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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행 중 정면을 주시하면서 헬멧 선글라스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선글라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독일과 홍콩 기업들이 이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독일 BMW는 올 7월 베를린에서 열린 ‘BMW 모토라드 데이’에서 ‘커넥티드 라이드 스마트 글라스’로 불리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스마트 선글라스를 공개했다. 운전자의 선글라스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필요한 화면을 선글라스에 띄우는 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글라스에 띄울 수 있다. 오토바이 핸들을 통한 주행 중 스마트폰 조작도 가능하다. BMW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주행 중 스마트폰을 조작하느라 전방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자유롭게 선글라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홍콩 기업 블루캡 역시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헬멧 선글라스에 띄우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특수 선글라스 ‘블루캡 모토’를 선보였다. 이 선글라스의 오른쪽 렌즈에선 내비게이션에 뜨는 각종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블루캡 측은 쌀알 크기만 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안경 다리 부분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운전자가 전방만 주시하면 이륜차 안전 운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장치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MW의 스마트 선글라스는 주행 중 핸들 바를 통한 화면 바꾸기 기술이 최신 오토바이 모델에만 적용된다. 또 배터리 지속 시간이 10시간에 불과한 점도 한계다. 대당 가격도 750달러(약 101만 원)로 높은 편이다. 블루캡 모토 역시 소매가가 399달러(약 54만 원)다.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가격과 범용성을 넓혀야 오토바이 라이더들에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자동차 업계도 해당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륜차 스마트 선글라스는 현재 국내 기업의 기술력으로 구현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어려운 건 아니지만 선글라스에 내비게이션 화면 등이 투사되면 보행자 사고 등 돌발 상황 시 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기술적 보완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순차적으로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20일부터 사흘 동안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 축제는 조선시대 새우젓 장터로 유명했던 마포나루의 옛 모습을 현대식으로 재현한 행사다. 축제는 새우젓을 싣고 입항하는 배를 맞이하러 가는 ‘마포나루 사또 행차 행렬’로 시작된다. 마포구청 앞 광장부터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까지 포구문화를 재현한 거리 행진을 진행하는 것이다. 구는 축제 기간 평화의광장 난지연못에 발광다이오드(LED) 황포돛배를 띄우기로 했다. 새우젓 김치 담그기 등 체험행사도 열린다. 축제에선 새우젓 산지로 유명한 전북 부안군, 전남 신안군, 충남 보령시 등에서 8개 업체가 참여해 시중 판매가보다 10∼15% 저렴하게 젓갈을 판매한다. 구 관계자는 “수익금은 마포복지재단과 연계해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마포구는 이번 행사를 친환경 축제로 진행할 방침이다. 박 구청장은 “소각 쓰레기 감량에 앞장서기 위해 먹거리 장터에서 사용하는 식기류 일체를 다회용기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현재 한·일 양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지고 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일본 총무성에서 열린 스즈키 준지 일본 총무대신과 장관급 양자 회담에서 “행안부와 총무성도 상호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행안부 장관의 일본 총무성 방문은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이다.스즈키 대신은 “올해 한·일 간 정상회의가 6차례나 열리는 등 양국 관계 개선이 궤도에 올랐다. 한국 정부와 쌓아온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양국 장관은 차관급 ‘한·일 내정관계자 교류 회의’를 6년 만에 재개해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 등 양국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인력의 상호 초청 파견 등 교류도 활성화할 계획이다.이 장관은 스가 요시히데 전 내각총리대신,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대신과 만나 지역소멸 대응과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협조방안을 논의했다. 스가 전 총리는 우리의 ‘고향사랑기부제’의 롤모델 격인 일본의 ‘고향 납세제’를 최초 제안한 바 있다.이 장관은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가 12년 만에 복원된 만큼, 행안부와 총무성 간에도 미래지향적 관계가 구축되길 바란다”며 “한일의 긴밀한 정책 협력을 바탕으로 지방시대 구현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올 4월 대전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오빠 송승준 씨는 장례를 치른 뒤 거의 매일 국회 홈페이지를 찾고 있다. 동생이 떠난 뒤 정치권에서 우후죽순으로 내놓은 법안들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음주운전 방지 관련 법 발의에 누가 참여했고, 언제 상임위가 열리는지 등을 일일이 점검한다고 했다. 국회에서 관련 회의가 열리면 회의록까지 꼼꼼히 읽는다. 어느 의원이 적극적인지 등도 체크한다고 했다. 송 씨는 “승아가 떠나고 한 달 지나자 국민들의 관심도 줄고 국회 논의도 더뎌져 답답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 승아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의미 없이 보낼 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남겨진 승아의 친구들이 조금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하려면 ‘승아의 비극’이 잊혀져선 안 된다고 여겼다고 했다.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희생자가 또 나올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배승아’라는 이름이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조금 더 오래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길 바랐던 것이다. 유족들의 간절함은 조금씩 변화를 만들고 있다. 승아가 떠난 지 6개월 만에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시동잠금장치를 의무 부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5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된 경우 이 장치를 부착해야 면허를 재발급받을 수 있다. 이 장치가 부착되면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음주 측정을 해야 하는데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상습 음주운전자의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치다. 미국 유럽 등에선 한참 전 도입돼 큰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선 승아 양이 떠나기 전까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했다. 법 통과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본보가 승아 양 사고 직후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법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올 5월 1호 법안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금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장치 설치 비용 등이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 등이 나왔다. 