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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일어나는 시간, 책가방 싸는 시간부터 간식 시간까지.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홀로 알피를 키운 아빠가 만든 규칙이다. 아빠와 새엄마가 모임에 참석한 날, 사정이 생긴 돌보미 선생님 대신 스톡스 할머니가 온다. 할머니는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무나”를 연발하고, 알피는 혼란에 빠진다. 알피가 조심스레 하나씩 스스로 결정하기 시작하면서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은 일이라도 홀로서기를 했을 때의 짜릿함과 자유로움을 느껴 보라고 손짓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지율이네가 강아지 쫑이를 키우게 됐다. 지율이는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지만 쫑이는 소파 아래로 숨어버린다. 배변 훈련이 돼 있다고 했지만, 쫑이는 배변 패드가 아닌 집안 곳곳에 오줌을 싼다.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의 고민을 유형별로 소개한 뒤 상세한 설명과 그림을 통해 해결책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처음 본 강아지에게는 손을 내밀어 냄새를 맡게 함으로써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소파 밑에만 있는 강아지는 그 앞에 간식을 놓아둔 뒤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반려견에 대한 지식이 차곡차곡 쌓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갈 길이 구만 리 같습니다. 현장 예술인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요. 끊임없이 소통하겠습니다.” 서울 종로구 동숭길 예술가의집에서 19일 만난 박종관 제7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60)은 예술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화예술위는 연극 문학 미술 등 순수예술분야 창작 및 저소득층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기관으로, 연간 예산이 2500여억 원이다. 문화예술위 1기 위원, 예술공장 두레 상임연출가 등을 지낸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최근 그는 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예술 행정을 하지 말고 공정함을 지키는 선량한 관리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우선 과제로 “생애 첫 창작 활동을 하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술은 경험치가 중요하기에 예술계에 진입하는 청년들이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국경의 경계 없이 누비는 청년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제약이 많은 공연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국경을 넘어선 공연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남북 예술 교류를 위한 자료 수집과 연구도 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것 역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학 무용 미술 등 여러 장르가 융합돼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지원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한동안 끊어졌던 다원 예술 지원도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박 위원장은 문화예술위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큰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예술 행정을 시행해야 블랙리스트 사태 같은 불행한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기부금을 늘리는 것도 과제다. 개인과 기업 등이 낸 예술기부금은 2015년 241억 원에서 블랙리스트 사태가 터진 후 30% 넘게 줄었다. “예산 부족으로 잠재력이 큰 예술가들을 지원하지 못할 때 너무나 안타까워요.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처럼 예술 관련 기관이 공동모금을 담당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 기부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영화관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그는 예술 기부가 사회의 품격을 높인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원장에 선임됐다는 통보를 받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예술이라는 경이적인 힘 앞에 홀로 서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언제든 소매를 걷어붙이고 예술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을 찾아다니며 예술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해의 작은 섬 백도. 아이들이 윗동네 백항팀과 아랫동네 옥포팀으로 나눠 야구를 할 때면 김 노인이 심판을 맡고, 토마스 신부가 마이크로 마을에 생중계를 한다. 옥포팀 주장 풍길은 백항팀에 진 후 아버지의 고깃배를 타고 떠나버린다. 전학 온 야구 선수 성현이마저 백항팀을 선택하자 옥포팀 아이들은 풀이 죽는데…. 야구 하나로 똘똘 뭉치고, 때론 기 싸움을 벌이며 힘껏 뛰는 아이들의 모습이 풋풋하다. 실감 나는 경기 묘사는 짜릿함을 더한다. 짭조름한 바닷바람과 아이들이 흘리는 땀 냄새가 코끝에 싱그럽게 전해져 오는 듯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늪, 갯벌처럼 물이 고여 축축한 땅 습지에는 많은 동식물이 산다. 물 위에 떠서 사는 부레옥잠, 자라풀이 있고 물속에서 자라는 나사말과 붕어마름이 있다. 강가 습지에는 소금쟁이, 물방개, 개구리, 도롱뇽, 붕어가 돌아다닌다. 습지는 물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이 오염 물질을 빨아들이거나 먹어치워 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세밀한 그림을 통해 습지가 품은 숱한 생명들을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다. 책장을 찬찬히 넘기다 보면 습지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습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전국 각지의 정보는 보너스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자신의 존재에 대해 탐구한 기나긴 여정을 4편의 연작 장시(長詩)로 엮었다. 작품별로 짧게는 16쪽, 길게는 36쪽에 이른다. 