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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바보다.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길 바라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러시아군 237공정연대 위생병 알렉산드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바보(fool)’라고 부른 이 내용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 공개한 러시아 병사들 통화 녹음 파일의 일부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도청한 병사들 통화 내용 녹음파일 수천 개에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최전선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이 가족 친구 등에게 전하는 전장의 열악함과 불만, 잔혹함 등이 담겼다. NYT는 두 달여 동안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대조해 파일 속 군인들과 그 가족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차 대학살’이 벌어진 3월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 주둔한 병사들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고 얘기했다. 알렉산드르는 친척에게 “도로에 부패한 민간인 팔다리가 널브러져 있다”고 말했다. 병사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길 가는 민간인을 보면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난 이미 살인자가 됐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는 부인에게 “한 집에서 금고를 열었는데 520만 루블(약 1억3000만 원)이 있었다. (러시아 도시) 오렌부르크 아파트를 알아보라”고 말했다. 부인이 “돈을 돌려놔라”고 하자 “미쳤어? 아파트 한 채가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어떤 TV를 갖고 싶어? LG 아니면 삼성?”이라며 “이미 두 놈은 침대만 한 TV를 챙겼다”고 실토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 부족과 추위에 시달리며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분노는 푸틴을 향했다. 병사 예프게니는 친구에게 “10일째 건조된 전투식량만 받고 있는데 이마저도 벌써 다 먹었다”고 했다. 병사 바딤은 부인에게 “이 망할 군인, 당장 그만둘 거다. 내 자식은 절대 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언제 이 전쟁을 끝낼 건가. 엿 먹어라”고 하는 병사도 있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푸틴은 바보다.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길 바라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러시아군 237공정연대 위생병 알렉산드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바보(fool)’라고 부른 이 내용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 공개한 러시아 병사들 통화 녹음 파일의 일부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도청한 병사들 통화 내용 녹음파일 수천 개에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최전선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이 가족 친구 등에게 전하는 전장의 열악함과 불만, 잔혹함 등이 담겼다. NYT는 두 달여 동안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대조해 파일 속 군인들과 그 가족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차 대학살’이 벌어진 3월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 주둔한 병사들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다고 얘기했다. 알렉산드르는 친척에게 “도로에 부패한 민간인 팔다리가 널브러져 있다”고 말했다. 병사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길 가는 민간인을 보면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난 이미 살인자가 됐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는 부인에게 “한 집에서 금고를 열었는데 520만 루블(약 1억3000만 원)이 있었다. (러시아 도시) 오렌부르크 아파트를 알아보라”고 말했다. 부인이 “돈을 돌려놔라”고 하자 “미쳤어? 아파트 한 채가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어떤 TV를 갖고 싶어. LG 아니면 삼성?”이라며 “이미 두 놈은 침대만한 TV를 챙겼다”고 실토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 부족과 추위에 시달리며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분노는 푸틴을 향했다. 병사 예프게니는 친구에게 “10일째 건조된 전투식량만 받고 있는데 이마저도 벌써 다 먹었다”고 했다. 병사 바딤은 부인에게 “이 망할 군인, 당장 그만둘 거다. 내 자식은 절대 군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언제 이 전쟁을 끝낼 건가. 엿 먹어라”고 하는 병사도 있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공개 석상에서 말실수가 잦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지난달 교통사고로 숨진 공화당 의원 이름을 부르며 찾는 실수를 또 범했다. 80세인 바이든 대통령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나온다.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수도 워싱턴 로널드레이건빌딩에서 열린 기아·영양·보건 컨퍼런스에서 “(관련 정책 법안을 마련한)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제임스 맥고번 하원의원,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재키 왈러스키 전 의원을 호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주변을 둘러보다 청중을 향해 “재키 (왈러스키 의원) 여기 있나요? 재키 어디 있나요? 참석하기로 한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하지만 왈러스키 전 의원은 지난달 3일 인디애나주에서 보좌진 두 명과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2013년 의회에 입성한 그는 숨지기 전까지 하원 기아 코커스 공동 의장이었다. 그가 숨지자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관공서 등에 조기 게양을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이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듯 그를 찾은 것이다. 백악관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30일 왈러스키 전 의원 가족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그를 기리는 법안 서명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며 “이처럼 의미 있는 일정을 앞두고 대통령이 왈러스키 전 의원을 가장 먼저 떠올린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기자가 “내 머릿속에 (영국 밴드 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은 항상 우선 순위에 있지만 레넌을 주변에서 찾지는 않는다”고 말하자 장피에르 대변인은 “당신이 대통령으로서 레논을 위한 법안을 서명할 때 다시 얘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 기자회견을 하다 모리슨 총리 이름을 까먹은 듯 이름 대신 “아래쪽에서 온 친구”라고 불렀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총리’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는 ‘대통령’이라고 칭해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올 4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한 대학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아무도 없는 허공에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포착돼 치매설이 제기되기도 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6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구간 3곳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로 에너지 수급 차질과 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사고 여파로 27일 네덜란드 에너지 선물시장에서 10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 전날보다 8% 올랐다. 