어요.” 185개국에 미리 판매된 반도는 이달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개봉하고 다음 달 7일 북미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반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극장에서 개봉하는 첫 영화가 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1157만 관객을 모은 영화 ‘부산행’의 4년 뒤 모습이 ‘반도’로 베일을 벗었다. ‘부산행 이후 한반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에 대한 연상호 감독(42)의 상상에서 반도가 출발했다. 홍콩으로 도피했다가 한국으로 되돌아온 정석(강동원), 반도에서 몰래 살아남은 민정(이정현)과 딸들, 국가기능을 상실한 곳에서 미쳐버린 황 중사(김민재)와 서 대위(구교환)는 광기의 땅 반도를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부산행에 이어 ‘반도’도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영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를 되살릴 불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연 감독과 배우 강동원(39)을 만났다. 영화는 15일 개봉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사라진 세상 “부산행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연 감독은 이렇게 입을 뗐다. 반도는 부산행 4년 후를 다룬 만큼 한반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그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좀비와 인간의 대결보다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오면서 인간성 대신 야만성을 키운 인간과, 혼돈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잃지 않은 인간의 대결이 더 선명하게 와 닿는다. “제목을 ‘부산행2’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어요. 하지만 반도는 부산행과 독립된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진화한 좀비를 보여주기보다 폐허가 된 땅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 했죠. 권력을 잡은 631 부대원들은 좀비보다 더 좀비 같아요. 인간과 좀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 감독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포스트 아포칼립스(거대한 재해나 초자연적 사건으로 인류와 문명이 멸망하는 모습을 그린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폐허가 된 땅’을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로 구현하기 위해 1년이라는 프리 프로덕션(사전 제작 기간)을 거쳤다. “하수도 관리가 안돼 모든 땅이 물에 다 잠길 것이라는 설정을 기본으로 공간과 사람의 이미지를 구상했어요. 한국에 태풍과 홍수가 잦으니 자연재해도 몇 차례 휩쓸었을 것이란 가정을 했고요. 초기진압을 위해 다리를 끊었을 것이라는 상상도 했어요.”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상상력이 뛰어난 연 감독은 반도 이후의 이야기도 얼마든 나올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이야기가 끝없이 나올 수 있는 소재에요. 반도 이후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면 제목이 ’반도2‘는 아닐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해요. 하하.” ●“한국 최초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꼭 출연하고 싶었다” 연 감독의 설명처럼 부산행과는 완전히 다른 색의 영화였기에 강동원도 반도를 탈출했다가 다시 발을 들인 전직 군인 정석의 역할을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후속편은 배우로선 호기심이 덜 자극되는 편이긴 해요.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시나리오를 읽으니 한국에선 처음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라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부산행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또 다른 세계관으로 확장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강동원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과 사를 오가는 상황에 수차례 놓이면서 감정의 동요를 겪는 정석의 심리 묘사에 신경을 썼다. “정석의 감정선에서 변곡점이 크게 세 군데 있어요. 처음 배를 탔을 때,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했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과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할 때이죠. 정석은 평범한 캐릭터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신경 썼어요.” 반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극장에서 개봉을 앞둔 첫 영화다. 185개국에 미리 판매된 반도는 이달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개봉하고 다음달 7일 북미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코로나 이후 월드와이드로 개봉하는 첫 영화에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첫 영화가 될 줄 알았는데 저희가 됐네요. 친구와 바를 가는 것도 걱정해야 하는 시대잖아요. 저희 영화가 영화산업에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 휴양지로 여행을 떠났다.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해본 적 없는 나는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그 와중에 친구의 여행지에 폭우가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알 수 없는 통쾌함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독일어로 ‘피해를 즐기다’는 뜻의 단어다. 피해를 뜻하는 ‘샤덴’과 기쁨을 뜻하는 ‘프로이데’가 합쳐졌다. 명망 있는 교수님이 올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서 오타를 발견했을 때, 톱스타의 몰락을 지켜볼 때 등 남의 불행을 보며 느끼는 은밀한 즐거움이다. 이 책은 인간이 왜 남의 불행을 즐기는지, 그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는지 파고든다. 