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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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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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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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ICT-바이오 등 벤처투자 시장 ‘후끈’

    ‘벤처 투자 시장이 뜨겁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2조1503억 원)를 기록한 벤처 투자 실적 기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2017 벤처 캐피탈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신규 벤처 투자 금액은 781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흐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많은 투자가 몰리는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 전체 투자금의 18.9%가 ICT 서비스 분야로 향했다. 다음으로는 △유통·서비스 17.4% △영상·공연·음반 13.6% △바이오·의료 13.1% △전기·기계·장비 12.4% 순으로 투자 금액이 몰렸다. 특히 차세대 성장 업종 중 하나로 주목받는 바이오·의료 분야의 경우 꾸준한 상승세가 돋보인다. 2012년 바이오·의료 분야로 향한 투자금은 전체의 8.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투자금의 21.8%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견실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부터 도입한 ‘테슬라 요건’이 바이오·의료 업종의 투자 유치 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다. 바이오·의료 분야의 경우 다른 주요 업종에 비해 연구개발(R&D) 과정이 복잡하다. 또 실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성과를 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같은 업종 특성상 바이오·의료 관련 벤처기업들의 경우 테슬라 요건의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누릴 가능성도 높다. 김 상무는 “테슬라 요건 도입은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며 “향후 탄생할 경쟁력 있는 바이오·의료 벤처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은 벤처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6년 벤처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8억∼20억 원의 투자금을 벤처 투자 펀드를 통해 유치했다. 벤처기업이 직접 투자자를 발굴해 유치한 투자금은 같은 기간 3억∼5억5000만 원 정도였다. 벤처업계에서는 기업당 평균 투자 유치 금액은 상승했지만 경쟁력 있는 일부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한편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준비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에 대한 기대도 크다.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청 시절보다 벤처 생태계의 수준을 높이는 데 훨씬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벤처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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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언 “인공지능이 날고뛰어도 CEO 대체 못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공지능(AI)이 최고경영자(CEO)와 의사결정자들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주디 올리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 AI와 로봇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결코 사람보다 높은 가치를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앤더슨 경영대학원은 스탠퍼드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함께 미국 서부의 대표적 경영대학원으로 꼽힌다. 올리언 원장은 “AI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산하는 역할에서는 사람을 앞설 수 있지만 결국 데이터를 가지고 기획과 의사결정을 하는 건 철저히 사람의 몫”이라며 “가치와 목표 설정, 영감 공유, 의사소통 등의 주체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UCLA는 이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성을 최근 경영학 교육에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분석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경영대학원 내에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과학’ 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그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여러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역량을 키우는 게 목적인 프로그램”이라며 “경영학, 경제학, 통계학, 수학 같은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데이터 분석과학 분야의 융합전공이라 학계와 기업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홍수 속에서 자칫 ‘데이터의 노예(data slave)’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교육과 연구가 이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 전공자들에게는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공부와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또 “다양한 분야와 글로벌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리언 원장은 자신이 담당하는 강의에서도 학생들에게 자기를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과 팀을 구성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강조한다. 앤더슨 경영대학원 차원에서도 다양한 해외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 관심이 많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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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카타르 단교, UAE가 결정적 배후”

    아랍에미리트(UAE)가 ‘카타르 단교 사태’의 결정적인 배후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UAE가 5월 말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이 이란을 옹호했다’는 가짜뉴스를 카타르 국영통신사(QNA)에 올리는 해킹을 진행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UAE가 5월 23일 해킹 방안을 논의했고, 다음 날 실제 해킹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등이 주도한 이번 단교 사태는 카타르 국왕이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란을 ‘이슬람의 강대국’이라고 발언했다는 가짜뉴스가 QNA에 게재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집중적으로 퍼진 뒤 발생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를 중심으로 주변국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을 옹호한 카타르를 용납할 수 없다며 단교를 선언했고, ‘이란과의 관계 단절’ 등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는 해당 뉴스가 QNA에 뜬 직후부터 국왕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 QNA가 해킹을 당하면서 가짜뉴스가 퍼졌다고 주장했다. 만약 UAE가 해킹을 주도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주요국이 일종의 ‘자작극’을 벌인 게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와 UAE 간 갈등도 깊어질 수 있다. 