특히 이번 누출이 러시아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공작)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의 대체 공급처 확보 부담이 늘어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26일 스웨덴과 덴마크 정부는 각각 노르트스트림-1에서 두 차례, 노르트스트림-2에서 한 차례 가스가 샜다고 발표했다. 덴마크 정부는 “가스 누출로 발트해 표면에 지름 1km가 넘는 거품이 솟구쳤다”고 밝혔다. 스웨덴국립지진네트워크는 “누출 지역에서 최소 다이너마이트 100kg의 파괴력을 지닌 폭발이 두 번 있었다”고 밝혔다. 누출 당시 노르트스트림-1은 정비를 이유로, 노르트스트림-2는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라 가동되지 않았지만 가스관 내부에는 상당량의 가스가 있었다. 유럽 국가들은 서방 제재에 맞서 가스를 무기화한 러시아의 소행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가스 누출은) 의도된 공격”이라며 “(러시아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8일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맞섰다. 이번 사고가 유럽의 에너지난과 경기 침체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3분기(7∼9월)∼내년 1분기(1∼3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내총생산(GDP)이 0.9% 감소하고 최대 4.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력 소비가 치솟는 겨울철,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충분한 에너지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를 전제로 추산한 것이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도청 실태를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39·사진)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노든은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시절이던 2013년 미 정부가 적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도·감청을 해 왔으며 자국민의 개인정보 또한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고 폭로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불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폭로 당시 부통령이었다. 스노든은 이날 트위터에 “수년을 부모님 등과 떨어져 지내야 했는데 자식과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다”며 시민권 취득을 반겼다. 폭로 직후 간첩 혐의로 기소된 그는 홍콩에서 은신하다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다. 미 정부의 여권 말소로 모스크바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발이 묶였고 러시아로부터 임시 거주권을 획득했다. 2017년 현지에서 미 곡예사 린지 밀스와 결혼했고 2020년 아들도 태어났다. 러시아로부터 영구 거주권을 획득하자 러시아 국적 취득까지 신청했고 이번에 받아들여졌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는 귀국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시민권 덕에 그도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징집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스노든 측 변호인은 그가 러시아 군대에 복무한 적이 없어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 대상이 아니라고 부인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요식업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61·사진)이 자신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선 민간 군사업체 바그너그룹의 설립자임을 최초로 인정했다. ‘푸틴의 사병(私兵) 조직’, ‘푸틴의 그림자 부대’ 등으로 불리는 바그너그룹은 푸틴 정권을 대리해 시리아 내전 등에 개입했고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전쟁 범죄로 악명을 떨쳤다. BBC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6일 자신이 소유한 외식업체 ‘콩코드케이터링’을 통한 성명에서 “내가 직접 낡은 무기를 닦고 방탄조끼를 분류했으며 나를 도울 전문가를 찾았다. 그렇게 2014년 5월 애국자그룹이 탄생했고 추후 바그너그룹이라 불리게 됐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이 각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활동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우크라이나 외에 아랍,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활동했다고 공개했다. 이들이 시리아, 리비아, 수단, 모잠비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푸틴과 결탁한 현지 친러 독재 정권의 이익을 위해 활동했다는 서방의 비판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2014년 당시 프리고진과 전직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의 드미트리 웃킨 등이 창설했다. 평소 히틀러에게 관심이 많았던 웃킨이 히틀러가 좋아했던 19세기 독일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1990년대 푸틴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당을 운영했으며 당시 이곳 부시장이던 푸틴과 만났다. 푸틴의 집권 후 크렘린궁에서 벌어지는 각종 연회 때 식음료 공급을 맡아 ‘푸틴의 요리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과거 바그너그룹과 푸틴 정권의 연관성을 부인했고 이를 언급한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를 상대로 소송도 냈다. 이랬던 그의 태도 변화를 두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세가 밀리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CNN은 러시아 강경파가 현 군 수뇌부가 아닌 새 인물이 러시아군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프리고진 또한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침공 초기부터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곳곳을 누볐고 병력 보충을 위해 재소자를 상대로 신병 모집을 시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국방비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4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최근 편성한 3개년 재정계획안에서 내년 국방예산을 5조 루블(약 120조 원)로 책정했다. 3조4700억 루블(약 85조 원)로 편성한 초기 예산보다 약 43% 증가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3%에 해당한다. 