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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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100%
  • 각막에 직접 영향… 콘택트렌즈, 올바르게 써야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약 2800억 원 규모다. 해마다 수요가 늘면서 시장의 규모도 2017년 약 1808억 원에서 2018년 2165억 원, 2019년 2346억 원으로 커지고 있다. 누네안과병원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8개월간 국내 2030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년 이상 렌즈를 착용한 응답자는 60%가 넘었다. 15년 이상 착용한 응답자도 25%에 달했다. 소프트렌즈 착용 55%, 컬러렌즈 착용 20%, 서클렌즈 착용 18%, 하드렌즈 착용 7%다. 또한 3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우리나라 30대 초반 직장인 3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년 이상 렌즈를 착용해왔다고 응답한 비율은 57%로 압도적이었고 10년 이상 착용자는 24%였다. 또 착용 종류를 묻는 질문에는 소프트렌즈 46%, 서클렌즈 6.1%, 하드렌즈 5.5%, 컬러렌즈 3.8%의 확률을 보였다. 두 설문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젊은층이 소프트렌즈를 가장 많이 착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콘택트렌즈는 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력교정 장치다. 따라서 관리와 올바른 사용법이 매우 중요하다. 원데이 렌즈를 이틀 연속 착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잠이 들면 각막에 신생혈관이 자라고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세균 번식 가능성이 높아지고 각막부종이 생길 수 있다. 콘택트렌즈가 바짝 말랐을 때 렌즈를 빼게 되면 각막 상피가 같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생긴다. 각막 상피는 7일에 걸쳐 자연스럽게 탈락되고 재생되지만 상피의 인위적인 결손은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컬러렌즈나 서클렌즈는 어떨까? 컬러렌즈는 일반 콘택트렌즈보다 눈동자와 접촉되는 부분의 산소투과율이 현저히 낮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사용해도 일반 콘택트렌즈보다 눈의 피로와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신경윤 누네안과병원 전안부센터 원장은 “렌즈는 잘 사용하면 편리하고 좋은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하고 관리가 제대로 안될 경우 눈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렌즈를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아 각막에 흉터가 생기고 형태가 변하면 시력교정 전에도 정확한 값의 산출이 어려울 수 있다”며 “추후 시력교정수술을 고려한다면 올바른 렌즈 착용 방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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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무릎 골관절염 환자, 손발톱 무좀 더 잘 걸린다

    서울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교수 연구팀이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갑진균증의 유병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손발톱무좀으로 알려진 조갑진균증은 손발톱 주변에 피부 사상균이나 효모와 같은 진균이 전염돼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많이 생기고 손톱보다 발톱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 덥고 습한 여름에 특히 발병률이 높다. 단순한 무좀이라 생각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당뇨병이나 면역결핍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타인에게 전염될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교수 연구팀(조소연 피부과 교수·강승백 정형외과 교수)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보라매병원 정형외과에 내원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 520명을 바탕으로 조갑진균증의 유병률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두 질환의 중증도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전체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9.2%(308명)에서 조갑진균증이 발견됐는데 일반적인 조갑진균증 유병률인 4.3%보다 14배 높은 수치다. 이는 60세 이상 유병률인 20.7%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로 연구진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정상인보다 조갑진균증 발병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슬관절 골관절염 진단 척도인 켈그렌-로렌스 분류법을 기반으로 무릎 골관절염 중증도를 분류해 조갑진균증 중증도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연관성이 확인됐다. 중증도가 낮은 그룹의 조갑진균증 중증도 지수(SCIO)는 평균 12.3인 데 비해 중증도가 높은 그룹의 SCIO는 평균 16.3으로 30%가량 차이를 보였다. 조소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릎 골관절염을 가진 환자는 조갑진균증 발병 위험이 높고 두 질환의 중증도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며 “조갑진균증은 손톱보다는 주로 발톱에 많이 발병하는데 관절염의 중증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기관리가 어렵고 이것이 유병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갑진균증은 특히 노인에게는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줄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무릎 골관절염이 있는 고령자는 손발톱 관리에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피부과학회지인 ‘액타 더마토베네리올로지카(Acta Derm Venereol)’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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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 때리며’ 힐링 “번잡한 세상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TV 속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와 불편한 정치·사회 뉴스,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까지. 보고 듣는 것들이 피곤하다. 여기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까지 피로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퇴근 후 어항 속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바라보는 ‘물멍’, 향초를 피우고 불꽃을 가만히 보는 ‘불멍’을 한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소위 ‘멍 때리기’로 심신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정지화면 같은 고요함… 딱 10분 멍 때리는 방송 모닥불을 바라보는 불멍, 물을 바라보는 물멍, 숲을 바라보는 숲멍으로 아무 생각 없이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면 편안함을 느낀다. 요즘 같은 때엔 폭신한 흙 길을 걸으며 적당한 햇살을 품은 바람에 몸을 맡겨보는 ‘바람멍’도 좋겠다. 최근 조용하게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밤 12시를 넘긴 시간에 방송하는 ‘가만히 10분 멍TV’라는 프로그램이다. 내용은 단순하다. 달팽이 한 마리가 10분 동안 움직인다. 보고 있다 보면 정지 화면인가 싶기도 하다. 바닷가의 파도가 부서지는 장면을 10분 동안 내보내기도 한다. 거친 파도와 함께 하얀 거품이 끝없이 부서진다. 고등어를 굽는 장면도 있다. 그냥 아무 설명 없이 고등어 한 마리만 계속 굽는다. 한참을 보다가 시계를 보면 10분 동안 반복되는 화면 앞에서 멍을 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방송 초기에는 시청자들에게 방송사고가 아니냐는 항의 전화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이 늦은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즐긴다. 유튜브 채널도 일상 소음을 담아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자율감각쾌락반응(ASMR) 영상을 업로드한다. 머리 감기, 빗질하기, 귀 파주기, 마사지, 목욕하기, 화장품 바르기, 장난감 가지고 놀기 등 영상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영상들은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생각도 할 필요 없이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된다. 밋밋할 정도의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이다.뇌도 휴식 필요… 잠깐 멈춤으로 명상 효과 30∼50대의 바쁜 현대인을 위한 여행을 기획하는 고재열 여행감독은 이런 현상을 “피로사회, 강박사회로부터 잠시나마 탈출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 여행감독은 “목적 없음을 목적으로 하는 멍 때리기는 일종의 말줄임표”라며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말줄임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멍 때리기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명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멍 때리기로 심장 박동 수가 안정되고 뇌에도 휴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하루 15분 정도 뇌를 쉬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뇌를 사용한다. 그런데 뇌가 쉴 틈 없이 정보를 받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신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잡념, 후회 등 부정적인 생각을 오랜 시간 떠올리는 것도 좋지 않다. 뇌는 움직일 때와 쉴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 각 영역이 적절히 움직여야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특히 멍을 때리면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는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 뇌가 초기화되고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런 잠깐의 휴식이 기억력, 학습력,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유명인과 비유명인의 얼굴 사진을 차례대로 보여준 후 이전에 본 사진의 인물과 같은지 맞히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참가자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맞혔다. 하지만 멍 때리며 휴식을 취한다고 직면한 문제가 사라지진 않는 만큼 이를 도피처로 삼지 말고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과 멍 때리는 시간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또 멍 때리기를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뇌세포 노화가 촉진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뇌는 하루에 1∼2번, 한 번에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이 가을, ‘멍 때리기’ 딱 좋은 곳고재열 여행감독 추천 명소멍 때리기 좋은 곳의 조건이 있다. 우선 비워낼 수 있어야 한다. 공간을 꽉 채우는 풍경에서 하나씩 걷어낸다. 공간을 하늘에 내주고 바다에 내줘야 한다. 두 번째는 단절이다. 도시의 시끄러운 소리로부터 단절돼야 한다. 사람의 소리도 단절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주변에 사람이 없을수록 좋다. 혼자면 가장 좋다. 휴대폰 같은 사람과의 연결고리는 잠시 꺼두자.‘섬멍’ 하기 좋은 곳 섬은 단절감과 고립감을 두루 맛볼 수 있다. 게다가 바다 맛과 하늘 맛까지 두루 누릴 수 있어서 좋다. 신안의 섬들은 아득하다. 마음을 고요하게 해준다. 신안의 섬에 비해 통영의 섬들은 오똑하다.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군산의 섬은 석양에 멍 때리기 좋다. 마음을 황홀하게 해준다. ‘숲멍’ 하기 좋은 곳 제주의 숲이 숲멍을 하기에 가장 좋다. 다양한 숲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머체왓숲은 험하지 않으면서도 다채로운 숲길을 걸을 수 있어서 멍 때리기에 좋다. 숲 중간에 데크 시설이 돼 있어서 편안하게 멍을 즐길 수 있다. 용눈이오름은 숲 아닌 숲이다. 어머니의 젖가슴을 닮은 오름을 오르면 바람이 볼을 두들겨줘 조용히 멍을 즐길 수 있다. 불의 숲도 있다. 제주 세계유산축제에 맞춰 개방하는데 숲을 가로지르는 용암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다. U자형 협곡이 주는 고립감이 아늑하다. ‘불멍’ 하기 좋은 곳캠핑의 화롯불은 우리 DNA 안에 있는 원시인의 안식을 일깨워준다. 불멍에서는 특히 나눠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먹을 것을 나눠야 한다. 따뜻함과 배부름을 나누는 사이는 좋은 사이다. 고민을 나눠야 한다.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의 곁을 열어주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정적을 나눠야 한다. 불멍을 할 때는 이야기가 편한 사람보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편한 사람이 제일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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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2개만 먹어도 하루 비타민 C 충분… 심장질환 예방에도 도움