이를 통해 도덕주의자들이 ‘인간 최악의 본성’으로 간주했던 샤덴프로이데가 인간 보편의 감정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해야 하는지 제시한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채널A와 영국 BBC가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채널A와 BBC스튜디오는 1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콘텐츠 협업 및 양사의 지속적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과 글로벌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올해 4분기(10∼12월)부터 BBC가 보유한 교양 및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채널A를 통해 방송된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차수 채널A 대표와 이거령 BBC스튜디오 동북아시아 대표가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번 협약은 2020년 창간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와 2021년 개국 10주년을 맞이하는 채널A에 큰 의미가 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BBC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채널A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려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채널A와 콘텐츠 사업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상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유사 연애’하듯 같이 설레고 같이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DDM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3’ 15회차의 촬영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8일 방송되는 15회에는 제주도 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출연진 남녀 8명의 최종 결정이 담겼다.》 이들의 ‘시그널’을 읽는 최종회인 만큼 예측단 5인(김이나 양재웅 윤시윤 이상민 피오)의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오전 11시 시작된 녹화는 오후 6시가 넘어 겨우 끝났다. 최종 결과가 공개되는 순간 스튜디오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촬영을 마치고 만난 예측단 5인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예측단장을 맡은 윤시윤은 “마지막 회를 본 지금, 인터뷰가 힘들 정도로 여운이 크다. 출연진에 깊이 감정 이입해야만 했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연애를 하는 듯한 대리만족도 느꼈다”고 말했다. 하트시그널3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기사,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반응을 분석한 화제성 조사에서 비(非)드라마 부문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김강열과 박지현이 택시에서 핫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손을 포갠 장면(1일 방송)은 ‘핫팩 시그널’이라는 제목의 ‘짤’(짧은 편집 영상)로 재탄생했다. 일부 출연자는 온라인 팬 페이지도 생겼다. 매회 촌철살인의 언어로, 때로는 진심 어린 눈물로 출연진을 영상 너머에서 응원한 예측단의 활약도 큰 몫을 했다. 예측단은 하트시그널3의 인기 요인으로 진솔함을 꼽았다. 일반인이 나오는 여러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 중에서도 이 프로그램 출연진이 보여주는 진심에 시청자도 공감했다는 것. 시즌1부터 함께한 이상민은 “시청자도 출연진의 설렘, 슬픔, 행복에 함께 젖어든다. 그 감정이 1주일 내내 사그라들지 않은 채 다음 녹화를 하러 오기도 했다. 하트시그널은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라고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양재웅은 “하트시그널은 국내 최고의 임상심리실험실이다. 관찰당하는 걸 알면서도 시그널하우스에서 생활하다 보면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며 “예상보다 출연자들이 훨씬 더 진심으로 임한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솔함은 예측단의 ‘과몰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가흔이 힘들어하는 천인우 곁에 있어준 장면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상민, 제주도에서 박지현이 천인우와 대화한 뒤 오열하는 장면을 자리에서 일어나 보는 양지웅의 모습은 캡처돼 SNS에 돌기도 했다. 김이나는 “(연애에) 서툰 사람에게 몰입했다. 원래 그렇지 않은데 갑자기 고장 난 것처럼 멈춰버리는 천인우가 그랬다.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의동에게 공감해 ‘피의동’이라는 별명이 붙은 피오는 “소심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어서 초반에 의동이 형에게 과몰입했다. 마음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이가흔 씨는 저와 반대라 신기해서 몰입이 됐다”고 했다. 예측단은 사랑을 향한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윤시윤은 “사랑에 빠진다는 건 우주의 주인공이 내가 된다는 건데 시간이 지날수록 ‘뻔하고 안전한’ 멜로의 주인공이 되려는 것 같다”며 “각양각색의 주인공을 보면서 어떤 사랑이든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상민은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서민재의 임한결에 대한 사랑을 보며 ‘노력하면 된다’는 용기를 얻었다. 하트시그널은 내 심장에서 감성을 다시 꺼내 줬다”며 웃었다.※예측단 5인의 인터뷰는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유사 연애’ 하듯 같이 설레고 같이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DDM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3’ 15회차의 촬영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8일 방송되는 15회에는 제주도 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출연진 남녀 8명의 최종 결정이 담겼다. 이들의 ‘시그널’을 읽는 최종회인 만큼 예측단 5인(김이나 양재웅 윤시윤 이상민 피오)의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오전 11시 시작된 녹화는 오후 6시가 넘어 겨우 끝났다. 최종 결과가 공개되는 순간 스튜디오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촬영을 마치고 만난 예측단 5인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예측단장을 맡은 윤시윤은 “마지막 회를 본 지금, 인터뷰가 힘들 정도로 여운이 크다. 출연진에게 깊이 감정이입해야만 했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연애를 하는 듯한 대리만족도 느꼈다”고 말했다. 하트시그널3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기사,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반응을 분석한 화제성 조사에서 비(非)드라마 부문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김강열과 박지현이 택시에서 핫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손을 포갠 장면(1일 방송)은 ‘핫팩 시그널’이라는 제목의 ‘짤(짧은 편집 영상)’로 재탄생했다. 일부 출연자는 온라인 팬 페이지도 생겼다. 매회 촌철살인의 언어로, 때로는 진심어린 눈물로 출연진을 영상 너머에서 응원한 예측단의 활약도 큰 몫을 했다. 예측단은 하트시그널3의 인기 요인으로 진솔함을 꼽았다. 일반인이 나오는 여러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 중에서도 이 프로그램 출연진이 보여주는 진심에 시청자도 공감했다는 것. 시즌1부터 함께한 이상민은 “시청자도 출연진의 설렘, 슬픔, 행복에 함께 젖어든다. 그 감정이 1주일 내내 수그러들지 않은 채 다음 녹화를 하러 오기도 했다. 