새로 짠 국방예산에는 내년 160억 루블(약 3900억 원) 및 2024∼2025년 165억 루블(약 4000억 원)의 병역 대상자 징집 비용이 포함돼 있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몇 차례 중대 고비를 맞은 푸틴은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선포해 추진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국방) 예산안 변경도 이미 수많은 희생과 비용이 발생한 전쟁에 더 많은 힘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병참(兵站)을 담당한 국방차관을 경질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에 “드미트리 불가코프 국방부 차관이 해임되고 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 장군이 새 차관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군이 탄약과 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등 보급에 실패하자 병참 지휘를 맡은 불가코프 차관에 대한 군 내부와 크렘린궁의 비판이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국방비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4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최근 편성한 3개년 재정계획안에서 내년 국방예산을 5조 루블(약 120조 원)로 책정했다. 3조4700억 루블(약 85조 원)로 편성한 초기 예산보다 약 43% 증가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3%에 해당한다. 새로 짠 국방예산에는 내년 160억 루블(약 3900억 원) 및 2024~2025년 165억 루블(약 4000억 원)의 병역 대상자 징집 비용이 포함돼 있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몇 차례 중대 고비를 맞은 푸틴은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선포해 추진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국방) 예산안 변경도 이미 수많은 희생과 비용이 발생한 전쟁에 더 많은 힘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병참(兵站)을 담당한 국방차관을 경질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에 “드미트리 불가코프 국방부 차관이 해임되고 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 장군이 새 차관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최근 2월 침공 직후 장악했던 우크라이나 동북부 영토를 다시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기는 등 전세가 밀리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군이 탄약과 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등 보급에 실패하자 병참 지휘를 맡은 불가코프 차관에 대한 군 내부와 크렘린궁의 비판이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에너지 위기로 원자력 조명 받자 우라늄 가격 상승’‘중국, 원자력 야망 키우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최대 우라늄 수출국 카자흐스탄 방문 - 中 원자력발전 확대 행보’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등의 여파로 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서방은 물론 중국 일본도 원자력 발전에 더 힘을 싣고 있습니다. 원전은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죠.원전 관련 국내외 기사를 보면 항상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우라늄(uranium) 입니다. 북핵 관련 기사에서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우라늄이 원자력 발전과 핵폭탄 개발에 사용된다는 건 아실 겁니다. 우라늄은 뭐길래 인류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무기와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 모두에 쓰이는 걸까요?금보다 500배 흔한 우라늄 우라늄은 은회색 방사성 금속으로 주로 광석에서 채취합니다. 우라늄이 많이 매장된 지역은 카자흐스탄 캐나다 호주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우라늄 공급의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사실 우라늄은 그렇게 희귀한 자원은 아닙니다. 추정 매장량이 은보다 40배, 금보다 500배 더 많습니다. 주기율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흐릿해진 기억을 잠시 끄집어내보겠습니다.주기율표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이 우라늄 원소입니다. 우라늄 알파벳 첫글자를 딴 원소기호 'U'와 원자번호 '92'가 적혀 있죠. 원자 번호는 양성자 개수를 나타냅니다. 우라늄 원자핵에 양성자 92개가 있다는 뜻입니다.여기서 잠깐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자는 핵과 핵 주변을 맴도는 전자,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원자 > 핵 > 양성자, 중성자 순입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로시카 같죠. 우라늄 삼형제의 골칫거리 둘째‘우라늄 가족’은 삼형제입니다. 첫째와 둘째, 셋째는 무게가 238, 235, 234u(원자질량단위)씩 나갑니다. 모두 양성자 92개씩을 물려받았지만 갖고 있는 중성자 수가 조금씩 다릅니다. 중성자 수는 첫째 146개, 둘째 143개, 셋째 142개입니다.혹시 눈치 채셨나요? 중성자 수가 각각의 무게, 즉 원자 질량에서 양성자 수를 뺀 것입니다(예: 238-92=146). 중성자 몇 개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삼형제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와 셋째는 비교적 얌전한 반면 둘째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둘째의 이런 불안정한 성격을 과학에서는 ‘분열적(fissile)’이라고 말합니다. 이 분열성 때문에 둘째인 우라늄-235가 핵무기와 원자력 발전 핵심 재료로 사용됩니다.○쪼개고, 쪼개고 또 ㅉㅗㄱㅐㄷㅏ… 그렇다면 우라늄-235은 어떻게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걸까요? 답은 ‘쪼개기’에 있습니다. 구슬치기를 하듯 중성자가 우라늄-235 원자와 충돌하면 우라늄-235 원자는 중성자 두세 개와 다른 작은 입자들로 쪼개집니다. 우라늄-235와 중성자 1개가 충돌해 나온 중성자들이 또 다시 주변 우라늄-235 원자와 부딪혀 ‘쪼개기’를 반복하죠. 이 과정을 핵분열이라고 부릅니다.이 과정에서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앞서 우라늄-235 질량이 235u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중성자 1개 무게는 1u입니다. 그렇다면 이 둘 무게를 더한 값과 충돌로 쪼개진 것들 무게 합은 같아야 할 텐데요.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쪼개진 것들의 무게 합이 더 가벼웠어요. ‘있던 게 사라질 수 없고 없던 게 생겨날 수 없다’는 물리학 기본 원칙 질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핵분열 후 무게가 줄면 안 되는데 말이죠.여기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질량과 에너지 등가 공식(E=mc^2)’이 등장합니다. 질량이 곧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즉, 쪼개기를 거치며 사라진 질량이 우리에게 전기를 공급해주면서 동시에 수많은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에너지의 실체였던 겁니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우라늄에 막상 필요한 우라늄-235은 0.7%밖에 들어 있지 않아요. 그리고 중성자 지름은 약 0.000000000000001m입니다. 쉽게 상상되지 않는 크기죠. 