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상 기후가 잦아진 데다 장기간 계속된 고물가로 4인 가구의 월평균 식비가 130만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고 있다. 내년에도 먹거리 물가 급등세가 계속되면 가계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동아일보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7∼9월) 4인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134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1% 증가한 규모로, 201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30만 원을 넘어섰다. 식비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구입비와 외식에 쓴 돈을 합친 금액이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구입비가 전년보다 3.5% 증가했고, 외식비는 4.7% 늘었다. 4인 가구 월평균 식비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치인 129만5000원을 보인 후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4∼6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3분기에는 직전 분기보다 7.1%나 급등하며 상승 폭이 커졌다. 이상 기후로 공급 차질을 불러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는 ‘기후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여름 늦더위가 지속되며 농산물 가격은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채소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10.4% 뛰었다. 24일 무 한 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86%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1월 외식 물가 지수 역시 지난해 11월보다 2.9% 오르며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최근 3개월 연속 1%대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식료품-외식비 모두 역대 최대… 고환율 탓 고공행진 지속 가능성4인가구 한달 식비 130만원 돌파지난달 무 62%-떡볶이 5.6% 뛰어… 식비 부담, 소득 증가율의 2배정치불안-고환율에 수입물가 상승… 내년에도 먹거리 부담 계속될듯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대기업을 다니는 김모 씨(38)는 최근 점심을 먹기 위해 인근 분식집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치즈김밥 한 줄과 일반 라면으로 한 끼를 해결했는데 1만 원이 넘는 금액이 나온 탓이다. 메뉴판 가격을 다시 보니 일반 봉지 라면을 끓여주는 것이 5500원이었고 김밥 한 줄은 속 재료와 상관없이 대부분 5000원이 넘었다. 김 씨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 식대가 1만 원인데, 이제 이 돈으로는 김밥 한 줄에 라면 하나도 먹지 못한다”며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는 직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는 가구 소득 증가 속도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김치의 필수 속 재료인 무, 배추 등 농산물과 서민들의 대표 외식 메뉴인 김밥, 떡볶이 등의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소득 증가 폭의 2배로 뛴 식비 부담25일 동아일보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인 가구가 마트 등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한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 비용은 올해 3분기(7∼9월) 65만8000원이었다. 1년 전보다 3.5% 늘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쓰는 외식비는 69만 원으로 전년보다 4.7% 뛰었다. 모두 201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식비 부담은 가구 소득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커지고 있다. 4인 가구가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과 외식비에 쓰는 비용은 최근 1년간 4.1% 늘었는데, 이 기간 근로소득과 이자, 사업, 이전 소득 등을 합친 경상소득은 월평균 788만2000원에서 806만2000원으로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특히 이상 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좀처럼 잡히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무(62.5%)와 열무(43.0%), 배추(16.0%) 등 겨울철 김장에 필수적인 재료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뛰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외식 물가 역시 마찬가지다. 서민들의 대표 외식 메뉴인 김밥(4.9%), 떡볶이(5.6%), 치킨(5.2%)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떨어진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올해 9월 1.6%를 보이며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낮아졌고 10월과 11월에도 1%대를 이어갔다. 하지만 식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1%대까지 떨어진 물가 상승률을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다.● 내년에도 먹거리 물가 상승 지속 전망 먹거리 물가 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 등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불러온 고환율 여파로 수입 단가가 더 높아져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탓이다. 이미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식품업계는 통상 약 3개월 동안 사용할 원자재를 미리 구매해 놓기 때문에 최근의 식자재 가격 상승은 내년 1분기(1∼3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인 식품산업과 30∼40%를 차지하는 외식산업에서 물가 인상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후변화 여파로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 문제가 되풀이되자 부처 내에 ‘농식품 수급안정지원단’도 설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원단은 내년 6월 19일까지 6개월간 운영되고 필요한 경우 운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향후 농식품 긴급 가격 안정대책을 수립하고 주요 농식품 수급과 가격 동향을 관리할 예정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정세와 고환율로 인해 원재료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한동안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농산품 같은 1차 생산품 가격 상승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장 매각 등 사업 재편을 유도하고 고부가·친환경 분야로의 진출 지원에 나선다. 중국발(發) 과잉 공급과 탄핵 정국으로 벼랑 끝에 놓인 석유화학, 철강, 항공,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 석유화학 시작으로 주요 산업 지원 본격화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석유화학 기업의 사업 매각 및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행한다. 대상 기업에는 지주회사 지분 100% 매입을 위한 규제 유예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 사업 매각 시 기업결합심사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고 사업 재편에 나서는 석유화학 업계에 총 3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도 공급한다. 