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준

명민준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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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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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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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염색산단, 악취 민원 사라질까

    대구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서구 평리동 주민을 중심으로 악취 관련 민원이 폭증하자 대구시가 이곳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고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다음 달에 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악취 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의견수렴 공고’를 낸 대구시는 26일까지 주민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해관계인은 대구시 홈페이지에서 의견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대구시나 서구에 서면이나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염색산업단지 내 사업장들은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해야 한다. 또 1년 안에 악취 방지계획을 세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만약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할 경우 조업 정지와 고발 등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1980년 설립 인가한 대구 염색산업단지에는 현재 127개 섬유염색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서구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염색산업단지의 악취검사를 시행한 결과 매년 전체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서구 관계자는 “매년 700여 건 수준의 관련 민원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평리동의 평리뉴타운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부터 악취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1만3300여 건에 달한다. 대구시는 악취관리지역 지정 추진과 더불어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해 올해 1월부터 악취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악취특별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행한 서구의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피해 지역 영향평가, 악취 발생원 조사 등을 환경부에 요청해 올해 12월까지 한국환경공단이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염색산업단지 일대 대기 개선 시책을 추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낮춰 왔으나 주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환경은 조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악취 고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대부분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의견수렴을 시작한 가운데 조속히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가 다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에 반대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모 씨(56)는 “대구는 안 그래도 주택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지역인데 우리 동네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오히려 꼬리표가 붙어 집값이 형편없이 내려갈까 봐 걱정”이라며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찬성 입장을 밝히기보다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6일까지 여러 이해관계인의 찬반 의견을 받아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시의 계획이 수정되거나 보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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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미래, ‘숲 학교’에서 자란다

    “안전을 위한 규칙만 잘 지키면 아이들은 이곳에서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9일(현지 시간) 영국 중동부 링컨셔주 링컨시에 있는 한 숲속. 아들을 이곳에 있는 ‘숲 학교’에 6년째 보내고 있는 타미 돌링 씨는 “숲 학교의 장점은 자유로운 교육”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돌링 씨의 아들 이든 군(12)은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나무를 타고 있었다. 교사 캣 수터 씨가 “나무를 오를 때 어떻게 해야 안전하다고 했는지 기억하느냐”고 묻자, 이든은 “나뭇가지가 팔목보다 굵은지 확인하면 된다”며 “양손과 양발 4개 중 3개는 나무에 딛고 있으면 안전하다”고 답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나무를 타고 얼굴엔 진흙을 묻히며 노는 이곳은 영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숲 학교 풍경이다. 1950년대 북유럽 등에서 시작된 숲 학교는 자연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교육 방식이다. 영국에선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주로 참여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엔 16세 학생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런던에서 숲 학교를 운영하는 엘라나 노세다 씨는 “숲 교육은 건강뿐 아니라 감정 표현과 소통 능력, 나아가 상상력을 길러준다”고 했다.나무-흙과 교감하며 ADHD 떨쳐… 英 ‘숲학교’서 삶의 지혜 배워 ‘그린스완’ 시대, 숲이 경쟁력이다〈4〉숲, 상상력 펼치는 치유의 캔버스어린이 교육 목적으로 1994년 시작방과후 수업 형식, 英전역에 수백곳장작으로 악기 만들고 진흙 부엌도… “자연과 교감속 공동체 의식 키워” 영국 링컨셔주 링컨시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올드 우드 오가닉’ 숲. 9일(현지 시간) 찾은 이곳에서는 축구장 2개 크기만 한 약 1만2140m²에 달하는 부지 곳곳에 숲 학교 ‘랜드 앤드 리프 컬렉티브’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놀이기구가 눈에 띄었다. 숲 학교 교사 캣 수터 씨가 나무 장작으로 만든 악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도끼로 나무 자르는 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쳤을 뿐인데 이런 악기가 만들어질 거라곤 아무도 상상을 못했어요.” 나무와 나무 사이에 가로로 줄을 걸어 길이와 두께가 다른 장작 7개를 매달아 놓은 이 ‘천연 장작 악기’를 나무 막대기로 두드리니 마치 실로폰 소리와 같은 나무음이 울려퍼졌다. 수터 씨는 “한 학생이 장작을 패서 바구니에 던져넣다가 서로 다른 소리가 난다는 사실에 착안해 만든 악기”라며 “학생의 관심을 따라갔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숲 학교 곳곳에는 ‘진흙 부엌’ ‘나뭇가지 동굴’ ‘물길’ 등 학생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놀잇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 대인기피증 떨쳐낸 숲 학교 아이들 영상 10도의 숲속은 한국의 초겨울 날씨처럼 쌀쌀했다. 전날 비가 내려 진흙탕이 된 바닥은 갯벌처럼 발이 푹푹 빠졌지만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놀았다. 한 아이는 얼굴에 숯검정을 칠하고 모닥불 위에서 빵을 굽는 데 한창이었다. 또 다른 아이는 대형 고무 타이어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균형잡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영국 내 첫 번째 숲 학교는 1994년 브리지워터대에 설립됐다. 교육 전공자들이 자연과의 교감, 친구 간 소통, 상상력 증대 등을 통해 어린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는 영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대학과 연계해 관할 내 숲 학교를 적극 도입했다. 현재 영국 내 숲 학교는 종류와 방식이 다양하지만 주로 방과후 수업 같은 개념으로, 일주일에 주기적으로 참여하는 보조 수업 형태가 많다. 영국에서 가장 큰 숲 학교 교사 민간단체인 숲학교협회(FSA)가 공인한 숲 교육 제공기관은 66곳이다. 등록된 교사 수만 지난해 기준 1400여 명에 달한다. 숲 학교 관계자들은 부분적으로 숲 교육을 제공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영국 전역에 숲 학교가 수백 곳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숲 학교에서 만난 영국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기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3년 전 숲 학교에 처음 온 덩컨 레이시 군(16)은 대인기피가 심해 후드티 모자를 뒤집어쓰고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숲 학교에 온 뒤로 달라졌다. 그는 각종 도구에 관심을 가지더니 나무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닭 횃대, 새 모이함, 의자까지. 스스로 만든 작품이 쌓일수록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은 숲 학교의 모든 구성원과 대화하고 다른 아이들을 도울 정도로 성장했다. 농부가 되겠다는 장래 희망도 생겼다. 덩컨의 어머니 멜리사 레이시 씨는 “숲 학교에서 배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곳 학생 중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국에 녹아든 숲의 ‘소프트웨어’숲 학교의 효능은 도심 지역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 런던에선 5세 이하 아이들에게 전일 야외 교육을 실시하는 숲 학교도 생기기 시작했다. 런던에서 주 5일, 풀타임으로 숲 학교 ‘포리스트 그로브 해크니’를 운영하는 리지 해세이 씨는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을 이해하길 원하는 부모가 늘고 있어 도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숲 학교 ‘킨다 에듀케이션’을 운영하는 멜 해리슨 씨는 “숲 학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사회와 자연과의 재연결”이라며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출발점이 숲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산림위원회 산하 포리스트 리서치의 설문조사(2023년)에 따르면 영국인의 74%가 “최근 몇 년간 숲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 51%는 “숲에 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늘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22%는 지난 1년 새 숲 방문 빈도가 더 늘었다고 답했다. 영국건강보험(NHS)은 정신적, 육체적 처방의 하나로 숲 교육, 원예 등을 포함한 각종 녹색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녹색활동의 경제적 혜택을 분석한 결과 참가자 82명이 1년 동안 의료비용을 3만8646파운드(약 6673만 원) 절감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경 원예 등 녹색산업이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418억 파운드(약 71조582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된 일자리 수는 76만34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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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20%가 공용녹지… “年1.6조 건강비용 절감”

