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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특수부대에서 복무한 동생의 ‘전사증’을 줬는데, ‘어떤 말도 밖에 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류에 지장(指章)을 찍으라고 했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전쟁이나 전투 훈련에서 군인이 사망했음을 알리는 전사증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며 ‘발설 금지 서약’을 요구했다고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평안남도에 있는 유가족의 말을 인용해 “유가족들도 자녀들이 러시아로 파병 갔다가 사망한 것을 짐작했지만 당국이 이를 알리지 못하도록 해 오열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18일 개천시 당위원회로부터 도당 행사에 참가하라는 통보를 받고 엄마와 함께 평성(평안남도 도청 소재지)에 가서 특수부대에서 군 복무한 동생의 전사증을 받았다”며 “전사증을 수여하는 도당 위원회 행사에서 도당 간부가 ‘(동생이) 조국의 명예를 걸고 성스러운 전투 훈련에 참가했다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은 10명가량이었고, 전사자 대부분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걸로 알려진 북한군 특수부대 폭풍군단 소속이었다고 한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27일 덕천시 당위원회에서 군인 유가족에게 전사증을 수여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알렸다. 그는 “당국은 군인들이 영예롭게 전사했다는 말만 하고 사망 경위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며 “(이런 방식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군부대는 유가족에게 사망 원인과 장소를 밝히는데 이를 알리지 않은 점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한미 당국이 북한군의 러시아 남서부 격전지 쿠르스크주 파병 사실을 지난해 10월 공식 확인한 뒤 북한군 전사 사실이 우크라이나군이나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데 이어 북한 내부에서도 관련 내용이 확인된 것이다.● 우크라 군 “북한군 망가진 수류탄으로 전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열악한 여건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의 미하일로 마카루크 작전 하사는 지난해 12월 27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쿠르스크에서 사망한 북한 병사들을 수색한 사실을 전했다. 그는 북한 병사들이 사용하는 소총이 대부분 오래된 칼라시니코프 소총(AK―47)이며, 무전기 같은 현대적 장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소지한 수류탄에 대해 “F―1 또는 소련식 수류탄이 아니라, 완전히 망가진 RGO 수류탄(공격용보다 무거운 방어용)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RFA는 마카루크 하사가 이와 관련된 문서나 사진을 제시하지는 않아 발언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1만2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사망자 수는 늘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0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최근 7∼8일간 100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백악관 발표를 언급하며 “쿠르스크 지역 내에서 북한군이 가하는 공격이 그 정도의 효과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퇴임 앞두고 대규모 추가 군사 지원 러시아의 파상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몰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우크라이나에 25억 달러(약 3조6825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20일 앞두고 나온 조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나의 남은 임기 동안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미국의 누적 군사 지원액은 614억 달러(약 90조4422억 원)에 달한다.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새해를 앞두고 300명 이상의 전쟁 포로를 교환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2월 30일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에서 붙잡힌 자국 군인과 국경 수비대, 민간인 등 189명을 인계받았다. 이번 전쟁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포로 교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 승리한 반군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 수장 아흐메드 알 샤라(사진)가 “새 지도자 선출을 위한 선거를 치르려면 최장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최대한 빨리 해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샤라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치르기에 앞서 새 헌법을 제정해야 하고 유권자 파악을 위해 인구조사를 해야 한다”며 “새 헌법 제정까지는 3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과도정부가 선거 일정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샤라는 내년 3월을 과도정부의 통치 기한이라고 밝힌 가운데 ‘국민대화회의’를 활성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의체는 여러 정파가 모인 연석회의로, 과도 의회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종교·다민족 국가인) 시리아의 모든 대표자들이 참석할 것”이라며 “법 제정과 정부 구성 등을 맡고 선거 또한 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국민이 근본적 변화를 체감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샤라는 HTS를 국민대화회의 출범과 맞물려 해산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대(對)시리아 제재를 풀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은 과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HTS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왔다. 아사드 정권 시절 시리아에 개입해 왔던 이란에 대해 “이란 정부는 역내 정책과 간섭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기존 아사드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사드 정권을 내쫓을 때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이란이 긍정적인 제스처로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란과 더불어 아사드 정권을 도운 러시아에 대해서도 “세계 2위 강대국으로 시리아와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떠나 양국 관계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샤라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태어나 7세까지 거주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사우디는 시리아의 미래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막대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지수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3만9894.54로 마감했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 1989년 거품경제 정점 시기 고점을 35년 만에 뛰어넘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연초 대비 약 19%(6430포인트) 상승했다. 닛케이지수는 올 1월부터 꾸준히 올라 여러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7월 11일 4만2,224로 최고치를 찍으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8월 초에는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과 상승을 거듭했다. 