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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탈당 선언을 놓고 당 대표 후보 3인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 전 고문의 독특한 정치 이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정 전 고문을 ‘비노(비노무현)-진보-강경’으로 규정한다. 정 전 고문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갈라섰다. 현재 당 대표 후보인 문재인 의원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2009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는 전북 전주 덕진에 출마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당 대표이던 정세균 의원이 출마를 만류하며 공천을 주지 않았다. 정 의원은 범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된다. 결국 탈당한 정 전 고문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정 전 고문의 노선은 강경 진보다. 야당성과 선명성을 강조한다. 2007년까지만 해도 그는 중도 실용을 표방했다. 그러나 2010년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지 말고, 확실하게 좌회전하자”며 ‘담대한 진보’를 제창했다. “2009년 ‘용산 참사’ 현장에서 ‘당신이 제대로 해서 대통령이 됐으면 없었을 희생’이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전향’ 이유를 밝혔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 내에서 정 전 고문과 뜻이 통하는 인사를 찾기가 어려웠다.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은 정 전 고문과의 해묵은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 비노 진영은 정 전 고문과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함께했던 인사가 많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중도 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을 주축으로 한 486그룹은 적극적인 친노는 적지만 진보 노선에 가깝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시절 차기 대권 주자를 놓고 정 전 고문과 경쟁했던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측 인사가 많아 쉽게 마음을 주려 하지 않았다. 정 전 고문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짧은 침묵이 흘렀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단독으로 만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014년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어렵게 입을 열었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한 해. (당) 대표를 내려놨으니까 제대로 못한 것이다. (살면서) 가장 힘든 한 해였다.” 안 전 대표에게 지난해는 잔혹했다. 추진하던 신당을 접고 당시 민주당과 통합했다. 제3정당을 함께 꿈꿨던 측근들은 곁을 떠났다. 7·30 재·보궐선거 참패 직후 대표직을 물러났다. 합당 4개월여 만이었다. 안 전 대표는 세계 최대 가전쇼로 불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를 보며 새해를 맞았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에도 불참했다. 왜 그랬을까. “예전부터 계획했던 CES 참관과 예비경선 일정이 겹쳐 고민했다. (그러나) CES는 전 세계 혁신 경쟁의 장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정치하는 사람도 많이 와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날 안 전 대표와의 대화에서 나온 화두는 ‘위기의식’이었다. “미국에서 만난 패커드 재단 관계자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안 전 대표는 올해부터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이제 새 대표도 뽑히니 나도 제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현안에 대한 자기 생각이 맞다면 새 지도부와의 갈등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당명 개정 시도에 날을 세웠다. “당명 변경은 본질이 아니지 않나. 변화와 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CES에서 ‘우리 당도 이렇게 혁신 경쟁을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CES에서 만난 한국의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은 우리 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주 심각한 일이다.” 그는 그 이유를 전대가 혁신 경쟁이 아닌 계파 대결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직 임명의 기준은 이렇게 하겠다든지, (내년) 총선 공천은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파 해체) 계획을 내놔야 한다. 그것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데 나를 뽑아 달라고만 해선 안 된다. 이대로라면 계파 구도는 그대로 갈 것 같다.” 당내 계파에 대한 안 전 대표의 불만은 컸다. 당 대표를 맡았던 4개월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방침을 철회한 것을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했다. 당내 잡음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파는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위해 구성원 개개인이 희생돼도 좋다는 가치 중심의 강한 결속이다. 그러나 그런 공유 없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해주는 사적인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계파의 역기능이 커지고 있음에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안 전 대표에게 실제 겪은 계파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외부에서 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당의 활동이라는 게 유리병 안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다. 매번 (그런 폐해가) 나왔다. 계속….” 지난해 말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안 전 대표에게 당 대표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고사했다. “의원들이 50명 이상 의원을 모을 수 있다며 설득했다. 이 사람들을 확보해 하나의 진영으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일면 맞지만 나는 정치인은 책임질 때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정치에 발을 담근 지 4년째지만 그의 측근 얼굴은 매번 바뀌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며 “그냥 워딩(말) 수준이 아니고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2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그의 ‘비선 실세’로 불린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장에 대해선 “지난해 통합 이후 서로 연락을 못하고 지낸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 말미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대통령이 되고 싶으냐”고. 그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게 목표가 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민동용 mindy@donga.com·배혜림 기자}