정치권 안팎에선 ‘총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국회 상임위 논의는 수개월째 답보 상태를 보이다 9월에야 여야의 우선 처리 민생법안으로 상임위를 통과했고, 10월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관계자는 “여당이 의지를 잃지 않고 이 법을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린 건 ‘배승아’라는 이름이 갖는 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 씨는 “시동잠금장치법이 통과되면서 그래도 세상이 조금씩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상습 음주운전자의 신상 공개 및 처벌 강화, 스쿨존 방호울타리 의무화 등 승아가 남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민생법안들을 통과시킨 여야 내부에선 ‘총선 준비도 바쁜데 이 정도면 할 만큼은 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여전히 수북이 쌓인 법안 하나하나에 또 다른 승아들의 이름이 서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러닝 인구가 많아지고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늘었습니다. 대회라기보다 가을축제라는 생각으로 함께 달리고 호흡하면 좋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2023 서울달리기’를 사흘 앞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달리기는 이제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을 러닝 스포츠 대회가 됐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또 “서울달리기가 시민의 건강한 생활의 기초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한 경험이 있는 오 시장은 평소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챙긴다. 그는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시작할 수 있다”며 “삶의 활력과 근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마음을 침착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진정 효과도 있어 바쁜 도시인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달리기 관련 정책을 강화할 방침도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출장에서도 도심 속을 자연스럽게 걷고 뛸 수 있는 환경을 둘러봤다”며 “서울의 매력 요소를 계속 발굴하면서 도심 속 녹지 공간을 확대해 걷기 좋고 달리고 싶은 도시를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도로를 전면 차단하고 공사를 하는 게 효과적인가? 아니면 시민 불편을 고려해 부분 통제를 통해 점진적 공사를 하는게 나을까?’전국의 도로 안전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들은 최근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고속도로가 늘어나면서 전면 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민 불편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쉼 없이 운행되는 고속도로들은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30년 이상 된 노후노선은 2020년 기준 258km로 전체의 6%에 불과하지만 2040년에는 전체의 60%가 넘는 3000km에 이르게 된다. 특히 노후된 교량과 터널 등의 구조물은 2040년 8000개 소에 달해 현재의 24배로 증가한다. 대규모 장기간 유지보수공사가 빈번하게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기간 줄이는 전면차단 공사고속도로는 도로를 부분 차단하는 방식의 보수를 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작업시간 부족과 작업구간 협소로 인해 품질확보에 불리하다. 또 공사기간 또한 길어지고, 사고 위험도 높다.품질 확보와 안전 측면에서 통행을 전면 제한하고 대규모 집중 공사를 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국민 거부감과 우회지역 교통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다. 화재상황이나 비탈면 유실 등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전면 통행제한 공사를 실시하는 편이다. 교통업계 관계자는 “공사의 효율성과 주민 불편이라는 두 개의 상충되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주요 교통 선진국에선 최소 1주에서 최대 3년 까지 전면통행제한 방식의 공사를 더 자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2025년 3월까지 A-37 도로를 전면 통제하면서 재포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연방도로청의 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면통행 제한 방식은 공사기간을 63~95%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 국내 첫 시도된 전면 통제 공사국내에서도 최근 고속도로를 전면통제 후 보수 공사가 처음 진행됐다.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중부고속도로(남이JCT~오창JCT) 18km 구간에 대한 ‘전면차단 방식 집중 유지보수공사’를 진행했다. 6월 12일 오전 9시부터 5일간 통제가 이뤄졌다. 주변 민자고속도로로 차량을 우회시켜 단기간 집중공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부분 통제를 통한 보수를 진행하면 72일이 소요되는 공사 기간을 5일로 단축시켰다.도로공사 관계자는 “36년 노후화된 고속도로를 우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재포장하려면 전면 차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짧고 굵게 공사한 덕에 이용자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최소화 됐다고 자평한다” 설명했다.공사 기간만 단축된 건 아니다. 전면차단공사는 공사비용 절감과 교통안전 확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부고속도로 전면차단공사의 종합적인 경제성 분석결과 기존 부분통행제한 방식 대비 총 17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작업장을 전면통제하면서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된다는 장점도 발휘됐다.뿐만 아니라 부분차단 재포장 공사의 포장수명이 평균 12년인데, 전면포장을 하면 수명이 1.6배인 19년으로 늘어난다는 분석도 나왔다.한국도로공사는 국민 공감대 확대를 통해 각 노후도로 보수에 전면차단 방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전면차단 시행근거와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행제한에 대한 관련 절차 마련할 방침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면차단 공사는 교통안전 확보를 위해 중요하고,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방식”이라며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해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한창일 때는 하루 5000마리 이상도 잡았는데, 이제는 100마리도 어렵다.” 40여 년 동안 강원 동해 속초시 앞바다에서 오징어잡이를 해온 박정기 채낚기경영인협회장은 최근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동해 오징어가 사라지면서다. 며칠 전에는 하루 동안 잡은 오징어가 40마리밖에 안 됐다. 조업량이 전성기 때의 100분의 1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박 씨는 “인건비와 기름값 등 비용을 빼면 적자다. 이대로는 먹고살기 어려워 오징어잡이를 포기하기 직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해 오징어잡이 어민들은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오징어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하면서다. 2022년과 지난해 어획량이 매년 반 토막 나더니 올해는 씨가 마를 지경이다. 고육지책으로 큰 배들은 최근 오징어가 잡힌다는 서해나 러시아 해역까지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기름값 등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종 변경도 쉽지 않다. 배에 설치된 장비를 바꾸고, 새 어종에 맞는 그물을 설치하려면 수천만 원이 들기도 한다. 어민에 이어 오징어순대 등 관련 식당과 가게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박 씨는 “TV에서나 보던 기후변화가 내 생업에 위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박 씨가 느끼는 위기감은 비단 오징어 관련 종사자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어촌 마을 곳곳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어종 변화가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미 많은 어민과 지방자치단체, 연구소들이 어종 변화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강원도는 미래 어획량 급감에 대비하기 위해 총 300억 원을 투입해 연어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연어 명태 양식 종합데이터를 구축하고, 우수 종자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다. 시스템이 갖춰지면 동해에서 어획량이 급감하는 어종을 맞춤형 양식으로 보완하게 된다. 바다가 없는 충북의 도전도 흥미롭다. 