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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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57%
칼럼37%
여행6%
  • 국민체력100 국민체력장을 아시나요? “건강한 삶 위해 체력 중요”

    “사이판 여행과 국제마라톤 참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재기)이 11일부터 30일까지 ‘국민체력100’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이판 여행상품권 등 다양한 선물을 추첨으로 제공하는 ‘2019 국민체력100 국민체력장’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과학적 체력측정 및 운동처방 대국민 서비스인 ‘국민체력100’의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다. 만 13세 이상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방법은 개인과 단체로 나뉜다. 개인은 거주지 인근 센터를 방문하고 체력인증 테스트를 받은 후 체력등급 인증서 또는 참가증을 온라인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직접 참가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체력측정에 관심이 많은 친구, 가족, 동료 등에 참가를 추천하는 ‘소문내기’ 응모 방법도 있다. 추천 받은 사람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당첨 확률은 높아진다. 국민체력100 공식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및 리그램 이벤트를 통해서도 응모 가능하다. 삼성헬스, 닐리리맘보, 스왈라비 워크온과 같은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응모할 수 있다. 앱을 활용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한 후 행사 홈페이지에 캡처화면을 올리면 된다. 단체전은 4~10인 이하 팀 단위로 신청한다. 11일부터 21일까지 선착순으로 접수한 뒤, 23일 지역별 체력인증센터에서 경쟁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측정결과 점수와 함께 청소년, 성인, 어르신 등 다양한 계층이 팀을 이뤄 참가할수록, 그리고 참가 인원이 많을수록 가산점을 받는다. 상품도 풍성하다. 개인의 경우 내년 3월 사이판 국제마라톤 참가기회가 포함된 사이판 여행권(총 14인 증정)과 스포츠 활동에 유용한 스마트워치, 골전도 이어폰, 마사지건 등이 준비돼 있다. 단체 부문은 개인 부문 상품에 추가로 상위 1¤3위 팀에게 제공되는 국내¤외 여행상품권이 있다. 1위 팀은 300만 원, 2위 팀은 200만 원, 3위 팀은 100만 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받는다. 23일 단체전 현장에서 추첨을 통해 1팀을 선정하여 사이판 여행권을 증정한다. ‘2019 국민체력100 국민체력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벤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재기 이사장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체력의 뒷받침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본인의 체력도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국민체력100에서 제공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관리 방안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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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붐이 더 기뻐한 신기록 “내 짐 덜어줬다”

    “너무 좋았다. 정말로 축하한다. (손)흥민이가 내 짐을 덜어줬다.” 차범근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66·사진)은 자신이 갖고 있던 유럽 무대 한국인 최다골(121골)을 손흥민(27·토트넘)이 7일 넘어섰다는 소식에 함박웃음을 보였다.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스포츠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7일 출국하기에 앞서 차 전 감독은 “국민들이 얼마나 좋아하느냐. 나도 똑같다. 흥민이가 국민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휴대전화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서도 기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차 전 감독은 “출국 준비를 하느라 새벽에 경기를 놓쳐 하이라이트로 봤는데 2골이나 넣었다. 흥민이가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후배들에게 방향타를 제시했다면 이젠 흥민이가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한다. 내 짐을 덜어줘 홀가분하다”고 했다. ‘기록이 깨진 것이 아쉽지 않았냐’고 하자 그는 “아쉽다니, 너무 좋다. 나도 감탄하고 있다. 너무 잘하고 있다. 나는 그 나이에 가지도 못했는데….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며 더 분발해주길 기대했다. 앞으로 10년은 더 뛰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선배가 보여줬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감독은 한국 나이 27세 때인 1979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독일 진출이 쉽지도 않았다. 당시 공군 복무 중이던 그는 국내 팀 스카우트 제의와 대한축구협회의 독일 진출 반대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978년 말 테스트를 받고 다름슈타트에서 잠시 뛴 뒤 1979년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독일에서 10년간 뛰며 당시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인 98골을 터뜨리는 등 유럽에서 121골을 기록하며 ‘차붐’ 열풍을 일으켰다. 차 전 감독은 “흥민이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잘 키웠다.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내 경험으로 보면 팬들의 응원이 큰 동기 유발이 된다. 늘 기다리고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손흥민의 활약이 ‘제2, 제3의 손흥민’ 등장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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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 놓기 운동’ 플랭크…10분만 투자하면 새로운 세상 펼쳐진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올해로 한국나이 84세인 김영달 씨는 코어 근육을 키우는 플랭크(Plank)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한 때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이상 뛰었던 그는 운동을 그만 둔 뒤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한 끝에 플랭크를 시작해 지금은 하루 10분 플랭크 운동으로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만 69세에 풀코스를 달린 뒤 그만 뒀다. 풀코스만 180회를 뛰었으니 이젠 됐다고 생각했다. 75세까진 그 체력으로 버텼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나를 보면 ‘어르신 걸음걸이도 좋고 건강 하십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듬해인 76세 때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체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병이 걸린 것도 아닌데…. 참 혼란스러웠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여생을 즐기며 살자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나이 먹는 것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체력이 어느 순간 떨어지는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떨어졌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불평불만에 짜증도 많았다.” 동네 뒷산은커녕 계단도 못 오를 정도였다. 김 씨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고 좋다는 운동은 다 따라서 했다. 그런데 힘들어 제대로 따라서 하지 못했다.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고 해서 보디빌딩하는 친구들을 따라하기도 했다. 일주일도 못했다. 그러다 한 젊은 친구가 “어르신 운동은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플랭크 한번 해 보세요”라고 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바로 따라서 해봤다. “3개월만 해보자고 시작했다. 3개월 해보니 근육이 미세하게 생겼고 힘줄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계속하게 됐다. 벌써 2년이 됐다.” “이젠 계단도 맘 놓고 오른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도 끄떡없다. 한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외다리로 서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자리에 양발개고 앉아 있다 손을 땅이나 지지대를 잡지 않고 발힘만으로도 거뜬하게 일어설 수 있다.” 김 씨는 한때 ‘마라톤 중독자’였다. 역사학 교환 교수로 1987년 미국 메인주 주립대학에 갔을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당시 1m65의 단신에 81kg까지 살이 쪄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고, 늘 피곤에 시달렸다. ‘달리기 천국’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1988년 마라톤에 도전했는데 죽는 줄 알았다. 결승선을 5km를 남겨두고 다리에 경련이 온 것이다. 거의 기다시피 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힘들었지만 완주의 기쁨은 컸다. 해냈다는 자신감은 그를 마라톤에 빠져들게 했다. 매일 달렸다. 달리자 건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안정감과 활기도 찾았다. 세계 최고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에만 2회 참가했고 풀코스만 125회 뛰었다. 국토 종단, 국토 횡단, 호남선, 경부선, 중앙선 등 기타 대회까지 하면 180회를 달렸다. 한창 때 최고 기록이 3시간25분이다. 김 씨는 몸으로 다리 놓듯 엎드려 있는 플랭크를 ‘다리 놓기 운동’으로 부른다. 그는 ‘하면 된다 다리 놓기 운동’이라며 나이 지긋한 남녀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10분만 투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며 설득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플랭크 운동을 10분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김 씨는 운동을 다시 하며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고 있다. “솔직히 마라톤 100회 이상 뛸 때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땐 몰랐는데 지금 근육이 뒤틀리고 관절도 좋지 않다. 모든 운동을 할 때 워밍업은 필수다. 그래야 오랫동안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노인들에게도 근육 운동의 효과는 크다. 1990년 미국의사협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90세 어르신들의 고강도 근육훈련(부제 골격에 미치는 효과)’가 발표된 이후 노인들도 근육운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JAMA에는 90세를 넘긴 남녀 9명을 대상으로 8주간 강도 높은 근력 훈련시켰다. 보스턴 소재 재활센터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상이었고 몸이 좋지 않지만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해 실시했다. 그 결과 근력이 174%±3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걸이도 4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서는 저 강도보다는 고강도 근력훈련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들 수록 근육운동을 하면 몸을 젊어지게 만든다. 근육이 생기면 자세가 좋아진다. 걸음걸이도 똑바르게 된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한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 온다. 나이 들면서 근육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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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준 탁구…휠체어 타고라도 계속 칠 것”[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지체장애 2급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58)은 틈만 나면 집 근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이상국탁구교실을 찾아 탁구를 친다. 왼쪽에 목발을 의지하고 치지만 스매싱, 드라이브, 백핸드 푸시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실력에 웬만큼 탁구 친다는 비장애인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손 원장은 태어나자마자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두 발로 걸어본 적이 없었지만 탁구를 치면서 희망을 찾았고 즐겁게 건강도 지키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께서 마당에 탁구대를 들여놨다. 탁구대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탁구를 치게 된 측면도 있지만 솔직히 밖에 나가기 싫어서 탁구에 매달렸다. 세상과 담을 쌓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보니 아버지와 두 형하고만 쳤다.” 손 원장은 어릴 땐 아이들이 ‘절름발이’라고 놀려 바깥출입을 가급적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엔 거의 가지 않았다. “난 초등학교를 사실상 3년밖에 안 다녔다. 친구들이 놀려 3학년까지는 학교에 가기 싫어 제적당하지 않을 정도로 가끔 갔다”고 했다. 4학년 때부터는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가지 않을 수 없었고 탁구를 치기 시작한 6학년 때부터는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탁구는 손 원장에게 딱 맞는 스포츠였다. “한쪽을 제대로 쓰지 못하지만 탁구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특히 상대의 허를 찌르며 공을 넘기는 게 너무 재밌고 좋았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장애인으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지 않다. 