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거대한 폭정(tyranny)에 직면했지만 낙담하지 않겠다.” 튀르키예 야권의 대표 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54·사진)이 19일 테러 연루 혐의 등으로 전격 체포되기 직전 영상 메시지로 남긴 말이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인 그는 2003년부터 장기 집권하며 ‘현대판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71)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 조기 대선 실시를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 전 최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그를 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날 경찰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에르도안 정권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소수민족 쿠르드계 정당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했고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뇌물 수수와 횡령 혐의가 있다며 그를 체포했다. 이후 이스탄불, 행정수도 앙카라 등 곳곳에서 그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8일 그의 모교 이스탄불대 또한 30여 년 전 발급한 그의 학사 학위를 취소했다. 이로 인해 그는 대선 출마 자격을 상실했다. 튀르키예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당초 23일로 예정된 공화인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았다.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창하며 소수민족과 타 종교에 적대적인 에르도안 대통령과 달리 쿠르드족이나 타 종교인도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70년 트라브존주 악차바트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후 최대 도시 이스탄불로 이주했다. 이스탄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건설업계에서 일하다 2014년 정계에 입문했다. 2019년 3월 이스탄불 시장 선거 과정에서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속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오랫동안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독식했다. 그러나 당시 선거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은 정의개발당 후보를 큰 표 차로 눌렀다. 이에 불복한 에르도안 정권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해 석 달 후 재선거가 치러졌는데 이때 더 큰 표 차로 상대 후보를 이겼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에르도안의 대항마’로 불리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2028년 7월까지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 임기 만료 전 조기 대선을 치를 경우 재출마가 가능해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이에 에르도안 정권이 조기 대선 전 부터 경쟁자의 싹을 일찌감치 자르기 위해 그의 학사 학위를 박탈하고 체포까지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연합(EU)이 19일 미국 빅테크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를 경고했다. 향후 법 위반 사실이 최종 확정되면 구글은 세계 매출의 최대 10% 수준인 과징금을 내야 한다. EU는 지난해 3월 DMA를 시행한 지 1년 만에 알파벳을 상대로 첫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놓았다. EU는 같은 날 미국 애플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 헤드폰, TV 등과 호환되도록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EU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 대표 빅테크를 대상으로 ‘과징금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EU의 통상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EU가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충분히 수입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전 녹화를 거쳐 19일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EU에 강간당하고 약탈당했다(raped and pillaged)”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 구글, 약 51조 원 벌금 낼 수도 EU 집행위원회는 19일 알파벳의 구글 검색 및 구글 플레이가 DMA를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알파벳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고 집행위도 알파벳과 시정조치를 협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집행위는 “최종 판단에서 법 위반 사실이 확정되면 비준수 결정문(Non-Compliance Decision)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준수 결정문에는 구글이 DMA를 위반했음을 밝히는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제재가 명시된다. 알파벳 공시에 따르면 2024년 알파벳의 전 세계 매출은 3500억1800만 달러(약 508조 원)이다. 최대 10%인 50조8000억 원을 벌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EU는 구글 검색이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로 DMA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항공권, 호텔 예약 등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더 유리하게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또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가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더 저렴한 구매 방식이나 대체 결제 수단을 안내하지 못하도록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도 했다. 애플에도 아이폰, 아이패드의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아이폰, 아이패드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기기와 쉽게 호환되도록 조치하란 뜻이다. 당장 과징금을 내야 하는 건 아니나 애플도 향후 집행위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구글처럼 DMA 위반 여부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애플은 “집행위 결정은 우리가 개발한 새로운 기능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경쟁사에 공짜로 넘겨주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DMA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규제다. 전 세계 빅테크 7개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규제한다. 7곳 중 중국 바이트댄스와 네덜란드 부킹닷컴을 제외한 알파벳,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5곳이 미국 기업이다.● 트럼프 “상호관세 시행, 미국 해방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그간 EU가 미국 빅테크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규제를 가한다며 거듭 불만을 표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21일 “해외 강탈로부터 미국 기업과 혁신가를 보호하는 각서에 서명했다”며 “외국 정부가 미 기업에 부과하는 디지털 서비스 세금, 벌금 등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 같은 대응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가 미국 빅테크를 규제하면 미국도 EU에 관세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발표일로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미국 해방일”이라고 규정하며 관세 부과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따른 후폭풍도 불고 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물량을 최대 15%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로 EU의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에 따른 대응이다. EU에 3번째로 많은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연합(EU)이 19일 미국 빅테크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를 경고했다. 향후 법 위반 사실이 최종 확정되면 구글은 세계 매출의 최대 10% 수준인 과징금을 내야 한다. EU는 지난해 3월 DMA를 시행한 지 1년 만에 알파벳을 상대로 첫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놓았다. EU는 같은 날 미국 애플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 헤드폰, TV 등과 호환되도록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하라고 명령했다.EU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 대표 빅테크를 대상으로 ‘과징금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EU의 통상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그간 EU가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충분히 수입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전 녹화를 거쳐 19일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EU에 강간당하고 약탈당했다(raped and pillaged)”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구글, 51조 원 벌금 낼 수도EU 집행위원회는 19일 알파벳의 구글 검색 및 구글 플레이가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알파벳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고 집행위도 알파벳과 시정조치를 협의할 예정이다.하지만 집행위는 “최종 판단에서 법 위반 사실이 확정되면 비준수 결정문(Non-Compliance Decision)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준수 결정문에는 구글이 DMA를 위반했음을 밝히는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제재가 명시된다. 