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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제조업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동시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지 3주일 만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 고용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점 때문에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진단이 많았다. 핵심 성장동력인 제조업에서 경고음이 울리면서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 제조업서 동시 경고음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가동률을 공시한 143개 제조기업의 상반기(1∼6월) 평균 가동률(생산능력 대비 실적)이 78.8%로 지난해 같은 기간(80.97%)보다 2.1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전기전자 분야 기업의 가동률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87.54%에서 올해 78.68%로 떨어졌다. 이어 석유화학(―3.84%포인트), 철강(―2.6%포인트), 식음료(―0.74%포인트) 순이었다. 반면 제약, 건자재, 생활용품,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조선·기계·설비 분야의 가동률은 소폭 올랐다. 공장 가동률만이 아니라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 자체도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보다 1.6% 하락했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설비, 인력, 조업시간 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 가능량을 지수화한 것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1년 이후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세계 경제를 떠받쳐온 미국에서도 경고음이 나왔다. 3일(현지 시간)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7월(51.2)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장 예상치(51)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 수치가 50 밑으로 떨어진 건 2016년 8월(49.6) 이후 3년 만이다. PMI는 제조업 경기 확장과 수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공급관리협회는 8월 PMI가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35개월간 이어진 미 제조업의 확장 국면이 끝났다고 해석했다. 티머시 피오어 ISM 제조업경기 조사 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많은 응답자들이 제조업 활동 부진의 원인으로 세계 무역 둔화를 지적했다”고 했다. 이날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8월 미 제조업 PMI 최종치 역시 50.3으로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 하락 국면서 미중분쟁이 불확실성 증폭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교역을 위축시키고 불확실성을 키워 가속도를 붙였다고 분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뚜렷한 성장동력 없이 버텨오다 2016년부터 일시적 투자 증가로 반짝 반등했지만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등이 겹치면서 수출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제조업부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 엔진마저 꺼지면 세계 경제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무역 둔화를 이유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6%에서 올해 3.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만의 문제라면 몰라도 무역분쟁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얽혀 있어서 글로벌 제조업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허동준 / 세종=주애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관세 난타전’으로 한국 일본의 첨단 제조업 등 세계 제조업 전반에 한파가 불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Recession) 경고음도 커졌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했다. 전체 수출도 13.6% 줄었다. 대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일본은 올해 2분기(4∼6월) 제조업 설비투자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일본 제조업의 분기별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일본의 자동차부품, 한국의 반도체 등을 수입해 미국 등에 수출하는 완성품을 생산한다. 중국의 8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전달(49.9)보다 0.5포인트 올랐지만 지난달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49.5에 머물고 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이를 밑돌면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제조업의 공급망이 구축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한국 일본 독일 등 제조업 강국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IHS마킷에 따르면 미 제조업 PMI는 8월 49.9로 하락해 2009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점인 50 밑으로 떨어졌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8월 PMI도 43.5로 7월(43.2)보다 약간 올랐지만 기준점 50을 밑돌고 있다. CNBC는 “해외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야기된 경제 둔화 신호가 깜빡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8월 이후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 신호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올해와 내년 미국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속속 하향했다. 북미 화물 선적량을 보여주는 카스화물지수(CFI)는 7월에 5.9% 하락하며 ‘경기 위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 건설 자재인 구리 가격은 올해 상반기 13% 넘게 떨어졌지만 안전자산인 금값은 무역전쟁 긴장이 고조된 5월 이후 20% 이상 올랐다. 하지만 무역협상의 돌파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미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 개최 일정 조율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우리가 아주 잘하고 있다. (중국이 시간을 끄는 사이) 내가 (내년 대선에서) 이기면 중국의 공급망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사업, 일자리, 돈은 전부 사라질 것이다. 중국이 매년 미국에서 6000억 달러의 돈을 뜯어가는(ripoff) 일도 없을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정오 무렵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이 있는 32번가 근처 도심에는 전기자전거와 스쿠터 등을 탄 배달원들이 분주하게 거리를 오갔다. 음식이 실린 가방이나 조끼에는 ‘우버 이츠(Uber Eats)’와 ‘도어대시(DoorDash)’ 등 ‘배달 공유’ 앱 로고가 적혀 있었다. 뉴욕 맨해튼 거리는 요즘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등 차량 공유 서비스부터 배달 공유 앱까지 신종 ‘공유 경제’ 서비스가 점령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세기 만의 최저 실업률 속에서 실시간으로 요리사 등 전문직 구직자까지 구인난에 시달리는 식당에 연결해주는 ‘공유 일자리’ 앱이 급성장하고 있다.