이렇게 미세하고 희소한 입자들이 인류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기도 하고 인류를 절멸시킬 수도 있었던 겁니다.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이자 궁극적인 입자 세계, '작은 것들의 큰 이야기' 편이었습니다.“입자 물리학의 목적은 모든 것이 무엇으로 이뤄져 있고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모든 것’이란 나 자신과 당신, 우리 지구와 태양, 그리고 우주에 있는 수천억 개 은하를 포함한 그야말로 세상 전부를 의미한다” -영국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에너지 위기로 원자력 발전 조명 받자 우라늄 가격 상승''중국, 원자력 야망 키우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최대 우라늄 수출국 카자흐스탄 방문 - 中 원자력발전 확대 행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등의 여파로 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서방은 물론 중국 일본도 원자력 발전에 더 힘을 싣고 있습니다. 원전은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죠. 원전 관련 국내외 기사를 보면 항상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우라늄(uranium) 입니다. 북핵 관련 기사에서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우라늄이 원자력 발전과 핵폭탄 개발에 사용된다는 건 아실 겁니다. 우라늄은 뭐길래 인류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무기와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 모두에 쓰이는 걸까요?금보다 500배 흔한 우라늄 우라늄은 은회색 방사성 금속으로 주로 광석에서 채취합니다. 우라늄이 많이 매장된 지역은 카자흐스탄 캐나다 호주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우라늄 공급의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사실 우라늄은 그렇게 희귀한 자원은 아닙니다. 추정 매장량이 은보다 40배, 금보다 500배 더 많습니다. 주기율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주 흐릿해진 기억을 잠시 끄집어내보겠습니다. 주기율표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이 우라늄 원소입니다. 우라늄 알파벳 첫글자를 딴 원소기호 'U'와 원자번호 '92'가 적혀 있죠. 원자 번호는 양성자 개수를 나타냅니다. 우라늄 원자핵에 양성자 92개가 있다는 뜻입니다.여기서 잠깐여기서 잠깐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자는 핵과 핵 주변을 맴도는 전자,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라늄 삼형제의 골칫거리 둘째'우라늄 가족'은 삼형제입니다. 첫째와 둘째, 셋째는 무게가 238, 235, 234u(원자질량단위)씩 나갑니다. 모두 양성자 92개씩을 물려받았지만 갖고 있는 중성자 수가 조금씩 다릅니다. 중성자 수는 첫째 146개, 둘째 143개, 셋째 142개입니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중성자 수가 각각의 무게, 즉 원자 질량에서 양성자 수를 뺀 것입니다(예: 238-92=146). 중성자 몇 개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삼형제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와 셋째는 비교적 얌전한 반면 둘째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둘째의 이런 불안정한 증상을 과학에서는 ‘분열적(fissile)’이라고 말합니다. 이 분열성 때문에 둘째인 우라늄-235가 핵무기와 원자력 발전 핵심 재료로 사용됩니다.○ 쪼개고, 쪼개고 또 ㅉㅗㄱㅐㄷㅏ... 그렇다면 우라늄-235은 어떻게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걸까요? 답은 ‘쪼개기’에 있습니다. 구슬치기를 하듯 중성자가 우라늄-235 원자와 충돌하면 우라늄-235 원자는 중성자 두세 개와 다른 작은 입자들로 쪼개집니다. 우라늄-235와 중성자 1개가 충돌해 나온 중성자들이 또 다시 주변 우라늄-235 원자와 부딪혀 ‘쪼개기’를 반복하죠. 이 과정을 핵분열이라고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앞서 우라늄-235 질량이 235u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중성자 1개 무게는 1u입니다. 그렇다면 이 둘 무게를 더한 값과 충돌로 쪼개진 것들 무게 합은 같아야 할 텐데요.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쪼개진 것들의 무게 합이 더 가벼웠어요. ‘있던 게 사라질 수 없고 없던 게 생겨날 수 없다’는 물리학 기본 원칙 질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핵분열 후 무게가 줄면 안 되는데 말이죠. 여기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66)의 ‘질량과 에너지 등가 공식(E=mc^2)’이 등장합니다. 질량이 곧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즉, 쪼개기를 거치며 사라진 질량이 우리에게 전기를 공급해주면서 동시에 수많은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에너지의 실체였던 겁니다.######핵분열 gif_GIFER 넣어주세요 자연에서 발견되는 우라늄에 막상 필요한 우라늄-235은 0.7%밖에 들어 있지 않아요. 그리고 중성자 지름은 약 0.000000000000001m입니다. 쉽게 상상되지 않는 크기죠. 이렇게 미세하고 희소한 입자들이 인류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기도 하고 인류를 절멸시킬 수도 있었던 겁니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이자 궁극적인 입자 세계, '작은 것들의 큰 이야기' 편이었습니다.“입자 물리학의 목적은 모든 것이 무엇으로 이뤄져 있고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모든 것’이란 나 자신과 당신, 우리 지구와 태양, 그리고 우주에 있는 수천억 개 은하를 포함한 그야말로 세상 전부를 의미한다”-영국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신아형기자 abro@donga.com}

20일(현지 시간) 개막한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등 서방이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임이사국에서 퇴출하자는 안보리 개편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거부권(비토)을 가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 대북 제재 결의안 등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유엔 무용론’ 비판도 분출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을 앞세워 오랫동안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려 온 일본과 독일은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으로 있는 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러시아 퇴출론에 앞장섰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안보리 개혁에 관한 발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주요국 지도자와 회담에서도 안보리 개혁을 논의한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은 “한 상임이사국(러시아)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유엔 안보리를 뒤흔든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 러시아가 경로를 바꾸도록 전 세계가 연대해 압박을 행사해야 한다”며 러시아 퇴출을 골자로 한 안보리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들었다. 