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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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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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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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야구 대부’ 이만수의 꿈… “이번 대회서 한국과 맞붙고 싶다”

    “뒤는 내가 책임질 테니 아무 걱정 말고 1승만 하라고 했다.” ‘라오스 야구 전도사’ 이만수 전 SK(현 SSG) 감독(65)은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중국 항저우로 24일 건너가 라오스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이 전 감독은 올해는 대표팀 ‘스태프 총괄 책임자(Head of Staff)’로 함께한다. 야구 세계랭킹 75위 라오스는 26일 태국(70위), 27일 싱가포르(74위)와의 예선전에서 아시안게임 첫 승에 도전한다. 두 경기 중 한 번만 이기면 조별리그(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재정이 열악한 라오스 야구협회 사정상 현지 숙박비를 예선전까지만 배정한 것. 이에 이 전 감독은 “본선 진출 후 비용은 내가 어떻게든 마련할 테니 1승만 하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그 1승이 라오스에 야구 붐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오스 야구 10년의 기적올해는 이 전 감독이 라오스에 야구의 씨앗을 뿌린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는 SK 감독에서 물러난 2014년 가을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를 찾아 야구 보급에 매진해 왔다. 야구 재능 기부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사단법인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운 이 전 감독은 라오스 최초의 야구팀 라오제이브러더스를 창단했고, 이 팀을 이끌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도 출전했다. 당시 첫 상대는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태국이었다. 라오스는 국제무대 공식 데뷔전이었던 태국과의 경기에서 0-15, 6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스리랑카와의 2차전에서는 팽팽한 경기 끝에 10-15로 졌다. 이 전 감독은 “전력상으로는 태국에 0-30으로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6회까지 버텼고, 스리랑카와는 대등한 경기를 했다”며 “당시 우리 선수들은 야구장이 없어 축구장에 선을 긋고 훈련했다. 이제는 수도 비엔티안에 한국 기업이 지어준 어엿한 야구장이 있다. 1승이 쉽지는 않겠지만 5년 전처럼 호락호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감독의 또 다른 목표는 내친김에 싱가포르까지 이겨 2연승을 하는 것이다. 라오스가 예선 1위를 하면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홍콩, 대만이 속한 B조에 편성된다. 1승 1패면 일본 등이 있는 A조로 가게 된다. 이 전 감독은 “전지훈련 등을 통해 여러 번 방문한 한국은 라오스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승패를 떠나 이왕이면 한국 선수들과 멋진 경기를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라오스 대표팀은 올해 5월 한국을 방문해 국내 중고교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경험을 쌓았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이달 초 라오스 대표팀에 6000만 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 붐을”이 전 감독은 올봄부터 “라오스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 승을 거두면 비엔티안 대통령궁에서 속옷만 입고 뛰겠다”는 공약을 했다. SK 수석코치 시절이던 2007년 인천 문학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했던 ‘팬티 퍼포먼스’를 재연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감독이 라오스 야구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것은 인도차이나반도 전체에 야구를 전파하고 보급하려는 장기적인 목표 때문이다. 그는 “처음 라오스 땅을 밟으면서 20년에 걸쳐 인도차이나반도 전체에 야구를 전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라오스 대표팀이 자리를 잡는 데 10년이 걸렸다. 앞으로 10년은 라오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야구를 보급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2021년에는 베트남야구협회가 설립됐다. 이 전 감독은 올 11월에는 캄보디아로 건너가 야구팀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만간 미얀마에도 야구를 전파할 계획이다. 그는 “야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받았다. 지금도 야구 유니폼을 입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힘 닿는 한 야구로 받은 사랑을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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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격 男 러닝타깃, 北 제치고 단체전 金 쐈다

    정유진(청주시청), 하광철(부산시청), 곽용빈(충남체육회)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격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m 러닝타깃 정상 단체전에서 북한에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 선수는 25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10m 러닝타깃 정상 단체전에서 1668점을 합작해 5개 참가국 가운데 1위를 했다. 이번 대회 사격에서 나온 한국의 첫 금메달이다. 한국 사격이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단체전 정상에 오른 건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5년 만의 국제 종합대회 복귀전에서 첫 금메달을 노렸던 북한은 경기 막판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금메달을 놓쳤다. 북한의 마지막 사수로 나선 유성준이 최종 58∼60번째 사격에서 각각 9점, 7점, 8점으로 미끄러지며 한국에 동점을 허용했다.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1668점을 기록했지만 39차례의 ‘이너 텐(Inner Ten·10점 정중앙)’을 쏜 한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너 텐 29차례를 기록한 북한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은 1667점을 기록한 인도네시아가 가져갔다. 정유진이 565점으로 팀 내 최다 점수를 올렸고 곽용빈(554점)과 하광철(549점)이 뒤를 이었다. 정유진은 응우옌투언안(베트남)과 치른 슛오프에서 이겨 개인전 동메달도 땄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포함해 앞선 4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정유진은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이자 대회 5연속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홍승표 한국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베일에 싸인 측면이 있고, 2018년 창원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리가) 완패하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초반부터 계속 앞선 북한이 우승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판에 뜻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의 금메달이 특별했던 것은 열악한 환경을 딛고 아시아 정상을 밟았기 때문이다. 옆으로 이동하는 표적을 맞히는 이 종목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후 이 종목 선수가 크게 줄면서 국내 대회인 전국체전에서도 한때 시범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 대한사격연맹에 등록된 이 종목 선수는 10명(남자 8명, 여자 2명)뿐이다. 남자 선수 8명 가운데 2명은 사실상 은퇴한 상태다. 등록 선수 6명 중 3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합작하며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은메달 2개,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며 이날 하루에만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남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 박하준은 개인전에서 샹리하오(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고 단체전에서도 김상도(KT), 남태윤(보은군청)과 함께 은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는 송종호(IBK기업은행), 김서준(경기도청), 이건혁(국군체육부대)이 팀을 이뤄 단체전 은메달(1734점)을 따냈다.항저우=강동웅 leper@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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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에도 ‘꽁지머리’ 김병지 “절식-운동으로 건강 유지”[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프로축구 K리그 통산 최다 경기 출전 기록(706경기) 보유자인 김병지 강원FC 대표(53)는 30년 넘게 노란색 ‘꽁지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도 3주에 한 번씩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염색을 새로 한다. 이 헤어스타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놀기 좋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술과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고 있다. 선수 땐 경기력 유지를 위해 오후 8시 이후 개인 약속도 잡지 않았다. 프로 선수 생활을 했던 24년간 그는 몸무게를 78kg으로 한결같이 유지했다. 그는 “45세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나이에도 골키퍼로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이를 먹을수록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더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 저녁 자리에 갈 때 그는 숙소에서 책을 읽었다. 요즘도 그는 책을 많이 읽는다. 출장을 갈 때도 책을 항상 갖고 다닌다. 경제 서적, 축구 대가들의 자서전, 인문학 서적, 시집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일본 교세라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란 분이 쓴 ‘왜 일하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님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도 봤다”며 “어떤 일이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축구 해설위원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거친 그는 강원 대표로 일하면서 한 방송사의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 ‘꽁병지TV’라는 유튜브 활동도 이어가고, 자신의 이름을 딴 ‘김병지 축구교실’도 운영한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건강관리에 꾸준히 신경을 쓴다. 축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내 김수연 씨와 함께 러닝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한다. 아마추어 축구팀 ‘꽁병지’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공을 찬다. 체중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보통 아침 겸 점심과 이른 저녁으로 하루 두 끼를 먹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과식을 할 때에는 15시간 이상 간헐적 단식을 한다. 그는 “배고픔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 배가 고파도 곧바로 배를 채우지 않고 최대한 기다린 뒤에 조금씩 먹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구리시에 있는 한 베이커리 카페의 바깥주인이기도 하다. 아내 김 씨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그의 헤어스타일을 닮은 알파카 다섯 마리가 있어 ‘알파카 카페’로도 유명하다. 그는 “쉬는 날에는 이곳에 와서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알파카와 놀기도 한다. 내게는 최고의 힐링”이라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그는 “당연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대학도 못 간 내가 직장인 팀을 거쳐 프로 선수가 돼 오랫동안 뛰지 않았나. 목표와 꿈이 있었기에 이뤄진 것”이라며 “축구가 내게 준 은혜가 너무 많아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구단주가 돼 축구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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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안 마시는 ‘706경기 레전드’ 김병지가 와인 100병을 모은 이유는[이헌재의 인생홈런]