알파벳 공시에 따르면 2024년 알파벳의 전 세계 매출은 3500억1800만 달러(약 508조 원)이다. 최대 10%인 50조8000억 원을 벌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EU는 구글 검색이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로 DMA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항공권, 호텔 예약 등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더 유리하게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또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가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더 저렴한 구매 방식이나 대체 결제 수단을 안내하지 못하도록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도 했다.애플에도 아이폰, 아이패드의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아이폰, 아이패드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기기와 쉽게 호환되도록 조치하란 뜻이다. 당장 과징금을 내야 하는 건 아니나 애플도 향후 집행위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구글처럼 DMA 위반 여부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애플은 “집행위 결정은 우리가 개발한 새로운 기능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경쟁사에 공짜로 넘겨주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DMA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규제다. 전 세계 빅테크 7개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규제한다. 7곳 중 중국 바이트댄스와 네덜란드 부킹닷컴을 제외한 알파벳,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5곳이 미국 기업이다.● 트럼프 “상호관세 시행, 미국 해방일”트럼프 2기 행정부는 그간 EU가 미국 빅테크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규제를 가한다며 거듭 불만을 표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21일 “해외 강탈로부터 미국 기업과 혁신가를 보호하는 각서에 서명했다”며 “외국 정부가 미 기업에 부과하는 디지털 서비스 세금, 벌금 등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 같은 대응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가 미국 빅테크를 규제하면 미국도 EU에 관세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발표일로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미국 해방일”이라고 규정하며 관세 부과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따른 후폭풍도 불고 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물량을 최대 15%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로 EU의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에 따른 대응이다. EU에 3번째로 많은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글로벌 무역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다음 달 2일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상국과 관세율 산정 방식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8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서 드러난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미국은 대(對)미국 무역적자가 많은 이른바 ‘문제적 15%(Dirty 15)’ 국가의 관세 산정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로, 관세 산정 시 이들 나라가 현재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뿐 아니라 각종 규제와 보조금 같은 ‘비관세 장벽’도 감안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주요 교역국에 각기 다른 관세율을 부과할 방침이다. ● 각국 규제-보조금-노동 관행도 관세 부과 시 고려베선트 장관은 이날 ‘문제적 15’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상호 관세를 부과할 타깃 국가를 구체화했다. 당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처음 상호 관세를 거론했을 때만 해도 일각에서는 “전 세계 국가들의 품목별 관세를 다 따지면 최소 260만 개의 조합이 나온다. 상호 관세 부과가 쉽지 않다”고 예상했지만 이날 발언을 통해 반드시 관세를 부과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약 30개국의 관세를 산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정량적 수치인 품목별 관세뿐 아니라 정성적 요소인 규제, 보조금, 노동 관행 등도 관세 부과 시 감안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4월 2일 관세 목록을 작성할 때 관세 수준, 비관세 장벽, 통화 조작, 불공정 자금 지원 등을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 각 나라별로 천차만별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660억 달러(약 97조 원)의 무역흑자를 봤다. 한국이 미국의 8위 무역적자국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사실상 대미 관세가 0%인 만큼 상호 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울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비관세 장벽 등을 문제 삼으며 고율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산업계를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 관행 의견을 접수한 결과 많은 미국 기업이 한국의 자동차(환경 관련 부품 규제 및 수입차 무작위 검증 절차), 축산(30개월 이상의 미국 소고기 수입 불허), 디지털(망 사용료 부과, 스크린쿼터제) 산업의 각종 규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 사전 협상 불가능한 韓, 경쟁국에 밀릴 가능성이날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와 사전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를 약속한 일부 국가는 관세 면제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도 한국에는 부담이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받는다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 및 미국과의 협상 여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미 관세를 대폭 낮추고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지난달 미국을 찾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도 비슷한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상호 관세가 각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수준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은 교역 상대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반면에 상대국은 미국의 요청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관세 작업의 실무를 USTR 직원 약 200명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한 보호무역 성향으로 알려진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같은 날 외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못 하도록 각국과의 무역 협정에 “우회수출 통제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힌 점도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중국의 ‘고효율 저비용’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를 거론하며 “중국에 반도체를 판 이들은 우리의 생활 방식을 파괴하려고 적국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함께할지, 조금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조금 더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영혼을 팔 것인지 결정하라”고 대중국 수출 통제 동참을 압박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갈등 확대를 막으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일간의 ‘에너지·인프라’ 부문 휴전에 합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휴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종전 후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등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미국의 지원 중단을 다시 한번 강조한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사실상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휴전안이 러시아만 유리한 ‘무늬만 휴전’이란 평가도 나온다. 향후 휴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성명에서 휴전 범위를 ‘에너지 및 인프라(energy & infrastructure)’로 규정했지만,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energy infrastructure)’로 밝혔다. 미국은 도로 항만 공항 등도 공격 제외 대상에 포함시킨 반면 러시아는 에너지 관련 시설만으로 한정한 셈이다. 공격 제한 범위를 확대해 전면 휴전, 나아가 종전으로 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푸틴 “美, 우크라 지원 중단하라” 촉구러시아 측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재무장 가능성을 거론했다. 