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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에서 재룟값 대비 작품 가격이 높은, 즉 ‘가성비’가 좋은 예술을 꼽는다면 1960년대 미니멀리즘 예술이 최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다. 공사장 벽돌(칼 안드레), 형광등(댄 플래빈)은 물론이고 아예 작품 제작 방법만 담은 문서(솔 르윗)가 작품이며 그 가격은 수억∼수십억 원까지 매겨진다. 이런 ‘가성비’의 비밀은 작품의 가치가 벽돌이나 형광등 같은 사물이 아니라 작가의 ‘아이디어’에 매겨진다는 데 있다. 도널드 저드를 비롯한 미국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예술가들은 대부분이 철학서 한 권쯤은 출간한 미학자이자 철학자였다. 이런 미국 개념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인 로런스 위너(1942∼2021)의 작품이 8일 서울 용산구 페이스갤러리 서울 개인전에서 공개됐다. 위너는 언어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 방식을 탐구한 작가로, 그의 작품은 모두 짧은 글귀나 문장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들 문장은 어디에 전시되고 누가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이를테면 갤러리 3층에 전시된 ‘구름에 뒤덮인(Covered by clouds)’은 1990년 스위스 알프스산맥 위 한 곳에 처음 전시됐다. 높은 산의 돌 위에 새겨진 문구는 말 그대로 구름에 뒤덮인 풍경을 암시했지만, 서울 전시장에서는 푸른색 바탕에 은색 글씨로 제작됐다. 바탕색은 미국의 유명한 담배 케이스에서 가져온 색. 즉, 여기서 구름은 자욱한 담배 연기를 연상케 한다. 2층의 ‘Anything Added to Something(무언가에 더해진 어떤 것)’은 벽면에 사람의 키만 한 크기로 설치됐다. 그리고 가운데 기둥에는 거울이 부착돼 작품을 보러 온 관객이 ‘더해진 무엇인가’의 일부가 된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도 함께 만드는 것임을 생각하게 한다. 두 작품을 비롯해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제작된 작품 6점을 볼 수 있다. 12월 28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3점을 포함해 카라바조(1571∼1610) 혹은 그에게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은 카라바조 혹은 카라바조 추정 작품 10점과 안니발레 카라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 바로크 시대 화가 작품 47점 등 총 57점을 국내에 선보인다. 카라바조는 17세기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와 극적이고 사실적인 장면 묘사로 유럽 종교 회화에 새로운 흐름을 일으킨 바로크 거장이다. 종교개혁의 바람이 불어오던 시기 위기에 처한 교황청의 분위기와 맞물려 교회와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은 그의 회화 스타일은 루벤스, 렘브란트 등 다른 예술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카라바조는 38세에 사망해 남은 작품이 100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작 중 우피치미술관 소장품은 ‘그리스도의 체포’ ‘성 토마스의 의심’ ‘이 뽑는 사람’이다. 이 중 ‘성 토마스의 의심’은 카라바조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중 하나인데, 그리스도가 부활했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옆구리 상처를 성 토마스가 손가락으로 찔러 보는 장면을 담았다. 핀 조명을 비추는 것 같은 그림의 효과와 인물들의 얼굴 주름, 상처 등 사실적인 묘사로 당대에도 인기를 끌어 약 20점이 복제됐다고 한다. 호정은 큐레이터는 “최초로 그린 작품은 독일 포츠담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스케치를 했다는 점이 문헌으로 확인돼 우선은 ‘추정작’으로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세바스티아노’ ‘묵상하는 성 프란시스코’ 등 다른 작품들도 카라바조 특유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유명 미술관이 아닌 개인 소장 작품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에 대해 호 큐레이터는 “카라바조에 관한 연구는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때부터 귀족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하나둘씩 세상에 나오면서 관련 입증도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전시된 모든 작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이 도록에 첨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에는 소장처, 관련 문헌, 엑스레이 촬영, 기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이를테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은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품이 따로 있는데, 이 작품도 17세기에는 미술관에서 소장했다는 문헌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술사의 단면을 확인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3점을 포함해 카라바조(1571~1610) 혹은 그에게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하는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은 카라바조 혹은 카라바조 추정 작품 10점과 안니발레 카라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 바로크 시대 화가 작품 47점 등 총 57점을 국내에 선보인다. 카라바조는 17세기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와 극적이고 사실적인 장면 묘사로 유럽 종교 회화에 새로운 흐름을 일으킨 바로크 거장이다. 종교 개혁의 바람이 불어오던 시기 위기에 처한 교황청의 분위기와 맞물려 교회와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은 그의 회화 스타일은 루벤스, 렘브란트 등 다른 예술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카라바조는 38세에 사망해 남은 작품이 100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작 중 우피치미술관 소장품은 ‘그리스도의 체포’, ‘성 토마스의 의심’, ‘이 뽑는 사람’이다. 이중 ‘성 토마스의 의심’은 카라바조 하면 떠올리는 대표작 중 하나인데, 그리스도가 부활했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옆구리 상처를 성 토마스가 손가락으로 찔러보는 장면을 담았다. 핀 조명을 비추는 것 같은 그림의 효과와 인물들의 얼굴 주름, 상처 등 사실적인 묘사로 당대에도 인기를 끌어 약 20점이 복제되었다고 한다. 호정은 큐레이터는 “최초로 그린 작품은 독일 포츠담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스케치를 했다는 점이 문헌으로 확인돼 우선은 ‘추정작’으로 우피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세바스티아노’, ‘묵상하는 성 프란시스코’ 등 다른 작품들도 카라바조 특유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유명 미술관이 아닌 개인 소장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호 큐레이터는 “카라바조에 관한 연구는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때부터 귀족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하나둘씩 세상에 나오면서 관련 입증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시된 모든 작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이 도록에 첨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에는 소장처, 관련 문헌, 엑스레이 촬영, 기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이를테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은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품이 따로 있는데, 이 작품도 17세기에는 미술관에서 소장했다는 문헌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술사의 단면을 확인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어린 시절 놀이에 돈과 죽음을 얹어 자본주의를 풍자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2의 촬영장 일부가 국내 취재진에 공개됐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복수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고, “영희 남자 친구 철수도 등장할 것”이라고 밝힌 시즌2의 윤곽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약 11개월에 이르는 엠바고를 걸고 넷플릭스가 지난해 12월 7일 대전의 촬영 스튜디오 단지에서 공개한 세트 현장은 단 두 곳. 