    국내 스포츠 스타 중 염색을 가장 먼저 한 선수는 누구였을까. 여러 의견이 존재하지만 ‘꽁지머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스타 김병지 프로축구 강원 대표(53)가 ‘염색 1세대’ 중 한 명인 건 분명하다.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그는 길게 기른 뒷머리에 노란색 염색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당시만 해도 염색한 머리는 환영은커녕 불편한 시선을 받을 때다. 연예인들도 다시 머리를 까맣게 물들인 후에야 방송 출연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시기에 신인에 가까운 젊은 선수가 ‘노랑머리’로 나타났으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실력은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워낙 무명이다 보니 존재감 자체가 아예 없었다. 김병지라는 선수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드러내기 위해 일종의 모험을 한 것이다. 다행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며 웃었다. 고교 시절 골키퍼로는 키가 작았던 김 대표는 프로는 물론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했다. 그가 가장 처음 몸담은 팀은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회사의 직장 축구팀이었다. 그곳에서 운동과 일을 병행하던 그는 상무에 입대한 뒤 실력이 부쩍 늘었고, 상무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할 수 있었다. 어렵게 프로의 꿈을 이룬 그로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려 했다. 다행이었던 건 독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차범근 감독이 당시 울산 현대의 감독을 맡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럽 선수들과 함께 생활한 차 감독은 선수의 머리 색깔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지도자였다. 감독이 이해를 해주니 코칭스태프나 고참 선배들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바로 그 노란색 꽁지머리로 2015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K리그 통산 최다 출전(706경기), K리그 통산 최다 무실점(229경기), K리그 최고령 출전(45년 5개월 15일), K리그 올스타전 역대 최다 출전(16회) 등 각종 기록을 모두 세웠다. 골키퍼로 3골을 넣으며 K리그 골키퍼 통산 최다 득점 기록도 갖고 있다. 은퇴 후 그는 축구 해설위원,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거쳐 올해부터는 프로축구 강원의 대표를 맡고 있다. 동시에 축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으며 ‘꽁병지TV’라는 유튜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김병지축구교실’도 전국 곳곳에 운영한다. 축구 국가대표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축구국가대표의 대표 이사장 자리도 물려받았다. 어느덧 50대가 된 그이지만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꽁지머리는 여전하다. 그는 “20일에 한 번 미장원에 간다. 커트를 하고 염색도 새롭게 한다”고 했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중에는 여전히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놀기 좋아하고, 술도 좋아할 것 같다는 것이다. 여전히 톡톡 튀는 헤어스타일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솔직한 어법, 골키퍼로서 드리블을 하다가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 장면 등이 섞여 그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선수 때나 지금이나 자기관리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다. 선수 시절 그는 술과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다음 날 경기력 유지를 위해 저녁 8시 이후에는 개인 약속도 잡지 않았다. 프로 선수 생활을 했던 24년간 그는 몸무게를 78kg으로 한결같이 유지했다. 그는 “45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나이에도 경기에 뛸 수 있는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기 위해 더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했다. 그는 저녁 약속 자리에 가지 않는 대신 그 시간에 책을 많이 읽었다. 본격적으로 독서에 흥미를 느낀 건 상무 시절이었다. 당시 내무반에 있던 책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읽었다. 요즘도 그는 여전히 책 읽기를 좋아한다. 출장을 갈 때도 책을 항상 갖고 다닌다. 그는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처음 몇 부분만 읽어도 끝까지 읽어야 할 책인지 아닌지 감이 온다”고 했다. 강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요즘은 경제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다. 축구 대가들의 자서전도 읽고 인문학 서적이나 시집도 본다. 그는 “최근에는 일본 교세라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란 분이 쓴 ‘왜 일하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님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도 봤다”며 “어떤 일을 하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인다역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그는 건강 관리에도 꾸준히 신경을 쓴다. 그가 주도해서 만든 축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내 김수연 씨와 함께 러닝을 하고, 1시간 가량 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한다. 그가 만든 아마추어 축구팀 ‘꽁병지’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공을 찬다. 그는 “축구 예능프로그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함께 운동을 한다”고 했다. 생활 속에서도 몸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틈나는 대로 팔과 다리 스트레칭을 하며 유연성을 유지하려 애쓴다. 아파트 6층인 집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간다.그는 체중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보통 아침 겸 점심과 이른 저녁으로 하루 두 끼를 먹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식생활 습관이 깨지기 일쑤다. 어쩔 수 없이 과식을 할 때에는 15시간 이상 간헐적 단식을 한다. 그는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 체중 조절이 정말 힘들다. 예전 같으면 많이 먹으면 그만큼 운동을 해서 빼면 됐다. 요즘엔 시간 관계상 그렇게 하질 못하니 과식을 한 뒤엔 최대한 먹지 않으려 한다”며 “배고픔을 즐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배가 고플 때 곧바로 배를 채우지 말고 최대한 기다린 뒤에 조금씩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그는 ‘자격증 부자’이기도 하다. 마산공고 재학시절 선반기능사와 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딴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는 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1종 대형면허와 트레일러 운전을 할 수 있는 1종 특수면허도 땄다. 그는 “선수 시절 감독님들이 어린 선수들과 함께 룸메이트를 시키곤 했다. 어린 선수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내가 운전면허 시험장에 데려다주곤 했다. 아이들이 운전면허를 딸 때 나는 대형면허 등을 취득했다”며 “모든 사람이 다 바쁘다고 하지만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든지 있다. 축구를 안 해도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그는 경기 구리시에 있는 ‘파차’ 카페의 바깥주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문을 연 베이커리 카페인 이곳은 아내 김 씨가 운영한다. 그의 헤어스타일을 닮은 알파카 다섯 마리가 있어 ‘알파카 카페’로도 유명하다. 그는 “모처럼 쉬는 날에는 이곳에 와서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알파카와 놀아주기도 한다. 내게는 최고의 힐링”이라고 말했다. 선수, 행정가로 남부럽지 않은 축구 인생을 살아온 그의 마지막 꿈은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그는 “당연히 힘든 일인 것을 안다. 하지만 대학도 못 간 내가 직장인 팀을 거쳐 프로 선수가 돼 오랫동안 뛰지 않았나. 목표와 꿈이 있었기에 이뤄진 것”이라며 “축구가 내게 준 은혜가 너무 많아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구단주가 돼 축구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당장은 강원의 대표이사로서 좋은 성적과 함께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던 그는 요즘 틈나는 대로 와인과 위스키 등을 모으고 있다. 와인은 벌써 100병도 넘게 모았다. 그는 “언젠가는 좋은 사람들과 편하고 기분 좋게 한 잔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좋은 일이 생겨 기쁨의 술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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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진 구단주도 못 막은 SSG연패…AG 전격 발탁 롯데 윤동희에 막혔다[어제의 프로야구]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신세계 부회장)는 22일 심판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을 직접 방문했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 다툼을 벌이던 SSG는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상황. 매 경기가 중요한 SSG이지만 21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는 심판의 잘못된 판정 영향으로 1-2로 패했다. 0-1로 뒤진 8회 말 1사 만루에서 박성한의 직선타에 맞은 1루심 우효동 심판위원이 인플레이 상황에서 경기 중단을 뜻하는 볼 데드를 선언했고, 1루 주자 한유섬은 그대로 1루에 멈췄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KBO는 우효동 심판위원에게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승부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SSG 구단에 따르면 정 구단주는 허구연 KBO 총재와 만나 “선수들이 죽을힘을 다해 뛰고 팬들이 목이 터지게 응원하는 건 경기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제 때문이다. 우리 구단뿐만 아니라 공 하나에 인생을 건 선수들을 위해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구단주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SSG는 이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안방경기에서도 2-5로 패하며 다시 연패에 빠졌다. 전날까지 가까스로 5위를 유지하던 SSG는 이날 패하며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롯데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멤버인 투수 박세웅과 외야수 윤동희였다. 롯데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 박세웅은 6이닝 동안 2개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8승(7패)째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이날 KIA 이의리를 대신해 대표팀에 전격 발탁된 윤동희의 활약이 빛났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한 윤동희는 1회부터 우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윤동희는 3회에는 좌중간 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9회에는 좌중간 2루타를 때리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2 동점이던 1사 만루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결승 타점까지 올렸다. 외야수가 부족한 대표팀 사정상 투수 이의리의 대체 선수로 전격 발탁된 윤동희는 “기회가 온 만큼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많이 뛰어다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롯데에서는 신인들이 모두 첫 안타를 쳐내기도 했다. 신인 정대선은 첫 1군 콜업 경기에서 첫 안타를 넘어 멀티히트까지 기록했고, 또 다른 신인 서동욱도 7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SSG 최정은 4회 박세웅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최정은 KBO리그 오른손 타자로는 처음이자 통산 3번째로 통산 3900루타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KIA가 길었던 7연패의 사슬을 끊고 다시 5위로 올라섰다. KIA는 KT와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토머스 파노니의 5이닝 2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2-1로 승리했다. KIA는 2회말 1사 3루에서 변우혁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3회 무사 1,2루에서 는 더블 스틸에 이어 최형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을 만들었다. KIA는 6회부터 임기영, 전상현, 최지민, 정해영 등 필승조를 총 동원하며 KT의 추격을 1점으로 막고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두산은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3-1로 꺾고 4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회 강승호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3회 3번 타자 로하스와 4번 타자 양의지가 연속 2루타를 치며 두 점을 더 달아났다. 선발 투수 최승용이 4와 3분의1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이영하를 5회부터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영하는 1과 3분의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잠실 경기에서는 3위 NC가 선두 LG에 5-4로 승리했다. NC는 4-4 동점이던 9회초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무너뜨리며 2위 KT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특히 NC는 LG를 상대로 최근 4연승을 기록하며 상대 전적에서도 9승 6패로 앞섰다. NC 서호철은 4-4 동점이던 9회 2사 2루에서 고우석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다. 다소 짧은 타구로 홈에서 주자를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중계 플레이에 나선 LG 1루수 오스틴 딘이 악송구를 범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부상으로 인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서 제외된 NC 에이스 구창모는 112일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2와 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1만6269명의 관중이 입장해 LG는 올 시즌 61경기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LG가 100만 관중을 달성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L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후 국내 스포츠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구단이 됐다. 대전에서는 키움이 한화를 11-6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한화 노시환은 7회말 2점 홈런으로 시즌 31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뽑힌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소집에 합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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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약체’ 야구대표팀… 빠른 투수 교체-스몰볼로 승부

