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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상당해 부동산 경기에 따라 ‘테일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테일 리스크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을 뜻한다. 22일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년 한국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하지만 영업 환경, 자본 적정성, 조달 및 유동성, 정부 지원 등은 안정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손 연구원은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금리 상승기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과거 2004년과 2009년 부동산 하락세의 경우 금리 인하로 주택 시장 안정화가 가능했지만,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엔 이러한 옵션이 제한적이라는 게 손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적인 리스크 수준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약세가 장기화한다거나 지금의 (주택 가격) 회복세가 반전되는 경우에는 테일 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고금리 부담으로 카드빚을 돌려막는 서민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 원으로 1년 새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도 3.2% 늘어난 177만8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다중채무자는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를 말한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신용 상황은 1년 새 크게 악화됐다. 연체액은 5조2000억 원에서 13조2000억 원으로 대폭 늘었고, 연체율도 0.75%에서 1.78%로 치솟았다.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대출액도 4억1800만 원으로 2020년 3월 말(4억3000만 원) 이후 3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문제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데 있다. 한은의 자체 분석 결과 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전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연간 5조2000억 원, 1인당 평균 이자는 연간 291만 원 늘어나게 된다. 고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당장 빚을 감당할 수 없어 ‘돌려막기 대출’로 사태를 수습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신용카드 9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 원으로 1년 전(1조101억 원)보다 약 47.5% 급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6.3%가량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이란 카드사의 단기 대출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한 고객이 카드사로부터 상환 자금을 다시 대출받는 것이다. 이 대출을 받은 고객은 당장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가로 기존 카드론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대출 금리, 한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신용점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권에서는 서민들의 상환 능력이 그만큼 악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으로 생계비를 마련해 왔는데 이를 갚기조차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1∼6월) 이후 실적이 하락세인데 연체율까지 상승하고 있어 고심이 크다”며 “중저신용자의 대출 창구가 사라지면서 카드 단기 대출로 수요가 몰렸고, 그로 인해 전반적인 업권의 연체율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달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전격 시행된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3조 원 가까이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에 대한 투심이 크게 엇갈렸다. 개인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개인들이 던진 반도체 물량을 대부분 받아내면서 2차전지 주식은 팔아 치웠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6일부터 17일까지 국내 주식 2조904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1조9302억 원), SK하이닉스(―2413억 원) 등 반도체주를 대거 팔면서 2차전지 관련주인 POSCO홀딩스(+3041억 원), 포스코퓨처엠(+2536억 원), 에코프로머티(+2378억 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 실적이 비교적 좋지 않았음에도 개인들이 향후 2차전지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로 달려간 ‘동학개미’들과 달리 외국인의 투심은 반도체로 향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2조7775억 원어치 사들였는데 순매수액의 66%가량이 삼성전자(+1조3895억 원), SK하이닉스(+3416억 원), 삼성전자우(+669억 원), 한미반도체(+436억 원) 등 반도체 관련주였다. 반면 POSCO홀딩스(―2829억 원), 포스코퓨처엠(―2383억 원) 등 2차전지주는 무섭게 팔아 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2차전지 관련주였다. 공매도 금지 이후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한 대량의 ‘쇼트커버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들을 봤을 땐 쇼트커버링보단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국내 주식을 크게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에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흐름에도 2차전지만큼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의 3분기(6∼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3% 감소했다. 2차전지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둔화하면서 관련 기업들 역시 투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지고 ‘묻지 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있을 미국 대선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여전히 증시 변동 폭은 큰 상황”이라며 “특히 2차전지 종목은 아직도 고평가되어 있는 종목들이 많아 개인들은 막연한 믿음보단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최근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확대되면서 상장사들의 경영과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가 단타성 시세차익 위주로 이뤄지면서 주가 상승이 단기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주행동주의 펀드들이 단기적 이득만 취하지 말고 기업에 장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주주행동주의 투자 대상 기업 급증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투자 대상 상장사는 2021년 34개에서 지난해 37개, 올 상반기(1∼6월) 50개로 늘었다. 올 1∼6월 기준으로도 2년 전에 비해 47%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주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자사주 소각은 93건으로 지난해(64건)보다 약 45% 늘었다. 2019년(25건)에 비해선 약 4배로 급증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에 개입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을 취한다. 