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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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9~2025-12-29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공공도서관 426곳 더 짓고 AI 기술로 책 추천

    공공도서관의 책 추천 서비스를 확대하고 유아, 임산부, 노인이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도 개선한다.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위원장 신기남)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9∼2023년)’을 23일 발표했다. 공공도서관은 인문·예술 체험 프로그램과 토론형 독서 프로그램을 늘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에게 적합한 책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환자, 장애인, 노인, 임산부, 영유아가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시설을 변경한다. 2017년 말 기준으로 1042개인 공공도서관 수를 2023년까지 1468개로, 작은도서관도 같은 기간 6058개에서 6820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민 1인당 장서 수도 2.03권에서 2.5권으로 확대한다. 도서관에 직접 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 정보 서비스도 강화한다. 휴식공간과 카페를 늘리고 지진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도서관이 안전 공간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지역대표도서관을 연결하는 협력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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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80% “한국 긍정적… 한식-K팝 떠올라”

    외국인은 80%가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비해 우리 국민은 54%만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16개국 8000명을 대상으로 2018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를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90%를 넘었지만 일본은 20%에 그쳤다. 미국은 73%, 중국은 66%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는 한식(40%)을 가장 많이 떠올렸고 이어 K팝(22.8%), 한국 문화(19.1%), K뷰티(14.2%) 순이었다. 한국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K팝 영화 등 현대 문화(35.3%), 경제 수준(17.5%), 역사 문화재 등 문화유산(12.3%), 한국제품 및 브랜드(12%) 등이 꼽혔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북핵 문제(23.3%), 정치 상황(19.6%), 외교력 등 국제적 위상(13.0%)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40.8%)을 꼽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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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걱정 많고 소심한 아이, 그 모습 그대로 괜찮아요

    목소리가 작고 부끄럼을 잘 타는 ‘나’는 우습게 보일까 봐 걱정이다. 소심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도 나눠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누군가 말한다. 소심함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힘을 얻은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사람의 성격은 다양하며 제각각 개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음을 찬찬히 보여주는 그림책. 사람들 앞에서 두 손을 모으거나 차렷 자세로 서 있던 주인공이 자신감을 얻은 뒤 뛰고 구르며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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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아빠의 폭력과 술주정… 이젠 벗어나고 싶어요

    매일 술을 마시고 엄마와 ‘나’를 때리는 아빠. 외할머니댁을 다녀온다던 엄마는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아빠보다 힘이 세진 ‘나’는 술을 마시지 않고 주먹도 휘두르지 않는다. 술의 유혹은 계속되지만….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의 두려움과 외로움, 아빠를 닮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아프게 그렸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며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 보길 권하는 그림책이다. 무거운 주제지만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길 당부하는 마음이 전해져온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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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이 자리에서 기다릴게, 언젠가는 꼭 돌아와줘

    주인이 방치해 배고프고 목마르던 검은색 강아지가 새 가족이 됐다. 두 아이 ‘산’, ‘바다’는 강아지에게 ‘강’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제 강이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다. 강이는 ‘산’, ‘바다’와 공놀이를 하고 눈밭도 구른다. 어느 날 ‘산’과 ‘바다’가 멀리 떠난다. “오래 걸리지 않아”라는 말을 남긴 채. 강이는 아이들을 기다린다. 몸이 아파도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맞았던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강이는 눈 속으로 달려가는데…. 검은 오일파스텔로 그린 그림이 포근하다. 마음을 나눈 후 긴 기다림을 이어가는 강이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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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를 좀 데려가 줄래”… 어라, 물건이 말을 거네

    어린 도로봉에게 어느 날 물건의 목소리가 들린다. 리모컨, 선인장, 쿠키통…. 이들의 공통점은 주인이 존재 자체를 잊었다는 것. 도로봉은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물건들의 호소에 결국 하나씩 훔치기 시작한다. 어른이 된 도로봉은 주인에게 학대받는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처음으로 생명이 있는 존재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잊혀진 물건들을 통해 홀로 남겨지는 쓸쓸함을 애잔하게 보여준다. 새 인연을 만나는 물건들은 가만히 웅변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점점 속도를 내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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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역전쟁보다 AI 개발 경쟁이 더 위험”