    감자는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이 원산지로 추위에 강하며 땅이 비옥하지 않아도 단기간에 재배할 수 있다. 땅속에 있는 줄기마디로부터 가는 줄기가 나와 그 끝이 비대해져 덩이줄기를 형성한다. 우리가 먹는 통감자는 뿌리가 아니고 바로 이 덩이줄기다. 감자는 에너지를 올리고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인 채소다. 지금이 영양가가 가장 풍부할 때이기도 하다. 껍질째 구운 감자 한 개에는 하루 권장량의 3분의 1가량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이는 사과보다 2배 더 많은 양이다. 특히 다른 채소나 과일의 비타민C는 조리 시 대부분 파괴되지만 감자의 비타민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전분 입자가 막을 형성해 막아주기 때문이다. 하루에 감자 2개만 먹어도 성인 일일비타민C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다. 감자에는 칼륨도 풍부하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며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혈관을 확장해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예방한다. 감자에 많은 섬유질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아침 배변 활동에도 좋다. 감자의 열량은 100g당 76kcal로 같은 양의 쌀밥(148kcal)보다 절반 정도 낮고 많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주는 우수한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고 배변 활동을 돕는 식이섬유가 총 11%,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하는 셀레늄, 지방산 합성에 기여하는 판토텐산은 각각 7%씩 들어있다.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1은 6% 함유돼 있다. 감자를 고를 때는 흙이 묻어 있고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좋다. 표면에 흠집이 적고 매끄러우며 껍질에 주름이 없는 것이 신선하다. 제철 감자는 조미 없이 쪄내도 가늘게 채 썬 후 볶음이나 부침개, 튀김으로 만들어도 근사한 요리가 된다. 코를 자극하는 향취나 자극적인 맛이 없어 어떤 요리에 첨가해도 좋다. 전분 함량이 높은 분질감자의 대표 품종은 남작과 하령으로 속이 하얗고 익혔을 때 포슬포슬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 구이나 튀김에 주로 사용된다. 또 점질감자의 대표 품종은 수미와 고운으로 속이 노랗다. 수분이 많고 조리했을 때 잘 부서지지 않아 샐러드나 스튜 등에 주로 사용된다. 감자를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어둡고 건조하며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넣어서는 안 된다. 감자가 무르거나 갈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를 한 알씩 신문지로 말아 종이 상자에 넣어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자에는 바람이 잘 통하도록 구멍을 뚫고 사과 한두 알을 같이 넣어 두면 더욱 좋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자에 싹이 나는 걸 억제하기 때문이다. 감자에 싹이 올라왔을 때는 싹 부위를 깊숙이 도려내고 먹어야 한다.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솔라닌은 가짓과 식물에 들어 있는 독성물질로 위장 장애와 신경 장애를 일으킨다. 또 감자가 썩기 시작하면 셉신이라는 유독성 물질이 생겨 섭취해선 안 된다. 만약 감자를 먹고 두통,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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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로 대인기피증… 가려움만큼 주변 시선 고통스러웠죠”

    매년 9월 14일은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이다.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가 약 100만 명에 달하지만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식은 올바른 치료를 방해하고 환자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환자들은 극심한 가려움증 등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55%는 주 5일 이상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3명 중 1명은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증상과 이를 보는 주위의 편견으로 아토피피부염이 악화기에 접어들면 환자의 절반가량은 사회활동을 기피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인 최정현 씨(26)는 어린 시절부터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이후 스테로이드 치료를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사계절 내내 긴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며 대인기피증까지 경험했다. 중증아토피피부염에 새로운 약들이 출시되면서 다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대학 졸업 후 현재는 중증아토피연합회 부대표 활동과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최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증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고통과 올바른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홍은심 기자=본인 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토피둘기’라는 닉네임은 무슨 뜻인가. ▽최정현 씨=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 토피둘기 최정현이다. 현재 중증아토피연합회 부대표로 활동 중이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토피둘기라는 닉네임은 ‘아토피’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모든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평화롭게 살았으면 해서 닉네임을 그렇게 지었다. ▽홍 기자=아토피가 처음 발병하고 심해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최 씨=어린 시절부터 증상이 있었다. 7세 이전에도 부모님과 피부과에 다녔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주로 팔, 다리가 접히는 부분에 증상이 있을 뿐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이후 청소년기부터 점차 증상이 심해졌고 고등학교 때 가장 증상이 심했다. ▽홍 기자=아직도 아토피피부염을 단순 피부질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인가. ▽최 씨=아토피라고 하면 단순한 피부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중증 환자들이 가지는 고통은 상당하다.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환부를 긁으면 진물이 나고 출혈이 있기도 하는데 옷이 피범벅이 되기도 하고 진물 냄새도 심해 불편한 점이 많다. 환부가 가렵거나 따가워 잠에 들지 못하는 일이 많고 잠에 들어도 중간에 깨는 일이 반복되면서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나의 경우 증상이 심하게 올라오면 잠을 하루에 2∼3시간 이상 자지 못하고 이마저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해 고통이 너무 컸다. ▽홍 기자=평생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겪으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사춘기와 학창 시절은 어땠는가? ▽최 씨=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에 증상이 가장 심해 스트레스가 컸다. 고등학교 때는 피부가 붉다 못해 시커멓게 될 정도였다. 환부에서 진물과 피가 나고 따가운 증상들로 학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을 긁어야 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학교에 가는 것이 싫었다. 샤워를 할 때 거울에 비치는 상처로 가득한 모습이 너무 싫어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씻은 적도 있다. 또한 병원 치료 때문에 조퇴를 하거나 결석하는 날도 많아 학업에 어려움도 있었다. 환우회분들 중에도 힘든 학창 시절을 보낸 분들이 많다. ‘더럽다’, ‘옮는다’, ‘괴물이다’라는 얘기를 들으며 왕따를 당한 분들도 있고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워 고등학교를 자퇴하게 된 분들도 생각보다 많다. 처음 본 선생님들이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갛냐’, ‘술을 마셨느냐’고 물어보는 일도 있었다. ▽홍 기자=현재 중증아토피연합회라는 국내 최대 아토피피부염 환우회의 부대표를 맡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질환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최 씨=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는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치료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2018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신약을 처음 투여할 때였는데 당시 해외에는 치료 후기가 많았지만 국내에는 후기가 없었다. 내 이야기를 통해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컸다. 앞으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분들의 건강과 인식 개선에 관한 내용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홍 기자=중증아토피피부염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아직 많다고 들었다. 우리 사회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최 씨=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정부 측에서 캠페인 등을 진행해 아토피피부염이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또한 아토피피부염 신약이 개발되면서 치료 환경이 좋아졌고 최근 더 많은 신약이 개발되며 환자들의 선택지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신약에 대한 보험급여 기준을 조금이라도 완화해 줬으면 한다. 또 중증아토피피부염은 소아·청소년 시기에 특히 더 힘들다. 하루빨리 아이들의 신약 치료에도 보험 급여가 이뤄졌으면 한다. ▽홍 기자=마지막으로 환우회 부대표로서 아토피피부염으로 고민하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씨=나에게 아토피피부염은 악몽과 같았다. 처음엔 무지했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슬퍼하고 분노했다. 그러나 좋은 치료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치료 환경도 더욱 좋아지고 있다. 터널 끝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는 말을 진심으로 해 드리고 싶다. 또 중증아토피연합회에 오시면 많은 정보를 얻어 가실 수 있으니 커뮤니티에도 꼭 방문해 보시면 좋겠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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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열나고 목이 따끔따끔… 단순 목감기가 아니라고요?

