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김갑식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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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갑식 부국장입니다.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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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주현 신부 “교회 쇄신 출발점은 사제의 쇄신”

    “가톨릭 사제는 정체성 자체가 동전의 양면처럼 독신의 직분과 연결돼 있다. 이것에 실패하면 사제로 살아갈 수 없다. 그 엄격함과 사회적 잣대를 지켜내야 한다.” 최근 만난 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장인 윤주현 신부의 말이다. 그는 3월 대구대교구 김준년 신부와 ‘사제직―신학과 영성’(사진)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이탈리아 영성신학의 대가인 마리오 카프리올리 신부(2009년 선종)의 저서를 번역한 것이다. 사제가 지켜야 할 순명과 독신의 의미를 비롯해 직무와 영성, 비전 등을 다뤄 사제학 교과서로 불릴 만하다. 윤 신부는 올해 2월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제의 성추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될 죄송한 일”이라며 “한국 교회 쇄신의 출발점은 사제의 쇄신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두 노력하고 있지만 좋은 사제를 양성하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학대에 10명이 입학하면 3∼5명이 사제품을 받고, 은퇴 무렵에는 1, 2명이 남는다. 그래서 사제로 죽을 수 있으면 은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신학뿐 아니라 영성(靈性)과 인성 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가르멜수도회는 가톨릭 내에서 영성적 전통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설이 있지만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박해가 사라지자 수도자들이 이스라엘 북부 가르멜산에 은거하면서 영성을 더 심화시킨 것이 수도회의 기원이 됐다. 테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 소화 테레사, 20세기 초반 여성 철학자 에디트 슈타인이 가르멜 출신 성인이다. 여성 수도자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봉쇄수도원에서 생활한다. 지난해 관구장에 취임한 윤 신부는 가르멜수도회 본부의 역할뿐 아니라 영성센터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과 출판이 중심 사업이다. 올해 초부터 2년 과정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종교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프로그램이다. 수도회는 또 ‘가르멜 총서’ ‘가르멜의 산책’ ‘가르멜의 향기’ 등 연구서에서 대중적인 책까지 다양한 책들을 내고 있다. 가르멜 영성은 가톨릭이 세속화의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는 샘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신부의 설명이 흥미롭다. “가르멜은 기도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노력한다. 기도를 통해 성성(聖性)에 이르는 게 목표인데, 불교로 치면 수행의 마지막 단계 해탈이다. 이런 가르멜의 영성적인 보화들을 한국 교회와 사회에 전하는 게 우리의 꿈이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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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교 문선명 총재 6주기 행사…국제지도자회의 개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문선명 총재 6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연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2012년 9월 3일 성화(聖和·별세)했다. 통일교에 따르면 당시 성화식은 13일장으로 치러졌으며 세계 각국에서 25만 명이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27일 오전 9시반 6주년 기념 성화 축제 및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이 열린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를 비롯해 통일교 회원 3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신랑 신부 4000여 쌍의 합동 축복식도 개최된다. 통일교는 26~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이 시대의 핵심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과 종교지도자들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국제지도자회의를 연다.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피스로드 2018 세계대장정’ 한국 행사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통일의 길을 열자!’는 슬로건과 함께 9일 충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 프로젝트는 1981년 문선명 총재가 제안한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평화에 대한 염원 속에 세계를 하나의 길로 연결해 지구촌 평화시대를 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기성 통일교 한국회장(사진)은 “아시아와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 대륙별로 130개국에서 한반도 통일과 지구촌 평화를 호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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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원로회의,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안 인준…26일 승려대회 최대 분수령

