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가 기업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그간 증시에서 저평가돼 왔던 일부 금융, 보험, 유통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열풍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KB금융의 주가(종가 기준)는 한 주 전인 1월 26일 대비 23.23%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각각 24.64%, 13.82% 올랐다. 이 외에도 흥국화재(49.41%), 한화손해보험(34.34%) 등 보험주와 이마트(24.50%), 롯데쇼핑(17.92%) 등 유통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은 모두 증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돈보다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기업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의 업종별 PBR을 보면 금융업이 0.51배, 보험업이 0.46배, 유통업이 0.70배로 모두 1배를 밑돌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저(低)PBR 기업들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히자 이들 종목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BR이 낮다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 열풍이 과도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며 “테마주 때처럼 막 뛰어들지 말고 지배구조 개선 등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업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 주식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투자는 애국심으로 하는 게 아니다.” 직장인 정모 씨(28)는 국내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고 미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자칭 ‘서학개미’다. 2022년부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는 그는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몇 년째 오르지 않고 있는데 한국 주식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거란 믿음이 생길 수가 없다”며 “반면 미국 주식은 주식창을 들여다볼 때마다 흐뭇하다”고 했다.● 韓 주식은 ‘단타용’… 美 주식에 ‘몰빵’ 최근 미국 강세장에 올라타 미 증시 예찬론자가 된 이들도 적지 않다. 강모 씨(29)는 올 초 한국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애플과 아마존,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미국 대형 기술주를 쓸어 담았다. 애플에만 1200만 원을 투자했다는 그는 “한국 주식은 배당이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주주에게 유리할 게 하나 없는데 최근에는 장도 좋지 않아 살 이유가 없다”며 “미국 주식에만 ‘몰빵’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주식을 동시 보유 중인 개인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높은 한국 주식은 ‘단타용’, 성장 가치가 높은 미국 주식은 ‘장기 보유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강원 원주시에 거주하는 박모 씨(35)는 “한국 주식은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반면 애플은 계속 들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2차전지주 투자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경 에코프로와 포스코홀딩스를 매수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자 금방 팔아 치웠다. 박 씨는 “어차피 한국 주식은 장기적으로 오를지 안 오를지 불투명하니 단타용으로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것이고, 애플은 가격이 조금 내려도 안 팔고 꾸준히 가져갈 예정”이라고 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와 미 나스닥지수 일간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한 주부 신모 씨(64)는 “미국 주식이 연금보다 낫다”며 “이미 수익률이 수십 퍼센트 되는데도 더 오래 가져가고 싶어 팔기 아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주주 가치 확대해 증시 저평가 해소해야” 한국 증시는 낮은 주주환원율과 후진적 기업 지배구조 등에 발목 잡힌 지 오래다. 그 결과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동학개미와 서학개미 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과 같은 주주 환원 정책에 있어 미국은 물론 여느 신흥국들보다도 뒤처져 있다.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FactSet)과 KB증권 등에 따르면 2013∼2022년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미국이 92%인 반면 한국은 29%에 불과했다. 신흥국(38%)과 중국(31%)보다도 낮다. 총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 자사주 매입금 등 주주 환원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국내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 또한 증시 저평가의 대표적 요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7∼2021년 한국의 모자 기업 동시 상장 비중은 19.3%에 달한 반면 미국은 5.7%에 그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물적 분할 후 모자기업을 동시 상장시키는 것은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 한국의 독특한 기업 지배구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점에서는 대단히 불합리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인하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배당소득에 세금을 매기다 보니 애당초 배당금을 받으려 하기보다는 조금만 주가가 상승하면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려 한다”며 “장기 투자를 권장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짜여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은행권이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이율을 올리고, 청년도약계좌 일시 납입자를 위한 적금 상품을 추가로 출시한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해 5년 만기를 채우는 데 부담을 느끼는 청년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만기 5년)를 3년 이상 유지하는 경우 중도해지이율을 은행의 3년 만기 적금 금리 내외 수준(3.2∼3.7%·올 1월 기준)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에 따르면 현재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 이율은 2.4%대(3년 가입 기준)다. 이에 더해 청년도약계좌 일시납 가입자의 적금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도약플러스적금(가칭) 출시도 추진한다. 