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장윤정 차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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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사람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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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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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록체인 등 신기술 규제… 될성부른 떡잎 성장 막아”

    “계속해서 신기술이 등장할 텐데 기존 규제의 틀을 여기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페리 하 드레이퍼 아테나 대표) “한국의 여성 골퍼들이 미국 LPGA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미국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KDB산업은행이 혁신창업 생태계 구축 및 창업 기업의 성장을 위해 23, 24일 개최하는 ‘2019 넥스트라이즈’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물론 ‘될성부른 떡잎’을 찾는 벤처캐피털(VC)도 참석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한인 벤처캐피털리스트 ‘드레이퍼아테나’의 페리 하(Perry Ha) 대표와 ‘스톰벤처스’ 남태희 대표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하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 규제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 대표는 “가상통화 공개(ICO)를 불허한 것은 한국에서 막 싹트기 시작하던 블록체인 기술에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주요 기술인데 안타깝게도 ICO가 불법이 된 이후 많은 한국 사업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버리고 돌아섰다”며 “이는 한국의 지식재산권(IP) 발전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피해 우려 등을 이유로 2017년 9월 ICO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 같은 정부 방침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과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 대표는 “가상통화와 같은 신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텐데 기존 규제의 ‘틀(프레임워크)’을 신기술에 사용할 수는 없다”면서 “정부는 과도한 규제에 나서는 대신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충분히 알리고 교육시켜서 (신기술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은 규제카드로 신생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가능한 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서 ‘시장 사이즈’가 최대 약점이라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B2B 영역에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전혀 없다”며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게임회사들의 마케팅 기법이나 시장 진입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하 대표 역시 “한국에는 질 좋은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 풍부한 정부 지원이 존재하지만 5000만 명이라는 제한된 시장 규모가 약점”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권유했다. 하 대표는 이어 “중국의 경우 엄청난 시장 규모와 자본, 당국의 집중 지원으로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기술의 진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하 대표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MBA 과정을 거쳐, 컨설팅 업체에서 일한 뒤 ‘드레이퍼 아테나’의 모태인 아테나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창업했다. 하버드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뒤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한 남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스톰벤처스를 설립했다. 1000건이 넘는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가진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한국에서도 컴투스에 조기 투자한 바 있다.장윤정 yunjung@donga.com·남건우 기자}

    •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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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 한인 벤처캐피탈리스트 2인이 말한 한국 스타트업