목발에 의지하지만 탁구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다. 내겐 더 없이 좋은 건강 유지법이자 소통 통로”라고 강조했다. “탁구는 나를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주는 창구였다. 우리 집에 탁구대가 있다는 소식에 아이들이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게 됐다. 자칫 내가 세상과 완전히 담 쌓고 성격도 모나게 될 수 있었는데 탁구를 친 덕분에 긍정적이고 활동적으로 바뀌게 됐다.” 중고교에 다니면서는 반장도 하는 등 적극적인 ‘학생’으로 바뀌었다. 사교성이 좋다보니 공부 잘 하는 친구부터 못하는 친구까지 두루 사귀었다. 손 원장은 탁구를 치면서 승부욕도 ‘싸움닭’처럼 강해졌다.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고교 3학년 때 전국장애인탁구대회에 출전해 준우승까지 할 정도로 한번 시작한 것에서는 꼭 ‘승부’를 냈다.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하면서 탁구와 멀어졌다. 멀어졌다기보다는 잠시 ‘이별’이었다. 본격적으로 혼자 살아가야 할 시기가 다가왔고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공부에 매진해야 했다. “한의학 공부가 쉽지 않았다. 6년을 공부하고 국가고시까지 준비하느라 탁구 칠 짬을 내기 힘들었다. 한의원을 내고서도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라 시간을 좀처럼 내지 못했다.” 결국 건강 때문에 다시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다양한 모임에 나가서 활동하면서 술을 많이 마셔서 살이 많이 쪘다. “어느 순간 체중을 재보니 놀랄 정도로 늘어 있었다. 혈압도 110에 180까지 오를 정도였다. 이러단 오래 못 살 것 같아 방법을 찾았고 그게 탁구였다. 2007년이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집 근처 이상국탁구교실을 찾았다. 처음엔 배가 접히지 않아 땅에 떨어진 공을 못 잡을 정도였다. 아들과 옆 사람의 도움을 받아 쳤다. 몇 분 치지도 않았는데 흠뻑 땀에 젖었다. 다시 학창시절 치던 ‘탁구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역시 탁구는 좋았다. 짧은 시간에도 땀이 비 오듯 흘렀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날아갔다. 그때부터 다시 탁구에 빠져들었다. 진료를 마치고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탁구장으로 간다.” 2010년 ‘반포탁사랑’이란 탁구 동호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했다. “회원이 현재 46명이다. 그 회원들과 늘 탁구를 치며 함께 어울린다. 탁구 친 뒤에는 가끔(?) 술도 함께 마신다. 탁구가 맺어준 인연이지만 가족같이 끈끈하다. 비장애인과 격의 없이 지내고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밑바탕이 탁구다. 건강을 위해 탁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탁구 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도 크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 회장을 맡았다. 탁구는 다시 그를 ‘세상’과 연결했다. 당연히 건강도 되찾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혜택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에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 한의원이 있는 서울 관악구 사회복지센터에 매월 기부금도 내고 있다. 손 원장은 아내도 스포츠행사에서 만났다. “대학 때 동아리들이 모여서 체육대회를 한 적이 있다. 장애인들이 대학갈 때 핸디캡을 주는 제도를 없애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체육대회를 했다. 그 때 집사람이 자원봉사를 왔다. 내 맘에 꼭 들어 바로 대쉬했다.” 스포츠를 매개로 가장 중요한 사람과 건강유지법이자 평생 친구(탁구)를 얻게 된 것이다. 지금은 탁구도 아내와 함께 친다. “내가 탁구를 시작하고 너무 좋아서 집사람에게 함께 치자고 했다. 탁구는 복식을 많이 치는데 내 움직임이 제한돼 민폐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했는데 아내와 치면서는 그런 게 없다.” 손 원장은 반포탁사랑에서 ‘탁구 1인자’다. 동호회에서 1경기 당 1000원 짜리 칩 내기 게임을 많이 하는데 손 원장에겐 항상 칩이 쌓여 있다. 최근 열린 동호회 탁구대회에서도 1위를 했다. 최근엔 비장애인들이 참가하는 사회인 탁구대회에 연거푸 출전해 준우승과 3위를 했다. 손 원장은 “탁구는 내가 살아 있는 이유다. 운동량도 많고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다. 하루 중 탁구 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손 원장은 장애인들도 즐겁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들의 평균 수명이 비장애인보다 10년 정도 짧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장애로 인한 오장육부의 불균형과 운동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 탁구를 통해 장애에 대한 마음의 문도 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누구나 불의의 사고에 노출되어 있고 또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질병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미래의 장애인이다. 우리가 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원장은 장애인들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이름이 손해복입니다. 손해보고 복 받으라고 지어준 것 같습니다. 60살 가까이 장애인으로 살아보니 손해 보고 살아온 게 결코 손해 보는 삶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장애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장애인이길 인정하고 사는 길이 더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 탁구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재활의지에 힘을 더해주는 좋은 친구이며 삶의 질도 개선해줍니다. 장애인들도 운동을 합시다.” 손 원장은 “탁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친구이자 영원한 동반자”라며 “나이 들어 목발 짚고 못 칠 때가 되면 휠체어를 타고라도 탁구를 치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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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훈련 명소로 떠오른 서귀포, 스포츠 메카로 탈바꿈

    마라톤과 축구, 야구, 철인3종, 골프에 이어 사이클, 울트라마라톤까지…. ‘삼다도’ 제주의 서귀포시가 전천후 스포츠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 겨울이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다양한 종목들이 전지훈련을 하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2018년 25개 종목 1510개 팀 3만5903명이 서귀포 전지훈련을 다녀갔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마라톤, 테니스, 등 프로 및 엘리트 선수들이 겨울철 진지훈련지로 서귀포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반일운동이 확산되면서 서귀포 전지훈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축구와 야구, 농구 등 프로구단들이 겨울이면 일본 미야자키나 구마모토, 오키나와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속속 국내 전지훈련을 검토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등 국내 구단과 중국의 상하이 상강, 베이징 궈안 등이 내년 초 서귀포를 찾는다”고 밝혔다. 서귀포가 스포츠 천국으로 떠오른 이유는 연평균 섭씨 16.8도(겨울 12.6도)의 따뜻한 날씨에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 표선 성산 안덕 대정까지 스포츠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서귀포 일대에만 축구장이 20개(천연 6개)가 있고 야구장과 테니스장, 실내체육관 등을 갖추고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으로 평가받은 제주월드컵경기장이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홈 경기장으로 쓰이고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최근 전지훈련을 온 선수단이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2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트레이닝센터도 갖췄다. 1258㎡의 면적에 48종 142점의 최신 웨이트트레이닝 기구가 구비돼 있다. 서귀포의 또 다른 자랑 동아마라톤센터가 자리하고 있는 강창학종합경기장도 종합 시설을 갖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신화’의 전초기지로 활용했던 강창학종합경기장(47만6520㎡)은 육상 트랙을 갖춘 천연축구장 2개면, 야구장 2개면, 리틀야구장, 실내야구연습장, 인라인롤러장이 있다. 실내육상장도 마련돼 있다. 서귀포동아마라톤 센터는 서귀포시가 땅을 제공하고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이 30억 원을 투자해 2005년 말 완공된 국내 최초의 마라톤 전문 훈련센터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호텔급 22개 방(2, 4, 8, 10인실, 스위트룸)을 갖췄고 4km 크로스컨트리장도 있다. 마라톤 등 육상 선수들과 철인3종 선수들이 강창학종합경기장 육상트랙과 크로스컨트리장에서 훈련할 수 있다. 제주공천포전지훈련센터, 서귀포테니스장, 중문단지축구장 등을 갖춘 서귀포시는 조만간 5000석 규모 야구장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구장 시설이 적다는 판단에 야구장을 지어 전지훈련은 물론 대회까지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전지훈련팀을 위해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공공체육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공항과 숙소를 오가는 선수단 수송버스를 지원한다. 전지훈련팀 상해보험을 가입해 부상 걱정을 덜 수 있게 했고 부상선수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과 무료 진료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활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진료는 대한스포츠의학회 소속 의사 7명이 방문 진료 형식으로 진행한다. 전지훈련이 대회 및 리그로 확대될 경우에는 심판과 진행요원까지 지원한다. 제주 특산품인 감귤과 음료등도 제공하고 서귀포시의 직영관광지는 무료로 입장하는 혜택도 준다. 서귀포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훈련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최적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 뚫리는 자연에 곳곳에 널려 있다. 천지연, 천제연, 정방폭포 등 3대 폭포와 대포 주상절리,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산방산, 서귀포자연휴양림, 중문색달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이중섭미술관, 서복기념관, 감귤박물관 등에서 예술과 역사, 제주의 맛에 흠뻑 젖을 수 있다. 갈치와 고등어는 물론 황돔, 돌돔, 벵에돔, 방어…. 회는 물론 조림과 구이로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전복, 오분자기, 소라 등 해물도 풍성하고 멜젓에 찍어먹는 흑돼지 구이도 일품이다. 서귀포를 비롯해 제주가 스포츠 전지훈련지로 시작된 시기는 1970년대다. 당시 해외전지훈련을 가지 못하는 육상국가대표팀이 캠프를 차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당시 육상 대표선수로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황규훈 전 삼성전자육상단 감독(66)은 “날씨가 따뜻해 마치 해외에 온 느낌을 받았다. 당시엔 시설이 별로 없었지만 육상 장거리와 마라톤 훈련을 하기엔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실업 및 대학 마라톤팀이 제주를 찾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다양한 종목이 찾는 명소가 됐다. 각종 명문 골프장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골퍼들의 천국이 된 제주는 올레길까지 생기며 걷는 사람은 물론 사이클과 울트라마라톤을 즐기는 마니아들까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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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생하시는 부모님 감사의 마음 담아 ‘손 하트’ 세리머니”

    ‘가족이 있기에….’ 23일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6)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손흥민(27·토트넘)은 성공하기까지의 스토리도 차 전 감독과 닮은 부분이 많다. 차 전 감독이 아내 오은미 씨(64)의 철저한 내조 덕에 한국 축구의 ‘전설’이 됐다면 손흥민은 아버지 손웅정 씨(56)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시대가 다르고 아버지와 아내로 역할도 다르지만 손흥민과 차 전 감독은 가족이라는 든든한 믿음 속에 운동에 전념했고 그 결과 ‘축구의 엘도라도’ 유럽을 평정했다. 손흥민이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의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는 얘기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손 씨는 자신 같은 선수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아들을 철두철미하게 가르쳤다. 1989년 프로축구 일화 소속으로 경기를 하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이듬해 은퇴한 손 씨는 선수로서의 자신에 대해 “빠르기만 했지 기술이 너무 부족했다. 창피할 정도였다”며 “나 같은 선수로 안 만들려고 흥민이에게 기본기 연습을 죽도록 시켰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위치를 가리지 않고 터뜨리는 골도 어릴 때부터 하루에 수백 번씩 한 슈팅 훈련의 결과다. 페널티 지역은 물론이고 외곽의 중앙과 좌우 등에서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100회 이상 슈팅을 날렸다. 기본기를 포함한 훈련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일 이어졌다. 손 씨는 “좋은 기술은 안정적인 기본기에서 나온다. 어릴 때는 기본기를 쌓고 축구를 즐기는 방법을 배울 때”라고 강조했다. 손 씨는 아들에게 늘 “남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로 앞설 수 없다”고 말한다. 필요한 것은 오직 연습뿐. 이 때문에 손흥민은 지금도 기본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현지에 있을 땐 훈련도 함께 한다. 손흥민은 ‘유럽무대 121골’을 달성한 뒤 자신의 하트 세리머니의 의미를 취재진이 묻자 “나 하나 때문에 항상 부모님이 여기까지 오셔서 고생하신다. 골을 넣었을 때라도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표현을 전하고 싶어 이런 세리머니를 한다”고 말했다. ‘차붐’ 차 전 감독도 자신의 축구 인생에 대해 얘기할 때면 늘 “아내가 고생했다”고 말한다. 그가 군대까지 마치고 우여곡절 끝에 197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했을 때는 이미 한국 나이로 27세였다. 당시 웬만한 선수들은 은퇴할 나이였다. 한국에서는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덩치 큰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기엔 버거웠다. 아내 오 씨는 먹는 것부터 잠자는 시간까지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는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기 위해 독일 현지 한국교포나 한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도 가급적 만나지 않게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오해도 생겼지만 차 전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독일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더 많은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회고하곤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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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발로 안되면 휠체어에서 탁구 치겠다”[양종구 기자의 100세 건강]