    ‘(구)창모도 없고, (이)정후도 없고….’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국 왼손 투수 구창모(26·NC) 없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게 됐다. 이정후(25·키움)가 7월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핵심 투수마저 빠진 채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 중인 구창모와 이정후 대신 왼손 투수 김영규(23·NC)와 외야수 김성윤(24·삼성)을 최종 엔트리 24명에 포함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구창모는 6월 2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5개만 던진 뒤 팔뚝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프로야구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2군) 출전 기록도 없는 상태였다. 구창모는 19일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KT를 상대로 2군 경기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실전을 치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역대 최약체 AG 대표팀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박찬호(50), 김병현(44) 등으로 ‘드림팀’을 꾸린 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국내외 최고 선수들로 야구 대표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병역 특혜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이번 대회부터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기로 했다. 이번 대회 선수 선발 기준은 만 25세, 프로 4년 차 이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뽑는 와일드카드 3명도 만 29세 이하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 경기를 믿고 맡길 만한 에이스의 부재는 류 감독의 고민이다. 구창모가 낙마하면서 5이닝 이상을 책임질 왼손 선발 투수는 이의리(21·KIA) 정도만 남게 됐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면 빠른 교체를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일 현재 타자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9월 이후 김혜성(24·키움)이 타율 0.412를 기록 중이고 강백호(24·KT)도 같은 기간 타율 0.346으로 부활 조짐을 알렸지만 모두 왼손 타자다. 올 시즌 30홈런을 친 ‘우타 거포’ 노시환(23·한화)은 9월 이후로는 홈런을 1개밖에 치지 못했다. 류 감독은 “쳐서 점수를 내기 힘들 경우 번트 작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일본-대만항저우에서도 결국 일본과 대만전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확률이 높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시속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2명 정도가 한국을 겨냥해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 7명이 합류했다. KBSA 관계자는 “대만의 의무복무 기간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면서 좋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 많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번째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28일 중국 항저우로 출국하는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결승전은 같은 달 7일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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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팔꿈치 수술 잘돼… 응원에 감사”…타자는 내년, 투수는 후년부터 가능할듯