    “미중 무역전쟁보다 인공지능(AI) 기술개발 경쟁이 더 걱정된다. 두 나라는 AI 기술을 선점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여기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데우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43·사진)는 동아일보와의 신년 e메일 인터뷰에서 “19세기 산업화를 먼저 이룬 국가가 다른 나라를 착취했던 역사가 21세기에 AI를 통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라리는 민족주의의 부상도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족주의자들은 요새 안에서 도개교를 들어올리면 밖은 지옥으로 변해도 자신들은 안락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핵 위협, 기후 변화 등 다른 국가와의 협력 없이는 자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런 믿음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보공학과 생명공학의 융합은 인간을 ‘해킹하는 동물’로 만들었다”며 “생물학적 지식과 기술을 지닌 이는 다른 사람을 해킹해 타인의 선택을 예측하고 욕망을 조작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인간의 계급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개개인은 여러 번 훈련하고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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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리즘이 ‘나’를 파괴하기 전 통찰 연마하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자국 이기주의가 맹렬하게 충돌하고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세상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등을 통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인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조망하고 통찰한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43)와 이야기를 나눴다.》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세계적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미국과 중국이 무역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기술개발 경쟁을 하는 것이 더 걱정된다. 두 나라는 AI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여기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영국, 프랑스, 일본처럼 산업화를 먼저 이룬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착취하고 지배했던 역사가 21세기에 AI를 두고 반복될 수 있다. AI 경쟁에서 이긴 나라는 세계는 물론 생명체의 미래를 통째로 지배할 것이다. AI와 생명공학은 개발 단계에서 윤리적 문제에 세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규제해야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 모든 규제는 무너질 것이다. 가령 사람을 죽이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 무기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생각해보자. 각국은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경쟁 국가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서로 먼저 개발하려 할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국가 간 더 큰 신뢰를 쌓아야 한다. 불행히도 미국과 중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자국 이기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유엔 같은 기존 기구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까. “민족주의의 부상은 인류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다. 민족주의는 한 국가를 운영하는 데는 긍정적인 점이 많지만 세계적 난제를 함께 푸는 데는 걸림돌이 된다. 과거 국경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들은 전쟁으로 이어졌다. 핵전쟁, 기후 변화에서 정부는 다른 국가와의 협력 없이 자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 전 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애국주의는 동포의 안녕과 번영을 지키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타국인들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좋은 애국주의자들은 이제 세계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세계 정부를 수립하라는 것은 아니다.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 또는 도시가 세계적인 문제에 중점을 두고 이를 풀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 때 정치인에게 질문하라. △핵전쟁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 △기후 변화 위기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AI, 생명공학 기술로 인한 위험을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가 △2040년 세계의 모습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와 최고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이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미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인에게는 표를 던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과 그에 따른 사회 현상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기술의 진보는 정보공학과 생명공학의 융합이다. 충분한 생물학적 지식과 데이터, 컴퓨터 기술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킹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인의 선택을 예측하고 욕망을 조작할 수 있다. 최악은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인간의 계급이 나눠지는 것이다. 생명공학은 소수의 엘리트를 초인으로 만들 수 있고, 생체인식센서로 정부가 개인의 말과 행동, 생각과 감정까지 직접 감시할 수 있다. 광기에 사로잡힌 종교집단이 이들 기술을 사용하면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수 있다. 물론 기술이 인간을 질병과 과도한 노동에서 자유롭게 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계발할 수 있다. 한데 현재의 움직임은 부정적 시나리오를 향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국가들이 신생아에게 유전공학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만약 중국만 이를 허락한다면 뒤처지고 싶지 않은 국가들은 이를 앞다퉈 사용할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2050년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낡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은 분명하다. 새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스스로를 재창조하고 무언가를 배우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교육이 석조주택처럼 단단하게 인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면 이제는 쉽게 접었다 펼 수 있고 이동 가능한 텐트처럼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저서들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피엔스’는 국내에서 65만 권, ‘호모데우스’는 25만 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10만 권이 판매됐다. 뜨거운 반응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나 문화의 지엽적인 역사만 알아서는 안 된다. 유럽 지도자의 정치적 판단, 샌프란시스코 엔지니어의 기술 혁명, 인도 공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개개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책을 통해 세계 역사와 인류가 처한 위기를 이해하려 애쓴 것이 독자들의 마음을 파고든 것 같다. 내 책은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읽어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여겨주길 바란다.” ―글쓰기와 인생에 영향을 준 작가, 예술가가 있는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은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다. 그는 어떻게 과학자가 역사의 큰 질문을 탐구하고, 글을 이해하기 쉽게 쓸 수 있는지 보여줬다. 내가 ‘사피엔스’를 쓸 용기를 줬다. 나의 멘토인 베냐민 케다르 히브리대 교수도 있다. 철학자 찰스 테일러,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수학자 캐시 오닐,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글에서도 깊은 영향을 받았다. 한국인도 있다. 숭산 스님과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이다. 숭산 스님의 가르침인 ‘오직 모를 뿐’은 내 연구에도 큰 영향을 줬다. 당신이 무언가를 모른다면 상상의 이론을 만들어내서는 안 되며 모르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해주셨다.”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저널리스트 마이클 폴런의 ‘How to Change Your Mind’, 구글차이나 사장을 지낸 리카이푸의 ‘AI Superpowers’, 스티븐 핑커의 ‘Enlightenment Now: The Case for Reason, Science, Humanism and Progress’,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The Road to Unfreedom’이 좋았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습관이 있는가. “2월까지 두 달 동안 명상 수행을 한다. 명상을 통해 얻은 집중력과 통찰이 없었다면 아무 책도 못 썼을 것이다. 무엇을 할지는 계획이 없다. 그냥 열린 채로 두는 것을 선호한다. 독자들에게는 명상을 권하고 싶다. 마음의 평화와 함께 자신을 잘 알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정부, 기업이 우리를 더 잘 알게 되면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팔거나 선거에서 표를 얻어내려 할 것이다. 스포츠, 예술 등 다른 방법도 많지만, 무엇이든 하루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리즘이 우리를 산산조각 내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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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아이와 함께 투병 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묶어주고 52개월 만에 기저귀를 뗀 딸을 보면서 기적 같은 일이라며 감사하는 이가 있다. 둘째 딸 인영이가 세 살 때 백혈병 판정을 받은 후 963일간 병마와 싸운 과정을 기록한 저자가 그렇다. 현직 기자이자 두 딸의 아빠인 저자는 굵은 척수 주사를 맞으며 아파하고 고열에 의식을 잃은 채 구급차에 실려 가는 인영이를 보며 가슴을 친다. 사이사이 행복한 순간도 찾아온다. 태권도를 하고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도 타며 인영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터질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 백혈병과 싸우는 인영이와 가족의 고군분투를 생생하게 정리하는 한편 항암치료 날짜와 무균 병동 병상이 나오는 날이 열흘이나 차이 나는 등 공급자 위주로 돌아가는 의료 현실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일이 먼저였던 아빠가 가족의 소중함과 나중이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삶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깨달았음을 고백한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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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도 ‘캠코더’… 기관장 24명중 13명 민예총 출신 등 포진