크렘린궁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고 러시아의 안보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원인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만큼 자신들의 침략이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18일은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남부 크림반도가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지 11년을 맞은 날이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삼는 기념일에 러시아에 유리한 휴전안까지 발표한 셈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세머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빠른 종전을 위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 등 안보 보장을 선결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주요국의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의 목표는 독립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존립을 끝내고 나토 확장을 (동구권 공산주의 붕괴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이날 휴전 직후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병원 등 주요 민간 시설에 잇따라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 또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 또한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 트럼프, 푸틴 비판 대신 “생산적 통화” 자찬 이번 부분 휴전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더 밀착하며 종전 협상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잠시 중단했다. 그는 18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에도 트루스소셜에서 전면 휴전을 안 받아들인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신 “(통화가) 매우 좋았고 생산적이었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러시아를 두둔하는 사례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뒤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시작된 유럽 우방국들과의 협업을 대부분 중단했다. 전쟁 기간 중 러시아가 강제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아동 3만5000명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데이터베이스(DB)도 최근 삭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정권이 러시아의 인구 감소를 막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화를 추진하기 위해 아동을 강제 납치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음 달 2일 발표 예정인 ‘상호 관세’와 관련해 “‘문제적 15% 국가(Dirty 15)’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각 국가는 미국에 대한 관세뿐 아니라 비(非)관세 장벽까지 고려해 산정해 낸 상호 관세율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라별로 이른바 ‘맞춤형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18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4월 2일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세 목록을 작성할 예정”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관세 수준, 비관세 장벽, 통화 조작, 불공정 자금 지원 등을 고려해 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체 국가의 15%지만 실제로는 미국 무역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명 ‘문제적 15’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나라들은 관세뿐 아니라 관세만큼 중요한 비관세 장벽을 통해 미국이 수출하려는 식품과 제품에 안전과 관련 없는 검사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각 나라에 적용될 관세율과 관련해 “어떤 나라는 상당히 낮지만 어떤 나라는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일부 국가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미 관세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제안했다며 “사전 협상이 이뤄진 일부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연합(EU)이 다음달 1일부터 철강 수입량을 제한하기 위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해 시행하겠다고 1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앞서 12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15%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미국 시장을 피해 유럽으로 제3국 철강이 밀려들어올 것을 우려한 EU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 철강은 한국의 EU 주력 수출 제품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또한 이번 조치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철강·금속 산업행동계획’ 기자회견에서 “수입량을 최대 15%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EU가 2018년부터 ‘철강 세이프가드’를 통해 철강 제품 26종에 할당량(쿼터)을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할당량 내에서 수입되는 양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국가별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 할당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세주르네 부위원장은 “국가 안보를 언급하며 아무도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 시기에 EU 산업이 붕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방위 산업 재건에 철강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수입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철강 없이는 방위 산업, 자동차도 없으며 우리는 산업을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갈등 확대를 막으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일 간의 ‘에너지·인프라’ 부문 휴전에 합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이번 휴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종전 후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등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미국의 지원 중단을 다시 한번 강조한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사실상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휴전안이 러시아에게만 유리한 ‘무늬만 휴전’이란 평가도 나온다.향후 휴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성명에서 휴전 범위를 ‘에너지 및 인프라(energy & infrastructure)’로 규정했지만,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energy infrastructure)’로 밝혔다. 미국은 도로 항만 공항 등도 공격 제외 대상에 포함시킨 반면 러시아는 에너지 관련 시설만으로 한정한 셈이다. 공격 제한 범위를 확대해 전면 휴전, 나아가 종전으로 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푸틴 “美, 우크라 지원 중단하라” 촉구러시아 측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재무장 가능성을 거론했다. 크렘린궁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고 러시아의 안보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원인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만큼 자신들의 침략이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공교롭게도 18일은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남부 크림반도가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지 11년을 맞은 날이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삼는 기념일에 러시아에 유리한 휴전안까지 발표한 셈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빠른 종전을 위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 등 안보 보장을 선결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주요국의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의 목표는 독립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존립을 끝내고 나토 확장을 (동구권 공산주의 붕괴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러시아는 이날 휴전 직후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병원 등 주요 민간 시설에 잇따라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 또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 또한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 트럼프, 푸틴 비판 대신 “생산적 통화” 자찬이번 부분 휴전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더 밀착하며 종전 협상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잠시 중단했다. 그는 18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에도 트루스소셜에서 전면 휴전을 안 받아들인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신 “(통화가) 매우 좋았고 생산적이었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러시아를 두둔하는 사례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뒤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시작된 유럽 우방국들과의 협업을 대부분 중단했다. 전쟁 기간 중 러시아가 강제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아동 3만5000명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데이터베이스(DB)도 최근 삭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정권이 러시아의 인구 감소를 막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화를 추진하기 위해 아동을 강제 납치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랑스인이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덕분이다. 