    “동네 거리마다 모두 신비한 공동 정원을 품고 있어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 1999년 영화 ‘노팅힐’에서 주인공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담장을 넘어 들어간 정원. 런던에는 이 같은 ‘도심 속 숲’인 공용 녹지 공간이 전체 도시 면적의 20%에 달한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운동하고 사교하며 휴식을 취한다. 나아가 지역사회의 일부가 된다. 런던시에 따르면 공용 녹지 덕분에 시민들이 매년 9억5000만 파운드(약 1조6406억 원)의 건강 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체 건강에 5억8000만 파운드(약 1조16억 원), 정신 건강에 3억7000만 파운드(약 6389억 원)의 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추산했다.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녹색 활동’도 다양하다. 런던시는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135개 지역사회 프로젝트에 400만 파운드(약 69억 원)를 지원해 테니스 코트 1250개 면적에 달하는 33ha(헥타르)에 새로운 녹지 공간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공용 녹지 면적을 전체 면적의 50%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공용 녹지 조성에 1파운드를 투자하면 런던 시민에게 27파운드(약 4만6627원) 가치의 경제적 효과가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영국에서 원예는 명실상부한 산업 분야로 자리 잡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는 전문 및 아마추어 원예가가 3000만 명이 있다고 추산한다. 영국 인구(6697만 명)의 절반 가까이 원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교과 외 활동으로 원예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비율도 75%에 달한다. 원예·조경 산업 관련 현황을 보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2019년 48조2820억 원으로, 2030년에는 71조582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에서도 원예 활동을 장려한다. 영국 요크셔주에 있는 리즈대는 캠퍼스 중심부에 ‘지속가능한 정원’을 조성해 교직원과 학생, 방문자들이 조용한 명상을 즐기며 함께 가꾸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씨앗과 식물, 농산물을 교환할 수 있는 ‘채소 도서관’도 정원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영국 엑서터대는 식량 재배 방식을 가르치는 ‘가드닝, 웰빙과 지역사회’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영국 남서부의 재배 현장을 방문하도록 한다. 정원을 가꾸는 활동 역시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노년층을 중심으로 정원 돌봄 봉사를 하는 ‘가든 볼런티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가 직접 운영하는 정원에서 봉사자들은 가지를 잘라내거나, 식물을 심고 기르는 모든 일을 맡아서 한다. 연간 24만 명이 방문하는 로즈모어 정원에선 봉사자들이 방문자의 안내를 돕고 있다. 로스 캐머런 셰필드대 조경건축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정원을 가꾸는 가정에 대해서는 지방세, 수도요금을 감면해 주는 파격적인 지원도 고려해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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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10味 막창구이 먹으러 안지랑 갈까요

    대구의 대표적 음식테마거리인 남구 안지랑 곱창골목 일대에서 17, 18일 이틀 동안 ‘2024 안지랑 막페스티벌’이 열린다. 안지랑곱창골목 상가번영회가 주최 및 주관하는 이 행사는 대구의 대표적인 음식인 곱창과 막창을 전국 각지에 알리고 최근 불경기로 침체한 상권과 지역민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 기간에 상가번영회 소속 전체 업소에서는 막창 메뉴를 30% 할인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또 이 기간에 결제한 영수증을 노트북이나 스마트워치 등 경품에 도전할 수 있는 복권으로 바꿔주는 스크래치 이벤트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1979년부터 앞산 안지랑 골짜기에 곱창을 파는 식당이 하나둘씩 문을 열면서 형성된 돼지 곱창 및 막창 전문 식당가다. 특히 막창구이는 대구 10미(味) 가운데 하나로 특별 제조된 된장소스와 마늘, 쪽파를 곁들여 먹는 맛이 별미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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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 양반처럼 줄불놀이 즐겨 보세