    태어나자마자 소아마비를 앓고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아 평생 두 발로 걸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 목발을 짚고 나가면 아이들이 놀려 밖에도 나가지 않았다. 탁구를 치면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탁구와 함께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58)은 “탁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친구이자 영원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난 초등학교를 사실상 3년밖에 안 다녔다. 친구들이 절름발이라고 놀려 3학년까지는 학교에 가기 싫었다. 제적당하지 않을 정도로 가끔 갔다. 4학년 때부터는 제대로 다니기 시작했고 탁구를 치기 시작한 6학년 때부터는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다.” 아버지께서 마당에 마련해준 탁구대가 손 원장의 인생을 바꿨다. 목발 하나를 짚고 쳤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그는 “넘긴 공을 상대가 못 치게 만드는 게 탁구의 묘미였다. 바로 빠져들었다”고 했다. 처음엔 세상과 담을 쌓기 위해 탁구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놀리니 밖에 나가기 싫어서 아버지와 두 형하고만 탁구를 쳤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이 탁구대가 있는 손 원장의 집을 찾기 시작했고 함께 탁구를 치며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손 원장은 “내 성격이 모나지 않으면서 긍정적이고 활동적으로 바뀐 것도 탁구 덕분”이라고 했다. 중고교 시절엔 반장도 하면서 공부 잘하는 친구부터 못하는 친구까지 두루 사귀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 고교 3학년 때는 전국장애인탁구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도 차지했다.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하면서 탁구와 잠시 ‘이별’했다. 한의학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6년을 공부하고 국가고시까지 준비하느라 탁구 칠 짬을 내기 힘들었다. 한의원을 내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했지만 결국 건강 때문에 다시 탁구 라켓을 잡았다. “어느 순간 체중을 재보니 놀랄 정도로 늘어 있었다. 혈압도 110에 180까지 오를 정도였다. 이러다가는 오래 못 살 것 같아 방법을 찾았고 그게 탁구였다.” 2007년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집 근처 탁구장을 찾았다. 배가 많이 나와 땅에 떨어진 공을 못 잡을 정도였다. 아들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쳤다. 역시 탁구는 좋았다. 짧은 시간에도 땀에 흠뻑 젖었다. 그때 이후로 진료를 마치고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탁구장으로 향한다. 2010년 ‘반포탁사랑’이란 동호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했다. 회원이 46명이다. 늘 탁구를 치며 함께 어울린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탁구는 다시 그를 세상과 연결했다. 건강도 되찾았다. “솔직히 장애인으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지 않다. 목발에 의지하지만 탁구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다. 내겐 더없이 좋은 건강 유지법이자 소통 통로이다.” 손 원장은 “비장애인과 격의 없이 지내고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밑바탕이 탁구다. 건강을 위해 탁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탁구 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스포츠)을 하면 자기존중감이 상승한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과 교수는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지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탁구같이 상대가 있는 스포츠는 게임을 하며 어울리고, 또 게임을 한 뒤 교류를 하면서 사회적 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체적 사회적으로 자신감이 상승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삶에 활력이 생기고 하는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탁구 등 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애착도 높아진다. 한번 운동을 시작해 그 참맛을 알면 평생 하는 이유다. 이게 운동의 선순환이다. 손 원장은 반포탁사랑에서 ‘1인자’다. 최근엔 비장애인들이 참가하는 2개의 사회인 탁구대회에서 각각 준우승과 3위를 했다. 손 원장은 “탁구는 내가 살아 있는 이유다. 운동량도 많고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다. 탁구를 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더 나이 들어 목발 짚고 못하게 되면 휠체어에 앉아서라도 탁구를 치겠다”고 했다. 장애인들도 즐겁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장애인들의 평균 수명이 비장애인보다 10년 정도 짧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장애로 인한 오장육부의 불균형과 운동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제 100세를 사는 시대가 됐다. 건강도 챙기며 평생을 함께할 친구,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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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에 안 밀려”…54세 입문해 환갑 넘어 ‘야구의 신’으로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한국 나이 54세에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속칭 ‘2030’으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주로 즐기는 스포츠인 야구에서 50세를 넘긴 나이에 입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바로 ‘야구의 신’으로 떠올랐고 환갑을 넘긴 지금도 ‘2030’에 전혀 밀리지 않고 경쟁하고 있다. ‘야구 선수’ 윤진숙 씨(62) 얘기다. “난 좋아하는 것은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엉겁결에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 이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악자전거(MTB)가 야구 뒤로 밀렸다.” 2010년 4월 이었다. 알파인보드를 즐기는 동호회 ‘아스카론’을 주축으로 ‘아스카론’이란 야구팀을 만들었다.“보드 멤버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친김에 팀을 만들고 내가 초대 단장을 했다. 난 야구를 좋아는 했지만 해보진 않았다. 청백전 나가 ‘만세’ 몇 번 부르고 나니까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열심히 배웠다.” 그 즈음 현역 은퇴를 앞두고 있던 최향남 현 글로벌선진학교 감독(48)을 만났다. 아스카론 연습장에서 함께 훈련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당시 최향남 선수가 내게 ‘힘도 좋고 자세가 좋으니 투수를 해 보시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바로 최향남 선수를 스승으로 모시고 투구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엔 엄청나게 두드려 맞았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과거 MTB 최강자를 인연으로 다니던 자전거 회사 지하실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 “한쪽에 자전거 상자를 세우고 고무장갑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해 던졌다. 자전거를 세워둔 비좁은 공간이었기 때문에 잘 못 던지면 자전거를 맞고 좌우 이쪽저쪽으로 튀었다. 너무 높게 던지면 천장 형광등이 깨기도 했다. 그렇게 수 천 번을 던지니 제구가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무기가 체인지업인데 아직까지 요긴하게 쓰고 있다.” 윤 씨의 별명이 ‘윤 제구(制球)’가 된 배경이다. 태권도와 알파인보드, 산악자전거로 다져진 탄탄한 몸을 가진 그는 바로 야구에도 적응했다. 아스카론은 창단 4년 만에 서울시장배에서 당시 최강이던 탑건설을 꺾고 4연패를 하기도 했다. “아스카론이 너무 잘 나가서 난 나왔다. 내가 사는 경기도 용인지역에서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내가 현재 뛰고 있는 팀만 4개다. 과거 잠깐 거친 것까지 따지면 더 많지만….” 윤 씨는 각 팀에서 주전 투수와 중심 타자를 맡고 있다. 연령대에서 최고수이다보니 실버팀에서 나오라고 하지만 가급적 안 나가려고 한다. 스포츠를 할 땐 같은 나이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너무 싱겁기 때문이다. “솔직히 난 아들벌인 20, 30대들과 야구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데 60대 팀에 나가면 재미가 없다. 제대로 던지지도 못하고 치지도 못하고. 속이 터진다. 하지만 그들을 보면서 내가 더 자극은 받는다.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겠다고.” 윤 씨는 5년 전 심판자격증까지 땄다. “야구 룰을 잘 몰라 공부하는 셈 치고 심판 강습을 들었다. 내친김에 자격증까지 땄다. 지금은 내가 사는 용인지역 심판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심판할 때도 있고 경기할 때도 있다.” 윤 씨를 용인에버야구장에서 만난 8일 그는 오후 6시50분 경기에선 심판을 봤고 9시 경기에선 선수로 활약했다. 그의 하루는 새벽 5시30분에 시작된다. 건설업을 하고 있어 현장에 6시30분까지 나가서 일을 보고 퇴근하면 오후 5시30분에서 6시 정도. 평일 밤 경기가 회사원 퇴근을 감안해 보통 6시30분 넘어서 열리니 일찍 끝나는 날에는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체력단련을 하고 나온다. 8일 같이 심판보고 밤 9시 경기까지 마치면 밤 11시50분. 끝나고 집에 가면 12시다. 집이 용인에버야구장에서 5분 거리에 있어 가능한 일이다. 거의 매일 이렇게 살고 있다. “주말이면 아침부터 밤까지 야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심판도 보고 선수로 뛰기도 하고. 잠깐 쉬는 시간이면 MTB를 타고.” 윤 씨는 타고난 ‘스포츠인’이다. 전문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어려서부터 ‘운동’과 함께 했다. 학창시절 태권도 3단을 딴 윤 씨는 우여곡절 끝에 일찍 사회에 뛰어들었다. 군대에선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군 시절 태권도 대회에 나가서 요추를 크게 다쳤다. 수술을 거부하고 의가사 제대했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으면 몸이 약해질 것 같아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보디빌딩이라고 하지만 그 땐 육체미로 불렸다. 지도자 자격증을 따 지도자 및 선수생활도 했다.” 겨울엔 보드를 탄다. “1990년대 지산스키장이 생길 때쯤이다. 친구가 스키장에 가자고 해 갔다가 보드를 타게 됐다. 그 때까지 스키만 알고 있었는데 이상한 판때기를 타고 내려오기에 한번 타고 내려오다가 죽는 줄 알았다. 남들은 하는데…. 그래서 배웠다. 한 3년 지나니 알파인보드가 나왔다. 바로 알파인보드로 바꿨다. 보드에서도 최강이 됐다. 아마추어, 프로 다 우승했다. 마지막 우승이 2011년이다. 50세를 넘었을 때다.” 1998년부턴 MTB를 타기 시작했다. “보디빌딩을 하는 친구 하체가 나보다 좋았다. 알고 보니 MTB를 타고 있었다. 당시 유명했던 ‘와일드바이크’라는 사이트를 통해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바로 MTB계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각종 대회를 휘어잡았다. 그 즈음부터 MTB를 탄 사람이라면 내 별명 ‘독수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MTB를 탈 때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준 별명이다. 산악마라톤 계에서 대통령으로 불렸다. 당시 가수 김세환 씨와 함께 MTB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 무렵 만들어진 MTB 대회의 창립에 많이 기여했다.” 2000년 만든 ‘280랠리’는 MTB 마니아들에게 로망이다. 산악 280km를 36시간에 완주하는 대회. 순위를 가리는 게 아니라 완주가 목표인 ‘자신과의 싸움’이다. MTB마니아들에게는 280랠리를 완주한 사람과 못한 사람으로 나뉠 정도로 유명하다. 윤 씨가 초대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1998년 MTB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무작정 달린 게 280랠리의 시작이다. 도심을 떠나 산악을 달렸다. 장시간 산악 라이딩을 하면서 열악한 기상 상황에 힘겨웠고 배고픔에도 직면했다.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으로 생각하고 계속 달렸다. 달리고 봤더니 280km였고 36시간이었다. 그래서 36시간 안에 280km 달리는 280랠리를 만들었다. 매년 6월 마지막 주 토, 일요일에 열린다. 더운 날씨에 비, 태풍이 와도 대회는 열린다. 자전거만 잘 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체력도 좋아야 하고 전략도 잘 짜야 한다. 