방만하고 무능한 경영진으로부터 소액주주의 권리를 지켜준다고 해서 자본시장의 ‘로빈후드’로 불리지만, 단기 이익을 과도하게 추구해 ‘먹튀’라는 비판도 받는다.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주주행동주의가 상장사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배당 등 주주 이익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 등 1세대 주주행동주의자들이 기업 배당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한국에선 2021년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도입되면서 주주행동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한국은 대주주에게 편향된 이사회가 구성돼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3% 룰 도입으로 기존 이사회와 무관한 인사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남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3% 룰 도입으로 대주주나 기존 이사회와 연관이 없는 사외이사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주주행동주의 펀드들이 유의미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과 더불어 회계 불투명성 등 기업 지배구조 문제로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곳이 전체의 67%에 달한다. 독일 DAX(29%)나 영국 FTSE100 및 프랑스 CAC40(23%),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5%) 지수 등에 비해 현저히 높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PBR이 평균 4배인 데 반해 한국은 평균 PBR이 0.8배 수준”이라며 “기업가치 저평가를 타개하기 위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 3월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제안으로부터 생기는 기회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도 주주행동주의가 국내 기업의 고질적인 저배당이나 대주주 편향의 이사회 문제를 개선하고, 국내 자본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워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단기 성과에 그치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주주행동주의 선구자 격인 KCGI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 투자로 수익을 냈지만, 주주행동주의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영 개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기보다 단타성 시세차익만 노렸다는 것이다. 최근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투자한 DB하이텍,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주가가 올랐지만, 대주주와의 갈등에 따른 이벤트성일 뿐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도 JB금융지주 등 다수의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주주행동주의에 나섰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시작할 무렵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주행동주의 대상 상장사 14개의 평균 주가 상승률 추이를 조사한 결과 주주제안 이후 20거래일 시점에 주가가 13.63% 상승했지만 40거래일 9.40%, 60거래일 2.33%, 110거래일 0.42%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해외보다 작은 펀드 규모와 부족한 인력을 꼽는다. 국내 주주행동주의 펀드 가운데 누적 투자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곳은 얼라인파트너스와 KCGI 등 2개뿐이다. 나머지 펀드들은 수십억∼수백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펀드 규모가 작다 보니 기관투자가와 연계해 대주주를 압박할 수 있는 대형 상장사들에 투자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펀드 내 투자 인력도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확대 등 상대적으로 단순한 활동에 그친다는 것.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경우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 투자 전략을 쓰는 뮤추얼펀드 출신이 많지만 해외는 IB나 사모펀드(PEF), 헤지펀드 출신 인력이 핵심”이라며 “주주행동주의 전략이 경영권 개입에 맞춰진 경우가 많기에 인력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본시장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이사는 회사에 대한 충실의 의무만 있을 뿐, 주주에 대한 의무는 없다. 미국의 경우 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는 판례가 많기 때문에 소액주주에 대해서도 충실 의무를 갖는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현재 계류 중이다. 기업이 주주 이익을 훼손했다는 증거를 모으기 힘든 법 체계도 장애물이다. 미국처럼 디스커버리 제도(소송 당사자 간에 증거를 공개하고 교환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또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미국 등에 비해 훨씬 높은 것도 주주행동주의가 활동하기 힘든 환경이다. 예컨대 미국 S&P500의 경우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동주식 비율이 95.4%에 달하지만 코스피는 49.5%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세법상 배당세나 상속·증여세의 세율이 높아 대주주가 배당을 받거나 회사 가치를 높이는 데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소액주주들과 마찰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美, 日은 기업에 장기전략 제시”전문가들은 주주행동주의가 한국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국내와 비슷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 일본에서의 주주행동주의 성장 과정을 참고할 만하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정권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정부가 주주행동주의를 지원했다.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침), 2015년 일본 지배구조 코드(기업 경영에서 투명성과 주주 권리 강화를 규정한 지침)를 도입하면서 기업 경영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일본 내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2014년 14개에서 2020년 44개, 올해 70여 개로 늘었다. 일본 내에선 닛케이평균주가가 2014년 초 1만4000엔 선에서 최근 3만3000엔 선을 뛰어넘으며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기여도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에서는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배당 등 단기 이슈에만 머물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영전략도 제시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닌텐도의 포켓몬고 출시는 홍콩계 주주행동주의 펀드인 오아시스캐피털이 3년간 요구해 나온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닌텐도의 주가는 3배 이상 급등했다. 생활용품 기업 P&G도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언이 요구한 밀레니얼 소비자에 대한 경영전략 전환과 신규 브랜드 육성 제안을 받아들여 회사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상장사들의 올 1∼3분기(1∼9월)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모두 이 기간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0% 이상, 순이익은 40% 이상 줄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계기로 올 4분기(10∼12월)에는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12월 결산 613개 상장사의 연결 기준 올 1∼3분기 영업이익(94조6982억 원)과 순이익(70조1218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98%, 41.06% 감소했다. 