○ 승차, 배달에서 주방까지 확산된 ‘공유 경제’ 1일 리서치회사인 TDn2K에 따르면 미국 식당 체인의 93%가 주방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 틈새에서 ‘공유 일자리’ 앱은 실시간으로 이직률이 높은 서비스업에 임시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탠퍼드대 출신 요리사인 윌 파치오가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공유 요리사 앱인 ‘페어드’는 요리사 등 전문 인력 약 10만 명과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식당 수천 곳을 연결해주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인스타워크(Instawork)와 워놀로(Wonolo)도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일자리 공유’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점, 숙박업계 인력 50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인스타워크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페어드는 130만 달러(약 15억7000만 원), 인스타워크는 280만 달러(약 34억 원)의 벤처캐피털 투자도 받았다. ○ 직업 안정성 대신 유연성 택한 노동자들 지난해 맨해튼 채식식당 주방장을 그만둔 요리사 크리스토퍼 모어텐슨 씨는 ‘페어드’ 앱을 이용해 주방에 일손이 필요한 식당을 돌며 시간제로 일한다. 정규직의 안정성보다 공유 경제의 직업 유연성이라는 장점을 선택한 것이다. 맨해튼에서만 그가 일한 식당 주방이 70곳이 넘는다. 모어텐슨 씨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벌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예전의 정규직 식당 일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2018년 현재 페어드의 노동자들은 시간당 평균 19.66달러, 인스타워크 계약자들은 19.37달러(로스앤젤레스)부터 22.77달러(샌프란시스코)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 최저임금(7.25달러)은 물론이고 뉴욕 최저임금(15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 식당 주인들도 구인 고민을 덜 수 있어 반긴다. 식당 주인들은 ‘공유 요리사’들의 근무 결과에 평점을 매기고 급여도 앱을 통해 지급한다. 노동자가 일을 하겠다고 했다가 24시간 이내에 취소하거나 나타나지 않으면 ‘공유 일자리’ 플랫폼 계정이 삭제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공유 일자리’ 플랫폼 노동자들은 개별 사업자로 간주된다. 의료보험, 유급휴가, 실업보험 등 혜택이 없다.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침체기에는 직업과 소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페오마 아준와 코넬대 법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공유 일자리 앱은) 구직과 구인에 대한 신속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앱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이 평생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예고한 대로 1일(현지 시간) 상대방에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두 대국의 ‘진검승부’에 세계 경제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한 손은 관세, 다른 손으론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미 동부 시간 1일 0시부터 112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했다. 약 석 달 후인 12월 15일엔 나머지 16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도 1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유 등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750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대해 각각 10%와 5%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고 이 중 일부 품목에 대해 미국 관세 부과 시점(중국 시간 1일 낮 12시)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았다. 미중 양국이 한쪽으로 협상 채널을 열어둔 채 다른 한쪽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노리는 관세 난타전이 시작된 셈이다. 미중 간 분쟁이 격화되면 이달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경제에 큰 부작용이 발생하기 전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타결이 어려운 ‘노 페인, 노 딜(No pain, no deal)’ 상황이 이어지며 세계 경제의 긴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전쟁 신흥국 전이 경계해야” 관세 보복이 중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리고 세계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6%대 초반인 중국 성장률이 올해 4분기(10∼12월)부터 5%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보복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달러당 7위안대 초반인 위안화 가치가 ‘포바(破八·달러당 8위안 돌파)’를 넘어서면 중국 내 자본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서 대대적인 자본 이탈 및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위안화 환율 약세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위안화 절하가 심화되면 취약 신흥국의 불안이 커지고 주요국 간 환율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전쟁 영향권 들어간 미 소비자 미 소비자들도 사실상 처음으로 관세 인상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관세 대상 중국산 소비재 비중은 8월 말 현재 29%에서 9월 이후 69%로 껑충 뛴다. 12월 15일부터는 약 97%가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는다. JP모건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미국 가정이 연간 약 1000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잘못 운영되고 허약한 기업들이 나쁜 경영을 탓하는 대신 낮은 관세를 재빨리 비난하고 있다”며 기업을 탓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예고한 대로 1일(현지 시간) 상대방에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두 대국의 ‘진검 승부’에 세계 경제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 한 손은 관세, 다른 손으론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미 동부 시간 1일 0시부터 112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했다. 약 석 달 후인 12월 15일엔 나머지 16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도 1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유 등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750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대해 각각 10%와 5%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고 이중 일부 품목에 대해 미국 관세 부과 시점(중국 시간 1일 낮 12시)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았다. 미중 양국이 한쪽으로 협상 채널을 열어둔 채 다른 한쪽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노리는 관세 난타전이 시작된 셈이다. 