참가자 침대가 피라미드처럼 층층이 쌓인 ‘대형 숙소’와 게임장으로 이동할 때 등장하는 알록달록한 ‘미로 계단’이었다. 철수는 볼 수 없었지만 시즌2에 관한 힌트들이 살짝 제시됐다.●‘편 가르기’ 부각된 잔혹 놀이터‘오징어게임’ 시즌2는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시 게임장으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게임 참가자들의 ‘대형 숙소’는 이들이 먹고 자고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듣는 공간인데, 시즌1과 달리 바닥에 커다랗게 그려진 ‘○, ×’가 눈에 띄었다. 황 감독은 이날 “시즌 1에서 ○, × 버튼을 눌러 게임을 나갈 기회를 참가자에게 주는데 이번엔 그 시스템을 더 발전시켰다”고 말했다.“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남을지 나갈지를 ○, ×로 결정하는데 이 선택에 따라 무리가 나뉘고 편을 가르게 됩니다. 이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삽입해 숙소 세트나 의상에서도 시각적으로 잘 드러날 겁니다.”이는 지역, 종교, 세대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와 ‘갈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황 감독은 말했다.“세대 간 갈등, ‘이대남 ‘이대녀’로 표현되는 젠더 갈등, 지역과 계층의 갈등까지 너무 많이 편을 가르고 선을 그으며, 자기가 속하지 않은 집단을 틀렸다고 규정하거나 공격하는 모습에 대한 풍자로 선거 시스템을 중요한 테마로 녹였습니다.”그는 또 “지난 시즌에 불행히도 인기 캐릭터를 모두 죽여버려서 새로운 인물이 투입됐다”며 “시즌1에서 기훈과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던 상우처럼,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어두운 복수, 강렬한 선택이날 세트 현장에는 채경선 미술감독도 참석해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채 감독은 “기훈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전체 조명은 조금 어둡게 설계했다”며 “대신 ○, × 표식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넣어 환하게 밝혔다”고 했다. 이는 ○, ×를 형광 페인트로 그리자는 황 감독의 제안을 발전시킨 것이다. 채 감독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대립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 ×를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이념 대립 등 여러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다.채 감독은 “시즌2에 합류했을 때 열정이 넘쳐서 새롭게 디자인을 해보려 했는데 황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분이 말려 숙소를 그대로 지키게 됐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대형 숙소’는 높이 13m, 바닥 면적 1322m2(약 400평)로 시즌 1보다 규모가 커졌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미로 계단도 시즌 1보다 26%가량 커졌지만 디자인이나 설계 방식은 유지됐다. 채 감독은 “‘오징어게임’ 세트의 콘셉트는 ‘유아적인, 동심의 색깔’이고 이를 대표하는 색채가 분홍색”이라며 “시즌1의 페인트 집을 다시 찾아가 같은 분홍색을 칠하고 여기에 맞춰 작업을 이어갔다”고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대전=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해 12월 ‘오징어게임’ 시즌2의 촬영장 세트 현장 공개는 각별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국내 70여 개 언론사 기자들은 현장 도착 직후 각자 소지한 스마트폰 카메라에 촬영 방지용 스티커를 붙이고, 취재 내용을 엠바고 시점까지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현장 취재는 지난해 12월 7일 진행됐는데, 기사 보도 가능 시점은 시즌2 공개일을 한 달여 앞둔 올 11월 11일로 정해졌다. 통상 드라마 내용 공개는 제작이 마무리되고 콘텐츠가 공개되기 직전에 이뤄진다. 엠바고(보도 유예) 기간이 약 11개월에 달한 데 대해 넷플릭스 측은 “드라마에서 상징성이 큰 ‘대형 숙소’와 ‘미로 계단’의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러 세트를 해체하기 전 언론에 공개하기 위해선 엠바고 기간을 길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며 “시즌1의 세트 디자인이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세트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황 감독은 “인기 시리즈의 속편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대전=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불법으로 스트리밍한 ‘누누티비’ 운영자가 9일 붙잡혔다. 그가 운영한 누누티비와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티비위키’,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OKTOON’(오케이툰)이 이날 일시에 차단됐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누누티비, 티비위키, 오케이툰을 운영한 A 씨를 9일 검거하고, 티비위키와 오케이툰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A 씨는 3개 불법 사이트를 통해 OTT 영상과 웹툰을 공유하며 저작권을 침해하고, 배너 광고를 게재해 부당이익을 취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누누티비 서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입건해 운영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K 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대책’에 따라 콘텐츠 불법유통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했다. 2021년 개설된 누누티비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접속 주소를 우회하며 단속을 피해왔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웹사이트를 차단하자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며칠 만에 ‘누누티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재개해 지난해 6월까지 운영했다. 올해 6월 파라과이를 사업장 주소로 한 누누티비가 1년 만에 열리면서 문체부가 운영자 검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누누티비에서만 지금까지 약 5조 원의 저작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불법 스트리밍 등 저작권 침해 정보에 대한 삭제나 접속 차단 등 시정 요구 건수는 2021년 3517건에서 지난해 7716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5121건이 집계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매일 오후 3시면 개를 데리고 강변을 산책하는 것이 일과였던 한 67세 남성이 덤불에 버려진 시신을 발견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군마현 경찰들은 10년 전 미제 사건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휩싸인다. 불길한 예감에 확신을 주듯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도치기현 강변에서 비슷한 모습의 시신이 발견된다. 군마현과 도치기현 경찰은 10년 전 연쇄 살인의 유력 용의자를 검거했지만,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사건을 미제로 남겼다. 두 현의 경계가 되는 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을 ‘리버 사안’으로 이름 붙인 군마현 도치기현 경찰들은 총력을 다해 공동 수사에 나선다. 소설의 전개는 10년 동안 이 사건과 연루됐던 사람들을 차례로 소환하며 이뤄진다. 현직 경찰들은 물론 과거 범인을 잡지 못했던 죄책감에 진실을 밝히고자 뛰어든 전직 형사,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나선 피해자의 아버지, 우연히 사건 취재를 맡게 된 3년 차 기자, 그리고 괴짜 범죄심리학자까지.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물줄기처럼 흐르며 하나로 모였다가 다시 나뉘며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밝혀 나간다. 10년 전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유력 용의자에 대한 묘사나 연쇄 살인이라는 주제에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데, 저자는 실제로 데이비드 핀처의 ‘조디악’과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감각의 작품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두 영화가 사건의 진범을 찾는 것보다 그곳에 얽힌 사람들의 모습에 집중하는 점이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소설은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 심야 술집, 지방 경찰, 이주민 커뮤니티 등 도시의 어두운 곳에 숨겨진 이야기까지 끄집어낸다. 