    대한불교조계종의 차기 총무원장 선거가 9월 28일 치러진다. 조계종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제36대 총무원장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다음 달 4~6일, 선거인단은 다음 달 13~17일 선출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내용으로 29일 선고 공고를 낼 예정이다.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 등 총 321명으로 구성된다. 총무원장 출마 자격은 승납 30년, 연령 50세, 법계 종사급 이상의 비구(남자스님)다. 향후 조계종 사태는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비롯한 종단 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은 종헌종법 내에서 개혁해 달라는 진제 종정의 교시를 앞세워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준비 중이다. 반면 전국선원수좌회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불교개혁행동 등 개혁그룹은 기존 선거제도에 의한 총무원장 선출은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종권 재연장일 뿐 이라며 중앙종회 해산과 총무원장 직선제, 재정 투명화 등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해왔다. 26일 오후 2시 조계사에서 열리는 전국승려대회는 현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측 입장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승려대회 봉행준비위원회 측은 “조계종 종헌에 94년 개혁회의를 본받아 종헌이 개정됐음을 명시하고 있다. 결국 승려대회는 규모가 가장 큰 대중공사(大衆公事)”라며 “종헌에 입각해도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994년 승려대회는 서의현 원장의 3선을 저지한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받는다. 반면 중앙종회와 본사주지협의회 등 제도권 세력은 승려대회를 초법적 행동이라며 같은 날 오전 11시 교권수호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원로회의는 이날 퇴진 의사를 밝힌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인준했다. 조계종의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회의를 열고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 안건을 가결했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남전 스님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 사직이 인정되나 사직에 대한 법적 다툼을 종식시키고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원로의원들은 불신임 인준 안건에 대한 가부를 묻고 결과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의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게 남전 스님의 설명이다. 비공개 투표에서는 찬성 12표, 반대 7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23명 중 19명이 참석했으며 불신임안 인준을 위해서는 재적 과반수인 12표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21일 설정 스님이 퇴진 의사를 밝힌 뒤 총무원을 떠나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 인준 안건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설정 스님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수덕사로 향하지 않았다는 설이 나돌자 원로회의는 회의 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해온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원로회의의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은 설정 원장이 사퇴의 변에서 표현한 ‘종단을 소수의 정치권승들이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라는 얘기를 두 번 다시 꺼내지 못하도록 ‘부관참시’를 행한 것이다”라고 밝혔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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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 총무원장 사퇴… “산중으로 돌아갈 것”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사진)이 21일 사퇴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잘못된 한국 불교를 바꾸려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는 16일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설정 스님의 사퇴는 22일 원로회의의 불신임안 인준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설정 스님은 “조계종을 10%가량의 특권층을 위한 종단으로 보는 이도 있다”며 “총무원장으로 1994년 개혁 당시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으나 소수 정치 권승(權僧)들이 종단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뒤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곧장 재적 본사인 수덕사로 떠났다. 퇴진 표현은 없었지만 “돌아가겠다”며 조계사를 떠나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셈이다.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처와 자식) 논란은 다시 부인했다. 스님은 “그런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나를 보호해야 할,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한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불교계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불신임안 가결 뒤 원로 설득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다. 주변 압박을 받은 측근들마저 사퇴를 종용했다. 이제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종헌종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총무원장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대행한다. 한편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앙종회·교구본사협의회와 승려대회를 준비해온 전국선원수좌회 등 개혁 그룹의 대결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승려대회 봉행준비위원회는 23일 예정됐던 전국승려대회를 태풍의 영향으로 26일 오후 2시 조계사에서 개최한다. 중앙종회·교구본사협의회 주도의 교권수호결의대회도 같은 날 오전 11시 열린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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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 총무원장 퇴진 “산중으로 되돌아가겠다”…은처자 논란은 부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사퇴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는 지난 16일 총무원장에 대한 초유의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설정 스님의 사퇴는 불신임안에 대한 22일 원로회의의 인준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설정 스님은 “조계종을 10% 내지 7, 8%의 특권층을 위한 종단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며 “총무원장으로 1994년 개혁을 통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으나 소수 정치 권승(權僧)들이 종단을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뒤 조계사 대웅전에 들러 참배하고 신도, 종무원들과 인사한 뒤 오후 1시 45분경 차를 타고 재적 본사인 수덕사로 떠났다. 이날 회견에서 즉각 퇴진한다는 표현은 없었지만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조계사를 떠나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셈이다. 설정 스님은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처와 자식) 논란은 다시 부인했다. 스님은 “그런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물론 나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진실로 나를 보호해야 할,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불교계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중앙종회의 불신임안 가결 후 원로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주변의 압박을 받은 설정 스님의 측근들마저 사퇴를 종용했다. 이로써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종헌종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총무원장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대행한다. 설정 스님의 거취가 결정됨에 따라,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앙종회·교구본사협의회와 승려대회 개최를 준비해온 전국선원수좌회를 비롯한 개혁 그룹의 대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승려대회 봉행준비위원회는 태풍의 영향으로 23일 예정됐던 전국승려대회를 26일 오후 2시 조계사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중앙종회·교구본사협의회 주도의 교권수호 결의대회도 같은 날 오전 11시로 옮겨 열린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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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조계사서 개최 예정 전국승려대회, 태풍 탓에 26일로 연기

    23일 개최 예정이던 전국승려대회가 26일로 미뤄졌다. 전국승려대회 봉행위원회는 “승려대회 개최 시기인 23일 오후 태풍의 눈이 서울 인근에 위치할 것이라는 기상청 자료에 의거해 부득이하게 승려대회 개최 시기를 태풍 영향이 완전히 사라진 26일 오후 2시로 변경하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위원회는 또 “어떠한 천재지변도 극복하고, 자승 전 총무원장을 위시한 조계종 지도층 인사들의 부패상이라는 인재(人災)를 수습해 스님들의 복지와 사부대중의 종단 참여, 재정 투명화를 이뤄내는 승려대회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계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조계사 앞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승려대회 개최를 반대해온 교구본사주지협의회와 중앙종회 등은 승려대회가 예정된 23일 오전 11시부터 조계사에서 교권수호결의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승려대회의 일정이 바뀌어 교권수호결의대회도 일정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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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김갑식]조계종의 이판사판(理判事判)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을 때 끝장을 본다는 의미로 이판사판이라고 한다. 본래 불교에서 이판, 이판승(理判僧)은 수행을 위주로 하는 승려, 사판과 사판승(事判僧)은 절의 재정과 관리 등을 담당하는 이들을 가리켰다. 의미가 달라진 것에 대한 추측은 여럿 있지만 정설은 없다. ▷16일 대한불교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 임시회는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처와 자식) 논란에 휩싸여 사퇴 압력을 받아온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종단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날 지켜본 중앙종회에서는 여러 차례 의사진행 발언과 입장문 낭독을 통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고함과 야유가 쏟아졌다. 본인들도 민망했는지 회의는 40여 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아수라장의 이면에는 이판사판의 잘못된 만남이 있다. 자승 전 원장은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최고의 사판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33, 34대 총무원장으로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고 4개의 종책(계파)을 묶어 종회 내 거대 여당의 산파가 됐다. 오죽하면 “반대편에 서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설정 원장은 덕숭총림(수덕사)의 가장 큰 어른인 방장(方丈) 출신으로 대표적인 이판으로 꼽혔다. 사판 세계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선승 이미지에 덕망이 높아 유력한 차기 종정 후보였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불교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전국 3000여 개 사찰의 주지 임면권을 갖고 있고 종단·사찰의 재산 감독, 처분 승인권, 주요 사찰의 예산 승인 및 조정권도 행사한다. 그래서 4년마다 치러지는 총무원장 선거는 종권(宗權) 경쟁이라고 한다. 지난해 선거에서 또 다른 후보였던 수불 스님(안국선원장)의 기세에 위협을 느낀 자승 전 원장이 설정 원장 측에 손을 내밀어 종권 재창출을 위한 연합이 이뤄졌다. 양측은 은처자, 서울대 학력 위조, 돈과 관련한 구설 등 이른바 설정 스님을 둘러싼 3대 의혹도 ‘돌파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게 정설이다. 처염상정(處染常淨), 더러운 곳에 있어도 깨끗함을 유지하는 연꽃의 지혜는 멀게만 보인다.김갑식 문화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dunanworld@donga.com}