사우디와 이집트 같은 ‘수니파 강국’들이 해킹에 관여했는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UAE 외 다른 나라들이 해킹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UAE가 직접 해킹을 했는지 혹은 특정 업체를 이용해 진행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WP 보도 뒤 UAE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주미 UAE 대사는 성명을 통해 “기사는 거짓이다”라며 “UAE는 기사에 언급된 해킹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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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언 앤더슨스쿨 원장 “AI라도 CEO를 대체할 순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공지능(AI)이 최고경영자(CEO)와 의사결정자들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주디 올리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 AI와 로봇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결코 사람보다 높은 가치를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앤더슨 경영대학원은 스탠퍼드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함께 미국 서부의 대표적 경영대학원으로 꼽힌다. 올리언 원장은 “AI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산하는 역할에서는 사람을 앞설 수 있지만 결국 데이터를 가지고 기획과 의사결정을 하는 건 철저히 사람의 몫”이라며 “가치와 목표 설정, 영감 공유, 의사소통 등의 주체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UCLA는 이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성을 최근 경영학 교육에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분석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경영대학원 내에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과학’ 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그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여러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역량을 키우는 게 목적인 프로그램”이라며 “경영학, 경제학, 통계학, 수학 같은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데이터 분석과학 분야의 융합전공이라 학계와 기업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홍수 속에서 자칫 ‘데이터의 노예(data slave)’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교육과 연구가 이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 전공자들에게는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공부와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또 “다양한 분야와 글로벌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리언 원장은 자신이 담당하는 강의에서도 학생들에게 자기를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과 팀을 구성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강조한다. 앤더슨 경영대학원 차원에서도 다양한 해외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 관심이 많다. 그는 “AI의 활용이 늘어날수록 CEO들은 업무 역량은 물론이고 문화적 소양이 풍부하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고 싶을 것”이라며 “미래 경영학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따뜻한 인간미와 더불어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넓은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른 전공과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리언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대학의 교육과 연구 문화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며 “전공 간 공동 교육과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고, 융합전공 개발에도 교수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언 원장은 여성으로는 드물게 미국 주요 경영대학원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도 학계 안팎에서 주목받아온 인물. 호주 출신으로 이스라엘 히브리대(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미 위스콘신대에서 노사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경영학자로서 자신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도 이처럼 다양한 문화와 전공을 경험한 것을 꼽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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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FTA는 끔찍… 재협상 시작됐다” 트럼프, 잇단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끔찍한(horrible) 거래”라고 공격하고 “재협상(renegotiating)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같은 날 한미 FTA 개정(amendment) 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개최를 공식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를 협정문에도 없는 ‘재협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한국과도 나쁜 거래(bad deal)를 하고 있다. 어제 한국과 재협상을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비보도를 전제로 진행된 대화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13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관련 대화에 앞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힘은 무역”이라며 “중국과 가장 나쁜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겠다. 이전에는 아무도 그런 얘길 못 꺼냈지만 난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를 압박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대중 무역을 활용하겠다고 재차 밝힌 것이다.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에 대해 “관세와 쿼터를 모두 부과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철강 전쟁’도 예고했다. 미 상무부는 수입 철강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를 조사하고 특별관세를 매기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이세형 기자}

    • 201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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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한국과 무역적자 年 400억 달러”… 팩트부터 틀려

