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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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4-10~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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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박선희]‘후기’를 ‘후기’로 쓸 수 없다니…

    요즘은 ‘리뷰(후기)’ 없이는 되는 게 없다. 영화나 책을 선택하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소비, 교육 등 중대사에 이르기까지 다들 리뷰 검색부터 한다. 남들 경험담을 열심히 찾는 만큼, 자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소소한 후기를 올리는 이도 많다. 비슷한 이유에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얼마 전 한 게시물을 포털사이트가 강제로 내려버렸다. 제법 규모 있는 유아용품업체 서비스에 실망한 경험을 썼더니 해당 회사가 문제를 삼아서였다. 해명 기회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한 게 황당했다. 찾아보니 비슷한 일을 당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 실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는 업체에서 소송을 걸 경우 비방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따져 법적으로 다퉈야 한다. 하지만 일단 업체에서 포털에 피해신청을 하기만 하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30일 동안 온라인 게시물 중단이란 ‘임시조치’가 실행돼 버린다. 물론 임시조치는 인터넷 게시글 때문에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을 당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필요한 제도다. 하지만 피해 접수와 실행은 이처럼 즉각적이고 간단한 데 비해 반론 절차는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아 복잡하다. 부당하다고 생각해 이의신청을 하려면 사유 해명 등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후 이어질 수 있는 법적 공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엄포도 받는다. 이처럼 과정이 번거롭고 부담스럽다 보니 그저 일상 경험담을 나누려던 평범한 시민들은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내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포털 임시조치는 최근 5년간 200만 건을 넘어섰지만, 이의 제기는 7.5%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추후 분쟁 가능성까지 감수하면서 이의신청을 해도 실제 게시물이 복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명예훼손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일단 자기들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입막음하려 이 제도를 악용하는 업체들이 나오기 쉽다는 뜻이다. 자유로운 인터넷 바다에서 왜 그렇게 ‘좋은 후기’들만 넘치는지 짐작이 가는 이유다. 정보통신 시대에 음식점, 온라인 쇼핑몰, 소비재 기업에 대한 생활밀착형 경험조차 솔직하게 나누지 못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포털의 임시조치는 법 취지와는 달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킨다는 지적으로 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자본, 규모 면에서 우위인 기업이 소비자를 압박해 입맛에 맞는 후기나 평가만 유통되도록 만드는 꼼수로 사용해선 곤란하다.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개정안은 계속 계류 중이다.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동일한 관점에서 표현의 자유와 이의 제기를 형평성 있게 보장해주는 것 역시 소중하지 않을까.  박선희 문화부 기자 teller@donga.com}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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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젤 이후 13년… 반갑다, 자하로바!

    세계적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의 ‘라 바야데르’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마타 하리’. 유니버설발레단(UBC)과 국립발레단이 화려한 라인업과 이채로운 대작을 나란히 무대에 올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세기의 발레리나’로 칭송받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자하로바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UBC의 인기 레퍼토리 ‘라 바야데르’의 주인공인 무희 니키아를 연기한다. 자하로바가 발레 전막 공연으로 내한한 것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이며 한국 발레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하로바는 지난달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울 게 무궁무진해 나 자신을 학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용계 최고의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무용수상을 두 차례(2005, 2015년)나 수상했고 러시아 인민예술가 칭호까지 받았지만 스스로를 여전히 채찍질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를 함께 맡고 있다. 우리 나이로 불혹이지만 그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므로 은퇴 시점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무희’란 뜻의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 출신 안무가이자 고전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를 중심으로 사랑과 복수, 용서를 압도적인 규모로 담아냈다. 자하로바는 “니키아는 순수함과 열정적 사랑뿐 아니라 배신으로 인한 고통 등 여러 색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 어렵지만 고전발레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프티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과 UBC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지난해 이 작품의 솔로르 역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받은 데니스 로드킨이 다시 솔로르를 연기한다. 1만∼12만 원. 