석유화학 설비 폐쇄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역에는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도 검토한다. 해당 산업 분야 기업들은 금융·고용 안정, 판로 등의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대응 지역 내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보증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 밖에 관세를 비롯한 무역 구제 조치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상계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장려·보조금 지원을 받은 제품이 수입된 나라의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국이 해당 품목에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를 뜻한다.● 중국발 과잉 공급에 ‘고환율’까지 겹악재이번 대책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불어나는 국내 산업계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국 내 수요 위축이 심각해지자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상품을 저가에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 부문에선 자급을 목표로 2018년부터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과 철강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돼 왔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 업체 7곳(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SKC, 롯데정밀화학, 대한유화)의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1조55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3조644억 원) 대비 49.3% 감소하는 등 반 토막 났다. 실적이 악화된 것은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의 기초 소재 자국화 방침으로 에틸렌 등 기초 원료 자급률이 100%에 가까워진 탓이다. 한국 철강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철강 가격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3분기(7∼9월) 포스코홀딩스 철강사업 부문과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각각 4660억 원, 515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5.4%, 77.5%씩 줄었다. 이날 석유화학 지원 방안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고 있지만 ‘빅딜’과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 카드가 빠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미 시장에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맡겼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음에도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장기간 석화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지난해 석화 설비 규모는 2010년 대비 각각 15%,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석화 설비가 70%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비상계엄, 탄핵 등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불러온 고환율 현상도 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 기업의 원자재 비축분이 있어 지금 당장 타격은 적겠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환율 불확실성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내년 1분기(1∼3월)에 적용될 전기요금이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23일 한국전력은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직전 분기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 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 요금 △연료비 조정 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것으로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최근 국제 유가 흐름을 고려하면 연료비조정단가는 인하해야 한다. 국제유가는 주요국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전력 당국이 한전의 부채 상황을 고려해 최대치인 +5원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전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해 올 10월에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한 바 있다. 물가 안정과 국민 경제 부담 등을 고려해 주택 및 음식점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한 2021∼2023년에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전기를 팔면서 43조 원대의 적자가 쌓였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약 4400억 원 증가한 규모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의 경기 진단이 180도 달라졌다. ‘경기 회복’과 같은 표현은 빠지고 그 자리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나 ‘경제심리 위축’, ‘하방위험 증가’ 등이 채웠다.기획재정부는 비상계엄 사태 후 내놓은 첫 경기진단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각종 송년회 등 연말연시 모임이나 행사가 취소되면서 민간 소비가 줄고, 탄핵 정국 장기화로 기업 투자가 위축될 리스크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 포함된 ‘완만한 경기회복세’라는 문구는 이달 제외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언급은 ‘불확실성 확대’로 변경해 리스크가 커졌음을 나타냈다. 다만 구체적인 하방위험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추후 이를 반영한 지표 등이 나온 이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기재부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충격이 얼마나 됐다거나, 제한적이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오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그린북에서 ‘계엄’이나 ‘탄핵 정국’ 등의 단어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포함된다”며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2016년 12월(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그린북의 문구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던 2016년 12월 그린북에는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투자 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확대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에도 정치적 상황의 직접 언급은 없었다. 비상계엄 사태 전에도 우리 경기는 소비나 투자 등 내수 회복세 부진이 계속되던 상황이었다.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감소했고, 설비투자지수도 5.8% 줄었다. 