    오른쪽 팔꿈치와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사진)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히며 조속한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오타니는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모두 잘됐다. 모든 분들의 응원과 격려에 감사드린다”며 “최선을 다해 재활에 매달려 이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다만 자신이 받은 수술 종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오타니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의 수술은 투수와 타자 겸업이라는 큰 그림에 맞춰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수술을 집도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MLB.com에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타자로는 내년 개막전에 아무 문제 없이 나설 수 있을 것이다. 투타 겸업은 2025년부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즌 끝까지 뛰지 못했지만 오타니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올렸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그는 내년 시즌 투수로는 출전이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FA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한편 한국프로야구 키움의 안우진(24)은 21일 미국에서 오타니의 수술을 집도한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 역시 지난해 토미존 수술과 2015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모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받았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그라운드로 돌아오기까지는 보통 18개월 정도 걸린다.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을 받은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21개월간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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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실에 3만석 돔구장… 호텔 객실서도 야구 본다

    “호텔 객실에서도 야구 경기를 다 볼 수 있네요.” 16일 오후 4시(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시 매리엇시티센터 호텔의 한 객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리창을 통해 개폐형 돔구장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창문 너머 돔구장에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가 한창이었다. 호텔과 4만1000석 규모의 야구장이 연계돼 객실에서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18일 로저스센터와 같은 대규모 돔구장과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복합단지’를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야구를 보는 목적도 있지만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돼 있는 게 인상적”이라며 “우리도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3만 석 이상인 국내 최대 돔구장 조성 서울시가 추진 중인 야구장은 3만 석 이상으로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국내 최대 돔구장이다. 로저스센터를 벤치마킹해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 공간)와 스카이박스·필드박스·패밀리존 등 각종 프리미엄석이 도입될 예정이다. 돔 야구장은 우천이나 폭염 등 악천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약 일주일간의 정규리그 휴식기와 오프 시즌에는 대규모 공연장 또는 행사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잠실 돔구장은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 로저스센터와 달리 지붕을 열지 못하는 폐쇄형으로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폐형으로 지을 경우 당초 계획보다 총사업비가 20% 이상 초과되면서 민자적격성 재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거 지역과 인접해 소음과 진동을 고려할 때 폐쇄식으로 건립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밝혔다. 잠실 돔구장은 야구장이 보이는 객실 120개를 포함해 총 300개의 객실을 가진 호텔과 연계해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텔과 연계해 야구장이 지어지는 건 로저스센터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목표는 2026년 초 착공해 2031년 말 준공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2년 시즌부터 잠실 돔구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공사비 약 5000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시의 잠실 돔구장 건립 발표에 프로야구계는 고민에 빠졌다. 당장 잠실야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사가 예정된 202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6시즌 동안 임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계에선 한 구단이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하고, 다른 한 구단은 현재 아마추어 전용으로 활용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코엑스 2.5배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도 서울시는 잠실 일대에 돔구장을 포함해 코엑스의 2.5배에 달하는 ‘첨단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강, 탄천과 연계해 수변 생태 문화공간도 만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 마이스 복합단지’이자 새로운 문화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19일(현지 시간) 연간 매출 2조4000억 원과 고용유발 효과 약 1만6000명을 내는 미국 뉴욕시의 자비츠센터를 방문해 잠실 일대에 들어서는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의 아이디어를 얻을 계획이다.토론토=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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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6피안타-2볼넷에도 무실점

    류현진(36·토론토)이 두 차례의 무사 2, 3루 위기와 한 번의 1사 1, 3루 위기를 모두 실점 없이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와 시즌 4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18일 보스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1회초 상대 세 타자를 우익수 뜬공, 헛스윙 삼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회부터 매 이닝 실점 위기를 맞았다. 2회 무사 2, 3루 위기에선 유격수 보 비셋의 호수비로 실점을 면했다. 내야 땅볼을 잡은 비셋은 과감한 송구로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류현진은 계속된 1사 1, 2루에서 후속 타자 2명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3회에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4회엔 수비 실책으로 1사 1, 3루 상황에 놓였는데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5회 2사 1, 2루 상황에서 이미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 수가 83개에 이르자 마운드에 올라 공을 건네받았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달 2일 약 14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이날 보스턴과의 경기 전까지 8차례 등판에서 투수 수 90개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의 86개가 복귀 후 최다 투구 수였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이었다면 (조기 강판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으로 매 경기가 중요하다. 선수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원 등판한 가르시아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 류현진은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3에서 2.62로 낮아졌다. 토론토는 2-2로 맞선 9회말 맷 채프먼의 끝내기 3루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달린 토론토(83승 67패)는 이날 클리블랜드에 패한 텍사스를 끌어내리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가 됐다. 와일드카드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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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수’ 이어 ‘타자 오타니’도 시즌 아웃… 팔꿈치 수술 예정

