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중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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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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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종합경기60%
각종 경기20%
축구7%
스포츠일반3%
인사일반3%
기타7%
  • 랭킹 2위 잡나 했는데… 41위 캐나다, 쿠데타 불발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 캐나다가 경기를 주도하고도 페널티킥 실축으로 패배의 멍에를 썼다.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벨기에와의 F조 리그 1차전. 캐나다의 볼 점유율(44%)은 벨기에(46%)에 다소 밀렸지만 다른 모든 수치에서는 앞섰다. 슈팅 21개로 9개에 그친 벨기에에 배 이상 많았다. 크로스 수도 캐나다가 19개로 6개인 벨기에보다 월등히 높았다. 수비하기에 급급했던 벨기에는 캐나다(2장)보다 많은 3장의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결과는 캐나다의 0-1 패배. 캐나다는 전반 8분 월드컵 역사상 첫 골과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 캐나다의 테이전 뷰캐넌(23·브뤼헤)이 때린 슈팅이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벨기에 야니크 카라스코(29·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손에 맞아 페널티킥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알폰소 데이비스(22·바이에른 뮌헨)의 슛이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의 손에 걸려 득점이 무산됐다. 결국 캐나다는 전반 44분 벨기에의 미시 바추아이(29·페네르바흐체)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캐나다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처음 월드컵 무대에 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로 2위인 벨기에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졌다. 하지만 캐나다는 이날 경기 내용에선 벨기에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나다는 졌지만 크로아티아와 모로코가 득점 없이 비기는 바람에 여전히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캐나다는 28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와 2차전을 치른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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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지만 잘 싸웠다…한국-우루과이 0-0 무승부

    절반의 성공은 거뒀지만 아쉬운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12년 만이자 방문 월드컵 사상 두 번째로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첫 판 승리에 의한 승점 3점이 절실했으나 1점을 손에 쥐는데 그쳤다. 한국은 24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이 언더도그(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팀)였다는 점에선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전반전 시작부터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에 아쉬움을 많이 남긴 경기였다. 이 경기 TV 해설을 맡았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박지성은 “그동안 봐왔던 우리나라의 월드컵 경기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전반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숫자가 보여주는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우루과이(14위)에 밀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1승 1무 6패로 절대 열세였다. 각국의 스포츠 전문 통계회사와 베팅업체들도 거의 대부분이 우루과이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 참가 32개국 중 미드필더 라인 만큼은 ‘절대 1강’이라는 우루과이에 맞서 오히려 중원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캡틴 손흥민이 왼쪽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 19일 만에 안면보호대(마스크)를 착용한 채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는 부분은 남은 2, 3차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전날 일본이 24%밖에 되지 않는 볼 점유율에도 ‘전차군단’ 독일을 2-1로 꺾는 실리 축구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날 무승부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과거 10차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비기거나 패했던 7번(3무 4패)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도 대표팀엔 걱정거리로 남았다.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가나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알라이얀=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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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번째 태극전사 오현규, 1차전 명단 빠졌지만… 끝까지 함께

    ‘27번째 태극전사’ 오현규(21)는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 26명에 결국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벤치에 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현규는 대표팀과 함께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 14일부터 등번호도 없는 유니폼을 입고 훈련에 참여해 왔다. 이 역시 FIFA 규정 때문이다. 최종 엔트리 등번호는 1~26번 사이에서만 정할 수 있도록 돼 있어 27번째 선수인 오현규에게 돌아올 번호가 남아 있지 않았다. 오현규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손흥민(30) 대체 선수로 쓰기 위해 카타르까지 데려간 공격수다. 왼쪽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회복 속도가 더뎌 우루과이와 경기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손흥민이 우루과이전 엔트리 26명에 계속 남게 되면서 오현규는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오현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황희찬(26)의 대체 카드로도 거론됐으나 한국팀의 엔트리 변동은 없었다. 부상이나 질병 때문에 선수를 교체하려면 경기 시작 24시간 전까지 이를 FIFA에 알려야 한다. 오현규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날까지 오현규와 함께 하기로 했다. 오현규는 앞으로도 계속 현지에서 대표팀과 함께 훈련한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3골(득점 7위) 3도움을 기록한 오현규는 이달 11일 아이슬란드와 경기를 통해 A매치(국가대항전) 데뷔를 했다. 도하=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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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전차군단 무너뜨린 아사노 축구선생님 “18번이 자랑스럽습니다” [김배중 기자의 볼보이]