    경북 안동시는 ‘선유 줄불놀이’를 올해 11월까지 정기 시연한다고 15일 밝혔다. 선유 줄불놀이는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양반들의 대표적인 뱃놀이 문화다.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 일대에서 진행하며 다음 달 5일 시작해 6월 1일, 7월 6일, 8월 3일, 11월 2일 등 모두 5회에 걸쳐 시연할 계획이다. 줄불놀이는 만송정 숲에서부터 부용대 절벽까지 낙동강을 가로질러 새끼줄을 연결하고 숯봉지를 매달아 불을 붙이며 시작한다. 숯봉지가 타오르며 불꽃이 흩날려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그동안 축제나 특별한 행사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하회마을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관광객들에게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매회 관광객 수만 명이 몰리면서 안동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아 정기 시연을 결정하게 됐다. 시는 행사 당일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인접 경북도청과 하회마을을 잇는 임시 순환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고요함 속 불의 향연이 시민과 관광객 여러분들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을 달래고 안동의 다양한 매력을 즐기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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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권자 수송선박 표류, 해경이 구조…출마자가 “용지 바꿔달라” 소동도

    경남 통영에서 섬마을 유권자를 태운 배가 표류해 해경이 구조에 나서는 등 4·10총선 당일 전국 곳곳에서 선거 관련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10일 오전 9시 55분경 경남 통영시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29t급 유람선의 엔진추진장치에 부유물이 감겨 배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배 승선원 8명 중 6명은 오곡도에서 투표소가 설치된 인근 학림도로 투표하러 가던 유권자였다. 선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이 유람선을 예인줄로 묶어 안전해역으로 옮긴 뒤 경비함정을 이용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송했다. 이날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투표소에서 총선 후보자가 소란을 피우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6시경 대전 서구을 선거구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총선에 출마한 이모 씨는 투표용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투표관리관이 제지하자 이 씨는 20분가량 다른 유권자가 일부 기표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투표를 방해했다. 이 씨는 자신이 투표한 용지는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전 둔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1시경 강화군 내가면에서 한 마을 이장이 유권자들을 차량으로 투표소에 데려다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투표를 목적으로 유권자를 차량으로 실어 나르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장을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 이장은 경찰 조사에서 “거동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들을 모셔다드렸다”는 취지로 진술한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차량으로 몇 명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데려다줬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패를 부린 유권자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9시 21경 울산 남구 수암동 제3투표소에서는 한 시민이 술에 취해 “투표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면서 소리치며 행패를 부렸고, 선관위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자 도주했다. 부평구 산곡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70대 남성이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며 소란을 피웠다가 이날 오전 10시 13분경 경찰에 붙잡혔다.앞서 사전투표 당시 투표지를 훼손한 이들이 경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를 마친 뒤 자신의 어머니의 투표를 돕겠다며 사전투표소에 들어가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게 투표를 권유한 40대 여성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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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겁나 예쁜 것이 나왔다” 지자체 ‘파묘’ 패러디 대박

    영화 ‘파묘’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패러디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상물마다 조회수 3만∼5만 회를 기록하면서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와 재미까지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묘는 한 집안에서 조상 묘로 인해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며 치명적인 해를 입는 등 기이한 일을 겪는 가운데 묘를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그린 영화다. 8일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133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 ‘전국달성자랑’에 러닝타임 40초 길이의 파묘 패러디 영상을 공개했다.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겁나 예쁜 게’라는 제목으로 파묘 예고편을 패러디해 지역 대표 축제인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홍보 영상에는 달성군 기획예산실과 교통과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이 직접 출연했다. 이들은 파묘의 등장인물로 변신해 진지한 연기를 선보인다.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비슬산 참꽃 군락지 풍경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고 영화 파묘의 굿 장면에서 주인공 무당이 입은 옷과 유사한 한복과 오방기 등 소품을 이용해 눈길을 끈다. 현재까지 조회수 5만3000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상에 출연한 윤은주 달성군 홍보팀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케팅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하듯이 군정 홍보 활동도 효과적인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 군의 정책 소식과 관광 정보, 문화 행사 등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28회 비슬산 참꽃문화제는 13, 14일 이틀 동안 비슬산 자연휴양림 일원에서 펼쳐진다. 참꽃 군락지의 개화 상황 실시간 생중계 영상은 23일까지 달성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고향인 경북 영주시도 파묘를 패러디해 지역 특산물과 정책 홍보 영상까지 만들었다. 장 감독은 영주시 평은면에서 태어나 대영중과 대영고를 졸업했다. 장 감독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파묘 각본을 쓸 때 고향에서의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영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주시는 최근 공식 유튜브에 지역 특산물인 풍기인삼을 소개하고 산불조심 캠페인까지 펼치는 파묘 패러디 영상을 공개했다. 현재 조회수 3만2000여 회를 기록하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파묘 외에도 장 감독이 연출한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등을 패러디한 영상 2편 등 총 4편을 차례로 공개해 재미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김종길 영주시 홍보전산실장은 “영주 출신인 장 감독이 ‘천만 영화감독’에 등극해 주민들이 하나같이 가족 된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다”며 “파묘의 흥행몰이와 더불어 영주시에서 제작한 패러디 영상을 통해 지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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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대구로’에서도 충전식 지역화폐 쓰세요

    대구시는 8일부터 대구로에서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도입한다고 7일 밝혔다. 대구로는 민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대체하고 지역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구시가 2021년 개발한 독자적 배달 플랫폼이다.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별도로 카드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기존에 보유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온누리상품권 앱에 등록하고 계좌 이체로 금액을 충전하면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충전액이 차감되는 방식이다. 충전 시 10% 할인 받을 수 있으며 개인별 충전 한도는 매달 200만 원이다. 이 같은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8일부터 대구로 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은 대구로 앱에 별도로 표시된다. 가맹점 대부분이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있어서 장보기 서비스에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유통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시민들이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적극 활용해 고물가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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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처럼 키우고 수확하고 다시 심고 ‘숲의 선순환’