국립발레단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일까지 ‘마타 하리’를 선보인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1993년 당시 몸담았던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무가 레나토 차넬라가 25년 만에 국립발레단을 위해 새롭게 안무를 짰다. 이중스파이로 몰려 삶을 마감한 마타 하리가 무용수로서의 성공을 꿈꾼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1막에서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춤으로 대중의 열광과 부(富)를 동시에 거머쥔 마타 하리의 화려한 과거가 펼쳐진다. 2막에서는 인기와 명성, 무용수로서의 인생이 좌초되고 연인에게 배신당하며 이중스파이 혐의로 최후를 맞는 모습을 그렸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유행했던 관능적 무용을 재해석한 안무와 11벌에 이르는 마타 하리의 무대의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박슬기, 신승원이 마타 하리 역을 맡았다. 5000∼10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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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의 명인-스타 커플 한자리에

    국내 창작무용 명인들의 공연과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 커플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제39회 서울무용제가 다음 달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서울무용제는 창작무용 공연을 통한 무용예술 진흥을 목표로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시작된 이래 매년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전 장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평생 춤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국내 창작무용의 터를 닦아온 각 장르 명인들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가로 불리는 무용가 육완순, 현대무용과 불교를 접목시킨 이선옥, 창작 춤의 대가 김매자, 국내 최초 민간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멤버인 제임스 전 등 4인의 춤 명인들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예술인 커플들의 무대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배우 손병호와 안무가 최지연 부부, 유니버설발레단(UBC) 주역 무용수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부부, 엠넷 ‘댄싱 9’에 출연했던 현대무용가 최수진과 비보이 하휘동 부부, 현대무용가 정석순과 국악인 김나니 부부가 출연해 개성 넘치는 색다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은 “대중이 함께 즐기고 감동할 수 있는 춤의 가치를 강조하고 싶어서 스타 커플들을 초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발레·현대무용·한국무용 협동조합의 초청 공연과 대학교 무용학과 25개 단체의 공연이 펼쳐지는 ‘대학무용축제’, 시민들이 상금을 걸고 춤 대결을 펼치는 ‘4마리 백조 페스티벌’ 등 다양한 부대 행사와 이벤트가 열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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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통합의 삶 기리며… 만델라 탄생 100주년, 단국대서 31일 기념음악회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1918∼2013·사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단국대 난파음악관에서 31일 오후 4시 반 기념음악회가 열린다. 국내에서 만델라 탄생을 기념한 음악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평화, 통합, 용서와 화해의 삶을 실천한 만델라의 삶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를 공연한다. 김덕기 전 서울대 교수가 지휘를 맡았고 단국대 음대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노주코 글로리아 밤 주한 남아공대사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한국어로 부를 예정이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비슷한 식민통치의 고통을 공유한 국가로서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고 만델라의 정신적 유산을 기리는 마음에서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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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의 흐름이 테크닉보다 훨씬 중요… 객석 끝자리까지 전달되도록 애쓰죠”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26)은 빈 국립발레단과의 공연을 마치고 잠시 귀국했다. 동양인 최초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무용계 최고 영예의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그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영국 로열발레단 등 최정상 발레단의 초청을 받아 주역으로 세계를 누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연습실에서 최근 만난 그는 “365일 공연을 쉬지 않는 러시아에서 활동한 덕분에 작품 숙지는 물론 컨디션 난조나 파트너의 부상 같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쌓였다”며 웃었다. 한번은 공연 날 아침 파트너가 부상을 당해 급히 다른 무용수로 바꿨다. 한데 공연 한 시간 전에 교체한 무용수까지 다쳤다. “결국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발레리나와 5분간 몸만 푼 뒤 공연했어요.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었지만 복화술로 ‘두 번 돌아’ ‘오른쪽으로’ 식으로 대화하며 잘 마쳤어요.