    “계속해서 신기술이 등장할 텐데 기존 규제의 틀을 여기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페리 하 드레이퍼 아테나 대표) “한국의 여성골퍼들이 미국 LPGA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미국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KDB산업은행이 혁신창업 생태계 구축 및 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 23, 24일 개최하는 ‘넥스트라이즈’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물론 ‘될성부른 떡잎’을 찾는 벤처캐피탈(VC)도 참석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한인 벤처캐피탈리스트 ‘드레이퍼아테나’의 페리 하(Perry Ha) 대표와 ‘스톰벤처스’ 남태희 대표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페리 하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 규제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 대표는 “ICO(가상통화 공개)를 불허한 것은 한국에서 막 싹트기 시작하던 블록체인 기술에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주요 기술인데 안타깝게도 ICO가 불법이 된 이후 많은 한국 사업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버리고 돌아섰다”며 “이는 한국의 IP(지식재산권) 발전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피해 우려 등을 이유로 2017년 9월 ICO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 같은 정부 방침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과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 대표는 “가상통화와 같은 신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텐데 기존 규제의 ‘틀(프레임워크)’을 신기술에 사용할 수는 없다”면서 “정부는 과도한 규제에 나서는 대신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충분히 알리고 교육시켜서 (신기술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은 규제카드로 신생기업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가능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서 ‘시장 사이즈’가 최대 약점이라며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는 “B2B 영역에서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전혀 없다”며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게임회사들의 마케팅 기법이나 시장진입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하 대표 역시 “한국에는 질 좋은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 풍부한 정부지원이 존재하지만 5000만 명이라는 제한된 시장 규모가 약점”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권유했다. 하 대표는 이어 “중국의 경우 엄청난 시장 규모와 자본, 당국의 집중 지원으로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기술의 진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하 대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 MBA 과정을 거쳐, 컨설팅 업체에서 일한 뒤 ‘드레이퍼 아테나’의 모태인 아테나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창업했다. 하버드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뒤 로스쿨을 졸업한 남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스톰벤처스를 설립했다. 1000건이 넘는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가진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한국에서도 컴투스에 조기 투자한 바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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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 ‘아시아나 통매각’ 고수… 대기업, 베팅 나서나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이르면 이번 주 아시아나항공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 실사 결과 큰 부실이나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금호산업, 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25, 26일경 매각공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매각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 확정 및 본실사(9월)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10, 11월)의 과정을 거쳐 연내 ‘새 주인’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에어부산 등 자회사 묶어 파는 ‘통매각’ 유력 이번 매각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들을 묶어 파는 ‘통매각’ 여부다. 이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통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쪼개서 파는) 분리 매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며 분리 매각 가능성을 차단한 바 있다. 채권단과 당국이 ‘통매각’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은 기업을 묶어 팔아야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당국은 항공산업을 위해서도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들을 유지하길 원한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쪼개진다면 대한항공을 견제하며 항공산업의 경쟁을 촉진할 대항마가 사라진다고 보는 셈이다. 인수 후보 평가에 있어서도 통매각이 더 수월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는 ‘아시아나’, 다른 쪽은 ‘아시아나+에어부산’을 원하는 등 후보마다 인수하려는 조합이 다르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종전에는 통매각 가격 부담이 커서 자금력이 다소 떨어지는 인수 후보군을 끌어들이려면 쪼개 팔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주당 9000원 선까지 치솟았던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6000원대로 하락하면서 분리 매각 필요성도 줄었다. 이번 매각은 새 주인이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금호산업이 갖고 있던 구주(舊株·31.05%)도 사들여야 하는 구조다. 이런 매각 방식 때문에 금호산업과 채권단 간 갈등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호산업으로선 구주 가치를 높게 받는 게 최선이다. 구주 매각 대금을 두둑하게 챙겨야만 금호산업 및 금호고속의 채무를 해결하고 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 반면 채권단은 인수자가 구주 매입보다 신주 인수에 더 많은 돈을 쓰길 바란다. 회사에 돈이 많이 들어와야 빠른 시일 안에 부채를 털고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고 채권단도 투입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로 애경 SK 한화 호반건설 등 거론 가장 큰 관심사는 결국 어떤 기업들이 인수전에 달려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애경 SK 한화 GS 롯데 등 대기업과 호반건설 등 호남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SK는 당국 안팎에서 ‘가장 안정적인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기업들은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물밑에선 분주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2%를 보유한 만큼 박 회장이 어떤 기업에 힘을 실어주느냐가 인수전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유리한 매각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움직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기업 가치가 떨어질까 애가 타는 쪽은 금호산업과 채권단이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수 기업이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가 부족하면 보완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 금융 지원이나 매각 조건 변경을 통해서라도 인수 기업의 짐을 덜어주려는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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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조작 등 수사’ 금감원 특사경 공식 출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18일 공식 출범했다. 특사경은 경찰은 아니지만 경찰과 동일한 수사 권한을 가진 공무원이다. 주가 조작 등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할 때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을 활용해 강제 수사를 벌일 수 있다. 특사경 직원으로는 서울남부지검장의 지명을 거쳐 금융위원회 공무원 1명과 금감원 직원 15명이 선정됐다. 이 중 금융위 공무원 1명과 금감원 직원 5명은 남부지검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나머지 10명은 금감원 소속 특사경으로 활동하게 된다. 다만 업무는 증권선물위원장이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선정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한정된다. 또 압수수색 등 업무 전반에 대해 검사 지휘를 받게 된다. 금융위와 검찰은 금감원 특사경을 2년간 운영한 뒤 성과를 점검해 보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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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장들 ‘워라밸’ 앞장… 대부분 일주일 안팎 휴가

    금융권에서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이 앞장서서 긴 여름휴가를 떠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에 맞춰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대부분 일주일 안팎의 휴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달 24∼30일 여름휴가를 떠난다. 윤 회장은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소설가 최인호의 ‘가족’을 휴가철에 읽어볼 만한 책으로 꼽았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이달 말 가족과 강원도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허 행장은 “소소한 것의 중요함을 일깨워준다”며 ‘씽크 스몰’(오웨인 서비스·로리 갤러거)을 추천했다. 취임 이래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휴식을 가졌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다음 달 초에 휴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단,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영국과 북유럽 등지의 기업설명회(IR)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휴가 날짜가 유동적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7월 말에서 8월 초에 일주일간 휴가를 간다. 3월 취임한 이래 대전, 부산, 대구 등 전국 영업현장을 발로 뛰며 고객 의견을 청취했던 진 행장은 집에서 한숨 돌리며 하반기 경영 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 행장의 추천도서는 스마트폰이 낳은 디지털 신인류의 특징과 달라져야 할 비즈니스 전략을 다룬 ‘포노 사피엔스’(최재붕)와 인류가 직면한 위협과 과제를 다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이다. 올해 초 지주사를 설립하고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는 등 바쁘게 달려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다음 달 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역시 같은 시기에 국내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밀린 독서를 하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설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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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0차례 전화… 다짜고짜 집으로… 가혹한 빚 독촉 공포