    •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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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 총무원장 사상초유 탄핵…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16일 가결됐다. 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중앙종회에서 가결된 것은 종단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를 통한 불신임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탄핵에 비유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찬성 56표로 통과됐다. 총무원 홍보국은 재적 의원 75명이 전원 참석한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56표, 반대 14표, 기권 4표, 무효 1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가결되기 때문에 5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설정 원장은 취임 이후 은처자(隱妻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논란에 휩싸인 끝에 지난달 조만간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음해와 개혁을 이유로 연말에 물러나겠다며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이번 불신임안에 대해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인준(22일)이 있을 때까지 원장의 권한을 유지한다. 원로회의에서는 현재 재적인원 23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원로회의의 인준이 이뤄지면 60일 이내에 후임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후임 총무원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총무부장이 권한을 대행한다. 설정 총무원장은 이날 중앙종회에 앞서 총무부장에 진우 스님, 기획실장에 학암 스님을 임명했다. 이번 불신임 결의안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앙종회 내 최대 종책(계파) 모임인 불교광장 소속 43명이 제출했다. 설정 스님의 출신 문중인 수덕사와 관련된 종회 의원과 야권 격인 법륜승가회 반발로 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가결 기준인 50표에서 6표나 더 나왔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이라는 큰 흐름이 나왔지만 이번 불신임안 가결이 조계종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불교광장 측은 22일 원로회의의 불신임안 인준에 이어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새로운 종권(宗權) 창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불교계 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논평에서 “설정 총무원장을 뽑았던 중앙종회 의원들이 반성도 없이 권력 유지를 위해 설정 총무원장을 내렸을 뿐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원로 의원 스님들의 비상사태 선언과 중앙종회의 해산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불교계에서는 22일 원로회의 인준에 이어 23일 예정된 전국승려대회의 결과가 조계종 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설정 스님은 중앙종회 인사말을 통해 “저는 종헌과 종법을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다”며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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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퇴 번복’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조계종 정상화 될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됐다. 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에서 가결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중앙종회를 통한 가결이라는 점에서 사회의 탄핵에 비유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찬성 56표로 통과됐다. 총무원 홍보국은 재적 의원 75명이 전원 참석한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56표, 반대 14표, 기권 4표, 무효 1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가결되기 때문에 5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설정 원장은 취임 이후 은처자(隱妻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논란에 휩싸인 끝에 지난달 조만간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음해와 개혁을 이유로 연말에 물러나겠다며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이번 불신임안에 대해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인준(22일)이 있을 때까지 원장의 권한을 유지한다. 원로회의에서는 현재 재적인원 23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원로회의의 인준이 이뤄지면 60일 이내에 후임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후임 총무원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총무부장이 권한을 대행한다. 설정 총무원장은 이날 중앙종회에 앞서 총무부장에 진우 스님, 기획실장에 학암스님을 임명했다. 이번 불신임 결의안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앙종회 내 최대 종책(계파) 모임인 불교광장 소속 43명이 제출했다. 설정 스님의 출신 문중인 수덕사와 관련된 종회 의원과 야권 격인 법륜승가회 반발로 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가결 기준인 50표에서 6표나 더 나왔다. 설정 원장의 퇴진이라는 큰 흐름이 나왔지만 이번 불신임안 가결이 조계종 정상화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불교광장 측은 22일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을 인준시킨 뒤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새로운 종권(宗權)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불교계 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논평에서 “설정 총무원장은 자승 전 총무원장으로 대표되는 종단 내부의 뿌리 깊은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총무원장으로 추대됐다”라며 “설정 원장은 즉시 물러나고 중앙종회는 해산하라”고 밝혔다. 불교계에서는 22일 원로회의 인준에 이어 23일 예정된 전국승려대회의 결과가 조계종 개혁의 방향과 관련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설정 스님은 중앙종회 인사말을 통해 “저는 종헌과 종법을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다”며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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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의 뫔길]중벼슬, 닭벼슬보다 못하다는데…