건설기성(불변) 역시 건축공사(-1.9%)와 토목공사(-9.5%)가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4.0% 내렸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마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증가폭은 8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한편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민생안정 지원방안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앞으로 28년 뒤에는 고령자 가구가 전국 11개 시도에서 절반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평균 가구원 수는 17개 모든 시도에서 2명이 채 안 될 것으로 추계됐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시도편―2022∼2052년’에 따르면 2052년 가구주 나이가 65세가 넘는 가구의 비중은 전국적으로 평균 50.6%를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고령자 가구 비중은 경북이 60.2%로 가장 높고, 전남(60.1%)이 뒤를 이었다. 경남(59.3%)도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50%를 밑도는 곳은 세종(35.8%), 서울(44.4%), 대전(45.3%), 광주(47.5%), 경기(48.0%), 인천(49.2%) 등 6개였다. 고령자 1인 가구도 2052년에는 강원(27.1%), 전남(26.8%), 경북(25.8%) 등 12개 시도에서 20%를 넘어선다. 전국 평균 가구원 수는 2022년 2.26명에서 2052년에는 17개 모든 시도에서 2명 아래로 내려가 평균 1.81명까지 감소한다. 2022년 기준으로 평균 가구원 수가 가장 많은 세종, 경기(각각 2.41명)도 28년 뒤에는 1.9명대로 떨어진다. 출산율 저하가 계속되면서 부부와 자녀가 함께 있는 가구의 비중도 2022년 27.3%에서 2052년 17.4%로 하락한다. 이 기간 4인 가구 비중도 세종을 제외한 전역에서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총 가구 수는 2041년 2437만2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52년에는 2327만7000가구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2032년 부산과 대구에서 가구 수 감소가 가장 먼저 진행되고, 서울은 2039년부터 가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2048년부터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가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가구 수가 2038년 정점을 찍은 뒤 2039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고, 2048년부터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가구 수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2052년이면 전국 10집 중 8집은 1, 2인 가구로 이뤄지고,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 가구’의 비중도 경북과 전남 등 11개 시도에서 절반을 넘어선다.● 24년 뒤부터 세종 제외 전국 16개 시도서 가구 수 감소12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래가구추계 시도편: 2022~2052년’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총 가구 수가 2022년 2166만4000가구에서 2041년 2437만2000가구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후 감소세가 시작되면서 2052년에는 2327만7000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대구에서 2032년 가구 수 감소가 가장 먼저 진행된다. 이어 울산(2034년)과 서울·경남(2039년) 등도 가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서울의 경우 2022년 408만1000가구였던 가구 수가 2038년 427만6000가구로 정점을 찍고 2052년에는 396만8000가구까지 감소한다. 2048년 충남의 가구 수 증가세마저 끊기면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가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다.1, 2인 가구 비중도 계속 급증할 전망이다. 2022년 1인 가구는 739만 가구로 전체의 34.1%였고 2인 가구(620만 가구)의 비중도 28.6%에 달했다. 2052년까지 1인 및 2인 가구는 연 평균 각각 7만4000가구, 6만9000가구씩 증가하면서 전체의 76.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원(81.7%)과 경북(80.6%), 전북(80.3%) 등의 1, 2인 가구 비중은 80%를 넘게 된다. ● 고령자 가구 비중도 전국 11개 시도에서 절반 넘겨지방에서 1, 2인 가구 증가세가 빠른 것은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 가구 수 급증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22년 522만5000가구로 전체의 24.1%였는데 2052년에는 1178만8000가구(50.6%)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17개 시도 중 경북(60.2%)과 전남(60.1%), 경남(59.3%), 강원(57.9%), 전북(56.6%) 등 11개 시도에서 고령자 가구 비중이 50%를 넘는다.출산율 저하가 계속되면서 부부와 자녀가 함께 있는 가구의 비중은 2022년 27.3%에서 2052년 17.4%로 떨어진다. 이 기간 4인 가구 비중도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10%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부부만으로 구성된 가구의 비중은 17.3%에서 22.8%로 증가할 전망이다.평균 가구원 수도 점점 줄어든다. 전국 평균 가구원 수는 2022년 2.26명에서 2052년 1.81명까지 감소할 예정이다. 시도별로 2022년 평균 가구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세종·경기(2.41명)였는데 30년 뒤에는 세종(1.93명)과 경기(1.92명) 모두 2명 아래로 내려가 모든 시도에서 평균 가구원 수가 2명 미만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비상계엄 ‘충격파’가 반영될 경우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ADB는 11일 발표한 ‘12월 아시아 경제 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9월 내놨던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또한 직전 발표보다 0.3%포인트 낮은 2.2%로 예상했다. ADB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보다는 낮고 한국은행(1.9%)보다는 높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과는 동일하다. ADB는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세 둔화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1.4%)까지 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비상계엄의 충격파가 본격화되면 ADB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추가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여파로 민간 소비와 투자, 정부 지출 등이 급감할 수 있다”며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를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내다봤다. 올해 9월 예상했던 수치보다 0.3%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비상계엄 ‘충격파’가 반영될 경우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발표한 ‘2024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올해 9월 전망치(2.3%)보다 0.3%포인트 낮아진 것. 올해 경제 성장률 또한 직전 발표보다 0.3%포인트 낮춘 2.2%로 예상했다.ADB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나 정부(2.2%)보다는 낮고 한국은행(1.9%)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1.9%)보다는 높다. 국제통화기금(IMF)과는 전망치가 동일하다.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ADB의 조사 대상 12개 국 가운데 가장 낮다. 