    “동료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회사원 김모 씨(41)는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후 원리금을 연체했다가 직장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로 간단한 안내문자만 오더니 차츰 추심의 강도가 심해져 최근에는 하루에도 10차례가 넘게 전화가 오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눈치를 채더니 이제 직장 동료들 모두 김 씨의 대출 연체 사실을 알게 됐다. 가정주부 이모 씨(33)도 최근 공포감을 느낀 적이 있다. 카드회사의 카드 대금을 연체했더니 얼마 전에 낯선 사람들이 다짜고짜 집에 들이닥쳤기 때문. 이들은 이름과 소속도 밝히지 않고 “빚을 언제 갚을 것이냐”고 이 씨를 사정없이 몰아붙였다.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대출 연체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연체채권을 사들이는 추심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또 추심업자가 과도한 추심에 나서면서 대출자들의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생활고에 가혹한 빚 독촉이 겹치면서 가계의 주름살이 더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황에 덩치 커지는 채권 추심업 금융당국에 따르면 채권매입 추심업자의 매입채권 잔액은 2018년 말 기준 4조2783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3조5636억 원)보다 7147억 원(20.1%) 늘어났다. 보통 연말에 채권매입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가파른 증가세다.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채권매입 추심업자 수도 2018년 말 기준 1101개로 전년 말(994개)에 비해 10.8% 증가했다. 추심업자의 매입 채권이 불어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제2금융권의 연체 채권이 늘어나는 등 부채의 ‘질’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총액은 2017년 말 2조6251억 원에서 2018년 말 2조9906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방(부산·경남 및 호남) 19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 기준) 역시 같은 기간 평균 5.53%에서 6.38%로 뛰었다. 부실채권이 증가하니 추심업자의 ‘일감’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건전성 지표 개선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선 대부협회 사무국장은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데 오히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적정한 값에 채권을 매각해 버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추심업을 겸하는 대부업체들이 대출보다는 채권추심에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18년 말 기준 채권추심업체 중 59%(650개)는 대부업을 함께 하는 곳이다.○ “추심업자와 통화기록 남겨 입증자료 확보” 추심업자에게 넘어간 채권 잔액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과도한 추심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채권추심 등 대부 관련 민원은 2017년 3005건에서 2018년 4533건으로 증가 추세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도 대형 저축은행들의 채권 매각이 이어지고 있어 채권추심업자들에게 넘어가는 채권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장이나 거주지에서 가족·지인 등 제3자에게 연체사실을 고지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추심업자와의 대화, 통화명세를 녹음하는 등 불법 추심 관련 입증자료를 확보해 피해 구제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채무 일부를 갚게 하거나 각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통상 5년인 채무 소멸시효 완성을 막는 일이 빈번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최혜승 인턴기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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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투자자에 국내 뭉칫돈까지 몰려… 뜨거운 채권시장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가 50조 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한편 외국인투자가들도 6월에만 6조 원어치의 원화 채권을 추가로 쓸어 담았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5조8010억 원어치의 채권을 순투자하며 4개월 연속 매수세를 이어나갔다. 이 같은 채권 쇼핑에 힘입어 6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124조5400억 원으로 한 달 전(119조2020억 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물량은 전체 상장 채권의 7.0% 수준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NH선물 허정인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짐에 따라 채권시장에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며 “또 5월에 환율이 급등했는데 달러를 들고 와서 채권을 사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과 환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사는 것은 일단은 나쁘지 않은 신호다. 비록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망하지 않을 확률, 즉 안전성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나중에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의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는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돈도 채권시장에 몰리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회사채 발행 금액은 48조7811억 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12.7% 늘어난 것이다. 시장 금리가 떨어져 기업들로선 회사채를 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데다 투자자들 역시 불확실성이 큰 주식 시장 대신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채권에 큰 관심을 보인 결과다. 실제로 상반기 호텔롯데, SK종합화학 등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75%)보다도 낮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고수익을 노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비우량등급 기업들의 채권에도 눈을 돌림에 따라 대한항공(BBB+) 한화건설(BBB+) 두산인프라코어(BBB) 등의 채권도 올 들어선 ‘완판 행진’을 거듭했다. 현대차증권 박진영 연구원은 “은행차입 금리보다는 회사채 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를 찾는 투자 수요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욕구를 충족시켜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7∼12월) 채권 시장은 지금보다는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 금리 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익률도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가 몰렸던 A등급 미만 회사채 투자에 대해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단기간 내 자금 부족으로 부도가 날 확률은 낮다”면서도 “하반기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이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보다 신중히 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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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싼 ‘새 코픽스’로 갈아타도 담보대출한도 안줄어든다

    16일 이후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진다.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0.2%포인트 이상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던 기존 대출자들은 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혹시 이 과정에서 대출한도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금융당국이 이전 대출을 새 코픽스 기준 대출로 갈아탈 때는 2017년 이후 강화된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 대출한도 걱정없이 ‘갈아타기’ 가능해져 변동금리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는 은행이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조달한 8개 금융상품의 금리를 평균해 산출돼 왔다. 하지만 올해 초 금융당국은 더욱 정확한 계산을 위해 여기에 요구불예금과 한국은행 차입금을 반영하는 등 산정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다. 6개월여의 작업을 거쳐 은행연합회는 15일 새로운 잔액 코픽스를 처음 공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코픽스는 지금보다 0.27%포인트가량 낮아지고 대출금리도 그만큼 내려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기존 대출자들은 새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대환 대출 방식으로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코픽스 연동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강화된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등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종전에는 60%였지만 2017년 8·2대책 이후엔 40%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017년 상반기 LTV 60%를 꽉 채워 대출을 받았던 금융 소비자는 대출 갈아타기를 할 경우 LTV가 40%로 줄어들어 원금 일부를 한꺼번에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원금 상환이 불가능한 대출자에겐 낮아진 대출금리가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협의해 새 코픽스 대환 대출의 경우 변경된 대출 규제 적용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출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을 최대한 덜어 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대환 대출을 했을 때만 해당한다. 또 기존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갈아탈 땐 해당 은행에 대출 규제 관련 세부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중도상환수수료는 주의해야 물론 금리가 낮아졌다고 해서 ‘갈아타기’가 무조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자신이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와 갈아탈 경우의 ‘금리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 보고, 다른 대출 조건에 변동이 없는지도 따져보고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최대 1.2%로 통상 대출 시행일로부터 3년까지 적용된다. 또 기존 대출자가 아닌 신규 대출자의 경우 새 코픽스에 따른 변동금리 대출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최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혼합형(고정금리) 대출 최저금리가 2.4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새 코픽스가 나온다고 해도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더 낮을 수 있다. 다만 지금이 금리 인하기라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고정금리가 이자 부담이 낮아 보여도 장기 대출자의 경우에는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장윤정 yunjung@donga.com·남건우 기자}