미·중간 분쟁이 격화되면 이달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경제에 큰 부작용이 발생하기 전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타결이 어려운 ‘노 페인, 노 딜(No pain, no deal)’ 상황이 이어지며 세계 경제의 긴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전쟁 신흥국 전이 경계해야” 관세 보복이 중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리고 세계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6%대 초반인 중국 성장률이 올해 4분기(10~12월)부터 5%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보복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달러 당 7위안대 초반인 위안화 가치가 ‘포바(破八·달러당 8위안 돌파)’를 넘어서면 중국 내 자본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서 대대적인 자본이탈 및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위안화 환율 약세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아르헨티나, 터키 등 대외 부채가 큰 신흥국의 외채 부담이 늘어난다. 국제금융센터는 “위안화 절하가 심화하면 취약 신흥국의 불안이 커지고 주요국간 환율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세계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무역전쟁 영향권 들어간 미 소비자 미 소비자들도 사실상 처음으로 관세 인상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관세 대상 중국산 소비재 비중은 8월 말 현재 29%에서 9월 이후 69%로 껑충 뛴다. 12월 15일부터는 약 97%가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는다. 미 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9월부터 미국내 중국산 의류의 91.6%, 신발류의 52.5%가 15% 관세 대상이다. JP모건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미국 가정이 연간 약 1000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인들의 신발 구입비용이 연간 40억 달러를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잘못 운영되고 허약한 기업들이 나쁜 경영을 탓하는 대신 작은 관세를 재빨리 비난하고 있다”며 기업을 탓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1일 상대방의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물밑에서 협상 채널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중 협상과 관련해 “오늘 다른 급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최종 산출물이 무엇인지 보자. 여러분들이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백악관 관리는 미 CNBC에 “(미·중) 양측이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양측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미·중 협상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미국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81%가 미중 무역 긴장으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미·중은 협상의 문을 열어놓은 채 무역전쟁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농가가 에탄올에 대한 우리의 일을 본다면 아주 기뻐할 것”이라며 “초대형 지원책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그간 농민들이 요구해온 에탄올 수요 확대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인 공화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필수적이다. 중국 측도 대응 카드를 가다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협력업체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번 대미 의존도 조사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장기 계획의 일부로 풀이된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정부가 다음 달 1일 3000억 달러(약 364조8000억 원)어치 중국산 상품 중 일부에 대해 15%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미 정부는 또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기업이 투자한 태평양 해저 광케이블 건설 중단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를 통해 9월 1일 0시부터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중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스피커, TV, 신발 등 1250억 달러어치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12월 15일부터는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중 스마트폰, 노트북컴퓨터, 장난감, 의류 등 나머지 수입품에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15%로 올린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원유 등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에 대해 9월 1일과 12월 15일 각각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5%포인트 관세 인상으로 응수했다. 미국이 추가 관세 강행을 발표하면서 9월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주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에 추가 관세 부과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양측 무역대표팀 관계자들이 계속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발표할 만한 더 자세한 소식은 없다”고 했다. 미 정부는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중국과 관련된 정보기술(IT) 프로젝트에 대한 견제도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구글, 페이스북 등이 중국 통신업체와 추진 중인 해저 케이블 사업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로스앤젤레스와 홍콩을 연결하는 8000마일의 태평양광케이블네트워크(PLCN) 프로젝트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통신회사이자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 거래사인 닥터펑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미 정부가 9월 만료되는 임시 허가를 연장하지 않으면 이 프로젝트는 무산될 수 있다. WSJ는 “미국이 PLCN 프로젝트 허가 신청을 거부하면 국가 안보를 근거로 해저케이블 허가를 거절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며 “규제당국이 중국 프로젝트에 대해 더 강경하고 새로운 입장을 채택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자신에게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던 폭스뉴스에 대해 “더는 우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12번 이상 폭스뉴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폭스뉴스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공보국장을 통해 민주당을 엄청나게 홍보하는 것을 방금 봤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뉴스 아웃렛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며 폭스뉴스와의 결별을 모색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발언은 폭스뉴스 진행자인 샌드라 스미스가 소칠 이노호사 DNC 공보국장 인터뷰를 내보낸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 민주당 성향 토론자 발언 등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주 여름휴가를 보내고 백악관에 복귀한 뒤 “폭스가 예전과 꽤 많이 달라졌다. 폭스에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폭스뉴스의 인기 아침 프로그램 ‘폭스 앤드 프렌즈’에 고정 출연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아이디어를 널리 알렸다. 그는 폭스뉴스를 거의 매일 보는 애청자로 알려져 있다.