    “우리는 나쁜 무역 거래들 때문에 피폐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프랑스로 가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시키는 버튼을 눌렀다. 기자들과의 기내 대화에서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해 ‘무역 압박’을 경고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renegotiating)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오후 4시경 한국에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요구 서한을 보낸 뒤인 오후 9시경 트럼프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USTR는 재협상 대신 ‘개정(amendment)’과 ‘수정(modification)’이란 표현만 썼고 한국 정부도 “재협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어제 재협상이 시작됐다”며 재협상 개시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다음 달 열자고 제안한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 특별세션에서는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새 통상교섭본부장이 임명될 때까지 회의를 늦춰 달라”는 지공(遲攻)을 펴면서 미국산 제품 수입 증가와 농산물시장 대미 적자 등을 거론하며 “FTA 효과부터 제대로 따져보자”는 역공(逆攻)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개정 없이도 미국 측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행 강화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는지 양국 전문가들이 태스크포스(TF)든 워킹그룹이든 만들어 깊이 있게 논의를 해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에 대한 오해가 잇단 강성 발언과 오판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매년 400억 달러를 무역에서 잃고 있다”며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연간 400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USTR가 밝힌 지난해 미국의 대한 상품수지 적자는 276억 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통관 신고된 수출입 기준의 무역수지가 아니라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수출입 거래를 모두 계상하는 경상수지를 기준으로 상품수지 적자(2016년 기준 434억 달러)를 말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힐러리 클린턴이 한미 FTA가 5년 계약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연장 기간(extension period)이다”라고 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한미 FTA가 2주 전에 종료됐다”고도 발언했다. 하지만 한미 FTA는 만료 시한이 없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대중국 압박도 한층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중국) 국경 너머로 5000만 명이 몰려오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권 붕괴에 따른 탈북 사태를 예상한 것인데, 남한 인구(5000만 명)와 북한 인구(약 2500만 명)를 혼동한 것 같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소형 은행과 기업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독자적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수입과 관련해서도 대대적인 규제 강화를 예고했고, 규제 윤곽도 제시했다. 이미 미 상무부는 수입 철강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를 조사하고, 의회 보고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외 여러 나라들이 철강을 덤핑하고 있다. 미국은 ‘쓰레기장(dumping ground)’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세종=박희창 / 이세형 기자}

    • 201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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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찾은 모술 재건에 한국의 손길 필요”

    “우리 대사관이 모술의 축소판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이고, 직원들 중에는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출신이 있습니다. 모두 평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내 최대 근거지였던 모술 해방을 계기로 13일 본보와 인터뷰한 와디 알 바티 주한 이라크대사(56)는 “모술을 되찾기 위해 다에시(IS를 비하하는 용어로 아랍어로 ‘짓밟다’란 뜻)와 싸울 때 보여줬던 협력과 공존이 모술 재건 과정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라크 제2의 도시로 대형 유전지대에 위치한 모술은 수백 년간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해 온 곳이다. 이라크 정부는 모술을 IS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집중 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IS로부터 모술을 빼앗긴 지 3주년이 되는 지난달 29일 사실상 탈환에 성공했다. 모술에서 IS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들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알 바티 대사는 “한국인들이 통일을 원하는 것처럼 이라크 국민도 하나의 이라크를 원한다”며 “모술의 역사는 갈등보다 공존의 시간이 훨씬 길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심각한 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 중앙정부는 모술 재건 과정에서 지방정부에 최대한 권한을 이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재건 작업의 중심을 담당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알 바티 대사는 모술 인근의 소도시인 바르텔라 출신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술에서 나왔다. 바르텔라는 지난해 10월 IS로부터 해방됐다. 알 바티 대사는 올 4월 바르텔라를 찾아 부활절 명절을 가족, 친지들과 보냈다. 그는 “전쟁의 슬픔과 승리의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다”며 “다에시로부터 해방된 지역에는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고, 점차 일상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알 바티 대사는 IS 점령 기간에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로 모술 시민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적극적으로 보내지 않은 점을 꼽았다. 그는 “시민들은 사람을 마구 죽이고, 인신매매를 허용하는 다에시의 행태에 경악했다”며 “자식들이 다에시의 이념과 증오심에 영향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이라크 진출도 당부했다. “이라크는 재건에 필요한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나갈 것입니다. 또 석유 생산도 늘릴 것입니다.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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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허리케인, 백악관 강타”… 트럼프 “완벽히 돌아가고 있다”

    “5급 허리케인이 백악관을 강타하고 있다.”(워싱턴포스트) “백악관은 완벽하게 기능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해 미국 대선 때부터 앙숙 관계였던 도널드 트림프 대통령과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을 놓고 다시 강하게 충돌했다. WP는 12일 “백악관이 혼돈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며 가장 강한 허리케인을 의미하는 ‘5급 허리케인’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까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격노하고 있으며 트럼프 주니어가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지지자들도 이번 사건은 재앙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자극했다. 또 트럼프를 각종 비난에서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거리 두기’라며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 벌리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은 헬스케어, 감세·세제 개혁, 그 밖에 많은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억해라. 가짜 언론이 ‘소식통에 따르면’이라고 보도하는 건 많은 경우 소식통이 가짜거나 없다”라고 말해 사실상 WP를 겨냥했다. “내 아들 도널드는 어젯밤에 아주 잘했다. 그는 투명했고, 순수했다. 이번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이다. 슬프다”라며 아들을 방어했다. 