이제 안보리 개혁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유엔 안보리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하지 못했으며 전 세계 평화를 지키려면 유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되어 유엔 안에서 더 많은 책임을 더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각종 전쟁범죄는 물론 북한과 시리아 등에서 일어나는 인권탄압을 비판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유엔 안보리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핵심 기관인 안보리는 임기 제한이 없는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이뤄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 대부분이며 거부권으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현 상임이사국들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지만 각국의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개혁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다.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4개국은1990년대부터 소위 ‘주요 4개국(G4) 그룹’을 형성해 안보리의 권력 분산을 주장했지만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과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된다는 것에 대한 다른 나라의 반발이 적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51)가 장례식 이틀 전인 17일 투숙 중인 런던의 한 호텔 로비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토론토스타 등을 통해 공개된 약 15초 분량의 영상에는 반팔 티셔츠 차림의 트뤼도 총리가 17일 저녁 런던 시내의 한 호텔 로비에서 캐나다 출신 가수 그레고리 찰스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영국 록 밴드 ‘퀸’의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논란이 확산되자 찰스는 성명을 내고 “(여왕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몇몇 영국 노래를 즉흥적으로 연주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캐나다 총리실 또한 트뤼토 총리가 저녁 식사 후 캐나다 조문단 일행과 잠시 시간을 가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누리꾼은 영연방 소속인 캐나다의 현직 총리가 명목 상의 국가 원수인 영국 군주에게 예우를 갖추지 않았다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식 일정이 아닌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던 개인의 자유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도 맞선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군을 투입해 직접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8월 대만 방문과 중국의 군사 위협 등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대만 방어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미중 관계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7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미국이 대만에 지난 43년간 고수했던 ‘전략적 모호성’ 정책, 즉 중국의 공격을 받은 대만에 무기 지원은 하더라도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미군의 개입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는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미 CBS방송의 유명 시사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중국의 침공 시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실제 전례 없는 공격이 가해진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군사 물자만 지원한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군 남녀 병력이 직접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인지 명확히 해 달라’는 추가 질문에도 재차 “그렇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집권한 그의 대만 방어 관련 언급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해 8월 ‘아프간 철군에 대만이 불안해한다’는 질문을 받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맹국의 위기 때 자동으로 군사 개입을 한다는 조항을 언급하며 “한국, 대만, 일본에도 적용된다”고 답했다. 두 달 후에는 ‘중국이 공격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약속했다”고 했다. 올 5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자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처음 대만 방어 언급을 했을 때만 해도 ‘전략적 모호성’ 개념을 숙지하지 못해 실언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거센 논란에도 갈수록 발언 강도를 높이자 이제는 ‘실수’를 가장한 ‘의도적 언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월 8일 중간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가 ‘중국 때리기’라는 대외정책의 선명성을 유지해 지지율 상승을 꾀한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론하면서도 “대만은 독립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이 선택한다면 ‘두 개의 중국’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올 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중국도 동참해야 한다는 뜻을 알렸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대러 제재를 위반하면 중국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고 공개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 등을 심각하게 위반했다. 국가를 분열시키는 어떠한 활동도 용납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美, AI 동원해 中 부품 색출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자국 방산업체의 공급망을 중국에서 분리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과 계약한 주요 방산업체가 사용하는 항공기 부품, 전자제품, 원자재 등이 중국을 포함한 적대국가에서 온 것인지를 깐깐히 가려내고 있다는 뜻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호주 업체와 최근 2건의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란타늄 등 17종의 희귀 광물을 뜻하는 희토류는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위성, 레이저 등 첨단 제품과 무기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80%를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strategic ambiguity)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온 것을 가리킨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우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새웠어요. 함께 줄을 서며 단단해졌습니다(tighten).” 샤론 스태플래튼 씨는 19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열리기 전 추모 기간에 런던 템스강변에서 이틀이나 줄을 선 뒤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여왕의 관에 참배했다. 영국 에식스에 사는 스태플래튼 씨는 템스강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밤샘 줄서기’의 감동을 전했다. 