아이슬란드에서 수입한 연어 수정란을 민물에서 성체로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본성을 넘어 민물 양식장에서만 자라는 연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 스위스 등 수산강국들이 시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여러 변수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는 청정 지하수를 도입해 진전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남 완도군은 바다 수온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육지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해저 심층수를 육상의 양식장으로 끌어와 사용한다. 양식장 물을 하루 30회 교체하고, 겨울에는 대형 전기온수기를 활용해 청정 양식 환경을 유지한다.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지만 기후위기가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하리라 생각하는 도시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조금 더 가까이 사는 어민들은 코앞까지 다가온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투를 펼치고 있다. 일본 오염수 방류로 가뜩이나 어려운 이때 어민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회 한 접시를 주문해 보는 건 어떨까.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정부 부처의 차관보와 실장의 차이를 아시나요?” 정부 조직 개편을 취재하다 공무원 10여 명에게 이 같은 질문을 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 자리를 없애고 차관보 직위를 신설하는 배경이 궁금해서였다. 그런데 공무원 대부분은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했다. 인사 업무를 담당해 본 한두 명만 어렴풋하게 차이를 알고 있었다. 한국 공직사회에서 차관보와 실장은 계급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두 직급 모두 ‘고위공무원 가급’으로 과거 ‘1급’으로 불렸다. 정무직인 차관 아래 직업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급여도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요한 차이가 있다. 바로 일하는 방식이다. 실장은 국장급 고위공무원 등 부하들을 거느리고 일한다. 조직의 대소사를 관장하고 국실의 최종 결재자다. 굳이 말하자면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에 가깝다. 반면 차관보는 국장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과제 중심으로 현안에 직접 대응한다. 조직 살림에서 벗어나 있는 대신 특정 과제에 집중할 여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특정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이 임명되는 경향이 있다. 취재 중 만난 전직 공무원 상당수는 ‘실장’ 체제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 퇴직 공무원은 “실장 시절 손발이 묶인 채 올라오는 결재만 하다 시간이 갔다.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조직 안정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행안부가 2013년 이후 약 10년 만에 차관보 자리를 신설한 건 기존 국실 체제의 문법으로는 지방 소멸이란 이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조직 논리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차관보는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민간 기업의 애자일(Agile)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도 적절하다. 1 대 1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미국도 전문성 있는 차관보(Assistant Secretary)를 장차관 아래 여러 명 두는 경우가 있다. 한국을 담당하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국 차관보는 전문성과 위상이 우리의 차관급보다 높게 인식되기도 한다. 한양대 김석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은 차관보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우리보다 전문성 있는 차관보를 많이 기용한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문제를 차관보가 실장보다 잘 처리할 것이라 단언할 순 없다. 자리만 만들고 권한을 안 주면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 다만 오랜 기간 노력했는데도 해결이 요원한 저출산 문제, 노동·교육·연금 등 개혁이 절실한 영역, 역할 변화를 모색 중인 통일 분야 등에 차관보를 투입하면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실 출신 차관들이 부처를 틀어쥐고 경직된 운영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지닌 차관보들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고의 인재 전문가에게 권한을 이임하고 믿고 일을 맡기는 시스템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심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행정안전부 내 재난안전본부가 개편되고 지방시대 업무 관련 차관보가 신설된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과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행안부는 재난복구지원국에 기존 수습지원과에 더해 수습관리과를 신설해 강화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정부국’은 ‘디지털정부실’로 확대 개편한다. 지방시대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차관보(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도 신설된다. 조직개편안은 국무회의 등을 거쳐 8월 말 시행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서울시는 15일 낮 12시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78주년 광복절 기념 타종행사를 연다. 올해 타종행사에는 오세훈 시장과 고 김상권 애국지사의 자녀 김순희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을 포함해 총 12명이 참여한다. ‘유관순 횃불상 수상자’인 국립전통예술고 백채현 학생도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4명씩 3개 조로 나뉘어 11번씩 총 33번 종을 치게 된다. 행사에 앞서 식전 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종로구립합창단의 합창 공연과 홍익대 뮤지컬과의 뮤지컬 ‘영웅’ 갈라쇼가 열린다. 시민 참여 부스에선 광복절 관련 문제를 푸는 ‘퀴즈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퀴즈 정답자에겐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 기념품을 준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78주년 광복절 타종행사는 모두 모여 광복의 기쁨을 나누고 순국선열의 애국정신을 미래 세대로 이을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이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길 기대한다”고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엘리트 코스를 밟아야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50대 지인은 최근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듣다 보니 부동산 얘기였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동 아파트들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른바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단지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대개 정부와 지자체는 아파트 재건축을 허가하면서 단지들이 얼마나 공공에 기여하는지를 따진다. 예컨대 임대주택을 더 많이 적극적으로 수용할수록 용적률을 높여주는 식이다. 반면 엘리트 단지들은 재건축 과정에서 이 같은 압박을 뚫고 ‘임대주택 없는 단지’를 관철시켰다. 이 지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엘리트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시장 시절이었다면 반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히는 ‘압구정 3구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용적률, 임대주택 구성 방식 등을 문제 삼아 설계업체를 경찰에 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오세훈표 신통(신속+통합)기획의 소셜믹스(Social Mix) 취지를 압구정 3구역 조합이 훼손시켰다고 보고 있다. 설계에서 임대주택과 일반 분양분을 조합원과 분리한 점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경제적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서 계층 격차가 심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소셜믹스의 정책 취지를 조합이 부정했다는 것이다. 