    •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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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CPA 2차시험 문제유출 의혹 조사”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실시된 공인회계사(CPA) 2차 시험의 문제유출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 CPA 시험 고시반의 특강과 모의고사를 통해 일부 문제가 사전 유출됐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10일 유출 의혹이 불거진 2개 문제와 관련해 “해당 출제위원의 출제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합격자 발표가 이뤄지는 8월 말까지는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문항은 외부감사인 선임 등과 관련된 내용이다. 금감원은 해당 문제가 회계감사 교과서나 유명 교재에서도 다뤄지고 있는 내용이라 부정 출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사결과 문제가 드러나거나, 특정 학교 학생들의 정답률이 유난히 높게 나타나는 등 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해당 문제의 배점을 축소하거나 무효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유출 논란을 계기로 시험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는지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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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멍, 주인님 펫보험 여기저기 중복가입 걸러낸대요

    앞으로 반려동물 한 마리로 여러 보험에 가입해 실손보험금을 중복 청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관련 보험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펫보험 시장이 되살아나는 추세이지만 중복 가입이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었다”며 “3분기 중 신용정보원과 협력해 중복 가입 조회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보장하는 ‘펫보험’은 2007년 이후 시장에 나왔지만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고 손해율도 높아서 번번이 판매가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하나둘씩 상품 판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10월 반려견을 위한 펫퍼민트 퍼피앤도그 보험을, 올 4월에는 업계 최초의 고양이 전용보험인 펫퍼민트 캣을 출시하고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펫퍼민트 보험은 온라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제휴병원에서 자동청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올 6월 말까지 1만5000건이 팔려나갔다. 2년 전만 해도 전체 보험시장의 펫보험 가입건수가 2000여 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의 성장세다. D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도 연달아 관련 상품을 내놨다. 펫보험 시장의 골칫거리는 반려견 한 마리에 대한 보험 중복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펫보험은 일반 실손보험과 달리 보험사들 간에 계약 조회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다중 계약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반려동물 주인이 여러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금을 이중, 삼중으로 청구해도 보험사가 이를 확인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보험 하나로 여러 마리의 반려견에 대한 진료비를 돌려 막는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가 됐다. 가입자들의 보험료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때 일부 상품의 손해율이 140∼150%까지 치솟았다”며 “병원별로 천차만별인 진료비도 문제였지만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신용정보원과 함께 반려견주의 주민번호를 활용해 보험사들이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일반 실손보험처럼 복수의 보험을 가진 견주에게는 ‘비례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보험 관련 인프라도 계속 정비되는 추세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5개 손해보험사와 협력해 반려동물보험 진료비 자동청구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펫보험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것은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펫보험이 매력적인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연평균 5.3회 동물병원을 찾아 1회 평균 11만2359원을 지출하는 등 적지 않은 진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본과 영국의 경우 반려동물 수 대비 보험 가입 비중이 각각 6%, 25%에 이른다. 물론 중복 가입 조회 시스템이 갖춰지더라도 가입자가 반려동물 나이를 속이는 등의 행위를 완벽히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 보험개발원 김성호 상무는 “동물병원과의 협력을 통한 진료비 안정화, 반려동물 식별 기술 고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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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구 “日아니어도 돈 빌릴 데 많아”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 풀린 일본계 은행의 자금이 18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본이 만기 연장 등을 거부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경제 보복이 금융권으로 번지면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야마구치 등 4개 일본계 은행의 국내 은행과 기업에 대한 여신은 18조2995억 원이다. 일본계 은행은 일본으로부터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국내 은행과 기업, 한국의 일본계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 금융시장 공격에 나서면 국내에 풀린 일본계 자금이 빠른 속도로 회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본계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의 국내 여신은 지난해 3월 말 19조7221억 원이었지만 1년 만에 18조2995억 원으로 7.5% 줄었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줄자 일본계 자금이 안전 투자처로 눈길을 돌리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여신을 줄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장 큰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설령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준다고 해도 우리 금융기관들이 얼마든지 다른 데서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한 엔화 대출이 중단돼도 다른 보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본계 은행의 자금 회수 사태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고 본다. 동남아발(發) 외환위기 당시 일본계 은행은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한도를 축소하고 단기 차입금을 일시 회수해 한국의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다. 일본계 은행이 1997년 말에서 1998년 초까지 국내에서 빼낸 자금만 2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많은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은 일본계 은행에서 저리 단기 자금을 빌려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투기등급 채권에 장기로 투자하다가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조은아 achim@donga.com·장윤정·남건우 기자}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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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日 추가규제 대비해 車-화학도 점검