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폭스뉴스에서 앵커나 해설자로 활약한 인사들도 중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 폭스와 트럼프 행정부가 너무 밀접하게 공생해 비판가들이 폭스를 ‘국영 TV(state TV)’라고 부르며 사실상 선전 기관으로 낙인을 찍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브릿 흄 폭스뉴스 수석 정치해설가는 이날 트위터로 “폭스는 당신을 위해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하버드대에 다니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 팔레스타인인 10대 학생이 친구가 올린 소셜미디어 ‘반미 포스트’ 때문에 미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27일 더 힐,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레바논 티레 출신 팔레스타인인 하버드대 합격생 A 군(17)은 2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8시간 만에 추방됐다. 하버드대 교지인 하버드크림슨이 입수한 A 군의 서면 성명서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관리들은 입국 심사 당시 5시간 동안 그의 스마트폰과 노트북PC를 수색하고 종교 활동 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A 군은 “(이민국 관리가) 방으로 나를 부르더니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국에 반대하는 정치적 견해를 포스팅한 사람들을 내 친구 목록에서 찾았다고 말했다”고 하버드크림슨은 전했다. 그는 “나는 그 포스트와 아무 관련이 없고 그 포스트들의 발언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하지도 않았다”며 “내가 다른 사람의 포스트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의 학생 비자는 취소됐고 추방됐다. 마이클 매카시 미 CBP 대변인은 하버드크림슨에 “입국심사에서 발견된 정보에 근거해 미국에 입국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조너선 스웨인 하버드대 대변인은 “대학은 학생 가족 및 관계 당국과 함께 이 학생이 며칠 후 동료 학생들과 합류할 수 있도록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고위 간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비판하며 “연준이 내년 대선에 통화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연준이 고수해온 ‘정치적 중립의 원칙’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지난해 6월 퇴임한 윌리엄 더들리 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7일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에서 “중앙은행 관리들이 선택에 직면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 격화의 재앙적 경로를 계속 따라가게 하거나, 행정부가 그렇게 한다면 연준이 아니라 대통령이 차기 선거 패배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목표가 최상의 장기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라면 연준 관리들은 자신들의 정책 결정이 2020년 정치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측면 지원해선 안 되며, 무역전쟁을 지속하면 내년 대선에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정치적 고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들리 전 총재의 발언에 대해 “금리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에 해를 끼치는 무역전쟁을 격화시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정치적 중립 접근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의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준 책임론’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연준과 지도부를 비난하는 트윗을 11번 올렸다. 27일에도 “연준은 우리 제조업자들이 수출을 고민하는 것을 지켜보길 좋아한다”며 “우리 연준은 너무 오랫동안 틀렸다”고 비난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고정투표권을 가지며 의장, 부의장에 이어 ‘연준 3인자’로 불린다. WSJ는 “경제학자들과 다른 연준 관리들에게 충격을 준 그의 제안은 중앙은행이 금리 결정에서 당파적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관행으로부터의 의미 있는 결별”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셸 스미스 연준 대변인은 “연준의 정책 결정은 오로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유지하기 위해 의회가 위임한 권한을 따른다. 정치적 고려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다”며 더들리 전 총재의 주장을 일축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중국과 ‘관세 난타전’을 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중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협상 의지를 밝혔지만 중국 측은 “의미 있는 통화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전화통화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고 부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실상 중국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후시진(胡錫進) 환추시보 총편집(편집장)도 26일 트위터에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고위급 협상 대표들 간에는 최근 전화통화가 없었다”며 “(미중) 양측은 실무 레벨에서 접촉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은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의미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은 중국 측이 먼저 협상 복귀 의사를 밝혀 협상을 재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한 것이다. 후 총편집이 말한 고위급 대표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의미한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상적인 실무 접촉을 과장해 협상 재개 이유로 내세운 것일 수도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27일 “일부 미국인은 아직도 순진하게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망상을 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정세, 특히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와 능력을 오판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자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입’ 대신 실질적인 조치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인은 왜 트럼프의 트윗을 무시하나”란 글을 실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베이징(北京)에서 중앙재정경제위원회 5차 회의를 주재하고 산업네트워크를 개선해 경제구조 현대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당장 합의보다는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중국과의 무역전쟁 긴장 고조에 대해 “재고(Second thoughts)”를 언급해 당시 미국 언론과 백악관이 상반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튿날 기자들이 지적하자 “미안하지만 그것이 내가 협상하는 방식”이라며 “그건 오랫동안 매우 잘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중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중국이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자국 정유사의 피해가 우려됨에도 미국산 원유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만큼 무역전쟁에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관세 면제 대상이었다가 12월 15일부터 각각 25%와 5%의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협상의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며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30일부터 