    건조한 환절기에는 편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목이 따가우면서 열이 오르고 오한이 느껴진다면 단순 목감기가 아닌 ‘급성편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급성편도염은 입을 벌렸을 때 목젖 양쪽으로 동그랗게 보이는 편도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긴 것이다. 고열과 오한, 인후통이 나타나고 주변 인후조직의 임파선을 침범하는 인후염을 동반한다.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대부분 갑자기 고열이 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통증이 심해지고 물을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목이 붓기도 한다. 두통과 기침, 온몸이 쑤시는 전신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4∼6일 정도 지속되다가 합병증이 없으면 점차 사라진다. 감염이 계속되면 경부 및 심부 감염, 패혈증 등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급성편도염은 목감기와 비슷하지만 38도 이상의 고열이 먼저 나타나고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곧바로 내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일주일 이상 고생할 수도 있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급성 편도염 증상이 반복되면 만성적인 인후통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편도염으로 이어지면 편도 내에 세균이나 음식찌꺼기들이 쌓이면서 단단한 돌로 변하는 편도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소아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성인은 주로 세균성 감염의 빈도가 높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인두후두나 편도 점막을 자극해 염증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잠시 동안 밖에 있어도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일상이 된 요즘은 호흡하기가 어려워져 무의식중에 구강호흡을 하기도 한다. 구강호흡은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아닌 입으로 숨 쉬는 호흡법을 말한다. 이런 구강호흡은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코로 호흡을 하면 코 안의 점막과 코털 등이 세균과 유해 물질을 걸러주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구강호흡은 세균과 오염물들이 여과 없이 바로 우리 몸 안에 들어오게 된다. 구강호흡으로 유해 물질이 체내로 바로 들어오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편도염이나 인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잠을 자고 일어난 뒤 목이 칼칼하거나 열이 난다면 수면 중 구강호흡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해 편도염과 편도결석이 생기기 쉽다”며 “입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평소 수시로 물을 조금씩 마시고 양치와 가글로 구강위생을 청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편도염은 타인에게 감염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감염원에 따라 전염성이 있는 것도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감기처럼 호흡기를 통해 전염 될 수 있어 평소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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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밀로이드 백신 효과 제한적이지만 초기 치매 환자에 써볼 만”

    고령 사회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치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전체 치매의 80∼90%를 차지한다. 국내 치매 치료 연구의 대가인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와 함께 치매와 치료의 미래에 대해 알아봤다. 혈관성 치매는 생활습관으로 예방 가능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뇌혈관 막힘에는 큰 혈관 막힘과 작은 혈관 막힘이 있다. 큰 혈관이 막히면 반신불수, 언어장애를 일으키는 중풍과 뇌졸중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에 작은 혈관이 막히면 한꺼번에 손상되는 뇌세포의 양이 적어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조금씩 누적돼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 모르고 방치해 나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큰 혈관 막힘과 작은 혈관 막힘은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MRA(혈관만 영상화하는 검사법) 검사를 통해 조기 치매 진단이 가능하다.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할 수 있다. 예방에서 중요한 것은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담배, 운동부족, 비만 같은 위험인자들은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90%가 ‘아밀로이드’ 양성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는 데 지금까지는 신경심리검사(인지기능검사), 기억력과 관련된 혈액검사(치매위험유전자 포함), 뇌 영상 촬영 등이 주로 사용됐다. 여기에 알츠하이머 치매 검사에 아밀로이드 검사가 추가됐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속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다. 과거에는 환자가 사망한 후 기증된 뇌에서 아밀로이드가 쌓인 것을 확인하는 사후 진단만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전에 환자의 뇌 속에 아밀로이드 유무를 검사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검사법은 아밀로이드 페트(Amyloid PET) 검사법과 뇌척수액 검사법이다. 아밀로이드 페트 검사는 뇌 촬영을 통해 뇌의 어느 부위에 얼마나 아밀로이드가 있는지 확인한다. 비보험 검사로 비용이 약 110만∼130만 원 정도 발생한다. 반면 뇌척수액검사법은 40만 원가량으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허리에서 뇌척수액을 투입해 진행하는 검사 방법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 교수는 이런 환자들의 공포를 이해하고 직접 뇌척수액 검사를 받는 과정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올리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검사를 하면 약 90%에서 양성이 나온다.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50%에서 양성을 보이는데 음성인 환자보다 3년 이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4배 이상 높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에서도 아밀로이드 검사가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10∼30%에 이른다. 현재 인지기능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아밀로이드가 양성인 경우 10년 후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 교수는 “이제는 경도인지장애나 증상이 당장 없어도 아밀로이드 검사를 해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조기 발현 알츠아이머는 아두카누맙 백신으로 시간 벌 수 있어 하지만 아밀로이드 양성 진단을 받았더라도 아직까지 이것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올해 미국에서 아밀로이드 백신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아두카누맙은 한 달에 한 번, 약 1년간 정맥주사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약물이 혈관을 통해 뇌로 들어가서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밖으로 끌고 나와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아두카누맙을 투여하고 전후로 아밀로이드 PET 촬영을 비교한 결과 아밀로이드가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다만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뇌 속에 있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고 해서 증상이 호전되지는 않았다. 아밀로이드를 제거해도 인지기능에 뚜렷한 효과가 없자 아밀로이드가 과연 치매의 원인 물질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가 초기일수록, 또 고용량을 투여할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은 적었다. 나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정상 노인의 인지기능을 추적 검사했을 때 아밀로이드가 양성인 사람과 음성인 사람 간에 차이는 명확했다”며 “획기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치매 초기에 아밀로이드 백신으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 교수는 50, 60대에 발병하는 조기 발현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매우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백신을 맞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버는 것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나 교수는 치매환자의 최근 5년간의 운동량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외국 연구에서 과거 운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아밀로이드가 적고 음성 반응이 나왔으며 운동량이 적을수록 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였으며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알아냈다. 나 교수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직간접적으로 치매와 연관이 있으며 치매 예방을 위한 ‘진인사대천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땀나게 운동하고, 인: 인정사정 없이 담배를 끊고, 사: 사회생활과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대: 대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천: 천박하게 술을 마시지 말고, 명: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한다.) “줄기세포 치료 성공하면 치매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나덕렬 교수 인터뷰] 1995년 국내에서 최초 치매환자를 위한 전문 클리닉을 개설한 신경과 전문의 나덕렬 교수는 국내 치매 조기 진단 수준이 높은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특히 줄기세포 치매치료법에 주목하고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오랫동안 국내 치매 진단과 치료 연구를 진행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아밀로이드 백신과 줄기세포치료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밀로이드 백신이 아밀로이드만 감소시키는 단일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줄기세포 치료제는 타우 단백질 감소와 염증 완화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줄기세포가 성공한다면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파킨슨 증후군, 전두측두치매 같은 다양한 퇴행성 치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 교수는 초기 연구단계에서 정맥 투여한 줄기세포가 혈관에서 뇌까지 이동할 것을 기대했지만 폐 모세혈관이 필터 역할을 하며 최종적으로는 뇌에 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연구단계에서는 뇌 속에 비어있는 공간인 ‘뇌실’에 줄기세포를 직접 투입하는 단계로 연구가 크게 진전됐다. 다만 사용 중인 중간엽 줄기세포를 뇌에 투여했을 때 거부반응을 최대한 줄이고 뇌 속에서 줄기세포가 오래 생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나 교수는 줄기세포는 1회 투여보다 여러 번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나 교수는 거부반응 없이 줄기세포가 뇌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대중화되기까지 기간을 얼마나 예상하나. 5년 정도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출시되고 대중화된다면 한 달에 한번, 3∼6번 정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이다. 치료 기간을 더 늘려야 할지는 환자의 상태를 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부분도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줄기세포의 효과가 검증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다. 다만 줄기세포의 치료 비용이 다른 치료제보다 훨씬 더 비싸다. 3번 투여를 받는 데 적어도 몇 천만원은 될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제작비용을 줄이는 인프라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 중인 치료법은 줄기세포를 뇌에 직접 삽입한다고… 뇌실 투여를 하기 위해서는 부분 마취 후 ‘오마야 리저봐’라는 튜브를 뇌에 삽입하고 줄기세포를 투여하는데 한번 오마야를 시술해 놓으면 줄기세포를 투여할 때 피부 절개를 다시 할 필요없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 오마야 리저봐는 뇌에 항암 치료를 할 때나 다른 약물을 투여할 때 오랫동안 사용한 조그만 장치다. ―환자에게 투입되는 줄기세포는 환자의 세포에서 추출하는 건가.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투여 받는 ‘자가 줄기세포’가 타인의 줄기세포를 투여 받는 ‘타가 줄기세포’보다 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인 환자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는 신생아나 젊은 사람으로부터 얻어진 줄기세포보다 효과가 덜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는 기능이 떨어져 있고 치료약으로 개발이 될 때 수율도 좋지 않다. 줄기세포는 뇌 외상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자가 줄기세포를 제작하는데 몇 달이 걸리고 만들어질 가능성도 100%가 아니기 때문에 상업성이 떨어진다.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와 안정성은 어떤가. 어떤 약물이 출시되려면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돼야 한다. 중간엽줄기세포의 경우 안정성은 여러 임상시험(뇌 질환을 비롯한 다른 장기 질환)에서 확보했다. 따라서 지금 더 중요한 것은 유효성이다. ―현재는 투여된 줄기세포가 뇌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 궁극적인 연구의 목표는 무엇인가. 뇌 질환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신경줄기세포다. 신경줄기세포를 뇌에 투여하면 신경세포로 분화해 부족한 신경세포를 채워줄 수 있다. 그러나 신경줄기세포는 신경세포로 분화는 하지만 분화하는 과정에서 종양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중간줄기세포와는 달리 거부반응이 심하다. 이런 이유로 아직 국내에서 신경줄기세포에 대한 임상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 이에 비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는 뇌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대신 잘못된 곳을 유지 보수하려는 능력은 신경줄기세포보다 우수하다. 따라서 미래에는 신경줄기세포와 중간엽 줄기세포를 같이 투여해 신경세포가 생기면서 알츠하이머병증을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노려야 할 것 이다. 나덕렬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1995년 국내 최초로 치매환자를 위한 전문 클리닉 개설● 2020년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치매 진단과 치료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 수상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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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진-환자 간 신뢰 구축” 부산힘찬병원 수술실 내 CCTV운영