매출액(2093조6486억 원)은 0.29% 느는 데 그쳤다. 다만, 3분기(7∼9월) 실적은 직전 분기보다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전 분기 대비 47.71%, 73.51% 늘었다. 1∼3분기 순이익 흑자 기업은 472개(77.0%)로 지난해보다 26개 줄었다. 적자 기업은 141개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전체 업종 중에선 전기전자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각각 95.54%, 87.17% 줄어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1112개 상장사의 연결 기준 1∼3분기 매출액은 204조579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4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8조5146억 원)과 순이익(6조1588억 원)은 각각 33.60%, 43.76% 감소했다. 1∼3분기 순이익 흑자 기업은 688개(61.87%)로 지난해보다 72개 줄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경기가 저점이었던 만큼 4분기부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다만 여러 리스크로 인해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월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졌던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이며 관건은 금리 인하의 ‘시기’와 ‘강도’일 뿐이란 전망 역시 나온다. 월가 일각에서는 빠르면 내년 3월부터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 이를 반영한 듯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8.1원 하락한 130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1원 넘게 떨어져 1297.6원까지 진입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15일 코스피와 코스닥 또한 각각 2.2%, 1.9% 올랐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2.52%, 홍콩 항셍지수는 3.92% 뛰었다. 미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고 14일 밝혔다. 9월 상승률(3.7%)과 월가 예상치(3.3%)를 모두 밑돌았다. 아직 연준의 목표치 2.0%에 못 미치지만 지난해 여름 9%를 넘겼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0%로, 2021년 9월 이후 2년 1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미 물가 진정세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지난해 3월 이전 ‘제로’였던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까지 올린 연준의 긴축 사이클 또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펀드 매니저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미 금리 인상 주기가 종료됐다”고 답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기준금리 수준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역시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8%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 인하의 시점과 강도에 대해서는 주요 금융사의 전망이 엇갈린다. 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진 두 개의 전쟁 등으로 미 경제 또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연준이 내년 초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의견과 성장률, 고용, 소비 등 미 경제지표가 괜찮은 수준이므로 인하 시기와 횟수 모두 적을 것이란 전망이 맞선다. 스위스 UBS은행은 미 경제가 빠르면 내년 2분기(4∼6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연준 또한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3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이후 계속된 금리 인하로 2025년에는 기준금리 수준이 1.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4분기(10∼12월)가 되어야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쳤다. 추가 인하가 이어져도 2026년 2분기는 되어야 기준금리가 3.50∼3.7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주요 인사와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또한 과도한 인하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진단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4일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 그 과정에 몇몇 장애물이 있다”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가 2%까지 순조롭게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가세했다. 다이먼 CEO 또한 “인플레가 그리 빨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연준이 조금 더 (긴축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전기요금, 휘발유, 농산물 위주로 물가가 뛰면서 연말까지 3%대 후반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6년여 만에 미국을 앞질렀지만 정부의 물가관리 대책은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월 물가가 3%대 중·후반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물가 전망치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11월에는 3.5∼3.6% 안팎의 물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6%로 0.1%포인트 올려 잡았다. 내년 전망치도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해외 주요 기관들도 비슷한 시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투자은행(IB)은 한국의 내년 물가 상승률을 기존 2.2%에서 2.4%로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7월(2.3%)에 2%대로 내렸던 물가 상승률은 8월 3.4%, 9월 3.7%, 10월 3.8%로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전기요금, 사과, 휘발유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보다 72.4% 가격이 급등한 사과는 전체 물가 상승분(3.8%) 중 0.16%포인트를 차지해 두 번째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기여도는 개별 품목의 가격 변동이 전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 정도를 나타낸 값이다. 지난달 전기요금의 기여도는 0.25%포인트, 휘발유는 0.16%포인트로 458개 조사 품목 중 1, 3위에 올랐다. 이처럼 국내 물가 상승률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에 미국은 물가가 안정화되는 추세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 시간)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9월 상승률(3.7%)은 물론이고 한국 물가 상승률(3.8%)보다 낮은 물가 흐름을 보인 것이다. 