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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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6-02-24~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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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한바퀴도 안 달렸던 ‘동네 아줌마’에서…사막마라톤 완주한 임희선 씨[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막이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모래언덕과 모래바람, 오아시스가 없으면 물 한 모금 나지 않는 삭막한 오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네 한바퀴도 달리지 않았던 평범한 아줌마 임희선 씨(47)도 그중 한명이었다. 그는 2018년 10월 불현듯 모로코 사하라사막마라톤 참가신청을 하고 6개월을 준비해 2019년 4월 230km를 6박 7일 만에 완주한 뒤 또 다시 새로운 ‘오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평범한 동네 아줌마가 사하라사막마라톤에 출전한다고 하자 졸지에 ‘미친년’이 됐다. 제대로 된 운동 한번 해본 적이 없고 깡도 오기도 한 번 제대로 부려본 적이 없이 살아왔기에 친구들의 눈에 제정신으로 보였을 리 없긴 했다. 한 친구는 ‘네 삶의 터닝 포인트니 뭐니 하면서 새로 태어나고 싶은, 뭐 그런 기분이면 차라리 성형외과로 가라’고 했다. 하지만 한번 끓어 오른 내 가슴은 식지 않았다. 그래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삶을 뜨겁게 살아낼 수 있겠어. 이왕지사 미친년 소리를 들을 바에야 제대로 미친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직장도 그만두고 훈련에 매진했고, 주위의 반대를 뿌리치고 사하라로 떠났다.”그에게 사막은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지만 동경의 대상이었다. “6, 7살 때쯤이었나. 엄마는 늘 ‘난 사막에 갖다 놔도 살 사람’이라고 했다. 그 때마다 대체 사막은 어떤 곳이기에 저런 소리를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부르는 노래 ‘페르시아 왕자’ 속 사막도 있었다. 그곳에는 별을 보고 점을 치는 페르시아 왕자가 살았고 가슴에다 불을 놓고 재를 뿌리는 마법사 아라비아 공주도 살았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초등학교 들어가서 책에서 본 사막은 모래언덕이 멋있게 펼쳐져 있었다.”임 씨는 2014년 한 TV 다큐멘터리에 모델이자 탤런트인 이언정 씨가 사하라사막마라톤 출전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가보 싶다’는 생각을 했다.“솔직히 그동안 나를 억눌러왔던 모든 것을 떨쳐낼 곳을 찾고 있었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떠나보내며 인연을 맺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떠나면 어떡하지?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 울분 등 모든 것을 떨쳐내고 맘껏 울 장소를 찾았다. 그곳이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사막이었다. 뛰고 걷고 하면서 극한에 도전하면 나를 억눌렀던 모든 것을 발산할 수 있지 않을까?”대학 때부터 산악부에 들어가 산을 탔고 평소 등산을 즐겨했기에 기본 체력은 있었다. 그래도 사막은 다를 것 같아 이미 갔다 온 ‘선배’님들에게 물어물어 차근차근 준비했다.“헬스클럽에 등록했고 인천 송도 집 근처 공원에서 걸었다. 선천적으로 달리기에 맞지 않는 심장이란 의사의 말에 뛰기 보다는 걸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대회 직전에는 10km 배낭을 메고 30km를 5시간 정도에 걸을 수 있게 됐다. 사막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운동만큼 정직하게 나를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없다’를 느꼈다. 개을리 하면 바로 역효과가 나타났다.”이렇게 준비했어도 사막은 ‘지옥’이었다. 첫째 날 32.2km, 둘째 날 32.5km, 셋째 날 37.1km, 넷째 날 무박 2일 76.3km(롱데이), 마지막 날 42.2km. 여기에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6일 동안 먹을 식량과 침랑 등 13kg 배낭을 메고 달려야 한다.“모든 날이 힘들었지만 모래언덕(Big Dune)을 계속 넘어야 하는 둘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움직였다. 그런데 걷기 위해 한 발을 떼면 중심축이 되는 한 발이 모래 속으로 쑥 들어갔다. 다시 그 발을 빼내어 한 걸음 옮기면 이번엔 다른 발이 전보다 두 배는 깊게 모래 속으로 빠졌다. 움직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마치 개미귀신이 파놓은 개미지옥 안으로 온 몸이 빨려 드는 기분이랄까. 몇 시간동안의 사투 끝에 만신창이가 돼 퍼져 있었다.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정신이 몽롱했다. 그 때 외국 참가자들이 ‘너 괜찮니’라고 했을 때 정신이 돌아왔다. 그들이 물을 건네며 의료차를 불러준다고 했다. 그럼 포기다. 손을 저으며 안 된다고 했다. 대한민국 아줌마가 누구 인가. 그 옛날 자식들 업고 걸리고 식구들 먹여 살려보겠다고 집 채 만한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이산 저산을 넘었다. 나도 대한민국 아줌마다. ‘고3’ 아이도 있다.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100m~300m 심지어 400m가 넘는 끝없는 모래언덕의 파도를 헤쳐 나갔다. 두 번째 체크포인트 메디컬센터에서 쓰러졌다. 의사들이 포기하라고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제한시간 11시간보다 1시간50분 빨리 둘째 날 레이스를 마쳤다.”밤에도 달려야 하는 롱데이의 칠흑 같은 밤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사막의 밤은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간에 머리에 쓴 랜턴이 고장 나기도 했다. 방향 감각을 잃으면 사막의 ‘고아’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온 박세훈 청년과 일본에서 온 ‘레나’란 여자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롱데이를 마쳤다.”사막에선 모두가 도움을 준다. 임 씨는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 온 참가자들의 도움을 받았다.“롱데이 때 체크포인트를 떠나 1시간을 걸었을까. 날이 밝아 선글라스를 찾아보니 없었다. 선글라스가 없다면 햇빛이 너무 강렬해 마지막 날 레이스를 할 수 없다는 뜻. 다시 돌아가 찾아야 했다. 온 길을 돌아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그래도 완주를 위해선 돌아가야 했다. 그 때 묘수가 생각났다. 돌아가며 오는 사람들에게 ‘너 선글라스 2개면 하나면 빌려줘’라고 했다. 여러 사람이 지나고 독일에서 온 ‘사비나’란 여자가 선글라스를 빌려줬다. 완주하고 돌려달라고. 사막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렇게 완주했다.”임 씨는 철저한 준비로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10명중 7,8명은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난 국내 사막마라톤 경험자들로부터 정보를 얻어 물집이 잡히지 않았다. 하루에 물을 3병을 주는데 한 병은 완주한 뒤 발을 씻는 데 썼다.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잘 닦아 주고 바셀린로션을 바르고 잘 말린 뒤 양말을 신고 잤다. 또 출발하기 전 다시 바셀린로션을 바르고 질 좋은 발가락 양말을 신고 그 위에 다시 등산 양을 겹쳐 신은 뒤 사막전용 신발을 신었다. 그래도 발바닥 전체에 물집이 잡혀 칼로 찌르는 듯한 아픔을 참고 완주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의지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임 씨가 사하라사막마라톤을 완주하고 오자 국내 사막마라톤 전문가들도 놀랐단다. “사막마라톤을 많이 다니고 울트라마라톤도 뛰는 이무웅 선배님(현재 만 77세)이 장하다고 했다. 솔직히 이 선배님은 내가 완주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 완주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단다.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을 하던 ‘고수들’도 완주하기 힘든 극한의 레이스 인데 평범한 아줌마가 완주하면 급이 낮아질 것 같다며. 하지만 그렇기에 더 장하다고 박수를 보냈다.”임 씨는 말했다. “사실 사하라사막마라톤은 누구나 신청하면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나 완주할 수 있는 대회는 아니다. 실제로 포기 하는 사람이 많다. 난 완주했다는 그 자체로 너무 행복했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동안 나를 억눌렀던 모든 것을 다 떨쳐버리고 왔다. 이젠 어떤 일도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임 씨는 사하라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다녀오면서 사막마라톤을 갔다 온 사람들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사막에 가는 분들은 두 부류다. 마라톤의 연장선상에서 극한의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남편과 사별했거나 자식이 자살했거나 가슴에 상처를 입은 분들이 찾는다. 사막이란 공간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다.”그는 사막마라톤에 가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오해가 있다고 했다. “사막마라톤에 가려면 경비가 만만치 않다. 내 경우 장비 구입까지 700만 원 정도 들었다. 이렇다보니 일부에서 ‘사막마라톤엔 돈 많은 사람들이 놀러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한푼 두푼 모아서 간다. 한 분은 옥탑방 보증금을 빼서 다녀오기도 했다. 다양한 사연과 의지가 그들을 사막으로 가게 한다.”임 씨는 사하라사막마라톤 완주기를 ‘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라는 책으로 엮었다. 그리고 최근 네팔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등반 계획을 세웠다. 당초 4월에 갈 예정이었는데 최근 눈사태로 한국 사람들이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가족 반대로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을에 다시 떠날 계획이다. 사하라사막에도 다시 갈 것이다. “사하라에 가기 전 사막마라톤을 경험한 선배들이 ‘가면 다시 가고 싶은 곳’라고 했다. 둘째 날 빅 듄을 넘으면서 ‘이런 거짓말을 하다니’하며 욕을 했다. 그런데 한국에 오자마자 다시 가고 싶은 게 사실이다. 다시 가면 사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번엔 완주에 급급해 사막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빅 듄 뒤로 지는 석양은 죽기 전에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이다. 너무 아름답다. 사막의 밤하늘도 장관이다. 별들이 바로 내 손끝에 잡히는 듯 크고 밝다.” 임 씨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안나푸르나 등 가보기 힘든 곳을 찾을 계획이다. 그런 곳을 찾아가는 재미가 너무 좋단다. 그러려면 몸을 단련해야 한다. 사하라사막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다녀온 뒤 강철체력이 됐단다. 요즘도 매일 등산을 하거나 공원을 걷는다. 잘 준비하고 완주하고…. 그렇게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임 씨는 “이렇게 살려는 나를 ‘겁도 없다’며 가족이 걱정하는데 한 번 사는 인생 해볼 것 다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사막을 한번 뛰어봤다고 해서 내 삶이 확 달라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내 마음속에 들어온 사막이 계속해서 내 가슴을 뛰게 할 것이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며 내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선명하게 떠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앞으로의 삶에서 지금껏 넘어온 빅 듄보다 더 큰 빅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의 ‘나’라면 오르고 기고 미끄러지고 넘어지고를 반복하면서 어떻게든 빅 듄을 넘어설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사막에서 배운 빅 듄을 넘는 법이니까.’(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 에서)사람이 100세를 살기 위해선 돈 벌고 밥 먹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그 긴 시간을 즐겁게 효율적으로 사느냐도 중요하다. 사막을 가고 히말라야를 가고, 그곳을 가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사람들. 임희선 씨 같은 사람이 행복하고 현명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줄기차게 무언가를 향해 노력하는 게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사는 방법일 수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나라가 혼란스럽다. 이럴 때 일수록 일상의 삶을 유지하며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운동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자신만의 심장 박동에 집중해 번잡스러운 현 상황(코로나19 공포증)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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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염병과의 싸움, 면역력이 중요한 이유…“운동 힘들면 이거라도”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최근 운동은 ‘만병통치약’으로 불릴 정도로 건강관리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운동은 의학(Exercise is Medical)’이라고 선언했다.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전 세계가 혼란스럽다. 코로나19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잘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 면역력을 키운다면 코로나19는 물론 또 다른 전염병에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하는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평소 면역력을 키우는 노력도 중요하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려면 갑자기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면역력도 평상시 키워야 한다. 그 중심에 운동이 있다. 운동이 왜 면역력을 키워주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본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이 상승한다. 인간의 체온은 섭씨 36.5도 안팎. 38도를 넘으면 항상성이 깨져 우리 몸에선 다양한 반응이 일어난다. 운동도 스트레스다. 우리가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을 발생한다. 또 체내 에너지원인 ATP(글루코겐)를 태워 쓰면서 젖산이 생성돼 체내 pH 농도를 떨어뜨린다. 산성화 되는 것이다. 열과 산성화는 우리 근육내 단백질을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s·HSP)이 합성된다. 몸의 정상세포가 열 스트레스를 받아 그 구조가 변형되면 이를 지키기 위해 세포안에서 스스로 HSP를 발현 시킨다. HSP가 합성되면 계속 이어지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몸의 세포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HSP 발현은 1960년대 처음 발견돼 항암 치료 등에서 계속 연구되고 있다. HSP는 열 뿐만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저산소증, 감염, 염증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발현한다. 다음은 조준용 한국체대 생활체육대학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스포츠영양학·운동생화학)의 설명이다. “우리 체내 단백질은 1, 2, 3, 4차 구조로 형성돼 있다. 운동과 관련된 단백질은 3차 구조다. 다양한 이유로 단백질은 접혀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운동을 해서 체온이 올라가고 pH가 떨어져 체내가 산성화되면 단백질 3차 구조가 공격당해 결합력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구조가 끊어져 생리적 기능이 깨지게 된다. HSP가 이렇게 구조가 깨진 단백질이 제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HSP를 분자 샤페론(Molecular Chaperon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샤페론(Chaperone)은 과거 사교 행사 때 젊은 미혼 여성을 보살펴 주던 나이든 여인을 일컫는다. 생리학에선 다른 단백질의 접힘(Folding)과 펴짐(Unfolding), 혹은 여러 단백질이 결합된 거대 단백질의 합체 및 해체를 돕는 단백질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다른 단백질을 돕는 단백질이다. 조준용 교수는 “체내 단백질은 섭씨 40도만 돼도 변성이 생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할 경우 근육의 온도가 42도까지 올라간다. 그래도 우리 몸이 버티는 이유는 HSP가 단백질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HSP는 피로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해 체력 회복을 돕기도 하며 뇌 호르몬으로 통증완화 물질인 엔돌핀이 나오도록 촉진시키기도 한다. 