올해 최저치는 8월 5일의 3만1,458이었다. 시가총액이 10조 엔(약 93조 원)을 넘긴 기업도 지난해 연말 대비 8곳 늘어난 18곳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27일 기준 도요타자동차가 시가총액 50조3000억 엔(약 469조 원)으로 일본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22조1000억 엔), 소니그룹(21조 엔), 리쿠르트홀딩스(18조9000억 엔), 히타치제작소(18조5000억 엔) 순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17조4000억 엔), NTT(14조2000억 엔) 소프트뱅크그룹(13조6000억 엔), 닌텐도(12조1000억 엔) 등도 ‘10조 엔 클럽’에 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0년 이후 창업한 (일본) 기업 중 시가총액이 10조 엔을 넘긴 곳은 없다”며 “신생 기업이 육성되지 않아 미국과 격차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당에서는 내게 인생의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재생의 길을 열어줬다. …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숨진 ‘정경홍’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병사의 메모를 28일 세 번째로 공개했다. 최근 특수작전군은 정경홍이 무인기(드론) 대응 방법과 전우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적어 놓은 메모도 공개했다. 일기 형식인 이번 메모에는 정경홍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질러 참전을 통해 갱생 기회를 얻었다고 언급하는 대목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주장하는 북한의 ‘죄수 부대’ 파병설을 뒷받침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런 북한군들이 가족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포로로 잡히면 투항 대신 자결을 선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쟁 양상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북한군 파병 뒤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거세지며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 점령지의 절반가량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쿠르스크주에 투입된 우크라이나군은 사기 저하가 심각해 안팎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北 군인들, 포로로 잡힐까 봐 서로 처형”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공개한 메모와 발표 등에 따르면 정경홍은 “나는 은혜로운 왕의 품속에서 세상에 무리 없이 마음껏 배우며 자랐다”며 “조국보위는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며, 조국이 있어야 나의 모든 행복이 있기에 위대한 최고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혁명의 군복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정경홍은 또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당의 사랑과 은덕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를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나에게 인생의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재생의 길을 열어줬다”며 “이번 작전에서 대오의 맨 앞에서 달려갈 것이며,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썼다. 특수작전군은 이를 두고 “정경홍은 어떤 잘못으로 인해 러시아로 파병됐다”고 추정했다. 이런 북한군들이 자신이 투항할 경우 북한에 있는 가족이 위험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7일 “북한 군인들은 투항하기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붙잡힐 경우 가족들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북한군 사상자는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북한군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책임자들은 군인들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모든 것은 북한군이 우리에게 잡히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또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해 북한군이 서로를 처형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우크라, 쿠르스크주 점령지 절반 잃어” 북한군이 전투에 가세한 뒤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올해 8월 기습으로 점령했던 쿠르스크주 지역의 절반가량을 다시 잃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나머지 점령지 역시 내년 봄이면 전부 잃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군 지휘관들은 AP통신에 “현 상황이 어려워 사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쿠르스크 점령 자체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고 전했다. 한 소대장은 “상급자들이 방어 전선 위치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계속 거절하고 있다”며 “결국 최후까지 버티는 병사들만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이 추가 파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봄까지 8000명의 군인을 추가로 보낼 수 있다”며 “우위를 점한 러시아가 협상 전에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휴전 회담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해 사흘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28일 “푸틴 대통령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비극적인 사건이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어 “여객기가 (도착지인) 그로즈니 공항 착륙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당시 그로즈니 일대 상공은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을 가동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오인 격추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고 원인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그에 대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있다. 피해 보상이나 책임자 엄벌 등도 언급하지 않아 아제르바이잔 측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이날 “양국 대통령이 통화했다”고 발표하며 여객기의 추락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객기가 러시아 영공에서 외부로부터 물리적, 기술적 영향을 받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데 사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여객기가 격추된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알리예프 대통령은 “항공기 동체에 수많은 구멍이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은 기내로 뚫고 들어간 ‘이물질’에 부상을 입었다”며 “여객기는 조종사들의 용기와 전문성 덕에 비상 착륙했다”고 밝혔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연례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가 추락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귀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를 적대시하지 않으면서도 서방과의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국가”라며 “푸틴 대통령의 ‘반쪽 사과’가 자칫 현지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구소련 일대 러시아 영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해 사흘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28일 “푸틴 대통령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비극적인 사건이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어 “여객기가 (도착지인) 그로즈니 공항 착륙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당시 그로즈니 일대 상공은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을 가동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오인 격추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고 원인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그에 대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있다. 