중국에서 파는 자동차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테슬라는 12월 관세가 발효되면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중국과 ‘관세 난타전’을 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중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협상 의지를 밝혔지만 중국 측은 “의미 있는 통화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전화통화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고 부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실상 중국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후시진(胡錫進) 환추시보 총편집(편집장)도 26일 트위터에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고위급 협상 대표들 간에는 최근 전화통화가 없었다”며 “(미중) 양측은 실무 레벨에서 접촉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은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의미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은 중국 측이 먼저 협상 복귀 의사를 밝혀 협상을 재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한 것이다. 후 총편집장이 말한 고위급 대표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의미한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상적인 실무 접촉을 과장해 협상 재개 이유로 내세운 것일 수도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27일 “일부 미국인은 아직도 순진하게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망상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정세, 특히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와 능력을 오판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자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입’ 대신 실질적인 조치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7일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인은 왜 트럼프의 트윗을 무시하나”란 글을 실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베이징(北京)에서 중앙재정경제위원회 5차 회의를 주재하고 산업네트워크를 개선해 경제구조 현대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당장 합의보다는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중국과 무역전쟁 긴장 고조에 대해 “재고(Second thoughts)”를 언급해 당시 미국 언론과 백악관이 상반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튿날 기자들이 지적하자 “미안하지만 그것이 내가 협상하는 방식”이라며 “그건 오랫동안 매우 잘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중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중국이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자국 정유사의 피해가 우려됨에도 미국산 원유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만큼 무역전쟁에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관세 면제 대상이었다가 12월 15일부터 각각 25%와 5%의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협상의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며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30일부터 중국에서 파는 자동차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테슬라는 12월 관세가 발효되면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술 공룡을 견제하는 ‘진짜 저널리즘(real journalism)’ 보호 공약을 내걸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컬럼비아저널리즘 리뷰 기고문에서 “진짜 저널리즘은 상당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에서 현재 충분한 진짜 언론이 없는 한 가지 이유는 우리 경제를 약탈한 것과 같은 탐욕의 힘에 의해 많은 언론사들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이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60%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언론사의 광고 매출을 빨아가기 위해 독점적 지배력을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기술 대기업에 대한 반독점법을 더 단호하게 적용하는 법무장관과 연방거래위원회(FTC) 관리들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CNN 등의 미 주류 언론을 “망해가는 언론사” “가짜뉴스”라며 맹공격을 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저널리즘은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월터 크롱카이트(미국 언론인)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다”며 “오늘날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기업인, 실리콘밸리, 트럼프 대통령의 저널리즘 공격이 위기를 야기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구글 페이스북의 미디어 시장 지배력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소유한 WP와 디즈니가 소유한 ABC방송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여 왔다. CNBC방송은 “샌더스 의원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WP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WP 기자들이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티 배런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은 “제프 베조스는 우리 편집국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샌더스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페이스북과 구글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 외에도 지역 독립 공영 미디어들의 취재 지원 프로그램 강화, 구글 페이스북 등의 타깃 광고에 대해 세금을 걷어 비영리 시민 언론 지원에 쓰는 대안을 제시했다. 또 CBS와 비아콤의 합병과 같은 대형 미디어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이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됐다.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매우 진지한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도중 “위대한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 재개 제안을 환영한다”며 “중국 정부 관계자가 어젯밤에 우리 측 무역협상 최고위 담당자들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와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23일 시 주석을 ‘적’이라고 불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뭔가 매우 큰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300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를 잃는 등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미국의 대응이 정당했음을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나는 이 점을 매우 존경한다. 