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형

유근형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구독 18

추천

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일군다 믿습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을 넘어 중동까지 한끗 다른 질문들을 던지겠습니다.

noel@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국제정세27%
국제일반20%
미국/북미18%
중동15%
유럽/EU12%
정치일반2%
러시아2%
인공지능2%
국제경제2%
기타0%
  • 美, 주레바논 외교관 대피령…작년 이란 핵 타격때와 판박이

    미국이 23일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의 외교관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레바논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미국이 대(對)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전에도 레바논과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 비슷한 철수령을 내렸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에 근무 중인 비필수 인력 및 그 가족들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이번 조치로 30~50명의 직원들이 이미 레바논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필수 인력은 계속 대사관에 남는다.24일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군이 이란 공격에 대비해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급파한 제럴드포드 미 항공모함 전단이 23일 지중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항에 입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레바논은 미국의 중동 내 최대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하이파와 베이루트의 거리는 불과 약 380km. 특히 헤즈볼라는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1984년 미 대사관 부속 건물 폭탄 테러의 배후로 꼽힌다.이란은 헤즈볼라를 적극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이란의 대리 세력 또한 미국의 군사기지와 대사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최근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 또한 철수시키고 있다.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인력 조정 필요성 또한 주요 철수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이번 주말 예정했던 이스라엘 방문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스소셜에 이란 공격을 두고 댄 케인 미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가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뒤 “결정권자는 나”라고 강조했다. 케인 의장이 이란을 공격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받는다면 “미군을 선두에서 이끌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케인 의장이 거듭 이란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 “합의하기를 더 바라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 나라 국민들에게 아주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24
    • 좋아요
    • 코멘트
  • 美, 이란 정밀 타격후 대규모 공격 검토… 韓대사관 ‘교민 철수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이란 공격안’을 검토했다고 2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공습을 감행한 뒤, 포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 축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공격으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은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하는 등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자신을 포함한 핵심 최고 지도부에 대한 암살에 대비하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핵 담판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신속히 출국하라”고 공지했다.● 美, 1차 공습 후 이란 지도부 축출 시도 검토 vs 이란은 방공망 강화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과의 최종 핵 담판 회담을 앞두고 협상 결렬 시 취할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해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논의했다. 이 논의 뒤, 이란 측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을 감행한다’는 압박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신정일치 체제 수호 임무를 맡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본부를 포함해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 등이 공습 대상으로 꼽힌다. 이 같은 1단계 공격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하메네이 축출을 포함한 정권 교체 등을 위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 최근 이란은 방공망을 중심으로 한 방어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테러리스트 간 교신인 ‘채터(chatter)’가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못 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2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외교’를 통한 양국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측 우려와 이익을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을 두고 “이란은 평화적 핵 에너지를 누릴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6-0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1차 공습 후 이란 지도부 축출 검토…韓대사관 “출국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이란 공격안’을 검토했다고 2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공습을 감행한 뒤, 포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 축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공격으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이란은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하는 등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자신을 포함한 핵심 최고 지도부에 대한 암살에 대비하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핵 담판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신속히 출국하라”고 공지했다.● 美, 1차 공습 후 이란 지도부 축출 시도 검토 vs 이란은 방공망 강화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과의 최종 핵 담판 회담을 앞두고 협상 결렬 시 취할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해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논의했다. 이 논의 뒤, 이란 측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을 감행한다’는 압박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신정일치 체제 수호 임무를 맡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본부를 포함해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 등이 공습 대상으로 꼽힌다.이 같은 1단계 공격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하메네이 축출을 포함한 정권 교체 등을 위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최근 이란은 방공망을 중심으로한 방어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테러리스트 간 교신인 ‘채터(chatter)’가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못해”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2일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외교’를 통한 양국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측 우려와 이익을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주장했다.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을 두고 “이란은 평화적 핵 에너지를 누릴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6-02-23
    • 좋아요
    • 코멘트