또한 NK(면역)세포라고 하는 림프구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항종양 기능을 갖는 체네 인터페론의 합성량을 증가시킨다. 체내 면역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체온 1도를 높이면 면역력이 5배는 높아진다고 한다. 조준용 교수는 “면역력을 키운다는 의미는 저항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에 염증이 생긴다는 것도 단백질 구조가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HSP가 단백질 구조를 안정화시키기를 반복하면 저항력이 증가한다. 체내 단백질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열과 pH다. 운동으로 체온을 올리고 체내 pH를 떨어뜨리면 바로 HSP가 합성돼 항성성을 유지하려는 활동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운동이 HSP을 발현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 운동을 해야 HSP가 발현할까? 다양한 연구 결과 보통 체온이 섭씨 38. 5도 쯤에서 HSP가 가장 활발하게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준용 교수는 “동물 실험으로 보면 지근(遲筋)보다 속근(速筋)을 많이 활용할 때 HSP 발현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속근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은 천천히 오래가 아니라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을 의미 한다”고 말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과 피부에서 75%, 장기에서 22% 등의 열이 발생한다. 여기서 심부온도(심장 방광 등 체내 깊숙한 장기의 온도)가 중요한데 VO2 Max(최대산소섭쉬량)의 50%로 운동할 경우 섭씨 37.3도, 75%로 할 경우 38.5도까지 올라간다. 이는 운동을 힘들다는 정도로 해야 HSP가 잘 발현한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량이 100이라면 70~84 정도는 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육에서 많은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근육을 키워서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게 HSP 발현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조준용 교수는 “강도 높은 운동에서 HSP의 발현이 가장 높지만 적당한 운동에도 발현하며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세포내 소포체기능이 향상되고 HSP 단백질 기능도 향상 된다. 꾸준한 운동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지구성운동(유산소운동)과 저항성운동(웨이트트레이닝) 모두에서 HSP가 발현한다. 특히 습도가 높고 더운 날씨에 운동하면 HSP가 더 잘 발현된다.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과 관련해 2017년 영국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러프버러대학교의 스티브 퍼크너(Steve Faulkner) 교수가 1시간 동안 섭씨 40도 물에서 목욕을 하는 것만으로도 약 140Cal을 소모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30분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이다. 실험 참가자 14명이 1시간 동안 목욕만 하거나 목욕하면서 사이클링 동작을 했다. 사이클링까지 한 그룹은 칼로리 소모가 630Cal로 나타났다. 칼로리를 많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체내에서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있다는 의미다. 더운 날씨에 운동하면 HSP가 더 잘 발현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목욕만 한 그룹. 퍼크너 교수는 목욕 같은 수동적 체온상승(passive heating·이하 반신욕으로 통일) 때도 운동과 똑같은 효과가 있는 것을 이 연구로 증명했다. 반신욕에서도 HSP이 발현한다. 다양한 연구 결과 반신욕은 혈액순환 개선, 우울증 감소, 근육 이완,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때 대부분 목욕탕엔 ‘10분 반신욕, 만병통치약’이란 문구가 붙어 있었다. 반신욕이 운동효과는 물론 면역력까지 높여주기 때문이다. 송준섭 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강남제이에스병원장)는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이유가 몸속에서 엔돌핀 같은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HSP가 합성돼 면역기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동적이지만 운동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반신욕도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신욕은 각종 관절 통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포크너 교수도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좋지만 반신욕은 신체활동이 어려워 운동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건강 유지법”이라고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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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자일리톨껌’ 작년 1100억원어치 팔려

    롯데자일리톨껌은 우리나라 전체 껌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약 11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출시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1000억 원 이상 팔렸다. 인기 비결은 치아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신뢰이다. 롯데자일리톨껌 감미료 중에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일리톨이 절반 넘게 함유돼 있다. 롯데자일리톨껌에는 치아 재강화 효능이 있는 후노란(해조 추출물)과 CPP(카제인 포스포 펩타이드·우유 단백질에서 분해), 인산칼슘 등도 들어 있다. 롯데제과는 치아건강이 100세 시대 건강관리에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품질 제고에 노력을 계속해 왔다. 특히 2019년에 선보인 ‘자일리톨 프로텍트’와 ‘자일리톨 화이트’에는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강화했다. 자일리톨 프로텍트는 프로폴리스 과립이, ‘자일리톨 화이트’에는 화이트젠이 함유돼 있다. 자일리톨껌을 내세워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하는 ‘닥터자일리톨버스가 간다’가 대표적이다. 전문 치과의료단체가 이동식 치과진료버스를 타고 매달 1회씩 의료 소외지역을 찾아가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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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하는데 왜 살 안 빠지지”…효과적인 다이어트 운동법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지지?” 최근 한 지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운동으로 살을 효과적으로 빼는 방법에 대해 다시 정리해본다. ●운동 부하(負荷)를 높여야 한다는 뜻 매일 운동을 하는데도 체중에 변화가 없다면 운동 부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체지방이 없고 근육이 대부분인 사람은 체중 변화가 거의 없다. 살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 해당한다. 우리 몸은 적응력이 뛰어나다. 걷기를 예로 들어보자. 평소 출근하듯 걸으면 살이 빠지거나 건강 증진에는 도움이 안 된다.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걸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일 5km를 똑같은 속도로 달릴 경우에도 어느 순간부터는 살이 빠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정도 운동에 몸이 적응해 몸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적절량 이상의 자극(운동)을 받아야 생리학적으로 반응한다. 운동생리학적에 과부하의 원리가 있다. 체력을 키우거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평소 하던 것보다 더 많은 부하로(강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웨이트트레이닝에서 벤치프레스를 예로 들면 매번 40kg으로 12회 씩 3회를 할 경우 어느 순간부터는 근력이 유지는 되지만 더 향상되진 않는다. 이 땐 무게를 올리거나, 15회씩 3회, 혹은 12회씩 5회 등으로 운동량을 늘려줘야 한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평소 5km를 뛰었다면 나중엔 6km, 7km, 10km 등으로 계속 거리를 늘리거나 페이스를 빠르게 올려야 몸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운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와 같이 초기에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다가 점차적으로 중요한 내용들을 공부하듯 집중도를 높여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쉴 때도 에너지 소비 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시 소비 칼로리, 운동후초과산소섭취(EPOC)이다. 기초대사량은 숨만 쉬고 있어도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다. 근육량이 많아야 기초대사량이 높다. 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다이어트에서 근육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운동시 소비 칼로리가 가장 중요하다. 연료(에너지)교차점(crossover)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고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시스템에서 탄수화물을 태우는 무산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 칼로리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근육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서 써야 하기 때문에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근육속 탄수화물은 얼마 되지 않아 지방으로 저장한 탄수화물을 다시 불러내 태우게 된다. 과거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저 강도로 오래 운동을 해야 했지만 최근 연구 조사 결과는 일정 강도 이상으로 단 시간 운동해도 운동효과 및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나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 뛰는 것보다 빠르게 뛰고 조깅하는, 즉 인터벌트레이닝(IT·Interval Training), 특히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HIIT·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이 더 효과적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운동후초과산소섭취(EPOC) 현상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산소부채’로도 불린다. 운동을 마친 뒤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고강도 운동 후 우리 몸에선 크레아틴 인산 재생성, 젖산(피로물질)의 대사, 체온·심박수·환기량(호흡)·호르몬 회복 등에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런 회복에 최장 48시간까지 이뤄지면서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만들어준다. 이 때 쓰이는 에너지가 얼마 되지 않다는 연구 조사도 있지만 EPOC은 다이어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했는데 왜 살이 안 빠지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한 뒤엔 땀 배출로 인한 체중변화가 있지만 실제 체중변화는 하루 이틀 뒤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정기간 동안 운동을 반복하면 우리 몸은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고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 운동법은? 다이어트의 제1원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많이 먹으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고 안 먹고 운동하면 몸이 망가진다. 과도 비만인 사람은 식이요법을 반듯이 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 운동을 많이 할 수 없는데 많이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운동에 의한 칼로리 소비보다 케이크 한 접시의 열량이 더 많을 수 있다. 경도 비만인 경우에는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살을 뺄 수 있다. 살을 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앞에서 얘기한 인터벌트레이닝(IT), 그것도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HIIT)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훈련은 2가지로 나뉜다. 레피티션트레이닝(Repetition Training·RT)과 IT. RT와 IT는 모두 반복 운동을 하는 점에서는 같다. 차이라면 특정 운동, 예를 들어 100m 질주를 한 뒤 회복 방법(이하 휴식)이 다르다. RT는 완전한 휴식을 한 뒤 다시 달리는 훈련법이고 IT는 불안전 휴식(조깅)을 하고 다시 달린다. RT는 스피드를 키우는 훈련으로 육상 단거리 선수들에게 유용하다. 완전 휴식을 하기 때문에 각 회당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매번 전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다. IT는 중장거리 선수들에게 효과적이다. 100m를 달린 뒤 돌아오며 조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달릴 때도 숨이 가뿐 상태다.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는 이유는 심폐 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RT로 훈련하는 종목은 육상 단거리 선수만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종목은 다 모든 훈련을 완전 휴식하며 해야 한다. 물론 단거리 선수 및 힘을 쓰는 선수들도 근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IT를 하기도 한다. 그럼 왜 IT가 다이어트에 좋은 것일까? 앞에서 설명했듯 에너지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2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인 것이다. IT와 비슷한 개념의 서키트트레이닝(Circuit Training·CT)이라는 것도 있다. IT는 특정 동작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CT는 복합운동(저항운동과 저항운동 사이에 유산소운동을 삽입) 형태로 IT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항운동은 웨이트트레이닝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다. 복합운동은 저항운동의 효과와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IT 훈련 ① 30m IT, 50m IT, 70m IT. 30m나 50m, 70m 정도를 개인 최대 속력의 70~80%이상으로 로 달린 뒤 천천히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 힘이 들면 5회, 7회 등으로 세트를 줄여도 된다. 횟수는 자신에게 맞게 조정하면 된다. 다만 숨이 가쁠 정도로 강하게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엘리트 육상 선수들의 경우 100m~1000m까지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 거리를 소화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엘리트 선수들은 최대 속력의 90% 이상으로 한다. ② 계단 IT. 좀 긴 계단을 이용해 뛰어 올라가고 천천히 조깅이나 걸어서 내려오는 것을 반복한다. 역시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 ③고정식 자전거 IT. 달리기와 비슷하게 하면 된다. 1~2분 최대 속력의 70% 이상으로 페달을 밟은 뒤 천천히 1~2분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이때 빨리 달릴 때는 저항을 높여주는 게 좋다. 10회 1세트로 3회 이상 하면 좋다. ④자전거 IT.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질주할 때도 IT를 할 수 있다. 500m이상을 빨리 달린 뒤 천천히 달리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⑤등산은 자연 속에서 하는 IT. 최소 2시간에서 최대 7,8시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 산을 오르는 등산은 최고의 다이어트 법이다. ⑥서키트트레이닝(CT) 방법. 벤치프레스 10회→제자리 무릎 올려 달리기 30초→스쿼트 10회→팔 벌려 제자리 뛰기 30회→복근운동 30회→제자리 무릎 올려 달리기 30초→암컬(Arm Curl) 양쪽 10회씩→팔 벌려 제자리 뛰기 30회. 종목 중간에 20초 정도 쉰 뒤 다음 종목을 한다. 이게 1세트로 세트를 마친 뒤 2, 3분 쉰 뒤 다시 반복하는 것을 5~10회 한다. 저항운동은 자신이 키우고 싶은 부위로 바꿔도 된다. 참고로 IT와 CT는 고혈압이 있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하면 안 된다. 또 스트레칭체조와 조깅으로 워밍업을 충분히 한 뒤 해야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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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달리기의 기쁨을 배로 늘리는 법[양종구의 100세 건강]