한마디로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대회다.” 윤 씨는 2006년 12월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 ‘평소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 노력하여 왔으며, 특히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기여한 공이 컸다’는 게 표창 이유다. 30대엔 축구하다 양쪽 전방십자인대가 나가기도 했다. 이렇게 활력적인 스포츠를 좋아하다 지금은 야구를 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야구도 정적인 것 같지만 활력적이다. 야구의 매력? 내가 던진 공을 상대가 못 치게 만들고, 내가 상대공을 쳐낸 뒤 느끼는 전율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 또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아주 섬세한 스포츠다.” 윤 씨는 그 누구보다 야구에 자신이 있다. “지금도 올라가서 바로 던지면 스트라이크다. 매일 던질 수도 있다. 근육 운동을 매일 하기 때문에 매일 던져도 힘들지 않다.” 야구하다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2011년 9월 리그 결승전에서 코에 공을 맞아 수술까지 했다. “당시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내가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득점권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맞고 투수판을 돌아서던 순간 눈앞에 공이 있었다. 중계플레이 되던 공이 내 얼굴로 날아온 것이다. 성형이 필요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지금도 그 상처가 남아 있다.” 그래도 야구는 항상 그의 친구였다. 윤 씨는 한달에 최대 24경기, 1년에 200경기 가까이 소화한다. 그에게 야구는 삶 자체다. “내 주변에 돈 많이 번 사람들 치고 건강이 좋은 사례가 많지 않다. 욕심이 건강을 버리게 만든다. 나도 사업할 땐 1년에 2번 씩 병원에 가 위궤양 치료를 받았다.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다. 벌만큼만 벌면 된다. 나도 사업을 크게 망한 적이 있다. 그 때 알았다. 돈이 많으면 뭐하나.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난 운이 좋았다. 30대 때 크게 망한 뒤 그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욕심을 버리고 나니 스노보드, 자전거,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몸도 마음도 편하다. 난 금요일까지만 일하고 주말에는 야구와 MTB에 집중한다.” 그래도 절대 무리는 하지 않는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적당하게 한다. 사실 아직 웨이트트레이닝에서 스쿼트(바벨 메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110kg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60~80kg으로 한다. 무리하다 다치면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못하기 때문이다. 적당한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윤 씨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다. “나 때문에 운동한 친구들이 많다. 한 30대 친구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레그프레스(발로 중량 밀기) 130kg를 밀지 못했다. 내가 가볍게 성공하니 충격을 받았고 운동을 시작해 지금은 아주 멋진 몸매를 갖추고 있다. 어떤 친구는 오랜 만에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하고 왔는데 몸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를 보고 따라했다고 했다.” 윤 씨가 자신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운동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나를 보고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야구와 MTB를 즐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야구와 MTB가 없는 삶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100세 넘을 때까지 즐기려 노력하겠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아야지 병상에서 살면 무슨 의미가 있나?”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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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시작하고 부부싸움 안해” 성공적인 노후 즐기기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9년 한국체육학회지 제58권에 ‘여성노인의 다차원성공적노화에서 운동의 기여’란 논문이 실렸다. 다차원성공적노화는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건강, 사회적 건강, 개인적 성장에 있어서 운동이 노후생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탐색한 논문이다. 백소영 씨(한국체대 스포츠심리학 박사과정)와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가 함께 연구했다. 운동을 아직 시작하지 않는 노장년층을 위해 논문을 소개한다. 이 논문에서는 여성의 기대 수명이 더 길고, 건강 상태 평가에서 남성(38.5%)보다 여성(54.4%)이 더 높은 비율로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성(61.9%)이 남성(50.7%)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2015년 통계에 따라 여성에 포커스해 연구 조사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남자 여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연구팀은 질적 연구방법인 포토보이스(Photovoice)를 활용했다. 포토보이스는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연구방법이다. 연구 참여자는 일정 기간동안 사진을 수시로 촬영하고 사진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 느낌 등을 포착해 연구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심리 체험을 공유한다. 성공적인 노후생활에 관심이 있으며, 운동경험이 풍부하고, 남편의 은퇴 및 별거나 이혼, 고부갈등 등 다양한 여성 노인문제를 경험했고, 휴대전화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모바일메신저 활용이 가능한 60대 여성노인 7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발했다. 연구 참여자는 주 5회 이상, 매회 60~90분 운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재밌는 사례가 많아 자세히 소개한다. 첫째, 신체적 건강은 성공적인 노후생활의 토대가 됐다. 이들에게 신체적 건강은 성공적으로 늙어가는 데 필수조건이었다. E 씨. “운동 안할 때는 진짜 몸이 무겁고, 무릎이 아파.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걸 느끼는 거야. 젊었을 때 운동 안할 때는 그냥 걷고, 불편함이 없었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운동을 안 하면 몸이 굳어지는 게 느껴져. 관절이. 아, 그래서 운동은 진짜 필수로 해야 하는 구나.” D 씨. “성공적인 노화, 우리 로망이야. 가장 두려운 게 몸 아픈 거잖아. 우리가 100세까지 사는 동안 건강하게 질병이 없이 사는 게 로망이기 때문에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움직이려고 하고 운동을 해요.” C 씨. “퇴행성 무릎 관절이라서 사이클을 시작했어요. 4~5년 타보니까 병원을 안 가도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는 거예요. 사람이 걸어 다니는 게 최곤데, 무릎 관절을 절뚝절뚝하고 다녔어. 진짜 병원도 안 가도 되고, 땀 흘리고 기분도 좋고, 무릎도 괜찮아지고. 너무 좋아. 노후에는 운동을 해야 좋아요.” G 씨. “운동? 별의별거 다 했지. 운동을 한 10년 넘게 하니까 이전에 있던 고지혈증도 없어지고, 밤에 잠도 너무 잘 오고, 걸으면서 햇빛을 충분하게, 일주일에 거의 매일 받으니까. 그래서 밥을 맛있게 먹어. 아주 단순해. 운동하면 밥맛이 좋고, 잠 잘 자고, 잘 싸. 그 세 가지.” 둘째, 심리적으로도 건강해져 성공적인 노후생활의 동력이 됐다. 운동은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해 심리적으로도 건강했다. 심리적으로 젊었고, 활력이 넘쳤다. 운동은 가사 해방구 역할도 했다. D 씨. “운동이 내 행복의 50%를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내 삶을 보면 신체활동이 없으면 우울증이 오고, 까부라지고, 의욕이 없어지고. 운동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기운도 생기고 뭐든지 하고 싶고, 자신감이 생기고 일단 자신감이 중요해. 얼마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B 씨. “일단 몸이 괴로우면 짜증부터 나고, 주위 사람한테 귀찮고,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런데 운동을 하면 정신도 건강해지고, 몸이 건강하니까 하나도 두렵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고 그렇지. 신체활동, 운동에 모든 게 다 들어있어요. 신체와 정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게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G 씨. “나는 전업주부라 내 손이 닳지 않으면 살림이 되는 게 하나 없고, 애들 키우고 그렇게 정신없이 산지가 30년이야. 스트레스가…. 그러다가 열심히 운동하니까 스트레스가 해소 돼. 몸과 마음이 젊어지는 걸 직접 느껴. 몸을 움직이니까 남들보다 조금은 젊게 산다는 확신이 들고. 그래서 운동이 내 삶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아무래도 기분이 업 되어 있는 상태요. 그래서 기분이 젊어지는 것 같아.” 셋째, 사회적으로도 건강해서 성공적인 노후생활의 버팀목이 됐다. 참여자들은 사회적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부부 유대감 회복, 적극적인 사회참여,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적극 나섰다. F 씨. “우리 나이 때는 어디 갈 수 있는 데가 많지 않아. 운동하면서 친구만나서 수다 떨고, 같이 운동하고 모일 수 있어서 좋지. 서로 가정사 얘기하고 그러다 보면 친해지고. 그런데서 상대방을 배려해서 조금 잘 해주면 더 인기가 많아지고. 그래서 친구가 되더라고.” B 씨. “등산 갔다 오면 좌우지간 집안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그렇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걸 해요. 사회성도 좋아졌다고 그러더라고. 왜냐하면 자꾸 사람들 만나고 단체 활동하고 여기서 반장도 하고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뭐랄까 거리감이 없어요.” A 씨. “젊을 때 운동 안 한 게 정말 인생의 실수였구나. 남편 끼니 챙겨주는 것도 힘들고, 남평이랑 싸우고 툭하면 이혼하자고 하고. 정말 운동하고선 남편이랑 싸운 적이 별로 없더라고.” 넷째, 개인적으로도 성장해 성공적인 노후생활의 디딤돌이 됐다. 참여자들은 운동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회복했고 자기계발에도 적극적이었다. 결국 개인적인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됐다. C 씨. “이게(자전거타기) 항상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 주잖아요. 매일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멀어도 끝까지 가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고. 하다보면 인생에 대한 목표의식이 생겨요.” F 씨. “젊은 날에는 몸이 건강해가지고 자녀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했다가, 이제는 늙어서는 자유가 생겼잖아. 배우고 싶은 것들도 못 배웠지. 그래서 이제 자전거 교실 해.” B 씨. “아니 정말 도전에 대한 용기가 생겨요. 뭐든 배우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 저는 일년에 하나씩 배우거든요. 제 작년엔 수영을 배웠고, 작년엔 골프를 하고, 매년 뭘 배워도 자신감이 있고, 도전할 자신이 항상 준비돼 있어.” G 씨. “나는 평생교육원에 도전하려고. 손수 자전거를 수리까지 하는 양성과정이 있어. 자전거 부속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 수가 있고. 새로운 것 도전해보고 싶어. 해보려고 맘먹고 있어.” 앞에서 밝혔듯 이 연구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질적 연구를 하다보니 사례가 적어 대한민국 여성 노인을 대표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괴리도 있다. 하지만 운동이 노인들에게 다양한 편익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수십 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는다)라는 ‘100세 시대’ 건강법의 핵심에는 운동이 자리하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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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육상선수권 男 200m 제패 라일스 “볼트, 거론 말라…나는 나”