    블랙리스트 사태가 촉발된 문화계의 주요 기관장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더불어민주당 및 대선캠프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본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문화계 기관장 24명을 분석한 결과 13명(54%)이 민예총, 민주당,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나타났다. 문화계에서는 편중 인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전문성보다 코드 예술인에게 연간 2000여억 원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박종관 위원장(59)은 민예총 충북지회 이사장을 지냈다. 민예총 부회장이었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같은 충북 출신이다. 박 위원장은 예술위 1기 위원, 지역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김철호 국립극장장(66)은 민예총 산하 한국민족음악인협회 이사장,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62)도 민예총 산하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지냈다. 정희섭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60)는 민예총 정책실장을 맡았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56)은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부본부장을 지냈고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45)과 방송인 김제동이 소속됐던 다음기획(현 디컴퍼니)의 대표였다. 이승열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 사장(60)은 민주당 문재인 대표 방송분야 미디어특보,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54)은 민주당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정책위원을 각각 지냈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56)는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다. 이미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55)은 이전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57)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고 지지 활동을 이어갔다.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49)은 충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충북지구대학생협의회(충북대협) 제5기 의장이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66)은 경남고 25회로 문재인 대통령과 동기다. 배기동 중앙박물관장, 김철호 국립극장장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 대부분이다. 한 기관의 경우 대표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이 “처음 듣는 이름이다. 프로필을 봐도 어떤 인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대표와 관련된 정보를 수소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성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인물이 많다는 의견이다.○ “예술 발전시킬 인물 찾아야” 청와대 행사에도 코드가 맞는 연예인이 자주 출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우병 사태 때 청산가리 발언을 한 배우 김규리에게 한-프랑스 우정콘서트의 사회를 맡긴 것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출마 영상 음악감독을 했던 김형석 작곡가는 남북 정상회담 공연에 참여했고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공연도 연출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찬장에서 울려 퍼진 문 대통령 행진곡 ‘미스터 프레지던트’도 김 씨의 작품이다. 디컴퍼니 소속인 윤도현도 남북 정상회담 만찬 공연에 참석했다. 한 문화계 인사는 “톱 연예인은 청와대 행사에 참여해도 달라지는 게 별로 없지만 톱이 아닌 연예인은 청와대 행사 후 몸값이 크게 치솟는다”며 “탁현민 행정관이 철저히 이너서클에 기회를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계에서는 인사에 정치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현 정부는 치우침이 너무 심하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공연계 관계자는 “코드 인사도 정도껏 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그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현장에서 예술인들과 밀접하게 교류하는 문화기관의 수장을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정치 성향으로만 인선하는 건 예술계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황의철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블랙리스트로 상처받은 예술계를 치유할 역량 있는 인사를 발탁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임에도, 편파적 인사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능력 있는 인물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인선 과정에서 현장 예술인들과 폭넓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엽 연극 연출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인물을 검증하고 선발하는지 예술인들과 일정 부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든 진보든 정치적 보은 인사에서 벗어나 실력 있는 인물이 긴 안목으로 예술행정을 펼쳐야 예술이 발전하고 공공성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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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로 뻗어갈 참신한 콘텐츠 응원합니다”