일본 현대 문학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도 각색된 저자는 괴상한 정신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인 더 풀’, ‘공중그네’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재치를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수사 일지를 따라가는 듯한 몰입감과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웰메이드 형사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좋은 예술가를 만드는 조건은 무엇일까?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해오면 저는 ‘삶에 고난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자주 답을 했습니다.뛰어난 실력, 감각,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는 끈기 등 다른 여러 조건도 있지만, 결국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이야기가 있어야, 작품도 깊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얼마 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을 보고 생각을 조금 바꾸었습니다.굴곡진 삶이 좋은 예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느끼는 문제를 얼마나 정직하게, 깊이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죠.그러니까 예술가들은 기구하고 비참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수많은 것을 느끼고 표현한다는 것이었습니다.오늘은 부르주아의 회고전을 통해 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태어나기 싫었던 아이와,세상에 나온 뒤의 외로움어머니를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아이. 그럼에도 마침내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느끼게 되는 끝없는 외로움, 허무와 결핍.이번 전시에서는 위협적이지만 따스하고, 나약하지만 강한 거미 엄마 대신 깊은 고독과 허무를 곱씹으며 실을 잣는 여자로서 부르주아를 만났습니다.이번 모리미술관 ‘나는 지옥을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말하자면 그곳은 황홀했습니다.’(I have been to hell and back. And let me tell you, it was wonderful)는 일본에서 27년 만에 열리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회고전이자, 대형 설치 작품과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매체 100여 점을 선보이는 일본 최대 규모 전시입니다. (내년엔 호암미술관에서도 열립니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품고 전시장을 찾았습니다.2년 전 뉴스레터에서 부르주아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그녀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며 벗어난 과정에 집중했었는데.이때의 기억과 더불어 그녀가 예술을 공부하기 전 소르본에서 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했다는 것이 섞여 저는 부르주아를 냉정한 지성인으로 상상하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전시장에 들어선 다음 이 상상은 약간 무너졌습니다. 먼저 인상 깊었던 건 부르주아가 아들 알랭을 출산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한 조각 작품입니다.부르주아는 말수가 적은 아들 알랭을 ‘태어나기를 거부한 아이’라며 임신했을 때의 여러 모습을 천 조각으로 만들고, 글로도 감정을 남깁니다.“엄마의 배에서 나오기를 거부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의 출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아기는 무엇을 느꼈길래 자궁에서 떨어져 세상으로 나오기 싫었던 걸까?이렇게 나타나길 거부하는 것이 이 아이의 성격, 감정, 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아기는 미래를 어떻게 마주하게 될까?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자주 침묵을 하게 되다가, 그것이 어색함이나 적대적인 감정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그는 과묵한 아이다. 과묵했었지만, 결국 세상에 나왔다.”그리고 이 작품 맞은편엔 자수로 글귀를 새긴 작품 ‘나는 두렵다’(I am afraid, 2009)가 걸려 있었습니다.여기에 수놓아진 글귀는 이렇습니다.나는 침묵이 두렵다나는 어둠이 두렵다나는 추락이 두렵다나는 불면이 두렵다나는 허무가 두렵다무언가 부족한가?그렇다. 내겐 무언가가 부족하고 그건 항상 그럴 것이다허무에 대한 감각부족하다너는 무엇이 부족한가?아무것도난 불완전하지만 부족한게 아무것도 없다어쩌면 무언가 부족하겠지만 모르기에 고통받지 않는다빈 속 빈 집 빈 병무의 상태로 떨어지는 것은 어머니에게 버림받는 것이다어머니를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아이. 그럼에도 마침내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느끼게 되는 끝없는 외로움, 허무와 결핍.전시장 초입에 있는 두 작품에서 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고 있지만 외면하는 그 감정이 펼쳐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위협적이지만 따스하고, 나약하지만 강한 거미 엄마 대신 깊은 고독과 허무를 곱씹으며 실을 잣는 여자로서 부르주아를 만났습니다.나는 알고 싶지 않다,따스히 안기고 싶을 뿐이런 감정을 시작으로 전시장에는 연인을 형상화한 크고 작은 조각 작품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서로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부둥켜안은 천 조각부터, 닿아 있지만 연결되진 않은 것 같은 금속 재질의 조각 작품까지.사람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 관계는 함께 공감하고 의존하며 따스한 안정감을 주지만, 때로는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간극을 보여주며 고독을 느끼게 하는. 모든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담고 있었습니다.부르주아는 글을 통해서도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의 단상들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내가 만약 다시 버림을 받는다면, 집에 불을 지를 것이다.” (1960년 날짜 없는 일기장에)“버림받았다.복수하고 싶다.태어나게 된 것에 눈물 흘리길 원한다사과를 원한다나는 원한다피를내게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도 겪게 하고 싶다. 태어나는 것은 꺼내지는 것이고 버림받는 것이다. 거기서 분노가 오는 것이 아닐까?”(1990년경 메모)“나는 알고 싶지 않다. 따스히 안기고 싶을 뿐”하고, 없애고, 다시 하고(I do, I undo, I redo)“부르주아의 삶은 매혹적이지만, 결국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이다.그녀가 묘사하는 인간관계가 불러일으키는 여러 감정을 우리 모두는 부모, 자녀, 아내, 남편, 또는 연인으로서 살면서 느낀다.사랑과 따스함은 물론 극단적 증오와 폭력, 그리고 질투까지.우리는 보살핌과 보호를 받는다고 느끼다가도 하루아침에 고독과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의 유혹을 받다가 배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부르주아의 예술이 그녀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과 의미는 분명히 보편적인 것이다.”부르주아가 남긴 메모들은 독기에 가득 차서 비관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전시장에 새겨진 글귀 중에는 작업을 멈추면 주변 사람을 공격하기에 그만둘 수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얼마나 공격적인 사람이었기에 그럴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가 예민한 예술가로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과정이 예술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즉 허무 결핍 고독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녀가 왕성한 작업 활동을 하는 땔감이자 에너지였던 것입니다.그런 점에서 흥미로웠던 또 다른 설치 작품은 ‘2번 죄인’(Culprit Number Two)이었습니다. 무거운 철문 6개로 둘러싸인 공간은 살짝 벌어진 틈으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그 안에는 위 사진처럼 조그마한 나무 의자와 얼굴이 겨우 보일 정도 크기의 동그란 거울이 보입니다.