아시아 지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8%로 △중국 4.5% △대만 2.5% △홍콩 2.3% △태국 2.7% △인도 7.0% △싱가포르 2.6% 등이다. ADB는 기준금리 인하 및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한국의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 8월(10.9%)부터 꺾여 지난달(1.4%)까지 4개월 연속 줄어드는 모습이다.이번 보고서에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각종 경제 지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만큼 그 충격파가 본격화될 경우 ADB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추가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여파로 민간 소비와 투자, 정부 지출 등이 급감할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을 반영하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를 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4년여의 논의 끝에 결국 폐지됐다.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유예된다. 최근 정국 불안으로 개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세금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던 상속세 완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무산됐다.● 금투세, 찬반 논의 4년 만에 ‘폐지’ 확정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의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금투세를 둘러싼 논란은 4년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 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이 발생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초과 소득의 20%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2020년 6월 문재인 정부 당시 2023년 도입이 발표됐지만 개인 투자자의 반발 등으로 시행이 2년 유예된 데 이어, 결국 이날 최종 폐지가 결정됐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법안 처리 지연을 우려했던 증권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정국이 마비돼 금투세 폐지가 미뤄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며 “다행히 폐지가 결정돼 우려가 해소됐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가 요동치고 있어 금투세 폐지가 투자 심리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이날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도 포함됐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을 양도 또는 대여 시 발생하는 소득이 연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지방세 포함 22%를 과세’하는 것이 핵심으로 이날 2027년 1월까지 유예가 최종 확정됐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과세 유예를 반기고 있지만 일각에선 반복된 유예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2030 유권자를 고려한 ‘눈치 보기식 유예’는 조세 형평 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세무 당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 상속공제 한도 1인당 5000만 원 유지정부가 추진하던 상속세 최고 세율 인하와 상속세 자녀공제 확대(상속·증여세법 개정안)는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현 상태를 이어가게 됐다. 앞서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상속세를 매길 때 자녀 한 명당 공제 금액도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최고세율 인하에 반대를 분명히 하던 야당 역시 자녀 공제 확대에는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속세 부담 완화 자체가 없던 일이 됐다. 주주 환원에 나선 ‘밸류업 기업’에 투자할 경우 기업으로부터 받은 현금배당의 일부를 분리과세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또한 세제 개편의 혜택이 자산가들에게 집중된다는 이유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를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리고 총 납입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높이는 내용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내년에도 현행 한도가 유지된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일몰 기한을 올해 말에서 3년 연장하는 내용으로만 통과됐다. 앞서 여야는 반도체 기업의 통합 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 높이기로 합의했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안에는 이 같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산업계에선 세계 각국이 반도체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안이 무산되고 반쪽자리 K칩스법이 통과돼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업의 출산지원금 근로소득 비과세 규정도 국회를 통과했다. 근로자나 그 배우자의 출산 때 자녀가 태어난 후 2년 이내 최대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급여에 전액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자녀세액공제 금액도 확대됐다.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8세 이상 자녀 및 손자녀에 대한 연간 세액공제 금액이 1명(15만 원→25만 원), 2명(35만 원→55만 원) 등으로 늘어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당장 정부의 내년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관가에선 경제뿐만 아니라 민생과 치안, 사회복지 등 여러 영역에서 재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감액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예비비가 2조 원 넘게 대폭 삭감된 것”이라며 “재해·재난 등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정부 차원의 적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증액이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반영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을 결정해도 실제 편성까지는 짧아도 수개월 넘게 걸린다”며 “지금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민생이나 경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예산 집행이 추경으로 제때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공무원 입장에선 감액된 예산 내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정책을 추진해 가야 한다”라면서도 “에너지 관련 사업 예산이 삭감돼 사업 계획 수정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 예산안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에 대한 지원 예산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용인뿐만 아니라 평택 등 메가 클러스터와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인프라 지원”이라며 “기업들의 투자 위험을 완화하고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신속히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반 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혼인신고를 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부부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쌍을 밑돌았다. 