    일본의 경제 보복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반도체 소재뿐 아니라 자동차와 정밀화학 등 다른 산업계와 금융 분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섰다. 양국 간의 갈등이 경제 전면전으로 비화될 개연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일부 제조업체와 화학소재 기업들을 접촉해 일본산 제품의 비중과 대체 가능 여부, 일본의 추가 규제 움직임 등을 파악했다. 국산화율이 낮은 화학소재 분야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소량이라도 대체 불가능한 필수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상위 10대 품목 중 일본 수입 비중이 30%가 넘는 제품은 7개에 이른다. 산업 용매제인 자일렌(95.2%), 철 및 비합금강열연강판(56.1%) 등이 포함된다. 일본이 이처럼 의존도가 높은 상품을 추가 규제 대상으로 들고나올 경우 한국 업체들은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도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품목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신용 리스크와 여신 상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일본 현지에서 규제 품목의 수출 통관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부 일본 업체가 수출허가 신청 서류를 일본 당국에 제출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해 해당 품목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 장윤정 기자}

    • 20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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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면 1만4000원인데 저물가라니”… 이상신호 보이는 한국경제[인사이드&인사이트]

    “콩국수가 1만2000원, 냉면이 1만4000원인데 저(低)물가라고요?” 직장인 김모 씨(42)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대라는 통계청의 발표가 잘 납득이 가질 않는다. 여름이면 즐겨 찾던 유명 맛집의 콩국수 한 그릇이 1만2000원, 직장 근처 식당의 냉면 메뉴가 1만4000원이다. 마치 자기 월급 빼고는 세상 모든 것이 다 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음식점 메뉴판만 보면 국내 물가가 엄청나게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경제는 실제 지표상으로는 물가가 너무 낮아 걱정인 상황이다. 외식 등 ‘장바구니 물가’는 높을지 몰라도 각종 물품과 주거비, 통신비 등을 반영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1%를 밑돌며 이상신호를 보이고 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중앙은행이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저물가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이 없음을 토로했을 정도다. 과거 중앙은행들의 목표가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막는 ‘물가 안정’에 있었는데, 지금은 ‘물가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저성장과 저물가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 한국 경제 덮친 ‘저물가 공포’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가상승률이 2년 이상 마이너스(―)를 보이는 경우를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한다. 이 같은 정의에 의하면 한국은 조금씩이나마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아직 디플레이션 상태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례적인 저물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6개월째 0%대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상승률도 1%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물가상승률이 연간 기준으로 0%대에 머무른 건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던 2015년으로 두 번뿐이다. 국내 물가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극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2.1∼2.5%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낮은 게 높은 것보다는 당연히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많이 한다. 물론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같은 벌이라도 씀씀이에 여유가 생기니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저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경제에 ‘적신호’다. 저물가가 지속되면 소비자는 소비를 미래로 미루게 되고, 기업도 생산과 투자를 연기하며 고용을 줄인다. 자칫 ‘저물가→소비 감소 및 투자 위축→저물가 및 경기부진 지속’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의 체온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안 되는 것처럼, 물가도 너무 낮으면 위험하다. 경제 활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적 문제냐, 통계 착시냐’…원인 놓고 해석 분분 저물가의 원인을 두고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부는 공급 쪽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채소류와 공공서비스, 집세 등 일부 품목의 가격 하락이 한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과 올봄 날씨가 좋아서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된 데다 유류 가격도 하락해 낮은 물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 무상급식과 교복·교과서 무상지원 확대 등의 각종 정부 복지정책도 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저물가의 원인을 설명할 때 ‘아마존 효과’라는 말도 사용한다. 아마존 효과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유통 마진이 낮아지면서 물가가 정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소매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저물가가 통계상 착시에서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계청은 생활에 밀접한 460개의 품목을 선정해 생활에 얼마나 밀접한지, 가구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매긴다. 예컨대 주류·담배의 가중치가 15.8, 집세의 가중치가 93.7인 식이다. 하지만 가중치가 큰 품목과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에는 괴리가 있다. 가령 소비자들은 거의 매일 소비하는 담배 주류 외식 식료품 등의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만 정작 가중치가 크게 매겨지는 전·월세 가격은 2년에 한 번 실감할 뿐이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은 교통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교육비만 올라도 물가가 크게 오른다고 여긴다. 또 소비자들은 보통 가격 하락에는 둔감하지만 가격 상승에는 민감하다. 요즘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같은 물가상승이라도 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디플레 전조 우려도 높아져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위 요인만으로 6개월 연속 0%대 물가상승이라는 이례적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으로 경제 전반의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급 변수를 제거하고 수요 측면을 볼 수 있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소비심리도 나쁜 상황이다.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과 6월 2개월 연속 하락하며 100을 밑돌았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최근의 저물가 배경에는 경기부진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든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물가가 낮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라 중앙은행과 정부가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에서는 이미 우리 경제가 ‘준(準)디플레이션’ 상황에 처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5월 보고서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꺾이고 소비와 투자, 고용이 모두 부진한 것이 물가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무서운 현상이다.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가 지갑을 닫아 물가가 떨어지면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더욱 줄어든다. 이는 다시 실업률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한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악순환(Deflation Spiral)’에 빠지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불황을 가져온 것도 바로 디플레이션이었다. 일본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붕괴하고 자산가격이 떨어지면서 개인은 소비를 줄였고, 기업은 줄줄이 도산했다. 일본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결국 장장 20년에 걸친 불황이 이어졌다. 이런 무서운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기 전에 한은이 빨리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너무 방심하다 괴물에 잡힐 수도… 그러나 정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최근 저물가는 일부 품목에서 나타난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전방위적인 가격 하락으로 번지는 일반적인 디플레이션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의 저물가 현상이 경기침체를 동반하고 있어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심리가 언제든 더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나오는 등 악재가 돌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래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소비자들은 더 지갑을 닫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은 절대 없으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몇 해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디플레이션은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할 괴물(ogre)”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에까지 디플레이션을 비유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번 이 괴물에 잡히면 가까운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어떤 대책을 동원해도 벗어나기 힘들다. 공포와 두려움도 문제지만, 지나친 낙관론도 독이 될 수 있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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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국수-냉면이 1만원 넘는데 저물가라니…” 일본식 디플레이션 전조?