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의 12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안 취지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과잉 입법과 위헌 소지 논란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법안을 심사할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9일 “원안보다 적용 범위가 확대된 데다 쟁점이 많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을 적용하는 대상에는 공직자의 가족까지 포함됐고,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 없던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사 관계자를 ‘공직자’로 규정한 것은 과도한 적용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국민 중 최대 1500만 명이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가족까지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고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도 “이 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 법 적용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고 정밀하게 규정돼야 하는데 너무 막연하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의견은 엇갈렸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립학교 교원처럼 공립학교 교직원과 사회적 위상이 같은 경우 공무원 의제로 처벌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세종 김대식 변호사는 “언론인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등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그 경계가 모호하거나 포괄적이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위헌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직자 가족까지 적용 대상이 되는 것과 관련해선 ‘연좌제’ 논란이 불거졌다.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해당 공무원에게 책임을 지울 만한 객관적 요건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며 연좌제 논란을 피할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란법 가운데 ‘국가가 공직자의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 수행을 할 수 있는 근무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언론의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가 민간 언론사의 근무 여건과 처우 등에 개입할 여지를 두면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가성이 없으며 선의에 의한 사인(私人) 간 거래까지 처벌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과도한 법 적용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형법과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공무원은 뇌물죄로, 비공무원은 배임수재죄로 각각 처벌하는 법 조항이 다르고 법정형에 차이가 난다”며 “그런데 김영란법에서 똑같은 양형으로 처벌한다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법 우선의 원칙을 적용해 해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공무원 뇌물 수사에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던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은 금품 수수 사실만 확인하면 되는 등 기소의 폭이 넓어졌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표적수사 등을 통한 정치 개입과 공작 가능성, 소액 수수자를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등의 우려도 제기했다.민동용 mindy@donga.com·신동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7일 컷오프(예비경선)를 앞두고 군소 후보인 박주선 조경태 이인영 의원은 자기만의 전술을 구사한다. ‘빅2’로 불리는 경쟁자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그 대상이다. 박주선 의원은 문 의원을 조준해 2012년 대통령선거 패배의 책임을 방기했다며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는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당은 친노(친노무현)그룹이 제일 큰 계파를 차지해 봉건 시절을 방불케 하는 정당이 됐다”며 “사당(私黨)화를 막기 위해 문 후보가 대선에 불출마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이 지난 대선을 전후해 친노 패권주의의 희생양이 된 걸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 의원이) 대선 패배에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고 당권에 도전하니 잡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문 의원을 강력 비판해 온 조 의원은 최근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정 인물을 공격하기보다 세대교체, 계파청산, 당원민주화 등 비전을 내세웠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도 “지원한 후보 모두 정정당당하게 2·8전당대회에 참가해야 당 지도부의 대표성이 확립될 것”이라며 컷오프 없는 전당대회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문, 박 의원의 이력을 우회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권을 교체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점에서 모두 창업자”라며 “반면 우리는 유산 상속자처럼 조직, 지역, 권력에 안주했다”고 말했다. ‘빅2’를 각각 전직 대통령들의 상속자에 비유한 것이다. 한편 ‘당명 변경’을 주장했던 문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의) 합당 정신이 담긴 문제여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동의를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문 의원은 1일에는 “안 전 대표의 양해를 얻어 당명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우려 한다”고 했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경기 고양 덕양을 지역위원장에 문용식 전 인터넷소통위원장이 당선됐다. 문 위원장은 27일 권리당원 현장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경선에서 총 투표수 849표 중 456표(53.7%)를 얻어 389표(46.0%)를 얻은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을 제쳤다. 문 위원장은 29일 전당대회 출마 선언 예정인 문재인 의원의 2012년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된다. 덕양을 지역위원장 경선은 문 위원장과 손학규 전 대표 측근인 송 전 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의 이태규 당무혁신실장의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이에 앞서 송 전 위원장 측은 지난달 경선 직전 문 위원장 측의 당비대납 의혹을 제기해 경선이 미뤄졌었다. 당 윤리위원회는 덕양을 당원 전수조사를 통해 가족, 친지를 통해 대신 가입한 당원은 있지만 문 위원장 측의 당비대납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당원 부정 등록이 확인됐는데도 경선을 강행한다면 특정 후보 편들기 의혹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당무혁신실장은 이 같은 당의 결정에 반발해 경선에 불참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용에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훼손했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헌재를 원색 비난했다. 