    한국 사회는 드물게 종교의 공존이 이뤄지는 나라다.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정치 이슈에 못지않게 종교 화제도 조심스럽다. 최근 지인들의 모임에서 종교담당 기자가 있어서 그런지 모처럼 종교 얘기가 넘쳤다. 궁금한 대목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대부분 “절 또는 교회에 다닌다고 말하는 게 꺼려진다”는 하소연이었다. 올해 2월 천주교 신부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때는 가톨릭 신자들이 그랬다. 신자나 신도들이 자랑으로 여겨야 할 종교인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일부 교단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됐다. “목회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거지” “다른 것 신경 쓰지 말고 부처님 법대로 살면 돼”라고 작정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게 지인들의 말이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근 사태는 한마디로 ‘승난(僧難)’이다. 조계종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종단이 유린된 사태를 법난(法難)이라고 부른다. 현 사태의 후유증은 법난 이상일 수 있다는 게 불교 바닥의 민심이다.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아내와 자녀) 시비에 휩싸인 설정 총무원장은 16일 중앙종회(조계종의 국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했음에도 개혁을 이유로 연말 퇴진을 13일 발표했다. 대신 작심한 듯 발표한 입장문에서 “진실 여부를 떠나 종단의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으나, 종단 내부의 뿌리 깊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지목된 기득권 세력은 자승 전 총무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자승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앙종회와 본사주지협의회는 한목소리로 설정 원장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종권 재창출을 위해 한배를 탔다. 종회 내에 불교광장이라는 막강한 계파(종책) 모임에도 간판스타가 마땅치 않았던 자승 전 원장과 당시만 해도 선승(禪僧)의 좋은 이미지는 있지만 힘이 부족했던 설정 스님 측의 결합이었다. 선거 결과는 압도적 승리였다. 하지만 설정 원장의 개인적 흠결이 불씨가 돼 배를 태울 기세가 되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이제는 홀로 살겠다며 상대방을 배에서 밀어내고, 또 밀려나지 않으려고 버티는 형국이다. 지난달 27일 첫 퇴진 시사 발언 이후 질서 있는 퇴진으로 가닥이 잡히던 양측 관계가 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을까? 무엇보다 자승 전 원장 측이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설정 원장 측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설조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결집한 개혁 그룹이 중앙종회 해산 요구에 이어 전국승려대회 개최까지 예고하자 설정 원장의 빠른 퇴진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향후 조계종 사태는 중앙종회의 설정 원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 여부와 23일 승려대회의 성패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현직 총무원장은 여러 허언(虛言)으로 종단과 신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어 왔다. 설정 원장은 퇴진과 관련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고, 자승 전 원장은 재임 시절 “백의종군하겠다” “계파를 해체하겠다”, 퇴임 이후 무문관 수행 뒤에는 “은퇴 이후를 생각했는데 그것마저도 부질없더라”라고 했다. 한편 개신교계를 뜨겁게 달군 것은 명성교회에 대한 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다. 재판국은 최근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이 교회는 등록 신자가 10만 명을 넘는 교단 내 최대 교회 중 하나다. 앞서 통합 교단은 2013년 세습 금지법을 만들었고, 김 원로목사는 재임 중 세습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차례 약속했다. 급기야 같은 교단의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는 김 원로목사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한국 교회와 총회, 젊은 후배 목회자를 위해 통합 총회를 떠나 달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최근 일부 종교 지도자의 행태는 모범이 되기는커녕 사회의 눈높이 아래에 있다. 종단 또는 교회의 다수가 원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는 특정인의 카리스마에 의지한 나머지 종교 공동체 내부에 민주적 관계가 정립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종교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약속만 지켜도 좋겠다. “○○교회, △△절에 다닌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중 벼슬, 닭벼슬(닭볏)보다 못하다.” “천국에서 하나님 만났을 때 큰 교회 목회했냐고 묻지 않으신다.” 종교인을 만났을 때 귀에 들어와 쏙 박히던 촌철살인이다.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dunanworld@donga.com}

    •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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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 총무원장, 즉각 사퇴 거부… 조계종 다시 혼돈

    조만간 용퇴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13일 즉각적인 사퇴를 거부해 조계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설정 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올해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처와 자식) 논란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설정 원장은 밀운 스님(전 원로회의 의장) 등을 통해 16일 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설정 원장은 이날 “종단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으나,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설정 원장은 “혁신위원회를 새롭게 발족해 이 위원회가 명실상부한 개혁위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향후 조계종의 진로는 가늠하기 쉽지 않게 됐다.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최대 계파 모임 불교광장은 중앙종회에서 설정 총무원장의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선원수좌회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개혁 그룹은 중앙종회 해산을 주장하며 23일 승려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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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 까르르… 웃음꽃 핀 교회