    “이 ‘18번’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일본이 독일을 2-1로 꺾은 23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시미즈 야스히로 씨(54)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18번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18번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린 아사노 다쿠마(28·보훔)의 등번호다. 아사노를 응원하는 일본의 평범한 팬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시미즈 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카즈요시 하기 씨(28)가 “이분은 다쿠마의 축구 선생님이었어요. 저는 다쿠마랑 동갑 친구인데 어릴 때 시미즈 선생님 밑에서 같이 축구를 했어요”라며 웃었다. 다시 보니 시미즈 씨와 그의 아들 시미즈 유토 씨(31), 카즈요시 씨 모두 아사노의 ‘18번’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등에는 각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었다. 아사노의 18번 유니폼에 각자의 이름을 새겨 제자, 친구가 월드컵에서 잘 되길 바라는 마음들을 담았다고 했다. 아사노가 자신의 월드컵 첫 데뷔무대에서 일본 축구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할 중요한 활약을 펼쳤으니 이들의 바람이 하늘에 닿은 셈이다. 시미즈 씨는 아사노가 유소년 시절(6~12살)에 6년 동안 축구를 지도했다고 했다. 지금도 아사노의 고향이기도 한 일본 미에현 고모노에서 ‘페르나 축구 클럽(PERNA SC)’의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아들 시미즈 씨는 “유소년부터 성인 팀이 다 있다. 축구의 기본기부터 전술 등 다양한 부문을 배우는데 아사노도 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나이대가 비슷해 자신도 어린 시절 같이 축구를 했다고도 덧붙였다. 시미즈 부자에 따르면 아사노는 어릴 때부터 축구신동이었다. 시미즈 씨는 “체구는 작았지만 발이 특히 빠르고 기본기가 좋았다”고 했다. 아들 시미즈 씨도 “3살 어린데도 나보다 실력이 좋았다. 승부욕도 있어 잘될 줄 알았다”고 했다. 시미즈 부자의 설명대로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아사노는 독일의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29·레알 마드리드)와 공을 다투던 과정에서 크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겪었다. 아사노와 함께 뛰던 뤼디거가 과장된 동작으로 아사노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이다. 절치부심하던 아사노는 후반 38분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6·바이에른 뮌헨)의 코앞까지 돌파해 오른발 강슛으로 독일 골 망을 가르며 제대로 되갚아줬다. 2013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에서 프로에 데뷔한 아사노는 2015년 32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J리그 영 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2016년 아스날(잉글랜드)과의 계약을 통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시즌부터 보훔에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7경기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시미즈 씨는 “월드컵을 앞두고 아사노가 뭔가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오늘 후반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사노가 해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잘해서 일본의 토너먼트 진출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도하=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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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포르투갈 넘어야할 벤투, 16강 2전3기 노려

    한국 축구대표팀 역대 최장수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 감독(53·사진)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2전 3기에 도전한다. 축구 강국 포르투갈 국가대표를 10년간 지낸 벤투 감독은 선수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좋은 기억이 없다. 선수 시절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당시 루이스 피구를 포함해 포르투갈 축구의 황금세대로 불린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1로 패하면서 탈락했다. 선수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2014년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월드컵에서 두 번째 실패를 경험했다. 2018년 8월 지휘봉을 잡고서 4년 4개월째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벤투 감독은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통과와 함께 16강 이상의 성적을 꿈꾸고 있다.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조국 포르투갈을 상대한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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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 알바’하던 무명 지도자, 사우디를 뒤집어놓다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54)은 서른 살이던 1998년 방출 통보를 받고도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새벽 2시 반에 일어나 청소부 일을 마치면 자신이 수비수로 뛰던 프랑스 5부 리그 팀 드라기냥 훈련장을 찾아가 선수들과 함께 공을 찼다. 문제(?)는 축구보다 청소에 더 재능을 보였다는 점이다. 곧 청소 업체 대표가 되면서 ‘부업’이 필요한 축구 선수들을 청소부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스포츠 에이전트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게 기회가 됐다. 한 에이전트가 ‘중국 상하이 팀을 맡게 된 클로드 르루아 감독(74)이 코치를 구하는데 혹시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르루아 감독은 카메룬과 세네갈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아프리카 축구의 전설’로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프랑스 출신인 르나르 감독의 대답은 물론 ‘위(oui·좋다)’였다. 르나르 감독은 이 인연으로 2007년 르루아 감독과 함께 가나 대표팀 코치로 부임하면서 아프리카 축구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잠비아(2012년)와 코트디부아르(2015년)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으로 만들면서 명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모로코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월드컵 본선과 인연을 맺지 못하던 모로코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무대로 이끌기도 했다. 르나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축구협회도 관심을 보였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신태용 감독이 물러나자 그를 새 사령탑 후보로 선정한 것이다. 르나르 감독도 한국행 의지가 강했지만 모로코축구협회와의 계약 문제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대신 사우디 감독이 된 그는 사우디를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탈바꿈시켰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반 파상 공세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2-1 역전승을 이뤄냈다. 르나르 감독은 “우리는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이야기를 만들었다”라면서도 “축하할 시간은 20분이면 충분하다. 아직 2경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26일 오후 10시 폴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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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 재능’으로 다시 축구계 돌아온 사우디 감독…韓사령탑 후보에도