피해 보상이나 책임자 엄벌 등도 언급하지 않아 아제르바이젠 측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아제르바이잔 국영 텔레비전에 따르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9일 “여객기가 러시아 지상에서 총격을 받아 손상됐다” 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 일각에서 추락 원인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퍼뜨려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여객기가 격추된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알리예프 대통령은 앞서 “항공기 동체에 수많은 구멍이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은 기내로 뚫고 들어간 ‘이물질’에 부상을 입었다”며 “여객기는 조종사들의 용기와 전문성 덕에 비상 착륙했다”고 밝혔다.알리예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연례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가 추락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귀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를 적대시하지 않으면서도 서방과의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국가”라며 “푸틴 대통령의 ‘반쪽 사과’가 자칫 현지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구소련 일대 러시아 영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숨진 ‘정경홍’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병사의 메모를 28일(현지 시간) 세 번째로 공개했다. 이번 메모는 정경홍의 일기로 추정된다. 특수작전군은 정경홍이 주임 상사로 진급할 기회를 얻었으나 특정 범죄를 저질러 강등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일부는 복귀 이후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받은 범죄자인 것으로 분석도 나온다. 파병 북한군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포로로 잡힐 경우 투항 대신 자결을 택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이런 가운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거세지자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점령지의 절반가량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머지 영토도 봄이 올 때까지 러시아가 다시 수복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러 파병 北 군인들 포로 잡힐 것 두려워 서로 처형”이날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의 발표와 메모 내용을 종합하면 메모는 “나는 은혜로운 왕의 품속에서 세상에 무리없이 마음껏 배우며 자랐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정경홍은 “조국보위는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며, 조국이 있어야 나의 모든 행복이 있기에 위대한 최고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혁명의 군복을 입었다”고 전했다.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정경홍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지만 당의 사랑과 은덕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를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에서는 나에게 인생의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재생의 길을 열어줬다”며 “나는 이번 작전에서 대오의 맨 앞에서 달려갈 것이며,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덧붙였다.이어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 나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당에 청원할 것이다”는 말을 끝으로 메모를 마무리했다. 특수작전군은 이를 두고 “정경홍은 어떤 잘못으로 인해 러시아로 파병됐다”고 추측했다.실제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가족이 위험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7일 “북한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하기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고가 있다”며 “붙잡힐 경우 가족들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일주일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1000여 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북한군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 책임자들은 군인들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모든 것은 북한군이 우리에게 잡히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해 북한군이 서로를 처형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러 쿠르스크 공세에 우크라 점령지 절반 잃어한편 북한군 가세로 강화된 러시아의 쿠르스크주 공세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점령지의 절반가량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봄이면 점령지를 전부 잃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우크라이나군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쿠르스크주 지휘관들은 “현 상황이 어려워 사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쿠르스크 점령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한 소대장은 “상급자들이 부대의 방어 전선 위치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반복적으로 거절하고 있다”며 “최후까지 버티는 병사들은 결국 실종되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이 러시아에 8000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미국 당국자는 “북한이 봄까지 8000명의 군인을 추가로 파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 분석은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이처럼 러시아의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향후 휴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력을 잃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는 현재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휴전 협상 전에 가능한 많은 영토를 되찾기 위해 회담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되자 외신들도 주요 기사로 신속히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 중 한 곳인 한국의 정부 및 군 통수권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고율 관세 