공공보행로를 단지 바깥쪽으로 우회시켜 단지 내 일반인 통행을 제한한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부자 동네와 일반 동네를 노골적으로 가르려는 조합의 이기심이 반영된 설계라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이 뚫리면 서울 전체가 뚫리는 것 아닌가”라며 “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 기간을 대폭 줄이는 대신 조합도 공공에 뭔가는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여당 안팎에서도 주목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보수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몰두하고, 진보는 규제에 집착한다’는 이분법적 인식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진보성향 단체로 분류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기용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여당 관계자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에도 소셜믹스는 초소형 평형에서만 실현돼 한계가 있었는데, 오 시장이 이보다 개혁적인 주택 정책을 추진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파트 단지에서 함께 섞여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 계층 통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과 임대주택이 혼합된 아파트 단지에서 거주민들이 받는 심리적 차별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대표 부촌인 압구정동에서 오 시장의 소셜믹스 실험이 성공하려면 물리적 결합을 넘어설 수 있는 디테일한 정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임대주택도 타워팰리스처럼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구상이 압구정동을 넘어 더 많은 시민들에게 공감받는 길일 것이다.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 등이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기 위해 예산 약 1조5000억 원을 들여 만든 재난안전통신망이 실제로는 기관 내부 무전기처럼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이 통신망으로 기관 간 통신이 이뤄지기까지는 1시간 가까이 걸렸다. 2일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재난안전통신망을 활용한 음성·영상 통화는 약 586만 분 이뤄졌다. 그런데 통신망 도입의 주목적인 지자체, 소방, 경찰 간 통신은 약 5만2300분에 불과했다. 기관 내 통신량인 574만 분의 0.9%에 불과했다. 각 기관이 통신망을 활용해 소통, 공조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 지난달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된 오전 7시 51분으로부터 55분이 지난 오전 8시 46분경에야 재난안전통신망을 이용한 첫 기관 간 공통 통화가 이뤄졌다. 첫 통화에는 충북 흥덕경찰서와 청주시, 충북도, 충북소방본부 등이 참여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재난 관련 기관들이 한 통신망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대응하기 위해 약 1조5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2021년 도입됐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재난안전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관 간 공조에 차질을 빚었는데, 이번 참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며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약 2개월 전인 올 5월 25일 지자체, 경찰, 소방의 통신망 활용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 훈련 외에도 시도·시군구별 훈련을 내실화하며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 등이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기 위해 예산 약 1조4000억 원을 들여 만든 재난안전통신망이 실제로는 기관 내부 무전처럼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이 통신망으로 기관 간 통신이 이뤄지기까지는 1시간 가까이 걸렸다.2일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재난안전통신망을 활용한 음성·영상 통화는 약 579만 분 이뤄졌다. 그런데 통신망 도입의 주 목적인 지자체, 소방, 경찰 간 통신은 약 5만2300분에 불과했다. 기관 내 통신량인 574만 분의 1% 미만이다. 각 기관이 통신망을 활용해 소통·공조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지난달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된 오전 7시 51분으로부터 55분이 지난 오전 8시 46분경에야 재난안전통신망을 이용한 첫 기관 간 공통통화가 이뤄졌다. 첫 통화에는 충북 흥덕경찰서와 청주시, 충북도, 충북소방본부 등이 참여했다.재난안전통신망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재난 관련 기관들이 한 통신망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대응하기 위해 약 1조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2021년 도입됐다.이태원 핼로윈 참사 당시 재난안전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기관 간 공조에 차질을 빚었는데, 이번 참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며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약 2개월 전인 올 5월 25일 지자체, 경찰, 소방의 통신망 활용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 훈련 외에도 시도·시군구별 훈련을 내실화하며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의도 정치권에 남아 있는 훈훈한(?) 문화가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품앗이’다. 법안을 발의하려면 최소 10명의 공동발의자(의원)가 필요한데, 서로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다. 법안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이름을 올리는 게 기본이지만 인지상정으로 도와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당 대표 등 지도부가 발의할 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 때문에 ‘법안 공동발의자 수가 곧 힘’이란 말도 나온다. 그런데 최근 공동발의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의원이 있다. 정당 현수막 무제한 허용을 막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비례대표)이다. 법안 발의 준비를 시작한 지 4개월째인데 공동발의자를 단 1명밖에 못 얻었다. 그나마 같은 당에선 찾지 못해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게 부탁해 이름을 올렸다. 공동발의 요청을 받고 이름을 올렸다 내용을 확인한 후 빠진 의원도 있다. 최 의원은 동료 의원 십수 명에게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공동발의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지역구 의원들은 물론 지역구 입성을 노리는 비례대표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수막’이란 홍보 수단이 필요한 현역 의원들이 국민들의 피로감과 현장의 혼란을 외면한 것이다. 특히 정당 현수막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만 걸 수 있어 도전자를 차단하는 효과도 상당하다. 최 의원은 “평소 가까웠던 의원들이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총선 전인) 지금은 안 된다’고 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행태는 정당 현수막 본연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은 정당의 비용(보조금)으로 만들어야 하고, 정책을 담아야 한다. 하지만 상대 당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낯 뜨거운 자기 홍보가 현수막의 대다수인 게 현실이다. 심지어 자신이 당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단 의원도 있다. 개인 돈으로 현수막을 여기저기 거는 의원도 적지 않다. 현역 의원 눈치를 보는 지자체 공무원들은 편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 금지된 사전 선거운동이 곳곳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이 정당 현수막 문제에 눈을 감은 사이 정치 혐오와 피로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난립한 정당 현수막을 강제 철거하자 지켜보던 시민들은 “속이 시원하다”며 박수를 쳤다. 다른 지자체에선 “우리 동네 현수막도 치워 달라”는 민원이 몰리고 있다. 