    “수염은 길게 빼고 상투를 꽉 조여∼. 눈썹은 여덟팔자 우아한 팔자걸음∼.” 20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창작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의 대표 넘버인 ‘이것이 양반놀음’이 울려 퍼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통해 탄생한 이 작품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시조와 랩, 힙합을 접목해 호평을 이끌어냈고 내년 6월경 정식 공연될 예정이다. 이날 콘텐츠진흥원이 신진 창작자들을 위해 마련한 ‘2018 크리에이터 런웨이’에서는 개성 있는 드라마, 뮤지컬, 게임이 제작자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에 올린 개인적인 내용을 삭제해 주는 디지털 장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팔로우 미’, 젊은 작곡가가 영감을 얻으려 애쓰다 16세기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는 내용의 뮤지컬 ‘카를로’가 소개됐다. 연예인 파파라치가 우연히 살인 현장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파파라치’도 선보였다. 전작 게임 ‘프리원’에서 악역 스토리를 집중 조명한 게임 ‘레보(REVO)’를 비롯해 ‘Sunless City’, ‘리듬퀘스트’도 공개됐다. 배정훈 빅픽쳐스 대표는 “투자하고 싶은 참신한 소재의 작품이 많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토크콘서트 ‘은밀하고 위대한 멘토의 TMI’에서는 영화 ‘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유영아 작가, 걸그룹 ‘마마무’의 프로듀서인 김도훈 작곡가, 뮤지컬 ‘레드북’의 한정석 작가가 자기만의 창작 노하우를 전수했다. 콘텐츠진흥원은 2012년부터 운영해 온 창의인재 양성 사업을 통해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웹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육성하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창의인재 동반 사업’, 신예 창작자와 콘텐츠 기업을 연결해 주는 ‘우수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멘토 790명, 신진 창작자 1609명이 참여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치외법권’ ‘대결’의 민경근 작가를 비롯해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정석 작가, ‘거위의 꿈’의 김연희 작가 등을 배출했다. 김정욱 콘텐츠진흥원 기업인재양성본부장은 “신진 창작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탄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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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영석PD-조 루소가 강사로… “콘텐츠 개발 노하우 다 알려주마”