    “볼트를 거론하지 말라. 나는 나다.” 2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83으로 맨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노아 라일스(22·미국)는 ‘포스트 볼트’의 선두주자임을 거부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로 최근 은퇴한 ‘번개’ 우사인 볼트(33·자메이카)의 후계자가 누구냐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0m에서 크리스천 콜먼(23·미국)이 9초76으로 우승하고 라일스가 200m에서 우승하자 두 선수가 자연스럽게 ‘포스트 볼트’로 불린 것이다. 라일스는 “이젠 나의 시대다. 내가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내 휴대전화에 ‘나는 꼭 해낸다’라고 쓰고, 차 안에서 ‘나는 꼭 해낸다’라고 혼잣말했다. 그리고 정말 해냈다”라고 말했다. 직선 주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안드레 더 그래스(25·캐나다)와 치열하게 다투던 라일스는 결승선 50m를 앞두고 속도를 높여 막판 스퍼트에 나서 더 그래스를 2위(19초95)로 밀어냈다. 19초98의 알렉스 퀴노네스(30·에콰도르)가 3위를 했다. 본인이 거부한다 해도 라이스는 볼트 이후 200m에선 가장 앞서 달리고 있다. 라일스는 7월 스위스 로잔에서 19초50을 기록했다. 볼트와 19초26의 요한 블레이크(30·자메이카), 19초32의 마이클 존슨(은퇴·미국)에 이어 역대 4위다. 블레이크는 아직 현역이지만 2011년 19초26을 세운 뒤 하락세에 있다. 전문가들은 라일스가 이제 20대 초반이기 때문에 볼트의 세계기록도 깰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육상으로 천식을 떨쳐내고 세계를 제패한 라일스가 세계기록까지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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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천하의 명약’으로 알려진 유황, 근육통 완화에 효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아! 한살 더 먹은 결과인가?” 환갑을 넘긴 자전거 마니아 김모 씨(62)는 8월 31일 열린 제17회 대관령힐크라임 대회에 출전해 완주한 뒤 크게 실망했다. 지난해보다 늦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식기록을 받아본 뒤에 활짝 웃었다. 1시간17분1초. 약 1분을 당겼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1시간17분54초에 완주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능력은 하락하는데 약 1분을 당겼다는 사실에 10년은 젊어진 느낌이었다고 했다. 강릉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강릉영동대학부근부터 본격적으로 언덕을 달려 대관령 정상으로 골인하는 25km 코스는 사이클 마니아들에게는 ‘지옥의 코스’로 불리면서도 꼭 완주해야할 ‘꿈의 코스’다. 출발지(해발 37m)와 골인지점(832m)의 고도차가 약 800m 나며 천천히 함께 달리는 퍼레이드구간(7km)을 빼고 18km가 오르막이다. 13km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솔직히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훈련을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중간에 근육 경련이 와서 2분 정도 쉬었다. 기록 경신은 생각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53초는 엄청난 기록 단축이다. 약 3개월 전부터 먹기 시작한 식이 유황의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김 씨는 식물에서 추출한 식이유황인 MSM((Methylsulfonylmethane)을 먹기 시작한 뒤 몸이 여러모로 달라졌다고 했다. 김 씨는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 근육통과 관절통이 있었는데 통증이 크게 완화됐고 지구력이 늘었다고 했다. 최근 관절을 강화하는 식품보조제로 국내에 들어온 MSM이 인기를 끌고 있다. MSM은 소나무와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하는 먹을 수 있는 유황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유황은 열이 많고 독성이 강하나 몸 안의 찬 기운을 몰아 내여 양기를 돕는 한편 심복의 딱딱하게 굳은 증상(적취)과 나쁜 기운을 다스린다. 또한 유황은 몸속의 독을 풀어준다’고 쓰여 있다. 명의 허준이 유황의 효능에 대해 잘 설명한 것이다. 중국의 고전문헌에는 ‘유황은 만병을 물리친다는 천하의 명약으로 알려진 금단의 주원료로서 불로장생의 선약이요 회춘의 묘약’으로 전해진다. 중국 최초의 약물학 전문서적인 신농본초경에는 ‘유황은 뼈를 강하게 하고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탈모를 방지한다’고 돼 있다. 예로부터 유황이 많이 함유된 샘물은 ‘젊어지는 샘물’이라는 전설이 이어지고 있다. 임금님들도 유황 온천에서 요양을 했다. 우리 선조들은 유황이 많이 함유된 쑥을 태워 소독을 하고 염증치료에 이용했다. 대나무와 황토에 함유된 유황성분을 극대화시킨 죽염을 개발해 활용한 것도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유황을 먹거나 치료에 이용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유황은 먹을 수 있는 유기와 먹을 수 없는 무기로 나뉜다. 무기 유황은 우리가 직접 먹지 못해 죽염을 만들어 먹거나 오리에 먹여 먹었다. 유황오리가 몸에 좋은 이유다. 한의학에서는 유황을 문둥병 등 피부가 허는 병을 없애는 데 가장 많이 썼다. 악창, 음부에 생긴 익창, 옴, 버짐이 생기게 하는 균을 죽이다.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며 성기능을 강화하고 탈모방지에도 좋다. 유황이 최고의 보양제로도 불리는 이유다. 각종 궤양, 염증, 냉증, 부인병 등에도 유황을 처방해왔다. 카레에 쓰는 강황도 몸에 좋다. 식물에서 추출한 식이(유기)유황 MSM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유황은 빛이 노랗고 맑은 게 좋다고 한다. 식이 유황은 백색가루처럼 하얗다. MSM은 식품보조제인데 어느 순간 제약회사들도 팔고 있다. 효능이 인정됐다는 의미다. 시중에는 다양한 제품의 MSM이 팔리고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성분을 잘 살펴보고 유황 성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을 먹는 게 좋다. 식물성 식이유황이라고 광고하면서 석유에서 추출한 유황을 쓰는 곳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잘 먹어야 한다. 특히 스포츠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근육통 등 염증이 많기 때문에 MSM을 먹으면 회복이 빠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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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소운동은 치매 예방의 최고 명약[양종구의 100세 건강]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평화의공원에서 열린 2019 브레인워킹페스티벌에는 한국 나이 84세인 강희규 전 한국전력 마라톤팀 감독이 참가했다. 마라톤 선수 출신으로 1980년대 후반 한국마라톤대표팀 사령탑도 지낸 그는 70세까지 마라톤을 완주한 뒤 지금까지 걷기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매일 새벽 집 근처 산을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걷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강 전 감독은 요즘도 가끔 지인들을 만나 술을 한잔 마시며 즐길 정도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가 주최한 이날 걷기대회는 ‘바르게 걷기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성기홍 협회 기억력회복운동센터장은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는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운동하면 근육에서 뇌신경전달 물질(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생성되고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아주대병원 문소영 교수팀과 함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른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치매예방 다중 영역 프로그램 개발’ 연구 과제를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68세에서 72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 근력 및 균형 운동을 2주당 1회를 기본으로 12주간 시킨 결과 체력이 상승한 것은 물론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 전 10.7에서 8.8로 떨어졌다. 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치매환자에게 유산소운동을 시켜도 인지능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케네스 H 쿠퍼 공군대령이자 의사가 1968년 ‘에어로빅스(Aerobics)’란 책을 쓰며 알려진 유산소운동은 잘 알다시피 심혈관기능을 높여준다. 유산소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운동이 뇌를 계속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이어주는 연결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신경세포의 기능이 약화된다”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진다는 얘기다.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는 2018년 기준 국내 치매환자를 75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약 739만 명이니 치매 유병률이 10.16%이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라는 얘기다.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하루 30분씩 주 3∼5회 달리거나 빠르게 걸으면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100세 시대,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치매에 걸리는 것이다. 자주 걷거나 달리면 치매란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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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빌딩 안 부러워” 칠순 앞두고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비결은…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조남수 (주)심존(SiMZONE·Steel & Iron Material Zone) 대표이사(66)는 50세 넘어 달리기를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몸의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할까. 건강을 얻은 것은 물론 70대를 앞둔 나이에 세계 6대 마라톤(보스턴 뉴욕 시카고 베를린 런던 도쿄)까지 완주하는 등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40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해 몸을 함부로 놀리다보니 50세 넘어 건강이 아주 나빠졌다.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고혈압, 콜레스테롤, 고지혈, 당, 요산 등 모든 수치에서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 주치의가 조금만 더 벗어나면 해당병과 관련해 각종 약을 다 먹어야 한다며 운동을 권했다.” 처음엔 등산과 달리기를 병행했다. 각종 마라톤대회 10km와 하프코스를 달렸다. 체중이 4~5kg 빠지며 몸이 달라졌다. 온갖 성인병 수치들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솔직히 혼자 건강을 위해 달렸기 때문에 풀코스는 뛸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계속 달리다보니 자신감도 생겼고 동아마라톤 등 국내 메이저 대회도 출전해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2013년 마라톤 인생에 대 전환기가 찾아왔다. 그해 1월 환갑을 맞아 가족들이 모아 준 500만 원의 사용을 놓고 고민하다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왕 기부하는 김에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쓸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이 ‘환갑 기념으로 2014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특별한 기부행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매칭 펀드’로 불우이웃돕기에 나선 게 ‘변화’의 계기가 됐다. 매칭 펀드는 후원자들이 낸 만큼 기획자도 돈을 내는 방식이다. “처음엔 환갑을 남과 달리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판이 커졌다. 지인들에게 1만 원씩 후원해주면 나도 그에 맞게 돈을 내서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해 지인들이 826만 원을 모아줬다.”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의미가 담기자 동아마라톤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나를 위해 돈을 내준 지인들에게 보답하는 것은 내가 착실하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2013년 말 방선희아카데미를 찾았다.” 방선희아카데미는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방선희 감독(48)이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생활체육활성화를 위해서 올바르게 달리기법을 전수하고 있는 곳이다. 조 대표는 이곳에서 바른 달리기 자세는 물론 유산소 훈련에 근력, 유연성 훈련까지 체계적으로 받았다. “2014년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3시간53분대를 기록했다. 평소 4시간30분 정도에 달렸는데 엄청 앞당긴 것이다. 내 돈 826만 원을 보태 두 곳에 기부했다. 기부를 하고 나니 다른 목표가 생겼다.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 출전에 욕심이 생긴 것이다. 보스턴마라톤은 연령대별 기준 기록이 있다. 60세 이상은 3시간55분 이내에 들어와야 한다. 동아마라톤에서 그 기록을 깼으니 당연히 보스턴마라톤 출전 욕심이 났다.” 조 대표는 이듬해 2015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다.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하니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세계 6대마라톤 완주가 욕심이 났다. “보스턴마라톤에 가면서 함께 참가한 사람들이 뉴욕 베를린 등도 달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친김에 6대 마라톤을 다 달리자고 마음먹었다.” 2016년 도쿄와 베를린, 2017년 런던과 시카고, 그리고 2018년 뉴욕까지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했다. “동아마라톤이 내 인생을 바꾼 것이다. 동아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세우면서 보스턴마라톤 욕심이 났고 결국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할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동아마라톤 때 기부 행사를 실시하면서 향후에도 계속 기부를 이어갈 목표도 가지게 됐다.” 조 대표는 2014년 동아마라톤 때 한 수녀회에 기부한 것을 계기로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칠순 때 다시 기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칠순 이후부터는 2~5년에 한번씩 기부 행사를 할 생각이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리고 싶고 그 때까지 마라톤을 통한 기부도 계속 할 생각이다.” 조 대표에게 이젠 달리기가 삶의 중요한 의미가 됐다. “몸이 즐거워야 마음도 즐겁다. 정신도 건강해진다. 심신이 즐거워지니 생활 자체가 즐겁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 사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이 좋은 것을 왜 그만 두어야 하느냐. 움직일 수 있으면 달릴 것이다.” 조 대표는 방선희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스케줄대로 훈련한다. 화요일와 토요일에는 방선희 아카데미에서 2시간 훈련 받고 목요일에는 따로 ‘숙제’를 한다. 19일의 경우 ‘숙제’로 아침에 15km를 달렸다. 일요일엔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지인들과 서울 남산을 달린다. 화요일 목요일 훈련을 받기 때문에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가급적 쉰다. ‘휴식을 잘해야 잘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당 40~50km는 달린다. “관절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1년에 한번씩 정형외과 진료도 받는다. 