등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집권 후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면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한국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 역시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손상됐다”며 한국의 고위 외교 활동을 중단시키고 금융 시장 혼란 등을 이미 초래한 정치적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지 못한 한국 양당 협력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ABC방송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둘러싼 여야, 주요 법학자의 의견이 모두 갈려 표결 자체가 법적 모호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 내내 동맹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치적으로 삼았고, 지난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만찬장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를 만큼 두 정상이 가까웠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의 영향력 및 위상 또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되자 주요 외신도 주요 기사로 신속히 전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 중 한 곳인 한국의 정부 및 군 통수권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고율 관세 등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20일 집권 후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보호무역 정책을 취하면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한국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AP통신 역시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손상됐다”며 한국의 고위 외교 활동을 중단시키고 금융 시장 혼란 등을 이미 초래한 정치적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지 못한 한국 양당 협력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ABC방송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둘러싼 여야, 주요 법학자의 의견이 모두 갈려 표결 자체가 법적 모호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 내내 동맹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치적으로 삼았고, 지난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만찬장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를 만큼 두 정상이 가까웠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의 영향력 및 위상 또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및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다는 취지다.워싱턴= 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병사 한 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직후 국가정보원은 북한군 병사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힌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 우크라이나계 비공개 텔레그램 채널 ‘와르샬’에 올라온 북한군 병사의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날 와르샬에는 “우크라이나특수부대(SSO)가 쿠르스크에서 적 파괴 작전을 수행했고 북한군 1명을 포로로 붙잡는 성과도 올렸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와르샬에는 우크라이나군으로 보이는 인물이 군용 트럭에 실린 북한군과 촬영한 사진도 공개됐다. 사진 속 북한군은 깡마른 모습에 지친 표정을 하고 있다. 국정원은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1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후속 상황을 면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5일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의 추락 원인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방공망이 해당 여객기를 무인기(드론)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러시아 측은 “여객기가 ‘새 떼 충돌 사고(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추락했다”고 맞선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던 해당 비행기는 예정돼 있던 항로에서 벗어나 카자흐스탄 악타우 일대에 추락해 탑승객 67명 중 38명이 숨졌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아제르바이잔도 자국 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추락 초기에는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보도한 대로 새 떼 충돌 사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당 여객기의 꼬리 부분에 총탄 등이 관통한 듯한 여러 개의 구멍이 나 있는 점, 여객기가 운항 중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잠시 사라졌다는 점 등이다. 특히 정상 항로를 통해 바쿠에서 그로즈니로 가려면 북서쪽으로 육로 비행을 해야 하는데 해당 비행기는 카스피해 건너편이며 바쿠에서 북동쪽인 악타우에 추락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비행기가 정상 항로를 크게 벗어난 점이 일반적인 새 떼 충돌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해당 여객기가 러시아 상공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러시아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GPS 전송을 방해해 비난받은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고 러시아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여객기를 러시아의 우방인 카자흐스탄에 착륙시키려 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주요 격전지와 러시아 본토 곳곳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방공 체계가 활발하게 가동됐고, 이로 인해 민간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산타클로스(산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남산서울타워를 지나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즐겼다.” 미국과 캐나다 군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가 올해도 성탄절을 맞아 산타가 썰매를 타고 이동한 경로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산타와 루돌프 썰매가 세계 각국 상공을 지나가는 가상의 3차원(3D) 그래픽 영상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25일(현지 시간) NORAD에 따르면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24일 오후 11시 24분경 한국에 진입했고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제주 등 한국 곳곳의 어린이들을 방문해 선물 약 2000만 개를 배달했다. NORAD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가상 3차원 그래픽 영상에서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서울 상공에 진입해 경복궁과 여의도 63빌딩, 남산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을 지나갔다. 이후 산타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서도 약 1분간 머물며 선물을 전달한 뒤 중국으로 향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우주비행사 7명에게도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NORAD 본부에는 “산타가 언제 우리 집에 오는지 알려 달라”고 묻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본부에선 자원봉사자들이 10만 통 넘게 걸려 오는 전화에 응대했다고 한다. NORAD는 북미 대륙의 대공방어 임무를 담당하며 북한의 미사일 상황 등을 감시한다. 