    부산힘찬병원(병원장 이춘기)이 수술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운영한다. 지난달 수술실 6곳에 CCTV 설치를 마친 뒤 시험운영을 마쳤다. 부산힘찬병원에 따르면 1일부터 본격적으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을 볼 수 있다. 수술실 CCTV 모니터링은 희망하는 환자에 한해 사전 동의서를 받은 뒤 진행된다.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지정된 보호자 1인만 지정된 장소에서 수술 장면을 시청할 수 있으며 휴대전화나 영상장비를 이용한 영상 재촬영은 금지된다. 영상은 수술 준비 이후부터 수술 전 과정을 제공한다. 다만, 환자 신체의 민감한 부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 동의 아래 실시간으로만 시청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수술실 CCTV 도입과 관련해 부산힘찬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되고자 고민 끝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춘기 병원장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모두에게 상호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술실 CCTV 도입을 계기로 안심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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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로결석 재발률 높다는 사실, 30∼50대 절반이 모른다”

    대한비뇨의학회가 ‘요로결석’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요로결석은 재발이 높은 질환임에도 응답자의 절반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설문 결과를 밝혔다. 요로결석은 신장, 요관, 방광 등 요로계에 돌(요석)이 만들어져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거나 요로 감염, 신부전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재발률이 높은 대표적인 질환으로 치료 후에도 1년에 7%씩 재발해 10년 이내 평균 약 50%의 환자에서 재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국내 3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0.6%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직접 요로결석을 앓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도 31%는 재발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요로결석은 7∼9월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행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42.6% 정도였다. 또 보통 30∼50대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응답자의 39.4%는 요로결석을 노인성 질환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요로결석은 담석증과는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응답자의 67.6%는 담석증과 요로결석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반면 통풍환자들은 요로결석이 잘 생기는데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낮았다. 요로결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다. 칼슘 섭취를 제한하면 요로결석 성분의 하나인 수산(옥살산)의 흡수가 증가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응답자의 45.5%는 요로결석 예방을 위해 칼슘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반대로 비타민C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산칼슘석을 늘려 요로결석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응답자의 55%는 비타민C를 많이 먹을수록 요로결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백민기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는 “최근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요로결석 진료 인원은 2016년 27만8000명에서 2020년 30만3000명으로 5년간 9%나 증가했다”며 “옆구리 통증, 복부 통증이나 팽만감, 메스꺼움 혹은 구토, 혈뇨, 발열, 빈뇨, 배뇨통 등 요로결석의 증상이 하나라도 느껴진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는 요로결석 치료는 기대요법(작은 요관결석이 자연배출 되도록 지켜보는 것), 체외충격파쇄석술, 경성 또는 연성요관내시경수술, 경피적신쇄석술, 개복 또는 복강경수술이 있다. 이 가운데 기대요법을 제외하면 체외충격파쇄석술과 연성요관내시경수술이 요로결석 치료에 흔히 이용된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몸 밖에서 결석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결석을 분쇄하고 배출을 유도한다. 쇄석술은 별도의 마취나 입원 과정이 필요 없어 환자가 시술을 받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하지만 간혹 결석이 너무 크거나 단단한 경우에는 여러 번 시술이 필요하다. 연성요관내시경수술은 부드럽게 휘어지는 내시경을 요관에 삽입해 결석을 몸 밖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돌을 몸 밖으로 꺼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한 번 시술로 80∼90% 정도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크기가 비교적 큰 결석도 절개하지 않고 치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성요관내시경수술을 받으려면 전신마취를 하고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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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10명 중 7명이 경험하는 ‘여성 감기’ 꽉 끼는 속옷 피하고 면역력 높여야

    덥고 습한 날씨에는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질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발병이 잦다. 질염은 세균 감염 등으로 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전체 여성 10명 중 7명이 겪을 정도로 흔해 ‘여성 감기’로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질과 외음부 염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29만8816명으로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 특히나 재발 우려도 커 질 건강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칸디다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나뉘며 종류에 따라 증상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장 흔한 칸디다 질염은 여성의 75%가 살면서 한 번은 경험한다. 이 가운데 5∼10%는 반복적으로 감염된다. 원인균인 칸디다 알비칸스는 진균의 일종인데 칸디다 질염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칸디다 질염은 덩어리진 흰색 치즈 질감의 분비물이 나오고 외음부와 질 입구가 가렵다. 또 외음부 쓰라림과 통증, 성교통, 배뇨통도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세균성 질염은 질 내에 살면서 질 환경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유산균의 일종인 락토바실러스가 사라지고 대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원래 질 안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락토바실러스균이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기 어려워 세균성 질염의 경우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누렇고 회색인 분비물이나 생선 비린내가 나는 분비물이 특징적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되는 질염이다. 칸디다 질염과 세균성 질염과 달리 성관계로 전파돼 성 매개 질환 범주에 포함된다. 남녀가 함께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거품과 악취가 나는 희거나 누런 분비물이 나오고 외음부가 부어오르면서 가려운 증상이 동반된다. 세균성 질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세균성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특정 균에 의한 질염은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며 “재발하더라도 일반적인 배양 검사를 통해 치료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흔하게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곰팡이성 질염의 경우 대부분 항진균제로 치료가 잘되며 국소적 치료(질정, 연고)로 가려움증 등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청결, 건조함, 면역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 세정은 외음부 세정만으로 충분하다. 질 내부는 약산성으로 유지될 때 세균 침입과 증식을 막을 수 있는데 너무 자주 세척하면 질 내 pH 산도가 깨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약산성 여성 청결제를 이용해 주 2∼3회 세정해주고 그 외에는 물로 가볍게 씻어주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세균 감염에 취약해져 질염 발병과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과도한 피로, 스트레스 등은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 적절한 운동과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는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Y존이 습해지지 않도록 통풍과 적정 온도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너무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 스타킹 등은 되도록 피하고 수면 중에는 통풍이 잘될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속옷은 합성섬유보다 순면으로 된 재질을 선택하고 한 사이즈 크게 선택하는 것도 질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질염 예방을 위해서는 질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성 질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하면 질 내 유익균을 증식시켜 질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성 질 유산균 제품을 선택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질 건강 기능성 인정을 받은 제품인지 따져봐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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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란이 어떻게 인체 조직-장기로 자라나’ 비밀 풀었다

    오지원 경북대병원 교수와 주영석 KAIST 교수 연구팀이 인간 발생 과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세포 전장유전체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지난달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는 배아에 존재하는 소수의 세포들이 40조 개의 인체 세포를 어떻게 구성하고 언제 장기로 분화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하나의 수정란은 수억 개의 인간 세포로 분열해 200종이 넘는 세포와 다양한 장기를 만들어낸다. 그동안 인간 발생 과정에 대한 연구는 유산된 태아를 관찰하거나 동물 모델을 이용했다. 하지만 윤리적, 기술적 이유로 인간 배아 세포로 직접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 배아 발생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모든 세포는 분열할 때 체세포 돌연변이라고 불리는 DNA 염기 서열의 변화가 일어난다. 60억 쌍에 달하는 인간 DNA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한 체세포 돌연변이는 이후 자손 세포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바코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7명의 시신 기증자에게 총 334개의 단일세포와 379개의 조직을 기증받아 전장유전체를 분석하고 세포에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DNA 돌연변이와 세포들의 움직임을 고해상도로 재구성했다. 분석 결과 배아 발생 세포가 신체를 구성할 때 불균등한 분포를 보이는 것을 알아냈다. 배아 2세포기의 두 세포 중 한 세포가 다른 세포에 비해 더 많이 인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율은 1.4 대 1에서 6.5 대 1로 사람마다 달랐다.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원시 생물과 달리 사람의 발생 과정에는 확률론적인 과정이 개입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연구팀은 특정 신체 부위, 배엽, 장기를 구성할 때 특정 배아 세포가 더 많이 분포하는 불균등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매우 초기부터 세포의 운명이 단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세포의 계통도를 이용해 배아 발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 수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했다. 세포마다 분열할 때 1개 전후의 돌연변이가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수정란의 첫 분열 시에는 이보다 더 많은 수의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수정란 내에는 DNA 수리에 필요한 단백질이 충분히 발현하지 못해 돌연변이 수가 높은 것으로 추측했다. 이 외에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정란 내에 미토콘드리아의 이질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으며 성염색체의 숫자 이상이 정상세포에서 흔하게 발생함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초고속 유전체 기술로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의 생명정보학 분석을 이용해 인간 배아 발생 과정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는 윤리적인 문제없이 인간의 초기 배아 발생 과정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향후 발생 과정 이상으로 생기는 희소질환의 예방, 선별검사와 정밀 치료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 교수는 “죽음에 이른 신체로부터 인간 생명의 첫 순간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신체를 기증한 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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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먹거리]세계서 탄소발자국 ‘가장 적은’ 미국 소고기, 비결은?