    “건강한 나무를 얻으려면 곡식을 키우는 것처럼 좋은 묘목을 길러내는 게 중요하죠.”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로토루아시 양묘장에서 만난 직원 로런 앤더슨 씨(34)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논밭처럼 평지에 펼쳐진 양묘장에는 라디에타 소나무 묘목 18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마치 벼 모내기를 위해 모판을 짜듯, 나무를 숲에 옮겨 심기 위한 ‘묘목판’이 25ha(헥타르) 넓이의 양묘장에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다. 톱날 장비가 달린 트랙터가 축구장(0.714ha) 35개에 달하는 양묘장 일대를 누볐다. 고르게 키우기 위해 일정한 크기로 묘목을 자르고 있었다. 지난해 10월에 심은 묘목은 반년 만에 40cm 가까이 자랐다. 양묘장에서 나온 묘목은 조림지에서 두 번째 목생(木生)을 시작한다. 조림지는 나무를 수확하기 위해 만든 숲이다. 이날 일부 묘목은 양묘장에서 4.7km 떨어진 레드우드숲으로 옮겨졌다. 이 숲은 보존해야 할 천연림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조림지가 공존하는 곳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뉴질랜드 산림 면적은 전 국토(2670만 ha)의 36% 수준인 950만 ha. 이 중에서 조림지는 180만 ha(2022년 기준)다. 뉴질랜드는 연간 목재를 4조9000억 원 가량 수출하는 등 국내총생산(GDP)의 약 5%가 숲에서 나오는 ‘임업 강국’이다. 뉴질랜드 산림과학원(SCION) 팀 페인 수석연구원은 “숲은 보호와 이용이라는 양쪽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잘 심는 만큼 잘 활용해야 지속 가능한 자연이 유지된다”고 말했다.28년 주기로 나무 年 200만그루 수확… GDP 5%가 숲에서 나와 [창간 104주년]‘그린스완’ 시대, 숲이 경쟁력이다〈3〉 ‘木맥경화’ 뚫은 뉴질랜드상품성 좋은 품종 주력으로 키워… 숲 기능 포함 안정적 목재 공급 역할조림지내 자전거길 年 60만명 찾아‘숲환생’ 벌채, 연간 5조 원대 수출… “환경-자원 넘어 안보영역으로 확장” “숲 한가운데 길게 비어 있는 공간이 ‘완전한 순환’이 이뤄지는 경계선입니다.” 뉴질랜드 산림과학원 팀 페인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로토루아시 인근 레드우드숲 산등성이 중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집어낸 공간은 빽빽한 초록 숲 사이에 난 빈틈이다. 이곳에는 양묘장에서 키운 라디에타 소나무 묘목이 심어져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텅 빈 곳처럼 보이는 묘목 식재 공간은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경계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처럼 레드우드숲 곳곳에선 15년 넘게 자란 나무들로 이뤄진 조림지와 나무를 베어낸 곳에 새로 묘목을 심은 공간이 맞닿아 있는 경계선이 얽히고설켜 있었다.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이 수십 년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목(木)맥경화’를 뚫어냈다. 조림지엔 1ha(헥타르)당 묘목 약 1000그루를 심는다고 한다. 평평한 땅에 바로 심지 않고 약간의 흙을 쌓아 올린 뒤 심는다.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묘목이 상할 수 있어 흙을 보온재처럼 쓰는 것이다.● ‘보호와 이용’ 선순환 만드는 숲 뉴질랜드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조림지에 심은 나무는 평균 28년 키워내 상품성이 가장 좋은 시기에 수확한다. 조림지 조성 초기엔 다양한 수종을 키웠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산인 라디에타 소나무가 뉴질랜드 기후와 잘 맞아 본토보다 빨리 자라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엔 조림지의 91%를 채우고 있다. 페인 수석연구원은 “천연림에서는 다양한 나무가 어울릴 수 있도록 보존하고, 활용해야 할 조림지에는 다양한 수종보다는 상품성 좋은 품종을 주력으로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솔송나무가 조림지의 약 5%를 차지하는데 수확하려면 평균 40년을 키워야 한다. 조림지는 천연림처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목재를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숲을 활용한 각종 레저산업을 파생시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페인 수석연구원은 “숲은 자라면서 물과 공기를 정화하고 탄소를 저장한다”며 “시간이 지나 울창해지면 이런 공익적 가치 외에도 숲을 활용한 여가 생활이나 스포츠 등 다른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레드우드숲은 산악자전거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활용 가치가 높다. 조림지 사이로 자전거길 160km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국제산악자전거협회(IMBA)는 2015년 이 길을 3등급 중 가장 높은 골드 등급으로 지정했다. 협회로부터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은 세계에서 6곳뿐이다. 뉴질랜드 전역에 있는 자전거길은 매년 60만 명이 방문해 약 3.9일간 머물며 하루 평균 292뉴질랜드달러(약 23만 원)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우드숲 자전거길에서 만난 니콜 테일러 씨(32)는 “아들 네 명과 숲에 자주 온다. 광활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숲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연 살리려 나무 벤다” 환생 위한 벌채 뉴질랜드에선 숲을 키우고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적인 벌채로 선순환 고리를 이어간다. 벌채된 나무는 숲에서의 목생을 마치고 가공돼 다양한 목재로 환생한다. 레드우드숲에서 33km 떨어진 텍트 공원 주변 벌채지. 30ha에 달하는 광활한 벌판에선 최근 나무를 수확한 후 땅을 헤집어 놔 흙냄새가 가득했다. 벌채를 끝낸 민둥산 너머에는 푸른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조림지가 있어 경계선이 뚜렷하게 갈렸다. 뉴질랜드 산림과학원 더글러스 건트 책임연구원은 “이곳은 자연을 파괴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을 다시 살리는 공간”이라며 “나무를 벤 자리는 20년 뒤에 다시 풍성한 숲이 될 것”이라고 했다. 뉴질랜드는 연간 4000∼4500ha 규모의 숲을 벌채한다. 28년 주기로 벌채해 1ha당 약 500그루를 거둬들인다. 매년 2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내는 셈이다. 수확한 나무의 40%는 자국에서 쓰고 나머지 60%는 수출한다. 산림과학원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뉴질랜드에서 수출한 원목, 펄프, 합판 등 목재는 60억7300만 뉴질랜드달러(약 4조8937억 원)가 넘는다. 