    필자는 마라톤 담당 기자로 누린 혜택이 많다. 세계적인 마라톤대회 대부분을 현장 취재 했다. 특히 보스턴, 뉴욕, 베를린, 런던 등 이른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는 모두 직접 봤다. 평소 마라톤을 즐기다 보니 기회가 더 주어졌다. 2004년 보스턴, 2008년 베를린, 2009년 뉴욕은 아예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보스턴 대회에선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지쳐 28km 지점에서 레이스를 포기하는 아픈 경험도 했다. 4km만 더 달리면 보스턴의 명물 ‘상심의 언덕(Heartbreak Hill)’인데 아쉽게 버스에 오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선생과 인연이 있는 보스턴의 마라톤 영웅 존 켈리(2004년 10월 작고)를 인터뷰하는 데 성공한 일로 쓰라린 속을 달래야 했다. 베를린과 뉴욕에서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다. 두 대회에선 장애인 도우미 레이서로 참가했다. 장애인 재활 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하던 푸르메재단이 ‘장애인 희망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필자를 초청해 이뤄진 일이었다. 2008년 9월 28일 독일 국회의사당 뒤 광장을 출발해 베를린 시내를 돌아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들어오는 베를린 마라톤 코스는 환상적이었다. 표고차가 크지 않고 나무가 줄지어 선 도로를 달릴 때엔 숲속을 뛰는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필자가 보조를 맞춰 주었던 김형배 씨(당시 49세)가 당시 보여준 사투에 가까운 노력이었다. 군대에서 폭풍지뢰를 밟아 왼쪽 무릎 밑이 없는 장애를 갖게 된 김 씨에게 달리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심을 요구했다. 의족에 의지해 달리던 그의 얼굴은 10km를 넘기면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충격이 계속되자 20km를 넘어설 즈음에는 의족과 맞닿은 살이 터졌고, 피가 흘러 내렸다. 그는 “죽고 싶다”를 반복하면서도 “힘들면 걸어가자”는 제안에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5시간41분05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2009년 11월 2일 열린 뉴욕 마라톤에서는 전신의 55%에 화상을 입은 이지선 씨(당시 31세)가 파트너였다. 피부가 손상되면 피부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조금만 달려도 숨이 차오른다. 예상대로 이 씨는 1km도 채 못 가 “못 달리겠다”며 걷기 시작했다. 10km를 지날 무렵 이 씨는 “못 가겠어요. 먼저 가세요”라고 했다. ‘함께 포기할까, 혼자 달릴까’를 고민하던 필자는 달리기를 선택했다. ‘언제 뉴욕을 달려 보겠나’라는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5시간여 만에 결승선에 도착한 뒤 이 씨를 초조히 기다렸다. 2시간여가 지난 뒤 갑자기 큰 환호와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씨가 7시간 22분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10km도 걸어본 적이 없는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있었지만 응원해주는 시민들을 보며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걸었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는 그를 보면서 대견한 감정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마음을 훑고 지나갔다. 마라톤은 특별한 스포츠다. 42.195km를 완주하는 일은 달리는 사람이 어떤 뜻을 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건강, 기록 단축, 자신과의 싸움 등 개인적인 의미에 머물 수도 있다. 하지만 김형배 이지선 씨처럼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기쁨과 감동은 몇 배로 커질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는 대부분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기부프로그램(Charity Program)을 가동한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말 이후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1m 1원’ 캠페인이 인기를 끌었다. 1m를 달릴 때 1원을 기부금으로 내는 형식이었다. 풀코스를 달리면 4만2195원을 내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참가자가 크게 줄었다고 해 아쉬움을 갖게 한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다. 푸르메재단의 경우 최근 러닝크루 ‘MRTK’로부터 ‘런도네이션’이란 이름으로 230여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 단체 회원 350여 명이 ‘1km=100원 저금통’을 만들어 8개월 동안 매일 모은 돈이라고 한다. 이들의 런도네이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2015년 이후 4년여 만에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할 계획을 세운 필자도 푸르메재단에 ‘1m 1원’ 형식으로 기부를 할 계획이다. 마라톤을 즐기는 독자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또 다른 달리기의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 좋은 계절 봄이 오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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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표 “축구명장들 노하우 알려줄게요”

    “제가 경험한 축구 지도자가 전 세계적으로 200명 정도 됩니다. 그중 제 마음을 사로잡은 지도자가 어떻게 선수들을 조련해 좋은 성적을 내는지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축구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영표 삭스업(Socks Up) 대표(43)는 강사로 나서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3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진행되는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2020년 스포츠리더십 최고위과정’에서 축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양말, 발크림 등 풋웨어(footwear)를 만드는 스타트업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한 이 대표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 토트넘(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밴쿠버(캐나다에 있지만 리그는 미국 MLS) 등에서 선수로 활동하며 다양한 지도자들을 경험했다. 한국인 70명, 외국인은 130명 정도다. 감독 한 명이 코치 3∼7명을 데리고 다니기 때문에 숫자가 제법 많다. 그는 “유럽, 미국, 남미, 아프리카 출신 지도자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그들의 장단점을 내가 느낀 대로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험한 지도자 중 최고는 거스 히딩크 감독(74)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 사령탑으로,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에인트호번에서 지도를 받았다. 그는 앞으로 수업에서 “명장들이 축구라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수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지도하고 전술을 활용하는지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는 박세리, 엄홍길, 박찬호 등 스포츠 스타들이 강의할 예정이다. 수강생 모집은 29일까지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확인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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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멘털 잡아야 축구가 잘되죠”

    “20대 중반에 은퇴할 수도 있었던 선수가 31세까지 프로축구 선수로 버틴 힘은 모두 스포츠 심리학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상우 인하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심리상담사(35)는 프로축구 선수 출신 심리학 박사다. 그는 2008년 프로축구 명문 FC서울에 입단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늘 자신감 부족에 고통 받았다. “전 속칭 ‘훈련용’이었어요. 훈련할 땐 잘하고 경기에만 나가면 불안에 떨어 죽을 쒔습니다.” 그때 지금은 은사로 모시는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를 만나며 변신에 성공한다. 김 교수는 2008년 당시 서울의 사령탑이었던 터키 출신 셰놀 귀네슈 감독이 영입한 팀의 심리 상담역이었다. “김 교수님이 불안을 떨치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신세계를 만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김 교수는 다른 서울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서울에는 국가대표로 활동 중이던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 김진규 등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해 조직력이 엉망이었다. 오죽하면 귀네슈 감독이 ‘마치 내가 외딴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스포츠 심리학자가 중간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귀네슈 감독의 요청으로 김 교수를 영입한 서울은 2010년 K리그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상우 상담사는 그때부터 시도 때도 없이 김 교수를 찾아 상담을 받았고, 2009년부터 선수 생활과 심리학 공부를 병행하며 심리학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2016년 은퇴한 뒤에는 공부에 매진해 지난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현재 그는 프로축구 인천 유소년팀과 ‘독립구단’ TNT 피트투게더에서 멘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그와 상담하는 선수들의 고민은 경기력 향상에서부터 불안 제거, 지도자 및 부모와의 갈등 등 다양하다. 그는 대체로 어려운 순간 가장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상담을 한다. 선수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그의 상담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잘나가던 프로축구 선수가 부상을 당한 뒤 후배 신인 선수에게 밀렸다며 찾아온 일도 있었다. “지나친 욕심에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귀한 게 문제였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설득했고 차근차근 재활해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스포츠 심리학은 마음을 컨트롤하는 학문”이라며 “앞으로 ‘스포츠계의 성공학’이 될 수 있도록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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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은 젊음 찾아주는 회춘약…가장 쉬운 근력운동 방법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최근 독자들로부터 이런 주문을 받았다.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DNA) 텔로미어(Telomere)와 근육운동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써 달라고 했다. 그동안 근력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썼지만 100세 건강에서 근육량과 근력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쓴다.●30세 이후 근력 및 근육량 서서히 감소 다양한 연구 결과 30세 이후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 우리 몸에서 근육계(Muscular System)는 신체의 40~60%를 차지하고 신체세포의 75%가 근육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신체 단백질 합성의 4분의1이 근육기관에서 일어난다. 골격근은 우리 맘대로 움직이는 수의적 운동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 몸은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근육량과 근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기관이 약해지고 결국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근육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엄청나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나이 들수록 근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 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80대에도 40, 50대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 온다. 송 실장은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도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지고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근육은 젊음을 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으로 불린다. 한마디로 근육은 젊음의 표상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노년엔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용권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관절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척추 협착 등 디스크도 근육 강화로 통증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 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강화한다. 이 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허리와 목 등을 강화하는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크스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강화로 인한 통증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근육량이 많아지면 몸의 파워가 좋아지고 탄력 있는 몸매가 된다. 특히 근육운동은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이후 날씬한 몸매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아무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 있다. 바로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활동 및 대사 작용에 꼭 필요한 열량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살이 잘 안 찌게 만든다. 특히 근육은 기초대사량의 40%를 소모하는 곳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나게 된다. 즉 근육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면 살이 안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어느 순간 2~3일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 변화에 큰 변화가 없다. 지방보다 근육이 많아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면 파워와 탄력적인 몸매, 다이어트(체중 유지), 그리고 젊음이라는 일석사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노화에 따른 텔로미어(Telomere) 길이 단축 노화와 관련돼 텔로미어 이론이 있다. 텔로미어는 유전자(DNA)의 끝에 붙어 있는 일종의 뚜껑이다. 정확한 용어는 ‘말단절(末端節)’이다. 운동화 끈을 자세히 보면 끝에 작은 플라스틱 고정물이 붙어 있다. 운동화 끈을 꿰고 묶고 푸는 것을 쉽게 해주며 닳는 것도 막아준다. 텔로미어는 운동화 끈에 붙은 플라스틱 조각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다보면 텔로미어는 점점 닳고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길면 젊은 세포, 짧으면 노화가 진행된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텔로미어의 길이는 노화의 한 상징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텔로미어의 길이는 1만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쌍(nucleotide base pairs)이고 35세엔 7500, 65세엔 4800으로 줄어든다. 개인차도 있고 삶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텔로미어 길이 감소율에 차이가 있다. 흡연.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오염에 노출, 빈약한 식사 등은 텔로미어 길이를 빨리 단축시킨다. 건강하게 살아야 텔로미어 길이 감소율이 적다. 