현재는 가입자가 일시 납입하는 기간 동안 청년도약계좌에 추가 저축을 할 수 없는데, 이 기간에 저축할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을 출시해 적금 공백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적금은 청년도약계좌에 일시 납입하는 가입자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일반 적금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며 금리 등 세부 조건은 4월 상품 출시 때 공개된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한 정책 금융 상품이다. 5년간 매달 70만 원 한도로 적금하면 정부 지원금 등을 더해 5000만 원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청년들의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3년 이상 계좌 가입을 유지한 경우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비과세를 적용하고, 혼인과 출산 등의 이유로 중도에 해지해도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청년도약계좌의 만기가 5년으로 긴 탓에 청년들이 가입을 망설이거나 중도해지율이 높아져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우리에게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내실과 협업’을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이자 장사 비판에는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023년에는 10년 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 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이 모든 결과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본업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동시에 또 다른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 회장은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 역량을 확보해 본업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찾아 보유 자원을 집중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다만 우리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급변하는 환경과 수많은 경쟁자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에 또 다른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는 ‘협업’을 제시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산맥을 따라 군집을 이루며 사는 ‘레드우드’(미국 삼나무) 사례를 들었다. 뿌리의 깊이가 약한 레드우드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울창한 숲을 이루는 비결은 협업이라고 설명하며 뿌리의 깊이는 얕지만 옆으로 뻗어 주변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서로를 지탱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협업 방식으로는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예로 들었다. 최근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함 회장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에게는 금리 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금리 및 수수료 체계의 산정 방식 검토에 있어서 가산금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과 원가 산정에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금리 감면 요청 전에 선제적인 제안은 할 수 없었는지 등을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밝혔다.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넘긴 ‘트래블로그’를 통해 상생과 성장이 함께할 수 있음도 강조했다. 함 회장은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트래블로그는 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손님의 편의와 혜택은 극대화해 모두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어 “진심을 바탕으로 손님,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원, 달러, 엔, 유로, 파운드 등 통화를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한 뒤 체크카드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앱을 통한 실시간 충전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함 회장은 “변동성의 심화, 불확실성의 증대로 예측이 불가능한, 그러나 완전히 새로울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모두에게 진심을 다하고, 다 같이 나누고, 희망을 더하며, 함께하는 착한 금융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은 ‘고객 중심, 일류 신한’ 달성을 위해 신한인이 가져야 할 일상의 기준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과 혁신, 도전을 강조했다. 올해의 경영 슬로건으로는 ‘고객 중심, 일류 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제시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업권 전반에 걸쳐 고른 결실을 맺었다”며 “청년과 스타트업의 꿈을 응원하고 상생 금융 실천에도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17일 사회 취약계층을 배려하고 민생 안정에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융감독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올해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혁신과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기술, 금융 소비자의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디지털, 글로벌 등의 영역을 꼽으며 신한금융그룹이 업계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 나가길 주문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가기 위해선 ‘고객’을 중심을 둬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규모와 성과에만 몰두하다 본질인 고객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업의 윤리’도 강조했다. 진 회장은 “혁신과 도전의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업의 윤리’”라며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일류 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말했다. 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절실함’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신한을 만든 파이팅 스피릿, 팀워크, 주인 정신은 결국 절실함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며 “조직 태생 초기의 생존을 위한 절실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고 말했다. 새해 키워드로는 ‘담대심소(膽大心小)’와 ‘이택상주(麗澤相注)’ 등 두 가지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먼저 ‘담대심소’는 ‘도량은 넓고 크되 마음은 늘 작은 부분까지 깊이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신한금융그룹의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의 기준인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택상주’는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공존한다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다. 