내년 총선을 노리는 현역 의원들은 정당 현수막이란 수단을 스스로 놓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 ‘현수막이 오히려 역효과’라는 인식을 의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길을 걷다 불쾌감 또는 민망함을 안겨주는 현수막을 잘 기록해 두는 건 어떨까. 그리고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거나 총선에서 찍어주지 않는 것이다. 후보들이 다 현수막을 걸었다면 그나마 덜 원색적인 현수막을 걸었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정당 현수막이 동네 거리에서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른다.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더, 더, 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안전계. 담당 경찰 목소리에 따라 숨을 불어넣던 기자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어 음주측정기 화면의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찰은 약 10초 뒤 최종 수치를 확인하더니 “0.031%로 면허정지 수치”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이 시행되는 등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면서 운전자 사이에선 개인이 온라인 등에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음주측정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주량과 몸무게를 직접 휴대전화에 입력해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하지만 휴대용 음주측정기와 앱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본보 기자 2명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휴대용 음주측정기 3개를 구입해 실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에 사용하는 음주측정기와 정확도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경찰은 ‘면허정지’, 휴대용은 ‘훈방조치’ 포털 사이트에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검색하면 ‘고성능 숙취측정’, ‘정확성 보장’ 등의 문구와 함께 수만 개의 제품이 검색된다. 크게는 △스마트폰 연결형 △스마트폰 앱 연동형 △스마트폰과 관계 없는 건전지형 등으로 나뉜다. 가격도 1만 원 이하의 저렴한 제품부터 10만 원 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본보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1만 원 이하의 A 측정기, 건전지형인 2만 원대 B 측정기,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10만 원대 C 측정기를 구입해 성능을 실험했다. 실험에 참여한 남녀 기자는 체격과 평소 주량을 감안해 각각 소주 1병과 500mL맥주 1캔(남성), 소주 반병과 500mL맥주 1캔(여성)을 마셨다. 음주 후 1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남성 기자가 스마트폰에 연결된 A 측정기에 입을 가져다 대고 약 10초간 숨을 불어넣었다. 측정기 화면에 표시된 수치는 0.02%였다. 건전지를 넣어 손에 들고 측정하는 B 측정기를 사용했을 때는 0.019%가 나왔다. 이를 보던 경찰은 “정말 소주 1병 이상 마신 게 맞느냐. 이 정도면 훈방 조치 수준”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C 측정기를 불자 0.027%로 수치는 다소 높게 나왔지만 여전히 단속 기준 아래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은 면허정지, 0.08% 이상은 면허취소에 해당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찰이 사용하는 음주측정기를 사용했을 때는 면허정지 수치인 0.031%가 나온 것이다. 경찰이 사용하는 측정기에서 0.028%로 아슬아슬하게 단속 기준을 밑돌았던 여성 기자도 휴대용 측정기에선 0.011∼0.023%가 나왔다. 남녀 기자 모두 휴대용 측정기 수치가 경찰 측정기보다 낮았던 것이다.● “직접 입력하는 앱이 가장 부정확” 측정을 도와준 경찰은 “휴대전화 앱과 연동되는 C 측정기의 경우 실제 경찰이 쓰는 측정기와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이라 그나마 정확도가 높았다”면서도 “다만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직접 확인한 것처럼 정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맹신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관리 감독의 문제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사용하는 음주측정기는 4개월에 한 번씩 성능을 점검해 필요한 경우 교정을 한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경찰 장비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성능 점검을 주기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확도가 가장 떨어지는 건 성별, 몸무게, 마신 술의 양을 직접 입력해 계산하는 혈중알코올농도 계산 앱이었다. 여러 번 되풀이해서 계산했음에도 남성 기자는 0.57%, 여성 기자는 0.27%라는 비현실적인 수치가 나왔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았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음주운전 단속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셨다면 휴대용 음주측정기에 의존하지 말고 운전대를 아예 안 잡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음 날 숙취운전 때 참고는 가능” 경찰은 휴대용 측정기를 구입할 경우 가격이 좀 나가더라도 가급적 정확도가 높은 측정기를 구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또 음주 직후가 아닌 다음 날 아침 숙취운전이 걱정될 때 술기운이 남아 있는지를 체크하는 정도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저녁 및 심야시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아침이나 점심 때 숙취운전으로 인한 음주운전 사고는 늘고 있다. 경찰청의 ‘시간대별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올 1∼6월 전체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58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35건)에 비해 17.4%가량 줄었다. 이는 저녁·심야 시간으로 분류되는 오후 6시∼오전 6시 음주운전 사고 건수가 5574건에서 4312건으로 22.6%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주간 시간대인 오전 6시∼오후 6시 사고는 지난해 1561건에서 올해 1578건으로 소폭(1.1%) 늘었다. 경찰청에 음주측정기를 납품하는 제조업체 관계자는 “과음한 경우 다음 날에도 혈중알코올이 감지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음주측정기는 숙취운전 예방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음주운전 못지않게 숙취운전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다음 날 휴대용 측정기를 사용해 보고 조금이라도 알코올이 감지된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 먹은 다음날 무심코 운전대… 시동 안걸려 대중교통 탔죠”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체험단도로교통공단, 20명 시범 운영국회선 제도 도입 본격 논의중 “부끄러운 얘기지만 예전에 음주운전으로 두 번 적발된 적 있어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체험단에 참여했습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7)는 지난달 도로교통공단(공단)에서 진행하는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시범 캠페인에 참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씨는 2021년 4월 자신의 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차를 타고 집 앞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차에서 잠들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는데 2016년에도 음주 후 차 안에서 잠든 적이 있어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이후 2년 동안 면허 취득이 금지됐던 박 씨는 올 4월 면허 재취득을 위해 공단을 찾았다. 그때 그의 눈에 ‘음주운전 방지장치 국민 체험단 모집’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박 씨는 “두 번이나 실수를 반복한 스스로에게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논의 중이라고 들었는데 그와 별개로 개인적으로라도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달아야겠다는 생각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전날 술을 마신 후 아침에 차에 탔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걸 보고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지난달 경찰청, 오비맥주, 센텍코리아, 디에이텍과 함께 국민 체험단 20명의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시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는 운전자가 차에 탈 때마다 설치된 음주측정기를 활용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일정 기준치 이상이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한다. 