(웃음)” 그는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점프 등 화려한 테크닉을 가졌지만 감정의 흐름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실수가 두려워 테크닉이 감정을 방해하게 하지 않아요. 객석 4층 맨 끝자리 관객에게까지 감정이 전달되도록 더 크게 표현하죠.” 공연이 끝나면 집에서 쉰다. 어학 공부와 게임을 즐기고 클래식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 차이콥스키,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 러시아 음악가에 대한 애정이 깊다. 쉴 새 없이 뛰고 연기하다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그는 6년 만에 내한하는 마린스키발레단 본진과 다음 달 ‘돈키호테’를 선보인다. 주연인 이발사 바질 역을 맡아 사랑하는 키트리와 결혼하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둘의 결혼을 돈키호테가 돕는다.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르는 마린스키 ‘돈키호테’의 특색으로 그는 초창기 안무와 철학이 그대로 담긴 정통성에 캐릭터 댄스가 더해진 화려함을 꼽았다. “러시아 무용수들은 바가노바 발레학교에서부터 헝가리, 스페인 등 ‘캐릭터 댄스’라 불리는 각국 춤을 체계적으로 배우는데, 그 내공이 진가를 발휘합니다. 강렬한 스페인 군무를 함께 즐기는 묘미가 있을 겁니다.” 11월 15∼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만∼28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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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무용의 정상을 만난다,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19∼21일 공연

    세계 최정상 무용단인 네덜란드 댄스시어터1(NDT)가 16년 만에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작으로 준비된 이번 무대는 올해 무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힌다. 네덜란드 댄스시어터는 1959년 창립된 이후 반항적이고도 선구적인 작업으로 현대무용계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특히 1975년부터 25년간 예술감독을 맡은 이리 킬리안은 기교적인 발레와 자유로운 현대무용, 음악을 조화한 안무 스타일을 구축하며 NDT를 세계 최정상 반열에 올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킬리안이 은퇴한 2011년부터 각각 예술감독, 예술고문으로 NDT를 이끌고 있는 폴 라이트풋과 솔 레옹의 작품인 ‘세이프 애즈 하우지즈’(Safe as Houses·2001년)와 ‘스톱모션’(Stop-Motion·2014년)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미 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호평받고 있는 유명 작품들이다. ‘세이프 애즈 하우지즈’는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역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미니멀한 무대에 바흐 음악, 세련된 안무가 결합됐다. ‘스톱 모션’은 막스 리히터의 음악에 이별과 변화를 주제로 비극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신작도 선보인다. 슈투트가르트 발레 상주 안무가이자 NDT 협력 안무가인 마르코 괴케가 지난달 말 네덜란드에서 처음 선보였던 ‘워크 더 데몬(Walk the Demon·2018년)’이다. 움직임 이면에 있는 ‘목소리’로서의 무용의 개념과 감사, 만남, 이별을 표현했다. 이번 내한을 통해 아시아 초연으로 국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19∼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만∼12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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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말썽만 피우는 아이? 알고보면 장점도 많아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빨강이와 초록이. 빨강이는 낯선 곳에 가면 우물쭈물하고, 반찬투정도 많이 하고 엄마 화장대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초록이는 덤벙대다 잘 넘어지고, 친구와 몸싸움을 벌이다 울기도 한다. 아빠 엄마는 말썽쟁이 빨강이와 초록이 때문에 괴롭다. “이 말썽쟁이들!” 하지만 빨강이와 초록이가 정말 말썽쟁이기만 할까? 조금만 다르게 보면, 조심성 많은 빨강이는 관찰력이 좋고 덤벙대는 초록이는 씩씩하고 용감하다. 아이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자존감을 키워 줄 수 있도록 돕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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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스티븐 호킹이 펴낸 어린이 우주과학 동화

    조지와 애니가 사는 조용한 도시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든다. 은행 기계에서 쏟아져 나온 돈을 줍기 위해서다. 알고 보니 누군가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전 세계 컴퓨터를 해킹했고 도시가 대혼란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대체 양자 컴퓨터란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 현대 물리학계 거장인 스티븐 호킹이 펴낸 어린이를 위한 우주과학 동화다. 호킹이 과학이론 부분을 책임지고,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딸이 스토리를 맡았다. 동화 중간중간 우주 관련 내용, 과학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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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박선희]노벨문학상의 실종