올해는 5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뉴질랜드산 목재 수입 상위 5개국은 중국 36억2400만 뉴질랜드달러(약 2조9202억 원), 호주 6억3800만 뉴질랜드달러(약 5141억 원)에 이어 한국 5억700만 뉴질랜드달러(약 4085억 원), 일본 4억7000만 뉴질랜드달러(약 3787억 원), 미국 3억8600만 뉴질랜드달러(약 311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산림 안보에도 숲의 활용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재난,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 대비해 국가가 식량을 확보해야 하는 것처럼 목재 역시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일정량을 스스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트 책임연구원은 “그린스완 시대가 시작되면서 산림과 목재 사용 자립도는 환경이나 자원의 문제를 넘어 안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나무를 어떻게 가꾸고 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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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잦은 뉴질랜드, 유연한 ‘목재건축’ 선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로토루아시에 있는 산림과학원(SCION)에 들어서자 10m에 달하는 높은 층고가 한눈에 들어오는 1층 로비에선 알싸한 숲 향이 느껴졌다. 뉴질랜드 정부 국가조사연구소인 산림과학원 건물은 목재로 지어졌다. 건물 뼈대와 바닥, 계단 등 눈길이 닿는 곳곳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다. 로토루아 지역 산봉우리 모양을 따 삼각형으로 만든 입구 문을 열자마자 건물 안에서 참새 두 마리가 날아들었다. 새들도 자유롭게 드나드는 이곳은 로토루아에서 심고 키워서 수확한 나무(550㎥)를 이용해 2020년 12월 건립됐다. 약 2000m² 넓이의 3층짜리 건물에는 3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 건물의 탄소저장 효과는 418t”이라며 “승객 160명을 태운 비행기가 뉴질랜드 오클랜드와 영국 런던을 왕복하며 배출하는 탄소량과 같다”고 했다. 건물 내부에 사용한 목재는 나무 성질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화학약품 처리를 최소화했다. 목재가 비나 바람에 노출되면 쉽게 부식될 수 있기 때문에 건물 외관은 유리 등으로 마감했다. 유리에는 나무 이파리 색과 비슷하게 녹색과 노란색 등 마름모 문양을 채워 넣었다. 이처럼 뉴질랜드 땅에서 키우고 수확한 나무는 건축 재료로 많이 쓰인다. 탄소 중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철근, 콘크리트보다 지진에 유연하게 반응한다. 과학원 관계자는 건물 중앙 마름모 모양의 나무 기둥을 가리키며 “뉴질랜드는 지진이 잦은데, 건물이 뒤틀려도 목재는 유연하게 대응해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토루아시 곳곳에선 나무로 집을 짓는 공사 현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층 주택을 새로 만드는 공사 현장에선 인부들이 작업하려고 설치한 임시가설물(비계)만 철제를 사용했고 주재료는 촘촘하게 끼워 맞춘 목재였다. 주민 아라타키 펜더 씨(25)는 “햇빛이 들면 나무 기둥에서 ‘쩍’ 하는 소리가 나는데, 주민들은 ‘건물이 숨을 쉬는 소리’라고 부른다”며 “나무로 된 건물은 자연의 숲처럼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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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금고, ‘양문석 딸 대출’ 11억 전액 회수 결정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사진)의 새마을금고 대출 의혹과 관련해 양 후보에게 11억 원을 대출해 준 실행기관인 대구 수성마을금고 측이 대출금 전액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수성새마을금고 박정학 이사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 후보 측이 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 원 가운데 6억 원에 대해 양 후보자가 직접 ‘주택 매입 관련 대부업체 대출금 상환에 사용했다’고 말하는 등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대출금 전액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액 환수 조치 통보문 등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등기우편을 통해 양 후보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성새마을금고 측이 결정한 대출금 전액 회수 조치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진행하고 있는 현장 검사와는 별개 사안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양 후보의 새마을금고 대출 의혹과 관련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으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네이버 디지털 금융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5명으로 꾸려진 검사반을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보내 양 후보의 대출 의혹을 밝히기 위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시기상 예민한 시기에 어찌 보면 저희 일이 아닌 것들을 하는 게 조심스럽고 불편한 감은 있다”면서도 “금융위원회나 행정안전부, 대통령실 등과 상의한 적 없이 저 혼자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는 총선 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장은 “사안 자체가 복잡한 건 아닌 것 같다”며 “검사를 얼마나 진행하는 게 맞는지, 조기에 궁금하신 내용을 정리해 드리는 게 맞는지 오늘이나 내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양 후보 측의 대출이 불법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 3개월 내에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할 서류를 내야 하는데 이를 허위로 제출했다면 형법상 사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불법”이라며 “다만 양 후보가 이런 과정에 가담했는지, 어떤 이들이 관련됐는지 등은 수사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전면적 공세 의도가 분명한 상황에서 굳이 당 차원에서 나서 논란을 확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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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생 해결 나선 경북도… 임신 희망부부 전폭 지원