하트시그널은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라고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양재웅은 “하트시그널은 대단한 실험실이다. 관찰당하는 걸 알면서도 시그널하우스에서 생활하다보면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며 “예상보다 출연자들이 훨씬 더 진심으로 임한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솔함은 예측단의 ‘과몰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가흔이 힘들어하는 천인우 곁에 있어준 장면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상민, 제주도에서 박지현이 천인우와 대화한 뒤 오열하는 장면을 자리에서 일어나 보는 양지웅은 SNS에 캡처 돼 돌기도 했다. “(연애에) 서툰 사람에게 몰입했다. 원래 그렇지 않은데 갑자기 고장 난 것처럼 멈춰버리는 천인우가 그랬다.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나.”(김이나) 정의동에게 공감해 ‘피의동’이라는 별명이 붙은 피오는 “소심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어서 초반에 의동이 형에게 과몰입했다. 마음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이가흔 씨는 저와 반대라 신기해서 몰입이 됐다”고 했다. 예측단은 사랑을 향한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윤시윤은 “사랑에 빠진다는 건 우주의 주인공이 내가 된다는 건데 시간이 지날수록 ‘뻔하고 안전한’ 멜로의 주인공이 되려는 것 같다”며 “각양각색의 주인공을 보면서 어떤 사랑이든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상민은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서민재의 임한결에 대한 사랑을 보며 ‘노력하면 된다’는 용기를 얻었다. 하트시그널은 내 심장에서 감성을 다시 꺼내 줬다”며 웃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빨리빨리’, ‘천천히’, ‘난 널 믿고 넌 날 믿어’.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투게더’에 출연한 방송인 이승기(33)가 함께 여행한 대만 배우 류이하오(劉以豪)와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썼던 단어다. 투게더는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아시아 국가 여섯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팬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 ‘안녕, 나의 소녀’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류이하오와 이승기 두 아시아 스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투게더는 공개 직후 베트남, 태국, 대만, 홍콩 등의 넷플릭스 일간 ‘톱10’에 올라 있다. 3일 온라인을 통해 만난 이승기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출연자와 단둘이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간 것이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1박 2일’을 시작으로 ‘꽃보다 누나’ ‘신서유기’ 등 다양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했지만 언어의 장벽과 마주한 건 처음이다. 그는 “류이하오와 중국어 단어 10개, 영어 단어 100개로 돌려 막으며 소통했다”고 했다. 5, 6명의 팀원들이 멤버가 됐던 것과 달리 류이하오와 단둘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간 것도 큰 도전이었다. “예능에서 멤버 수가 많으면 보험 든 것과 같아요. 하지만 투게더에선 인원이 둘밖에 안되고 말도 통하지 않아 분량이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도 컸어요. 하지만 말이 안 통하니 오히려 서로를 더 배려하게 돼 금방 친밀해졌어요. 감정이 공유되면 감동이 극대화되더라고요.” 투게더의 미션은 이승기와 류이하오를 초대한 팬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팬의 집 주소를 알아내기까지 수많은 관문이 놓여 있다. 두 스타는 주소를 알아낼 힌트를 얻기 위해 배드민턴 대결부터 동굴탐험, 수중 작살 낚시, 요가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힘들게 찾아간 만큼 팬을 만났을 때 감동은 배가됐다. “자연인 이승기가 팬의 집을 찾아가 팬과 직접 만나는 감동은 ‘올 세팅’된 콘서트나 팬미팅에서 만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컸어요. 방 전체를 제 사진으로 꾸며 놓은 걸 봤을 때 울컥하기도 했죠.” 이승기는 최근 실험적인 예능에 많이 출연하고 있다. 투게더 직전 출연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숏폼’ 예능이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면이 강인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제작진과 연예인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질 좋은 드라마를 두고 ‘미드(미국 드라마) 같다’고 하는데, 앞으론 그 말이 ‘한드 같다’, ‘한국 예능 같다’는 말로 대체되는 날이 곧 온다고 믿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세계관’. 영어로는 ‘유니버스’라 칭한다. 세계를 강타한 BTS의 인기 비결에도, 마블의 두꺼운 팬덤의 배경에도 늘 세계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온다. 콘텐츠에서 세계관은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장르에서의 시공간적 배경을 의미한다. 마블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대표적이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 드라마, 만화는 이 세계관을 공유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주요 캐릭터들은 동일한 시간선상에서 움직인다. 평행세계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히어로들의 이야기는 팬들이 전작을 찾아보고 후속작을 기다리게 만드는 인기 ‘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K-스토리’를 기반으로 마블에 버금가는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이가 있다.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의 이진수 대표(47)다. 2010년 ‘포도트리’로 시작한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 하루 거래액 1억 원에서 7000여 개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5월 하루 거래액 20억 원을 달성했다. 기존에는 IP의 양적 확대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 세계관 확장이 가능한 ‘슈퍼 IP’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이 대표를 2일 경기 성남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카카오페이지의 슈퍼 IP 확보 신호탄은 지난달 27일 쏘아 올려졌다. 웹툰 ‘승리호’가 공개되면서다.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에 탑승한 선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웹툰은 이들이 승리호에 타기까지의 전사(前史)를 그렸다. 승리호 웹툰을 영화 홍보용 ‘프리퀄’(이전 이야기를 다룬 속편)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작사 비단길에서 조성희 감독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시점부터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기획개발에 참여했다.