  • 유럽 국방비 지출 1000조원 넘어… 냉전 말기 ‘準전시 체제’ 회귀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4년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의 추가 침공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압박 등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냉전 말기인 1990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인접한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이 국방비를 대폭 늘렸고, 독일과 프랑스 등도 군사력 강화 행보에 더욱 적극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사실상 전 유럽이 준(準)전시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동아일보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 대륙의 군사비 지출은 옛 소련 붕괴 뒤 가장 높은 수준인 6930억 달러(약 1003조 원)를 기록했다. 1990년 6160억 달러(약 892조 원)의 113%에 달한다. 냉전 해제 후 유럽의 국방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에 1990년의 59.6%(3670억 달러·약 531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5920억 달러(약 857조 원)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비 증액-징병제 부활 뚜렷SIPRI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2024년 국방비를 늘렸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모두 맞댄 폴란드는 2024년 한 해 전보다 31% 늘어난 380억 달러(약 55조 원)의 국방비를 집행했다.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의 5% 선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34%), 노르웨이(17%), 핀란드(16%) 등도 2024년 국방비를 대폭 늘렸다. 당초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2024년 885억 달러(약 128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불과 1년 전 세계 7위에서 세 계단 뛰어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군사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사실상 대대적인 군사대국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징병제 부활 등을 포함한 병력 확보에도 열심이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세 청년을 대상으로 자발적 군복무 제도를 시행한다. 영국은 대학 진학을 미루는 청년들의 군 복무를 유도하는 ‘갭 이어(Gap yea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또한 지난해 18년 만에 징병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오스트리아는 군 복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자원 입대자 부족 시 법 개정을 통해 징병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속대응군-군용철도 추진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빨리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3월 8000억 유로(약 1360조 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선언했다. ‘유럽 방위태세 2030 공동 백서’를 발표하는 등 재무장을 주도하고 있다. EU의 국방분야 수장 안드류스 쿠빌류스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주둔 미군의 철수에 대비해 유럽이 10만 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용 철도 건설, 군수 물자의 유럽 자체 생산 확대,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확대 등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유럽방위청(EDA)은 지난해 9월 유럽의 군수 이동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각 회원국에 보냈다.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보낸 탱크와 전투차량 및 군수품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 45일 이상 걸릴 정도로 유럽의 군사 인프라가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방비 급증은 유럽의 사회경제 지형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복지를 축소하고 자국 내 외국인, 제3세계 등에 대한 원조를 대폭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복지 예산이 줄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럽 곳곳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유럽이 보여줬던 상당한 수준의 다양성과 공동체 문명은 약화되고, 극단적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갈 길 잃은 우크라전 종전 협상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유권, 서방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여부 및 서방의 안전보장 방식 등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가 현격하다. 두 나라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1일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우랄지역의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로 공격했다. 러시아 또한 22일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공병부대가 양측의 주요 교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폭발물 160만 개를 제거한 뒤 지난해 12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6-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500억달러 美투자 유지” 신중대응… 주말 당정청 총출동 논의

    청와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가운데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3500억 달러(약 507조 원)의 대미 투자는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간 미국을 이용해 온 나라들이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오래 웃지는 못할 것”이라고 추가 조치를 경고한 가운데 ‘전략적 신중함’을 강조한 것이다.● 긴박 대응 나선 靑 “대미 투자 이행” 청와대는 21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부처 관계자들과 대미 통상현안 관계 부처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22일에는 당정청이 함께 ‘관세 관련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산업통상부는 23일에도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업종별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번 판결에도 지난해 11월 한미 간 체결된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이행 방침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상호관세 무효화로 한미 관세 합의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미국과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 논의 등을 이어 가겠다는 것.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현재 미국이 부과 중인 15%의 상호관세는 무효가 되지만,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후속 발표한 만큼 미국의 추가 조치와 주요 국가들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정부가 대미 투자 이행 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자칫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효가 된 관세 조치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통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 무역법 301조는 미무역대표부(USTR) 조사를 통해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을 해온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한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해 온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이 대미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나서기는 어렵다”며 “향후 기업들과 소통을 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본은 신중, EU는 ‘관세 환급’ 방안 논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관세 재협상이나 관세 환급 등을 섣불리 요구했다간 미국의 선제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호관세가 무효화됐다고 기존 대미 투자 합의를 흔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며 “핵심 광물과 에너지 분야 등 미국이 필요로 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요가 