진 회장은 이 사자성어를 설명하며 “1등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지만 일류는 모두의 평가와 인정으로 완성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떠한 환경에서도 혼자만의 생존은 불가능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두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쓰는 기업만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하다”며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의 가치를 지켜 나가자”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영 리더들이 갖춰야 할 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연구함’이라는 의미의 ‘궁리’를 설명하며 “신한의 경영 리더들은 ‘궁리’를 통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여도 내면에서는 늘 치열한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마지막엔 공감과 상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진 회장은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건전한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위한 조건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도덕심과 공감을 이야기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우러진 금융 생태계에서 주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의 자세는 필수”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한 시중은행에서 상품 선정 업무 담당 직원이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아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ELS 판매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하나은행은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 본점에서 ELS 상품 구조를 결정하고 증권사 선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 A 씨는 지난해 6월 ‘청렴 유지 의무’ 위반으로 중징계인 정직 3개월을 받았다. A 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5차례 골프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디 비용을 제외한 골프 비용은 A 씨를 접대한 증권사에서 모두 부담했다. A 씨의 비위는 제보를 통해 알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은행 측은 A 씨가 징계를 받은 건 맞지만 ELS 상품 선정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상품 선정에 있어 A 씨가 의견을 냈을 수는 있지만 ELS 상품 선정 과정이 시스템화돼 있고, 내부 통제 절차가 갖춰져 있어 담당 직원 개인이 임의로 상품을 선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H지수 ELS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불완전판매 논란에 이어 또다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불거진 은행을 향한 눈초리가 곱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ELS의 총 판매 잔액 19조3000억 원 중 15조4000억 원(79.6%)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한 의원의 질의에 “상당 부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고위험 상품이라 하더라도 상품 구조가 단순한데 고위험인 것도 있고 구조 자체가 복잡한 것도 있다”며 “어떤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의 실질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시중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가 22일 판매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A 씨는 대부중개 플랫폼을 통해 알게 된 불법 대부업자에게 10만 원을 빌렸다. 일주일 후 20만 원을 상환하기로 했지만 갚지 못하자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다른 불법 대부업체에서 빚을 돌려막다 보니 대출금은 25군데에 600여만 원까지 늘며 이자율이 5214%에 달했다. A 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불법 대부업자는 그의 지인을 협박했고, 결국 A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불법 대출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29일부터 서울시, 서울경찰청, 금융보안원과 함께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자금 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을 통한 불법행위가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점검 대상은 서울 소재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 5곳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을 통한 △개인정보 판매 및 무단 유출 △미등록 대부업자의 불법 광고 대행 △정부·금융기관 사칭 등 허위·과장광고 △대부 광고 의무 표시사항 게시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또 고객 개인정보 제3자 제공 금지 등 대부중개 플랫폼 협의회의 자율 결의사항 이행 여부도 확인한다. 적발된 업체에는 과태료 부과와 영업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한다. 개인정보 유출 같은 법 위반 행위는 수사 의뢰를 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그간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의 일원으로 지자체·경찰과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에 대한 점검을 지속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대출 관련 홈페이지에 개인정보를 남길 경우 불법 고금리 대출, 불법 추심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프리랜서 디자이너 이모 씨(28)는 지난해 5월 1년 3개월 동안 부었던 청년희망적금을 깼다. 월세 보증금 1000만 원이 필요한 상황인 데다 고물가에 생활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매달 받는 급여가 일정하지 않다”며 “적게 벌 때는 한 달에 120만 원 수준인데 주거비로만 80만 원 가까이 나가니 다달이 50만 원씩 적금을 넣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판매한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된 가운데 적금의 최초 가입자 중 30%가량이 중도에 계좌를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동안 납입하면 연 10%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는데도 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얘기다. 고물가 여파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난 청년들이 매달 수십만 원씩 저축을 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들어 출시한 청년도약계좌 역시 가입자가 작년 말까지 51만 명으로 정부 예상치의 17%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청년들의 채무 상환 능력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다른 대출을 일으키는 ‘빚 돌려막기’도 심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청년 대상 정책금융 상품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일자리 확대 등 청년들의 재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들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다중채무자, 저신용 청년들을 위한 정책자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청년 취업률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청년희망적금 가입자 30% 중도해지고물가에 “적금 넣을 여력 없어”… 20~39세 연체액 1년새 1416억 증가尹정부 청년도약계좌 가입도 저조당국 “중도해지 비과세” 개선안 내놔 “토익 학원비 낼 돈도 빠듯한데 저축을 할 여력이 어떻게 있겠어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생활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 중인 김모 씨(26)는 1년 넘게 유지해 온 청년희망적금을 지난해 3월 해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달에 80만 원을 버는데 이 중 40만 원을 적금에 부으면 생활하기에도 벅찼다”며 “돈을 넣을 여력이 없기도 하고 마침 학원비 등 생활비가 더 필요해 작년에 적금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조성한 ‘청년희망적금’의 중도 해지자가 90만 명에 육박했다. 