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유정훈 대표가 2년 전 승리호를 영화로 만든다고 귀띔했어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한 편의 영화로 끝날 이야기가 아님을 직감했죠. 비단길과 메리크리스마스, 저희가 의기투합했어요. 기획개발 단계에서 승리호 IP로 작품화가 결정된 웹툰만 5개가 넘습니다.” 29일 개봉을 앞둔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2: 정상회담’도 카카오페이지가 ‘슈퍼 IP’라고 판단하고 승리호와 비슷한 시기에 투자했다. 영화 강철비 시리즈는 양우석 감독이 2011년 ‘스틸레인1’을 시작으로 현재 ‘스틸레인3’까지 약 10년간 연재하고 있는 웹툰이 원작이다. 남북 대치 상황은 세계적 관심 사항이라는 판단 아래 투자를 결정했다. 이 대표가 승리호와 정상회담에 투자한 금액은 50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지가 슈퍼 IP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사업의 효율성’이라고 답했다. “시 한 편도 IP예요. 수많은 IP 중 무한 확장이 가능한 슈퍼 IP의 비즈니스 효율은 어마어마해요. 하나의 IP로 기업을 만들 수 있고, 수백억∼수천억 원의 수익을 낼 수 있죠. 저희도 카카오페이지의 슈퍼 IP를 자회사 형식으로 독립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IP 파이프라인’의 구축을 꿈꾼다. 마치 액체가 끊임없이 흐르는 관처럼 카카오페이지의 슈퍼 IP를 전 세계 플랫폼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K-스토리에서 해리포터, 마블처럼 세계를 뒤흔들 IP가 나온다는 데 제 모든 걸 베팅할 겁니다. 그 IP를 세계 구독자들에게 매일 저희 플랫폼을 통해 끊이지 않고 제공할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성남=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빨리빨리’, ‘천천히’, ‘난 널 믿고 넌 날 믿어.’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투게더’에 출연한 방송인 이승기(33)가 함께 여행한 대만 배우 리우이하오(류이호)와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썼던 단어다. 투게더는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아시아 국가 여섯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팬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 ‘안녕, 나의 소녀’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류이호와 이승기 두 아시아 스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투게더는 공개 직후 베트남, 태국, 대만, 홍콩 등의 넷플릭스 일간 ‘톱10’에 올라 있다. 3일 온라인을 통해 만난 이승기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출연자와 단 둘이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간 것이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1박 2일’을 시작으로 ‘꽃보다 누나’ ‘신서유기’ 등 다양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했지만 언어의 장벽과 마주한 건 처음이다. 그는 “류이호와 중국어 단어 10개, 영어 단어 100개로 돌려 막으며 소통했다”고 했다. 5,6명의 팀원들이 멤버가 됐던 것과 달리 류이호와 단 둘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간 것도 큰 도전이었다. “예능에서 멤버 수가 많으면 보험 든 것과 같아요. 하지만 투게더에선 인원이 둘 밖에 안 되고 말도 통하지 않아 분량이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도 컸어요. 하지만 말이 안 통하니 오히려 서로를 더 배려하게 돼 금방 친밀해졌어요. 감정이 공유되면 감동이 극대화되더라구요.” 투게더의 미션은 이승기와 류이호를 초대한 팬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팬의 집 주소를 알아내기까지 수많은 관문이 놓여 있다. 두 스타는 주소를 알아낼 힌트를 얻기 위해 베드민턴 대결부터 동굴탐험, 수중 작살 낚시, 요가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힘들게 찾아간 만큼 팬을 만났을 때 감동은 배가됐다. “자연인 이승기가 팬의 집을 찾아가 팬과 직접 만나는 감동은 ‘올 세팅’된 콘서트나 팬미팅에서 만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컸어요. 방 전체를 제 사진으로 꾸며 놓은 걸 봤을 때 울컥하기도 했죠.” 이승기는 최근 실험적인 예능에 많이 출연하고 있다. 투게더 직전 출연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숏폼’ 예능이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면이 강인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제작진과 연예인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질 좋은 드라마를 두고 ‘미드(미국 드라마) 같다’고 하는데, 앞으론 그 말이 ‘한드 같다’, ‘한국 예능 같다’는 말로 대체되는 날이 곧 온다고 믿어요.”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일곱 명의 작가가 고양이, 작가, 친구, 방, 뿌팟퐁커리, 비, 결혼, 커피, 쓸데없음 등 9개의 일상적인 주제에 대해 썼다. 차도에 있는 고양이를 구하지 못한 돌이키고 싶은 순간부터 청첩장이 쏟아지던 20대 후반 결혼과 독신 사이에서 했던 고민, 친구가 되기로 한 설레는 순간까지 머릿속을 스치는 삶의 기억들이 담겼다. 3∼5월 3개월간 ‘작가 초대 플랫폼 북크루’에서 진행한 에세이 새벽 배송 서비스 ‘책장 위 고양이’를 통해 구독자에게 메일로 보냈던 63편의 글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주 7회, 매일 오전 6시 구독자에게 에세이를 전했다. 9개의 주제도 작가들이 서로 하나씩 던진 것들이다. 일곱 명의 작가들은 “‘교환일기’를 쓰듯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63편의 글에서 작가들이 숨겨왔던 기억과 유치한 순간들을 엿볼 수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아이 갓 더 파워. 유 갓 더 파워.위 갓 더 파워!”(이수근) “스미스, 본때를 보여줘야 해.과감하게 붙으란 말이야!”(김준현)지난달 27일 오전 지리산 자락이 감싸 안은 경남 산청군 단성면 성내리 남강. 인적 드문 조용한 강가가 이날만은 시끌벅적했다.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의 촬영을 위해 이덕화 이경규를 비롯해 지난달 18일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한 방송인 김준현 이수근 지상렬과 배우 이태곤, 낚시 전문가 박진철 프로가 모였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은어낚시는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 반드시 즐겨봐야 할 낚시’로 불린다. 시원한 강물 속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고, 은어는 민물고기 중 가장 맛이 좋은 어종으로 꼽힌다. 은어낚시가 모두 처음인 이들은 오전 7시부터 9m 길이의 낚싯대를 손에 쥐고 남강에 몸을 담갔다. 은어는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기 때문에 다른 은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바로 공격한다. 씨은어를 꿰어 강물에 흘려보내면 은어들이 씨은어를 공격하다가 낚싯바늘에 걸려든다. 