산타 썰매 경로 추적 이벤트는 1955년부터 70년째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25일(현지 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다 카자흐스탄에 추락했다. 여객기는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류 충돌 사고’(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자흐스탄 악타우의 한 공터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 땅에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고,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67명 중 32명이 생존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비상상황부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생존자 32명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30명 이상이다. 여객기에는 승객 62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 국적별로는 아제르바이잔 37명, 러시아 16명, 카자흐스탄 6명, 키르기스스탄 3명이 탑승했다. 사고 여객기는 아제르바이잔 항공 J2-8243편으로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사의 ‘엠브라에르 190’ 기종이다. 바쿠에서 악타우까지 직선거리는 약 370km로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항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초기 조사 결과 여객기가 비행 중 새떼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후 기내에 응급 상황이 생겨 기장이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산타클로스(산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남산서울타워를 지나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즐겼다.”미국과 캐나다 군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가 올해도 성탄절을 맞아 산타가 썰매를 타고 이동한 경로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산타와 루돌프 썰매가 세계 각국 상공을 지나가는 가상의 3차원(3D) 그래픽 영상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25일(현지 시간) NORAD에 따르면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24일 오후 11시24분경 한국에 진입했고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제주 등 한국 곳곳의 어린이들을 방문해 선물 약 2000만 개를 배달했다.NORAD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가상 3차원 그래픽 영상에서 산타와 루돌프 썰매는 서울 상공에 진입해 경복궁과 여의도 63빌딩, 남산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을 지나갔다. 이후 산타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서도 약 1분간 머물며 선물을 전달한 뒤 중국으로 향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우주비행사 7명에게도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NORAD 본부에는 “산타가 언제 우리 집에 오는지 알려 달라”고 묻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본부에선 자원봉사자들이 10만 통 넘게 걸려오는 전화에 응대했다고 한다.NORAD는 북미 대륙의 대공방어 임무를 담당하며 북한의 미사일 상황 등을 감시한다. 산타 썰매 경로 추적 이벤트는 1955년부터 70년째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주장한 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도 사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이나 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읽힐 수도 있으나,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으로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덴마크와 파나마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켄 하워리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주덴마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국가 안보와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 및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는 ‘북극 패권’ 요충지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눈독을 들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다”며 “다른 국가의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부동산 개발업자 특유의 인식 구조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캐나다에 25%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그린란드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그린란드를 지나는 북극 항로 개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또 리튬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상당량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 실제로 미국은 ‘북극 패권’을 두고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군기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7월 중-러는 북극해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했다. 미국 역시 1951년부터 그린란드 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를 운영해 왔다. 그린란드는 면적이 217만 ㎢인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다. 섬의 약 80%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고 나머지 지역에 주민 5만6000여 명이 거주한다. 덴마크가 18세기 초부터 지배했으나, 2009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출범했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국방 및 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자치정부 재정의 절반을 지원한다. 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정부 출범과 함께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덴마크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실제 독립을 추구한 적은 없다. 다만 가난한 국가는 아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은 6만8100달러(2021년 기준)로 세계 19위다. 