이런 변화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이롭게 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다”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다른 지도자가 해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어제 중국 관료들과의 통화는 매우 생산적이었다. 그들은 ‘비즈니스’를 원했고, 협상을 이뤄내기를 원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연결점을 놓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중국은 세계 2위의 강대국이 되려 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미국 경제는 중국을 거의 2배 이상의 규모로 압도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을 것”이라며 “분명한 사실은 ‘어제 중국이 미국에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도 26일 “미중 무역전쟁 격화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왕(新華網)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이날 충칭(重慶)에서 개막한 제2회 중국 국제 스마트산업 박람회에 참석해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 기업의 중국 투자와 사업 진출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류 부총리가 “중국에 양호한 투자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며 개방적 태도로 스마트산업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서 중국의 태도 변화 조짐이 드러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침해를 미중 무역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해 왔다. 류 부총리는 “중국은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미중 무역전쟁 격화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 세계 인민의 이익 추구에도 해를 끼친다”고 강조했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좋은 친구’ 대신 ‘적(enemy)’이라고 지칭하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윗을 통해 “나의 유일한 질문은 제이 파월(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또는 시(진핑) 주석 중에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는 것”이라며 두 사람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동안에도 시 주석을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우고 무역전쟁의 고비마다 시 주석과 만나 두 차례나 무역전쟁 ‘휴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날 중국이 추가 관세를 발표하자 12시간 만에 5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방침보다 5%포인트씩 올리는 앙갚음으로 대응하며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중국 지도자를 친구라고 과장되게 칭찬하고 그의 약속을 곧이곧대로 믿었다”며 이번 사안을 두고는 “시 주석에 대한 평가가 급격히 변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늘 그렇듯이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매우 강한 달러와 매우 약한 연준을 갖고 있다. 나는 이 둘 모두를 ‘훌륭하게(brilliantly)’ 처리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500억 달러(약 666조 원)어치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한 관세율을 일제히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발표하자 ‘관세폭탄’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자국 기업의 ‘탈(脫)중국 명령’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 “현재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중국산 재화와 제품 2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가 10월 1일부터 3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로 남아있는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재화와 제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10%로 부과하기로 한 관세는 15%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윗은 중국 측이 9월 1일과 12월 15일로 나눠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12시간 만에 나왔다. 중국은 이날 원유와 대두 등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5%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미국산 자동차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관세 발표가 난 직후 “우리의 위대한 기업들이 모국으로 이전하거나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 등이 포함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즉각 찾아보기 시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24일 “대통령의 권한과 중국 등에 관련된 법을 모르는 가짜뉴스 기자들을 위해 말하자면, 1977년 IEEPA를 찾아봐라. 사건 종결!”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IEEPA는 국가안보 위협 등 특별한 위험이 일어났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국민에 대해 외환 거래 등을 규제하는 특별권한을 발동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1979년 이란 대사관 인질 위기부터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1998년 세르비아의 코소보 군대 파병,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사태까지 모두 54건의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현재 29건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법을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동원할 수 있느냐다. 미국 내에서도 “무역분쟁 때문에 적용된 적은 없으며 권한 남용”이라는 반론과 “법 규정이 포괄적이어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비상사태를 발동하면 1972년 중국과의 외교관계 개설 이후 중대한 교역 단절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 불안, 무역전쟁 격화, 세계 경제 침체 등의 연쇄 작용이 우려된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는 한발 빼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원하면 그럴 권리가 있다”면서도 “당장 계획은 없다. 실제로 우리는 중국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모든 것을 재고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 격화를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은 이후 성명을 내고 “(답변이) 굉장히 잘못 해석됐다”며 “중국에 관세를 더 높이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뜻”이라고 정정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127년 역사의 미국 간판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한국 대기업의 뒷목을 잡게 한 난제 해결에 영감을 주는 경영 교과서였다. 한국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 전략부터 지배구조와 전문경영인 체제와 승계, 주주 중시 경영 등 선진 경영기법을 배웠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도 한성대 교수 재직 때 GE식 지배구조와 승계 모델을 언급하곤 했다. 그런 GE가 요즘 체면을 구기고 있다. 주가는 우리 돈 1만 원 아래로 맴돈다. 