인턴 5인방 중 수석으로 합류한 김준현은 미끼로 쓰는 ‘씨은어’에 ‘스미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쫄지 마, 스미스! 돌진하라!”를 외쳤다. 이날 낚시터를 직접 고른 ‘민물낚시의 제왕’ 김준현은 다른 출연자가 은어를 잡을 때마다 제작진 입에서 “덕화 히트” “진철 히트”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자 초조해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손으로 낚싯대를 잡고 열심히 건져 올리던 그는 “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정의는 승리한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근은 4시간이 넘는 사투에 멤버들이 지쳐가자 기운 내라는 의미로 “히릿(Hit It)!”을 연호했다. 이번에 도시어부에 합류한 5인방은 모두 낚시에 일가견이 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면 강화도 등으로 ‘가두리 낚시’를 떠났던 이수근도 본격적으로 낚시에 취미를 붙이는 중이다. 낚시하는 사진을 찍어 이경규 이덕화에게 보냈을 정도로 도시어부2 합류를 원했던 만큼 들이는 노력도 남다르다. 이수근은 “촬영 전날인 금요일에는 유튜브에서 낚시 장소와 방법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도시어부 재방송을 보다가 한숨도 못 잔다. 어제도 1분도 못 자고 왔다”고 했다. 이어 “이덕화 선배님이 8시간 동안 한 번도 앉지 않고 서서 낚시를 하던 모습을 보면서 존경 이상의 감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태곤은 박진철 프로와 함께 단연 실력파로 꼽힌다. 시즌1부터 도시어부 단골 게스트였던 이태곤은 낚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다. 처음 낚시를 배울 때 1년에 365일 중 360일 낚시터에 갔다는 그는 낚싯대를 사는 데 5000만 원 넘게 썼다. 이날 은어가 달려들면 두 손으로 낚싯대를 들어올리던 다른 출연진과 달리 유일하게 ‘한 손 낚시’를 선보이며 실력을 뽐냈다. 이태곤은 “얽매이거나 인위적인 걸 싫어해 예능 고정은 고사했는데 도시어부는 관찰카메라처럼 ‘꽝 치면’ 꽝 치는 대로 지켜본다.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을 때를 ‘꽝 친다’고 표현한다. 도시어부의 촬영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2주에 한 번 주말에 이틀간 낚시를 하는데 하루 낚시 시간이 14시간에 달한다. 이틀 동안 28시간 이상 낚시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낚시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해 제작진이 난감할 때도 있다. 이덕화는 “오늘 은어 낚시를 마치고 밤에 안면도로 출발해 내일 새벽부터 밤까지 또 낚시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실컷 할 수 있는 행복한 프로그램”이라며 웃었다. 이태곤도 “도시어부는 자기가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낚시를 한 기간, 실력,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출연진 7인의 공통점은 낚시를 향한 ‘진심’이다. 이틀 동안 30시간 가까이 낚시를 하느라 근육에 무리가 와 팔에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은 이도 있지만 낚시터로 떠나는 길은 늘 즐겁다. 이경규는 “도시어부는 노후에도 함께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늙어서 혼자라도 계속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에서 생활하면 온갖 걱정과 생각이 많은데 도시어부를 촬영할 때는 오로지 물고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다. 단, 그냥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 미친 듯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죽기 전 해야 할 일 10개가 있다면 도시어부 덕에 8개 정도는 한 것 같다. 지금까지 출연한 프로그램 중 도시어부가 내 인생작”이라며 웃었다. 산청=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청소년 성범죄는 워낙 민감한 소재라 지상파에선 제작이 어려울 것 같았어요. ‘넷플릭스로 갈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죠.”(윤신애 스튜디오329 대표) “좀비물은 리얼리티를 살렸을 때 잔인해질 수밖에 없어요. ‘킹덤’이 지상파로 갔을 때 ‘15세 등급을 받을 수 있을까’ ‘시청률은 나올까’를 고민하던 중 넷플릭스가 ‘사극 좀비’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하게 제작을 결정했습니다.”(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 “회당 제작비가 10억 원이 넘었던 드라마였는데 지상파에선 그에 상응하는 방영권 금액을 지불할 수 없었어요. 넷플릭스가 높은 액수에 판권을 사면서 제작비를 메울 수 있었죠.”(A 드라마 스튜디오 부장)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와 협업한 경험이 있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답변에 공통점이 있다.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못 만들었다”는 것이다. 4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을 선보인 스튜디오329의 윤 대표는 “넷플릭스의 등장이 가장 반가운 이유는 기존 지상파와 달리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배경의 좀비물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의 이 대표는 “지상파가 대작을 만들 여력이 사라진 틈을 넷플릭스가 파고들고 있다”고 했다. 2016년 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비용이나 소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작이 좌초됐던 드라마들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 가고 있다. 콘텐츠의 완성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제작 경험, 이를 세계 190개국 1억5000여 명의 구독자에게 한 번에 선보일 수 있는 유통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 국내 제작사들은 적극적으로 넷플릭스와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 ‘큰손’ 넷플릭스…기존 한국 드라마 회당 제작비의 5배 투자 넷플릭스가 국내 드라마 시장에 가져온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업계 관계자들은 ‘대작’을 더 활발히 만들 수 있게 된 점을 꼽는다. 한국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4억∼5억 원 수준이다. 2016년 최대 화제작인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회당 제작비가 7억5000만 원 선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등장하면서 차원이 달라졌다. 에이스토리가 2019년 1월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은 회당 제작비가 약 23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한국 드라마 제작비의 5배다. 높은 제작비는 콘텐츠의 완성도로 이어질 수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사에 추가 수익원 역할을 하는 것도 대작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라마 제작사의 수익은 방송사들이 드라마를 방영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국내 방영권, 광고 수익인 PPL, 해외 판권 등으로 구성된다. 