올 4월 배승아 양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등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이어지자 본보 등이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국민 체험단으로 선정된 참가자 20명은 본인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고 3개월간 체험을 진행 중이다. 공단 관계자는 “체험 기간 수집된 모니터링 데이터와 참가자 대상 설문 답변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의 국내 적용 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동잠금장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입법에 앞서 선제적으로 구입하거나 체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소속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지난달 시동잠금장치 제조업체 디에이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운송 차량 10대에 장치를 설치했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후 본격 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남쪽으로 건너와서 이런 꼴을 볼 줄 몰랐다.” 북한에서 정치 선전물을 쓰는 일(특관원)을 했던 탈북자 A 씨는 최근 대한민국 곳곳을 뒤덮은 정당 현수막을 보면 기가 찬다고 했다. 북한에서나 보던 원색적 문구들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평양에서나 하는 구식 선전·선동을 인터넷과 모바일 강국인 남한 정치인들이 왜 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2대 총선을 280일 앞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현수막 공화국’이다. 올 5월 행정안전부의 ‘현수막 설치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사거리와 횡단보도마다 덕지덕지 붙은 현수막에 시민들은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호소한다. 노골적 상대 비방이나 자기 홍보가 많아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도대체 왜 이런 문구를 매일 보며 살아야 하느냐”며 분노를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정치 현수막 무제한 허용은 순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원색적 비방이 주를 이루는 문구는 오히려 시민들이 문제의 본질을 알기 어렵게 한다. 극단의 시각을 부각시켜 사회를 분열시킬 뿐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비꼰 ‘더불어 비리 비호당’,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지적한 ‘대통령 때문에 못 살겠다!’ 등이 그렇다. 한 재선 의원은 “당에서 지역구에 문구를 하달하면 전국에 같은 문구가 걸리는데, 그러다 보니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나 다양한 시각은 배제되기 일쑤”라고 했다. 정당 현수막이 여의도의 고인 물을 유지하는 측면도 있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만 현수막을 게재할 수 있어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자체들도 현역 의원들의 심기를 거스를까 싶어 몸을 사린다. 실제로 경기 북부의 한 현역 의원은 홍보 현수막 수십 개를 지역에 도배했다. 게재 기한(15일)을 훌쩍 넘겨도 떼지 않자 정치 지망생들이 시청에 “단속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들은 “당사자에게 직접 전화하라”고 했다. 한 정치 지망생은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은 정당 돈으로 해야 하는데, 현역 의원들이 정당법을 위반하며 개인 돈을 투입해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A 씨는 “북한의 정치 선전물에서 체제의 모순이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했다. 예컨대 ‘일당백으로 뭉치자’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리면 인민들은 “또 시작”이라며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후 인민반장 등 중간 간부들이 모여 실천 방안을 찾는다며 논의한 후 결국은 김치, 쌀, 옥수수 등 충성 물품들을 걷어가기 때문이다. A 씨는 “공개적으로는 쉬쉬해도 북에서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있는 자리에선 선전물을 욕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한국은 어떤가. 극단의 정치와 혐오를 부추기는 정당 현수막은 이미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현수막 내용을 알게 되면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에 감탄할까?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오죽하면 전체주의에 신음하다가 건너온 탈북자마저 “신물 난다”고 하겠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가 관련법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자율주행차, 정말 안전한가요?” 이르면 연내에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선 핸들을 잡고 있지 않아도 되는 레벨3 자율주행차가 일반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적지 않다.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운전 중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해도 되나. “고속도로 등 자율주행 모드가 허용되는 구간에선 가능하다. 지난해 4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사용해 운전하는 경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방송 등 영상물 시청 금지, 영상표시장치 조작 금지 등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경찰은 이르면 연내에 출시되는 국내산 레벨3 자율주행차의 경우 정부의 안전 기준 조건을 충족해 해당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운전 중 술을 마시거나 자도 되나. “음주운전은 여전히 금지된다. 경찰은 레벨3 자율주행차의 경우 비상시 운전자가 대응해야 하며, 자율주행 모드가 허용되지 않는 구간도 있는 만큼 기존의 음주운전 규제를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같은 이유로 잠을 자서도 안 된다. 제조사들은 자율주행차에 운전자 모니터링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눈 깜박임, 머리나 몸의 움직임 등을 감지해 수면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그러다 이상반응을 감지하면 시끄러운 알림음을 내거나 안전띠 조이기 등의 방식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핸들을 안 잡은 상태에서 시속 몇 km까지 달릴 수 있나. “국토교통부의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기준’에 따르면 레벨3 자율주행 모드로 국내에서 운행 가능한 최고 속도는 시속 110km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도로마다 정해진 최고 속도를 초과할 순 없다.” ―주행 중 갑자기 낙하물이 덮쳐도 괜찮나. “자율주행 차량에는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의 센서가 탑재된다. 센서들이 감지한 위험이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대응 가능한 돌발 상황이라면 속도를 낮추면서 운전자의 개입을 요청하게 된다. 대응하지 못할 정도의 급박한 상황이라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즉시 차량을 세우게 된다. 제조사들은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돌발 상황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때문에 운전자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라도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빵, 빵∼!’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4단지 사거리. 기자가 탄 자율주행차가 주황색 신호에 멈추자 따라오던 택시가 경적을 울려댔다. 자율주행차는 신호가 바뀔 때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해 ‘무리한 좌회전’ 대신 ‘정지’를 선택했는데, 택시기사는 ‘속도를 더 내서 갔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자율주행차와 일반차 운전자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날 기자는 현대차동차의 자율주행 관련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의 지원을 받아 자율주행차를 체험했다. 