맞물리는 분야를 찾아 적극적으로 투자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본 역시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위한 근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섣부른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약 794조 원)를 예상대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국에 이미 낸 관세의 환급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1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독일 기업들이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 EU 회원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니콜라 포리시에 프랑스 무역장관도 “EU는 필요한 모든 적절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 할 경우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ACI가 발효되면 미국 기업의 EU 공공입찰 참여, 직접투자 등이 제한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26-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 ‘준전시 체제’ 회귀…국방비 1000조 지출, 냉전수준 넘었다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4년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의 추가 침공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압박 등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냉전 말기인 1990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인접한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이 국방비를 대폭 늘렸고, 독일과 프랑스 등도 군사력 강화 행보에 더욱 적극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사실상 전 유럽이 준(準)전시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22일 동아일보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 대륙의 군사비 지출은 옛 소련 붕괴 뒤 가장 높은 수준인 6930억 달러(약 1003조 원)를 기록했다. 1990년 6160억 달러(약 892조 원)의 113%에 달한다.냉전 해제 후 유럽의 국방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에 1990년의 59.6%(3670억 달러·약 531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5920억 달러(약 857조 원)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비 증액-징병제 부활 뚜렷SIPRI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2024년 국방비를 늘렸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모두 맞댄 폴란드는 2024년 한 해 전보다 31% 늘어난 380억 달러(약 55조 원)의 국방비를 집행했다.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의 5% 선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역시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34%), 노르웨이(17%), 핀란드(16%) 등도 2024년 국방비를 대폭 늘렸다. 당초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2024년 885억 달러(약 128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불과 1년 전 세계 7위에서 세 계단 뛰어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군사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사실상 대대적인 군사대국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징병제 부활 등을 포함한 병력 확보에도 열심이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세 청년을 대상으로 자발적 군복무 제도를 시행한다. 영국은 대학 진학을 미루는 청년들의 군 복무를 유도하는 ‘갭 이어(Gap yea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또한 지난해 18년 만에 징병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오스트리아는 군 복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자원 입대자 부족 시 법 개정을 통해 징병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속대응군-군용철도 추진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빨리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3월 8000억 유로(약 1360조 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선언했다. ‘유럽 방위태세 2030 공동 백서’를 발표하는 등 재무장을 주도하고 있다. EU의 국방분야 수장 안드류스 쿠빌류스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주둔 미군의 철수에 대비해 유럽이 10만 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용 철도 건설, 군수 물자의 유럽 자체 생산 확대,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확대 등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유럽방위청(EDA)은 지난해 9월 유럽의 군수 이동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각 회원국에 보냈다.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보낸 탱크와 전투차량 및 군수품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 45일 이상 걸릴 정도로 유럽의 군사 인프라가 낙후됐기 때문이다.이 같은 국방비 급증은 유럽의 사회경제 지형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복지를 축소하고 자국 내 외국인, 제3세계 등에 대한 원조를 대폭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복지 예산이 줄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럽 곳곳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유럽이 보여줬던 상당한 수준의 다양성과 공동체 문명은 약화되고, 극단적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갈 길 잃은 우크라전 종전 협상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유권, 서방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여부 및 서방의 안전보장 방식 등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가 현격하다. 두 나라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1일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우랄지역의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로 공격했다. 러시아 또한 22일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공병부대가 양측의 주요 교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폭발물 160만 개를 제거한 뒤 지난해 12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밝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김윤진}

    • 2026-02-22
    • 좋아요
    • 코멘트
  • 유럽 “상호관세 무효,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 안돼…부메랑 우려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 내린 것에 대해 유럽 각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무역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판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조치가 뭔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서양 양측 기업들은 무역 관계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는데, 낮은 관세를 옹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AFP에 “다음 단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얻기 위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전 세계 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유럽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대한 기존 불만들이 우회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최소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보유주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산업연맹(BDI)은 “이번 판결은 미국의 권력 분립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의 변화를 기대했다.유럽 산업계의 불만도 상당하다. 영국상공회의소는 “이번 결정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관한 행정 권한에 대해선 명확성을 부여하지만, 기업의 불확실한 환경에 대해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파올로 카스텔레티 이탈리아와인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은 발주를 늦추는 등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향후 부메랑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탈리아 와인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EU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수단을 통해 관세 드라이브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과거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근거로 제시했던 무역확장법 232조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재도입하기 위해 다른 법적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21