이에 더해 넷플릭스라는 ‘OTT 판매 수익’이 생겼다. 넷플릭스로 OTT 판매 수익 덕을 톡톡히 본 곳은 CJ ENM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2018년 총 400억 원을 들여 제작한 ‘미스터 선샤인’에 넷플릭스는 제작비의 70%에 해당하는 280억 원을 내고 독점배급 판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배급 판권은 특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독점으로 콘텐츠를 배급할 권리다. 넷플릭스는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미스터 선샤인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배급했다. SBS는 ‘미스터 선샤인’ 기획 단계부터 눈독을 들였지만 방영권 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편성을 포기했다. B방송사 콘텐츠판매 담당 부장은 “중국은 ‘한한령’으로 막혔고, 일본에서도 지난해 한국 드라마 편성이 2012년과 비교해 15% 이상 감소하면서 드라마의 해외 판매처가 줄고 있다. 넷플릭스가 방송사 매출에서 갖는 지분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의 제약도 사라져 드라마의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지상파 3사 드라마는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기에 대중적인 소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넷플릭스의 수익은 유료 회원 가입자들이 내는 구독료에서 나온다. 광고주가 아닌 ‘구독자가 왕’이기에 콘텐츠의 신선함과 완성도가 중요하다. 윤 대표는 “예전에는 ‘이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베트남 넷플릭스 톱10 중 8편이 한국 드라마 넷플릭스도 한국을 필요로 한다.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 시장에서 갖는 큰 영향력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 드라마 확보는 곧 아시아권의 구독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추가 구독자를 창출할 수 있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데 한국이 전진기지가 되는 셈이다.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누리는 인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넷플릭스가 2월 2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일간 ‘톱10’이 지표다. 일본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의 일간 톱10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SBS ‘더킹: 영원의 군주’, JTBC ‘쌍갑포차’ 등 한국 드라마가 1∼10위를 독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베트남에서는 톱10 중 8편이 한국 드라마였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tvN ‘사랑의 불시착’, JTBC ‘이태원 클라쓰’,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다섯 개 채널을 보유한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6월 일본과 인도를 시작으로 아시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 콘텐츠 수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관계자는 “방영이 끝난 작품을 포함해 한국 콘텐츠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가 확보한 한국 콘텐츠 방영권은 2016년 60여 편에서 2018년 550여 편으로 급증했다.○ “콘텐츠 제작 하청업체화 경계해야” 기회의 땅에는 이면도 존재한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제작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가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몇 년 뒤에는 넷플릭스가 국내 최대 드라마 발주처가 될 거란 얘기가 돈다”고 털어놓았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테스트 베드’인 한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2017년 ‘옥자’를 시작으로 2018년 5편, 2019년 9편이 만들어졌다. 올해는 킹덤2와 인간수업, 예능 ‘투게더’를 선보였다. 회당 제작비가 30억 원으로 알려진 웹툰 원작 드라마 ‘스위트홈’ 등 총 8편의 드라마가 제작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가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제작사에는 제작비와 일부 수익만 지급한다. 향후 사업성을 고려했을 때 제작사 입장에서는 IP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가 IP를 확보한 SBS 드라마 ‘하이에나’는 회당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한 건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콘텐츠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작사들도 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지난달 미국 콘텐츠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tvN ‘호텔 델루나’ 리메이크를 공동 기획 및 제작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스튜디오 드래곤 관계자는 “할리우드 업체와 콘텐츠 판매 계약이 아니라 공동 기획·제작 계약을 체결한 건 국내 최초다. 넷플릭스를 발판 삼아 해외에 직접 지사를 세우고, 공동으로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해 IP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희 문화부 기자 jetti@donga.com}

“예쁘네. 탐나.” 이달 20일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성공한 동화작가 문영(서예지)은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강태(김수현)를 보며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정신 병동 보호사로 일하며 자폐증을 앓는 형을 보살피는 강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는 문영은 그 욕망을 표출하는 데 거침이 없다. 외모와 재력을 갖춘 남자 주인공이 힘든 상황에 처한 여주인공에게 구애해 사랑을 쟁취해내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정반대다. 팬 사인회에 나타난 강태의 모자를 벗기며 “모자 쓰지 마. 예쁜 얼굴 안 보여”라고 ‘돌직구’를 던진다. 