청년층의 빚 상환 능력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빈곤의 늪’에 빠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청년 10명 중 3명, 연 10% 이자 포기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년희망적금의 중도해지자 수는 86만1309명으로 집계됐다. 청년희망적금 출시 당시 최초 가입자가 289만5043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도해지율은 29.8%에 달한다.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 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한 상품으로 2022년 2월 출시됐다. 만기 2년 동안 매달 50만 원 한도로 납입하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연 10% 정도의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초기에는 가입 신청이 폭주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 마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금리 조건이 파격적인데도 청년층의 중도 해지가 속출한 것은 김 씨처럼 최근의 고물가 기조로 저축을 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부 청년들 사이에선 적금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 코인 등에 여윳돈을 투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해 3월 청년희망적금을 해지한 직장인 김모 씨(30)는 “청년희망적금에 10만∼20만 원씩 넣어서는 ‘티끌 모아 티끌’ 아니겠냐”며 “차라리 그 돈을 코인이나 주식에 넣는 게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청년도약계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5년간 매월 최대 70만 원씩 넣으면 최대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게 설계됐지만 계좌를 개설한 청년은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51만 명으로 금융위원회가 추산한 예상 가입자(306만 명)의 16.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청년들의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계좌를 3년 이상만 유지하면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의 개선 방안을 내놨다. 또 만기를 맞는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지만 더 길어진 만기(5년) 탓에 중도해지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강 의원은 “청년희망적금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반면교사 삼아 인센티브를 높여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 빚 상환 능력도 악화 문제는 고물가 여파로 청년들이 저축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고금리의 장기화까지 맞물려 청년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9세 금융권 연체금액은 2022년(7∼12월) 3524억 원에서 2023년(1∼7월) 4940억 원으로 늘며 증가세가 뚜렷했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청년들이 또 다른 대출을 받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수는 142만 명이며 이들의 대출 잔액은 157조 원에 달한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지난해에만 6만5000명 불어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을 줘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며 “한국 청년 중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이 많은데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훈련, 인턴십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국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로 무장한 대형 빅테크 기업 주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중동 등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는 큰 악재를 맞았지만, 미국 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0.36% 오른 38,001.8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8,000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22% 상승한 4,850.43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32% 오른 15,360.29에 장을 마쳤다.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이라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인방이 있다. 애플·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등 M7은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든 종목이 새해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 최고 수혜주인 엔비디아는 장 중 주당 6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서만 23.9% 넘게 상승했다. 일본 증시도 초저금리와 미중 갈등 반사 효과 등에 힘입어 1989년 거품 경제 시절 이후 연일 최고치를 쓰고 있다. 반면 중국 증시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올 들어 7%가량 급락했고 한국 코스피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 중이다.M7(매그니피센트7)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의 제목이었지만 최근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미국 대형 기술주 7개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AI 날개 단 미국 증시, 금리인하 지연 악재에도 ‘쾌속 질주’ 대형 기술주 ‘M7’ 앞세워 상승엔비디아, 올 들어서만 23.9% 뛰어… MS-애플 신기술 경쟁, 시총1위 다툼‘M7’ 낙관론, 중동전쟁 비관론 제압… 예상밖 상승랠리, 투자신중 의견도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미 증시가 연초부터 탄력을 받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홍해 물류대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은 첨단 기술에 올라타 쾌속 질주를 하는 모양새다.● 첨단 기술 경쟁이 이끈 美 증시 호황 22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0.27% 오른 596.