    ‘노벨상의 꽃’이라 불리는 노벨 문학상은 매년 떠들썩한 추리게임을 불러일으켰다. 여타의 문학상과 달리 후보작을 공개하는 과정도 없고 후보자 역시 따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상자 선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한림원 관계자의 아리송한 발언이나 역대 수상자의 국가, 장르 등을 분석해 ‘영미권이 아닐 가능성’ ‘시인이 될 가능성’ 정도를 추측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조차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 결론은 늘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고’로 나곤 했다. 이런 비밀주의와 폐쇄성 덕분에 노벨 문학상 후보는 오히려 영국 도박 사이트 ‘래드브룩스’의 배당률을 보는 게 더 정확했다. 2006년 오르한 파무크 때처럼 수상자를 정확히 맞힌 적도 있었고, 발표에 임박해 순위가 뛴 작가가 수상자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그해가 아니어도 이곳에서 거론되던 작가들은 몇 년간 시차를 두고 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단 여기서 물망에 오르면 언젠가는 수상하리라 여겨졌다. 201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밥 딜런도 이 사이트에서는 꽤 오랫동안 단골 후보였다.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 거대한 도박판처럼 느껴지는 건 아이러니했지만 별 수 없었다. 작가들의 배당률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며 결과를 점쳐 봐야 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손꼽혔던 한 시인도 한때 순위가 4위까지 오르며 ‘이번엔 혹시?’란 기대감을 높이곤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그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이 떠들썩한 ‘추리게임’이 실종됐다. 해당 시인의 논란 때문만이 아니다. 노벨상 가운데 유일하게 문학상은 아예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 노벨 문학상을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학술원 한림원의 추한 민낯이 드러나서다. 한림원 종신위원이 수상자 명단을 유출했다는 혐의가 드러난 데다 그의 남편이 한림원이 소유한 아파트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문화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한림원은 초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오히려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노벨상은 한림원 종신제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과 도서관 사서, 일반 시민이 개방적으로 참여하는 문학상을 만드는 방향까지 고려하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토록 폐쇄적으로 운영했음에도 끄떡없던 이 상의 권위에 치명적 균열은 불가피해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우리는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였던 시인의 추문으로 떠들썩한 한때를 보냈다. 막강한 권한을 남용하다 위기에 직면한 한림원의 처지가 좀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폐쇄적 문화권력, 권위와 전통의 허울 아래 오점까지도 대충 묻히고 용인되던 시절이 끝났음을 묘하게 겹쳐진 두 사건이 보여주는 것 같다. 노벨 문학상마저 사라진 유례없는 가을, 시대의 새로운 요구를 차분히 고민해야 하는 건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다.  박선희 문화부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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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림원의 추한 민낯…노벨문학상이 사라진 이유

    ‘노벨상의 꽃’이라 불리는 노벨문학상은 매년 떠들썩한 추리게임을 불러일으켰다. 여타의 문학상과 달리 후보작을 공개하는 과정도 없고 후보자 역시 따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상자 선정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한림원 관계자의 아리송한 발언이나 역대 수상자의 국가, 장르 등을 분석해 ‘영미권이 아닐 가능성’ ‘시인이 될 가능성’ 정도를 추측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조차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결론은 늘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고’로 나곤 했다. 이런 비밀주의와 폐쇄성 덕분에 노벨문학상 후보는 오히려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배당률을 보는 게 더 정확했다. 2006년 오르한 파묵 때처럼 수상자를 정확히 맞춘 적도 있었고, 발표에 임박해 순위가 뛴 작가가 수상자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그 해가 아니어도 이곳에서 거론되던 작가들은 몇 년간 시차를 두고 상을 받았다. 때문에 일단 여기서 물망에 오르면 언젠가는 수상하리라 여겨졌다.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밥 딜런도, 이 사이트에서는 꽤 오랫동안 단골 후보였다.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 거대한 도박판처럼 느껴지는 건 아이러니했지만 별 수 없었다. 작가들의 배당률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며 결과를 점쳐봐야 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손꼽혔던 한 시인도 한때 순위가 3위까지 오르며 ‘이번엔 혹시?’란 기대감을 높이곤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그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이 떠들썩한 ‘추리게임’이 실종됐다. 해당 시인의 논란 때문만이 아니다. 노벨상 가운데 유일하게 문학상은 아예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 노벨문학상을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학술원 한림원의 추한 민낯이 드러나서다. 한림원 종신위원이 수상자 명단을 유출했다는 혐의가 드러난 데다, 그의 남편이 한림원이 소유한 아파트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문화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단 폭로까지 나왔다. 한림원은 초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오히려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노벨상은 한림원 종신제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과 도서관 사서, 일반 시민이 개방적으로 참여하는 문학상을 만드는 방향까지 고려하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토록 폐쇄적으로 운영했음에도 끄떡없던 이 상의 권위에 치명적 균열은 불가피해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우리는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였던 시인의 추문으로 떠들썩한 한 때를 보냈다. 