하지만 5개월 전인 같은 해 5월 똑같은 헌재 재판관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하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찬사를 쏟아냈다. “헌재의 냉정하고 공정한 재판 진행과 마무리에 대해 국민 모두가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헌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다른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뒤를 이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헌재에 대해 쏟아놓고 있는 품평들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헌재 재판관 구성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과연 지금의 구성방식이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과 가치,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대표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헌재 재판관들이 판단을 잘못했다는 비판인 동시에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당내에선 보수 정권인 전임 이명박 정부와 현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재판관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헌재가 정권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볼멘소리들도 나온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진보 성향 재판관’이라고 규정한 이정미 재판관은 이번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었지만 통진당은 해산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검찰 수사, 법원 판결, 헌재 결정을 입맛대로 재단해 불리한 결과에는 “정치적으로 의도가 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래서야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어렵다. 새정치연합은 헌재의 이번 통진당 해산 결정을 계기로 확실하게 종북과 선을 그어야 한다. 2012년 총선 승리에만 집착해 통진당의 손을 잡고 ‘야권연대’를 한 원죄를 씻어내야 한다. 공학적인 수(數)의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가치, 비전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다. 자기 성찰 없이 남 탓하는 정치는 구태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8 대 1이라….”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직후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회의는 난감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헌법재판관 9명 중 적어도 중도나 진보 성향 인사 3명은 해산에 반대할 줄 알았던 예상이 어긋난 것이다. 이 때문에 “헌재 결정에 유감이라도 먼저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일부 비상대책위원의 의견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공식 입장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30여 분간 논의한 끝에 “헌재의 오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며 신중하게 반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당내에는 “이석기 전 의원의 행태와 생각에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정당까지 해산하는 것은 심하지 않으냐”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헌재의 결정에 당이 비판적으로 접근한다면 ‘종북 숙주’ 논란에 다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헌재의 오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그러나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정당의 자유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적 가치의 최후의 보루는 헌법재판소”라며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는 정당의 자유를 포함한 결사·사상의 자유인데, 앞으로의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당권 도전이 유력한 문재인 의원은 “국가권력이 직접 개입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이라고 비판했다.○ 종북 숙주 원죄론 다시 불거지나 새정치연합은 통진당 해산 결정을 계기로 새정치연합이 통진당의 원내 진출에 일조했다는 ‘원죄론’이 다시 불거질까 우려하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통진당과 선거연대를 하면서 통진당이 의석과 힘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관련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종북 논란’을 떨쳐내지 못했다. 또 헌재의 결정이 나기 직전 당 지도부는 통진당 해산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종북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당 해산 결정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전례가 없다”고 했고, 문 의원도 “정당해산 심판 청구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라고 거들었다. 정동영 상임고문 등은 17일 이른바 진보진영 인사들로 구성된 ‘원탁회의’에 참석해 “통진당의 해산은 헌재 결정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선택돼야 한다. 통진당 해산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러니 우리 당이 종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급 인사들의 희한한 발언으로 당이 종북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인상을 보여 왔다”며 우려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 당이 진보적 지식인 사회나 재야로부터 ‘정부의 공안몰이, 민주주의 위기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의 10일 발언도 ‘재야 원로’ 대접을 받는 함세웅 신부 등이 당 지도부를 방문한 다음 날 나온 것이었다. ○ “선거공학적 연대 없어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통진당과의 선거연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수도권 재선인 정성호 의원은 “공통된 가치와 이념을 토대로 한 정책연대가 아니라 다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선거연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공학적인 야권연대는 더이상 설 땅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당 일각에서는 통진당 해산이 장기적으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향후 각종 선거에서 통진당과 새정치연합을 연결시켜 종북 프레임에 걸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우상호 의원은 “통진당이 계속 존재했다면 우리 당이 통진당과 손잡을 것이냐로 공격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저 과거에 통진당과 왜 연대했느냐 하는 논란만 남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오히려 이번 헌재의 결정이 야권 재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통진당으로 분열됐던 ‘진보진영’이 하나로 결집할 계기가 생겼다는 것. 중도파 의원들은 “넓은 중도를 껴안을 수 있는 정책과 노선을 선보여야 승산이 있다”며 “이참에 통진당과 가까운 것처럼 보였던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 이후 청와대가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낸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도 손을 놓고 있다. “할 말은 하겠다”던 ‘건강한 당청(黨靑) 관계’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당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월 임시국회는 15일 문을 열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 정치권도 총체적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청와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주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다.