나무 의자는 관객을 등진 방향으로 놓여 있어, 관객은 그 의자에 앉아 홀로 자기 얼굴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뒤로 열린 틈으로 언제든 나갈 수 있지만 이 사람은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있습니다.타의로 갇힌 감옥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곳은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마주하고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담긴 공간임을 느낍니다.삶에서 고통이 찾아올 때 처음엔 그걸 외면하고 덮어 두려 하지만,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결국 타인을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기도 하죠.‘장본인(Culprit)’이라는 제목은 “네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너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로 들립니다. 부르주아가 이 작품에 대해 남긴 말에서도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삶에서) 고통은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고통을 치유하거나 회피할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내가 가진 고통을 차분히 바라보고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그렇지만 이 감옥의 육중한 무게와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저는 2000년 테이트모던이 개관할 때 터빈 홀을 처음으로 채웠던 부르주아의 타워 작품을 떠올렸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나는 하고, 없애고, 다시 한다’(I do, I undo, I redo)‘.그러니까 삶에서 시시각각 찾아오는 혼란을 마주하고, 해결하는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그것이 효용이 다하면 없애고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끊임없는 과정 자체에 더 방점이 놓여있다는 것이었습니다.당시 커미션을 맡았던 큐레이터 프랜시스 모리스의 회고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탑 작업에 붙여진 제목, ‘하고, 없애고, 다시 하고’(I do, I Undo, I Redo)는 우리가 인생에서 타인과 관계를 정의하고 재정의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가 직접 골랐다. 하고, 없애고, 다시 하기란 사실상 부르주아의 모든 작업의 주제라고 할 만하다.”또 모리스는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그녀의 삶은 매혹적이고 흥미롭지만, 결국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이다.그녀가 묘사하는 인간관계가 불러일으키는 여러 감정을 우리 모두는 부모, 자녀, 아내, 남편, 또는 연인으로 살면서 느낀다.사랑과 따스함은 물론 극단적 증오와 폭력, 그리고 질투까지.우리는 보살핌과 보호를 받는다고 느끼다가도 하루아침에 고독과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의 유혹을 받다가 배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부르주아의 예술이 그녀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과 의미는 분명히 보편적인 것이다.”자신의 삶을 깊이 파고들어 보편적인 이야기에 닿는 것. 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거울처럼 자기의 감정과 삶을 비춰보도록 하는 것. 좋은 예술 작품이 주는 감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발행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에곤 실레, 폴 고갱, 폴 세잔, 살바도르 달리 등 예술가들의 주요 작품과 삶을 다룬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이 출간됐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신념, 2장은 애증, 3장은 극복, 4장은 용서를 키워드로 인간의 근원적 외로움을 담은 작품부터 예술가들의 경쟁 구도,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과 삶, 마음속에 품은 상처를 넘어 새롭게 나아가려 애쓴 작가들의 그림과 삶을 소개한다.‘황금빛의 화가’로 사랑받은 구스타프 클림트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대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예술에 전념하는 삶을 살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이야기 등 예술가들의 삶 속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아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조르주 쇠라,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 예술가 31인의 삶과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워싱턴DC 아메리칸대(AU) 내에는 2800㎡(약 847평) 규모의 미술관이 있다. 사립대학 미술관인 이곳은 워싱턴DC 내 국립 기관들과 달리 정치적, 사회적으로 과감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006년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북한 미술을 전시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던 이 미술관의 관장 잭 라스무센이 한국을 찾아 5일 만났다. 미술관이 개관한 2005년부터 관장을 맡은 라스무센은 “북한 미술은 직접 보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당시 많은 관객이 호기심을 가졌다”며 “배송 비용을 아끼려 대규모 벽화를 종이에 그린 뒤 접어서 우편으로 보냈는데, 전시를 위해 다시 펼쳐 배접했을 때 구김이 전혀 가지 않는 기술이 놀라웠다”고 했다. 북한 미술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적국이지만 작품을 통해 그들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은 훌륭한 외교적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스무센 관장이 약 20년 전에 이어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는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의 소개로 안창홍의 작품을 알게 된 라스무센 관장은 4일 경기 여주미술관에서 열리는 ‘안창홍’전과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그는 “작품을 실물로 처음 보았기에 이해하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박제 연작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이 엄청난 동물 박제를 소장하고 있는데, 그와 대비되는 효과가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6년 9월로 추진하고 있으며, 데이비드 호크니의 개인전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그는 “최근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전시의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관심 있는 것은 개별 예술가와 그 작품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라고 했다. 라스무센 관장은 북한 미술뿐 아니라 페르난도 보테로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가혹행위 사건을 비판한 작품, 1976년부터 정치범으로 수감된 인디언 저항운동가 레너드 펠티어를 표현한 조각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라스무센 관장은 “논쟁적 주제를 던져 사회적 논의를 끌어내는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세계 양대 경매사 중 하나인 크리스티에는 경매사 약 50명이 일하고 있다. 지금은 남녀 비율이 5 대 5로 거의 같지만, 7년 전만 해도 여성 경매사는 단 4명. 이때 여성이자 25세 최연소 나이로 경매사가 된 조지나 힐턴(32)은 수백억 원대 작품부터 산유 같은 인기 작가의 최고 기록까지 이끌어 내며 크리스티의 간판 경매사가 됐다. 휴가를 맞아 한국을 찾은 힐턴을 10월 25일 서울 종로구 크리스티 서울에서 만났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다. 힐턴이 진행한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바스키아의 ‘엘 그란 에스펙타쿨로(El Gran Espectaculo (The Nile)·1983년)’는 6771만 달러(수수료 포함·약 952억 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는 2023년 경매에서 팔린 작품 중 19∼20세기 초 대가인 파블로 피카소, 구스타프 클림트, 클로드 모네에 이어 가장 비싼 가격. 당시 분위기를 묻자 힐턴은 “이례적으로 응찰자가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본인이 낙찰받는 것을 알리고 싶은 사람은 공개적으로 패들(번호판)을 들고 경매에 응하기도 하는데, 이 응찰자는 그렇지 않았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객석에 앉아 조용히 담당 직원에게 신호만 보냈습니다.” 