텔로미어 길이의 감소를 막는 데는 운동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미국 브리검영대학의 래리 터커(Larry Tucker) 교수는 2017년 운동이 텔로미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터커 박사의 연구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5823명, 20~84세 성인 남녀를 무작위로 뽑아 연구한 결과 습관적으로 운동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Sedentary)에 비에 텔로미어가 길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세포 기준으로 운동한 그룹과 안한 그룹의 나이 차이가 9년이었다. 단 텔로미어의 길이 차이에서 강도 높은 운동에서는 유의미 했지만 저강도 중강도 운동에서는 길이 차이가 거의 없었다. 터커 교수는 운동이 텔로미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는 그 메커니즘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그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이르는 말)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텔로미어의 길이는 이 두 가지 팩터와 연관이 있었다. 운동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호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울트라마라토너(42.195km 풀코스 이상을 달리는)의 경우 같은 연령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 길이가 11% 더 길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울트라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16년을 젊게 산다는 의미다. 물론 운동과 텔로미어 길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강도 높은 운동이 텔로미어 길이 감소율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국 미시시피대학과 UC샌프란시스코대학 공동 연구팀은 1999~2002년 미국 국민건강영향조사에 참가한 20~84세 6503명을 중강도 운동(가벼운 걷기 등), 고강도 운동(달리기 등), 출퇴근(등하교)을 걷거나 자전거로 하기, 웨이트트레이닝 등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운동을 한 개 한사람들의 텔로미어 감소율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3%가 적었다. 2개를 한 사람은 감소율이 24%, 3개는 29%로 증가. 4가지 운동을 다 하는 사람은 무려 52%나 됐다. 수치가 높을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천천히 감소되는 것이며 노화가 늦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근력운동과 텔로미어 길이 단축 완화와는 큰 인과관계가 없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8 독일의 한 연구팀은 지구성운동,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 저항운동(웨이트트레이닝)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구성운동과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 그룹은 텔로미어 길이 감소율이 완화됐는데 저항운동 그룹에선 변화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와 독일 연구팀 연구를 종합하면 고강도 지구성운동을 할 때 텔로미어 길이의 감소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40~60세가 가장 중요 위 연구 결과를 찾아보면서 근육량 감소, 텔로미어 길이 단축이 40~60세 사이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발견했다. 노년에 건강하기 위해선 이 기간, 즉 중년부터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하는 게 좋지만 최소한 40세에 접어들면서는 운동을 생활화해야 건강한 노년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가장 쉬운 웨이트트레이닝은 자기 몸을 활용하기 꼭 바벨 등 중량을 들지 않아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기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 방법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Body Weight’ 등 이에 대한 책도 많이 나와 있다. 우리 몸은 파워 존(Power Zone)이라는 게 있다. 무릎부터 어깨까지 우리가 힘을 쓸 때 가장 힘을 많이 내는 곳이다. 이 파워 존이 튼튼한 사람이 건강하다. 파워 존만 단련시켜도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①팔 및 가슴운동=팔굽혀펴기(푸시 업) 땅에서, 발을 의자에 올리고 팔굽혀펴기, 의자에 손을 대고 하거나 무릎을 땅에 대고 팔굽혀펴기(초보자), 턱걸이, 벽에 물구나무서고 팔굽혀펴기 등. ②하체운동=앉았다 일어나기(스쿼트) 풀 스쿼트, 90도, 45도 앉았다 일어서기(스쿼트), 벽 잡고 한 발로 앉았다 일어나기. 초보자는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런지(선 자세에서 한 발을 앞으로 쭉 뻗어 굽혔다 되돌아가기 반복)※스쿼트 할 때는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엄지발가락을 직선에서 약 15도 밖으로 조정한 뒤 무릎을 굽힐 땐 무릎이 발가락쪽으로 향해야 관절에 무리가 없다. 천천히 바른 자세로 해야 효과가 높다. ③복근운동=윗몸일으키기(싯 업), V자 싯 업(누워서 발을 들어 올리며 상체도 함께 들어 올려 팔로 발을 대 V자 형태로 만들기의 반복). 초보자는 의자 끝에 앉아서 다리 펴서 들어올리기. ④등배운동=엎드려 팔과 다리 펴서 들어 슈퍼맨 자세 취하기 반복. 엎드려 발을 고정하고 가슴 들어올리기 반복. ⑤전신 운동=플랭크(팔꿈치를 땅에 대고 엎드려 버티는 동작), 이 동작은 30초~1분씩 하는 게 효과적. 적응이 되면 시간을 계속 늘리면서 시행. 일반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은 15회에서 20회를 1세트로 한 동작을 3~5세트 정도 하면 좋다. 윗몸일으키기의 경우엔 30~50회를 1세트로 하면 좋다. 하지만 무리하다 싶으면 횟수 및 세트 수는 줄이되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하면 된다. 육체미 선수가 아닌 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매일 할 필요는 없다. 주 3회 이상 하면 효과적이다. 먼저 파워 존을 키우는 게 좋다. 하체와 상체 그리고 복근을 틈나는 대로 단련하면 좋다. 그런 뒤 피트니스센터나 헬스클럽을 찾아 본격적으로 PT(Personal Training)를 받으면 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올바른 기구 활용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효과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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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넌 달릴 때 멋져” 달리면 행복한 남궁하린 씨[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달릴 수 있다는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달리면서 행복을 찾는 ‘영어 쌤’ 남궁하린 씨(32)는 2일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12km를 달렸다. 고교 영어교사인 그는 이날 2020 화이트트레일인제에 참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달렸다. 그는 “이 대회가 제 삶을 바꿨다”고 했다. “제가 알고 있는 분이 2018년 말 ‘트레일러닝 한 번 해볼래?’라고 했다. 그동안 혼자 달리고 있었는데 좋은 대회가 있으니 출전해보라는 것이었다. 그 때 제 가슴 속에 있는 뜨거운 무언가를 건드리는 느낌이랄까. 바로 지난해 1월 열린 2019화이트트레일인제 참가를 결정했다. 아무 것도 모른 상태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장비를 갖춰 참가했다.” 그동안 한번도 생각도 못했던 산을 달리니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절경 즐기면서 달린다는 게 너무 좋았다. 달리다 멈추고 ‘이 멋진 곳에 내가 있구나’라며 멍 때리기도 한다. 사진과 영상도 찍으며…. 그야 말로 힐링 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남궁 씨는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중고교시절 공부하느라 관리하지 못한 몸매를 위해서였다. 좀처럼 빠지지 않는 살을 빼기 위해 거의 매일 달렸다. “10여 년간 달리면서도 달리는 자체는 싫었다. 목적이 ‘살을 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난해 화이트트레일인제를 달린 뒤엔 달리는 목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달리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됐다.” 그는 2019화이트트레일인제를 참가한 뒤 바로 다음 달 경기국제하프마라톤대회 10km를 완주했다. “도로는 산길과 다른 매력이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달리는 등 한 달에 5~6회 10km 대회에 출전했다. 달린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아무 의미 없이 달린 지난 10여년이 정말 아쉽다.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달리는 것 자체를 좋아했었다면 그 10여년도 행복했을 텐데….” 처음엔 기록에 대한 욕심도 부렸다. “10km를 처음 달렸을 때 58분에 완주했다. 초등학교 시절 검도할 때도 그랬듯 난 승부욕이 강하다. 나보다 먼저 가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 잡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난해 5월 유관순마라톤 때 53분, 12월 손기정마라톤 때 52분을 달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과의 싸움.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달리기는 나를 찾는 시간”이라고 했다. “빨리 가는 것보다 나 자신을 잘 컨트롤해 끝까지 잘 달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천천히 달리지는 않는다. 숨이 차오를 때 참고 더 나를 채찍질하며 완주한 뒤 느끼는 성취감이 좋다. 숨이 차오를 때 천천히 달리면 편안해지지만 그 순간 더 힘을 내 극한의 상태까지 가며 완주했을 때 느끼는 기분은 나 자신과 싸워 이긴 느낌이다. 그럼 뭐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는다.” 산과 도로 뭐가 더 좋을까? “애들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라고 묻는 것과 같다. 난 둘 다 좋다. 개인적으론 트레일러닝이 좀더 인간적인 것 같다. 산에서는 등산객들하고도 서로 인사를 한다. 도로에선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진 않는다. 산에선 먼저 갈 경우에도 ‘먼저 가서 미안합니다’고 예의를 갖춘다.” 처음엔 친구들이 ‘난 달릴 때 행복해’라고 하면 믿지 않았단다.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던 모습을 보던 친구들이 내가 이젠 달릴 때 너무 좋다고 하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런데 내가 대회에 출전해 완주 한 뒤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넌 달릴 때 진짜 행복한 것 같다. 달릴 때 너무 예쁘다’고 한다.” 즐겁게 달리면서 삶도 달라졌다. “이런 얘길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달리면서 행복해하니 어느 순간 내 몸이 건강하고 멋지게 탈바꿈돼 있었다.” 한 때 배우였던 남궁 씨는 지난해부터 여자연예인야구단 ‘아리아리걸스’에서도 활약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팬이었다. 오재원 선수를 좋아하는데 팀에서도 오재원 선수 등번호인 24번을 달고 뛴다.” 그는 인터넷 스포츠아나운서로도 활약하고 있다. 향후 ‘스포츠인’으로 살고 싶단다. “달리면서 건강한 몸이 됐다. 건강하니 자신감도 생겼다. 조만간 피트니스 선수로도 등록해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듀애슬론(마라톤&사이클)에도 도전한다. 몸이 건강해지면서 에너지 넘치는 일이 좋다. 운동하면서 내 적성이 바뀌었다.” 남궁 씨는 매일 달린다. “수원 집 근처 호수공원이 있다. 아침, 저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달린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하루 2번도 달린다. 폴 댄스로 근육도 키우고 있다. 이제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려면 웨이트트레이닝도 많이 해야 한다.” 달리지만 절대 무리하진 않는다. “전 아직 하프코스도 안 달렸다. 올해 하프코스에 도전한다. 풀코스도 천천히 도전할 것이다. 즐겁게 달리는 게 목적이지 긴 거리 달리는 게 목적은 아니다.” 한편 이날 OSK 아웃도어 스포츠 코리아가 주최·주관하고 인제군, 인제군의회, 인제군 체육회가 후원하는 이 대회에는 국내외 마스터스마라토너 200여명이 참여해 자작나무숲을 즐겁게 달렸다. 트레일러닝은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산, 들, 초원지대 등을 달리는 ‘산악마라톤’이다. 인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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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만에 달리기 마니아 된 곽동근 대표[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펀 리더십(Fun Leadership)을 강연하는 곽동근 에너지프렌드 대표(46)는 참 묘한 상황에 빠져 달리기 시작했다. 다소 ‘떠밀려 하게 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2월 2일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을 12km 달리는 ‘2020 화이트트레일인제’에도 출전할 정도로 1년여 만에 달리기 애호가가 됐다. “지난해 초였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회 후배가 미팅을 하자고 했다. 자신이 112일 동안 112명을 만나 인터뷰하는 ‘112미팅’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나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조건이 재밌었다. 내가 평소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라면을 기부하는데 자신이 인터뷰 한 사람들로부터 1만 원씩을 받아 112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해야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마지막이니 만큼 특별한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했다.” 후배인 황형철 골프 레슨 프로(43)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12층 계단을 오르면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계단을 평소에 개방하지 않아서 할 수 없었다. 그러자 11.2km를 달리면서 인터뷰하는 것으로 대체했단다. “당시 그 친구는 서울 삼성동에서 20년 넘게 골프 레슨프로로 활동했는데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한 이벤트로 ‘112미팅’을 기획했다고 했다. 112전화처럼 급할 때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가 되자는, 또 1대1로 둘(2)이 대화하는 의미를 담고 지인들을 통해서 배우는 기회로 삼는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곽 대표는 2019년 2월 서너 번 훈련한 뒤 3월 서울숲에서 11.2km를 지인들과 함께 달렸다. 1시간 24분. 김 대표는 이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내가 달리겠다고 결정한 뒤부터 지인들이 도와주기 시작했고 끝까지 함께 달려줬다. 달린다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함께 달리는 게 더 좋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39·2018년 11월 10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가 코치를 자청했고 곽 대표가 운영하는 조찬 모임 ‘에너지클럽’ 회원, 그리고 오 작가와 인연이 있는 독서모임 ‘마커스나비’ 회원 등 10여명이 11.2km를 함께 달렸다. 에너지클럽은 곽 대표가 강연한 뒤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주축으로 2009년 만든 모임.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조찬을 하며 서로 교류하는 사교 모임으로 회원수가 60여명에 달한다. “함께 훈련하고 완주하며 느낀 재미가 쏠쏠 했다. 그래서 11.2km를 함께 완주한 사람들끼리 매주 1회 씩 달리기로 했다. 혼자 달리면 안 달렸을 수도 있는데 함께 달리니 너무 좋았다.” 곽 대표는 11.2km를 달린 뒤 회원들과 함께 바로 그해 11월 손기정마라톤대회에서 10km를 달리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기다리기 너무 길었다. 5월 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대회 등에서 10km를 몇 차례 완주한 뒤 손기정마라톤대회에서는 하프코스를 달렸다. 이러다보니 에너지클럽과 마커스나비가 어우러져 ‘에너지마커스’란 달리기 모임이 형성됐고 현재 회원이 40여명이 된다. 2020 화이트트레일인제에는 에너지마커스 회원 20여명이 함께 한다. 사실 곽 대표는 학창시절 비만한 몸이라 달리는 것을 싫어했다. “뚱뚱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달리기가 두려워 달릴 기회가 오면 늘 질 이유를 만들었다. ‘출발 소리를 못 들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넘어졌다.’ ….” 과체중으로 군대도 공익요원으로 마친 그는 사회생활을 하며 살이 더 쪄 2007년엔 체중이 109kg까지 늘었다. 다이어트 한약을 먹고 식사조절로 한때 28kg를 빼기도 했지만 늘 90kg 중반대 체중을 유지했다. 달리면서 달라졌다. “지금은 89kg이다. 아직 더 빼야 하지만 내 키가 181cm이니 과체중은 아니라고 본다. 달리고 적당히 먹으니 몸도 건강하고 살도 빠져 좋다.” 과체중으로 달리기 시작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학창시절부터 늘 내 최대치보다 천천히 달리다보니 10km를 달려도 힘들지 않았다. 