    게임회사 컨티뉴의 김민상 대표(27)는 지난해 사업을 시작해 공룡을 키우고 전투하는 게임 ‘탭탭디노 어드벤쳐’를 만들었다. 새내기 사업자이다 보니 시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접근해야 할지 잘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올해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교육 프로그램 ‘모바일 게임 론칭’에서 갈증을 풀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현재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 분석 및 게임 개발 툴은 물론이고 마케팅 기법까지 현업에서 수년간 쌓은 노하우를 알게 돼 큰 도움이 됐다”며 “수강생들은 물론 경험 많은 강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수업은 ‘탭탭디노…’를 2차 업데이트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현업인 직무 교육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외 유명 콘텐츠 제작자가 참여하는 세미나 ‘콘텐츠 인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영화 ‘어벤져스’의 조 루소 감독, ‘배트맨’ 시리즈 제작자 마이클 유슬런,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T J 스콧 감독,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비롯해 나영석 김태호 PD, 김은숙 작가 등이 강사로 초청됐다.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에서 글로벌 기획 및 제작 능력을 키우고 시장을 개척하는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주제별로 직무 교육을 하고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콘텐츠 스텝업’은 지금까지 참여한 인원이 1500명을 넘는다. 올해 도입한 ‘콘텐츠 밸류업’은 제작 관련 실무 및 마케팅 등을 교육하고 실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음악, 게임, 가상현실(VR) 등 3개 분야에서 4개 과정으로 구성했다. 현업인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한 후 교육 과정을 짰기에 90명 모집에 233명이 지원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중소기업인이 대상이며 무료다. 수강생은 수업별로 20명 안팎이었다. 8∼11월 진행한 수업에는 5∼10년간 현장에서 일한 22명이 강사로 참여했다. 게임 분야의 경우 개발은 끝났지만 출시 및 마케팅 단계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수강자로 선발해 강사들이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맞춤형 컨설팅을 했다. 그 결과 게임 ‘대족장의 깃발’, ‘배틀 오브 소울즈’를 출시하고 음악 과정 수강자들은 ‘#함께#듣고#묻다’ 공연을 개최하는 등 현재까지 12개 프로젝트가 열매를 맺었다. 이도형 콘텐츠진흥원 인재양성팀장은 “중소기업은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강의를 맡은 현업인들에게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최신 데이터를 가급적 많이 공유하고 살아있는 지식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해외 비즈니스 과정을 개설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을 늘리고 분야도 확대해 콘텐츠 개발 현장에 꼭 필요한 노하우를 익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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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국어원, 남북 전문용어 통합 작업 진행 중

    역사 수학 체육 과학 등 남북 교과서에 실린 언어를 통합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야별 남북 전문용어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 원장은 “북한 측과 협의하기 위한 제안서를 우리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교과서에 사용한 언어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립국어원에서 운영 중인 우리말샘 사전에 북한 언어를 포함시켜 남북 언어를 아우르는 작업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7000개 이상의 항목을 분석해 통합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소 원장은 “경제 의학 건설 행정 법률 등 각 분야의 전문 용어도 남북한의 언어가 상당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남북한 언어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공동학술회의를 격년으로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하기로 했다. 남북 언어 통합을 위한 국제학술회의는 1990년대부터 추진했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2009년부터 북측이 불참했다. 인공지능(AI)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언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언어 빅데이터는 신문 기사, 소설, 에세이 등에서 사용한 문장을 모은 것으로 AI가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고 활용하는데 필수적이다. 대화하는 로봇인 챗봇의 경우 언어 빅데이터가 풍부할수록 인간의 말을 잘 이해하고 더욱 다채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소 원장은 “현재 2억 어절인 언어 빅데이터를 10억 어절로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용어를 순화하고, 방송언어의 공공성을 개선하기 위한 지표도 마련할 방침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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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긍정의 힘’으로 쓴 젊은 기자의 백혈병 투병기