이 중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의 비중이 절반에 달했고,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가 없는 ‘딩크족’의 비중 역시 역대 최대였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11월 1일 기준 혼인신고를 한 지 5년이 경과되지 않은 부부)는 총 97만4000쌍으로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신혼부부가 100만 쌍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5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2015년 147만2000쌍에 달했던 신혼부부는 매년 5만∼8만 쌍씩 줄고 있다.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7265만 원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소득이 높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부부의 비중은 58.2%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맞벌이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소득은 8972만 원, 외벌이 부부는 5369만 원이었다. 신혼부부의 소득이 증가한 것과 달리 자녀 수는 더 감소했다. 한국에서 부부가 함께 일하며 육아까지 챙기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부부의 비중은 47.5%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자녀 수는 0.63명으로 0.02명 줄었다. 특히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22만5345쌍으로 초혼 신혼부부 전체(76만9067쌍)의 29.3%에 달했다. 딩크족 비중이 역대 최대였던 2022년(28.7%)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2015년 전체의 18.0%에 그쳤던 딩크족 비중은 2018년(21.7%)과 2020년(25.8%) 급증했고, 2021년(27.7%)에는 처음으로 외벌이·유자녀 비중(24.3%)을 넘어섰다. 맞벌이 부부의 출산을 돕기 위해 ‘일·가정 양립’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진행한 ‘국민WE원회(저출생 대책을 수요자 입장에서 평가받기 위해 출범시킨 자문단) 저출생 대책 평가 및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문단은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하는 저출생 대책’으로 ‘일·가정 양립’(28.5%)을 가장 많이 꼽았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9일 여야가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에 나섰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감액안을 단독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불발 시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감액 수정안을 최종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하며 압박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추경호 원내대표 사퇴 이후 원내지도부 부재를 강조하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협상을 위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해 상정이 보류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野 “정기국회 내 무조건 예산 처리”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9일 오후부터 기획재정부와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 갔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정부가 대화를 나눠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감액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감액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예산안이라도 하루빨리 처리해 불안정성을 없애야 한다”며 “감액안이라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마땅한 협상 대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상정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책위 관계자는 “본회의 통과 일자를 단 이틀이라도 늦추면 협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12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예산안 협상 책임을 다음 지도부에 일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우 의장이 여야에 예산안 추가 협의를 지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우 의장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었던 2일에도 여야 협상을 지시하며 상정을 미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우 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외신인도 유지와 경제 안정을 위해 여야 합의에 의한 예산안의 조속한 확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장께 여야 협상의 물꼬를 큰 리더십으로 터 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민주당, 4조1000억∼4조8000억 원 감액안 준비앞서 예결위는 야당 단독으로 정부 예산안(677조4000억 원) 중 4조1000억 원을 감액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당시 대통령실 소관 특활비 82억5100만 원과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가 4조8000억 원 규모로 편성한 예비비는 2조4000억 원으로 절반 감액했고,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도 505억5700만 원 중 497억2000만 원을 대폭 줄였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내란 상황을 반영하겠다”며 7000억 원의 추가 감액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비서실에 근무하는 비서관급 이상의 정무직 공무원들 급여를 비롯해 대통령실 사업비, 윤 대통령 퇴임 후 사저 경호비 등이 주요 삭감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 탄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대통령실 예산을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 감액에 대한 반대 의견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지도부가 감액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 없이 예산안 협의는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민주당의 예산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정부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돼야 내년 초 재정 집행에 공백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안을 기준으로 내년 정부 사업 계획을 수립해 온 만큼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사업 계획 수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의 부채가 전년 대비 0.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소득과 자산 증가로 대출 상환에 나선 가구가 늘면서 통계 작성 이후 13년 만에 가계부채가 처음 감소했다. 하지만 연령대별 ‘부의 양극화’는 더 심해진 모습이다.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가구의 자산은 6.2% 증가한 반면에 30대 이하인 가구의 자산은 오히려 6.0% 감소했다.