    에르베 르나르 현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54)은 서른 살이던 1998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던 그는 새벽 2시 반에 일어나 청소부 일을 마치면 자신이 수비수로 뛰던 프랑스 5부 리그 팀 드랴기냥 훈련장을 찾아가 선수들과 함께 공을 찼다. 문제(?)는 축구보다 청소에 더 재능을 보였다는 점이다. 곧 청소 업체 대표가 되면서 ‘부업’이 필요한 축구 선수들을 청소부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스포츠 에이전트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게 기회가 됐다. 한 에이전트가 ‘중국 상하이 팀을 맡게 된 클로드 르 로이 감독(74)이 코치를 구하는데 혹시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르 로이 감독은 카메룬과 세네갈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아프리카 축구의 전설’로 평가 받던 인물이었다. 르나르 감독의 대답은 물론 ‘위(oui·좋다)’였다. 르나르 감독은 이 인연으로 2007년 르 로이 감독과 함께 가나 대표팀 코치로 부임하면서 아프리카 축구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잠비아(2012년)와 코트디부아르(2013년)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으로 만들면서 아프리카 축구의 명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모로코 감독으로 자리를 옳긴 그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월드컵 본선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던 모로코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무대로 이끌기도 했다. 르나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축구협회도 반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신태용 감독이 물러나자 르나르 감독을 새 사령탑 후보로 선정한 것이다. 르나르 감독도 한국행 의지가 강했지만 모로코축구협회와의 계약 문제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듬해부터 르나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반 파상공세를 1실점으로 묶은 뒤 결국 2-1 역전승을 이뤄냈다. 르나르 감독은 “우리는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이야기를 만들었다”면서도 “축하할 시간은 20분이면 충분하다. 아직 2경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6일 오후 10시 폴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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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전 아픔 갚아줄게… 다시 만난 수아레스

    12년 만이자 원정 대회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으로서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우루과이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를 반드시 묶어야 한다. 숫자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한국은 4년 전 러시아 대회까지 총 10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를 패한 뒤 조별리그를 통과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첫 경기에선 비겨도 탈락했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이긴 건 3번 있었는데 이 중 두 차례는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일단 1차전을 이기고 난 뒤의 일이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조별리그 1치전의 중요성은 그동안 다른 나라들이 보여준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월드컵 본선 참가 팀이 지금과 같은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치러진 96번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하고도 16강에 오른 경우는 8번(8.3%)밖에 되지 않는다. 첫 경기 승리를 위해 한국은 우루과이 베테랑 공격수 수아레스의 득점포를 틀어막아야 한다. 우루과이엔 ‘신성(新星)’ 다르윈 누녜스(23·리버풀)와 ‘중원의 지배자’ 로드리고 벤탕쿠르(26·토트넘) 등 위협적인 선수가 많지만 수아레스는 그중 특히 봉쇄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이 월드컵 출전 네 번째인 수아레스는 A매치(국가대항전) 134경기에서 68골을 기록 중인데 우루과이 선수 최다 기록이다. 월드컵에선 모두 7골을 넣었는데 상대 팀으로서 신경 쓰이는 부분은 그가 골을 넣었던 5경기를 우루과이가 모두 이겼다는 것이다. ‘수아레스 골=우루과이 승리’ 공식인 셈이다. 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인 김민재(26·나폴리)가 수아레스를 경계 대상 1호로 꼽는 이유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 수아레스에게 2골을 내주며 1-2로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된 아픔이 있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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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6년 굴욕 ‘축구 종가’의 희망… ‘21세기 소년단’ 떴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2000년대생 신성들을 앞세워 아시아의 복병 이란을 대파했다.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52)은 잭 그릴리시(27·맨체스터 시티)와 마커스 래시퍼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제임스 매디슨(26·레스터 시티) 등 주축 선수들 대신 2003년생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과 2001년생 부카요 사카(아스널)를 선발로 내세웠다. 잉글랜드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로 20위인 이란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월드컵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벨링엄은 전반 35분 선제 헤더 골을, 사카는 그 8분 뒤 추가골을 터뜨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결정에 화답했다. 공격수와 수비수 가릴 것 없이 수비벽을 쌓는 특유의 ‘늪 축구’로 맞서던 이란은 이 두 방으로 급격히 무너졌고, 잉글랜드는 6-2 대승을 거뒀다. ‘21세기 소년단’ 벨링엄과 사카는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다. 스포츠 전문 통계 사이트 ‘옵타’는 월드컵에서 A매치(국가대항전) 데뷔 골을 터뜨린 벨링엄이 잉글랜드에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19세 145일)에 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최연소 기록은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43)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루마니아전)에서 세운 18세 190일이다. 벨링엄은 잉글랜드 선수 중 유일하게 프리미어리그(EPL)를 거치지 않은 샛별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버밍엄 시티 소속으로 1시즌(2019∼2020년)을 뛴 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이적 당시 버밍엄 시티는 벨링엄의 등번호 22번을 영구 결번시켰다. 기록(44경기 4골 2도움)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미래 가능성을 인정받아 거액의 이적료(2500만 파운드·당시 380억 원)를 팀에 남겨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사카는 잉글랜드가 3-0으로 앞서던 후반 17분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새 역사를 썼다. BBC는 21세 77일로 역대 최연소 월드컵 본선 무대 멀티 골 주인공이라고 전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는 사카에게 양 팀 최고점인 9.3점을 부여했다. 사카는 아스널 유소년 팀 출신으로 2019년 EPL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 11골 7도움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도 도움 6개(2위)를 기록하며 아스널의 선두 질주에 한몫하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벨링엄과 사카는 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했다. 둘 모두 우리 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잘하고 있다. 그리고 겸손하다. 오늘은 단지 출발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적극적인 젊은 선수 발굴을 통해 1966년 자국 월드컵 우승 이후 56년 만에 정상 정복을 꾀하고 있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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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가시간 27분… “시간 끌기, 꿈 깨”