이 위대한 나라(미국)에 매우 감사하라.” 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뉴욕의 명물 ‘자유의 여신상’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프랑스의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시민 광장)’의 대표인 라파엘 글뤼크스만 유럽의회 의원(46)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러시아 노선, 해외 원조 축소 등을 비판하며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던 프랑스가 미국의 참전이 없었더라면 나치 독일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프랑스의 아픈 역사(나치 독일의 점령)와 자부심(프랑스어)을 사실상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공격 수위가 높은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빗 대변인은 글뤼크스만 의원에 대해선 ‘무명의 하급 정치인’이라고 폄훼했다. 또 “절대 자유의 여신상을 반환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높이 93.5m, 무게 204t의 대형 조형물이다. 머리에는 뿔이 달린 왕관을 썼으며 오른손에는 횃불을 치켜들고, 왼손에는 미국 독립선언문을 안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제작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18세기 후반 독립전쟁 당시 영국의 숙적인 프랑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후에도 두 나라는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프랑스는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 여신상을 제작해 1886년 미국에 선물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미국의 대외 원조와 과학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그는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이 프랑스에 있는 게 훨씬 좋다”며 반환을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동상 이전은 불가능하다. 다만 AP통신은 글뤼크스만 의원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친러 노선 등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가져온 충격파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유럽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했고 재집권 후에는 서유럽의 오랜 적국이었던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자체 핵무장 강화 방안까지 고심하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랑스인이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덕분이다. 이 위대한 나라(미국)에 매우 감사하라.”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뉴욕의 명물 ‘자유의 여신상’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프랑스의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시민 광장)’의 대표인 라파엘 글뤽스만 유럽의회 의원(46)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러시아 노선, 해외 원조 축소 등을 비판하며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던 프랑스가 미국의 참전이 없었더라면 나치 독일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프랑스의 아픈 역사(나치 독일의 점령)와 자부심(프랑스어)을 사실상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공격 수위가 높은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빗 대변인은 글뤽스만 의원에 대해선 ‘무명의 하급 정치인’이라고 폄훼했다. 또 “절대 자유의 여신상을 반환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뉴욕 리버티 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높이 93.5m, 무게 204t의 대형 조형물이다. 머리에는 뿔이 달린 왕관을 썼으며 오른손은 횃불을 치켜들고, 왼손으로는 미국 독립선언문을 안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제작했다.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18세기 후반 독립전쟁 당시 영국의 숙적인 프랑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후에도 두 나라는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프랑스는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 여신상을 제작해 1886년 미국에 선물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글뤽스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미국의 대외 원조와 과학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에 그는 “그럴 거면 자유의 여신상이 프랑스에 있는 게 훨씬 좋다”고 반환을 주장했다.현실적으로 동상 이전은 불가능하다. 다만 AP통신은 글뤽스만 의원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친러 노선 등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가져온 충격파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유럽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했고 재집권 후에는 서유럽의 오랜 적국이었던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자체 핵무장 강화 방안까지 고심하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자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부 남부 지역에선 ‘달걀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치솟자 여행객들이 멕시코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사재기해 오고 있다”며 값이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멕시코에서 달걀을 구입해 불법 반입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멕시코에서 온 입국자에게서 달걀을 압수한 건수가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러레이도의 CBP 사무소에선 같은 기간 달걀 밀수 단속 사례가 54% 증가했고, 미국 전역에서도 3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미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 채널을 통하지 않은 달걀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3년간 전국적인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약 1억6600만 마리의 암탉이 살처분되며 달걀 공급이 크게 줄었다. 또 달걀 가격은 폭등했다. 미국 노동부의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12개들이 A등급 대형 달걀의 평균 소매가격은 5.90달러(약 8555원)로 전년 대비 59% 높아졌다. 대도시의 일부 소매점에선 10달러(약 1만4500원)를 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같은 상품이 멕시코에선 2달러 미만이며, 일부 미국 접경도시에서도 최고 2.3달러(약 3335원)에 그친다. ‘달걀 금값’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선 연인에게 기념일이나 청혼 선물로 달걀 꾸러미를 전하는 밈(meme)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 미 농무부는 지난달 달걀값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자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부 남부 지역에선 ‘달걀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치솟자 여행객들이 멕시코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사재기해 오고 있다”며 값이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멕시코에서 달걀을 구입해 불법 반입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멕시코에서 온 입국자에게서 달걀을 압수한 건수가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의 CBP 사무소에선 같은 기간 달걀 밀수 단속 사례가 54% 증가했고, 미국 전역에서도 3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미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 채널을 통하지 않은 달걀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미국은 최근 3년 간 전국적인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약 1억6600만 마리의 암탉이 살처분되며 달걀 공급이 크게 줄었다. 또 달걀 가격은 폭등했다. 미국 노동부의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12개입 A등급 대형 달걀의 평균 소매가격은 5.90달러(약 8555원)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대도시의 일부 소매점에선 10달러(1만4500원)를 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같은 상품이 멕시코에선 2달러 미만이며, 일부 미국 접경도시에서도 최고 2.3달러(약 3335원)에 그친다.‘달걀 금값’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선 연인에게 기념일이나 청혼 선물로 달걀 꾸러미를 전하는 밈(meme)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 미 농무부는 지난달 달걀 값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1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에너지부가 동맹인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포함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SCL에는 테러, 지역 불안정, 핵 확산 등과 관련된 나라들이 주로 포함돼 왔다. 