막강한 권한을 남용하다 위기에 직면한 한림원의 처지가 좀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폐쇄적 문화권력, 권위와 전통의 허울 아래 오점까지도 대충 묻히고 용인되던 시절이 끝났음을 묘하게 겹쳐진 두 사건이 보여주는 것 같다. 노벨문학상마저 사라진 유례없는 가을, 시대의 새로운 요구를 차분히 고민해야하는 건 우리 모두의 숙제이기도 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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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고 새로워진 ‘밀양 연극제’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난 ‘2018 밀양푸른연극제’가 5일 개막했다. ‘밀양푸른연극제’는 그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란 명칭으로 열렸지만 17년간 연극제를 꾸려온 이윤택 연출가가 미투 가해자로 하차하며 올해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젊은 연극인들이 어려움에 처한 연극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모여 축제 명칭과 일정을 바꾸고 밀양 대표 축제의 명맥을 이어간다. 주제도 ‘치유, 성찰, 새 희망’을 내걸었다. 연극제는 9일까지 밀양연극촌과 밀양아리랑아트센터를 오가며 열린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초청작 12편과 낭독공연 공모 선정작 7편, 밀양시민생활예술 프린지공연 10편 등 모두 29편의 작품을 준비했다. 가족극과 청소년극, 음악극 등을 더해 구성을 다채롭게 했다. 5일 개막제 축하공연작으로는 야외 가족음악극 ‘캔터빌의 유령’을 선보였다. 나쓰메 소세키 원작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음악극 ‘시인의 나라’ 등이 초청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9일에는 10대들의 권력 구조를 통해 소통과 성장과정을 그려낸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을, 트렌디한 각색을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음악극 ‘토끼전’ 등을 공연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전문가 초청 포럼’ ‘젊은 연극인 토크 라운지’를 통해 국내외 연극계·공연예술축제 전반에 관한 발표를 듣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진행했다. 특히 젊은 연극인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여 향후 축제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홈페이지 참조.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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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친구야” 팽팽한 긴장 깬 외침… 극적인 現남북관계 떠올려

    《노르웨이 오슬로의 숲속 고성에서 비밀리에 마주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자들.관례적 외교협정으로는 유혈 사태와 증오를 멈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 만났지만오랜 적대로 인한 긴장감은 어쩔 수 없다.그 긴장이 폭발하기 직전,자리를 주선한 노르웨이 사회학자 라르센(손상규)이 이렇게 외친다.“여기서 우리는 모두 친구입니다.이것은 훼손될 수 없는 단 하나의 규칙입니다!”》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연습이 한창인 연극 ‘오슬로’는 현 남북관계에 대한 한편의 거대한 은유로 읽혔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취임한 뒤 첫 연출작으로 낙점한 이 작품은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극적으로 타결했던 ‘오슬로 협정’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평화를 원하지만 해법을 찾기 어려웠던 이들이 화합해 가는 과정은 역사적 배경이나 지리, 정치적 상황 등이 다름에도 한반도가 처한 현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였다. 세계적인 미국 극작가 J T 로저스(50)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2016년 뉴욕 초연 이후 토니상 등 주요 상을 휩쓸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말부터 소개할 만한 해외 신작으로 이 작품을 심사숙고했다. 결정적 계기는 올해 4월 남북관계 진전이었다. 이 감독은 “중동지역 분쟁과 평화 이야기가 국내 관객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는데 그때 이후 해야겠다 싶어졌다”고 말했다. 극은 가자지구에서의 근무 경험으로 인해 분쟁 해결에 큰 관심을 갖게 된 한 노르웨이 부부의 비밀 중재노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배우 손상규가 ‘사적으로 친밀해지는 것만이 진정한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열정적 사회학자 라르센 역을, 전미도가 그의 아내이자 외교관인 모나 역을 맡았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지만 장면 전환이 빠르고 유머를 적절히 녹여내 극은 경쾌하게 흘러간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사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톡톡 튄다. 손상규는 “대본이 재밌고 캐릭터가 모두 살아 있어 즐거운 연습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도 역시 “우리 상황과 맞닿은 부분이 많아 본능적으로 끌렸다”고 말했다. 7차례에 걸친 비밀 협상 끝에 서로에게 마음을 연 양국은 마침내 평화협정을 끌어내 세계를 놀라게 한다. 올해만 세 차례 정상회담으로 친밀해진 남북관계 결말도 이와 같을까. 이 감독은 “사실 오슬로 협정은 불과 2년 뒤에 무산되고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양측 인사 모두 반대파에 의해 숙청되거나 밀려났다”며 “이 작품의 가치는 평화로 가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하고 힘든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관계로 많이 들떠 있지만 사실 시작일 뿐이고 가야 할 길이 멀고 험난하다”며 “그렇다고 해도 관객들이 연극을 보며 ‘그 길로 갈 수 있고, 가야 한다’는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관계로 인한 시의성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이 작품은 분열의 극복과 공익을 향한 합의나 희망 등 각자가 고민하는 지점에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손상규는 “살면서 ‘안 될 거야’라고 지레 포기하는 것이 많지 않나”며 “상상도 못 했던 것들에 대해 ‘왜 안 돼?’ ‘해보자!’란 해방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일∼11월 4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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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방정환 선생 번역 명작동화 다시읽기