최근 ‘엔론 사태 이후 최대 분식회계’ 의혹에까지 휘말렸다. GE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의혹 제기 사실만으로도 모범생 GE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 후진적 지배구조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GE를 배우라는 훈수를 듣던 삼성은 미국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훌륭한 경쟁자”라고 견제할 정도로 건재하다. 공교롭게도 GE가 모범을 보인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도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미국 대표기업의 CEO 188명이 속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회사는 주주를 위해 존재한다’는 주주 우선 원칙을 삭제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대신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장기 주주 가치 등을 고려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경영 원칙을 선언했다. 주주자본주의가 무능한 경영진을 견제하고 성과 중심의 합리적 경영을 뿌리내리게 한 순기능이 있었지만 부작용도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근시안 경영, 장기 투자보다 주가와 배당을 우선하는 펀드 자본주의, 이 대가로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전문경영인들의 탐욕이 ‘1 대 99 사회’의 불평등을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주주자본주의가 득세한 기간 미 제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말 감세를 해주자, 미 기업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렸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는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한국에도 수입됐다. 현재 한국 대기업들은 주주 가치 제고라는 명분으로 주식을 매입한 지 몇 달 만에 수조 원의 배당을 요구하고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강요하는 미국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배당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고, 세금을 내고 난 다음에 나누는 몫이다. 단기 투자로 ‘주식 알박기’를 한 다음 주주 가치를 내세우며 배당과 주가부터 챙겨달라고 위협하는 단기 투자자들은 어떻게 할 건가. 워런 버핏이 세운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나 정보기술(IT) 기업 구글 등은 차등 의결권을 도입해 경영권 위협을 막는 안전판이라도 갖고 있다. 한국 대기업의 주요 주주들이 외국인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소득 분배’라는 미국식 소득 분배 공식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대기업에 배당을 압박할 때 뒤에서 웃는 이들은 따로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경영자들이 최근 관심을 갖는 이해관계자 중시 경영은 공동체 정신에 근거한 한국식 ‘유교 자본주의’ 가치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기업 경영이념에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인화(人和)’ 등 주주자본주의에서 생소한 단어가 단골로 등장했다. 유교와 군사문화 잔재가 결합한 경직된 위계질서와 ‘황제 경영’의 독단, 위기관리 소홀 등 한국식 자본주의 적폐는 없애야 하지만 잃어버린 강점은 살려야 한다. 그러자면 기업 경영에 모범답안이 있다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착시’부터 걷어내야 한다. 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127년 역사의 미국 간판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한국 대기업의 뒷목을 잡게 한 난제 해결에 영감을 주는 경영 교과서였다. 한국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 전략부터 지배 구조와 전문경영인 체제와 승계, 주주 중시 경영 등 선진 경영 기법을 배웠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한성대 교수 재직 때 GE식 지배구조와 승계 모델을 언급하곤 했다. 그런 GE가 요즘 체면을 구기고 있다. 주가는 우리 돈 1만 원 아래로 맴돈다. 최근 ‘엔론 사태 이후 최대 분식회계’ 의혹에까지 휘말렸다. GE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의혹 제기 사실만으로도 모범생 GE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 후진적 지배구조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GE를 배우라는 훈수를 듣던 삼성은 미국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훌륭한 경쟁자”라고 견제할 정도로 건재하다. 공교롭게도 GE가 모범을 보인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도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미국 대표기업의 CEO 188명이 속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회사는 주주를 위해 존재한다’는 주주 우선 원칙을 삭제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신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장기 주주 가치 등을 고려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경영 원칙을 선언했다. 주주 자본주의가 무능한 경영진을 견제하고 성과 중심의 합리적 경영을 뿌리내리게 한 순기능이 있었지만 부작용도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근시안 경영, 장기 투자보다 주가와 배당을 우선하는 펀드 자본주의, 이 대가로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전문경영인들의 탐욕이 ‘1대 99사회’의 불평등을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가 득세한 기간 미 제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말 감세를 해주자, 미 기업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렸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는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수입됐다. 현재 한국 대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으로 주식을 매입한 지 몇 달 만에 수 조원의 배당을 요구하고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강요하는 미국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배당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고, 세금을 내고 난 다음에 나누는 몫이다. 단기 투자로 ‘주식 알박기’를 한 다음 주주가치를 내세우며 배당과 주가부터 챙겨달라고 위협하는 단기 투자자들은 어떻게 할 건가. 워런 버핏이 세운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나 정보통신(IT) 기업 구글 등은 차등 의결권을 도입해 경영권 위협을 막는 안전판이라도 갖고 있다. 한국 대기업의 주요 주주들이 외국인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소득 분배’라는 미국식 소득 분배 공식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기업에 배당을 압박할 때 뒤에서 웃는 이들은 따로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경영자들이 최근 관심을 갖는 이해관계자 중시 경영은 공동체 정신에 근거한 한국식 ‘유교 자본주의’ 가치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기업 경영이념에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인화(人和)’ 등 주주 자본주의에서 생소한 단어가 단골로 등장했다. 유교와 군사문화 잔재가 결합한 경직된 위계질서와 ‘황제 경영’의 독단, 위기관리 소홀 등 한국식 자본주의 적폐는 없애야 하지만 잃어버린 강점은 살려야 한다. 그러자면 기업 경영에 모범답안이 있다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착시’부터 걷어내야 한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減稅)’ 카드를 꺼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 대신 경기 침체 논란의 책임을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돌렸다. 