    ‘14.’ 잉글랜드와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전반전이 끝날 무렵 전광판에는 추가시간 14분을 알리는 문구가 떴다. 킥오프 9분 만에 이란 골키퍼의 부상으로 경기가 약 10분 지연되자 하파엘 클라우스 주심이 전반 45분의 3분의 1에 가까운 시간을 더 준 것이다. 후반에도 추가시간 10분을 줬다. 스포츠 전문 통계 사이트 ‘옵타’가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경기 실제 추가시간은 총 27분 16초(전반 14분 8초, 후반 13분 8초)였다. 옵타는 전반전 추가시간 14분 8초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월드컵 역사상 가장 긴 추가시간이라고 전했다. 후반전 13분 8초가 역대 2위였다. 2위 기록은 하루 만에 바뀌었다. 22일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C조 1차전 후반전에 추가시간 13분 50초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심판진은 원래 8분을 추가했지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야시르 샤흐라니(30)가 자국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31)와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지면서 추가시간이 늘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낭비되는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해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역 시절 ‘외계인 심판’으로 통했던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62)은 “월드컵 경기마다 한 골당 선수들의 세리머니 시간이 약 1분 30초 걸린다. 3골 경기라면 관객들은 5분을 잃는 셈”이라며 “전광판에 6∼8분의 긴 추가시간이 나와도 놀라지 말라”고 예고했다. 추가시간이 부정확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분석한 결과 실제 ‘낭비된 시간’은 경기당 평균 13분 10초였지만 실제 추가시간은 53% 수준인 평균 6분 59초가 전부였다. FIFA에서 추가시간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팬들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중동의 침대축구’도 효과를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이기고 있을 때 시간을 끄는 사례가 많았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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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트 댄스’ 메시, 첫 스텝부터 꼬였다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바람을 만나 첫 스텝부터 꼬여버렸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빼고 모든 걸 다 가진 ‘축구의 신’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남은 조별리그 일정이 험난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아르헨티나가 22일 카타르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51위)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에서 패한 팀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아르헨티나의 패배를 두고 “우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 번째 충격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C조에는 13위의 멕시코, 26위의 폴란드 등 강팀이 많아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아르헨티나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메시는 전반 2분 상대 골문 앞에서 볼에 탄력을 실어 날리는 매끄러운 왼발 슛으로 빠르게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8분 뒤인 전반 10분 페널티킥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넣었다. 팀 동료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얻은 페널티킥으로 메시의 월드컵 통산 7번째 골이었다. 하지만 통산 3번째이자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의 정상 도전에 나선 아르헨티나의 득점포는 여기까지였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5분 사이에 연속 실점을 했고 이를 다시 뒤집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분 공격수 살리흐 샤흐리(29)가 동점 골을, 후반 8분 역시 공격수인 살림 다우사리(31)가 역전 골을 터트렸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상대 골문을 뚫기 위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수문장 무함마드 우와이스(31)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A매치(국가대항전)에서 꺾은 랭킹이 가장 높은 팀으로 기록됐다.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은 “축구에서는 때로 완전히 미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 승리로 20분 정도는 즐길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다”라며 “우리는 아직 두 경기가 더 남아 있다”고 했다. 경기 후 FIFA가 공개한 ‘매치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볼 점유율에서 24%-51%(나머지 25%는 양 팀 경합 상황), 슈팅 수 3-14, 유효슈팅 수 2-6 등 경기 내용 면에선 일방적으로 밀렸다. 하지만 21개의 파울을 기록하는 등 육탄전에 가까운 방어로 골문을 지켜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옐로카드 6장을 받는 출혈이 있었지만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몇몇 선수는 심판을 향해서도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나선 메시를 보려는 많은 팬들이 몰리면서 8만8012명이 관중석을 채웠다. 메시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던 카타르 관중도 경기가 끝난 뒤엔 드라마 같은 업셋(약한 팀이 강팀을 꺾는 것)을 보여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 대부분이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으로 채워져 마치 아르헨티나의 안방구장 같은 분위기였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예상치 못한 패배로 A매치 무패 행진도 중단됐다. 36경기 무패(25승 11무) 행진을 기록 중이던 아르헨티나가 이날 패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가 보유한 역대 최다인 37경기 연속 무패(28승 9무)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메시가 골을 넣고도 아르헨티나가 진 건 2009년 11월 15일 스페인과의 A매치 1-2 패배 이후 13년 만이다. 