    투타를 겸업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에 이어 오른쪽 옆구리 근육 부상이 겹쳐서다. 에인절스 구단은 17일 오타니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리면서 “오타니가 공식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남은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 이상을 호소했고 정밀 진단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투수로는 등판하지 않고 타자로만 출전하던 오타니는 5일 타격 훈련 도중 오른쪽 옆구리를 다치면서 벤치만 지켜 왔다. 시즌을 조기 마감한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부터 받을 계획이다. 페리 미내시언 에인절스 단장은 “팔꿈치 수술이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이 될지, 아니면 다른 수술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떤 수술을 받든 내년 시즌 투수로 정상 출전하기는 힘들다. 팔꿈치 수술은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타니의 몸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MLB 최고 몸값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만 5억 달러(약 6655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미 존 수술을 받는다면 재활에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팔꿈치 수술을 받더라도 지명타자로는 내년 시즌 풀타임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오타니는 부상 전까지 MLB에서도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MVP급 활약을 펼쳤다. ‘타자’ 오타니는 17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44개), 타격 4위(0.304), 타점 공동 5위(95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수’ 오타니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남겼다. MLB.com은 “MLB 역사에 손꼽힐 만한 위대한 시즌이 서둘러 막을 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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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깝다, 2경기 연속 사이클링 히트’… 강승호 맹타 두산, 6연승 4위 점프

    두산이 가을이면 강해지는 ‘미러클 두산’을 재현할 태세다. 두산은 1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8-3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공동 5위이던 두산은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KIA를 끌어내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반면 KIA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IA전에서 생애 첫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달성했던 두산 내야수 강승호(사진)는 우천으로 하루를 쉬고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2회 좌월 선제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4회에는 중전 안타, 8회에는 좌익선상 2루타를 쳤다. 3루타만 치면 프로야구 역사상 첫 두 경기 연속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강승호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종 성적은 5타수 3안타 1타점이었다. 두산은 또 2-1로 앞선 5회에 박준영이 솔로 홈런을 때렸고, 9회에는 양의지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3번 타자 양석환도 3회 결승 적시타에 이어 5회에도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두산 선발 투수 알칸타라는 6이닝 8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13승(6패)째를 따냈다. 롯데는 대구 방문경기에서 안치홍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삼성을 7-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3번 타자로 출전한 안치홍은 3회 삼성 선발 투수 와이드너를 상대로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데 이어 4회에는 바뀐 투수 최지광으로부터 좌월 3점 홈런을 빼앗으면서 5타점 경기를 펼쳤다.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7승(7패)째를 수확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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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유도 ‘악바리’ 김재엽 “암 수술 후유증 축구로 극복”

    “‘악바리’가 멋진 한가위 선물.” 동아일보는 1988년 추석 당일이던 9월 25일 서울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0)의 쾌거를 1면 톱기사로 이렇게 전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그는 4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서울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추석에 맞춰 한복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던 그는 1년 전 이맘때 전립샘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그가 꼽은 원인은 45년 넘게 입에 달고 살아 온 담배였다. 그는 “당시엔 코치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담배를 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창 많이 먹을 나이의 선수들이 군것질을 하다가 체중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였다”고 했다. 천하의 악바리도 담배의 유혹은 이기기 힘들었다. 이번에 단칼에 담배를 잘라낸 그는 “막상 끊어보니 백해무익한 담배를 그동안 왜 그렇게 피웠나 하는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내 인생에서 올림픽 금메달도 잘했지만 금연이야말로 더욱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죽을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지만 유도계 파벌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유도계 주류에서 밀려났다. 진로를 사업으로 틀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고 큰 사기까지 당하면서 그동안 벌어놓은 돈까지 모두 잃었다. 그는 “정말 막막했다. 대인기피증에 걸렸고 나쁜 마음을 먹기도 했다”고 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당시로는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경호학’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너무 졸릴 때는 반창고를 눈꺼풀에 붙여서 억지로 눈을 뜬 채 공부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2006년 동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그동안 배출한 제자들 중 경찰이나 경호실에 간 학생들도 있고,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너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암 수술 후 한동안 기력이 약해졌던 그는 좋아하던 축구까지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조기축구 마니아인 그는 몇 해 전 한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현란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구 남산초등학교에 다닐 때 축구 선수를 했다. 그런데 축구부가 갑자기 해체돼 유도로 종목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축구는 이후에도 인생의 동반자나 마찬가지다. 그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이덕화와 최수종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일레븐FC에서 공을 찬다. 그는 “수술 후 축구를 통해 많이 건강해졌고, 지금도 축구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도 잘 친다. 일반 주말 골퍼들이 사용하는 화이트티를 기준으로 70대 타수를 기본으로 치고 가끔 3, 4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한다. ‘티칭 프로’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그는 윈드서핑 자격증과 수상스키 자격증, 보트조종면허 등도 보유 중이다. 그는 “아파 보니까 돈과 명예 등이 전혀 중요하지 않더라. 무조건 건강이 최고다. 지금처럼 꾸준히 즐겁게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게 남은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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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민, KPGA 유일 ‘야간’ 골프대회 머스코 문라이트 챔피언스오픈서 시즌 첫 승