약 2000만 달러에서 시작한 경매는 전화와 현장 응찰자의 경합으로 이뤄졌다. 초고가 작품인 만큼 가격은 아주 느리게 올랐다. 힐턴은 “풍선이 땅에 닿지 않고 떠 있도록 분위기를 띄우며 천천히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경매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힐턴은 산유의 ‘붉은 국화’,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의 ‘무제(America #3)’ 등 당시 작가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의 경매를 이끌었다. 그에게 경매 분위기를 유지하는 방법을 물었다. “여러 가지 전략 중 하나는 ‘침묵’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아시아 경매는 특히 템포가 느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데, 계속해서 말하기보다 조용히 기다리며 긴장감을 높이죠.” ‘연극적 스타일’로 유명한 힐턴의 평소 경매는 밝고 경쾌하다. 2017년 처음 경매사가 됐을 때 그는 “여성 경매사가 적어 참고할 만한 스타일이 부족했는데 내 성격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며 “크게 팔을 휘두르는 등 움직임과 제스처를 활용해 재미를 주고, ‘한 번 더 비딩해 볼까요?’ 하는 등의 멘트로 응찰자와 유대감을 형성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처음엔 거울을 보거나 영상으로 기록하며 제스처를 연구했어요. 경매에 필요한 멘트도 거의 본능처럼 나올 수 있도록 길거리와 지하철에서 습관처럼 내뱉었죠. 실전에선 현장 반응도 살펴야 하기에, 제스처와 멘트를 고민할 시간이 없거든요.” 생애 첫 경매는 영국 런던 사우스켄싱턴에 있는 저가 작품 경매장이었다. 힐턴은 “객석에 10명이 있었는데 그중 5명은 제 가족이었다”며 “저렴한 작품이기 때문에 템포도 빠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거운 경매를 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헤드를 맡고 있는 힐턴은 경매를 진행하지 않을 때는 홍보 캠페인을 기획하고, 유럽 고전 예술 작품 경매 업무도 담당한다. 11월 7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달 운석을 경매에 내놓는다. 힐턴은 “컬렉터들이 호기심을 놓지 않도록 새로운 것을 선보이려 노력한다”며 “지난해에는 아인슈타인의 손 편지였고, 올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달 운석”이라고 했다. 상하이에서 첫 경매에 나오는 달 조각은 어떤 기록을 세울까? 답은 경매장에서 결정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두 개 층을 아우르는 넓은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에 선술집이 등장했다. 낡은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입간판에는 ‘낙지볶음, 조개탕, 돼지갈비’ 등 메뉴 이름이 붓글씨로 적혀 있다. 관객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 완성되는 이 작품은 한국 작가 이강소가 1973년 명동화랑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소멸’이다. 이강소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 ‘이강소: 풍래수면시’가 1일 개막한다.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을 가진 전시 제목은 송나라 성리학자 소옹(1011∼1077)의 시 ‘청야음(淸夜吟)’에서 따온 문구로, 새로운 세계와 마주치면서 깨달음을 얻은 의식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전시는 미술관의 제3, 4전시실에서 열린다. 제3전시실에서는 실험미술에 영향을 받은 1970년대 개념미술 작품과 1980년대 추상, 구상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가 유리에 물감을 칠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한 ‘페인팅78-1’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다. 제4전시실에서는 청년 시절 설치 작품인 ‘근대 미술에 대하여 결별을 고함’(1971/2024년 재제작)을 비롯해 1974∼1979년 이강소가 중심으로 전개했던 대구현대미술제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내년 4월 13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전시장 입구부터 무겁고 커다란 철문들이 눈앞을 가로막습니다. 철거된 건물에서 가져온 6개 문짝은 모두 방화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도, 연기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문이 서로 손을 맞잡은 듯 육각형으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나란히 세워진 문들을 따라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한 사람이 서 있을 만한 정도의 틈이 보입니다. 안이 잘 보이지 않던 철문 속에는 뭐가 있을까, 호기심을 잔뜩 안고 틈 앞에 서면 보이는 광경은….고독을 마주하는 감옥 제가 지금 묘사하는 작품은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2번 죄인’(Culprit Number Two·1998년)입니다. ‘Culprit’이라는 제목을 단순하게 ‘죄인’이라고 번역했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 책임자라는 뉘앙스에 더 가깝게 느껴졌는데요. 그 이유는 철문 속 펼쳐진 광경에 있습니다. 문틈 사이에 서면 조그마한 나무 의자와 얼굴이 겨우 보일 정도 크기의 동그란 거울이 보입니다. 나무 의자는 관객을 등진 방향으로 놓여 있어, 관객은 그 의자에 앉아 홀로 자기 얼굴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뒤로 열린 틈으로 언제든 나갈 수 있지만 이 사람은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있습니다. 이 작품은 부르주아가 1990년대 초반부터 만들기 시작한 ‘감옥’ 연작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을 보고 상상하며 처음엔 외롭고 힘들겠다는 느낌을 먼저 받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열릴 수 있는 문,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작은 틈, 의자 위에 놓인 신비로운 빨간 구슬 같은 것을 보면 단순히 ‘감금’이나 ‘고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타의로 갇힌 감옥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곳은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마주하고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담긴 공간임을 느낍니다. 삶에서 고통이 찾아올 때 처음엔 그걸 외면하고 덮어 두려 하지만,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결국 타인을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기도 하죠. ‘장본인’이라는 제목은 “네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너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로 들립니다. 부르주아가 이 작품에 대해 남긴 말에서도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삶에서) 고통은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고통을 치유하거나 회피할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내가 가진 고통을 차분히 바라보고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내가 다녀온 황홀한 지옥 지난달 25일 개막한 이 전시는 일본에서 27년 만에 열린 개인전이자, 부르주아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는 최대 규모 회고전입니다. 부르주아의 예술 세계가 뒤늦게 조명된 이유, 제니 홀저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 모습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지만 오늘의 이야기에 맞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전시의 제목입니다. ‘나는 지옥을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말하자면 그곳은 황홀했습니다.’(I HAVE BEEN TO HELL AND BACK. AND LET ME TELL YOU, IT WAS WONDERFUL) 이 제목은 부르주아가 1996년 손수건에 자수로 놓은 글자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미술관은 이 문구가 그녀의 작품이 보여주는 여러 감정의 파동은 물론이고 부르주아의 유머 감각도 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맥락은 이렇습니다. 부르주아는 오랫동안 아팠던 어머니, 권위적인 아버지 등 힘들었던 유년 시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 겪은 일을 ‘불행’이라고 치부하고 살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그때 느꼈던 감정을 파고들어 느끼고 이해하는 과정을 평생 작품으로 풀어냈죠. 