한미 물가 상승률이 역전된 것은 2017년 8월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물가 체감도가 높은 28개 품목 가격을 매일 점검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불투명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품목별 물가 관리는 당장 기업에 주의를 주는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물가 안정 효과는 단기적일 것”이라며 “정부의 관리 감독이 느슨해졌을 때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고물가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적극적인 통화 정책으로 물가 안정에 나선 반면 한은은 6연속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며 “큰 폭은 아니더라도 소폭 조정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까지 감안하면 한은이 긴축 카드를 쓰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정책 목표가 금융시장과 부동산 경기 안정화에 맞춰져 있다 보니 물가 안정이 더딘 측면이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 등의 변수가 없다면 내년 2분기(4∼6월)쯤에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파두가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3개월 만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이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두 사태’가 법정으로 번질 경우 기업공개(IPO) 관련 첫 번째 집단 소송 사례로 기록된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파두와 상장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한누리는 “올 2분기(4∼6월)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올해 8월 7일 IPO를 강행한 파두 및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을 세우고 피해 주주 모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누리에 따르면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파두의 2분기 매출이 5900만 원이라는 점을 수요예측 이전인 7월 초 알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상장 절차를 강행해 수만 명의 주주가 수백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게 한누리 측의 설명이다. 한누리는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7월 초순 상장 및 공모 절차를 중단하고 수요예측(7월 24, 25일)이나 청약(7월 27, 28일)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파두의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누리가 파두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게 된다면 이는 IPO 관련 첫 집단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누리에 따르면 2005년 1월, 증권 관련 집단 소송법이 시행된 이래 총 11건의 집단 소송이 제기됐지만 IPO와 관련된 집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파두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로 1202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액은 2분기 5900만 원, 3분기(7∼9월) 3억2000만 원에 그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80억 원에 불과했다. 파두가 이 같은 실적을 8일 발표하면서 파두는 9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튿날인 10일에도 21.93% 폭락했다. 공모가 3만1000원으로 상장한 뒤 4만7100원까지 거래됐던 주가는 1만 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엔화 가치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안에 엔-달러 환율이 155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지난해 최고치(151.94엔)에 육박했다. 엔-달러 환율이 이 기록을 경신하면 버블 경제 붕괴 초반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아지게 된다.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석유 원자재를 비롯한 수입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고금리 장기화에 들어간 미국과 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한때 5%를 넘으면서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자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있다. 이에 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을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결정한 뒤 이달 초 150엔 선 아래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는 33년 만의 최저 수준에 다가선 것이다. 지난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당 150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봤지만 지금은 이 선을 넘은 게 당연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예상이 꺾이면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기 쉽다”고 분석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14일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계속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는 한국의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상품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행수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수록 일본으로 몰리는 국내 관광객이 많아져 서비스 수지 부진을 부추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저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엔테크(엔화+재테크)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7일 기준 1조1407억 엔(약 9조9200억 원)이다. 지난달 말 1조489억 엔에서 일주일 새 918억 엔(약 8000억 원) 불어난 것이다. 반면 엔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상품 투자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금융당국은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위기설 진화에 나섰지만 대부업을 포함한 전 업권 가계대출이 올해 3분기(7∼9월)에만 6조 원 넘게 늘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중채무자도 1년 새 3만 명 넘게 증가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총량은 물론이고 질까지 악화하면서 다중채무자 등 취약 대출자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3분기 반등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NICE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신용정보원 대출 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 업권 가계대출 총액은 1848조2661억 원으로 6월 말(1842조443억 원)보다 6조2218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1875조95억 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줄다가 올해 3분기 다시 반등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8일 ‘최근 가계부채 관련 주요 이슈 Q&A’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작년 2분기(4∼6월)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가계대출 총량이 감소했고,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0%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정부 들어 주택시장 안정과 대출규제 안착 등의 효과로 카드 사태 이후 18년 만에 처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고, 가계부채 총량도 3분기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가계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도 늘고 있다. 9월 말 기준 전 업권 연체자 수는 59만5676명으로 석 달 새 1만1206명 늘었다. 1년 전(50만3175명)과 비교하면 18.