    • 좋아요
    • 코멘트
  • 美-이란 일촉즉발 “수주내 전쟁 가능성 90%”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양국의 전쟁 돌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8일 CBS방송은 미국의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빠르면 21일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향후 몇 주 안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뒤 가장 큰 규모의 미국 공군 전력이 중동에 집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에 대비해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섬을 모리셔스에 반환해선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5100km 떨어져 있고 핵심 동맹국인 영국의 군사기지를 갖춘 이 섬이 이란 공격 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핵 시설 보강 등에 나섰다.● “美 전투기 50여 대 중동으로 이동”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WSJ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전투기 편대를 중동으로 급파했다. 최근 24시간 동안 F-35, F-16 등 미군 전투기 50여 대가 중동 일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 F-35 약 20대가 출격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F-16 약 25대가 이스라엘 남부 등을 향해 날아갔다. 이 외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들의 동선 또한 중동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이동한 전투기들은 공습 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 폭격기, B-52 폭격기 등이 본격적인 공습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액시오스 또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난해 6월보다 강도 높은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12일간 이란 이스파한, 나탄즈,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한 국지적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수주간의 ‘대규모 전쟁(a major war)’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란을 공격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도 전시 체제 전환 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 또한 전시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WSJ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휘부 와해를 대비해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부활시켰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 등을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해 미군 특수부대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반(反)정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공포 정치도 계속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주변에 100여 개의 감시 초소를 설치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수감 중인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 주요 정치범에 대한 가혹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한편 WSJ는 미군이 2015년 시리아에 첫 기지를 설치한 뒤 11년 만에 1000여 명에 달하는 시리아 주둔 병력을 전원 철수하는 작전에 착수했다고 18일 전했다. 시리아 내 미군 주둔 필요성이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이란 공격을 감안한 전력 재배치 차원의 철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6-0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전투기 50여대 중동 급파…빠르면 21일 이란 공습 가능성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양국의 전쟁 돌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8일 CBS방송은 미국의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빠르면 21일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향후 몇 주 안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뒤 가장 큰 규모의 미국 공군 전력이 중동에 집결됐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에 대비해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섬을 모리셔스에 반환해선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5100km 떨어져 있고 핵심 동맹국인 영국의 군사기지를 갖춘 이 섬이 이란 공격 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핵 시설 보강 등에 나섰다.● “美 전투기 50여 대 중동으로 이동”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과 WSJ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전투기 편대를 중동으로 급파했다. 최근 24시간 동안 F-35, F-16 등 미군 전투기 50여 대가 중동 일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 F-35 약 20대가 출격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F-16 약 25대가 이스라엘 남부 등을 향해 날아갔다. 이 외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들의 동선 또한 중동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이동한 전투기들은 공습 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 폭격기, B-52 폭격기 등이 본격적인 공습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액시오스 또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난해 6월보다 강도 높은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12일간 이란 이스파한, 나탄즈, 포르도 핵시설에 대한 국지적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수주간의 ‘대규모 전쟁(a major war)’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란을 공격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도 전시 체제 전환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 또한 전시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휘부 와해를 대비해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부활시켰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 등을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해 미군 특수부대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반(反)정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공포 정치도 계속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주변에 100여 개의 감시 초소를 설치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수감 중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 주요 정치범에 대한 가혹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한편 WSJ는 미군이 2015년 시리아에 첫 기지를 설치한 뒤 11년 만에 1000여 명에 달하는 시리아 주둔 병력을 전원 철수하는 작전에 착수했다고 18일 전했다. 시리아 내 미군 주둔 필요성이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이란 공격을 감안한 전력 재배치 차원의 철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6-02-19
    • 좋아요
    • 코멘트
  • 이란 “핵사찰 수용” 한발 물러났지만… 美 “해결의지 안보여”