    세계 10개국의 명작동화를 번역한 방정환 선생의 유일한 저서 ‘사랑의 선물’을 복간했다. ‘사랑의 선물’은 1922년 처음 발행되자마자 4판까지 연이어 판매한 우리나라 근대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손꼽힌다. “학대받고, 짓밟히고, 차고, 어두운 속에서 우리처럼, 또, 자라는, 불쌍한 어린 영혼들을 위하여”로 시작되는 서문으로도 유명한 책. ‘난파선’ ‘왕자와 제비’ ‘잠자는 왕녀’ ‘천당 가는 길’ 등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는 명작들을 방 선생의 맛깔 난 번역을 그대로 살려 실었고, 방정환 연구가의 해설도 함께 수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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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조선 최고 ‘대동여지도’…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조선시대 지도 중 최고로 손꼽히는 ‘대동여지도’ 속에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와 흥미로운 사실들이 숨어 있을까. 우리나라의 산줄기, 물줄기, 고을과 도로 등 자연과 인문, 지리 정보를 모두 담은 ‘대동여지도’를 어린이들이 보기 쉽게 재구성했다. 옛 우리 땅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지역별로 지도를 나눠 수록했다. 경기도란 지명의 유래, 역사적 장소 등 국토 구석구석의 특색과 문화와 관련된 정보를 담았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일러스트와 해설을 곁들여 읽는 재미를 살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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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공연도 태풍 비상… 줄줄이 취소-연기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야외 공연과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6, 7일 열릴 예정이던 ‘2018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첫날 일정을 취소하고 7일 오후에만 행사를 갖기로 했다. 조용필의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 여수 공연도 취소됐다. 당초 6일 오후 7시 야외공연장인 전남 여수시 망마경기장에서 ‘Thanks to You’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 티켓은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6일 밤 예정된 ‘한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5일 오전 태풍 경로를 확인한 뒤 연기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남 남해군은 6∼8일 열리는 독일마을 맥주 축제와 6, 7일 개최하는 제11회 남해군수배 보물섬컵 전국요트대회를 취소했다. 영주문화관광재단은 경북 영주시 문수면에서 5일부터 열기로 한 ‘2018 영주 무섬외나무다리축제’를 12일부터 개최한다. 대구시도 6일 개최하기로 했던 ‘2018 대구 스트리트 모터 페스티벌’을 20일로 변경했다. 전남 광양시는 5∼8일 열릴 예정이던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를 7일로 연기했다. ‘여수 여자만 갯벌노을 축제’(8, 9일)는 13일로 날짜를 옮겼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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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가을, 연극-춤으로 물든다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무용, 연극 팬의 감성을 채워줄 명작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공연축전인 제18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회고와 전망’. 국내뿐 아니라 리투아니아, 벨기에, 세르비아, 프랑스 등 8개국의 혁신적인 연극과 무용 총 22편을 마련했다.○ 회고를 통해 직시한 현재 올해 무대에 오르는 연극 작품들은 고전부터 근현대사를 관통한 사건을 다루며 역사의 아픔, 시대의 부조리를 조망한다. 이병훈 연극 프로그램 디렉터는 “혼란스러운 시대를 돌아보고 과거와 미래의 징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150년 전통을 가진 세르비아 국립극장의 ‘드리나강의 다리’다. 발칸반도의 비극적 역사를 그린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보 안드리치의 소설이 원작. 연출가 코칸 믈라데노비치는 생생한 라이브 음악과 간결한 무대, 문화적 상징을 활용한 연출로 인류 비극의 역사를 부각시킨다.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리투아니아를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연출가로 자리 잡은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의 ‘갈매기’도 주목할 만하다. 체호프의 대표 희곡 ‘갈매기’를 호화로운 무대 디자인이나 극적 정서를 배제한 채 배우들의 연기와 지적인 재해석을 앞세워 실험적으로 풀어내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 유럽을 강타한 민족주의 문제를 다룬 벨기에 정치풍자극 ‘트리스테스, 슬픔의 섬’, 1930년대 부산에서 있었던 참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한국극단 하땅세의 폐막작 ‘그때, 변홍례’ 등 욕망과 탐욕으로 얽힌 근현대의 어두운 이면을 되짚는 문제작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미래로 확장되는 무용 무용 분야에서는 첨단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공연예술의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니멀한 음악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소통하는 무대를 구현한 프랑스 무용 ‘픽셀’이 대표적. 3차원 무대 위에 재기발랄한 장면이 변화무쌍하게 펼쳐진다. 첨단 미디어 아트와 결합한 비보이 댄스 ‘비보이 픽션 코드네임815’도 무용 공연의 스펙트럼을 넓힌 작품. 