    최근 국내에서 불필요한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식량 위기,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사람의 소비를 위해 생산되는 모든 식품의 3분의 1이 음식물쓰레기 등으로 소실되거나 낭비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은 물론 축산 등 식품업계의 지속가능성에 상당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탄소 발자국’은 푸드 마일리지와 함께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개인이나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의 총량이 탄소 발자국이다. 탄소 발자국의 크기를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 수 있다. 미국산 소고기는 세계에서 탄소 발자국이 가장 적은 소고기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북미산 소고기 생산 시스템은 다른 많은 나라의 소고기 생산 시스템보다 탄소 발자국이 10∼50배 낮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고품질 사료, 열 스트레스 감소, 동물 유전학 개선, 생식 능력 향상, 빠른 성장 유도 등 생산 시스템 개선으로 미국 축산업계는 탄소 발자국을 기존보다 9∼16% 줄일 수 있었다. 소는 하품, 방귀 등을 통해 메탄가스를 내보낸다. 메탄가스는 반추(되새김)동물인 소의 4개의 위 안에 있는 미생물이 섬유소를 분해·발효할 때 만들어진다. 소를 사육하는 한 메탄가스 배출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미국 축산업계는 풀을 먹여 사육하는 것이 곡물을 먹여 사육하는 것보다 메탄가스의 배출량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곡물 사육기간을 늘렸다. 소의 사료 배합 비율을 바꾼 것도 메탄가스 양을 줄이는 데 주효했다. 덕분에 1975년 이후 미국 내 메탄가스 배출량이 34%나 감소했다. 현재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 양은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7% 정도다. 축산업자 사이에선 소고기가 지속가능한 식품으로 통한다. 소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잔여물을 고품질 단백질과 영양소로 바꿔주는 ‘업사이클링’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소가 일생 먹는 사료는 90%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식물이나 식용식물 중에서도 먹지 못하는 부위다. 국내에서도 최근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로 환경을 보호하면서 소고기 생산성을 높인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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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정자 만들어지는 데 3개월 걸려… “아빠도 임신준비가 필요해”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남성 난임도 늘고 있다.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도 정자수가 감소할 수 있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아빠도 임신 준비가 필요하다. 자연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모양과 활발한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많이 필요하다. 건강한 정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성이 있고 머리와 중간부위, 꼬리 모양이 모두 정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자들이 충분히 있어야 험한 장벽을 뚫고 난자와 만나 임신이 가능하다.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는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체 부부의 15% 정도가 난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난임의 원인 절반은 남성에게 있다. 김기영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주임과장은 “남성 난임은 정자 때문”이라며 “정자의 운동성 저하, 수 감소 등 정자의 질이 떨어지면 임신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부족,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이유로 남성의 정액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자의 질은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정자의 질적, 양적 개선을 기대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생활습관 개선 등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정자가 만들어져 밖으로 나오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정자는 고환에 있는 세정관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진다. 세정관 속 정자세포는 정원세포부터 시작해 제1정모세포, 제2정모세포, 정세포를 거쳐 머리가 응축되고 꼬리가 생기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성숙한 정자가 된다. 이 과정이 약 74일 소요된다. 이렇게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부고환관과 정관을 이동해 외부로 나오는 데에 또 10∼14일이 걸린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아빠라면 최소 3개월은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이 밖에 남성 난임의 원인으로 정자형성 장애, 정자 이동 과정의 장애, 부부관계의 기능성 장애 등이 있다. 정자형성 장애는 고환에서 정상적인 정자를 만들지 못해 정자 수가 감소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자 이동 과정의 장애는 고환에서는 정상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더라도 부고환, 정관, 정남, 전립샘 등의 이상으로 정자 이동과 배출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에 의한 부부관계가 어려운 경우에도 임신이 안 될 수 있다. 김 주임과장은 “일반적으로 남성 난임은 한 가지 요인에 의해 유발되기보다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 결과”라며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술-담배 줄이고 무리한 운동은 금물”건강한 정자 만들기 위한 노력○스트레스 관리: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과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은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늘어난다. 이 호르몬은 FSH, LH, 남성호르몬을 감소시켜 난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FSH, LH와 남성호르몬은 낮에 증가하고 밤에 감소한다. 그런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거나 오랫동안 수면부족을 겪으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정자의 질을 떨어뜨린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균형 잡힌 식사: 늘어난 지방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바뀌는 비율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 증가는 정자 생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한다.○적당한 운동과 금연-금주: 적당한 운동은 체내의 활성화 산소를 연소하고 비만인 경우 지방조직의 양을 줄여 여성호르몬 비율을 감소시킨다. 또 스트레스로 활발해진 교감신경을 가라앉혀 고환 내 남성호르몬 증가를 유도해 건강한 정자를 얻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활성화 산소를 과도하게 분비해 정자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주 3∼4회 1시간 정도씩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흡연은 체내 활성화 산소를 늘려 정자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정자핵의 DNA를 손상시켜 난임을 유발한다. 또 알코올은 간 기능을 저하시키고 대사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증가하고 정자 형성을 방해한다. ○고환온도는 낮게 유지: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질 때나 정자가 부고환이나 정관을 통해 이동할 때 고환의 온도가 오르면 정자 수는 물론이고 운동성과 모양에 나쁜 영향을 준다. 사우나, 찜질방, 빈번한 반신욕은 피하고 조이는 속옷이나 바지는 입지 않는 게 좋다.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도 피한다. 고환 온도는 체온보다 1∼2도 정도 낮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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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펜데믹, 2030-여성-저소득층 정신건강에 영향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이 ‘감염병 의료기술 근거생성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국민의 심리와 정신보건 측면에 주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신보건적 지원과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 도출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는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팀의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 인구 및 특수 취약 집단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와 서울대병원 주관으로 진행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로 나눠 진행 중이다. 백 교수팀이 진행하는 연구는 작년 9월에 시작됐다. 피험자 모집 경로, 조사 도구, 조사 플랫폼, 연구 데이터베이스, 연구 참여용 웹사이트 개발을 마치고 1월부터 예비조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3월 26일부터 4월 29일까지 전국 광역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과 14세 이상 청소년 1150명을 모집해 연구를 수행했다. 설문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다. 질문은 우울, 불안, 사회적 지지, 일상생활 장애, 불면증 평가,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등으로 구성했다. 조사 결과 우울과 불안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됐다.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성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는 20, 30대 젊은층과 여성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 사회적 지지 부족 정도, 일상생활장애 정도, 불면, 자살경향성 등 정신건강지표 전반에서 가계소득 3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지는 높았다. 부작용 발생률, 예방효과, 면역효과 지속기간 등을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코로나19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등은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높이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들은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요건 중 가족의 지지, 경제적 지원, 정부·지역사회의 정확한 정보전달 등을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연구 책임자인 백종우 교수는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인내하고 있지만 우울, 불안,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의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서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젊은층과 여성, 저소득층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작년 가을부터 자살률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육부담의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실무를 총괄하는 서울대 인류학과 박한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주한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평가의 1차 양적조사로 현재 2차 양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확진자, 자가격리자, 자영업자, 노인, 장애인, 외국인, 임산부 등에 대한 질적 인터뷰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모델과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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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지와 상관없이 덜덜덜… 절개 없는 초음파 수술로 ‘손 떨림’ 치료

    글씨를 쓰거나 키보드를 칠 때, 음료를 따를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손이 덜덜 떨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떨림 증상은 손만 아니라 때때로 머리, 사지 등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생명에 영향을 주거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런 떨림 증상을 ‘본태성 진전(손 떨림)’이라고 한다. 특별한 원인을 알지 못해 ‘본태성’이라고 한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손 떨림 치료에 고집적 초음파 시스템 ‘엑사블레이트 뉴로(ExAblate Neuro)’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엑사블레이트 뉴로는 이스라엘 생명공학 기업 인사이텍이 개발한 최첨단 의료기기다. 국내에서는 휴온스가 유통한다. 진단이나 피부 미용에만 쓰이던 초음파를 뇌신경계 질환 치료에 접목해 두개골을 직접 열지 않고도 초음파를 이용해 뇌 병변을 치료할 수 있게 설계됐다. 전 세계적으로 엑사블레이트 뉴로를 이용한 치매, 파킨슨병, 악성 뇌종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은정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 본태성 진전과 엑사블레이트 뉴로에 대해 들어봤다. ▽홍은심 의학기자=본태성 진전은 어떤 사람들에서 발병하나. ▽이은정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본태성 진전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4% 정도다. 60세 이상에서는 5%에 달한다. 신경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은 증가한다. 본태성 진전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운동장애다.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소뇌 위축과 소뇌 신경회로의 과항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 조직 검사에서는 소뇌 주요 세포들의 감소가 확인된다. 떨림 외에 보행 장애, 안구운동 이상과 인지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20, 30대 젊은층도 종종 손 떨림 증상으로 외래를 찾는다. 카페인이나 스트레스 등이 떨림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심리적으로 긴장할 때 증상이 심해진다. 무분별한 신체 떨림으로 인한 불편함은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에서 불안이나 우울증까지 유발한다. ▽홍 기자=어떻게 치료하나. ▽이 교수=1차 치료는 약물치료다. 하지만 3분의 1 이상의 환자는 충분한 약물 치료에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의 손 떨림 증상을 호소한다. 약물 부작용 때문에 더 이상 용량을 늘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단기간에 나을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서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게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약물 치료는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홍 기자=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은 어떻게 하나. ▽이 교수=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본태성 진전 치료에 가장 보편적인 수술 방법은 뇌심부 자극술이다. 