달리는의사들 소속으로 마라톤 마니아인 김학윤 원장이 운영하는 김학윤정형외과에서 받는다. 김 원장은 늘 ‘자기가 가진 근력의 70%로만 뛰어라. 그럼 절대 부상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큰 부상 없이 잘 달리고 있다.” 조 대표는 마라톤을 시작하며 ‘마라톤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지인들을 포함해 정치인들까지도 마라톤에 입문시켰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얘기한다. 60세 넘어서는 서울 강남에 10층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마라톤으로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게 더 행복한 일이다. 몸이 망가지면 금은보화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한다.” 조 대표는 8월 말 아이슬란드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왔다. 11월엔 그리스 아테네마라톤에 출전한다. 마라톤의 발상지인 아테네를 달리고 싶어서다. 그리곤 이젠 해외마라톤에는 가급적 출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테네까지 다녀오면 갈 곳은 다 갔다고 생각한다. 이젠 국내에서 1년에 2,3회 풀코스를 완주하며 즐겁게 달릴 계획이다.” 조 대표는 울트라마라톤 등 극한마라톤에는 도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풀코스를 달리면 울트라마라톤, 트레일러닝 등으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나도 3년 전 100km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려고 훈련했는데 부상으로 포기했다. 역시 무리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그 이후 풀코스보다 긴 거기를 뛰는 대회는 참하가지 않고 있다. 즐겁게 재밌게 달려야 오래 달릴 수 있다. 가급적 오래 달리려면 내 몸을 잘 보존해야 한다.” 조 대표는 ‘100세 시대 100세까지 달리고 싶다’고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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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후 불어난 체중…살 빼는데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은?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는 최고의 명절이지만 체중 조절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명절 연휴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명절의 특성상 차례를 지내고 친지를 방문하다보면 먹을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제1원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많이 먹으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추석을 보낸 뒤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살을 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IT)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훈련은 2가지로 나뉜다. 레피티션트레이닝(Repetition Training·RT)과 IT. RT와 IT는 모두 반복 운동을 하는 점에서는 같다. 차이라면 특정 운동, 예를 들어 100m 질주를 한 뒤 회복 방법(이하 휴식)이 다르다. RT는 완전한 휴식을 한 뒤 다시 달리는 훈련 법이고 IT는 불안전 휴식(조깅)을 하고 다시 달린다. RT는 스피드를 키우는 훈련으로 육상 단거리 선수들에게 유용하다. 완전 휴식을 하기 때문에 각 회당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매번 전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다. IT는 중장거리 선수들에게 효과적이다. 100m를 달린 뒤 돌아오며 조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달릴 때도 숨이 가쁜 상태다.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는 이유는 심폐 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RT로 훈련하는 종목은 육상 단거리 선수만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종목은 다 모든 훈련을 완전 휴식하며 해야 한다. 물론 단거리 선수 및 힘을 쓰는 선수들도 근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IT를 하기도 한다. 그럼 왜 IT가 다이어트에 좋은 것일까? 에너지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2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시 소비 칼로리,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이다. 여기서 운동시 소비 칼로리가 가장 중요하다. 연료(에너지)교차점(crossover)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고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시스템에서 탄수화물을 태우는 무산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 하며 소비 칼로리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근육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서 써야 하기 때문에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근육속 탄수화물을 얼마 되지 않아 지방으로 저장한 탄수화물을 다시 불러내 태우게 된다. 과거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저 강도로 오래 운동을 해야 했지만(유산소운동) 최근 연구 조사 결과는 일정 강도 이상으로 단 시간 운동해도 운동효과 및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나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 뛰는 것보다 빠르게 뛰고 조깅하는, 즉 IT가 더 효과적인 셈이다.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은 운동을 마친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동 후 6시간 이상 안정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 결국 IT를 하면 운동 소비 칼로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단위시간당 우리 몸속에 저장된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IT와 비슷한 개념의 서키트트레이닝(Circuit Training·CT)이라는 것도 있다. IT는 특정 동작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CT는 복합운동(저항운동과 저항운동 사이에 유산소운동을 삽입) 형태로 IT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항운동은 웨이트트레이닝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다. 복합운동은 저항운동의 효과와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IT 훈련을 소개한다. 참고로 IT는 고혈압이 있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하면 안 된다. 스트레칭체조와 조깅으로 워밍업을 충분히 한 뒤 해야 한다. ① 30m IT, 50m IT. 30m나 50m 정도를 개인 최대 속력의 60, 70%로 달린 뒤 천천히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 힘이 들면 5회, 7회 등으로 세트를 줄여도 된다. 횟수는 자신에게 맞게 조정하면 된다. 다만 숨이 가쁠 정도로 강하게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엘리트 육상 선수들의 경우 100m~1000m까지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 거리를 소화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엘리트 선수들은 최대 속력의 90% 이상으로 달린다. ② 계단 IT. 좀 긴 계단을 이용해 뛰어 올라가고 천천히 조깅이나 걸어서 내려오는 것을 반복한다. 역시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 ③ 고정식 자전거 IT. 달리기와 비슷하게 하면 된다. 1~2분 최대 속력의 60, 70% 이상으로 달린 뒤 천천히 1~2분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이때 빨리 달릴 때는 저항을 높여주는 게 좋다.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면 좋다. ④ 자전거 IT.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질주할 때도 IT를 할 수 있다. 500m이상을 빨리 달린 뒤 천천히 달리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⑤ 등산은 자연 속에서 하는 IT. 최소 2시간에서 최대 7,8시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 산을 오르는 등산은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이다. ⑥ 서키트트레이닝(CT) 방법. 벤치프레스 10회→제자리 무릎 올려 달리기 30초→스쿼트 10회→팔 벌려 제자리 뛰기 30회→복근운동 30회→제자리 무릎 올려 달리기 30초→암컬(Arm Curl) 양쪽 10회씩→팔 벌려 제자리 뛰기 30회. 종목 중간에 20초 정도 쉰 뒤 다음 종목을 한다. 이게 1세트로 세트를 마친 뒤 2, 3분 쉰 뒤 다시 반복하는 것을 5~10회 한다. 저항운동은 자신이 키우고 싶은 부위로 바꿔도 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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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광’ 김영신 부회장 “유방암 거뜬히 이겨내”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영신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부회장(65)은 출산한 뒤 체중조절을 위해 테니스를 시작해 30년 넘게 즐기고 있다. 50대 후반 유방암이 찾아왔지만 테니스가 있어 거뜬히 이겨내고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맞고 있다. “30대 초반에 아기를 낳고 살이 많이 쪘다. 뭘 할까 고민하다 바로 테니스를 시작했다. 학창시절 중교고교에 테니스부가 있었는데 테니스 치는 선수들이 멋있고 부러웠었다. 그중 한 친구는 유명한 선수가 됐다.” 1980년대 말이니 당시는 테니스가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 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사다준 테니스라켓을 들고 바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가 갓 돌을 지났는데 유모차 끌고 테니스장으로 달려갔다. 너무 재미있어 하루 종일 테니스를 쳤다. 남편은 해외 연수와 출장을 자주 갔다. 난 테니스에 빠져들었다.” 김 부회장은 여성들이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을 때인 학창시절 시골에서 짐을 싣고 다니는 속칭 ‘짐빠’를 혼자 탈 정도로 운동신경이 있었다. 테니스도 바로 정복했다. “당시 경기도 부평의 테니스클럽에서 배웠다. 운 좋게도 각종 대회에도 출전하는 남자 클럽이 있어 함께 훈련했다. 여자들은 서브 앤 발리를 꿈도 꾸지 못할 때 난 서브 앤 발리를 배웠다. 테니스 시작해 1년도 안 돼 잘 치는 언니들을 다 제압했다.” 테니스는 그에게 활력소를 줬다. 다이어트도 됐고 건강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줬다. 라켓과 볼을 가지고 상대와 하는 게임이 너무 재밌었다. 테니스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테니스동호회도 만들었다. “1987년 풀잎클럽을 만들었다. 스포츠는 함께 즐겨야 재미있는 법이다. 함께 배우고 훈련하며 친목을 도모하기에 클럽만큼 좋은 것은 없다.” 김 부회장은 풀잎클럽 초창기 2~4대 총무를 지냈고 중간에 2년씩 회장을 2회 맡았다. 또 27~28회 회장을 했으니 회장만 6년을 했다. 지금은 고문으로 클럽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테니스를 시작한 뒤 3년 뒤인 1990년 거북이배 대회에 출전해 처음 우승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약 10년간 대회출전을 하지 못했다. 회사를 다녔기 때문이다. “테니스를 계속 치기는 했지만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직장도 다녀야 해 평일엔 시간이 없었고 주말엔 종교생활을 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했다. 서울로 이사 와서는 서초구에서 제일 좋은 클럽에 가입했다.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후엔 테니스에 집중했다.” 2003년부터 다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직장도 그만뒀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테니스 대회 출전에 빠져들었다. “딱 10년을 쉰 뒤 대회에 나갔다. 내가 처음 테니스를 칠 땐 대회도 없었는데 대회가 아주 많아졌다. 한 대회에서 우승하니 KATA에서 바로 국화부로 뛰라고 했다. 개나리부가 초보자고 국화부가 고수들 대회다. 국화부에서도 우승 많이 했고 입상도 많이 했다.” 다시 대회에 출전할 때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처음 테니스를 칠 때부터 친분이 있던 성기춘 KATA 현 회장에게 “올해 안에 톱10에 들게요”라고 했더니 “100위 안에나 들면 잘한 것”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는데 그해 연말 랭킹에서 8위로 톱10을 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2007, 2008년 한일 친선여자테니스대회 한국 대표로도 활약했다. 그렇게 전국 대회를 다니며 테니스를 즐기고 있을 때 청천병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11년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남편의 건강염려증이 날 살렸다. 남편 때문에 매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그해 유방암 진단이 나온 것이다. 눈앞이 깜깜했지만 다행히 초기라 수술 받고 치료해 나을 수 있었다.” 투병 중에도 테니스라켓을 놓지 않았다. 투병 6개월 만에 다시 테니스를 쳤다. 테니스를 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병이 악화될 것 같았다. 2012년엔 왼쪽 무릎 연골까지 파열됐다. “몸을 추스르고 다시 끌어올리고 있을 때였다. 너무 컨디션이 좋아 열심히 테니스를 쳤는데 게임 도중 ‘뚝’ 소리와 함께 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통증 때문에 걸음도 못 걸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이러다 테니스도 못 치는 것 아닌가….” 테니스를 배우던 초창기 남편과 혼합복식을 치다가 남편에게 왼쪽 발목을 밟힌 게 화근이었다. “중앙으로 오는 공을서로 치려다 남편이 내 발목을 밟았다. 당시 깁스를 2개월 했다.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당시 제대로 재활을 했어야 했다. 30년 넘게 테니스를 치면서 발목이 잘 안 돌아 가다보니 무릎에 무리가 간 것 같다. 