북한,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 6개국은 SCL 내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이 SCL에 포함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제기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필요성 주장, 미국 기업과의 원전 관련 기술 분쟁, 계엄령 선포 뒤 정치 불안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 부문 협력, 통상 협상 등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주장 등 영향 준 듯미 에너지부는 15일(현지 시간) 언론 공지에서 “SCL에 지정된 국가들 중 다수는 에너지, 과학, 기술, 대테러 및 비확산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SCL에는 미국과 안보에서 전격 협력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포함돼 있다. 대만과 인도도 미국과 가까운 나라다. 그 대신, 대만은 중국과의 갈등이란 ‘지역 불안정’에 노출돼 있고, 이스라엘과 인도는 핵능력 보유국이다. 반면에 한국은 이들과 비교하면 SCL에 포함된 배경이 불명확하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제기된 자체 핵무장론과 이후 불거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주장이 미 에너지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2023년 1월 북한의 핵 고도화 문제를 지적하며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가 필요하단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선 한국의 핵개발 추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고, 한미는 2023년 4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는 대신 미국의 핵우산 강화를 위한 핵협의그룹(NCG)을 출범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이후 윤석열 정부에선 핵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됐다.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데이비드 회담을 가진 직후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원자력 협정을 맺어서 재처리나 농축을 합법적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원자력 협정 개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야 정치권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청의 반대 급부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됐다. 지난해 1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필요한 경우 농축·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의 개정을 포함하는 유연한 발상도 정부 차원에서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사실상 대선 공약으로 내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원자력 협정 개정을 공약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전력과 미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SCL 지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간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원전 수출이 미국의 원천기술 유출에 따른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 AI 협력, 통상협상 등에 부정적 영향 줄 수 있어다음 달 15일 SCL이 발효될 경우 핵연료 재처리 등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은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부가 AI와 양자컴퓨터 같은 핵심 첨단기술 주무 부처인 만큼 향후 이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동맹과의 외교’도 거래로 인식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SCL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통상이나 방위비 협상 등에서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정부는 발효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두루 접촉해 이번 조치가 바이든 행정부 때 이뤄진 것으로 향후 한미 협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방침이다. 다음 주 방미할 것으로 알려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을 만나 이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북마케도니아의 나이트클럽에서 공연 중 화재가 발생해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55명 이상이 다쳤다. 화재 발생 당시 현장에는 약 1500명이 있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2시 30분경 북마케도니아 동부 도시 코차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현지 유명 힙합그룹 DNK 밴드의 공연 중 화재가 발생했다. 당국은 조명 효과를 내기 위한 불꽃장치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가연성 소재로 만들어진 천장과 지붕에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5년 루마니아에서도 클럽 내 불꽃장치로 인해 불이 나 64명이 숨졌다. 영국 BBC방송은 코차니의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사상자 대부분이 14∼24세로, 사망자들에게 신분증이 없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판체 토시콥스키 북마케도니아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며 화재 관련자 4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인구가 200만 명도 되지 않는 내륙 국가에 닥친 최악의 비극”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클럽은 과거 카펫 창고로 사용된 오래된 건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MIA통신에 따르면 북마케도니아 정부는 7일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대규모 모임을 주최하는 나이트클럽 및 식당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산 위스키 등에 50%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취소하지 않으면 EU산 주류에 200%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끔찍한(nasty)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를 즉시 철회하지 않으면 EU 국가들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과 샴페인 등 주류 제품들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미국이 12일부터 모든 철강,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1단계 보복 조치로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flexibility)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연함’을 주장했지만 그의 들쭉날쭉한 관세 정책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5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에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개월간 면제했다. 하루 뒤엔 추가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적용 품목까지 면제 범위를 확대했다. 또 11일에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M, 포드 등 주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먼저) 나에게 전화해 한 달 정도만 (관세 부과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며 “난 완고한 사람이 아니고, 유연함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유연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란 질문에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향후 추가 관세 유예 조치 등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턴 다를 것”이라며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관세 부과 시점으로 이미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다시 한번 전방위 ‘관세 폭격’에 나설 ‘디데이’로 꼽으며 그 이후엔 관세 유예나 면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2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가운데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 같은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각국이 처한 △통상 여건 △대미 무역 규모 △국내 정치 상황 등은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고관세 부과 정책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 ‘보복형’과 ‘인내형’으로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택한 캐나다·유럽연합(EU)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의 통상전쟁에서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나라로 꼽힌다. 