    경북도는 이달부터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임신 사전 건강관리와 냉동난자 사용 보조 생식술을 각각 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 도는 사실혼 관계와 예비부부를 포함한 임신 희망 부부에게 임신 및 출산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건강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필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한다. 여성에게는 난소 기능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 검사 등 최대 13만 원을, 남성에게는 정액 검사(정자 정밀형태 검사) 비용을 최대 5만 원 지급한다. 주소지 관할 보건소나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을 통해 검사의뢰서를 발급받아 전국에 있는 사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검사 받은 후 관련 서류를 첨부해 보건소로 청구하면 된다. 참여 의료기관은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에서 확인하면 된다. 도는 또 냉동난자 사용 보조생식술 지원 사업을 통해 부부에게 회당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최대 2회까지 지원한다. 시술 완료 후 주소지 관할 보건소로 신청하면 된다. 황영호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저출생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임신부터 출산까지 모든 과정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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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병처럼 씩씩하게… 안동에서 놀아보자!

    경북 안동시는 도산면의 디지털 스포츠 테마파크인 놀팍이 6개월여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5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놀팍은 안동의 대표적 콘텐츠 가운데 하나인 의병을 소재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20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각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획득하는 점수에 따라 1∼5개의 별을 받을 수 있다. 최종 20개 콘텐츠를 즐긴 후 별의 개수에 따라 순위가 정해져 경쟁심 유발과 함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각 콘텐츠는 근력과 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민첩성을 필요로 해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놀팍에서 머무르는 시간 동안 직접 칼로리 소비량도 계산해 준다. 이 외에 스크린으로 즐기는 스포츠 게임인 스팍과 추억의 오락실, 보드게임, 무인카페 등을 갖췄다. 놀팍은 개장을 기념해 이달 말까지 2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획득한 별의 개수에 따른 기념품도 제공한다. 이용료와 주소 등 놀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홈페이지(nolpark.com)를 참고하면 된다. 놀팍은 안동시와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해피스케치가 손을 잡고 구축했으며 도산면 한국문화테마파크 안에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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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슨 제철소, 숲으로 재탄생… 도시가 다시 푸른 숨을 쉰다

    “제철소 용광로를 구석구석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스부르크시의 란트샤프트 공원. 중앙에 우뚝 선 7m 높이 용광로 꼭대기에서 만난 주민 클라우스 페테르존 씨는 40여 년 전인 어렸을 때부터 제철소를 보고 자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제철소는 안전 조명만 드리워진 어두컴컴한 ‘접근금지 구역’이었다. 보안 직원들이 막고 있는 데다 너무 위험해 근처에 다가갈 상상도 못 했던 이곳이 가동을 멈춘 뒤 이제 전망대로 변했다. 이날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축구장 약 250개 크기(180ha·헥타르)의 터엔 용광로, 파이프 등 녹슨 제철소 시설과 푸른 녹음이 한데 어우러진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울타리 없이 개방된 공간에 방문객들이 유모차를 끌고 카메라를 멘 채 모여들었다. 이들은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서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라인강 지류 엠셔강 유역에 있는 뒤스부르크 란트샤프트 공원은 1985년 가동을 멈춘 티센그룹의 마이데리히 제철소가 ‘도시숲’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낸 제철소를 살아있는 역사로 보존하면서 시민들에게 삭막한 도시의 쉼터를 제공했다. 거대한 흉물로 남을 뻔한 제철소에 숲이 생명을 불어넣어 준 셈이다.숲이 된 ‘녹색 제철소’ 年100만명 발길… 줄던 인구도 다시 늘어[‘그린스완’ 시대, 숲이 경쟁력이다] 〈2〉 獨 뒤스부르크 ‘도시숲’ 제철소 폐쇄 9년만에 공원 탈바꿈자전거 씽씽, 암벽등반… 콘서트까지SNS ‘핫플’로 인기, 해외서도 찾아와… 정류장 신설 등 도시 인프라 확대 ‘녹슬고 거대한 제철소를 어찌할 것인가.’ 1985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스부르크시의 마이데리히 제철소가 경영 악화로 가동을 멈추자 지방 정부와 주민들은 이를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정치인들은 시설을 유지하면 재정에 부담이 된다며 “철거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주민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때부터 가족의 일터였던 85년 역사의 랜드마크를 없앨 수 없다”며 반발했다. 주민들의 일자리를 책임지던 지역 경제의 중심이 사라지자 도시가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생겨났다.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던 시민들은 ‘독일 산업유산협회’를 조직했다.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낸 제철소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를 설득했고, 정부가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정부는 국제건축전시회(IBA)를 열어 제철소와 주변 황무지를 개발할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이때 선정된 페터 라츠 건축가의 사업안으로 제철소 본연의 모습을 보존하되 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1994년 도시숲으로 재탄생한 뒤스부르크시의 란트샤프트 공원을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찾았다. 옛 광석 저장고 외벽에선 시민들이 암벽 등반을 하고 있었다. 석탄 수송용 기차가 달리던 철로에선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대형 탱크는 여름철 다이빙장으로 활용된다. 수시로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전통시장도 열린다. ● 소셜미디어 시대 ‘이색 관광지’로 독일은 국토의 약 33%가 산림으로 뒤덮여 도시마다 숲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도시에서 시민들의 건강과 휴양을 위해 조성되는 도시숲은 수도 베를린, 유럽 금융허브 프랑크푸르트 등에도 조성돼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뒤스부르크시 란트샤프트 공원은 독일에서 유일하게 산업시설을 공원으로 탈바꿈시켜 주목받았다. 독일 산업화의 역사를 품은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만든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런 이색적인 공원을 보기 힘들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학생 10여 명을 인솔해 견학을 온 사회복지사 조피 알더 씨는 “아이들에게 이 도시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지 직접 보여주러 왔다”며 “도시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돼 소중한 장소”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경관은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딸과 함께 방문한 메시카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사진을 보고 독특한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공원은 최근 8년간 방문객이 연평균 100만 명이나 된다. 도시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나온 창의적 아이디어가 해외 방문객도 불러 모으고 있다. 공원의 물 관리 노하우가 대표적이다. 공장 지붕이나 건물 표면 굴곡진 부분에서 모은 빗물은 공원 곳곳에 설치된 작은 수로를 따라 나무와 꽃으로 흐르고 있었다. 공원 개장 이후 30년간 이곳에 뿌리 내린 식물은 700종을 넘는다. 이 공원 홍보 담당 레나 시엘러 씨는 “제철소 대형 탱크는 이제 저수조로 쓰이며 가뭄 때 공원 곳곳에 물을 공급한다”며 “네덜란드 등 수자원에 관심이 많은 국가에서 찾아와 어떻게 빗물 공급 시설을 운영하는지 묻는다”고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5년 이 공원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오아시스’ 10곳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개방된 도심숲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운영 노하우도 주목받고 있다.● 낙후 지역에 인구 늘고 경제 활력 공원 개발로 뒤스부르크시는 활력을 되찾았다. 지역 방문객이 늘자 지방 정부도 도시 인프라에 투자하며 거주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공원 옆에 있는 ‘란트샤프트 공원 북부’ 정류장은 지난해 말 확장 공사를 완료했다. 내년에는 인근에 약 600만 유로(약 87억 원)를 투입해 신규 정류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인근 낙후됐던 마르스로 지역은 공원으로 수혜를 입은 곳으로 꼽힌다. 마르스로는 1990년대 이민자들이 급격히 늘며 현재 주민 중 이민자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지역 경제가 침체돼 실업과 범죄가 늘었고, 경찰이 주시하는 지역이 됐다. 하지만 가까운 도시숲이 관광지로 발전하고 주기적으로 콘서트, 맥주 페스티벌 등 행사가 열리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일자리와 휴식을 얻었다. 제철소 폐쇄 뒤 인구가 급격히 줄었던 뒤스부르크시는 이민자 유입과 함께 란트샤프트 공원 조성 등 다양한 도심 재생 노력을 기울인 덕에 인구가 늘고 있다. 뒤스부르크시에 따르면 제철소가 가동을 멈추기 전인 1983년 54만1000명이었던 인구는 계속 내리막을 걸으며 2014년엔 48만6000명까지 줄어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인구가 점차 늘면서 지난해 52만5000명까지 회복됐고 올해는 5000명 더 늘 것으로 추산된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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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때 방문객 급증, 숲은 보건 인프라”… 獨, 숲길 걸으며 명상 ‘마음챙김’ 앱 개발도