즉 부르주아가 말하는 지옥이란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고통과 그것이 수반하는 어두운 감정들을 말합니다. 부르주아는 그 감정들을 홀로 작은 의자에 앉아 곱씹다 조용히 일어나 빠져나오는, ‘지옥을 다녀오는’ 과정을 ‘황홀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위태로워서 강한 거미 엄마 이 전시는 모리미술관 앞에 설치된 10m 높이의 대형 거미 작품 ‘엄마’(Maman)의 의미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전시장 속 거미(1997년), 웅크린 거미(2003년) 작품과 함께 ‘엄마’는 가느다란 다리가 위태로워 보이지만 강철로 만들어져 단단하고 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삶에서 안정적이고 단단한, 믿을 만한 것을 꿈꿉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불안하고 흔들리며 위태로울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가능한 것임을 부르주아의 여러 작품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거미 엄마가 부드럽고 유연하면서 강하고 무서운 형태를 함께 갖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부르주아가 시간과 지역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공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든 건, 자신의 문제를 거울로 찬찬히, 똑바로 들여다보고 그것을 정직하게 펼쳐 낸 결과임을 작품들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어둠이 두렵다/나는 추락이 두렵다/나는 불면이 두렵다/나는 허무가 두렵다//(중략)//부족하다/뭐가 부족한가?/아무것도/난 불완전하지만 내게 부족한 건 없다/어쩌면 무언가 부족한데 몰라서 고통받지 않는가 보다//(생략)’(‘나는 두렵다’·2009년).※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을 하시면 e메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문화부 기자 kimmin@donga.com}

1950년대 전쟁 이후 한국의 풍경을 생생하게 남긴 1세대 사진가 임응식(1912∼2001)의 ‘구직’ 등 대표작의 빈티지 프린트(작가가 생전 직접 인화한 사진)가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서 열린 예술 사진 페어 ‘T3 포토 아시아’를 통해서다. ‘T3 포토 아시아’는 아시아 예술 사진 시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페어로 한국인 김정은 더레퍼런스 대표가 디렉터를 맡아 한일 갤러리 14곳이 참가했다. 이 페어에는 한일 사진가의 빈티지 프린트를 선보이는 특별전 ‘마스터스’ 전시가 개최됐다. 임응식, 이형록, 한영수의 미공개 빈티지 프린트가 일본 사진가 시하라 오사무, 우에키 노보루 등과 함께 소개됐다. 김 디렉터는 “일본의 PGI갤러리 디렉터 사야카 다카하시와 협업해 일본인 사진 소장가인 ‘마루카와 컬렉션’을 함께 전시한 것”이라며 “전시를 본 마루카와 컬렉션 대표가 임응식의 작품도 소장해 향후 한일 사진의 역사의 빈자리를 메꾸는 컬렉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가 이갑철의 미공개작 ‘사유와 추상’ 연작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 도쿄 도심의 사찰을 운영하는 스님이자 사진가인 아키요시 다니구치가 만든 공간 ‘쿠렌보’에 전시됐다. 쿠렌보는 사전 예약을 통해 15분마다 1명만 입장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또한 이번 페어에는 한국 갤러리 예화랑, 상업화랑, 스페이스 윌링앤딜링과 비영리 공간 프라이머리 프랙티스가 참가해 김도균, 안옥현, 박진영(Area Park), 장성은과 안초롱의 작품을 소개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T3 포토 아시아’ 페어는 도쿄의 사진 축제인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일환으로 열렸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는 6회째를 맞아, 올해는 ‘새로운 일본 사진: 50년 후’를 주제로 27일까지 도쿄 야에스, 니혼바시, 교바시 일대에서 전시를 열었다. ‘새로운 일본 사진’전은 1974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된 전시로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 예술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념해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과 뉴욕 MoMA의 사진 전문 큐레이터들도 일본을 찾았다. 김 디렉터는 “SFMoMA의 큐레이터 에린 오툴이 임응식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한 뒤 도몬켄 등 일본 사진가와 교류한 역사 등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디렉터 이히로 하야미는 “유연하고 다채로운 한국 현대 사진 미술이 많은 영감을 줬다”며 “이번 교류가 한일 사진 역사를 알리고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사진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50년대 전쟁 이후 한국의 풍경을 생생하게 남긴 1세대 사진가 임응식(1912~2001)의 ‘구직’ 등 대표작의 빈티지프린트(작가가 생전 직접 인화한 사진)가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서 열린 예술 사진 페어 ‘T3 포토 아시아’를 통해서다. ‘T3 포토 아시아’는 아시아 예술 사진 시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페어로 한국인 김정은 더레퍼런스 대표가 디렉터를 맡아 한일 갤러리 14곳이 참가했다. 이 페어에는 한일 사진가의 빈티지프린트를 선보이는 특별전 ‘마스터스’ 전시가 개최됐다. 임응식, 이형록, 한영수의 미공개 빈티지 프린트가 일본 사진가 시하라 오사무, 우에키 노보루 등과 함께 소개됐다. 김 디렉터는 “일본의 PGI갤러리 디렉터 사야카 다카하시와 협업해 일본인 사진 소장가인 ‘마루카와 컬렉션’을 함께 전시한 것”이라며 “전시를 본 마루카와 컬렉션 대표가 임응식의 작품도 소장해 향후 한일 사진의 역사의 빈 자리를 메꾸는 컬렉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가 이갑철의 미공개작 ‘사유와 추상’ 연작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 도쿄 도심의 사찰을 운영하는 스님이자 사진가인 아키요시 타니구치가 만든 공간 ‘쿠렌보’에 전시됐다. 쿠렌보는 사전 예약을 통해 15분마다 1명만 입장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또한 이번 페어에는 한국 갤러리 예화랑, 상업화랑, 스페이스 윌링앤딜링과 비영리 공간 프라이머리 프랙티스가 참가해 김도균, 안옥현, 박진영(Area Park), 장성은과 안초롱의 작품을 소개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T3 포토 아시아’ 페어는 도쿄의 사진 축제인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일환으로 열렸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는 6회째를 맞아, 올해는 ‘새로운 일본 사진: 50년 후’를 주제로 27일까지 도쿄 야에스, 니혼바시, 쿄바시 일대에서 전시를 열었다. ‘새로운 일본 사진’ 전은 1974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된 전시로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 예술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념해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와 뉴욕 MoMA의 사진 전문 큐레이터들도 일본을 찾았다. 김 디렉터는 “SFMoMA의 큐레이터 에린 오툴이 임응식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한 뒤 도몬 켄 등 일본 사진가와 교류한 역사 등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디렉터 이히로 하야미는 “유연하고 다채로운 한국 현대 사진 미술이 많은 영감을 줬다”며 “이번 교류가 한일 사진 역사를 알리고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사진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선화랑은 다음 달 9일까지 이영수 개인전을 서울 종로구 갤러리 1, 2층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을 그려 온 이영수 작가의 회화 작품 4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Natural Image’ 등의 작품은 물방울 표면에 비친 풀잎은 뚜렷하고 자세히 표현한 데 반해 배경의 풀잎은 윤곽선을 흐리고 균일한 녹색 톤으로 그렸다. 이런 방식은 작가가 사진 같은 사실적인 느낌을 제거하고 회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다. 녹색 풀잎이 아닌 은행잎을 소재로 한 연작도 소개된다. 캔버스 천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지만, 여러 차례 붓질을 반복해 한국화처럼 맑고 투명한 색감을 나타내고자 했다. 