● 가계 부채 13년 만에 첫 감소 9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4022만 원으로 전년(5억2727만 원) 대비 2.5% 증가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28만 원으로 0.6% 감소했다. 가계부채가 감소한 것은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가구당 순자산 역시 4억4894만 원으로 3.1% 늘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빚 갚기’에 나선 이들이 늘었고, 대출 자체가 적은 1인 가구가 증가한 점이 가계부채 감소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전체 가구 중 상대적으로 금융부채가 적은 1인 가구나 고연령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것이 전체 금융부채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구의 소득도 증가세다. 지난해 연간 가구 평균 소득은 7185만 원으로 2022년(6762만 원) 대비 6.3% 늘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소득 증가율이다.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은 4637만 원으로 전년 대비 5.6%, 사업소득은 1272만 원으로 5.5% 늘었다. 고금리에 재산소득(559만 원)은 28.1%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적인 소득 분배 상황도 전년보다 개선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3으로 전년보다 0.001포인트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뜻한다.● 세대 간 ‘부의 양극화’는 커져 문제는 세대 간 ‘부의 양극화’다. 전반적인 소득 및 자산 관련 지표가 모두 개선되는 것과 반대로 연령대별 소득 및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는 전년보다 순자산이 줄었다.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다. 지난해 3월 2억3678만 원이던 순자산이 올해 3월에는 2억2158만 원으로 6.4% 급감했다. 40대(3.4%)와 50대(2.8%), 60세 이상(6.8%)은 모두 순자산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득에서도 젊은층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가구주 연령별 소득은 40대가 9083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8891만 원), 39세 이하(6664만 원) 등의 순이었다. 증가율로는 60세 이상(10.0%)이 가장 높았고, 39세 이하는 1.1%에 머물렀다. 2015년(1.0%)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고, 지난해 물가 상승률(3.6%)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재산소득의 경우 60세 이상은 지난해 연간 827만 원을 벌어들인 반면에 39세 이하는 185만 원에 그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에 경기침체 장기화로 젊은 세대의 고용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고, 결국 소득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젊은 세대는 적은 소득에 빚을 내서 자산을 형성하는 것도 쉽지 않아 위 세대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면서 6일 금융시장이 또 휘청거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집행정지 필요성을 언급하고, 일각에서 ‘2차 계엄’ 가능성이 불거지자 코스피는 한때 2,400 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원-달러 환율도 143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탄핵 등으로 ‘시계 제로’의 상황이 길어질 경우 증시가 장기 침체에 빠지는 한편 140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숨 가쁜 탄핵 정국에 시장 또 출렁 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9.75포인트(0.4%) 오른 2,451.60으로 오랜만에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오름세를 키우는 듯했던 증시는 정치 리스크에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오전 9시 30분경 한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뒤 증시가 즉각 반응한 것이다. 오전 10시 30분경 군인권센터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차 계엄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하자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코스피는 오전 장중 2,397.73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올 들어 코스피가 2,400 선 밑으로 내려온 건 ‘블랙 먼데이’가 연출됐던 8월 5일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지난달 15일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코스닥도 이날 오전 전일 대비 3.96% 하락하며 644.39까지 밀려 2020년 5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장중 최저치를 보였다. 오후 하락 폭을 다소 줄여 코스피는 2,428.16(―0.56%)에, 코스닥은 661.33(―1.43%)에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1416.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이 오전 한때 1429.2원까지 뛰어오른(원화가치 하락) 것이다. 주간거래에서 1420원대까지 오른 것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1430원대에 임박했던 환율은 그 후 다소 내려 오후 3시 30분 기준 1419.20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 심리가 더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 정치적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정책 공백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와 외국인 수급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탄핵안 가결이든 부결이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6일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상목 부총리 “대외 신인도 영향 없도록 노력” 경제·금융당국은 비상계엄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이날도 분주한 행보를 이어 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외국 상공회의소 간담회에 참석해 “계엄 조치는 전부 해제됐으며 모든 시스템이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 했다. 외신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 부총리는 5일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진입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너무 과도한 우려”라며 “최근 비상계엄 조치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히 해제됐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정책대응 여력을 적극 설명하며 대외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된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경제·금융당국은 3일 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흘 연속 F4 회의를 가동하며 관련 후폭풍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이 4일부터 진행된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또 최근의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그간 정부가 추진하던 산업경쟁력 강화,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등 중장기 구조개혁 