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팽창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며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을 통해 필리핀을 병합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식민주의와도 닮았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선 빈말 아니라고 여겨”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매물이 될 수 없고,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덴마크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나, 미국과의 협력에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그린란드 여론이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의 희토류와 관광산업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 야콥센 왕립덴마크방위대 교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선 트럼프의 발언을 빈말이라고 웃어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에 병합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1기 행정부 때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 측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일단락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주장한 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도 사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이나 안보 전략상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읽힐 수도 있으나,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으로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덴마크와 파나마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켄 하워리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주덴마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국가 안보와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 및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선점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는 ‘북극 패권’ 요충지뉴욕타임스(NYT)는 23일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에 이어 그린란드까지 눈독을 들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다”며 “다른 국가의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부동산 개발업자 특유의 인식 구조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캐나다에 25%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그린란드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그린란드를 지나는 북극 항로 개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또 리튬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상당량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실제로 미국은 ‘북극 패권’을 두고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군기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7월 중-러는 북극해 상공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했다. 미국 역시 1951년부터 그린란드 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를 운영해 왔다.그린란드는 면적이 217만 ㎢인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다. 섬의 약 80%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고 나머지 지역에 주민 5만6000여 명이 거주한다. 덴마크가 18세기 초부터 지배했으나, 2009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출범했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국방 및 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자치정부 재정의 절반을 지원한다.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정부 출범과 함께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덴마크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실제 독립을 추구한 적은 없다. 다만 가난한 국가는 아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은 6만8100만 달러(2021년 기준)로 세계 19위다.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팽창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며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을 통해 필리핀을 병합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식민주의와도 닮았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선 빈말 아니라고 여겨”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매물이 될 수 없고,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덴마크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나, 미국과의 협력에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일각에선 그린란드 여론이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의 희토류와 관광산업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 야곱센 왕립덴마크방위대 교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선 트럼프의 발언을 빈말이라고 웃어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에 병합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1기 행정부 때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 측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일단락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 영화 ‘허스토리(好東西·좋은 것들)’가 20일 가까이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여성의 우정을 다룬 ‘페미니스트 코미디’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극장가 연말 성수기 흥행에 성공했다. 젠더 소재를 다룬 영화가 중국 당국의 검열을 통과해 개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허스토리는 22일까지 17일 연속 중국 본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티켓 수익 6억8000만 위안(약 1530억 원)을 올렸다. 저예산 영화로 올해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는 초기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감동과 해학이 풍부한, 해방감을 선사하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며 이달 들어 뒷심을 발휘했다. 영화는 중국 영화사이트 도우반에서 평점 10점 만점에 9.1점을 받으며 올해 개봉작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미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허스토리를 “중국판 ‘바비’”라고 평가하며 그레타 거위그 감독의 지난해 개봉작 ‘바비’에 비교했다. 바비 역시 지난해 외화에 배타적인 중국 극장가에서 예상 밖 흥행을 거두며 여성 관객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허스토리는 산시성 출신 여성 샤오이후이(邵藝輝) 감독(33)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영화는 기자 출신 기고가인 싱글맘 ‘티에메이’가 무명 가수 ‘예’의 옆집에 이사 오며 겪는 일화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단지 이웃이었던 두 여성은 티에메이의 9세 딸을 함께 돌보는 가까운 친구가 된다. 영화는 이들의 삶에 녹아있는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스토킹, 가정 폭력 등 사회적 소재도 다룬다. 소품과 단역 배우 등을 통해 팬더믹 봉쇄와 성소수자 문제까지 화면에 담아냈다. 관객들은 이를 찾아내기 위해 다시 영화관을 찾으며 ‘재관람’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런 소재의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이 가능했던 배경을 두고 코미디 장르여서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 당국의 검열을 피해갔다는 시각이다. 