항상 핸들을 잡을 필요가 없고, 전방을 계속 주시할 의무도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였다. 체험 주행을 한 30여 분 동안 자율주행차는 대체로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였다. 교통법규를 100% 완벽하게 지키면서 큰 불편없이 서울 시내를 누빌 수 있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모범 운전은 다른 운전자들의 답답함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는 시속 40km 중반대로 달렸는데, 이를 못 참은 운전자들이 연이어 추월하면서 앞질러 갔다. 기자가 답답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 파란불이 들어온 후 앞 차량이 10초가량 출발하지 않았는데 자율주행차는 경적을 울리지 않고 계속 기다렸다. 기자가 조급한 표정을 짓자 체험에 동행한 안전요원은 “자율주행차 보급이 확대되면 이와 유사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이 공존하려면 서로 간 이해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르면 연내 본격 자율주행 시대 열린다 자동차 업계에선 연내에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높다. 조만간 운전 중 핸들을 잡지 않고, 전방주시를 안 해도 되는 ‘레벨3’ 자율주행차를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제네시스 G90을 올 하반기(7∼12월)나 내년 상반기(1∼6월)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 5월부터 레벨3 자율주행차 EV9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상암동, 청계천, 세종시 등에서 기술연구와 테스트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레벨3 자율주행차가 전국 곳곳을 달릴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현행 규정상 레벨2∼4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 등 지정된 구간에서만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레벨에 따라 운전자가 느끼는 차이는 크다. 레벨2에선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하고 핸들도 잡고 있어야 한다. 핸들을 놓으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레벨3는 비상 상황이 발생해 시스템이 요청할 때만 핸들을 잡으면 된다.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기자가 체험했던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 간 마찰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와 정부 안팎에선 일반 차량의 배려를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등을 달거나, 라이트 색을 다르게 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추월 등 위험 운전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일반차와 조화롭게 달리기 위한 교통안전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제조사들도 자율주행 기술이 현실에 적용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전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운전자가 안전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무 사항을 명시하고, 도입 초기 국민 보호 차원에서 제조사 외 제3자가 안전성을 재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논란 불거질 듯 자율주행 시대 도래에 따른 다른 걱정거리도 있다. 먼저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차를 구입한 이들이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하다 일어난 일을 왜 내가 책임지느냐”고 반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법규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르면 교통사고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지게 돼 있다. 사고가 나도 운전자가 기술 결함과 사고 간 인과관계 등을 밝혀야 한다. 사실상 제조사에 책임을 묻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2016년 5월 미 플로리다주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차량이 맞은편 대형 트럭과 충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자율주행 시스템이 흰색 트럭과 하늘을 구분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명됐지만 미 교통 당국은 결함이 아닌 기술적 한계라고 판단하고 운전자 과실로 결론내렸다. 예를 들어 제조사가 매뉴얼에 ‘자율주행차 운전자에게 안전운전 의무가 있다’는 문구를 삽입할 경우 제조사의 책임 회피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연구원의 황현아 손민숙 연구원은 올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존에 하드웨어만 공급하던 제조사가 이제는 소프트웨어까지 관리하는 만큼 제조사에 더 강한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대부분 가기 싫어한다. 있던 사람들은 나가려 한다.” 행정고시 출신 중앙부처 공무원 A 씨는 정부 내에서 소위 ‘잘나가는 부서들’의 요즘 분위기를 두 마디로 요약했다. 대통령 관심이 높은 정책을 다루거나, 주요 국정과제를 담당하는 곳을 피하려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과제를 다루는 교육·노동·연금 담당 부서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고 한다. 젊은 공무원뿐 아니라 중간 간부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stance)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경고한 뒤 이런 분위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힘든 곳에서 일하면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옛말이 됐다”며 “급여는 같은데 일만 고되고 삐끗하면 눈 밖에 날 수 있으니 대부분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경고 직후 실제로 원전 등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교체됐다.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고시 출신 차관을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대통령실 비서관들로 교체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과거 정부에선 임기 1년 차에 주로 이뤄졌던 실장급 고위공무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뒤늦게 진행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당시 힘을 받았던 보건복지부는 최근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실장급 인사가 대기발령 조치되면서 사기가 크게 꺾였다고 한다. 코로나19 외국인 생활시설 관련 감사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과거에 적극 행정 하라고 강조하던 사안을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감사하면 어느 공무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공포 분위기’ 조성으로 공직사회 기강을 잡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 정부에 대한 과도한 코드 맞추기가 다음 정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 지우기를 경험한 공직사회이기에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몸을 잔뜩 웅크리거나 드러누울 공산이 크다. 한 여당 관계자도 “안 그래도 보신주의가 팽배한 공무원들인데 국회 권력이 여당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군기 잡기가 통할지 걱정”이라며 “현 집권 세력 앞에서 보이는 공무원들의 ‘위장 군기’의 뒷면에 ‘복지부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영혼 없이 밥그릇만 챙기는 공무원들을 다잡아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호통과 채찍만으로는 공직사회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오히려 국민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 있는 ‘영혼 있는’ 공무원까지 등을 돌릴 수 있다. 공개적으로 ‘코드 맞추기’를 압박하기보다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고 ‘실패할 기회’를 보장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공직사회를 적으로 돌리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힘으로만 국정을 밀고 나가기엔 아직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40대 김모 씨는 지난달 서울 잠수교 인근 한강공원에서 전기자전거를 타다 큰 사고를 당했다. 