한편 트럼프 측이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할 만한 정보를 주겠다고 나선 러시아 측 인사들의 러시아 내 정치적 위상을 잘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도 공개됐다. CNN은 트럼프와 ‘반(反)클린턴 정보’를 제의한 아라스, 에민 아갈라로프 부자가 미스USA대회가 열린 2013년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 다수를 12일 보도한 것이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미스USA 레드카펫 포토라인에 아갈라로프 부자와 나란히 서 “이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힘이 세고 부자인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들 앞에서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러시아를 굉장히 존경한다. (미스유니버스대회의 러시아 개최는) 긴장 완화를 위해 환상적일 것이다. 러시아도 정치적으로 이를 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아갈라로프 부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만찬을 하는 장면도 영상에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며 탄핵안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정식으로 발의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는 ‘대통령이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지시를 내린다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에 “먼저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고, 설득에 실패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트럼프의 꼭두각시’가 되기를 거부하다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의 후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세형 turtle@donga.com·한기재 기자}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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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왕에 충성 메시지… 똘똘 뭉친 카타르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이 단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이 주도한 ‘단교 사태’로 외교적 고립에 처한 카타르에서 애국심 표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1997년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펼쳤던 ‘금 모으기 운동’을 연상케 한다. 가장 주목받는 애국심 캠페인은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의 얼굴을 흑백으로 스케치한 포스터 옆에 국민들이 애국과 충성 메시지를 쓰는 ‘국민 서명 운동’. 국왕 얼굴 그림은 카타르의 한 젊은 아티스트가 단교 사태 이후 타밈 국왕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애국심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국왕 얼굴 그림이 인기를 누리자 일부 공공기관이 이 그림을 대형 벽보 형태로 내걸고, 그 위에 국민들이 글을 쓰면서 국민 참여 운동으로 확대됐다. 현재 20여 곳에 국왕 얼굴 벽보가 걸려 있다. 주한 카타르대사관 관계자는 “참가자 수를 집계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전 국민(자국민 약 30만 명)이 참여했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카타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중재 외교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테러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막는 내용의 대테러 협약을 체결했다. 아랍 4개국이 카타르에 대해 품고 있는 테러 지원 의혹을 미국이 나서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 등 아랍 4개국은 이날 틸러슨 장관의 기자회견 이후 미국과 카타르의 대테러 협약이 충분하지 않다며 카타르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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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핏, 올해도 3조6455억원 ‘통큰 기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7·사진)이 또 한 번 통 큰 기부를 했다. 10일(현지 시간) 포브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버핏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 5개 자선단체에 31억7000만 달러(약 3조6455억 원)를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버크셔해서웨이 B주 1862만 주(10일 종가 기준 주당 170.25달러)를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버핏은 2006년부터 매년 자선단체에 거액을 기부해 왔다. 올해 기부는 12번째로 총 누적 기부금은 275억4000만 달러(약 31조6710억 원)에 이른다.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단체는 게이츠재단으로 총 누적액이 약 219억 달러(약 25조1850억 원)에 이른다. 기부 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40% 이상의 버크셔해서웨이 지분을 양도했고, 현재는 17%의 지분만 남아 있다. 이 같은 기부에도 여전히 세계 자산 보유 순위에서 4위에 올라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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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형의 뉴스룸]해외에서 주목하는 한국 대학의 노하우

    “한국 출신 ‘공대 코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만난 세계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공대 교수들에게서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개발도상국과 국제기구가 많다고 강조했다. 개도국들이 정부 부처,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활동한 경제 전문가들을 자국 고위공무원이나 자문관으로 영입하는 것처럼 한국 공대 교수를 데려와 ‘공대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는 나라가 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나라는 에티오피아. 이공계 특성화대인 아다마과학기술대(ASTU)의 총장으로 이장규 서울대 전기공학과 명예교수를 2011년 9월에 영입했다. 지난해 말까지 ASTU에서 활동한 이 전 총장에게 에티오피아 정부가 기대한 것도 공대 운영 노하우 전수였다. 실제로 이 전 총장은 ASTU 주요 전공에 국내 명문 공대의 교육과정과 수학·과학 중심의 입학시험 같은 ‘한국의 노하우’를 적용했다. 교수들의 한국 유학도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ASTU는 ‘아프리카의 카이스트’를 지향한다고 한다. ASTU의 성장을 본 현지 다른 대학들의 한국 공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을 벤치마킹해온 우즈베키스탄은 국내 공대의 분교 유치에 관심이 많다. 제조업 키우기에 나서면서 ‘공대 육성도 한국을 따라 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미 수도 타슈켄트에는 인하대 공대의 분교가 설립돼 있다. 학교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와 재정 등은 대부분 현지 정부가 부담한다. 