    김경민(52)이 한국프로골프(KPGA) 유일의 야간 프로골프대회 ‘제3회 머스코 문라이트 KPGA 챔피언스 오픈(총상금 1억 원)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김경민은 14일 대구 군위 칼레이트CC 사파이어, 루비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 최종합계 5언더파 139타로 2위 이영기(56)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600만 원. 김경민은 “KPGA 챔피언스투어도 시즌 후반에 돌입했는데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위기 순간에 파세이브에 성공할 수 있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안정적인 티샷이 우승의 원동력”이고 밝혔다.야간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야간 대회는 색다르고 신선하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공이 조명 덕분에 오히려 잘 보이기도 한다”며 “야간 대회 특성상 공이 날라가는 것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머스코코리아 조명 덕분에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대회 개최를 위해 힘써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1998년 KPGA 코리안투어에 입성한 뒤 2006년까지 활동했던 김경민은 ‘KPGA 챔피언스투어 QT’를 통해 2022년 시니어 무대에 입성했다. 데뷔 첫 해 ‘제12회 그랜드CC배 KPGA 시니어골프대회’와 ‘KPGA 챔피언스투어 2회 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시즌 2승을 달성했고 올해도 우승을 추가해 시니어무대에서만 3승을 기록했다. 최종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어낸 이영기가 2위, 오세의(56)과 오준석(52)이 최종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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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金보다 더 잘한 게 금연”… 유도 ‘악바리’ 김재엽, 담배와의 전쟁[이헌재의 인생홈런]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0)는 1988년 추석 당일이던 9월 25일 서울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상대 선수에게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승승장구하던 김재엽은 결승전에서 미국의 신예 케빈 아사노를 꺾고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추석에 맞춰 한복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쾌거를 “‘악바리’가 멋진 한가위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1면 톱기사로 내보냈다. ‘악바리’는 김 교수의 선수 시절 별명이었다. 남들보다 훈련량이 훨씬 많았고, 매트 위에서는 포기라는 단어를 몰랐다. 그가 다녔던 대구계성고는 국내대회단체전 16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는데 김 교수 개인적으로는 100연승 이상을 거뒀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곳에는 그는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맛보게 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그는 결승전에서 호소카와 신지(일본)에게 누르기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은메달의 기쁨보다는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더 컸다. 그 대회에서 선배 하형주는 남자 95kg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가 천양지차였다. 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뒤 은퇴하겠다고 공언을 했다”고 했다. 4년 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것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이뤄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에 금메달을 딴 경우는 단 두 번 있었다. 그가 첫 번째였고, 그로부터 30년 후인 2018년 2월 15일 ‘아이언맨’ 윤성빈(29)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딴 게 두 번째였다. 두 사람 모두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그이지만 1년 전 이맘때 큰 수술을 받았다. 전립선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다행히 골수암으로 전이가 되기 전 발견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사람 일은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수술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다행이었다”고 했다. 그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병마가 찾아온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45년 넘게 입에 달고 살아온 담배가 문제였다. 그는 “어릴 적 유도를 할 때만 해도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담배를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나쁜 마음으로 그랬던 게 아니라 한창 클 나이의 선수들이 군것질을 하다가 체중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였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 그도 그동안 금연을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혹에 번번이 무너졌다. 세계에서 가장 유도를 잘했던 악바리도 이겨내기 힘든 게 담배의 유혹이었다. 하지만 수술을 앞두고 담당 의사로부터 그는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게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라는 말을 들은 후 단칼에 담배를 잘라냈다. 그는 “막상 끊어보니 백해무익한 담배를 그동안 왜 그렇게 피웠나 하는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내 인생에서 올림픽 금메달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금연이야말로 더욱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지만 이후 유도계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편파 판정에 대한 항의와 유도계 파벌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주류 유도계에서 밀려난 것. 사업으로 진로를 틀었지만 처음 해 본 사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때마침 외환위기가 터지고 큰 사기까지 당하면서 그는 그동안 벌어놓은 돈까지 모두 잃었다. 그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절감했다. 정말 막막한 시절이었다. 대인기피증이 걸렸고 자해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인생의 마지막을 공부에 걸어보기로 하고 당시로는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경호학’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이대로 무너질 수가 없어 책과 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다”며 “너무 졸릴 때는 반창고를 눈꺼풀에 붙여서 억지로 눈을 뜬 채 공부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 운동 선배였는데 정말 혹독하게 나를 다뤘다. 언젠가 하루는 너무 화가 나 욕을 하면서 싸운 적도 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너무 감사한 일이다”라고 했다. 2004년부터 동서울대에서 강의를 맡아 2006년 교수로 임용된 그는 “어느덧 이 학교에 20년가량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 제자들 중 경찰이나 경호실에 간 학생들도 있고,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너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암 수술 후 한동안 기력이 약해졌던 그는 현재는 좋아하던 축구까지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그는 몇 해 전 한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현란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선보이기도 한 ‘조기축구 마니아’다. 그는 “사실 대구 남산초등학교에 다닐 때 축구 선수를 했다. 그런데 축구부가 갑자기 해체되면서 유도로 종목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축구는 이후에도 그의 인생의 동반자나 마찬가지다. 유도 지도자를 할 때도 축구를 했고, 오랫동안 이덕화와 최수종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일레븐FC에서 뛰고 있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일레븐FC에서 공을 찬다. 그는 “부상 위험이 있는 축구가 다소 과격한 운동이기 하지만 격투기를 한 사람들에게는 공을 갖고 하는 일종의 레크레이션같은 종목”이라며 “하지만 엄청난 유산소 운동이자 심폐지구력이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수술 후에도 축구를 통해 많이 건강해졌고, 지금도 축구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공 하나로 전국을 다니며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을 수 있는 소중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 뿐 아니라 골프에서도 ‘프로’다. 화이트 티를 기준으로 70대 타수를 기본으로 치고 가끔씩은 3, 4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한다. 말로만 프로가 아니라 ‘티칭 프로’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지금은 ‘경호스포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처음 왔을 때는 그냥 ‘레저학과’였다. 경호를 전공한 내가 딱히 가르칠 게 없어 평소 잘하던 골프를 가르쳤는데 ‘왜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골프를 가르치느냐’라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몇 달간 죽기살기로 골프에 집중해서 연습해 몇 달 만에 프로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윈드 서핑 자격증과 수상 스키 자격증, 보트 조정 면허 등을 틈나는 대로 땄다. 그는 “한 번 아파 보니까 돈과 권력 등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건강이 최고다. 앞으로는 몸에 나쁜 것은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걸 인생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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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6이닝 3실점… QS에도 시즌 3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480일 만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지만 팀 타선 침묵으로 4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13일 텍사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MLB에서 최고 연봉(약 576억 원)을 받는 상대 선발투수 맥스 셔저에게 고전하며 3-6으로 패했고, 류현진은 3패(3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65에서 2.93으로 높아졌다. 이전까지 올 시즌 7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하만 소화했던 류현진은 이날 82개의 공으로 시즌 최다인 6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이 QS를 기록한 것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기 전인 지난해 5월 21일 신시내티전 이후 480일 만이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3.1km로 시즌 평균(142.2km)보다 1km가량 빨랐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였다. 패스트볼(25개) 이외에도 체인지업(18개), 커터(18개), 커브(16개), 싱커(5개)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안정적으로 공을 던졌다. 3회까지 무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코리 시거에게 안타를 내준 뒤 3번 타자 로비 그로스먼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6회 1사 1, 3루에서는 조나 하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텍사스에 내주고 시애틀과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류현진은 “내일은 또 다른 경기가 열린다. 우리는 내일 경기에 더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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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실책’ 삼성, 만루포 2방+이재현 결승포로 호랑이 사냥[어제의 프로야구]