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당 600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주당 400달러를 넘어섰을 때만 해도 거품론이 있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회사로 AI 반도체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은 개당 4만 달러가 넘는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4∼6월)부터 중국 수출용 반도체 생산을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인 ‘B100’ 출시도 앞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신기술 경쟁을 통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10일(현지 시간) 오픈AI를 통해 ‘GPT스토어’를 출시했다. GPT스토어는 애플 앱스토어처럼 생성형 AI 모델인 챗GTP를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다. 향후 챗GPT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GPT스토어 출시 후 12일 시총 2조8870억 달러를 달성해 2021년 11월 애플에 내줬던 시총 1위 자리를 2년 2개월 만에 되찾았다. 그러자 애플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돌입했다. 비전 프로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혼합해서 보여주는 휴대기기로, ‘제2의 아이폰’이 될 것으로 애플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비전 프로의 주문량이 예상치를 웃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2일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1.22% 오르면서 이날 0.54%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총 1위 자리에 복귀했다.● “M7 낙관론이 시장 비관론 이겼다” 뉴욕 증시는 최근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 악재가 쌓이는 와중에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증시 상승에 대해 기술주의 실적 성장에 대한 낙관론과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고금리 장기화나 중동 전쟁의 확산 위험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관론을 이겼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들었지만 미국 정부의 투자 확대와 AI 등 기술 혁신이 미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지난해엔 기술 혁신에 주목했다면 올해엔 수익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적이 상승할 경우 주가에 대한 고평가 부담을 덜 수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 랠리의 종착역이 머지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주부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만큼 지난해 실적 및 올해 실적 예상치가 시장 전망보다 부진할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의 주요 종목들의 주가를 고려하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 발표가 필요할 것”이라며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확실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까지 한국 증시의 부침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인하 기대가 수그러들면서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에릭 로버트슨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글로벌 리서치 헤드 겸 수석전략가(사진)는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초 한국 증시가 크게 휘청인 건 중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기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낮은 경제성장률과 급락한 소비 지출,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등을 꼽았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중국발 악재를 상쇄할 연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한국 증시가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7.19% 급락했다. ‘블랙 재뉴어리(검은 1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코스피는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0.34%(8.39포인트) 하락한 2,464.35로 마감했다. 시장에 안정감을 되찾아줄 미 연준의 첫 금리 인하는 올 5월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150bp(1bp는 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우리는 100bp 정도로 예상한다”며 “5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3분기(7∼9월)에 2번, 4분기(10∼12월)에 1번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연준보다 먼저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7∼12월)에 총 50bp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데 여건에 따라 더 공격적으로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가 가상자산에 힘을 더욱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1년간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버트슨 전략가가 꼽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는 ‘불확실성’이다. 그는 “올해는 지정학적 위기와 각국의 선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게 될 것”이라며 “현금을 보유하고 보험을 들어두는 등 불확실성에 대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11월 예정된 미 대선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미국 우선주의’로 회귀하면 경제·군사 정책 측면에서 일부 국가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며 “유럽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선거, 북한의 도발 등을 한 해 경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외화를 사고팔 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다.토스뱅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 외화통장’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는 ‘토스뱅크 외화통장’ 계좌로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스뱅크는 환전홈에서 주식처럼 통화별 환율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해외 결제와 출금은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할 수 있으며 환전, 결제, 입출금 수수료도 모두 무료다.자동환전 서비스도 추가했다.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자동환전’ 기능을 설정해두면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원화 통장에서 결제나 출금할 때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 외화통장의 외화 예치 한도는 따로 없으며, 월 최대 환전 한도는 30만 달러다. 토스뱅크는 해외 송금 기능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그간 고객들은 환전 수수료 절감을 위해 각각의 금융사가 정한 수수료 우대 정책을 직접 비교해봐야 했지만, 토스뱅크의 외환 서비스 출시로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토스가 송금 수수료 무료 선언을 통해 돈의 이동을 자유롭게 했듯, 토스뱅크도 환전 수수료 무료를 통해 원화와 외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 운영자인 전석재 씨와 여행 유튜브 ‘쏘이’를 운영하는 이소연 씨도 참석했다. 