더 많은 한국 대학의 공대를 유치하는 작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이 나라 정보기술통신발전부 차관으로 올해 2월까지 활동했던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1차관은 “우즈베키스탄은 공대 운영 노하우를 직접 배운 뒤, 자체적으로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국 공대는 현지에서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을 포함한 여러 국제기구는 에티오피아와 우즈베키스탄 같은 개도국에서 활동했던 한국 공대 교수들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한국 대학의 공대 운영 방식을 다양한 개도국에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한국 공대 코치들의 인지도가 더 올라가고, 해외 진출 기회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공대보다는 아직 덜하지만, 한국 대학의 행정학과 언론학 교육에 대해서도 개도국 엘리트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성공적인 정책 자체에만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정책 기획 △언론과 정부의 관계 △공무원 육성 △정책 평가 등에도 눈을 돌리면서 한국의 행정과 언론 등을 더 자세히 공부하려는 분위기가 생겼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한국 대학의 행정학이나 언론학 교수들에게 조언을 구하려는 개도국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분야에서도 한국 대학 출신 코치들의 활동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공대, 나아가 대학교육 전반의 노하우 수출은 배움과 발전에 목마른 개도국에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미진했던 한국 대학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우리 인력들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 대학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코치와 노하우 수출에 나서야 할 이유다. 이세형 국제부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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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거점 모술 탈환 이후… 아시아 ‘테러 풍선효과’에 떤다

    《이라크 정부가 9일(현지 시간) 자국 내 이슬람국가(IS) 거점인 모술의 해방과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이라크 정부의 IS 소탕전에 더욱 속도가 붙고, IS의 또 다른 거점이며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도 곧 해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IS의 이념과 추종자들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 무슬림의 60% 이상이 거주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IS 거점 붕괴로 인한 ‘풍선효과’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실상 아시아 전역이 이슬람국가(IS)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정치폭력·테러리즘 연구 국제센터(ICPVTR)의 야스민더 싱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IS는 사라지고 있지만 아시아는 더 위험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IS 추종세력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미얀마, 태국 남부 등을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시도는 아시아 지역의 전사들에게 임무와 공격 대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IS는 핵심 거점지이자 ‘돈줄’이던 이라크 모술에서 지난달 29일 사실상 패퇴했다.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에서도 영향력을 잃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의 지하디스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현지 추종 세력과 함께 새로운 거점 지역을 구축하거나 테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동남아, 서남아, 중앙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18억 명의 무슬림 중 약 61%가 거주하고 있다. IS 추종세력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유럽과 미국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위험에 빠진 필리핀과 아프가니스탄 이미 무슬림 인구가 다수이거나 일정 규모 이상 되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IS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은 올해 5월부터 IS를 추종하는 마우테 반군과 정부군 간 교전이 한창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최근 “반군들을 생포하지 말고 사살해도 된다”는 명령까지 내리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5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IS 추종 세력들도 마우테 반군에 가담하고 있다. 민다나오에서 필리핀 정부군에 사살된 반군 중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IS는 지난해에 ‘시리아로 올 수 없는 전사들은 필리핀으로 가라’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고, 필리핀 남부를 영토로 지정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밀림이 많아 은신한 채 장기전을 펼치는 게 용이하다”며 “IS 추종세력들이 이 지역을 점령하면 중동보다 퇴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정부가 현지에서 ‘카불 정부’(수도에서만 영향력이 있다는 뜻)로 불릴 만큼 나라가 혼란스럽다. 이 나라의 지방은 사실상 특정 부족이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정치와 행정을 좌지우지한다. 알카에다와 탈레반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도 많이 받았고, 지형적으로 험난한 산맥이 많다. 락까와 모술이 완전히 해방된 뒤 갈 곳을 잃은 IS 구성원들이 대거 몰려가 거점을 형성하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서 교수는 “IS는 반군 혹은 테러 단체 수준이었던 기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달리 국가 형태를 구성해, 에미르(Emir·통치자)가 다스리는 모델을 경험해 봤다”며 “IS 추종세력들은 이를 다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 2억6000만 명의 인구 중 90%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도 최근 정치권과 사회에서 강경 이슬람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또 제마 이슬라미야(JI) 같은 극단주의 단체들의 활동도 꾸준하다. ○ 친미 국가 이미지인 한국과 일본도 안심 못해 한국과 일본의 경우 무슬림 인구 비율이 낮아 IS 추종 세력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국립외교원은 지난달 발표한 ‘IS 3년,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이슬람권에서 대표적인 동북아의 친미 국가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위험으로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과 동맹이며 군사 교류가 활발해 IS 추종세력이 언제든 테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개신교 선교사 파송 수가 많고, ‘한류’ 대중문화가 국제적으로 인기가 많다는 것도 우려해야 할 점이다. 비이슬람교와 대중문화 전파 역시 IS가 허용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해외 교민, 주재원, 공관 직원 등에 대한 보호 계획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의 역량과 전문성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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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러와 건설적 협력” 푸틴과 ‘시리아 휴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로 9일 정오부터 시리아 남서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이 이뤄졌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시리아 일부 지역의 휴전을 놓고 협상했다. 이제 러시아와 건설적 협력을 향해 전진할 때다”라고 성과를 부각시켰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제사회의 중재를 통한 내전 휴전이 시도됐지만 곧 교전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의 7일 직접 대면 협상에 따른 것이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 두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합의 직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저들이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인가요?”