심지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퍼팅 못하는 골퍼”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그것(감세)이 필요 없다. 우리는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전 “많은 사람들이 급여세 인하를 보길 원한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바로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본이득세를 물가에 연동해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나는 물가와 연동하는 것을 살펴보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중산층과 노동자를 위한 감세를 원한다”고 일축했다. 백악관은 최근 감세 정책에 대해 매일 말을 바꾸고 있다. 19일 미 언론이 감세 추진을 보도하자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곧바로 부인했지만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감세를 언급했다. 그리고 이날 또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이 여론을 떠봤다가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자 이를 접으면서 생긴 혼란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갈지자 행보의 이유로 재정적자 우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7년의 감세,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재정적자가 사상 최초로 1조 달러(약 121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감세가 경제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참모는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통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독일은 제로(0%)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어디 갔나”라며 “우리는 중국 및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상을 잘 해내고 있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가 제롬 파월과 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파월이 제대로 된 일,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한다면 미국은 큰 성장을 하겠지만 그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간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기대를 저버렸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자율이 훨씬 낮은 많은 국가와 경쟁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강한 달러가 미 수출을 힘들게 한다. 정신 차려라 연준!”이라며 연준과 강달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수치와 사실들이 정반대로 작동하고 있는데도 망해 가는 주류 언론이 경기 침체를 ‘창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며 언론도 비난했다. 대통령으로부터 거센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파월 의장은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설한다. 세계 40여 개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금리 정책에 대해 그가 어떤 발언을 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전자,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 초유의 역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역시 무역전쟁의 여파로 세수가 줄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년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에 대한 영향을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中, TV-반도체-휴대전화 역주행… 세계 IT생태계 침체 도미노 우려▼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여파로 TV, 반도체, 휴대전화 등 중국의 3대 전자제품 생산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중국의 컬러TV, 반도체, 휴대전화 생산 대수가 일제히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6월 컬러TV 생산은 총 1405만 대로 지난해 같은 달(1415만 대)보다 1.7% 줄었다. 지난해 5월 전년 동기 대비 생산량 증가율이 24.3%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증가율이 점차 떨어지다 6월 약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내려앉은 것이다. 정보통신기기를 대표하는 휴대전화의 6월 생산도 1억512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부진을 거듭하다 5월 반짝 증가세(1.0%)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역성장한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생산 감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6월 반도체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어든 149억 개에 그쳤다. 글로벌 전자부품 수요 부진에 미중 무역분쟁이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KEA는 “전자산업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자동차, 산업용 로봇의 생산도 감소했다. 이는 중국 전자업계가 향후 상당 기간 침체를 겪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KEA 관계자는 “한국을 위협하던 중국의 전자산업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에 호재로 여겨질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침체로 연결될 수 있어 섣부른 낙관론보다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때다”라고 지적했다.▼美, 올 재정적자 1조달러 육박… 관세 부과에 성장 둔화 적신호▼미국 경제가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감세,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재정적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올해 재정적자가 1조 달러(약 121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21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CBO에 따르면 미 재정적자가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에 9600억 달러, 2020 회계연도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5월 전망치(2019 회계연도에 8960억 달러, 2020년 회계연도에 8920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CBO는 또 2023년까지 매년 재정적자가 불어나 2029년 미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정적자 증가 원인은 2017년 말 감세,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이 꼽힌다. CBO는 “관세 증가,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미국을 제외한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같은 세금 조치 외의 많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통상적으로 재정적자는 실업률이 낮을 때 줄어든다”며 최장기 경제 호황과 50년 만의 최저 실업률 속에서도 적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행정부가 재정을 풀거나 감세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줄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꽤 낮은 금리를 연준이 과거 침체기 때처럼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치러야 할 비용만 증가하고 투자를 줄게 할 것”이라며 “세계 공급망을 교란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