메시는 페널티킥 선제골로 네 번의 월드컵 대회(2006, 2014, 2018, 2022년)에서 득점한 최초의 아르헨티나 선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메시는 이번 대회가 5번째 월드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6일 폴란드, 아르헨티나는 27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루사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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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트 댄스’ 메시, 첫 스텝부터 꼬였다…사우디에 충격패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바람을 만나 첫 스텝부터 꼬여버렸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빼고 모든 걸 다 가진 ‘축구의 신’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남은 조별리그 일정이 험난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아르헨티나가 22일 카타르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51위)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에서 패한 팀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아르헨티나의 패배를 두고 “우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 번째 충격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C조에는 13위의 멕시코, 26위의 폴란드 등 강팀이 많아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아르헨티나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메시는 전반 2분 상대 골문 앞에서 볼에 탄력을 실어 날리는 매끄러운 왼발 슛으로 빠르게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8분 뒤인 전반 10분 페널티킥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넣었다. 팀 동료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얻은 페널티킥으로 메시의 월드컵 통산 7번째 골이었다. 하지만 통산 3번째이자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의 정상 도전에 나선 아르헨티나의 득점포는 여기까지였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5분 사이에 연속 실점을 했고 이를 다시 뒤집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분 공격수 살리흐 샤흐리(29)가 동점 골을, 후반 8분 역시 공격수인 살림 다우사리(31)가 역전 골을 터트렸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상대 골문을 뚫기 위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수문장 무함마드 우와이스(31)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A매치(국가대항전)에서 꺾은 랭킹이 가장 높은 팀으로 기록됐다.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은 “축구에서는 때로 완전히 미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 승리로 20분 정도는 즐길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다”라며 “우리는 아직 두 경기가 더 남아 있다”고 했다. 경기 후 FIFA가 공개한 ‘매치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볼 점유율에서 24%-51%(나머지 25%는 양 팀 경합 상황), 슈팅 수 3-14, 유효슈팅 수 2-6 등 경기 내용 면에선 일방적으로 밀렸다. 하지만 21개의 파울을 기록하는 등 육탄전에 가까운 방어로 골문을 지켜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옐로카드 6장을 받는 출혈이 있었지만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몇몇 선수는 심판을 향해서도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나선 메시를 보려는 많은 팬들이 몰리면서 8만8012명이 관중석을 채웠다. 메시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던 카타르 관중도 경기가 끝난 뒤엔 드라마 같은 업셋(약한 팀이 강팀을 꺾는 것)을 보여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 대부분이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으로 채워져 마치 아르헨티나의 안방구장 같은 분위기였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예상치 못한 패배로 A매치 무패 행진도 중단됐다. 36경기 무패(25승 11무) 행진을 기록 중이던 아르헨티나가 이날 패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가 보유한 역대 최다인 37경기 연속 무패(28승 9무)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메시가 골을 넣고도 아르헨티나가 진 건 2009년 11월 15일 스페인과의 A매치 1-2 패배 이후 13년 만이다. 메시는 페널티킥 선제골로 네 번의 월드컵 대회(2006, 2014, 2018, 2022년)에서 득점한 최초의 아르헨티나 선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메시는 이번 대회가 5번째 월드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6일 폴란드, 아르헨티나는 27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루사일=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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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차전 지면 16강 진출 확률 8%뿐…벤투호, 수아레스를 막아라!

    12년 만이자 원정 대회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으로서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우루과이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를 반드시 묶어야 한다. 숫자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한국은 4년 전 러시아 대회까지 총 10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를 패한 뒤 조별리그를 통과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첫 경기에선 비겨도 탈락했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이긴 건 3번 있었는데 이 중 두 차례는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일단 1차전을 이기고 난 뒤의 일이다. 한국뿐 만이 아니다. 조별리그 1치전의 중요성은 그동안 다른 나라들이 보여준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월드컵 본선 참가 팀이 지금과 같은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치러진 96번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하고도 16강에 오른 경우는 8번(8.3%)밖에 되지 않는다. 첫 경기 승리를 위해 한국은 우루과이 베테랑 공격수 수아레스의 득점포를 틀어막아야 한다. 우루과이엔 ‘신성(新星)’ 다르윈 누녜스(23·리버풀)와 ‘중원의 지배자’ 로드리고 벤탕쿠르(26·토트넘) 등 위협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수아레스는 그중 특히 봉쇄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이 월드컵 출전 네 번째인 수아레스는 A매치(국가대항전) 134경기에서 68골을 기록 중인데 우루과이 선수 최다 기록이다. 월드컵에선 모두 7골을 넣었는데 상대 팀으로서 신경 쓰이는 부분은 그가 골을 넣었던 5경기를 우루과이가 모두 이겼다는 것이다. ‘수아레스 골=우루과이 승리’ 공식인 셈이다. 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인 김민재(26·나폴리)가 수아레스를 경계 대상 1호로 꼽는 이유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 수아레스에 2골을 내주며 1-2로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된 아픔이 있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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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이냐 직관이냐… ‘양자택일 월드컵’