결국 무릎 수술하고 한 달 뒤 발목도 수술했다.” 3,4년 재활하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10년 쉬고 다시 테니스 대회에 출전할 무렵부터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이 큰 도움이 됐다. “엘보 방지와 테니스를 더 잘 치기 위해 아파트 헬스클럽에 등록해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1시간은 기본이고 혹 비가 와 테니스를 못 치면 2시간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실내 자전거도 탄다. 귀찮아서 좀 빠지면 바로 신호가 온다. 엘보가 오려고 하고 피곤하고. 근육운동과 스트레칭은 테니스를 위한 보약인 셈이다.” 2017년부터 제 컨디션을 찾았다. 걸을 때 약간 휜 것처럼 보였던 다리도 제 위치를 찾았다. 지난해부터 컨디션이 올라왔고 올해도 벌써 준우승을 한번 했다. “5월 열린 부천시장배 테니스대회에서 준우승했다. 8강도 3번이나 올랐다. 올 가을엔 꼭 우승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테니스 고수로 활약하며 해외 테니스 그랜드슬램대회를 다 관람할 기회도 가졌다. KATA에서 우수 아마추어에게 보내주는 프로그램 덕이다. “2017년 프랑스오픈에 가서 정현을 응원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8년 US오픈 때도 정현을 응원했다. 2012년엔 윔블던에 다녀왔고 올해는 호주오픈을 구경했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대회 현장에서 세계적인 선수들도 봤지만 멋진 관중 매너도 배웠다.” ‘운전 광’ 김 부회장은 올해부터 걷기를 생활화하며 몸이 다시 달라졌단다. “테니스장 갈 때, 각종 대회에 출전할 때 항상 차를 몰고 다녔다. 원래 운전을 좋아해 가급적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운전을 오래하면 고관절이 좋지 않았다. 운전하고 대회에 출전해서 고관절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올 봄부터는 가급적 운전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걷고 있다.” 서울 반포 집 근처 테니스장까지 30분, 레슨 받는 곳까지 15분 등 걸어서 다닌다. 풀잎클럽이 모이는 부천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를 갈 때도 전철을 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일이다. “요즘은 테니스를 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초 수요클럽, 서초 화목클럽, 반포 한우리, 송파 공주클럽, 화요일엔 풀잎클럽…. 일요일만 빼고 매일 테니스를 친다. 대회가 있을 땐 대회에 출전한다. 여자부 대회는 주로 주중에 열린다. 주 2회 레슨도 계속 받고 있다. 레슨을 받으면 실력이 향상돼 자신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잘 쳐야 부상도 막는다. 대회는 한 달에 2,3개만 나간다. 매주 나갈 수도 있지만 즐기기 위해선 2,3개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승리에 집착하지 않는 게 테니스를 즐기는 비결이다. “솔직히 대회에 나가면 인이냐 아웃이냐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 많다. 너무 승리에 집착하면 테니스가 재미없어진다. 이기면 이기는 데로 성취감을 느끼고 져도 한수 배웠다는 생각을 가지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다.” 김 부회장은 국화부에서 사실상 최고령이다. 테니스를 치고 있는 선배들 중 더 나이든 분도 있는데 대회 출전은 그가 최고령이다. 하지만 항상 젊게살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테니스를 즐기고 테니스를 더 잘 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병도 어느새 사라졌다. “계속 검진했는데 어느 순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 체조 하고 오전 10시쯤부터 테니스 치고 오후에도 테니스를 치거나 레슨을 받는다. 저녁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마무리 한다. 이렇게 테니스와 함께 하는 삶이 너무 즐겁다.” 그는 최소 15년은 더 테니스를 치고 싶단다. 솔직히 세상을 뜨는 순간까지 치고 싶단다. “테니스 광으로 알려진 고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은 돌아가시기 하루 전까지 테니스를 쳤다고 알려져 있다. 나도 그러고 싶다. 좋아는 것 하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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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사로잡는 축구제전… 아랍 전통문화로 형상화

    4일 카타르 수도 도하를 비롯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공식 엠블럼이 공개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엠블럼 디자인에 전 세계를 연결하고 사로잡는 대회의 비전을 담았다. 아랍 문화의 특징적인 부분과 축구도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엠블럼은 카타르의 상징색을 바탕으로 수학의 무한대 기호를 세로로 세운 모습이다. 모든 것이 이어지는 대회의 본질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숫자 ‘8’로도 보이는데 이는 8개의 경기장을 뜻한다. 전반적인 모양은 아랍의 전통적인 모직 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11월 21일부터 열리는 사상 첫 ‘겨울 월드컵’임을 감안해 날씨가 추울 때 사용하는 숄로 대회의 특성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숄 위에 수를 놓은 듯한 패턴, 왼쪽 위 기하학적인 공 모양, 카타르 글자 형태는 아랍의 전통문화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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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하기 싫어? 반신욕은 어때?[양종구의 100세 건강]

    탤런트이자 가수인 김성환 씨(69)는 서울 중구의 한 사우나를 자주 찾는다. 2000년대 초반 친구의 조언으로 시작해 반신욕을 20년 가까이 즐기고 있다. 김 씨는 “무릎이 아픈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친구에게 물었는데 반신욕을 해보라고 했다. 무릎 통증은 물론 불면증도 없애준다고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얘기하기에 ‘무슨 헛소리야’라고 했지만 막상 해보니 진짜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김 씨의 반신욕 사랑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씨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경에도 반신욕이 있다. 그는 KBS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 TBS ‘김성환의 서울블루스’(오후 9시 6∼55분) 등 30년 넘게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발표한 ‘묻지 마세요’란 노래가 최근 트로트 붐을 타고 인기가 오르면서 전국 각지 행사에도 불려 다니고 있다. 특강 요청도 이어져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산다. 평소 하루 1만 보 이상 걷기 외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비결이 반신욕이라고 강조한다. 김 씨는 주 1회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데 아직도 싱글(70대 타수)을 칠 정도로 ‘고수’다. 그는 “처음엔 매일 했지만 요즘엔 피곤할 때 피로를 풀기 위해서 한다. 반신욕을 하면 모든 피로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2017년 영국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러프버러대의 스티브 포크너 교수가 1시간 동안 섭씨 40도 물에서 목욕을 할 경우 약 140Cal가 소모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30분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 실험 참가자 14명이 1시간 동안 목욕만 하거나 목욕하면서 사이클링 동작을 했다. 사이클링까지 한 그룹은 칼로리 소모가 630Cal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열충격단백질(HSP·heat shock proteins)이 합성돼 면역력을 키운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HSP는 열충격으로 인해 합성되는 단백질로 모든 생물에 존재한다. 몸의 정상세포가 열 스트레스를 받으면 항상성을 지키기 위해 세포 안에서 HSP가 스스로 만들어진다. 운동을 할 때도 몸에 열이 오르면 HSP가 발현한다. HSP가 합성되면 계속 이어지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몸의 세포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HSP는 피로 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해 체력 회복을 돕기도 하며 뇌 호르몬으로 통증 완화 물질인 엔도르핀이 나오도록 촉진하기도 한다. 또한 NK(면역)세포라고 하는 림프구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항종양 기능을 갖는 체내 인터페론의 합성량을 증가시킨다. 체내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체온 1도를 높이면 면역력이 5배는 높아진다고 한다. 포크너 교수의 연구는 목욕 같은 수동적 체온 상승(passive heating·이하 반신욕으로 통일) 때도 똑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 반신욕은 혈액순환 개선, 우울증 감소, 근육 이완,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 마니아들도 가끔 느끼는 딜레마가 있다. “오늘 몸이 찌뿌드드해 하기 싫은데” 하면서도 운동을 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운동을 하면 부상 위험이 높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송준섭 전 한국축구대표팀 주치의(강남제이에스병원장)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는 이유가 몸속에서 엔도르핀 같은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HSP가 합성돼 면역기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동적이지만 운동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반신욕은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신욕은 각종 관절 통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포크너 교수도 “운동하는 게 가장 좋지만 반신욕은 신체활동이 어려워 운동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건강 유지법”이라고 했다. 김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는 반신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즐기는 법을 전했다. 물의 온도는 40도가 적당하다. 40도를 넘으면 너무 뜨거워 반신욕을 즐기기 힘들고 그 아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 시간은 최소 20분을 넘겨야 한다. 처음 하는 사람은 10분을 넘기기도 쉽지 않지만 20분 이상은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단다. 김 씨는 평소 30분 이상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1시간도 한다. 그는 “반신욕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취침 전이다. 반신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면 바로 잠에 빠져든다”며 웃었다. 운동이 아무리 좋아도 하기 싫을 때가 있는 법. 이럴 땐 가끔 반신욕을 하는 것은 어떨까. 효과적인 운동 ‘대체재’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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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대회 200회 완주…이번엔 ‘250km 사막’? 그녀가 달리는 이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람마다 삶의 목표는 다르다. 강윤영 씨(40)는 즐겁고 재밌게 사는 게 최대 목표다. 즐겁게 사는 삶의 중심엔 운동이 있다. 강 씨는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몽골 고비사막에서 열린 250km마라톤을 6박7일간 완주하고 왔다. “사막 250km를 달린다? 사실 엄두도 못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사막을 달리는 것은 어느 순간 로망이 됐다. 사막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마다 ‘안 가보면 그 참맛을 모른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딱 한번만 달리려 했는데 막상 다녀오니 또 가고 싶다.” 강 씨는 고비사막에서 우연히 만난 달림이들과 어우러져 달린 덕분에 쉽게 250km를 완주할 수 있었다. 이역만리에서 유지성 OSK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48)와 작가 오세진 씨(38)를 만나 함께 달렸단다. 유 대표는 국내 ‘사막마라톤의 선구자’로 5년 만에 고비사막을 달렸다. 사고로 망가진 몸을 운동을 통해 회복한 오 씨도 마라톤과 트레일러닝에 빠져 살다 사막까지 달리게 됐단다. “과연 사막을 달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유 대표팀과 오 작가가 있었다. 의기투합해 함께 달렸다. 서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응원하고 도우면서 달렸다. 밥도 같이 먹고 사진도 찍어주고 즐겁게 달리다보니 6박 7일이 금세 지나갔다. 정말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완주했다. 20년 넘게 달려서인지 몸이 달리기에 맞춰져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사막과 산, 개울을 건넜는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난 물집이 거의 잡히지 않았다.” 강 씨는 대학 시절 마라톤 완주하면 가산점을 준다는 교수의 제안에 달리기 시작해 20년 째 달리고 있다. 매년 각종 마라톤 대회를 40회 이상 달리고 있다. 주말은 마라톤대회와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1999년 5km를 처음 달렸다. 초중고 시절 운동회 때 달리기 선수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운동을 즐기진 않은 상태였다. 운동을 한 번도 안하고 달리다 혼났다. 마라톤을 전혀 모르고 전력질주하다 2km가서 지쳐 결국 걸어서 완주한 것이다. 그런데 나이 지긋한 분이 1등을 했다. 존경스러웠다. 그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뒤 운동에 날개를 달았다. 회사는 그를 더 즐겁게 했다. “회사에선 회비를 지원해주는 각종 동호회가 많았다. 먼저 마라톤동호회에 가입했고 등산, 댄스 동호회에도 이름을 걸었다. 열심히 할수록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회사 내에서 직원들을 많이 알게 돼 팀간 업무 소통을 잘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건강달리기 수준으로 달리던 그는 2003년 중앙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다. 4시간50분. 그 때부터 인생이 달라졌다. “풀코스를 완주한 뒤 해냈다는 기쁨이 컸다. 