    ‘한 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범하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 격언이 있다. 삼성은 하루에 4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런데도 경기에서 이겼다. 실책으로 내준 점수 이상 홈런으로 뽑아낸 덕분이다. 삼성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경기에서 3개씩의 홈런을 주고받는 홈런 공방전 끝에 10-9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탈출한 삼성(52승 1무 69패)은 9위를 유지했고, 4연승에 실패한 KIA도 60승 2무 53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은 1회부터 오재일이 KIA 선발 투수 파노니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리드를 잡았다. 6회에는 김현준이 박준표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9-4를 만들었다. 9월 들어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7회 김도영과 나성범이 각각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8회 오선우가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삼성은 8회부터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오승환은 1사 1, 2루에서 소크라테스를 삼진 처리한 뒤 나성범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이 공을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뒤로 빠뜨리면서 2사 만루가 됐다. 하지만 오승환은 2사 만루에서 대타 고종욱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8회말 다시 삼성의 리드를 이끌어 낸 건 역전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재현이었다. 1회와 8회 등 이날 두 차례나 실책을 범했던 이재현은 선두 타자로 나서 KIA 6번째 투수 임기영을 상대로 좌월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수비 실책이 계속 나오면서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동점을 허용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 결과적으로 승리한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KT는 같은 날 문학 경기에서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의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발판삼아 SSG에 3-0으로 승리했다. 벤자민은 이날 7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로 내보내지 않는 페펙트 투구를 펼치며 KBO리그 첫 퍼펙트피칭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2사후 최정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말았다. 벤자민은 이날 8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의 쾌투로 시즌 15승(5패)째를 수확했다. 66승 3무 53패가 된 KT는 단독 2위 자리를 지키며 이날 경기가 없던 선두 LG에 5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원맨쇼를 펼쳤다. 박병호는 6회 2사 1, 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친 데 이어 9회에는 SSG 구원 투수 이로운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375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이대호(은퇴·374홈런)를 제치고 통산 홈런 부문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잠실 경기에서 한화를 8-3으로 꺾고 5위 탈환을 발판을 마련했다. 3연승을 달린 두산은 5위 SSG에 2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두산은 3-3 동점이던 4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폭투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5-3으로 달아났다. 6회에는 정수빈의 우중간 3루타에 이어 상대 폭투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8회 김재호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정수빈은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했고, 김재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한화의 연승 행진은 ‘6’에서 끝났다. NC는 사직경기에서 롯데에 4-3,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NC 박건우는 8회초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고,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은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6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한 손아섭은 KBO리그 역대 3번째 1300득점과 함께 올 시즌 타격 선두(0.341)로 올라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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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교포 이민지, 연장 끝 시즌 첫 승… LPGA 통산 9승

    호주 교포 이민지(2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켄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더블보기 하나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찰리 헐(잉글랜드)과 동 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끝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 원)다. 지난해 6월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챔피언 이민지는 한동안 우승이 없다가 올해 15번째 출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9번째 우승이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지는 전반 9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무난히 우승하는 듯했다. 하지만 12번홀(파5) 더블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헐이 추격해 왔다. 헐은 14∼16번홀 3연속 버디로 이민지와 동 타를 만들었다. 17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선 두 선수 모두 파를 지켜내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헐이 1차 연장전에서 승리할 뻔했다. 프린지에서 친 버디 퍼팅이 홀 바로 앞에서 멈춰선 것. LPGA투어는 “공이 한 바퀴만 더 돌았으면 헐이 우승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기를 넘긴 이민지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환상적인 웨지샷으로 승부를 갈랐다. 러프에서 친 웨지샷으로 공을 홀 50c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이민지는 “경기 도중 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가 보자’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10월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들에 출전하기 전까지 호주 집에서 휴식할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 우승이 더 달콤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예 인뤄닝(21)은 3위(14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치며 이번 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했다. 투어 2년 차인 인뤄닝은 디오 임플란트 LA오픈(4월)과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6월) 우승을 포함해 이번 시즌 7차례 톱10에 들었다. 중국 선수가 세계 1위에 오르는 건 2017∼2018년 23주간 1위에 머물렀던 펑산산(34)에 이어 인뤄닝이 두 번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미향(30)이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미향의 시즌 첫 톱10 진입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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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루 8개 ‘발 야구’ KIA, 선두 LG에 3연승

    시즌 막판 KIA의 기세가 무섭다. KIA는 10일 LG와의 안방경기에서 2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전날 LG와의 더블헤더(1차전 7-6 승, 2차전 12-7 승)를 독식한 KIA는 선두 LG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9연승 이후 2연패로 주춤했던 KIA는 LG를 제물로 다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60승 2무 52패(승률 0.536)가 된 4위 KIA는 이날 SSG에 5-6으로 패한 2위 KT(65승 3무 53패)에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3위 NC(63승 2무 52패)와는 1.5경기 차다. KIA는 전날까지 팀 도루 1위(137개)를 기록 중이던 LG를 상대로 ‘뛰는 야구’를 선보이며 전 구단을 통틀어 이번 시즌 최다인 8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1번 타자 박찬호와 2번 타자 김도영이 도루 2개씩 기록했고, 3번 타자 나성범을 대신해 3회부터 대타로 출전한 최원준이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도 도루 1개를 보탰다. 3회까지 7-2로 넉넉하게 앞선 KIA는 LG의 추격에 6회초 7-7 동점을 허용했다. 팽팽하던 승부를 가른 건 최원준이었다. 7회말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최원준은 LG 베테랑 불펜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시 리드를 잡은 KIA는 8회 전상현, 9회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려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4위 NC는 창원 안방경기에서 외국인 에이스 페디의 호투를 발판 삼아 롯데를 3-1로 꺾었다. 8회까지 무실점 투구로 완봉승까지 노렸던 페디는 9회 1사 1루에서 윤동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하지만 8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시즌 18승(6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2.21로 낮춘 페디는 탈삼진 9개를 더해 시즌 169탈삼진으로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에 한발 더 다가섰다. 5위 SSG는 4-5로 뒤진 9회초 터진 박성한의 역전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KT에 6-5로 역전승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키움을 9-8로 따돌리고 6연승을 달렸다. 최하위 키움은 7연패에 빠졌다. 6위 두산은 삼성을 8-2로 눌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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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감독 꿈 이룬 ‘농구여제’ 박찬숙 “걷기-산행으로 무릎 지켜요”