    “케레모스 세르베사(Queremos Cerveza)!” 21일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을 찾은 에콰도르 팬들은 자국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마다 스페인어로 ‘우리는 맥주를 원한다’고 외쳤다. 에콰도르는 결국 카타르를 2-0으로 꺾었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2차전 이후 8년 만에 거둔 월드컵 본선 승리도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진 못했다.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경기장 바깥 부스에서 맥주 판매를 전면 금지하면서 팬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카타르는 원래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나라지만 월드컵 기간 경기장 바깥에 마련한 부스에서는 맥주를 팔기로 했다. 그러나 카타르 왕실이 ‘해당 부스에서도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맥주만 팔아야 한다’고 방침을 바꾸면서 경기장 주변에서는 아예 맥주를 마실 수 없게 됐다. 이번 월드컵 기간에 축구 팬들이 맥주를 마시려면 도하 인근 ‘알빗다 공원’에 마련한 공식 ‘팬 존(Fan Zone)’에 가야 한다.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팬 존까지는 48km 거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가 끝나면 수원월드컵경기장까지 가서 술을 마셔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팬 존이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4만 명으로 대회 기간 카타르를 찾을 축구 팬 120만 명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팬 존이 현지 시간 19일 오후 8시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카타르 경찰은 팬 수천 명을 돌려보내야 했다. 개막전 당일에도 팬 존에는 경기 시작 1시간 반 전부터 축구 팬 수만 명이 몰렸다. 팬 존에 들어가지 못한 팬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카타르 정부로부터 특별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몇몇 호텔 바, 식당에 가는 것이다. 이곳 역시 대부분 만석이다. AP에 따르면 도하 매리엇호텔의 라운지 바 매니저는 “손님을 계속 돌려보내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도하에 있는 DT나이트클럽 역시 축구 팬들에게 “최대한 빨리 와야 한다. 아니면 입장을 못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수요도 넘치지만 ‘공급되지 못하는 공급’도 넘친다는 점이다. 월드컵 경기장 부스에서 맥주를 팔지 못하게 되자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 ‘버드와이저’는 카타르 물류 창고에 쌓인 맥주 사진과 함께 ‘승리한 국가가 버드와이저를 얻는다. 누가 차지할까?’라고 써서 트위터에 올렸다. 영국 양조장에서 가져온 맥주가 갑작스러운 판매 금지령에 갈 곳을 잃으면서 우승국 팬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버드와이저는 결승전이 임박하면 상세 이벤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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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의 격전지 찾은 벤투호 “잔디, 안방처럼 푹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타난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은 손으로 잔디를 만지다가 운동화를 벗고 양말을 신은 채 걸었다. 수비수 김진수(30·전북)는 골대를 등지고 경기장 왼쪽 모서리를 천천히 걸어 다녔다. 권창훈(28·김천)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카타르 월드컵 H조 리그 경기를 펼칠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다움(사진)의 잔디를 처음 밟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를 하기 전 경기장의 잔디를 한 번씩 밟아보는 게 전부다. 과거 경기 전날 양 팀에 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것과 달라진 풍경이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10개 이상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던 과거 월드컵과 달리 이번 대회는 8개 경기장에서 총 64경기가 열린다. 결승전이 치러지는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은 3일에 한 번꼴(총 10경기)로 경기가 치러진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은 팀별로 경기를 뛸 경기장에서 1차례 잔디 상태를 점검할 기회만 줬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축구화 대신에 몸을 풀 때 신는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천천히 필드 곳곳을 걸으며 잔디를 느꼈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잔디 상태가 매우 좋다. (대표팀의) 훈련장 잔디가 약간 딱딱한 편인데 훈련장보다는 푹신하다”고 했다. 백승호(25·전북)는 “앞에 경기하는 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너무 좋다”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가만히 있어 보니 (에어컨 바람의) 시원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알라이얀의 기온은 섭씨 26도였지만 경기장에 에어컨이 가동돼 더위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45분이었지만 선수단은 30분 만에 일찍 자리를 떴다. 경기장 훈련을 금지한 FIFA의 결정이 한국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24일 우루과이, 28일 가나, 12월 3일 포르투갈 등 H조 예선을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사실상 ‘안방 경기장’처럼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FIFA 규정에 따라 훈련장과 경기장 잔디 상태가 비슷할 것이다. 결국 3경기를 다 한 경기장에서 치르는 팀은 경기를 할수록 안방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비 약 7억 달러(약 1조 원)가 들어간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의 잔디는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진행 중인 알에글라 훈련장의 잔디와 같은 품종이다. 이 경기장은 총 4만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6경기와 16강, 8강 경기가 각각 한 경기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처럼 한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르는 나라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중 웨일스(B조), 호주(D조)까지 총 세 팀뿐이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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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 불 뿜은’ 잉글랜드, 6골 몰아치며 ‘亞맹주’ 이란에 굴욕 안겨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아시아 1위 이란을 대파하고 5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었다. 잉글랜드는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란과의 1차전에서 6-2로 대승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56년 동안 우승을 못한 잉글랜드는 첫 경기부터 화끈한 공격축구로 우승트로피를 향한 도전장을 던졌다. 잉글랜드는 전반 35분 주드 벨링엄(19)이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루크 쇼(27)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2003년생의 벨링엄은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19년 145일)에 골을 넣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 최연소 기록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43)이 세운 18년 190일이다. 첫 골 이후 잉글랜드의 공격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8분 뒤인 전반 43분 부카요 사카(21)가 코너킥 상황에서 해리 매과이어(29)의 헤더 패스를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추가 시간엔 라힘 스털링(28)까지 쐐기골을 넣으며 전반을 3-0으로 마쳤고, 후반 17분 사카가 잉글랜드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란의 첫 득점은 0-4로 승부가 기운 후반 20분에 나왔다. 알리 골리자데(26)의 침투 패스를 메디 타레미(30)가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후반 27분 마커스 래시퍼드(25), 후반 45분 잭 그릴리시(27)가 연속 골을 넣으며 이란의 추격을 막았다.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타레미가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5점 이내로 좁혔다.