(푸틴 대통령) “맞습니다. 바로 저 사람들입니다.”(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은 7일 회담 시작 전 기자들에 대한 뒷담화로 ‘아이스브레이킹(서먹함 줄이기)’에 나섰다. 두 정상은 이내 미소를 교환하며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긴 2시간 16분 동안 이어졌다. 회담이 지나치게 길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회담 장소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두 정상의 대화는 백악관 안주인의 등장 이후에도 1시간이나 더 진행됐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양국이 분명한 견해차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에게 미 대선에 개입했는지 두 번 강하게 밀어붙이며 물었지만 그는 격렬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7일 회담 뒤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말한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사실이 아니라는 발언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 CNN과 CBS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라며 “러시아가 체면을 세우려고 이런 일을 벌였다”고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한 것을 알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알고 있지만 이를 인정하지만 않을 뿐”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미국도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희망사항’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WP는 러시아가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對)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그랜드바겐(대타협)’은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9일 트위터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제재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BBC는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메리 시비엘로를 인용해 G20 회의와 미-러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푸틴 대통령은 다소 초조해했다고 분석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위은지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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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親정부 시위대 의사당 습격

    베네수엘라의 현 정부 지지자들이 수도 카라카스의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뒤 야당 의원과 국회 관계자들을 폭행해 최소 15명이 다쳤다.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좌파 성향의 정부 지지자 80∼100명이 5일 오전 10시경(현지 시간) 의회에서 206주년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특별회의가 끝나갈 무렵 난입했다. 이들 중 다수는 각목과 쇠파이프로 무장했고, 야당 의원들과 자신들을 제지하려는 국회 관계자들을 폭행했다. 일부는 돌을 던지고, 폭죽을 터뜨렸다. AFP통신은 최소 의원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또 WP는 야당 의원 중 한 명이 갈비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기업 국유화와 대규모 무상복지로 권력을 잡았던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후계자인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 기간 중 경제 사정이 크게 악화됐다. 의회를 장악한 보수 성향의 야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견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회를 ‘배신자와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하며 “반정부 시위와 폭력사태를 조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대통령과 여당이 이번 사태의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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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77% “트럼프 트윗 계속해야”

    잦은 막말로 물의를 빚어 왔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이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계속 사용해도 되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7%가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만둬야 한다’는 답변은 22.3%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는 52만4420명이 참여했다. 보수 성향 매체의 설문조사라 답변자 중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비율이 높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인이 대체로 대통령의 SNS 사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조사 결과다. ‘트위터 헤비유저’인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인 CNN을 레슬링 경기장에서 메치는 28초짜리 패러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30일에는 MSNBC ‘모닝조’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에게 ‘지능이 낮다’ 같은 막말을 날렸다. 한편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취임한 뒤 35일(총 재임 기간은 164일)을 골프장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10일 중 약 2일꼴로 골프장에 머문 셈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업무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4월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99일이 된 날을 기준으로 총 19번 골프장을 찾아 전임 빌 클린턴(5번), 버락 오바마(1번), 조지 W 부시 대통령(0번)에 비해 골프를 과도하게 쳤다고 비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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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광주과기원, 드론 창업 메카로

    ‘한국의 드론 창업 메카가 되겠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최근 드론 창업과 연구에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어 화제다. 이 학교는 캠퍼스 내 창업진흥센터 B동의 한 층을 아예 드론 특화 공간으로 설정했다. 학교 안팎에서 드론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스타트업을 집중 유치 및 육성하기 위해서다. 국내 드론 기술 수준은 현재 미국 독일 중국 같은 드론 선진국보다 3∼7년 뒤져 있다. GIST의 이러한 드론 특화 전략은 국내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성근 GIST 창업진흥센터장은 “과기원 특성상 다른 차세대 기술들을 이용한 창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드론에 대한 관심이 더 큰 편”이라며 “드론 관련 스타트업을 집중 유치하고 육성해 한국의 드론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드론 특화 공간에는 △에스오에스랩 △호그린드론 △애즈밸즈 △이디아이 △멀전트시스템 등 5개의 드론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중 에스오에스랩은 G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학생 4명이 중심이 돼 창업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드론과 자율주행차의 장애물 회피를 위한 ‘라이다(Lidar)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최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TIPS) 운영사인 퓨처플레이를 통해 2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GIST는 드론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드론 특화 공간 규모를 계속 키울 예정이다. 