최근 만든 작품 중에서는 은행잎으로 벤치나 의자 형상을 구성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안정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한 자연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는 소소한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성찰과 소중한 의미를 일깨우고자 했다”며 “작품 속 영롱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보는 이의 마음에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한국과 일본의 여성기자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출생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한국여성기자협회(회장 하임숙)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저출생 위기, 함께 찾는 해법’을 주제로 ‘제2회 한일여성기자포럼’을 개최했다. ‘한일 저출생 실태와 현 정부 정책 시사점’, ‘달라진 가족…다양성과 포용성 진단’, ‘저출생과 미디어의 역할’ 등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포럼에는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효재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대사를 비롯해 양국의 여성 기자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1부에서는 이미지 동아일보 기자, 오다 마이코 닛케이 크로스우먼 편집위원, 유혜정 한반도미래연구원 센터장, 히구치 이쿠코 요미우리신문 조사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이 한일 출산 정책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을 분석했다. 2부는 김희경 강원대 객원교수, 오누키 사토코 아사히신문 기자, 박진경 일과여가문화연구원 사무총장, 하즈미 아야카 가나가와신문 기자,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 대사가 1인 가구 증가와 여성의 사회 참여 가속화로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사회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들여다봤다. 3부는 저출생 시대에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살펴봤다. 유수정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 야마와키 에리코 일본 교도통신 편집국 국차장, 이미숙 오츠마여자대학 커뮤니케이션 문화학과 준교수, 장은미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아쿠츠 유키 홋카이도TV 도쿄지사 편성업무부장이 참여했다. 한일여성기자포럼은 양국 여성 기자들이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열렸고, 올해는 규모를 확대해 두 번째로 열렸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초저출산, 초고령화, 초인구절벽이라는 ‘3초’의 인구위기 앞에 서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더 좋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간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효재 이사장은 축사에서 “저출생 문제는 사회적 이슈를 넘어 우리의 경제, 문화, 미래세대의 삶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도전과제”라며 “이번 포럼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위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배우로서 사명감이 철저한 사람이었습니다. 돈 벌려고, 유명세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충실한 배우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봅니다.” 배우 최불암(84)은 향년 75세로 25일 세상을 떠난 김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불암은 25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배우 김수미’에 대해 “용기도 대단하고 재주가 있던 배우”이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지난해 여름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 때 김수미를 본 것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때 내가 보기에는 건강하게 일을 해야 하는데 조금 몸이 부어 있는 것 같았다. ‘어디 아프냐’고 했더니 ‘아냐~ 괜찮아요~’ 이랬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빨리 들어가서 음식해서 내 솜씨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해서 촬영장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촬영이 끝나고 갈 때 서운해서, 눈물인지 모르겠지만 목이 멘 듯한 느낌으로 김수미 씨가 인사를 했어요. ‘내가 너무 일찍 나오는 거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수미는 세트장을 자기 집처럼 생각했다고 최불암은 말했다. 당시 촬영을 함께했던 배우 김용건(78)도 “여기 그냥 수미가 사는 집이구나, 세트가 아니고”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김수미는 “내가 그래요~”라고 웃었다고. 최불암은 김수미가 자신의 병색에 대해 말한 적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배우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배우를 지칭하는 말에 여러 가지가 있죠. 중국말로 연기자가 있고, 한국말로는 광대. 전국을 누비는 패거리.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배우’라는 말이 가장 좋습니다. 배우(俳優)라는 한자를 찾아보면 ‘사람이 아닌 우수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이 아프거나 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얘기들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덧붙였다. “나도 수십 명의 동료를 다 잃었어요. 그 중 자기의 아픔에 대해, 무슨 병이 있다고 나에게 보고를 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 배우의 정신이 김수미를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수미는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아 유명세를 탄다. 할머니 역을 시작할 때 그의 나이는 고작 29살. 최불암은 말한다. “일용엄니는 시골에 가면 한명 씩 꼭 있는 재밌는 할머니 캐릭터죠. 왔다갔다 하며 정보가 가장 빠른 할머니요. 그런 할머니 캐릭터를 캐치 하는 김수미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젊을 때 참 예쁜 외모를 갖고 있었음에도 그런 재주가 있었기에 어린 몸에도 노역을 했습니다. 본인의 젊음을 무릅쓰고 70대 할머니 역할을 했다는 용기도 대단하지만 재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다양성, 직관력, 관찰력이 발달했던 사람이었죠.” 김수미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음식도 잘 하고, 남 먹이기를 좋아해 촬영장에 음식을 잔뜩 해오곤 했다는 최불암의 설명. “남 먹이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 음식 해오면 김치도 서너 가지 가져오고. 고기도 이 고기 저 고기 해서 여러 가지 해서 가져오고. 나를 보면 ‘회장님 오시는구나~’하면서 반갑게 맞아줬던 기억이 납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인 전원일기의 ‘일용엄니’로 사랑받았던 배우 김수미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경찰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전 8시경 심정지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고,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해 몸에 이상이 생기는 고혈당 쇼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인은 지난 5월부터 피로 누적 등으로 활동을 중단해왔다.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1980년~2002년)에 일용엄니 역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젊은 나이에 60대 노인 역할을 맡았다. 고인은 한 인터뷰에서 “전 나이 순서대로 살아온 게 아니라 거꾸로 살았잖아요. 겨우 스물아홉에 일용어머니 역할을 했으니 제대로 된 청춘을 못 느끼고 살아서 좀 억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고 이후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가문의 영광’ ‘맨발의 기봉이’ 등에서 괄괄한 어머니 역이나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코믹하게 연기해 인기를 누렸다. 