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0위로 가장 높은 이란은 잉글랜드와의 사상 첫 A매치에서 특유의 늪 축구를 선보였다.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지만 공격진이 내려오며 마치 두 줄로 수비를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란은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30)의 부상으로 흔들렸다. 전반 10분도 안돼 베이란반드는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26)의 머리에 얼굴을 부딪혀 쓰러져 치료를 받고 일어섰지만 결국 전반 20분 뇌진탕 의심으로 교체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골,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골을 내줬던 이란은 이날 잉글랜드전 1경기에서만 앞선 두개 대회에서와 맞먹는 실점을 하며 아시아 맹주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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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2번 우승’ 우루과이, 우승 상징 별이 4개… 뭐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첫 상대인 우루과이 대표팀은 19일 도하의 알 에르살 훈련장에서 훈련했다. 우루과이 선수들이 입고 나온 훈련복 상의 왼쪽 가슴 위에 별 4개가 반짝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월드컵 유니폼에 처음 별을 새겨 넣은 팀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1970년 멕시코 대회 정상을 밟으면서 월드컵 역사상 첫 3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표팀 엠블럼 위에 별 3개를 넣었다. 브라질은 1994년 미국,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면서 이 별은 5개로 늘었다. 브라질뿐만이 아니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8개국 중 7개 나라가 월드컵 우승 횟수만큼 별을 새긴다. 우루과이만 예외다. 우루과이는 1930년 자국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과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두 번 우승한 팀이지만 별은 4개다. FIFA는 “나머지 별 2개는 1924년 파리,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금메달을 기념하는 것”이라면서 “우루과이는 월드컵이 없던 시절 올림픽에서 우승한 걸 월드컵 우승과 동급으로 여기는 유일한 나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별 개수에 엄격한 기준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매체 ‘라 데페슈’는 “우루과이가 별 4개를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5번째 별을 얻어 브라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우루과이는 브라질에 강제병합됐다가 1828년 독립한 나라다. 우루과이가 처음 별 4개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까지는 브라질 역시 별이 4개였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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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겨울-중동 월드컵 킥오프… 축구팬 ‘불면의 밤’ 시작됐다

    월드컵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이 21일 막을 올렸다. 카타르 월드컵은 이날 오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 달 19일까지 29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조별리그 48경기를 포함해 결승전까지 모두 64경기를 치른다. 이번 월드컵은 중동 국가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이다. 두 팀의 경기에 앞서 20일 11시 40분 진행된 개막 행사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25)이 카타르 인기 가수인 파하드 알 쿠바이시(41)와 함께 무대를 장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국이 월드컵 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 참여한 곡 ‘드리머스(Dreamers)’ 공연을 개막식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개막 행사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연출을 맡았던 이탈리아의 베테랑 예술감독 마르코 발리치(60)가 지휘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쓴 총비용이 2200억 달러(약 294조 원)에 이른다고 20일 전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142억 달러)의 15배가 넘는 액수다.손흥민-벤탕쿠르, 한솥밥 친구서 적으로… “너를 넘고 16강” 한국 첫 상대 우루과이戰서 격돌벤탕쿠르 “손흥민 마스크 쓰고 경기우린 건드려야 할 곳 안다” 농담도김민재-황희찬 등도 동료와 맞붙어 “우리를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26)의 팀 동료 후벵 네베스(25)는 20일 이렇게 말했다. 카타르 도하 외곽의 훈련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다. 울버햄프턴 팀 동료가 밝힌 자신에 찬 각오이지만 황희찬은 반갑지 않다. 네베스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같은 H조에 속한 포르투갈의 미드필더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해야 할 우루과이, 가나 등 세 나라에는 태극전사 국가대표들과 클럽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클럽 팀에선 동료이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은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탕쿠르(26)를 적으로 만난다. 벤탕쿠르는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인 우루과이 국가대표다. 손흥민과 벤탕쿠르 모두 토트넘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데 둘은 팀 내에서 특히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벤탕쿠르는 한국이 반드시 묶어야 할 위협적인 선수다. 이번 시즌 EPL 14경기에서 4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벤탕쿠르는 최근 스페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월드컵에서 안면보호대(마스크)를 쓰고 뛸 텐데 우리는 어디를 건드려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심인 김민재(26)는 소속 클럽 나폴리에서 같이 뛰고 있는 마티아스 올리베라(25)와 맞선다. 둘은 나폴리 수비 라인에서 호흡을 맞추며 팀의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15경기 연속 무패(13승 2무)를 이끌었다. 하지만 카타르에선 각자 서로 다른 골문 앞을 지키면서 상대 골문을 노려야 한다.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이고, 올리베라는 측면 수비수다. 김민재는 올리베라가 지키고 있을 우루과이의 왼쪽 측면을 뚫어야 하는 한국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들에게 올리베라의 장단점을 틈날 때마다 설명해 주고 있다.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리그의 알사드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정우영(33)도 소속 클럽 동료와 맞서게 됐다. 한국의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인 가나의 앙드레 아유(33)가 알사드의 공격수이다. 아유는 가나 역대 A매치(국가대항전) 최다 출전(110경기 23골)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이다. 아유는 “포르투갈 빼고는 모두 해볼 만한 팀들”이라며 한국과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동생 조르당 아유(31·크리스털 팰리스)도 가나 국가대표로 뽑혀 형제가 한국의 골문을 노린다. 동생 아유는 2014년 6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혼자서 3골을 넣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가나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에는 네베스 외에도 황희찬이 적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소속 클럽 동료가 2명 더 있다. 골키퍼 조제 사(29)와 미드필더 마테우스 누느스(24)가 울버햄프턴에서 뛰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라이부르크 소속인 정우영(23)도 소속 팀 동료인 가나의 미드필더 대니얼코피 체레(26)를 상대하게 됐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도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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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 감독 “손흥민 빨리 회복해 뛰길 바란다”