그는 얼굴에 피곤이 묻어났지만 “이곳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우린 모든 것을 함께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전직 왕실 군인이었던 존 스톡스 씨는 템스강변에서 줄을 서며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는 “슬프지만 사람들과 같이 슬퍼하면서 치유됨을 느꼈다”고 했다. 여왕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을 나누면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8일 서거한 여왕의 장례식이 열린 19일까지 영국인들은 12일간 쌀쌀해진 날씨와 비바람에도 최장 24시간 줄을 서며 추모의 시간을 보냈다. 시민들은 “세상은 급변하지만 여왕은 한결같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세계가 분열하고 파편화되면서 굳건한 여왕의 리더십이 더 그리워졌다고 했다. 이례적인 “대기 행렬(The Queue)”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통일됨을 보여주는 국가의 의식 같다”며 “(여왕을 기리는) 영국인의 행렬은 독특한 문화적 현상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했다. 생전 특유의 겸손과 유머, 탈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영국과 영연방 국가를 하나로 묶었던 여왕은 서거 뒤에도 12일간 영국인들이 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됐다. 19일 여왕의 장례식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에서 집결한 정상 500여 명을 비롯한 2000명의 주요 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됐다. 여왕의 관은 장례식에 앞서 왕립 해군 142명이 끄는 포차(砲車)에 실려 웨스트민스터 홀을 떠났다. “여왕은 수많은 사람들 안에 존재”… 96회 빅벤 타종 속에 작별96년 여왕 생애 기린 장례식“여왕, 헌신하겠다는 약속 지켜” 추모객들, 기부-봉사 통해 뜻 이어스코틀랜드-아일랜드 군인 합주…찰스-윌리엄 등 포차 행렬 동행런던 명물 빅벤, 1분마다 타종…윈저성의 남편 필립공 옆에 영면 “여왕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 안에 존재했고 수많은 삶에 감동을 안겼습니다.” 1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國葬)으로 진행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서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설교를 통해 “봉사하는 자들은 존경받고 기억될 것이지만 권력과 특권에 매달리는 이들은 잊혀질 것”이라며 “여왕이 (자신의) 약속처럼 모든 삶을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헌신”했다고 말했다. “(여왕처럼) 자신의 약속을 훌륭하게 지킬 수 있는 지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왕의 이런 뜻을 기리려는 듯 장례식장 주변에서는 각종 지역사회 봉사자들이 소속 단체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고 기다림에 지친 추모객들에게 간식과 음료를 선물했다. 주요국 정상 등 일부 귀빈만 장례식장에 입장할 수 있어 사원에 들어가지 못한 100만 명 이상의 추모객들이 주변 도로의 펜스 뒤편에 몰려들어 스마트폰 등으로 엄숙하게 장례식 생중계를 함께 지켜봤다.○ 스코틀랜드-아일랜드 군인들 합주이날 오전 11시 40분 여왕의 관이 안치됐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국왕 장례 포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 142명이 성인 남성 키 크기의 바퀴 4개가 달린 검은 포차를 이끌었다. 포차는 국왕의 장례식으로는 1952년 여왕의 부친 조지 6세 전 국왕 장례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왕의 장남 찰스 3세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 해리 왕자 등이 행렬과 함께했다. 영국을 구성하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연대와 영국 공군 소속 군악대 200여 명은 포차를 둘러싼 채 이동하며 스코틀랜드 전통 악기 파이프와 드럼 등을 연주해 화합의 하모니를 연출했다. 이후 붉은 제복의 왕실 근위대 8명이 붉은색 휘장으로 덮인 관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운구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953년 여왕이 대관식을 치르고 1947년 남편 필립 공과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장례식 후반부에는 화려한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 뒤 2분간 묵념이 이어졌다. 런던의 상징인 빅벤이 1분에 한 번씩 여왕을 추모하는 조종을 울렸다. 여왕의 96년 생애를 기리기 위해 96회 타종했다. 그러자 시민들이 “여왕에게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외쳤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난 여왕의 관은 생전 여왕의 집무실이던 버킹엄궁을 지났다. 궁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근무 복장 그대로 여왕을 맞이했다. 관은 버킹엄궁을 지나 하이드파크 코너에 있는 웰링턴아치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런던 곳곳에 작별을 고했다. 오후 1시경 여왕의 관은 운구차에 실려 도로를 따라 여왕이 유년 시절을 보내 가장 좋아하는 거처로 알려진 윈저성으로 출발했다. 런던에서 떠나는 여왕을 향해 시민들은 각자 준비한 붉은 장미, 흰 장미를 운구차 쪽으로 던지며 추모했다. 여왕은 윈저성의 세인트조지 예배당 내에 있는 남편 필립 공 옆에 묻혔다.○ 인파 통제 경찰-군인에게도 “힘내라” 박수추모객들은 8일 여왕의 서거 이후 19일 장례식 때까지 12일간 곳곳에서 연대와 통합의 정신을 느끼며 여왕을 기렸다고 했다. 템스강변에서 만난 브라이턴 시민 레슬리 오해라 씨는 “여왕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연속성의 상징”이라며 “앞으로 이런 분을 만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템스강변에서 긴 줄을 서던 추모객들은 인파를 통제하는 경찰과 군인들이 대거 줄지어 지나갈 때마다 환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레슬리 브라운 씨는 AP통신에 “함께 줄을 섰던 사람들과 얼싸안았다”며 “행렬이 잘 조직됐고 경찰을 포함해 모두 정말 친근했다”고 말했다. “항상 다른 사람을 도우려 했던 여왕의 선의”를 기억하는 추모객들은 추모의 의미로 기부에 나섰다. 스테프 에번스 씨는 영국 BBC에 “결국 죽게 될 꽃을 바치는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런던=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20,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18일 밝혔다. 전날 일부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가 ‘사실무근’이라며 항의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일 정상 간 만남을 위해 조율 중인 상황엔 변화가 없다”라며 “양자회담을 하기 위한 일정과 의제를 최종 조율 중에 있다. 