정책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높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5일부터 금융·외환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관련 부처·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고 경기·민생 전반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주한 외국 기업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공동으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6개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 대표가 참여하는 외국 상의 간담회를 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와 경제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평상시와 같은 체계화된 정책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 역시 “한국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외투기업들과의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한국 경제를 향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외신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 부총리는 전날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진입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너무 과도한 우려”라며 “최근 비상계엄 조치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히 해제됐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개월 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1%에 그친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OECD는 ‘12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앞선 9월 말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내린 2.5%로 내다봤는데, 불과 2개월 만에 이를 더 낮춰 잡은 것이다. OECD는 “한국의 제조 상품, 특히 반도체를 향한 글로벌 수요가 지난 몇 분기 동안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들어 제조업 수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한국의 누적 수출액은 6222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7월 13.5%에서 지난달 1.4%로 둔화세다. 올해 10월 한국은행은 3분기 GDP 증가율을 당초 전망치(0.5%)의 5분의 1 토막 수준인 0.1%로 발표하면서 수출 부진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OECD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2.1%로 내렸다. OECD는 “2025년에는 기준금리가 2.5%까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2%를 회복할 것”이라며 “금리 하락과 실질 임금 인상으로 올해 말부터 민간 소비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과 비슷한 3.2%, 내년에는 3.3%로 전망됐다. 다만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무역정책 불확실성 등은 세계 경제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3일 한밤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면서 정부 주요 부처도 동요와 혼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최근 공직사회는 4대 개혁을 비롯한 주요 국정과제가 난맥상을 보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에 벌써 식물정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이런 가운데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이면서 당면한 경제 위기 대응과 민생 대책 마련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3일 밤. 정부세종청사의 한 경제부처 실무진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상황 등을 생중계하고 있는 TV 앞에 모여 있었다.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야근을 하면서 경제 관련 대책을 준비하던 당국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식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밤 민방위 복장으로 정부세종청사에 급히 복귀한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야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한탄이 터져나오기도 했다.4일 공식적으로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퇴진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국정 마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모습이다.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벌써 대통령 탄핵 목소리가 나오는데 실제 탄핵 절차를 밟게 된다면 국정이 완전히 마비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트럼프 당선 이후에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큰데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정부 내부에서는 그동안 각 부처가 용산 대통령실의 정책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야당의 반대에 막혀 원활하게 추진하지 못했던 주요 정책들이 완전히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이달 중순 시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감액 예산안을 밀어붙이면서 ‘대왕고래’ 1차공 시추 예산을 사실상 전액 삭감했는데 이를 되살리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민주당에 예산을 복원해달라고 어떻게 강하게 요구하겠냐”고 말했다.이날 각 부처의 주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예고됐던 민생 대책 발표가 기약없이 미뤄지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이날 오전 8시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전 10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로 대체됐다.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은 발표가 미뤄지게 됐다.기재부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수습 되는대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다시 개최하거나 따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준비된 대책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인공지능(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이 막힌다. 미국 상무부가 2일(현지 시간)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탓이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HBM 물량은 제한적이어서 당장 치명적인 타격은 없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처음으로 한국 기업을 직접 겨냥한 이번 조치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대중 수출 규제미 상무부가 발표한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제한을 위한 수출통제 강화’ 방안은 HBM 수출 규제가 핵심으로 꼽힌다.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mm²당 초당 2GB(기가바이트) 이상인 HBM은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HBM3와 HBM3E는 물론 구형 모델인 HBM2의 중국 수출도 차단된다.