내가 정한 페이스대로 천천히 달려서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적으로 ‘이 정도만 달리자’라는 생각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하지만 달리면서는 체중을 감량하고 하체를 더 강화하며 체력을 키우면 더 빨리 달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1996년 청소년캠프에서 캠프리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곽 대표는 2000년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후엔 기업 임직원에게 리더십을 불어 넣어주는 ‘전문 강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강연을 할 때 마라톤이나 운동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달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혹 달리기 등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라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달리려는 의지보다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히려 그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곽 대표는 ‘요즘도 달리러 나가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꼭 달려야 할 때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해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다음날 새벽 6시에 일어나 달려야 하는데 힘들 것 같으면 ‘낼 아침 달리는 모습 사진이 SNS에 올라오지 않으면 댓글을 다는 분들께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올린다. 그럼 안 달릴 수 없다.” 곽 대표는 요즘 주 2회 이상을 정기적으로 달린다. 또 특정 지역으로 강연을 갔을 경우는 그 지역 회원들과 달리기도 한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매일 달리기가 쉽지 않지만 기회만 있으면 달린다. “달리면 나를 힐링하는 느낌이다. 난 일을 중독에 빠진 것처럼 하는 스타일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달릴 땐 스마트폰도 접어두고 오로지 나 만에 집중하며 달릴 수 있다. 또 자연 속을 달리면 그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다.” 곽 대표는 서울숲, 서울 남산, 서울교대 트랙, 서울 삼성동 유수지, 집 근처인 경기 구리 한강공원 등을 달린다. 주로 회원들과 함께 달린다. 사실상 초보 마라토너인 곽 대표는 평생 달릴 생각이다. 단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달리는 게 목표다. “풀코스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주위에선 ‘달리기 시작했으니 이제 풀코스도 완주하고 사막마라톤에도 가자’고 하는데…. 그러려면 훈련도 많이 해야 한다. 솔직히 아직 여유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달리기는 멈추지 않겠다. 난 건강달리기가 좋다. 즐겁게 건강하게 달리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난 지인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평생…. 함께 하면 서로 힘이 된다.” 화이트트레일인제는 눈이 덮인 자작나무숲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이다. 자작나무가 밝은 색이라 눈이 오지 않아도 자작나무숲을 달리면 마치 눈꽃 숲을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곽 대표는 “산길을 달리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2014년 눈 덮인 태백산 25km를 걸은 적이 있다. 너무 멋있었다. 이번에도 자연과 하나 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과 사진도 찍고…. 완주와 기록이 목표가 아닌 즐겁게 동료, 자연과 어우러지는 기회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3월 22일 열리는 2020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한다. 역시 풀코스는 아니다. 풀코스를 2명이 달리는 릴레이를 신청했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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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뚜벅뚜벅…한국판 포레스트 검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약 15년 전 사업실패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심각한 공황장애가 왔다. 호흡곤란에 실신하는 것은 물론 먹는 족족 다 쏟아내야 했다. 이렇게 살다 죽는 것은 아닐까. 부산에서 사업하는 분의 도움으로 당구장 쪽방에서 생활할 때 당구장을 찾은 지인들과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까지 약 38km 거리를 몇 시간에 걸어서 갈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에 “난 4시간 안에 갈 수 있다”고 장담한 게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 직접 보여주겠다며 나섰고 무작정 걸었다. 3시간30분에 주파를 했다. 그때까지 이렇게 많이 걸어본 적이 없었지만 그냥 간절함으로 걸었다. 그러자 성취감에 더해 뭔지 모를 쾌감이 찾아왔다.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이서원 씨(60)는 이 때부터 하루 50km, 연간 1만km를 걷고 있다. “걸으면서 땀을 배출해서 인지 몸이 상쾌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오히려 에너지가 더 솟는 기분이랄까…. 먹어도 토하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걸었다.” 그는 매일 걷는다. 장거리도 자주 걷는다.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560km를 7박 8일에 걸었다. 하루 평균 약 70km. 부산에서 여수 340km를 3박4일에 완보한다. 제주도 한바퀴 240km는 3일이면 돈다. 요즘 평균 시속 8, 9km로 걷지만 한창 땐 시속 12km로 걷기도 했다. 일반인들의 경우 걷는 것과 달리는 것의 경계가 시속 7km인데 가능한 일일까. “가능하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오금을 뒤로 바짝 당기며 빠르게 교차해주면 속도가 올라간다. 경보선수들은 걸을 때 한발이 항상 땅에 닿아야 해 발을 쭉 펴고 뒤꿈치부터 닿지만 그냥 편한한 자세로 오금을 뒤로 당기며 양다리를 빠르게 교차하면 빠르게 걸을 수 있다.” 이 씨는 평소 10~20km 거리는 걸어 다닌다. 걸으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방이 완전히 빠지고 근육에 각이 생겼다. 벗어서 보여줄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 사우나를 가면 군살 하나 없어 ‘이소룡 닮았다’며 데이비드 리란 미국 이름을 붙여줬다. 오금을 끝까지 밀어주면서 빠르게 걸으면 대퇴 이두근과 사두근이 크게 발달한다. 걷기는 전신 운동이라 빨리 잘 걸으면 몸이 정말 아름다워진다.” 하지만 이 씨가 강조하는 것은 걷기를 통한 심혈관계의 건강이다. “천천히 4, 5시간 걸으면 기본 체력은 유지할 수 있지만 체력이 업그레이드되지는 않는다. 빠르게 걸어야 한다.” 그는 ‘스피드 워킹’ 전도사다. 경사도 3~5도 정도 되는 오르막을 짧은 시간에 땀을 흘리면서 걸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이 4, 5시간 걸을 수 없으니 짧고 굵게 하는 게 좋단다. “빠르게 걷기가 쉽지는 않다. 사람들은 힘들면 하기 싫어한다. 그럴 땐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 리듬에 맞춰 걸으면 도움이 된다. 빨리 걷는 것을 지속 할 때 에너지 대사가 지방을 태우는 것에서 글리코겐(탄수화물)을 태우는 임계점이 높아진다. 그럼 운동효과가 배가 된다.” 이 씨는 약 15년을 걸으며 자신만의 걷기 철학을 확립했다. “우리 몸에는 3개의 펌프가 있다. 첫 번째가 심장, 두 번째가 관절과 근육 펌프, 세 번째가 횡경막 펌프다.” 그에 따르면 이 펌프들이 혈액 순환을 돕는다고 했다.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이야 이해가 가지만 근육과 관절 펌프, 횡경막 펌프도 혈액 순환을 도울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펌프가 관절과 근육 펌프다. 관절과 근육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 빨리 걸으면 근육이 수축과 이완으로 혈액을 더 빨리 순환시킨다.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이렇게 빨리 걸어서 심폐 기능이 좋아지면 횡경막도 발달한다. 횡경막이 발달하면 수면 중 호흡할 때 더 쉽게 혈액을 펌프질 하는 역할을 한다. 맥박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씨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걸어야 하는데 빨리 걸어야 효과가 크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씨의 이런 논리는 운동생리학적 이론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마라톤 선수들이 운동성 서맥(장거리 운동을 많이 하면 1분당 맥박수가 떨어지는 현상)이 오듯 빠르게 걷기도 운동성 서맥이 온다. 이 씨는 걸으면 온갖 스트레스에 버틸 수 있고 각종 성인병은 물론 암까지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빠르게 걷기로 땀을 흘리면 니코틴, 중금속 등 우리 몸을 해롭게 하는 물질도 체외로 배출된다. 무엇보다 건강이 좋아지고 건강이 좋아지면 정신도 맑아진다. 병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매일 부산 해운대 장산을 걷는 그를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해 9월 는 제목으로 조명했다.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가 따로 없었다. 포레스트 검프는 1994년 나온 미국 영화로 지적장애인이 매일 걸으며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보여준다는 내용이다. 이 씨는 걷기로 공황장애를 극복해 건강한 삶을 살고 있고 ‘걷기 전도사’로 걷기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부산 해운대구 행복학교, 부산 연제구청, 서울시의회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스피드 워킹’을 강연하고 있다. 매년 한번씩 한번에 500~1000km를 걷는 그는 지난해 전남 목포에서 출발해 광주 전주 남원 구례 하동까지 1000km를 15일에 걸쳐 완보했다. “일부에서 ‘나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는 것 아니냐’라고 한다. 아니다. 근육운동도 하고 영양학에 따른 식사를 하며 과학적으로 걷는다. 난 걸을 때 가장 행복하다. 걸으면 건강한 몸과 정신을 얻는다. 단 바른 자세로 빨리 걸어야 한다.”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해 “전 세계 멋진 도시들을 걷는 게 앞으로의 꿈이며 그 도시 사람들에게도 걷기가 주는 효과와 바르게 걷기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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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험보다 좋은 마케팅은 없어… ‘브랜드 진정성’ 통했다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코리아가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70년대부터 스키 브랜드로 국내에 들어왔던 스파이더는 2015년 말부터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년여 만에 ‘빅3’를 바짝 추격하는 새로운 강자가 됐다. 그 중심에 이제경 글로벌브랜드그룹코리아 이사(45)가 있다. 그는 이른바 ‘진정성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돌풍의 주역이 됐다. 이 이사는 이에 대해 “스파이더라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이 직접 입거나 착용하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걸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는 2017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얼티밋 챌린지’라는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이는 체력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운동인 크로스핏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체력왕’을 가리는 것이다. 장애물(허들) 달리기를 하는 사이사이에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토스투바(Toes to bar·철봉에 매달린 채 두 발끝을 동시에 바에 닿게 하는 동작), 바터치버피(Bar touch burpee·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일어나 머리 위 바를 터치한 뒤 푸시업) 등을 한 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규정대로 동작을 하지 않으면 카운트를 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3분 마라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지난해의 경우 6월부터 두 달간 온라인 예선을 치르고 일정 기준 이상의 신청자들만 8월 파이널에 오르게 해 예선과 결선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체력 짱’ 12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보다 눈길을 끈 건 챌린지에 참가한 사람들이 작성한 인스타그램 게시물만 6000건이 넘었다는 것. 이 이사는 “직접 참가해 느낀 소감과 경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흐르면서 스파이더의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올라갔다”고 말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주짓수, 사이클, 레슬링에서도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스프린트(육상 단거리)와 장거리 달리기, 피트니스 등에서 직접 참여하는 ‘팀 스파이더’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모두 참가자들의 실력을 전문 선수 수준으로 높여주는 게 목적이다. 이 이사는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돼 있어 직접 체험한 뒤 브랜드를 평가하길 원하고 있다”며 “여기에 부합하는 게 브랜드의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반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고생했지만 스파이더를 경험한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1년 만에 매출이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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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나는 축구로 팬과 수익 다 잡을것”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프로축구 K리그2(2부) 대전 시티즌을 인수한 뒤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65)를 사장 격인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이미 한국 축구사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선수 시절 대표팀을 오가며 유럽 네덜란드 리그에서 활약했고, 국내 여러 프로축구팀을 이끌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도 두 번이나 맡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대업도 이뤘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행정가로도 일했다. 이제 그에게 경영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허 이사장이 꾸려갈 대전 하나시티즌의 모습에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부담감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룬다”는 하소연부터 했다. 한국 프로축구의 변화를 선도할 역할 모델로 만들어야 하는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이내 “신나는 축구로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명랑하고 재밌는 축구로 팬들에게 다가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3년 안에 구단이 가야 할 가시적인 방향이 나올 것이고 5년이면 구단 예산의 약 30∼50%는 벌 수 있다는 각오로 수익 개선에 나서겠다”고도 말했다. 축구단이 모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 100%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수익을 내야 하고, 승패도 중요하지만 재밌는 축구로 팬들이 사랑하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팬이 없는 구단은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사장 취임 직후 대전시와 대전월드컵경기장을 25년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다. 그는 “그동안 사실상 방치에 가까울 정도로 경기장 시설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이젠 팬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시설을 완전히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외관을 밝게 바꾸고 옥외 광고 유치도 고민하고 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유성 나들목에서 가까워 외관만 잘 꾸미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꼭 보고 지나가는 지역 명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수 및 감독, 행정가로 유럽과 일본, 미국의 축구 시장까지 두루 돌아본 허 이사장은 최근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직업체험관인 ‘키자니아’를 찾았다. 