전 씨는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외환투자는 필수적”이라며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가 개인들의 외환 투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해 적발된 BNP파리바와 HSBC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도 500억 원대의 불법 공매도를 벌인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 2곳이 2022∼2023년 5개 종목에 대해 54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국내에선 주식을 빌리지 않고 미리 파는 ‘무차입 공매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BNP파리바와 HSBC의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A사는 주식을 빌린 내역이 중복으로 입력돼 실제 빌린 잔액보다 많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가 하면 외부에 담보로 제공돼 처분할 수 없는 주식도 매도 주문을 냈다. 이후 매매 거래 다음 날 결제 수량 부족이 발생했지만 사후 차입으로 결제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B사는 회사 안에 여러 부서를 운영하면서 부서 간에 주식을 빌리거나 매매하는 과정에서 보유한 주식을 중복 계산해 이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잔액관리시스템에 수기로 대차 내역을 입력하면서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고, 차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다른 IB에 대해서도 조속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승인했지만 한국은 관련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금지돼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미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래하는 것도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11일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 중개 상품의 라이선스 범위 밖 상품이라는 판단 아래 금융투자업자(증권사)의 중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오후 늦게 금융당국의 이 같은 지침을 최종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투자업자는 현행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상품만 판매할 수 있는데 가상자산은 포함돼 있지 않다. 가상자산이 포함돼 있지 않은 대표적인 이유는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봐야 할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ETF 출시를 위해선 기초자산이 필요한데 국내에서 가상자산은 선물이든 현물이든 아직 기초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투기와 자금 세탁 등 불법 거래 위험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도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까지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개방하면 가상자산 시장에 불을 지르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며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져나갈 경우 증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지정할지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여기에 가상자산 투자 상품들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당국 스스로의 역량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ETF에 투자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또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 시장에 관련 상품을 상장한 곳들도 있다. 지난해 1월 삼성자산운용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삼성 비트코인선물액티브 ETF’는 이달 9일 기준 12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유럽, 호주 등에서 6개의 현물형 가상자산 ETF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감독국 및 가상자산조사국을 신설했다. 금감원은 “미국 증권거래위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ETP)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락했다”며 “고위험 상품인 가상자산에 대한 이용자 보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ELS 손실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자기책임 원칙’을 명확히 했다. 또 ELS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현장검사와 관련해선 이르면 3월 내에 결론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ELS는) 예·적금이 아니라 자기 책임하에 드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당연히 있다”며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사모펀드 같은 사기성 상품과 지금 이 경우(H지수 ELS 사태)를 같이 볼 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ELS를 판매한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을 주로 질타해 왔는데, 투자자들의 책임을 환기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최근 착수한 H지수 ELS에 대한 현장검사를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일부 판매사들이 부적절하게 핵심평가지표(KPI)를 설정하는 등 여러가지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난 마당에 창구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보고 있다”며 “손실 분담 내지는 책임 소재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성을 오래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올 2∼3월이 지나기 전에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 감독 당국의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일부 금융사가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ELS 판매 한도를 자체적으로 늘리고, 판매 실적을 인사평가에 비중 있게 반영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달 8일부터 업권별로 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주요 시중은행이 담보대출 조건을 공유하며 대출 한도를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법인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담합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담합 혐의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인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에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시중은행이 담보대출 조건 중 하나인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서로 교환한 행위다. LTV는 담보 가치 대비 대출금의 비율이다. 