    “콩국수가 1만2000원, 냉면이 1만4000원인데 저(低)물가라고요?” 직장인 김모 씨(42)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대라는 통계청의 발표가 잘 납득이 가질 않는다. 여름이면 즐겨 찾던 유명 맛집의 콩국수 한 그릇이 1만2000원, 직장 근처 식당의 냉면 메뉴가 1만4000원이다. 마치 자기 월급 빼고는 세상 모든 것이 다 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음식점 메뉴판만 보면 국내 물가가 엄청나게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경제는 실제 지표상으로는 물가가 너무 낮아 걱정인 상황이다. 외식 등 ‘장바구니 물가’는 높을지 몰라도 각종 물품과 주거비, 통신비 등을 반영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1%를 밑돌며 이상신호를 보이고 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중앙은행이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저물가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이 없음을 토로했을 정도다. 과거 중앙은행들의 목표가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막는 ‘물가 안정’에 있었는데, 지금은 ‘물가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저성장과 저물가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한국경제에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 경제 덮친 ‘저물가 공포’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가상승률이 2년 이상 마이너스(―)를 보이는 경우를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한다. 이 같은 정의에 의하면 한국은 조금씩이나마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아직 디플레이션 상태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례적인 저물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데 그치는 등 6개월째 0%대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상승률도 1%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물가상승률이 연간 기준으로 0%대에 머무른 건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던 2015년으로 두 번뿐이다. 국내 물가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극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2.1~2.5%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낮은 게 높은 것보다는 당연히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많이 한다. 물론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같은 벌이라도 씀씀이에 여유가 생기니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저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경제에 ‘적신호’다. 저물가가 지속되면 소비자는 소비를 미래로 미루게 되고, 기업도 생산과 투자를 연기하며 고용을 줄인다. 자칫 ‘저물가→소비 감소 및 투자 위축→저물가 및 경기부진 지속’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의 체온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안 되는 것처럼, 물가도 너무 낮으면 위험하다. 경제 활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구조적 문제냐, 통계 착시냐’…원인 놓고 해석 분분 저물가의 원인을 두고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부는 공급 쪽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농·축산물과 공공서비스, 집세 등 일부 품목의 가격하락이 한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과 올봄 날씨가 좋아서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된 데다 유류 가격도 하락해 낮은 물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입학금의 단계적 폐지, 무상급식과 교복·교과서 무상지원 확대 등의 각종 정부 복지정책도 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저물가의 원인을 설명할 때 ‘아마존 효과’라는 말도 사용한다. 아마존 효과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유통 마진이 낮아지면서 물가가 정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소매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저물가가 통계상 착시에서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계청은 생활에 밀접한 460개의 품목을 선정해 생활에 얼마나 밀접한지, 가구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매긴다. 예컨대 주류·담배의 가중치가 15.8, 집세의 가중치가 93.7인 식이다. 하지만 가중치가 큰 품목과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에는 괴리가 있다. 가령 소비자들은 거의 매일 소비하는 담배 주류 외식 식료품 등의 가격변동에 민감하지만 정작 가중치가 크게 매겨지는 전·월세 가격은 2년에 한번 실감할 뿐이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은 교통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교육비만 올라도 물가가 크게 오른다고 여긴다. 또 소비자들은 보통 가격하락에는 둔감하지만 가격 상승에는 민감하다. 요즘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같은 물가상승이라도 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디플레 전조 우려도 높아져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위 요인만으로 6개월 연속 0%대 물가상승이라는 이례적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으로 경제전반의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급 변수를 제거하고 수요 측면을 볼 수 있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소비심리도 나쁜 상황이다.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과 6월 2개월 연속 하락하며 100을 밑돌았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최근의 저물가 배경에는 경기부진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든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물가가 낮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라 중앙은행과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에서는 이미 우리 경제가 ‘준(準)디플레이션’ 상황에 처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5월 보고서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꺾이고 소비와 투자, 고용이 모두 부진한 것이 물가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무서운 현상이다.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가 지갑을 닫아 물가가 떨어지면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더욱 줄어든다. 이는 다시 실업률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한 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악순환(Deflation Spiral)’에 빠지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불황을 가져온 것도 바로 디플레이션이었다. 일본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붕괴하고 자산가격이 떨어지면서 개인은 소비를 줄였고, 기업은 줄줄이 도산했다. 일본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결국 장장 20년에 걸친 불황이 이어졌다. 이런 무서운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기 전에 한은이 빨리 금리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너무 방심하다 괴물에 잡힐 수도… 그러나 정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최근 저물가는 일부 품목에서 나타난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전방위적인 가격 하락으로 번지는 일반적인 디플레이션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의 저물가 현상이 경기침체를 동반하고 있어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심리가 언제든 더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나오는 등 악재가 돌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래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소비자들은 더 지갑을 닫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은 절대 없으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몇 해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디플레이션은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할 괴물(ogre)”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에까지 디플레이션을 비유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번 이 괴물에 잡히면 가까운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어떤 대책을 동원해도 벗어나기 힘들다. 공포와 두려움도 문제지만, 지나친 낙관론도 독이 될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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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I 이상 없어도… 의사가 진단땐 ‘치매보험금’