이날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13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 298억 캐나다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해 새로운 25%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맞서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주철 등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캐나다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다시 한 번 성공적인 무역 파트너십에 혼란과 무질서를 야기했고, 캐나다와 미국 가정의 생활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지리·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자 정치·경제 동맹이던 캐나다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서 가장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함께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비하 발언이 계속되자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조직적으로 벌어질 정도로 캐나다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기 총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와 정치권이 악화된 민심을 반영해 강경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차기 캐나다 총리에 오를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한다면 적절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의 문은 열어뒀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EU 역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효된 지 1시간 만에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1일부터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EU는 다음 달 13일부터 2단계 보복 조치로 공화당 강세 지역의 제품을 ‘핀셋 겨냥’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유명 의류인 리바이스 청바지와 켄터키주의 주력 상품인 버번위스키를 비롯해 ‘러스트 벨트’(낙후된 동북부의 공업지역)인 위스콘신주에 본사를 둔 할리데이비슨의 오토바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의 오렌지주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당)의 고향인 루이지애나주의 대두 등이 관세 적용 대상으로 고려된다.● 인내하며 ‘대화 문’ 연 멕시코·브라질·영국 반면 대미 2, 3위 철강 수출국인 멕시코와 브라질은 별다른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물밑 협상’을 벌이며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아 온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며 4월 2일까지 상황을 두고 보겠다고 했다. 아직 ‘상호 관세’ 부과라는 큰 산이 하나 더 남아 있는 만큼, 그때까지 협상 카드를 아껴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관세를 포함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미국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도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연설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트럼프가 계속 소리를 지르더라도 상관없다. 난 못생긴(ugly) 얼굴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나에게 차분하게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관련 부처 장관들은 신중 모드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페르난두 아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은 “우리는 그런 식(보복 관세)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룰라 대통령은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외교장관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했다. 또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도 보복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자 미국에 상당한 양의 강철과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한국, 일본, 호주는 (관세 면제 희망이 깨졌음에도) 아무도 보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30일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 러시아에도 이를 제안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단 한 번도 휴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유세 시절부터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각각 압박하며 휴전, 나아가 종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휴전안과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① 푸틴은 휴전안을 수용할까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휴전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복을 입고 주요 격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州)의 군 지휘소를 깜짝 방문했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후 처음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지를 속속 탈환하며 유리한 전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적을 패배시키고 최대한 빨리 완전한 영토 해방을 단행하라”고 지시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을 향해 “쿠르스크의 적을 가능한 한 빨리 격퇴하라”고도 주문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담당 보좌관도 13일 현지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30일간의 휴전은 우크라이나군에게 휴식을 주고, 우크라이나를 돕게 될 것”이라며 휴전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휴전안을 곧바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싱크탱크가 지난달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보고한 문서를 입수해 휴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다. 이 문서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완전히 해체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리한 입장인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선결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CNN과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대선 실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줄곧 의문을 제기해 왔다. 대선을 통해 친(親)러시아 성향의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② 격전지 쿠르스크주의 전황은 어떠한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방어에 치중했던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 않았던 쿠르스크주 수미, 수자 일대를 기습 점령했다. 종전 협상에서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을 돌려받기 위한 ‘영토 교환 카드’ 목적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쿠르스크주에서 1300㎢를 점령했지만 전력 열세 등으로 현재 1100km²(약 85%)를 뺏긴 상태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을 맞았다. 그 여파로 미국이 4∼11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면서 쿠르스크주를 탈환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파상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쿠르스크주 최대 도시 수자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전날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1100㎢ 이상의 영토를 탈환하고 우크라이나군 430명을 생포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 계획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③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은 가능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둘러싼 이견은 상당하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종전 뒤 우크라이나에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 보장이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어렵다면 평화유지군이라도 있어야 러시아의 재침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 주도로 개발하는 ‘광물 협정’의 타결 조건으로 안보 보장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30여 개국의 군 수장들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유지군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만 명의 평화유지군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 규모로 구성하는 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④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은 가능한가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종전 후에도 이를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수도 키이우에서 취재진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본격적인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우리와는 어떻게 다르지’ 국내외 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지난주 토요일인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전 세계가 성평등을 위한 노력과 변화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죠. 하지만 성별 격차 해소는 단순한 기념일의 구호가 아니라, 각국의 법과 제도,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입니다.그렇다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성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전 세계 차원의 비교를 위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세계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를 살펴보겠습니다.이 보고서는 △경제 △교육 △건강 △정치 등 네 가지 주요 분야에서 성별 격차를 지수화하여 평가합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세계 성 격차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아이슬란드(0.935점)였습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성별 간 격차가 크다는 의미인데, 거의 완전한 성평등(1점)에 가까운 점수입니다.