    근육통과 식은땀이 한 달간 계속돼 검사를 받았다. 병명은 백혈병. 믿기 어려웠다. 매주 세 번 수영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술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었다. 37세였던 2015년, 가장이자 채널A 기자로 현장을 누비던 저자의 삶은 세차게 흔들렸다. 억울한 마음도 컸다. 하지만 이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고통 속에 성장하는 내면을 글로 써 나가기 시작했다. 투병기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다. 비명이 절로 터져 나오는 골수 채취 과정, 한 번도 아닌 두 차례에 걸친 재발에도 특유의 낙천적 성격과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전공의가 세 번이나 척수액 채취에 실패해도 한국 의료진의 기량 향상을 위한 소소한 희생이라며 스스로를 토닥인다. 병원에 불이 났다는 말에 취재에 나서는가 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약이 통관 때문에 도착이 늦어지자 의약품 통관 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는 등 아파도 직업병(?)을 못 버린다. 물론 그 역시 사람이기에 무너져 내릴 때도 있지만 앞으로 어떤 삶의 파고가 이보다 더 높을 수 있겠느냐며 마음을 다잡는다. 타인에게 조혈 모세포를 이식받을 확률이 2만분의 1인데, 자신은 두 번이나 받았으니 엄청나게 낮은 확률을 통과했다며 의미를 둔다. 거듭된 재발과 고열, 구토 등 치료에 따른 부작용에 지쳐 떨어질 법도 한데, 싸이도 군대를 두 번 다녀온 후 월드스타가 됐다는 걸 떠올리며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는 모습에서는 입이 딱 벌어진다. 치료 과정을 세밀하게 썼기에 같은 치료를 시작한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적지 않다. 두 딸이 자라는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볼 수 있게 됐고, 자신과 가족뿐 아니라 주위도 돌아보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는 등 시련이라는 먹구름보다는 그 사이로 여리게 쏟아지는 햇살을 보려는 긍정의 에너지는 크고 작은 아픔을 지닌 이들의 마음을 보드랍게 어루만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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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한국문학관, 은평 옛 기자촌에 짓는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로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혔다. 최종 후보지로 △옛 서울역사인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도 올랐지만 접근성, 국제교류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기자촌 근린공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3년 가까이 끌어온 한국문학관 부지 선정 논란이 일단락됐다. 문체부는 2016년 부지 공모를 했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과열되자 중단했다. 2022년 개관을 목표로 608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4000m² 규모로 짓는 한국문학관에는 수장고 및 보존·복원시설, 전시관,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실, 공연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문체부는 대표적인 서지학자이자 문학 자료 소장가인 고 하동호 공주대 교수가 모은 도서 3만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유물에는 채만식의 소설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소설 ‘탑’ 초판본 등 가치가 높은 자료가 여럿 포함됐다. 기자촌 근린공원이 선정됐지만 접근성과 상징성 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조차 사견임을 전제하면서도 당초 선정했던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가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염 위원장은 이날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용산 부지는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나오지 않아 한국문학관을 짓는 데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한국문학관 건립이 오랜 기간 표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시영 부위원장도 “좋은 위치인 용산을 선정하기 위해 각 부처에 요청했고, 대통령 면담도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며 “기자촌 부지는 성에 차지 않지만 이렇게라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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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연만 507편, 3수끝 국회의원 배지… 삶 자체가 영화였다