    “하하, 호호, 까르르, 우아….” 웃음과 감탄사, 물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물세례를 맞은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극도 벌어졌다. 9일 오후 구세군 동전주교회(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상길) 앞마당의 물놀이 시설에서는 아이들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폭염 속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인근에 사는 신은경 양(10·인봉초 3)은 “방학 중 교회에 있는 로뎀센터에 다니고 있다”며 “친구들과 마음껏 시원한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던 7월 중순 교회는 물놀이터로 변신했다. 공기를 이용한 에어바운스 회사를 운영하는 신자의 도움으로 물놀이 시설이 설치된 것. 담임 목회자인 홍봉식 사관은 “물값은 좀 들겠지만 더위에 기죽지 않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 미소보다는 싸지 않겠냐”며 “교회 온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물놀이하러 구세군으로 놀러 오라”고 했다. 이달 말에는 슬라이드 풀을 포함한 더 큰 물놀이 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아이들 공부를 돕고 안전을 책임지는 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덥지만 자원봉사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전주 외곽의 이 교회도 지방에 있는 다른 곳과 비슷한 환경에 있다. 교회는 다문화와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돕기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2008년 생긴 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가 대표적이다. 학습은 물론이고 우쿨렐레, 제과제빵, 컴퓨터 코딩, 배드민턴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간다. 센터장인 이은희 사관은 “학교 방과후 교실에 가지 않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있다”며 “로뎀센터는 전원 속에 있고 축구장도 있어 장점이 많다”고 했다. 교회의 한쪽에는 2012년 문을 연 무지개다문화센터도 있다. 전주지역 중심의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다. 특히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가족을 위한 설날과 추석 행사에는 매년 600∼800명이 참석한다. 캄보디아와 홍 사관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구세군 차원에서 캄보디아 지역을 돕는 구세군 희망캠프를 2014년부터 운영해 왔다. 올 1월에는 40여 명이 현지에서 초등학교 시설을 보수하고 공부방을 만드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역 사회에 있는 이주자 가정들이 고향 방문을 넘어서 자신의 고향을 직접 돕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6박 7일의 일정 중 실업과 이혼 등 개인적 절망 속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계기를 맞는 자원봉사자가 적지 않다는 게 설명이다. 홍 사관은 “구세군의 모토는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며 “교회 주변에만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네팔 등 7, 8개국 출신 노동자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현실은 고단하지만 무지개처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구세군의 꿈”이라고 했다. 전주=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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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제스님 “설정 총무원장 사퇴뜻 거듭 밝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다”며 “종단 내 절차에 따라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8일 밝혔다. 진제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이 대독한 교시에서 “설정 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 엄중하고도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며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제 스님은 또 10·27 법난(法難)을 언급하며 “종교가 정권에 예속되거나 종속되어서도 아니 되며, 외부 세력과 정치권력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0·27 법난은 1980년 10월 27일 신군부가 불교계 정화를 명분으로 스님들을 강제 연행하고 전국 사찰을 수색한 사건이다. 이날 발표된 교시는 설정 원장의 퇴진 반대 집회 등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퇴진으로 못을 박으면서 중앙종회와 원로회의 등을 통한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난과 정교분리 원칙까지 언급하며 정부와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교시를 통해 종단 전반에 걸쳐 있는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향력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조계종 사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명예로운 퇴진을 원하는 설정 원장 측의 반발과 16일 중앙종회, 23일 전국승려대회 개최가 맞물리며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설조 스님 단식을 계기로 결집한 전국선원수좌회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불교계 시민단체 등은 기득권 세력인 중앙종회를 통한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승려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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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로에 선 조계종…23일 전국승려대회 앞두고 갈등 심화

    기로에 선 대한불교조계종의 개혁을 촉구하는 전국승려대회가 2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에서 열린다.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상임대표 원일)과 전국선원수좌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이하 실승) 등은 6일 서울 조계사 옆에 마련된 단식정진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려대회 일정을 밝혔다. 원인 스님과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 실승 명예대표 퇴휴 스님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이들은 “한국 불교 17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다”라며 “재가불자대회와 승려대회를 통해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불자의 권한을 확대하는 등 종단 개혁을 이뤄내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종단 지도부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고 고질적인 부패가 되풀이되는 것은 공공사찰이 사유화돼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고, 일부 승려들이 승단운영을 좌지우지해 전체대중의 참정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현재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과 수좌회, 실승 등을 중심으로 승려대회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이들에 따르면 대회 참여인원은 3000명 안팎이다. 개정할 종헌종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20일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은처자(隱妻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시비에 휩싸인 설정 총무원장이 16일 열리는 조계종의 국회 격인 임시 중앙종회 이전에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조계종은 개혁의 주체와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향력이 강한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후임 총무원장 선출과 종단 개혁 등의 문제를 종회 중심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지협의회도 이미 승려대회와 관련해 “초법적인 발상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설조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결집한 개혁 그룹은 “중앙종회와 본사주지협의회는 개혁 중심이 아니라 개혁 대상인 기득권 세력”이라며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해서는 승려대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원인 스님은 “승려대회는 초법적인 대중의 회의로 인식된다. 종권 다툼이 아닌 부처님 정신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대회 취지를 말했다.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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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김갑식]山門을 나온 수좌들