마라톤을 하면서 안 되던 게 됐다.” 5km→10km→21.0975km→42.195km. 처음엔 도저히 엄두도 못 냈는데 막상해보니 완주가 됐단다. 몸도 강해지고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급기야 250km 사막마라톤까지 완주한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38분, 하프는 1시간34분이다. “도전해서 다 성공하니 너무 재밌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주말에 비는 날이 있으면 어떤 대회에 참가할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자존감도 높아졌다. 달리기는 내 인생의 새 지평을 열어줬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003년 한국체대 레저스포츠학과(야간)에 입학했다. “내가 하는 일을 위해선 경영학과에 가야했지만 스포츠 쪽이 끌렸다. 대학 다니면서 유도 및 특공무술 유단자가 됐다. 2007년 동국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등록해 수료했다. 운동과 스포츠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강 씨는 지금까지 각종 마라톤대회 200회를 완주했다. 도쿄(2008년), 보스턴(2012년), 베를린(2016년), 시카고(2018년)를 이미 뛰었고 올 11월 뉴욕마라톤과 내년 4월 런던마라톤을 참가하면 ‘세계 6대 마라톤’을 모두 완주하게 된다. 그는 10km와 하프코스, 풀코스에서 상위권(6위 이내)에 수 십 차례 입상했다. 하지만 기록과 순위를 위해서 달리진 않는다. “내 운동철학이 대회 때는 최대 전력의 70~80%만으로 달리자다.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너무 힘들게 뛰면 행복이 반감된다. 즐겁게 달리기는 게 최고의 목표다. 이렇게 즐겁게 달리다보면 가끔 순위권에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순위권에 들 때는 강자들이 없을 때다.” 강 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마라톤대회에 출전했다 엉겁결에 여자부 6위를 했다. “즐겁게 완주하고 돌아와 대회홈페이지에서 기록증을 출력하려고 하는데 내가 여자부 6위로 돼 있었다. 알고 보니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상금을 많이 주는 대회가 있었는데 잘 뛰는 선수들이 그쪽으로 다 몰린 것이다. 6위 상금으로 1000달러를 받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 돈으로 아는 지인들과 파티도 하고 즐겁게 썼다.” 강 씨가 이렇게 운동에 빠져 사는 배경엔 부모님의 조기사망과도 연관이 있다. “아버지는 내가 20세 때, 어머니는 28세 때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 때 알았다. 우리 모두 미래를 보면서 살지만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 때부터 오늘에 집중하기로 했다. 운동도 많이 하고 여행도 다니고. 이렇게 다니다 보니 오히려 미래가 단단해졌다. 경험이 많아졌다. 각종 자격증도 따게 됐다.” 강 씨는 벨리댄스와 프리다이빙,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했다.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달림이들을 지도하는 코치로도 활약하고 있다. 강 씨는 각종 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여행 땐 꼭 스포츠대회 출전이나 스포츠 활동을 포함시키고 있다. “솔직히 안 해본 운동이 없다. 겨울엔 스키와 스노보드, 여름엔 서핑과 프리다이빙을 한다. 언젠가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저렴하게 딸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땄는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바다 속에 들어가면 완전 딴 세상이 펼쳐진다. 너무 아름답다. 요즘도 1년에 한 두 번은 프리다이빙 하러 필리핀 세부에 간다. 하와이, 괌, 사이판, 몰디브도 간다. 내가 가는 여행엔 언제나 스포츠 활동이 들어있다.” 강 씨는 조만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2017년부터 달리고 사이클도 타는 듀애슬론을 시작했다. 최근에 수영도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 수영이 부족해 철인3종 대회에 나가지 못하지만 조만간 꼭 ‘철인’이 되고 말 것이다.” 사이클을 타기 시작하면서는 집에서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경우도 많다. 대중교통으로 가나 자전거로 가나 시간이 비슷하게 걸린다. 확 터진 한강변을 달리면 기분도 좋다. 물론 운동도 된다. 최근엔 제주도 230km 일주도 하고 왔다. 강 씨는 평일엔 각종 동호회와 함께 훈련하고 주말엔 대회에 출전한다. “내가 가입한 동회는 마라톤과 트레일러닝, 철인3종 3개다. 평일 2,3일은 이 동회에 나가 운동한다. 또 내가 운동을 좋아하니 여기저기서 ‘오늘 남산 달리자’ ‘오늘 한강 어때?’ ‘오늘은 사이클?’ 등 여기저기서 제안이 온다. 그럴 땐 맘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 운동하기도 한다.” 강 씨의 다음 목표는 칠레 아타카마사막마라톤. 사막은 딱 한 번만 달리려고 했는데 고비를 다녀온 뒤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도전이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내년을 목표로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고비사막마라톤 최고령 참가자가 71세였다. 나도 70~80세가 되서도 건강하게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강 씨는 고비사막마라톤을 함께 했던 유지성 대표, 오세진 작가와 아카타마를 갈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도 도전하고 싶어졌다. UTMB는 트레일러닝 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170km(UTMB), 101km(CCC), 119km(TDS), 290km(PTL), 55km(OCC) 등 5개 종목이 열린다. UTMB에 따려면 각종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해 점수를 따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못 이루는 것은 없다. 하나하나 즐겁게 하다보면 된다. 사막 그랜드슬램, UTMB, 그 다음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다. 작은 것이지만 평생 이렇게 도전하고 이루며 살고 싶다. 물론 목표 달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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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점 올리려고 도전해본 마라톤… 20년 달리니 ‘사막 250km’ 거뜬”

    강윤영 씨(40)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몽골 고비사막에서 열린 250km 마라톤을 6박 7일에 걸쳐 완주하고 왔다. 대학 시절 마라톤을 완주하면 가산점을 준다는 교수의 제안에 달리기를 시작해 지금은 연간 40여 회의 각종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는 ‘철녀’가 됐다. “1999년 5km를 처음 달렸어요. 당시에는 운동을 한 번도 안 한 상태였죠. 마라톤을 전혀 모르고 전력질주하다 출발 2km만에 지쳐 결국 걸어서 완주했죠. 그런데 나이 지긋한 분이 1등을 했더라고요.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때부터 제대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뒤에는 각종 사내 동호회 활동을 하며 달렸다. 마라톤과 등산, 댄스 등의 동호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것은 증권금융계에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2003년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안 되던 게 됐다. 2004년 한국체대 레저스포츠학과(야간)에 재입학했다. 하는 일을 위해선 경영학과에 가야 했지만 스포츠 쪽이 끌렸다. 대학에 다니며 유도 및 특공무술 유단자가 됐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는 동국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등록했다.” 5km→10km→21.0975km→42.195km. 처음엔 도저히 엄두도 못 냈는데 막상 해보니 완주가 됐다. 몸도 강해지고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은 3시간38분, 하프는 1시간34분이다. “도전해서 다 성공하니 너무 재밌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주말에 비는 날이 있으면 어떤 대회에 참가할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자존감도 높아졌다. 달리기는 내 인생에 있어 새 지평을 열어줬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벨리댄스와 스쿠버다이빙,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달림이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강 씨는 지금까지 각종 마라톤 대회에 나가 200차례나 완주했다. 10km, 하프코스, 풀코스에서 상위권(6위 이내)에 수십 번 입상했다. 도쿄(2008년), 보스턴(2012년), 베를린(2016년), 시카고(2018년) 마라톤은 이미 뛰었고, 올 11월 뉴욕 마라톤과 내년 4월 런던 마라톤에 참가하면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하게 된다. 강 씨는 주말마다 대회에 출전하지만 기록과 순위를 위해서 달리진 않는다. “내 운동철학이 ‘대회 때는 최대치의 70∼80%만으로 달리자’다.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너무 힘들게 뛰면 행복이 반감된다. 난 즐겁게 달기는 게 최고의 목표다.” 이런 이유로 강 씨는 평소 울트라마라톤 등 긴 거리를 달리지는 않았다.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사막은 꼭 한 번 달리고 싶은 로망이었다.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마다 안 가보면 그 참맛을 모른다고 했다. “고비사막 마라톤이 사막 마라톤의 입문 대회다. 다른 대회보다 덜 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막 250km를 달릴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완주했다. 20년 넘게 달려서인지 몸이 달리기에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사막과 산, 개울을 건넜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다른 참가자들은 다 잡힌 발바닥 물집이 난 거의 잡히지 않았다.” 강 씨의 눈은 벌써 9월 29일 시작되는 칠레 아타카마사막 마라톤으로 향하고 있다. 사막은 딱 한 번만 달리려고 했는데 고비를 다녀온 뒤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고비사막 마라톤 최고령 참가자가 71세였다. 나도 70∼80세가 돼서도 건강하게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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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마니아들이 많이 쓰는 ‘테이핑’…붙이면 정말 효과 있을까?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국내 ‘사막마라톤의 선구자’ 유지성 유지성 OSK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48)는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6박7일간 250km를 달리는 고비사막마라톤을 5년 만에 완주하며 테이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5년 전엔 테이핑을 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해 중간에 관절과 근육 통증으로 완주를 못할 정도였다. 간신히 참고 완주는 했지만 고통스러웠다. 이번엔 테이핑 1급 자격증을 획득하고 제대로 테이핑 했더니 너무 즐겁게 레이스를 마쳤다”고 했다. 엘리트 및 마스터스 마라톤대회, 축구, 농구 등 각종 스포츠 대회 때마다 볼 수 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무릎은 물론 허벅지, 장딴지, 발목, 그리고 팔에까지 테이핑을 한 참가자 및 선수들이다. “뭘 저렇게 붙이고 다닐까?” “저런다고 달라질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효율적인 운동수행과 부상 예방에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 즐겁고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습관화된 운동도 중요하지만 각종 보조기구도 잘 사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요즘 근육에 테이핑해서 관절을 잡아주는 테이프 등 다양한 운동보조기구가 발달했다. 잘 활용하면 기록 단축 등 운동 능력을 돕고 부상도 방지한다”고 말했다. 엘리트 및 마스터스 스포츠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게 테이핑이다. 근육에 붙여서 관절을 잡아주는 역할로 신체활동을 보조해주는 테이핑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게 스포츠 테이핑이다. 접착성과 신축성 있는 테이프를 관절이나 근육에 부착해 관절 및 근 부상을 예방한다. 테이핑을 하면 근육이 한계 이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것을 막아준다. 관절이 좋지 않는 사람들에겐 근육 위에서 다시 한번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통증 및 부상을 막아준다. 다양한 브랜드의 테이프가 나와 있는데 최근엔 강한 탄성으로 운동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됐다. 유지성 대표는 최근 개발된 곤텍스(Gontex)를 잘 활용해 250km의 사막을 즐겁게 완주했다. 그는 “달리면서 무릎과 다리, 고관절, 장경인대 등에 통증을 느끼는 참가자들에게 테이핑 해줘서 다 완주시켰다”고 말했다. 키네시오 테이핑도 있다. 근육에 붙이면 근 통증 막아주는 효과를 낸다. 일본에서 개발된 것인데 피부에 붙이면 피부를 들어올려 혈관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그럼 피부 아래 고여 있던 조직액이나 내출액 등이 빨리 배출되고 혈액이나 림프액의 흐름이 원활하게 돼 통증이 완화된다. 근육이 뭉칠 때 붙이면 통증이 완화된다. 동전 파스와 같은 효과를 본다. 최근엔 속칭 ‘입는 테이핑’도 나왔다. 테이핑은 뜯었다 붙였다 해야 하지만 입는 테이핑은 토시처럼 착용을 해 근육을 압박한다. 일명 종아리 밴드로 불리는 바이오튜브는 축구와 배구, 배드민턴 등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 스타킹처럼 전부를 압박하는 게 아니라 스포츠과학적 원리에 따라 근육만을 압박한다. 바이오튜브보다 더 세밀한 제품도 있다. 에너스킨으로 하체는 물론 팔, 팔목 등 신체 일부분 물론 상체, 하체 등 신체 전체를 감싸는 제품도 나와 있다. 김용권 교수는 “운동을 쉬지 않고 즐기려면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테이핑을 포함해 입는 테이핑 등을 잘 활용하면 운동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부상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테이핑은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 된 테이핑 방법으로 해야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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