    “고인은 9일 열리는 시상식에 ‘들것에 실려서라도 꼭 가겠다’고 했어요. 몇 달 전에도 영화를 같이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로 언제나 열정적이었는데….” 4일 원로 배우 신영균 씨(90)는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신영균예술문화재단 주최)에 공로예술인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성일 씨(81)의 열정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깊이 애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였던 고인의 삶은 그 자체가 한국 영화사와 궤적을 함께해왔다. 1937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중·고교, 건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후 ‘맨발의 청춘’(1964년), ‘춘향전’(1968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 숱한 히트작을 쏟아내며 1960, 70년대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스타로 우뚝 섰다. 본명은 강신영이지만 신상옥 감독이 예명을 ‘신성일’이라고 지어줬다. 주연을 맡은 작품만 507편에 이르고 조연 등으로 출연한 영화까지 합치면 600편이 넘는다. 제작 및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연애교실’(1971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있다. ‘열아홉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1990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년)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고인이 출연한 ‘초우’ ‘배신’을 연출한 정진우 영화감독(80)은 “로맨티시스트, 깡패 등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대로 소화하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이자 솔직하고 맑은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정계로도 눈을 돌렸다. 1981년,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 낙마한 후 2000년 국회에 입성(한나라당·대구 동구)했다. 본명을 써야 하는 선거에서는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정치에 뛰어든 결과는 혹독했다. 2005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지원법 연장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감옥에 수감된 것. 고인은 개인사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맨발의 청춘’ ‘청춘교실’ ‘가정교사’ 등에서 호흡을 맞춘 당대 최고의 배우 엄앵란 씨와 1964년 결혼식을 올려 큰 화제가 됐다. 1남 2녀를 뒀지만 고인의 끊이지 않는 외도로 오랜 기간 별거했다. 하지만 2015년 엄 씨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자 곧장 달려가 간호했고, 지난해 고인이 폐암 진단을 받자 엄 씨가 고인을 돌보며 부부 관계를 유지했다. 영화계 일에도 발 벗고 나섰다. 한국영화배우협회장(1979년),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1994년),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장(2002년)을 맡았다. 대구과학대 겸임교수, 계명대 특임교수를 지내며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것이 마지막 공식 활동이 됐다.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청룡영화상 인기남우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박찬욱 영화감독은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이고 한국 현대 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김민 기자}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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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연 작품만 507편…깡패에서 로맨티스트까지 ‘천의 얼굴’ 신성일

    “고인은 9일 열리는 시상식에 ‘들 것에 실려서라도 꼭 가겠다’고 했어요. 몇 달 전에도 영화를 같이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로 언제나 열정적이었는데….” 4일 빈소를 찾은 원로배우 신영균 씨(90)는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신영균예술문화재단 주최)에 공로예술인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성일 씨(81)의 열정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깊이 애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였던 고인의 삶은 그 자체가 한국 영화사와 궤적을 함께해왔다.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생후 사흘 만에 대구로 이사했다. 경북고, 건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후 ‘맨발의 청춘’(1964년), ‘춘향전’(1968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 숱한 히트작을 쏟아내며 1960, 70년대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스타로 우뚝 섰다. 본명은 강신영이지만 신상옥 감독이 예명을 ‘신성일’이라고 지어줬다. 주연을 맡은 작품만 507편에 이르고 조연 등으로 출연한 영화까지 합치면 600편이 넘는다. 제작 및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연애교실’(1971년),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이 있다. ‘열아홉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1990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년)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고인이 출연한 ‘초우’ ‘배신’을 연출한 정진우 영화감독(80)은 “로맨티스트, 깡패 등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대로 소화하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이자 솔직하고 맑은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정계로도 눈을 돌렸다. 1981년,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 낙마한 후 2000년 국회에 입성(한나라당·대구 동구)했다. 본명을 써야 하는 선거에서는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정치에 뛰어든 결과는 혹독했다. 2005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지원법 연장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감옥에 수감된 것. 고인은 개인사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맨발의 청춘’, ‘청춘교실’, ‘가정교사’ 등에서 호흡을 맞춘 당대 최고의 배우 엄앵란 씨와 1964년 결혼식을 올려 큰 화제가 됐다. 1남 2녀를 뒀지만 고인의 끊이지 않는 외도로 오랜 기간 별거했다. 하지만 2015년 엄 씨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자 곧장 달려가 간호했고, 지난해 고인이 폐암 진단을 받자 엄 씨가 고인을 돌보며 부부 관계를 유지했다. 영화계 일에도 발 벗고 나섰다. 한국영화배우협회장(1979년),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1994년),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장(2002년)을 맡았다. 대구과학대학 겸임교수, 계명대 특임교수를 지내며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것이 마지막 공식 활동이 됐다.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청룡영화상 인기남우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박찬욱 영화감독은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이고 한국 현대 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 故 신성일 씨 연보 ▼△1937년 서울 출생△경북고,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로맨스 빠빠’(1960)로 데뷔△‘맨발의 청춘’(1964), ‘별들의 고향’(1974), ‘겨울 여자’(1977) 등 507편 영화에서 주연△‘연애교실’(1971), ‘어느 사랑의 이야기’(〃) 등 제작·감독△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1968), 청룡영화상 인기상(1963), 백상예술대상 인기상(1970) △제16대 국회의원 당선(한나라당, 대구 동구)△폐암으로 별세(2018)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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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 사퇴… 내분 책임 집행부 다 물러나