두개골을 열어 뇌 안에 전극을 삽입하고 몸속에 장착한 소형 배터리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이용해 뇌의 병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빈도가 높지는 않으나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있고 주기적인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고집적 초음파를 사용한다. 비침습적 무혈 수술로 절개가 필요 없다. 초음파 에너지가 두개골을 투과해 병소에 집적된다. 국소적으로 발생한 열이 떨림 증상을 유발하는 부위의 뇌 조직을 변성시켜 증상을 치료한다. 초음파 수술은 MRI실에서 이뤄진다. MRI 검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술 부위를 모니터링해 보다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이 짧고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 환자의 심리적 부담감도 적다. 보통의 뇌수술과 달리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고 출혈과 감염의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이물질을 몸 안에 삽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홍 기자=고집적 초음파는 주로 피부 미용이나 요로결석, 전립샘암 치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뇌 질환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긴가. ▽이 교수=과거에는 초음파가 두개골을 투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뇌신경계 질환에는 진단 목적으로만 사용했다. 그러나 초음파 변환기 기술의 발달로 충분한 에너지가 뇌 안에 전달될 수 있게 됐고 뇌신경계 질환 치료에 사용이 가능해졌다. 본태성 진전이나 파킨슨병 등 운동 장애를 치료하는 것 외에도 중추 신경계로의 약물 전달 촉진, 신경 기능의 활성이나 억제 등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동안 뇌신경계 질환의 약물 치료가 제한적인 효과만 나타낸 이유가 뇌-혈관 장벽에 막혀 충분한 농도의 약물이 뇌 안으로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음파가 뇌-혈관 장벽을 일시적으로 개방시켜 뇌 안으로 약물 전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전임상 시험에서도 항암제 전달을 높여 악성 뇌종양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축적돼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초음파를 통한 뇌-혈관장벽 개방이 치매 약물 전달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단백질 제거를 촉진하는 게 확인됐다. 이에 대한 임상시험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세포 재생이나 유전자 치료를 병행, 적용한다면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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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은 지금]경기북부 최대 규모 종합병원… 중증응급의료 선도 지역격차 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방역 최전선에 위치한 의료계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런 가운데 을지재단이 ‘의료 취약지’로 꼽히는 경기 북부에 1000여 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열어 의료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병원이 잘되는 곳이 아니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고(故) 범석 박영하 재단 설립자의 신념을 바탕으로 탄생한 을지재단의 세 번째 도약지다. 3월 29일 외래진료를 시작하면서 공식 개원한 지 어느덧 100일 남짓, 혹독한 코로나 팬데믹의 격랑을 헤치고 받아든 성적표가 사뭇 놀랍다. ‘환자 안전’ 최우선한 과감한 투자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지상 15층, 지하 5층의 총 902개 병상을 갖춘 경기 북부 최대 규모 의료기관이다. 특히 반환 미군공여지에 대규모 민자가 투입된 첫 사례로 대형의료기관 유치는 의정부시의 오랜 숙원사업이어서 사업 발표 당시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작년 초, 개원을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터진 전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는 을지재단에도 큰 위기였다. 재단은 이 상황에서 오히려 내실을 다졌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투자를 아끼지 않고 기본에 더 공을 들였고 65년 을지의 역사와 역량을 총결집해 의정부와 경기 북부 지역 주민을 위한 선진의료터전을 닦는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환자 안전 및 감염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공사 중 설계를 변경했다. 병원 인증조건보다도 더 크게 병상 간 이격거리를 넓히고 중환자실을 대부분 1인실 체제로 바꿨다. 당초 1234개 병상으로 예정돼있던 병상수가 902개 병상으로 줄어든 이유다. 또 시공단계부터 추진한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외에도 ‘AI 세이프가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최첨단 인공지능 시스템은 1300여 개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감염질환 의심자를 감지해 전염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감염예방 설계 외에도 △AI(인공지능)와 5G 등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용자의 편리성과 환자 안전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방점을 두고 최첨단 의료장비와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AI-EMC’로 부르는 의료정보시스템은 의료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서비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까지 접목한다. 예약은 물론이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내시경 등을 통한 주요 검사 결과도 모바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 북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마련한 ‘두 개의 헬리포트’ 역시 개원 전부터 화제를 낳았다. 이 같은 지역 맞춤형 설계 덕분에 그사이 벌써 여러 응급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일례로 6월 강원 산간지역에서 헬기로 이송된 한 응급환자는 지상 헬리포트 착륙 후 불과 1분여 만에 응급실로 이송돼 생명을 건졌다.암수술, 2주 안에 가능한 시스템 구축 시설이나 장비 이상으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의료진 영입이었다. 이렇다 할 대형병원이 없어 중병에 걸리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로 발걸음을 옮겨야했던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훌륭한 의료진을 갖춰 신뢰를 심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서울의 ‘빅5병원’ 등에서 명의로 이름 난 교수진을 대거 영입했다. 국내 뇌졸중 분야의 대표적 권위자인 윤병우 신경과 교수를 병원장으로 임명하고 위암 수술 명의로 알려진 김병식 외과 교수 △심장수술에 송현 흉부외과 교수 △부인암에 배덕수 산부인과 교수 △유방암에 송병주 교수 △췌장·담도·담낭암에 최동욱 외과 교수 △갑상선암에 홍석준 외과 교수 △김지일 혈관·이식외과 교수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명의를 모셔왔다. 또 내과계 의료발전에 한 획을 그은 △부정맥 전문의 김유호 심장내과 교수 △당뇨병 권위자인 이문규 내분비내과 교수 △감염질환의 명의 우준희 감염내과 교수 등이 차례로 영입됐다. 여기에 내달부터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동욱 혈액종양내과(혈액내과) 교수가 합류한다. 김 교수는 의정부을지대병원의 혈액암센터에서 글로벌 의료 혁신의 중추적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환자를 위한 최상의 진료 환경을 구축한 의정부을지대병원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원데이 진료 시스템’을 가동한다. 당일 접수 및 검사를 통해 신속한 결과 확인은 물론이고 회진예약제를 통해 환자 중심의 진료를 시행한다. 암환자 등 중증질환자는 국내 정상급 명의에게 빠르면 2주 이내 수술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윤병우 원장은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수진뿐 아니라 간호직과 의료기사, 행정직 등 모든 직종에 대해 채용부터 현장 교육까지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며 “경기 북부 주민들이 오랜 시간 대형병원과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갈망해온 만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동반성장’ 주력, 새로운 의료·교육 문화 선도 의정부을지대병원은 환자들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며 휴식을 취하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외부 환경을 조성했다. 병원 5층에는 4830m²의 공간에 공원과 워킹 트랙을 마련했다. 또 로비를 비롯한 병원 곳곳에는 미술, 조각품 등의 예술작품과 공룡 화석 등 온갖 진귀한 화석을 전시해 안락한 ‘힐링의 공간’이 되도록 했다. 병원 외부에는 국제 규격의 인조잔디 축구장과 농구장, 육상 트랙 등 체육시설을 갖췄으며 병원 및 캠퍼스 둘레에 ‘천보산 산책로’를 조성해 시민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다. 교직원 및 내원객뿐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성인풀과 유아풀을 갖춘 대형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이 있다. 직원이 만족하는 일터를 위한 다양한 복지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교직원 직무스트레스 해소 및 관리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상담하는 ‘을지힐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편의동 4층에는 의료진의 논문과 연구활동을 돕기 위한 임상의학연구동이 마련돼 있으며 내년 초에는 원내 어린이집을 개원해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더하고 상생발전하기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지역 의료계와의 협력사업으로 의정부시의사회와 함께 ‘외과 개원의 연수강좌’를 주최했다.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는 의정부시평생학습원과 연계를 통해 의정부시 역사와 문화에 이해를 돕기 위한 교양과목을 개설한다. 전문강사로 황범순 의정부시 부시장, 오범구 의정부시의회 의장, 조도연 경기도교육청북부청 제2부교육감 등 지역 주요 인사가 초빙됐다.‘인간사랑 생명존중’ 경기 북부에 뿌리 내려 을지재단의 역사는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세워진 박 산부인과는 환자제일주의 정신이 깃든 ‘인간사랑 생명존중’의 설립이념을 실천하며 오늘날 을지재단의 근간을 마련했다. 1970∼1980년대 종합병원들의 강남 진출이 붐이던 시절 을지재단은 대전의 목동을 새 병원 부지로 정했다. 1981년 4월 250병상 규모로 개원한 대전을지병원은 6년 만에 두 배 규모로 성장했으며 2004년 지금의 둔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로 개원 40주년을 맞은 대전을지대병원은 암센터, 로봇수술센터, 권역외상센터 등을 운영하며 중부권 대표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서울에선 중심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의료 취약지였던 노원구 하계동에 새로운 터를 마련했다. 1995년 4월 500병상 규모의 노원을지대학교병원을 개원했다. 지난 26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병원은 주민이 신뢰하고 다가오는 지역친화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 을지로에서 시작해 대전과 노원에 정착한 고 범석 박영하 설립자의 ‘인간사랑 생명존중’의 정신이 이제 경기 북부에도 뿌리내리고 있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한국전쟁 종군 군의관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부상병들을 그대로 둘 수 없어 3년을 더 군에 남아 환자를 치료하던 재단 설립자님의 호국정신과 ‘병원은 환자가 필요로 하는 곳에 가야 한다’는 뜻에 따라 의정부에 병원을 세우게 됐다”며 “반세기 넘게 국가 안보를 지켜오던 경기 북부 지역이 국민 건강과 교육을 약속하는 새로운 거점으로 변모해가는 것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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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의료기관 탐방]척추디스크 50대 주부 “한방통합치료 받고 허리 펴고 삽니다”

    #자타 공인 주부 9단 55세 조예진 씨. 알뜰살뜰한 집안 살림만큼이나 건강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해 왔다. 여태까지 큰 병치레를 한 적도 없었고 매일 운동 삼아 집 앞 낮은 산에 다니며 ‘1만 보 걷기’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중순 급작스럽게 허리디스크가 찾아왔다. 돌이켜보면 간간이 하반신에 저린 느낌이 있었지만 단순히 나이가 들어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것이라 여기고 버틴 게 화근이었다. 저림 증상이 지속되다가 어느 날부터 엉덩이에 통증이 오면서 다리가 저리고 당겨 잠이 못 들 정도가 됐다. 조 씨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지인의 추천으로 청주자생한방병원을 찾았다. 내원 당시 걷기조차 버거웠던 그는 2주간 입원해 집중치료 기간을 거쳤다. 조 씨는 “누워도 앉아도 서있어도 통증이 계속돼 참담한 기분이 들었는데 입원 3일째 아침부터 몸이 한층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며 “입원한 지 2주가 되던 날 퇴원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퇴원 직후 일주일에 두 번씩 이어졌던 통원치료도 이제는 2주에 한 번으로 줄었다.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는 사람이 두 발로 걸으면서 얻게 된 질환이다. 해마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인원만 200만 명에 육박한다. ‘국민 질환’이라는 별명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라지만 아직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나 조 씨와 같은 50대 여성은 허리디스크에 매우 취약하다. 갱년기를 겪는 동안 골밀도 유지에 관여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감해 골밀도가 25∼30%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척추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는 순간적인 외력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을 제외하면 장기간 이어진 신체 불균형으로 돌출되거나 파열된 디스크(추간판)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발생한다. 마비 증상이 동반되는 등 영구적인 신경 손상 위험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척추 질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의학계 정설이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근골격계 질환은 기능 개선을 통한 빠른 복귀와 꾸준한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한방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는 데 강점이 있어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한방 비수술 치료 30년 외길 자생한방병원은 수술적 처치가 척추질환 치료의 통념으로 받아들여지던 시절부터 30여 년간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과 약침, 한약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정립해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한방통합치료는 수술 없이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동시에 신체 불균형, 염증 등 질환 원인을 치료하는 데 집중한다.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만 치료해서는 허리디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방통합치료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와 환자 만족도는 매우 높다. 