    한국 여자농구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자 1980년대 최고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박찬숙(64)은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올해 초 창단한 여자 실업농구 서대문구청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16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일궜던 그는 6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코트로 돌아와 한국 여자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지난달 평가전에서 서울시농구협회를 95-56으로 대파하고 서울 대표로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한다. 충북 청주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 감독은 “창단 후 첫 경기에서 20점 차 이상 졌던 우리 팀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이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내달 전국체전에서도 서대문구청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을 정열적으로 지도한다. 훈련이나 경기 때 의자에 앉는 법이 없다.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함께 뛰며 선수들과 호흡한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경기를 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다. 40년 전 수술을 받았던 무릎은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붓고 쑤신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운동할 때 나도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몸무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살이 찌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스쾃과 윗몸일으키기도 빼놓지 않고 한다. 유산소운동은 뛰기 대신 걷기와 가벼운 산행으로 한다. 쉬는 날 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서울 청계산 등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아한다. 서대문구청을 맡기 전인 지난해엔 10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축구 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아들 서수원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면서다. 약 1년 동안 하루 3시간씩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댄스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워킹을 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워킹 자체만으로도 땀이 많이 났다. 동시에 자세가 교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로 런웨이(무대)에 두 번 올랐다. 그는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던 모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왔다. 나이를 떠나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고 했다.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는 ‘워킹맘’으로 딸(서효명)과 아들을 키웠다.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딸 서효명은 이달 초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서수원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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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니어 모델로 10kg 감량→농구 감독…‘농구여제’ 박찬숙의 무한도전[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여자 농구에서 가장 눈부신 시절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한 수 위로 평가받던 캐나다와 유고슬라비아, 호주를 차례대로 꺾었다. 그리고 준결승에서 중공(현 중국)과 만났다. 전력상 한국은 중공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올림픽 전에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장신 센터가 즐비한 중공에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37-72로 패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 수비진이 중공의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며 앞서나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던진 슛은 속속 림을 통과했다. 69-56의 완승. 경기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조승연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기적 같은 은메달의 주역은 여자 농구의 레전드 박찬숙 서대문구청 감독(64)이었다. 사실 박 감독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올림픽 한 해 전인 1983년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 예선에서도 제대로 뛰지 못했고, 한국은 예선전에서 6위까지 밀며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하늘은 한국의 기적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올림픽 예선 4, 5위 팀인 헝가리와 쿠바가 불참을 선언하며 한국이 막차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박 감독도 마지막 순간 대표팀에 복귀하기로 했다. 그는 “주변에선 ‘어차피 꼴찌인데 거길 왜 가나’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수들이 모두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정작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서니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내 실력의 120%를 발휘한 것 같다”고 했다. 1975년 숭의여고 1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박 감독은 그렇게 태극마크를 단 지 10년째에 한국 농구 역사에 새 페이지를 썼다. 이후에도 그의 농구 인생은 계속 이어졌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1985년 은퇴했지만 1988년 대만으로 진출해 선수 겸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대만에서 뛸 때 그는 ‘최초의 주부선수’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그는 1992년 다시 국내 무대로 복귀한 뒤 1994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그는 친정팀 태평양 코치와 국가대표 감독,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과 육성본부장 등을 거치며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왔다.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 승승장구해온 그이지만 단 하나 못 이룬 꿈이 있다. 바로 프로 팀 감독이다. 그는 여러 번 감독 공채에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한 번은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으나 구단주는 같은 학교를 나온 남자 지도자를 선택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여자가 감히~’라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나뿐 아니라 여자 후배들을 위해서 내가 싸워야 했다”고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최근에는 WKBL에서도 여자 지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옥자 감독이 2012년 처음 KDB생명 감독을 맡았고, 유영주 감독이 2019년 BNK썸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1년부터는 박정은 감독이 BNK썸을 지휘하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가 여자농구 최초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박 감독 역시 올해 코트로 돌아왔다. 3월 창단한 실업농구 서대문구청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다. 창단 첫해부터 서대문구청은 침체 됐던 한국 여자 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창단 첫 승을 거둔 뒤 지난 달 열린 평가전에서는 서울시농구협회를 95-56으로 대파하고 서울 대표로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됐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청주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 감독은 “창단 후 첫 경기에서 20점 이상 졌던 우리 팀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이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내달 전국체전에서도 서대문구청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을 맡아보겠다는 오랜 꿈이 현실이 돼 너무 행복하다.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이 모였지만 이 팀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 선수들도 훌륭하게 키워 프로에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열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오전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서 체력 훈련을 위주로 하고, 오후에는 서대문문화체육센터로 장소를 옮겨 기술 훈련을 한다. 선수들을 지도할 때나 경기를 할 때 그는 의자에 앉는 법이 없다.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함께 뛰며 선수들과 호흡한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경기 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그는 “내 나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믿고 불러주신 구단주(이성헌 서대문구청장)와 구민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다. 40년 전 수술을 받았던 무릎 부위는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오래 서 있거나 하면 무릎이 붓고 쑤신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운동할 때 나도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한다”며 “특히 몸무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살이 찌면 무릎에 훨씬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스쾃과 윗몸일으키기도 빼놓지 않고 한다. 유산소 운동은 뛰기 대신 걷기와 가벼운 산행으로 한다. 쉬는 날 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서울 청계산 등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아한다. 그는 “예전엔 높은 산도 많이 올랐다. 그런데 올라갈 때 좋은데 내려올 때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요즘에는 낮은 산을 오르는 편”이라고 했다. 서대문구청을 맡기 전인 지난해엔 10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축구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아들 서수원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면서다. 약 1년 동안 하루 3시간씩 모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댄스로 가볍게 몸을 푼 뒤, 모델 워킹을 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워킹 자체만으로도 땀이 많이 났다. 동시에 자세가 교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시니어 모델로 두 번 런웨이(무대)에 올랐다. 그는 “처음 취미로 시작했던 모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오는 게 신기했다.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고 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항상 가족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산다. 그는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딸(서효명)과 아들(서수원)이 잘 채워줬다. 나도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하면서 살았다”고 했다.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딸 서효명은 이달 초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축구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서수원은 한 모델 에이전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내가 주중에는 숙소 생활을 해 주말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하곤 했다. 이제 효명이가 결혼을 해 아들과 둘이 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단일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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