은행들은 1년에 한두 번 담보의 종류·지역 등에 따라 LTV를 얼마나 적용할지 내부적으로 정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영업비밀인 LTV 자료를 공유해 ‘정보교환 담합’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담보 종류·지역별로 7000여 개에 달하는 LTV 테이블(표)을 은행별로 나눠 정리하는 작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은행들은 특정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내어줄 때 자사의 대출 한도가 경쟁 은행에 비해 많은지 적은지, 많다면 얼마나 많은지 등을 알 수 있게 됐다. 다른 은행에 비해 한도를 넉넉하게 주고 있다면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고객이 받아갈 수 있는 대출은 그만큼 줄어든다. 실제 4대 은행의 LTV는 다른 은행에 비해 낮게 설정돼 왔다. 공정위는 이런 담합 행위가 수년간 이어진 걸로 보고 있다. 혐의가 인정되면 과징금 액수가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 거래 조건이나 금리 수준 등은 각사 방침에 따라 정해진다”며 “다만 대출 업무를 결정짓는 과정에서 참고차 정보를 공유하는데 이걸 담합으로 보는 건 억울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2008년 지로 수수료 인상 담합 사건이나 2012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때도 공정위가 패하거나 사실상 무혐의 결론이 났다”며 “이번에도 은행권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공정위가 은행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권 경쟁 촉진 대책 마련’을 지시한 후 은행권의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대출금리, 수수료를 담합했는지도 조사했지만 이에 대해선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달부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주요 판매사의 상품 판매 과정 및 관리 체계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지난해 조사에서 일부 금융사가 ELS 판매 한도를 자체적으로 늘리거나 판매 확대를 유도하는 평가지표를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7일 금감원은 8일부터 H지수 ELS의 12개 주요 판매사(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순차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중 나머지 10개 판매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다.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민원조사도 동시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 12월 H지수 ELS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국민은행에선 지수 변동성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상품 판매 목표 금액의 50%만 판매한다는 내부 규정을 80%로 증액한 사례가 확인됐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많이 팔린다는 이유로 판매 한도를 갑작스럽게 늘린 것은 본점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진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핵심성과지표(KPI) 배점의 30∼40%가 고위험 ELS나 주가연계신탁(ELT)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점도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은행 등 일부 판매사는 ELS가 손실 구간에 있더라도 고객이 환매를 신청하지 않으면 조기 상환한 사례와 같은 쿠폰 수익률을 KPI에 반영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구조로 인해 은행권이 중도 해지에 소극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금융사에서 신탁계약서,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일부 계약 관련 서류를 보관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판매와 관련한 금융회사의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특히 은행권은 2019년 사모펀드 사태 이후 ‘고객 이익 보호’ 중심의 영업을 전제로 ELS 등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 판매 허용을 요청했던 만큼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로 위법 사항이 촉발됐는지가 주요 점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금융권의 H지수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 원으로 대부분이 개인(17조7000억 원·91.4%)에게 판매됐다.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 판매액은 5조4000억 원으로 개인 투자자의 30.5% 규모였다. 과거 파생결합증권 투자 경험이 없는 최초 투자자 비중은 8.6%(계좌 수 기준)로 나타났다. 2021년 판매 상품의 조기 상환 실패 등의 영향으로 전체 잔액의 약 80%인 15조4000억 원이 올해 만기를 맞는다. 특히 상반기(1∼6월)에만 10조2000억 원(52.7%)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2021년 2월 12,000 수준이었던 H지수는 지난해 말 5,700 선으로 50% 이상 급락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BNK금융그룹이 ‘세상을 가슴 뛰게 하는 금융’이라는 비전 아래 2030년까지 그룹 총자산 300조 원을 달성하기로 했다.BNK금융그룹은 5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뉴 비기닝 2030(NEW BEGINNING 2030)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30년까지 지주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그룹 총자산 300조 원 이상, 당기순이익 2조2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룹 미션은 ‘금융을 편리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로, 비전은 ‘세상을 가슴 뛰게 하는 금융’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엔 1600여 명의 그룹 임직원이 참석했다.이를 위해 BNK금융그룹은 2026년까지 디지털 경영체계 초석을 마련하는 등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8년까지는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내실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초일류 금융그룹을 완성하기 위한 5대 전략 방향으로는 △미래성장 토대 마련 △차별화된 사업모델 개발 △신성장 동력 발굴 △고객 중심 마케팅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운영모델 선진화 등을 제시했다.BNK금융그룹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그룹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내부통제 혁신위원회’에서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준수 서약식도 개최했다. 최근 BNK경남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한 자금을 관리하는 간부가 300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BNK금융그룹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의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혁신이 모여 고객이 행복해지고 미래가 풍요로워지는 세상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며 “이날 선포식은 그룹사 경영 전반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BNK 출발을 알리는 장”이라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42조 원 넘게 급증하며 12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에 신규 상장한 ETF 수도 역대 최대치로 집계되는 등 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운용사들은 천편일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이색 테마 ETF’를 출시하거나 ETF 브랜드를 교체하고, 새로운 인력을 확보하는 등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ETF 전성시대… 1년 새 순자산 54% 급증 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3년 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21조657억 원으로 2022년 말(78조5116억 원) 대비 54.2%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종목은 160개로 2002년 ETF가 처음 출시된 이후로 가장 많았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2078억 원으로 전년(2조7828억 원) 대비 15.3% 늘었다. 