    수좌(首座)는 사찰을 비롯한 종단의 행정과 포교 등을 책임지는 사판승(事判僧)과 달리 참선을 위주로 수행하는 선승(禪僧)을 가리킨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을 지낸 효봉, 법전 스님의 별명이 ‘절구통 수좌’였다. 한번 참선에 들어가면 꼼짝하지 않고 용맹정진해서 붙여진 별호다. 역시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은 후학들의 참선 수행에 누구보다 엄격해 거침없이 장군 죽비를 내리는 ‘가야산 호랑이’였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의 선원장급 수좌 20여 명이 2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회의 108배를 올렸다. 수좌들이 산사에서 집중 수행해야 하는 하안거(夏安居)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조계종에 폭행과 도박, 은처자(隱妻子), 절도, 성폭력, 공금 횡령, 룸살롱 출입 등 일반 사람들조차 입에 담기 어려운 범계(犯戒)와 범죄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는 게 이들이 산문(山門)을 박차고 나온 이유다. ▷지금 조계종은 누란의 위기다. 1994년 종단 개혁에 참여했던 원로 설조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하고 있다. 오늘로 39일째다. 자승 전 총무원장의 도움으로 종단 수장에 오른 설정 스님은 지난해 선거 때부터 은처자 시비에 휩싸였다. 설정 원장의 자녀를 출산했다고 주장하는 김모 씨의 20여 년 전 녹취록과 이를 부인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자승 전 원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종권(宗權) 재창출을 위해 그런 허물에도 불구하고 설정 스님을 선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좌들은 참회의 108배가 전국승려대회 개최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수좌들의 목소리는 조계종이 격변기를 맞을 때마다 전환점을 만들었다. 종단의 실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도 이들의 집단행동이다. 대표적인 승려대회는 1987년 9·7 해인사 승려대회와 1994년 4·10 조계사 승려대회다. 해인사 대회는 불교 자주화의 계기가 됐고, 조계사 대회는 서의현 당시 총무원장의 3선을 막아 종단 개혁의 분수령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진리를 위해서는 살불살조(殺佛殺祖), 부처님과 조사(祖師)도 죽인다는 게 수좌들의 세계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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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정 총무원장 “조속한 시일내 진퇴 결정”

    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27일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정 원장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정 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종정 예하와 원로의원 스님들, 교구 본사 주지 스님들, 그리고 중앙종회 의원 스님들과 전국 비구니회 스님 등 종단 주요 구성원들께서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주신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음 주 교구 본사주지협의회와 회장단 모임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정 스님은 “갈등과 분규라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종헌종법 질서를 근간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날로 38일째 단식 중인 설조 스님과 불교계 시민단체인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은 설정 원장의 즉각적인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기 때문에 조계종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조 스님의 단식장을 지키고 있는 도정 스님은 “우리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즉각적인 퇴진 약속 등 전날 설정 스님 측과 협의했던 내용보다 너무나 후퇴된 입장이기 때문에 설조 스님은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뒤 단식 중인 설조 스님을 찾아 “마음을 비웠다. 건강이 걱정되니 단식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설조 스님은 “마음을 비웠다는 말을 어떤 뜻으로 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식은 중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부 원로의원들은 대전의 한 장소에서 모여 설정 원장은 물론이고 현응 교육원장과 지홍 포교원장의 퇴진과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의 해산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김갑식 문화부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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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의 뫔길]조계종의 뜨겁고 슬픈 여름

    24일 오전 조계사 인근 옛 우정총국 터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바로 옆에는 원로 설조 스님이 35일째 단식 중이었다. 하와이 무량사 주지 도현 스님은 이 회견에서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의 은처자(隱妻子) 논란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모 씨는 자신의 딸이 설정 스님의 자녀라고 주장했다. 도현 스님은 “설정 스님이 이 녹취를 들으시고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고 사퇴하시길 바란다. 그것이 조계종을 살리고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한 뒤 설조 스님을 찾았다. 몇 시간 뒤 조계종 홍보국은 입장문을 통해 “5월 전모 씨가 설정 스님의 친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김 씨 영상증언을 공개한 바 있다”며 “당사자가 스스로 허위라고 밝힌 내용을 새로운 것처럼 이제야 공개해 혼란을 부추기는 도현 스님과 그 배후 세력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조계종의 여름은 폭염보다 뜨겁다. 총무원 청사 지척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설조 스님의 단식은 종단 갈등의 아슬아슬한 외줄이다. 앞서 20일에는 설정 스님의 기자회견이 예고됐다가 당일 오전 취소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여러 의혹에 대해 설정 스님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처음인 데다 의미 있는 발언이 있을 것이니 꼭 참석해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던 터라 의외였다. 기자회견이 무산된 뒤 총무원의 한 간부 스님은 “원장 스님이 해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다. 원장 선거에서 공을 세웠다는 주변의 기득권 세력이 만류한 것 아니겠냐.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의 무산은 또 다른 논란으로 역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현응 교육원장, 지홍 포교원장과 일부의 반발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종단 실세가 설정 총무원장 사퇴 쪽으로 기울어 사실상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오랫동안 학승(學僧)으로 살아온 A 스님은 종단 현안에 대한 지혜를 구하자 “희망이 없다. 정치에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서 정치는 총무원 청사가 있는 견지동 45번지(현재 우정국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른바 ‘종단 정치’다. 여의도 정치권보다 높은 공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돌 정도로 종단 정치의 셈법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설정 총무원장과 설조 스님의 외줄처럼 보이는 조계종의 위기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그 뿌리를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에 앞서 조계종은 2009년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뒤 두 차례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1차는 직영 사찰 전환을 둘러싼 봉은사 사태, 2차는 2012년 충격적인 동영상으로 공분을 샀던 백양사 도박사건이다. 2010년 봉은사 사태는 정권 압력설에 이어 종단 수뇌부의 룸살롱 출입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큰 도덕적 상처를 남겼다. 한때 밀월 관계로 알려졌던 자승, 명진 스님의 관계도 결딴났다. 개혁적 색채와 수행승의 면모로 신망을 샀던 명진 스님 역시 이 사건을 계기로 종단 내부의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양사 도박사건은 수행 종단을 표방해온 조계종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컸다. 자승 원장은 108배 참회와 함께 “투명한 종단 운영을 위해 종책(계파 모임)을 해산하겠다”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까지 밝혔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국회 격인 중앙종회의 80% 이상을 장악한 계파 모임을 앞세워 2013년 연임에 성공했고, 지난해 10월 수덕사 방장이던 설정 스님을 총무원장에 당선시켰다. 종단의 중진 B 스님은 “승가공동체가 개혁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조계종이 잘못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종단이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진 C 스님은 “총무원장의 종단이 아니라 승가공동체는 물론이고 재가자(출가하지 않은 불교 신자)까지 참여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종단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우선 생명이 위태로운 설조 스님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994년 종단 개혁으로 정당성을 지녔던 종단의 틀이 낡은 옷이 됐고, 개혁을 주도했던 그룹 역시 퇴진을 요구받는 처지가 됐다. 조계종의 개혁은 좌우 이념 논쟁이 아니다.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부처님 법을 시대에 맞게 제대로 구현하면 된다. 종단 정치의 산실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종회 중심에서 총무원장 선출을 포함한 주요 권한이 승가공동체에 넘겨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비구와 비구니, 출가자와 재가자의 관계도 시대에 맞게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말과 왕래를 모두 끊어 죄를 지은 자가 스스로 부끄러움과 참회를 느끼도록 한다는 묵빈대처(默擯對處)의 심경이라는 한 스님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dunanworld@donga.com}