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행 연체자 수는 13만4048명으로 작년 9월(8만8021명)보다 52.3% 급증했다. ● 다중채무자·소액 대출 연체자↑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으로 꼽히는 다중채무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는 9월 말 기준 역대 최대인 453만6469명으로 1년 전(450만5064명)보다 3만 명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5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사람들은 약 5만 명 늘면서 더 빠른 증가 속도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30% 이상이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낮은 20, 30대 청년층이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말 기준 시중 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로 집계됐다. 1년 만에 0.9%포인트 상승해 2015년 8월(3.1%)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액인 카드 대출조차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 대출자가 많아진 것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대출자는 경제 전체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양적·질적인 관리가 모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가계부채가 쌓이는 이유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이 생활비 충당이나 대출 상환을 위해 빚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자율을 내리기보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하이투자증권이 시장 환경 대응과 업무 전문성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14일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부문의 사업 조직을 프로젝트금융실, 구조화금융실, 부동산금융실, 투자금융실 등 4실로 개편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 조직을 효율화했다고 설명했다.또 투자 심사 업무의 독립성과 기능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투자심사실을 신설하고, 투자 심사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리스크감리부도 새로 설치했다.특히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선 증권가 ‘연봉킹’으로 불렸던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투자금융총괄이 면직 처분을 받았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봉 65억 원을 받으며 여의도 증권가에서 최고 수입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최근엔 김 사장이 흥국증권에 다니는 아들에게 대규모 기업어음(CP) 발행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앞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하이투자증권이 한 부동산 개발 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수십억 원의 자사 부실 채권을 팔았다는 이른바 ‘부동산 PF 꺾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하이투자증권 ▽전무 △리스크관리본부장 신현진 ▽상무보 △경영전략본부장 류시웅 ▽실장 △프로젝트금융 진태우 △구조화금융 홍원표 △부동산금융 함재두 △투자금융 민재훈 △투자심사 오주환 ▽부서장 △투자심사부장 서호기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엔화 가치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 안에 엔-달러 환율이 155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지난해 최고치(151.94엔)에 육박했다. 엔-달러 환율이 이 기록을 경신하면 버블 경제 붕괴 초반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아지게 된다.일본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석유 원자재를 비롯한 수입 물가를 자극해 서민 생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고금리 장기화에 들어간 미국과 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한때 5%를 넘으면서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자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있다.이에 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을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결정한 뒤 이달 초 150엔 선 아래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엔화 가치는 33년 만의 최저 수준에 다가선 것이다. 지난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당 150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봤지만 지금은 이 선을 넘은 게 당연시되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예상이 꺾이면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기 쉽다”고 분석했다.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14일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계속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低)는 한국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상품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한국 가격 경쟁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행수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수록 일본으로 몰리는 국내 관광객이 많아져 서비스 수지 부진을 부추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엔저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엔테크(엔화+재테크)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7일 기준 1조1407억 엔(약 9조9200억 원)이다. 지난달 말 1조489억 엔에서 일주일 새 918억 엔(약 8000억 원) 불어난 것이다. 반면 엔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융상품 투자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 2분기(4∼6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규모 세계 30위권 국가 중 세 지표(명목 증감률 기준)가 모두 마이너스인 나라는 한국 포함 일본, 이스라엘, 노르웨이 등 4개국에 불과하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민간소비는 2065억3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2.47%(52억5000만 달러) 줄었다. 정부소비는 790억4000만 달러로 5.84%(49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생산 활동을 위해 생산자가 자본재에 투자한 금액인 총고정자본형성은 3.23%(1360억2000만 달러) 줄었다. 실질 증감률 기준으로 한국의 2분기 민간소비 및 정부소비는 전 분기 대비 각각 0.1%, 2.1% 감소했다. 2분기 총고정자본형성은 0.1% 줄었다. 나라 살림이 쪼그라들면서 주요국들에 비해 총지출 감소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총지출은 지난해보다 56조 원(9.0%), 총수입은 48조8000억 원(8.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총지출 감소율은 IMF 자료에 집계된 경제 규모 20위권 국가 중 최대 폭이다. 수출 감소에 이어 소비, 투자마저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0%에서 올 10월 1.4%로 0.6%포인트 낮췄다. 