찰나의 감각에 반응하고, 욕망에 얽매이다가도 그 모든 것을 떨쳐내고 홀연히 떠나는 모습은 구도의 길을 걷는 순례자를 떠올리게 한다. ‘…입을 다문 채,/나에게 조용히 타이르듯 나는 말한다//모든 분별로부터/나는 스스로 내려지게 될 거라고//내 어깨 위에 있던 수고로운 짐도/나와 무관하게 스스로 내려질 거라고’(거울 속에서1) 전생의 기억, 고통의 순간, 자신의 죽음마저도 제3자의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시인의 사유는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거침없이 내달린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고행의 과정 하나하나에 시어가 맺혔다. 집요한 사유의 끝에 시인이 마주한 건 비움을 통한 무(無)인지 모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종달새, 코알라, 토끼…. 다른 동물의 똥이나 자기 똥을 먹는 동물이다. 똥에는 영양분과 수분이 있고, 새끼들에게는 소화까지 잘되는 훌륭한(?) 먹이다.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지구가 똥으로 덮이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쇠똥구리를 시작으로 소, 말, 똥파리, 토끼, 코알라 등이 릴레이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쇠똥구리의 조상이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똥을 먹은 사실이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지는 등 과학적인 내용이 듬뿍 담겼다. 단숨에 읽힐 정도로 재미나게 쓴 데다 익살맞은 그림들은 웃음이 쿡쿡 터지게 만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아홉 살 레미는 접시를 깨뜨려놓고는 손가락을 다쳤다며 운다. 언니인 ‘내’가 접시에서 떨어진 피자를 먹으라고 했다며 엄마에게 일러 나만 혼났다. 얄미워 죽겠다. 레미에게 당한 날이면 수첩에 ‘내 동생 쓰레기’라고 쓰며 마음을 푼다. 어느 날 아침, 레미가 진짜 쓰레기봉투로 변해 버렸다! ‘나’는 레미를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찾는데…. 때론 밉지만 어려운 일을 당하면 마음이 짠해져 절로 돕게 되는 자매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아옹다옹 다투면서도 마냥 싫어하기는 힘든 형제자매의 심리를 예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포착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제55회 한국보도사진전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6일 개막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2018년 취재한 사진 140여 점과 대상을 받은 본보 편집국 사진부 원대연 기자의 ‘南으로…’를 비롯해 역대 수상작 등 200여 점이 전시된다. ‘南으로…’는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남측으로 넘어오는 모습을 포착한 작품이다. 개막식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유송화 춘추관장,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이동희 한국사진기자협회장, 한원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요시카이 슌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표,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본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9일까지.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올빼미와 부엉이는 매우 닮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올빼미는 머리에 삐죽삐죽한 깃털이 없지만 부엉이는 있다는 것. 사슴은 수컷에게만 뿔이 있지만 순록은 수컷과 암컷 모두에게 뿔이 있다. 별(항성)과 행성, 국수와 파스타, 파카와 후드점퍼는 어떻게 다를까? 곤충, 동물, 음식, 패션 등에서 비슷한 듯 다른 45쌍을 짝지어 알록달록한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했다. 보이는 것마다 궁금해 온갖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와 그 앞에서 당황스러워한 경험이 있는 어른 모두 차근차근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아빠가 어릴 적 살았던 마을에는 ‘태주 형’이 있었다. 이장이 데려온 태주 형은 무장 공비 침투, 유괴 사건 등이 벌어질 때면 경찰에 붙잡혀 갔다. 태주 형이 아프다는 소식에 아빠는 마을로 향하고, 동행한 ‘나’는 기이한 경험을 하는데…. ‘태주 형의 전쟁’(박관희)은 태주의 굴곡진 삶을 통해 아픈 역사를 직시한다. 통일된 한반도에서 삼촌과 조카가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우리는 땅끝으로 간다’(김남중) 등 평화를 주제로 개성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창비 아동문고 300권을 기념하는 동화집.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준우는 산골 외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낸다. 엄마가 교통사고로 입원한 아빠를 돌보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 생각이 날 때마다 꾹꾹 참는 준우. 진돗개 머루를 데리고 할아버지와 산에 간 어느 날, 머루가 아기 고라니를 물어버렸다! 할아버지가 고라니를 치료해 데려오자 준우는 ‘눈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어미와 떨어진 ‘눈꽃’을 보며 함께 아파하는 준우가 ‘눈꽃’과 교감하는 과정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회복된 ‘눈꽃’을 산으로 보내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익히고 만남과 이별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맑게 그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3·1운동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고종 황제마저 서거하자 우리 민족의 분노와 독립에 대한 열망은 3·1운동으로 터져 나왔다. 함경도, 경상도, 제주도 등 전국 곳곳은 물론이고 간도와 연해주, 일본, 미국으로 확대된 3·1운동의 면면을 세밀하게 비춘다. 비폭력 평화 투쟁이었던 3·1운동은 무장 투쟁의 필요성도 깨닫게 만들었다. 열강이 좌우하던 국제 상황도 담아 당시 역사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3·1운동이 이어진 지역을 그린 지도들은 독립을 향한 염원을 또렷이 확인시켜 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고려 말, 명나라가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세력을 떨치던 1374년 제주에 피바람이 분다. 명이 제주말 2000마리를 바치라고 고려에 요구하지만 제주 지배층은 거부한다. 군사 2만5600명을 이끌고 제주로 간 최영 장군은 항복 권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토벌에 나선다. 당시 원은 제주를 100년간 직접 통치했고, 제주에 뿌리 내린 몽골인을 ‘목호’라 불렀다. 고려에 무릎 꿇지 않은 ‘목호의 난’으로 제주 인구의 절반이 목숨을 잃는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함께 배치해 잊혀진 비극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만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꽤애애애액∼!” 