    •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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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가 부자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부흥한 게 아니죠”

    신자가 많고 외관이 번듯한 교회는 목회자 대부분의 꿈이다. 하지만 ‘흩어져야 산다’며 신자들의 이웃교회 출석을 권유하는 이가 있다. 만나교회(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김병삼 목사(54)가 그렇다. 교회는 올해 4월부터 토요예배를 시작했다. 주일(일요일)에는 이웃의 작은 교회에 출석하는 등 다른 활동에 참여하라는 취지다. 신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주변 교회와 상생하려는 시도다. 최근 ‘치열한 도전’(두란노서원·1만4000원)을 출간한 김 목사를 20일 교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책은 신자들이 교회 담장 밖으로 흩어져야 하는 이유를 풍부한 사례와 신학적 성찰 속에서 다뤘다. ―‘치열한 복음’ ‘치열한 순종’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치열한 책이다.(웃음) 왜 이렇게 치열해야 하나. “사람이 올바르게 변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치열하게 살아도 쉽지 않다. 다른 목회자들이 무너지는 걸 보면 스캔들 나기 전에 그만두는 게 길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예정된(?) 스캔들이 있나. “그런 것은 아니고.(웃음) 돈과 여성 문제가 목회자를 무너뜨리기 쉽다. 나도 한때 근거 없는 블랙 메일에 시달렸고 심지어 스토커도 있었다. 그래서 사생활이 없다고 생각하며 모든 내용을 신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토요예배는 교계의 큰 관심사다. “우선 교인들이 좋아한다. 600∼1000여 명이 참석한다. 토요예배에서는 찬양, 기도, 설교 등에서 예배 같은 예배가 여유 있게 이뤄진다. 주일에는 작은 교회와 이주민 교회에 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 흩어지는 교회를 위해 교회 분립을 생각했는데 주변 반대가 많아 어려웠다. 토요예배가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책 제목처럼 ‘치열한 목회자’로 살아왔다. 교회를 개척한 부친 김우영 목사(2005년 소천)가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교수직을 맡으려던 그가 2004년 교회를 맡게 됐다. 세습 논란도 불거졌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래디컬(급진적)’하게 교회를 바꾸었다. 흡연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교회 시설을 개방했다. 카페, 대안유치원이 생기고 비정부기구(NGO)인 월드휴먼브리지가 설립됐다. 재적기준으로 1만명이던 신자는 지금 약 5만명에 이른다. ―갈등은 없었나. “갈등 없이 가는 게 어려웠다. 어느 순간 장로님들 보면서 ‘나도 힘들었지만 저분들은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세습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신앙의 정통성이라는 면에서 된다, 안 된다라는 양극단만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공황장애 등 개인적 어려움도 있었다. “여러 활동을 벌이면서 교회를 통해 모이는 부흥을 꿈꿨다. 하지만 공황장애로 설교할 수 없게 되고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 나중에 하나님이 내게 뭘 물을까 생각했다. ‘너 뭐 하다 왔냐? 큰 교회 목사 하다 왔냐?’ 이게 아니라는 게 당연한 결론이었다. 하나님의 질문은 What(무엇)이 아니라 Why(왜)일 것이다.” ―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가.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것이 교회의 참모습이다. 그런 평이 좋을 때 교회는 부흥하고, 반대일 때는 버림을 받았다. 지금 교회가 부자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부흥한 게 아니다.” ―교회, 신자들이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꼰대’가 된 것이다. 한때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부정적 행태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은 더 매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어떤 목회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죽었을 때 교인들이 ‘우리 목사님!’ 그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 ―흩어지겠다는데 신자들이 늘고 있다. “오래가지 않는다. 담임목사가 욕심을 버리면 흩어지는 교회가 이뤄진다. 담임목사는 리더로 남고, 부목사가 많은 부분들을 해나가면 된다. 앞으로 교회는 담장을 넘어 어떻게 잘 흩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성남=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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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삼 목사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 눈에 교회가 부자처럼 보인다면…”