    바둑계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자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가 2일 사퇴했다. 홍 총재는 이날 사임의 글에서 “바둑은 역사가 긴 만큼 의견이 다양한 곳이라 이를 수렴해 원만히 끌고 나갈 분이 필요하다”며 “지도부 인선과 향후 바둑 정책 수립에 프로기사와 바둑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필호 송광수 부총재도 물러났다. 유창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냈다. 홍 총재가 사퇴함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5일 열리는 제1회 바둑의 날 기념행사는 수장 없이 치러지게 됐다. 한국기원은 5일 행사를 마친 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새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기원은 헝가리 출신 여성 바둑기사가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올해 4월 폭로한 후 김 9단을 제명했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김 9단의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고 결론 내린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작성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인터넷 사업을 대행하던 사이버오로와의 계약을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올해 5월 일방적으로 해지해 논란이 일었다. 프로기사들은 한국기원의 업무 처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부총재와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바둑팬들도 ‘한국기원 바로세우기 운동본부’를 꾸려 시위를 하며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해 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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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문학 연구 큰 족적 김윤식 교수 별세

    국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김윤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사진)가 2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평생 한국 문학을 읽고 비평하고, 그 역사를 연구해 우리 문학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환각을 찾아서’ 등 고인이 쓴 학술서와 비평서, 산문집은 200여 권에 이른다. 문학사 연구 최초로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의 실체를 드러냈다. 서울대에서 1968년 강단에 선 후 2001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고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매달 발표하는 작가들의 신작을 빠짐없이 챙겨 읽고 평론을 쓰는 작업을 80세가 넘어서까지 이어간 것으로 유명하다. 비평집 ‘우리 시대의 소설가들’에서 고인은 “현장 비평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을 한 번도 멈춰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고인은 작품의 핵심을 간추려 쉽고 명쾌하게 비평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화체, 논문체, 묘사체 등 다양한 스타일의 비평을 시도하는 등 치열하게 비평을 위한 길 찾기에 나섰다. 원로 및 중견 문인뿐 아니라 신진 작가에게도 애정 어린 조언을 잊지 않았다. 고인은 퇴임 강연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다행이었고, 문학을 했기에 그나마 더 다행이었습니다.” 한국 문학은 고인이 있었기에 정말 다행이었다. 은관문화훈장,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대산문학상, 요산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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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용 시인-황병기 가야금 명인 금관문화훈장

    정부가 정지용 시인(1902∼1950)과 황병기 가야금 명인(1936∼2018)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한다. 정 시인은 한국 현대시의 새 시대를 개척했다. 황 명인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렸다. 은관문화훈장은 시조 시인인 무산 스님(1932∼2018), 허동화 전 한국자수박물관장(1926∼2018),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염무웅 문학평론가, 조흥동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이 받는다. 보관문화훈장은 한메이린 중국 화가, 전상국 소설가, 안정언 숙명여대 명예교수, 박영희 작곡가, 노경식 서울연극협회 고문에게 수여된다. 옥관문화훈장은 강요배 화가, 김영운 한양대 국악과 교수, 박기종 전통서도소리보존회장이 받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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