차세대 유명 기술 중 드론에 GIST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드론은 개발도 어렵지만 실험을 하는 것도 다른 제품에 비해 까다롭다. 제품을 직접 하늘에 띄우고 조종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와 전파 방해에 늘 노출돼 있다. GIST가 위치한 광주와 전남 지역은 평지인 데다 높은 건물이 드물다. 전파 방해도 적은 편이다. GIST 무인자율비행체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효성 기계공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드론 연구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대학 중 하나가 GIST”라며 “도시나 공업 지역보다 훨씬 다양한 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과 수산업 중심인 지역사회의 경제구조도 드론 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좋은 조건으로 꼽힌다. 광주 전남은 농업과 수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드론을 이용한 농약 뿌리기와 녹조 및 적조 관찰 작업에 관심이 많은 지역 주민과 기업이 많다. 잠재적 소비자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기술에 반영하고,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GIST가 지속적으로 드론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첨단 기술 기반 산업이 부족한 광주 전남 지역의 약점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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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길 “세계 이끌 제2, 제3의 반기문 육성”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미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문지식과 인성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양성해 국제기구 등에 진출시키고 싶습니다.” 한동대(1995년 개교) 초대 총장을 지낸 김영길 유엔아카데믹임팩트(UNAI) 한국협의회 회장(78)이 또 한 번의 ‘교육 실험’에 나섰다. 한동대에 국제인력 양성과 글로벌화 교육을 위한 융합교육 기관인 ‘반기문 글로벌교육원’(Global Education Institute·GEI)을 설립해 국제화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대학 설립을 준비하던 1990년대 초부터 △학부 중심 대학 운영 △융합 전공 교육 △인성·리더십 교육 △개발도상국 교육 원조 등을 강조해 국내 대학가의 대표적인 개혁가로 꼽힌다. 김 회장은 “1990년대부터 대학들이 글로벌화 관련 교육을 추진했지만 전공과 외국어 교육을 강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국제사회 리더로 활동할 인재를 양성한다면서 세계가 합의하고 지향하는 가치를 교육하지 않았다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GEI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환경 보호, 사회통합 등 국제사회가 합의한 미래 지향점을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해외 명문대 중에도 이런 교육을 활성화한 대학이 드문 만큼 GEI는 향후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EI에서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중심으로 다양한 글로벌 이슈와 인성·리더십 교육을 담은 이른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유엔 SDG를 핵심 교육 대상으로 삼은 건 현재 국제사회에서 가장 포괄적인 미래 목표 관련 의제로 인정받고 있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환경보호, 사회통합 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민교육의 커리큘럼 개발에는 한동대 교수진을 중심으로 경제학, 공학, 개발협력학, 환경학 분야의 국내외 연구 인력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국제화 교육 전통이 깊은 대학으로 유명한 미국 리하이대와 일본 오비린대와의 학생 교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동대와 교류 중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네스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같은 기관들과도 협력을 확대한다. 김 회장은 “GEI에서 개발한 세계시민교육을 우선 한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시키고, 향후 해외 대학에도 전수할 것”이라며 “한동대의 융합 전공 교육과 인성 교육이 대학가에 큰 영향을 준 것처럼 세계시민교육도 한국 대학은 물론이고, 외국 대학에서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과 케냐같이 한동대와 교류를 많이 해 온 개도국의 대학들이 특히 세계시민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GEI에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원 과정을 만드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기부금을 통해 세워지는 GEI는 경북 포항 한동대 캠퍼스에 3441m² 규모로 들어선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국제사회 리더로 활동하는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의미로 반 전 사무총장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 기공식은 이달 11일 열리며, 반 전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준공은 내년 10월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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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마니아 호건 주지사,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격파 시범

    미국 정계에서 대표적인 ‘친한파’로 꼽히는 래리 호건 메릴린드 주지사(61·공화당)가 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캐피털힐턴호텔에서 열린 재미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부부 앞에서 격파 시범을 선보였다. 한국인 아내(유미 호건 씨)를 둬 ‘호서방’으로 불려온 호건 주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에서 찾아 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한국 사위로 불린다”고 인사했다. 직접 태권도를 배운 적은 없지만 아버지와 딸이 태권도 마니아다. 그도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기원에서 태권도 명예 9단증을 받았다. 주지사의 한국 및 태권도와의 인연 덕분에 메릴랜드주는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지난해 ‘태권도의 날’을 지정했다. 호건 주지사는 2015년 6월 암의 일종인 비(非)호지킨 림프종 3기 진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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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Q 162… 호킹박사보다 지능 높은 11세 英소년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로 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스티븐 호킹 박사보다 지능지수(IQ)가 더 높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영국 리딩에 살고 있는 11세 인도계 소년 아르나브 샤르마(사진). 샤르마는 IQ 측정 시험에서 최고 점수인 162를 획득했다. 또 최근 수재들의 모임인 ‘멘사’ 시험도 아무런 준비 없이 붙었고, 언어학 능력 측정 시험에서는 영국 기준 최상위 1% 이내에 속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지능자 모임으로 인정받는 멘사 시험은 어려워서 사람들이 잘 통과하지 못하고, 나도 통과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2시간 반 동안 시험을 치르는 데 7, 8명 사람이 있었고 2명만 아이들이었다”며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샤르마의 어머니는 그가 두 살 반이 됐을 때 남다르고 특히 수학적 능력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머니가 숫자 세는 방법을 가르치고 얼마 안 돼 샤르마는 100 이상까지 스스로 셀 수 있었던 것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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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이슈]쏟아지는 총알 뚫고… 메스 하나로… 당신이 진짜 ‘히어로’