농장에서 매일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숲속 동물들은 이유를 찾아 나선다. 이들이 만난 건 트럭에 실려 떠난 엄마 생각에 꼬리가 축 처진 아기 돼지. 그때 농장 아저씨가 아기 돼지를 데려가고, 바로 그 소리가 들린다. 꼬리가 사라지고 엉덩이에 푸른 점이 생긴 아기 돼지는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데….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로 꼬리를 물어뜯는다는 이유로 꼬리를 자른 뒤 푸른색 항생제 스프레이를 뿌리는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꼬집는다. 아기 돼지의 두려움, 슬픔을 실감나게 표현한 그림은 자연스럽게 동물의 입장을 헤아리게 만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도입을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문체부는 14일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국신문협회 등 여러 단체에서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중간광고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통위가 이런 의견들을 충분히 고려해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지난해 12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방통위는 당초 2월 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한 뒤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방통위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들어와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전체회의에 안건을 언제 상정할지는 아직 미정이며, 문체부 등 부처 간 협의를 충분히 한 뒤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신문협회는 지난달 4일 방통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언론과 광고산업뿐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저널리즘 및 미디어 정책의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문체부가 적극 나서 이번 개정안을 폐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의견서에서 지상파 중간 광고가 도입되면 매체 간 균형 발전이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에 따르면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2021년 지상파 광고비는 1177억 원이 증가한다. 반면 신문 광고비는 216억 원, 케이블TV는 114억 원, 잡지는 50억 원이 줄어든다. 국민들도 중간광고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0.9%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반대해 찬성(30.1%)의 두 배가 넘었다. 또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시청률 경쟁과 상업화를 심화시키고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에서는 공공성을 이유로 지상파 공영방송은 중간광고는 물론이고 광고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간광고를 도입하기 전에 지상파의 방만한 경영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BS는 지난해 상반기 441억 원, MBC는 53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KBS 임직원 가운데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 비중이 60%를 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신규진 기자}

흑인 빈민가에 사는 제이드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다닌다.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가난하지만 똑똑한 흑인 소녀’라는 시선에 제이드는 이질감을 느끼고, 멘토 프로그램에서 부유한 흑인 여성 맥신을 만나면서 불편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제이드가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관계에 대한 고민,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그렸다. 콜라주를 좋아하는 제이드가 조각들을 이어 붙여 작품을 완성하듯,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가며 삶이라는 작품을 찬찬히 만들어가는 모습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은따’였던 적이 있는 중학생 다현은 ‘다섯 손가락’의 멤버가 된 것이 기쁘기만 하다. 한데 ‘다섯 손가락’ 친구들이 싫어하는 노은유와 짝이 되고 수행과제를 함께 하는 모둠까지 되자 긴장한다. 솔직한 은유의 모습에 끌리지만 이런 마음을 꾹꾹 누르려 애쓴다. 친구가 세상의 중심인 중학생의 심리를 실감나게 그렸다. ‘진지충’이라 불릴까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잘 보이려 심부름도 마다하지 않는 다현이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해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가만히 속삭이는 듯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크로스컨트리 주(州) 대회를 앞두고 한껏 들뜬 제이크. 대회 지역으로 떠나기 이틀 전날 밤, 코치 선생님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한다. 스펜서가 경기에 나갈 수 없다고 말해 팀이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 도저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제이크는 스펜서를 찾아가 이유를 묻고 마음을 바꿔 달라며 설득한다. 험난한 경기에 참가한 소년들이 육체적 한계를 버텨내고 넘어진 친구를 부축하며 함께 뛰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렸다. 서로를 다독이며 이끌어 주는 과정 하나하나가 싱그럽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은 그렇게 또 한 뼘 성장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우주여행을 하고 싶고 바다를 보면 설레는 이유가 뭘까. 먼 옛날, 우주를 날아다녔거나 바다 생물이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우리 몸을 이루는 수많은 작은 알갱이인 원자를 통해 우주와 지구, 인류의 역사를 쉽게 풀어냈다. 원자는 138억 년 동안 여행하며 조금씩 모습이 바뀌었다. 우리 몸속 원자에는 오랜 여행의 기억이 남아있다. 깜깜한 우주와 갓 태어난 지구,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가 앙증맞은 그림과 함께 시간대별로 정리돼 있다. 나와 우주, 지구 그리고 생명체들이 연결돼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