    “숲은 국가 공중보건의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유럽 30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 유럽산림연구소(EF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기간 독일의 숲 이용객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개방된 장소인 숲은 전염 우려가 적고, 고립된 사람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공간으로 주목받으며 공중보건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EFI에 따르면 2020년 3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시행되기 전 독일 서부의 본 주변 도시지역 숲 방문객은 하루 평균 290명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22일∼4월 28일 방역 대책 시행 중에는 방문객이 하루 평균 69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방문객이 약 140%가 증가한 것. 방문객 최고치는 봉쇄가 풀린 직후인 같은 해 6월 4일 1275명이었다. 숲을 찾는 사람들의 유형도 달라졌다.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20, 30대 젊은층,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지역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아졌다. EFI는 “새로운 방문객들이 늘어나 숲이 사회 전반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며 “도시 지역의 산림 정책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숲은 마음먹고 찾아야 하는 특별한 공간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시간대에 수시로 숲을 찾게 됐다. 코로나19 봉쇄 전엔 방문객들이 주로 평일 출퇴근 직전이나 직후에 숲을 방문했다. 하지만 봉쇄 기간엔 재택근무로 인해 대낮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특히 토요일은 숲이 가장 한산했던 날에서 가장 붐비는 날로 바뀌었다. 주로 쇼핑하던 인구가 숲으로 향한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에선 전통적으로 숲이 ‘정서적 치유 공간’으로 여겨진다. 독일어에 ‘숲속에서 느끼는 편안한 고독감’을 뜻하는 발타인잠카이트(Waldeinsamkeit)란 고유한 단어가 있을 정도다. 이런 숲의 정서적 가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잔 라자야 루 EFI연구원은 “방문객들이 숲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평온함 찾기’로 조사됐다”며 “숲의 영적 가치가 재평가되는 르네상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산림보호협회는 이런 수요를 고려해 ‘마음챙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방문객이 스스로 숲길을 걸으며 호흡하고 명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앱이다. 이 앱은 구체적으로 몇 초간 걷다가 몇 초간 호흡할지, 나무 향을 어떻게 맡을지 소개하고 있다. 마음챙김 앱이 나온 뒤 독일 전역에는 ‘마음챙김 숲길’ 9곳이 추가로 조성됐다. 이 숲길에선 방문객들이 표지판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숲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서비스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토르스텐 뮐러 씨는 BBC 인터뷰에서 “앱은 숲 방문객이 호흡에 집중하도록 돕거나 숲의 색상 구조 질감 등 세부적인 모습을 관찰하도록 유도한다”며 “독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숲에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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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서대구역 이용객 290만 명 돌파… 주차난-역세권 개발은 숙제로