    앞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의사가 치매라고 진단하면 치매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으로 약관을 바꿔 올해 10월에 판매되는 상품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보험 가입자에 대해서도 MRI 검사에 이상 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않도록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치매보험은 최근 치매 환자 수가 늘고 보장 내역이 경증치매까지 확대되면서 가입자가 급증했다. 2019년 3월 말 기준 치매보험 보유계약은 380만 건으로, 올해 1∼3월에만 88만 건의 신규 가입이 이뤄졌다. 하지만 “(치매)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CT, MRI, 뇌파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약관이 문제가 됐다. 일부 보험사가 이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위해서는 MRI 등 뇌영상 검사 결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새로운 약관은 “치매 진단은 치매전문의(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가 병력 청취, 인지 기능 및 정신 상태 평가, 일상생활 능력 평가 및 뇌영상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내린다”고 명시한다. 또 “뇌영상 검사 등 일부 검사에서 치매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검사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초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문구도 추가된다. 아울러 치매 관련 약 처방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보험회사는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의의 치매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가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새로운 약관은 기존 가입자들에게도 적용된다. 금감원은 7월 중 보험사들이 MRI 검사 소견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보험금을 거절하는 일이 없게끔 행정지도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강한구 보험감리국장은 “행정지도에 강제력은 없지만 업계와 협의를 거쳐 약관을 개선한 만큼 기존 가입자가 차별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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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현대차 등 7大 금융그룹, 부실 전이위험 ‘테스트’ 받는다

    금융당국이 삼성 한화 등 기업집단 소속 금융그룹의 부실 위험을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개발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그룹 계열사 간 부실 전이 위험을 반영한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연내 개발해 내년 상반기 시범 평가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거나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등 극단적인 경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특정 계열사가 부실해져 전체 그룹 또는 국내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일은 없는지 미리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극심한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위기를 맞았을 때 삼성생명 같은 금융회사로 위험이 번지지는 않는지, 그룹이 영업활동을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겠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룹 소속 개별 금융회사의 복원력 평가 △금융·비금융 계열사 간 전이 위험 평가 △특정 금융그룹의 부실이 그룹 밖으로 번지는지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 평가 등으로 구성된다. 모형이 개발되면 내년 상반기 중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3곳에 시범 적용한 뒤 현대차 동부 교보 롯데 등 나머지 4개 금융그룹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들 7개 그룹은 총자산이 5조 원을 넘고 여·수신, 금융투자, 보험 중 2곳 이상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그룹 감독제도’ 적용 대상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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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하’ 깜빡이에… 2%대 예금 사라졌다