현지에서 차차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대통령실이 밝힌 “일정이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서는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하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는 발표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17일 일본 산케이신문, 마이니치신문은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보는 보도들을 내놨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외무성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는)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 달라’며 한국 측에 항의했다”고도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한국 정부 발표에 ‘의도를 모르겠다’ ‘이상하다’ 같은 반응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한국 정부가 개최한다고 한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서서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제조업 패권 강화를 위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 드라이브를 걸며 외국인의 미 첨단 산업 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국외 투자까지 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글로벌 신흥기술 정상회의’에서 “민감한 기술의 아웃바운드(국외) 투자를 다루는 접근 방식을 세우는 데 진전이 있다”면서 “특히 수출 통제로는 포착할 수 없고, 가장 민감한 분야에서 경쟁국 기술 역량을 키워주는 투자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 관련 있는 외국 기업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국가 안보와 기술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M&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국력 원천을 강화하기 위한 현대적인 산업혁신 전략을 추진하며 이는 미국의 힘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며 “경쟁국들은 갈수록 더 정교한 수단으로 민감한 기술과 정보, 노하우를 빼내 가는 만큼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이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 파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13일(현지 시간) 피살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미국 워싱턴 덜레스공항에 도착한 이대준 씨 형 이래진 씨는 “목포에서 시신 없는 장례식을 치른다”며 “북한이 화해(할 마음)와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있다면 조문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를 위해)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가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준 씨 장례식은 2주기인 22일 전남 목포에서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진행된다. 이래진 씨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 단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6일 일정으로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이 씨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해 ‘북한 내 반인류 범죄 및 관련 책임 묻기’를 주제로 연설한다. 이 씨는 17일 고 오토 웜비어 씨 부모를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 씨는 북한에 억류된 지 17개월 만인 2017년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숨졌다. 이 씨는 웜비어 씨 부모 초대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자택에서 면담한다. 이 씨와 웜비어 씨 부모는 서로를 위로하며 이대준 씨 피살 사건 관련 북한 책임을 묻기 위한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웜비어 씨 부모는 2018년 북한이 아들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북한은 약 5억 달러(약 6100억 원)를 배상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2019년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오토 웜비어 법’ 제정에 힘썼으며 현재는 북한 은닉 자산을 추적하고 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16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에서 열리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신범철 국방부 차관(사진)이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그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미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회의가 5월 한미 정상 간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라며 이렇게 말했다. EDSCG는 확장억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차관 간 ‘2+2 협의체’로 2018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열린다. 확장억제는 동맹이 적대국의 핵공격 위협을 받으면 미국이 핵우산과 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신 차관은 “큰 틀에서 북한의 위협을 한미가 어떻게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할지, 확장억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국민을 안심시킬지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도 14일 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북한이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발표하고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한층 강화된 대응 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차관은 방미 기간 중 미 미사일방어청과 사이버사령부를 방문하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략자산을 직접 볼 것이라고 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에는 B-1B, B-52 등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이런 가운데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한미는 북한의 선제 핵타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나’라는 질문에 “핵 억제와 관련해 우리는 검증된 정책과 절차를 갖고 있으며, 여기에는 세계 동맹들과의 매우 긴밀한 협력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이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 파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13일(현지 시간) 피살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미국 워싱턴 덜레스공항에 도착한 이대준 씨 형 이래진 씨는 “목포에서 시신 없는 장례식을 치른다”며 “북한이 화해(할 마음)와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있다면 조문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를 위해)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가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준 씨 장례식은 사망 2주기인 22일 전남 목포에서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진행된다. 이래진 씨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 단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6일 일정으로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이 씨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해 ’북한 내 반인류 범죄 및 관련 책임 묻기‘를 주제로 연설한다. 이 씨는 17일 고(故) 오토 웜비어 씨 부모를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 씨는 북한에 억류된 지 17개월 만인 2017년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숨졌다. 