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인사 혁신, 투명한 통치시스템 작동, 대내외적 소통 강화 등 과감한 국정 쇄신으로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심재철 의원도 친이계다. 정작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반복해서 강조할 뿐이다. 문제의 진앙으로 지목되는 청와대에 대해선 침묵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도 당 지도부는 여권의 단합을 주문했을 뿐 쓴소리는 피했다. 김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은 말을 아껴야 할 상황”이라고만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청와대 눈치만 본다’고 비판하던 김 대표가 당권을 쥐었는데도 똑같은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치 정치 평론을 하듯이 한마디 훈수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이날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으로 돌입했다. 모든 관심은 당권 레이스에 쏠린 셈이다. 야당의 견제 기능이 마비될수록 청와대와 여당의 안이한 대응을 부추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새누리당이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과 관련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거부했다”며 이번 주까지 다른 상임위 활동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여야 대치로 중요한 민생 법안은 다시 표류할 조짐을 보인다.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손영일 기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지난달부터 이 같은 자조적인 말이 나돌았다. 의원들의 관심은 내년 2월 8일 전당대회로 일찌감치 옮겨갔기 때문에 다른 현안이 눈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는 뜻이었다. 과거 같았으면 정부 여당을 공략하는 호재가 됐을 ‘정윤회 문건’ 파문마저 전당대회라는 ‘이슈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다는 자평마저 나온다.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은 17일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했다. 본격적인 당권 도전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전당대회가 새정치연합의 고질병이라고 할 계파 갈등, 당내 분란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한 재선 의원은 “한두 달 전부터 지역에서는 당권 주자들의 ‘줄 세우기’가 심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은 이르면 두세 달 전부터 토론회 등의 명목으로 지방을 돌며 조직 관리에 들어갔다. 역으로 차기 공천권을 거머쥘 당 대표가 누가 될지 ‘바닥 조직’에서는 극심한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전당대회가 조폭(조직폭력배)들의 동네 영역 다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문, 박, 정 의원도 서로 눈치를 보는 듯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다. 출마 선언이 늦춰지면서 전당대회는 위기에 처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자취를 감췄다는 지적도 있다. 친노(친노무현)냐, 비노(비노무현)냐는 구도만 남았다는 것이다. 당 비주류 재선 의원 10여 명이 이들 세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지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다. 당권을 생각하는 다른 주자들도 문, 박, 정 의원의 행보를 지켜보고만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 의원에 대한 불출마 촉구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이들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학생운동권 출신 초·재선 의원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영 의원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경선 과정은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 뻔하다”며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점점 더 커져 신당 창당 내지는 분당의 명분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걱정했다.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 파장으로 약간 상승한 지지율을 다시 까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을 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수사를 맡은 검찰을 향해 작심하고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와대가 특정인을 유출 책임자로 몰아가기 위해 행정관에게 서명을 강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검찰이 눈치 보기 수사, 짜 맞추기 수사로 끝내려 한다면 청문회, 국정조사, 특별검사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비대위원도 “정윤회 씨가 검찰, 청와대, 새누리당의 각별한 예우를 받는 걸 보니 실세 중의 실세라고밖엔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비선 실세들은 서로 자기가 아니라며 상대에게 손가락질하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대통령 잔여 임기 3년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야당은 일제히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15, 1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집중 쟁점화할 태세다. 15일엔 박주선 노영민 박범계 김경협 의원이, 16일엔 안민석 최민희 김용익 김성주 의원이 공격수로 나선다. 안 의원은 정 씨의 승마협회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해왔고, 박범계 의원은 당 비선 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 “검찰의 수사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받아치면서도 내부적으론 뒤숭숭한 분위기다. 박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과 정 씨가 벌인 갈등 양상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박근혜)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회장이 소환되면 문건 유출 자체보다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파워게임’ 의혹이 더 커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러나 박 회장에 대한 수사를 통해 모든 논란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는 만큼 논란을 확실하게 해소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민동용 mindy@donga.com·이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전당대회 당 대표 도전이 유력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상대책위원(가나다순)이 17일 비대위원 직을 그만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17일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이들에게서)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경선 룰에 대한 마지막 작업을 해서 이날(17일) 비대위에 상정하고, 비대위를 거치면 당무위원회를 열어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동철 김영환 박주선 조경태 의원 등은 빅3가 비대위원으로서 경선 룰을 결정한다면 “선수가 심판 역할까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전에 비대위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문, 박, 정 의원은 사실상 모든 경선 룰을 다 결정하고 비대위원직을 물러나게 됐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경선 룰은 전준위가 만들며 비대위는 이를 전혀 손대지 않고 통과시킨다”며 “빅3가 경선 룰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합리적 진보를 추구하는 ‘사회민주주의 포럼’ 발기인 총회가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박범진 미래정책연구소 이사장(74)을 비롯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사회 각계 원로급 인사 33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등 진보정당 운동에 몸담았던 인사들과 강동순 전 KBS 감사 등 보수적 성향 인사들도 함께했다. 