아이들이 비행사, 셰프 등 수십 가지 직업을 체험하는 곳으로, 연간 입장객이 100만 명을 넘는다. 그는 아이들 체험을 위해 부모도 따라올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주목했다. 그는 “축구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오게 하는 축구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은 한때 ‘축구 특별시’로 불렸다. 1997년 창단한 대전은 2003년 18승 11무 15패로 12개 팀 중 6위를 차지했다. 우승 경쟁을 벌인 것은 아니지만 2002년 단 1승에 머물렀던 팀이 환골탈태해 평균 관중 1만9000여 명, 주중 최다 관중 4만3700명을 기록하면서 붙은 별명이었다. 하지만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승강제가 생긴 뒤 2014년 2부로 강등됐다. 2015년 1부로 올라왔지만 이듬해 2부로 다시 떨어진 뒤 아직까지 성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결과 대전은 창단 20주년까지 사장이 19명이나 됐다. 허 이사장은 “거의 1년마다 바꾼 셈”이라며 “스포츠는 전문가가 연속성을 가지고 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희망은 있다”고 했다. 대전이 축구 특별시로 불렸다는 것은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잠재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란다. “그 열정을 되살리도록 하겠다”는 그의 표정에서 성공한 많은 경영인들의 열정이 느껴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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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속을 뚫고 사막을 달린다…오지마라토너 김경수[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1년 가을 어느 날. 집에서 뒹굴 거리며 TV를 지켜보다 한 장면에 눈이 멈췄다. 황량한 사막에서 멀리 짐승처럼 보이던 물체는 점차 사람의 형체를 갖췄다. 이들은 장딴지에 힘줄이 불끈 선 한 무리의 선수들이었다. 그들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사막과 오지를 6400km 넘게 달린 김경수 서울 강북구청 마을협치과 과장(57)의 도전은 이 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저게 뭐지? 가슴에 한 줄기 바람이 불어 들었다. 굳게 잠긴 빗장이 ‘삐걱’하고 풀린 느낌이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그 두근거림은 격한 압박으로 변했다. 사막의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그 기분은 가을이 다 지나갈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겨울이 오자 가슴앓이는 막연한 꿈으로 그려졌다. 그래, 저길 가는 거야, 사하라 사막에.” 마흔을 목전에 둔 중년이 된 그는 현실의 무게에 눌려 사그라졌던 꿈과 열정이 사막의 모래바람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2003년 4월 사하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사스가 창궐해 전 세계가 흉흉한 시절이었다. 전혀 생소한 곳에서 열사의 뜨거운 날씨에 흙먼지와 콧물로 뒤범벅이 돼 길을 잃고 헤매면서 5박 7일 동안 243km를 달렸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으깨어져 땅바닥에 닿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왔지만 완주했다는 그 자체로 모든 게 잊혀졌다.” 엄청난 고통이 따랐지만 뭔가 새 세상에 온 기분이었다. “사하라는 내 삶의 축을 뒤흔들어 버렸다. 작은 호기심과 열정이 나를 사하라로 가게 했지만 사하라는 내 존재의 의미를 알게 해줬다. 세상을 살다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사하라는 내가 선택해서 갔다. 하루하루, 한발 한발이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넘어 섰다는 데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찾았다.” 그동안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던 그는 그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구청 총무과 말단 직원으로 민원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셈 치고 동네 한바퀴, 학교 운동장을 달렸다.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어떤 장비를 준비해야 하는 지도 모르고 이미 완주한 외국 선수들이 달리는 선수들 사진을 보고 뛸 준비를 했다. 마라톤 하프코스나 달렸을까. 풀코스 완주 한번 없이 사하라 지옥의 사막레이스를 완주했다. 모로코 사하라사막을 시작으로 고비(중국=253km, 몽골=250km), 칠레 아카타마(252km), 나미비아사막(260km), 중국 타클라마칸(100km), 호주 트랙 아웃백 레이스(530km), 미국 그랜드캐니언(171km), 부탄 더 라스트 시크릿(200km·the Last Secret)…. 2019년까지 20개가 넘는 사막과 오지를 달렸다. 물론 사막과 오지를 달리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사하라에 처음 다녀온 뒤 엄청나게 훈련 했다. 출근할 때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차고 다녔다. 모든 일과를 끝낸 뒤 오후 9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달리고 체력훈련을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몸을 잘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2013년 부탄에서는 죽다 살아난 적이 있다. 2013년 6월 5박 6일 동안 해발 3430m를 포함해 부탄 산악지역을 200km 달리는 오지레이스였다. “비행기에 오르면서부터 불안했다”고 했다. 뭔가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 씨는 레이스 첫날 종아리에서 시작된 경련이 허벅지와 복부를 넘어 목까지 올라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개울에 처박혔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친구가 ‘내가 CP(Check Point)에 가서 의사를 불러 오겠다’며 갔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때 원주민 하나가 소리 없이 다가와 엉켜버린 전신의 근육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이 따랐다. 참았다. 한 40분 넘었을까. 그때서야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기다시피 해서 첫째 날을 넘겼고 결국 완주했다. 그 원주민이 없었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의사를 불어온다는 친구는 결국 오지 않았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막과 오지에선 서로 도우면서 간다. 어려울 때 도우면 그 기쁨도 더 크다. “2007년 아카타마사막에서였다. 한 일본 여자 선수가 협곡에서 저체온증으로 거의 실신하기 직전이었다. 내가 핫팩과 침랑으로 몸을 덥혀 주고 함께 CP에서 의료진에게 넘기고 떠났다. 나중에 ‘살려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기쁨보다는 또 하나 배웠다는 것에 내가 더 고마웠다. 극한의 순간에도 나눔이 필요하고 그 조그만 나눔은 생명도 건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김 과장은 2012년엔 69세의 ‘노익장’ 이무웅 선생(현 77세)의 도움으로 미국 그랜드캐니언 271km를 완주할 수 있었다. “첫날(50.7km) 천둥번개에 비가 쏟아졌다. 둘째 날(46.1km)에도 비에 젖어 체력이 고갈 됐다. 셋째 날(무박 2일 75.8km) 체력 고갈 후유증에 길을 일고 헤매는 등 추위와 공포 속에 가까스로 CP7(63.5km)에 도착해 쓰러졌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 선생님이 깨웠다. 내가 겪은 고통을 눈물 흘리며 얘기하자 ‘경수 씨 많이 힘들었겠네, 괜찮아. 잘 견뎌냈잖아. 내가 같이 가줄게 쉬엄쉬엄 가보자고’라고 했다. 어르신이 기록을 포기하고 나랑 보조를 맞춘 것이다. CP8(69.8km)에서 다시 주저앉았다. ‘어르신 전 포기해야겠습니다. 먼저 가세요’라고 했는데 ‘그래 내가 봐도 경수 씨가 많이 힘들어 보이네. 그래서 나는 자네와 함께 가야겠어.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지’라고 했다. 그렇게 롱데이 27시간의 사투를 마쳤다. 그리고 완주했다. 그때 ‘어르신 없었으면 결승선을 못 밟을 뻔했습니니다’고 했더니 ‘난 그냥 기다려 준 것밖에 없어’라고 했다.” 김 과장은 그 때 기다림의 미덕을 깨달았단다. “그냥 기다려준다는 것! 이것에 그런 큰 힘이 있다는 것을 난 이제껏 모르고 살았다. 격려는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냥 기다려 주는 것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그는 사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때로는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할까? 이 자리에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전진할 것인가. 이런 고민은 한계에 다다른 자만이 겪을 수 있는 ‘행복한’ 비명이다. 최선을 다했기에 한계까지 다다른 것이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또 다를 세계가 펼쳐진다. 바람은 움직임으로 존재하듯 한계를 넘어선 증거는 기록으로 존재한다. 그 기록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 나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죽을 만큼 힘이 들 때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견뎌낼 것인가. 선택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김 과장은 혼자서도 힘든 사막 오지레이스에 시각장애인(이용술 송경태) 레이스도우미로 4차례 완주했다. “2005년 고비사막에 이용술 씨와 함께 갔다. 5박 6일 동안 253km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였다. 내게 의존한 친구까지 책임져야 하는 지독히 외로운 레이스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89명의 선수 중 완주율이 60%에도 못 미칠 정도로 힘들었다. 포기하려는 순간 난 한 사람의 생명도 책임져야 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견뎌내고 42km의 블랙 고비를 통과했다. 1234개의 철제 계단을 올라 플레이밍 산맥까지 32km를 넘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우리의 통과 여부를 놓고 내기를 할 정도로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천 길 낭떠러지의 수 백 미터 산허리도 용케 넘었다. 다 도착한 줄 알았는데 큰 사막 산(빅 듄)이 가로 막았다. 용술 씨가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난 포기할 수 없었다. 내게 의지 한 채 달려온 용술 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달렸고 결국 완주했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을까? “모든 레이스가 다 힘들었다. 그래도 꼽자면 2011년 호주 트랙 아웃백 레이스였다. 8박 10일 동안 530km를 달리는 레이스인데 중간에 자연발화로 불까지 났다. 불 속을 뚫고 달렸다.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통증 때문에 발 딛는 게 두려웠다. 면도칼로 긁는 듯 아프지만 ‘몸 따로 정신 따로’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김 과장에게 사막 오지 레이스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리다. “사막 완주가 자존심을 지키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죽을 만큼 힘들 때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뉘어 행동한다. 포기하는 자와 견뎌 내는 자. 전자는 포기의 명분을 미리 정해 놓고 그 길로 가는 반면 후자는 견디면 앞이 보일 거라는 믿음으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런데 가만 보면 두 상황에 대한 주변 반응도 다르다. 포기하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용기라며 위로하다가 견뎌 내는 자에게는 ‘그깟 게 뭐라고…’하며 비아냥거린다. 견디기를 선택했다면 주변의 비아냥거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저 나를 믿으면 된다. 내가 선택한 길이 새로운 길이 된다는 믿음으로 혼신을 다해 집중하면 된다.” 김 과장은 올해 일정은 아직 잡지 않았단다. 하지만 사막과 오지를 완주하기 위해 매일 몸을 단련하고 있다. 북한산 ‘김신조 루트’ 오르막길을 오르내리고 헬스클럽에서 근육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한다. “직장을 다니다보니 더 조심해야 한다. 직장에선 일이 중심이다. 그래서 ‘도둑 운동’하듯 조용히 한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또 사막으로 갈 생각이다. 아직 올해 일정을 잡진 않았지만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화산섬 레이스를 생각하고 있다. 직장 일정에 따라 휴가를 낼 수 있으면 갈 생각이다.” 김 과장은 힘닿는 데까지 달린다고 했다. “최후의 승리! 그것은 부단히 노력한 자에게 주어지는 신의 은총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쓴 구절은 올라설 수 없을 것 같던 바닥끝에 있던 나를 끌어 올렸다. 그 한 구절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계속 달릴 것이다.” 김 과장은 지난해 사막 오지 마라톤 완주 경험을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란 책으로 엮었다. 그는 지금까지 오지 레이스에 대해 4권을 냈다. 공무원으로서 노무 등 직무관련 책도 3권 썼다. 2007년에는 청백봉사상 본상도 수상했다. 사막을 달리면서 더 일에 철저해 일과 개인 삶에서 모두 성공적인 스토리를 쓰고 있다. “도전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벽, 주변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고정관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성공도 실패도 없다. 험난한 여정을 두 발로 밟으며 부대낌 속에 울고 웃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한계로 향한다. 한계의 목전에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대범하게 거듭나기도 한다. 주저앉아 포기할 것인가. 참고 견뎌낼 것인가의 선택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나에게 있어 한계는 넘어서기 위한 경계일 뿐이다. 잘 견뎌 낸 자는 희망찬 이듬해 봄볕을 맛볼 수 있다. 새 달력을 건다고 새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제 마음 그대로 새로운 시간을 맞는 건 퇴보다. 남과 비교할 때 행복은 멀어진다. 행복은 열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덤으로 그 삶에 덧입혀지는 향기다. 그러니 행복이 쌓이면 삶의 동력이 된다. 지금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경계를 허물고 한계의 벽을 뛰어 넘어보자. 그래야 성공도 행복도 거머쥘 수 있다.”(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에서)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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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사막마라톤, 긍정적인 중독[양종구의 100세 건강]