    2일 오전 10시경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3층 대기실. 승객 여러 명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거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갖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열차에 오르기 전에 4층 푸드코트를 찾아 간단히 배를 채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행 고속철도(KTX)를 이용하기 위해 서대구역을 찾았다는 김지훈 씨(42·서구 내당동)는 “다른 지역 출장이 많은 편인데 서대구역이 생긴 뒤 삶의 질이 확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동대구역까지 최소 1시간은 걸렸는데 서대구역이 생긴 뒤부터는 열차 출발 30분 전에 집에서 나오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식당이나 카페 등 웬만한 편의시설도 많이 들어와 다른 역과 견주어도 손색없다”고 말했다. 대구의 교통지도를 획기적으로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서대구역이 지난달 31일로 개통 2년을 맞았다. 탑승객이 꾸준히 늘면서 동대구역과 함께 지역의 양대 철도교통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코레일과 ㈜SR에 따르면 2022년 3월 31일 개통한 서대구역은 지난달 28일 기준 승차 인원 146만7617명, 하차 인원 144만1934명으로 누적 이용객 수 290만9551명을 기록했다. 매년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1년 동안 서대구역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157만6037명으로 전년 동기 132만6861명 대비 24만여 명이 증가했다. 월 평균 승객 수는 12만1231명, 일 평균 승객 수는 3990명으로 집계됐다. 개통 후 첫 한 달 동안 월평균 8만1390명, 일평균 2625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늘어난 규모다. 하루 최다 승객 수는 올해 2월 12일 기록한 6671명이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대구권 광역철도를 시작으로 2027년 대구산업선, 2030년 대구∼광주 달빛철도, 대구경북신공항철도 등 4개 철도노선이 차례로 깔리면 연계교통망이 늘어나 이용객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내 편의시설도 다수 들어왔다. 편의점과 카페, 푸드코트를 비롯해 스마트도서관과 무인민원발급기, 휴대전화 충전시설까지 갖춘 상태다. 다만 주차난은 시급히 해결할 문제다. 역에서 만난 한 남성은 “차를 몰고 오는 이들은 많은데 주차장이 좁아서 너무 불편하다. 주차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서 20분 일찍 나오는데 시간을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구역은 남측 주차장 171면, 북측 주차장 49면 등 모두 220면으로 주차장 자체가 매우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지하철역과는 2.4km 떨어져 있으며, 역으로 이어지는 버스 노선도 마을버스를 포함해 10개뿐이어서 자차를 이용한 승객이 많아 주차장이 더욱 붐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9월까지 교통광장을 조성해 주차시설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어서 주차난은 최소 반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이 수년째 답보상태인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구시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는 당초 계획상으로 내년에 첫삽을 떠 터미널, 주차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착공 시기는 기약이 없게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역세권 개발을 위한 인접 염색산업단지 이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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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근금지에도 전처 찾아가 소란피운 전과 51범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이혼한 전처를 찾아가 폭력을 휘두른 40대 남성이 수사당국을 피해 치매 노인 집에 몰래 숨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진모 씨(45)를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폭력 등 전과 51범인 진 씨는 올해 1월 이혼한 전처와 딸이 사는 집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후 경찰은 접근금지 조치를 받고도 다시 전처의 집으로 찾아가 소란을 피운 진 씨를 2개월 동안 구치소에 유치할 수 있도록 법원에 추가로 신청했다. 하지만 진 씨는 법원의 임시 조치 심문에 무단으로 불참했고, 담당판사는 서면 심리를 통해 그를 유치소에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법원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진 씨가 갑자기 사라졌다. 경찰은 학대전담경찰관(APO)을 투입해 진 씨를 추적했고, 지인인 치매 노인 김모 씨(69)의 집에 숨어 있던 그를 다시 붙잡았다. 진 씨가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가 판단력이 흐트러져 있는 점을 이용해 지난해 11월부터 생계급여를 무단으로 인출해 사용해 오고 있었던 점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임시 후견인을 선정해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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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금고, ‘양문석 편법대출’ 현장검사… 양 “아파트 팔겠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가 논란이 불거진 지 4일 만인 1일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을 빌려 ‘편법 영끌 대출’ 논란이 불거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에 대해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출을 실행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해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국민의힘이 양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뒤늦게 수습을 시도한 것. 민주당은 이날도 양 후보의 공천 취소 등 당 차원의 조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며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번 더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 5명은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수성새마을금고 사무실에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양 후보 딸이 사업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과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는데, 검사는 최장 1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 후보 측에게 대출을 승인해준 수성새마을금고 담당자는 현재 퇴사한 상태다. 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논란이) 분명히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양 후보의 공천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은 이날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 중앙회를 찾아 김인 중앙회장 등과 면담했다. 당 관계자는 “면담 자리에서 양 후보가 ‘기업 일반자금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양 후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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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장년의 ‘리스타트’… 대구시가 응원합니다

    대구시는 실직 위기에 처한 중장년층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리스타트 4050 채용 연계 일자리 지원사업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사업 참여자에게 개인별 진로 진단과 직업 상담을 해주고 노동시장 맞춤형 직업훈련을 비롯해 취업 연계 및 정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대상은 40세 이상 59세 이하 대구 거주 중장년층이며 64명을 모집한다. 진로 상담 및 경력진단은 전문 직업상담사가 진행한다. 진단을 통해 개인별 적성에 부합하는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인테리어 시공과 특수용접 실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인 챗GPT를 활용한 사무실무 과정 등을 준비했다. 교육훈련비는 무료다. 출석률 80% 이상 충족 시 월 최대 60만 원의 훈련수당을 지원한다. 또 과정 수료 후 취업할 경우 취업 장려금 80만 원을 지급한다.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중장년층 시민은 대구직업전문학교 홈페이지나 훈련소(북구 칠성남로 167)를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산업구조 변화로 실직 및 조기퇴직 등 위기에 직면한 중장년층 시민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자기 적성에 맞는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희망하는 중장년층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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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G-star 펀드 조성해 중소벤처 육성

    경북도는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중소 및 벤처기업을 지역에서 육성하기 위해 ‘경북 스타(G-star) 펀드’를 조성한다고 1일 밝혔다. 2028년까지 5000억 원, 2034년까지 1조 원 이상의 펀드 조성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올해는 펀드 1250억 원을 조성해 포항 벤처밸리와 경산 임당 유니콘파크(내년 준공), 구미 스타필드(계획 중) 등 G-star 밸리의 혁신 벤처기업에 성장 단계별로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도는 60억 원을 공동 출자한 2개 펀드 지역창조초기펀드와 지역혁신벤처펀드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960억 원이 조성돼 이미 올해 목표인 1250억 원의 77%를 달성한 상태다. 지난달 공동출자를 신청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역산업활력 연구개발펀드에 선정될 경우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는 이와 별개로 현재 6개 펀드에 300억 원을 출자해 1555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혁신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이나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창업 혁신 투자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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