    미국과 이란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협상을 이어 갔지만 이견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핵사찰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인정하고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양국은 앞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회담을 가진 뒤 11일 만에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주재 오만 대사관저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 등이 오만 당국자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됐다. 양국은 무력충돌보다 외교적 해법을 우선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군사훈련 vs 美, 항모전단-전투기 추가 배치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협상에서 최장 3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 및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제3국 이전 등을 미국에 제안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향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을 언급하며 핵 동결과 관련 사찰 수용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협상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누구라도 이를 검증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런 검증이 이뤄지는 데 열려 있다”고 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됐고, 이 아이디어들을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궁극적으로 여러 지침의 원칙에 대한 전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다른 반응이 나왔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면에선 협상이 잘 진행됐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레드라인을 설정했는데, 이란이 이를 인정하고 해결해 나갈 의지가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옵션 또는 다른 옵션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에이브러햄링컨 항모 전단에 이어 제럴드포드 항모 전단과 공군 자산을 추가로 중동지역에 배치키로 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미 공군의 F-22 랩터 12대와 F-16 전투기 36대, E-3 조기경보기, U-2 정찰기 등이 대서양을 건너 유럽 및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F-22 랩터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파괴 작전 당시 B-2 스텔스 폭격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있을 경우 몇 주간 대이란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도 미국의 항모 전단 추가 배치를 포함한 군사적 압박 조치에 대한 일종의 맞불 전략을 구사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협상을 앞두고 원유 수송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대규모 해상 훈련을 벌였다. 이란 남부 해안과 섬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호르무즈 해협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군사 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수시간 봉쇄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연설에서 “때때로 세계 최강 군대도 뺨을 맞고 일어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러-우크라 3자 협상, 돌파구 마련 실패 한편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국은 17일과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 번째 3자 협상을 진행했지만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했다. 회담에선 영토, 군사, 정치, 경제, 안보 등 최소 5개 분야가 논의됐지만 당사국 간 견해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3국은 지난달 23, 24일과 이달 4,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 2차 회담을 벌인 바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 때리기가 유행이냐”…EU 외교수장, “유럽 소멸” 주장 美에 반박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 마지막 날 기조연설에서 유럽이 쇠퇴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적을 적극 반박했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인 칼라스 대표는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각성(woke)하고 타락한’ 유럽이 문명적 소멸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인류 진보에 기여한 유럽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유럽 때리기가 특정 정치권에서 유행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이 문명 소멸 위험에 처해있다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적극 반박한 것이다.칼라스 대표는 유럽이 번영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캐나다인의 40%가 EU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칼라스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냉정히 보면 ‘초강대국’이 아니라 망가진 상태”라며 “현재 러시아는 전장에서 얻은 것보다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선 유보적인 반응을 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미국 등이 최소 20년간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며 EU 가입 시한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미국을 대표해 연설에 나선 루비오 장관은 지난해 유럽에 적대적인 메시지를 냈던 JD 밴스 부통령과는 달리 화합을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유럽의 자식’이라 표현하며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문화적 뿌리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이 여전히 미국의 동맹이며 양측은 ‘공동 운명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서양 동맹 균열을 봉합하고 다독이려는 듯한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회의장을 채운 유럽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안도했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대해 “매우 안심됐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루비오를 ‘진정한 파트너’라고 칭찬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6
    • 좋아요
    • 코멘트
  • 멜라니아 덕에, 우크라-러 아동 6명 집으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가족과 헤어졌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 러시아 어린이 1명 등 총 6명의 아동이 집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사진)가 양국 어린이의 본국 송환을 위한 중재에 큰 역할을 해 큰 관심을 모은다.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대통령실,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머물던 러시아 어린이 1명, 러시아에 있던 우크라이나 4∼15세 소년 4명과 소녀 1명이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하기로 했다.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은 “아이들이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헌신해준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백악관 또한 어린이들의 추가 송환을 위해 멜라니아 여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남편을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러시아 이주를 우려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할 만큼 이 사안에 관심이 깊다. 