과거에 부와 외모, 능력까지 모든 걸 갖춘 남성이 등장해 캔디형 여성 주인공을 구원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류였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의 욕망과 판타지도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의 이야기 구조는 여성의 시선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미투’ 열풍으로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후 이 같은 흐름은 문화계의 꾸준한 움직임으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영화 제작사는 콘텐츠의 주 타깃인 2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영화계에서는 여성 감독의 작품,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벌새’ ‘메기’ ‘82년생 김지영’ ‘윤희에게’는 극장 시장의 비수기에 개봉했음에도 여성의 서사를 섬세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이 같은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왔도 꿋꿋이 개봉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시작으로 ‘결백’ ‘초미의 관심사’ ‘프랑스 여자’ ‘야구소녀’ 등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여성 서사를 다룬 영화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드라마 속 여성 서사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여성의 직업적 욕망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영한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는 사회적인 성공이 최대 목표인 여성 ‘워커홀릭’들의 삶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SBS ‘하이에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형사, 정치인, 법조인 등의 직업군에서 남성 주인공이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고 여성은 보조적 역할을 했던 기존의 드라마 문법에서 벗어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충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 정금자(김혜수)는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지녀 상대편 변호를 맡은 윤희재(주지훈)를 꼬셔 정보를 몰래 빼내는 악랄한 모습도 보인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은 대개 정의롭다. 대장금이 대표적이다. 장금이는 온갖 모략이 판치는 남성 사회에서 직업적 전문성을 무기로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하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그려지고 있다. 정의로움, 욕망, 따뜻함 등을 모두 가진 복합적인 여성 캐릭터로 변화하는 건 필연적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단편적인 여성 캐릭터가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는 건 시청자들의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김은숙 작가의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는 평균 시청률 8%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률 견인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김은숙표 ‘신데렐라 스토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평범한 형사 정태을(김고은) 앞에 백마 ‘맥시무스’를 타고 나타난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이 “자넬 황후로 맞이하겠네”라고 고백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표출했다.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범주화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는 의견도 있다. 프로팀 입단을 꿈꾸는 고교 야구의 여성 선수를 연기한 ‘야구소녀’의 주연 배우 이주영은 “여성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지만 여성을 위한 영화만은 아니다. 높은 벽에 도전하는 모두가 뭉클한 감동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전면에 나서는 움직임과 더불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돈’처럼 여성 감독이 여성이 아닌 소재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례에도 주목해야 한다.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도록 ‘여성’이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

“예쁘네. 탐나.” 이달 20일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성공한 동화작가 문영(서예지)은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강태(김수현)를 보며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정신 병동 보호사로 일하며 자폐증을 앓는 형을 보살피는 강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는 문영은 그 욕망을 표출하는데 거침이 없다. 외모와 재력을 갖춘 남자 주인공이 힘든 상황에 처한 여주인공에게 구애해 사랑을 쟁취해내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정 반대다. 팬 사인회에 나타난 강태의 모자를 벗기며 “모자 쓰지 마. 예쁜 얼굴 안보여”라고 ‘돌직구’를 던진다. 과거에 부와 외모, 능력까지 모든 걸 갖춘 남성이 등장해 캔디형 여성 주인공을 구원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류였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의 욕망과 판타지도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의 이야기 구조는 여성의 시선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미투’ 열풍으로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후 이 같은 흐름은 문화계의 꾸준한 움직임으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영화 제작사는 콘텐츠의 주 타깃인 2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영화계에서는 여성 감독의 작품,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벌새’ ‘메기’ ‘82년생 김지영’ ‘윤희에게’는 극장 시장의 비수기에 개봉했음에도 여성의 서사를 섬세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이 같은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꿋꿋이 개봉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시작으로 ‘결백’ ‘초미의 관심사’ ‘프랑스 여자’ ‘야구소녀’ 등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여성 서사를 다룬 영화들이 봇물을 이뤘다. 드라마 속 여성서사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여성의 직업적 욕망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영한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는 사회적인 성공이 최대 목표인 여성 ‘워커홀릭’들의 삶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SBS ‘하이에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형사, 정치인, 법조인 등의 직업군에서 남성 주인공이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고 여성은 보조적 역할을 했던 기존의 드라마 문법에서 벗어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충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 정금자(김혜수)는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지녀 상대편 변호를 맡은 윤희재(주지훈)를 꼬셔 정보를 몰래 빼내는 악랄한 모습도 보인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은 대개 정의롭다. 