    신자가 많고 외관이 번듯한 교회는 목회자 대부분의 꿈이다. 하지만 ‘흩어져야 산다’며 신자들의 이웃교회 출석을 권유하는 이가 있다. 만나교회(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김병삼 목사(54)가 그렇다. 교회는 올해 4월부터 토요예배를 시작했다. 주일(일요일)에는 이웃의 작은 교회에 출석하는 등 다른 활동에 참여하라는 취지다. 신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주변 교회와 상생하려는 시도다. 최근 ‘치열한 도전’(두란노서원·1만4000원)을 출간한 김 목사를 20일 교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책은 신자들이 교회 담장 밖으로 흩어져야 하는 이유를 풍부한 사례와 신학적 성찰 속에서 다뤘다.―‘치열한 복음’ ‘치열한 순종’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치열한 책이다.(웃음) 왜 이렇게 치열해야 하나. “사람이 올바르게 변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치열하게 살아도 쉽지 않다. 다른 목회자들이 무너지는 걸 보면 스캔들 나기 전에 그만두는 게 길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예정된(?) 스캔들이 있나. “그런 것은 아니고.(웃음) 돈과 여성 문제가 목회자를 무너뜨리기 쉽다. 나도 한때 근거 없는 블랙 메일에 시달렸고 심지어 스토커도 있었다. 그래서 사생활이 없다고 생각하며 모든 내용을 신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토요예배는 교계의 큰 관심사다.“우선 교인들이 좋아한다. 600~1000여 명이 참석한다. 토요예배에서는 찬양, 기도, 설교 등에서 예배 같은 예배가 여유 있게 이뤄진다. 주일에는 작은 교회와 이주민 교회에 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 흩어지는 교회를 위해 교회 분립을 생각했는데 주변 반대가 많아 어려웠다. 토요예배가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책 제목처럼 ‘치열한 목회자’로 살아왔다. 교회를 개척한 부친 김우영 목사(2005년 소천)가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교수직을 맡으려던 그가 2004년 교회를 맡게 됐다. 세습 논란도 불거졌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래디칼’(급진적)하게 교회를 바꾸었다. 흡연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교회 시설을 개방했다. 카페, 대안유치원이 생기고 NGO인 월드휴먼브리지가 설립됐다. 1만여 명이던 신도는 지금 약 5만 명에 이른다. ―갈등은 없었나. “갈등 없이 가는 게 어려웠다. 어느 순간 장로님들 보면서 ‘나도 힘들었지만 저 분들은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세습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신앙의 정통성이라는 면에서 된다, 안 된다라는 양극단만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공황장애 등 개인적 어려움도 있었다. “여러 활동을 벌이면서 교회를 통해 모이는 부흥을 꿈꿨다. 하지만 공황장애로 설교할 수 없게 되고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 나중에 하나님이 내게 뭘 묻을까 생각했다. ‘너 뭐 하다 왔냐? 큰 교회 목사하다 왔냐?’ 이게 아니라는 게 당연한 결론이었다. 하나님의 질문은 What(무엇)이 아니라 Why(왜)일 것이다.”―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가.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것이 교회의 참모습이다. 그런 평이 좋을 때 교회는 부흥하고, 반대일 때는 버림을 받았다. 지금 교회가 부자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부흥한 게 아니다.”―교회, 신자들이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꼰대’가 된 것이다. 한때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부정적 행태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은 더 매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어떤 목회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죽었을 때 교인들이 ‘우리 목사님!’ 그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흩어지겠다는데 신자들이 늘고 있다. “오래가지 않는다. 담임목사가 욕심을 버리면 흩어지는 교회가 이뤄진다. 담임 목사는 리더로 남고, 부목사가 많은 부분들을 해나가면 된다. 앞으로 교회는 담장을 넘어 어떻게 잘 흩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성남=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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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월 스님, 조계종 용주사 주지후보 전격 사퇴

    17일 열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주지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 입후보한 현 주지 성월 스님이 후보에서 16일 사퇴했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성월 스님은 이날 오후 사퇴의사를 밝혔다. 성월 스님은 이후 배포한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에서 “산중총회를 앞두고 용주사뿐 아니라 총무원 주변에서 제 개인 신상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일부 세력들은 종헌종법 체제를 심각히 훼손시키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자격심사를 통해 저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지만 더 이상 종단의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교구대중스님들의 뜻을 저버리는 일이긴 하지만 종단이 안정되고 화합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저를 희생하고자 한다. 이제 모든 시비를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월 스님의 후보 사퇴에 따라 만의사 전 주지인 성법 스님이 용주사 신임 주지에 무투표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용주사 신도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성월 스님이 주지로 재임할 때부터 은처자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해왔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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