반면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2.7%에서 3.0%로, 선진국 그룹을 1.1%에서 1.5%로 각각 상향 전망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달 들어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2조 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에 해외 주식은 40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조2278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인 6일에만 1조4222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을 2조2346억 원 사들이는 등 5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지만,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반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는 늘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0일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2억7900만 달러(약 3684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을 2억 달러(약 2641억 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중국(2800만 달러), 일본(2000만 달러) 등의 순으로 해외 주식을 샀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606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해당 펀드를 548억 원 순매도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해 주가 하락에 베팅한다. 개인은 이달 1∼10일 비슷한 유형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도 40억 원 순매수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근 불거진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 사장이 대규모 미수 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사회에서 황 사장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정기 이사회는 이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황 사장은 2000년 키움증권에 입사한 뒤 중국 현지법인장,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장, 리테일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그룹전략경영실장 등을 거쳐 2022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황 사장은 올 3월 재선임됐으나 키움증권이 올 들어 연이어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2026년 3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키움증권은 올 4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이용한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인 ‘라덕연 사태’에 휘말린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주가조작에 연루된 영풍제지의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이 안게 될 손실 규모는 4000억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미국 재무부의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빠졌다. 최근 경상수지가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외 신인도(信認度)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미 재무부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 상위 20개국의 환율 정책을 평가해 심층 분석 대상국 혹은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국가들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이 환율을 조작해서인지 살피겠다는 의미다. 대미 무역 150억 달러 이상 흑자, 국내총생산(GDP)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국,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올 6월 보고서 발간 당시부터 무역수지만 조건에 해당될 뿐 경상수지와 외환시장 개입 부문 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아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에서 더 멀어졌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발생 확률도 한층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외국인 투자 유치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 외환 정책과 환율이 투명하게 결정된다는 점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미국 재무부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빠졌다. 최근 경상수지가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외 신인도(信認度)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미 재무부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 상위 20개국 환율 정책을 평가해 심층 분석 대상국 혹은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국가들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이 환율을 조작해서인지 살피겠다는 의미다.대미 무역 150억 달러 이상 흑자, 국내총생산(GDP)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국,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올 6월 보고서 발간 당시부터 무역수지만 조건에 해당될 뿐 경상수지와 외환시장 개입 부문 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아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에서 더 멀어졌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발생 확률도 한층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외국인 투자 유치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 외환 정책과 환율이 투명하게 결정된다는 점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 관찰 대상국에 다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투자은행이 10월 말 보고서에서 전망한 내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4%다. 전월 전망치 평균(2.2%)과 비교했을 때 0.2%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별로는 HSBC와 씨티가 각각 2.1%, 2.3%에서 2.5%로, 노무라가 1.7%에서 2.3%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평균인 2.4%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노무라와 UBS(2.3%), JP모건(2.2%) 등 3곳뿐이었다. 올해 물가 전망도 높아졌다. 8개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10월 말 기준 3.5%로 9월 말 기준(3.4%)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투자은행의 전망치는 대체로 한국은행 전망치와 부합한다. 한은은 올 8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3.5%, 내년 2.4%로 전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높게 잡은 건 중동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개최된 세미나에서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다가 8, 9월 국제유가 변동 이후 우려가 커졌다”며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만 돼도 한은의 예측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한은이 지난달 19일 통화정책방향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혀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첫날인 6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과 맞물려 국내 증시가 폭등했다. 