대장금이 대표적이다. 장금이는 온갖 모략이 판치는 남성사회에서 직업적 전문성을 무기로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하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그려지고 있다. 정의로움, 욕망, 따뜻함 등을 모두 가진 복합적인 여성 캐릭터로 변화하는 건 필연적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단편적인 여성 캐릭터가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는 건 시청자들의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김은숙 작가의 2년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SBS ‘더킹: 영원의 군주’는 평균 시청률 8%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률 견인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김은숙 표 ‘신데렐라 스토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평범한 형사 정태을(김고은) 앞에 백마 ‘맥시무스’를 타고 나타난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이 “자넬 황후로 맞이하겠네”라고 고백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표출했다.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범주화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는 의견도 있다. 프로팀 입단을 꿈꾸는 고교 야구의 여성 선수를 연기한 ‘야구소녀’의 주연 배우 이주영은 “여성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지만 여성을 위한 영화만은 아니다. 높은 벽에 도전하는 모두가 뭉클한 감동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전면에 나서는 움직임과 더불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돈’처럼 여성 감독이 여성이 아닌 소재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례에도 주목해야 한다.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도록 ‘여성’이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이 25일 온라인으로 개막했다.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7일간 모든 프로그램은 네이버TV ‘미쟝센 단편영화제 MSFF’ 채널과 시리즈온에서 진행된다. 역대 최다인 출품작 1197편 가운데 선정된 경쟁 부문 57편 중 ‘그녀를 지우는 시간’ ‘왜냐고 묻지 마세요’를 제외한 55편이 시리즈온에서 유료 상영된다. 편당 관람료 1100원을 내면 사흘간 볼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도 2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55편을 상영한다. 관람료 6000원.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배우 박보검(27·사진)이 해군 문화홍보병으로 8월 31일 입대한다. 박보검의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25일 “박보검이 해군 문화홍보병에 합격했다”며 “입대 전까지 영화 ‘원더랜드’와 드라마 ‘청춘기록’ 촬영을 모두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군병 출신인 아버지 영향을 받아 해군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해군 군악·의장대대 문화홍보병 건반 파트에 지원해 이달 초 실기와 면접을 치렀다. 명지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그는 수준급의 노래와 피아노 실력을 갖췄다. 최근에 영화 ‘서복’ 촬영을 끝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정체불명의 원인으로 사람들이 서로 물고 물리며 좀비로 변하는 세상. 하얗게 변한 동공, 퍼런 혈관이 드러난 얼굴로 뛰어드는 좀비들을 피해 아파트에 스스로를 가둔 준우(유아인)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집에 남은 음식들을 모조리 꺼내 하루에 먹을 양을 계산하고, 와이파이를 잡기 위해 베란다에 매달리는 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희미하게 연결됐다 끊어지는 와이파이와 함께 삶에 대한 그의 의지도 점차 사라져 간다. 목숨을 끊으려는 준우를 붙든 건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유빈(박신혜·사진)이 보낸 레이저 신호다. 그의 등장과 함께 영화 ‘#살아있다’는 비로소 생명력을 띤다. 고독의 나락으로 떨어지려던 준우는 자신 외에 또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고립됐던 두 사람이 연대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두 사람의 의지가 폭발한다. ‘#살아있다’가 전하는 ‘연대의 힘’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배우 박신혜(30)를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원작 ‘얼론(ALONE)’을 토대로 조일형 감독이 제작했다. “기존 좀비물과 달리 오로지 집 안, 개인적인 공간에서 나 혼자 겪는 갈등과 고민이 담긴 점이 신선했어요. 홀로 고립돼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준우와 유빈이 서로를 만나 한 줄기 희망을 얻고, 함께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점이 기존 좀비물과의 차별점이죠.” 유빈은 기존에 박신혜가 맡았던 캐릭터와 결이 다르다.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에서 시련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는 ‘캔디형’ 여주인공을 연기했다. 유빈은 현실적이고 냉철하다. 더 이상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유빈은 본인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준우와 전혀 다른 캐릭터예요. 저라면 절대 그렇게 못 했을 것 같지만 유빈은 집 안에 요새를 만들고 부비트랩을 설치하죠. 로프를 타고 침입하려던 좀비의 손을 도끼로 내려찍는 담대함도 있어요.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상황을 해결하는 성격을 잘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극의 후반부까지 준우와 유빈은 서로 대면하지 않는다. 휴대전화 네온사인으로 적은 메시지나, 아파트 간 로프를 연결해 주고받은 무전기로 소통한다. 실제로도 박신혜와 유아인은 각자의 공간에서 혼자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대사가 최소화된 상황에서 공포감와 두려움을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해야 했어요. 압박감이 엄습해 오는 상황에 처했을 때의 제 표정, 주변 소리나 집에 설치된 장비의 흔들림 등 미묘한 효과들이 더 현장의 공포감을 살려줬어요.”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과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고립되어 있다는 게 유쾌한 상황은 아니잖아요. 준우와 유빈이 홀로 고립됐다가 누군가를 만나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얻은 것처럼 관객들도 비록 지금 상황이 힘들지만 오늘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