커브 구간을 돌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다른 전기자전거와 정면충돌한 것이다. 김 씨는 충돌 직후 공중에서 한 바퀴 돌고 지면에 떨어졌다.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도 목 신경이 손상돼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전치 5주에 달하는 부상을 입었지만 ‘스로틀(Throttle)형’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사고 전 여러 차례 보험회사에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란 말을 들었다”며 “보험 적용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전기자전거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사각지대 놓인 전기자전거 모터를 장착한 전기자전거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련 사고도 늘고 있다. 최대 시속 25km까지 달릴 수 있다 보니 사고 발생 시 부상도 심한 편이다. 하지만 전기자전거 관련 사고는 따로 집계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8일 “아직 전기자전거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그렇다 보니 보급 현황과 사고 건수, 단속 통계 등도 따로 없다”고 했다. 신종 모빌리티 수단이다 보니 관련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같은 전기자전거라도 일부는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일부는 자전거로 분류된다. 먼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손으로 레버를 돌리면 모터가 작동하는 스로틀형은 PM으로 분류돼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페달을 돌릴 때만 모터가 작동되는 파스(PAS·페달보조)형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로 분류돼 자전거법을 적용받는다. 분류가 다르니 적용되는 규제에도 차이가 있다. 스로틀형 전기자전거는 전동 킥보드 등 다른 PM과 비슷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탈 수 있고, 13세 미만은 탈 수 없다. 탈 때는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 안 쓰면 벌금이 부과된다. 야간에 전조등과 후미등 없이 주행하면 1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파스형 전기자전거의 경우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이 같은 규제를 모두 적용받지 않는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전기자전거지만 법 적용에서 차이가 크다 보니 현장에서 혼란이 심한 상황”이라며 “신종 모빌리티 출현에 따른 법적 공백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어려운 스로틀형전기자전거의 법적 공백은 이용자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전기자전거 동호회 등에선 “스로틀형의 경우에도 파스형인 것처럼 위장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 등의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6일 한강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스로틀형 전기자전거 이용자는 “가끔 경찰을 만나면 페달을 밟는 척하며 단속을 피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전기자전거 이용자 상당수는 안전 장비도 잘 착용하지 않는다. 특히 공유 전기자전거의 경우 대부분 헬멧 등 안전 장비 없이 이용한다. 올 3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역 주변 40개 장소에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 시민 115명 중 단 1명만 개인 안전모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가입도 쉽지 않다. 특히 스로틀형 전기자전거의 경우 국내에서 보험을 취급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김태현 씨(33)는 “스로틀형은 각종 안전 장비 착용 의무가 부여되지만 정작 보험 가입은 어렵다”며 “이 때문에 페달을 좀 돌리더라도 자전거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파스형을 타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자전거 안전 규제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전을 위해 스로틀형과 마찬가지로 파스형에 대해서도 안전모 착용 등을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스로틀형과 파스형을 오갈 수 있는 전기자전거도 나오는 만큼 규제를 달리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당장 규제를 통일할 수 없다면 안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파스형의 경우 최고 속도를 시속 25km 이하에서 시속 20km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에너지가 생성되는 전기차 충전 방식을 전기자전거에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은 배터리를 아낀다며 브레이크를 잘 안 잡는 경향이 있는데 브레이크를 잡을 때마다 충전되는 회생제동 장치가 도입되면 좀 더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 트럭 대신 ‘화물용 전기자전거’ 뜬다 택배용 트럭보다 탄소 배출량이 약 22% 적은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최근 친환경 배송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상 화물차 진입을 막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전거가 주요 운송수단으로 활용되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친환경 모빌리티가 확산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선 이미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 DHL 등 글로벌 물류 대기업도 화물용 전기자전거 활용을 늘리고 있다. 전 세계 화물용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약 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한 리서치 회사는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11.4%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에선 쿠팡 등이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시범도입하고 활용도를 점검 중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에 발맞춰 배달, 화물 등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아직은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본격 양산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생산을 본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탄소배출 저감 수단으로 화물용 전기자전거에 주목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올 4월 회의를 열고 화물용 전기자전거 도입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규제 개선 및 제도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실증 결과 및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중량, 속도 등 세부 안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화물용 전기자전거의 신고, 보험 가입 의무 등 관리 기준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안전 기준과 면허, 주행 기준 등을 검토한다. 다만 화물용 전기자전거 도입을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전기자전거는 동체가 ‘30kg 미만’이어야 한다. 승객용만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화물용 전기자전거에 한해 동체 중량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독일은 화물용 전기자전거의 중량을 300kg 미만, 프랑스는 650kg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은 아예 무게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중량 규제가 완화될 경우 그에 걸맞은 안전규정 확보도 필요하다. 무게를 늘리는 만큼 사고 위험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일반 도로에서 달릴 때는 시속 25km 이하로 제한하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활용해 아파트 내에 진입해 운행할 때는 시속 10km 이하로 속도를 제한하는 등 세심한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