포럼은 발기 선언문에서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완화해 더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려면 국민복지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는 합리적 진보세력의 등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양극화 완화를 위해서는 조세개혁을 통한 복지재정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면서 “지금 정치권은 진보정당마저 정치투쟁에 몰두해 부와 소득의 불평등 문제에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럼은 공동대표로 박 이사장, 박영호 전 한신대 대학원장(72), 주섭일 전 중앙일보 파리특파원(77)을 선임했다. 박 이사장은 “사회민주주의 이념과 정책을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민주주의 포럼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왜 지금 사회민주주의인가’를 주제로 첫 세미나를 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여야가 29일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하기로 합의한 부동산 관련법의 최대 쟁점은 야당이 주장하는 전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여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 여당의 ‘부동산 3법’과 함께 전·월세 계약기간을 기본 2년에서 3년으로 1년 더 연장하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제를 연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전셋값이 미리 오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11일 “전세 계약 기간을 늘리면 집 주인들이 전세금을 미리 올려서 받게 돼 전셋값 폭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도 계약갱신청구제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과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보장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도 보증금 평균 가격이 한 달 새 17%포인트나 뛰어 오히려 임차인을 힘들게 한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월세 상한제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전·월세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하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당은 반대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 3법’은 서민주거 안정을 내세운 야당의 요구사항이 조금씩 수용되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법안은 야당의 반대를 여당이 수용해 폐지 대신 5년 유예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분양가상한제의 탄력 운영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은 민간택지에서는 폐지하고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도록 정부와 여당이 수정안을 내 여야 간 물밑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재건축 조합원이 소유한 주택 수만큼 새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공급받을 수 있는 새 주택의 최대 규모를 놓고 새누리당은 5채, 새정치연합은 3채를 주장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민동용 mindy@donga.com·장택동 기자}

‘정윤회 동향’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 라인의 국정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새누리당 지도부 청와대 오찬에서 “오래전에 곁을 떠나 연락도 끊긴 사람과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 갈등을 빚고, 국정전횡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권력 암투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은 ‘정윤회-박지만 라인’의 암투 양상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 친인척이나 실세그룹이 인사 주도권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대처 방식”이라며 박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역대 정권서도 권력암투 이명박 정부에선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힘이 실렸다. 이 전 의원과 그의 측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라인은 정두언 의원 그룹과 충돌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진 뒤 정 의원도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폭발했다. 사찰 배후로 박 전 차관과 가까운 ‘영포 라인’이라는 비선 조직이 거론되면서 양측은 완전히 갈라섰다. 노무현 정부 초기에는 청와대 ‘386’ 참모들과 여당 실세들의 암투가 치열했다. 집권 첫해인 2003년 10월 대통령 지지도가 추락하고 국정이 혼란해지자 창업공신이었던 천정배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386 핵심인 이광재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향해 “정보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며 경질을 요구했다. 이 실장은 사표를 냈고 노 전 대통령은 수리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인사는 “실체와 관계없이 노 전 대통령은 민심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해 이 전 실장을 정리했다”며 “박 대통령이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도 신(新)주류와 동교동계 중심의 구(舊)주류가 청와대 요직을 놓고 세력다툼을 벌였다. 정무수석 인사가 단적인 사례였다. 김 전 대통령은 신주류 측 이강래 전 의원을 기용하려 했지만 구주류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구주류 측은 발표 하루 전날까지도 김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설득했고 결국 정무수석에는 이 전 의원 대신 문희상 현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용됐다. 