    김경수 서울 강북구청 마을협치과 과장(57)은 사막과 오지만 6400km 넘게 달렸다. 2003년 모로코 사하라 사막 243km를 시작으로 몽골 고비, 칠레 아타카마, 남아프리카 나미비아,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미국 그랜드캐니언 등 지난해까지 20개가 넘는 곳을 달렸다. “2001년 가을, 집에서 빈둥대다 우연히 TV를 보게 됐는데 황량한 사막에서 짐승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어디론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에 한 줄기 바람이 불었습니다. 굳게 잠겼던 빗장이 덜컥하고 열리는 느낌이랄까. 그 순간 ‘저길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후 운동과 담을 쌓고 살던 그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구청 말단직원으로 업무에 지친 몸 건강을 위해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동네 한 바퀴, 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어떤 장비를 갖춰야 하는지도 몰랐다. 완주한 외국 선수들의 사진을 보며 마음만 다잡았다. 그렇게 쌓인 경력은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수준. 그는 풀코스를 한 번도 완주해 보지도 않은 채 무작정 2003년 4월 사하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열사의 뜨거운 날씨에 흙먼지로 뒤범벅이 된 채 길을 잃고 헤매며 5박 7일 동안 243km를 달렸다. 발바닥 물집이 으깨어져 발을 짚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하지만 완주에 성공했다는 감격에 모든 게 잊혀졌다. “사하라는 내 삶의 축을 흔들어 놨습니다. 호기심과 열정이 나를 사하라로 내몰았지만, 사하라는 내 존재의 의미를 알게 해줬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이런저런 일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하라는 오롯이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매일 고통이 이어졌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넘어선 나 자신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다. 2013년 6월 5박 6일 동안 해발 3430m 높이의 산을 포함해 부탄 산악지대 200km 구간을 달리는 오지 레이스에 참가했을 때다. 레이스 첫날 종아리에서 시작된 경련이 허벅지와 복부를 넘어 목까지 올라왔다. 결국 레이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쓰러지듯 주저앉고 말았다.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원주민 하나가 소리 없이 다가와 내 몸을 주물러 주기 시작했어요.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생살이 찢어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게 40분 남짓 마사지를 받자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기다시피 해서 첫째 날을 넘겼고 결국 전 구간을 완주했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막과 오지에선 서로 도우면서 완주한다. 어려울 때 도우면 기쁨도 더 크다. 2007년 아타카마 사막에서였다. 한 일본 여자 선수가 협곡에서 저체온증으로 거의 실신하기 직전이었다. 김 과장은 갖고 있던 핫팩과 침낭으로 몸을 덥혀 주고 CP(체크포인트)까지 부축해서 데려다주었다. “나중에 그가 ‘살려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마냥 기쁘기보다는 극한의 순간에도 나눔이 필요하고 그런 조그만 나눔이 생명도 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친 데서 느껴지는 감동이 더 컸습니다.” 스포츠는 신체 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건강도 주지만 활용도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스포츠학계에서는 국민소득이 늘어날수록 마라톤과 철인3종 등 극한 스포츠가 인기를 끈다는 분석이 있다. 심지어 ‘마라톤은 2만 달러 스포츠, 철인3종은 3만 달러 스포츠’라는 말도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각종 스포츠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배경에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정신적인 만족(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이를 ‘긍정적인 중독’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정서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기만의 만족을 찾는 경우가 많고, 이를 긍정적인 중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를 통해 이런 게 가능하다”며 “마약 도박 등 부정적인 중독은 몸에 해롭지만 스포츠를 통한 긍정적인 중독은 권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최근 발간한 책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에서 사막오지 경험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죽을 만큼 힘이 들 때 이 자리에 주저앉을 것인가 전진할 것인가, 이런 고민은 한계에 다다른 자만이 겪을 수 있는 ‘행복한’ 비명”이라며 “그 한계를 넘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만큼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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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과 바늘’ 차승우-김은기씨가 함께 달리는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차승우 씨(56)와 김은기 씨(69)는 2011년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시각장애인과 레이스도움이로 처음 만났다. 그리고 둘이서만 42.195km 풀코스를 135회 완주했다. 무려 5696.325km를 함께 했다. 마스터스마라톤계의 ‘실과 바늘’이다. 차 씨나 김 씨 모두 서로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김 씨는 차 씨를 통해 풀코스 레이스도우미 데뷔전을 치렀고 차 씨는 김 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풀코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눈은 거의 안 보이고 귀도 한쪽만 보청기의 도움으로 겨우 들을 수 있는 중증복합장애인인 차 씨는 2001년 4월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인 친구를 따라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로 나가면서 달리기에 눈을 떴다. 도우미를 따라 달린 게 너무 좋아 다음날 바로 혼자 달리려고 다시 나갔는데 조깅 나온 시민의 도움을 받아 달리면서 매일 달리게 된 것이다. “뭔지 모를 짜릿함이랄까….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못했다. 달리기는 나를 깨워줬다. 한강변에서 매일 달렸다. 비록 건강한 사람들처럼 보고 듣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어도 바람소리, 나무 냄새는 더 잘 느낄 수 있다. 달리면서 깨달음이 있었다. ‘내가 왜 그동안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을 한탄하며 지냈나, 이렇게 좋은 세상이 있는데…’라고.” 10km와 하프코스로 차근차근 체력을 키운 차 씨는 200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마라톤 대회 참가를 앞두고 마라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장애인임을 밝히면 도우미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 씨는 도우미가 없다면 달릴 수 없다. 2005년 울트라마라톤 100km 3회, 60km 3회, 풀코스 3회를 완주했다. 2006년엔 철인3종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도전해 성공했다. 3시간39분10초. 국내 시각장애인 철인3종 완주 1호였다. “철인3종은 딱 한번 완주하고 그만 뒀다. 모두 도우미가 앞에서 이끌지만 수영, 사이클에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목숨 걸고 하기는 싫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철인3종을 완주한 것에 만족한다.” 차 씨는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으로 간간이 마라톤을 즐기고 있을 때 김 씨를 만나게 됐고 풀코스에 전념하는 기회가 됐다. 차 씨와 김 씨는 첫 레이스인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4시간 10분 8초로 완주했다. “김 고문님(한울마라톤클럽 고문)을 만나기 전엔 목표 없이 그냥 달렸다. 2012년 1월1일 고문님이 풀코스 200회를 완주하는 것을 보고 저도 목표가 생겼다. 그 때까지 제가 10년 넘게 달렸지만 풀코스를 100회도 완주 못했다.” 차 씨는 2014년 2월 풀코스 100회, 2017년 5월 200회, 그리고 2019년 11월 300회 완주의 금자탑을 쌓았다. 300회 중 135회를 함께 달렸으니 거의 ‘한 묶음’으로 다닌 것이다. 차 씨는 2014년 C형 간염 때문에 고생했지만 1년 동안 40회를 달렸다. 2017년 55회, 2018년 45회, 2019년 31회를 완주했다. 평소 등산 등 운동을 좋아했던 김 씨는 2004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골프를 치다 팔이 너무 아파 다리로만 하는 운동을 찾다보니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난 뭐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다. 골프를 배웠는데 너무 열심히 하는 바람에 어느 순간 팔을 못 들 정도로 통증이 왔다. 2003년 말이었다.” 차근차근 달렸다. 2004년 4월 5km를 완주했고 10km 6번, 하프코스 10번, 그리고 32km를 한번 달린 뒤 2005년 4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완주했다. 2009년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풀코스 100회를 완주하고 나니 다른 목표를 찾아야 했다. 울트라마라톤에 입문했다. 100km를 3회 뛰었는데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눈을 돌리다보니 시각장애인 도우미가 있었다. 2009년 서울 금천구에 ‘한울마라톤클럽’을 창단해 초대 회장을 했는데 회원 중에 시각장애인 레이스도우미를 하는 ‘해피드래그’ 회원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나섰다. 2010년 가을부터 시각장애인 동반주를 시작했다. 5km, 10km, 하프코스는 직접 동반주했고 풀코스는 따라 다니며 어떻게 하는 지 배웠다. 그리고 2011년 3월 승우와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것이다.” 둘이 함께 왜 100회를 넘게 뛰었을까. 김 씨가 말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난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았다.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면 마치 소풍 가는 듯 설래인다. 혼자 뛰어도 행복했는데 둘이 뛰니 더 좋았다. 특별히 더 투자하는 것도 없다. 함께 뛰니 105리가 심심하지도 않다. 기쁨이 두 배라고 할까. 이렇게 얘기면 그렇지만 속칭 남는 장사다. 내가 승우하고만 뛴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하프코스 포함해 동반주 해준 시각장애 친구들이 30여명이다. 김미순 씨라고 있는데 그 아줌마하고는 116번을 달렸다.” 차 씨가 말했다. “고문님과 달리면 편하다. 마치 아버지와 함께 달리는 것처럼.” 김 씨는 지금까지 풀코스 동반주만 328번을 했다. 그중 135회가 천 씨와 달린 것이다. 김 씨가 말을 이어갔다. “그냥 서로 잘 맞았다. 함께 뛰면서 내가 주도적이 되면 안 된다. 상대하고 리듬을 맞춰야 한다. 승우랑 뛰면 편하다. 달리면서 넘어지는 등 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승우하고는 단 한번도 없었다. 발도 페이스도 잘 맞는다.” 시각장애인과 동반주를 하려면 전방을 주시하고 요철 등 조그만 돌출물을 피하게 해줘야 한다. 70cm 정도의 줄을 서로의 손목에 묶고 달리는데 서로 잘 맞지 앉으면 42.195km가 불편하다. 김 씨는 2018년 3월 풀코스 1000회를 완주했다. 당시까지 1000회 넘게 완주한 사람은 국내 단 6명이었다. “고려대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박사가 날 자세히 검진하고 싶어 했다. 무릎 관절의 연골 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당시 연골은 40대. 근육은 30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명한 TV 프로그램에도 나갔다. 그런데 그게 화근이었다.” 330도전. 마라톤계에선 ‘스브스리(3시간 이내 완주)’도 있지만 3시간 30분 안에 들어오는 것도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그것도 70세 가까운 ‘노익장’이 한다면 더 빛나는 기록이다. 그래서 욕심을 냈는데 역효과가 난 것이다. 풀코스 1000회 완주를 위해 2015년 153회, 2016년153회, 2018년 164회를 달렸어도 문제가 없었는데 사달이 난 것이다. 김 씨의 최고기록은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18분 9초. “설악산 종주를 3번 연속하고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을 했다. 어느 순간 무릎이 아팠다. 그래도 참고 풀코스를 두 번 달렸다. 통증이 가시지 않아 그해 10월 병원에 갔는데 연골이 깨졌다. 2cm 정도를 파냈다. 2019년 4월 보스턴마라톤 출전도 준비하고 있었다. 수영, 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체력을 키우면서 의사가 달려도 된다고 해서 10km를 달렸는데 통증이 다시 재발했다. MRI(자기공명촬영)를 찍어보니 깨졌던 연골 주변이 으스러졌다. 그 뒤 줄기세포 치료를 하고 지금까지 13개월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진주마라톤에서 차 씨가 300회 완주 기념으로 301회를 완주할 때 김 씨가 함께 하지 못한 이유다. “가고 싶었지만 달리지도 못하는데 가서 뭐하냐. 그냥 안 갔다. 승우에게는 미안했지만 그게 서로 더 편할 것 같았다.” 김 씨는 3월 22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참가신청을 했다. 차 씨와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승우에게 얘기했다.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보고 함께 달리자고. 괜히 내가 잘 달리지도 못하는데 함께 뛰면 서로 불편하니까. 4월이면 함께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솔직히 그동안 자만했다. 아무리 달려도 탈이 나지 않아서 좀 무리했는데 이번에 알았다. 우리 몸은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는 것을. 한 때 풀코스를 주 3회 완주한 적도 있다. 이젠 절 때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김 씨는 80세까지 달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라는 게 진짜 목표다. 차 씨도 마찬가지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리고 싶단다. 김 씨는 매일 수영 1시간, 헬스 2시간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차 씨는 매일 고정식 자전거를 최대 5시간 타며 주 1, 2회 서울 남산을 달리며 몸을 만든다. 차 씨는 1월 12일 여수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나간다.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릴 것이다. 이젠 절대 무리하지 않고.” 차 씨와 김 씨는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우리 계속 함께 달리자”고도 했다. 함께 하니 더 행복하단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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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맞아 운동하려는 분들, ‘작심삼일’ 않는 법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다이어트,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목표를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심을 또 작심해야 한다. 마음먹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계속 마음을 다 잡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운동이 습관이 될 때서야 비로소 ‘운동 마니아’에 등극할 수 있다. 스포츠심리학자 김병준 인하대 교수가 제시한 방법과 미국에서 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을 설문조사해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심삼일 안 되게 하는 운동법’, ‘운동을 꾸준히 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총 7가지 방법이다. 대부분 ‘내 마음을 다 잡는 방법’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운동 계약서 작성하기’다. 주당 어떤 종목을 어디에서 얼마나(빈도 강도 시간)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다.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보자.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1주일에 3일 이상, 한번에 최소 30분 이상, 시속 9km 이상으로 달린다.’ 이게 나 자신과 하는 운동계약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 종목은 웨이트트레이닝이 될 수도 있고 수영, 축구, 농구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사실 회사 다니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기는 쉽지 않다. 일도 해야 하고 회식도 해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하지만 이제 주 5일 52시간 일하는 시대가 됐고, 출근하기 전, 점심시간, 퇴근 후, 마음만 먹으면 시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토요일 일요일엔 하루 종일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마음가짐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내 몸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바꿀 수 있다. 두 번째는 목표 설정이다. 그냥 운동을 해야겠다는 계획만으론 너무 막연할 수 있다. 목표는 장기, 단기로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목표를 세울 때 내가 이렇게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의미부여도 하면 좋다. 실행 가능한 목표의 예는 다음과 같다. ‘올 10월 열리는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완주 하겠다’가 장기목표가 될 수 있다. 이 장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월에는 5km 완주, 2~3월에는 10km 완주, 4~6월에는 하프코스 완주, 6~9월에는 30km 완주가 단기 목표가 된다. 이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매일 매일의 프로그램도 달라져야 한다. 다만 목표를 처음부터 너무 높게 설정하면 일찍 지쳐 버릴 수 있다. 그럼 바로 포기하게 된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목표를 의미 있게 하는 목적, 즉 의미부여는 이런 것이다. 풀코스를 완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건강을 위해서(각종 성인병이 있는 경우)’ ‘살을 빼기 위해서’ ‘옷맵시를 살리기 위해서(이상 비만인 경우)’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또 다른 성취감을 찾는 경우)….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운동하는 나를 알리기(포스팅)‘다. ’오늘 10km를 시속 8km로 달렸다‘는 등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의 그날그날‘을 소개한다. 친구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하루하루 운동일지를 쓰면서 자신의 성과를 계속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네 번째는 자극제(프롬프트·Prompt) 활용하기. 