그는 과거 옛 소련의 압제에 시달렸던 동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유럽 주요국은 러시아가 전쟁 발발 후 부모의 동의 없이 최소 2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을 강제 납치하거나 러시아 가정에 강제 입양시켰다고 비판해 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2023년 3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거주하던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하며 푸틴 대통령이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ICC의 조치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세계 155개 ICC 협약국을 방문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을 전범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사면을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러 어린이 6명 가족과 재회…“멜라니아가 큰 역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가족과 헤어졌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 러시아 어린이 1명 등 총 6명의 아동이 집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양국 어린이의 본국 송환을 위한 중재에 큰 역할을 해 큰 관심을 모은다.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대통령실,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머물던 러시아 어린이 1명, 러시아에 있던 우크라이나 4~15세 소년 4명과 소녀 1명이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하기로 했다.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은 “아이들이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헌신해 준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백악관 또한 어린이들의 추가 송환을 위해 멜라니아 여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남편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러시아 이주를 우려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할 만큼 이 사안에 관심이 깊다. 그는 과거 옛 소련의 압제를 받았던 동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밝혔다.우크라이나, 서유럽 주요국은 러시아가 전쟁 발발 후 부모의 동의 없이 최소 2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을 강제 납치하거나 러시아 가정에 강제 입양시켰다고 비판해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2023년 3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거주하던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하며 푸틴 대통령이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다. ICC의 조치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세계 155개 ICC 협약국을 방문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을 전범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사면을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3
    • 좋아요
    • 코멘트
  • 그린란드 홍역 치른 나토 “북극 경비 임무 개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북극 경비(Arctic Sentry)’ 임무를 본격화하며 북극 안보 강화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이 추진한 차세대 유럽 전투기 공동 개발사업이 내부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는 등 유럽의 자강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여전히 삐걱대는 유럽의 안보 협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 증가와 중국의 북극 고위도 지역에 대한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바로 몇 시간 전 ‘북극 경비’ 임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 및 중국 견제를 위해 북극 안보 강화에 나선 것이다. 나토는 북극 경비 임무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주도의 북극지역 군사 훈련을 아우르며, 참여 병력이 수만 명에 이를 거라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와 동맹국들의 활동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논란의 당사국인 덴마크는 나토의 새로운 북극 임무에 “자국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엘 비게르스 휠고르 덴마크 국방참모총장은 “덴마크가 주도하는 군사훈련인 ‘북극 인내(Arctic Endurance)’가 나토의 북극 경비 계획에 통합되면 나토의 북부 전선이 눈에 띄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추진한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전했다. 미래전투공중체계(FCAS)를 위한 유럽 전투기 개발 논의가 중단되면서 독일 정부가 대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 독일은 프랑스 대신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드론 개발 등만 협력하고, 전투기는 독일이 자체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FCAS는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드론, 전투 클라우드를 추가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사업비가 1000억 유로(약 173조 원)에 이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무기 프로젝트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2040년 작전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가 설계 등 핵심 사업의 지분 대부분을 요구해 독일이 반발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美 국방차관, 유럽의 미국 의존도 줄여야 한편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12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정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해 유럽이 국방을 미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의 군비 지출 증가로 나토 동맹국들은 동맹 내에서 좀 더 동등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닌 콜비 차관을 보낸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홀대’를 보여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북극경비 힘 모은 유럽…전투기 공동 개발은 삐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북극 경비(Arctic Sentry)’ 임무를 본격화하며 북극 안보 강화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이 추진한 차세대 유럽 전투기 공동 개발사업이 내부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는 등 유럽의 자강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여전히 삐걱되는 유럽의 안보 협력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 증가와 중국의 북극 고위도 지역에 대한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바로 몇 시간 전 ‘북극 경비’ 임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 및 중국 견제를 위해 북극 안보 강화에 나선 것이다.나토는 북극 경비 임무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주도의 북극지역 군사 훈련을 아우르며, 참여 병력이 수만 명에 이를 거라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와 동맹국들의 활동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린란드 논란의 당사국인 덴마크는 나토의 새로운 북극 임무에 “자국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엘 위게르스 휠고르 덴마크 국방참모총장은 “덴마크가 주도하는 군사훈련인 ‘북극 인내(Arctic Endurance)’가 나토의 북극 경비 계획에 통합되면 나토의 북부 전선이 눈에 띄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추진한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전했다. 미래전투공중체계(FCAS)를 위한 유럽 전투기 개발 논의가 중단되면서 독일 정부가 대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 독일은 프랑스 대신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드론 개발 등만 협력하고, 전투기는 독일이 자체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FCAS는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드론, 전투 클라우드를 추가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사업비가 1000억 유로(약 173조 원)에 이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무기 프로젝트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2040년 작전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가 설계 등 핵심 사업의 지분 대부분을 요구해 독일이 반발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美 국방차관, 유럽의 미국 의존도 줄여야한편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12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열린 정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해 유럽이 국방을 미국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의 군비 지출 증가로 나토 동맹국들은 동맹 내에서 좀 더 동등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닌 콜비 차관을 보낸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홀대’를 보여준단 분석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2