중국 당국은 페미니즘이 반동적이라며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미투 운동에 나선 한 언론인은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허스토리는 관영 매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는 개봉 직후 영화에 대해 “젊은 영화인이 일상을 통찰력 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사고를 전달했다”고 호평했다. 샤오닝 루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교수는 NYT에 “중국 정부는 정치적인 선을 넘지 않는 한 부정적인 감정을 환기할 ‘구멍’을 허락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네가 아주 그리울 거야.”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20일(현지 시간)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9세 어린이 안드레 글라이스너 군(사진) 어머니의 애끊는 비통함이 독일은 물론 세계를 슬픔에 빠지게 했다. 안드레의 어머니 데지레 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들을 곰돌이 인형 테디베어라 부르며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을 거야”라며 “안드레는 아무도 해친 적이 없고, 우리와 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왜…”라며 애통해했다. 안드레는 사고 당일 성탄절을 앞두고 아빠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에 나들이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장래 희망이 소방관이던 안드레는 바를레 어린이 소방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영국 BBC는 “안드레 가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시작돼 22일 기준 6만 유로(약 9000만 원)가 넘게 모였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 수정헌법 14조가 규정한 출생시민권제를 사실상 폐지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 측이 각종 행정명령을 준비하며 법정 다툼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수 진영에서 출생시민권제를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1898년 ‘미합중국 대 웡 킴 아크’ 연방대법원 판결을 뒤집기 위한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개헌 없이 출생시민권 취득을 제한할 우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인수위는 미 시민권 취득을 목표로 한 이른바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관광 비자 심사를 강화하고,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서류가 미비한 미성년자에 대해 여권 발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시민권 취득의 문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출생시민권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친(親)이민 시민단체들은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출생시민권제 폐지는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미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큰 사회적 논란이 될 전망이다. 법정 다툼이 벌어진다면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도 높다. 히로시 모토무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스쿨 교수는 “연방대법원이 2022년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을 때보다 사회적 반발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미국 출생자와 귀화자 모두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관할권’의 해석을 두고 반(反)이민 강경파는 불법 이민자의 자녀는 미국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1898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번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트럼프 당선인은 오래전부터 출생시민권제를 폐지할 뜻을 밝혀왔다. 그는 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출생시민권제를 바꿔야 한다”며 “1기 행정부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밀려 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네가 아주 그리울 거야.”20일(현지 시간)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성탄마켓 행사장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9세 어린이 안드레 글라이스너 군(사진)의 어머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들을 잃은 비통함을 드러냈다. 어머니 데지레 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라며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그는 “안드레는 아무도 해친 적이 없고, 우리와 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왜…”라며 애통해했다. 이어 “너를 무척 그리워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천국에 있겠구나. 우리는 여기서 널 아주 그리워할 거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 약속할게”라고 적었다. 테러가 발생한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54km 떨어진 마을인 워레에 살던 안드레 군은 20일 성탄절을 앞두고 부모와 함께 성탄마켓 나들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글라이스너 가족은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지난해 이사와 지역 공동체 활동에 열심히 참석하며 이웃과도 활발히 교류했다. 안드레 군의 장래희망은 소방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워레 어린이 소방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 지역 소방관 안드레아스 클리비쉬는 “안드레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내어주는 어린이 소방대원이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끔찍한 비극을 겪은 글라이스너 가족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곁을 지키고 있다고 현지 매체 포커스에 전했다. 영국 BBC는 안드레의 가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시작돼 22일 기준 6만 유로(약 9000만 원)가 넘게 모였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20일 오후 7시경 용의자인 탈렙 알 압둘모흐센(50)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성탄마켓을 400m 이상 고속 질주하면서 발생했다. 안드레 군을 비롯해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압둘모흐센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나 강한 이슬람 혐오자로 알려졌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反)이슬람 성향을 드러내며 자신이 배교자라고 밝혔다. 2006년 독일로 건너왔고 2016년 영주권을 얻은 뒤,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45km 떨어진 소도시 베른부르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해 왔다. 독일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이 컸던 그가 이민자 배척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자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독일 내 정치적 혼란도 격화하고 있다. AfD는 테러를 세 결집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그데부르크에서는 21일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AfD 등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렸다. 독일은 내년 2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