운동 시간을 알리는 알람(요즘은 스마트폰 시대라 알람기능이 더 좋다. 소리 및 목소리 등 활용) 이용하기, 운동용품(운동화 운동복 운동가방)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기(용품이 눈에 띄면 운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운동 앱(예 만보기 등) 활용하기. 나 자신에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계속 불어 넣는 행동이다. 다섯 번째는 함께하기다. 마라톤으로 치면 동호회에 가입해 함께 하는 것이다. 혼자 하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기분에 따라 운동을 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호회에 나가면 서로 격려하며 할 수 있고, 아니면 다소 강압적으로라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축구 야구 농구 등은 혼자 할 수도 없다. 동호회에 가입하면 운동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일거양득‘이다. 여섯 번째는 프리맥원리(Premack Principle) 적용하기다. 프리맥원리는 심리학 용어로 높은 확률로 일어나는 행동을 강화물로 사용하여 일어날 확률이 적은 행동을 하도록 촉진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식사(잘할 수 있는 행동)를 하기 위해 운동하는 것이다. 혹은 간식을 먹기 위해 운동을 한다. 꼭 봐야 하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도 프리맥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역시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방법이다. 1965년 데이비드 프리맥(David Premack)에 의해 소개된 개념이다. 가장 쉬운 예로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에게 공부를 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운동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운 행위로 생각해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난 뒤의 쾌감을 계속 떠올리며 운동은 즐거움을 주는 행위로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3개월 이상 이어가면 운동에 적응할 수 있고 6개월 이상 한다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가 될 수 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몸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3개월은 넘어야 나타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달리기의 경우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심폐지구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감소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우리 뇌도 운동에 적응하는 시기다. 사람들이 ’운동 안 하니 몸이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뇌도 운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 심리학)는 “우리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의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의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 뇌는 ’왜 운동을 하지 않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습관화 하는데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어떤 운동이든지 참고 6개월을 꾸준히 하면 ’우리 몸은 운동에 적응‘한다. ’작심삼일‘을 ’작심삼개월‘ ’작심육개월‘ 등으로 늘리는 작심을 계속 해야 한다. 그러면서 계속 운동을 이어가면 어느 순간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가 될 것이다. 이게 운동의 습관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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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 대통령’ 성기홍 “치매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치매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치매 예방에는 걷기가 최고입니다.” 성기홍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 기억력회복운동센터장(59)은 문재인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한 가정을 망가뜨리는 치매에 국가가 책임지고 나섰다는 점에선 아주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이 잘못됐다. 치매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매에 걸리지 않게 예방하는 게 더 급선무다.” 성 센터장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걷기 등 운동을 치매 예방에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선 치료에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소한 선진국을 조금만 벤치마킹해도 전국 치매안심센터 256곳에 운동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단 한 곳도 운동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1900년대 초부터 치매를 병명으로 확정하고 예방과 치료에 의술은 물론 운동까지 활용하고 있다. 운동이 치매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과학적인 결과는 숱하게 쌓여 있다. 우리나라는 치매국가책임제라며 조호비와 투약비 등에 돈만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7조 원이나 배정됐다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원이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치료에만 매달리면 돈만 더 들어갈 뿐이다.” 성 센터장은 ‘걷기 대통령’으로 불린다. 1980년대 말부터 걷기에 관심을 가지고 30년 넘게 연구하고 발표하고 교육하면서 생긴 닉네임이다. “1987년 세종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주간스포츠신문 인턴 기자로 한글 학자 고 한갑수 선생을 취재할 때 걷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 선생님이 한국보행연맹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바르게 걷기 교육을 보급하고 있을 때였다. 걷기를 홍보할 사람이 없어 추후 연맹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걷기를 접했다.” 당시만 해도 걷기는 운동이 아니었다. 조깅, 달리기, 마라톤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걷기를 연구한다면 ‘만날 걷는 데 뭔 걷기 타령이냐’고 비아냥거릴 때였다. 성 센터장은 해외 논문을 뒤져 걷기가 운동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찾아냈다. “산업혁명이 끝난 뒤 영국에서 철도노무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이었다. 기관사, 매표원, 철로 및 기관차 보수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심장병 및 사망률에 대한 비교 분석이었다. 심장병과 사망률이 높은 순서가 기관사, 매표원, 보수자 순이었다. 보수자는 보수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육체노동을 했기 때문에 더 건강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적극적인 육체 활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첫 논문으로 기억한다.” 1987년 9월 한갑수 선생과 함께 일본 도쿄 인근 히가시마쓰야마시서 열린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서였다. 놀라웠다. “3일간 열리는 대회에 매일 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3000엔의 참가비가 있었는데도 대성황을 이뤘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 30, 40, 50km 등 체력에 맞게 참가해 걷기를 즐겼다.” 성 센터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를 치렀고 1988년 서울올림픽도 잘 개최한다면 한국에도 운동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했고 걷기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회에선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계속 걷기에 매달렸고 2001년 (사)한국워킹협회를 만들어 사무총장으로 걷기를 보급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걷기대회도 열었다. “2003년엔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걷기도 운동이다’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조언을 했다. 큰 호응을 얻었다. 외국의 사례를 많이 참고했고 ‘걷기 혁명 530’ 시리즈는 국내 걷기에 붐을 일으켰다.” 530걷기는 주 5일 1회에 30분 이상 걷기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자는 뜻이다. 이후 마사이족 걷기, 파워워킹 등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제주 올레길 등 전국적으로 걷기 길이 많이 생겼다. 전국적으로 1만 개 정도 된다. 어찌 됐든 걷기가 운동이 된다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스며들었다. 걷기가 비만, 당뇨, 통풍, 뇌졸중 등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결과물들도 쏟아지며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정착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치매에 있어서는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다.” 성 센터장은 3년여 전부터 걷기와 치매와의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신체의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는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성 센터장은 걷기가 치매 예방에 필수라고 강조한다. “치매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 된다. 65세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50세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미 걸린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50~58세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듀크대 등 세계 유명 대학교는 걸음걸이로 치매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치매를 예측하는 방법은 수백 가지지만 걸음걸이의 변화를 체크 하면 초기에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동안은 얼마나 걸었냐가 운동의 기준이었다. 이젠 속도가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걷는 속도가 떨어진다. 노화에 따른 것도 있지만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걸음걸이 속도가 늦어진다. 특별한 징후가 없는데 걸음걸이 속도가 떨어지면 치매를 의심하고 인지능력 검사를 실시하고 치매로 확증되면 약물과 운동을 통해서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다.” 성 센터장은 “약물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10~20년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다. 65세에 치매에 걸리면 보통 15~20년 뒤 사망한다. 치매 환자를 미리 진단해 발병을 10~20년 늦춰주면 75~80세까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 걸린 사람도 운동을 하면 인지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치료에 급급한 국가의 치매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전국치매안심센터에 운동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치매 환자 치료도 중요하지만 치매 가능성이 있는 노인들에게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해 미리 예방하는 게 향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확신한다. 복지비용도 훨씬 적게 들어가고 그 비용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성 센터장은 어릴 때부터 바르게 걷기를 교육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인간의 걷기는 8살 이전에 완성된다. 바르게 걷는 자세를 일찍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의 걸음걸이를 따라 하는 경향이 높다. 엄마와 아이들의 걷기 교육을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성 센터장도 걷기로 건강을 챙긴다. “가급적 많이 걷는다. 하루 종일 몸을 불편하게 한다. 고정식 자전거도 타고 아령 등으로 근육운동도 한다. 매번 체조도 30분 한다. 내 체중을 30년 전하고 똑같이 유지하는 비결이다.” 성 센터장은 ‘걷지 않으면 건강은 없다’는 번역서를 시작으로 올해 출간한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까지 걷기 관련 책만 15권을 출간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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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일 “과거의 ‘빠따’ 아닌 버터 감독 되겠다”

    “과거 ‘빠따’는 잊고 버터를 기억해 달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진공청소기’로 이름을 날리며 4강 신화를 창출했던 김남일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 감독(42)은 “버터 같은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대표팀 코치 시절 정신무장을 위해 ‘‘빠따’를 쳐야 한다’고 말한 것은 철없던 시절 얘기다. 잊어 달라. 성남 팬을 위해 버터 같은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카리스마만 내세우기보다는 이해와 소통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겠다는 뜻이다. 그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서로 존중하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소통과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능력을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자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이회택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분들이 보여줬던 선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대표팀 감독이었고 이 감독은 김 감독의 프로축구 전남 선수 시절(2000∼2003년) 스승. 한편 김 감독과 함께 2002년 4강 신화를 함께했던 ‘설바우두’ 설기현 성남FC 전력강화부장(40)은 이날 K리그2 경남FC 신임 사령탑에 선임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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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여자축구 올림픽 포기… 남북대결 또 무산

    북한이 내년 2월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인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참가를 포기했다. 25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불참을 통보했고 AFC는 이를 축구협회에 24일 전달했다. 불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일관된 대북제재 기조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영향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9월 평양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남북전에서 무관중, 무중계 경기를 했고, 이달 초 부산 동아시안컵에도 여자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북한의 불참으로 아시아 최종예선 A조는 한국, 베트남, 미얀마 3개국이 치르게 됐다. B조는 호주, 중국, 태국, 대만이다. 최종예선 A조는 2020년 2월 3∼9일 제주에서 펼쳐지고 B조는 같은 기간 중국 우한에서 열린다. 아시아에 배정된 여자축구 올림픽 출전권은 3장(개최국 일본 포함)이다. 최종예선 각 조 1, 2위 팀이 플레이오프(2020년 3월 6, 11일)에서 맞붙어 최종 2개 팀이 일본과 함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한국과 북한은 내년 2월 9일 최종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사실상 조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여자 축구 강호 북한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져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B조에서는 호주가 최강으로 꼽혀 한국은 중국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공산이 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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