    • 좋아요
    • 코멘트
  • 러 외무 “안보리 대북 추가제재 막겠다…비핵화 요구 무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1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승인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하원 대정부 질의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어떠한 제재 결의안도 통과하지 못하도록 중국과 함께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핵 요소를 포함한 군사 협력을 적극 강화하고, 일본이 이 협력에 참여하는 환경에서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하는 건 무례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브로프는 북한 파병군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2024년 6월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이 유라시아 안보 구조 구축에 중요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1
    • 좋아요
    • 코멘트
  • 유럽 망명 신청했는데 아프리카로?…EU ‘제3국 이송제도’ 승인

    유럽의회가 망명 신청자를 연고가 없는 제3국으로 이송하는 안을 승인했다. 유럽의회는 10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를 심사 전에 연고가 없는 국가로 이송할 수 있는 내용의 ‘망명제도 개편안’을 찬성 396표, 반대 226표, 기권 30표로 통과시켰다.개편안은 망명 신청 불허 요건인 ‘안전한 제3국’의 개념을 대폭 완화했다. 망명 신청자와 이송 대상 국가 간의 연관성을 필수로 요구하던 기존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은 망명 신청자에 대해 EU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비EU 국가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되면 망명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개정안은 EU 27개 회원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이번 개정으로 EU가 특정 국가에 재정적 대가를 제공하고, 이 정부가 난민들을 수용하도록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과거 영국 정부가 아프리카 르완다와 추진했던 방식과 비슷한 방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치는 지난 10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며 극우 정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확대된 현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국제인권 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1951년 난민협약을 훼손하고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표결로 EU에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실질적인 심사 없이 신청이 거부되고, 연고도 없고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국가로 송환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비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1
    • 좋아요
    • 코멘트
  • ‘전쟁 희생자’ 헬멧 쓴 우크라 선수[지금, 이 사람]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우 헤라스케비치(27)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자국 전쟁 희생자들의 얼굴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출전하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지당했다.헤라스케비치는 9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희생된 자국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연습 주행을 했다. 헬멧에는 알리나 페레구도바(역도), 파블로 이시첸코(복싱), 올렉시이 로히노우(아이스하키), 미키타 코주벤코(다이빙), 올렉시이 하바로우(사격), 다리아 쿠르델(무용) 등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이 헬멧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헤라스케비치는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의 일부는 제 친구들이었다”며 “올림픽을 통해 전쟁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IOC는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 정치 선전물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기 시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IOC 올림픽헌장 제50조 2항은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 무대를 밟았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로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것. 그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No War in Ukraine)’는 문구를 들어 보여 논란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개회식 기수를 맡아 자국 국기를 들고 가장 앞장서서 입장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라스케비치는 우리 투쟁의 대가를 세계에 알렸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위하는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다. 러시아는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논란이 커지자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 선수 13명, 벨라루스 선수 7명이 ‘개인 중립 선수(AIN)’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을 허용받은 결정에 대해 많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IO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경우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 중립 선수로만 인정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만 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다. 이들은 개회식 등 국가별 참가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글로벌 현장을 가다/유근형]“아리랑이 뭐예요?” BTS 복귀 계기로 한글학교 찾는 佛 청년들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K팝 테마 공간 ‘킥카페’를 찾았다. 유럽의 K팝 팬들에게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통하는 곳이다. 카페 안은 K팝 스타들의 사진과 기념품들로 가득했다. 게시판에는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K팝 공연 일정, 생일을 맞은 아이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달의 아이돌’을 위한 특별 메뉴도 있었다. 평일 오후였지만 30여 석의 좌석이 거의 꽉 찼다. 지난달 방탄소년단(BTS)의 4년 만의 완전체 복귀가 결정된 뒤 하루 수백 명이 다녀간다고 했다.》‘킥카페’ 한쪽에선 유럽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국어를 공부했다. 이들은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제작한 ‘BTS와 함께 배우는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디지털 오디오 펜으로 책 곳곳을 클릭하면 BTS 멤버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반나 투루옹 씨는 “BTS 팬들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한국어, 한국 전통 문화 등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그 경험을 이곳에서 서로서로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BTS 컴백 예고에 “한국어 배우자” 늘어BTS 팬들은 새 앨범의 타이틀인 ‘아리랑’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프랑스 BTS 팬인 오드 씨는 “BTS의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일각에선 한국적 정체성을 잃고 너무 국제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존재했다”며 “BTS가 탄생의 뿌리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게 매우 강렬하게 다가오고,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 펼쳐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BTS가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유럽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프랑스의 주요 한글학교들은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수강생이 대폭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BTS의 4년 만의 월드투어로 교육 수요가 또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학생 14명으로 시작해 현재 300명까지 수강생이 늘어난 프랑스 북부 릴의 한글학교가 대표적이다. 