    이라크군은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최대 근거지였던 모술을 6월 29일(현지 시간) 탈환했다. 이라크군은 이날 모술의 대표적인 종교 문화재이자 IS가 3년 전(2014년 6월 29일) 국가 수립 선포를 했던 장소인 ‘알누리 사원’(모스크)을 장악한 직후 이 도시의 탈환을 선언했다. IS는 ‘성지(聖地)’를 지키기 위해 반달리즘(예술품과 문화유적 파괴 행위)까지 자행하며 최후의 발악을 했지만 결국 모술에서 패퇴했다. 시리아 락까와 함께 IS의 양대 거점인 모술이 해방된 데에는 이라크군의 대대적 공세뿐 아니라 ‘숨은 영웅’들의 노력도 큰 힘이 됐다.생명 살리는 구조대원과 의사들 “젊은 여성, 할머니, 휠체어에 앉아있던 노인, 휠체어를 밀던 남성,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모두 총에 맞아 죽어 있었습니다.” 미국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현재 총알이 빗발치는 모술의 최전선에서 구조대원으로 맹활약 중인 데이비드 유뱅크(56)는 최근 ABC CBS 등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향 텍사스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구호단체를 따라 미얀마에 갔던 유뱅크는 지난해 11월 가족들과 함께 모술로 자리를 옮겨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무렵. IS 저격수들의 조준 사격에 무고한 민간인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그의 눈에 한 작은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70여 구의 시신과 건물 잔해 속에서 이 아이는 숨진 엄마의 히잡에 몸을 숨긴 채 움직이고 있었던 것. 이런 상황은 이틀째 계속됐다. 유뱅크는 마침내 소녀를 구출하기로 결심하고 포복 자세로 기기 시작했다. 머리 위쪽으로는 총탄이 계속 날아들었다. 연막탄을 터뜨린 뒤 이라크군 탱크 뒤쪽에 숨어서 목표로 정한 벽까지 신속하게 이동했다. 다행스럽게도 총격을 피해 소녀를 안전하게 구출해냈다. 유뱅크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소녀를 구하러 뛰어 들어가던 순간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아내와 아이들은 나를 이해해 줄 것이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죽기 싫었지만 (소녀를 구하러 들어가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유뱅크가 구출한 소녀는 탈수 증세 외에는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유뱅크와 그의 아내 캐런은 소녀에게 계속 물을 마시게 했고, 안정을 찾은 소녀는 곧 캐런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가족들이 모두 IS에 사살당하고 홀로 남은 이 소녀는 충격으로 한동안 실어증에 빠져 있었지만 점차 회복 중이다. 또 이라크군의 한 장성이 그녀를 입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녀를 포함해 IS 총격 위험에 처한 민간인들을 구출해내면서 유명 인사가 됐지만 유뱅크는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는 점을 안타까워한다. “가족이 함께 죽어 나가는 모습을 (거의 매일) 봅니다. 19세쯤 된 어린 엄마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와 함께 제 팔에 안겨 죽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비정부기구(NGO)인 ‘국경없는 의사회’가 지난달 초 공개한 모술지역 의료진의 활약상도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공개되는 게 두려워 가명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의사 와심이 일하던 병원은 공습을 받아 콘크리트 기둥이 한 환자의 다리 위로 무너졌다. 다리 절단 수술이 필요했지만 당시 병원에는 남아있는 의약품이 거의 없었다. 절망적인 순간에도 의료진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모르핀 한 개만을 가지고 수술을 진행해 결국 환자를 살렸다. 모술의 의사들은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지만, 환자의 죽음과 가족에 대한 걱정 앞에선 한없이 약해진다. 와심은 “심하게 다친 환자들이 병원에 들어올 때마다 가족들 걱정으로 불안해진다”며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악몽은 가족이 부상당한 채 응급실에 실려 오는 걸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술을 떠나지 않은 의사들은 영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술에 영웅은 없습니다. 희생자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의사로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피란민 위한 군인들의 희생 모술 탈환전에 투입된 군인들 중에서도 영웅적인 행동으로 박수를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1일 모술 구시가지에서 IS의 자동소총 난사를 뚫고 도로를 내달려 피신하는 주민들을 군인들이 구해내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군복에 달린 보디캠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도로를 달리다가 넘어진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한 이라크 병사가 헬멧도 쓰지 않은 채 급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쏟아지는 총알 세례에도 병사는 부르카를 입은 채 넘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할머니를 들어 안전지대로 옮겼다. 민병대도 정규군 못지않게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라크 쿠르드민병대 페슈메르가 병사인 아코 압둘라흐만(33)은 지난해 10월 21일 모술 남동부 키르쿠크에서 방탄 BMW 차량으로 70명이 넘는 생명을 구해냈다. 4명의 자녀를 둔 가장인 그는 당시 IS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1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1990년대 초반 모델인 방탄 BMW를 몰고 최전선을 오갔다. IS의 파상공세로 당시 전선에는 100명이 넘는 시민과 병사가 부상을 당한 채 쓰러져 있었다. 그는 “우리 고향이 위험에 처해 있고 지금이 사람들을 도울 적기다. 만약 돕지 않으면 평생 부끄러울 거다”라고 말하며 총알이 쏟아지는 전장으로 방탄차를 몰았다. 그가 전장을 왕복하며 태워 나른 부상자들 중에는 수니파와 시아파 같은 다른 종파의 무슬림뿐 아니라 쿠르드족과 기독교인도 있었다. 압둘라흐만의 방탄차량에는 50발이 넘는 총알 자국이 선명하다. 사연을 접한 독일 BMW 본사는 압둘라흐만의 차를 본사에 전시하는 조건으로 최신형 방탄차량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나는 영웅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고 싶은 평범한 이라크인입니다. 그 대신 차량을 계속 쓸 수 있게 수리를 도와주면 좋겠습니다.”더 많은 작은 영웅이 필요한 미래의 모술 이라크 제2의 도시, 대형 유전지대, 북부의 거점 도시 등으로 불려온 모술은 아랍어로 ‘연결 지점’이란 뜻이다. 이런 의미에 걸맞게 모술은 이라크는 물론이고 중동 전체에서도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공존하는 전통이 강한 지역으로 꼽혔다. 오랜 시간 동안 아랍인과 소수 민족인 쿠르드인, 아르메니아인, 야지디인 등은 큰 충돌 없이 공존했다. IS가 점령하기 전까지는 인구 다수가 무슬림인 상황에서도 ‘선지자 요나의 무덤’과 ‘성 엘리야 수도원’ 같은 기독교 유적들도 잘 보존될 수 있었다. 이라크 안팎에서는 IS로부터 해방된 모술이 예전처럼 공존과 평화의 도시로 재건되길 기대한다. 이원삼 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IS처럼 폭력적인 집단이 3년 이상 점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라크 정부의 힘만으로 모술이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제사회 차원에서 의료진, 구호 전문가, 도시 재건 전문가, 사회봉사자들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모술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작은 영웅들’이 모술 재건에 필요하다는 뜻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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