스트리트 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로그램, 레이저, 3D미디어 등 첨단 디지털 예술을 춤과 결합시켰다. 내년 프랑스 공연이 확정된 안무가 안은미의 ‘북.한.춤’도 눈길을 끈다. 오랫동안 막연한 궁금증과 금기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북한 무용을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올해는 국내 작품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제14회 서울아트마켓(PAMS)이 SPAF와 하나의 행사로 합쳐지며 축제의 판이 커졌다. 페미니즘 연극 ‘아담스 미스’와 양반들이 추던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반춤’, 스웨덴 하이테크 뮤지컬 ‘아이 엠 썸바디’ 등 국내외 공모를 통해 선정한 21개 작품이 서울남산국악당 등에서 선보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홈페이지 참조.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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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박선희]금연광고 폭력성은 괜찮을까

    2년 전 개봉했던 영화 ‘곡성’을 보고 일주일 정도 잠을 설쳤었다. 당시 놀랐던 건 이 영화가 ‘15세 관람 가’였다는 점이다. 모골이 송연할 정도의 괴기스러움에 잔혹한 장면이 많았는데 어떻게 청소년 관람 판정을 받은 건지 의아했다. 당시에도 이 점은 적잖게 논란이 됐었다. 일각에선 엽기적인 살인과 좀비의 출현이 비현실적이라 모방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섬뜩한 암시는 많아도, 범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장면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상물의 폭력성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일부 저명한 감독의 작품에서 폭력성은 예술적 성취의 일부로 이해되기도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르 클레지오도 “한국 영화의 큰 축은 폭력성”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 강도와 표현이 갈수록 자극적이고 거칠어지면서 경계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 전반적으로 폭력성 자체에 둔감해지는 것은 문제다. 예를 들어 이 장면을 보자. 물기 젖은 어두운 거리를 걸어가던 남자가 갑자기 총성과 함께 쓰러진다. 죽은 남자의 머리가 지면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이 클로즈업 된다. 무슨 일인지 커피숍 안의 여자,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자도 머리에 총을 맞고 차례로 목을 꺾으며 넘어간다. 총소리가 한 번씩 날 때마다 효과음과 슬로모션으로 죽음이 강조된다. 거리는 곧 시체 더미로 가득 찬다. 심지어 횡단보도에 널린 시신들을 카메라가 천천히 훑으며 지나간다. 잔인한 누아르 영화를 연상시키지만, 실은 보건복지부가 최근까지도 방영했던 금연광고다. 배우들이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의 묘사는 제법 섬뜩하다. 총알과 피가 실제 보이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모든 정황이 총에 머리, 심장, 목 같은 급소를 맞아 즉사하는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볼까 걱정이 될 정도인데 공익광고란 이유로 거리의 전광판, 병원 대기실에서도 수시로 재생됐다. 사실 금연광고는 유독 불편하고 불쾌한 것이 많다. 혐오감을 주는 것이 흡연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때문이다. 해외의 금연광고도 독하다. 하지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혐오감을 차용하는 것과 무차별적 폭력성까지 용인한 것에는 차이가 있다. 금연광고는 흡연자뿐만이 아니라 비흡연자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온 국민이 함께 보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는 관람 등급이라도 있지만 광고는 속수무책이다. 새로운 금연광고가 방영 중이다. 흡연이 타인에 대한 갑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흡연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공익성’을 띠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적 묘사나 흡연 장면 노출의 부작용까지 무시해버리는 것은 다른 의미의 갑질일 수도 있다. 금연광고의 독한 기조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만큼 그 폭력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박선희 문화부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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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게 740kg 바퀴서 곡예… 1mm 오차도 없어야죠”

    ‘태양의 서커스’가 3년 만에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쿠자’로 다음 달 한국을 찾아온다. 1984년 창립된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에 연극적 요소와 라이브 밴드 연주, 세련된 안무와 의상을 결합시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공연. 국내에서도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5차례 무대에 올랐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서커스의 낡은 느낌을 없애기 위해 제작진은 최첨단 기술과 현란한 무대장치를 적극 활용해 왔다. 이번에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쿠자’는 특히 정교한 곡예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최고의 기술력과 장비를 동원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고난도 곡예를 위한 기술을 전담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헨리 기술감독(38)을 서면 인터뷰했다. 헨리 감독은 10년간 ‘코르테오’ ‘루시아’ 등 ‘태양의 서커스’의 다양한 작품을 두루 거쳤다. 그는 ‘쿠자’에 대해 “기존 공연에서 볼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을 특별히 더 많이 적용했다”며 “‘태양의 서커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무대가 필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더블 하이 와이어’와 ‘휠 오브 데스’를 꼽았다. ‘더블 하이 와이어’는 7.6m 상공에서 4명의 곡예사가 4.5m에 달하는 두 개의 줄을 타는 곡예다. 