이는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폭(6.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의 33.4%로 전년(30.9%)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설정·환매를 통해 연간 누적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5조8214억 원이 유입됐다. 금리 상승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금리형 ETF로 자금 유입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ETF 평균수익률은 15.4%로 평균수익률이 상승한 종목(518개)이 하락한 종목(134개)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았다.● 차별화 위해 브랜드명까지 바꾼다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품 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다른 회사 ETF와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하거나 심지어는 거의 유사하게 따라 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지수형, 주식형 ETF 외에도 채권형, 만기매칭형(존속기한형), 파킹형 등 다양한 형태의 ETF를 출시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K팝, K푸드, K메디테크 등을 테마로 한 ETF들을 선보이는가 하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하기도 했다.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ETF 브랜드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한투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신한자산운용은 SMART에서 SOL로 변경했다. 두 자산운용사 모두 브랜드명 교체를 통해 이전보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한투운용은 국내 펀드 시장에 ETF를 처음 들여온 배재규 전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2022년 대표로 발탁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2018년 ETF 인력 강화를 위해 당시 한투운용에 몸담고 있던 김현빈 ETF투자본부장을 영입했다. 신한자산운용도 ETF사업본부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내 고액자산가들이 새해 금융시장 전망을 표현한 사자성어로 ‘거안사위’(居安思危·안정적인 상황에도 미래에 닥쳐올 위기를 대비함)를 꼽았다. 삼성증권은 자산 30억 원 이상 SNI(Success & Investment) 고객 368명을 대상으로 ‘2024년 주식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3.2%가 이같이 답했다고 2일 밝혔다. ‘고진감래’(苦盡甘來·고생 끝에 낙이 옴·16.8%)가 2위, ‘다다익선’(多多益善·많을수록 좋음·12.5%)이 3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고액자산가 응답자의 77.2%가 올해 주식 상승장을 예측했다. 코스피 예상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2,600∼2,800’을 선택한 응답자가 38.6%로 가장 많았다. 2,800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한 비율도 40%가 넘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50.6%)은 올해 투자 유망 업종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를 선택해 2023년에 크게 상승한 2차전지(16.7%)를 크게 따돌렸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직장생활 2년 차인 최모 씨(26)는 최근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본인에게 적합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알아보고 있다. 그는 “회사에서 관련 강의를 해줬지만 근무시간 중이라 임원이 아닌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며 “나라에서 내 노후를 책임져 주지 않을 거란 생각에 직접 알아보려 하는데 용어도 어렵고 전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 씨처럼 TDF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 시점으로 잡고 생애 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정해 주는 펀드로 시간과 운용 역량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TDF 시장의 성장세는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TDF 순자산은 10조5450억 원으로 전 분기(10조7290억 원)보다 184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분기(1∼3월) 국내 출시 7년 만에 순자산 10조 원을 넘어섰지만 생각지 못한 정체에 빠졌다. 지난해 7월 도입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TDF 시장의 추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다. 오히려 연초 이후 9월 말까지 TDF 시장 점유율 1,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TDF 수탁액은 각각 1110여억 원 줄어드는 등 자금 이탈이 일어났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에 대한 호응이 없었던 건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저조했던 탓이다. 최근 수익률이 7%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지난해 10월 4일 기준 TDF 평균 수익률은 ―2.28%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TDF를 중도 해지하는 것은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TDF는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 투자 시 위험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은 “데이터 분석 결과 TDF에 3년 이상 투자하면 원금 손실 확률은 매우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후를 위한 자금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위험 부담은 작게, 기간은 길게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용호 KB자산운용 이사는 “긴 기간 운용하는 TDF는 수수료를 0.2%만 아껴도 10년 뒤에는 2%의 효과가 돌아오기 때문에 금융사별 보수를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994년 TDF를 도입한 미국에선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인 ‘401(K)’ 자산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7.5%에서 2020년 31.0%까지 커졌다. 그만큼 우수한 운용 성과가 입증된 셈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TDF 지수의 지난해 말 기준 10년 연 환산 수익률은 2030년 은퇴 시점의 경우 6.01%, 2045년 은퇴 시점은 7.39%에 달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