1월에만 신규 수강 문의가 30여 건이 들어왔다. 특히 한국어로 배우는 K팝 댄스 수업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변지영 릴 한글학교장은 “BTS의 새 앨범 제목이 공개된 후 한글 수업 중 아리랑에 대해 묻는 학생들이 많다”며 “교육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간 문제로 올해는 댄스 수업을 진행할 수 없고, 한글 수강생도 늘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종학당은 2022년 수강생이 209명에서 지난해 1061명으로 약 5배로 늘었다. 지난해 수강 대기자만 124명에 달했다. 올해는 BTS 효과로 아리랑 등 한국 전통민요, 한국 문학,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판단해 다양한 문화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3년째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K팝 댄스 강사로 일하는 로예 안드레 씨는 “BTS에게 많은 것들을 받은 만큼, 아름다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한국어 교육 플랫폼도 인기프랑스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한국어 교육 플랫폼도 성행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파리지앵들에게 한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부스트 통 코레앵(Boost ton Coreen)’은 1월 수강 신청자가 약 80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인원의 2.5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하루 15분씩 공부할 자료를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2주에 한 번 오프라인 모임을 개최하는데 BTS 가사에 대한 독해 수업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플랫폼 운영자인 피에르 위드 라호즈 씨는 “과거 SNS에 ‘BTS 멤버들 본명 알려주기’, ‘멤버 이름 한글로 쓰기’ 등의 쇼츠를 올렸는데, 최근 조회수가 대폭 증가했다”며 “BTS의 힘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BTS 복귀로 K푸드, 뷰티, 콘텐츠 등 유럽의 한국 관련 업계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13구에 위치한 K팝 기념품점에는 BTS 관련 기념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팬들이 늘고 있다. 이 상점에서 만난 로리 씨는 “유명 K팝 공연이 열리면 응원봉 머플러 등을 구하기 위한 줄이 300m 이상 늘어서는데, 올해는 더 심할 것 같아서 미리 사러 왔다”고 말했다.한국인이 운영하는 파리의 메이크업 숍, 네일숍 등도 BTS 콘서트가 열리는 7월 예약이 진행되고 있다. 파리의 한식당들도 7월 유럽 전역에서 오는 팬들로 매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류 인플루언서 김예빈 씨는 “BTS 콘서트는 단순 공연이 아니다”라며 “유럽 전역에서 온 아미들이 공연을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한국의 문화, 음식, 뷰티 등을 경험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K팝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BTS 월드투어의 경제적 파급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TS 월드투어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보다 경제적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에선 6월 26∼2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해 벨기에 브뤼셀(7월 1∼2일), 영국 런던(6∼7일), 독일 뮌헨(11∼12일), 프랑스 파리(17∼18일) 등 총 10회 공연이 펼쳐지는데, 지난달 24일 일반 예매 시작 직후 10회 공연이 모두 매진된 상태다. 파리 공연 티켓 판매 당시에는 70만 명 이상의 접속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출신 BTS팬인 힐러리 폭스 씨는 “런던 토트넘경기장에서 열리는 (BTS의) 공연 티켓 구매를 시도했는데, 회원번호를 입력하는 동안 표가 다 사라져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파리 공연 당일 숙소값 천정부지공연장 주변 숙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파리 공연이 펼쳐지는 ‘스타드 프랑스 경기장’ 주변 한 비즈니스급 호텔은 현재는 2인 스탠더드룸 기준 1박에 100유로(약 17만 원)에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연 당일은 약 8배로 뛰어 800유로(약 138만 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8월 초성수기 가격(140유로·약 24만 원)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가격이다. BTS 멤버들이 머물 것으로 기대되는 파리 최고급 호텔을 예약하려는 팬들도 적지 않다. 블랙핑크 로제, 지드래곤 등 유명 K팝 아이돌이 묵었던 파리 리츠 호텔은 BTS 공연일 1박에 400만 원을 호가하지만, 예약 가능한 방이 없는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호텔 등 숙소를 구하기 힘든 팬들이 ‘일반 가정집에서 하루 하숙을 구한다’는 글들이 적지 않다. 프랑스 BTS 팬 알렉산드라 씨는 “숙소 가격이 너무 올라서 공연일에 파리 밖에 사는 친구들을 우리 집에서 재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럽 팬들은 한국을 직접 방문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4월 9일 경기 고양에서 펼쳐지는 BTS의 첫 공연의 중고 티켓 가격은 1000만 원을 넘어서 기존 최고가(약 26만 원)의 약 40배까지 치솟은 상태다. 프랑스 청년 티에리 씨는 “K팝 관련 커뮤니티에서 만난 프랑스 청년들이 BTS 한국 첫 공연에 맞춰 대거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BTS 월드 투어는 올해 지구상에서 펼쳐지는 축제 중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쟁 희생자 헬멧에 새긴 우크라 선수…IOC “사용 불가”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올림픽에서 자국 전쟁 희생자들의 얼굴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출전하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지당했다.헤라스케비치는 9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희생된 자국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연습 주행을 했다. 헬멧에는 알리나 페레후도바(역도), 파블로 이셴코(복싱), 올렉시이 로기노프(아이스하키), 미키타 코주벤코(다이빙), 올렉시이 하바로프(사격), 다리아 쿠르델(무용) 등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이 헬멧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헤라스케비치는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의 일부는 제 친구들이었다”며 “올림픽을 통해 전쟁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IOC는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 정치 선전물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기 시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IOC 올림픽헌장 제50조 2항은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무대를 밟았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로 겨울 올림픽에 출전한 것. 그는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No War in Ukraine)’는 문구를 들어 보여 논란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개막식 기수를 맡아 자국 국기를 들고 가장 앞장서서 입장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라스케비치는 우리 투쟁의 대가를 세계에 알렸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위하는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다. 러시아는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논란이 커지자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 선수 13명, 벨라루스 선수 7명이 ‘개인 중립 선수(AIN)’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을 허용받은 결정에 대해 많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IO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경우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 중립 선수로만 인정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만 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다. 이들은 개막식 등 국가별 참가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6-02-10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