줄 위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동작을 소화한다. 그는 “아티스트들의 안전이 보장되면서도 공연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줄을 팽팽하게 당기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3t짜리 모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휠 오브 데스’는 공연의 압권으로 꼽힌다. 무게 740kg에 달하는 거대한 바퀴 두 개 안에 아티스트들이 들어가서 뛰거나 달리고 역주행하며 용감무쌍한 곡예를 선보인다. 그는 “지붕에 설치된 모터와 무대의 당김줄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는데 만약 1mm라도 차이가 나면 공연을 할 수 없다”며 “극도의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곡예사들이 끈에 의지해 공중에서 날거나 의자 7개로 만든 탑 위에서 균형을 잡는 아슬아슬한 묘기들을 펼친다. 이런 기술들은 섬세하게 고안된 설비로만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자체 공연장이 아니면 선보이기 어렵다. 이들이 ‘움직이는 마을’이란 별명이 붙은 자체 공연장 ‘빅탑(빅톱)’을 갖고 세계를 순회하는 이유다. 헨리 감독은 “공연할 도시를 정할 때 우리의 자체 공연장을 수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극장부터 티켓 창고, 부엌, 사무실, 아티스트 텐트 등 공연을 위한 모든 시설을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그는 “완벽한 공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디테일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 작은 차이가 우리 공연을 다른 작품과 차별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들과 2500명의 관객들이 가까이 맞붙어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분위기는 빅탑 아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나는 체험”이라며 “관객들이 마음속에 간직한 동심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월 3일∼12월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7만∼26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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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은 공연 전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국내 뮤지컬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지하철 1호선’이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것을 기념해 원작 ‘라인1’의 극작가 폴커 루트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을 초청해 흉상 제막식을 열었기 때문이다. 김민기 학전 대표와 ‘지하철 1호선’ 출신 배우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제막식에 이어 열린 공연도 함께 관람하며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을 응원했다. 오랜만의 공연이지만 작품이 가진 서사의 힘은 여전히 강력했다. 지하철 안의 천태만상은 외환위기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지하철을 탄 부부, 상처 때문에 엇나간 여고생, 시간강사로 전전하는 남자, 반대 방향 열차를 타버린 평범한 직장인…. 무심한 듯 신문을 들여다보고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지만, 다들 각자의 사연과 삶의 무게를 안은 채 덜컹이는 어두운 선로 위를 함께 달린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의 쓸쓸한 삶이 주축을 이루지만 극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밴드 음악이다. 5인조 라이브 밴드가 극 내내 함께 공연한다. 올해 남북 정상회담 당시 음악감독을 맡았던 정재일이 편곡해 새로운 감각을 더했다. 다만, 밴드 음향 때문에 배우들의 노래가 묻히는 부분은 아쉬웠다. 이날 학전 출신 배우들은 관람석을 끝까지 지킨 채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김윤석은 “10년 만의 공연이지만 지하철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교통수단이고 그 안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통일이 된 후에도 공연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현성 역시 “예전 이야기지만 보편적인 감성으로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을 어루만지기 때문에 요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 막 다시 시작했으니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을 통해 본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의 서울은 열망과 좌절, 실패를 간직한 과거의 공간일 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비춰주는 현재형 공간이기도 했다. 그 공간을 관통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지하철이다. 극의 마지막, 서울역의 부랑자들이 “우리를 태워주는 건 지하철밖에 없다”고 말할 때의 울림은, 그래서 여전히 묵직하다. 12월 30일까지. 6만 원. ★★★☆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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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괴물 트롤이 현실로? 북유럽 신화에 빠져봐

    작은 체구의 깜찍한 소녀 힐다. 탐험을 즐기고 낯선 것에 호기심이 많은 소녀는 매일같이 산으로 들로 강으로 쏘다닌다. 여느 때처럼 들판을 돌아다니던 힐다는 특이한 바위를 발견하는데. 깜빡 잠이 든 사이 바위는 무시무시한 트롤로 변해 소녀를 쫓기 시작한다. 영국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으로 북유럽 신화에 작가의 상상을 버무렸다. 엘프 트롤 등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들과 나무인간, 사슴여우 등이 어울려 살아가는 환상의 세계를 그려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힐다’의 원작이기도 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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