김영삼 정부 때는 차남 현철 씨가 ‘소통령’으로 불리며 국정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랜 가신 그룹인 민주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 “불투명한 인사 스타일이 비선 논란 야기”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파문은 결국 박 대통령이 수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투명하지 못한 인사 스타일이 논란을 만들고, 의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나 소위 문고리 3인방도 진실로 박 대통령을 위한다면 스스로 사퇴하는 인간적 의리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효재 전 의원은 “인사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든 그 결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며 “그러니 비선 얘기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대선 때도 박 대통령은 인혁당 판결, 정수장학회 문제를 공식라인과 의논하지 않고 결정해버려 그 뒤에 비선라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대통령에게 측근이 없을 리 있겠나”라며 “정말 그 사람이 적정한 인사인지를 객관적 자료를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의혹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mindy@donga.com·손영일·이현수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가 빠르면 정기국회 회기 종료(9일) 다음 날인 10일 회동을 할 계획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달 예산안 처리를 합의하면서 “‘4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개혁, 정치개혁특위 구성과 운영은 정기국회 종료 직후에 협의를 시작한다”고 했다. ‘2+2’ 회동을 통해 여당이 강조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야당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4자방 국정조사의 ‘딜(거래)’이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4자방 국정조사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5일 공개회의에서 “국민적 의혹과 여러 국회 기능에서 해야 할 일은 어떤 성역도 없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여러 논란이 불거진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수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4대강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7일 “4대강 국정조사는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시한을 못 박아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전제된다면 4대강 부분도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른바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유리한 구도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4자방 국정조사를 새누리당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이 사건을 지렛대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난달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내용 이외의 것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확산일로에 놓인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논의 석상에서 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4자방 국정조사 등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이 법을 대하는 여야의 태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보인다. 선진화법이 다수결의 원리를 무시했다며 비난하던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사이에서도 선진화법에 법정 처리 시한 규정 때문에 “버티는 실익이 없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새누리당 “국회선진화법 개정 ‘투 트랙’으로 접근”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진화법의) 절차적 규정 때문에 (예산안이) 12월 2일 통과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예산안을 처리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선진화법이 나름대로 상당한 합리적인 장치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국회가 장기간 공전될 당시 김무성 대표가 “국회 퇴행을 부추기는 국회후진화법”이라고 지적하는 등 당 지도부가 한목소리로 선진화법을 비판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 다만, 김 수석부대표는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다수결의 원칙을 훼손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계속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장기간 처리되지 않고 있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 새정치연합 “선진화법 효과로 의원들 얌전해져” 최근 새정치연합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의원들이 많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강경한 모습이었던 의원들이 얌전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12월 31일까지 야당이 ‘외국인투자촉진법’ 처리를 거세게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올해는 ‘의원직 사퇴’를 불사하며 기초연금법 통과를 저지하려 했던 강경파 의원들도 예산안에 순순히 ‘양보’했다. ‘서민 증세’라고 강력히 주장했던 담뱃값 2000원 인상안 등 끝까지 “처리 불가”를 외칠 만한 법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그것이 국회선진화법의 효과”라고 풀이했다. 아무리 반대해봤자 야당은 얻는 것도 없고 정부 원안이 그대로 상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에 의원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얘기다. 다른 시각도 있다. 현 우윤근 원내대표가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 비노(비노무현) 의원은 “중도파 의원이 원내대표였다면 예산안 처리를 보이콧하자는 강경 발언이 줄을 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 기자}

여야는 2일 내년도 예산안 규모를 당초 정부가 제출한 376조 원보다 6000억 원 감액된 375조4000억 원(세출 기준)으로 합의해 처리했다. 국회가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킨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여야는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인상하는 안을 정부안대로 처리했다. 그러나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부착하도록 하는 규정은 일단 삭제하고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소득세법 수정안은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세(稅)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을 반영해 처리했다. 조세특례제한법 수정안은 월세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일몰 2년 연장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 한시적 인상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의 당기분 공제율 인하 등을 담아 처리했다. 누리과정(3∼5세 보육 지원) 예산은 지난해 대비 순증분과 지방채 발행 이자 지원을 합쳐 5064억 원이 책정됐다. 어린이집 교사 근무환경개선비 단가 인상을 비롯한 어린이집 지원사업 예산이 284억 원 증액됐고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은 298억 원 반영됐다. 그러나 해묵은 논란거리였던 종교인에 대한 과세 법제화는 올해도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대통령령인 소득세법 시행령으로 종교인 과세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수정안과 정부 원안 모두 부결됐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 30여 명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 가업 상속 공제의 범위 가운데 연매출액 기준은 정부안대로 3000억 원 이하에서 5000억 원 이하로 확대하되 대주주 지분 요건을 50%에서 25%로 낮추는 대신 30%로 조정하는 것이 내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밀어붙인 ‘최경환법’의 하나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의 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부결되긴 했지만 이로 인해 내년도 세입예산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것이어서 예산안 수정 동의안은 또 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여야가 28일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인상하고,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가운데 20%를 신설되는 소방안전교부세로 배정해 각 지방에 교부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이날 ‘3+3(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이같이 합의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2002년 이후 12년 만에 헌법상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에 맞춰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는 또 법인세는 인상하지 않되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은 연 5000억 원가량 줄이기로 했다. 