자생척추관절연구소가 2012년 6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자생한방병원에 허리디스크로 입원한 환자 524명을 대상으로 한방통합치료의 치료 효과 및 만족도를 연구 조사한 결과 환자 486명의 디스크가 흡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약 90%의 환자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척추와 근육, 인대 등의 전체적인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신체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특정 부위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걸린다. 결국 해당 부위의 신경이나 인대 등 연부조직이 약해지면서 통증과 염증을 부른다. 이때는 먼저 한의사가 비뚤어진 뼈와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손 또는 신체 일부로 밀고 당겨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 추나요법으로 균형을 바로잡는다. 추나요법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관절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침과 약침 치료는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자생한방병원의 대표 약침은 ‘신바로 약침’으로 2003년 미국에서 물질 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 성분이 포함돼 있다. 신바로메틴 성분은 골관절 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손상된 뼈와 신경의 재생을 돕는다. 또 환자 체질에 맞게 조제되는 한약 치료는 손상된 근육과 인대 등을 강화해 관절 변형을 막고 재발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다. 최 병원장은 “한방 허리디스크 치료는 비수술로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적고 허리디스크의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치료 이후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된다”며 “특히 임상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받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5년 후에도 치료효과 유지 자생한방병원 한방통합치료의 유효성은 허리디스크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24주간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92명의 허리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장기추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치료를 받기 전 환자들의 허리통증 지수는 ‘보통’ 수준인 4.19였던 반면 치료가 끝난 후에는 ‘거의 없음’ 수준인 0.94로 떨어졌다. 5년 뒤 다시 측정한 통증지수는 1.25로 치료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통증지수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0∼10사이 값으로 점수화한 지표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극심한 고통임을 의미한다. 환자들의 하지방사통 지수는 치료 전 ‘극심’ 수준인 7.5였으나 24주간의 치료 이후 ‘거의 없음’ 수준인 0.94를 기록했다. 5년 후에도 0.98을 유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국제학술지 ‘스파인’에 게재됐다. 최 병원장은 “50대 이상 허리디스크 환자도 집중적인 한방통합치료와 관리를 병행한다면 충분히 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작침법 통증 경감효과, 진통제보다 5배 높아”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장 인터뷰 허리디스크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충분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3일 이상 허리나 엉덩이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든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지 의심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주자생한방병원의 최우성 병원장에게 허리디스크에 대해 물었다. Q. 허리디스크는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 자가 진단 방법이 있나. A.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양쪽 다리 길이를 재어보자. 만약 어느 한쪽 다리가 짧다면 골반이 비뚤어졌거나 척추가 불안정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또 똑바로 누워 양쪽 엄지발가락에 힘을 줘 바르게 세운 뒤 엄지발가락을 아래로 눌러 본다. 이때 한쪽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다면 그쪽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뜻이다. 마치 발레를 하듯 까치발로 서서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걸을 때 통증이 있거나 뒤뚱거리면서 잘 걷지 못한다면 보다 정밀한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발뒤꿈치를 이용해 걸어보는 방법도 있다. 잘 걸을 수 없거나 통증이 있다면 허리디스크가 진행 중일 확률이 높다. Q. 허리디스크 치료에 있어 자생한방병원의 강점은 무엇인가. A.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한방통합치료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환자의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한·양방 협진 시스템이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추나요법과 약침, 침, 한약 등의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진행한 여러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양방 협진 체계는 2006년 미국 하버드대의대 오셔 연구소에서 척추질환 진료에 적합한 우수 치료 시스템으로 소개된 바 있다. 만약 심한 통증으로 거동이 힘들어 치료 의지가 약해진 환자가 있다면 자생한방병원만의 응급침술인 동작침법(MSAT)을 실시한다. 동작침법은 침을 주요 혈자리에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의 주도 아래 환자를 움직이게 하는 치료법이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가 개발한 동작침법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인다. 동작침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통증 관련 국제학술지 ‘PAIN’에 게재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동작침법을 통해 극심한 통증부터 해소한 이후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하면 더욱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수술을 고려하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통증은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허리디스크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허리 통증과 하지방사통은 환자를 지치게 하고 삶의 질까지 크게 위협한다. 그러나 허리디스크 등 척추 질환 치료에 있어 수술적인 처치는 결국 신체에 손상을 입히고 약하게 만들어 재발의 가능성을 남긴다. 한방치료는 신체 손상이 없으면서도 통증을 잡고 질환의 원인을 치료하는 매우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소변 장애 등이 동반되는 마미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이때 통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척추의 기능 제한을 해소하는지가 중요하다. Q. 환자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A. 허리디스크는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뿐 아니라 향후 일상생활이나 관리 등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선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체중을 줄여 척추에 전달되는 부담도 줄이는 게 좋다. 평소 허리를 곧게 펴고 앉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은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조금씩 시간과 거리를 늘려나간다. 가볍게 걷기를 추천한다. 과도한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은 디스크 질환의 회복이나 예방에 오히려 좋지 않으니 삼간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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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극심한 통증-구토 동반… 하루 물 2∼3L 마시고 음식 싱겁게 먹어야

    더운 환경에서 작업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하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때 물을 제때 보충하지 않아 수분 손실이 심해지면 요로결석이 생기기 쉽다. 또 여름철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비타민D 생성이 활성화돼 칼슘대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역시 결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지나는 길인 요로(신장, 요관, 방광)에 돌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흔히 담석과 요로결석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담석은 담낭(쓸개)에 돌이 생기는 것이다. 소변에 용해돼 있는 다량의 칼슘과 여러 성분들이 뭉쳐져서 커지면 결석이 만들어진다. 요로결석 대부분은 신장에서 생긴다. 간혹 전립샘비대증이나 신경인성 방광으로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방광 안에서 결석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요로결석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오심, 구토, 복부팽만 등 소화기계 증상을 겪게 된다. 소아의 경우 특별한 통증 없이 소화기계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성인도 결석의 위치에 따라 통증이 없을 수 있다. 결석이 요관에서 방광으로 들어가는 부위에 있거나 방광 내에 있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찜찜한 잔뇨감 등 방광자극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요로결석은 X선을 이용한 선행성요로조영술(IVP)이나 CT 촬영 등 영상진단법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자연유도배출법, 체외충격파쇄석술, 내시경 수술, 복강경 등으로 하는데 결석의 크기와 위치, 개수, 성분, 증상의 지속 여부, 동반 질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흔히 요로결석이라고 하면 “맥주를 마시라”고 말한다. 맥주의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도와 소변의 양을 늘리기 때문이다. 만약 크기가 6mm 이하인 작은 결석이 요관에 있는 경우 자연 배출될 가능성이 있어 맥주가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맥주에 들어 있는 퓨린은 몸속에서 요산을 만들고, 이 요산은 쌓이면 결석의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요로결석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충분한 물을 마시면서 자연 배출을 기대할 수 있다. 배출을 촉진하기 위해 알파차단제 등을 이용한 배출촉진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자연 배출이 되지 않고 지연된다면 체외충격파쇄석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노태일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재발의 위험이 있어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에 2∼3L의 수분을 섭취하고 염분과 단백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며 “구연산 함량이 높은 오렌지, 귤, 레몬 등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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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 경험 있는 여성이 더 위험… 생리통-과다월경 등 증상 동반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에 자궁내막이 침투해 자궁을 부풀게 하는 질환이다. 생리를 할 때마다 정상 내막과 동일하게 부풀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궁을 딱딱하게 만들거나 극심한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30대 후반부터 4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으며 유산·낙태 수술, 자궁 질환 수술, 제왕 절개 수술 후 자궁내막손상과 후유증, 회복부진 등이 자궁선근증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자궁선근증과 난임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궁선근증 크기가 5∼6cm이상이거나 생리통, 과다월경, 부정출혈 등이 심해지면 임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난임을 유발하는 여성 자궁질환, 마지막 주제는 ‘자궁선근증’이다. 백이선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에게 물었다.자궁선근증이란…자궁에 생기는 양성 질환이다.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근층 내로 침투해 자궁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자궁의 크기가 커진다. 다수에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이 동반돼 나타난다. 증상이 비슷해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세포에서 발생돼 자라나는 양성종양으로 조직학적으로 다르다. 자궁근종은 상대적으로 병변의 경계가 명확한 반면 자궁선근증은 자궁이 전반적으로 커지는 양상으로 관찰된다.발병률은 어느 정도인가.자궁선근증은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로 확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한 정확한 유병률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의 보고에 따르면 자궁선근증은 여성의 20∼35%에서 관찰되며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40대 이전에는 10명 중 2명 정도, 40∼50대에서는 10명 중 6∼7명 정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개 출산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초경이 빠른 경우 짧은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에게서 위험성이 크다. 자궁선근증은 왜 생기나…자궁선근증의 발병기전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내막층과 자궁근층을 구분하는 접합부를 통과해 자궁근층으로 침투하게 된다는 것과 발생학적으로 자궁근층의 조직이 변형돼 새롭게 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자궁선근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과다, 생리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골반통, 성교통, 장기적 질출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증상은 생리 전후에 나타나는데 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자궁선근증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나.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궁선근증은 체외수정, 임신, 출생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조산과 양막 조기 파열과 같은 산과적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자궁선근증에 의한 자궁-난관의 기능저하와 자궁내막 기능의 변화, 자궁구조의 변화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선근증 진단은 어떻게 하나.자궁선근증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진단된다. 확진은 자궁절제수술 이후 조직학적 확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자궁선근증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료 시 생리 과다나 생리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내진상 자궁이 커져 있거나 영상검사를 통해 자궁선근증을 의심하고 잠정적으로 진단하게 된다.치료는…치료방법 선택은 환자의 나이와 향후 임신계획 여부에 따라 수술적·비수술적 치료로 나눠진다. 