최근까지도 영화·뮤지컬·예능 등에서 전방위로 활동해 온 김수미는 동료들에게 병색을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인과 함께 함께 연기했던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저마다 애도를 보내며 고인과의 기억을 추억했다. 배우 김용건(78)은 “2주전 마지막 통화를 하며 ‘또 봅시다, 오빠’라고 했는데 그 말을 못지켰다”며 “혹시 가짜 뉴스가 아닐까 싶었는데 황망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여배우로서 노인 역을 소화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프로의식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런 연기 욕심과 열정이 있으니 작품마다 새 인물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배우 최불암(84)는 “배우(俳優)란 ‘우수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본인이 아프거나 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얘기들을 하지 않는다”며 “그런 배우 정신이 김수미를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양성, 직관력, 관찰력이 발달했던 충실한 배우였다”고 고인을 회고했다.함께 연기했던 동료들이 기억하는 김수미는 배우로서의 사명감뿐 아니라 인정도 넘치는 사람이었다. 남 먹이기를 좋아해 촬영장에 음식을 잔뜩 해오곤 했다. 최불암은 “김치도 서너 가지 가져오고 고기도 여러 가지 해서 가져오곤 했다. 나를 보면 ‘회장님 오시는구나~’하면서 반갑게 맞아줬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전원일기’에서 응삼이 어머니 역으로 출연했던 김영옥(86)은 고인에 대해 “‘천생 연예인’이라며 “일에 목마른 사람처럼 오늘날까지 미친 듯이 뛰어온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20일 전쯤 통화를 할 때만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인사도 못 하고 갑자기 가 버리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배우 강부자(83)도 “입원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며칠 있으면 벌떡 일어나서 일 잘하겠지’ 생각했는데 너무 망연자실해서 앉아만 있다”고 말했다.함께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73)은 이날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그 슬픔이 가족을 잃은 것처럼 크게 다가온다”며 “후배 배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신 고인에게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유족으로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배우인 며느리 서효림 씨 등이 있다.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11시. 02-2290-9456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궁을 찾는 여행객이 많습니다.그런 클림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길이 34m, 높이 2m에 달하는 대형 벽화가 있습니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를 토대로 한 ‘베토벤 프리즈’입니다.1900년을 전후로 오스트리아 빈은 격동의 역사를 겪었습니다.유럽 전역은 아카데미를 거부하고 바르비종, 인상파처럼 아방가르드 예술의 바람이 불었고, 그런 가운데 마지막까지 왕정을 유지했던 빈 사회는 탐미주의로 빠져들었죠.땅 위로는 화려한 도시가, 그 밖에는 빈곤과 범죄가 가득한 모순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모순을 안은 빈은 사회주의에 경도된 ‘레드 비엔나’로 기울었다가, 그 후에는 나치 점령되며 극단을 오고 가는 도시가 되었습니다.이 중 ‘탐미주의’가 넘쳐났던 빈의 분위기를 담은 예술이 바로 클림트의 화려한 작품들입니다.그런 역사를 담은 작품 옆에 한국의 현대미술이 처음으로 제대로 소개됐습니다. 그 현장을 직접 가보게 되어 오늘 뉴스레터로 소개합니다.‘황금 양배추’ 속 DMZ빈의 미술관인 ‘제체시온’은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로 유명합니다. 제가 찾은 날에도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문을 열기 전부터 관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그중에는 현지 미대 학생들도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이 클림트의 작품만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꾸준히 기획전을 여는 현대미술관이기 때문입니다.이곳에서 오스트리아에 처음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제대로 소개하는 전시 ‘그림자의 형상들’이 열리고 있었습니다.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 전시의 출발은 2012년부터 비무장지대에서 열리고 있는 ‘리얼 디엠지’. 즉 ‘황금 양배추’ 미술관 속에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출발한 여러 사유를 다룬 현대미술전이 펼쳐진 것입니다.이 전시는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닙니다. 위 사진이 전시장 입구로 들어섰을 때 처음 만나는 광경인데, 아르헨티나 출신인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대형 설치작품이 보입니다.1969년 달 착륙 풍경을 재해석한 것으로, 가운데 아주 무거운 머리를 하고 있는 인물이 인상적입니다. 이 인물의 손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이 쥐어져 있습니다.미국과 소련의 우주 탐사 경쟁, 그리고 찬란하지만 제국주의를 떠올리게도 하는 그리스 고전주의 예술품 등을 통해 작가는 냉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이 작품의 뒤로 펼쳐진 임민욱의 ‘커레히-홀로 서서’는 군용 모포에 그린 그림인데요. 군에서 병사는 몸도 생각도 자유롭게 할 수 없지만, 모포를 덮고 자는 꿈까지는 통제할 수 없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작품입니다. 이 뒤로는 이불 작가가 DMZ 감시 초소에서 나온 철조망으로 만든 ‘오바드 V’도 전시됐습니다.냉전의 그림자는이주, 분쟁 등세계의 여러 그림자로….이 전시가 DMZ에서 시작했지만 장소는 오스트리아인 만큼 그 내용은 냉전이나 분단에서 출발해 다른 현대사회의 문제들로 확장됩니다.튀르키예 작가 닐바 귀레시는 수십 년간 분쟁으로 인프라가 심각하게 부족해진 동부에서 전화 신호를 잡기 위해 동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영상에 담습니다.라미로 웡의 ‘이주에 관한 노트’ 연작은 음식을 먹고 남은 그릇을 한데 모아 포장한 뒤 여행 가방에 넣어 굳힌 작품을 보여줍니다. 이 작가는 전시하는 지역마다 그곳의 재료로 자신이 태어난 곳의 전통 요리를 합니다. 완벽히 재현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동떨어진 것도 아닌 음식의 맛을 통해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제주의 버려진 리조트에서 음악가, 미술가, 시인, 반군국주의자, 환경운동자, 이주민, 퀴어 등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계급과 분열 위에 세워진 세계를 끝내기 위해 장례 의식을 치르는 영상 작품도 상영됩니다. 제인 진 카이젠의 ‘이 질서의 장례’입니다.“‘쿨한’ 한국,더 깊은 모습 알게 돼“전시를 함께 관람한 제체시온의 큐레이터 베티나 스포르는 오스트리아의 최근 선거 결과(극우파가 가장 많은 표를 받음)를 언급하면서, 전쟁의 공포에 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이렇게 한국의 분단 문제에 대해 현지 큐레이터, 작가들은 진지하게 관심을 표했습니다.전시를 열게 된 과정에 대해 관장인 라미쉬 다하를 만나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술가인 다하는 팬데믹 기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를 많이 접했다고 합니다.그러면서 “유럽에서는 대중매체를 통해 ‘쿨한’ 한국과 ‘끔찍한 독재 국가’ 북한의 이미지가 일반인이 갖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그는 중개인을 통해 북한의 전통 자수 공예가에게 의뢰해서 만든 함경아 작품의 제작 과정을 보고 놀랐다고 털어놨습니다.또 “오스트리아는 20세기 두 차례 세계 대전과 냉전을 겪었고, 최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으로 확전될 거라는 우려, 극우파의 압박 속에 놓여있다”고 말합니다.이런 점에서 아직도 냉전이 진행 중인 한국의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 또 한국 미술 작품을 초청하고 싶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제체시온은 클림트의 작품도 있지만, 지금도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현대미술관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와 정치에 관해서도 적극 참여하고 발언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예술가를 통해서도 우리가 배울 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발행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