여야 ‘예산안 전쟁’의 핵심 쟁점이었던 누리과정 예산은 ‘순증액 전액 상당’을 지방교육청에 우회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최종 금액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되지만 야당이 주장하는 5233억 원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됐던 현행 국민체육진흥법 제23조의 회원제 골프장 입장객에 대한 부가금 징수 관련 규정은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는 12월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 및 14개 예산부수 법안, 국군 소말리아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 현재까지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 이른바 ‘4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개혁, 정치개혁 특위 구성 등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 이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 기자}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만나 국회 부분 정상화의 수순을 밟았다. 담뱃값 인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가동을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 순증액에 대한 구체적인 국고 지원액수에 대해서는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국고로 우회 지원한다는 기존의 합의를 재확인했다. 쟁점인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더 반영할 수 있도록 양보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 순증액 5233억 원 모두를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새누리당은 2000억∼5000억 원에서 결정하고 나머지는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편성해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그(누리과정) 부분은 야당의 뜻을 충분히 반영해 존중해서 해결해가기로 했고, 안 수석부대표도 충분히 공감했다”고 말했다. 안 수석부대표는 “누리과정과 관련해 기존 의견을 재확인했고, 서로 신뢰를 지키면서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원 액수가 합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반반”이라고 내다봤다. 회동 직후 국회 주변에서는 ‘빅딜설’이 나돌았다. 구체적으로 △누리과정 순증액 5233억 원 전액 국고 지원 △담뱃세 인상 관련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개별소비세 비율과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소방안전세 비율을 같이 한다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김 수석부대표는 안 수석부대표를 다시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전혀 사실무근이다. 어느 한쪽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일방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큰 틀에서의 합의는 끝났다”며 “누리과정 예산 국고지원 규모, 담뱃세 인상 관련 개별소비세 비율(정부·여당의 30%) 조정,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는 야당의 명분을 살려주는 방향 등에 대한 세부적인 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국회가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6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새누리당이 누리과정 예산 관련 합의를 일방적으로 번복했다”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세입 예산부수법안 14개를 지정했지만 예산안 및 주요 법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여야가 치열한 협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자당의 정치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파행시키는 고질적인 ‘볼모정치’가 되살아났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당 소속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모든 상임위의 의사일정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앞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거듭된 새누리당의 누리과정 합의 번복과 무책임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며 “유독 누리과정만 상임위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 권위를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회동을 갖고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국고 우회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누리과정 예산을 다루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서는 여야가 지원금 규모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양당 지도부가 부족분 5233억 원 지원에 합의했는데 여당이 합의를 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액수는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의사일정 거부 선언으로 이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예결특위와 정무위 국토위 등 상임위 회의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헌법에 명시된 예산안 의결 시한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의 국회 공전을 위한 시나리오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예결특위에서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해 정부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상황에 대비해 별도의 예산수정동의안 작성에 착수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예결특위에서 처리한 (증·감액) 내용들이 수정동의안에 전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오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 파행 장기화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정의화 의장은 야당이 반대했던 이른바 ‘담뱃세 3법(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 등 14개의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했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이 핵심인 법인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 관세법 개정안 등도 포함됐다. 모두 세입 관련 예산부수법안이며 예산안과 함께 상정된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서민 증세를 위한 또 하나의 날치기 수순”이라면서 “다수의 말 못하는 서민을 등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