한국의 점수는 0.696점입니다. 146개국 중 94위로, 그 전 해보단 11계단 오른 점은 고무적입니다. 지역을 좁히면 어떨까요? 동아시아 지역 14개국 중 1위는 필리핀(0.779)이고, 한국은 8위에 위치합니다. 범위를 더 한정해 볼까요. 그럼 동북아시아 이웃 국가 중 가장 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요?많은 분들이 한국, 중국, 일본 중 답을 고민하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닙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성 격차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바로 ‘몽골’입니다. 동아시아 14개국 중 순위는 몽골(5위), 한국(8위), 중국(12위), 일본(14위) 순이었습니다. 최근 한중일 3국의 순위는 때로 바뀐 적이 있지만 가장 높은 순위는 몽골이 지켰습니다.WEF의 분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몽골의 사례에서 우리가 참고할 부분이 있을까요? 몽골의 여성 정치인, 문화·관광·체육·청년부 장관 친바트 너밍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몽골의 성평등 정책과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경제’ 성평등 선도하는 칭기즈칸의 후예몽골 기업 고위직 여성 비율 42%, 韓 16% 그쳐 몽골과 한국의 성 격차 지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 분야의 성평등 정도입니다.WEF가 분류하는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 분야서 몽골의 순위는 43위입니다. 한국(112위)과 무려 69계단 차이입니다. 특히 최고경영자·이사진 등 고위직 내 여성 비율에서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몽골의 고위직 내 여성 비율은 41.95%로 세계 31위로 분류됐습니다.친바트 장관의 커리어는 성공한 몽골 여성 리더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몽골 최초의 5성급 호텔인 테를지 호텔을 세웠고, 2011년 몽골 최대 규모의 민영 방송사 중 하나인 몽골 TV를 창립해 10여년간 경영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21년 문화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입니다.●친바트 너밍 장관 주요 이력-2008~2021년 몽골 테를지 호텔 창업자 겸 소유주-2011~2021년 몽골 TV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2015~2021년 미디어 감사기구 ‘몽골 미디어위원회’ 의장-2021~2024년 몽골 문화부 장관 (비(非)의원 지명직)-2024년~현재 몽골 문화·관광·체육·청년부 장관 겸 국회의원1983년생인 그는 1990년대 초 몽골의 민주화·시장 경제 전환 흐름을 타고 관광과 문화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습니다. 정치에 제대로 뜻을 품게 된 것도 몽골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고 합니다. 친바트 장관은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며 “몽골이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 경제로 바뀐 지 30여 년이 지났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고, 나도 그 일부가 되고 싶었다”고 회고했습니다.몽골의 경제 영역에서 특별히 여성 기업인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배경이 있을까요? 친바트 장관은 몽골의 역사·문화적인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칭기즈칸 시대에도 남성이 전투에 나서면 남은 여성들이 국가를 관리했으며 “역사적으로 몽골 여성은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설명입니다.전통적인 유목 생활 방식도 남성과 여성이 책임을 분담하는 파트너십 기반의 가족 구조를 장려했습니다. 오지에 살면 가족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분석은 일정 부분 타당한 면이 있습니다. 몽골 제국의 초대 지도자 칭기즈칸은 네 명의 딸에게 제국의 상당 부분을 다스리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초원에서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생활하는 유목 문화의 영향으로, 제국 내에서 권력을 가진 여성들은 주변국과 비교할 때 많은 자율성을 누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20세기 들어섰던 사회주의 체제에서 많은 여성이 경제활동에 나섰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몽골에서는 여성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남성보다 높고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편입니다.한국과는 대조됩니다. 똑같이 역사적 맥락에서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에선 남존여비 등 보수적인 성역할 규범을 강조하는 유교 문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당연하지 않은 역사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지속 중인 듯 보입니다. 국내 100대 기업 사내이사 중 여성은 단 10명에 불과하다고 하죠.그런 의미에서 세계 성격차 지수가 말해주는 한국 경제 분야의 성평등 상황은 예상대로,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제 분야서 한국의 여성 고위 관리자 비중은 16.31%입니다. 몽골의 41.95%와 큰 차이를 보이며, 동북아 1등인 필리핀(48.63%)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지죠.여성의 기업 내 고위직 진출이 어려운 현실은 다른 조사에서 수차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초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중 관리직 여성 비율(16.3%)이 뒤에서 세 번째로 낮습니다. OECD 평균은 34%입니다.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17.2%) 역시 뒤에서 두 번째로, OECD 평균인 32.9%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OECD 부동의 1위인 성별 임금 격차 등 다른 성평등 지표도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경제 분야의 견고한 유리천장이 각종 국제 성평등 지표에서 한국의 순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장애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정치’ 대표성서 뒤바뀐 순위?여성 정치인이 예외가 되지 않으려면 몽골은 전반적인 성평등 순위에서 다른 동북아 국가들에 앞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한국 등과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다만 이것이 몽골과 한국의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분야에선 순위가 역전됨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 분야, 특히 정치적 대표성 영역에서입니다.WEF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 몽골 의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18.1%라고 지적합니다. 세계 146개국 중 108위입니다. 경제 분야의 높은 고위직 비중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정치에 입문해 놀란 점을 묻는 말에 친바트 장관은 이런 간극을 체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예외적인’ 존재가 되는 걸 처음 경험했다는 겁니다.친바트 장관은 “몽골의 비즈니스 분야에선 여성 리더가 훨씬 많다. 여성인 내가 평범하지 않은(uncommon) 사례였던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여성인 데다 평균보다 어린(30~40대) 장관으로서 “더 많은 의심과 감시”를 견뎌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2021년 당시 몽골의 14개 부처 장관 중 여성은 네 명이었습니다. 지난해 내각 개편으로 새로 임명된 16개 부처에서 여성 장관은 세 명뿐입니다.몽골은 한국과 같은 국회의원 ‘후보자’ 여성 할당제(쿼터제)를 시행하며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법제화 시도가 좌초된 경험을 딛고, 2016년 선거법 개정 이후 여성 후보 비율을 20% → 2024년 30% → 2028년 40% 이상이 되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빠른 속도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여성의 수가 부족한 정치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성적도 좋지 않지만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WEF 기준 우리 국회의 여성 비율은 19.2%, 세계 146개국 중 103위입니다. 장관급으로 가면 차이가 조금 더 벌어집니다. 우리나라의 내각(부처 장관) 및 행정부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은 29.41%로, 12.5%인 몽골의 두 배 이상입니다.한국의 경우 평등한 내각 구성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면서 여성 장관들이 매 내각에 포함되고 있지만,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에 한정된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친바트 장관과 같은 39세 이하의 젊은 지도자를 배출한 적도 아직 없습니다.의무적으로 여성 수를 배정하는 쿼터제는 실효성과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여러 한계가 지적되곤 합니다. 하지만 개혁 덕분일까요? 다음 WEF 보고서에선 몽골과 한국의 순위가 뒤바뀔 지도 모르겠습니다. 몽골은 지난해 7월 총선을 치렀는데요. 126석 중 32명의 여성 의원이 당선돼 여성 의원 비율은 25.4%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의회연맹(IPU)의 집계한 아시아 지역 평균치 22%를 넘는 수치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 결과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의원(60명)이 당선됐지만, 비율을 계산하면 20%에 그칩니다.젊은 여성 장관 당사자로서 친바트 장관에게 쿼터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오히려 당선된 여성 정치인들에게 성과를 증명하라는 압박이 세진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그는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인정하면서도 “내게는 선구자로서 책임이 따른다”며 “변화의 필수적인 단계”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소수의 여성만이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여성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훨씬 더 커집니다. 여성 리더에게는 매우 높은 기준이 적용되고, 때때로 더 잘할 것을 기대하는 다른 여성들의 비판에 마주하기도 합니다.