이 씨는 웜비어 씨 부모 초대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자택에서 면담한다. 이 씨와 웜비어 씨 부모는 서로를 위로하며 이대준 씨 피살 사건 관련 북한 책임을 묻기 위한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웜비어 씨 부모는 2018년 북한이 아들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북한은 약 5억 달러(약 6100억 원)를 배상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2019년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오토 웜비어 법’ 제정에 힘썼으며 현재는 북한 은닉 자산을 추적하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50년 만에 달 탐사 미션을 재개했습니다.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여동생, ‘달의 여신’ 이름을 따 ‘아르테미스’라고 명명한 프로젝트인데요. 하지만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3일 연료 누출 결함으로 아르테미스 로켓을 쏘아 올리지 못하면서 프로젝트가 연기되고 있습니다.아쉽게도 웅장한 발사 장면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엔지니어들이 분주히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아르테미스에 대해 예습을 해볼까 합니다. 우주선에 돛을 달다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한 나사의 궁극적 목표는 2025년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는 겁니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닙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첫 미션으로 42일간 약 210만km를 비행하면서 달 뒷면 너머 약 6만4000km까지 도달해 우주생물과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더 멀리, 더 오랫동안 우주탐험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연료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우주선에 싣고 갈 수 있는 연료의 양은 한정적입니다.최소한의 비용으로 조금이라도 더 오래 비행할 방법은 없을까요? 과학자들은 그 해결책으로 아르테미스 우주선에 ‘돛’을 숨겨놨습니다. 네, 지금 여러분이 떠올리고 있는 배에 다는 그 돛 맞습니다. 아르테미스의 돛은 86제곱미터 크기로 은색의 알루미늄 폴리머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쿠킹호일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얇습니다. 광자로 항해하다우주 공간은 바람도 불지 않는 진공 상태인데 웬 돛이냐고요? 바람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르테미스의 돛은 태양열의 ‘광자(photon)'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용어가 나왔다고 당황하지 마세요. 포기하긴 아직 이릅니다.광자, 쉽게 말해 빛의 알갱이입니다.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의 입자로, 더 작은 무언가로 쪼갤 수 없습니다. 탁구공 하나가 광자 입자 한 개라고 상상해보세요. 가만히 서 있는 물건에 탁구공 하나를 던지면 별 타격이 없겠죠. 하지만 수만, 수억 개의 탁구공을 던지면 물건을 움직이게 할 충분한 힘을 가할 수 있을 겁니다.사실 해가 떠있는 동안 우리 몸도 햇빛의 광자에 계속 두들겨 맞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태양과 떨어져 있는 거리 등의 이유로 우리는 광자가 우리 몸을 밀치는 걸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아르테미스 우주선의 경우 태양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겠죠. 이때 빛의 반사가 가능한 충분히 넓은 면적의 돛을 펼치면 수많은 광자들이 이 돛에 부딪혀 튕기면서 움직이게 만듭니다. 돛의 각도를 바꾸면 탐사 경로도 조정할 수 있죠. 이 원리를 ‘태양 항법(solar sailing·솔라세일)'이라고 부릅니다. 아르테미스도 솔라세일을 이용해 주어진 연료로 우주의 더 깊은 곳까지 탐사할 수 있게 된 겁니다.여기서 잠깐 사실 광자는 질량이 없습니다. 질량이 없는데 에너지를 가할 수 있는 이유는 물체의 운동을 지속토록 하는, 또는 운동을 멈추기 어렵게 만드는 물리량인 ‘운동량(momentum)'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자를 연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근원, 바로 광자의 ‘운동량‘입니다. 돛대 대신 ‘큐브셋’이 돛은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요? 배처럼 돛대에 달아놨다가 밧줄을 당겨 펼칠 수는 없을 텐데 말이죠.아르테미스는 발사체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과 우주선 오리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중 오리온에는 초소형 인공위성인 ‘큐브셋(Cubesat)' 10개가 부착돼 있습니다. 큐브셋 하나가 신발상자 크기 정도 되는데요. 최대한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무게는 최대 10kg 이하로 디자인됩니다. 큐브셋들은 로켓이 발사된 뒤 우주에 진입하면 오리온과 분리됩니다. 돛은 바로 이 큐브셋에 있습니다. 추진력이 필요할 때 고이 접어 넣어둔 얇은 돛이 십자형으로 펼쳐지죠. 이후 각각의 큐브셋은 달뿐만이 아니라 소행성 등으로 흩어져 필요한 과학 데이터를 수집합니다.큐브셋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큐브셋 안에는 카메라와 작은 전자 장치, 부품 등이 들어 있는데, 이것들로 다양한 관측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컨대 달의 햇빛을 받지 못하는 영구적으로 그늘진 지역인 이른바 ‘콜드 트랩’에 물이 얼음 형태로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얼음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나사는 큐브셋에 탑재한 레이저 광학 수신기를 이용해 직접 이 콜드 트랩의 얼음을 찾아 나설 예정입니다. 만약 성공하면 앞으로 달에서 식수와 로켓 연료를 구하게 될 수도 있겠죠. 케플러-맥스웰-세이건의 이루지 못한 꿈사실 솔라세일은 아주 오래 전부터 천문학자들의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모든 행성은 태양을 초점으로 타원궤도로 공전한다’는 ‘케플러 법칙’을 만든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1610년 가장 먼저 ‘바람을 이용해 움직이는 돛단배처럼 우주에서도 돛을 달고 다닐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죠. 당시에는 다소 추상적이었지만 ‘전자기학의 아버지’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은 1873년 이 구상이 실현가능하다는 사실을 수학 공식으로 증명해냅니다.이후 1900년대 중후반 각국의 우주연구소들은 솔라세일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나사와 러시아연방우주국,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너 나 할 것 없이 태양광 돛을 만들기 시작했죠.이중 제일 먼저 성공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JAXA는 2010년 세계 최초로 가로세로 길이 14m, 두께 0.0075mm 돛을 단 우주 범선 ‘이카로스’를 발사해 태양광만으로 6개월 만에 금성 근처 궤도까지 이동했습니다. 과연 나사 아르테미스의 돛은 이번에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요?어쩌다 보니 이번 편도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나오는 문구로 마무리하게 됐네요. 참고로 칼 세이건은 솔라세일 원리 주창자로서 미 비영리 국제민간우주기구 행성협회의 태양광 돛 연구를 이끌었답니다.“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인류는 우주의 해안에서 충분히 긴 시간 동안 꿈을 키워 왔다. 이제야 비로소 별들을 향해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난 셈이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