코스피는 역대 최대 폭(134.03포인트) 급등했고, 코스닥은 7% 넘게 치솟아 3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25원 넘게 급락(원화 가치는 급등)하며 출렁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거래를 마쳐 9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2,500 선을 회복했다. 상승 폭(134.03포인트)은 역대 최대이고, 상승률(5.66%)은 역대 46위다. 지난달 국내 주식을 대거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에만 7000억 원 이상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57.40포인트(7.34%) 급등한 839.45에 장을 마감했다. 상승 폭(57.40포인트)은 2001년 1월 22일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코스닥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날 오전 9시 57분 거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증시 급등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아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연 5%를 돌파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66%로 떨어지는 등 강(强)달러 현상이 약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1원(1.90%) 급락한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공매도 금지 여파로 공매도 잔량이 많은 2차전지 종목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 공매도 잔액 1, 2위(1일 기준)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코스피 공매도 잔액 1위인 포스코퓨처엠도 상한가를 기록했고, 2위인 포스코홀딩스는 19.18% 올랐다. 미국 고금리 기조 완화 가능성에 아시아 증시도 상승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37%)와 상하이종합지수(0.91%), 홍콩 H지수(2.14%)가 일제히 올랐다.외국인들, 공매도 손실 줄이려 1조 사들여… “장기적으론 악재” 공매도 금지 첫날, 증시 폭등공매도 잔고 많은 이차전지株 매수전문가들 “쇼트커버링, 단기성 호재증시 변동성 커져 외국인 떠날것”美국채금리 하락… 환율 1297.3원6일 증시 폭등은 공매도 물량을 많이 보유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앞다퉈 국내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약 7000억 원, 기관은 2000억 원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은 9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올 5월 26일(9112억 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4718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선 외국인들이 이날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첫날을 맞아 주가가 오르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이른바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07조6300억 원으로 전체의 67.9%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매도 잔고가 많은 포스코퓨처엠(29.93%) 등 2차전지 종목이 일제히 폭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도 주가 반등의 요인이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졌다. 이는 달러 약세로 이어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0% 떨어진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8월 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전면 금지가 단기성 호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국내 증시에 실망해 외국인투자가들이 오히려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은 하루 이틀짜리 이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으로 인해 유동성이 낮아지고, 주가 이상 급등을 제어할 수단이 사라졌다”며 “극단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식에 투자하기보다는 선물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올 3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직후인 2020년 3월 16일∼6월 12일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공매도 금지 기간 외국인투자가들에게서 쇼트커버링 흔적보다는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금지 여부와 증시 흐름의 상관 관계가 아직 밝혀진 게 없다는 분석도 많다.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면서 국내 증시가 반등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한영 보고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쇼트커버링으로 2차전지 매수세가 유입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가 상승했다”며 “미국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기대감과 수출 회복으로 중장기 반등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공매도 금지에 “동의한다”고 밝힌 반면,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를 한시 금지한 것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정치적인 요인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시장 조치이고 법이 정한 요건이 있을 때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무 검토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처럼 말하는 건 큰 오해”라고 반박했다.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공매도)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한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현시 시간) 리서치기업 스마트카르마의 브라이언 프레이타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 시장에서 선진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가치 산정)에 대한 제동장치 역할을 가로막아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종목에 거품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의 공매도 금지 결정 배경과 관련해 내년 4월 총선과 최근 적발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사건을 언급했다. 시가총액이 1조7000억 달러인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공매도의 시총 대비 비중은 코스피 0.6%, 코스닥 1.6%다. 로이터통신도 “MSCI는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공매도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면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편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앞서 MSCI는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 요건으로 공매도 전면 허용을 요구했다. MSCI는 올 6월 한국 증시를 ‘신흥 시장(Emerging Market)’으로 평가하면서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개선 조치가 이행되면 등급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결정이 선진국 지수 편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