고위직에 오른 여성이 너무 적기 때문에 성취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변화의 필수적인 단계이기도 합니다. 의사 결정자인 여성의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미래에는 여성이 권력을 잡는 게 당연한 일이 될 것이므로 이런 압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겁니다.”친바트 장관은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이 리더십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되지 않는 시점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성 의원의 수가 늘면서 4년 전과 정치적인 논의도 다양해진 것을 느낀다며, 쿼터제가 숫자만 보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질적인 형평성 달성과 포용적인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숫자도 제도도 말하지 않는 것들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과제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표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과 몽골의 세계 성 격차 지수 현황과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입니다. 동아시아 성평등 1위 국가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달았지만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단순한 숫자나 제도로 평등을 단정할 수는 없고, 발전의 추이와 지속성도 중요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또 위 자료는 ‘여성 리더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북아 전반에서 문제로 지목되는 가부장적 사회 규범 등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교와 지표상의 현실은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국은 기업 내 유리천장이 심각한 수준이며,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경력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과 몽골 양 국가 모두 여성 지도자들이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올여름 발표될 새로운 WEF 보고서는 한국과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 국가들의 성평등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걱정과 기대를 모두 안고 우리의 성적표를 기다리면서, 성적표 너머의 평등을 위해 더 많은 사회적 변화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바라야겠습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한 멜 깁슨(69·사진)의 총기 소지권을 복원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거부한 변호사 출신 직원을 해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1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22년부터 법무부에서 사면 업무를 담당했던 엘리자베스 오이어는 최근 상부로부터 “깁슨을 총기 소지권 복원 추천 대상자 명단에 넣으라”는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깁슨의 폭력 성향을 우려한 오이어는 이를 거부했고 7일 별다른 설명 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깁슨은 2011년 당시 여자친구를 폭행해 논란을 빚었다. 오이어는 NYT 인터뷰에서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이 자신에게 직접 깁슨의 총기 소지권 복원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블랜치 차관은 깁슨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됐고, ‘리썰 웨폰’ ‘브레이브 하트’ 등 큰 성공을 거둔 영화를 다수 만들었다는 것을 복원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오이어는 6일 직속 상사에게 깁슨을 사면 대상자로 추천할 수 없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는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볍게 복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역시 복원 명단에 오른 90여 명의 다른 추천 대상자와 달리 깁슨에게는 재범 가능성 평가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이어는 상사에게 이 같은 메일을 보낸 뒤 차관실 고위 관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이 관리는 “깁슨은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다”며 현명하게 행동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하루 뒤 오이어는 거부했고 몇 시간 후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 같은 처사가 “공공 안전을 고려하면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깁슨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자고 나면 바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덕’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해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야 하는 세계 각국 정부의 불안감 역시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에도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관세율의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혀 왔다. 이날 캐나다에 대한 ‘두 배 관세’ 위협은 취소됐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예정대로 12일부터 발효됐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60억 유로(약 41조 원)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선언하며 미국과의 통상 전쟁에 맞불을 놨다.● 6시간 만에 뒤집혔지만, 캐나다 관세 위협에 출렁인 시장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 10시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보복 관세 성격의)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기로 했다”며 “관세는 내일 아침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가 다른 관세도 폐지하지 않으면 4월 2일 자동차 관세도 상당히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적용을 하루 앞두고 돌연 캐나다에 대한 ‘두 배 관세’가 선언되자 뉴욕 증시는 개장 30분 만에 혼란에 빠졌다. 전날 급락을 겪은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에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한때 전일 대비 700포인트 이상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 갔다. 약 5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3시경 온타리오주 당국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온타리오주는 10일 약 150만 미국 가구 및 기업에 송전하는 전기 요금에 25% 할증료를 매기겠다고 했지만 미국의 위협이 고조되자 한발 물러선 것.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오후 4시경 진행된 경제전문방송 CNBC 인터뷰에서 “캐나다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가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증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14%(478.23포인트) 하락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6%, 0.18%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고 평했다. 백악관은 캐나다가 전기 관세를 보류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레버리지를 이용해 국민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도 자신의 관세 정책을 거듭 옹호했다. 그는 “관세가 (미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며 “관세로 많은 돈을 들여오고 해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관세율을 향후 더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유럽과 통상전쟁 본격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2일을 기점으로 예정대로 전 세계에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적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1기에 이어 2기에도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집중하는 것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쇠퇴하고 미국 내 관련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7년 25%의 철강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지난해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2017년보다 오히려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알루미늄 생산량 역시 10% 줄었다.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는 ‘예외 없는 전 세계 공통’을 표방하고 있어 오히려 각국의 통상 반발만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26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은 물론이고 섬유, 농산물, 가전제품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당시 미국의 철강 관세에 반발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을 대표하는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통상 전쟁이 물가 상승 등을 야기하며 미국 기업 전반에 피해를 주고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옳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혀(at all)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호황(boom)을 누릴 것”이라고 자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