자궁선근증 증상 완화를 위해 유용한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가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며 자궁선근증의 병변이나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는 난소기능을 억제시켜 자궁선근증 병변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으로 보통 4주간격으로 3∼6회 주사한다. 치료기간동안 폐경유사 증상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며 골소실의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 경구피임제도 있다. 자궁선근증의 진행을 줄일 수 있고 통증 등 증상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용기간 중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임신계획이 없다면 전자궁 적출술이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방법이다. 임신계획이 있지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시 병변만 절제하는 선근종 절제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자궁선근증의 경우 자궁근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상 자궁근층과 경계가 불분명해 수술이 어렵고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궁 내막 소작술 및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 등도 선택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의 수술적 치료인 전자궁 적출술과 관련해서는 수술과 관련된 일반적인 합병증과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점 이외에 자궁이 없어서 생기는 기능적 합병증은 없다고 볼 수 있다.치료 후 재발률은?자궁선근증은 분만을 경험한 4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가임기, 폐경기 여성들에게서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난임, 만성골반통, 질출혈이 심할 경우 빈혈에 의한 증상과 같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필요시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악성질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증상의 악화가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도 없어 정기적인 검진과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생리통이 심해지며 생리과다 등의 증상을 느끼지만 검사와 치료 없이 병을 키우기도 한다. 자궁선근증 다수에서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증 등 다른 부인과질환과 동반되기 때문에 방치시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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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상샘암은 무조건 수술? 적극적 감시가 더 유용한 경우 있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될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의 핵심은 선제적 개입을 통해 암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암 빅데이터를 구축해 효과적인 암의 예방과 치료 지원 등 올바른 암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 양질의 암 검진이 가능하도록 민간에서 수행 중인 암 검진 항목에 대한 과학적 근거 평가 후 권고안을 마련하고 적정한 정보 제공을 추진하는 것에 있다. 이는 암 검진을 둘러싼 권고안 논란이 지속되는 암종이 있기 때문이다. 갑상샘암의 경우 국가 암 검진 항목은 아니지만 항상 국내 유병률 최상위권에 위치한다. 2015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무증상 성인에 대해 갑상샘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줄어들던 갑상샘암 발생률이 다시 증가해 2018 국가암등록통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2위로 확인됐다. 최근 몇 년간 많이 발생하는 암종으로 자리잡은 갑상샘암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에게 ‘암’에 대한 두려움을 안기는 병이다. 지난해 세계 3대 의학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갑상샘암 발생률과 부갑상샘기능저하증 발생률의 역학 관계에 대한 논문을 게재한 이시훈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안성복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에게 갑상샘암에 대해 물어봤다. ―갑상샘암은 어떤 질환인가? 갑상샘은 목의 앞부분 ‘아담의 사과’라고도 불리는 후두융기 아래, 기도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선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샘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런 갑상샘에 생기는 결절(혹) 중 악성 결절이 갑상샘암이다. 갑상샘암은 생김새나 병리소견 등에 따라 유두암·여포암·수질암·미분화암 등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갑상샘암의 90% 이상은 유두암과 여포암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진단받는 유두암은 천천히 자라며 치료도 잘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그 다음은 40대 이상 중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여포암이다. 여포암은 혈관성 전이를 잘하는 특징이 있는데 진단이 지연되면 폐로 전이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두 암 모두 수술이나 추가로 방사성동위원소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90%가 넘는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2018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종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은 유병자 수를 기록한 암이 갑상샘암이다. 국내에서는 높은 검진율로 인해 갑상샘암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의견도 있다. 2000년 대 초 전 세계적으로 갑상샘암 발생률이 증가했다. 글로벌 공통 현상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갑상샘암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경우에서 초음파 기기의 발달, 검진 기회의 증가 등으로 작은 병변까지 찾아내게 됨으로써 갑상샘암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손재주가 뛰어난 국내 의료진들이 세침으로 작은 결절에 위치한 암세포까지 채취해 암 진단률이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자연적인 갑상샘암 발생의 증가도 간과할 수 없다. 음주, 흡연, 식생활의 변화, 방사능 노출 등의 환경적 요인도 갑상샘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졌다. ―예방적 관점에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좋은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갑상샘암은 적극적 감시가 권장되기도 한다. 갑상샘암에서 다른 의견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각종 질환의 조기 진단이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잡았다. 특히 암의 경우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난치병이었던 암을 정복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후 분석을 진행한 결과 특정 질환의 경우 조기진단으로 인해 진단 시기가 앞당겨져 생존 기간이 더 길게 나타나거나 투병 기간만 더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건강검진 만능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있다. 갑상샘암의 대부분은 치료 경과가 좋은 유두암이나 여포암같은 분화암이기 때문에 발생률이 증가해도 사망률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갑상샘암 수술을 할 경우 평생 갑상샘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고, 부갑상샘기능저하증, 음성변화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수술보다 능동적 감시가 더 유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많은 공조를 얻고 있다. ―2017년 갑상샘암 발생률은 미국이 10만 명당 13.3명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적다. 미국, 일본 등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갑상샘암 실정은 어떤가. 같은 해 우리나라의 갑상샘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44.5명으로 미국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 별로 인종, 인구분포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질환의 발생률을 놓고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일본의 갑상샘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비교했을 때 일본이 발생률은 낮지만 사망률은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논쟁이 있었는데 일본 인구의 고령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던 기억이 난다. 원자폭탄 피폭 이후 의료가 발전한 일본이 한동안 갑상샘암 연구를 주도한 적이 있는데 최근 국내 갑상샘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갑상샘 국제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발표되고 있다. 아직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지만 갑상샘암의 로봇 수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어떤 선택지가 있는가? 갑상샘암 종양의 위치, 주변 조직(식도, 기도, 성대신경)과의 관계, 림프절 전이 여부, 연령,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절제, 반절제 등의 수술이나 주기적 초음파 검사를 통한 능동적(적극적) 감시를 선택할 수 있다.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케이스는 무엇인가. 종양의 크기가 1cm를 초과하거나 종양의 개수가 많고 양쪽 엽에 존재할 때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림프절이나 원격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와 종양이 피막을 뚫고 갑상샘 외부로 돌출될 경우, 주변 조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을 경우, 가족력이 있거나 방사선 노출력이 확인되는 경우 등에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환자가 수술적 치료를 희망할 때도 수술적 치료를 적극 고려한다. ―반대로 수술보다는 능동적 감시가 더 효과적인 환자 케이스는…. 종양의 크기가 1cm 미만이며 한 개만 확인되고 림프절이나 원격 전이가 없는 경우 능동적 감시를 고려할 수 있다. 병변이 갑상샘 내에 국한되고 주변 조직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가족력이 없고 수술적 치료에 거부감이 있을 시에도 능동적 감시가 가능하다. 환자 스스로 능동적 감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필요하다. ―수술 또는 적극적 감시, 각각의 장점과 단점은. 수술의 경우 암이 존재한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으나 합병증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또한 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경우 평생 갑상샘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능동적 감시의 경우 수술을 유예할 수 있으나 주기적으로 갑상샘 추적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갑상샘암 발생률과 부갑상샘기능저하증 발생률의 역학관계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전 세계적으로 갑상샘과 부갑상샘을 동시에 연구하고 관심을 갖는 연구자는 극히 드물다. 갑상샘과 부갑상샘이 인접한 장기지만 기능적으로 연관이 적기 때문이다. 대학원과 전공의 시절부터 갑상샘과 부갑상샘을 동시에 전공한 인연이 갑상샘 수술과 부갑상샘기능저하증 발생률의 관계를 연구하게 된 첫 번째 계기가 됐다. 수술 후에 발생하는 부갑상샘기능저하증 외에도 발생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부갑상샘기능저하증 사례도 보고 되고 있다. 현재 그 원인을 밝히고 적절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들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내과 교과서에 소개되기도 하고 노벨화학상 수상자와 함께 논문을 출간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현재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의 치료는 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이 전부다. 이는 신장기능을 저해할 수 있고 증상조절 측면에서도 최선의 치료가 아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부갑상샘호르몬 보충치료가 승인됐지만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고가의 치료법이 아닌 국내 실정에 알맞은 합리적인 수준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갑상샘암과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치료법을 찾기 위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 발생률의 현황과 더불어 유독 국내에서 갑상선암 발생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 자연 증가 이외의 다른 요소, 즉 과도한 검사 및 진단에 의한 수술의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되어 많은 논란이 있었다. 새로운 진료지침이 발표된 후 갑상선암 수술 건수와 수술 범위가 감소 및 축소되었고 이에 따라 수술 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감소하게 되었다는 것이 논문의 주요 내용이다. ―올해부터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이 시행된다. 앞으로 국내 암 예방·관리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의 주요 목표는 암 빅데이터 구축 및 확산, 예방 가능한 암 발생 감소, 암 치료·돌봄 격차 완화다. 특히 2025년까지 300만 명 규모의 국가 암데이터(임상, 공공데이터, 유전체, 영상정보)를 구축하고 공유함으로써 암 연구를 활성화시키고 암관리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암 빅데이터 구축이 가장 기대가 된다. 암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암검진도 고도화돼 예방 가능한 암 발생의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암 빅데이터 구축이 갑상샘암의 진단과 치료에 끼칠 영향은. 갑상샘암 진료지침 변경 이후 수술 건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전절제술보다 반절제술이 늘어나는 등 수술 범위가 줄어든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갑상샘암 발생률이 극단적으로 증가했다가 짧은 기간 내에 감소한 특이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국내 상황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설계되고 수집된 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가 진행된다면 추후 갑상샘암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임상적 증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공공영역 데이터 뿐만 아니라 라이프로그 및 민영건강보험 데이터 등 민간영역의 건강 데이터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면 빅데이터를 이용한 갑상샘암의 예방과 관리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시훈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의학사 MD, 의학박사 PhD)― 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 수료(내과 전문의, 내분비-대사내과 분과전문의)―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후 연구원 역임― 일본 도쿄대 대학원 GPLLI 초빙교원 역임―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MGH 초빙부교수 역임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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