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모든 HBM은 이 기준을 넘는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집중 규제해 온 미국은 이번 발표로 AI 가속기뿐 아니라 여기에 탑재되는 HBM까지 규제를 확장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AI 가속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 조치는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중국이 첨단 기술 생산을 국산화하려는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또 반도체 제조 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에 대한 신규 수출 통제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만드는 일부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무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 통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33개 국가가 예외를 적용받는다. ● 로이터 “삼성전자 HBM 매출 중국 비중이 2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4, 5세대 제품인 HBM3와 HBM3E를 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 하지만 이전 세대인 HBM2, HBM2E는 중국 수출 물량이 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물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날 로이터통신은 삼성이 전체 HBM 매출의 20%를 중국에서 창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H20’에도 국내 기업들의 HBM3가 탑재된다. 향후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경우 해당 물량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반도체 산업 디커플링이 심화될수록 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종속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범용 레거시 D램 시장에서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기대와 달리 이번 추가 제재 대상 기업에서 빠지고, 한국 기업의 미래 시장이 끊긴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CXMT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영향이 있긴 할 테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미국의 이번 HBM 대중 수출 통제는 중국에 수출하는 HBM 단품이 대상인데 로직칩 등과 함께 패키징해 수출하는 형태로 사업 방식을 변경하면 규제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4일 반도체 장비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이번 미국 조치의 상세 내용을 공유하고 ‘수출 통제 상담창구’도 개설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1년 전보다 1.4% 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수출 증가율이 1%대로 둔화된 데다 내년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우려가 새어나온다. 정부는 관련 리스크 대응을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한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4% 증가한 563억5000만 달러(약 78조7000억 원)로 집계됐다. 역대 11월 최대 실적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다. 무역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였다.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25억 달러(30.8%)로 11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는 1년 전 대비 13.6% 줄어든 56억 달러 수출에 그쳤다.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의 파업 등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었고 지난달 말 기상 악화로 수출 차량 선적마저 늦어진 탓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6222억 달러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6850억 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의 683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7월 13.5%에 달했던 월별 수출 증가율이 8월 10.9%, 9월 7.1%, 10월 4.6%로 감소하다가 11월 1%대로 내려앉는 등 급격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수지 균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정부는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은 사업 전략의 측면에서, 산업부의 입장에선 정책 측면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건설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도 “한국가스공사의 카타르와 오만산 LNG의 장기 계약이 올해 종료되는 만큼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릴 여지가 있다”며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일 수 있고, 지정학적인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예산안 부수 법률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과 부가가치세법은 정부·여당이 주장한 배당소득 분리 과세 관련 내용을 수정해 의결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 중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속증여세법)은 ‘부자 감세’란 이유를 들어 부결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한 13개 법안 중 쟁점이 없는 8개 법안은 동의해서 가결처리하고 쟁점이 있는 5개 법안에 대해서는 정무적 판단으로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부결할 부분은 부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상속증여세법은 기업의 상속공제 확대 적용과 상속세 및 증여세의 10억 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 세율을 기존 50%에서 40%로 낮추는 등 ‘초부자 감세’ 성격이 강하다”며 부결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특법과 부가가치세법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부자 감세 기조가 포함돼있어 수정한 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재계와 만난 자리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뒤 당내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속세 완화 등 주요 예산부수법안에서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본회의에는 정부안이 올라올 것”이라며 “나라 살림의 수입을 결정하는 법안은 정부안으로, 지출을 담당하는 예산안은 야당의 감액 예산안으로 통과될 경우 정부 가계부에 불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산부수법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본회의에 예산부수법안이 정부안대로 올라오더라도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수정안을 함께 올리게 돼있다”며 “여소야대가 상황 탓에 예산부수법안도 정부안과 여당안은 폐기되고 야당 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부자 감세 내용을 제외하고 추가 협상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