    “오랜 친구인 손흥민(30·토트넘)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 가나를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는 오토 아도 감독(47·사진)이 ‘옛 제자’ 손흥민과의 재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인 가나는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랭킹 15위 스위스를 2-0으로 물리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도 감독은 ‘한국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손흥민 이야기를 꺼냈다. 독일 함부르크에 뿌리를 내린 가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도 감독은 2008년 고향 팀에서 은퇴한 뒤 유소년팀 코치를 맡았다. 그러면서 그해 여름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합류한 손흥민과도 인연을 맺었다. 아도 감독은 독일어가 서툴렀던 손흥민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통역을 구해서라도 설명하려고 노력하면서 손흥민의 유럽 무대 적응을 도왔다. 2013년 손흥민이 레버쿠젠으로 떠나면서 헤어진 두 사람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28일 오후 10시)에서 다시 만난다. 한국은 우루과이(24일 오후 10시), 가나는 포르투갈(25일 오전 1시)과 먼저 경기를 치른 뒤 서로를 상대한다. 첫 경기 결과에 따라 양 팀 모두에게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경기다. 가나가 16강에 진출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가나 대표팀 멤버였던 아도 감독은 손흥민에게 독일어로 “부상을 빨리 이겨내고 꼭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를 뛰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도 감독 역시 선수의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주전 골키퍼였던 리처드 오포리(29·올랜도)가 무릎을 다쳐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오포리의 부상은) 손흥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 루이스 수아레스(35·우루과이) 같은 상대 팀 골잡이들이 입가를 실룩거릴 일”이라고 평했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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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강 ‘창과 방패’… 사막서 꿈꾸는 ‘어게인 16강’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한국 시간으로 21일 오전 1시에 킥오프하는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결승전이 열리는 다음 달 19일까지 29일간의 ‘축구 전쟁’에 돌입한다. 11∼12월에 열리는 사상 첫 월드컵이다. 월드컵은 1회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21회인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모두 5∼7월에 개최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 국가에서 처음이자 아시아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한국, 12년 만의 원정 대회 16강 도전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의 창과 방패를 장착한 국가대표팀은 사상 두 번째이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노린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가장 탁월한 골게터와 수비수를 가졌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 레벨의 리그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첫 득점왕을 차지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선수다. 이달 초 경기 도중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 16일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한 뒤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시즌부터 유럽 5대 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는 세계 최강의 ‘수비 축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축구 팬들의 엄지를 세워 올리며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았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인 손흥민은 한국 선수 최다 골에도 도전한다. 손흥민은 월드컵 데뷔 무대이던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1골,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2골을 넣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골망을 흔든다면 안정환과 박지성(이상 3골)을 넘어 한국 선수 최다인 4골을 기록하게 된다. 손흥민은 카타르에서의 좋은 기억이 있다. A매치(국가대항전) 데뷔 골을 카타르에서 터뜨렸다. 2011년 1월 수도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와의 경기에서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도하에 있는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유럽의 수성 vs 남미의 탈환4년 전 러시아 대회까지 역대 21차례의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가 12번, 남미 국가가 9번 정상에 올랐다. 나머지 대륙에선 우승국이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가 우승한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4회 연속 유럽 팀이 정상을 차지했다. 남미 팀이 우승한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브라질이 마지막이다.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인 브라질이 남미의 자존심 회복에 앞장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은 스포츠 통계 전문회사와 각국의 베팅업체들이 발표한 카타르 월드컵 우승 확률에서 거의 대부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서는 아르헨티나도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2회 연속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월드컵 역사에 연속 우승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나라는 이탈리아(1934, 1938년)와 브라질(1958, 1962년)뿐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챔피언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2014년 브라질 대회 우승국인 ‘전차군단’ 독일도 정상 복귀를 노린다.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하게 된 카타르가 ‘개최국 첫 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역대 21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들의 첫 경기 전적은 22전 16승 6무다. 2002년 대회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해 대회 수보다 개최국 첫 경기가 하나 더 많다.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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