    은퇴 후 연금과 이자로 생활하는 60대 김모 씨는 최근 정기예금 상품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더 이상 2%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 안정적인 성향이라 은행 예금 외에 다른 곳엔 눈도 돌리지 않았는데 금리가 너무 낮다보니 2%대 후반의 이자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라도 돈을 옮겨야 하나 고민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가 무섭게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2%대 예금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예금금리도 따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예금금리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자 금융당국은 금리 공시체계를 개선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2%대 정기예금 상품 거의 실종 시중은행들은 최근 연달아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낮췄다. KEB하나은행이 ‘369 정기예금’의 1년제 최고 금리를 연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내렸고, 우리은행도 ‘위비SUPER 주거래예금2’ 금리를 2.0%에서 1.9%로 인하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등 이미 1%대였던 상품들도 금리를 약 0.1∼0.2%포인트 추가로 낮췄다. 이렇게 예금상품의 금리가 낮아지는데도 예금 가입액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금리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이자가 낮은 예금에 계속 몰리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같은 기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의 하락폭이 더 크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말 3.61%에서 올해 5월 3.49%로 0.12%포인트 떨어졌지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17%에서 1.97%로 0.20%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빠른 속도로 내려 손쉬운 이자장사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당국 “금융상품 금리 한층 투명하게 공개” 은행들은 “이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시장금리가 떨어진 만큼 그에 맞춰 예금금리도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시장에서 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낮아진 만큼 예금금리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예금금리의 빠른 하락에는 금리 산정체계의 특수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금리가 은행들의 자금 조달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는 물론이고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여유자금을 확보해야 하거나 다른 은행과 자금 유치 경쟁이 세게 붙은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 예금금리를 시장금리에 따라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은행의 금리 결정에 직접 개입하긴 어려운 만큼 공시체계 개편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예금금리의 가파른 하락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일단 예금상품의 경우 기본금리뿐만 아니라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지급된 평균금리를 공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대금리가 반영된 실제 금리를 공시하면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을 돕고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뿐 아니라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 관련 협회들과 손잡고 연내 금융권의 전반적인 비교공시체계도 손보기로 했다. 가령 대출상품은 중도상환수수료, 펀드나 보험은 각종 비용을 차감한 실질 수익률을 보여줄 계획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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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 최후통첩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정례회의에서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MG손보가 금융당국을 만족시킬 만한 경영개선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에 처해지는 등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MG손보의 직원수는 약 700명이고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61억 원이다. 2018년 금융위는 MG손보에 적기시정조치 1단계인 ‘경영개선권고’와 2단계 ‘경영개선요구’를 연달아 내렸다. MG손보는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당국에 약속했지만 끝내 증자에 실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경영개선명령은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내리는 최고 단계의 경고다. MG손보는 두 달 뒤인 8월 26일까지 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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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갈 친구에게 보험쿠폰 선물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해외여행보험 쿠폰을 선물해줄까?’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거나 선물 받은 쿠폰으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은행에 비대면 계좌를 열 때 신원증명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정례회의를 열고 혁신금융서비스 5건을 추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규제특례를 적용받는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37건으로 불어났다. NH농협손해보험이 내년 1월 정식으로 선보일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CM)보험 e-쿠폰’은 옥션, 지마켓, 카카오, 인터파크 같은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보험 가입용 쿠폰이다. 해당 쿠폰을 구매하거나 선물 받은 소비자는 필요할 때 농협손해보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간단히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간편 가입이 가능한 여행보험, 주택화재보험, 레저상해보험 등이다. NH손해보험 관계자는 “커피나 영화 쿠폰을 이용하듯이 보험 쿠폰을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계좌개설 시 소비자의 신원증명 절차를 간소화하는 서비스를 출시한다. 현재 소비자들은 비대면 계좌를 열 때 5가지 방법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을 활용해 실명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주민등록증을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거나, 영상통화를 하거나, 이미 개설된 타 금융회사 계좌를 통해 거래를 하는 식이다. 그러나 아이콘루프의 정보보관 앱(가칭 my-ID)을 내려받아 한 번 신원 확인 정보를 저장해 놓으면 이후부터는 해당 정보를 활용해 복잡한 실명확인 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 ‘파운트’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원증명 간소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머니랩스’와 ‘레이니스트’의 대출조건 비교 서비스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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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 과정 신설… 그룹 우수직원 선발해 심층교육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공동의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DxP) 과정’을 신설하고 미래형 인재 키우기에 나섰다.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DxP) 과정’은 김형주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통계학과, 산업공학과,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등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학과의 교수진이 참여하는 하나금융그룹만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영역을 중심으로 그룹 관계사의 우수 직원을 선발, 심층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 기술 전문가와의 1 대 1 멘토링으로 영업현장의 과제에 대한 디지털 솔루션을 직접 찾아내 실제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선발된 임직원은 현업에서 벗어나 약 4개월간 교육을 통해 공학 기반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혁신 등을 목표로 한 집중연수를 받게 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이 과정을 통해 그룹 내 관계사의 세부 조직과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연결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내외 금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융합형 업무처리 문화 확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우수 인재들이 하나금융그룹의 모든 현장에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그룹 관계사들이 데이터라는 주제로 하나가 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혁신사업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술의 개발, 구현, 적용 및 운용에 이르기까지 협업하는 일원화된 체계(DevOps)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소속의 국내외 석·박사 연구원들도 이번 데이터 전문가 과정 대상자들이 수행할 데이터 기반의 현장업무 관련 과제들에 대해 지속적인 멘토링을 제공하고, 기술의 구체화 및 기술 자산화를 위해 공동으로 연구하고 다각도로 협업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되어야 한다”며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DxP) 과정’에 선발된 직원들은 최고의 역량을 갖춰 하나금융그룹의 미래를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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